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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내 것을 포기해야 다른 사람 살릴 수 있어요”

포항 문수사 주지 덕화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 스님.“그동안 많은 분이 감염되어 고통을 받으셨고, 코로나19 역병이 아직도 종식되지 않아 환자가 계속 나오니 안타깝습니다. 그간 안간힘을 다하여 애쓰신 관계 당국과 의료진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의를 표합니다.”문수사 주지 덕화 스님은 인터뷰에 앞서 아직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에겐 위로를, 감염증 예방과 치유를 위해 고생하는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질문 하나하나 자상하게 답변을 이어갔다.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이기도 한 덕화 스님은 인터뷰 승낙이 쉽지 않은 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의 돌봄을 받을 수 없는 ‘어려운 아이들의 어머니’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을 전달하고 나눔행사에 동참하고 있는 ‘사랑의 전도사’로 유명하다. 포항 문수사는 취약계층에 사랑 나눔을 이어와 연일지역사랑보장협의체에서 아름다운 나눔을 함께하는 곳으로 ‘연일사랑 이웃사랑’의 인증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언론에 보도가 되면 아이들에게 혹여 상처가 될까 염려하는 스님께 어렵게 취재 승낙을 얻어 지난 14일 문수사를 찾았다.-스님이 되신 까닭이랄까, 그런 게 따로 있나.△별다른 이유는 없다. 15세에 속리산 법주사 수정암에 들어가 성원 스님을 은사로 인연이 되어 여러 사찰을 다니며 정진 수행을 했으며 지난 1992년 포항에 정착하게 됐다.-출가 이후 해온 일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지난 2014년 18대 포항불교사암연합회 회장을 맡았을 때 개최했던 ‘우리 지역을 빛낸 고승 연구’주제 학술 세미나가 기억난다. 행사에서는 진각국사·원각조사·오암선사·남파선사 등 포항불교사암연합회 학술연구단이 선정한 포항지역을 빛낸 여러 고승의 출생과 업적을 살펴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잊혀 가는 고승들의 행장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오랜 세월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비문 등 고승들과 관련된 유물들을 발굴하여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 소중한 행사로 기억된다.-문수사 창건 이후 수십 년간 어려운 이웃과 쌀, 음식을 나누고, 아이들을 기르는 자리이타행(自利利他行)을 실천해서 귀감이 되고 있는데.△창건 때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사정으로 부모의 돌봄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과 인연을 맺어 엄마가 되어 주고 있다. 신생아, 유아 시기, 또 초등학생 시절에 내게 온 아이들 가운데는 대학까지 졸업하고 결혼을 한 아이도 있다. 스님으로서 해볼 수 없는 엄마가 되게 해 준 소중한 아들딸들이다. 먼저 자란 아이들은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며 살고 있고, 현재는 모두 7명의 학생 아이들이 있다. 문수사 신도회를 비롯해 거사림회, 성림자원봉사단, 보리수합창단, 공덕회의 신행 단체 회원과 신도님들과 함께 활동비와 바자회 수익금을 모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봉사는 돈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전략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죽음같이 강한 사랑으로 하는 것이다. 내 것을 포기해야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지난 3월 취임한 21대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으로서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연합회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우선으로 실천하고 회원 스님, 불자들,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와 함께 지역주민의 이용이 잦은 공공장소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함께 하는 일을 시작으로 화합의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는 신행공동체가 되는데 매진하고, 나와 남의 구별이 없는 부처님의 연기적 가르침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매해 개최하던 부처님 오신 날 연등축제인 시민소통문화제를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고 들었다.△1천300년 전통을 이어온 연등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불교 행사다. 조계사에서 ‘연등법회, 유네스코 등재 기념식’이 거행된 만큼 지역에서도 장엄한 행사를 치러 시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자 했지만, 코로나19로 연등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해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시청과 영일대광장 등지에 봉축탑을 점등했을 뿐 아니라 각 사찰에서 희망과 치유의 연등을 함께 밝히게 된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 고통을 구제하려고 오셨다. 또 우리 중생들이 영원히 죽지도 않고 태어나지도 않는 불생불멸의 불성(佛性)을 깨달아 참된 삶, 진리의 삶을 살게 하려고 오셨다. 우리 불자들은 어느 해보다도 간절하고 지극하게 맞이해야겠다.-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심리적 치유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 불교와 사찰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지 않겠나.△그렇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다. 나와 너, 우리 모두가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행복하기를 불보살님들께 기도 발원해 본다. 인과법의 중요함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우리 앞에 펼쳐진 행복과 불행이 전생의 업에 의해서 영향을 받지만, 또한 지금 이번 생에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서 전생의 업을 벗어나 새로운 업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게 불교의 가르침이다.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에 따라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개척할 수 있다. 바른 수행과 선업을 통해서 자신의 운명을 더욱 아름답게 창조하는 인생, 그것이 불교의 진취적인 인생관이다. 불자 여러분들은 삶의 주인인 자신을 알아서 정진하여 자비 정신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고 모두가 함께하는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6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 목표로”

농업법인 청송농부 대표 최주석 씨. 그는 10년 전 청송에 귀농해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귀농 청년이다. 사과 연구 및 계약 재배를 진행하고 사과즙, 사과비트당근주스 등 가공제품개발을 통해 농촌융·복합산업화에 성공했다.상품 개발부터 제조,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임직원 모두가 직접 테스트해 세운 깐깐한 자체기준을 철저히 지키며 식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최 씨는 “풍부한 영양을 갖추는 것은 물론 꾸준히 먹을 수 있는 상품만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저의 정신이 녹아 있는 제품이 항상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다고 자부합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투철한 상품 철학과 고객 서비스로 청송농부의 고객 대부분이 반복적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단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지난 11일 최 대표를 그의 사과밭에서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주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해 달라.△2010년 어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신 관계로 대학 졸업 후 취직했던 서울의 건축회사를 그만두고 청송군 주왕산면 소재 시골 마을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이후 사과재배를 하면서 연세 많으신 어른들께서 힘겹게 지으신 농산물을 좋은 값에 팔 수 있도록 도와 드리고 싶어서 주스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청송농부만의 노하우가 있는가.△사과 농사와 주스 사업을 시작하면서 농업과 주스에 대한 부족한 지식을 채우려는 의지가 강한 편이다. 청송농부만의 노하우라면 신선한 사과를 신선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최단의 기간 안에 판매하기 위해 애쓰고,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책임을 다하는 서비스가 특별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브랜드 이름을 짓게 된 계기가 있다면.△청송이라는 지명은 ‘푸른 소나무’로도 직역되지만 청소년의 젊음을 뜻하는 ‘청’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청송농부는 좁게는 청송에서 살고 있는 농부라는 의미이고, 넓게는 ‘바르게 농사짓고, 성장하고, 판매한다’는 속뜻을 지닌다. 저희 부부의 신념과 맞아 떨어져서 그렇게 짓게 되었다.-주스 이외에 이번에 음매곰탕을 출시했던데, 곰탕 사업까지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청송농부는 청송 안에서의 농산물을 가지고만 하는 사업이 전부가 아님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전국 모든 농산물의 가능성과 그에 따른 제품들의 차별성을 가지고 모든 분야에 제품화를 시도함으로써 행복한 농업법인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1차 농산물과 주스 제품을 초월하여 그 초석이 되는 제품이 저희 음매곰탕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좋은 주스의 특징이 있다면.△‘오래 사랑받는 주스’가 아닐까 싶다. 소비자에게 오랫동안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좋은 주스의 특징이 충분히 있다고 보아야 한다. 끊임없이 소비자와 소통하고 소비성향과 기호에 맞는 주스를 공급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건강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그분들이 얼마나 행복감을 느끼느냐이다. 작은 음식, 또는 주스나 과일일지라도 하나를 구입하고, 먹고, 나누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낀다면 그보다 좋은 보약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본적인 개념 아래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스는 그분들과 저희를 이어주는 끈이며 그로 인해서 모두가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뿐이다.-다양한 주스가 출시되고 있던데.△1차 농산물(사과, 풋사과)을 비롯해 2차 가공품으로 히비스커스, 자두주스, 감귤주스, 파인쥬스, 사과당근주스, abc(사과·비트·당근)주스, 사과홍삼주스, 어린이사과홈삼주스, 어흥주스 등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지역 농가에 좋은 본보기가 되어가고 있으며, 지역의 특산물로도 조금의 특징을 살려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구나 하는 인식변화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된다.-착즙 주스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상품이 있다면.△여러 가지 착즙 주스가 있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주스는 사과 주스다. 우리 생산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상품이기도 하다. 청송사과는 이미 오랫동안 ‘명품사과’의 자리를 지켜왔다. 청송농부에서도 사과 주스를 처음으로 출시 판매했고, 가장 오래 판매하고 싶은 상품이기도 하다.-지역주민들을 위해서 했던 활동이 있다면.△저는 오랜 기간 지역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일을 해왔고, 여러 농업 관련 단체의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저희 청송농부는 대구·경북권 안 11개 보육원에 조금씩 저희 제품을 보내드리고 있다. 지역의 어르신들을 위해서 김장 봉사를 함께하고 있고, 지역의 아이들이 더욱 큰 꿈을 펼치도록 장학회와 함께 장학금도 전달해왔다. 지역을 위해 나름의 아이디어로 작은 일들을 펼치고 있다.-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말해 달라.△지금까지 청송농부 자체 캐릭터만 9가지를 확보했는데, 요즘도 자체 캐릭터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청송농부의 제품에 다양한 청송의 스토리를 입혀 청송군과 함께 성장하는 지역의 효자 기업이 되는 게 앞으로의 꿈이다. 나아가서는 10만 평 이상의 체험복합농장까지 운영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다. 2019년에 호주와 일본에 일정 기간 판매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이후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 청송농부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2

“포항서도 조선시대 분청·백자 생산 증거 발견”

“고려청자, 분청자, 백자의 역사를 살펴보면 도자기는 중세 최고의 벤처사업이자 중요 국책 사업이었습니다. 전쟁으로까지 치달았던, 도자기 기술을 둘러싼 한·중·일의 갈등과 역사는 지금의 산업전쟁을 방불케 합니다.”김진홍 한국은행 부국장에게는 포항지역 ‘최고의 경제 전문가’, ‘최고의 미래성장 동력 창출가’ 등의 별명이 따라다닌다. 김 부국장은 최근 개설된 포항학아카데미 강좌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도자기 연구가로 첫선을 보일 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시민들에게 20여 년간 연구해온 도자사(陶磁史) 지식이 녹아 있는 강의에서 김 부국장이 또다시 새 역사를 쓸지 주목된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내용.-지역의 산업적·도시적 시각과 함께 경제적 시각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른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포항 경제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구체적으로 이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 현안이 아닐까 한다. 포항의 경제산업구조 전반에 걸쳐 가랑비에 옷이 젖듯 젖어온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철강 관련 모든 전방 산업들이 부진해지자 포항의 생산, 고용, 무역에 모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이 문제는 단기간에 치료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왕도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부터라도 차분하게 지역 경제산업의 구조적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철강 중심의 산업생태계 조성을 착실하게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철강산업도시 포항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소개한다면.△포항 경제를 나무에 비유하자면 뿌리는 포스코이고 몸통인 기둥은 철강 공단이다. 숲이 제대로 조성되려면 뿌리와 몸통만이 아니라 수많은 가지가 뻗고 나뭇잎도 자라야 광합성도 하고 열매도 맺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뿌리와 기둥만 있는 셈이다. 그동안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았던 철공소나 대장간부터 설계, 주물, 성형, 도금, 포장, 기계, 주물, 사출, 단조, 절삭과 같이 기계 금속 부분의 최종완성재를 생산 가능한 철강금속 분야의 전 공정이 포항에 집결되어야만 제대로 된 철강산업 생태계가 이루어진다. 혁신적인 철강금속 제품을 개발한 어떤 연구자라도 포항에만 오면 아예 시제품까지 만들 수 있도록 해야 명실상부한 철강산업도시 포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일제강점기 포항의 발자취를 다룬 다양한 사료를 담아낸 저서 ‘일제의 특별한 식민지 포항’ 등 포항지역사 연구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포항의 근대 도시 발전·역사·문화·산업 등을 연구하면서 특별히 느낀 점이 있다면.△포스코가 포항에 들어선 이후 포항이 양적, 경제적으로 팽창하며 발전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포스코 이전에도 이미 포항은 ‘시’로서 승격할 정도로 고른 부문에서 ‘시격(市格)’을 갖추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포항’이라는 지명 자체야 인근 경주보다 오래되지 못한 ‘신흥’이라 불러도 될 정도이지만 포항을 구성하고 있는 흥해, 연일, 청하, 장기의 4대 천왕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 그들이 머금고 있는 역사, 문화, 사상적 기반은 어느 도시에도 뒤지지 않는다. 많지도 않은 현존하는 ‘역사문화유적’이 경제개발 과정에서 너무 쉽게, 손상되고 없어져 버린 것이 아쉬울 뿐이다. 지금이라도 포항이 지녔던, 없어졌지만 기억해야 할, 잊혔지만 새롭게 꺼내어 익혀야 할 그러한 지역의 소중한 역사 문화 자원 등은 미래의 문화관광콘텐츠와 스토리텔링으로 되살아나야 한다. 그런 것들이 포항이라는 도시를 복합적이고도 다양성을 지닌 새로운 도시의 의미로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이미 차 문화와 도자기 연구가로도 전국적인 인지도를 지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간 연구나 강의 활동을 소개해 달라.△도예평론가로도 활동하였지만 주로 연구는 동양의 고(古)도자기, 동양의 차 문화였다. 고도자기의 연구로는 1998년부터 미술저널사가 발행하던 격월간 한국고미술 지에 ‘임진왜란과 일본의 도자기’를 약 2년 정도 연재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2001년 세계도자엑스포 국제세미나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도공의 도일 배경과 그들의 선택’이라는 논문으로 초청 기조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는 중국 고도자의 감정에 도움이 되는 ‘중국 역대 황실, 관용 도자의 명관에 대한 고찰’을 발표하기도 했다.차 문화와 관련해서는 월간 다도(DADO)지를 통해 ‘일본다도문화사’등을 주제로 대부분 1년간 연재를 하였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국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대학에서 ‘동양의 차 문화와 도자기’라는 주제로 한·중·일 차문화와 도자사를 강의한 바 있다. 그동안 한국도자사에서 포항(경주)지역은 오직 토기만 조명되고 있었고 특히 조선시대 도자기는 백지상태에 있었다. 하지만 포항지역에도 조선시대의 분청사기와 백자가 생산되었다는 증거가 나왔다. 백자는 철화백자, 순백자, 진사백사, 청화백자까지 모두 있었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연구성과는 이후 ‘포항지방도자사’(가칭)로 발간할 계획이다.-포항지역학연구회와 포럼이 공동 주최하는 ‘포항학 아카데미’에서 도자기연구가로서 강의를 하는데 내용을 소개한다면.△이번 포항학 아카데미에서는 그동안 포항의 도자사 연구와 관련한 이야기를 포함해 포항시민들이 잊었거나, 몰랐던 그러나 포항학 내지는 포항의 정체성 찾기에 도움이 되는 지역 역사 속에 살아있던 문화, 유적 가운데 이후 콘텐츠나 스토리텔링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특강 제목은 ‘세상에 이런 일이 in Pohang History’이다.-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연말까지 진행되는 모든 강의 내용은 과거 ‘포항인문학산책’으로 지역학에 대해 다루었던 단행본처럼 포항지역학연구회에서는 이번 포항학 아카데미의 특강 내용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서 시민들에게 소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내용 자체가 시사를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년 정도 시민들께서 기다려 주시면 편안하게 자택에서 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10

“포항 천곡사 고란초 군락 천연기념물 지정해야”

1천여 년간 자생해온 포항시 북구 흥해읍 도음산 자락 대한불교 조계종 천곡사 인근 계곡의 고란초 군락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9일 향토사학자인 황인 씨 등에 따르면 환경부와 산림청이 각각 보호야생식물 제4호와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제99호로 지정한 고란초의 군락지가 20여 년 전에 천곡사 일대에서 발견됐지만 보존 대책 등이 마련되지 않아 훼손될 위기에 처해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천곡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임금이자 신라 27대 선덕여왕이 고란초 군락지가 있는 포항의 천곡령 아래의 약수로 목욕을 해 오랫동안 고생하던 피부병이 낫자 그곳에 절을 짓도록 했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는 사찰이다.이때의 약수가 지금 경내에 있는 ‘석정(石井)’이라는 이름의 샘에서 솟아나는데, 이 우물은 신기하게도 정월 대보름이면 물이 한 번씩 용솟음을 쳤으며 가뭄이 아무리 극심해도 물이 마르는 법이 없다고 한다. 또한 우물물이 스스로 자정력(自淨力)을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날씨가 차가워지면 뿌예졌다가 따뜻해지면 2.2m 우물 깊은 밑바닥의 모래알 하나하나를 셀 수 있을 만큼 수정같이 맑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향토사학자 황인 씨에 따르면, 천곡사 계곡 약수가 흐르는 벼랑에 청초한 자태를 드러내는 고란초 군락지는 지난 2001년에 발견됐다고 한다. 천곡사 아래 1.2㎞ 거리에 이르는 계곡에서 발견된 수백 포기의 대규모 고란초 군락지는 1995년 환경부가 고란초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거제시 하청면 자생지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마다 그 수가 줄어들자 멸종 위기 식물 제99호로 지정된 고란초는 충남 부여읍에 있는 고란사 뒤 절벽에 자라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도음산 자락의 천곡사 계곡은 천혜의 자연 보고로도 유명하다. 흥해읍 천곡사 일대는 포항시 두호동과 경주시 양북면 송전리, 울산의 신현리와 함께 화석 산지가 많은 곳으로 여기에서는 많은 바다 생물과 식물 화석들이 발견된다. 이에 향토사학자 황인 씨와 천곡사 주지 정오 스님은 환경부에 천곡사 고란초 군락지 일대에 대한 보호구역 지정을 요청해 이 지역 인근에 주민들의 등산 등으로 서식 환경이 훼손될 우려를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도로변이라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머지않아 훼손될 개연성이 높아 조속한 시일 내에 관계 당국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한편 고란초는 고사리목 고란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학명은 Crypsinus hastatus (THUNB.) COPEL.이다. 지난 1993년 환경부가 특정야생동식물 목록에 포함시켜 채취와 이식, 유통, 보관 등을 금지한 희귀식물이다. 고란초는 사람들은 대개 고란사에서만 자란다고 알고 있으나, 전국의 공중의 습기를 받을 수 있는 강가 절벽이나 바닷가 숲속 등 적지에서 자라는 모습이 이따금씩 발견된다. 백제의 궁녀들이 임금에게 바칠 물을 고란정에서 받아갈 때 고란초 잎을 한두 개씩 물 위에 띄웠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1-05-09

포항문화재단-에코프로 영재 발굴·후원 업무협약

(재)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과 에코프로 포항캠퍼스(대표 김병훈)는 예술 영재 발굴 및 후원을 위한 ‘포항 아트드림(ArtDream) 프로젝트’에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해 나가기 위해 지난 4일 포항시청 중회의실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포항문화재단과 에코프로 포항캠퍼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포항에 거주하고 있는 피아노 영재 최이삭 군(16)을 후원할 방침이다. 지난달 포항문화재단의 지역 영재의 글로컬(Global+Local) 예술가 육성을 위해 시행된 ‘포항 아트드림(ArtDream) 프로젝트’로 선발된 최이삭 군은 오는 8월 개최 예정인 세계적 권위의 제63회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본선에 최연소 참가하는 피아노 부문 영재다. 이미 2020년 네이버 클래식 아티스트 리그 프로페셔널 결선 우승, 2019년 제5회 이시카와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제68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 1위, 제3회 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1위, 2018년 제10회 한국리스트콩쿠르 1위, 2017년 제7회 연천DMZ국제음악제 독주 경연 우승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며 클래식계에서 존재감을 보여 왔다.에코프로 포항캠퍼스는 최이삭 군의 장학금 및 국제 콩쿠르 참가 경비 지원을 위해 1천만 원을 후원하게 되며, 포항문화재단은 대공연장 연습 지원과 전문가 멘토링, 기획공연 협연 기회 등을 제공하게 된다.에코프로 포항캠퍼스는 이차전지 양극 소재를 주요하게 생산하는 기업으로 2020년 기준 9천46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포항 출신인 김병훈 대표는 이번 후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예술 영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해 기업의 사회공헌사업과 연계한 모범적인 사례를 우리 지역에서 제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최이삭 군이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성장하여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05

“어제는 공무원, 오늘은 소설가 주변 사람들이 더 신기해 하죠”

작가 박근영. 그는 자유분방한 상상 세계를 마음껏 넘나드는 소설, 판타지 소설 ‘마녀 카페’를 쓴 공무원이다. 사고가 정형화되지 않도록 상상 속에서 쉼 없이 순간을 창조한다는 그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었다고 한다. 고전부터 현대소설까지 탐독하다가 독일 작가 발터 뫼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읽고 마침내 판타지라는 섬에 정박했다.“상상 속에선 물리법칙을 따지지 않아도 돼요. 제 말이 곧 법칙이거든요.”자신만의 스타일로 창조한 세계를 시리즈로 엮어내어 C.S.루이스 같은 대가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는 박 작가를 4일 만나 평범한 일반인에서 작가로 변신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전문작가가 아닌데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는가.△독서를 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책에 관심이 있기 마련이다. 읽기 외에 책은 쓰거나 만들거나 둘 중 하나다. 만드는 건 분야도 천차만별이고 쉽지 않기 때문에 주로 쓰는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데 어릴 때 소소하게 청소년소설 같은 것을 끄적여 본 적이 있던 터라 제 무의식에는 책 출판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던 것 같다. 출판평론가 한기호는 ‘우리 모두는 저자가 되어야 한다’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쉼 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매일의 달콤함만을 만끽하며 살다간 특이점이 도래했을 때 추수감사절 아침의 칠면조와 같은 신세가 될 수 있다며 급변하는 세상에서 오히려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책을 쓰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제 마음 한 켠에 월급쟁이들의 근심, 정년 이후의 삶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책에 대한 갈증이 공존하고 있던 차에 마침 책을 써보자는 권유가 있어 쓴 것이 장편 소설 ‘마녀 카페’다.-첫 책을 에세이가 아닌 소설로 정한 이유가 있는가.△제가 가장 쓰고 싶고, 쓸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가 소설이었다. 사람을 행동하도록 설득하는 힘이 다른 장르와 소설이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 에세이류는 저자의 말을 직접 독자에게 드러내지만 소설은 읽는 내내 서서히 내용이 스며들어 읽는 이의 생각을 묵직하게 흔들어 놓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간접적으로 주제를 알리고, 읽는 이의 해석이 덧대어져 세상에 나온 소설은 더 이상 작가만의 것이 아니게 된다. 이것이 소설의 매력이며 제가 소설을 쓰고자 한 이유다.-‘마녀 카페’는 어떤 책이며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마녀 카페’는 판타지 소설이다. 그리스신화 속 운명의 여신이 현신(現身)해서 우연히 가게에 들인 새끼고양이와 함께 카페를 운영하며 삶이 힘든 인간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해 주는 에피소드와 고양이가 감추고 있는 비밀 이야기다. 그 카페는 삶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 눈에만 보인다. 그곳에서 차(茶)를 마신 사람들은 원초적인 희망을 얻어 다시 삶을 꾸려 나간다. 살다 보면 갑자기 닥친 어려움에 옴짝달싹하지 못할 때가 있다. 남들 눈엔 사소해 보이는 일도 당사자에겐 시시포스의 천형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스스로가 극한의 감정과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넣게 되고 자기 자신의 목소리조차 왜곡되어 들리게 된다. 이럴 때 옆에서 약간만 도와준다면 그 사람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 상황이 지나고 난 뒤 돌아보면 외부의 도움이 아니라 결국은 자기 자신이 극복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타인은 그저 차 한잔의 역할 정도를 하는 거다. 극한의 상황과 해결의 열쇠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것, 그것을 물질화시켜 표현한 것이 ‘차’다. 이렇듯 사람들은 저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얘길 하고 싶었다.-현재 직업이 작품 내용에 영향을 미쳤는가.△당연히 그렇다. 저는 고용노동부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 공무원이고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났다. 고용노동부라고 하면 어떤 분은 실업급여를, 어떤 분은 임금 체불 혹은 중대 재해 같은 단어를 떠올리실 텐데 어떤 일이든 우리 부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사는 게 힘겨운 이들이 대부분이다. 찾아오신 분들이 딱한 사연을 단편적으로 풀고 가실 때가 많아 스치듯 만난 경우도 이야기의 테마가 되기도 한다. 가령 약 15년 전쯤 실업급여를 받으러 오신 분은 한때 노동운동을 하기도 했는데 결국 암으로 퇴사를 하셨고, 형편상 치료를 받으면서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분의 이야기는 제 책엔 써니의 에피소드에, 7년 전에 크레인 사고로 크게 다친 근로자의 사건은 내용의 일부를 각색해서 아들을 잃은 복순의 에피소드에 각각 담아놨다. 저는 그분들이 지금쯤은 씩씩하게 잘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제 책이 지친 삶을 살고 있던 이들이 차를 마시고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면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는 내용이다 보니 민원인들의 이야기가 많이 참고가 되었다.-책을 내고 주변 반응은 어땠나.△다들 신기해했다. 어제는 자신들과 다를 바 없는 직장인이었는데 오늘은 소설을 쓴 작가라고 하니 놀랄 수밖에…. 책을 읽고 난 뒤 지인들의 반응도 다양했는데 엄격한 잣대로 부족한 부분을 일깨워 주기도 했고, 재밌게 잘 읽었는데 에피소드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인들도 있었다. 그런 격려와 관심이 제가 계속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글쓰기는 이제 제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됐다. 지금도 꾸준히 글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써서 책을 낼 생각이다. 작가에게 소설은 또 다른 시공간의 창조물이다. 판타지 소설은 사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무한 영역의 재확장이다. 그 내용에 경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어서 한계가 없다. ‘해리포터’나 ‘나니아 연대기’시리즈 같이 그 세계 안에서 역사와 전통이 탄탄하게 구축된 경우는 소설 속 문장과 문장 사이의 간극을 또 다른 상상으로 메울 수 있다. 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저만의 스타일로 창조한 세계를 시리즈로 엮어내어 판타지 장르에 익숙한 독자 세대들에게 상상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05

포항 한국한지문화예술원, 평생교육 공모 선정

포항 한국한지문화예술원(원장 고정숙)은 2021년 경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 주관 평생교육 공모사업에 선정돼 오는 6월부터 ‘한지공예지도사’양성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공모사업은 경상북도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개인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배움과 나눔의 평생학습 문화를 학산하기 위해 마련됐다.지역 내 경력단절여성 및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예정)에 따른 노후 대비를 위한 자립과 인생 재설계를 지원하고, 은퇴(예정)자의 여가 선용과 지속적인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지역 내 프로그램 이수를 희망하는 15명으로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대상자들은 매주 1회, 총 24회의 한지공예 강좌를 이수하고 실습을 통해 한지공예지도사 민간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강의는 전통오색한지공예 명인인 고정숙 원장을 포함해 전통한지공예 1급 지도사들이 맡으며 참가비는 무료이며 일부 재료비 별도 부담이다.고정숙 원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한지공예 지도사 자격증 취득으로 지역사회 재능 기부 및 평생직업으로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신뢰성 있는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로 많은 참여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교육 문의 (054)292-710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03

단일민족 벗어나 동이 3족으로 한국사 지평 넓혀야

언론인 박진용씨‘역사 의병, 한국사를 말한다’, ‘다시 쓰는 韓國현대사 70년’ 등을 펴내며 ‘역사의병’을 자처하는 언론인 박진용(69) 씨가 다민족 자주사관(自主史觀)으로 바라본 한국사 저술서 ‘大한국사(고대·중세편)’(아이컴)를 펴냈다.이 책에서 저자는 광복 70년이 넘도록 한국사 정립에 실패한 주류 역사학계에 대한 유감을 정리하고 단일민족이라는 폐쇄적 믿음에서 벗어나 한국 고대·중세사의 주체와 공간을 예맥·선비·숙신의 동이 3족 대한국사로 확장시킨 한국사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박진용 씨는 지난 2019년 ‘다시 쓰는 韓國현대사 70년’을 통해 대한민국 현대사가 종속자폐공론의 역사인식을 청산하고 자주개방실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박 씨는 “한국사는 고대사, 중세사, 근세사, 근대사, 현대사의 5단계 층위로 구성돼 있다. 이들 역사 층위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단일체적 관계에 있다”고 주장한다.이어서 “불행하게도 한국사의 여러 역사 층위는 중국의 압력과 문화적 종속으로 인해 역사의 주체와 공간을 예맥과 한반도로 최소화시켰다. 여기에 일제 식민사관의 역사축소 공작이 보태져 지금까지 옹색하고 비루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책은 광복 70년이 넘도록 한국사 정립에 실패한 주류 역사학계를 대신해 한국사의 정상적 모습을 재구성해본 것이다. 단일민족이라는 폐쇄적 믿음에서 벗어나 한국 고대· 중세사의 주체와 공간을 예맥· 선비· 숙신의 동이 3족 대한국사로 확장시켰다”고 설명한다. 그는 예맥·선비·숙신의 동이 3족은 공간적으로 분리할 수 없는 역사 공동체의 길을 걸어왔다고 규정한다. 그는 “고조선의 본류인 예맥은 부여, 삼국, 발해, 고려의 맥을 이으며 선비·숙신의 성장을 도왔다. 동이 3족의 구심점이 됐던 부여와 고구려제국에 이어 숙신(말갈)과 연합해 발해제국을 건설했다. 선비는 5연, 북위제국, 거란(요)제국을 세워 중원(中原)의 패자가 됐다. 고조선의 후예를 자처한 거란은 팔조법(八條法) 관습과 전통을 지켜왔다. 숙신은 읍루, 물길, 말갈, 여진, 만주족의 계보를 이으며 금, 청나라를 세웠다. 여진의 ‘금사(金史)’는 그 시조 함보(函普)가 고려에서 왔다고 했으며 청의 건륭제는 ‘만주원류고’에서 금, 청의 시조가 신라계라고 밝혔다”고 전한다.그는 또 “역사학은 학문 외적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분야이다. 역사학은 사실을 탐구하는 학문과 국가와 국익을 앞세우는 국제정치의 중간쯤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를 증명하듯 현대의 한·중·일은 국익이 걸린 과거사 해석을 놓고 지속적으로 갈등과 대립을 보여 왔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분쟁을 줄이기 위해 공통 역사 교과서를 만들기도 했지만 이는 문제를 얼버무리거나 초점을 피해 가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大한국사’저자는 “중국과 일본은 자신들의 역사를 과장하기 위해 늘 한국을 희생물로 삼아왔다”고 평가한다. 그는 “중화인공은 1990년대 이후 다수의 역사공정을 통해 한국사를 한반도 내부로 가둬버리기 위해 사실의 왜곡뿐 아니라 조작까지도 불사했다. 발해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보거나 만리장성이 평양에서 시작됐다는 등의 비역사적 주장들이 그것이다. 제국주의의 식민지배 이데올로기인 일제 식민사관(황국사관)은 낙랑 평양설을 조작하고 임나일본부가 삼국을 식민지로 지배했다는 허구적 주장을 통용시켰다”고 설명했다.그는 “현실이 이런데도 우리 역사학계는 실증주의의 함정에 빠져 한국사의 왜곡, 조작에 적절한 대응을 못 해왔다. 중화인공의 습근평(시진핑) 총서기가 2017년 대한민국은 중국의 일부(속국)라는 망언을 해댈 때 우리 정부와 역사학계는 반박 논리를 펴지 못했다. 지난날의 잘못된 역사를 맹종하는 태도로는 중화인공, 일본의 역사 도발을 제어하거나 응징할 수 없다. 역사 인식의 틀을 바꿔주는 한국사 현대화 작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책은 1장 고조선과 동이 열국의 성장, 2장 삼국의 흥망과 남북국시대, 3장 거란 여진 고려시대의 성쇠 등 총 3장으로 구성됐으며, 4장 조선 건국과 청제국의 등장, 5장 조선의 망국과 대일 독립투쟁, 6장 대한민국 건국과 선진국 건설 등은 ‘大한국사(근대·현대편)’으로 추후에 펴낼 계획이다. /윤희정기자

2021-05-03

포항 바다·산·들 좋아 정착 제2의 고향서 새로운 인생 시작

“지방대 출신으로서 중앙정부의 박물관장이 된 것도 굉장한 행운이었지만, 띠 동물을 연구한 게 더 큰 행운이지요. 민속박물관에 항상 빚을 지고 살았는데 이제 그 빚을 갚아야 할 시점이 왔습니다. 포항이 좋아서 정착했으니까 신세 지고 빚진 것들을 되돌려 주는 일들을 꾸준히 해나가겠습니다.”천진기 전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열두 띠 동물민속을 전공, 매년 띠 풀이를 하는 민속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88년 국립민속박물관과 인연을 맺으면서 그해 겨울부터 띠 동물과 관련된 자료를 정리하고 글을 쓰고 강연을 하면서 유명 인사가 됐다.지난해 7월 포항시 북구 신광면에 정착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그를 1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40대에 국립민속박물관 수장에 올라 화제가 됐다. 어떻게 신광에 오게 됐나.△국립민속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문화재연구소 등에서 30년 이상을 근무하고 난 후에 어디에 정착할 것인가를 오래전부터 찾고 있었다.지난해 7월 1일부터 이곳 신광으로 이사를 왔으니까 이제 10개월째 되는 초보 포항시민이다. 포항에서 은퇴하여 살기 위해 집도 지었으니 포항이 제2의 고향이 됐다. 포항의 청정한 바다, 넓은 들, 잘생긴 산이 있어서 자연환경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영일만, 해파랑길, 물회, 과메기, 대게, 비학산, 내연산, 청하읍성 등 자연환경, 생활환경, 먹거리, 볼거리의 건강 청정 도시라고 생각한다. 고향인 안동에서 30년, 서울에서 30년, 이제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이곳 포항에서 마무리하려고 한다.-‘누구나 가져가라’는 타인능해(他人能解)를 써놓은 종가 문화에서 인문 정신을 배웠다고 했는데 살아오면서 좌우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경주최씨 부잣집 육훈(六訓)과 배고픈 사람은 누구나 열어서 쌀을 가져갈 수 있게 쌀 뒤주에 ‘타인능해(他人能解)’라고 새긴 구례 운조루 문화류씨 쌀독에서 ‘나눔과 배려(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가문을 만날 수 있었다. 수백 년을 이어오는 종가의 가정교육은 자녀들이 ‘무엇이 될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목표를 두고 있다. 종가의 교육은 성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을 만드는데 중심을 둔다. 어머니 뱃속에서, 집안에서, 마을에서 ‘겸손과 배려, 나눔’을 마음으로 새기며 실천하는 인성을 키우는 것이다. 종가의 종훈처럼 겸손과 배려, 나눔을 실천하는 지식인, 그런 선비와 선비정신 좌우명을 삼아 이제부터는 우리 시대에 선비의 삶을 실천해 보려고 한다.-12간지 다루는 동물민속학자로 알려져 있다. 동물민속학자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인가.△동물민속은 한국문화 속에 동물들이 역사와 문화 속에 어떻게 투영되어 의미와 상징을 가지는 지를 찾는 연구다. 인간의 동물문화는 참 다양하다. 특히 띠 동물은 한국인의 운명을 읽는 코드다. 정초가 되면 누구나 올해는 무슨 띠의 해이며, 그해의 수호 동물(守護 動物)이라 할 수 있는 십이지의 띠 동물이 지니고 있는 상징적 의미가 무엇인가를 찾아서 새해의 운수를 예점(豫占)하려고 한다. 또한 그해에 태어난 아이의 운명과 성격을 띠 동물과 묶어서 해석하려는 풍속도 전해진다. 새로운 띠 동물의 외형, 성격, 습성 등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를 통해 새해를 설계하고 나름대로 희망에 찬 꿈과 이상을 품는다. 한국문화 속에서 동물이 어떤 모습으로 투영되었는지를 밝히면 한국문화 체계 속에서 한국인의 의식 구조를 읽을 수 있다.-류성룡의 ‘징비록’ 관련 특별전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는데 박물관은 어떤 역할을 하나.△30년 이상 박물관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깊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박물관은 미래를 꿈꾸는 상상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박물관은 자연, 역사와 문화, 과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공간이다. 미래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지배하는 사회다. 어릴 때부터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게 많은 것을 경험하고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물관이 바로 그 상상력의 주춧돌이 되는 곳이다. 몇천 년 전의 조상들과 만날 수 있고, 지금도 흉내 낼 수 없는 찬란한 문화유산이 가득하다. 박물관에서 경험과 추억은 틀림없이 풍성한 미래를 꿈꾸게 만들 것이다.-코로나19 역병 위기와 박물관이 어떤 관계가 있나.△최근에 저의 관심은 자연, 환경에 대한 것이다. 박물관은 기후재앙이라는 전 지구적 위기 상황 속에서 고전적인 의미를 넘어서는 새로운 역할수행을 요구받고 있다. 2017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쓰레기 전시’를 통해 인간 문화에서 버린 모든 것이 얼마나 인류의 환경과 미래를 위협하는지를 가늠해 보았다. 진시황도 결국 못 찾았던 불로장생의 영약은 오늘날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스티로폼 물질로 나타났고, 18만 년을 산 ‘삼천갑자 동박삭’보다 더 오래 사는 유리2219플라스틱2219비닐 등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신 십장생이 새롭게 등장했다. 코로나 역병의 원인도 치유와 극복도 자연환경의 회복에 찾아야 한다. 인류, 동물, 식물 등 자연생태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박물관의 역할이 필요하다.-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우선 포항을 많이 알고, 체험하겠다. 신라 천년의 경주에 가려서 포항의 역사문화는 경주 또는 신라에 종속적 문화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러한 것도 역사적 사실이지만 포항지역의 역사와 문화재, 문화의 자료가 많고, 그에 대한 체계적이고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고, 이것을 이끌 수 있는 연구소나 연구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문화가 힘인 시대에 포항도 좋은 문화들을 잘 이어가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도 만들고, 그래서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02

‘두근두근, 신라의 어린이날’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특별 교육 행사 ‘두근두근, 신라의 어린이날’을 운영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체험과 비대면 챌린지 체험으로 나눠 구성했다.어린이날인 5일에는 어린이박물관을 관람하는 어린이들이 신라의 왕과 왕비가 돼 금관 머리띠를 쓰고 의상도 입어볼 수 있는 ‘나는야 슬기로운 신라의 왕’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방문 시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한다.박물관 방문이 어렵다면, 5월 가정의 달 내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나도 용감한 화랑이 될 거야!’ 챌린지 체험에 도전할 수 있다. 박물관 유튜브(YouTube) 채널에서 전염병으로 위기에 빠진 신라를 구하는 내용인‘나도 용감한 화랑이 될 거야’영상(https://youtu.be/m8X3O0UYsc8)을 시청한 후 누리집에서 ‘화랑 수련 꾸러미’를 신청하면 된다.꾸러미 안에는 ‘수련 일지’를 비롯해 ‘화랑 모자’, ‘칼과 방패’ 등이 들어 있다. 가족과 함께 화랑의 다섯 가지 교훈인 ‘세속오계(世俗五戒)’를 익히고 실천하며 위기에 빠진 신라를 구하는 용감한 화랑이 돼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5-02

영화 ‘비밀의 정원’ 박선주 감독, 지역 관객들과 만난다

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은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독립영화 ‘비밀의 정원’ 박선주 감독을 초청한 감독과의 대화(GV)를 진행한다. 독립영화 ‘비밀의 정원’은 박선주 감독 단편 ‘미열’(2017)을 장편으로 확장 시킨 작품으로 10년 전 자신을 성폭행한 범인이 잡혔단 소식을 접하면서 심리적 변화를 겪는 주인공 ‘정원’과 그의 가족들 이야기다. 지난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제43회 예테보리 국제영화제, 제15회 오사카 아시안 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영화는 가족 모두가 비밀로만 간직하던 사건으로 서로를 보듬으며 이해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내 자극적이거나 작위적인 태도로 접근하는 대신, 흔들림 없는 포용력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특히, 충무로가 주목하는 박선주 감독과 차세대 스타로 급부상한 배우 한우연, 상업영화 및 드라마에서 뛰어난 연기와 티켓 파워를 만들고 있는 배우 전석호와 유재명, 염혜란의 출연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상영 일정과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인디플러스 포항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독립예술영화 통합 예매사이트 인디앤아트 시네마(www.indieartcinema.com)에서 수수료 없이 예매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1-04-28

제17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에 서양화가 심윤 선정

포항지역을 대표하는 우수작가 공모제인 ‘제17회 장두건미술상’수상작가에 심윤(42) 작가가 선정됐다. 장두건미술상은 포항 출신의 작고 화가 고 초헌 장두건(1918~2015) 화백이 포항미술계의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자신의 사재를 내놓아 마련한 상이다.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포항지역 미술계의 초석으로서 한국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장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지역미술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 17회째 열리고 있다.포항시립미술관 장두건미술상운영위원회가 지난 2016년 제12회 대회 때부터 대구·경북 지역 미술부문 전 장르를 대상으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심윤 작가는 최근 포항시립미술관 회의실에서 열린 심사에서 장두건미술상 의미에 부합하는 작품으로 실험정신이 뛰어나고 그 기량이 우수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대구 출신으로 영남대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심윤 작가는 하이퍼리얼리즘 스타일을 통해 현대인의 모습을 커다란 화면 속에 과장되고 역설적인 장면들을 표현하는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했다.11여 회의 개인전과 30여 회의 그룹전 등을 가졌고 제22회 신조형미술대전 서양화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7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대구예술발전소 8기 입주작가, 영천 시안미술관 레지던스 등 지역에서 꾸준하게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심윤 작가는 “지역 작가로서 활동하기에 여러모로 힘든 점이 많았지만 좀 더 좋은 작가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분에 넘치는 영광스런 기회를 주셔서 무척 감사하다”면서 “초헌 장두건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예술혼을 본받아 내년에 있을 전시에 좋은 작업으로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심윤 작가에게는 포항시장 상패와 장두건미술상 운영위원회의 창작지원금 800만원, 그리고 2022년 포항시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 기회가 주어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7

기록문화 중심 ‘동아시아 문자학’ 강좌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과 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원장 윤재석)은 5월 3일부터 8월 9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동아시아 기록문화를 토대로 ‘동아시아 문자학’ 강좌를 공동개최한다.이번 강좌는 코로나에 지친 시민들이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품격 있는 교양강좌를 마련하고자 두 국립 기관이 함께 마련했다. 산학협력의 일환으로 경북대학교와 국립경주박물관 소속 연구자들이 참여해 평소 연구하고 고민했던 문자와 기록문화를 창으로 삼아 신라를 비롯한 고대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조망한다.최선주 관장은 감산사 석조불상, 장흥 보림사와 철원 도피안사 철불좌상의 명문을 통해 불교문화 속에서 살아간 통일신라시대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다. 이승은 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성덕대왕신종 명문과 종소리에 대한 과학적 조사 성과를 토대로 그 신비함을 소개한다. 김대환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사지왕’명 대도가 출토된 금관총의 발굴과 비밀을 풀어간다. 이용현 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목간을 통해 신라의 궁중 요리 생활을 설명한다. 전효수 청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안압지 뼈 장식에 새겨진 글자를 분석해서 통일신라 귀족의 격조 높은 공예문화를 복원해낸다.한편 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의 하시모토 시게루 교수는 월성해자 목간을 가지고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승진했는지 과정을 살핀다. 김도영 교수는 신라의 금속제품에 새겨진 글자를 당대 사람들이 어떤 공구를 사용해 어떻게 만들어 넣었는지 이야기한다. 이동주 교수는 경주의 기와 명문을 토대로, 신라 통일기 679년 대대적인 왕경 정비 사업의 실상을 증언한다. 윤용구 교수는 낙랑 호구부와 논어 죽간을 통해 중국과 한반도의 교류의 접점을 모색한다. 이번 강좌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책으로 전면 유튜브 중계로 진행한다. 생방송과 녹화방송으로 매주 월요일 국립경주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중계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7

“전 세대 아우르는 매력적 공간될 것”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의 명소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이 세대공감 문화적 치유가 가능한 힐링공간으로 새 단장해 27일부터 본격 재운영에 들어갔다. 청포도다방은 1960년 사진작가 박영달 선생이 운영해 지역의 문화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던 과거 청포도 다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구축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의 2018년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이곳은 같은 해 1기로 ‘시숲아라동화창작’을 운영단체로 선정해 과거의 청포도다방과 같은 지역 문화예술계의 인문 담론의 장으로 많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사랑을 받았다.이 같은 1기의 성공적인 운영이 만 2년을 끝으로 종료됨에 따라 올 상반기 2기 신규 운영단체 모집공고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The5理’(대표 구자현)가 선정돼 청포도다방을 새롭게 운영하게 됐다.2기 운영단체인 The5理는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종사자들이 모인 예술단체로 특히 인기리에 끝났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처럼 의료계 종사자들이 핵심 멤버로 활동 중임에 따라 의학과 예술이 결합돼 문화로 건강할 수 있는 치유와 공감 프로그램들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이와 더불어 인문학 프로그램, 예술담론의 장, 공연, 체험 프로그램 등 매주 문화행사가 열리는 꿈틀로의 중심점이자 시민과 예술가가 만나는 소통의 장으로서 청포도다방이 그간 구축한 정체성도 지켜갈 예정이다.뿐만 아니라 신진 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 ‘아트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신진 예술인과 시민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신진 예술인들에게는 등용의 장으로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경험의 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청포도다방 운영단체 The5理 대표 구자현씨는 “앞으로 새롭게 쌓여갈 기억들을 포함하는 가능성의 공간으로 전 세대를 함께 아우르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청포도다방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일요일은 오후 4시까지 운영되며 월요일은 휴관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4-27

국립경주박물관 ‘인문학강좌-조선시대 회화’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오는 5월 6일부터 6월 24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인문학강좌 2013 조선시대 회화’를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조선시대 회화를 장르별로 나눠 총 8회 강의로 구성했다. 5월 강의는‘동아시아 속의 조선시대 회화의 의미와 위치’를 시작으로 진경산수화, 사군자, 풍속화를 살펴볼 예정이다. 6월에는 조선시대 민화, 초상화, 조선시대 어진, 궁중회화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강사진은 한정희 홍익대 초빙교수, 박은순 덕성여대 교수, 이선옥 의재미술관 관장, 이태호 명지대 초빙교수, 정병모 경주대 초빙교수, 조인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수미 국립광주박물관 관장, 박정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이다.이번 강연은 기존 인문학 강좌 참여자들의 의견에 따라 ‘조선시대 회화’로 주제를 확대해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하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더 광범위하게 이해하고 향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개설됐다.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시민은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교육·행사 2013 교육 프로그램’에서 사전 신청한 후 참여할 수 있다. 5월 강의(총 4회)는 지난 15일부터 접수 중에 있으며, 6월 강의(총 4회)는 5월 13일부터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해당 강좌 녹화분은 국립경주박물관 유튜브를 통해 일주일간 송출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6

포항시립연극단 상임연출자 3년 이상 공석 상태 이어질 듯

포항시립연극단 상임연출자가 수년째 공석인 상태인데도 후임 연출자 공모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리더 부재’상태의 장기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머지않아 시립연극단은 3년 이상 선장 없이 홀로 항해하는 형편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립연극단은 지난 2019년 3월 김지용 연출자가 사퇴한 후 2년째 연출자 공석 상태로, 지난해까지 공석으로 객원 연출 형태로 유지 운영돼왔다. ‘리더 부재’ 현상은 시립연극단원들의 복무관리 조율, 시와의 협조적 업무 논의 등 극단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는 힘들다는 단점을 심화시켜왔다. 공연마다 마땅한 연출자를 찾느라 고심하는 상태에서 작품 선정 등에도 어려움이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26일 포항시립예술단에 따르면 올해 시립연극단은 객원 연출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시립예술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유능한 연출자를 선임할 수 없는 상황일 뿐 아니라 연극단 공연도 예전처럼 대면 공연이 어려워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없는 체제라고 말했다.객원 연출은 연극단 정기 공연이 있을 때마다 객원 연출자를 초빙해 연출을 맡기는 형태다. 초빙될 객원 연출자는 올 하반기 1∼2회 정도 포항시립연극단의 공연 연출 및 지도에 나설 계획이다.포항시립예술단은 지난 2019년 신임 연극단 상임연출자 공모를 진행해 3명의 연출자를 대상으로 평가했지만, 세 연출자 모두 선발시험위원회 심사에서 평가 기준 미달로 판정돼 적격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다시 추천위원회를 통해 연출자 인선 작업을 시도했으나, 1년간 코로나19 등으로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연극단의 경우 다른 장르와는 달리 지역에서 경력이 많으면서 실력 있는 연출자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관계자들의 전언도 있다.시립예술단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연극단 수장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두는 게 괜찮나 하는 의견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관객과 단원 등 다양한 의견을 통해 유능한 연출자를 모시고 싶지만 코로나19가 앞길을 막고 서 있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이어서 올해 1년간 객원 연출체제를 유지하고 내년 초 연출자 선임방법에 대한 논의를 거쳐 연출자 정식 계약까지 진행한다고 해도 연출자 공백 상태는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최대 3년 이상 연출자 공석이 지속될 것이라는 결론이다.시립연극단의 한 단원은 “객원 연출 체제는 단원들의 사기 진작뿐 아니라 공연 제작비도 상임 연출 때 보다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연극단을 이끌 수장은 신중하게 결정돼야 된다고 보기에 공석이 길어지는 지금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상임 연출자가 임명되기를 많은 단원이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지난 7, 8일 열린 포항시립연극단 기획공연‘영상으로 만나는 집콕 연극-포항시립연극단 문학과 만나다’는 단원들이 공동 연출을 맡아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고 오는 7월 열리는 제183회 정기공연은 부산극단 아트레볼루션의 박정우 대표가 객원연출을 할 예정이다.포항시립연극단은 지난 1983년 전국 최초로 창단했다. 매해 정기공연과 다양한 테마의 기획공연, 찾아가는 예술단 공연 외에 그동안 ‘대한민국국공립극단 페스티벌 인 경주’등에 초청받아 참여해 왔다. /윤희정기자

2021-04-26

“심리상담 문턱 낮춰 누구나 쉽게 찾아오는 쉼터 목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인 급변기를 맞아 요즘 우리 사회에서 행복이라는 가치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과열된 경쟁구조의 고착화 등의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 시민들이 경험하는 여러 스트레스가 증가하기 마련입니다.”차혜명 ‘차혜명심리상담클리닉’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을 경험하는 우리 사회의 모든 연령계층에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가족 간의 대화단절, 결혼대비 이혼율 급증, 과도한 학습요구 등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런 시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몸과 마음 모두가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의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하다.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소외·고립되거나 정서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이들과의 정서적 소통도 중요한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면서도 기쁨과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차 대표를 지난 23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내용.-최근 포항시 북구 삼호로 109번길에 차혜명심리상담클리닉을 개소했는데, 계기가 있다면.△심리상담을 공부하면서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의 구조를 깊이 이해하게 됐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삶을 통해 타인을 바라보게 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사람들의 심리적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고, 코로나 상황이 불러온 ‘뉴노멀(New normal)’로 삶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언택트(Untact)로 격변하는 환경 변화에서 사람도 능동적으로 변화해 가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많은 사람이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우울해한다. 그런 가운데 진정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마음이 어려운 분들의 회복과 성장을 위해 클리닉을 열었다.-차혜명심리상담클리닉은 어떤 곳인가.△한동대학교와 경북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한국상담학회 중독상담 1급 전문영역수련감독, 기독교상담사 1급, 정신보건상담사, 청소년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차혜명심리상담클리닉에서는 상담심리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각자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고유한 힘과 길을 찾는 여정에서 당면한 심리적 어려움들을 해결해 가는 공간이다. 다양한 가족, 부부, 청소년과 아동 상담을 통해 가족과 개인이 자신감과 희망을 회복하는 장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차혜명심리상담클리닉의 사업 추진 방향 혹은 비전은 무엇인가.△제가 앞장서기는 하지만 함께 일할 전문가도 기르면서 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이해하며 도와가는 사회의 지평을 열고 싶다. 지역의 아동, 청소년, 성인, 부부 및 가족들이 행복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며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이어가도록 도울 것이다. 특별히 부부 중심의 힐링동산도 만들어 부부가 집이 아닌 곳에서 자신들을 돌아보고 부부 관계를 살피며 초심을 회복하도록 돕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가정의 회복과 부부관계의 성장을 목표로 하는 개인 및 집단상담을 통해 나눔과 배움, 그리고 쉼이 있는 힐링타운을 만들고 싶다.-심리상담의 문턱을 낮춰 대중화하는 게 목표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복과 안전, 그리고 정신건강을 위해 효과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를 위해 온라인과 화상상담, 찾아가는 상담과 전화 상담 등으로 많은 분들이 보다 쉽게 상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자기성찰을 통해서 자존감이 높은 시민으로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길 희망한다.-그동안 해온 강의는 어떤 것들이 있나.△선린대 교수로 일하면서 학생들의 진로상담은 물론, 상담심리학과 발달심리학,가족심리,아동심리,광고심리학을 가르쳤다. 경북대와 한동대 상담센터에서 전문상담사로 활동하며 폭넓은 심리검사를 진행했다. 경북경찰청 소속 동부해바라기센터에서 아동과 여성 성폭력 피해자의 성폭력 심리 및 행태 전문분석가로 일했다. 보건복지부 자녀출산장려정책에 따른 부모교육과 부부교육, 건강지원센터의 노인을 위한 행복한 노인생활 등의 강의를 했고, 다문화가족을 위한 영어상담과 대학과 방송을 통해 영어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긍정적인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소개한다면.△행복한 사람이 건강하다. 최근 서울대 의대의 행복과학 연구에서 흥미롭게도 행복한 사람이 건강하고 사회에서 성공한다는 결과가 있었다. 객관적인 상황 자체를 어떻게 인식(perception)하느냐가 중요하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행복하기를 연습해야 한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한 것이다. 좋은 친구를 사귀자. 좋은 친구 네트워크가 있으면 평생 행복할 든든한 자신감과 동지의식을 가지게 된다. 행복일기를 쓰시라. 날마다는 몰라도 때때로 나를 돌아보며 감사일기를 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행복하고 스트레스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차혜명심리상담클리닉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열려 있는 마당이다. 언제나 따뜻한 차 한 잔이 있고, 건강한 성장과 더 행복한 삶을 위한 심리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쉼터가 되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5

포항시립대잠도서관, ‘독서 아카데미’ 수행기관에 사랑, 결혼, 가족 주제 15회 강연

포항시립대잠도서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독서아카데미 수행기관’으로 지난해에 이어 2회 연속 선정됐다.독서아카데미는 도서관, 문화원, 서원, 문화재단 등 전국 70개소에 예산을 지원하며, 책을 기반으로 한 인문학 강의 운영해 인문정신을 고양하고 독서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사업이다.대잠도서관은 ‘사랑, 결혼, 가족에 관한 15가지 이야기’라는 주제로 총 15회의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세부 주제는 △사랑, 그 치명적인 유혹 △결혼, 잔치는 끝났나? △가족의 재발견 등 총 3부로 구성되며 사랑·결혼·가족에 대한 철학적 고찰과 이해를 통해 관계의 의미를 되새기고 건강한 개인 및 가정생활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마련됐다.상세 일정은 추후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며, 포항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문의는 대잠도서관(270-5676)으로 하면 된다.구진규 포항시립도서관장은 “독서아카데미 공모사업에 선정돼 시민들에게 인문학적 성장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우리의 삶과 밀착된 주제로 운영되는 만큼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5

포항흥해농요보존회, 두번째 학술심포지엄 연다

제2회 포항흥해농요 학술심포지엄 홍보물.“모를 부세 모를 부세 한강수에다 모를 부세…”포항 흥해 농요(農謠)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노래다.동해안 최대 곡창지였던 흥해 지역 들판에서 논농사를 할 때 불렸다.이 노래는 1960년대까지 농민들이 농사의 고단함을 덜고 일의 능률을 올리고자 불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포항 민요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다양하고 흥에 넘치는 것이 특징이며 1990년부터 민속학자 박창원씨에 의해 채록돼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2018년 출범해 창립 3주년을 맞는 흥해농요를 배우고 보존하려는 시민들의 모임인 포항흥해농요보존회(회장 박현미)가 흥해농요의 음악적 특징과 무형유산적 가치 규명을 위한 제2회 학술심포지엄을 연다.포항시 북구 흥해읍 지역 민요의 보존과 전승을 목적으로 탄생한 흥해농요보존회는 짧은 기간 동안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교육은 물론 발표회 및 흥해농요경창대회, 제1회 학술심포지엄, 자료집 발간, 현장재현사업 등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오는 29일 오후 2시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종합복지문화센터 강당에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박창원 동해안민속문화연구소장의 ‘흥해지역 민요의 채록과 전승’, 유대안 계명대 교수의 ‘흥해농요의 음악양상’, 정서은 경상북도문화재전문위원의 ‘포항흥해농요의 무형유산적 가치연구’ 주제 발제에 이어 석대권 대구경북향토문화연구소장, 정해임 경북대 교수, 권태룡 한국아이국악협회장이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있을 예정이다.포항흥해농요보존회는 앞으로도 포항흥해농요의 전승과 전파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학술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쳐갈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1

국립경주박물관, 24일 배기동 명예교수 초청 특별강연회 개최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24일 오후 1시 배기동 한양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현생 인류의 이동과 한반도 주민의 기원’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개최한다.배기동 교수는 서울대 고고인류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UC 버클리 대학원 인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 국립중앙박물관장,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 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국제박물관협의회 아시아태평양지역연합 위원장을 맡고 있다.이번 강의는 한반도의 조상은 언제,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간이다.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거의 100만 년 전이라고 볼 수 있지만, 확실한 증거는 50∼70만 년 전에 나타난다. 한국인의 직접적인 조상은 이보다 더 늦은 시기인 대략 5만 년 전에 시베리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와서 혼합돼 형성됐다고 본다. 청동기시대 문명화 단계에서 시베리아 청동기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고유한 문명을 형성하게 됐고, 문화적인 정체성을 공유하게 되면서 한민족이 형성됐다. 고조선이 대표적인 세력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을 비롯한 한반도 주민의 기원과 확산에 대해 강의에서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다.이번 특강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인원이 현장에 모이는 것을 제한하고자 유튜브로 생중계한다. 국립경주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을 볼 수 있으며, 녹화본은 강의 당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간 공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21

청춘과 연애에 관한 섬세한 스토리텔링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포항이 24일 오후 2시 ‘독립영화의 독보적인 감성지기’김종관 감독의 초기 단편영화를 재조명하는 ‘단단한 영화展-김종관 감독 특별전’을 개최한다.지난해 ‘조제’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김종관 감독이 최근 신작 ‘아무도 없는 곳’을 발표하면서, 김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시각으로 청춘과 연애에 관한 단편작을 중심으로 한 특별전이다.이번 특별전은 지금은 접하기 힘든 김종관 감독의 2000년 대 초반 단편작품을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그의 섬세한 스토리텔링으로 단편영화만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김 감독 초기 단편영화 11편을 묶은 옴니버스 ‘연인들’이 상영된다. 기획전 상영 이후에도 감독의 신작 ‘아무도 없는 곳’ 관람이 가능하다.영화 ‘연인들’은 열한 개의 각각 다른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로‘폴라로이드 작동법’‘누구나 외로운 계절’‘낙원’‘영재를 기다리며’‘운디드’‘메모리즈’‘드라이버’‘모놀로그#1’ ‘길 잃은 시간’‘헤이 톰’‘올가을의 트렌드’ 등의 단편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다.특히, ‘폴라로이드 작동법’은 제3회 홍콩아시안영화제, 제6회 전주국제영화제, 제4회 앵커리지국제영화제 등 여러 단편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낙원’ 또한 제5회 미장센단편영화제, 제31회 서울독립영화제 등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연출 활동을 시작한 후 꾸준히 단편 작업을 해온 김종관 감독은 그동안 장편을 압축한 것이 아닌 단편만의 호흡과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며 고유의 완결성을 보여줬다.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관계자는 “김종관 감독만의 섬세한 스토리텔링에 주목하여 장편영화와는 또 다른 단편영화만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단단한 영화展-김종관 감독 특별전’상영 일정과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인디플러스 포항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독립예술영화 통합 예매사이트 인디앤아트 시네마(www.indieartcinema.com)에서 수수료 없이 예매가 가능하다.한편, 인디플러스 포항은 24일 오후 4시 30분과 오후 7시 30분에는 김종관 감독의 신작인 연우진, 김상호, 아이유(이지은) 주연의 ‘아무도 없는 곳’과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박선주 감독의‘비밀의 정원’을 각각 상영한다. /윤희정기자

2021-04-20

시민들과 함께하는 포항 역사·문화 탐구의 시간

22일 민속학자 천진기 전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의 첫 강좌를 알리는 포스터. /포항지역학연구회 제공포항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는 시간 ‘포항학 아카데미’가 오는 22일부터 육거리 창의카페에서 시민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진다.포항지역학연구회와 포럼 오늘이 공동주최하는 ‘포항학 아카데미’는 포항지역의 역사, 문화, 민속, 지리 등을 발굴해 포항의 정체성을 살리는 한편 지역의 인문학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개최된다.‘포항학 아카데미’는 포항의 문화와 역사 등 많은 연구를 해온 각 분야 전문가들의 특별강의를 실시하는 프로그램으로 22일 민속학자 천진기 전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의 특강을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한 달에 한 번씩 총 9명의 강의로 마련된다.강사진은 민속학자 천진기 전 국립민속박물관 관장, 한문학자 권용호, 향토사학자 박창원, 지리학자 민석규, 서예가 진복규, 도자사연구가 김진홍, 동화작가 김일광, 독립운동사학자 이상준,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 이재원 등 9명이다.이번 ‘포항학 아카데미’는 그 동안 포항지역학연구총서 발간과 지역발전 세미나 등 다양할 활동으로 포항학이라는 분야를 학문의 영역으로 발전시킨 포항지역학연구회와 포항을 알리고 생각하는 시민단체 포럼 오늘이 함께 개최한다는 것에서 의미가 깊다.포항지역학연구회 이재원 대표는 ‘포항학 아카데미’에 대해 “포항이 뿌리 깊은 역사와 문화의 도시임을 시민들에게 상기시키고 상호 소통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으며 앞으로 ‘포항학’이 보다 학문적으로 발전해 포항지역의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19

포항스틸아트공방 수강생 3명 ‘2021 경북도 기능경기대회’ 입상 쾌거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운영하고 있는 포항스틸아트공방 수강생 3명이 ‘2021년 경상북도 기능경기대회’귀금속공예 부문에서 은상(박아령), 장려상(윤정운), 모범선수상(신은경)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들은 주부, 학생 등으로 금속공예 비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강좌를 수강하며 수련한 결과, 전공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번 대회에서 큰 성적을 거둬 더욱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성과는 포항시립미술관의 전폭적인 지지로 이뤄낸 것이라는 평가다. 스틸아트공방은 코로나19로 인해 약 3개월간 휴강 중이었으나, 기능대회에 출전을 장려하기 위해 안전수칙을 준수하며 ‘지방기능경기대회 준비반’을 개강해 수강생들을 지원해 왔다.스틸아트공방은 2016년 개소해 현재까지 673명의 수강생을 배출했으며, 스틸문화 저변 확산과 시민 예술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쓰고 있다.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도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실력을 갈고 닦아 좋은 성과를 거둔 수강생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한편, ‘경상북도 기능경기대회’는 우수한 숙련기술인들을 발굴하고 표창함으로써 수준 향상과 지역 내 기술 및 기능 수준 향상을 위해 1966년부터 매년 개최돼 왔다. 금·은·동상 수상자에게는 전국 기능경기대회에 경상북도 대표 선수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