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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정과, 경주 대표 전통음식 만들 것”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3-06-06 17:57 게재일 2023-06-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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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농업회사법인 서가 대표 염미숙<br/>‘2022 케이 포레스트 푸드’ 선정<br/>은은한 향과 달콤·쫀득한 식감<br/>누구에게나 친숙한 간식 변신 중<br/>궁중 제조 방식 강의·‘명인’ 준비
염미숙 농업회사법인 서가 대표

“도라지는 홍삼과 견줘도 효능이 뒤떨어지지 않는 임산물이지만 해외에서는 아직 생소합니다. 해외시장을 개척하여 외국에도 도라지의 효능과 품격있고 몸에도 좋은 한국의 디저트를 널리 알고자 노력하는 중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은 물론이고 베트남과 캐나다에서도 도라지가 호흡기 질환 예방과 면역기능의 향상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어요, 더불어 가공식품인 도라지정과와 도라지청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케이 포레스트 푸드(K-forest food)를 대표하는 품질 좋은 제품을 수출해서 한국의 임산물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도라지는 한식 밥상에 오랫동안 함께 한 식재료다. 건강에도 좋고, 재배와 저장에 용이해 옛 선조들이 귀하게 여겼다. 조선의 조리서에도 도라지를 주재료로 한 음식이 많다. 그러나 도라지는 그저 나물이나 무침 등의 반찬으로 만나게 된다. 대부분의 과일을 오랜 시간 당에 끓여 정과로 만들면 훌륭한 간식이 되듯이 우리의 식재료 도라지로 한국의 대표 간식 도라지정과를 만드는 농업회사법인 서가의 염미숙 대표를 만나 도라지에 대한 무한애정을 들어봤다.

 

-도라지정과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20대부터 경주의 치술령 끝자락 석계에서 25년간 식당을 운영했다. 요식업을 하면서 우리의 전통음식 공부를 꾸준히 했다. 한식이나 폐백, 다도, 사찰음식, 전통주 등의 전통음식을 배우다 궁중음식의 우수성을 알게 되었다. 이때 배운 도라지정과를 손님들에게 후식으로 제공했더니 반응이 매우 좋았다. 이것만 따로 만들어도 좋은 사업이 되리라 판단했다. 2017년 서가를 설립하면서 도라지 가공식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9년 서가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하였다. 100% 국산도라지만을 재료로 쓰는데 이곳 경주는 물론 경북은 좋은 도라지를 생산해서 공급하는데 최적지였다.

 

-앞서 코로나19 이후 도라지정과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졌다고 했는데?

△회사를 설립하고 2년만에 코로나19가 닥쳤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판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온라인 판매로 무게 중심을 옮긴 전략이 통했다. 현재 서가의 주된 판로는 온라인으로 매출액의 80% 정도가 온라인 실적이다. 국내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 네이버스토어, 아이디어스, 11번가 등에서 판매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미국에 수출을 시작했다. 2021년에는 약 5천600만원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해외 판매를 늘리기 위해 국내외식품박람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도라지정과 제조과정을 알고 싶다.

△정과는 고려 시대부터 명절이나 잔치에나 먹던 귀한 간식으로 당에 오랫동안 졸여, 재료 특유의 향과 은은한 단맛이 살아 있다.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으로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이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한국의 전통디저트로 제조하고 싶었다. 도라지정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원료인 도라지다. 경주 도라지 외에도 도라지 주산지로 알려진 경북 예천과 안동, 경기도 여주에서 생산되는 3년산 도라지만을 사용한다. 1~2년산으로 만들면 육질이 물러져 비싸더라도 3년산 도라지만을 고집한다. 도라지는 고온에서 건조과정을 거치면 표면이 딱딱해진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저온으로 건조과정을 거치는 것이 또 하나의 제조비결이다. 조상 대대로 이어 온 방식을 고집해서 제조한다. 특히 우리 도라지제품은 절임 과정을 온도에 따라 세 과정으로 나눠 진행하기 때문에 도라지 전체에서 달콤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또 30℃가량의 저온에서 건조과정을 거쳐 도라지 식감이 딱딱하지 않고 쫀득하다.

 

-서가와 도라지정과의 미래 비전은?

△신라부터 이어온 천년도시 경주에 걸맞는 전통음식이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만들어진 황남빵 정도가 있고, 경주의 농산물이 원료인 것도 아니다. 경주의 찰보리로 만든 찰보리빵도 최근에 개발된 음식이다. 고도 경주에 걸맞는 전통 음식이 있으면 딱 좋겠다 싶었다. 경주에서 주로 생산된 전통식재료로 만든 도라지정과가 대표성을 가지면 좋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정과와 청은 젊은이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간식이라 그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실험하고 개량하는 등 좋은 전통간식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특히 직접 백태를 갈아 만든 콩고물에 묻힌 콩고물 도라지정과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한 간식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이 주관한 ‘2022 청정임산물 대축제’에서 임산물 국가통합브랜드 K-FOREST FOOD에 선정됐다. 우리나라의 대표임산물로 선정된 것이다. 해외 수출에도 한껏 힘쓸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도라지 식품명인을 준비하고 있다. 도라지정과에는 아직 명인이 없으니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강의를 통해서 조금 궁중 제조 방식에 대해서 후손들에게 전하는 작업도 현재진행 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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