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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구룡포생활문화센터, 가을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풍성’

(재)포항문화재단은 구룡포생활문화센터(아라예술촌)에서 가을을 맞아 다채로운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된다고 밝혔다. 생활문화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의 문화 활동과 향유권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처음 선보이는 ‘우리동네 음악지도’ 프로그램은 구룡포를 중심으로 지역을 관찰, 탐색, 기록하고 이를 미술과 음악으로 연계한 통합문화예술교육이다. 참여 대상은 포항시에 거주하고 있는 초등학생으로, 참가비와 재료비는 모두 무료이다. 교육은 24일부터 매주 토요일, 총 10주간 진행된다.신청은 22일까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www.phcf.or.kr)에서 신청서 다운로드 후 이메일과 방문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경북 문화예술교육사현장역량강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문화예술교육사가 생활문화센터에 상주하며 직접 교육 설계·운영할 예정이다.또한 구룡포생활문화센터에서는 지난 1기에 이어 21일부터 12주간 진행될 ‘문화클래스 2기’ 참가자를 15일까지 모집한다. 목공, 영어미술, 도예, 유화, 오케스트라, 설장구 총 6개의 강좌로 구성돼 있다. 아라예술촌 입주작가의 활동과 연계된 문화예술교육이 포함돼 있으며, 해당 분야의 문화예술경험이 없어도 신청이 가능하다.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공고문을 참고하거나 구룡포생활문화센터(054-289-7881)로 문의하면 된다.포항문화재단 담당자는 “구룡포생활문화센터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시민들이 지역을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고,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될 수 있는 경험을 확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구룡포생활문화센터(아라예술촌)은 오는 11월 개관 5주년을 맞아 ‘홈커밍데이’와 ‘아라극장’, ‘입주작가 전시회’ 등 풍성한 하반기 문화 프로그램들을 잇따라 추진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9-12

다시 오케스트라 연주로 물드는 대구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교향악 축제 ‘2022 월드 오케스트라 시리즈’가 10월 11일부터 11월 12일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개최된다.현존 최고의 지휘자로 손꼽히는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에우로파 갈란테,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 대구시립교향악단 등 국내외 10개 단체가 참가한다.피아니스트 조성진·김선욱,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 등 명연주자들도 함께해 강렬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10월 11일 첫 공연은 영국을 대표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세계적 지휘 거장 사이먼 래틀과 함께 꾸민다.이번 공연은 래틀이 상임지휘자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마지막 내한 공연이다. 한국인 최초의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최고의 클래식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 협연으로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브루크너 교향곡 제7번’등을 들려준다.11월 4일에는 파격적인 주법으로 클래식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바이올린 거장 파비오 비온디와 그가 1990년 창단한 고음악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가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국제적 명성을 안겨준 비발디의 ‘사계’ 전곡을 연주한다. 11월 10일에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세계 정상급 악단인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를 채운다. ‘챔버 오케스트라’지만 현재 60여 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어 사실상 심포니 규모다. 세계적인 지휘자, 연주자들과 협연해온 이들은 이날 우크라이나 출신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와멘델스존의 ‘교향곡 4번’으로 악단의 저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선욱과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호흡을 맞춘다.국내 교향악단으로는 경북도립교향악단(10월 19일)과 대구시립교향악단(10월 21일)이 참여한다. 경북도향은 백진현 상임지휘자가 말러의 ‘교향곡 1번’과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카자흐스탄 국민 예술가로 도이치 그라모폰과 계약을 맺은 바이올리니스트 아이만 무싸하자예바가 협연한다.대구시향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줄리안 코바체프의 지휘로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의 협연을 더해 멘델스존 레퍼토리 전곡을 선보인다.이외에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이 협연하는 스위스 취리히 유스 심포니 오케스트라(10월 16일), 경북예고 오케스트라(11월 3일), 대구유스오케스트라(11월 8일) 등 유스오케스트라의 공연도 선보인다. 2013년 대구에서 창단한 순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인 펠리체심포니오케스트라(10월 30일),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 조직위원회·대구콘서트하우스가 2020년 창단한 앙상블 단체 WOS 비르투오소 챔버(11월 12일)의 공연도 열린다. ‘2022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는 7일 오후 2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를 통해 10개 공연의 티켓을 오픈한다. 전화 예매 ☎1661-2431./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9-06

한·중·일 문화 동시에 즐기다

(재)경주문화재단은 오는 10월 7일부터 9일까지 봉황대 일원에서 ‘동아시아문화도시 2022 경주 - 난장! 동아시아를 즐겨라!’를 개최한다고 밝혔다.경주시가 주최하고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난장! 동아시아를 즐겨라!’는 동아시아문화도시 2022 경주 사업의 일환으로 한·중·일의 문화교류를 통해 3국 간의 이해를 높이고자 기획됐다. 이번 행사는 한·중·일의 문화공연과 전통놀이, 신라복 체험 등으로 진행되며 체험 프로그램 및 공연은 무료로 즐길 수 있다.‘문화공연’은 한·중·일 3국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오후 8시부터 봉황대 광장을 들썩이게 한다. 10월 7일은 경주의 대표 브랜드 공연인 ‘봉황대 뮤직스퀘어’와 연계해 백지영, VOS, 리듬파워의 공연으로 시작을 알린다. 10월 8일은 대표 발라드 가수 김범수를 필두로 쥰키(중국), 야마모토 유미코(일본)의 중국가요와 엔카 공연을 만날 수 있다. 10월 9일은 영화 ‘왕의 남자’ 줄타기로 널리 알려진 줄타기 명인 권원태와 남사당패의 신명나는 공연과 키카쿠야(일본) 가부키, 중국 사자춤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동아시아 3국의 ‘문화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알려진 한국의 전통놀이를 비롯해 중·일 양국의 민속놀이도 봉황대 광장에서 오후 1시부터 즐길 수 있다.‘신라복 체험’은 현장접수로 진행한다. 시민들이 축제현장을 방문해 개인정보 동의서를 작성한 후, 신라복을 착용 및 체험할 수 있다. 무료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부터 성인 모두 착용할 수 있는 신라복이 구비돼 있어 특히 가족 간, 친구 간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재)경주문화재단 축제사업팀(054-777-5952~4)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9-06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내달 21일까지

‘제6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일정이 확정됐다.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은 무겁고 차가운 이미지의 ‘철(鐵)’이 부드럽고 따뜻한 문화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밑거름이 되고자 올해로 6회째 열리는 수필 공모전이다.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되고 있다.올해 공모전 주제는 바늘, 수저, 주전자, 자동차, 만년필, 집, 컴퓨터 등 철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며 국내외 거주자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다. 기성문인도 참여 가능하다. 응모작은 국내외 매체에 발표되지 않은 본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한다.응모 부문은 수필 1∼3편으로 원고지 15장 내외 분량을 10월 21일까지 이메일(munhak@kbmaeil.com)이나 우편(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89 경북매일문학상 담당자 앞(우 37735))으로 하면 된다. 시상 내역은 대상 1명에 상금 300만원, 금상 1명에 상금 150만원, 은상 1명에 100만원, 동상 2명에 각 50만원, 가작 5명에 각 30만원 등이다. 시상 내역과 입상자 수는 작품 접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입상자 발표는 11월 16일 경북매일신문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서 한다.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측은 “산업의 기반이었던 ‘철’이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하면서 만들어온 변화 등에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자 마련한 공모전”이라며 “보다 아름답고 행복한 철과의‘동거’를 위해 투박하지만 윤이 나던 가마솥에 얽힌 추억, 차 한잔을 위한 주전자, 산업현장에서 땀 흘린 이야기 등 철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054-289-5010)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9-05

“고비마다 곁이 되어준 인연에 대한 헌시”

이희정 시인 포항의 신진 이희정 시인이 최근 첫 시집 ‘내 오랜 이웃의 문장들’(시인동네)을 출간했다. 시집에는 나와 이웃, 나와 타자, 나와 사물과의 교감을 통해 삶의 페이소스를 이끌어내는 71편의 시가 실렸다. 수록된 작품들은 행간을 아우르는 힘과 편편이 일상에서 건져 올린 스토리에 상상력이 조응하며 읽는 재미를 더한다. 명징한 은유와 맥락을 관통하는 상징, 정형의 텐션과 세련된 시어로 자신과 이웃의 모습을 소환해 독특한 화법을 구사한다.시집 해설을 맡은 이강엽 대구교육대 교수는 이 시인의 시편에 대해 “시인의 첫 시집이지만, 첫술에 배부르랴 같은 장도(壯途)를 격려해줄 필요가 없다. 모름지기 위업을 이룬 사람이라면 언제나 그 첫걸음에 마지막 걸음까지의 행보가 예비 되는 법이다”라면서 “이희정 시인의 오랜 습작의 역량이 고스란히 농축되어 있으며, 신예 시인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신선한 안정감이 시집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고 평했다. 지난 4일 이 시인을 만나 첫 시집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지난 2019년 등단 이후 첫 시집을 펴냈는데, 소회를 듣고 싶다.△첫 시집은 첫사랑과 같아서 그 색이 오래도록 바래지 않는다고 한다. 시를 읽고 쓰는 날은 나를 돌아보는 날이었다. 오롯이 자신에게 열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세상을 향한 사랑 속에 구원을 꿈꾸며 나의 구원만큼 타인의 구원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살아오는 동안 곁이 되어준 귀한 인연이 많았다. 이 시집은 마법처럼 생의 고비마다 0.1 그램의 깃털로 붙들어 준 나와 이웃에 대한 헌시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많이 남은 길 위에 “내 오랜 이웃의 문장들”이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에 밝은 빛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시의 주된 소재와 마음에 드는 시를 소개한다면.△도서관에서 책 만지는 일을 하며 틈틈이 시를 쓴다. 내 시의 소재는 주로 불편한 것들에서 온다. 달리 말하면 자아를 억압하는 환경이나 낯선 대상이 쓰게 한다. 대부분 일과 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시적 대상이 발견되곤 한다. 시인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시를 고르는 일이란 쉽지 않다. 내 경우에는 ‘그때마다 달라요’가 맞을 듯하다. 순간 떠오르는 시는 ‘보들레르의 평전-도서관에서’이다. 서가의 열린 창으로 작은 새 한 마리가 들어왔다. 발을 멈추고 숨소리조차 죽인 채 반나절을 함께 했다. 쉬는 시간 아이들이 소란스럽게 몰려들자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히며 출구를 찾아 몸부림쳤다. 위기에 몰린 날개의 비명이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호기심 사이에서 찢어지고 있었다. 그날 갇힌 건 새가 아니라 어쩌면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시 창작에는 발견과 도약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이 첨부된다. ‘현대’라는 외투를 입은 시조라는 캐릭터 또한 다르지 않다. 새로운 세계를 찾아가는 언어적 모험은 일상의 틈을 벌리고 감추어진 의미를 발굴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이 시는 마치 격렬하고 자유분방한 보들레르처럼 익숙하지만 더없이 낯선 진술을 뽑아내기 위해 창문이 창공인 양 숱하게 머리를 찧고 있는 시인을 상징하고 있다.-시집을 읽고 주변의 반응, 평론가들이나 시인들은 어떻게 평가하나.△행간마다 남다른 깊이와 탄탄한 문장의 힘이 느껴진다는 평이 많았다. 소재나 비유에 있어 진부함을 벗어던지고 신선한 율격으로 장착한 참신하고 개성 있는 감각이 돋보인다고 한다. 특히 점묘법으로 풀어낸 시집의 해설 또한 시를 감싸 안고 있는 듯 말랑하고 유려한 문체로 작품과 해설을 한 호흡으로 내리읽게 해 시집 읽기의 묘미를 더해 준다고 했다.-코로나19 역병, 지구온난화 등 힘든 시대를 보내고 있다.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가.△문학이 나의 진술과 타자의 고통 사이에 발생하는 시적 거리 좁히기라 한다면, 이것은 또 다른 나와 타인에게 건네는 위안이자 그 어떤 외부의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내면의 에너지다. 내가 멈추지 않는 한 문학은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앞으로 계획하는 것이나 바람이 있다면.△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시를 하는 사람’이라고, 마치 음악 하는 사람처럼 대답할 것이다.나의 시는 외연적으론 자유시로 읽히지만 속살을 들여다 보면 현대시조로서의 단아한 율격이 내장되어 있다. 모든 창작에 있어 진부함은 독 묻은 시체와 같다. 어디로든 향할 수 있는 융합 플랫폼으로 선조들의 미의식을 현대 언어의 과장과 압축을 제 리듬으로 풀어내 k-팝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공명하고 싶다. 근무하는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통해 청소년들의 내면을 확장하며 시로써 생기(生氣)하는 삶의 통로가 되고 싶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9-05

대구의 가을, 오페라 선율로 물든다

매년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올 즈음 대구에서는 오페라의 대향연이 열린다. 오는 23일부터 11월 19일까지 58일간 열리는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연대와 다양성’을 주제로 이탈리아의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를 비롯해 독일의 바그너,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 한국의 윤이상 등 다양한 나라 작곡가들의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축제를 선보일 예정이다.국내 유일의 오페라 전용 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공연에 클래식 애호가들의 가슴에도 절로 진한 여운과 따뜻함으로 물들여진다. 2003년 8월 전국 최초로 오페라 기획·제작 기능을 갖춘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개관한 뒤 그 이듬해인 2004년 돛을 올린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4회째인 2007년 축제 이후 대한민국을 넘어서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장에서 열리는 그랜드오페라 공연 외에 오페라 저변확대 등을 위해 소 오페라 공연, 이벤트, 부대행사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 시민축제로 승화시켜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우수 공연예술축제에 5차례 선정되기도 했다.지난달 3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가진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기자간담회에서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네트워크의 일원인 대구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을 중점으로 준비하고 있다. 오페라 음악의 화려하고 웅장한 선율과 꿈과 사랑과 삶의 서사적 메시지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3일 열리는 개막 작품은 축제의 성격을 뚜렷하게 담아낸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광주시립오페라단이 합작한 오페라 ‘투란도트’가 선보인다. 오페라 ‘투란도트’는 2014년 이후 축제 무대에서 8년 만에 만나는 푸치니의 초대형 오페라다. 불가리아 소피아국립극장장 플라멘 카르탈로프가 연출을 맡고 대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한다.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시립합창단이 참여해 대구의 음악적 역량을 고스란히 보여줄 예정이다. 국내 최고의 투란도트로 자리매김한 소프라노 이윤정과 김라희, 투란도트의 사랑을 얻기 위해 도전하는 칼라프 왕자 역에는 테너 윤병길과 이정환이 캐스팅됐다. 이 작품은 오는 11월 25일과 26일 광주에서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두 번째 작품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10월 7~8일)는 아름다운 음악과 높은 예술성으로 뉴욕타임즈로부터 ‘가장 위대한 오페라’로 선정된 작품이다. 2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페라라시립오페라극장과 합작한 프로덕션으로, 현지에서 제작한 최신 프로덕션과 무대 의상, 주요 출연진들을 초청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상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와 함께 공연한다. 작품은 순진한 여인들을 희롱하다 결국 천벌을 받게 되는 바람둥이 돈 후안의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 이제 손을 잡고’, ‘카탈로그의 노래’ 등 아리아들이 유명하다.다음 작품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10월 16·17·19·23일) 시리즈는 올해 축제 프로그램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 4편을 한 번에 선보이는 것은 국내 최초의 시도다.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는 독일 만하임국립극장에서 올해 7월에 공연된 최신 프로덕션이다. 2017년 오페라 전문지 ‘오펀벨트(Opernwelt)’가 ‘올해의 연출가’로 선정한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의 연출작이다. 만하임극장의 주역 가수와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230여 명이 내한해 현지에서 제작된 무대 그대로 올린다.이어 무대에 오르는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베르디의 대표작이자 베스트셀러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10월 28∼29일) 역시 주목할 만하다.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지루할 틈 없는 전개로 작품을 연출하는 아르노 베르나르의 2014년 연출작으로, 초연 당시 감각적인 미장센(무대 위에서의 등장인물의 배치나 역할, 무대 장치, 조명 등에 관한 총체적인 계획)으로 화제가 됐던 ‘라 트라비아타’는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인간의 본질을 고민한 베르디의 의도에 부합되는 메시지를 극적 요소에 잘 녹여냈다. 소프라노 김성은과 김순영, 테너 김동원과 이범주, 바리톤 양준모와 이승왕 등 정상급 출연진들이 포진하고 있다. 다섯 번째로 선보이는 30년 이상의 관록을 자랑하는 영남오페라단의 로시니 오페라 ‘신데렐라’(11월 4∼5일)는 원작의 이탈리아어로 진행되며 재미난 우리말 각색이 더해져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부담 없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샤를 페로의 동화 ‘신데렐라’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천재 작곡가 로시니가 단 3주 만에 완성한 희극 오페라로, 대구에서는 영남오페라단이 2008년 초연하며 우리말 대사와 흥미진진한 연출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마지막으로 폐막 공연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통영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11월 18~19일)이 축제를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설화를 소재로 한 오페라 ‘심청’은 1972년 뮌헨올림픽 문화축전을 위해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총감독 귄터 레너르트가 윤이상에게 위촉한 작품이며 대본은 독일의 극작가 하랄드 쿤츠가 판소리 심청가에 영감을 받아 작성했다. 윤이상이 가진 국제적인 명성에 비해 그의 오페라는 국내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는데 ‘심청’ 역시 1999년 한국 초연 이후 23년 만에 공연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1999년 공연 당시 지휘를 맡았던 최승한 지휘자와 한국 최고의 창작오페라 연출가 정갑균이 심청의 역사적인 21세기 초연을 준비하며 소프라노 윤정난과 김정아가 주역인 심청을, 바리톤 제상철과 김병길이 심 봉사 역을 맡았다.향후 해외극장과의 공연 교류에 적극 활용될 예정이며 오는 2026년 만하임국립오페라극장을 비롯해 2024년에는 불가리아 소피아국립극장, 헝가리 에르켈국립극장, 이탈리아 볼로냐시립극장에 진출하게 된다. 이밖에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며 대구 곳곳에서 진행되는 ‘프린지 콘서트’, 한국형 오페라 제작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인 ‘카메라타 오페라 쇼케이스’,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 소속 성악가들이 출연하는 ‘오페라 콘체르탄테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잔니 스키키’, 대구성악가협회 소속 실력파 성악가 50명이 대거 출연해 유명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 합창의 무대를 만들게 될 ‘오페라 갈라콘서트 50스타즈 Ⅱ’, ‘만하임국립오페라극장 합창단 콘서트’ 등 다양한 콘서트와 특별행사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대구오페라 타임머신전’, ‘오페라 오디세이’, ‘찾아가는 오페라 산책’, ‘백스테이지 투어’, ‘오페라존’, ‘오페라 무대 미니어처전’, ‘해외진출 오페라전’도 축제기간 동안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개최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9-04

포항지역 문화·역사가치 재발견‘공감 형성’ 백일장 잇따라 열려

국민들의 포항지역 문화와 역사의 가치를 들여다보고 이에 대한 소중함에 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백일장이 잇따라 열린다.포항문인협회(회장 서숙희)는 청소년과 대학생, 일반인들의 재능개발과 창의력 향상, 향토문화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백일장 공모전을 잇따라 마련한다.1천200만 원 고료 ‘제14회 포항소재 문학작품 전국 공모전’은 오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포항시가 주최하고 포항문인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공모전은 포항을 소재로 한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포항시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문화적 도시로서의 포항의 이미지 제고와 그 위상을 높이고자 마련됐다.전국 공모를 통해 접수하는 작품은 시, 단편소설, 수필 등 3개 부문이며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우편(37627 포항시 북구 우창로 166, 212동 1201호 창포메트로시티 백일장 접수처 앞)이나 이메일(phmuk@naver.com)로 접수 받는다.포항문인협회 소속 문인들의 예심과 본심을 거쳐 대상 1명에 5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하며 최우수상 각 부문 1명씩 3명(소설 200만 원, 시·수필 각 100만 원)과 우수상 각 부문 2명씩 총 6명(각 50만 원)에게 상금을 수여한다.수상자 발표는 11월 20일 포항문인협회 홈페이지(http://cafe.daum.net/pohangliterature)를 통해 하며 시상식은 추후 별도 공지할 예정이다.포항지역의 문화 선각자 고(故) 재생 이명석 선생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는 ‘제23회 재생백일장’재생백일장은 애린복지재단(이사장 이대공) 후원으로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백일장은 시와 산문부 등 2개 부문으로 나뉘어 열리며 참가 대상은 전국 초·중·고등학생과 일반인(대학 포함)이다. 대학·일반부 대상 1명에게는 상금 200만 원이 주어지며 부문별 장원 등에게는 상금과 포항문인협회장상이 주어진다. 각 부문별 제목은 △초등부 동그라미, 이야기 △중등부 연습, 이모티콘 △고등부 흙, 대답 △대학·일반부 소리. 손님이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5일∼10월 5일까지 우편(37627 포항시 북구 우창로 166, 212동 1201호 창포메트로시티 백일장 접수처 앞)이나 메일(phmuk@naver.com)로 작품을 제출하면 된다. 입상작 발표는 10월 22일 포항문인협회 홈페이지(http://cafe.daum.net/pohangliterature) 등을 통해 이뤄진다.한편, 재생백일장은 전쟁과 가난에 시달리던 시대에 지역문화가 꽃피워야 지역민의 삶이 아름답고 풍요로워진다며 내일의 희망을 가꾼 고 재생 이명석(1904~1979)선생의 개척자 정신을 고양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과 성인들에게 시대에 맞는 참다운 정신과 문화에 대한 안목과 인식을 높이고자 매년 가을에 열어오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8-31

‘리드미컬한 자율’에 주목하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7일까지 목판화가 이윤엽의 개인전 ‘둥질(nesting)’을 대안공간 space298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포항 문화예술지구인 꿈틀로에 위치한 대안공간 space298의 2022년 하반기 릴레이 기획전시 ‘어떤, 생태행위’의 첫 번째 전시다. 이윤엽 개인전 ‘둥질(nesting)’은 지난 2016년 서울 예술 공간 낙산에서의 전시 이후 6년 만에 포항에서 개최되는 개인전이다. 전시회에서는 ‘어떤, 생태 행위’ 양태 중 특히 ‘리드미컬한 자율’이라는 양상에 주목하고자 이윤엽 작가의 그간의 모든 작업 세계를 선보인다.이번 전시에서는 목판화, 드로잉, 회화, 오브제 설치, 공동체 미술 등 다채널에서 활동하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이윤엽의 다양하고 다채로운 면모를 담담하게 조명한다.경기 수원 원천(현재 광교신도시), 화성 목리 창작촌(현재 동탄 신도시), 평택 대추리(현재 캠프 험프리스), 그리고 현재 안성 남풍리에 정착하기까지 지역의 변화와 삶의 행복과 지속의 문제는 이윤엽 작업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윤엽은 그가 만난 사람들, 이웃이었던 사람들, 그들의 힘, 같이 먹은 밥, 농사짓는 땅, 같이 겪어 낸 계절을 그린다. 무엇보다 그 속에서 이윤엽이 발견한 ‘예쁨’과 ‘아름다움’은 이윤엽 작업 세계의 핵심을 이룬다.목판화 표현 기법 중에서는 다색 판화, 단색 판화와 더불어 소멸식 다색 목판 작업과 나사조립 목판 작업이 주목된다. 목판화 특징상 굵은 선과 강직한 표현성이 특징적이다. 또한 윤곽선이 해체되고 여러 가지 색이 현란하게 펼쳐지는 작품에서는 회화적 표현성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의 대표 이미지 ‘행복’(2011)에서는 목판화 제작에 있어 이윤엽 특유의 다양한 표현성이 여러모로 두드러진다. 나사조립 목판 기법으로 제작한 2022년 신작 ‘울지 않는다’, ‘일자리가 녹고 있다’는 대형 작업으로 기후 위기에 처한 생명의 위기, 노동의 위기를 고래와 망치를 소재로 써서 표현했다.이윤엽의 작업은 거침없이 활달하고 경쾌하다. 그의 주저 없는 터치는 대상의 단독적 리듬과 자율적 리듬을 탄 결과다. 기후 위기와 생태 교란의 시기, 금융 자본 정치와 에너지 전쟁의 시대, 노동의 소멸에 처한 지금 우리의 미래는 사실상 밝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윤엽의 작품에서는 강인한 지속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이윤엽을 작업하게 하고 이윤엽을 움직이게 하는 자연과 환경의 생명 역량의 힘이자 그와 더불어 강인해져 온 인간 노동의 힘, 그리고 그 역동 때문일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8-31

‘봉포유-라온스테이지’ 두 번째 무대 ‘맥씨어터-뮤지컬 갈라콘서트’ 마련

대구 봉산문화회관의 기획공연 시리즈인 ‘봉포유-라온스테이지’ 두 번째 무대로 ‘맥씨어터-뮤지갈라콘서트’가 오는 3일 오후 7시 스페이스라온에서 진행된다.봉포유는 2020년부터 지역예술 활성화와 동시대성을 반영한 새로운 시도, 지역주민들의 예술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극장 자체기획·제작하고자 추진된 프로그램이다. 올해 3년 차를 맞은 봉포유는 대구 창작뮤지컬 제작단체들과 함께 뮤지컬 도시 대구의 저력을 보여주고자 라온스테이지라는 부제를 기획했다. 오는 12월까지 매주 첫째 주 토요일에 뮤지컬 단체들의 다양한 무대가 진행될 예정이다.두 번째 공연에는 대구 뮤지컬 전문단체 맥씨어터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서는 맥씨어터가 제작했던 뮤지컬 중 조선 중기 효종 때 개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한약재와 약초 판매시장인 대구 약령시를 배경으로 한 ‘비방문 탈취작전’을 재제작해 선보이고 창작뮤지컬 넘버를 보여준다. 또 자체 제작 뮤지컬‘사랑꽃’, ‘이중섭의메모리’와 유명 뮤지컬 넘버를 함께 구성해 창작뮤지컬에 익숙지 않은 대중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갈라쇼 형식으로 선사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8-31

경주 근·현대 미술사 큰 족적예술정신·학술가치 재조명

경주솔거미술관이 2022년 기획특별전으로 경주 근·현대 미술전 ‘최현주·최원오’를 개최한다.오는 9월 5일부터 10월 30일까지 경주솔거미술관 제 1, 2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기획특별전은 경주 근·현대 미술사의 기록과 학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번 전시는 경주 근·현대 미술사의 주요 작가인 서예가 최현주, 사진작가 최원오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첫 전시로 주요 작품과 아카이브를 통해 그들의 표현양식과 예술정신을 조명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서예가 계전(桂田) 최현주(1902~ 1972)는 경북 월성(현 경주시)에서 태어났으며, 대구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 문학부에서 수학했다. 대구고등보통학교 재학시절 석재 서병오(1862~1935)로부터 가르침을 받아 스승의 글씨 바탕을 이루는 당나라 안진경의 서풍을 따랐다.해방 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일명 국전) 서예부에서 1회부터 3회까지 입선하고 4회부터 7회까지 연속 특선해 서예계를 놀라게 했다. 활동하던 당시 그림에는 지홍 박봉수, 조각에 수월 김만술과 함께 경주 예술계의 삼태성(三台星)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현주作 이번 전시에서는 다수의 미발표 작품을 포함한 총 16점과 유족이 보관하고 있던 ‘계전시초’ 자작시 55편의 복사본, 생전 사용했던 낙관을 비롯해 붓과 벼루, 먹 등이 함께 전시된다. 사진작가 최원오(1917~1997)는 경주 노동동에서 출생, 봉황대 부근에 ‘별천지사진관’을 40여 년간 운영했으며, 1962년 경주사진작가협회의 모태가 된 경주포토클럽(KPC)을 창립했다.1966년 일본 조일 국제 싸롱부에 입선, 1974년 ‘신라의 석불’ 사진집을 출간, 개인전 3회, 동인회 1회, 한국사진가협회 경주지부 초대회장, 대한민국 사진 전람회 초대작가, 신라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동양적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구성적 미학을 추구하며 늘 새로움에 대한 관심과 현대적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생전에 출품했거나 의미를 부여했던 주요 작품 16점과 경주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사람과 풍경을 담은 25점을 전시하고 필름으로만 존재하던 미발표 작품 100여 점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아카이브로는 1974년 일본 아사히신문사가 발간한 ‘신라의 석불’ 사진집과 사용했던 카메라, 1세대 작가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개인전 방명록 등이 함께 전시된다.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이번 경주솔거미술관 기획특별전을 통해 경주 근·현대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기신 두 분의 작품을 감상하고, 다시 한 번 그 분들의 표현양식과 예술정신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8-30

4인의 피아노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대구콘서트하우스는 31일 오후 7시30분 챔버홀에서 ‘아름다운 마지막 수요일 : 피아노 탐험가 - 세계여행(이하 세계여행)’ 공연을 진행한다. ‘세계여행’ 공연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시민들이 음악으로 한 걸음 쉬어갈 수 있도록 대구콘서트하우스가 기획한 시리즈로, 4인의 피아니스트가 2대의 피아노로 헝가리, 프랑스, 남미의 분위기를 담은 다양한 피아노 음악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오케스트라 음악과 합창의 만남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큰 감동과 웅장함을 선사하는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비롯해 탱고음악, 오페라 관현악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앙상블 연주로 편곡해 들려줄 예정이다.피아니스트 송영민은 러시아와 독일에서 유학하고 14세에 유럽무대 데뷔 및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했으며, 드라마 ‘밀회’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주인공 대역 등 방송활동과 축제 음악감독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피아니스트 이선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영재로부터 음악을 시작해 독일 하노버에서 공부하였으며, 부조니 국제 콩쿠르 5위 입상 등 국제 무대에서 전문연주자로서의 기반을 단단히 했다. 이들은 피아니스트 최훈락과 정지교 등 대구 지역 연주자와의 호흡을 기대케 한다. /윤희정기자

2022-08-30

‘8월 인문학 인 포항’ 문정희 시인 초청

문정희 시인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이 31일 대한민국의 대표 여류 시인 문정희(75) 시인의 초청 강연회를 연다.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서 도서관의 독서문화 프로그램인 ‘인문학 인 포항(in pohang)-슬기로운 인문학 생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강연에서 문 시인은 자신의 장시집인 ‘아우내의 새’를 주제로 유관순 열사의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에 대해 강연한다.‘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문 시인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 ‘별이 드면 슬픔도 향기롭다’,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작가의 사랑’ 등 많은 시집을 냈다.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육사시문학상, 목월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받았다. 해외에서는 스웨덴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하뤼 마르틴손 재단이 수여하는 시카다상을 수상했다. 그의 시집은 해외에서 11개국어로 번역 출간됐고,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경기고 언덕길에는 문정희 시인길이 조성됐다.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이번 강연은 유관순 열사와 그의 정신뿐만 아니라 문정희 시인의 작품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한편, 이번 강연회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s://phlib.pohang.go.kr)를 참고하거나 포은중앙도서관(☎270-4591)으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2-08-30

학술심포지엄 ‘회혼례도첩의 문화사적 이해’ 개최

조선 유교의례의 하나인 회혼례(回婚禮·결혼 60주년 기념 잔치)를 그림으로 나타낸 ‘회혼례도첩’의 문화사적 의미를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은 오는 9월 1일 오후 1시 국립대구박물관 강당에서 학술심포지엄 ‘회혼례도첩의 문화사적 이해’를 개최한다.‘회혼례도첩’은 부부가 혼인한 지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례를 주제로 제작한 화첩이다. 헌수, 전안례, 고배례, 친지대접, 연회 등 5면의 그림으로 이뤄져 있다.이번 학술심포지엄은 국립대구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인 ‘회혼례도첩’의 원형복원 모사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회혼례도첩’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그 문화사적 위상을 재조명하는 자리이다.학술심포지엄은 총 4부로, 7개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구성됐다.1부 ‘회혼례와 회혼례도첩’은 회혼례도첩의 표현 특징과 의미를 살펴보고, 회혼례 관련 기록을 검토해 등장인물 추정을 시도한다. ‘회혼례도첩의 회화사적 성격과 의미’(장진아 국립대구박물관 학예연구관), ‘고문헌으로 살펴본 회혼례 기록 연구’(정대영 국립대구박물관 학예사) 발표로 구성됐다.2부 ‘회혼례도첩 속 복식과 기물’은 회혼례도첩에 표현된 인물의 복식과 병풍, 그릇 등 여러 기물의 특징을 살펴보는 자리이다. ‘회혼례도첩 속 복식’(이은주 안동대 교수), ‘국립대구박물관 소장 회혼례도첩에 재현된 병풍과 그 의미’(김수진 성균관대 교수), ‘회혼례도첩과 조선시대 헌수·축수용 술잔’(윤효정 이화여대 한국문화연구원 전임연구원) 등 주제발표가 이어진다.3부 ‘회혼례도첩의 과학적 분석’은 회혼례도첩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 제작기법을 살펴보고 원형복원을 시도한다. ‘회혼례도첩의 제작기법 연구’(박승원·신용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회혼례도첩의 원형복원 모사 연구’(정두희 영남대 교수) 등 주제발표가 예정돼 있다.주제발표 후에는 이수미 국립광주박물관장을 좌장으로, 발표자와 김수정(서울공예박물관장), 신진혜(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임남수(영남대 교수) 등 토론자가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 종합토론을 진행한다.국립대구박물관 측은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회혼례도첩의 회화적 특징, 회혼례 관련 기록, 등장인물의 복식과 사용 기물, 제작기법, 원형복원 등 분야별 최신 연구성과를 한자리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데 의미가 있다”며 “더 나아가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행사나 의례, 생애와 관련된 사건을 표현한 사가(私家) 기록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행사 당일 현장등록을 통해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8-29

성큼 다가온 가을, 클래식 향연 속으로

“성큼 다가온 가을, 아름다운 선율과 오묘하고 서사적인 클래식의 향연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포항시립교향악단이 오는 9월 1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91회 정기연주회로서 ‘포항시립교향악단 스코티쉬’를 개최한다.유럽을 중심으로 활동중인 차세대 지휘자 지중배(40)가 포항시향과 호흡을 맞춘다. 지 지휘자는 2012년 독일음악협회와 라이프치히 오페라극장에서 공동주최한 독일 오페레타상 지휘자상을 동양인 최초로 수상했다. 거장 지휘자 카라얀이 수석지휘자로 있었던 독일 울름 시립극장과 독일 트리어 시립극장의 수석지휘자 등을 지냈다. 국내에서도 KBS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대전시향 등 주요 악단을 지휘했다.이번 연주회의 문을 여는 곡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다. 시벨리우스는 애국적인 교향시 ‘핀란디아’로 유명한 핀란드 국민 작곡가이자 6편의 교향곡과 다수의 교향시를 발표했다. 젊은 시절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꿨던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바이올린이 아니면 불가능한 여러 표현과 다채로운 기교들로 화려한 연주 효과가 뛰어난 작품이다. 북유럽 대자연의 우수가 가득하고 특유의 오묘하고 강력한 분위기가 매력인 협주곡으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37)이 협연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최고 연주자과정을 졸업한 김재영은 우리나라 현악 4중주단 최초로 국제 모차르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대한민국 실내악 역사를 새로 쓴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이자 뛰어난 음색의 연주자로 평가받고 있다.공연의 후반부는 메인 레퍼토리인 멘델스존 ‘교향곡 3번 스코티쉬’가 연주된다. 독일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인 멘델스존이 남긴 다섯 편의 교향곡 중 마지막 작품으로, 그 시대 복잡한 출판 절차로 인해 작곡 순서와 달리 작품번호가 부여됐다. 멘델스존이 스코틀랜드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작곡한 작품으로 스코틀랜드의 정경과 민속적 색채가 작품 전반에 가득한 아름다운 곡이다.이 공연의 티켓은 전좌석 3천원이며 티켓링크(☎1588-7890)에서 예매 가능하고 잔여석에 한해 공연 당일 현장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공연 관련 기타 문의는 포항시 문화예술과(☎054-270-5482)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8-29

포항문화재단, 구룡포 관광 비즈니스 도전할창업 유경험 청년 파트너 모집

(재)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문화도시 포항의 순환형 문화공영개발 청년문화창업특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청년 파트너 육성 프로그램의 참여자를 오는 9월 16일까지 모집한다.이번 사업은 나열식 창업 강의 형식에서 벗어나 로컬 비즈니스를 통해 청년들이 성장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자 마련됐다. 올해는 구룡포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 사업과 연계해 창업 인큐베이팅·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의 활용을 추진할 계획이다.모집은 포항시를 기반으로 하는 기창업자로, 구룡포 기반 특화된 로컬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창업가, 해양·관광 기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할 창업가를 대상으로 한다.참여자로 선정이 되면 네트워크 참여와 더불어 분야별 현장 전문가 교육을 통해 창업 아이템 개발을 위한 전문가 컨설팅 지원받을 수 있고, 관내외 유명 청년 창업가 매칭을 통한 멘토링 지원과 구룡포 대상지 내 팝업스토어 기획 및 운영 활동을 하게 된다.이번 사업의 프로그램 내용 및 세부 일정, 참여자 혜택 등 추가적인 사항은 모집 기간 내 진행하는 사업설명회에서 들을 수 있다.(재)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구룡포를 무대로 하는 포항의 로컬 크리에이터 발굴 및 육성을 통해 지역자원의 활용 가치를 제고하고, 비전 확산에 필요한 휴먼 네트워크 확보로 토대를 구축하는데에 힘쓰겠다”고 전했다.청년 파트너 육성 프로그램과 관련한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또는 문화도시 포항 SNS 계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8-28

“창조본능 일깨우는 문화예술이 미래성장 동력”

“예술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감은 인공지능 기계의 편리함과는 다릅니다. 문화예술적 가치와 보급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미국의 경제사학자인 리처드 이스털린이 말한 ‘이스털린 패러독스’에 대하여 모든 분야의 지식인층이 들여다봐야 할 때입니다.”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문화예술기획 전공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정휴준(45) 교수.기계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디지털 시대. 그는 문화예술의 중심에서 희망을 나누자고 강조한다. 학부에서 음악과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행정학 박사다. 미술작가, 문화 공연 기획자, 문화홍보기획명인 등 이력으로 생동감 있는 문화의 중심에 몸담고 있으며 장애인 봉사에 열중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지난 27일 정 교수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갑작스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일상에서의 삶을 평온하게 유지한다는 것이 모든 이에게 큰 과제가 되어 버린 듯하다.△2020년 하반기 공연·미술시장 피해 금액이 2천646억 원, 예술인 고용 피해는 1천260억 원, 국립예술단체 상반기 공연 건수는 전년 대비 72%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고 문화예술계는 직격탄을 맞았다는 보도를 자주 접했을 것이다.특히 취소 건수는 공연 9천683건, 전시 1천553건이었다는 말에 실감하듯 문화예술계는 말 그대로 고요했다. 바이러스 시대는 나에게 새로운 예술을 접하며 연구하고 몰입할 수 있는 독립된 시간이 주어진 기회였다.-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는 어떠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나.△곧 다가올 미래사회에서 문화예술분야는 핵심산업이자 국가 핵심동력으로 등장할 것이다. 문화예술경영전공의 공연기획, 문화정책, 콘텐츠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하며 후학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세계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는 문화예술’을 지속적으로 지향하는 이유가 있나.△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전망과 다양한 발전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문화예술교육 분야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는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 문화예술 산업의 변화 양상과 첨단기술 기반의 문화예술 학습과 창작에 필요한 사례에 대해 지표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시하여야 한다. 고품격 콘텐츠를 지속 생산하는 것이 전문문화기획자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자아를 확인하고,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삶을 바라보는 인식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발현될 수 있는지를 차분하면서도 힘 있게 짚어주고 있다.△예전과 달리 예술시장의 창작, 유통방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예술의 개념과 의미는 갈수록 강조될 것이며 인간존중적 토대의 창작에 대해 더 많은 데이터베이스가 쌓여갈 것이다. 새로운 문화계의 일자리, 진정 문화계를 두렵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문화는 소통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국민문화소통시스템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지기 위해 문화가 ‘교류의 장’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미술작가로 두 번의 개인전과 수십 회의 단체전 등 전시회를 열었는데, 대학에서는 음악(성악)을 전공했고, 행정학 박사이면서 미술작가로, 문화콘텐츠 개발 및 공연 기획자이기도 하다. 이렇게나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둔 이도 드물 듯하다.△부끄럽다. 경계는 넘나들 때 더욱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고유한 영역을 인정하며 서로 교류하고 넘나들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 다양한 도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은 문화의 소프트파워가 잘 갖춰져 있다”며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공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간단히 이야기하고 싶다.-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프로젝트도 기획했다. 음악과 미술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나.△건강한 문화예술이 없는 사회는 건강할 수 없다. 21세기 국가경쟁력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문화예술산업은 단순 흥밋거리가 아닌 건강한 사회구조 형성에 일익을 책임지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문화 상품의 세계화’가 ‘문화의 세계화’는 아닌 것 같이 앞으로의 시대는 문화가 경쟁력인 시대다. 사회적 약자, 장애인 등 그들의 상상력은 비장애인들보다 더욱 더 화려하고 유연할 수 있다. 함께 공존하는 선진국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이곳저곳에서 미래에는 ‘4차 산업혁명’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문화 콘텐츠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는다.△아쉽다. 우리나라는 너무나도 많은 문화예술재료가 가득 채워져 있는데도 그 재료를 발굴하는 기술과 응용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안타까움이 있지만 큰 기대도 하고 있다. 문화가 생성되기 전 콘텐츠 개발과 확산 전 예술 등 단계가 참으로 많다. 그리고 난 뒤 ‘돈’이 되는 결과를 만든다. 이런 복잡한 단계를 넘어 뛰어 문화는 콘텐츠이고 ‘돈’이 모두 다라고 판단하는 일부 여론부터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정 교수가 꿈꾸는 문화강대국은 어떤 모습인가.△문화예술의 기능을 정확히 이해한 전문가와 우리나라만의 문화플랫폼을 활용하여 국민과 문화, 경제, 정치, 사회인 모두 자발적으로 공유 되는 초연결 구조가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교육은 기본이다. 다가올 미래는 기존의 방식과 규칙이 아닌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경쟁력이 있다. 문화예술의 본원적 가치는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창의성 향상을 위한 교육과 훈련, 보급이 중요한 시대이다. 창조본능을 일깨우는 문화예술 분야가 미래의 성장 동력이다. 꾸준히 우리나라가 문화강대국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윤희정기자

2022-08-28

‘확실히 알고 있다’는 건 우리의 착각

이제껏 우리가 세상의 변화를 읽고 탐색하는데 사용한 도구들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걸까?경제 전망은 수시로 빗나가고, 선거에서는 엉뚱한 결과가 나오고, 금융 모형이 실패하고, 기술 혁신이 위험 요인으로 돌변하고, 소비자 조사는 현실을 호도하는 현상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우리는 무엇을 간과하고 있는 것일까? 마크 트웨인의 경구처럼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파이낸셜 타임스’ 편집국장이자 인류학 박사인 질리언 테트는 저서 ‘알고 있다는 착각’(어크로스)에서 기존의 사회 분석 도구들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의 복합적인 원인들을 포착할 수 없다고 말하며, 세상 속 진짜 문제를 읽어내기 위한 도구로 인류학을 제시한다.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인류학은 세상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이면에 감춰진 무언가를 포착하고 다른 사람들을 공감하고 문제를 새롭게 통찰하는 학문”이라며 “오늘의 세계에 (인류학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게 이 책의 목적”이라고 밝혔다.그는 “우리의 렌즈가 더럽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저널리스트든 사회과학자든, 타인을 연구해서 먹고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문화적 환경의 산물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게으르게 짐작하고 편견에 휩쓸리기 쉽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우리가 사는 방식을 ‘정상’으로 여기고 다른 방식은 모두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인류학자들은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고 모든 방식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상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질리언 테트는 중국 속담 “물고기는 물을 볼 수 없다”를 빌려와 ‘어항’ 밖으로 뛰어내릴 때 비로소 우리가 속한 문화에서 ‘당연해 보이는 것들’을 외부인의 시선으로 평가하고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사람들의 삶에 들어가 문화를 수용하고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맥락과 가치관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을 때 그 사회에 맞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대표 사례로 소개하며 ‘혁신적 금융 상품’, ‘파괴적 금융 공학’과 같은 용어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리스크가 어떻게 걷잡을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졌는지를 이야기한다.만약 이 사태를 금융 엘리트의 눈이 아닌 인류학자의 렌즈로 바라봤다면 그들이 간과하고 있었던 리스크와 금융계 내부 모순을 사전에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었을 거라고 말한다.그 밖에도 애완동물과 소비자의 관계를 새롭게 해석해 사료 업계에서 반전을 일으킨 소비재 기업 마스의 사례, 에볼라부터 코로나19까지 세계 각지를 휩쓸고 간 전염병 대응 사례를 통해 빅데이터나 통계만으로 놓치기 쉬운 복잡한 세상의 문제를 인류학의 눈으로 새롭게 바라보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방법을 보여준다.우리는 소음이 끊이지 않는 세상에서 살아간다. 인류학의 힘은 우리가 사회과학에 귀 기울이고, 무엇보다도 숨겨진 무언가를 보게 해준다는 점에 있다. 사회과학에 귀를 기울이면 내부인이자 외부인이 되기 위한 민족지학 도구를 수용하고 아비투스와 상호관계, 센스메이킹, 주변 시야와 같은 개념을 차용할 수 있다.질리언 테트는 책 후반부 월스트리트와 워싱턴과 실리콘밸리에서 인류학이 어떻게 사회적 침묵을 밝혀냈는지 이야기하며 우리가 당면한 문제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방법을 소개한다.이런 분석의 틀을 도입해 정치와 경제, 기술을 다른 렌즈로 들여다볼 수 있다. 낯익은 것을 낯설게 보고,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만들고, 세상의 침묵을 경청할 수 있는 힘도 기를 수 있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8-25

삶을 이해하기 위한 사유의 문장 속 ‘인생’

신간 ‘인생’(청색종이)은 1987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중견 작가 하창수(63)가 등단 35주년을 맞아 펴낸 에세이다.전업 작가와 번역가로서 살아오면서 느낀 생각들을 124편의 글로 묶었다. 이 에세이에는 삶을 이해하기 위해 밤새 뒤척이는 깊은 문장들이 가득하다.저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없을 때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서른다섯 번 읽으며 삶이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소설가와 번역가로 수십 년을 지내오면서 삶이 조금쯤 명료해 보일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 세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영원히 규명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할수록 책상에 앉아 한 문장 숙명 같은 언어를 이어가는 작가는 끝내 명확함에 이르긴 어렵더라도 다음 생을 위해 공덕을 쌓듯 써야 한다는 애틋한 기원을 갖고 있다.그는 소설 아닌 글을 많이 썼지만, 산문집을 묶는 데 인색한 건 이해할 수 없는 삶에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마지막 산문집이라 생각하고 무거운 표제를 달았다”고 한다.포항 출생인 하창수 작가는 1991년 장편소설 ‘돌아서지 않는 사람들’로 한국일보문학상, 2017년 단편 ‘철길 위의 소설가’로 현진건문학상을 수상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8-25

‘한 땀 한 땀’ 전통소재로 역사적 아픔 보듬어

포항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경신(Magenta Kang) 작가가 ‘Through Korean Eyes’를 주제로 포항 북구 중앙동의 문화예술창작지구(꿈틀로) 갤러리M(관장 최수정)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강 작가는 한국의 보자기와 먹그림으로 작업한 30점의 독특한 작품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To end all wars’은 4개의 패널로 이뤄져 있는데, 전통적인 한국 조각보 기법인 쌈솔 바느질로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영국식 대성당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강 작가 아버지의 모시옷과 제부의 상복을 뜯어서 만든 조각보에 작가가 거주하고 있는 영국 일리(Ely)의 전쟁추모기념관에 있는 제1차 세계대전 전사자 223명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Borderline’은 한반도의 분단으로 인한 아픔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한반도의 가운데에 그어진 38선이 수많은 사람에게 가하는 아픔과 슬픔을 3D 보자기 스타일로 드러낸 것이다. 3D 보자기 스타일은 각기 다른 색상의 모시 삼각형을 꿰매어 만들어낸 강 작가의 독창적인 창작 방식이다.최수정 갤러리M 관장은 “강경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역사가 인간에게 가한 상처를 보자기, 한복 천, 모시옷 등 한국의 고유한 소재로 드러내면서 동시에 그 상처를 따뜻하게 치유해주는 작품을 펼쳐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포항에서 태어나고 자란 강경신은 서울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1997년 영국으로 건너가 센트럴 세인트 마틴대학에서 공부했다. 그 후 런던에서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일했고, 2012년 웨스트 딘 칼리지 인 칙체스터에서 미술 석사학위를 받은 뒤 캠브리지셔의 일리에 정착했다.강경신은 “도장과 인쇄업을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한테서 삶과 예술에 관한 많은 것을 배웠다. 아버지는 거의 매일 새벽마다 한문 서예를 가르쳤는데, 그 시간에 삶과 예술의 기본을 익혔고, 그것은 동시에 내 예술의 이정표가 되었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8-24

아태평화교류협회 ‘평화친구’ 제7호 출간

‘평화친구’ 제7호 아태평화교류협회(대표 안부수)가 지난 2020년 12월 독자들의 마음에 ‘평화 텃밭’이 되겠다는 취지로 창간한 계간지 ‘평화친구’(아시아) 제7호가 올해 여름호로 최근 출간됐다.이번 호에서는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가 진행한 제4차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봉환 및 안치식 과정을 자세히 소개한다. 아태협은 2004년부터 이번 4차 유골봉환까지 총 215위의 유골을 국내로 봉환, 안치했다. 2022년 6월 30일 제4차 유골봉환에 모셔온 38위는 대일항쟁기 당시 노무동원으로 일본으로 끌려가 희생당한 ‘강제동원 희생자유골(16위)’ ‘강제동원 피해생존 사망자 유골(13위)’ ‘강제동원피해 유족의 유골(9위)’로 구분된다.안부수 아태협 대표는 기획 연재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발굴과 조국 봉환 현장을 가다’를 통해 사할린, 홋카이도 등지로 강제동원된 피해자와 피해사실을 조사한 일지를 공개한다.‘평화친구 이야기’에서는 권서각 시인이 권정생 선생을 향해 보낸 애달픈 편지를 소개한다. 또 권정생 선생이 5·18 꼬마 상주 조천호 군에게 보낸 편지를 함께 읽으며 평화를 향한 열망을 되새겨본다.이밖에도 박항준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의 칼럼과 ‘내 안의 평화’를 위한 김용국 시인의 시와 산문 등 독자들의 마음에 ‘평화 텃밭’을 가꿔줄 글들을 담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2-08-24

금관총 출토 ‘이사지왕’의 큰 칼 한자리에

국립경주박물관은 다음달 12일까지 신라역사관 제2실에서 경주 금관총에서 출토된 ‘이사지왕’(尔斯智王) 글자가 새겨진 큰칼 3점을 전시한다.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신라 금관이 나온 금관총은 1921년 가옥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됐다. 2013년과 2015년에는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에서 각각 ‘이사지왕’과 ‘이사지왕도’라는 명문이 확인된 바 있다. 관련 유물 2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1점은 국립경주박물관에 각각 전시돼 있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던 유물을 경주로 옮겨 금관총의 주요 출토품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왕릉급 무덤으로 추정되는 금관총은 대표적인 신라 고분이다. 신라 무덤은 주인공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금관총에서는 ‘이사지왕’이라는 글씨를 새긴 칼이 출토돼 무덤 주인을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이사지왕이 실제 누구인지는 현재 명확하지 않지만, 이 칼로 볼 때 500년 직전 사망한 신라 왕 또는 최고위급의 왕족 중 한 사람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이 칼은 신라 왕의 이름을 새긴 가장 오래된 유물의 하나로서의 학술적 의의도 크다. 이 칼을 발견하기 이전 신라 왕의 이름은 냉수리 신라비(503년 추정)에 나오는 것이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사지왕은 그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8-24

27일 포항문예회관서 ‘별이 빛나는 포항 공중그늘’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27일 오후 5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2022 별이 빛나는 포항 공중그늘’을 개최한다.‘2022 별이 빛나는 포항’은 포항 출신 또는 포항과 인연이 있는 연주자들을 소개하고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와 같은 공연을 선보이는 포항문화재단의 자체 기획 프로그램이다.지난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성황리에 진행된 바 있으며, 올해 역시 새로운 포항 출신의 아티스트를 발굴해 시민에게 소개함으로서 지역 출신 연주자들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2022 별이 빛나는 포항’은 지난 6월 10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야외공연장에서 포항시민의 날 기념으로 개최된 ‘정밀아×재주소년×종코’의 무대를 시작으로 27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공중그늘’, 11월 19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이필기’, 12월 10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박영성×김화종×고이삭’까지 연중 4회차의 시리즈로 구성됐다.이번 27일 공연에 출연하는 ‘공중그늘’은 평소 친하게 지내지만 서로 다른 일을 해오던 친구들이 길지 않은 젊은 시절을 함께 보내고자 지난 2016년 결성된 인디밴드로 사이키델릭 팝·록, 드림팝, 신스팝, 슈게이징, 레게 등 다양한 음악에서 영향을 받아 문학적인 가사와 함께 풀어낸다. 2018년 디지털 싱글 ‘파수꾼’과 2020년 첫 정규앨범 ‘연가’를 발표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공중그늘’의 멤버 중 이장오(메인보컬·기타)와 이해인(드럼)은 포항 출신으로 형제지간이며, 경성수(기타·코러스), 이철민(베이스), 안주성(신디사이저)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관람료는 전석 1만원이며, 티켓링크 홈페이지(www.ticketlink.co.kr) 또는 전화(☎1588-7890)로 예매가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2022-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