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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영화 `미스터 고`

스크린 위의 고릴라가 CG(컴퓨터그래픽)로 만들어진 `그림`이라는 걸 알면서도 보다 보면 어느새 빠져든다.한국영화 최초로 CG 고릴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기대를 모은 `미스터 고`는 컴퓨터 기술로 창조해낸 캐릭터를 살아 숨쉬는 존재로 믿게 만든다는 점에서 우선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뭔가를 말하는 듯한 고릴라의 눈동자와 표정은 사람 같은 친구로 느끼게 한다. 이 고릴라가 결국 관객을 웃기고 가슴 찡하게 하는 주연배우로서의 연기를 제대로 해냈다.전작 `미녀를 괴로워`, `국가대표`에서 보여줬던 김용화 감독 특유의 코미디 감각도 여전하다. 주연배우 성동일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비롯해 곳곳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조연 배우들의 감초 같은 연기가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다만, 이야기 안에서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가다 절정에서 눈물을 쏙 빼놓곤 했던 드라마의 파고가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다소 약한 느낌이다.영화는 특히 한국영화의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전체를 3D로 촬영한 이 영화는 할리우드의 3D 영화들에 비해 어색하거나 피로한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링링이 친 공이 정면으로 날아오는 장면들에서는 순간적으로 공을 피해야 할 것처럼 움찔하게 할 정도다.고릴라 얼굴의 생생한 움직임과 수만 가닥 털을 한 올 한 올 살려낸 CG 기술도 빛난다. 빠르게 움직이는 동작에서는 이따금 애니메이션 같은 이물감도 들지만, 전체적인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편이다.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들어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의 성취라고 할 수 있다.이 영화는 순제작비만 230억원이 든 대작으로 중국 영화사에서 50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오는 17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중국의 5천여개 3D 상영관을 비롯해 아시아 10여 개국에서 대규모로 개봉한다.상영시간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2013-07-12

영화 `까밀 리와인드`

만약 과거의 한순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현재의 내 모습을 조금은 바꿀 수 있을까. 지루하고 팍팍한 현실에 치이다 못해 지칠 때면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예전으로 훌쩍 돌아가 인생의 꼬인 실타래를 풀고 싶기 마련이다.노에미 르보브스키가 감독·주연한 영화 `까밀 리와인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타임 슬립을 토대로 한 영화다.무명 배우인 40살 `까밀`(노에미 르보브스키 분)은 늘 술과 담배를 입에 달고 산다. 지겹고 지루한 일상이 이어진다. 심지어 한때는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남편 에릭(사미르 구에스미)은 다른 여자가 생겼다며 그녀를 떠나간다. 연말 파티장에서 쓰러진 까밀이 깨어난 곳은 다름 아닌 병원. 그것도 16살이던 시절이다. 관객이 보기에 겉모습은 40살의 까밀 그대로지만 부모도, 단짝 친구들도, 첫사랑 에릭도 모두 16살의 까밀로 대한다. 이미 미래를 알고 있는 까밀은 과거를 바꾸려 애쓰면서도 한편으로는 친구들과 밤새 야한 얘기를 하거나 담을 넘는 등 하나둘씩 즐거운 추억거리를 쌓아간다.영화는 까밀을 통해 팍팍한 현실을 되돌아보고 그동안 잊고지낸 과거 어느 한순간의 소중한 기억을 끄집어 낼 수 있게 도와준다.영화는 작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주간 최고 프랑스 영화상을 수상했다.18일 개봉. 상영시간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2013-07-12

SBS `힐링캠프`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

10일 오후 경기 남양주의 한 야외 캠핑장에서 열린 SBS 토크쇼 `힐링캠프`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베테랑 진행자 이경규와 김제동은 과거의 아쉬움을 곱씹기보다는 앞으로의 `힐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지난 2011년 7월 첫 전파를 탄 `힐링캠프`는 `몸과 마음의 치유`를 모토로 야외의 일일 캠핑장에서 게스트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1인 토크쇼다.이경규, 김제동, 한혜진의 능숙한 진행과 편안한 분위기가 호평받으면서 최고 인기 토크쇼로 올라선 것은 물론 한국 사회에 `힐링` 열풍까지 몰고 왔다.특히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어려운 인물들이 잇따라 출연하면서 화제를 낳았다. 작년에는 여야 대표 대선 주자들의 `힐링캠프` 출연이 정치권 안팎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기도 했다.예능 `전문가`인 이경규와 김제동은 홍일점인 배우 한혜진과 함께 게스트를 쥐락펴락하며 `힐링캠프`만의 색을 만든 주역이었다.▲ 이경규 “저는 1천 회를 예상하고 시작했어요. 이제 시작입니다. `힐링캠프`로 은퇴하지 않을까 생각해요.”100회를 맞은 소감을 묻자 이경규는 “내가 한 프로그램 가운데 100회를 넘은 것이 꽤 많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그 가운데 내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을 프로그램이 바로 힐링캠프다. 많은 분을 만나 너무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라며 금세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어 “지난 주에 미쓰에이 수지가 출연했는데 제작진이 녹화 중간에 쉬자고 했다. 그래서 나는 `수지가 왔는데 왜 쉬나` 했나. 정말 즐거운 프로그램이다”며 웃기도 했다.김제동도 소감을 묻자 `사람`으로 답했다. 그는 “많은 분과 만나며 직위, 명성과 관계 없이 사람에게는 누구나 `마음`이라는 것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고백했다.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와 초대하고픈 게스트를 묻자 이경규는 출연자 가운데에서는 영화배우 최민식과 `희망전도사` 닉 부이치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그는 또 앞으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퀸으로 우뚝 선 박인비 선수를 초대해 긴박한 순간에 평정을 지키는 비결을 들어보고 싶다고도 덧붙였다.`국민타자` 이승엽과 법륜스님이 기억에 남는다는 김제동은 희망 출연자에 대해서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유명 여자 배우들의 이름을 나열하고는 “일본 정치인을 불러서 혼내줘보는 것이 꿈”이라고 뼈있는 발언을 남겼다.힐링캠프는 최근 일부 스타가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스타에게 변명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이경규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변명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녹화 현장에서 내가 그렇게 느낀 적은 없다”며 “촬영하며 누구든 아픔이 있다는 점을 느꼈고, 출연자로서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그는 그러면서도 “최근 방송이 출연자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 먹고 살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며 “각자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방송에서 사생활을 너무 밝히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제동 “100이라는 숫자에는 완성의 의미도, 출발의 의미도 있지요. 지금까지 온 길이 뿌듯하지만, 앞으로 갈 길이 걱정되기도 합니다.”프로그램의 든든한 기둥이 된 한혜진이 최근 결혼으로 이달 말까지만 촬영에 참여하고 떠난다. `남는` MC들로서 부담감이 클 수도 있을 것 같다.김제동은 “한혜진씨가 가는 지금이 프로그램이 맞이한 고비다. 왜 내 곁의 분들은 방송에 매진하지 않고 다들 시집가는지 모르겠다(웃음)”면서도 “이경규씨 인솔 하에 잘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요즘 정말 살기 어려운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이럴수록 서로가 서로를 껴안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 힐링캠프가 일조하면 좋겠습니다. 한혜진씨 공백이 클 수 있지만 저도 있고 김제동도 있으니 끝까지 사랑해주세요.“(이경규)법륜스님과 가수 윤도현, 배우 유준상 등이 출연하는 `힐링캠프` 100회 특집은 이달 15일 방송된다.    /연합뉴스

2013-07-12

하정우 “오랜만에 서울말로 연기”

▲ 배우 하정우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브이홀에서 열린 영화 `더 테러 라이브`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정우가 영화 촬영을 위해 삭발한 모습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그는 10일 서울 서교동 브이홀에서 열린 영화 `더 테러 라이브` 제작보고회에서 삭발한 모습으로 나타나 “가발을 쓰려다 날씨가 습해서 그냥 왔다”고 말했다.그의 삭발은 현재 촬영 중인 사극 영화 `군도`(내년 개봉)의 도적 역할을 위해 감행한 것이다.삭발한 모습과는 반대로 오는 8월1일 개봉하는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앵커 역할로 냉철한 면모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더 테러 라이브`는 아나운서의 라디오 뉴스 생방송 도중 테러범으로부터 협박 전화가 걸려오고 실제로 마포대교가 폭발하면서 아나운서와 테러범의 전화 통화가 방송으로 생중계되는 이야기를 그렸다.하정우가 한때 `국민 앵커`로 이름을 떨치다 불미스러운 일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밀려난 앵커 윤영화 역할을 맡았다.그는 “오랜만에 서울말 하는구나 생각했다”며 “그동안 사투리 연기를 많이 해서 서울말이 반가웠고 뚜껑을 열어보니 그 양이 많아서 놀라웠다. 바른말을 구사해야 한다는 데 부담감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뉴스 생중계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기존의 뉴스 속보 자료를 참고했다”며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손석희 전 아나운서의 속보 뉴스를 많이 봤다”고 덧붙였다.이 영화와 같은 날 개봉하는 `설국열차`와 2주 먼저 개봉하는 `미스터 고` 등 대작들과 경쟁하게 된 소감으로는 “(흥행을) 쉽게 예측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2013-07-12

“생활 연기자란 말 가장 듣기 좋죠”

무뚝뚝한 아빠 성동일(46·사진)이 수완 좋은 프로야구 에이전트로 변신했다.오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미스터 고`에서 그가 연기하는 성충수는 선수를 이리저리 사고파는 장사꾼 기질과 속물 근성으로 인해 인간 사냥꾼으로 불린다.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특유의 소탈한 인간미는 성충수도 예외가 아니다.영화 홍보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성동일을 10일 삼청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전날 VIP 시사회 후 뒤풀이까지 했다는 그는 피곤한 기색이 완연했지만 대답을 주저하거나 대충 꾸미는 법이 없었다.그는 “이전까지는 살짝 발을 담갔다가 빼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는 제작비도 많고 역할 비중도 커 부담스럽다”며 “뭔가 열심히 하는 척이라고 해야겠다 싶다”며 익살스런 미소를 지었다.그럴 만도 한 게 `미스터 고`는 순제작비만 230억 원에 달하는 대작이다. 게다가 주인공은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이다.영화는 중국 소녀 웨이웨이(쉬자오 분)가 자신이 이끄는 서커스단을 구하기 위해 링링과 함께 한국 야구계에 진출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거액의 계약금을 미끼로 링링을 한국 프로야구계로 끌어들인 이가 성충수다.링링은 순수 국내 3D 컴퓨터그래픽(CG) 기술로 탄생했다.제작진은 컴퓨터그래픽·시각효과(VFX)에만 120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초로 CG 고릴라 캐릭터와 전체 3D 촬영을 시도했다.성동일은 “CG가 얼마나 잘 나올까 궁금했는데 그렇게 털 하나하나 살아있을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처음에는 훈련한 진짜 고릴라로 찍는 줄 알았어요. 나중에 CG로 한다니까 그게 가능할까 싶었어요. 김용화 감독이 정말 준비를 많이 했죠. 이 작품을 위해 4년 가까이 매달렸으니까요. 촬영을 할 때는 전 스태프가 아주 고생했어요. 3D다 보니 거리를 유지 못 하면 초점이 다 나가버리거든요. 정확히 동선을 맞춰서 가야 하니까 배우와 스태프 모두 정말 힘들었습니다. NG가 나면 카메라 감독은 손발을 떨 정도였어요.”그 자신도 숱한 도전을 해야 했다. 촬영 전 연습실을 얻어 동선과 대본 연습을 했고, 체중도 16kg이나 감량했다.“실제 에이전트를 보니 정말 멋있더라고요. 어디 한 대 맞은 느낌이었죠. 내가 그동안 게으르게 연기했다는 생각이 들어 빼야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돈을 주잖아요.(웃음)”그가 `미스터 고`에 합류한 것도 김 감독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성동일은 김 감독의 전작인 `국가대표`와 `미녀는 괴로워`를 함께했다.“감독이 `합시다`라고 해서 대본도 안 보고 그러자고 했어요. 김 감독은 제 장단점을 가장 잘 아는 감독이라고 생각해요. 저를 두고 대본을 썼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죠. 자기가 연기가 안 되니까 성격이 비슷한 저를 대신 집어넣는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성충수의 성도 그의 이름에서 따왔단다.“성충수가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알고 보면 정말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죠. 좋은 선수를 큰 무대로 보내는 건 좋은 일이잖아요. 다만 너무 세게 제 앞길을 달려가니까 인간 사냥꾼으로 불리는 것 같아요. 저라도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면 성충수처럼 공격적으로 나갈 겁니다.”그러나 그는 극중 허술한 중국 사채업자로 나온 림샤오강(김희원) 역을 하고 싶었다며 “그게 딱 내 캐릭터”라고 웃었다.1998년 드라마 `은실이`의 양정팔 역으로 얼굴을 알린 성동일은 이후 40여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개성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그는 주로 소탈하고 서민적인 역할을 해왔다. 스스로도 `생활 연기자`라는 말이 가장 좋다고 했다.성동일은 “시청자나 관객들이 나를 보고 진짜 생활 연기자라고 불러주는 게 제일 좋다”며 “신비주의도 아니고 뭘 감추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냥 내 모습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3-07-12

고릴라 소재 영화 `미스터 고` 주인공 中 소녀배우 쉬자오… 17일 개봉

오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미스터 고`의 주인공 웨이웨이는 당찬 중국 소녀다.15세의 어린 나이에 서커스단을 이끄는 그는 위기에 처한 서커스단을 구하려고 아는 이 하나 없는 한국을 찾는다. 그가 믿는 것은 자기 자신과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고릴라 링링뿐이다.웨이웨이를 연기한 중국 배우 쉬자오(徐嬌·16) 역시 영화를 위해 낯선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작년 2월부터 8개월간 어머니와 한국에 머물며 웨이웨이로 살았다.9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중국 전통 의상 차림에 밝은 표정이었다.전날 시사회에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다는 쉬자오는 “영화가 아주 좋았다”며 뿌듯한 기색이었다.이국땅에서 낯선 언어로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터인데 그만큼 보람을 느끼는 듯한 표정이었다.김용화 감독이 연출한 `미스터 고`에서 쉬자오는 대사의 절반가량을 한국어로 연기했다. 영화를 위해 촬영 2~3개월 전부터 한국어를 배운 그는 영화 속에서 그리 어색하지 않은 한국어를 들려준다.“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외국어로는 어떻게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지 잘 몰랐어요. 감독님이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지도해 주셔서 그대로 따라 했어요. 감독님이 처음에 `지금까지 했던 모든 캐릭터는 잊어라. 한 번도 연기를 안 해본 것처럼 임하길 바란다`고 말씀하시면서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하셨거든요. 제가 볼 때 감독님은 연기력을 타고났어요. 그런 감독님의 말씀을 따라서 잘 된 것 같아요.(웃음)”영화에서 고릴라 링링은 3D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곧 배우들이 촬영장에서 볼 수 없는 상대 배우를 만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쉬자오 역시 보이지 않는 고릴라를 대상으로 연기해야 했다.그는 “촬영 전에 애니메이션으로 모양을 파악했고, 실제 촬영을 할 때는 대역을 하는 분들이 있어서 괜찮았다”며 웃어보였다.그가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실제` 배우는 성동일이다. 성동일이 연기한 프로야구 에이전트 성충수는 거액의 계약금을 미끼로 고릴라 링링을 한국 프로야구로 끌어들인다.쉬자오는 성동일을 두고 “유머러스하고 익살스러운 배우”라며 “함께 연기하면서 유머러스하고 감정을 극대화하는 연기를 배울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웨이웨이와 닮은 점을 묻자 “강인한 부분이 닮았다”며 “웨이웨이처럼 책임감이 있고,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꼭 하는 편”이라고 답했다.실제 그는 웨이웨이가 저글링을 잘하는 설정 탓에 저글링을 2개월간 배웠고, 한국에 머물며 간단한 회화도 익혔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묻는 말에 또렷한 발음의 `순두부찌개`라는 답이 돌아올 정도다.그는 “연기를 할 때는 평소 경험하지 못한 캐릭터를 해 볼 수 있어서 좋다”며 해사한 미소를 지었다.`미스터 고`와 인연이 시작된 것은 2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였다. 당시 영화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그는 중국 제작사 화이브라더스의 소개로 김용화 감독을 처음 만났다.그는 “영화 이야기를 듣고 매우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고릴라 하면 많은 사람이 무서워하는데 영화 속 링링은 온순하고 사람과 교류할 줄 아는 고릴라예요. 전혀 무섭지 않아요. 감독님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지혜로운 고릴라를 만드신 것 같아요.”중국 제작사가 참여한 `미스터 고`는 곧 중국 전역에서도 개봉한다. /연합뉴스

2013-07-11

가수 비 전역… “좋은 모습 꼭 보여드리겠다”

연예병사로 복무한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10일 오전 21개월 동안의 병역 의무를 마치고 전역했다.이날 오전 8시께 용산구 용산동3가 국방부 서문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자신의 전역 현장을 찾은 팬과 취재진을 향해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좋은 모습을 꼭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늘 감사드린다”고 짤막하게 소감을 전했다.이어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해 거수경례로 예를 다하고서, 준비한 차량을 통해 1분여 만에 현장을 떠났다.전역 현장에는 그의 복귀를 축하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중국·터키·미국·말레이시아 등 각국 팬 700여명(경찰추산)이 `제2막을 함께하겠습니다`, `꽃보다 비`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몰려 `월드스타`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일부는 궂은 날씨에도 전날 오후부터 `진`을 치고 기다리는 정성을 보였다. 비가 문 너머로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현장이 떠나가리만큼 큰 함성을 질렀으며, 해외 팬들은 어색한 한국어로 “정지훈! 정지훈!” 등을 외치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비는 지난 2011년 10월 경기도 의정부 306 보충대로 현역 입대했으며,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하다 지난해 2월 연예병사로 선발됐다.그는 최근 SBS TV `현장 21`에서 일부 연예병사들의 회식과 안마시술소 방문이 보도돼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비는 앞서 지난 1월 배우 김태희와의 열애 사실이 알려지며 “공무외출 중 사적 만남을 가졌다”는 이유로 `근신` 처분을 받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그는 앞으로 자신을 발탁하고 데뷔시킨 홍승성씨가 대표로 있는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연예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지난 5월 홍승성 큐브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비는 여러 제의를 받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지로 저와 손을 마주 잡았다”고 이 같은 사실을 알린 바 있다.전날 오전 8시부터 무려 24시간 동안 비를 기다렸다는 일본인 시마다 도미코(66)씨는 “사랑하는 비, 보고 싶은 비를 보고 싶어서 오사카에서 친구들 3명과 함께 왔다”며 “그를 응원한다, 파이팅”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연합뉴스

2013-07-11

KBS 드라마스페셜 4부작 `사춘기 메들리` 오늘 첫 선

불륜과 살인, 출생의 비밀로 무장한 드라마가 넘치는 요즘 KBS 2TV `사춘기 메들리`는 청춘 특유의 건강함으로 승부를 겨룬다.KBS 단막극 프로그램 `드라마 스페셜`이 4부작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고교생 정우를 중심으로 사춘기 청소년의 풋풋한 성장담을 그린다.무려 열세 차례 학교를 옮긴 정우는 또다시 전학을 앞두고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각종 사건을 저지르지만 전학이 취소되자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드라마는 정우의 성장통을 통해 그 또래가 겪을 법한 사랑과 상처를 이야기한다. 2011년 연재된 곽인근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김성윤 PD는 8일 롯데시네마 영등포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자녀와 부모가 같이 보면서 소통할 수 있는 성장드라마”라며 “정우 뿐 아니라 각 캐릭터가 성장해가는 내용을 보여주려 했다”고 밝혔다.그는 “지상파 드라마에 자극적인 설정이 많은데 `드라마 스페셜`은 (드라마계의) 정수기 역할을 하는 청량제 같은 느낌”이라며 “추억과 공감, 코믹과 멜로라는 네 가지 포인트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정우는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엉뚱한 미소년 방장군을 연기한 곽동연이 연기한다.곽동연은 “실제로 중학교 때 전학을 많이 다녀 캐릭터에 많이 공감했다”며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첫 작품이라 무지한 상태였다. 그 작품이 끝나고 나서 많이 연습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드라마 `학교 2013`에서 학교 일진을 연기한 곽정욱은 이 작품에서 어수룩한 외모와 행동 때문에 애들에게 시달리는 임덕원으로 변신한다.곽정욱은 “전작에서 친구들에게 했던 만큼 이번 작품에서 당했다”며 “맞아보니 `빵셔틀`은 반드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이 작품은 교육부의 지원 아래 100%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졌다.원작자 곽인근 작가는 “원래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가 여의치 않아 웹툰으로 만들었다”며 “호흡이 짧은 웹툰이 70분 분량의 드라마로 매끄럽게 완성될까 생각했지만 괜찮게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사춘기 메들리`는 10일 밤 11시10분 첫선을 보인다. /연합뉴스

2013-07-10

할리우드 거장 카프라 특별전 부산 영화의전당 23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은 오는 23일까지 시네마테크에서 1930~1940년대 고전기 할리우드의 대표 거장 `프랭크 카프라`의 특별전을 연다.영화를 통해 미국 민주주의의 이상을 실현한 프랭크 카프라(Frank Robert Capra·1897년 5월 18일~1991년 9월 3일)는 현재 로맨틱 코미디의 원조 장르라 할 수 있는 `스크루볼 코미디`를 미학적으로 발전시킨 감독이기도 하다.스크루볼 코미디(screwball comedy)는 빈부와 신분 격차를 넘어선 남녀 주인공이 끊임없이 티격태격하다 결국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빠르고 재치 있는 대사로 유쾌하게 그려낸 고전 장르를 일컫는다.카프라는 무성 슬랩스틱 코미디가 힘을 잃고 유성영화가 본격화될 무렵 스크루볼 코미디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해 1930년대 대공황으로 지친 미국인들에게 희망과 웃음을 선사해 줬다.이번 프랭크 카프라 특별전에서는 카프라의 전성기 대표작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카프라가 흥행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진 작품 `하루 동안의 숙녀`(1933년), 스크루볼 코미디 역사상 최고의 걸작 `어느 날 밤에 생긴 일`(1934년), 타락한 대도시를 뒤흔드는 소시민 영웅을 그린 `디즈 씨 도시에 가다`(1936년)와 `스미스 씨 워싱턴에 가다`(1939), 소박한 꿈의 가치를 감동적으로 그린 휴먼 드라마 `멋진 인생`(1946년) 등 총 12편의 작품을 상영한다.프랭크 카프라 특별전은 오는 23일까지(월요일은 상영 안 함) 계속되며 관람료는 일반 6천원, 회원 포함 청소년·경로는 4천원이다.카프라의 영화 세계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영화해설 프로그램 `시네도슨트`도 역시 마련된다. /연합뉴스

2013-07-10

“끔찍한 경쟁 공포…학교만의 얘기 아냐”

“치열한 경쟁사회잖아요. 그냥 경쟁도 아니고 무한으로 경쟁을 강요하는. 고등학생들만의 얘긴 아니죠.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 전체의 이야기입니다.”영화 `명왕성`은 어느 입시 명문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학생들이 모두 기숙사에서 살며 밤을 새워 공부하고 시험을 보면 등수를 순서대로 적은 종이가 학교 한가운데에 붙는다. 전교 1등에서 10등까지 따로 모아놓은 특수반에서는 등수가 밀린 아이들을 가차없이 내쫓는다. 이런 풍경 자체도 살벌하지만, 그 안에서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더 끔찍하다.이 영화를 만든 신수원 감독은 10여 년간 중학교에서 사회교사로 일한 경력이 있다. 안정된 교사 생활을 버리고 꿈을 찾아 늦깎이로 영화를 공부하고 감독이 됐다. 데뷔를 준비하며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썼고 첫 장편 `레인보우`(2010)로 데뷔의 꿈을 이뤘지만, 그의 머릿속에서 늘 떠나지 않았던 것은 바로 그가 몸담았던 학교 얘기였다. 아이들의 모든 생활이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으로 황폐해지는 풍경을 직접 목도했기 때문이다.영화 개봉(11일)을 앞두고 지난 1일 삼청동에서 그를 만났다.“자꾸 이 이야기(`명왕성`)에 마음이 가더라고요. 오랫동안 염두에 둬 왔던 얘기이고 생각날 때마다 촘촘히 메모해온 내용이 있었거든요.”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지만, 단순한 학원물로 만들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아이들끼리 투닥거리고 끝나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현실을 축소판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고등학생들이 장난치고 까불고 공부하는 일상을 담을 수도 있었는데, 그런 영화를 만들 생각은 아예 없었어요. 전면적으로 이 사회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학교에서 출발하지만 여기서 공포를 느끼는 건 아이들의 현재 지위가 평생 쭉 간다는 것이거든요. 특히 몇 년 전부터 자립형사립고니 외고니 생기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거길 보내려고 애쓰는 모습들을 봤고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입시 제도와 경쟁 구도 안에서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도록 길러진 아이들이 그대로 어른이 됐을 때 벌어질 풍경이 무섭다고 그는 탄식했다.“그 안에서도 현명하게 자란 아이가 있겠지만 안 그런 아이들도 있겠죠. 그런 아이들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들이 자라나서 이끄는 세상이 진짜 끔찍한 세상이 될 것 같다는 공포를 극단적으로 표현했어요. 그래서 `명왕성`은 어떻게 보면 공포영화죠, 귀신만 안 나올 뿐이지.”교사 생활의 경험에 더해 시나리오를 준비하며 여러 고등학생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신문기사를 모으는 등 취재도 많이 했다고.“1등부터 10등까지 모아놓는 `진학재`는 어떤 학교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에요. 열 명을 선발해서 한 교실에 넣어놓고 등수대로 앉힌 뒤에 다음 시험에서 10등 안에 못 들면 퇴출한다는 거죠. 그 얘길 듣고 `와! 미쳤구나, 드디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얘길 듣고 시놉시스를 쓰기 시작했죠. 그런데 거기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외고 안에 또 유학반이 있고 서울대진학반이 따로 있다는 거예요. 기숙사에서 밤에 소등이 된 뒤에 애들이 의자를 갖고 나가 복도에서 공부하는 풍경도 실제로 들은 얘기예요. 요즘 강남엔 정신병원에 왔다갔다하는 애들이 늘어난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고요. 이런 환경에서 애들이 자살 시도를 못 할 뿐이지 사실 그런 심정을 가진 거죠.”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장르적 성격을 띠고 있다. 전교 1등으로 군림하던 우등생 `유진`(성준 분)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열등생인 `준`(이다윗)이 용의자로 몰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을 둘러싼 진실이 하나둘씩 밝혀지는 흐름이다.영화에서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등장하는 입체적인 캐릭터 `유진`이다.“유진은 그 그룹의 다른 애들처럼 죄의식 없이 계속 갈 수도 있는 아이였어요. 그렇게 길들었으니까요. 누군가 자기 영역을 침범했을 때 기대는 게 폭력이고. 유진도 그렇게 될 수 있는 아이였는데, 뭔가 균열이 생긴 거죠. 완벽할 수 있는 기득권의 아이인데, 틈이 생겼을 때 과연 버틸 수 있겠나 싶었어요. 뭘 할 수 있겠어요. 그것만 보고 자란 아이인데. 입시병기로 자라난 아이들은 다른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요. 반쪽 세상만 보고 자란 아이들이니까요. 거기서 능력이 없으니까 죽음 아니면 도태되는 길밖에 선택할 수 없죠.”이번 영화는 청소년 문제를 다룬 영화인데도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몇몇 장면에 폭력성이 있다는 이유였지만, 감독은 아이들이 놓인 현실이 훨씬 더 폭력적이라고 꼬집는다. 때려 부수고 사람을 죽이는 등 폭력 장면이 많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부분이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는 데 비하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제기가 영화계 안팎에서 거세게 일었다. 영화는 결국 재분류에서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이 영화를 아이들이 본다면 `저런 괴물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그걸 모방할 수 있다고 보는 것 자체가 아이들을 인격체로 보는 게 아니라 가르치는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의 편견인 거죠.”그의 두 번째 장편인 `명왕성`은 올해 초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제너레이션 14플러스(14세 이상 관람가) 부문에 초청돼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받기도 했다.영화를 만들 때마다 해외에서 상을 받아오는 이 감독의 다음 작품은 뭘까 궁금하다. /연합뉴스

2013-07-09

영화 `마스터`

의지할 곳이 필요한 남자와 그에게 절대자가 되고 싶은 남자.영화 `마스터(Master)`는 최면술과 비슷한 심리 치료 요법으로 종교집단의 교주처럼 군림하는 남자와 그를 맹목적으로 따르고 의지하는 다른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두 남자의 뒤엉킨 관계를 세밀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인간이 왜 절대자를 갈구할 수밖에 없는지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과 통찰을 담고 있다.그 질문의 끝에서 해답을 속시원히 보여주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 답을 찾으려 애쓰며 인간 존재의 심연을 바닥까지 들여다보게 된다. 그곳에는 인간 본성의 나약함과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두 주인공을 맡은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과 호아킨 피닉스는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공동으로 받았다. 두 배우의 일품 연기는 영화를 걸작으로 돋보이게 한다. 주제와 줄거리에 다소 난해한 면이 있음에도 두 배우의 연기는 보는 사람을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에 몰입하게 한다.영화에서 흥미로운 것은 시대적인 배경이다. 주인공 프레디는 전후(戰後) 1950년대 미국 사회에 팽배한 불안과 잠재된 폭력성을 상징하는 인물이다.영화는 음악으로도 빛난다.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기타리스트 조니 그린우드가 참여한 OST는 재즈와 클래식 느낌의 서정적인 음악으로 1950년의 시대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11일 개봉. 상영시간 137분. 청소년관람불가. /연합뉴스

2013-07-09

“거침없는 성빈이 덕에 연기하면서 속 시원해”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가 넘쳐나는 요즘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문제아 고성빈은 아이돌에 어울릴 법한 캐릭터다.요란한 염색 머리에 통통 튀는 성격이 아이돌의 이미지와 겹쳐지기 때문.신예 김가은(24)이 종종 아이돌 출신으로 오해받는 이유다.최근 서울 을지로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김가은은 “아이돌 출신 아니냐는 말을 들을 때면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그는 “예쁘고 연기 잘하는 아이돌이 많은데 나도 그렇게 봐주는 것 같아 감사하다”며 “내 나이보다 어리게 봐주는 것도 좋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아이돌처럼 보이지만 김가은은 어엿한 공채 탤런트 출신이다. 국민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던 2009년 SBS 1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이후 10여 편의 드라마에서 단역을 거친 그는 2011년 드라마 `브레인`과 작년 `내 사랑, 나비부인`을 거쳐 최근 `장옥정, 사랑에 살다`로 얼굴을 알렸다.`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고성빈은 그가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존재감이 큰 역할이다. 그러나 애초 이 역할도 아이돌 출신 배우에게 갈 뻔했다.“이상하게도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과 겹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아이돌 배우와 역할이 겹쳐 못 하게 된 작품들도 몇 개 있었죠. 성빈이도 원래 아이돌 배우에게 맡기려 했던 역할이었는데 오디션에서 돼서 정말 기뻤어요. 처음 대본을 읽을 때부터 정말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거든요.”성빈은 친구를 `왕따` 시킨 문제아지만 내면까지 악한 인물은 아니다.같은 반 친구 수하(이종석 분)을 짝사랑하는 그는 수하와 국선 변호사 혜성(이보영)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은 후부터 두 사람의 조력자가 된다.김가은은 성빈을 두고 “솔직한 아이”라며 “싫으면 싫은 티를 내는 아이다. 짝사랑을 하더라도 주변 친구들이 다 알 정도로 감정에 솔직하다”고 설명했다.성빈을 연기하면서 김가은은 많은 것을 처음 경험했다. 노란 염색 머리도 처음 해봤고, 연기하면서 욕하는 것도 처음이었다.“대본에는 그냥 엑스(X)로 표시돼 있었지만 오디션 때는 진짜 욕을 했어요. 감독님이 성빈이는 어차피 그런 애니까 욕을 더 잘해야 한다고 하셔서 욕 연구를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했죠. 그런데 처음 선배님들과 대본 연습을 할 때는 난감했어요. 처음 보는 자리에서 욕을 해야 했으니까요. 요새는 대본에 욕이 없으면 허전해요.(웃음)”그는 “성빈의 대사가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어 연기하면서도 속이 시원하다”고 웃어 보였다.성빈을 두고 `수하 바라기`라고 칭한 그는 `내 친구들은 종석 바라기`라며 요즘 `대세`로 떠오른 이종석의 인기를 실감했다.그는 “종석이가 장난기가 많고 나와 동갑이라 빨리 친해졌다”며 “첫 촬영이 수하가 성빈을 구해주는 장면이었는데 종석이가 말을 놓으면서 편하게 대해줘서 긴장감을 덜고, 금방 몰입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차근차근 연기자의 길을 걸어오는 그지만 어린 시절에는 가수를 꿈꿨다.아이돌 가수를 꿈꾸는 또래들처럼 장기자랑에 나가고, 기획사 오디션에도 참여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호기심에 연기학원에 다녔다. 그때 처음 본 연극 공연이 그에게 배우라는 새로운 꿈을 심어줬다.데뷔 4년차인 올해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시청률과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다 보니 자연히 그를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특히 그의 가족이 기뻐한단다.“제 기사 댓글에서 엄마가 쓰신 글이 아마 가장 많을 거예요. 보통 댓글 1등이 엄마고 2등은 막내 이모인 것 같아요.(웃음) 엄마는 요즘 정말 기뻐하세요. 스마트폰으로 매일 기사를 찾아보고 댓글도 열심히 다시죠.”요즘 그는 점점 연기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영화, 뮤지컬, OST, 내레이션 등 도전하고 싶은 분야도 많다.그는 “캐릭터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색깔 있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연합뉴스

2013-07-09

“엄마역, 슬슬 겁나지만 내겐 원동력”

“부모라면 누구나 자식을 사랑하지만,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대명사는 `엄마`가 아닐까요. 이 점은 인륜상 모두의 마음에 남아있는 거죠. 이 때문에 모든 드라마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엄마가 아닐까 합니다.”지난달 27일 전파를 탄 SBS TV 수목극 `너의 목소리가 들려` 8화.어머니 어춘심은 딸의 원수인 것도 모른채 직원으로 따뜻하게 맞아준 흉악범의 손에 눈을 감았다. 휴대전화 너머로 딸을 향해 “미워하지 말라”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영화도 아닌 TV 드라마로서는 다소 충격적인 이 장면은 행여나 남은 딸이 복수 때문에 불행해질까 우려하는 엄마의 절절한 마음과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남겼다.어춘심을 연기한 배우는 김해숙(58).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그를 만났다.“딸에게 남긴 마지막 유언이 인상 깊었습니다. 딸을 엄청 사랑하면서도, 철학이 있는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복수에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는 말에는 인생에서 놓치기 쉬운 가장 평범한 진실이 담겨있거든요.”김해숙은 “어춘심은 지금까지와 비슷한 캐릭터 같지만, 알고보면 배우로서 임팩트 있는 역할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10년 전 맺어진 흉악범 민준국과 주인공 장혜성(이보영)의 악연을 `고리`로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선악(善惡)에 대한 쉽지 않은 질문을 시청자에게 던졌다.드라마는 이처럼 촘촘히 짜여진 이야기를 맛깔나는 캐릭터와 빚어내는 데 성공, 지난 4일에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9.7%(닐슨 코리아·전국 기준)을 기록해 20%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이 드라마는 모든 장르를 적절하게 담아 잘 버무렸어요. 사실 춘심이 죽기 전 한 장면이 더 있었지만, 너무 잔인해서인지 편집됐습니다. 그정도로 사실적이고 디테일하게 촬영했죠. `신선한 충격` 같은 드라마였습니다.”그는 “PD, 작가, 출연 배우들의 힘”이라며 “무엇보다 (민준국 역의) 정웅인이 가장 고맙다. 아무리 명배우라고 해도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정웅인이 호흡을 잘 맞춰서 시너지 효과가 배가 됐다”고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김해숙은 특별출연으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참여했다. 짧은 분량임에도 굳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했다.“배우라면 `내가 연기할 수 있겠다` 싶은 캐릭터를 만나면 흥분과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대본 1회에서 그려진 어춘심이라는 엄마의 모습이 그랬어요. 분량에 상관없이 연기할 수 있는 모티브가 있겠다고 생각했죠.”1974년 MBC 공채 탤런트 7기로 데뷔해 연기 40년째를 맞는 `국민 엄마` 김해숙이 엄마 역할을 앞에 놓고 `두려움`이란 단어를 꺼내다니 의외다.“40년 동안 많은 엄마를 보여줬고, 색다른 엄마를 하고 싶다고 늘 부르짖었는데 이제는 슬슬 겁이 납니다. 많은 분이 제 연기를 사랑해주시는 만큼 그 기대치가 두려워요. 한 사람이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건 저도 사람인지라 너무나 어렵거든요.”그는 오는 8월 KBS 2TV `최고다 이순신` 후속 `왕가네 식구들` 출연과 하반기 영화 `깡철이`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쉼 없이 활동하는 셈이다.“웃긴 이야기지만, 저는 연기밖에 할 게 없어요. 연기를 할 때 그만큼 즐겁고, 새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생겨서 힘든 줄 모르겠어요. 앞으로 맡을 역할이 무엇일지, 맡으면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다보니 벌써 40년이 됐네요. 지금까지 연기를 사랑했고, 사랑할 거예요. 아직도 저는 현재진행형이거든요.”

2013-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