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김제동 “힐링캠프, 이제 시작입니다”
10일 오후 경기 남양주의 한 야외 캠핑장에서 열린 SBS 토크쇼 `힐링캠프`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베테랑 진행자 이경규와 김제동은 과거의 아쉬움을 곱씹기보다는 앞으로의 `힐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2011년 7월 첫 전파를 탄 `힐링캠프`는 `몸과 마음의 치유`를 모토로 야외의 일일 캠핑장에서 게스트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1인 토크쇼다.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의 능숙한 진행과 편안한 분위기가 호평받으면서 최고 인기 토크쇼로 올라선 것은 물론 한국 사회에 `힐링` 열풍까지 몰고 왔다.
특히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어려운 인물들이 잇따라 출연하면서 화제를 낳았다. 작년에는 여야 대표 대선 주자들의 `힐링캠프` 출연이 정치권 안팎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기도 했다.
예능 `전문가`인 이경규와 김제동은 홍일점인 배우 한혜진과 함께 게스트를 쥐락펴락하며 `힐링캠프`만의 색을 만든 주역이었다.
100회를 맞은 소감을 묻자 이경규는 “내가 한 프로그램 가운데 100회를 넘은 것이 꽤 많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그 가운데 내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을 프로그램이 바로 힐링캠프다. 많은 분을 만나 너무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라며 금세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어 “지난 주에 미쓰에이 수지가 출연했는데 제작진이 녹화 중간에 쉬자고 했다. 그래서 나는 `수지가 왔는데 왜 쉬나` 했나. 정말 즐거운 프로그램이다”며 웃기도 했다.
김제동도 소감을 묻자 `사람`으로 답했다. 그는 “많은 분과 만나며 직위, 명성과 관계 없이 사람에게는 누구나 `마음`이라는 것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와 초대하고픈 게스트를 묻자 이경규는 출연자 가운데에서는 영화배우 최민식과 `희망전도사` 닉 부이치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퀸으로 우뚝 선 박인비 선수를 초대해 긴박한 순간에 평정을 지키는 비결을 들어보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국민타자` 이승엽과 법륜스님이 기억에 남는다는 김제동은 희망 출연자에 대해서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유명 여자 배우들의 이름을 나열하고는 “일본 정치인을 불러서 혼내줘보는 것이 꿈”이라고 뼈있는 발언을 남겼다.
힐링캠프는 최근 일부 스타가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스타에게 변명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경규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변명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녹화 현장에서 내가 그렇게 느낀 적은 없다”며 “촬영하며 누구든 아픔이 있다는 점을 느꼈고, 출연자로서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최근 방송이 출연자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 먹고 살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며 “각자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방송에서 사생활을 너무 밝히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프로그램의 든든한 기둥이 된 한혜진이 최근 결혼으로 이달 말까지만 촬영에 참여하고 떠난다. `남는` MC들로서 부담감이 클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제동은 “한혜진씨가 가는 지금이 프로그램이 맞이한 고비다. 왜 내 곁의 분들은 방송에 매진하지 않고 다들 시집가는지 모르겠다(웃음)”면서도 “이경규씨 인솔 하에 잘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요즘 정말 살기 어려운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이럴수록 서로가 서로를 껴안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 힐링캠프가 일조하면 좋겠습니다. 한혜진씨 공백이 클 수 있지만 저도 있고 김제동도 있으니 끝까지 사랑해주세요.“(이경규)
법륜스님과 가수 윤도현, 배우 유준상 등이 출연하는 `힐링캠프` 100회 특집은 이달 15일 방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