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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규, “예능 프로그램, 참 묘한 것 같아요”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3-05-07 00:12 게재일 2013-05-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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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예능 `나 혼자 산다` 활약“<br>사회 트렌드 잘 읽어내 인기 있는 듯”

`씬스틸러`, `주연급 카메오`, `미친 존재감`과 같은 수식어가 따르는 배우들이 있다.

참여하는 작품마다 비중에 관계없이 자신의 이름 세 글자 혹은 인상적인 표정 하나를 작품의 전면에 새기는 신기한 재주가 있는 배우들이다.

배우 김광규<사진>가 그렇다. 오랜 시간 개성적인 연기로 항상 자신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내던 그가 이제는 어느새 `대세`로 떠올랐다.

MBC 금요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해 다수의 예능과 드라마,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를 최근 서울 홍대 근처의 탱고 바에서 만났다.

김광규는 “`나 혼자 산다`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여서 놀랐다. 제작진이 사회가 변화하는 트렌드를 읽고 모험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이렇게 정규 편성까지 됐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최근의 인기를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나 혼자 산다`는 각자 다른 사연으로 혼자 사는 남성들의 삶을 관찰한 프로그램.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기러기 아빠가 늘어나는 사회 추세가 잘 반영됐다는 호평과 함께 금요일 밤 시간대 방송되는데도 순항 중이다.

그는 “출연진 가운데 내가 가장 가운데 있는, 정상적인 스타일이라서 나를 좋게 봐주는 것 아닐까(웃음)”라며 “나는 사실 다른 사람들이 차린 상에 숟가락 하나 올리고 거저먹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해했다.

김광규가 젊은 시절 6년간 직업군인으로 복무하고, 한동안 택시운전 기사로도 일했던 사실은 익히 알려졌다. 그러다 나이 서른에 연기자의 길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는 “서른 살에 늦게 연기를 시작할 때 주변 친구들이 다들 내가 미쳤다면서 말렸다”며 “주변 사람들이 말리니까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시작할 용기만 있으면 인생이 바뀌리라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 이렇게 지금 여기까지 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늦게 시작한 연기에 많은 작품에서 주연보다 조연으로 활약했지만, 시청자들은 나온 작품마다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주목했다. 영화 `친구`의 교사,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공실장, `여인의 향기`의 람세스가 그가 창조한 캐릭터다. 2008년에는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로 MBC에서 인기상도 받았다.

짧지 않은 기간 군인으로 복무한 만큼 요즘 인기몰이 중인 MBC의 리얼 군생활 체험 프로그램 `진짜사나이`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그는 “요즘 재미있게 잘 보고 있다. 왜 나를 안 불렀을까 생각도 했다”며 “그런데 내가 가면 교관으로 가야지 그냥은 못 간다. 내가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면 진짜 다들 힘들었을 거다”라며 웃었다.

그는 최근 MBC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 `친구`의 감칠맛 나는 대사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를 다시 선보인 것에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김광규는 “의외로 그 대사에 향수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지금도 거리를 걷다 보면 내 이름보다는 대뜸 `아버지 뭐하시노`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들에 대한 화답의 의미로 방송에서 다시 해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대사에는 뜻밖에 삶의 아이러니도 담겨 있다. 그는 “학창 시절에 선생님들로부터 참 많이 들었고, 그래서 제일 싫어하는 말이 바로 `아버지 뭐하시노`였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 대사로 먹고사니까 참 재미있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예능 울렁증`이 있어서 촬영이 너무 어렵다고 하는데 오히려 시청자는 그가 프로그램을 살렸다고 한다.

김광규는 “무한도전 촬영이 큰 틀에서 어떻게 진행된다는 순서 정도만 있었는데, 그것조차 지켜지지 않으니까 초반에 진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당황했다”면서 “자연스럽게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했는데 나중에 시청자는 재미있었다고 했다. 예능이 참 묘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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