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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빛 머금은 달항아리 청초한 아름다움에 ‘매료’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3-06-14 18:35 게재일 2023-06-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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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 초대 개인전-30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 <br/>기교 보이지 않고 후덕함 담아<br/>캔버스 위 우아한 도자 돋보여<br/>조선 백자 기품 간직한 채 재현
김선作
김선作

조선백자 달항아리를 캔버스에 옮겨 단아하면서 우아한 조형미를 뽐내는 작품으로 한국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김선 작가의 초대 개인전이 오는 30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경주예술의전당 내)에서 열린다.

김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달항아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은근히 발산되는 청초한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특징을 보인다. 화려하지 않지만 달항아리의 고운 자태에 감상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밝은 보름달에 비친 듯 옅은 옥빛 색깔에 매료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의 대표적 미술품 백자의 기품을 간직한 채 재현해 옛 장인들의 기술이 옮겨온 듯 재미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김선 작가의 달항아리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김 작가의 달항아리 작품은 재료와 기법이 독특하다. 김선은 화면의 밑 작업을 세밀하게 드로잉하면서부터 그림을 시작한다. 어느 정도 진행됐다 싶으면 혼합재료를 사용해 비율에 따라 체계화하면서 기억된 몸의 데이터에 따라 칠의 두께를 정하고 미묘한 색채의 감성을 살려 표현해 간다. 회화적인 기법으로 두께감이 없으면서 부피감을 살린 작가만의 노력과 탐구의 결과물이다. 질료 내구성에 따라 마르는 시간이 차이가 나며 그 속성에 따라 갈라짐(빙렬) 효과가 실체처럼 드러나 입체적인 달항아리보다 더 매력을 발산한다고 볼 수 있다. 김선은 10여 년간 조선 도공의 심정으로 덧칠에 따른 빙렬 효과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탐구하면서, 평면 작업에서 도자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재료에 관한 연구를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김선의 달항아리 그림은 뛰어난 기교를 바탕으로 표현했지만 기교가 보이지 않고, 후덕한 마음으로 함께 나눔을 행복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지금은 거의 잃어버린 선조의 정신과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김선 작가는 충남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그동안 개인전 21회, KIAF ART SEOUL, week(룩셈부르크)싱가폴어포터블 등 단체전 200여 회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 수채화공모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대여성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현대조형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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