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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혹평` 속 폐막

`독립·예술 영화의 향연`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심사위원들의 혹평 속에 폐막했다.고석만 집행위원장이 부임하고 첫 번째 열린 전주국제영화제는 대중성 면에서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작품성과 영화제 운영에 대해서는 평균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특히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은 가혹하리만치 냉정했다.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은 4일 열린 폐막 기자회견에서 “출품작 수가 너무 적고 작가 정신을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 없었다”면서 “눈에 들어오는 영화가 없었다”고 혹평했다.그는 이어 “저뿐 아니라 모든 심사위원도 같은 생각이었다”면서 “실험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류승완 감독도 “영화를 만든 감독들의 등장인물을 다루는 태도와 미래지향적인 부분 등을 집중적으로 심사했다”며 “하지만 열정적으로 지지할 만한 영화는 없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그는 또 “심사위원 구성에서도 서로 너무 다른 문화적 토대를 갖고 있어 이견이 많았다”면서 “전주국제영화제가 원래의 전통성인 대안적인 가치와 형식적인 실험을 뛰어넘어 영화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인 것 같다”고 총평했다.상영작 자체의 혹평뿐 아니라 영화제 운영에 대해서도 언론계와 관객들의 지적이 이어졌다.올해 영화제를 찾은 관객 수는 6만5천300여명, 좌석 점유율은 79%로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다.영화제 기간인 9일 중 사흘 동안 비가 내린 것을 가만하면 나름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하지만 개막식이 끝나고 개막작 상영이 지연되고 상영 중인 영화가 장비 문제로 자막사고가 나는 등 운영 측면에서도 미흡했다.또 우천으로 야외행사가 취소됐을 때 관객 공지 문제 등도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연합뉴스

2013-05-06

잘 나가던 한국영화 `보릿고개` 극심

`1천만 영화` 세 편을 잇따라 배출하며 잘 나가던 한국영화 열풍이 급속히 얼어붙었다. 지난 3월부터 이어진 침체는 가히 `보릿고개`라 할 만하다.할리우드 공습이 거세게 불어닥치면서 몇몇 영화는 개봉을 아예 미루는 지경이다.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월21일 개봉한 `신세계`가 468만 명을 동원한 이후 한국영화 개봉작 중 200만 관객을 넘은 작품이 한 개도 없었다.3~4월이 비수기라고는 하지만, CJ·롯데·쇼박스 등 대기업 투자배급사 3사가 내놓은 상업영화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3월 초 CJ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사이코메트리`가 53만4천 명으로 흥행에 참패했고 강우석 감독의 신작으로 관심을 모은 `전설의 주먹`도 초반 흥행몰이를 하지 못하고 한 달간 165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두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악재를 만난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1위 영화 투자배급사인 CJ의 올해 상반기 성적표는 초라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역시 2월 말 개봉한 `분노의 윤리학`이 22만5천618명을 모으는 데 그쳐 쓴맛을 봤다. 3월 개봉한 `연애의 온도`는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대체로 호평받으며 로맨틱코미디 장르로는 괜찮은 성적인 186만 관객을 기록했지만, 200만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쇼박스㈜미디어플렉스는 연초 `박수건달`로 400만 가까운 흥행의 단맛을 봤지만, 3월 개봉한 `파파로티`(171만)가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파파로티`는 여러모로 대중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 많았지만, 대중의 반응은 미지근했다.할리우드 이십세기폭스 스튜디오가 투자한 한국영화 `런닝맨`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140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게다가 4월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몰려오면서 한국영화는 크게 위축됐다.톰 크루즈의 `오블리비언`이 2주가량 박스오피스를 훑고 지나간 데 이어 `아이언맨3`가 개봉해 박스오피스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연일 매출액 점유율과 예매율이 80%에 육박하는 상태다.이같은 할리우드 공습으로 4월 한국영화 점유율은 39.8%로 떨어졌다. 1년4개월 만에 최저치다.전국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아이언맨3`가 점령하면서 지난 1일 개봉한 한국영화 `전국노래자랑`은 상영관이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 등 첫주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언맨3`에 이어 `스타트렉 다크니스`와 윌 스미스 부자가 주연한 `애프터 어스`, 슈퍼맨 시리즈의 새 출발을 보여주는 `맨 오브 스틸` 등이 줄줄이 개봉 예정이어서 한국영화의 흥행 전망은 계속 어두운 상황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국내 영화업계는 당분간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이달 개봉을 계획하고 있던 하지원 주연의 `조선미녀삼총사`는 개봉 시기를 아예 하반기로 미뤘다. 6월 개봉을 고려하던 최승현(빅뱅 탑) 주연의 `동창생`과 김성수 감독의 재난영화 `감기` 역시 아직 개봉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이에 따라 상반기 기대작이라고 할 만한 영화는 6월 초 개봉하는 김수현 주연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정도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국영화 보릿고개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가 개봉하는 7~8월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해 여름부터 `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까지 3개월 간격으로 이어진 1천만 영화의 행렬은 6개월 이상의 휴지기를 보내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2013-05-06

싸이, 옥스퍼드 이어 하버드大서도 강연한다

`월드스타` 싸이사진가 이번에는 미국 최고 명문 하버드대에서 강연한다.하버드대학 한국학연구소(소장 김선주)는 오는 9일 이 대학 `사이 강당`(Tsai Auditorium)에서 가수 싸이를 초청해 특별강연회를 개최한다.이번 강연회에서는 싸이가 직접 세계 무대를 달구고 있는 K-POP의 열기와 자신이 살아온 삶 등에 대해 진솔한 얘기를 전하게 된다. 이어 카터 에커트 하버드대학 석좌교수(한국학)의 사회로 싸이와 이 대학 동아시아 학과 조교수인 알렉산더 잘턴이 학생들과 함께 토론과 질의응답의 시간을 갖는다.김선주 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나 `젠틀맨` 등이 미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이유와 한류의 문화적 의미 등을 조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특별강연회의 취지를 설명했다.대학 측은 행사가 열릴 `사이 강당`의 공간이 좁아 웹사이트를 통해 200장의 입장권에 대한 추첨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착순 등록을 실시한 결과 12시간만에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김 소장은 “싸이의 인기를 실감하게 됐다”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입장권을 신청해 더 넓은 장소를 물색했으나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김 소장은 지난 학기에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남스타일이 왜 떴는지`를 분석해 보고서를 내라고 했더니 한 여학생이 인터넷 카페에 설문지를 돌려 순식간에 많은 학생들의 답을 받아 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싸이는 지난해 11월에는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에서 강연했다.`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전세계를 강타한 이후 유명해진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전하면서 옥스퍼드대 재학생들과 함께 `말춤`을 추는 것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신곡 `젠틀맨`을 들도 미국 시장에서 인기몰이에 들어간 싸이가 `시건방춤`으로 하버드대학을 달굴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2013-05-06

조용필, KBS `뮤직뱅크` 1위… “믿어지지 않아”

`가왕`(歌王) 조용필(63·사진)이 23년 만에 지상파 방송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조용필의 19집 선공개곡 `바운스`(Bounce)는 이날 KBS 2TV 가요 순위 프로그램 `뮤직뱅크`의 `K-차트`에서 엠넷 `슈퍼스타K 4` 우승자인 로이킴의 `봄봄봄`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조용필은 이날 미리 녹화된 영상을 통해 “1990년 `추억 속의 재회`를 마지막으로 순위 차트 프로그램을 은퇴했다”며 “훌륭한 후배들이 있는데 잘 믿어지지 않는다.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그는 또 `바운스`의 인기 비결에 대해 “멜로디가 쉽고 가사가 주는 담백한 맛이 있다”고 소개한 후 “헬로, `뮤직뱅크` 화이팅”이라고 인사했다.조용필이 지상파 방송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건 1990년 MBC TV `쇼네트워크`에서 `추억 속의 재회`로 정상을 차지한 지 23년 만이다. 또 KBS 음악 프로그램에서 정상에 오른 건 1989년 KBS `가요톱텐`에서 `큐`(Q)로 1위에 오른 후 24년 만이다.조용필은 이후 방송 은퇴를 선언하고 공연 활동에 매진했다. 이번 앨범을 내고도 쇼케이스 외에는 신곡 프로모션을 위한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놀라운 성적이다.지난달 23일 발매와 함께 음원차트 1위를 휩쓴 19집은 지난 2일까지 공장에서 9만장이 출고된 상태로 판매량 10만장 돌파를 눈앞에 뒀다.19집 타이틀곡 `헬로`(Hello)는 지난 1일 케이블채널 MBC뮤직 순위 프로그램 `쇼 챔피언`에서 1위에 해당하는 `챔피언 송`을 차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2013-05-06

고대 로마, 3D로 완벽 부활한다

2천년 전 로마에서는 상징적인 두 대형 사건이 발생한다.서기 80년 티투스 황제 때 로마 최대의 건축물 콜로세움이 완공되고, 한해 전인 79년에는 비극적인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로마의 휴양 도시 폼페이가 하루아침에 역사의 페이지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20개월간 11억원을 투자해 제작한 EBS TV의 3부작 3D 다큐멘터리 `위대한 로마`는 이 두 상징적 사건을 통해 당대 로마의 정치와 문화, 경제 전반을 살펴본다.지난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위대한 로마` 시사회에서 연출자 정재응 PD는 “두 사건을 통해 로마의 천년을 이해한다는 측면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방송에서 살펴본 로마의 소통 정치, 공공성, 경제와 문화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교훈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제작진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허가를 받아 유적 실사를 진행하고, 배우들의 재연 장면은 튀니지에서 촬영했다. 컴퓨터 그래픽 작업은 한국에서 했다.실제 수천년 전 로마의 유적지와 배우들의 연기, 유려한 컴퓨터 그래픽이 자연스러운 3D 영상으로 어우러져 시청자에게 마치 그 시대 한복판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6일 방송되는 1부 `황제들의 정치 무대 - 콜로세움`에서는 보통 검투사의 피비린내 나는 경기장으로 묘사되는 둘레 520m, 높이 48m 규모인 콜로세움의 웅장한 모습이 펼쳐진다.특히 당시 콜로세움 내부에 물을 가득 채우고 배를 띄워 열렸던 나우마키아(모의 해전)의 재연 장면은 1부의 백미다. 제작진은 당시 콜로세움이 로마 황제가 시민과 직접 만나 소통한 철저한 정치 무대였다고 말한다.2부 `제국의 도시 - 폼페이`(7일 방송)는 현지 배우가 연기한 가상의 젊은 남녀 연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당시 폼페이 시민들이 느꼈을 절망감을 극대화한다.인구 2만명의 휴양 도시였던 폼페이의 시장, 저택, 목욕탕, 빵집, 세탁소 등을 실사와 그래픽을 활용해 생생하게 되살려 당시 로마의 생활상도 살펴본다. 제작진은 특히 그들의 삶에 깊게 뿌리 내린 `공공성`에 주목한다.3부 `위대한 로마 - 제작노트`(8일 방송)는 메이킹 필름 형식으로 제작 과정을 시청자에게 전달한다.정재응 PD는 “로마에서 모든 작업을 다 하려고 했지만 견적을 내보니 비용이 너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재연 부분은 로마의 유적이 남아있는 튀니지를 대안으로 택했다”며 “현장에서 40일간 짧은 시간에 입체카메라로 굉장히 많은 양을 촬영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김옥영 작가는 “3D 다큐멘터리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여서 어떤 방법론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우리도 얼마든지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며 “3D 다큐멘터리는 스토리 텔링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참여했다. 아직 미흡하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일정 부분 발전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그는 이어 “한 장면에 그래픽과 실사, 재연이 한꺼번에 어우러진 시퀀스가 많았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여러 요소를 섞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면서 “콜로세움 편은 편집 버전만 15개가 나왔다”며 낯선 작업이 주는 고충을 드러냈다.6~8일 밤 9시50분에 방송된다. /연합뉴스

2013-05-06

김종국 MBC 신임사장 취임

MBC 김종국(57·사진) 신임 사장이 지난 3일 취임사에서 공정방송 실현 의지를 강조했다.김 사장은 이날 여의도 본사에서 취임식을 하고 MBC 제31대 사장으로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자기혁신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공정방송을 꼽으며 “공정방송은 직을 걸고 실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그는 “공정방송의 기준은 정확성과 객관성에 바탕한 사실성, 다양한 의견을 아우르는 불편부당성, 균형성”이라며 “보도·시사 프로그램에서 이 기준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두 번째 자기혁신 과제로는 조직문화 개선을 들며 “5년 이상 경영진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지난 노사갈등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시청자에게 사과했다.이어 “내부 신뢰관계를 회복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노조를 향해서는 언론사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데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김 사장은“MBC는 공정성 논란과 장기 파업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고 조직 내부는 갈라져 있다”며 “이 위기를 도전이라 말하겠다.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MBC를 창조하자”고 호소했다.김 사장은 또한 “MBC를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어 최고의 수익을 창출하는 방송사로 만들겠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위해 아이디어 라운지를 설치하고 콘텐츠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아울러 제작부서 조직을 사내 프로덕션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뉴미디어 유통과 투자를 담당할 부서를 신설하며,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을 스마트TV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MBC플러스미디어, iMBC 등 우량 자회사는 기업공개 또는 자본제휴를 통해 키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2013-05-06

이별·상실의 아픔 영화로 위로하고 싶었죠

“위로가 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진짜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거절을 당하거나 자기 의지가 아닌 이별을 경험할때 지독하게 아파하잖아요. 그렇게 남은 사람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영화 `환상속의 그대`를 연출한 강진아(32·사진) 감독은 영화를 만든 의도를 이렇게 정리했다.영화는 사고로 죽은 여자 `차경`(한예리 분)과 그녀를 잊지 못하는 남자친구 `혁근`(이희준), 차경의 절친한 친구이자 차경의 죽음에 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기옥`(이영진)의 이야기를 판타지를 녹여 그렸다. 차경은 죽은 지 1년이 지나서도 혁근과 기옥의 환상 속에 계속 나타나 주위를 맴돈다. 이들의 이별은 어렵기만 하다.이 영화는 2010년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단편 `백년해로외전`을 장편으로 발전시킨 작품이다.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초청돼 처음 공개됐다. 영화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전주에서 최근 감독을 만났다.“`백년해로외전`에 대해 반응이 꽤 좋았어요. 그런데 주인공인 `혁근`을 생각해보니 그 상태로는 건강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애도와 상실에 관한 영화가 있는지 찾아봤는데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영화를 내가 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어요.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게 삶이니까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그 핵심에 닿아봐요, 그리고 거기서 이제 그만 빠져나와요`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부산 출신인 그는 그런 생각을 평소에 말로 표현하는 게 서툴러서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남자친구와 이별한 친구나 사별한 사람들을 만나면 고민 상담도 해주고 위로해주고 싶은데, 제 성격상 그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해요. 그래서 집에 오면 후회하고 끙끙 앓거든요. 문자나 전화도 잘 못하고. 이런 내 기질이 싫고 답답하고 사람 구실을 잘 못하고 산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영화로 내가 아는 사람들한테 그런 마음을 전하고 싶었고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위로받은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극중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남은 사람들인 혁근과 기옥의 관계에는 특히 감독의 그런 마음이 잘 녹아있다.“단편은 혁근이 죽은 차경이를 생각하며 힘들어하는 얘기를 담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혼자서는 건강해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을 통해 받은 상실감은 사람을 통해서만 나아질 수 있는 거니까 기옥이란 새로운 인물을 넣어서 혁근이를 돕게 했죠.”영화에는 죽은 사람인 차경이의 시선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도 있다.“어릴 때부터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하며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내가 죽고 나서 존재하지 않을 때 내 상태가 어떠할 것이며, 그들한테 남은 나는 어떤 존재일까. 우리 모두 죽지만 그전엔 죽는 걸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생각하다 보면 많은 갈래로 가는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이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면박을 주지만, 저는 내 죽음에 관한 생각을 정리해야 다른 사람의 죽음도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생각이 좀 어두워 보일 순 있지만, 삶이 좀 더 선명해지는 느낌도 있어요. 계절 변화라든지 주변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더 느끼죠. 이런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영화에 주요 상징으로 나오는 돌고래는 죽은 사람을 위한 위로라고 했다.“죽은 차경이의 안녕이 확보되기 전까진 혁근을 위로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차경이가 죽어서도 괜찮을 수 있는 소재를 주고 싶었는데, 큰 동물과 무리지어 살면 안락할 거라는 느낌이 들었죠. 단편인 `백년해로외전`에선 `코끼리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넣었는데, 지금은 큰 동물 중에 돌고래가 가장 좋아서 차경이가 돌고래를 만나도록 했죠.”이 영화는 인천영상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각각 5천만 원씩 1억 원을 지원받는 등 총 1억6천만 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돌고래가 등장하는 장면이나 수중 촬영, 집 세트 붕괴 장면 등은 그런 작은 예산에 비해서는 시각적으로 화려한 장면들이 많다.“그런 부분 때문에 `때깔만 좋다`는 평들도 있어요. 그런데 그런 소리 듣는 걸 싫어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비주얼에 집착을 하나 봐요. 감정을 시각화하는 데 미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었어요. 미술(공부)을 조금 오래 해서 그런지, 아무래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되나 봐요.”그는 홍익대 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때 영화 만드는 소모임을 접한 이후 영화에 빠져들었고 대학을 졸업한뒤에는 `크라켄`이라는 회사를 차려 영화 예고편 제작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틈이 날 때마다 단편영화를 만들게 됐고 좀 더 공부해보겠다는 욕심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 과정을 밟았다. 이번 영화는 그 졸업작품이다. “고등학교 때 내가 미술천재가 아니란 걸 알게 됐고 엄청나게 노력해서 대학에 들어갔는데, 대학에 가보니 다들 즐기고 있었고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워지더라고요. 마치 사형선고를 받는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영화를 해보니 워낙 많은 사람이 같이하는 일이기 때문에 노력이 필요하고 노력하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와주는 것 같더라고요. 영화 만들면서 다시 노력의 중요성을 느껴서 고마웠고 그러면서 더 영화에 집착하기 시작했죠(웃음).”그는 “앞으로 영화로 만들고 싶은 얘기가 너무나 많다”고 했다. /연합뉴스

2013-05-03

송일국·서경덕, 월스트리트저널에 막걸리 광고게재

배우 송일국과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의기투합해 미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유력 신문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달 말 막걸리 광고를 낸다.사진 서 교수는 TV 드라마 `주몽`의 주인공인 송일국과 최근 광고 사진 촬영을 마쳤다고 2일 밝혔다.그는 “드라마 `주몽`은 싱가포르, 홍콩,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과 유럽 지역에까지 방영돼 한류를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송일국 씨가 홍보 모델로 적격이라고 생각해 설득에 나서자 흔쾌히 취지에 공감해 재능 기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송일국은 “한국의 전통 막걸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서 교수의 제안을 받고 대한민국의 음식문화를 세계인에게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앞뒤 가리지 않고 동참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90여 개국 30억 시청자를 사로잡은 TV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인 이영애도 지난 2월 서 교수의 제안을 받고 뉴욕타임스의 비빔밥 광고 모델로 나서 화제가 됐다.서 교수는 네티즌과 함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광고 제작비와 게재료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크라우드 펀딩 전문기업인 유캔펀딩과 디자인 기업 디셀이 각각 모금과 광고 디자인을 맡는다.서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광고가 실리는 것은 상징성과 공신력이 매우 크다”면서 “광고가 실린 뒤 이 사진 파일을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파하겠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2013-05-03

“루저일 수 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실패를 안 하면 전진을 못한다고 하잖아요. 어떤이는 `인모`를 단지 `루저`로 보겠지만 저에겐 굉장히 흥미롭고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뻔뻔하고 능청스러운 교사(연애의 목적), 당최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인물(살인의 추억), 10대 소녀를 사랑하는 70대 노인(은교)에 이어 이번에는 허세만 남은 `흥행 참패` 영화감독이다.개봉을 앞둔 영화 `고령화가족`(감독 송해성)에서 `인모` 역을 맡은 배우 박해일을 1일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극 중 인모는 가족 중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이지만 영화감독 데뷔작에서 흥행에 참패하고 밀린 월세도 내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한 인물. 그만큼 짜증을 내는 장면도 많다.“실제로도 촬영 기간 예민했어요. 인모라는 캐릭터에 주어진 상황 자체가 갈 길이 막막하고 막혀 있는 느낌이 크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죠.”보통 촬영이 끝나면 영화 속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마련.“까칠한 말투도 최근까지 있었어요. 3개월 넘게 인모의 감정을 고민하면서 지내다 보니 일상에서도 날이 선 말을 가끔 던질 때가 있었어요. 오랜만에 부모님을 찾아 뵈었는데 영화인지 현실인지 잊어버리는 시점도 있었죠.”선하고 반듯한 이미지지만 유달리 `찌질한` 역할을 많이 한 그다.“캐릭터에 대한 연민, 동정, 호기심, 즐거움이 더 동하게 될 때 선택하게 돼요. 요즘 들어 찌질하다는 표현을 많이 듣게 되는데 그게 흥미롭게 느껴졌다면 제가 거부감이 덜 생기는 캐릭터인 거겠죠. 실패하고 힘겨워하는 캐릭터에 조금 더 애정을 갖게 되는 건 제 개인적인 부분과 맞닿아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박해일은 “이번 작품은 시나리오와 송해성 감독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선택했다”며 “큰 호기심이 생기고 해볼 만한 가치가 충족될 것 같으면 (작품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인모가 처한 사회나 인생에서의 실패들이 안쓰럽기도 했고 인모와 나눠보고 싶었어요.”박해일은 송 감독이 순간순간 하는 얘기들이 인모를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실제로 송 감독도 전작의 실패 경험을 언급하며 “실패한 영화감독이 나온다는 게 굉장히 좋았다”고 말한 바 있다.“배우라는 작업을 하면서 제 기대에 못 미치고 큰 벽에 부딪혀 그 벽을 못 넘었을 때의 기분도 있고, 어릴 때 꿈이 좌절됐던 기억도 있고, 제가 영화를 해오면서 겪었던 감독이라는 직업의 기억들도 있잖아요. 이번 영화는 제가 영화를 찍는 건지 인모가 돼서 살아보는 건지 헷갈리는 지점이 있었어요.”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흔히 잊고 지내기 쉬운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는 영화여서일까. 박해일은 “또 하나의 가족” 같았다고 했다.“미술팀도 실제로 가족이 사는 집안을 만들어주려고 바닥에 전기보일러까지 놔줬어요. 일부러 바닥에 누워 있기도 하고 방에 들어가서 안 나오기도 했죠. 촬영이 끝나면 가야 하는데 집처럼 생각하고 꽤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게 다른 영화와의 차이죠.”백수 형 `한모` 역을 맡은 윤제문과 치고받고 싸우는 장면도 많았다.“예전에 연극 무대에서 1년 넘게 같이 공연하다 보니 낯섦이 없었어요. 선후배 간에 긴장감도 있고 경직될 수 있는데 그런 선후배 간의 조심스러운 긴장감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시작해 유연하게 연기할 수 있었죠. 한모 형 같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어서 편한 지점도 있었어요.”그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고 본의 아니게 힘들 때도 있잖아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가닥을 잡을 수 없을 때, 아무 이유나 계산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데가 가족의 테두리 아닐까요.” /연합뉴스

2013-05-03

“생애 첫 1인 2역, 최고의 경험”

배우 하희라사진가 데뷔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1인2역에 도전한다.오는 6일 첫선을 보이는 MBC 새 아침드라마 `잘났어 정말!`에서 쌍둥이 자매 민지원과 민지수를 연기하는 것. 하희라의 1인 2역 연기는 1981년 데뷔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하희라는 지난달 30일 오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1인 2역은 30년 연기인생 최고의 경험인 것 같다”며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최근 권상우가 SBS `야왕`에서 1인 2역을 연기했고, 한지혜도 현재 MBC 주말극 `금나와라 뚝딱!`에서 1인 2역을 열연하고 있다.하희라는 “두 분 모두 정말 잘하더라”며 “이미 많은 분이 1인 2역을 잘 소화해 부담감과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고 털어놓았다.하희라가 연기하는 지수와 지원은 쌍둥이 자매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지수는 착하고 조신한 인물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믿는다. 반면 동생 지원은 언니의 가치관을 항상 못마땅해하며,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가는 인물이다.하희라는 “처음에는 무조건 두 캐릭터가 달라야 한다는 부담감과 고정관념이 있었다”며 “대본을 연구하면서 결국 두 캐릭터가 닮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그는 “표현만 다를 뿐 같은 환경에서 자란 자매”라며 “다른 듯 같아서 언니가 동생의 인생을 살아도 주변에서 알아채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잘났어 정말!`은 `사랑했나봐` 후속으로 오는 6일부터 매주 월~금요일 오전 7시50분 방송된다./연합뉴스

2013-05-02

“조용필은 한국 가요계 살아있는 전설”

10년 만에 돌아온 `가왕(歌王)` 조용필사진의 19집 `헬로`가 승승장구를 달리자 미국 빌보드지가 “왕이 돌아왔고, 크게 성공했다”고 전하며 관심을 보였다.빌보드닷컴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조용필이 싸이를 K팝 핫 100 차트 1위서 끌어내렸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를 다뤘다.빌보드닷컴은 “조용필은 한국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며 “1980년대부터 여러 장의 LP를 발표, 각종 시상식을 휩쓰는 등 패권을 지켰다”고 보도했다.또 그의 대표곡 `창 밖의 여자` `촛불` `킬리만자로의 표범` 등을 열거하면서, “미국의 영향을 받은 팝·록에서 한국 전통 음악과 트로트까지 장르 전반에 걸쳐 폭넓은 음악적 시도를 했다”며 “수십 년 동안 이뤄진 예술에 대한 용감한 접근은 그를 한국 가요계의 정상에 올려놓았다”고 전했다. 종종 `한국의 마이클 잭슨`으로 언급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이는 조용필의 19집 선공개곡 `바운스`가 지난주 빌보드 한국 핫 100 차트 47위에서 이번주 1위로 `껑충` 뛰어오르며 싸이의 `젠틀맨`을 2위로 밀어내면서 나온 것이다.한편, 싸이는 지난 29일 자기 트위터로 이 기사를 언급하고서 “그는 45년간 K팝의 황제였다”고 남겨 `가왕`의 귀환을 함께 축하했다./연합뉴스

2013-05-02

봄여름가을겨울, 1년만에 음원 서비스 재개

밴드 봄여름가을겨울(김종진, 전태관·사진)이 데뷔 25주년 앨범을 출시하면서 1년 만에 음원 서비스를 재개했다고 음반유통사인 CJ EM이 지난달 30일 밝혔다.봄여름가을겨울은 이날 신곡 한 곡과 25년간 발표한 곡 등 47곡을 수록한 데뷔 25주년 스페셜 앨범 `그르르릉!`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또 다음 달 2일부터 기존에 발표한 다른 앨범의 음원도 순차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봄여름가을겨울은 지난해 5월 음악의 가치를 저하시키는 음원 무제한 정액제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자신들이 발표한 앨범 전곡의 음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1년간 음원 서비스 개선의 뜻을 지켜오던 이들은 다음 달부터 실시되는 음원 종량제 개선 움직임을 반기는 의미로 음원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그르르릉!`에는 신곡 `고장난 시계`와 지금껏 발표한 19장의 앨범에서 고른 46곡이 석 장의 CD에 담겼다.`고장난 시계`는 지나간 사랑에 대한 허탈함을 주제로 빈티지한 사운드와 애절한 노랫말이 돋보이는 곡이다. 이야기하듯 노래하는 보컬과 몽환적인 기타, 드럼 사운드가 어우러졌다. 엠넷 `보이스 코리아 2`로 주목받은 보컬 이시몬이 노래에 참여했다.봄여름가을겨울은 25주년을 기념해 오는 11~12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다시 모이자, 그 날의 청춘들이여!란 타이틀로 공연을 개최한다./연합뉴스

2013-05-02

“아이들 웃음소리 사라져 아쉬워”

“요즘 아이들은 뛰어노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다들 앉아서 휴대폰 게임을 하더라고요. 우리는 정말 많은 냄새를 맡고 자랐잖아요. 밥 짓는 냄새, 흙탕물 냄새, 재래시장의 기름 냄새…. 이런 걸 공유할 수 없어서 무척 아쉬워요.”놀이터를 가득 채우던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는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대신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터덜터덜 발소리만 남았다.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배우 최강희사진는 “영화를 보는데 화면에서 아이가 혼자 걸어가는 장면이 그렇게 위태롭고 이상해 보였다”며 “왜 길에 아이가 혼자 있는 게 어색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그래서일까. 다음 달 16일 개봉하는 영화 `미나문방구`는 최강희에게 `노랗고 아득한 빛`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 했다. 큰 눈을 동그랗게 뜬 최강희는 “때로는 주황빛이 돌고 때로는 화사한, 해질녘 햇빛 같은 노란 빛”이라고 이 영화를 묘사했다.“어릴 때 운동회가 열리면 직접 들리진 않지만 부모님은 어딘가에서 우리를 응원하고 있잖아요. 그 외침을 이제야 들은 것처럼 따뜻한 위로 같은 영화에요.”영화는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졸지에 문방구를 맡게 된 주인공 미나(최강희)가 골칫거리인 문방구를 통째로 팔아버리려 하지만 `초딩 단골`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면서 겪는 얘기를 그리고 있다.“사실 제가 애들을 조금 무서워해요. 어른은 상황을 생각하지만 애들은 순수하니까 `돌직구`잖아요.”최강희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이상했던 것 같아요. (웃음) 벽돌을 가져다 내 집을 갖겠다고 집을 지었어요. 그러면 아침에 인부들이 벽돌을 도로 다 치워놨죠. 제가 요정인 줄 알고 요술봉을 찾으러 애들 필통에 있는 펜을 전부 화장실에서 돌려보기도 했죠.”“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라는 동요 가사처럼 앞으로 걸어가면 지구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을 줄 알던 시절도 있었다.이런 다소 엉뚱한 행동과 말 때문에 그동안 최강희에게 주로 따라다니던 수식어는 `4차원`이었다.“라디오를 진행하면서 그 성격을 조금 고친 것 같아요. 상대방과 대화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싶었거든요. 한번은 PD가 `외계어 사용 금지` 등의 수칙을 정해줬어요. 충격적이었죠. 제가 사용하는 말이 외계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거든요.” `4차원`에서 조금씩 벗어나자 더 많은 친구가 생겼다고 했다.그만큼 라디오에 대한 애착도 많았던 터라 작년 말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을 때는 너무 슬퍼서 “실연당한 여자 같았다”고 했다.하지만 `실연당한 것 같은 슬픔`은 영화 `미나문방구`를 함께 찍은 아역 배우들 덕분에 극복했다. 영화 내내 아역이 적게는 10여명, 많게는 30여명까지 등장하다 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단다.“애들이 보통 5~6명씩 떠들고 있어서 제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아요. (웃음)”지금은 고인이 된 아버지와 한때 단절했던 관계도 다시 돌아보게 됐다. 이는 차기작으로 `미나문방구`를 선택한 계기이기도 했다.영화는 초반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전부 경주에서 찍었다.“경주에 정말 큰 매력을 느꼈어요. 높은 건물이 하나도 없어서 하늘이 그대로 내려다보여요. 매일 의자를 갖다 놓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앉아있었던 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연합뉴스

201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