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구미오페라단 단장 바리톤 박영국<br/> 민간오페라단 이끈 지 20년, 창작오페라 제작 힘쓴 것 가장 보람차<br/>‘메밀꽃 필 무렵’ ‘광염 소나타’ 경북예술 위상 보여준 자랑스런 작품
경북지역 오페라의 산증인인 박영국(65) 구미오페라단 단장. 지난 6월로 오페라단을 이끈 지 20년이 됐다.
그는 특히 화려한 외형과 막대한 제작비를 내세운 대규모 오페라 공연보다 경북 각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관객들에게 보다 진솔하고 친근한 오페라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행보가 오히려 오페라 대중화에 더 부합하는 듯 여겨진다. 지난달 27일 울릉도 한마음회관에서 ‘독도·울릉도 사랑 음악회’를 성황리에 마친 박 단장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구미오페라단 단장으로 20년이 됐다. 소감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제까지 이끌어 온 것도 기적이라 생각하며 구미오페라단을 위해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돌아보면 창작오페라 제작에 힘쓴 것이 가장 큰 보람인 것 같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구미오페라단은 어떻게 창단하여 단장을 맡게 됐나.
△제가 한창 연주 활동을 하던 시절(구미대학교 음악과 교수 재직) 그 당시 김관용 구미시장님이 구미에도 오페라단을 만들자고 제안하여 시작했다.
-지난 2003년 창단 후 지금까지 경북을 비롯한 전국에서 총 40회의 오페라, 200여 회의 음악회를 갖는 등 ‘오페라 문턱 낮추기’ 운동을 활발히 펼쳐왔는데.
△창단은 2000년에 해서 창단공연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2003년에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올렸다. 지금까지 40여 편의 오페라 공연과 찾아가는 음악회 등 200여 회의 음악회를 올렸고 오페라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에서 민간 오페라단의 생존이 쉽지 않았을 텐데.
△2007년에 대구·경북 오페라단체 협의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그간 많은 오페라단이 문을 닫고 현재 대구에는 영남오페라단만 활동하고 있고 경북에는 4개 오페라단이 활동하고 있지만 대부분 운영이 힘든 것으로 안다. 저희 오페라단도 어렵고 힘들긴 마찬가지다. 경북도, 경북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메세나협회, 대구지방보훈청, 경북문화관광공사 등에서 도와주셔서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주)영도벨벳 류병선 대표께서 후원회장을 맡아 매년 도와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단원과 지역 예술가들이 적은 비용이지만 출연 제작에 참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여러 창작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는 등 지역 오페라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희 오페라단의 가장 큰 보람은 지역 예술인들이 만들어 주시는 창작오페라라고 생각한다. 2009년 구미에서 초연돼 제2회 대한민국오페라 대상(창작부문) 금상을 수상한 ‘메밀꽃 필 무렵’을 비롯해 ‘광염 소나타’, ‘왕산 허위’, ‘꺼지지 않는 횃불’, ‘날뫼와 원님의 사랑’, ‘새마을과 눈물 많은 초인’, ‘코리안 레퀴엠’ 등 여러 창작 오페라들은 경상북도 오페라단의 위상을 보여준 자랑스러운 작품들이랄 수 있다.
-박 단장이 아니면 오페라단이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올라서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란 게 지역 음악계 안팎의 시각이다.
△과찬이다. 어렵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그간 오페라단을 이끌면서 어려운 점은.
△최근 많은 연주단체가 난립하고 있는데, 경북문화재단 등에서 보조금을 지원에서 일괄적으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집행하고 있다. 작은 단체나 종합예술을 하는 오페라단이나 모두 같은 평가를 하고 있어서 힘이 든다. 차라리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지역에서 매년 다양한 무대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데 어떤 식으로 극복했나.
△저희 오페라단은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 기념, 순국선열의 날 기념 나라사랑음악회를 10여 년째 해오고 있다, 그리고 창작 가곡을 만든 ‘울릉도&독도 사랑 음악회’를 울릉도에서 3회 개최했다. 또한 원로예술인들과 함께하는 음악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한다. 지역 원로 시인, 작곡가, 성악가, 피아니스트, 화가 등이 만들어 내는 뜻 있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지역 예술인들이 도와주셔서 가능하다.
-오페라단을 해오면서 가장 보람된 공연이나 기억에 남는 일은.
△제2회 대한민국오페라 축제(서울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메밀꽃 필 무렵’)에 참가하여 지금까지도 깨지 못한 ‘4일 공연 연속 만석’ 기록을 세운 일로 서울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일이다. 우리 공연이 끝난 다음 날 아침 서초동 운현산 산사태로 예술의 전당이 물에 잠겼었다.
-앞으로 오페라단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이제 후배에게 물려 주고 좀 쉬고 싶다. 제가 맡고 있는 한 열정을 갖고 무대를 만들겠다. 아직 성악가로서 매년 큰 무대에 설 수 있어서 감사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