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밥이라 하면 쌀, 보리, 좁쌀 따위를 씻어서 솥에 안친 후 물을 부어 낱알이 풀어지지 않게 삶아 익힌 음식을 말한다. 한국사람들은 평생동안 하루 세끼씩 주로 먹는다. 물론 밥 이외에 국수나 그 밖에 다른 음식을 먹기도 하지만 밥이 우리 생활의 위주이다. `밥이 보약이란 말`이 있지만 밥도 맛있게 먹어야 보약이 된다고 한다. 밥을 맛있게 먹는 첫 번째 조건은 쌀이다. 무엇보다 재료가 좋아야 밥을 해도 맛있다. 두 번째는 불 조절이니 그것 또한 기술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밥을 잘 짓는데 밥알이 부드럽고 기름 지며 윤기가 흐른다고 했다. 좋은 밥을 짓는 핵심 조건으로 재료와 기술을 꼽았다. 다음은 계절에 맞고 장소에 어울리는 반찬이 중요하다. 그리고 때에 따라 나오는 반찬이 잘 맞아야 한다. 그 다음 좋고 맛있는 밥을 먹기 위해서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야채이다. 씹으면 상큼한 맛이 풍기는 것으로 계절에 따라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의 밥상 오른쪽에는 국을 놓고 왼쪽에는 밥을 놓는다. 그럴만치 밥상에는 국이 반드시 낀다. 그리고 또한 중요한 것은 밥을 언제 먹느냐는 것이다. 음식은 때를 맞춰 먹어야 한다. 산해진미가 차려진 진수성찬이라도 배부를 때 내놓은 밥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밥상에 국 한 사발 놓였어도 맛있게, 그리고 배불리 먹을 수 있다면 그것이 진미요, 보약이 된다. 그 다음 음식을 담는 그릇이다. 어떤 음식이라도 그릇에 따라 그 품위가 달라지고 음식의 효과도 달라진다. 그릇에 사치를 할 필요는 없지만 음식과 그릇이 조화를 이루면 음식이 더욱 맛깔스럽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 역시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그리고 음식을 어디서 먹느냐에 따라 음식맛도 달라진다. 음식을 먹는 가장 의미있는 것은 동반자이다. 누구하고 어떤 관계의 사람하고 밥을 먹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 마음에 맞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어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