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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달에게 띄우는 액막이연… 대보름 소원 담아 보내자

15일은 음력 1월 15일로 새해 첫 보름날인 정월대보름날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달에게 소원을 빌었다. 그 간절한 기원은 지금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물리쳐야 할 적, 코로나 때문이다. 언택트 시대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되짚어본다.정월대보름은 한자어로 상원(上元)이라고 한다. 달을 중심으로 세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동아시아문화권에서 보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일 년을 상원(음력 1월15일), 중원(음력 7월15일), 하원(음력 10월15일)으로 나누었다. 그에 따른 세시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우리 문화의 상징적인 면에서 의미가 크다.정월대보름에 행해지던 세시풍속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각 가정에서는 오곡밥과 나물 먹기를 비롯하여 부럼 깨기, 귀밝이술 먹기, 샘에서 용알뜨기, 다리밟기, 더위팔기, 소밥주기, 액막이연 날리기, 꿩알주우라고 김싸먹기 등이 있었다. 일 년 동안 가족의 건강과 소원을 바라는 기복 행위였다. 마을 행사의 대표적인 것은 동제 지내기, 지신밟기, 고싸움, 줄다리기, 달집태우기 등이 있었다. 마을의 안녕과 풍어와 풍년을 기원하고 주민들의 단합을 위한 것이었다. 마을이 없다면 개인도 없다는 것을 알고 행하는 풍속이었다.우리 고장에 줄다리기가 이어져 오는 곳이 있다.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리 구진 마을에는 매년 정월대보름에 앉아서 하는 앉은줄당기기가 펼쳐진다. 생업이 어업인데 별신굿을 대신하여 하는 놀이이자 제의의 개념이다. 줄의 형태가 게 모양을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게의 붉은 색은 귀신을 쫓고 알은 다산을 상징한다. 이 마을에서는 여성들만 줄다리기를 하고 남자들은 풍물을 울리며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주민 전체가 참여하여 풍어를 기원하고 하나 된 마음으로 마을의 평안을 기원한다. 조상들이 지켜온 대보름 풍속의 의미는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어느 시대에나 식구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것은 불변이다. 특히 농경시대에는 수명이 짧은 경우가 많았으니 더욱 그랬다. 확실한 병명을 모른 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슬픔이자 두려움이었다. 세상사를 주관하는 이가 있다 믿고 그에게 읍소하고 간절함을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다. 그것이 하늘이었고 그중에서도 달이었다.오늘날에도 건강은 중요시한다. 전화를 끊을 때면 아프지 말고 잘 있어라, 만나면 건강이 최고라며 운동과 식사를 강조하는 진심어린 말을 전한다. 어른들은 가끔 이 좋은 세월에 뭐가 아쉽냐 하면서 많은 돈과 행복이 있어도 몸이 무너지면 모두가 허사라고 욕심을 부리지 말라 한다.코로나 시대에는 더 신경을 쓴다. 손소독 철저히 하고 마스크 꼭 끼고 정부에서 실시하는 방역수칙을 잘 따른다. 그것은 죽음의 그림자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가까이에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학이 발전하고 의료기술이 좋다 해도 넘어설 수 없는 한계가 있으며 지금이 그 한계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둘째는 자급자족의 풍요를 바랐다. 조상들은 먹거리가 풍족하지 않았다. 농경사회에서는 먹는 것이 건강과 노동에 직결되는 생활이었다. 살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농사가 생명줄이었다. 풍년이 되기 위해서는 계절에 따른 날씨가 중요했고 날씨를 주관하는 신에게 기대는 수밖에 없었다. 지신을 달래고 비와 바람을 부리는 신에게 제사를 올리며 모두에게 넉넉한 일 년을 기원했다.우리가 바라는 것도 풍요한 생활이다. 다만 농경시대의 풍요의 의미와는 차이가 있다. 먹고 사는 것의 근원적인 문제가 아니라 더 좋은 것, 더 나은 것을 찾아 끊임없이 요구의 종류를 바꾸어 간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신제품과 그에 따른 공장과 상점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어 동물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그 결과 새로운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메르스, 사스. 신종플루, 코로나바이러스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일상이 흔들리는 불안한 상황을 겪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류가 꿈꾸는 더 나은 세상이 어떤 세상을 말하는 것인지, 계속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능력을 사용한다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자신에게 물어본다. 우리의 미래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밝은 전망보다는 불확실하다 예측하는 경우가 많다.마지막으로 개인의 행복이 중요하지만 마을이라는 공동체의 안녕도 중요하게 여겼다. 주민들은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냈으며 동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은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마을을 대표하는 제주는 부정한 언행, 부부 합방을 비롯한 금기 사항을 엄격히 지켰다. 그때는 마을공동체 유지를 위해 진심을 다해 기원하며 신을 중심으로 단합이 이루어졌다. 줄다리기나 고싸움을 통해 주민간 협동과 소속감을 고취시켜 나만이 아니라 모두가 잘 사는 마을을 만들고자 했다.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마을공동체 의식은 희미해졌다. 생산의 주체가 단체에서 개인으로 바뀌었다. 직업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며 주민 수가 줄어들면서 공동체 마을은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새로운 환경에서 규칙적인 출퇴근과 소속된 회사에서 주어진 일에 전념하고 그에 따른 성과에 행동이 좌지우지되면서 개인을 위한 생각이 중요해졌다. 이웃들과 친구는 비교의 대상이며 넘어서야 할 상대였으므로 사람들은 지쳐갔다. 이제는 나만 행복한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생기는 시점이다.코로나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지금, 정월대보름의 무병장수, 풍요, 마을공동체를 기원하던 세시풍속을 상기해본다. 신의 영역을 성스럽게 여기고 마음을 다하여 섬기며 거창한 부자를 바란 것이 아니라 모두가 건강하고 배고프지 않게 사는 세상을 소원했다.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이번 대보름에는 그 옛날 조상들이 달을 보고 기원하던 간절한 마음이 된다. 어린 시절 달님 앞에 비손하던 어머니가 부르던 달님, 그 달님을 찾아 지겨운 코로나 물러가길 소원하고 각 가정마다 소소한 복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빌어본다. 바람 부는 바다에서 액막이연을 띄워보자./양태순(수필가)

2022-02-14

아크릴 물감 매화도는 시대 변화의 반영

최영조 문인화가 “매화가 봄의 상징이 된 것은 긴 겨울 끝에 제일 먼저 꽃을 피워 봄소식을 주는 모습이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전한다는 상징성 때문 아닐까요.”최고의 이상향, 격조 높은 정신, 최상의 가치로 대변할 수 있는 진, 선, 미를 추구해온 문인화 정신이 예술적 감각에 영향을 미쳤다는 최영조(56) 문인화가. 지난 12일 경주시 황성로 35-3에 있는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사군자 매화도를 서양화 재료로 그린 ‘매화도’ 작품으로 국내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최 작가를 만나 삶과 작품에 대해 들어봤다.-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사군자 매화도를 그려 화제가 되고 있다. 쉽고 편리한 재료로 변화된 현재의 미술 경향에 따른 것인가.△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기본적인 먹그림은 화선지에 먹으로 스며드는 작업은 전통적인 기법으로 일필휘지 기운 생동감을 표현한 문인화 작품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의식주 모든 것이 변화되듯이 우리의 전통적인 재료를 버리고 현대미술에 기본으로 사용하는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정신은 문인화 기본 운필법을 그대로 갖고 사군자, 서예 붓으로 현대미술에 맞게 작업세계를 펼치고 있다.-매화도를 그리는 이유는?△처음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지만, 문인화 사군자를 공부하면서 매화도에 집중하게 됐으며 동기는 다양하게 많다. 돌아가신 월봉 정석환 선생님께서 즐겨 그리시던 매화 작품에 매력을 느끼면서 시작되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매화의 의미와 나의 성격과도 흡사한 부분들이 많아 마음을 담게 되었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꽃 중의 꽃이 매화라 사군자 매, 난, 국, 죽 중 매화도를 즐겨 그리고 있다. 그 와중에 매화 그림은 큰 둥치를 표현하면서도 섬세한 작은 가지와 그리고 아름답고 고결한 매화꽃 향기는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어서 좋다.-최 작가도 옛 선비들처럼 자신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상징할 수 있도록 간결한 조형성을 강조해 표현하는 사군자의 형식을 따르고 있는지?△그렇다고 볼 수 있다. 문인화 작품의 격은 마음에 있다. 화격보다 인격이 앞서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했다. 문인화의 장르는 회화의 장르와는 다르다. 회화는 사물을 보고 사실적인 작품을 표현한다면 문인화는 정신을 담는 장르다. 즉 느낌, 분위기, 감정과 감성을 들추어내는 작품 세계로 아, 하는 감탄사와 기운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동양철학의 기본 바탕인 음, 양의 이치를 갖고 작업을 하여야 자연 의미에 가깝게 갈 수 있다고 본다. -전통 사군자를 서양미술에 접목해 한국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시대의 흐름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의 변화처럼 작품의 세계도 변해야 한다. ‘법고창신(法古創新)’.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장르가 없어졌다고들 한다. 현시점에는 평면, 입체 크게 둘로 보지만 이 또한 무너졌다고들 한다. 평면 작가들이 입체적인 작품들을 많이 하면서 서로 간의 장르는 무너졌다. 나 또한 매화도뿐만 아니라 추상적 작품 겨울 연밭, 음율, 선율, 몽현(夢顯) 작품들을 하고 있다. 서양의 재료 아크릴 물감은 다루기는 엄청 힘든 반면 현대인의 시각에 맞는 색감을 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서양화가 보는 그림이라면, 동양화는 읽고 동양화는 음미한다고 한다. 추천하고 싶은 최 작가의 ‘매화도’ 작품 감상법이 있다면?△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문인화의 매화도는 일필휘지의 기운 생동감 그리고 여백은 보는 이에게 생각하게 만드는 공간 창출로 비어있지만, 채워져 있다.-민족의 정신을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인 소중한 옛 그림들이 서양문화에 밀려 현대인들의 생활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데 대한 최 작가의 견해가 궁금하다.△그런 부분에는 안타깝다. 서예, 문인화뿐만 아니라 옛 풍습 및 전통적인 모든 것이 조금이 사라지고 있다. 정통적인 모든 장르는 보존은 가능하나 지속은 힘들다고 본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은 국가가 바탕이 되어야 지속 가능하다. 사라지고 있는 문화유산들은 많다. 그중 하나일 뿐이다.-그림을 배우려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초·중·고등학생에게는 미술 학업에 충실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에 집중된 것이 아쉽다. 서예. 문인화. 민화, 조각 등등 많은 경험치가 혼합될 때 새로운 창작들이 나온다고 생각한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k-팝은 세계적인 음악이 되어있듯이 k-아트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 서양미술은 퍼포먼스가 안 되지만, 문인화 매화도는 퍼포먼스가 된다. 즉석에서 작품화를 완성도 있게 할 수 있다. 동양의 미술을 알리고 싶다. 아직도 먹을 모르는 나라들이 많다. 동양의 먹을 잉크라고 생각하고 질문을 한다. ‘코리아 잉크 먹(墨)’이라고 말하면 모른다. 슬픈 일이다. ‘차이나 잉크’라고 말할 때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3

국립대구박물관 상설전시도록 5종 발간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은 상설전시실 개편의 성과를 담은 ‘상설전시도록’ 5종(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어린이도록)을 새롭게 발간했다. 이번 도록에는 2019, 2020년에 걸쳐 개편된 고대문화실, 복식문화실, 중세문화실의 전시품을 수록했다. 이 책은 전시 안내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국립대구박물관 상설전시실 문화재에 한층 더 다가가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관람객은 전시 이해를 넓히고 대구·경북의 역사문화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도록은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 4개 국어로 제작했다. 최근 세계화와 비대면 경험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다국어 도록은 국내를 비롯해 국외에도 우리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또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처음으로 제작한 ‘어린이 도록’은 미래 주인공인 어린이를 위해 체험활동과 함께 주요 전시품을 알기 쉽도록 편집했다. 이번 5종 도록 발간은 성인부터 어린이, 국내부터 국외까지 국립대구박물관을 소개하고, 다양한 관람객층의 수요에 대응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다.국립대구박물관은 대구·경북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복식문화 특성화 박물관으로 매년 관련 전시는 물론 조사·연구를 지속하고 있다.이번 상설전시도록은 새롭게 단장한 박물관의 모습을 오롯이 국민에게 전하고, 관람객의 문화향유권 향상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도록은 국립박물관 문화상품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7

“茶 마시면 정신순화, 내적 성장 도움”

“차는 형식이 아니라 생활입니다. 지나칠 만큼 예법이 강조되어온 것은 그만큼 차 생활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중요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희 소소명차는 편안하게 오셔서 서로 대화하며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포항시 북구 신덕로 53번길에는 생활 차를 위한 보이차(茶) 카페 소소명차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김정훈(31) 대표가 직접 차를 우리며 소개해 주는 예약제 테이블과 손님이 직접 우려 마실 수 있는 카페 테이블들이 함께 있는 소담스런 찻집이다. 원데이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는 소소명차에 차 애호가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생활 차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보이차 전문 찻집을 추구하는 김 대표를 지난 5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보이차 찻집을 운영하시기에는 너무 젊으신데요?△보이차를 즐겨 하신 아버지로부터 일찍이 차를 접하게 되었다. 어릴 적 허약하고 잔병치레가 많아 부모님께서 걱정이 많으셨는데 꾸준히 차를 마시면서 성인이 되어서는 해병대에 입대할 정도로 건강해졌다. 젊은 나이임에도 보이차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것은 몸소 체득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권할 만큼 차에 대한 확신이 컸던 탓인 것 같다. 제가 젊어서 그런지 어른들뿐만 아니라 젊은 손님들도 많이 찾아준다.-김정훈 대표에게 차 문화는 무엇인가.△차는 정신적인 문화라고 생각한다. 차를 마시면서 우리는 사유할 수 있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일상생활과 차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인관계에도 물론 사교적인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인간관계의 꽃과 같은 차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오랜 전통을 지닌 차 문화는 우리의 정신을 순화시켜 예의와 질서를 갖춘 생활은 물론 개인의 내적 성장에도 반드시 큰 영향을 준다.-보이차는 어떤 차인가.△보이차는 크게 생(生)잎으로 만드는 보이생차와 숙(熟)성시켜 만드는 보이숙차로 구분한다. 보이생차는 생잎 특유의 향긋함과 단맛, 보이숙차는 숙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깊은 진향의 특징을 가진 차다. 보이차는 와인과 위스키처럼 연도별 빈티지가 있다. 떼루아와 숙성의 차이로 맛과 향이 다르다. 숙성이 잘 될수록 맑고 깨끗하며 깊은 향을 낸다. 발효에서 나오는 갈산 성분이 지방간과 노폐물 배출을 도와 다이어트, 피부미용, 수족냉증에 좋으며 피를 맑게 하여 고지혈증, 당뇨 등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발효 보이차의 장점과 효능을 알려달라.△보이차는 후발효차다. 미생물과 효소의 이중작용에 의한 발효가 찻잎에 함유된 다량의 폴리페놀, 다당류, 섬유소, 카페인 등을 줄인다. 발효 과정에서 생긴 홍색소와 갈색소, 다량의 유산균이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며, 핵산에 작용하여 세포의 활성도를 증가시킨다. 당류의 분화에 따라 새로운 종류의 방향 물질이 생기면서 특유의 향이 나오게 되고 더불어 항산화 활성 물질도 생성된다. 체온을 올려 면역력을 높여주고, 염증 질환을 다스리고 피를 맑게 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차인들 사이에서 발효 보이차는 만병통치약으로 불린다.-소소명차에서 진행 중인 수업의 특징이 있다면.△소소명차 클래스의 차별점은 차를 배우는 사람의 관심도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커피나 와인의 소비가 많아지면서 서양식 차 문화가 익숙해진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차를 마셔보고, 우리는 직접 경험들을 통해 누구든지 차를 시작할 수 있게 돕는 전문 찻집이다. 원데이클래스부터 초, 중, 고급 과정으로 나눠 소소명차 생활 보이차 수업을 운영 중이다.-보이차는 어떤 차 도구를 사용해서 마시면 좋은가.△중국차 도구는 크게 두 가지다. 자사호는 ‘자색의 흙으로 만든 호’로서 자사 안에 존재하는 철 성분이 차 안에 있는 여러 영양학적 성분들과 반응하여 떫고 쓴맛을 경감시켜준다. 개완은 ‘뚜껑이 있는 찻잔’으로서 여러 다류를 하나의 개완으로 추출 가능하며, 간편한 사용과 세척의 편리성으로 사랑받는 다기다. 생활 차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편리성을 위주로 출시되는 다기의 종류도 많기에, 정해진 틀보다 본인의 상황과 조건에 맞춰 시작해보길 권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6

대만 영화계 새흐름 ‘에드워드 양’ 기획전

(재)포항문화재단은 이달 중순까지 중앙아트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대만 영화계의 뉴웨이브(새로운 흐름)를 이끈 에드워드 양 감독의 기획전을 진행한다. 상영작은 ‘해탄적일천’, ‘공포분자’, ‘타이페이 스토리’등 총 세 작품이다.기획전의 메인 상영작인 ‘해탄적일천’은 판권 문제로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작품으로 플래시백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액자 구조의 미스터리 드라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시대를 앞선 여성이 중심이 돼 서사를 표현한 작품이다.‘화양연화’, ‘아비정전’, ‘해피 투게더’ 등 왕가위 감독 대표작과 함께한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의 장편 데뷔작으로, 서정적이고 클래식한 영상미를 느낄 수 있다. 에드워드 양은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 칸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대만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비전성시’의 허우샤오셴, ‘애정만세’의 차이밍량과 함께 대만 영화계를 이끌었던 감독이다. 2000년 ‘하나 그리고 둘’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지만 2007년 지병으로 인해 생을 마감했다.인디플러스 포항 관계자는 “세 작품 모두 급격하게 성장하고 변화하는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대, 남녀 사이의 가치관 충돌을 에드워드 양 감독 특유의 모던한 감각과 시각으로 풀어낸 수작들이기에 대만 역사와 사회의 변천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2

“몸은 우리의 삶이자 아름다운 자연”

이도우 누드 화가 “몸은 우리의 삶이자 가장 아름다운 자연이죠. 누드란 여성을 표현하는 것에 앞서 우리를 태어나게 한 어머니를 대표하는 원초적인 아름다움이랄 수 있습니다.”이도우(59) 화가. 동국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그림의 외길 인생을 살아온 이도우는 누드 화가다. 그는 30여 년 누드 그리기에 몰두해 왔다. 이도우 화가가 경주엑스포공원 내 솔거미술관에서 오는 2월 28일까지 ‘경주미술인 선정작가전’을 열고 있다. 누드화엔 어떤 의미가 내재해 있는 걸까. 지난 25일 그를 만났다.-인간의 벗은 몸을 표현하는 누드화는 수 세기 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누드화는 무엇이라고 정의하는가.△‘누드는 벗은 게 아니라 입지 않은 것’이다. 우리가 이 땅에 올 때도 알몸으로 왔다가, 갈 때도 알몸으로 간다. 내가 그리는 여인, 엄마의 몸을 통해 세상을 보고, 느끼고, 표현하며 일상, 삶, 자연, 우주를 나타내고자 한다. 태초의 원초적인 근본과 우리 자신의 진정한 자아(진아)를 찾아 내가 어디서 왔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고, ‘어떤 사람이 될까’보다는 ‘어떻게 사는 사람이 될 것인지’를 자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30여 년 넘게 누드화를 그리고 있다. 누드화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을 듯하다.△20대 후반에 사고로 인해 인생의 갈림길에 접어들어 어떻게 살 것인가에 직면하여 고민하던 중, 선택의 여지가 없이 어릴 때부터 해왔고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일밖에 없었다. ‘무엇을 그릴 것인가?’하고 많은 사람이 그리지 않는 장르를 모색하다가 누드를 선택했다. 그게 지금까지 한 우물을 파는 끈질긴 고집으로 오게 된 이유다.-이도우 누드화의 매력은?△2000년 이전에는 원색의 유화 물감으로 화려하게 배경을 표현하다가 그 이후 먹과 아크릴 물감으로 모노톤 작업을 추구했다. 여백을 두어 단순하고 함축과 간결의 미를 강조했다. 나이프로 겹겹이 발라 두툼한 질감으로 나타내 흑백 사진처럼 늘 가까이 두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의 일상과 삶을 담고자 한다.-여체를 나이프로만 표현한다.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 기법인가.△나이프로 물감을 두껍게 발라 겹겹이 덧칠하고 칠해 표현해내는 질감으로 우리의 고단한 일상과 삶의 두께와 무게를 나타내고자 한다. -이도우 작가가 지향하는 누드화는?△국내에서는 오래도록 화병과 책, 커튼 등이 있는 정형적 누드화가 지배적이었다. 19세기식 구도인데 저는 거기서 벗어나 현대적이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인물은 구상으로, 배경은 추상으로 표현해서 구상과 비구상의 만남, 여백의 미 등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누드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예술이란 사회보다 한 세기를 앞서가야 하는데 한 세기 전 누드화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한다. 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이므로 그림을 늘 우리 곁에 두어 쉽게 볼 수 있고 누구나 편안한 안식처로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다.-전업 작가로 살아보니 어떤가.△한국에서 전업 작가로 산다는 것은 창작의 상상을 무한히 펼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있지만, 현실에서는 ‘누드화’가 매매되는 경우가 드물기에 경제적 시련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지금까지 그린 누드모델은 몇 명 정도인가.△나는 직업모델을 쓰지 않고 우리 주위에 일반인들을 어렵게 섭외하여 작업해왔는데 아마 수십여 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이번 ‘경주미술인 선정작가전’을 소개한다면.△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이 경주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기획 전시다. 전문 모델이 아닌 평범한 여성의 몸을 대자연과 동일하게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간결한 색채로 누구나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누드 작품 14점을 선보이고 있다.-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살아생전 누드 미술관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누구나 ‘누드화’를 편견 없이 쉽게 관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1-26

달서아트센터, 야심찬 기획공연 ‘풍성’

올해부터 ‘달서아트센터’로 이름을 바꾼 대구 달서문화재단 웃는얼굴아트센터가 수준 높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한다. ‘달서아트센터’는 달서구를 넘어 대구의 예술계를 선도하는 극장으로의 야심찬 발돋움을 꾀하고 있다.△국내외 최고 수준의 공연 개최로 고급문화 향유국내외 최정상급 아티스트를 초청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 ‘DSAC 시그니처 시리즈’는 ‘성악가들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주역으로 활동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대한민국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박혜상 리사이틀’(3월 18일)을 시작으로 다양한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세계 최정상급 피아니스트 ‘유자 왕 피아노 리사이틀’(6월 16일), 지난해 부조니 콩쿠르에서 4개의 특별상과 함께 우승을 차지한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박재홍 리사이틀’(7월 23일), 2009년 퀸 엘리자베스 우승자이자 21세기형 아티스트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과 한국인 최초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화려한 만남이 있는 ‘레이 첸 선우예권 듀오 리사이틀’이 9월에 진행될 예정이다.더불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첼리스트로 자리매김한 2010년 쥬네스 뮤지컬 국제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 첼리스트 심준호와 보기 드문 음악 색깔과 테크닉을 겸비한 피아니스트 송영민의 ‘심준호 송영민 듀오 콘서트’도 개최된다.연말에는 2021년 코로나로 인해 올해로 연기된 미국 최고의 피아노 콩쿠르인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피아노 리사이틀’과 ‘DSAC 슈퍼 스테이지’무대로 국립무용단 초청 공연도 예정돼 있다.달서아트센터만의 독창적인 공연 콘셉트와 시민들의 문화 취향이 결합한 ‘DSAC 시즌 콘서트’는 2월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대중성과 음악적 완성도를 겸비한 신스팝 밴드 ‘아도이(ADOY)’ 콘서트가 준비돼 있고,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클래식 스타의 협연이 어우러지는 ‘DSAC 송년음악회’가 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장르별 전문 예술 축제 진행예술 축제로는 ‘DSAC 아트 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총 6건의 행사가 진행된다.지난해 첫선을 보인 국악축제 ‘제2회 달서 국악’(5월 13~14일), 지역 민간오페라단 활성화를 위해 올해 처음 선보이는 ‘렉처 오페라 인 달서’(7월 중), 지역 대표 국제재즈축제로 자리 잡은 ‘재즈 인 대구’(8월 27~28일)가 시민을 찾아간다.또 영남대 교수 피아니스트 이미연이 예술감독을 맡은 전문 피아노 음악 축제 ‘제5회 피아노 위크’와 지역의 청년 연극인들을 위한 무대 ‘제3회 달서청년연극제’가 진행된다.2020년 전문 현대춤 축제로 시작을 알리며 지역 무용계에 활기를 불어넣은 ‘제3회 달서현대춤페스티벌’이 연말인 12월 초에 개최되며 모든 예술 축제는 예술감독제를 시행한다.△지역 예술계 활성화 프로그램문화가 있는 날 정기공연은 ‘DSAC 로컬 아티스트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최석민 무용단(한국무용), 피카소 앙상블과 앙상블 보아즈(클래식), 타악집단 일로(국악), 아트그룹 Amuse(복합), 카이로스 댄스 컴퍼니(현대무용), 정은주 재즈 콰르텟(재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컴퍼니(성악) 등 8개팀이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간에 공연한다. 7월에는 ‘푸치니 베스트 컬렉션’이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최고의 스타 성악가들과 함께 선보이며 2019년부터 매년 진행돼 가곡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있는 전문 한국가곡 음악회 ‘2022 가곡열전’이 역시 지역 우수 성악가들의 연주로 11월에 진행된다.달서아트센터 상주단체인 뮤지컬 컴퍼니 브리즈 는 달서구 성서산업단지를 배경으로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그대 이름은 장미’(8월 19∼21일)와 올해 제작하는 창작 뮤지컬(11월 25∼27일)도 선보인다.△지역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독창적인 달서구 문화 브랜드 정립공립극장의 우선시 되는 기능 중 하나인 자체 제작능력을 극대화한 ‘DSAC 프로덕션’은 지난 12월, 2년의 제작 기간 끝에 완성된 공연을 공개하며 웰메이드 뮤지컬로 호평을 받은 뮤지컬 ‘월곡’이 수정·보완작업을 거쳐 내년 6월에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특별 초청작’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강아지똥’, ‘몽실언니’ 등으로 유명한 대한민국 대표 아동 문학가 고(故) 권정생 선생의 마지막 동화 ‘랑랑별 때때롱’을 무대화한 그림자극 ‘랑랑별 때때롱’은 달서아트센터의 대표적인 자체 제작 어린이 공연으로 2022년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국·공립예술단체 우수공연프로그램으로 선정돼 전국 투어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이성욱 달서아트센터 관장은 “2022년 사업은 아트센터 명칭 변경 및 위드 코로나 시대 대비를 기본 전제로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며 “창작뮤지컬 ‘월곡’과 같은 자체 제작 능력 강화를 통해 달서구만의 문화 브랜드 구축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5

‘스틸아트공방’ 수강생 90명 모집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2월 4일까지 2022년 포항스틸아트공방 11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중학생 이상부터 만 65세까지 포항시민이면 누구나 신청가능하다.이번 11기 강좌는 5개월 과정으로 2월 7일부터 7월 15일까지 진행되며, 1강좌 당 10명씩 신청을 받는다. 매주 월, 화, 수 오전부터 저녁까지 수업이 진행되며, 생활소품 금속공예(초급, 중급, 고급반), 주얼리 금속공예(초급, 중급, 고급반), 창업반 총 9강좌 중 하나를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생활소품 강좌에서는 숟가락, 수저받침, 책갈피, 촛대 만들기 수업을 통해 금속공예의 기초를 다지고 시민들의 흥미를 유발한다.주얼리 강좌는 재료 특성상 수강생이 재료비를 부담해야하나, 오직 하나 뿐인 팔찌, 목걸이 등을 제작하는 수업으로 수강생들에게 인기가 높다.특히 창업반은 단계별로 과정을 꾸준히 이수해 온 수강생들이 취미 활동을 넘어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아트상품 개발 및 지도를 중점적으로 운영한다.스틸아트공방은 6년째 시민들의 취미활동 지원과 창작체험을 통해 일상의 예술화를 구현하고, 금속공예 전문가 양성 및 창업 희망 수강생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번 11기 강좌부터는 포항 롯데백화점 인근으로 장소를 이전해 운영한다.수강신청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5

대구 거주 ‘수창동 스핀오프’ 참여 작가 모집

(재)대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승익)이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청년 작가 발굴 프로젝트인 ‘수창동 스핀오프’ 전시에 참여할 작가를 모집한다.지난 2020년부터 시작해 매년 진행되고 있는 ‘수창동 스핀오프’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유망 청년 예술가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창작 예술의 등용문이 되는 공모 프로그램이다.대구에 거주하는 만 39세 이하, 개인전 2회 이하 경력의 청년 작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단, 공고일 기준 대학교 재학생은 제외된다.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이메일로 신청을 받는다. 최종 선정자 발표는 다음 달 14일 대구문화재단(www.dgfc.or.kr) 및 대구예술발전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서류 심사를 거쳐 선정된 10인의 예술가에게는 오는 3월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4주씩 개인전을 열 기회를 제공한다.자세한 사항은 대구문화재단 홈페이지(www.dgfc.or.kr)나 대구예술발전소 홈페이지(www.daeguartfactory.kr)를 참고하면 된다. 문의는 (053)4300-1226.한편, ‘수창동 스핀오프’ 전시가 열리는 ‘윈도 갤러리’는 대구예술발전소 1층 정문에 쇼윈도처럼 조성돼 있어 관람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오가며 자연스럽게 작품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24시간 운영되며 연중 늘 새롭게 발표되는 차세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윤희정기자

2022-01-23

“우리네 인생 성공의 꿈 화폭 담아요”

김은숙 서양화가 “어부들이 물고기가 가득 찬 배를 몰고 돌아오는 만선의 꿈을 안고 넓고 검푸른 바다 망망대해를 향해 나아가듯 누구든 인생의 만선을 꿈꾸지요. 화폭에 우리네 인생 만선의 꿈을 그립니다.”포항 화단의 중진 김은숙(62) 서양화가는 지난 2004년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어촌마을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을 화폭에 옮겨 담는 작업을 해와 ‘반구대 암각화 작가’로 불린다.그는 새로운 미술 언어와 기법, 미술 재료에 관해 꾸준히 연구하고 사유의 폭을 넓히며 사물, 현상에 내포된 메시지와 특징들을 포착해 원숙하고 활달한 붓 터치로 기존 회화의 틀을 벗어난 독특한 분위기의 작품을 선보여 왔다.특히 10여 년 전부터 발표하고 있는 ‘만선의 꿈’ 연작은 많은 이들로부터 획기적이고 재미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김 작가와 만나 나눈 그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정리한다.-‘반구대 암각화 작가’로 유명하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위덕대 서양화과 3학년(2004년) 과제를 하던 중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알게 되었다. 그때 반구대 암각화를 보는 순간 너무도 익숙한 이미지였고, 가슴을 찡하게 하는 무엇인가를 느꼈다. 그때부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작업을 시작했다.-작품 제작 과정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암각화는 그 시대 생활이나 바람을 새겨놓았다. 나는 암각화 이미지를 차용하여 어릴 적 바닷가에서 친구들과 멱 감으면서 즐겁게 놀던 때를 표현하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고 너울 파도가 칠 무렵이면 친구들과 파도타기를 하고 놀았다. 튜브도 없이 오로지 맨몸으로 큰 파도가 오면 같이 파도 위를 뛰어오르듯 파도에 몸을 실었다. 내 작품에 등장하는 암각화 이미지들은 친구들이다.-‘만선의 꿈’ 연작을 그리는 이유는.△어부가 만선을 꿈꾸듯 우리의 인생 또한 만선(성공)을 꿈꾸며 열심히 살아간다. 하지만 인생살이란 그리 녹록지가 않다. 어릴 적 바닷가에서 친구들과 멱 감으며 놀았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내 작품을 감상하는 모든 분이(나를 포함) 일상이 놀이하듯 행복한 나날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선의 꿈’을 연작한다. 왠지 아쉬움이 남아 멈추어지질 않는다. 아마 내년부터는 내 연작의 제목을 ‘만선’이라고 하지 않을까.-그림 속에는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를 떠올리게 하듯,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소개 부탁한다.△친구, 이웃을 의인화한 것들이다. 암각화가 새겨졌던 그 시대의 생활을 작품에 반영해 고래잡이를 함께하며 인간은 인간답게, 타인과 관계를 풍요롭게 해줄 존재를 찾는 여정을 보여준다. 고래, 연어의 모습을 웅장하거나 신비롭게 형상화해 삶의 시점을 욕망으로 바라보고 물고기들을 통해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작품방식 또한 독특하다.△내 작품은 모두 두꺼운 한지 바탕에 먹으로 채색한 뒤 문양을 그리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 완성한다. 모델링, 비드, 라텍스 등 다양한 보조재료와 물감 뿌리기를 반복하면서 이미지를 그리고 그라데이션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 이미지 덮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독특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작가라면 누구나 다 여러 번 덧칠하고 고민하고 정성을 다할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김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는 무엇인가.△어린 시절의 행복한 기억과 축적된 경험들은 우리가 살면서 마주한 모든 현상에 반응하며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작은 행위가 사람들에게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고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고 감사하다. 관람객들이 자신들이 행복했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쉼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주변에서는 김 작가를 어떻게 평가하나.△잘 모르지만, 간혹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라는 말은 듣는다.-그림을 배우려는 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남들이 늦었다고 하는 나이(30대 후반)에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인생에 ‘늦은 때’란 없지 않을까. 무엇을 새롭게 시작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그림 그리기를 막 시작한 분들에게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그림에 마음을 담으라고 한다. 그림은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도 한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학부를 중년이 되어서야 다니게 되었다. 학부를 졸업할 때의 계획은 늦게 한 공부이니 1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개인전 15회 이후 2년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다른 핑계로 작업을 게을리한 것 같다. 다시 마음을 다잡아서 실천해야겠다. 작업을 충실히 할 것이며 그리고 작은 갤러리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23

겸재 정선 포항문화콘텐츠 활용방안 찾는다

18세기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의 문화콘텐츠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적 논의의 장이 온라인으로 열린다.포스텍평화연구소(소장 송호근 교수) 포항학연구센터는 포항학 연구의 일환으로 ‘신년 콜로키움’을 개최한다. 콜로키움은 20일 오후 3~5시에 줌(ZOOM)을 통한 실시간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이번 콜로키움의 주제는 ‘겸재 정선, 포항을 만나다―정선(鄭敾)의 문화콘텐츠 활용 방안 모색’이다.청하 현감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국보 217호인 ‘금강전도(金剛全圖)’를 비롯해 여러 작품을 남긴 겸재 정선의 삶과 작품을 포항의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안을 심층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겸재 정선과 관련해 그간 깊이 있는 연구와 창작을 수행해 온 미술계 인사들과 인문사회학 전공 교수들이 대거 참여한다.김용권 겸재정선미술관장이 메인 세션에서 ‘포항 겸재정선기념관(가칭) 건립의 필요성과 사례 및 운영상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포항시립미술관의 이보경 학예연구팀장이 지정토론자로 나선다.두 번째 세션에서는 류영재 한국예총 포항지회장이 ‘진경(眞景)의 길’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박창원 민속학자가 지정토론을 맡는다.종합토론은 우정아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와 박소영 한국화가가 맡는다.전체 사회는 노승욱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세션별 사회는 서종숙 (주)문화밥 대표가 맡는다.송호근 포스텍평화연구소장은 “이번 신년 콜로키움을 통해 겸재 정선의 개인사와 예술 세계가 포항의 문화콘텐츠로 새롭게 인식되고 활용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콜로키움에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포스텍평화연구소(054-279-3822)로 문의하면 된다.한편, 포항학연구센터는 남북경제렵력과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지향하는 포스텍 평화연구소의 부설 기관으로 포항의 문화와 역사, 산업 등에 대한 의미있는 발견과 해석을 목적으로 ‘포항학 총서’발행과 다양한 학술 행사를 펼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18

다양한 문화인프라 구축으로행복 ‘문화 도시 포항’ 만든다

포항시가 올해 행복한 문화도시 건설을 위해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한다.포항시는 17일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인프라 구축을 통해 따뜻한 회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문화도시 포항’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우선 포항 출신의 조선시대 유학자이자 한의학자인 석곡 이규준 선생 기념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포항이 낳은 근대 한의학·문학·철학·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선구자 석곡을 기리는 ‘석곡 이규준기념관’은 동해면 도구리 일원에 40억 원을 투입해 올해 12월까지 지상2층 규모로 완공할 예정이다. 기념관에는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석곡선생 목판’ 보관을 위한 수장고와 전시실, 체험관, 석곡학습관 등의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또한, 옛 중앙초등학교 자리에 새롭게 건립되는 북구청 신청사 3~6층에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미래지향적 공간인 ‘문화예술팩토리’를 조성한다.‘문화예술팩토리’는 4차 산업 기반의 스마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문화·예술·전시·체험·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문화공간이다. 인근 문화 거점들인 옛 수협창고 복합문화공간, 꿈틀로, 포은중앙도서관, 중앙아트홀 등과 연계해 ‘문화를 통한 원도심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시민들이 쾌적하고 품격 높은 공연 환경 속에서 문화를 누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문화시설 개선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무대의 다양한 효과와 표현을 높이기 위한 무빙라이트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중앙아트홀은 옥상 보수 공사의 시행으로 무대·객석·연습실 등의 누수를 방지해 쾌적한 공연 환경을 조성하고, 대잠홀은 음향시설·조명·무대기계장치 등을 교체해 예술가들이 고품격 공연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쾌적하고 안전한 공연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역주민을 위한 전통문화예술공간인 포항문화원을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의 위상에 걸맞게 시설 개선 및 환경 정비를 하고, 지역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할 방침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편안하게 문화를 누리고, 삶의 만족도와 도시의 품격까지 향상될 수 있도록 문화 인프라를 더욱 늘려 포항만의 색을 가진 ‘문화도시 포항’을 활짝 꽃 피우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17

“박태준정신으로 세계적 포항문화 만들 것”

이대환 작가 “유토피아란 인간의 관념과 이념이 그려내는 허구의 세계다. 역사의지의 길은 자유와 평등의 최대공약수를 확보해나가는 험난한 역정이다. 이게 진보다.”장편소설 ‘겨울의 집’‘슬로우 불릿’‘붉은 고래’‘큰돈과 콘돔’‘총구에 핀 꽃’ 등 시대적 격랑에 표류하는 개인의 운명을 큰 서사구조에 밀도 높게 창조해온 포항 출신 이대환(64) 작가의 말이다.코로나19 어둠이 영일만 호미곶이란 지명을 유난히 돋보이게 해주는 임인년 새해,‘박태준 평전’의 저자로서 지난해 12월 주인공 10주기에 ‘박태준생각’ ‘청년의 꿈 박태준’을 펴내고 뜻깊은 추모행사를 꾸려나갔던 이 작가와 지난 15일 만나 문화·정치·비대면 등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유럽에서 나온 수작(秀作)의 평전에 비견할 만한 책이 나왔다’는 것이 이대환 작가의 ‘박태준 평전’에 대한 서평이었다. 지난해 12월 13일은 박태준 포스코 창립회장 서거 10주기였다. 주인공의 인생을 간략히 정리한다면?△선생은 1967년 가을부터 1992년 가을까지 장장 25년에 걸쳐 대한민국의 ‘궁핍시대에서 융성시대까지’ 튼튼한 철교(鐵橋)를 건설한 거대공사 현장의 총감독이었다. 그 시대적 사명을 선생은 스스로 ‘제철보국’이라 명명했고, 제철보국을 이룩한 그 힘으로 14개 학교를 세워 한국 최고 명문으로 키워내고 포스텍(POSTECH)을 설립해 세계적인 이공계 대학으로 육성하는 ‘교육보국’을 실현했다. 정신적 원천은 천하위공(天下爲公), 즉 사욕(私慾)을 초월하는 사상이었다. 천하위공을 엔진으로 장착하고 제철보국과 교육보국의 두 레일을 따라 완주한 역정에서 위대한 공적이 창조됐다.-이제부터는 박태준 회장의 정신을 포항의 문화 브랜드로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데?△시의적절해 보인다. 주의할 것은 공적을 가능하게 했던 정신, 고뇌, 투쟁에 대한 공부와 공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점이다.-좋은 방안이 있나?△가령,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사단법인을 조직해서 공부와 공감의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 그런데 문화와 무슨 상관이냐고 갸우뚱거릴 사람도 있겠다. 어느 지역사회의 문화수준이란 그 공동체를 이룬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가치관의 평균수준과 거의 일치한다. 포항정신이 곧 포항문화라고 할 수 있다. 박태준정신, 박태준생각이라는 이 무형의 유산을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포항의 정신으로 정립하는 일은 세계적인 포항의 문화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 되는 것이다.-오는 3월 9일은 대통령선거일이다. 국가 차원에서든 지역 차원에서든 또다시 분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염려도 대두하고 있는데?△최근 몇 년 사이에 분열과 대립이 격화돼서 마치 해방 직후를 불러낸 것처럼 아슬아슬한 때도 없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잘 건너왔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가라앉히며 빈곤의 사슬과 독재의 사슬을 동시에 극복하고 경제와 문화의 일류국가를 만들어낸 우리 국민은 어느덧 위기를 슬기롭게 다스리는 집단지성도 발휘할 줄 안다.임인년 새해, 지금은 ‘정치의 통합’과 ‘통합의 정치’를 분별해야 한다. 정치의 통합은 불가능하고, 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일당독재의 전체주의체제 아닌가? 전체주의는 끔찍하다.통합의 정치는 바람직한 것이고, 추구해야 한다. 서로의 공적과 과오를 인정하는 가운데 합리적으로 경쟁하는 정치가 통합의 정치다. 통합의 정치가 국민통합의 길도 열어준다.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야 우리의 경제와 문화에도 부끄럽지 않은 한국정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코로나19 대유행이 인간의 삶을 근원적으로 크게 바꿀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마스크 없이 못 나가고, 비대면으로 수업하고, 여행 못가고, 어울려 못 지내고, 플랫폼 기업이 활활 살아나고, 가수 뽑기 방송이 인기 끌고, 인문학 독서 따위는 스마트폰 정보로 대체하고,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해 철강제품도 잘 팔리고, 화이자가 백신 팔아서 엄청나게 돈을 쓸어 담고, 공동체를 위해 무조건 백신 맞아야 한다는 강제에는 전체주의적 망령이 어른거리지만 그것을 주시하는 목소리를 ‘정신 나간 자유방임주의’로 내몰고…, 대강 이런 현실이니까 반문으로 답을 대신하겠다. 인간의 생로병사는 그대로 아닌가? 돈을 벌어야 살아갈 수 있다는 것도 그대로 아닌가? 비대면으로는 사랑도 우정도 완성될 수 없는 거 아닌가? 인간성이 더 메말라서 과거에는 아름다운 낭만으로 대접받던 일마저 이제는 ‘뭇매 댓글의 표적’ 아닌가? 양극화의 부조리는 더 악화되고 있지 않나? 비대면으로는 남북관계도 평화적으로 풀어낼 수 없는 거 아닌가? 이른바 신냉전체제가 정립되면서 그 경계지대에는 전운(戰雲)마저 모여들고 있지 않나?-그러고 보니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주창한 목소리가 한때 유행이었나 싶을 정도로 잠잠해졌다.△코로나19와 대선 정국이 다 덮어버린 형국이니…. 인공지능(AI)에게 인문학마저 맡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비밀마저 인공지능이 풀어버린다면 인문학은 없어져도 그만이겠는데…. 세상은 돌고 돌지 않나? 자동차, 자동차 하다가 둘레길, 둘레길 하고 있지 않나?-마지막으로, 포항에서 문화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한 가지만 바란다면?△제대로 진용을 갖춘 거점이 있어야 한다. 바이오는 포스텍이 거점이다.‘박태준’의 이름을 걸고 그에 걸맞은 거점을 갖춘다면, 포스텍이 바이오의 거점이 되어 있듯이 그 거점은 포항정신, 포항문화의 거점이 될 것이다. 박태준처럼 크게 보고 멀리 보는 리더십은 그런 거점을 만들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16

개관시간 연장·공공도서관 건립 등 평가 받아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이 개관시간 연장운영 분야(단체)와 공공도서관 건립 분야(개인)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는 2021년 도서관 육성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수상을 통해 포상금 각각 100만원과 30만원을 수여받았다. 2008년 7월 포은중앙·대잠·영암도서관이 개관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 연장해서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10월에는 오천도서관, 2021년 7월에는 연일도서관에서도 운영시간을 연장해 평일 낮 시간대에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또한, 2019년에는 12명의 인력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전문인력 일자리를 창출해 안정적·지속적으로 개관시간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이와 함께 별찌인문교실, 렉처콘서트, 여름방학특강 등 다양한 야간독서·문화 프로그램을 개설해 지역 주민들의 지식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문화 욕구를 충족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송영희 관장은 “올해도 포항 시민들의 독서문화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성장·발전하는 도서관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한편, 공공도서관 건립 분야로 수상한 김영준 팀장은 폐교를 리모델링한 구룡포도서관, 공단과 인접한 농촌지역의 연일도서관 건립에 기여했으며, 오천도서관을 ‘해오름 복합센터’로 리모델링 및 신축공사하고, 흥해도서관 조성도 적극 추진 중에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11

“저만의 감성클래식 들려주고 싶어요”

“유학하며 연구했던 음악의 테크닉을 귀국한 후 처음 선보이는 자리로 정통 클래식의 레퍼토리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곡들이지만 저만의 철학을 볼 수 있는 해석으로 청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합니다.”포항 출신 플루티스트 이효연이 오는 16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갖는 귀국 독주회를 앞두고 밝힌 소감이다.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음악은 모두 함께 즐겨야 한다는 그의 평소 소신을 담은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인다. 8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긴장되고 떨리지만, 첫 독주회를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며 자신감을 비쳤다.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내용.-이번 독주회를 소개한다면?△독일에서 공부하며 익힌 레퍼토리와 음악인으로 활동하며 얻은 경험을 보여주고자 한다. 대표적인 독일 작곡가인 고전주의 시대의 주도적 작곡가 바흐의 곡과 신고전주의 작곡가인 힌데미트를 준비했다. 플루트는 낭만주의 시대 때 프랑스 작곡가들이 활발하게 발전시킨 악기다. 비도르의 곡과 2021년이 서거 100주년이었던 생상스의 곡도 선택했다.-이번 독주회를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은?△시대별로 다른 음악적 표현과 그 당시의 배경을 좀 더 표현하여 작곡가의 의도를 관중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힌데미트 ‘소나타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나 루셀의 ‘플루트 연주자’ 등 어찌 보면 무겁고 철학적인 주제를 내세웠다고 할 수 있지만, 그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의 나를 가감 없이 보여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가장 추천하고 싶은 곡은?△바흐 ‘소나타 BWV 1033’ 작품이다. 이 곡은 바흐의 3기에 해당하는 쾨텐 시기(1717∼1723년)에 쓰인 곡으로, 바로크 시대의 음악적 특징이 모티브의 확대, 전위, 모방, 대위법적 기법 등이 특징으로 잘 나타나 있다. 이러한 특징들을 통해 바흐의 음악 기법이 잘 드러나 있는 곡이다.-플루트를 전공하게 된 계기는?△초등학교 때 취미로 시작했는데 계속 배우다 보니 흥미도 많이 생겼고 저랑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결정하게 되었고 저의 의견을 부모님께서도 반대하지 않으시고 지지해주셔서 전공의 길을 가게 됐다.-플루트의 가장 큰 매력은?△많은 매력이 있지만, 음색이 경쾌하면서도 우아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화려하다는 점과 단선율 악기인데도 불구하고 화려한 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이효연 씨의 음악적 색깔은?△화려하지만 따뜻한 소리로 진정성 있는 음악표현과 테크닉으로 작곡가의 의도와 감정을 최대한으로 잘 전달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좋아하는 연주곡은?△낭만주의 시대의 곡 연주를 좋아한다. 판타지나 오페라에서 나온 곡이 많은데 스토리도 알고 음악적으로 표현할 것도 좀 더 많아서 좋아한다. 그중에 라이네케의 ‘발라드’를 특히 좋아한다.-향후 계획 중인 활동은?△일단 16일 귀국 독주회를 시작으로 음악적 역량을 한껏 펼치며 연구하고 노력하는 플루티스트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서울과 포항에서 연주 활동을 병행하며 후학에 열성을 다하는 교육자, 연주자로서 다양한 활동으로 관객들을 만날 계획이다.-앞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 세계는?△있는 그대로의 모습, 진실한 모습을 연주를 통해 사람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다. 많은 분이 클래식을 어려워하지 않고 쉽게 접하며 연주회장을 가볍게 찾아가며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플루티스트 이효연은 △1992년 포항 출생 △포항예술고, 국민대 예술대 음악학부 및 동 대학원 졸업, 독일 뮌스터 국립음악대학원 졸업 △포항음악협회 콩쿠르 전체대상, 음악저널 콩쿠르, 대구음악협회 콩쿠르 등 다수의 콩쿠르에서 입상 △조선일보 신인음악회, 음악교육신문 초청 차세대 아티스트 콘서트 등 출연 △포항시립교향악단, 루마니아 올테니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러시아 타타르스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등 협연.

2022-01-09

시즌제 도입 대구오페라하우스 ‘질적 성장’ 기회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올해 처음으로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한다. 작품 라인업을 미리 준비해 공연의 질을 높이고 공연장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첫 시즌제는 오는 20일 시작해 12월 24일 마무리하며 309일간 6개 작품을 36회 무대에 올린다.대구오페라하우스는 3일 올해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레퍼토리를 공개했다. 2003년 개관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국내 최초 전국 유일의 단일 오페라극장, 국내 유일의 오페라 자체 제작극장으로 명성을 높여왔다.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시즌오페라, 오페라축제 등을 통하여 연간 11편의 오페라를 50회 공연하는 것으로 수치상 한 달에 한 편 정도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는 효과가 있다”며 “어려운 시기라고 하여 움츠러들기보다는 더욱 힘을 내서 도약하고 발전하겠다”고 말했다.△오페라 레퍼토리 시즌 시스템 도입대구오페라우스는 올해 2003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오페라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한다. 대한민국 유일의 오페라 제작극장으로 존재하는 만큼 그에 걸맞은 틀을 제대로 갖추자는 시도이다. ‘시즌제’는 한 해 동안의 오페라 공연일정을 미리 구성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극장이 안정된 제작시스템을 갖추고 명확한 비전을 품었을 때 가능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한 해를 관통하는 일관된 기획의도 아래 훌륭한 작품을 제작하고 무대에 올릴 수 있는데, 나아가 관객들에게도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사전에 관람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1월에는 이미 티켓 오픈하고 연습이 한창인 ‘박쥐’(1월20~22일/ 27~29일, 6회)를, 4월에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4월8~30일, 매주 금,토 / 8회), 5월에는 베르디의 인기 오페라 ‘아이다(5월23~28일, 6회), 7월에는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7월22~23일/ 27~30일, 6회), 8월에서 9월에 걸쳐 도니제티의 벨칸토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8월26~27일/31일/9월1~3일, 6회), 그리고 12월에는 푸치니의 ‘라 보엠’(12월21~24일, 4회)을 각각 전막 오페라로 진행할 계획이다.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페라에서부터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인기오페라, 그리고 애호가들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작품들이 고루 배치됐다.레퍼토리 시즌제의 운영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부분은 작품당 공연 횟수가 각각 6회에서 8회까지 열려있다는 점이다. 공연예술의 여러 장르 가운데서도 가장 관객층이 엷은 오페라 공연의 특성상 과감한 시도라는 평가다.△새해 첫 전막 오페라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22년 새해 첫 작품으로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1월 20~22일, 27~29일)를 정했다. 일반적인 오페라에 비해 내용이 가볍고 이해하기 쉬우며, 무엇보다 왈츠와 폴카 같은 화려한 춤과 음악으로 기분 좋은 활기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이렇게 오페레타 ‘박쥐’로 한 해를 시작하는 것은 해를 넘겨도 끝나지 않는 코로나 팬데믹에 지친 우리 모두를 위한 즐거운 선물이며,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제작극장이라는 기관의 정체성을 알리는 장치이기도 하다. △해외극장과의 교류발전을 추구하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유네스코음악제’를 개최, 유수의 해외극장장, 예술감독 등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바 있다. 올해부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들과의 오페라교류를 매해 진행할 예정이다. 2022년 그 첫 순서는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의 의장도시인 독일 만하임의 만하임국립극장이 함께한다.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통해 만하임국립극장과 합작으로 바그너 작 ‘니벨룽의 반지(10월19~22일)’를 무대에 올리게 된 것.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페라라시립오페라극장과의 합작으로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10월7~8일)도 공연할 예정이다. 국내 기관간 교류로는 광주시립오페라단과의 합작으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11월11~12일)를 준비하고 있으며, 국립오페라단 초청(작품미정) 공연도 계획 중이다.이번 축제의 개막작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9월21~24일)이다. ‘심청’은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 개막축하공연으로 처음 공개된 작품으로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공연되는 터라 올해 오페라축제에 더욱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에 제작될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심청’은 2023년 독일 만하임국립극장 무대에 진출할 예정이기도 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04

“신령스러운 기운 업고 용맹스러운 한 해 설계하세요”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 호랑이띠 해다. 임인년은 육십갑자 중 39번째에 해당한다. 색으로 보면 검은 호랑이띠 해다. 임인(壬寅)의 천간(天干)인 임(壬)은 오행 상 색깔이 검은색이고, 인(寅)이 호랑이니 올해는 검은 호랑이띠 해가 된다. 10개 천간과 12개 지지의 조합을 조금 더 살펴보면 ‘임’은 검은색과 함께 물(水)을 뜻하며, ‘인’은 나무(木)의 기운이다. 물을 머금고 피어나는 새싹처럼 무언가 시작하기 좋은 기운이라는 해석이 명리학자들로부터 전해진다.십이지의 세 번째 동물로 등장하는 호랑이는 정열과 정직, 그리고 모험과 명예를 상징한다. 무자비한 포식자로서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유독 우리는 호랑이를 친근한 존재로 여겼다.설화 속의 호랑이는 신이한 존재로 인식돼 산군(山君)·산왕(山王)·산신(山神)으로 불리며 신앙의 대상이 됐고 잡귀와 액을 쫓아내는 영물로 여겨졌다. 호랑이와 까치를 그린 호작도에서는 새해를 맞아 기쁜 소식을 기원하는 ‘신년보희(新年報喜)’를 나타내고, 문학작품에서는 호랑이가 효와 진한 형제애를 떠올리게 하는 존재다. 불교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희생하고 헌신하는 인간의 참된 본성을 가리킨다. 민화, 일상의 생활용품, 장식품 등에서의 호랑이는 곰방대를 물고 있는 익살스러우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친구 같은 존재였다.잘 발달되고 균형 잡힌 신체 구조, 느리게 움직이다가도 목표물을 향할 때의 빠른 몸놀림, 빼어난 지혜와 늠름한 기품의 호랑이는 우리 민족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한민족 문명의 시작을 알리는 단군신화가 호랑이와 곰 이야기로 시작된다. 현대에 와서도 88올림픽의 마스코트가 귀여운 모습의 호돌이였다.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호랑이가 많이 서식한다 해서 ‘호랑이의 나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중국의 옛 신화책인 산해경(山海經)에는 “군자국 사람들은 의복·모자 같은 것을 단정하게 걸치고, 허리에는 보검을 차고 있다. 그들은 아름다운 털을 가진 큰 호랑이를 두 마리 길러서 심부름을 시킨다”라고 우리나라를 소개할 정도였다.신라의 작은 토우들 가운데 호랑이의 얼룩얼룩한 모습과 사납게 울부짖는 듯한 입과 두 귀와 두 눈이 잘 표현돼 있으며, 버티듯 디디고 서 있는 발이 아주 큼직하게 만들어져 있다. 길게 뻗은 몸뚱이는 둥글게 무늬를 넣어 얼핏 보기에 표범과도 같다.18세기에 유행했던 ‘출산호(出山虎)’ 그림에서 호랑이는 위엄을 갖춘 군자를 뜻하기도 했다. 김홍도가 호랑이를, 강세황이 소나무를 그린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에서 호랑이는 민첩하지만 침착하고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암 박지원은 열하일기 ‘호질(虎叱)’ 전에서 “호랑이는 착하고 성스러우며, 지혜롭고도 인자하며, 엉큼스럽고 날래며, 세차고 사납기가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다”고 했다. 육당 최남선은 우리나라를 호랑이 이야기가 넘쳐나는 ‘호담국(虎談國)’이라 했고 일제의 오금을 저리게 한 호국 의병장 신돌석의 별명은 호랑이였다.교훈적이고 은유적인 풍자 예술의 멋이 함축돼있는 호랑이를 주제로 한 예술품들은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삶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까치와 호랑이 그림은 민화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해학적이고 풍자적이며 추상적인 표현과 다양한 채색으로 눈길을 끈다. 세시 풍속에서도 집안에 나쁜 잡귀나 질병을 막아주는 벽사용 그림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호랑이의 발톱, 이빨 등이 부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2022년 임인년에는 상서로운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완강하고도 강인한 응전으로 온 국민 모두에게 길한 일이 일어나고 몸과 마음도 편안하기를 기원한다.또한 두려움 없이 용맹하게 나아가는 ‘불입호혈(不入虎穴) 부득호자(不得虎者)’의 자세를 호랑이로부터 배워 코로나19를 기어이 극복해 건강한 일상 속에서 웃음도 되찾았으면 한다. 더하여 불교의 ‘논호림(論虎林)’이 상징하듯이 임인년에는 우리 모두 인간이 찾아야 할 참마음, 본성을 되찾아 안온한 삶을 구가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1-02

“새로운 경북연극의 미래를 열어가겠다” 8대 경북연극협회장에 은하 백진기 대표

경북연극협회 신임 회장에 백진기 포항 극단은하 대표가 선출됐다.경북연극협회는 지난 26일 안동 모디684 문화센터에서 개최한 2021년 임시총회에서 제8대 경북연극협회장으로 백진기 포항 극단은하 대표를 선출했다. 임기는 4년이다. 이날 협회는 감사로 김영심(구미), 김은희(청도)를 선출했다.백진기 신임 회장은 “공유하고 소통하는 경북연극협회로 새로운 경북연극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백 회장은 △협회의 운영현항과 결정사항 전 회원에 정보공유 서비스로 제공 △연출·연기 분과 증편 △협회 부설 문화정책연구소 개소 △신규사업 개발 등을 공약했다.현재 경북연극협회는 78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으며 연간 9천만 원 정도의 예산을 경북연극제·경북연극협회 합동공연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번 회장 선출에는 총 두 명의 후보가 출마해 백진기 회장이 과반이 넘는 득표로 당선됐다.백 회장은 “그동안 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도 연계해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업을 펼쳐 경북연극의 미래를 대비하고 열린 협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백진기 회장은 영남대 철학과, 청주대 대학원에서 연극학 석사를 마친 뒤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중에 있으며 한국연출가협회 정회원, IATA국제연극협회 한국본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사)포항바다국제연극제 진흥회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9

‘풍성하고 생생’ 포항문예회관 이목집중

포항문화예술회관의 대극장인 대공연장이 최적의 건축음향으로 국내 음악계에 주목받고 있다.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1년 여의 리모델링 기간을 거쳐 지난해 11월 운영을 재개했다. 시립대극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번 대공연장의 리모델링에는 총사업비 69억원이 투입돼 쾌적한 관람 환경을 갖춘 국내 대표 공연장으로서의 위상을 찾기 위한 각종 기술과 장비가 도입됐다.1995년 포항시 남구 희망대로 850 현재의 자리에 개관한 포항문화예술회관은 개관 이후 처음으로 대공연장의 대대적 개보수를 단행했다. 개관 당시로써는 최첨단 음향 시설과 최신 무대 등을 갖춘 공연장이었으나 노후해 다양한 개성을 지닌 현대 공연 기법을 구현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이번에 새롭게 단장한 공연장은 클래식 공연에 적합한 공연장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무대가 처음 만들어진 당시 강연회와 클래식 공연 등 다목적 홀 용도를 목적으로 세워 클래식 관람객들에게 음향의 집중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개보수로 객석과 바닥 교체를 통해 잔향시간이 기존 1.61초에서 1.71초까지 확보되면서 별도의 음향장치 없이 무대 위 공연자들의 자연음을 생생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또한 전체적인 컴퓨터 자동화 제어시스템이 도입됐고, 무대전환 속도와 허용하중 등의 물리적인 기능을 3배 정도 개선해 대규모 세트와 전환이 필요한 뮤지컬, 오페라 등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다.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건축 음향은 이번 리모델링 공사 완료 후 적절한 잔향감으로 최적의 음향을 제공함으로써 지난 11월 포항문화재단이 개최한 ‘2021 포항음악제’에 참가했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참여 연주자들이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건축음향을 극찬했다.박유신 ‘2021 포항음악제’ 예술감독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일반적인 복층구조가 아닌 단층구조 덕분에 무대에서 전 객석이 한눈에 잘 들어와 연주자들이 관객들과 보다 가깝게 호흡할 수 있어서 좋았다. 리모델링을 통해 조성된 최적의 음향과 공연환경이 ‘2021 포항음악제’의 주요한 성공요인으로 생각된다. 이제 대공연장은 명실공히 최상의 어쿠스틱 환경을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공연장임을 인정받은 셈”이라고 전했다.한편, 포항문화예술회관은 리모델링 이후 2021년부터 재개관 기념공연인 ‘디즈니인콘서트’의 전석 매진을 시작으로 ‘별이 빛나는 포항’시리즈, 유니버셜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2021 포항음악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얼이섞다’ 등의 공연을 통해 많은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8

팬데믹 속 다양한 프로그램 ‘문화 숨통’

올 한 해 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시민과 함께하는 내실있는 운영을 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임시 휴관 등으로 힘든 시기에도 ‘포항만화축제’, ‘원 북 원 포항’, 랜선 프로그램 등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마치며 2021년 한 해를 마무리했다. 지역민을 위해 어떠한 사업을 추진했는지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북 드라이브 스루 운영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자 임시 휴관 중에도 ‘북 드라이브 스루’를 운영했다. 이용자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후 차량으로 수령해 가는 방식으로 소통해 나갔다. 무료 도서 택배 서비스와 특별 대출 서비스도 병행해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코로나19 예방을 최대화하려고 노력했다는 평가이다. ■ 미디어 스튜디오 방음부스 설치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스마트 K-도서관’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 9월 포은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 미디어 스튜디오 방음부스를 설치했다. 미디어 스튜디오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인 리모트미팅을 통한 비대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작가와의 만남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 랜선 북테라피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독서문화프로그램 운영에 큰 역할을 했다.■ 27개의 비대면 프로그램 운영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해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시민들과 코로나 19로 바깥출입이 힘든 포항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어린이독서회, 내 삶의 이야기 책, 스토리뮤직 등 27개의 프로그램이 235회 운영됐으며 총 2천408명이 참여했다. 또한 포은중앙도서관에서 자체 제작한 영상 ‘랜선산책’, ‘랜선극장’, ‘랜선 작가의 방’ 등은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돼 조회 수가 2만2천320여회에 이르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2021 포항만화축제-일상을 넘어 만화愛 빠지다’ 개최포은중앙도서관의 특성화 자료인 만화를 주제로 한 ‘2021 포항만화축제-일상을 넘어 만화愛 빠지다’는 대면으로 운영해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포항시민들에게 만화를 통한 문화방역으로 삶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전신청과 인원제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가운데 인기 웹툰 작가와의 만남, 웹툰 포토존, 웹툰 주인공을 찾아라! 등 다양한 전시 및 체험프로그램이 시민들의 호응 속에 진행됐다. ■ ‘원 북 원 포항’ 선정 및 관련 프로그램 진행한 책 한 도시 읽기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원 북 원 포항’은 시민추천과 시민투표를 통해 올해의 책 정세랑 작가의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를 선정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의 책 선정을 기념해 선포영상을 제작·업로드했으며 조회 수가 1천회를 넘었다. 또한 역대 원 북과 올해의 책을 대상으로 서평 및 웹툰 공모전을 실시해 총 65명의 참여로 큰 호응을 얻었으며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품은 도서관 3층 복도에 전시돼 도서관 이용자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했다.■ 온라인 독서환경 유도 위한 전자책 활성화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은 도서관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비대면으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전자책 활성화를 위한 ‘버스안에서(書-)전자책탐사대!’를 운영했다. 버스, KTX, 포항공항 등 교통요충지와 다중이용시설에 전자책 이용방법과 전자책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QR코드가 삽입된 포스터를 부착해 전자책 이용을 유도했으며 이용자의 편리성을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천목원 포항시립도서관장은 “포항 시민의 방역수칙 준수와 안전한 도서관 이용으로 한 해가 잘 마무리 될 수 있었다”며 “2022년에도 다양하고 알찬 독서문화 프로그램과 행사, 축제를 계획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21

“어울려 살아가는 모든 이야기가 수필”

박월수 수필가 “더러 사는 일이 버겁다고 여겨질 때, 여기 실린 몇 편의 글에서 작은 위안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떠올려지는, 머무르고 싶은 구절들이 많은 분의 숨들이기에 묻어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최근 첫 수필집 ‘숨, 들이다’(수필세계사 간)를 펴낸 박월수(56·청송군 현동면) 수필가의 출간 소감이다.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이후 10여 년만이다.박 수필가는 일상적 체험을 중심으로 한 사색의 깊이와 은유적 성취가 탁월하고 감각적 언어로 진단해가는 자기 모색이 남다르다는 평을 받는다.지난 18일 박 수필가를 만나 이번 수필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첫 수필집을 펴낸 소감은.△너무 내 속을 드러내 보인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수필은 한 개인의 역사이기 이전에 어쩌면 우리 모두의 역사가 될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도 든다. 사람들 살아가는 얘기는 다 다르지만 그 속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 중심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이웃이 있듯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든 얘기가 한 편의 수필이라고 생각한다.-‘숨, 들이다’를 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등단부터 거의 이십 년 가까이 문단에 있었는데 그동안 쓴 글이 백여 편 남짓이다. 과작이란 말을 가끔 듣는다. 독자에게 커다란 울림을 줄 확신도 없으면서 종이를 낭비하는 일이 두려웠다. 책을 낸 작가분들이 동료 작가들에게 무상으로 보내오는 책 빚을 갚아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 내 책을 궁금해하고 기다리는 분들의 채근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디딤돌 창작지원금 수혜를 받아 늦게나마 첫 수필집을 내어놓게 되었다.-수필집 제목이 특이한데.△두부 만드는 장면을 우연히 본 일이 있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 콩물을 끓이고 젓고 간수를 붓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숨을 들인다고 했다. 숨 들이는 과정의 마지막이 간수를 붓는 단계였는데 자칫 잘못하면 다 만들어 놓은 두부를 버릴 수도 있었다. 매 순간 콩물에 간수를 붓듯 정성을 들이는 일, 나는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며 숨 들이는 일이라고 이해한다. 어눌한 글이지만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이므로 그토록 아름다운 우리말을 표지 제목으로 빌려오고 싶었다.-이번 수필집은 어떻게 구성됐나.△1부에서 4부까지는 주로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다. 뻔한 얘기지만 뻔하지 않게 쓰려고 무진 애를 썼다. 어둡지만 절망이 아닌 희망을 노래하는 얘기들을 주로 실었다. 마지막 5부는 내가 사는 청송의 이야기들로 묶었다.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에 등재된 아름답고 의미 있는 곳들을 알리고 싶어 그림을 그리듯 풀어서 썼다. 수필집 ‘숨, 들이다’ -수록 작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수필은.△내가 가장 애착하는 수필은 ‘새’다. ‘달’이라는 작품으로 신춘에 등단하고 나니 글을 쓰는 일이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달’보다 더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새’는 띠라고 하는 식물로 제주 방언인데 예전 제주 사람들은 그 새를 베어다가 지붕을 이는 데 주로 썼다. 사진 모임으로 우도에 갈 때마다 바람에 흔들리는 새의 물결을 보았고 무언지 모를 벅찬 감동에 사로잡히곤 했는데 수필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끝없이 누웠다 일어서는 새가 어쩐지 나를 닮은 듯도 했다. 그러다가 새가 자신의 씨앗을 바람의 힘으로 번식한다는 걸 알았고 결국은 땅에 사는 식물이 새가 된 이유를 제 나름으로 해석하게 되었다. 식물의 삶과 사람의 삶도 살아가는 방식은 닮아있다.-좋은 수필이란 어떤 것인가.△먼저 진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필은 작가의 체험이 녹아든 글이므로 솔직하고 진실해야 독자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다음은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 통일감 있는 주제가 받침이 되어야 한다. 나머지는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을 들고 싶다. 상상력이 결여된 글은 메마른 사막과 같아서 음미하기가 쉽지 않다. 작가만의 해석으로 촘촘하게 짜인 글, 남다른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글, 그런 수필을 나는 좋은 수필이라 생각한다.-앞으로의 바람은.△나는 수필을 연인 대하듯 쓰다듬고 보듬길 좋아한다. 그런 수필을 꾸준히 오래도록 쓸 것이다.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테마수필을 써 보고 싶다.-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수필만큼 타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수필 한 편엔 한 편의 인생 다큐가 들어있다. 있는 그대로의 것을 다만 문학적 장치만을 가미해 표현해 놓은 까닭이다. 좋은 수필을 읽으면 잔잔한 울림이 있고 반성이 있으며 살아갈 힘이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따뜻한 수필을 많이 아끼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19

시인이 된 포항 할배·할매들, 삶을 읊조리다

포항에서 시금치 농사를 하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시인(詩人)이 됐다.“얼라를 업고 콩잎 훑으러 갔다/소 먹인다고/날은 덥고/얼라는 등에서 바르작대고/땀은 콩죽같이 흐르고/허리도 아프고/일은 진척이 안 되고/하다하다 얼라를 뽕나무 아래 내려놓았다…./아이구, 생각하면 기가 찬다/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박호순 시 ‘그때는 그랬다’)로 이어지는 시(詩)가 중진 시인의 시 못지 않다.지난 10, 11월 두 달간 포항시 남구 연일읍 중명2리 60∼80대 어르신 18명과 문인 3명이 매주 마을회관에서 만나 시 창작 수업을 하면서 어르신들이 직접 시를 짓는 ‘동네방네 예술프로젝트-시로 쓰는 자서전’프로그램에서 시집(詩集)을 펴냈다.시집 제목은 ‘삶의 향기, 시(詩)가 되다’. 노인들이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문인들에게 들려주면 이를 녹음해 함께 들으며 문인들의 지도로 직접 쓴 시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자녀와 분리된 생활로 인해 무기력한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고 살아온 날들의 특별한 감정을 시로 표현하는 활동이 우울증과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믿음이 바탕이 됐다. 또한 자신의 일생을 축약해서 읽는 활동을 통해 정서를 안정시키고 자존감 회복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포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수필동호인 모임인 포항수필사랑 이순혜 회장은 “문학을 하는 단체로서 뜻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도시와 시골의 문화 격차를 줄이고 어르신들에게 삶의 활력소를 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어르신들의 시집까지 출간해 드리게 됐다”고 전했다.이 회장은 “처음에는 시집살이조차 어려움이 없었고 잘되라고 하는 말씀이었다 모범답안을 제시하더니 조금씩 속깊은 이야기가 나왔다. 이제 자신들의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시를 지으시고 있다”고 말했다. 경로당에서 시간만 보내던 노인들이 힘들었던 지난 세월을 시를 통해 서로 위무하며 공감하는 게 가장 큰 변화란다.이번 포항수필사랑의 활동은 (재)포항문화재단이 2019년부터 주관해온 문화소외지역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요즘 화두로 떠오른 지역의 예술인과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매개로 ‘함께’하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지역문화 프로젝트의 ‘소중한’성과물이다.‘시로 쓰는 자서전’에 참여한 김록자 할머니는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가 칠십 팔십 되면서 점차 희석되어 옅어졌는데 다시 돌아보니 새롭다. 힘든 시절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좋은 때도 있었다. 나도 젊은 시절에는 예뻤고 영감과 알콩달콩 지내기도 했더라. 지난 시절 추억여행이 새롭고 책으로 나오니 아이들한테도 보여줘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포항수필사랑은 삶에 있어서 문학이 주는 향기는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단체다. 해마다 동인지(14호)를 발간하고 문학 공모전에 입상을 하는 등 꾸준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을 통해 뒷방으로 밀려나 삶의 주체자로서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어르신들을 스스로 밖을 향해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두 달 만에 ‘삶의 향기, 시(詩)가 되다’ 책을 받아 든 어르신들의 얼굴에서 설렘이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지 고민했던 시간이었지요. 어르신들에게는 이야기 자체가 치유 능력이 되고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멀리할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서 귀를 기울여 들어주면 존재의 소중함을 스스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순혜·양태순·김순희 수필가)/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