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면 제일 먼저 살피는 것이 캘린더이다. 그 속에는 나의 생일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생일도 있고 기념일도 많고 축일도 많으면 두고두고 표시해 두고 기억해야 할 날도 많다. 우리 생활의 계획표가 캘린더 속에 있으며 한 주가 바뀌면 계획을 정리하고 거울처럼 매일 행사에 유념하고 기록해 둔다. 만약에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그 사람을 위한 기념일은 놓칠 수 없는 것이다. 애인이나 가족, 특히 어르신들의 생일을 빠뜨린다면 이것은 크나큰 과오가 되고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가정에 부인네들은 조상의 제삿날이나 일가친척, 대소간의 잡다한 일까지도 모두가 기억해 두기 위해서 캘린더에 기록해 둔다. 국가와 사회도 나라의 국경일이나 기념일을 표시해 둔다. 그런데 인생의 기념일에 중요한 것이 하나 빠져 있다. 그것은 바로 실패에 대한 기념일에 중요한 것이 하나 빠져 있다. 그것은 바로 실패에 대한 기념일이라고 한다. 우리 인생에 성공에 기념하는 날은 있어도 실패를 기념하는 날은 없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한 두 번씩 경험한 것이고 기억조차 하기도 싫은 것이다. 철학자 펩스터가 말하기를 “실패는 자본의 결핍보다는 에너지의 결핍에서 때때로 생겨난다”고 했다. 그리고 시인 롱펠로는 “인간은 한 사람의 인간의 덕(德)에서 보다도 실패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많은 것에서부터 교훈을 얻는다. 그중에 인간은 실패한 날이 있기 때문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날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성공은 굳이 간직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실패는 철저히 자기자신을 기억하고 간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를 기념하는 날이 있어야 한다. `경영의 신(神)`으로 불리우는 일본인 마쓰시타는 “한 번 넘어졌을 때 원인을 깨닫지 못하면 일곱 번 넘어져도 마찬가지다. 실패에는 원인이 있다”그 원인을 제대로 깨닫기 위해서는 실패를 기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를 긍정으로 여겨라.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