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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서 K팝 합동공연 잇단 무산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3-07-16 00:32 게재일 2013-07-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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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선물세트 식` 행사 공급과잉… 시장·콘텐츠 다각화 절실
▲ 지난 3월 태국에서 열린 MBC `코리안 뮤직 웨이브 인 방콕`을 관람 중인 K팝 팬들.
이달 동남아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K팝 합동 공연이 잇달아 취소돼 가요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3일 엠넷이 현지 기획사와 손잡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 예정이던 `엠카운트다운 콘서트`가 공연 5일 전 취소됐다. 이 콘서트에는 신화, 투피엠, 투애니원, 비스트, 씨스타, 시크릿, 포미닛 등 대표적인 K팝 스타가 총출동할 예정이었다.

또 KBS 계열사인 KBS미디어가 지난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기로 한 포미닛, 엠블랙, 비원에이포, 유키스의 합동 공연도 무산됐다.

이 공연은 본사인 KBS의 글로벌 한류센터가 다음 달 17일 방콕에서 4만5천석 규모로 열린 `K팝 월드 페스티벌`과 불과 한 달 차이로 겹치면서 티켓 판매 등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팝 월드 페스티벌`에는 씨스타, 포미닛, 비원에이포 등 14-15개 팀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KBS미디어 관계자는 “티켓 판매 부진이 무산 사유 중 하나이지만 아직 현지 공연기획사와 얽힌 문제들이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한류의 진앙지인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도 국내 방송사, 현지 공연 기획사들이 기획한 `종합선물세트 식` K팝 공연이 경쟁적으로 열리면서 일부는 티켓 판매에 부진을 겪거나 제작비 펀딩의 어려움으로 무산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K팝 가수들의 해외 콘서트를 다수 추진한 한 공연기획사 대표는 “태국에서만 1년에 최소 20~30개의 K팝 관련 이벤트가 열린다”며 “가수들의 단독 콘서트뿐만 아니라 방송사의 합동 공연, 현지 공연기획사의 행사까지 늘어 수요보다 공급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그로 인해 출연진이 비슷한 K팝 합동 공연들은 티켓 판매 부진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공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박성현 박사는 “K팝 스타들을 단체로 세운 이벤트 성격의 무대는 유료로 진행되는데 이제 한류 팬들은 그런 곳보다 각자 좋아하는 스타의 단독 콘서트에 돈을 쓰려 한다”며 “또 이러한 합동 공연들이 많이 열리다 보니 여러 가수들을 묶은 유료 콘서트에 호감이 떨어지는 경향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한 음반기회사 대표는 “보통 K팝 팬층은 10~20대여서 공연 관람에 몇 개월에 걸쳐 용돈을 모으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고가의 티켓을 사서 행사성 공연을 볼 경우 K팝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개선하려면 한류 시장 다각화와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박성현 박사는 “동남아시아는 식민지를 겪은 나라가 많아 한류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도 함께 수용하는 경향이 있어 수익 창출에만 매달린 질 낮은 콘텐츠를 경계해야 한다”며 “수익 창출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시장을 다각화시키거나 SM엔터테인먼트처럼 지역적으로 거리가 먼 나라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홀로그램을 이용한 가상현실 콘서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BS 글로벌 한류센터 관계자는 “K팝 공연들이 한류 열기를 높이고 파생 효과를 낳는 건 분명하다”며 “향후 `K팝 월드 페스티벌`도 아시아권을 넘어 칠레, 터키, 러시아 등 K팝 팬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기획사들이 쉽게 가지 못하는 곳으로 공연 지역을 다각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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