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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물길 뚫린 동빈내항 시민에게 다가가는 문화·예술공간으로”

김진우 포항 동빈내항 공공미술 프로젝트 총감독 설치미술작가.포항 지역의 예술가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생명의 물길에서 문화路’가 겨울 추위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코로나19로 벼랑 끝까지 내몰린 지역 예술인들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 사업이 포항시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지난해 12월 말부터 시작한 ‘3AS 포항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은 시작한 지 석 달 만인 오는 3월에 1개의 설치작품이 완성될 예정이고 새 봄의 길목에 2개의 설치 작품이 완성될 예정이다.동빈내항 공공미술 프로젝트 총감독 김진우 설치미술작가를 11일 만나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동빈내항은 포항이 근대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한 지역이다. 이번 프로젝트 소개 부탁한다.△동빈항은 현재 낙후되고 어두운 공간으로 사람보다는 어선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과거 일제 강점기에는 수산업의 전진기지로서 지역 경제의 중심적인 공간이었다. 만선의 깃발이 올려지면 부둣가 여기저기 드럼통에 장작불이 피어오르고, 사람들도 바람처럼 몰려들었던 과거가 있었다. 현재 그곳에는 과거 영광을 가지고 살아가며 생업을 이어가는 동빈항의 사람들과 건물들이 남아 있다. 특히 1967년 포스코가 들어오면서 동빈내항 주변 도심은 쇠퇴의 길로 들어섰으며, 포스코를 위해 막은 물길을 통해 생활 하수가 흘러들었고, 쓰레기로 몸살을 앓다가 40년만에 동빈내항 주변을 ‘포항운하’로 재탄생하면서 물길이 뚫려 친수공간으로 조성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친수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기에는 미흡한 부분들이 많아 장소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었다. 때문에 동빈내항의 정화냉장, 일신해운, 항남디젤상사 등의 건축물에 ‘신내연삼용추’ ‘만선의 꿈’ ‘로드갤러리’ 라는 제목으로 설치, 미디어, 영상 등으로 표현 되는 대규모공공미술작품을 설치함으로써 ‘친수공간 문화예술공간’으로 발전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3개의 작품 중 조형물 겸재 정선의 ‘신내연삼용추’ 작업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어떤 작품인가.△겸재 정선에 대해서는 익히 역사시간이나 미술시간에 한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진경산수화의 대가였다. 1733년에서 1735년까지 청하 현감을 지내면서 내연산의 경치를 담은 ‘내연삼용추’ 등 외 포항지방을 그린 많은 진경산수화를 남겼다. 이번 작품 ‘新내연삼용추’는 ‘내연삼용추’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석하여 설치되는 대형설치미술프로젝트이다. 산수화에 그려진 내연산의 제1, 2, 3 폭포와 바위 그리고 소나무 이미지를 금속의 물성을 살리고, 페인팅과 빛을 사용해서 제작되는 부조형태의 모듈화 된 작업으로서 주야간 변화하는 느낌으로 작품을 감상 할 수 있을 것이다. 완성이 되면 높이가 약 20미터, 가로 12미터, 폭 11미터의 웅장한 작품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포항이 가진 인문문화자산을 공공미술작품으로 보여주는 첫 사례이기도 하고 책이나 미술관에서 보는 작품이 아닌 시민들의 일상생활로 다가가는 새로운 예술창작품으로 보여 질 것이다.-나머지 두 작품은 언제 쯤 시민들과 만나게 되며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겠는가.△2021년 봄이 시작되는 3월까지는 완성을 하려고 한다. ‘신내연삼용추’와 함께 동빈항에 설치되는 ‘만선의 꿈’과 ‘로드갤러리’는 시민참여형 작품이다. 특히 ‘만선의 꿈’ 은 시민들이 작품제작에 직접 참여를 해서 그림을 그리고, 또 작은 소품을 만들 예정이다. 때문에 포항시민들은 스스로 문화예술 참여에 대한 의식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이중적인 트라우마를 가진 시민들의 희망을 담는 작품이기도 하다.-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애로점은 없었나.△겨울한파와 코로나19가 변수이다. 하지만 작품을 같이 하는 우리 팀원들의 작업에 대한 열정을 보면 모든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 할 수가 있을 것 같다.-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겸재 정선이 아주 짧은 기간 동안 포항지방의 현감으로 머물면서 그렸던 진경산수화가 우리나라 미술사에 큰 의의를 가지고 있듯이, 문화예술은 많은 시간이 지나도 역사나 미술사의 한 부분으로 기억이 된다. 작가들도 좋은 작품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포항시민들도 포항의 문화예술과 역사에 관심을 가진다면, 후대에 포항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물려 줄 수 있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1

제14대 대구문인협회 회장 선거 ‘2파전’

제14대 대구문인협회 회장 선거가 시인 김선굉씨와 아동문학가 심후섭씨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11일 대구문인협회에 따르면 문인협회장 선거는 오는 15일 ‘우편투표’ 방식으로 치러진다. 문인협회 임원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부터 후보자의 약력과 공약 등이 담긴 선거공보물을회원들에게 개별 배송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했다. 임기 3년인 대구문인협회회장 선거는 통상 선거권을 가진 회원들이 모여 투표하는 직접 투표 방식으로 진행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투표로 결정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예전 선거에선 후보자들이 회원들 앞에서 정견 발표를 했던 것과 달리 이번 선거에선 동영상 정견 발표로 대체될 예정이다.기호 1번 김선굉 후보는 영양 출신으로 1982년에 등단, 시집‘나는 오리 할아버지’, 문학비평 ‘김영랑론’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대구시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시인협회 상임이사, 전국심상시인회 회장, 제12대 대구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다.기호 2번 심후섭 후보는 청송 출신으로 1980년에 창주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돼 등단했으며 제1회 MBC 창작동화대상 장편 부문 수상, 제3회 ‘김성도문학상’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동화집 ‘의로운 소 누렁이’ 등 80여 권이 있다. 달성교육장을 역임했다.한편, 지난해 ‘상화시인상’ 논란 등으로 인해 대구 문단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가운데 이번 선거가 회원들 간 해묵은 감정 대립과 계파 갈등 등을 완화하고 대구문협을 개혁·쇄신시키는 한편 과거의 위상을 되찾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1

“새해엔 마음의 ‘평화 텃밭’ 일구어 가길”

이대환 작가‘슬로우 불릿’ ‘붉은 고래’ ‘큰돈과 콘돔’ ‘총구에 핀 꽃’ ‘박태준 평전’…. 시대적 격랑을 헤쳐 나가며 고투하는 인간의 운명을 큰 서사 구조에 밀도 있게 담아내는 중진작가 이대환(63). 포항에선 한국 최초의 지역연구 및 시민운동 교양지 ‘포항연구’의 창간을 주도한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평화와 인간’을 성찰하는 계간지 ‘평화친구’를 창간한 데 이어 ‘포항연구’제54호를 펴내는 등 작금의 한국사회에 대해 우리가 함께 생각해야 할 과제들을 여러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는 이 작가의 근황을 들어본다.-새해 소감은?△지난해 한국사회는 두 바이러스에 시달렸다. 코로나19와 정파(政派) 바이러스다. 코로나19 퇴치는 과학기술에 의존한다. 정파 바이러스는? 이게 마스크만큼 답답하다.-그 정체는 파악됐는지.△거룩하게 불러주면 ‘유토피아 병증’이다. 액자 속에 넣어둔 그림을 ‘타블로’라 하는데, 유토피아는 타블로 같은 거다. 인간이 관념과 이념으로 그려보는 상상의 세계다. 그 그림에는 생명성이 없다. 모든 개체가 전체의 조화에 통일돼야 하는 낱낱의 도구에 불과하다. 이래서 유토피아 유혹에 넘어가면 전체주의 함정이 기다린다. 유토피아는 자유와 평등이 완전히 실현된 세계니까 실재할 수 없다. 그래도 이상(理想)이란 희망을 무지개처럼 바라봐야 하는 인간에게 남은 선택지는 현실과 이상의 부단한 대화이다. 이것을 동력 삼아서 자유와 평등의 최대공약수를 찾아가는 여정이 역사의지일 거다. 이런 얘기는 ‘거룩하게’ 봐주는 거고…. 우리 현실은 몰염치의 돌기로 무장한 정파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다. 그들은 자판을 콕콕 쑤셔대는 손가락에 또 하나의 뇌를 장착해 자기 바이러스를 지속적으로 퍼트린다. (웃음)-지난해 겨울호로 ‘평화친구’를 창간했는데?△‘평화친구’는 (사)아태평화교류협회가 발행한다. 아태협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발굴과 모국 봉환에 헌신해오고 있다. 역대 어느 정부도 못했던 유해 177위를 국내에 모셔왔으니 대단한 일을 해냈다. 코로나 대유행이 끝나면 또 나설 거다. 안부수 아태협 대표의 ‘산산 이 부서진 이름이여’라는 책이 있다. 강제동원에 대해 발언하자면 꼭 읽어야 한다. 아태협은 민족평화, 민족공영으로 활동 범위를 확장했다. 안부수 대표가 내 제자다. 젊은 시절 십여 년쯤 고향에서 국어교사를 했을 때, 내가 그의 담임이었다. 세월이 흘러 삼십여 년 만에 서울에서 재회해 스승의 도리로 ‘평회친구’편집인을 맡았다.-‘평화 텃밭’이 되고 싶다는 창간사가 인상적이었다.△어쩌면 인간이 누리는 평화란 ‘앞의 전쟁’과 ‘다음 전쟁’ 사이의 쉼터 같은 게 아닐까. 15권짜리 ‘로마인 이야기’는 죽임과 전쟁으로 점철된 대서사다. 그걸 쓴 시오노 나나미도 피 냄새에 물렸을 거다. 어쩌나. 인류 역사가 그 꼴인데. 그래서 나는 개인의 영혼이 가장 소중한 평화의 근원이라 믿는다. 장편소설 ‘총구에 핀 꽃’에서 ‘작은 인간의 영혼에 평화가 살고 있는 한 평화는 패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이들을 위한 평화 텃밭이 많으면 얼마나 좋겠나? 거기서 코로나 때문에 생계 문제로 더 많이 고통 받는 자영업 이웃을 따뜻한 마음으로 헤아린다면, 그런 자리가 바로 ‘평화친구’다.-‘포항연구’ 54호도 나왔다.△33년째 함께 걸어가는 포항지역사회연구소 벗들의 뜻이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이 크게 흔들렸을 때, 지열발전 공사를 의심했다. 여러 일들을 했고, 그중 하나가 임해도 부소장(전 포항mbc 보도국장)이 대표청구인을 맡은 국민감사청구였다. 지난 세밑에 감사원의 포상을 받았다. 감사청구서와 감사보고서를 다 담아뒀다.-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유럽 서점에는 평전이 소설보다 많다. 평전, 장편, 잡문을 쓴다. 포항이 포스코와 갈등하니 ‘창사 50년 이후 포스코’도 통찰해 책으로 쓸까 싶다. 근사한 자랑에는 흔히 억지와 과장이 있다. ‘기업시민’이면 먼저 포항시민인데, 과연 실체가 있는지, 사회공헌사업을 학문적으로 포장한 것인지, 시민들도 살펴봐야 한다. 올해는 ‘박태준 회장 10주기’다. 내가 벗들과 기획한 일들이 있다. ‘천하위공 정신으로 일류국가의 길’을 완주한 선생의 생애와 위업을 제대로 추념하겠다. 바람은 지난해 그대로다. 포항은 철강 너머의 시대로, 한국사회는 정파 바이러스를 잠재우고 민족평화시대로 전진하기를! 아, 그리고, 마스크 없이 돌아다녔으면!/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1-10

‘국악이 있는 풍경-대구 십경’ 감상하세요

대구시립국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쳐 있는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국악이 있는 풍경-대구 십경’시리즈 영상을 제작했다. 시립국악단 단원들이 대구의 여러 명소를 찾아,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한국춤과 국악연주 장면을 담아 영상물을 완성했다.‘대구 십경’ 시리즈는 구암서원, 경상감영공원, 대구향교, 수성못, 성당못, 남평문씨 세거지, 옻골 마을, 불로동 고분군, 도동 측백수림, 서상돈 고택, 이상화 고택 등의 대구 명소에서 촬영했다. 연주된 곡은 대금정악, 해금산조, 생소병주, 가야금중주, 거문고산조 등 전통에서부터 창작까지 다양한 국악 곡을 선보였으며, 검기무, 소고춤, 태평무 등의 한국무용 또한 영상에 담았다.촬영과 녹음은 대구시립국악단 공연일정과 병행해 이뤄졌으며 방역지침에 따른 최소한의 인원으로 지난해 10월에서 11월 두 달 동안 진행됐다. 한 장소 당 2건의 촬영으로 제작된 영상물은 총 20건이다.대구시립국악단은 대구 북구 구암서원에서 촬영한 대금정악 ‘청성곡’과 ‘지영희류 해금산조’ 연주 영상을 1월 첫 주에 대구문예회관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으며, 매주 약 2건의 영상물을 업로드하며 2월말까지 ‘대구 십경’ 시리즈를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10

대구오페라하우스, 시민 위한 공연장으로

(재)대구오페라하우스(대표 박인건)는 2021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한 운영방향과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매해 공공의 영역에서 ‘오페라’를 콘텐츠로 해 문화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온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 모든 공연, 모든 사업들을 진행함에 있어 보다 ‘수요자’ 중심으로 시선을 옮겨 출발할 계획이다.무엇보다 코로나19로 불안정한 상황에도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 작품성 높은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민을 위한 공연장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극장 내 공연 연간 50회 이상 개최품격 높은 오페라하우스 공연을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적어도 주말에는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공연을 관람할 계획을 세워볼 수 있도록 무대를 준비할 계획이다. 물론, 코로나19 관련 변수를 예상해 전반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안전하게 진행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극장내 공연만으로 연간 50회 이상을 설계하고 있으며, 1년 단위로 펼쳐보았을 때 평균적으로 한 주에 1회 씩은 공연장을 열게 된다.‘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8월 25∼11월 7일 개최할 예정이다. 오페라 6건 12회, 콘서트 4건 11회를 준비하고 있다. 메인오페라로는 보로딘 작곡 ‘프린스 이고르’ 등을 선보일 예정이며, 축제 부대행사로는 올해 처음으로 국제오페라포럼 및 오디션이 예정돼 있다.기획공연으로 4월에는 인기 오페라 ‘카르멘’을 최대 8회 공연함으로써 누구라도 ‘카르멘’ 한 편 정도는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실력과 함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지휘자 금난새, 그리고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명망 높은 배우 강석우 등과 함께 ‘해설이 함께하는 마티네 콘서트’를 3월부터 6월까지 마련해 오전 시간대 시간적 여유가 있는 관객들과 함께하게 된다. 또한 클래식 애호가들과 함께 성악가들의 깊이 있는 예술세계를 나눌 수 있는 독창회와 듀오콘서트, 오페라 갈라 콘서트도 여러 번 개최할 계획이다. 연말에는 국립발레단 초청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하며, 한 해의 마지막 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서 제야음악회도 선보이게 된다.이밖에 1월과 2월에는 ‘2021년 신년음악회(1월 16일)’, 오페라 ‘사랑의 묘약(1월 28 ~30일)’, ‘마술피리(2월 25∼28일)’ 등을 준비하고 있다.□ 시설 개선·안전도 강화2003년 개관 이래 연평균 6만 명 정도의 관객과 함께하는 동안 극장 내 시설들이 낡게 됐고, 특히 객석 의자의 훼손도가 심각해 6∼8월 1천500여 석의 객석 의자를 교체할 계획이다. 또한 일부 시설에 잔존하는 석면자재 역시 올 안에 대부분 제거함으로써 안전도를 더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확대공연 이외에도 시민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기타 삼성창조캠퍼스 내에 위치하고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소극장 ‘카메라타’를 활용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 사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온라인 콘텐츠 제작’의 경우 ‘위드 코로나 시대’ 맞춤형 사업으로서, 각 예술단체에서 온라인 콘텐츠 제작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설 및 전문인력을 갖춰 운영함으로써 예술인 활동 지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06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공립미술관 ‘인증’

(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주낙영)이 운영하는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20년 공립미술관 평가 인증제’에서 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공립미술관 평가인증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공립미술관의 질을 높이고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 등록 3년이 지난 미술관이 대상이다.이번 평가 인증은 7월 평가기관 대상 사업 설명회를 시작으로 8월부터 11월까지 서면 평가와 현장 조사, 심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이뤄졌다. 설립 목적의 달성도, 조직·인력·시설 및 재정 관리의 적정성, 자료 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 전시 개최 및 교육프로그램 실시 실적, 공적 책임 등을 평가한다. 인증기간은 2년이며 2년마다 재평가를 받는다.평가 결과에 따라 우수한 미술관에는 인증서를 발급하고, 인증 미술관은 해당 사실과 내용을 표시할 수 있다.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은 경주의 제1종 공립미술관으로서 해마다 기획전시, 연계프로그램 운영, 학술연구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오기현 경주문화재단 대표는 “공립미술관 평가인증제 인증기관 선정을 계기로 경주시민의 문화향유 증진과 경주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06

‘시민 속으로 녹아드는 거리예술’ 원년을 열다

(재)포항문화재단이 거리예술 장르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한 ‘포항거리예술축제’의 2020년 성과를 발표했다. ‘포항거리예술축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집합형 축제는 진행할 수 없었지만 포항 내 거리예술 장르의 저변을 확대하고, 국내 두 번째로 ‘지역 거리예술작품’을 창작해 기반을 다지는 기초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지속 가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2020 포항거리예술축제’는 ‘조금 다른 만남’이란 주제를 바탕으로 △지역 거리예술가를 육성하고 작품을 창작한 ‘안녕, 거리예술?!’ △시민이 직접 예술가와 포항의 이야기를 담아 오브제를 만든 ‘인형 오브제 활용 워크숍’ △현대무용 가족 교육 프로그램 ‘보통이의 몸플학교’ △어린이 서커스 교육 프로그램 ‘보통이의 서커스학교’를 선보였다.‘안녕, 거리예술?!’은 지역 거리예술가 육성 프로그램으로 플로리스트, 국악, 시 낭송, 마술, 공연연출 등 다양한 장르의 포항 예술인들이 ‘거리예술’의 이론부터 창작과정 컨설팅을 통해 각자의 거리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지역 기반 거리예술 작품의 다양성을 개발하고, 지역 예술가에게 새로운 활동 영역을 제시해 포항거리예술축제가 포항에서 지속해야 하는 의미를 지역에서 발굴하는 첫걸음으로 의미가 깊다.1단계 거리예술의 역사와 유형, 작품 분석을 한 이론 과정은 클라우드 기반 화상회의 서비스인 ‘ZOOM’을 활용해 안전한 6회 강의를 진행했다. 황혜신 위워크인투 대표, 권석린 연극연구소 명랑거울 대표, 이란희 울산 프롬나드 페스티벌 예술감독, 정안영 프로젝트 외 대표가 강사로 참여해 국내 거리예술 전문가들의 맞춤형 강의로 장르의 전환을 이뤄 낼 수 있었다.2단계 지역 연계 거리예술작품 제작 과정은 이철성 비주얼씨어터 컴퍼니 꽃 대표, 윤종연 서울거리예술축제 예술감독과 1단계와 2단계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 권석린 대표가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해 창작연구를 통한 실질적인 작품 창작에 컨설팅을 직접 진행했다. 화상프로그램과 대면 디렉팅을 넘나들며 코로나19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단기간 내 참여자들의 역량을 끌어냈다.11회간 이론, 창작 실습과정에서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이 각자의 작품을 창작한 9명의 포항 거리예술가는 지난해 11월 27일 포항문화예술회관, 해도도시숲을 활용해 공간사용법, 관객참여 등 거리예술의 특성을 쇼케이스에 녹여내며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서로 작업에 도움을 주며 협업해 타 예술장르를 이해하고 서로 영감을 주고받는 시너지효과를 보여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포항거리예술축제는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포항 시민에게 거리예술을 친근하게 다가가는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바로 ‘보통이 시리즈’ 다. 보통이, 즉 누구나 할 수 있는 민주적인 거리예술을 표방하며 시민들이 예술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거리예술축제로 이어질 수 있는 흐름을 만들었다.우리 가족 통합예술교육프로그램 ‘보통이의 몸플학교’는 보호자와 자녀와 함께 현대무용과 창작무용을 친숙하게 ‘몸을 플레이(PLAY)’하며 가까워지는 창의적인 움직임 프로그램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전문 강사로 구성됐으며, 특히 창작집단 움스의 특화된 교육과정으로 참여자들이 나와 상대방의 몸의 동작 원리부터 고리 만들기 게임 등으로 즐겁게 무용을 접할 수 있었다.두 번째 보통이 시리즈인 ‘보통이의 서커스학교’는 지난 포항거리예술축제에 참여한 서커스 아티스트 ‘마린보이’가 포항 어린이를 대상으로 거리예술을 가장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서커스장르를 예술교육과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11월에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모집 2일 만에 참여 신청이 마감되고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는 등 전염병 위기 시대에도 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급격하게 변화하는 플랫폼 이동 트렌드를 반영해 ‘보통이의 랜선 서커스학교’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포항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에 공개해 시대의 변화를 공공기관에서도 대응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집에 있는 재료인 비닐봉투, 신문지 등의 재료를 활용해 손쉽게 서커스를 즐길 수 있는 자체 기획 콘텐츠를 제작했으며, 포항의 캐릭터인 ‘연오’와 ‘세오’ 인형 캐릭터가 등장해 어린이들이 더욱 친근하게 서커스를 접할 수 있었다.차기 거리예술축제를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준비하는 워크숍도 진행됐다. 시민들과 함께 포항과 포항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대형 인형으로 제작하고, 오브제를 활용한 움직임을 연습한 시민참여 워크숍을 통해 약 20여 개의 대형 인형 오브제가 탄생했다. 시민 40여 명이 2개조로 나눠 ‘인형엄마 엄정애 아티스트’와 함께 신문지, 박스, 대나무를 재료로 직접 오브제를 창작했다.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5월 개최예정이었던 축제가 8월로 연기되고, 다시 변경되는 등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쳤지만, 이를 통해 축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거리예술이 주는 의미를 깊게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다”며 “온·오프라인에서 만난 포항 예술가와 시민은 적극적으로 거리예술을 즐기며 다음에도 기꺼이 함께 축제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기대감을 나타내 깨어있는 시민력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포항의 거리예술, 나아가 시민의 일상에 녹아드는 연중 프로그램을 기획해 거리예술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05

2020 국채보상운동 관련 희곡·시나리오 전국 공모 김살로메 작가 최우수상 수상

포항 중진 소설가 김살로메사진 작가가 최근 열린 ‘2020 국채보상운동 관련 연극대본(희곡)·시나리오 전국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상임대표 신동학)가 지난해 9월 1일부터 12월 4일까지 온라인으로 공모한 ‘2020 국채보상운동 관련 연극대본(희곡)·시나리오 전국 공모’에서 수상한 김 작가의 ‘앵무, 동촌강에 날아와’는 국채보상 운동 과정에서 남성 못지않게 큰 몫을 해낸 여성의 활동상을 조명한 작품이다. 실존인물인 ‘앵무 염농산’ 여사를 중심으로, 국채보상 운동의 활동 과정과 여성 운동으로서의 의미를 그려냈다.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되, 극적 재미와 전달력을 위해 허구적 스토리텔링을 도입한 희곡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실존인물과 가상인물이 적절히 배치되어 연극으로 만들었을 때 연출의 여지가 넓다”는 평가를 받았다.구랍 29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개최된 시상식에서 김 작가는 상금 500만원을 수여받았다.한편, 국채보상운동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3주년을 맞이해 개최된 이번 공모전은 국채보상운동의 나눔과 책임 정신을 대국민 참여로 이끌어내기 위한 홍보의 일환으로 열렸다. 이번 공모에는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했던 여성들과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이 주제로 제시됐다. 이번 공모 수상작 중 상위 3편은 향후 작품집으로 발간하며, 올해 이들 수상작을 대상으로 실제 연극작품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04

“백신 꼭 맞고 거리두기도 여전히 중요”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흰 소의 기운처럼 힘차고 듬직한 기운이 밝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쉽게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 환자들의 행렬과 남의 일 같지 않은 심정으로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여러 상황 앞에서 환자를 대면해 치료에 앞장서고 있을 의료인들의 심정은 어떨까. 미국 엘에이 카운티 풋힐 프레스비테리안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전시아씨의 하루를 비대면 인터뷰로 따라가 본다.-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한다.△미국인 남편을 만나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천명이 되어 간호사라는 직업에 다시 도전을 하게 되었고 2020년 6월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10월에 국가자격증을 따서 11월부터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코로나 현장 간호사로 근무하는 걸로 알고 있다. 건강은 괜찮으신지?△현재 오른쪽 어깨에 오십견이 왔지만, 그것말고는 별다른 건강에 따른 문제는 없다. 그리고 지난 12월 22일에 화이자에서 나온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다. 그게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어떤 부서의 간호사인가? 독자들이 알기 쉽게 풀어서 말해주셨으면.△한국의 독자들도 잘 알고 있는 중환자실 간호사이다. 영어로는 Intensive Care Unit이라고 약어로 ICU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인 의료설비로는 충분히 관리할 수 없는 중증환자나 대수술 후의 환자를 대상으로 24시간 지속적으로 간호하며, 필요에 따라서 신속한 구급조치를 할 수 있는 집중치료시설에서 근무한다.-최근에 코로나 관련, 환자의 죽음을 대면한 적 있는가? 그때의 심정과 느낌은?△매일 코로나 관련 환자의 죽음을 접한다. 이제 중환자실은 거의 코로나 환자를 보는 곳이 되었다. 어떤 죽음이든 그것을 대면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힘든 일이다. 코로나 환자의 죽음이 더 슬픈 이유는 가족들이 임종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화상으로 그분들이 돌아가시는 모습을 접할 수는 있지만, 직접 환자 곁에서 죽음을 애도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는 우리 간호사들은 최대한 애도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분들의 죽음이 간호사로서 가슴 아픈 이유는 전염성 질병이라는 이유 하나로 일반 환자들의 죽음과는 달리 취급된다는 점이다. 더 이상은 인터뷰에서 말하기 곤란한 사항이지만 무척 안타깝고 암담한 일이다.간호사 사무실에서 인계를 기다리는 미국 엘에이 카운티 풋힐 프레스비테리안 병원 전시아 간호사.-코로나 환자들을 현장에서 겪는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는가?△어려운 점이 너무 많다. 코로나가 환자들의 상태를 급작스럽게 악화시키는데, 환자를 보살피기 위한 의료기구나 재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처음 코로나를 맞았을 때 미국에는 마스크도 부족해, 하나를 가지고 오래 사용했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간호사들이 입어야 하는 가운도 없을 때가 있고, 수시로 필요한 간호 장비들이 부족할 때도 있다. 간호사들끼리 그런 상황을 ‘정글간호’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환자를 진정시키는 약도 수급이 부족해, 응급 처방으로 지원받기도 한다. 그밖에도 어려운 점이 아주 많다. 현 상황이 의료계 최악의 상황인 것 같다.-현장 의료인으로서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의견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우선 코로나 백신이 대중화되면 꼭 맞으시길 바란다. 한국에서는 언제 백신이 가능해질지 모르지만, 75%이상의 집단 면역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나부터 백신을 맞기 전에 안전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과학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95%의 안정성이 있다고 하니 이 끔찍한 시기에 기댈 것은 그것뿐이지 않을까. 여전히 마스크 쓰고 안전거리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얼굴을 되도록이면 만지지 않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한국인들은 이미 이런 것을 잘 실천하고 계실 테니 제가 더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닐 것 같다.-앞으로의 계획은? 간호사로서 또는 개인적으로 다 말해도 좋다.△공부를 계속 해서 Nurse Practitio ner(NP·전문간호사)에 도전하고 싶다. DNP(Doctor of Nursing Practice)라고 예전에는 대학원 학위만 있으면 됐는데 요즘은 박사학위를 받아야 하는 추세라서 지금 계획으로는 2024년에 그 과정에 들어갈 계획이다. 늦은 나이에 간호사가 되어서 현장에서 오래 일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전문간호 의료인이 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04

여유와 평화 상징하는 영물로富 부르고 禍는 막아

2021년은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다. 천간의 신(辛)은 ‘희다’라는 뜻을 지니며, 십이지의 축(丑)은 소띠를 뜻한다. 따라서 올해는 ‘흰 소띠 해’다. 소는 우리 민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닌 동물일까? 소의 해를 맞아 소와 관련된 재미난 얘기를 소개한다.△우리 역사에서 소는 언제부터 등장했나?기원전 1~2세기 김해 조개더미에서 소의 치아가 출토됐다. 이때부터 소가 가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역사서 ‘삼국지 위지 동이전(魏志 東夷傳)’에 따르면 부여에서 소를 비롯해 육축(六畜)을 사육하고, 이것들의 이름을 관명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유사’에는 3~4세기경에 농기를 제작해 논밭을 갈고 수레를 만들어 탔다는 기록이 있다. 이밖에 삼국시대 고구려 고분벽화 안악 3호분 벽화에도 누렁소·검둥소·얼룩소 등이 여물을 먹는 외양간이 그려져 있다. 이처럼 소는 2000년 이상 생구(生口)로서 한집에 같이 사는 가족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소는 어떤 동물?소는 다른 동물에 비해 덩치가 크고 움직임도 느린 편이다. 개나 고양이에 비해 사람 말을 잘 알아듣는 편도 아니다. 하지만 한국문화에서 차지하는 소는 근면과 유유자적의 대명사였다. 나아가 동물 중에서는 우리와 가장 친근한 존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소의 우직하고 성실한 면모는 인간의 게으름을 경책하는 방편으로도 활용돼왔으며, 여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영물로 인식되기도 했다. ‘소가 말이 없어도 열두 가지 덕이 있다’는 말은 우리 조상들이 소의 이러한 성품을 높이 샀던 것을 보여주는 한 예다. 전통 농경사회에서 소는 힘든 농사일을 도맡아 하던 주역이요, 풍요와 힘을 상징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소는 부(富)를 불러오고 화(禍)를 막아주는 존재였다. 농가 밑천으로는 소가 최고의 자산이었으며 소 자체가 부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옛사람들은 입춘 전후에 풍년을 기원하며 흙이나 나무로 만든 소 인형을 세우기도 했다. 이사한 뒤나 동제를 지낸 다음에 소뼈나 소고삐를 매달아 둔 것은 나쁜 귀신의 범접을 막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우리 일상생활에서 소는 근면(勤勉)과 풍요(8C50饒), 희생(犧牲)과 의로움(義)을 의미하는 동물로 상징되고 있다.△소의 특성소는 생물학적인 측면을 보자. 소(cattle)의 학명은 보스 타우루스(Bos taurus)다. 동물 분류학상으로 등뼈를 갖고 있는 척추동물문(Vertebrata)에 속한다. 점차 범위를 줄여 가면, 젖을 먹여 송아지를 기르는 포유강(Mammalia), 짝수의 말굽을 가진 우제목(Artiodac-tyla), 먹은 사료를 다시 씹는 반추류(Ruminantia)에 해당한다. 더 세분하면 우과(Bovimae), 우속(bos)에 속하는 가축이다.소의 겉모양은 독특하다. 뿔이 두 개 있고, 털 색은 품종에 따라 다른데 흰색, 황갈색, 검정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이 있다. 소는 체구, 개량된 정도, 얼굴의 생김새, 뿔의 크기, 사육하고 있는 지역 등을 고려해 분류된다. 소를 사용 목적에 따라 분류하면 소고기 생산을 위한 고기소, 젖 생산을 위한 젖소, 일을 시키는데 특히 물건 운반에 주로 이용되는 일소, 여러 목적으로 활용되는 겸용종이 있다.체구의 크기에 따라서는 덩치가 큰 대형종, 중간 정도인 중형종, 덩치가 작은 소형종으로 나뉜다. 전 세계적으로 450여 종이 있다.소가 다른 가축과 특별히 다른 점은 위가 네 개라는 점이다. 그래서 하나의 위를 갖고 있는 다른 가축에게는 줄 수 없는 풀 사료를 소에게는 제공할 수 있다. 소가 갖고 있는 네 개의 위 중 제1, 제2 위를 반추위라고 한다. 그 기능은 일시에 많은 양의 사료를 저장하는 데 있다. 아울러 반추위 내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소가 섭취한 풀 등 사료 안에 있는 섬유소를 분해한다. 또 휘발성 지방산의 생산, 단백질, 비타민 B군, 비타민 K군을 합성해 준다.△소가 들어간 지명은 얼마? …731개우이도(牛耳島), 우산(牛山), 우도(牛島), 가우도(駕牛島), 우명산(牛鳴山), 와우(臥牛)와 구축(九丑) ….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소’가 들어간 지명은 총 731개다. 용(1천261개), 말(744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고 한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204개로 가장 많고, 대구·부산·세종이 1개로 가장 적다. 경북은 94개였다. 그중 경남 거창군 가북면에는 맹수로부터 어린아이를 구했다고 하는 이야기와 함께, 인간을 위해 온몸을 아끼지 않은 소의 헌신과 의리를 기리는 뜻을 담아 ‘우혜(牛惠)’라는 마을 이름이 붙었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의 고개 ‘소똥령’은 팔려가던 소들이 고개 정상에 있는 주막 앞에 똥을 많이 누어, 산이 소똥 모양이 됐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전남 나주시의 마을 ‘구축(九丑)’은 아홉 마리의 소를 기르면서 마을을 발전시켰다는 전설이 유래가 돼 생겨난 지명이며, 울산시의 ‘우가(牛家)’마을은 소가 병에 걸리자 이곳에 집을 짓고 소들을 피난시켰다고 해 생겨난 지명이다.△소와 관련한 속담과 덕담은?-“쇠귀에 경 읽기”: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줘도 ‘이해를 하지 못 한다’는 뜻이다.-“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일이 잘못된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느린 소도 성낼 적 있다”: 아무리 성미가 느리고 순한 듯한 사람도 화나면 상당히 무섭다는 뜻.-“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 성질이나 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한 모양을 이르는 말.-“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 보기에는 느리지만 꾸준하고 믿음직스러우며, 실속이 있다는 뜻.-“쇠뿔도 단김에 빼라”: 어떤 일이든 마음먹었으면 망설이지 말라는 뜻,-“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뜻.-“소 뒷걸음질 치다 쥐잡기” : 우연히 행운을 얻게 된다는 뜻.-“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무덤덤하게 서로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있는 사이를 이르는 말.-“쟁기질 못 하는 놈이 소 탓한다”: 할 줄 모르는 저를 탓하지 아니하고 도구를 탓한다는 뜻으로, 자기의 능력 부족을 남의 잘못으로 돌린다는 뜻.-“큰 소가 나가면 작은 소가 큰 소 노릇 한다”: 어떤 집단이나 단위에서 윗사람이 없게 되면 아랫사람이 그 일을 맡아보게 되는 이라는 뜻.-“도랑에 든 소”: 도랑 양편에 우거진 풀을 다 먹을 수 있는 소라는 뜻으로, 이리나 저리나 풍족한 형편에 놓인 모양을 이르는 말.-“푸줏간에 들어가는 소걸음”: 벌벌 떨며 무서워하거나 마음에 내키지 아니하는 것을 억지로 하는 모양.△소를 소재로 한 시문이나 그림은?소는 우직하고 순박하며 여유로운 천성을 지닌 동물로 인식된 까닭에 조선 시대 선비들은 각별한 영물로 여기곤 했다. 그런 흔적은 소를 소재로 한 시문이나 그림, 고사가 많이 남아있다는 점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특히 당시 선비들은 속세를 떠나 은일자적(隱逸自適)할 수 있는 선계(仙界)에 대한 동경을 묘사하면서 소를 그 이미지로 부각하고자 했다.소를 잘 그린 조선 시대 화가로는 김제, 이경윤, 김식, 윤두서, 조영석, 김두량, 김홍도, 최북 등이 있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에게 소를 탄다는 것은 세사(世事)나 권력에 민감하게 굴거나 졸속하지 않는다는 정신적인 의미가 있다. 나아가 권세를 버리고 초야에 묻혀 산다는 의미도 아울러 내포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도움말 = 천진기 전 국립민속박물관장

2021-01-03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신춘문예 등단 산실로

경주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학장 손진은) 재학생들이 전국 주요 일간지가 실시한 ‘2021 신춘문예’에 대거 당선되는 성과를 거둬 문단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시 연구반 재학생인 김광희씨는 동시 ‘엄마의 꽃밭’으로 조선일보 신문문예 동시 부문 당선자로 선정됐고 소설연구반 재학생인 이경숙씨도 국제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얼음창고’를 응모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수필연구반 이수정씨가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달항아리’가 당선됐고, 손미숙 재학생도 제32회 신라문학대상 소설 부문에 소설 ‘샹그릴라’가 당선됐다.이밖에도 전인식 재학생이 시 ‘경주 남산’으로가 성시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5회 불교문예작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고, 류현서씨가 제11회 경북문화체험 대상(수필, ‘당삼채’), 노정옥씨가 호미문학대전 금상(수필,‘길어깨’), 경북문화체험 은상(‘줄, 내리다’), 신정애씨가 경북문화체험 가작(수필, ‘육수’), 박건영씨가 근로제문학상 가작(소설), 이능수씨가 매일시니어문학상(‘바람개비’)을 각각 수상하는 등 30여 명이 2020년 전국 규모 공모전에서 입상했다.또 손은조, 이선락, 권상연(이상 시), 노정옥, 오경석(이상 수필)씨 등 5명이 문예지 신인상으로 등단하는 영예를 안았다.김우전(시집 ‘숲속 국어시간’), 전인식(시집 ‘모란꽃 무늬 이불 속’), 이인록(소설집 ‘16년’), 이능수(수필집 ‘인생가방’) 재학생이 작품집을 발간하기도 했다.한편,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회장 김봉환)에서 동리목월 선생의 선양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은 지난 2006년 창작대학 출범 이후 시, 소설과 수필창작을 공부하는 목월 입문반·연구반, 동리 입문반, 동리소설 연구반, 동리수필 연구반 등 현재까지 2천58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동안 36명이 신춘문예에 당선했으며 매년 30명 이상 전국문예대전 및 신인상 수상의 성과를 이루고 있다. 교수진은 시 전동균 손진은 유종인, 소설 이채형 김이정, 수필 한상렬 박양근 등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시인과 작가들로 구성돼 있다. 2021년에는 2월 20일에 개강할 예정으로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9

“제빵은 과학… 배움 20년째 현재진행형”

포항에서 ‘제과제빵 최고장인’이 탄생했다.포항시는 최근 장인정신이 투철하고 제과제빵 분야의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는 한민희(43) 어니스크 빵집 대표를 ‘2020년 포항시 최고장인’으로 선정했다. 2회째를 맞이한 올해 포항시 최고장인은 심사위원회의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각 분야 9명이 최종 선정됐다. 한 대표는 제과제빵 분야 최고 수준의 기술인으로서 산업현장에 장기간 종사하며 기술발전에 크게 공헌한 공을 인정받았다. 첫 영예를 안은 한 대표는 제과제빵 분야의 미래 기술 개발을 이끌고 후배들에게 그 역량을 전수하는 조언자 역할을 맡게 됐다. 천연발효종빵 전문 베이커리로는 전국 최고일 거라고 자부하는 한 대표는 그동안 10여 종의 발효종 빵을 개발했다. 지금도 매일 달라지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 레시피를 조정해 가며 발효빵 만들기에 열중하는 장인이다.그를 28일 그의 빵집에서 만났다.-빵 만드는 게 이렇게 업(業)이 될 줄 알았나.△전혀 몰랐다. 하지만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인간적인 일(직장)을 구하고 싶었고 그래서 기술을 배우길 원하긴 했다.-군 제대 후 우연히 호텔 베이커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빵과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하던데.△군 전역 후 우연히 길에서 만난 동네 형이 호텔 베이커리 일을 권했다. 그 때 오븐에서 크루와상이 구워지는 것을 보며 ‘이거구나’하며 진로를 결정했다.-빵 만드는 공정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나.△동네 형이 호텔 제과장이었다. 그래서 관련 학교나 학원 경험은 물론 자격증도 없이 바로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나 다른 타 주방에서도 자격증 하나 없는 놈이 빵 만든다고 무시하고 좋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고의 제과점에서 제대로 배워보겠다고 결심한 후 가방 하나 둘러매고 혈혈단신으로 서울 유명 제과점을 찾아가 본격적으로 제빵기술의 기본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제과제빵을 배우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건가.△제빵은 다른 요리와 달리 살아 있는 효모로 음식을 만드는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레시피와 각 반죽들마다의 온도, 그리고 적절한 글루텐까지. 반죽부터, 오븐에서 구워져 나올 때까지 하나라도 잘못되면 완벽한 빵을 만들 수 없기에 매번 어렵다. 그래서 2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늘 배우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정해진 레시피가 있는 게 아닌가.△일을 배울 때는 조금이라도 배합이 틀리면 반죽의 상태가 변하므로 정확한 방법대로 일을 배웠고 지금은 기 기본을 베이스로 우리 포항의 시민들이 좋아할 수 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우리 지역 특산품과 특수한 재료를 찾아 빵을 개발하고 있다.-언제부터 빵을 직접 만들었나.△어니스크를 오픈한 지 7년이 지났다. 아침 7시면 직원들과 함께 출근해서 같이 퇴근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오래도록 빵을 만들지 않을까 싶다.-뿌린 만큼 거두며 노력한 만큼 이루어진다는 게 신조라고 했는데, 설명이 듣고 싶다.△기능장이란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그 분야에 최고가 되는 것인데 삶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내가 노력한 만큼 돌아오는 것 같다. 얼마만큼 연습하느냐가 실력으로 나타났고 나만의 노하우가 많을수록 후배들에게도 인정받다 보니 내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고 할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큰 것을 바라지 않고 내가 한 만큼만 얻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일하면서 제과제빵 공부를 병행하느라 시간 관리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직원들과 똑같이 일하면서 대외 활동도 하고 제품 개발 및 판매 관리까지, 할 일이 너무 많다 보니 시간이 늘 부족하다. 그래도 지금은 와이프가 도와줘 훨씬 낫지만, 시간을 쪼개어 쓰는 게 일상이 되었다.-가장 자랑하고 싶은 빵이 천연발효종 빵이라고 했는데.△처음에 천연발효빵을 접할 때는 빵의 상태를 잘 모르다 보니 공정대로 배웠는데 경력이 쌓이면서 빵의 필수 재료인 이스트를 넣지 않고도 자연에서 얻은 효모로 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다. 프랑스 연수 당시 좀 더 디테일하게 배워 지식이 넓어진 것 같다. 매장에서도 인기 메뉴이다.-앞으로의 바람이나 꿈이 있다면.△대구에서 태어나 자랐고, 일은 서울에서 배웠으나 장사는 포항에서 하고 있다. 지금은 포항시민으로서 포항의 특산품을 이용하여 포항의 대표 빵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준비 중이다. 그리고 나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빵집, 포항시를 대표하는 빵집으로 만드는 게 앞으로의 바람이고 목표다. 지금처럼만 잘해 나간다면 10년 안에 이루어지리라 호언장담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8

예술인 저작권 ·복지 다룬 ‘함지’ 2호 발행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의 문화예술담론지 ‘함지’ 2호가 발간됐다. 재단은 지난 9월 ‘함지’ 창간호를 발간, 코로나19로 인한 예술계 변화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함지’ 2호는 저작권과 예술인 복지 등을 깊이 있게 다룬다.첫 주제인 ‘예술가의 권리장전, 저작권’에서는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글로 저작권 개념을 알아본다.이어 계승균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용, 출처 명시, 표절과 패러디의 차이 등 저작권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관해 이야기 한다.또 다른 주제인 ‘예술인 복지와 문화향유권’에서는 이범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을 통해 우리나라 예술인 복지 현주소를 짚는다.배연직 노무법인 사람과 산재 선임 공인노무사는 새롭게 시행되는 예술인고용보험에 대한 궁금증을 자세히 다뤘다.이 밖에도 안희철 연출가가 대구·경북 원로 연극인 김삼일, 서영우, 채치민, 홍문종의 입을 통해 1960~80년대 지역 연극계를 추억하는 글 등을 싣는다.손태룡 한국음악문헌학회 대표는 대구시립교향악단부터 민간교향악단까지 지역 교향악단의 역사를 기록했다.또 소설가 이나리가 옛것과 새것이 한자리에 머무르는 북구 노곡동을 탐방하며 주민들과 진행한 인터뷰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0-12-28

“꿈틀로 작업실 풍경·작품 온택트 감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지 육거리 우리은행 포항지점 뒤 중앙파출소 일대에는 ‘꿈틀로’라고 불리는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가 있다. 포항시가 지난 2017년 6월 지역예술가 공간 지원을 통해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곳이다.‘포항문화예술인의 거리’로 불리기도 하는 ‘꿈틀로’는 30명의 입주작가들이 온라인으로 작업실 풍경과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으로 인해 전시 관람의 제한이 많아진 데 따른 아쉬움을 덜고자 온라인 플랫폼을 확장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더 많은 시민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거리 두기에 의한 제약을 뛰어넘어 ‘꿈틀로’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함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꿈틀로’ 입주작가연합회 회장인 김희욱 목공예 작가를 27일 만나 작가들의 작품 활동, ‘꿈틀로’ 활성화 방안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입주작가들의 작업실과 작품을 온라인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소개 부탁한다.△이번 온라인 전시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진행된 2020 꿈틀로 오픈스튜디오 ‘존재하는 것, 존재했던 것’의 전시영역을 확장해 작업실 관람은 물론 참여 작가의 작업 모습을 영상으로도 볼 수 있게 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으로 인해 전시 관람의 제한이 많았던 아쉬움을 덜고자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더 많은 분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거리 두기를 넘어 ‘꿈틀로’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꿈틀로’에 입주한 1기, 2기, 3기 30개 팀이 참여해 입주작가들의 창작공간을 개방하고 그간의 활동성과와 작품세계를 들려주고 있다. 그 밖에 화보 촬영 이벤트 및 체험프로그램과 아티스트 토크, 특별전시 등이 마련되면서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그동안 공실에 많은 예술가가 둥지를 틀어 골목 곳곳에 다양한 예술 활동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게 됐다. 그동안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모든 활동이 기억에 남지만 올해 ‘298놀장 아트마켓’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왜냐하면 작가연합회의 이름으로 시행하는 마지막 행사였었고 모든 작가가 어려운 가운데 힘을 모아 준비했기에 그리고 포스코 봉사단과 함께하였기에 즐거웠고 더욱 뜻깊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준비도 어려웠고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욱 뭉치고 하나 되어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내년부터 포항시로부터의 작업실 월 임대료 지원이 중단되는 데 따른 자구책은 있는지.△지금까지 문화거리 조성에 있어서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선발과 지원을 해왔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라는 것이 눈에 드러난 가시적인 효과를 바라보는 시선을 버리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구책은 사실상 자립을 뜻하는 부분인데 문화예술이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거래로 생각해서 판매 수익을 거둬 들이는 사업이라고 한다면 자립이 가능하겠으나, 문화예술의 가치를 단순히 상품으로 받아들여 스스로 수익을 내어서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을 요구한다면 자구책을 낼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일부 작가들은 월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꿈틀로’를 떠나게 될 것이다. 포항에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조성된 ‘꿈틀로’에는 아직도 순수하게 자립이 어려운 작가님들이 많이 계신다. 작가로 구성된 사회적 협동조합의 설립도 이런 작가들의 고민과 문제점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완벽한 자구책은 아니지만, 협동조합의 설립으로 인해서 작가들과 함께 하는 사업아이템을 많이 개발하고 있고, 조합 차원에서 작가의 개인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꿈틀로’는 포항문화재단의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 과거-현재-미래를 연결하는 시민의 공간으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앞으로 더욱 활성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사업의 종료와 새로운 사업으로의 전환 이런 것들의 연속이 아닌 한가지 프로젝트의 연속성이 필요한 것 같다. 작가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지원이다. 오직 작품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만 전체적으로 작가들의 레벨업이 이루어질 수 있고, 또한 찾아오는 거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의 현실에 있어서 ‘꿈틀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꿈틀로’는 작가들이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부족하지만 다양한 콘텐츠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고 한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7

대구미술관, 올 한 해 작품 234점 수집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이 올 한해 소장품 기증, 구매로 작품 234점을 수집했다. 특히 기증 작품의 경우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작품을 기증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관에 따르면 기증 작품은 상반기 108점, 하반기 67점이며 구입 작품은 아트페어 8점, 지역 전업미술인 작품구입 공모 45점,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실 수집 제안 6점 등이다.고 박동준 분도갤러리 대표가 모은 105점, 개인 소장가 작품 3점, 권정호 작가 등 5명이 내놓은 67점 등 175점을 기증받았다.또 전업 미술인 작품 공모 45점, 대구아트페어 8점,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실 수집 제안 6점 등 59점을 사들였다.이로써 대구미술관은 올해 기준 총 1천541점의 소장품(구입: 515점, 기증: 992점, 관리전환: 34점)을 보유하게 됐다.기증문화 활성화를 위해 기증 절차 안내를 알리는 한편 기증자에게 기증 증서와 감사패 수여, ‘기증자의 벽’ 등재, 미술관 주최 각종 행사 초청, 미술관 간행물 무료 제공 등 다양한 예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소장품 수집을 위한 소장품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 대구미술관 소장품을 심층적으로 조사·연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장품 주제전과 아카이브 구축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7

“경계의 시간을 산책하면서 가깝고 소중한 것들 되새기는 작업”

김주영 사진작가포항지역에서 수필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주영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녀는 블루, 그린, 레드 등 색이 품은 공간 안에서의 자신의 독백을 담은 두 번째 개인전 ‘어떤 재현(What Representstion)’전을 준비 중이다. 이번 전시는 그녀가 몇 년 동안 일출과 일몰의 시간대에 작업한 사진들을 모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경계의 시간을 산책하면서 우리가 머무는 공간에서 ‘가깝고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작업이었다”고 말하는 김주영 작가를 21일 만났다.-2016년 첫 개인전 이후 4년만의 개인전인데 소회를 듣고 싶다.△사진이라는 매체는 이미지로 소통하고 공감한다. 이미 현존하는 세계를 이미지로 환원하면서 대상 그 자체가 지닌 시각적 힘을 재해석 해보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만난 오묘한 색들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을 깊이 들여다 본 작업이었다. 사진을 찍다보면 똑같은 장소이지만 낮과 밤의 시간에 따라 공간적 의미가 새롭게 느껴졌다. 어둠속에서 만난 색들을 이미지로 표현하다보면 다양한 공감각적 감정들이 생긴다. 지난 전시 ‘The Sea’에서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다면, 이번 전시는 색이 머문 공간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이방인이 된 시간들을 색으로 은유했다.-이번 전시에 선보일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색이 머문 공간에서 사진을 매개로 감정들이 가감된 흔적들을 보여주고 싶다. 전시장에서 만날 사진들은 색의 3원색으로 병치시켜 구성했다. 어디선가 마주한 듯한 풍경, 익숙한 장소지만 전혀 다른 감각의 시선들이 혼재되었다. 레드(Red)가 많은 공간에서는 따뜻함과 차가움, 강함과 약함, 가깝고 먼 색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기도 했다. 또 그린(Green)이 가득한 공간에 머물 때는 현재를 살아가는 시간과 자연과 어우러진 삶에서 새로운 설렘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색이 머무는 공간에 관심을 가지게 한 색이 블루(Blue)이다. 일몰 시간대에 만난 블루의 색감은 낮에는 경험하지 못한 색이었다. 색을 통해서 사유의 폭이 확장되어가면서 이번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원래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23∼30일 전시가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져 국공립시설 운영이 중단 되어 연기해야할 상황이라 안타까운 마음이다.-사진집은 이미 출간되었다고 들었다. 다른 평론가들이나 사진작가들은 어떻게 평가하나.△사진집 ‘어떤 재현’은 사진전문잡지 월간 포토닷에서 기획한 닷북 ‘한국사진100’시리즈에 8번째 작가로 선정되어 출간했다. 닷북은 ‘한국 사진가들이 사진 시각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으며 그들은 세상을 어떻게 경험했고 또 기억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관한 시선’으로 연속간행물을 발간하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직간접적인 한국 사진가들의 시선을 관심을 가진 박이찬 편집자께서는 “김주영의 ‘어떤 재현’은 공간 색감이 공간의 느낌을 변형시키고 작가의 독백이 읽히기를 의도하고 있어 색감의 의미들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또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표현은 기존의 빛의 인식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가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것은 공간의 이야기와 어울러 공간에서 맴도는 빛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들이다. 분명한 것은 그러한 의미들이 공간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들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녀는 자기 경험적 삶의 내러티브를 타인과 나누고자 한다”고 평가해주셨다.-앞으로의 계획과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 사진전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싶었다. 하지만 물리적 환경이 계획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요즘은 평범한 일상이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안전 안내 문자를 받을 때 마다 순간순간 놀란다. 자연스럽게 모든 일상들이 마비가 된 듯하다. 비대면 소통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요즘에 예술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많은 위안과 치유를 경험했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는 물리적으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예술은 치유를 향한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작업도 그런 역할이 되었으면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1

대구교육박물관, 인성교육교재 발간

대구교육박물관(관장 김정학)이 ‘대구의 문화재 편액(扁額)’를 활용한 인성교육교재를 발간했다. 사진교재에는 ‘도동서원(道東書院) 중정당(中正堂)’, ‘대구향교(大邱鄕校) 대성전(大成殿)’ 등 대구의 주요 건축 문화재에 걸려 있는 한자 편액 85개를 선정해 문화재 및 편액에 대한 이야기, 편액 사진, 편액에 새겨진 한자를 수록했다. 내용의 구성은 학생들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게 ‘마음길’이라는 부제로 4단락으로 나누고, 향교, 서원, 고택, 사찰 등 같은 건축문화재를 유형별로 모아 대구지역 편액지도를 만들어 학생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또한 대구의 문화재 및 편액에 대한 의미와 그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알아보고 편액에 새겨진 174개 한자의 음(소리)과 훈(새김)을 익히고 여러 차례 써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은 “학생들이 대구의 주요 건축 문화재를 관람할 때 지나치기 쉬운 편액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그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통해 인성을 함양하고 편액에 새겨진 한자의 음(소리)과 훈(새김)을 알아보면서 격대교육 확산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우리 대구의 역사에 대해 더 깊은 의미를 되새기고 긍지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15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통해 현대사회서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 가질 수 있길…”

모든 예술가들은 문화예술의 향기로 가득한 도시를 꿈꾼다. 그 희망을 실천하는 방법의 하나로 서종숙사진 서양화가는 몇 해 전부터 문화도시 포항 조성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지난해 문화예술기획사 (주)문화밥을 창립해 ‘권역별 시민주도 문화사업’추진을 위해 시민 커뮤니티를 돕고 있는 것을 비롯해 중앙동 꿈틀로 일대를 기반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꿈틀로 문화로 잇다-무성영화 상영’ 행사 등 올해만 해도 3번의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여러 시민단체와 진행했다. 그리고 내년에도 공공미술프로젝트로 겸재 정선의 ‘내연삼용추’를 주제로 한 새로운 조형 작업을 동빈항에 선보이게 된다. “팬데믹 시대에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긴 것처럼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보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는 서 (주)문화밥 대표를 13일 만났다.-문화예술 기획자로서 3년째 활동을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포항문화재단이 설립되면서 문화기획 인력양성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10년 전부터 문화기획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이제까지 내가 해왔던 일들이 문화기획이었다. 어쩌면 문화예술을 전하고 알리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일들이 이미 내 몸에 배어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자비(自費)가 아닌 행정의 도움으로 만들어가는 일들을 시작한 지가 3년이 되어 간다. 함께 문화를 만들어가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문화기획이 나의 중심적인 브랜드가 되어 가고 있다.-지난해 포항문화재단의 권역별 시민주도 문화사업에 선정됐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이제까지 포항이 가진 인문문화자산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문화재단이 포항의 인문문화자원을 권역별 사업으로 진행하는 공모를 보면서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칠포리 암각화는 10년 전 아이들과 함께 문화유산 체험을 하러 간 기억이 있다. 체험을 준비하면서 칠포리 주민들과 함께 암각화를 조사하고 연구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암각화를 알리는 체험을 준비하게 되었다. 참여한 포항시민들이 암각화를 탐방하면서 포항의 역사자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소감을 전해왔다. 그로 인한 자기 만족감이 지속적으로 문화기획을 하게 만든다.-겸재 정선의 ‘내연삼용추’ 조형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는가.△포항의 상권을 대표하는 항만인 동빈내항을 아름다운 조형 작품으로 꾸미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정화냉장 건물 외벽에 걸게 될 창의적 조형물 겸재 정선의 ‘신내연삼용추’ 작업은 이달 중순부터 시작된다. ‘만선의 꿈’ ‘로드 갤러리’ 등 다른 회화·영상 작품도 동빈내항 일대에 함께 걸게 되는데 전체 작업은 내년 2월에 모두 마무리되며 ‘생명의 물길에서 문화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1733년에서 1735년까지 청하 현감을 지내면서 청하 고을의 ‘청하성읍도’와 내연산의 비경을 담은 ‘내연삼용추’, ‘내연산폭포도’, ‘고사의송관란도’ 등의 작품을 남기신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삶과 예술을 통한 현대적 예술 창작활동의 방향성을 찾게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들의 삶에 활력이 되고 더욱 마음이 풍요로워지게 해주었으면 한다.-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시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주)문화밥의 주요 지향은 ‘포항의 인문문화자산을 활용한 예술 창작활동의 활용 방안’이다. 그중에서 북포항권 인문문화자산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예술가들의 다양한 활동으로 연계된다면 포항만의 콘텐츠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겸재 정선의 삶과 예술을 통한 현대적 예술 창작활동의 방향성’을 주제로 최근 김용권 겸재 정선 미술관 관장 초청 강연회를 가졌는데 겸재 정선의 삶과 예술에서 포항이 가진 자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하였다. 일련의 과정을 포항 예총, 포항미협이 함께 해 예술가들과 함께 창의력을 모은다면 문화도시 포항의 방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앞으로 바람이나 계획이 있다면.△지금까지 연구하고 만들어가고 있는 기획들을 포항의 많은 예술가와 함께하고 싶다. 나 또한 예술가였기에 혼자만의 리그가 아닌 다양한 예술 분야가 함께 포항이 가진 인문문화자산을 융합적인 콘텐츠로 만들어간다면 문화가 밥처럼 건강해지고 문화로 밥을 먹고 살 수 있는 문화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운영하는 회사 이름을 문화밥으로 만든 이유도 이와 같다. 문화가 밥처럼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13

도서관과 함께 하는 한 해의 마무리

“도서관과 함께 한 해의 마무리, 어떠세요?” 포항시립도서관(관장 구진규)은 어느 때 보다 힘들었던 2020년 한 해의 마무리를 위해 12월 한 달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위안을 전할 예정이다.2020 원 북 원 포항 올해의 책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저자 김초엽 작가와의 만남(진행 이창순 문학평론가)은 12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 준비돼 있고, 그 다음날인 13일 오후 2시에는 비대면 화상 플랫폼을 통해 올해의 독서퀴즈왕을 뽑는 ‘랜선 가족퀴즈왕!’(진행 최미경 작가)을 진행한다. 15~16일 양일간은 랜선에서 클레이아트를 만들어보며, 매주 일요일 웹툰창작실에서 코딩을 이용한 햄스터봇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진행할 예정이다.모든 프로그램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을 해야 참여가 가능하며, 김초엽 작가와의 만남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온라인 북토크 형식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프로그램은 시립도서관 전용 화상플랫폼을 통해 운영된다.이 외에도 1층 로비에서는 테마 도서가, 3층 복도에는 2020 원 북 원 포항 공모전 수상작(서평, 그림부분)이 전시돼 시민의 휴식처가 될 전망이다.구진규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참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일순간 멈췄지만 또 우리의 일상은 계속되고 있다. 일상을 찾는데 도서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아주 작은 부분이나마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도서관이 힘쓰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0-12-08

“모호한 풍경 통해 고립된 일상 살아가는 소시민의 심리 표현”

이종길(46) 서양화가. 지역 곳곳에 산재한 일상의 풍경을 작업으로 이끌어내어 선보인 시간이 벌써 10여 년이다. 대학 시절 강의실에서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를 배웠던 그지만 항상 전통 위에 현대를 얹는 방식으로 자신의 예술 영역을 구축해왔다. ‘전통의 현대화’는 그가 평생 부여잡고 있는 화두이자 메시지였다. 최근에는 포항시립미술관 3, 4전시실에서 ‘일상은 처음부터 낯익지 않았다.’ 전을 열고 있다.이종길 화가를 7일 만나 이번 전시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일상의 풍경을 대상으로 작업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대학을 졸업하고 후배 몇 명과 작업을 같이 했다. 그때가 2009년경이었다. 당시 내 삶에 대한 어떤 고민, 미래라든가 생활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 작업을 한다는 것들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후배들과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어떻게 작업할 것이냐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에 대한 토론을 많이 하게 됐다. 그래서 그때부터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게 됐는데 주변의 모습 또한 내 모습과 똑같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 일상의 풍경들이 나와 젊은이들이 처한 환경의 모습과 똑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의 작업실 주변의 일상적인 풍경인 슈퍼마켓이라든가 철물점이라든가 내가 항상 오가던, 그런 길에서 보이는 이미지들을 대상으로 작업하기 시작했다. 어떤 고독감이라고 해야 할까, 현대인들의 고독감이나 공허함, 그런 부분을 일상의 풍경 이미지에 끌어들이게 됐다.- 포항지역을 대표하는 우수작가 공모제인 ‘제15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전인데.△장두건미술상은 포항 출신의 작고 화가 고 초헌 장두건 화백이 포항미술계의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자신의 사재를 내놓아 마련한 상이다. 사실 지방에서 작업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환경이다. 무엇보다 작품 발표하는 환경도 잘 안 갖춰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상을 받음으로써 작업하는 데 희망을 품고 힘차게 나갈 수 있는 계기가 한 번 더 마련된 게 아닐까 싶다. 상황 자체가 나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 않을 수는 없겠다. 당연히 거기에 따른 작가로서 책임감 같은 것도 따르는 문제고 그래서 내가 이제 작품으로써 그만큼 많은 것을 보여 줘야 하니까 그런 무게감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많이 있을 것 같다.-어떤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나.△모호한 풍경을 통해 일상을 살아가는 소시민의 공허하고 불안정한 심리와 사회적 부조리함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내는 작업들이다. 송도 등 포항 주변의 일상을 흐릿한 묘사로 담아낸 풍경과 유채색의 명확한 이미지의 배치는 내 회화의 주된 골격이다. 명확한 색과 묘사로 특정한 대상을 화면 내에 구성하는 것은 일상의 시간 내에서 대상을 고립시키는 나만의 방식이다. 고립된 이미지는 단순히 일상 속 대상의 재현을 넘어 예술가 혹은 개인의 내면 심리를 드러낸다. 이미지는 현 상태를 직면하고 다시금 일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지점이기 때문에 자족적이고 독립적인 형상이 된다.-앞으로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작가란 자기를 반영하지 못하면 그 작품에 대한 진실성이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앞으로 작업은 지금과 같이 내가 살고 있는 포항이라는 곳을 구석구석 한 번 더 면밀하게 파헤쳐 보고 싶다. 송도라는 곳은 옛날 좀 지난 시간의 기억으로 더듬어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포항 사람들이 그들의 정서 속에서 가장 대표할 수 있는 그런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송도라는 공간 자체가 해수욕장이라든가 그것들이 포항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대표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아마 그런 장소들에 대한 부분들이 작업으로 되지 않나 싶다.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을 더 깊이 있게, 깊숙이 하는 작업을 하면 결국은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다가올 거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쉽게 흔하게 볼 수 있는 장소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한 느낌들을 공유하면서 볼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07

동시집 ‘꼬마 시인들의 별을 줍다’ 출간

“소중한 어린 친구들의 시는 별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위를 깜깜하게 하고 여러분이 쓴 시를 조용히 떠올리면 별처럼 반짝반짝 빛이 날 것입니다.”경상북도교청문화원(원장 김현동)이 최근 방과후 문학 수업 ‘시와 보드랑 놀자’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의 동시를 모아 동시집‘꼬마 시인들의 별을 줍다’을 출간하고 출판기념회를 가졌다.이번 동시집‘꼬마 시인들의 별을 줍다’출판기념회는 방과후 문학 수업 시와 보드랑 놀자에 참여한 8명의 초등학생들이 수업시간마다 동시를 읽고 한 편씩 직접 쓴 동시를 모아 출판하면서 2020년의 추억을 글로 남기는 기회가 됐다.출판기념회 시간을 통해 동시집을 감상하는 학생들 얼굴에선 웃음꽃이 피어났으며 학생들은 동시집을 감상하며 자기 시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쓴 시도 감상할 수 있는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김소윤(해맞이초등 2년) 학생은 “내 시가 책으로 출판되어 나와 너무 기분이 좋다. 다른 친구의 시도 두고두고 볼 수 있어 재미 있고 배울 게 많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수업을 담당한 김순희 수필가는 “동시집을 편집하고 출판한 책을 읽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보람이 있다. 2020년을 추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보물을 마련해 준 것 같아 기쁘고 뿌듯하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07

원도심 활력 불어넣은 ‘꿈틀로’의 힘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가 포항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도심 재생을 견인하고 있다.(재)포항문화재단은 지난 2016년부터 꿈틀로에서 시작된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이 올해 5년차로 마무리되는 가운데, 쇠락했던 포항 원도심이 문화적 방식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중앙로 298번길 일대에 예술가들이 정착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고 1일 밝혔다.포항문화재단에 따르면 한동대학교에서 2020년 추진한 ‘꿈틀로 성과분석 및 발전방안 마련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꿈틀로 출범 4년차까지 3천명 넘는 시민이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했으며, 해마다 수천명이 꿈틀로를 방문했다. 꿈틀로 입주 작가가 창작한 예술작품은 총 4천여점으로, 입주 예술인 1인당 200개가 넘는 작품을 창작했다. 특히 꿈틀로 지구 내 입주자들의 총 수입이 2016년과 비교해 2019년에는 2.64배 증가했다.뿐만 아니라 경제성 분석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2019년 후반 기준 1.26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비용 대비 편익(B/C)가 1은 사업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인정해 주는 기준이 되는 수치로 꿈틀로 사업은 경제적 효과가 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꿈틀로 청년 예술가들은 꿈틀로에 스토리를 입히고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꿈틀로에 이주한 청년 작곡가 김명진(28)씨는 “예술가들과 가까이에서 비슷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꿈틀로의 가장 큰 장점이다”며 “꿈틀로 주민들에게 들은 사연을 노래로 만들어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해 최종 재능기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예술가들이 입주한 골목에 신선한 바람을 넣어 줄 청년 창업가들도 꿈틀로로 모이고 있다.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곳과 수제맥주, 수제햄버거, 실내디자인 등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작·창업활동으로 꿈틀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프랜차이즈성 상권이 아닌 직접 브랜드를 개발하고 독자적인 운영을 하는 등 주민주도형 창업공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TV 프로그램을 통해 덮죽, 국수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들이 소개되면서 꿈틀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꿈틀로는 현재 문화 창작, 교육, 체험 등으로 연계된 문화예술창작지구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시점에 있다. 선순환 문화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01

“좋은 산문은 쉽게 읽히고 머리에 그려지는 듯 스토리 가져야”

이치운 수필가“오늘날 우리는 윈도우의 창을 여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합니다. 머릿 속에서 다양한 사안들이 한꺼번에 창문을 여닫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그 창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으려 애쓰지 않습니다. 실제로 관계의 연결고리들은 엄연히 존재하고, 우리의 정신은 흩어져 있는 개별적 사안들을 얼마든지 연결할 수 있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줄칼’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지난달 15일 발표된 ‘제4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대상 수상자인 이치운(58·부산시) 수필가는 지난달 30일 가진 인터뷰에서 수상작 ‘줄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줄칼’은 평생 배를 탔던 아버지의 줄칼을 가는 모습을 보며 인생의 소중한 교훈을 얻게 된 이 수필가의 인생이야기이다.그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다.-수상작 제목이 특이하던데요.△바다에서 일하는 어부들은 항상 작은 칼을 몸에 지녀야 했다. 그물코를 깁거나 뱃일을 하거나 일상생활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건이다. 내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줄칼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줄칼을 만드는데 쏟는 정성이 대단했다. 아버지는 다른 동네 어른들에 비해 급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줄칼을 만들 때는 전혀 달랐다. 그날만은 매일 마시던 보해 소주조차도 입에 대지 않으셨다. 아버지의 참을성과 인내심을 보고 자랐다. 나는 중학교 과정과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패스하고 철공소, 보세공장, 신발공장, 학원강사, 대학교수, 인문학강사의 삶을 살아왔다. 어렵고 힘든 상황임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참을성과 인내하는 힘은 아버지가 나에게 물려준 큰 유산이다. 줄칼을 볼 때 마다 아버지를 대하는 마음 같아 꼭 쓰고 싶었다.-좋은 산문은 무엇일까요.△고상한 말, 화려한 미사여구, 근엄한 표현은 글의 생동감을 떨어뜨린다. 내용을 멋지게 포장하는 것 또한 좋은 산문이라 할 수 없다. 좋은 산문은 쉽게 읽히고, 머릿속에 그려지는듯 스토리를 가져야 한다. “나도 한때 저런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우리 부모님 이야기 같다, 우리 가족 이야기 같다”는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에 질문 하나 정도는 던져 볼 수 있는 사유가 포함되어 있는 글이라면 좋은 산문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전염병 창궐 등 요즘 살기가 참 힘들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이 같은 오늘날 문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코로나로 일상이 멈추어 섰다. 사회 활동 축소로 경제가 마비되면서 가정경제 또한 어려워졌다. 경제활동이든 사회활동이든 사람과 사람이 만나 다양한 관계를 맺을 때 경제적·사회적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이런 활동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까지 와있다. 문학의 역할은 사회가 안고 있는 아픔을 보듬어 치료해주는 종합병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아야 한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문단도 함께 노력을 해야 한다.-앞으로 바람이나 계획이 있다면.△기업조직 및 사회단체를 위해 해오던 ‘인문학 강의’를 꾸준히 하는 것이다. 인문학강의를 통해서 사람에 대한 존엄성과 소중함을 아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사람들과 나누는 다양한 이야기는 그들의 삶을 관찰하게 되고 이해하면서 작품 구상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된다. 수필은 우리 주변에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이다. 주변의 이야기로 독자들이 공감하는 작품을 쓰고 싶다. 마지막으로 문학평론 연구에 조금 더 집중하려고 한다. 평론가는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여 작품이 지닌 미적 가치를 제시함으로써 작가의 창작세계를 소개한다. 평론 작업은 비평원리에 따라 작품을 미시적, 거시적으로 재단함으로써 독자에게는 작품의 이해도를 높이고 작가에게는 보다 나은 창작의 길을 제시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학평론가가 되기 위한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않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30

‘제12회 포항소재문학상’ 공모 수상자 발표 대상에 김은순씨 시 ‘돌문어라는 춤’

김은순씨포항문인협회(회장 서숙희)는 지난 29일‘제12회 포항소재문학상’ 작품 공모 수상자를 발표했다. 최고상인 대상의 영예는 김은순(청주시 청원구)씨의 시 ‘돌문어라는 춤’가 차지했다, 소설 부문 최우수는 장세진(부산광역시 연제구)씨의 ‘포항, 그리고 나침반’, 시 부문 최우수는 김완수(전주시 덕진구)씨의 ‘바다 제련소’, 수필 부문 최우수는 김경아(울산광역시 북구)씨의 ‘선바위 별곡’이 입상했다.대상 작품 ‘돌문어라는 춤’은 “언어감각이 재기발랄하고 사유가 깊은 시적 완성도가 높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김은순씨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직지사랑 전국백일장에서 대상을 받았고, 재학 중에 방송대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됐다.한편, 지난 8월부터 10월 31일까지 3개월간 공모한 포항소재문학상 작품 공모에는 전국 각양각지에서 시 부문에 31명 129편, 소설에 24명 24편, 수필에 19명 50편이 응모됐다. 12월 5일 예정됐던 입상작에 대한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다음은‘제12회 포항소재문학상’ 입상자 명단.◇시 △대상 김은순(청주시 청원구) △최우수 김완수(전주시 덕진구) △우 수 허남기(영천시 영천고1길) 박한규(포항시 남구) ◇소설 △최우수 장세진(부산광역시 연제구) △우수 이기쁨(경주시 황성로 ) 김은혜(인천광역시 연수구) ◇수필 △최우수 김경아(울산광역시 북구) △우수 장진수(대구광역시 달서구) 허동욱(포항시 북구).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9

무성영화로 추억하는 70년 전 포항의 겨울밤

“아~ 포항의 70년 흘러간 과거를 묻지 마시오.”흘러간 옛노래를 부르는 변사의 구성진 목소리가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의 주말 저녁을 울리던 지난 21일 저녁.아카데미 극장, 시공관, 포항극장, 육거리 분수가 품어져 나오던 그때 그시절 흑백 사진 속 추억을 되돌이며 무성영화가 시작됐다.포항의 추억과 기억이 깃든 여천동. 지금은 중앙로 꿈틀로.이곳에서 시민이 주체가 된 시민주도 문화 사업이 성황리에 열려 눈길을 끌었다.(재)포항문화재단이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2020 권역별 시민주도 문화사업인 ‘꿈틀로 문화로 잇다’를 시민커뮤니티 트리플A를 만드는 사람들(이하 트리플A)과 문화예술단체 (주)문화밥(이하 문화밥)이 함께 ‘꿈틀로 문화로 잇다-무성영화 상영’행사를 만들었다.추운 겨울밤이었지만 참여한 동네 사람들과 포항시민들에게 흑백 추억을 간직하게 하고, 포항의 70년 흑백 사진으로 ‘누어아 사진전’을 감상하고, ‘누어아 사진관’으로 흑백 인생사진을 찍으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줬다.누어아란 ‘누구든 작가, 어쩌다 작가, 아무따나 작가를 꿈꾸는 꿈틀로’가 되기를 바라는 트리플A의 송영화 회장의 함께하는 꿈틀로의 마음을 담은 이미지라고 한다.1950년 6·25를 배경으로 한 전쟁의 포화 속에서 포항 시가지가 흔적도 없이 폐허가 된 사진을 중심으로 시작되는 새마을운동, 포항제철 준공식, 포항역 이동식 영화관 등 포항의 70년 시간 속 희노애락의 여행을 정석화 변사와 함께 떠나는 포항 70년의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였다.트리플A의 송영화 회장은 “추운 날씨에도 트리플A와 함께하는 주민들이 계신 덕분에 성황리에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정석화 고문님이 변사의 변신으로 예술적인 끼를 보여주셨고, 정길화 사무총장님의 중앙동과 함께한 인생이야기를 들으며 삶이 예술임을 발견하게 되었다. 누어아의 의미처럼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꿈틀로의 현재와 미래를 기대해본다”라고 전했다.꿈틀로에서 시간적 여행과 공간적 재생을 통해 과거와 현대 세대가 함께 추억하는 영화제를 만들고자 하는 첫 스타트로 시작된 무성영화가 어쩌면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들이 가진 중요한 자원이었다. 이는 시간과 공간적인 역사성을 현대 세대에게 연결해 모두가 추억하는 문화 거리를 가고자 하는 주민들의 바람이었으며 ‘포항의 과거를, 포항을, 꿈틀로의 미래를 주민들이 이어가고 가슴으로 닿고, 더불어 꿈틀로의 미래’를 보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었다.이 사업의 주관을 맡은 문화밥 서종숙 대표는 “꿈틀로에서 주민이 주도가 되어 문화를 만들고, 그 속에서 작가와 함께 하는 기억과 재생을 통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간다면 함께 즐기는 문화의 중심 꿈틀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기대감을 가진다. 특히 이번 행사에 협찬을 해준 상가들 덕분에 더욱 더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며 감사드린다”고 전했다.다음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꿈틀로 주민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