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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의 힘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3-01-09 00:11 게재일 2013-01-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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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끄는 자기계발서 한 권을 만났다. 반값 판매 도서를 사면서 함께 주문했던 책인데 `마흔, 당신의 책을 써라`이다. 저자 김태광은 솔직히 처음 들어본다. 첫 책을 낸 이래 몇 달에 한 권 꼴로 책을 냈단다. 마흔이 되기 전에 110권의 책을 써 기네스북에도 등재가 되었다나.

수많은 그의 책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 한 권의 책은 무척 고무적이다. 독자의 나태한 생활을 질타하고 정신무장을 독려한다. 시간이 나야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없는 시간을 내서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작가가 돼야 책을 내는 게 아니라, 책을 내야 작가가 된다고 역설하기도 한다.

글에 미친 사람들의 특징은 글 관련 이외의 활동에는 자제심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다. 글쓰기, 강연, 글 가르치기, 독서 외에는 그 어떤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나처럼 낮잠을 자거나, 수다를 떨거나 술잔을 기울이지도 않는다. 자아실현에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게으름과 핑계란다. 성공하려면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

일상이 평화롭기만 하거나 성공할 마음이 없는 사람, 성공했거나 성공했다고 믿는 사람 등은 자기계발서가 별로 필요치 않다. 춥고, 배고프고, 열망하는 자들만이 자기계발서를 펼친다. 열망하는 모든 이들이 자기 입맛에 맞는 자기계발서 한 권 쯤은 읽어도 좋을 계절이다. 앞서 욕망을 실현한 사람들이 보내는 채찍과 동기부여에 조금이나마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잠깐, 자기계발서 작가들엔 두 부류가 있다. 성공해서 책을 낸 부류와, 성공하기 위해서 책을 낸 부류. 김태광 작가는 후자이다. 달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아리송하긴 하다. 하지만 자기계발서의 현실적 목적은 물리적 성공이고, 궁극적 목적은 자아실현이니 독자로서 둘 다 옳다고 해두자. 진정성은 차치하고라도 두 그룹 다 치열하게 살고 있으니 그 자체로도 본받을 만하지 않은가. 자기계발서는 책 내용보다 그 저자의 정신력을 눈여겨볼 때 더욱 유익하다.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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