하늘섬 공원 추모 행렬... 나리분지 순백 설경 속 가족 나들이 사동항엔 ‘매오징어 떼’ 출몰 진풍경, 독도드림호 특별운항 의미 더해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맞아 국토 최동단 독도의 모도(母島) 울릉도에도 고유의 전통을 되새기고 자연이 준 깜짝 선물을 만끽하는 등 연휴 행사가 이어졌다.
울릉군이 운영하는 추모 공원 ‘하늘섬 공원(서면 구암리)에는 설 당일인 17일 오전부터 조상을 찾는 추모 및 성묘객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지난 2008년 군이 화장 문화 정착을 위해 48억 1100만 원을 투입, 5만 7415㎡ 부지에 화장장과 성능이 우수한 화장로 2기, 봉안묘지 210기 등을 갖춘 이 공원에는 올 설이 2월 중순이어서인지 이미 봄 기운이 완연했다. 각자 조상을추모한 군민들은 가족들과 함게 일주도로를 오가며 새해 각오를 새롭게 했다.
해안가에서는 자연이 선사한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져 명절의 흥을 돋웠다. 연휴 내내 울릉(사동)항 인근 몽돌해변에 심해 어종인 ‘매오징어(반딧불 오징어)’ 떼가 출몰한 것. 연휴 전부터 간헐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매오징어 떼가 설 당일 대규모로 밀려오자 주민들은 “바다가 준 설 선물”이라며 반가움을 감추지 않았다.
귀성객들과 주민들은 삼삼오오 해변으로 나와 밀려온 오징어를 직접 줍는 ‘줍낚’에 나서 올 설에는 색다른 추억을 쌓았다. 해변에서 만난 박병률 씨(35)는 “매오징어가 바닷가로 밀려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와서 한 움큼 주웠다”라며 “설날부터 바다가 귀한 선물을 내줘 올 한 해 우리 가족에게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라고 웃어 넘겼다.
평소 수심 200~600m의 심해에 서식하며 몸 전체에 약 800개의 발광기를 지닌 매오징어가 대량 출몰하면서 이를 수거하기 위한 군민들의 행렬이 계속되자 울릉군 담당과는 안전사고 방지 차원에서 연휴에도 출근, 동향을 살폈다. 군 관계자는 “아마도 산란기를 맞은 매오징어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동해안의 급격한 수온 변화나 하층 냉수가 표층으로 솟구치는 ‘용승 현상(upwelling)’의 영향을 받아 연안까지 밀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거듭 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울릉도 유일의 평원이자 해발 650m에 있는 화산 분화구 마을 나리분지도 ‘순백의 고원’으로 변신해 주민들을 맞이했다. 설국(雪國)의 정취를 가득 담은 나리분지를 찾은 주민들은 가족 단위로 모여 설날의 기쁨을 만끽했다.
나리분지에서 만난 이수원 씨(43)는 “나리분지 눈밭은 그 자체만으로도 형용할 수 없는 그 무엇을 느끼게 해준다"면서 설날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을 찾으면 더없이 기분이 상쾌하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에 울릉도는 눈천지이지만 그중에서 어머니의 품 같은 나리분지 눈밭은 또다른 기운을 선사해준다"면서 설 관광상품으로 개발해도 괜찮을 듯하다고 제안했다.
해상에서도 설 명절의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 15일부터 ‘설날 특별 운항’에 돌입한 독도 크루즈의 ‘독도드림호’는 독도로 향하는 방문객들을 실어 날랐다. 특히 이번 연휴 동안은 다행히 날씨가 좋은 관계로 해상운항도 방해를 받지 않아 방문객들은 독도를 보며 민족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울릉의 설은 소소하지만 그래도 그나름의 운치와 멋을 동반하는 여러 소재들이 늘 있어 왔다”면서 올해 매오징어 출현은 뜻밖의 귀중한 설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