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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한 달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우리를 따뜻하게 했었다. 망각(忘却)의 눈으로 대지(大地)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가냘픈 생명(生命)을 키웠다. 여름은 소나기를 몰고 슈타른 베르가제 호수를 건너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주랑(柱 廊)에 머물렀다가 햇빛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들며 한 시간가량 지껄였다. 내가 러시아 사람이라고요. 천만에 난 리투아니아에서 난 순수한 독일인 인데요. 어렸을 때, 사촌 태공(太 公)집에 머물렀었는데 사촌은 나를 썰매에 태워 데리고 나간 일이 있었죠. 난 무서웠어요, 마리 마리, 꼭 붙들어 하고 그는 말했어요. 그리곤 쏜살같이 내려갔지요. 산(山)에 오면 마음이 편안하지요. 밤에는 대개 책을 읽고, 겨울엔 남(南) 쪽으로 갑니다. 〈후략〉1948년 노벨 문학상을 탄 영국의 시인이며 평론가이자 극작가인 T.S 엘리엇(1988-1965)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발표한 서사시 황무지(荒蕪地. The Waste Land )에 나오는 1부 내용중 한 부분이다. 이 시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 그 유명한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싯구가 나온다. 황무지는 정신적 메마름, 인간의 일상적 행위에 가치를 주는 믿음의 부재(不在), 생산이 없는 성(性), 그리고 재생(再生)이 거부된 죽음에 대해 쓴 시다. 엘리엇은 이 시에서 전후(戰後) 서구의 황폐한 정신적 상황을 황무지로 형상화해 표현하고 있다고 평론가들은 전한다. 흔히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다.이는 유독 그해 4월에 악재가 겹치거나 일이 꼬이고 안 풀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2009년 4월도 예외는 아니었다.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 문제도 그렇고 2009프로야구 시즌 초반 스포츠 TV 중계 파동에 이은 빈볼시비, 마른 가뭄으로 인해 전국의 산야를 태운 산불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악재가 낀 한 달이었다.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은 ‘4월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는 잔인한 달’ 이 될 것이라고 말했듯이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결국 검찰에 소환돼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검찰에 불려나오는 ‘불행한 전직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5공 비리 청문회에서 혜성처럼 등장, 극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등 드라마 같은 이력의 노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서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봉하마을 전체가 잔인한 4월이 됐다.야구팬들은 지난 3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에서 보여준 한국 야구의 ‘투혼’에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감동하고 기뻐했다. 그러나 야구팬들은 4월 한달동안 화가 많이 났다. 이는 지난달 4일 2009프로야구가 개막된 이후 중계권을 놓고 얽힌 매듭이 지난 25일에야 일부 풀려 한고비를 넘겼지만 23일 문학경기장에서 채병용의 투구에 롯데 주장 조성환이 얼굴을 맞아 전치 6주 이상의 중상을 당하면서 롯데 팬들의 비난을 사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다 성적 부진과 조성환의 부상으로 잔뜩 격앙된 롯데 팬들은 구단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야구 게시판 등에 SK를 비난하는 의견을 잇달아 개진하고 있어 분노가 쉽게 풀릴 기미는 아니다. 야구장 안팎이 어수선하다.4월에는 또 올 들어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 이로 인해 국제 규격의 축구장 569개 면적에 달하는 숲이 잿더미가 됐다. 4월을 포함해 올 들어 발생한 산불은 총 367건(지난달 13일 산림청 집계)으로, 피해 면적만 427ha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192건·122ha)과 비교해 발생건수는 1.9배, 피해 면적은 3.5배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6일 대구와 칠곡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민가까지 위협해 주민 4백여 명이 긴급대피해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등 불안에 떨었다. 이는 당시 행정자치부에서 내려 진 ‘산불방지 특별비상경계령’을 무색게 했다. 국민 모두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며 또 당국이 산불 방지를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산불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은 역시 국민들이 안전의식 불감증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산불은 시, 도민들의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됐다.잔인했던 4월은 갔다. 이제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왔다. 엊그제 부처님오신날에는 전 국민의 가정에 부처님의 자비가 가득했고, 5월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18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 등 좋은 날들만이 기다리고 있다. 즐거운 5월을 기대해 보자.

2009-05-04

지자체 업무관리체계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입에 나서고 있는 직원 업무 평가관리체계가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제도가 정착되기도 전에 유명무실화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평가관리체계는 중앙정부와 울산을 제외한 광역 지자체들이 도입했으며 정부의 권고 아래 전국 234개 기초 지자체 가운데 100여 곳이 이미 도입했거나 추진 중에 있다. 경북도내에서는 이미 구미시가 도입을 마쳤으며 김천시, 상주시 등에 이어 포항시도 지난해 12월 외부용역을 발주했고 경주시 등이 후발주자로 나서고 있다. 특히 포항시는 지난달 20일 5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성과관리체계 구축 용역 중간보고와 시스템 시연을 한 데 이어 이번 달 안에 부서별 성과지표를 최종확정하고 올해부터 이 시스템을 적용해 부서별·개인별 인사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성과관리는 기업이 판매실적 등을 사원들의 업무성과를 개량화해 평가하는 인사제도를 공공부문에서 도입한 것이라 한다. 민원처리 실적 등 성과 달성 결과가 그래프 등으로 나타나 실적 비교가 쉽다. 하지만 사업소와 보건소 같은 업무가 명확한 부서와 달리 인허가와 보상 등과 관련된 복합민원처리 부서는 성과를 도식화해 단순 비교하기가 어렵다. 평가관리체계는 지난 2006년 추진되다가 ‘공공서비스는 계량적 성과로 측정될 수 없다’는 내부 반발 등으로 소강 상태를 보여 왔던 사업이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점검 워크숍’의 후속조치로 본격적으로 재추진되고 있다 한다. 정부는 이미 경기 활성화를 위한 예산 조기 집행 경쟁이 상당한 성과를 낸 결과를 바탕으로 평가관리체계 도입을 기존의 ‘권고’를 뛰어넘어 상당한 가속도를 낼 것으로 지자체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사업별로 인건비를 산정하는 사업예산제도가 정착되면 평가관리가 쉬워 질 것이지만 담당들이 성과 달성이 쉬운 지표만 관리하는 등 문제가 제기돼 온 만큼 지자체들은 도입 일정에 쫓기지 말고 추진 일정의 재점검 등 보완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09-05-04

춤 ...박기섭

그대 앞에 나는 늘 새벽 여울입니다그 여울 소리 끝에 불 켜든 단청입니다 다 삭은 풍경(風磬)입니다, 바람입니다, 춤입니다- 열린시조(1998년 가을호)단형시조 박기섭의 ‘춤’을 거듭 소리 내어 읽는다. ‘춤’이라니, 무슨 춤인가? 그 춤의 내용은 무엇인가? 가슴속에 박기섭의 이 노래를 자꾸자꾸 쟁여놓으니 서러움과 슬픔의 강물이 차올라 숨을 쉴 수가 없을 것만 같다. 3장 6구의 이 짧은 단시조에 “-입니다”가 놀랍게도 다섯 번이나 반복되고 있다. 그것은 “그대 앞에 나”의 모습인데, 새벽 여울과 불 켜든 단청이고 그대를 간절히 기다리며 사모하는 풍경(風磬)과 바람, 춤의 모습이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전부 종장 첫 음보 ‘다 삭은’에 연결되어 있다. 당신이 돌아오기를 오래도록 기다리고 그 사랑을 갈구하다 다 삭은 풍경이고, 바람이고, 춤이다. 그대를 직접 찾아 나서지는 못하고 그대 돌아오기만을 오매불망(寤寐不忘) 기다리는 다 삭은 풍경의 시적 화자가 추는 춤이 못내 너무 서럽다. 사실 종장의 ‘풍경(風磬)’이나 ‘바람’ 또 초장의 ‘새벽 여울’과 중장의 ‘불 켜든 단청’은 모두 같은 의미이다. 그대를 기다리며 다 삭아 점점 스러지는 시적화자의 처절한 몸부림, 바로 춤 그것이다. 사랑과 그리움의 아픔을 새벽 여울과 그 여울 소리 끝에 불 켜든 단청으로 또 다 삭은 풍경과 바람, 춤으로 변주하며 절절하게 그려내는 박기섭의 언어 춤사위가 놀랍다. 우리 현대 시조의 아름다운 결을 되살리려 끝없이 공부하는 박기섭 시인. 청도군 각북에 있는 그의 집 행옹당(杏甕堂)으로 찾아가고 싶다. 가서 그의 서재인 묵수재(默守齋)의 책상머리에 앉아 이런 놀라운 언어의 춤사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가를 또 묻고 싶다.해설이종암·시인

2009-05-04

보건당국, 국민 불안해소해야

신종 인플루엔자인 ‘인플루엔자 A(H1N1)’ 추정환자로 진단됐던 51세 수녀가 결국 신종플루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데 이어 같은 항공기를 타고 귀국한 60대 여성(62) 1명이 추정환자로 진단됐다. 앞서 확진환자와 직접 접촉한 뒤 두번째로 추정환자로 진단된 44세 수녀에 대해서는 검사가 진행중이다. 이 수녀가 신종플루 환자로 확인된다면 ‘사람끼리의 감염’을 뜻하는 ‘2차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유력해진다. ‘2차 감염’으로 판명날 경우에도 공동생활자이므로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2차 감염’은 아니다. 그러나 신종플루 대유행(Pandermic)에 대한 공포는 커질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보건 당국은 감염 환자로부터 감염 위험이 높은 반경 2m이내에 앉았던 탑승객들에 대해 추적조사를 실시해 모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로 진단된 60대 추정환자는 최초 확진환자와 5∼6m 떨어진 곳에 앉았던 사람이다. 확진환자와 새로 밝혀진 추정환자 모두 인천공항 검역에서 통과한 뒤 입국 후 자진 신고를 통해 드러난 경우다. 문제의 항공기 탑승자 절반 가량을 추적하지 못했고 공항 검역에서도 추정환자들을 걸러내지 못했으니 정부의 초기 대응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불안한 일부 국민들은 증상이 전혀 없는데도 타미플루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구하려고 하는 등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가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가수요가 높아지면 정작 치료제가 필요한 경우 구입이 어려워질 위험이 있다.정부는 무엇보다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지나친 공포심은 혼란만 초래한다. 이번 질환은 우리의 의료수준으로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려야 한다. 또한 일반인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항바이러스제 비축량을 서둘러 늘려야 한다.

2009-05-04

꽃잎이 진 자리에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할 만큼 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향기에 취해 화사한 모습에 이끌려 화려한 의상과 하나 되어, 자연과 인간이 어울려 웃고 즐기며 순간의 행복을 만끽한다.겨우내 생명을 다한 것처럼 앙상했던 나무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자연의 오묘한 진리와 신비함을 우리는 그저 계절의 순환으로 여기면서 말이다.모진 비바람과 엄동설한에도 생명을 지켜 꽃을 피우고 새순을 돋게 하는 윤회를 계속하는 자연의 진리는 거짓이 없다.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많은 불자와 중생들이 사찰 곳곳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자비와 해탈을 염원하며, 거룩한 합장으로 세계평화와 국민의 화합과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성스러운 의식을 가졌다.이처럼 성스럽고 아름다운 계절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 소리는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만 눈이 멀어 정신을 잃고, 또한 전직 대통령과 기업인이 돈에 눈이 멀어 황금을 돌로 만들어 버린 사건으로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처음 자리에 앉을 때 마음이 일어설 때도 그 마음 변하지 않도록, 자신은 물론 옆에 있는 사람들도 바르게 보좌해야 그동안 쌓아 온 업적과 명예를 한순간에 실추하는 구렁텅이로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또 보게 되었다.이제는 정말 한나라의 지도자로서 국민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사람이 임기가 끝나고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져 비난을 받는 일은 없기를 국민 모두는 바란다. 정작 서민은 정직하게 최선의 노력으로 또박또박 벌어서 저축하여 가계를 꾸려가며, 작은 것에서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이러한 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구린내를 풍겨 고개를 돌리게 하고 외면하게 만드는 특정계층의 사람들로 인해, 사회는 더욱 각박해지고 인정이 메말라 국민들과의 화합이 아니라 분열되어가고 있다.용서하고 베풀며 감사하라는 가르침의 말들은 구호로만 떠돌고, 일부 사람들의 속임수와 술수로 국민들은 실망과 좌절감으로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는다.어느 조직에서든 간판보다는 내용이 충실해야 한다.실력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직과 성실,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조직과 조직원이 하나가 되어야 이 사회는 향기가 날 것이다.국민과 정부도 마찬가지로 서로를 신뢰하고 앞에서 끌면 밀어주는 관계가 되어야 삶의 현장이 활기차고 웃음이 넘쳐나며 살맛나는 사회가 될 텐데, 국민의 기대가 실망으로 나타나는 빈도가 늘어가고 있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고사성어가 무색하리만치, 아랫물이 흐린 윗물을 맑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한숨 섞인 국민의 소리도 나오는 현실이다. 우리 모두는 일한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지만, 부리지 말아야 할 과욕 때문에 자신의 명예에 손상을 가져오고 국민들의 비난을 자초하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든다.이러한 부정부패와 도덕성을 가진 어른들을 보며 아마도 청소년들의 직업관도 바뀌어가고 있을 것이며, 판단하는 사고와 바라보는 시각도 엄청난 세대 차이를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정치권이 요동을 칠 때마다 국민들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수없이 말해도 “쇠귀에 경 읽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때문에 선거결과는 국민들의 생각대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민심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지도자는 국민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지도층을 믿고 경제가 살아나기를 기대했지만 점점 삶은 힘들어지는데도, 당내 갈등으로 인한 내분수습에 급급한 모습들이 안타까울 뿐이다.이제는 우리 사회도 콩 심은 데 팥이 나서 시끄럽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을 시작하며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가 생각난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나는 너에게/잊혀 지지 않는 하나의 몸짓이 되고 싶다//결국 무의미한 존재였던 것이 진실한 관계의 소망과 존재의 의미를 인정받고 싶은 간절한 우리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꽃잎이 진 자리에는 틀림없이 윤기 나는 새 잎이 돋아나야 그 나무는 생명을 잃지 않는다는 진리를 우리는 인지하고 살아 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2009-05-04

원자력의 새로운 반세기를 시작하며

강윤기 월성원자력 설비개선실장한국의 원자력 사업이 올해로 ‘반세기’를 맞았다. 1959년 원자력법 제정을 시초로 원자력의 씨앗이 뿌려졌으며 1978년 고리원전 1호기 상업운전을 계기로 원자력사업이 확대됐다.한국의 원자력 사업은 지금까지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의 확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해 왔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현실에서 70년대의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원자력을 통한 에너지자립체제를 구축해 왔으며 에너지자립이 국가안보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절감한 바 있다. 그 동안 원자력발전이 가져다 준 ‘혜택’은 막대하지만 이런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지금과 같은 ‘고유가’시대에도 원자력발전이 주는 혜택에 대해 실감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가 국민 경제에 위기를 안겨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전력공급과 저렴한 전기요금체제를 뒷받침해주는 원자력발전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 것이다. 여론에선 원자력 정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게 일고 있다. 원자력으로부터 풍부한 혜택을 누리면서 원자력에너지 사업의 고충을 사업자의 몫으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물, 공기 등 생명의 기본양식은 풍부할 때는 못 느끼지만 순간적으로 제한되거나 공급을 줄인다면 체감하는 고통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안일한 ‘전력정책’은 개인 생활은 물론 국가산업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세계적인 에너지 확보경쟁에 사활이 걸린 만큼 자원빈국으로서의 부담을 국민들 모두 고심해야 할 문제이다.원자력이 지금까지 국가 경제발전의 충실한 원동력이었다면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정책과 맞물려 앞으로는 녹색성장의 견인차가 될 것이란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10년 내지 20년 후 닥쳐올 재앙을 피하기 위한 방편일 뿐 아니라 지금 당장의 경제위기 극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온실가스 저감 의무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원자력은 태양력이나 풍력발전 등 경제성이 없는 대체에너지에 비해 현실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더해 국내 원자력산업은 고도의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가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 브랜드 제고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국제원자력기구는 원자력발전을 추진하는 개발도상국들에 한국의 원자력산업 개발과정을 가장 바람직한 모델로 제시하기로 했다. 경제력이 곧 ‘국방’이라는 선견지명으로 원자력을 평화적이고 안전한 에너지로 가꾸어 온 우리 원자력계의 선구자들이 세계적인 개발모델을 만든 것이다. 이를 발판으로 원자력 발전을 더욱 안전하고 깨끗하며 지속가능한 녹색성장 산업으로 키우는 일은 한국에 주어진 기회이자 책임이다. 이제는 지난 50년을 돌이켜보고 앞으로 50년 더 나아가 100년 후 우리의 후손과 환경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2009-05-04

근로자의 날 수상 '영예'

포스코 서정윤 부공장장 '은탑산업훈장'30년간 생산현장서 경비절감ㆍ근무환경 개선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포스코 부공장장 서정윤(53·사진) 주임이 정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경북도는 이날 경주 서라벌 문화회관에서 근로자와 가족, 각 기관 단체장 등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009년 근로자의 날’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에는 모범근로자 포상과 초대가수의 축하공연, 근로자 노래자랑 등이 열렸으며, 이어 정부포상 20명, 도지사표창 81명, 대구지방노동청장 표창 20명, 한국노총위원장 표창 3명, 한국노총 경북본부의장 표창 20명 등 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한 총 162명에게 상패가 수여됐다.이날 서정윤씨는 경비절감과 근무환경 개선을 주도하면서 30여 년간 생산현장을 지켜온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금탑산업훈장은 근로자의 권익보호와 협력적 노사문화 구축에 앞장서 온 공로로 오영봉(49) 한국노총 부위원장이 수상했다. 한편, 이번 수상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노동계 인사들과 노사협력 우수 사업장 대표, 훈·포장 등 정부포상 수상자 등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지난 2월 ‘경제위기극복을 위한 노사민정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앞장선 한국노총의 장석춘 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우수 노사합의 현장인 SK그룹, ㈜한화 여수공장 등 40개 기업의 노사대표들을 격려했다./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

2009-05-04

"울릉 청소년들에게 꿈ㆍ자긍심 선물해요"

삼성전자 유부근 사장 성공사례 강연회 개최 울릉출신으로 세계최고 TV회사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유부근(56)사장 초청 성공사례 강연회가 울릉군민, 학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일 울릉한마음회관에서 개최됐다.울릉군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청소년의 달을 맡아 큰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개최된 이번 강연회에는 정윤열 울릉군수, 이용진 군의장 등 각급기관단체장과 주민, 학교후배 등이 참석해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삼성전자를 세계 기업으로 이끈 윤 사장의 경험담을 들었다.윤 사장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에 살면서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으며 잠시만 방심하면 승자가 바뀐다”며 “세계 최고의 기업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제품에 도전할 때는 단 1초도 잠을 잔적이 없어 지금도 귀에 환청이 들린다” 고 말했다.그는 또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TV를 생산, TV는 사각이라는 고정관념을 깼으며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가구와 인테리어 형태의 외형을 만들자 이제 모든 TV회사가 따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미국 최고의 소비자 잡지 여론조사에서 TV 11개 부문 중 6개 부문에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소비자 82%가 기능이 같으면 100달러를 더 주고 삼성TV를 구입하겠다고 응답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제품을 만들었다. 이날 정윤열 울릉군수로부터 울릉군을 빛낸 자랑스러운 군민상을 수상한 윤 사장은 “울릉도출신이라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고 당당하게 울릉도 출신이라고 밝힌다”며 “LED를 발판으로 세계 1위 시장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삼성전자의 디지털TV 세계 1위 달성을 시작으로 3년 연속 세계 1위 달성을 주도했고, 삼성SDI의 PDP 사윤 사장은 지난 53년 울릉읍 도동3리(모시게)에서 출생, 저동초등학교와 울릉중학교를 졸업했다. 지난 78년 11월 6일 삼성전자 입사해 91년 프랑크푸르트 주재원, 99년 이사보 승진, 2000년 디지털영상사업부 제조팀장, 2002년 상무, 2005년 전무, 2007년 부사장 등 초고속 승진을 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09-05-04

가수들도 "신종플루 무서워" 해외공연 조심

팬미팅 취소 등 바이러스 확산에 촉각 국내 가요계가 ‘인플루엔자 A(H1N1)(이하 신종플루)’의 세계적인 확산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국내 가수의 팬미팅에 참석하려던 해외 팬들의 입국이 취소되는가 하면, 미국 등지에서 해외 공연 및 스케줄을 잡아둔 가수들도 바이러스의 확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7일 생일을 맞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23)는 3일 서울 양재동 ‘아트원 문화재단’의 공연장인 아트원홀에서 팬미팅을 개최한다. 당초 일본, 대만, 중국, 홍콩, 미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8개국의 공식 팬클럽이 임형주 측에 참여 의사를 알려왔으나 신종플루가 확산함에 따라 결국 불참을 통보했다. 이들은 생일 축하 팬레터와 영상메시지, 선물로 대신하기로 했다.2일 서울 공연을 마치고 이달 중순부터 미국 투어를 시작하는 3인조 힙합그룹 에픽하이도 신종플루의 확산을 걱정하고 있다.이들은 15일 샌프란시스코, 16일 로스앤젤레스, 22일 뉴욕, 23일 시애틀에서 ‘에픽하이 프레즌트 맵 더 솔 월드투어 2009’라는 타이틀로 무대에 오른다.에픽하이 측은 현재 공연을 강행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나 출국 때까지 상황의 심각성을 주시할 생각이다.5인조 그룹 SS501도 6일부터 10일간 일본 방송사 TBS 촬영과 정규 2집 재킷 촬영 및 할리우드볼 공연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라스베이거스와 로스앤젤레스, 그랜드캐년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SS501의 소속사인 DSP미디어 측은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이틀간 머무른다. 미국 여행이 걱정돼 현지 사정을 알아봤더니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며 “하지만 멤버들에게 손발을 깨끗이 씻고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조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09-05-04

영혼을 울리는 첼로 선율

포항출신 첼리스트 박은송’귀국 후 첫 독주회 ‘신고식’7일 포항시청 문화복지동’ 가정의 달, 마음속을 따뜻한 휴식으로 감싸안을 무대가 마련된다.오는 7일 포항시청 문화복지동에서 열리는 박은송 첼로 독주회다.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열리는 박은송 독주회는 그가 귀국 후 처음으로 여는 연주회다. 첫 신고식이란 의미도 있지만 음악을 통해 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긴 무대이기도 하다.이날 연주회에는 쇼스타코비치 ‘첼로와 피아노 소나타 라단조 작품 40’, 파가니니 ‘로시니의 이집트의 모세 주제에 의한 변주곡’, 보케리니 ‘첼로와 베이스를 위한 소나타 제2번 다장조’를 깊고 부드러운 첼로 선율에 담아 들려준다. 쇼스타코비치의 ‘첼로와 피아노 소나타 라단조 작품40’은 그의 도약기인 1934년에 작곡한 유일한 첼로 소나타다. 균형잡힌 양식과 첼로의 기능에 대한 깊은 이해, 서정성과 독특한 기지의 발휘라는 측면서 현대 첼로 소나타의 걸작으로 꼽힌다.1818년 나폴리에서 초연된 오페라 ‘이집트의 모세’ 중 ‘그대는 빛나는 왕자’를 테마로 한 3개의 변주곡으로 구성된 파가니니 ‘로시니의 이집트의 모세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비루투오소적인 연주 효과와 강렬한 표현성은 낭만주의 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보케리니 ‘첼로와 바소를 위한 연주곡 제2번 다장조’는 근대적인 양식이 짙게 깔린 독특한 첼로 주법과 감각적인 우아함, 아름다움이 오늘날에 재평가받고 있는 명곡이다. 포항예술고등학교 재학 중 중앙음악신문 콩쿠르 최우수상과 대구가톨릭대학 주최 콩쿠르 2등상을 수상한 박은송은 고교 졸업후 계명대 음대를 졸업한 후 폴란드로 건너가 쇼팽아카데미를 졸업했다. 지난해 9월 귀국해 포항을 중심으로 음악활동에 들어간 그는 “첼로는 변화무쌍하며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감정을 표현하는데 가장 적당한 악기이기도 하다”며 첼로 이야기를 하며 다른 악기는 생각도 안해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주에 흠뻑 빠져들어 첼로가 짜내는 영혼의 소리를 관객들에게 들려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이번 독주회에 대해서는 “쇼스타코비치를 비롯해 개인적으로 연주하고 싶은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며 “귀국 독주회여서 부담스럽지만 유학을 가서 열심히 공부한 것을 보여주는 무대이기에 긴장되면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1983년 포항 출생인 박은송은 포항예술고등학교 1학년 때 포항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해 주목받았으며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아카데미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비롯 대구타악협회 창단 20주년 특별연주회 협연, 폴란드 발라섹(walasek) 콰르텟 초청 연주 협연, 포항음협 주최 ‘2009 신인음악회’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이번 독주회는 포항음악협회 주최 음악회 때 첼리스트 박은송의 연주를 듣고 포항음협 측에서 초청해 마련됐다. 문의 010-5035-8482./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09-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