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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관람객 오감 만족 포항 `월월이청청` 큰 박수갈채 받아

포항문화원(원장 배용일) 월월이청청보존회(회장 최금란)가 최근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열린 (재)생활문화진흥원이 주관한 `2016 전국생활문화제`에 초청 참가, 멋진 무대로 관람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며 큰 박수를 받았다. 월월이청청보존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이번 축제에 회원 35명이 참가해 전국 12개 시도에서 120여 개 생활문화동호회, 1천500여 명이 관람한 가운데 개성과 열정을 담아낸 완벽한 월월이청청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특히 마지막 순서에서는 월월이청청보존회원들과 관람객이 모두 하나 돼 월월이청청을 함께 펼치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해 환호가 이어졌다.전국 시도를 대표하는 생활문화동호회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이번 축제는 생활문화동호인들과 서울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전 세대가 어우러진 화합의 한마당 축제로 펼쳐졌다.월월이청청은 전라도 해안지방에서 전승되는 강강술래와 비교되는 동해안 지역 대표적 여성집단 전통놀이로 정월대보름을 비롯해 보름달 밤 마을 처녀들과 새댁이 손에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며 원을 만드는 춤이다.안수경 포항문화원 사무국장은 “이번 전국생활문화제를 통해 포항 여성의 신명난 놀이문화를 보다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된 것 뿐 아니라 전국의 생활문화인들이 함게 즐기게 돼 더욱 기쁘다”면서 “일상 속 더 많은 사람들이 월월이청청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한편 포항문화원 월월이청청보존회는 2008년 4월 결성돼 최경미, 최현화씨에게 지도를 받아 `제2회 전국 강강술래 경연대회`최우수상,`2015 온겨레 강강술래한마당`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지역의 대표적 전통놀이인 월월이청청을 전승하고 알리고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현재 최고령인 최금란(75) 회장을 비롯해 포항 지역의 65세 이상 여성 10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7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감동의 무대였다”

지난달 6일 개막작 오페라 `라보엠` 연을 시작으로 한 달간 진행된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지난 5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폐막 콘서트 및 오페라 대상 시상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 오페라축제에서 오페라 대상은 오스트리아 린츠극장이 제작한`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가 차지했다. 특히 본격적인 발레오페라로서 정통 오페라에 상상력을 더한 특별한 연출과 심플한 무대,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발레를 중심으로 이끌어가면서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안겨줬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특별상은 국립오페라단 초청 오페라 `토스카` 지휘를 맡아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은 리 신차오가 수상했다. 성악가상은 개막작 `라 보엠`에서 무제타역을 맡아 열연한 소프라노 배혜리씨가, 신인상은 역시 `라 보엠`의 마르첼로역을 맡은 바리톤 이동환씨가 받았다. 공로상은 축제의 시민자원활동가인 오페라필에 돌아갔다. 수상자들에게는 오페라축제가 특별히 제작한 상패와 상금 총 600만원이 수여됐다.한편 올해 오페라축제는 매 공연 관객들의 호응과 만족도가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축제기간 관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축제 전반의 만족도가 `매우 만족(32%)`, `만족(54%)` 등 응답자의 86%가 압도적으로 만족을 표현한 것.이와 더불어 올해 오페라축제는 다양한 교류협력 확대 면에서도 큰 성과를 보였다. 지역간·극장간 교류협력 확대로 축제의 외연 확장을 이뤄내며 이번 축제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평가됐다.개막오페라 `라 보엠`은 광주시오페라단과 협력제작 했으며, 폐막오페라 `카르멘`은 성남문화재단과 협업무대로 올렸다. 해외극장의 참여도 2개 작품으로 전년도 대비 확대됐으며, 관객조사 결과 축제 관람을 위해 대구를 찾은 외지 관객도 35% 정도로 추산됐다.이밖에 올해 오페라축제는 `티켓판매실적`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 기간 중 주요 오페라 5개 작품, 총 11회 공연을 진행해 티켓판매총액이 전년도 대비 30% 정도 증가한 것.실제로 지난 9월말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여파로 국내 공연계 전반에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 막을 올린 `오페라축제`여서 티켓판매에 있어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티켓판매총액이 많아진 것. 이번 축제에, 전에 없던 10만원석이 만들어졌으며, 무료초대를 없애고 대부분의 객석을 유료로 판매한 결과로 나타났다.이번 오페라축제 동안 5개의 메인 작품 공연을 비롯해 살롱 오페라 스트라빈스키 `오이디푸스 왕`, 토크콘서트, 전시회 등이 진행됐다.배선주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대구시, 오페라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열정, 최선을 다해 공연에 임해준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 대구오페라하우스 전체 직원들과 자원활동가들 모두가 한마음이 된 결과”라며 “다가오는 2017년 축제 역시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통해 더욱 발전하는 오페라축제로 만들어갈 것”을 다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7

해설이 있는 20세기 대표 음악

▲ 지휘자 윤현진지난 3월부터 바로크, 고전, 낭만, 오페라 시대를 거쳐 온 대구 수성아트피아 화요음악여행의 종착지는 `20세기 음악`이다. 대중들은 현대음악이라 일컫는 20세기 음악을 `어렵다`,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평하지만, 11월 화요음악여행을 만난다면 이러한 편견을 버릴 수 있다. 20세기 음악은 기존의 틀을 벗어난 자유와 금기에의 도전, 실험정신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리고 유럽을 넘어 다른 대륙의 음악을 만나고, TV, 영화와 만나면서 지금은 우리 곁에 늘 함께하는 음악으로 다가왔다. 오는 8일 오전 11시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열리는 11월 화요음악여행에서 음악칼럼니스트 정준호의 해설과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20세기 음악의 매력을 파헤쳐본다.11월 화요음악여행의 지휘를 맡은 윤현진은 세계 최고 권위의 프랑스 브장송국제지휘콩쿠르 제53회 결선무대 진출, 포르투칼 리스본젊은지휘자콩쿠르 공동2위 등 유럽 주요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2014년 서울시립교향악단 주최로 열린 정명훈 지휘 마스터클래스에서 단원투표 최고점수와 함께 최우수 신진지휘자로 선정돼 우리나라 지휘계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연주를 맡은 대구MBC교향악단은 수성아트피아 상주단체로 활동하며, 지역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음악여행의 가이드는 음악칼럼니스트 정준호가 맡는다. 2년간 수성아트피아 마티네시리즈의 해설을 맡은 정준호는 KBS 클래식FM `실황음악`을 10년 째 진행하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정준호는 이번 공연에서 여러 영상자료를 이용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이날 공연의 프로그램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음악들로 구성됐다.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 바르톡의 `루마니아 민속 춤곡`, 존 케이지의 `4분 33초`, 아이브스의 `대답 없는 질문`, 프로코피에프의 `고전교향곡` 등이 연주된다.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은 조성의 모호성을 알리며 20세기 음악의 전주곡이라고도 불린다. 아이브스의 `대답 없는 질문`은 3개의 선율층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소리를 만들어낸다. 제목처럼 3개의 선율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질문과 대답은 평행을 달린다. 존 케이지의 `4분 33초`는 현대음악사에 일대 사건으로 기록된 곡이다. 출연진의 연주가 아닌 일상의 소리로 연주가 이뤄지는 4분 33초의 시간은 음악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7

통치의 종말…인간회복의 정치

`말하는 입과 먹는 입`,`제국일본의 사상`의 저자이자, 조르조 아감벤의 `예외상태`, 카를 슈미트의 `정치신학`등 다양한 책들을 번역·소개해온 연세대 국학연구원 김항 교수의 신작 `종말론 사무소`(문학과지성사)가 출간됐다.이 책은 조르조 아감벤, 발터 벤야민, 미셸 푸코, 카를 슈미트, 위르겐 하버마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에 응답하거나 대립했던 위대한 사상가들 간의 논쟁을 교차시키며 분석한다. 그를 통해 근대 통치질서의 실체를 밝히고, 인간의 삶을 `벌거벗은 생명`으로 치환해 통치의 대상으로 삼는 `오이코노미아-생명정치`의 패러다임에 맞서 인간이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행위인 `정치`의 가능성을 타진한다.저자는 20세기 이후 서양 정치철학의 근저에 흐르는 종말론적 사유를 들여다본다. 조르조 아감벤은 질서정연한 관리, 즉 오이코노미아(oikonomia)의 통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벤야민을 끌어들인다. 종말론은 인간을 대상화해 권력과 법의 지배를 집행하는`통치`로부터 인간을 존립하게 만드는 고유한 행위인 `정치`를 분리해낸다.이 책은 `종말론 사무소` 이외에도, 벤야민과 슈미트 사이의 숨겨진 논쟁을 논제로 삼아 예외상태를 둘러싼 서구 정치사상의 근원적 대립을 분석하기도 하고, `적`이라는 개념에 대한 칼 슈미트, 레오 스트라우스, 프로이트의 논의를 검토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인 것`의 재구성을 향한 20세기적 상상력의 전용 방향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층위에서 `정치`의 문제에 접근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4

읽는 이를 아름답게 만드는 힘

박정대(51) 시인의 여덟번째 시집 `그녀에서 영원까지`(문학동네)가 출간됐다.총 43편의 시가 총 200페이지에 담겨 있는데 앞서 출간된 시인의 시집들처럼 읽는 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시라는 형식의 모양새가 있다면 그 틀을 깨고자 태어난 박정대 시인의 언어들은 때론 덩어리로 때론 파편으로 뭉쳤다가 흐트러졌다가 제 안의 제 음악에 이끌려 제 몸을 부리면서 `자유`를 말한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말을 타고 검독수리로 사냥하는 사람을 자유라 부른다지// 카자흐스탄의 언어적 관점으로 보면 나는 자유”(`자유`)라고 노래한 시인은 “그게 누구든 그게 무엇이든 자유를 노래하는 건 그들의 자유/ 스스로 꿈꾸고 스스로 노래하는 자유는 만인의 의무”(앞선 시)라며 이 한 권의 시집 속 절제절명의 `멋`을 그 `자유` 안에서 맘껏 부린다. 그와 동시에 읽는 우리로 하여금 `자유`를 온몸으로 통과해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시집은 접기보다 밑줄 긋기를 능하게 만드는 재주를 갖고 있다. 한 줄 한 줄 감해 접어가며 읽기도 가능하겠지만, 한 문장 한 문장 무너져 밑줄 그어가며 읽을 때 그 탄복의 푸른 멍은 거기 더 오래 배일 것이다. 말을 좇지 않고 그 말들을 제 뒤로 좇게 만드는 힘, 그건 억지로 부릴 수 있는 완력이 아니다. 쓰는 자와 부르는 자의 묵묵함이 읽는 자와 듣는 자의 심장을 건드릴 때 그건 완벽한 시이자 노래일 터, 주저 없이 그를 베가본드(vagabond)라 칭해본다. 그는 이렇게도 여전히도 청춘의 심벌이다. 그는 이렇게도 여전히도 시가 전부인 사람이다.강원도 정선 출신인 박정대 시인은 올해 등단 26년차를 맞았으며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그간 주요 문학상을 휩쓸었다. 현재 무가당 담배 클럽 동인, 인터내셔널 포에트리 급진 오랑캐 밴드 멤버로 활동중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4

길과 거리,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우리의 삶

국내의 내로라는 토목공학 전문가이자, 다수의 교량과 터널 공사에 참여한 김재성 동명기술공단 부사장이 `본격 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을 두 번째로 펴냈다. 지난해 초 나온 `문명과 지하공간`(문화체육관광부 세종도서)이 땅 밑 공간의 확장은 어떻게 문명을 이끌었는가를 역사적으로 살폈다면, 이번에 선보이는 `미로(美路), 길의 인문학`은 `길`을 사유의 대상으로 삼아 역사 속 이야기와 사색을 구불구불 펼쳐내고 있다. 집 나오면 길이라는 말이 있듯, 인간에게 길처럼 평생의 동반자도 없을 것이다. 집에서 자고 길에서 걷는 인간은 산을 깎고 바다를 메워 길을 만들어왔으며, 땅 밑에도 하늘에도 길을 냈다. 출퇴근길도 길이지만 하늘을 나는 새의 길도 길이고, 지하수가 흐르는 길도 길이며, 카톡을 주고받는 비트의 길도 길이다. 그 길의 네트워크를 머릿속에서 한번 그려볼라치면 이 얽혀 있는 난마와도 같은 길이 카르마로 다가오기도 하고,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해묵은 명제를 헤아리게 되기도 한다.저자는 이 아득한 길의 교차로에서 우리를 본능적으로 이끄는 매력적인 길을 골라서 총 6부의 목차에 담아냈다. 제1부에서 그 첫 자리에 오는 것은 `생각의 길`이다. 모든 현실적 길이 `생각`이라는 실타래에서 풀려나왔듯이 저자는 길의 시초를 생각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모여 있는 공간으로 도서관의 역사를 탐험한다. 바벨의 도서관에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성 카타리나 수도원 도서관에 잠들어 있는 고대의 생각들을 깨우고, 금서의 역사, 책을 불태운 인간들,`장미의 이름 `속 이야기 등을 통해 `생각과 책과 도서관이 만들어내는 미로`속을 거닌다.사유는 이어져 유년의 숲길에 해당하는`동화` 속 길을 다루고 신화 속의 미로의 세계를 엿보기도 한다. 낯선 곳을 향한 생명의 의지가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현상을 길의 원동력으로 살핀`낯선 길을 찾아서`에서는 모나코 나비의 여로, 빙하가 만든 피요르드, 생명에 깃든 정교한 길은 혈관과 신경망을 언급함으로써 길의 지평에 대한 상상력을 촉발시키기도 한다.길을 화두로 삼아 집필을 시작한 저자의 행로는 제2부에서는 `나를 찾아 떠나는 길`을 통해 순례와 종교적 세계에서의 길을 다루고, 제3부에서 `유랑`이라는 인류사의 시원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변치 않는 숙명과도 연결된다. 제4부에서 6부까지는 수로와 운하와 옛길을 살피면서 문명화 과정의 실제 역사에서 길이 분화되어온 경로를 더듬는다. 여기서 터널은 길의 경계를 허물고, 다리는 길의 틈을 잇는다.“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 그것을 찾으려는 첫째 조건은 망각에 대한 기억이다. 잃어버린 것이 무언지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오래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 무관심했다. 나는 인간이 만들어온 길과 거리에 대해 말할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던 우리의 삶에 대해서도 말할 것이다. 무엇보다 아름다움과 정겨움에 대하여 느린 소의 걸음으로 이야기할 것이다. 이 글은 생각을 달리하는 글과 조율하거나 동조하면서 조금씩 아름다운 길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접근해 갈 것이다. 그 모든 관점과 사색이 글을 읽는 사람의 생각과 동조되면서 도시를 마땅히 있어야 할 곳으로 이끌고 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기를 희망한다.” (프롤로그)/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4

`인간에게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전환적 사유

사람은 평생동안 일을 하며 살아간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사람은 지친다.`일철학`(판미동)은 이처럼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일`이란 행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기술이나 처세의 측면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책이다.저자 박병원씨는 그 실마리를 서양의 철학이나 이론이 아닌, `중론`을 비롯한 불교의 가르침에서 찾는다. “일이란 단순히 잡(job)이나 `워크`(work)가 아닌, 세상 속에서 사람이 임하는 일종의 액션(action)”이라고 규정하고, “일은 우리 삶의 구체적인 좌표이자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이며, 모두가 다 즐기며 피안에 이르는 뗏목”이라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인간의 본성과 능력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직면하고 있는 오늘날, 앞으로의 인간의 일은 무엇이고 그 일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 자각하고, 그에 맞는 자세를 갖추기 위한 실질적 기준을 제시한다.30년 가까이 다양한 현장에서 역동적으로 일하며 독자적인 학문체계를 쌓아 온 `현장(現場) 철학자`인 저자의 날카로운 문제제기, 묵직한 철학적 사유, 미래 지향적인 비전이 담겼다.특히 직업적 의식이나 경제적 가치로 국한되는 일뿐만 아니라 `사회역사적 관계 맺기로서의 일`에 주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람과 세상을 잇는 다리로서,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임을 밝히고, `일자리 창출`보다 시급한 것은`일의 본래 가치 회복`임을 천명하며, 일을 일답게 정립해 사회역사적 건강성을 담아 낼 수 있는 새로운 공론의 장을 함께 고민해 나간다.취업활동이나 효율적인 일의 기술, 직장에서의 처세 등에 매몰돼 정작 내가 지금 하고 있는`일`자체에 대해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일이란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고민해 보며 좀 더 인간다운 삶으로 이끄는 성찰과 변화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저자 박병원씨는 이 책에서 “일의 속성은 사람의 존재속성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계속성도 아닌, 존재와 세계가 소통하는 그 원리를 대변하는 현상적 표상”이라고 말하며, 사람과 세상을 잇는 매개 개념으로서 일의 영역을 정의한다. 이는 철학 일반에서 쓰이는, 무가치한 요소들까지 포괄적으로 포함되는`행위(行爲)`라는 개념과는 다르다. 여기서 `일`이란 사람과 세상 모두에 유의미한 가치를 창출하는 통로가 될 때에만 성립된다. 개인의 행위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행위가 될 수 있는, 즉 개인의 욕구가 사회적 합리로 결합되고 승화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보편타당한 행위가 `일`이며, 궁극적으로 그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아실현`을 하고, `사회성`을 획득하며, `역사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때 비로소 일다워진다는 것이다.1부 `고(苦)- 세상의 고통`에서는 저성장, 일자리 대란, 신계급사회, 관료의식 등 우리가 당면한 시대적·사회적 현실의 고통을 진단하고, 2부 `집(集) - 고통의 뿌리`에서는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춰 `관계의 상실(무명)·기준의 상실(애욕)·목적의 상실(집착)` 등 개인의 고통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낱낱이 해부한다. 3부 `멸(滅) - 일철학 선언`에서는 관계를 관계답게(무잉여 선언), 가치를 가치답게(타당성 선언), 존재를 존재답게(투명성 선언) 복원하자고 선언하고, 4부 `도(道)-시절의 물결`에서는 기존의`직업적 인간`을 넘어서는 `일이있는 인간`이라는 새로운 인간 유형이 미래사회의 핵심 구성원으로 등장할 것을 예견하며, 앞으로 지향해야 할 구체적인 대안으로 공공, 품류, 체계화 등을 제시한다.저자는 기성의 관습적 조직 생리, 직업적 행태에서 벗어나 개인 스스로 사람과 세상과 일을 근본적으로 재사유하고 깊이 있게 성찰해야 함을 책 전반에 걸쳐 강조한다. 나아가 사고와 인지 능력을 기반으로 나 자신에서부터 모든 행위를 출발하는 `생각하는 인간(호모 사피엔스)`의 시대는 저물고, 앞으로 사회역사적 건강성을 지닌 `일이 있는 인간`의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전망한다. 기능, 스펙, 직무를 중요하게 다루던 과거의 낡은 집단성에 속한 `직업적 인간`을 넘어 이전 조직 사회에서는 보지 못했던 성숙된 개별자들, 즉 `일이 있는 인간`들이 만들어 갈 새로운 집단성(체계화)에 주목하자는 것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11-04

천주교 대구대교구 4대리구, 5일 `성경암송대회`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교구장 대리 원유술 신부)는 20일 성서주간을 맞아 오는 5일 오후 2시 4대리구청 강당에서 `2016 4대리구 성경암송발표대회`를 연다. 대구대교구가 오는 19일 개최하는 제8회 대구대교구 성경암송발표대회 예선을 겸하는 자리다.4대리구내 포항, 경주, 울릉 지역 본당 별 각 부문별로 개인 33명, 9개팀 73명이 참가해 △개인 유치부, 초등부, 중·고등부, 청년부(20~34세), 장년부(35~64세), 노년부(65세 이상) △단체 학생부, 성인부(대학생부터), 가족부 등을 나뉘어 암송한 성경을 발표한다.발표 내용은 마태오 복음, 히브리서 중 제한된 시간 내의 연결된 단락을 발표한다. 발표 시간은 초등부·유치부는 1분 30초, 노년부·장년부·청년부·중고등부 2분, 단체 3분 등이다.시상은 일반부(노년부·장년부·청년부) 최우수상 3명, 학생부(중고등부·초등부·유치부) 최우수상 3명, 단체 부문별 최우수상 3팀, 각 부문별 1명(팀) 우수상 6명 3팀에게 상장과 상품을 수여한다.각 부문멸 최우수상 입상자 및 팀은 교구대회에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제4대리구 교구장 대리 원유술 신부는 “천지창조 때부터 모든 것을 이뤄나간 것은 말씀”이라면서 “세상살이에 대한 고통의 치유도, 새로운 시작의 기쁨도 말씀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대회 취지를 설명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3

“포항복음화·교인 영적성장 총력”

포항지역 기독교 교회들이 11월 들어 부흥회, 전도잔치, 노방전도, 성경공부, 음악회 등을 열고 교인들의 영적성장과 지역복음화를 이어간다.포항동부교회(담임목사 김영걸)는 추수감사주일인 6일 오전 11시`잃었다가 찾아 내었노라`를 주제로 전도잔치를 연다.동부교회는 이날 700명의 주민들을 초청,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점심을 대접한다. 말씀은 김영걸 목사가 전한다.13일 열리는 교회 중창단 발표회에도 한 차례 더 주민들을 초청해 복음전파를 이어간다.교회는 지난 9월 말부터 전도잔치에 초청할 주민들을 위해 매일 3회씩 기도하고 매주 3회씩 연락하는 등 관계를 형성해 왔다.포항하늘소망교회(담임목사 최해진)는 12월 18일까지 7주간 `나·예·삶` 교육과정의 성경공부를 진행한다. 성경공부에는 새가족 31명, 리더 7명, 찬양사역자 7명 등 모두 45명이 참여한다.나·예·삶은 나를 알고 예수님을 알고 삶의 가치관을 알아가는 과정이다.특강은 최해진 목사가 한다.최 목사는 매주 오후 6시30분~9시 `나는 누구인가요?`, `나는 행복한가?`, `예수님은 누구인가?`,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하나요?`,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인가?`, `왜 교회와야 하나요?`, `행복한 신앙생활은?`등의 제목으로 강의한다.수강생들은 교회서 제공하는 저녁식사를 한 뒤 특강을 듣고 50분간 풍성한 조별나눔의 시간을 갖는다.부흥회도 이어진다.포항연일교회(담임목사 김의환)는 13~15일 정성진 목사를 강사로 초청해 심령부흥회를 연다.부흥회는 13일 오후 7시30분 시작, 매일 오전 5시, 오후 7시30분 등 모두 5회 진행된다.정 목사는 장신대와 한국방송통신대학, 장로회 신학대학원 신학과를 졸업하고 드림초등학교 및 중학교 이사장, 사회복지법인 해피월드 이사장을 지냈다. 일산 거룩한빛광성교회 담임목사로 활동하고 있다.포항효자교회(담임목사 이하준)는 14~16일 교회 본당에서 `치유와 성숙`을 주제로 가을부흥사경회를 개최한다.이동원 목사는 14일 오후 7시30분, 15일 오전 5시, 오후 7시30분, 16일 오전 5시, 오후 7시30분 등 5회 말씀을 전한다.이 목사는 지구촌교회 원로목사, 지구촌 미니스트리 네트워크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기도는 박종호 장로, 이외선 권사, 소순영 장로, 편도훈 집사, 권경태 장로가 하고, 찬양은 글로리아찬양단, 호산나찬양단, 시온찬양단, 할렐루야찬양단 순으로 진행한다.교회는 이에 앞서 7일부터 12일까지 `왕이신 나의 하나님`을 주제로 부흥사경회를 위한 특별새벽기도회를 이어간다.말씀은 이하준 목사가 `기드온`, `사울`, `다윗`, `솔로몬`, `아합`, `히스기야`란 제목으로 6회 전한다.포항성결교회(담임목사 유승대)는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노방전도, 병원전도, 붕어빵전도를 이어간다.전도대원들은 교회 본당 1층 식당에 모여 기도로 전도를 준비한 뒤 예수 그리스도의 심정으로 이웃에 복음을 전한다.음악회도 진행했다.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이상학)는 이에 앞서 지난 2일 오후 7시30분 교회 본당에서 제2회 에매트찬양단(지휘 정대규 장로) 음악회를 개최했다.에매트찬양단은 `은혜 아니면` `주를 처음 만난 날(곡중 솔로 이두우) 합창을, 소프라노 이행숙과 알토 이영주는 `주는 저 산 밑에 백합`을 이중창했다.포항소년소녀합창단(지휘 박기완, 반주 최선경)은 `기뻐하라 이날에`와 광복을 염원하는 `동요 메들리`를 합창했다.에매트찬양단은 다시 무대에 올라`깨뜨린 옥합` `해같이 빛나리`를 합창으로 들려줬다.음악회는 모든 출연자들이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를 부르는 가운데 막을 내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3

정성주 포항효자제일교회 담임목사 취임

정성주사진 목사가 최근 포항효자제일교회 담임목사로 위임 받았다.이로써 정 목사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만 70세 정년 때까지 포항효자제일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시무하게 됐다.효자제일교회는 최근 교회 본당에서 목사 위임식과 항존직 임직식을 열었다.이 자리에서 정성주 목사가 정년 때까지 담임목사로 위임을 받았으며, 문진성, 황재호 장로와 안수집사, 권사 등 11명이 항존직 임직을 받았다. 정성주 담임목사는 부교역자로 섬기고 있던 지난 2014년 8월 9일 주종근 목사의 은퇴와 동시에 임시담임을 승계했다.포항남시찰장 하광락 목사의 인도로 드려진 예배는 권인영 목사(포항남교회)의 기도, 조진호 목사(포항인덕교회)의 성경봉독, 할렐루야 찬양대 찬양, 주종근 은퇴목사의 설교 순으로 이어졌다.주종근 목사는 `효자제일교회가 영원히 기억하는 충성된 일꾼들`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직분자를 세우셨다”며 “일사각오의 마음으로 교회를 지키고 기도로 후원하는 직분자들이 될 것”을 강조했다.주 목사는 또 “성령의 은혜를 체험하고 교회의 성장과 부흥의 첫 열매가 될 것”을 당부했다.이어 2부 정성주 목사 위임식은 서약과 위임기도, 공포, 김경영 목사(경주교회)의 권면, 위임 기념패 증정, 정성주 목사의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임직자들은 “하나님과 교회, 이웃을 위해 겸손히 섬기는 종이 되겠다”며 “이 같은 다짐이 변하지 않도록 기도하고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한편, 효자제일교회는 1978년 5월 5일 포항대흥교회와 부산대신동교회 교인이 모여 개척 설립예배를 드리면서 설립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3

흥겨운 전통예술 향연의 밤

대구·경북의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대구·경북무형문화재 초청, 인-대구(IN-DAEGU)명인전`이 오는 3, 4일 이틀간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인-대구 명인전`은 대구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2호`날뫼북춤`보유자 윤종곤과 경북도 지정무형문화재 제34호`판소리`예능보유자 정순임을 초청해 우리의 흥과 소리를 선사한다.3일 선보이는`날뫼북춤`은 대구 비산동 일대에서 전승돼 오는 북춤으로 날아온 산(飛山)이라 해 `날뫼`라고 하고 옛 지방관리가 순직했을 때 백성이 추모하기 위해 봄·가을에 북을 치며 춤을 춰 제사를 지낸 것으로 전한다.흰 바지저고리에 감색 전투복을 입고 머리에 흰 띠를 두른 채 북만으로 연주하며 경상도 특유 굿거리장단인 덧배기가락에 맞춰 춤을 춘다.이날 무대는 비산농악 연주로 시작해 태평무·쟁강춤 공연,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 북청사자놀음으로 이어가면 날뫼북춤이 마지막을 장식한다.4일에는 경북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34호 판소리 예능 보유자인 정순임 명창이 출연한다.정순임은 남도예술제 판소리 특장부 대통령상(1985), KBS 국악대상(1997), 대통령 훈장인 옥관문화훈장(2015), 제26회 동리대상(2016)을 받았다. `흥보가` 중 `첫째 박타는 대목`, 가야금 병창 등을 들려주고 단막극 `놀보전`을 선보일 예정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11-02

자연과 대지에 맡기는 자아실존

일본의 저명한 대지미술가 오쿠보 에이지(72)는 아시아인으로는 드물게 국제적으로 명성이 있는 대지미술작가다.대지미술은 암석, 토양, 나뭇가지, 눈 등 자연 소재를 이용해 대지를 미술 작품으로 삼는 예술의 한 장르를 의미한다. 자연과 대지를 활용한 작품이 키워드다.오쿠보 에이지는 일본과 여러나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그곳의 독자적인 풍토와 역사, 문화의 다양성을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40여 년 동안 미니멀 아트의 정신을 잇는 활동으로 알려진 오쿠보의`걷는 행위`는 시고쿠 지방 88개소 순례 길을 따라 걷는 프로젝트(1998~1999)와 일본 열도 홋카이도에서 돗토리를 거쳐 한국으로, 그리고 더 서쪽으로 나아가려 한 유라시아 아트 프로젝트(1999~2004), 또 에도 시대에 일본 전국을 행려한 하이쿠 시인 마츠오 바쇼와 2천개의 불상 제작을 기원하며 전국을 돌아다닌 승려 모쿠지키 쇼닌 같은 역사적 인물의 발자취를 따라 걷기(바쇼 2009, 모쿠지키 2005, 2007) 등 지속적인 기록을 남기고 있다.그의 작품들은 자연 속에서 만들어낸 작품이다 보니 자연친화적이고, 무엇보다 자연을 파괴하거나 변형시키지 않는 제작방법이 미술에 대한 또다른 장르를 선보이면서 관람객에게 신선함을 안겨주고 있다.대구 봉산문화회관이 다음달 25일까지 2층 4전시실에서 오쿠보 에이지 초대전을 열고 있다.`지구를 걷는다`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 오쿠보 에이지는 조선 건국 초기부터 일본에서 투항해와 우록동 근처에서 삶을 마감한 한국 귀화 일본인 김충선(1571~1642) 장군의 흔적이 남아 있는 대구시 봉산동에서 가창면 우록동까지 20.5km 길을 걸으며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인다.오쿠보 에이지는 김충선이 걸었던 길을 따라서 걷는`행위`를 통해 자신이 선택한 시간과 공간, 나아가 자신의 또 다른 미술적 태도를 나뭇조각, 사진, 드로잉, 흙 등으로 시각화한다.전시장을 들어서면 오쿠보 에이지가 걷는 장면들을 보여주는 작은 모니터 1점, 작가가 살고 있는 오사카의 종이지도 위에 평소 걸었던 경로를 그린 드로잉 1점, 일본 도쿠시마에서 남쪽으로 140km를 걷고 다시 서쪽으로 96km를 걸으며 끌었던 나뭇조각과 그 닳은 나무의 단면을 인장(印章)처럼 찍은 종이 작업, 그리고 길을 걸어가면서 채집한 오브제를 콜라주한 화첩이 보인다. 전시장 안으로 더 들어가면, 시고쿠의 길을 걷는 동안 채집한 오브제를 콜라주한 작고 오래된 책 10점과 지도 드로잉 1점이 있다. 또 정면 벽과 그 맞은편 벽면에는 130×87cm 크기의 사진작업이 보이는데, 작가가 촬영한 우록동의 자연풍경 사진 위에 현장에서 채취한 흙으로 `수평`과 `수직`을 상징하는 사각도형을 드로잉한 것이다. 이 드로잉의 오른편 벽에는 봉산동에서 우록동까지 걸어가며 줄에 매어 끌었던 나뭇조각 2점과 그것이 닳기 전·후의 단면을 인장한 종이가 있다. 그리고 우측 아래에는 걷는 도중에 채취한 흙과 나뭇잎을 콜라주한 화첩이 1.5m정도 길이로 펼쳐있다. 또 우록동까지 걸으며 채집한 깃털, 날개조각, 쇳조각 등의 오브제들을 작은 투명비닐에 담아 4m 정도 길이의 횡으로 벽에 설치한 작업도 보인다. 이 전시는 “`걷기`가 인간의 삶을 아름답게 할 수 있는가?, 어떤 미술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그리고 궁극적으로 미술가로서 자신의 `걷는 행위`는 우연히 거기에 있는 길을 그저 아무 의도도 없이 걷는 것이다. 이는 오쿠보가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보다는 행위 과정에서의 정신적 충만감과 그 시각적 흔적으로서 오브제의 물리적 변화와 만남을 채집하는, 즉 무작위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려는 작가의 태도 그대로다. 이러한 작가의`걷는 행위`는 하늘과 땅이 만나는`수직`과 지구를 걷는`수평`이 융합(融合)하는 현재, 여기에서 자신의 실존(實存)을 상징한다.정종구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작가의 `걷는 행위`와 나뭇조각을 끌 때의`저항`과 `진동`의 연동(連動)은 끈으로 연결된 작가의 몸에 그 상황의 시공간적 정보와 함께 기억되고, 함께 채취한 흙, 나뭇잎, 오브제들과 나뭇조각으로 남겨져, 김충선과 시바 료타로와 오쿠보 에이지가 공유하는 탁월한 충만함의 기억으로서 우리들 기억 속에서 또 다르게 재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11-02

클래식~국악~포크의 낭만까지

여성 취향의 공연으로 자리 잡은 `11시 마티네 콘서트`가 구미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오는 9일에서 11일까지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진다. 2016 감성콘서트 `마티네 3일`이라는 제목으로 3일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는 `마티네 3일`은 구미시민의 문화향유자로서의 격을 더욱 높이는 공연으로 특별하게 기획됐다.싱어송라이터 이두헌(그룹 다섯손가락 리더. 경희대교수)씨의 진행으로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이 3일 연속 선보이는 `마티네 3일` 은 각각 클래식, 국악, 대중음악을 연주하고, 감상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마련된다.콘서트 첫 날인 9일에는 `클래식, 바로크에서 탱고까지`를 주제로 정통 클래식은 물론 클래식의 화려한 변신과 아름다운 조화가 있는 무대로 꾸며지며, 둘째 날인 10일에는 `국악, 월드뮤직을 만나다`를 주제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세계무대로 나아가는 월드뮤직으로서의 국악을 만나볼 수 있다. 셋째 날인 11일에는 `마티네 3일`의 사회자이자 이날 공연의 주인공인 이두헌이 그의 밴드와 함께하는 무대로 `낭만의 시대, 포크 음악`을 주제로 통기타 연주가 곁들여진 번안가요부터 당시의 히트곡까지 포크 열풍으로 가득했던 한국 음악계의 그 때 그 시절, 낭만의 시대로 함께 떠나 본다. 9일 `클래식, 바로크에서 탱고까지`를 주제로 한 마티네 첫 번째 공연에서는 APS심포니아(지휘 진윤일)의 연주로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등 바로크부터 이어지는 정통 클래식부터 클래식의 화려한 변신이 돋보이는 피아졸라의 탱고 그리고 관객을 위한 시크릿 스테이지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수려한 프로그램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10일 `국악, 월드뮤직을 만나다`를 주제로 선보이는 마티네 두 번째 공연은 국악을 기반으로 한 월드뮤직그룹 윤주희 소우주 앙상블의 연주로 만나게 되며, 1집 음반 `소우주`에 담긴 수록곡을 비롯해 최근 TV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너목보)`를 통해 대중에게 주목 받은 `쑥대머리` 등 판소리와 함께하는 곡들, 국악기 소개와 함께 국악장단을 배워보는 시간도 마련돼 흥미진진한 레퍼토리로 만나볼 수 있다. 이두헌의 기타 연주와 해금이 함께하는 특별한 무대도 마련된다.▲ 싱어송라이터 이두헌11일 `낭만의 시대, 포크 음악`을 주제로 만나보는 마티네 세 번째 공연은 3일 간의 사회를 맡은 이두헌이 직접 무대에 올라 그의 밴드와 함께 7080 감성을 자극하는 잔잔한 번안가요부터 포크음악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는 풍성한 무대를 선보인다. `한국 포크 음악의 태동과 번안곡 시대`, `세시봉, 청춘의 아지트`, `김광석, 포크의 계승작` 등 다섯 가지 테마로 공연을 구성되며 `딜라일라`,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아침이슬`, `서른 즈음에` 등 낭만과 추억이 깃든 다채로운 음악들을 선사한다. `마티네 3일 `공연의 해설 및 진행을 맡은 이두헌은 기타리스트이자 80년대를 풍미한 밴드 `다섯손가락`의 리더로 `새벽기차`,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풍선`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으며 1986년 KBS 가요대상 록 그룹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버클리 음대와 남가주대(USC) 재즈기타 석사를 마치고 현재 경희대 포스트모던 음악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음악과 함께하는 수많은 강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어, 해설 및 진행을 맡은 이번 공연에서도 탁월한 진행자로서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공연의 품격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1

대구 국제오페라축제 피날레 무대 `카르멘`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성남문화재단의 합작오페라 `카르멘`이 4일 오후 7시 30분, 5일 오후 3시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카르멘`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비제의 대표작으로 유명한 작품으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자 사랑 받는 오페라 중 하나로 손 꼽히며 세대를 초월해 예술적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음악적 완성도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하바네라`, `세기디야`, `꽃 노래`, `투우사의 노래` 등 아름다운 선율과 다양한 색채의 아리아가 풍성하게 들었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관현악 역시 화려하고 가슴 벅찬 오페라의 장면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와 더불어 오페라 사상 캐릭터 확립이 가장 확실하게 된 주인공 카르멘의 치명적인 매력은 1875년 초연 이후 전 유럽에 `카르멘 열풍`을 불러오기 시작했으며 1904년에 이미 세계 전역에서 1천회 공연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현재 오페라 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것.이번 공연은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로 국제적 명성을 쌓은 지휘자 성시연과 그녀가 이끄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기대를 더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동역으로 호평 받은 메조소프라노 리나트 샤함과 양계화, 화려한 소리와 강렬한 연기의 테너 한윤석과 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테너 박신해 `동양의 작은 거인` 바리톤 오승용 등 정상급 출연진들이 환상적인 하모니를 선사한다. 연출은 유명 연출가 정갑균이 맡았으며, 위너오페라합창단과 남양주시립합창단, 유스오페라콰이어가 함께한다.배선주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서로 다른 작품을 가지고 교류 공연하는 일은 간혹 있어왔지만, 양쪽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기관이 하나의 작품을 함께 제작해서 공연했던 사례는 극히 드문 만큼, 이번 합작공연이 가지고 올 시너지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오페라`카르멘`이 끝나면 지휘자 리신차오와 정상급 성악가가 출연하는 폐막 콘서트와 시상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11-01

인문학으로 바라본 대구 `미술운동`

대구미술관(관장 최승훈)은 오는 4일 오전 10시 강당에서 인문학적 시각에서`대구`와 `대구의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학술대회`인문학으로 찾는 대구의 문화적 유전자`를 개최한다. 대구 미술계와 학계는 `대구미술 100년사: 근대편`, `대구미술 역사 연구`등 한국 근대미술의 요람인 `대구미술`의 발자취를 정리해 책으로 발간한 바 있다.대구미술관은 이러한 대구미술에 대한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지역사(地域史)에 대한 학문적 관심과 타 예술장르와 함께 주요한 사회현상으로 존재하는 `미술운동`의 인문학적 의미를 살펴보는 학술대회를 기획했다.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문화와 경제, 그리고 스토리: 문화벨트론`을 주제로 조세형 교수(서울시립대)가 기조발표하고, 서우석 교수(서울시립대)의`대구의 문화사회 지도`, 김진호 교수(안동대)의 `음악가들을 통해 추측하는 대구의 특성`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다. 오후에는 김영동 미술평론가가 대구미술 100년, 그 너머`를, 박덕규 교수(단국대)는`대구문학을 통해 본 대구예술, 그 인문적 의미`를 발표한다.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이인숙 교수(대구대), 이헌태 의원(대구시 북구), 정유진 교수(경북대), 정현구 단장(코리아네오심포니오케스트라)이 토론자로 함께 한다.이번 학술대회의 공동 기획자인 조세형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는 `대구라는 지역을 대상으로 미술의 역사`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근현대미술사의 주요한 위치에 있던 대구미술의 현재적 위상과 방향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1

`발레 & 재즈`

▲ 알렉산드르 베데르니코프, 페터 폰 빈하르트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이 세계적 지휘자와 명연주자들을 초청해 마련한 특별기획연주 시리즈, 그 대미를 장식할 무대가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특별기획연주회Ⅳ `발레 재즈`라는 부제로 펼쳐질 이번 무대는 세계적 명성의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음악감독 겸 수석지휘자를 역임한 알렉산드르 베데르니코프가 지휘를 맡고, 고전의 재해석과 현대음악의 실험적 연주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천재 피아니스트 페터 폰 빈하르트가 협연한다.첫 무대는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로 시작한다. 이 곡은 4분의 3박자의 왈츠가 주를 이루며 일곱 곡과 에필로그로 구성돼 있다. 발레의 줄거리는 청춘남녀의 삼각관계를 그리고 있는데 음악적으로 경쾌하면서도 등장인물의 심리가 섬세하고 날카롭게 표현된 프랑스풍 명곡이다.이어서 미국의 대표 작곡가 거슈윈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랩소디 인 블루`를 피아니스트 페터 폰 빈하르트의 연주로 감상한다. 도시의 광기를 표현한 이 곡은 미끄러지듯 상승하는 도입부의 클라리넷 연주가 매우 인상적인데 친근한 이 선율은 곡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 주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1-01

대구 예술의 역사 스마트폰으로 만나요

대구 문화예술계 굵직한 흐름부터 소소한 변화까지를 편리하게 살펴볼 수 있는 사이트가 구축됐다.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최현묵)이 월간 문화예술정보지 `대구문화`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도메인 주소는 http://dcarchive.daegu.go.kr. `대구문화 디지털 아카이브`에 접속하면, 1985년 12월호(창간호)부터 2016년 10월호(최근호)까지를 열람할 수 있고 본문 텍스트 검색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도 손쉽게 열람이 가능하다.`대구문화`는 1985년 12월 창간호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매월 대구 지역의 문화소식을 담아 전달해 온 정보 잡지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발행한 `문화공간`이 1985년 11월 창간되면서 문화예술정보 잡지 1호를 기록했고, 한 달 뒤 창간된 `대구문화`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긴 역사를 자랑한다.대구문화예술회관은 `대구문화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종이책으로 보관돼 있던`대구문화` 창간호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의 제작분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디지털 파일 변환 작업을 통해 옛 책자에 수록된 텍스트까지 검색 가능하게 됐다.과월호를 검색해보면 신동집 시인, 전상렬 시인, 서석규 화백, 김진균 작곡가, 이필동 연극인 등 작고 예술인들의 인터뷰 기사와 사진 등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중견 예술인들과 주요 문화기관·단체 대표로 활약하는 예술인들의 옛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주요 문화행사와 축제 등에 대한 리뷰, 예술계 현안에 대한 대담 기사 등 기획기사와 연재물들을 통해 당대 예술계 주요 화제를 돌아볼 수 있다.이번에 구축된 `대구문화 디지털 아카이브`는 대구예술의 역사를 시민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예술계 종사자들과 관련 연구자, 학생들에게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최현묵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대구문화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대구지역 예술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예술사 정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지역 예술사 연구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31

`철의 정원` 도시재생 새 지평을 열다

세계적 철강도시인 포항의 도시 철학을 담은 대표적 예술축제인 `2016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지난 1일 해도공원에서 개막한 이후 진행한 한 달간 축제 및 전시 행사를 종료하고 31일 성공리에 폐막했다. `철(鐵)`의 정원`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올해 페스티벌은 스틸 조각작품 30 여점을 지역 공공장소에 설치하고 철(스틸·steel)이 다양하게 예술적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가운데 행사 기간 중 스틸 작품이 전시된 영일대해수욕장 철의 정원에는 총 10만 여명의 관람객이 축제를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주관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운영위원회는 31일 올해 5회째 열린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지난 네 번의 축제와 비교해 5가지 측면에서 상대적인 성과를 이뤘다고 밝혔다.첫째, 포항의 도시적 비전을 에코해양문화관광도시에 두고 이에 부합하는 축제의 주제와 콘텐츠를 구성해 포항의 역사와 철학을 담은 예술축제로 차별화를 인정받았다. 주제 `철의 정원`은 도시 전체를 예술의 정원으로 변모시켜 정원을 관람하러 오는 관광객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성공적이었다.둘째, 주제에 부합하는 작품을 선정했다.`철의 정원`에 전시된 50여 점의 스틸작품은 철이 산업적 용도로만 쓰이면 딱딱하고 거칠고 무겁지만 철이 예술의 옷을 입으면 부드럽고 온화한 성질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감케 했다.셋째, 도슨트(작품해설사)의 친절한 작품해설을 통해`아트웨이투어`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영일대해수욕장 구간 도보투어, 영일대해수욕장-포항운하-해도공원-해맞이공원 구간 버스투어, 포항운하 구간 크루즈 투어가 예약 신청이 마감되는 등 인기가 높아 예술과 관광을 연결하는 포항만의 `아트투어리즘` 해법을 구현했다.넷째, 전국 대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스틸디자인 공모전을 처음으로 개최해 포항 브랜드 문화상품 시장의 첫 단추를 꾀었다는 점이다.다섯째, 2016 슬로건에 맞게 `시민과 함께 하는 축제`가 됐다. 철강기업체 근로자들의 참여가 지난해부터 있었지만 출품작이 지난해 8점에서 22점으로 증가했고,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예술동아리, 미술학원 등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해 지역의 정체성이 훨씬 깊이 있게 투영된 축제의 모델을 제시했다.류영재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운영위원장은 “태풍이 쓸고 간 바다에서 굳건히 버텨낸 스틸작품처럼 페스티벌 운영팀이 한 달 내내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스틸조각가를 비롯한 철강기업체 근로자들의 노고와 끝까지 함께 해준 학생, 예술가, 자원봉사자, 예술동아리 등 시민들 때문이었다”며“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시민들의 마음과 지혜를 모은다면 창조도시 포항의 미래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한편 다음달 열릴 예정인 `2016 스틸아트페스티벌 성과평가`와 `발전방안 세미나`에서는 `스틸아트, 도시재생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라는 주제로 전문가와 예술가, 그리고 시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스틸아트를 통한 포항의 도시 발전전략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31

코미디 연극 `삼도봉 미스테리` 공연

경주시립극단(예술감독 김한길)의 제108회 정기공연작 코미디 연극 `삼도봉 미스테리`가 31일 오후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열린다특히 이번 공연은 김한길 예술감독이 지난 8월 취임 이후 시민들과 만나는 첫 작품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삼도봉 미스테리`는 삼도봉이라는 마을에서 일어난 머리 없는 토막 난 시체에 대한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을 그린 연극으로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4명의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큰 웃음을 선사한다.특히 삼도봉이라는 마을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가 접해 있어 네 곳의 사투리가 마구 섞여 나오는 특이한 구성으로 즐거움을 더한다.경상북도 금릉군(현 김천시)과 전라북도 무주군, 그리고 충청북도 영동군이 만나는 실존하는 삼도봉 양곡창고에서 방화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용의자는 4명. 이들 모두 똑같은 진술을 하자 형사들은 용의자들에게 시신을 발견하게 된 상황을 재연하도록 만든다.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이 얘기 저 얘기 하다 보니 인생 이야기까지 꺼내는 용의자들. 이들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그들 모두의 삶의 터전인 농촌의 현실을 공통 주제로 잡는다. 농촌 사회의 이슈를, 눈물보다는 웃음이 앞서지만 마냥 웃고만 있을 수는 없는 신랄한 시사풍자 코미디의 문법으로 풀어낸다.대한민국 연극의 메카, 서울 대학로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한길 감독은 “각자의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삼도봉 농민들의 현실을 통해 관객들은 대한민국 웃음과 아픔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10-31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파리의 사랑과 낭만을 흠뻑 느끼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내린다.내 마음 깊이 아로새기리기쁨은 늘 고통 뒤에 온다는 것을.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보자우리 팔 아래 다리 밑으로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결이저렇듯 천천히 흐르는 동안.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프랑스 현대시의 심장`이라 불렸던 기욤 아폴리네르(1880~1918) 의 시 `미라보 다리`다.그가 미라보 다리를 걷다가 연인 마리 로랑생(1883~1956)과의 사랑을 회상하며 썼다는 이 시는 초현실주의 시인이었던 그의 대표작으로 샹송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화가인 마리 로랑생과의 사랑이 파국을 맞은 뒤에 지은 이 시는 고통스러운 추억을 되새기며 사랑의 종말을 노래한 절창. 기욤 아폴리네르 연구로 고려대 불문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황현산 문학평론가가 기욤 아폴리네르 대표시를 가려 뽑은 시 선집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민음사)가 출간됐다.황현산 문학평론가는 아폴리네르를 중심으로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로 대표되는 프랑스 현대시를 연구해 왔다. 이 선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신호탄`, `도시와 심장` 외 네 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알코올`과 `상형시집`에서 뽑은 것이다. 대표 시집 `알코올`에서는 자유시의 모범작을 중심으로 시를 선택했으며, `상형시집`에서는 전위적 시론으로서의 시와 잘 만들어진 상형시를 뽑아내 번역했다. 3부 `기타 시편`에서는 최근 프랑스 애니메이션학교에서 아폴리네르의 시편을 바탕으로 제작한 동영상의 원작들을 번역 수록했다. 모든 시에는 치밀한 주석을 덧붙여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도왔다.표제 시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는 약 300 행으로 구성된 장시다. 스물한살 나이에 동료 가정교사인 애니 플레이든과 사랑에 빠져 문학성 높은 작품으로 승화시켰다.“잘 가거라 멀어져 가는 여자와지난해 독일에서내 잃어버리고이제는 다시 못 볼 그녀와한데 얼린 거짓 사랑아”―`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에서(25쪽)/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10-28

세종로·국회의사당, 왜 열린공간이 되지 못하는가

`건축이 건네는 말`(아트북스)은 건축가 최준석이 길 위에서 건축물을 만나며 폭넓은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감응해온 이야기를 직업인으로서, 예술 애호가로서, 생활인으로서 풀어낸 에세이다. 지난 2010년에 `어떤 건축`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세상에 나온 이 책은 이후 집을 증·개축하듯 변화한 시대에 맞춰 부족한 부분은 보강하고 덜어낼 부분은 과감히 덜어내고 필요한 부분은 추가해 새롭게 완성했다.지은이는 선유도 공원, 쌈지길, 종로타워,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등 현대적인 도시의 명소에서부터 추사고택, 소쇄원, 선교장 등 전통적인 고택과 구엘 공원, 롱샹 성당,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에펠탑 등 이미 전설이 된 해외 건축가들의 걸작에 이르기까지 총 30곳, 다양한 건축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그는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는 법 없이 건물과 그것이 세워진 지역의 역사를 짚어내고, 건축가의 건축 철학을 들려주며, 예술과 함께 건축물을 바라보며 상상력을 펼치고 장소에 의미를 부여한다. 여기에 `리노베이션` `계단` `마천루`라는 키워드로 엮어낸 세 개의 건축 이야기에서는 풍부하고 흥미로운 해외 사례를 들려주며 국내 건축의 방향을 모색하기도 한다.저자는 글을 왜 쓰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의 말처럼, 이 책은 건축가가 건축물에 대해 쓴 `조금 다른 이야기`다. 그는 건축에 대해 말하지만, 이야기는 `건축물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저자가 건축 이야기로 독자를 안내할 때 가장 즐겨 불러내는 `조수`는 단연 예술이다. 미니멀리즘 건축 기법이 사용된 `김옥길 기념관` 문을 열기에 앞서, 지은이는 도널드 저드의 `무제` 시리즈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인체 조각을 소환한다.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듯한 자코메티의 인체가 독자의 눈앞에 불러낸 이미지와 함께, 그의 건축 이야기가 시작된다.건축가인 저자가 삶의 현장으로서 집중하는 곳은 `도시`다. 아파트를 비롯해 도시인들의 삶을 구성하는 건물들에, 저자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1958년 처음 세워진 종암아파트에서 시작해 롯데월드타워가 준공된 잠실 개발까지로 흘러가는 서울의 `아파트 역사`는 작은 생활사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또한 그는 종로타워, 아이파크 사옥, 서초 삼성타운 등의 거대한 건물이 도시에 불어넣는 감상과 풍경 변화에 촉각을 세운다. 이러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공공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오랜 역사를 지닌 세종로가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독재의 흔적을 간직한 국회의사당에는 새로운 쓰임새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윤희정기자

2016-10-28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중국 고대도시를 가다

중국 고대 도시는 정치·역사·지리 조건 등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행정·군사·문화 중심 등 기능에 따라서는 도(都)·부(府)·주(州)·현(縣), 상업도시·수공업도시·방어도시·항구도시 등으로, 형태에 따라서는 방형·원형·자유형·연하곡대형(沿河谷帶形)·산성(山城)·이중성(雙重城)·조합성(組合城)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고대 도시 이름의 유래와 명칭 변화는 중국 역사 문화의 두터움을 드러낸다. 대부분 오늘날까지 쭉 이어져오고 있는 지명들을 연구하고 정리하는 일은 도시 건설의 역사 및 특징 연구에도 유익한 일이다. 한 권으로 살펴보는 중국 도시의 다채로운 면면. 도시는 역사 문화가 펼쳐지는 커다란 무대이자 역사 문화의 메신저다. 도시계획과 건설의 측면에서 중국 고대 도시의 뛰어난 성취는, 오랫동안 쇠하지 않고 흥성한 중국의 찬란한 문화를 증명해준다.`고대 도시로 떠나는 여행- 중국 고대 도시 20강`(글항아리)은 다채로운 중국 고대 도시의 면면을 펼쳐 보이면서 그 전체적인 윤곽을 체계적으로 잡아준다.한 권에 압축적으로 많은 내용을 담아내다보니 좀더 자세한 설명이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느낀 옮긴이는 독자들을 위해 최대한 자세히 옮긴이 주를 달았다.제1강과 제2강은 고대 도시의 유형과 명칭에 대한 개괄이다. 제3강부터 제9강까지는 특정 도시를 다룬다. 제10강은 강남의 수향 마을을 포괄적으로 설명한다. 제11강부터 제20강까지는 거주 구역, 시장, 도로 시스템, 사원, 궁전, 명절, 원림 등 고대 도시의 다양한 측면을 개괄하고 있다.중국의 이른 시기의 도시 명칭들은 대부분 별다른 뜻 없이 오로지 그 지역을 의미하는 고유 명칭이었다. 때로는 산천과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이름이 지어지기도 했다. 특히 산 남쪽과 강 북쪽을 `양`, 그 반대를 `음`이라 하해 생겨난 이름이 낙양, 하양(河陽), 한양, 강음(江陰), 회음 등이다. 또 장안(長安)·무위(無爲)·상숙(常熟)·안길(安吉)·만전(萬全)·대동(大同) 등의 이름에는 평안을 바라는 소망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