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할 만큼 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향기에 취해 화사한 모습에 이끌려 화려한 의상과 하나 되어, 자연과 인간이 어울려 웃고 즐기며 순간의 행복을 만끽한다.
겨우내 생명을 다한 것처럼 앙상했던 나무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자연의 오묘한 진리와 신비함을 우리는 그저 계절의 순환으로 여기면서 말이다.
모진 비바람과 엄동설한에도 생명을 지켜 꽃을 피우고 새순을 돋게 하는 윤회를 계속하는 자연의 진리는 거짓이 없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많은 불자와 중생들이 사찰 곳곳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자비와 해탈을 염원하며, 거룩한 합장으로 세계평화와 국민의 화합과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성스러운 의식을 가졌다.
이처럼 성스럽고 아름다운 계절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 소리는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만 눈이 멀어 정신을 잃고, 또한 전직 대통령과 기업인이 돈에 눈이 멀어 황금을 돌로 만들어 버린 사건으로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처음 자리에 앉을 때 마음이 일어설 때도 그 마음 변하지 않도록, 자신은 물론 옆에 있는 사람들도 바르게 보좌해야 그동안 쌓아 온 업적과 명예를 한순간에 실추하는 구렁텅이로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또 보게 되었다.
이제는 정말 한나라의 지도자로서 국민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사람이 임기가 끝나고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져 비난을 받는 일은 없기를 국민 모두는 바란다.
정작 서민은 정직하게 최선의 노력으로 또박또박 벌어서 저축하여 가계를 꾸려가며, 작은 것에서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구린내를 풍겨 고개를 돌리게 하고 외면하게 만드는 특정계층의 사람들로 인해, 사회는 더욱 각박해지고 인정이 메말라 국민들과의 화합이 아니라 분열되어가고 있다.
용서하고 베풀며 감사하라는 가르침의 말들은 구호로만 떠돌고, 일부 사람들의 속임수와 술수로 국민들은 실망과 좌절감으로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어느 조직에서든 간판보다는 내용이 충실해야 한다.
실력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직과 성실,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조직과 조직원이 하나가 되어야 이 사회는 향기가 날 것이다.
국민과 정부도 마찬가지로 서로를 신뢰하고 앞에서 끌면 밀어주는 관계가 되어야 삶의 현장이 활기차고 웃음이 넘쳐나며 살맛나는 사회가 될 텐데, 국민의 기대가 실망으로 나타나는 빈도가 늘어가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고사성어가 무색하리만치, 아랫물이 흐린 윗물을 맑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한숨 섞인 국민의 소리도 나오는 현실이다.
우리 모두는 일한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지만, 부리지 말아야 할 과욕 때문에 자신의 명예에 손상을 가져오고 국민들의 비난을 자초하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러한 부정부패와 도덕성을 가진 어른들을 보며 아마도 청소년들의 직업관도 바뀌어가고 있을 것이며, 판단하는 사고와 바라보는 시각도 엄청난 세대 차이를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정치권이 요동을 칠 때마다 국민들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수없이 말해도 “쇠귀에 경 읽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선거결과는 국민들의 생각대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민심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지도자는 국민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지도층을 믿고 경제가 살아나기를 기대했지만 점점 삶은 힘들어지는데도, 당내 갈등으로 인한 내분수습에 급급한 모습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콩 심은 데 팥이 나서 시끄럽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을 시작하며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나는 너에게/
잊혀 지지 않는 하나의 몸짓이 되고 싶다//
결국 무의미한 존재였던 것이 진실한 관계의 소망과 존재의 의미를 인정받고 싶은 간절한 우리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꽃잎이 진 자리에는 틀림없이 윤기 나는 새 잎이 돋아나야 그 나무는 생명을 잃지 않는다는 진리를 우리는 인지하고 살아 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