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유행의 `셔플댄스`를 추면서 아이들이 부른 아일랜드 팝송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의 가사에는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기에 높은 산에 오를 수 있고 폭풍이 이는 바다도 건널 수 있어요”였다. 함께 장단을 맞추며 듣던 관중들도 눈을 지그시 감으며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지난 2월 하순 서울의 어느 보육시설 소속 아이들과 그들을 2년간 지원해 온 한 단체가`행복드림봉사단`을 조직해 노인요양센터에서 함께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 요양원에서 아이들과 봉사단은 노래를 불러 드리고 청소를 하고 노인들을 부축해 산책도 한 것이다. 가정 형편 탓에 보육시설에 맡겨진 아이들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받는 일에 더 익숙했지만 이날 만큼은 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방 청소를 맡은 한 아이는 “생각보다 재미있고 보람찼다. 손을 많이 타는 침대 손잡이나 창틀을 열심히 닦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도움만 받아온 것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남을 돕는다는 일에 즐거움을 가져야 겠다”고 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2010년부터 동생 두 명과 함께 이 보육시설에 있는 한 학생은 지난해 요양원, 그리고 다른 보육시설 등에서 114시간이나 봉사활동 하여 `봉사왕`으로 뽑힌 사실도 있었다. 가난한 것은 불편한 곳도 있지만 참고 기다리는 인내는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격언을 언제나 마음속에 간직한 결과라 한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그 학생은 “나보다는 활달한 성격으로 오늘 부를 노래를 열심히 준비한 동생들이 더 자랑스럽다”고 했다. 우리가 부를 노래를 통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노래를 듣고 그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으로 보답하고 싶었던 것이 보육원 아이들의 소망이었다. 정말 가난한 형편은 수치가 아니다. 희망과 용기와 인내심을 가지고 얼마나 성실하게 생활하느냐가 문제인 것 같다. 받기만 했던 아이들-도움의 손을 내민 것이 대견하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