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나 사랑해. 그럼 사랑하고 말고” “정말?”“그럼 정말이지, 정말 사랑해.”
사랑하면 사랑하는 것이지 `정말`사랑한다는 말은 무엇일까. 그냥 사랑한다는 말로는 부족할까, 아니면 믿을 수 없어서일까? 아니면 우리 사회에서 속는 일이 많고 피차간의 신뢰가 무너진 탓일까. 정가(政家)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저는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이고 정말 국민을 사랑하기 때문에 출마했습니다. 지역구 유권자 여러분, 저는 여러분을 정말 존경합니다” 한결같은 연설문 속에 `정말`이란 말이 꼭 들어가야 할 까닭이 무엇일까. 후보자와 유권자들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쌓아온 관계라면 구태여 `정말`이란 말을 힘줘 말할 필요가 있을런지 의문도 간다. 양쪽 사이에 사랑한다는 의미를 확인하고 싶은 본능적 욕구의 문제라면 두 사람의 관계로 끝날 일이지만 그 관계가 사회적 사이가 된다면 얘기는 신빙성이 없어지는 상투적인 것이다. `정말`의 남발은 거짓의 의심만 불러일으킨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