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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박쥐" 칸에서 밫났다

심사위원상 수상 … "송강호와 영광 나누고 싶다" 소감 밝혀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가 24일 오후(현지시간)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심사위원상은 칸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 주어지는 황금종려상,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 등 주요 3개 작품상 가운데 세번째에 해당하는 것이다.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후 2번째로 칸의 초청을 받아 두 차례 모두 본상을 받았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는 ‘올드보이’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베를린 알프레드바우어상)에 이어 3번째로 본상을 받게 됐다.박 감독은 수상 소감으로 “창작의 즐거움이 영화를 만드는 동력인 것 같다”고 말문을 연뒤 “두 편 흥행에 실패한 이후로 오랜 세월 영화를 못 찍었는데 세번째 영화 이후 지금까지 영화를 만든다는 자체만으로 충분히 행복했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영화를 만드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고 그 즐거움의 마지막 단계가 칸 영화제에 초청되는 것”이라며 “가장 정다운 친구이자 최상의 동료인 배우 송강호 씨와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칸 영화제에서 공식 경쟁부문에 8차례 진출했던 한국영화가 본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4번째다.앞서 한국영화는 칸에서 2002년 ‘취화선’(임권택)이 감독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4년 ‘올드보이’(박찬욱)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밀양’(이창동)이 여우주연상(전도연)을 받았다.‘박쥐’는 존경받던 신부 상현(송강호)이 흡혈귀가 되고 친구의 아내 태주(김옥빈)와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다는 줄거리의 치정극으로, 지난달 30일 국내 개봉 이후 210만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의 관객을 동원했다.‘박쥐’는 이날 안드레아 아놀드(영국) 감독의 ‘피시 탱크’와 심사위원상을 공동수상했다.한편, 칸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오스트리아 출신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The White Ribbon)이 차지했다.‘하얀 리본’은 제1차 세계대전을 앞둔 독일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파시즘이 학교와 학생, 교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영화다.이로써 지난 2001년(심사위원대상)과 2005년(감독상) 잇따라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수상한 하네케 감독은 세번째 만에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연합뉴스

2009-05-26

환동해 연구 현주소를 말하다

경희대서 동북아 4개국 연구현황ㆍ과제 세미나본지 김기호대표 기조발표 최근 국제 정세의 변화로 지정학적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는 환동해권역에 대해 당사국들의 연구 현황을 점검하며 종합적으로 접근한 학술세미나가 열렸다.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원장 권세은)은 지난 22일 경기도 용인시 국제캠퍼스에서 ‘2009년 제1차 국내학술회의’의 일환으로 ‘동북아(환동해) 지역 연구의 현황과 과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의 제1부 ‘동북아 지역 국가들의 환동해 연구동향’에서는 안병용 경희대 교수의 ‘러시아의 연구동향 및 특성’등 4명의 전문가가 한국, 중국, 일본 등 4개국의 연구현황을 소개해 눈길을 모았다. ‘한국의 동북아 및 환동해 관련 연구기관의 연구 경향’을 주제로 한 2부에서는 본지 김기호 대표이사가 ‘포항과 환동해권의 오늘과 내일’의 기조발표를 했다.특히 2부에서는 이동형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의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환동해연구’주제발표 등 학계와 전문연구소, 지자체 출연 연구기관 등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이 분야에 대한 종합적이고 학제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행사를 주최한 연구원 측은 이번 세미나가 정책적·경제적 측면에 집중된 기존 연구 경향과 달리 각국의 환동해권역 연구현황을 점검하며 학문적 측면을 강조한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경희대 교책 연구원인 국제지역연구원의 4개 연구소(한국학, 일본학, 중국학, 유라시아)는 최근 기존 연구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환동해 지역’에 대한 연구를 새로운 연구지역으로 설정한 바 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09-05-26

"대경카드 영업권 연장 문제 없나"

대구시내버스조합이 카드넷(주)에게 6년간 사업기간을 연장해준 것과 관련해 집행부의 대응책을 질책한다.대구시의회 경제교통위원회(위원장 김영식)는 26일 시의회 3층 경교위 회의실에서 대경카드 영업권 연장과 관련해 집행부의 긴급현안사항을 청취한 후 산재된 문제점에 대한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따질 계획이다.경교위는 이날 시내버스수입금공동관리지침에 따라 버스조합 및 업체협의회는 부대사업의 시행, 계약의 체결·연장 및 변경 등에 대해서 버스개혁시민위원회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이를 어기고 2006년 9월 대구시내버스조합이 카드넷(주)와 사업기간 연장(2010. 11 → 2016. 11), 운영수수료 결정 등을 협약한데 대한 집행부의 대응 조치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질 예정이다.또 신교통카드사업 도입계획에 버스조합이 참여했음에도 이미 협약된 사실을 알리지 않고 정책의 혼선을 초래한 점, 카드넷(주)가 대구시내버스조합을 상대로 신교통카드사업 참여자의 계약체결금지 등 가처분소송을 낸 것에 대해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0조의5의 규정에 따라 전국호환 교통카드 설치·운용 의무가 있는 버스조합이 대응하지 않기로 한데 대해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를 집행부에게 묻는다.또한 버스준공영제 실시 이후 시내버스조합에 대한 대구시의 지도·감독이 소홀한데 대해서도 근원적인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요구한다. 김영식 경교위원장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대구시의 대처방안이 미흡하다면 의회 차원의 모든 수단을 강구해 강력하게 대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이곤영기자

2009-05-26

검도교실 광덕관, 전국초등학교대회 "단체전 우승" 작년 이어 2연패 달성

검도교실 광덕관(관장 강금덕·40·검도 6단)이 제12회 전국초등학교 검도대회 단체전에서 우승,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면서 전국최강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김장윤, 박민혁(이상 성산초 6년), 김영탁(와룡초 6년), 양찬우(이곡초 6년), 손형석(성곡초 6년)으로 구성된 광덕관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2회 전국초등학교 검도대회 고학년부 단체전에서 우승, 지난해 우승에 이어 2년 연속 패권을 안았다.이번 대회에서 광덕관은 준결승전에서 경기도 퇴계원 초등을 3-1로 꺾고 결승에 올라 결승에서 강호 경기도 장자 초등을 접전 끝에 3-1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에 앞서 광덕관은 지난 4월 안동에서 개최된 2009 국민생활체육 전국검도대회 초등부 단체전에서도 우승해 올 시즌 2관왕에 등극했다.특히 손형석 선수는 이번대회 고학년부 개인전 결승에서 2009년 SBS 검도왕 대회 초등부 선수권자인 팀 동료 김장윤을 꺾고 우승, 2007년, 2008년 저학년부 개인전 우승에 이어 대회 3연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광덕관은 그동안 전국단위대회서만 20여 회 단체전과 개인전을 석권한 명문도장으로서 이 도장 출신들을 모두 이곡중으로 진학시켜 이곡중도 전국단위대회에서 모두 7차례 단체전과 개인전 정상에 오르는 명문교로 연계지도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특히 이 도장 출신으로 이곡중을 거쳐 검도 명문 대구공고 3학년에 재학중인 박주영 선수는 SBS 중, 고등부 검도왕과 지난해 추계연맹전 선수권자로 차기 국가대표로 낙점돼 서울 성균관대학교 진학이 유력시되고 있다.강 관장은“선수들의 소속학교가 달라 훈련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전 5명 모두가 검도에 대한 남다른 센스가 있는 것이 우승의 비결”이라며“이들이 중학교 진학후에 도한번 큰일을 낼 것”이라고 선수들을 추겨 세웠다.이곡중학교 감독을 겸하고 있는 강 관장은 오는 30일부터 전남에서 개최되는 2009년 전국소년체전에 이곡중을 이끌고 출전, 또 한 번 단체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류기찬기자 ryukc@kbmaeil.com

2009-05-26

포스텍 조문호 · 하버드대 박홍근교수, 나노급 구현 광전자소자 개발 "열쇠" 찾았다

세계 과학저널 "네이처 피직스" 온라인지 발표 빛의 빠른 속도를 이용한 광소자 개발의 큰 난제로 여겨져 온 ‘광전자소자의 나노급 크기의 구현’ 문제를 풀 수 있는 연구성과가 발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포스텍은 미국 하버드대 화학·물리학과 박홍근 교수와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조문호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제과학학술협력재단-미 공군 과학연구실과 삼성전자 등의 지원으로, ‘근접장 영역에서 집적화된 단일 표면플라스몬-반도체 나노와이어 광전소자’에 대한 연구성과를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24일자(현지시간) 온라인지에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포스텍에 따르면 박홍근·조문호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반도체 나노와이어 트랜지스터(nanowire transistor)를 통해 표면 플라스몬(plasmon)의 광신호를 근접장(near field) 영역에서 전기적 신호로 고효율 변환이 가능한 소자를 구현했다.이와 함께 단일 광자(光子)에서 발생되는 단일 표면 플라스몬 역시 전기적 신호로 고효율 변환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규명했다.이 같은 연구성과는 나노미터(nm) 크기에서 플라스몬과 같은 광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할 수 있는 고체 광전자 소자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나노 집적 광전자소자, 양자 컴퓨터 등의 미래형 소자 기술 개발의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조문호 포스텍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소형화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던 광소자를 나노미터급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빛’을 정보 전달과 처리의 매개체로 사용하는 광소자(光素子)는 ‘전자’를 이용하는 전자소자에 비해, 응답처리 속도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지만 빛의 회절(回折)현상 때문에 그 크기를 나노미터(nm) 수준으로 집적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2009-05-26

아이들에게 희망의 노래 선사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 난치병 아동 돕기 음악회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닙니다. 좋아하는 일이라서 더 하고싶은 거죠.”한 달에 한두 번씩 경주 보문단지에서 작은 음악회를 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전문적으로 노래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서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대학생을 비롯해 교사, 학원강사, 자영업, 공무원, 직장인 등 각양각색이다. 직업만큼이나 연주하는 악기 또한 다양하다. 기타를 비롯해 드럼, 키보드 피아노, 그리고 가장 중요한 목소리를 담당하는 보컬까지. 이들은 난치병 아동을 위한 사랑의 작은 음악회를 여는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이다. 2002년 8월 당시 희귀질환 중 하나인 오타반점을 앓고 있는 난치병 어린이의 치료비 모금을 위해 결성됐던 이들은 현재까지도 난치병 어린이들을 위해 꾸준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현재까지 열린 공연 횟수만 무려 167회로 8천100만원 상당을 모금, 헌트증후군, 급성 백혈병, 안면기형 등 난치병을 앓는 32명의 아이들에게 성금과 사랑을 전달했다.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의 권성호 회장은 “솔직히 우리들의 노래로 난치병 아이들의 완치에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며 “난치병은 일회성 치료보다는 평생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다.하지만 난치병은 의료혜택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의료의 사각지대화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아이들에게 좋은 일을 해 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우리 스스로 좋아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면서 “8여년간 같이 뜻을 모아 함께 노래를 불러 온 동료가 있어 앞으로도 좋아하는 일에 더 매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

2009-05-26

박성희씨, 제9회 국악대전 "대통령상" 영예

명창 박록주 선생 추모최우수상에 "예인" 수상 구미가 배출한 판소리 동편제의 거목 명창 박록주(1905∼1979) 선생의 예술적 업적과 사상을 기리는 ‘제9회 명창 박록주 기념 전국 국악대전’이 지난 23∼24일 양일간 구미문화예술회관, 선산문화회관, 올림픽 기념관, 금오산분수공원 등 구미시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이번 대회에서 최고상인 종합대상은 무용 부문에 참가한 구미시립무용단 수석단원 박성희씨가 영예의 대통령상을 차지했다.또한 일반부 종합 최우수상은 사물놀이 부문에 참가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물놀이팀 ‘예인’(송치호 외 8명)이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기악 관악부문 서울대학교 김대곤씨, 기악 현악부문 경기도 용인시의 정미정씨, 판소리 부문 전남대학교 김소라씨가 경북도지사상을 각각 수상했다.고등부 종합대상은 판소리 부문에서 경연한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유태평양군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고등부 대회 3위 이상 수상자에게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수시지원할 수 있는 특전도 부여된다.이번 국악대전은 구미시와 KBS대구방송총국 주최하고 구미문화예술진흥원 주관으로 올해로 9회째 열린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국악경연대회이다.특히 이번 국악대전은 일반부(대학생 포함)와 고등학생부로 나눠 판소리, 관악, 현악, 한국무용, 사물놀이 5개 부문에 전국 248팀 329명이 참가했다.이번 대회를 준비한 구미문화예술진흥원은 1994년 구미문화연구회로 발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구미지역 문화·예술 관련 연구사업과 명창 박록주 선생의 추모사업을 매년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등 구미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선도하고 있다. /이승호기자 shlee@kbmaeil.com

2009-05-26

"유아 인형극 구경오세요"

위덕대 "극단 마니주" 26일 ~ 28일까지 위덕대학교 유아교육학부(학부장 이순복) ‘극단 마니주’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동안 지혜관 중강당에서 지역 유아들을 위한 인형극과 율동, 뮤지컬 등 ‘제6회 인형극 공연’을 무료로 개최한다.이번 공연은 인형극 ‘엄마 김치주세요’라는 주제를 가지고 유아들의 편식 습관을 수정하기 위한 교육적 내용을 재미있는 줄거리로 전달한다.유아들의 김치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 건강한 유아로 성장하기 위한 식습관 수정에 대한 내용과 율동 ‘꽃대궁’, ‘웰빙송’이, 동극 ‘행복한 손수레’등으로 유아들의 흥미와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위덕대학교 유아교육학부 학생들의 창작으로 구성되어 그 의미가 깊다.현재 지역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유아교육ㆍ보육기관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참가신청을 해 모두 3천여명의 유치원생 및 일반인이 공연 관람할 예정이다.‘마니주’는 여의주라는 의미로 유아들의 꿈과 희망이 이뤄지기를 서원하는 뜻을 담고 있으며, 2003년 12월에 유아교육학부 학생들로 창단돼 첫 출전한 제10회 전국대학인형극제에서 대상을 수상, 제17회 춘천인형극제 개막퍼레이드 부문에서 수상했다.위덕대학교 유아교육학부는 지방의 특성상 이 지역 유아들에게는 인형극 관람의 기회가 적으므로, 앞으로 공연의 횟수를 늘려 아이들에게 문화적인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며 앞으로 학내에서의 공연 외 지역사회의 복지시설과 소아병동, 문화센터 등의 아동을 방문해 공연할 예정이다./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2009-05-26

지방분권 세미나 여는 (사)신지역창조포럼 이창균 대표

지방행정, 지방재정, 지역개발 연구 학자들이 결성한 (사)신지역창조포럼이 27일 서울에서 ‘이명박 정부의 지방분권, 어떻게 가야 하나’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포럼은 이날 세미나에서 최근 지방분권 관련 주요 이슈인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지방소비·소득세 도입 논의를 점검하고 성공적인 촉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기로 해 특히 지역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럼의 결성 취지와 중점 연구분야 등에서 기존 연구모임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지난 2007년 2월 전문가 100여명이 지방분권을 위한 정책대안을 모색하고 정책에 반영하려면 강력한 전문가그룹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결성했다. 기존 연구모임인 지방자치학회, 지방재정학회 등은 학회 차원이다. 포럼처럼 전문가들이 별도의 사단법인으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관련 분야의 정책적 대안을 공감 및 공유하는 모임은 없다. 학회 세미나에서 발표되는 정책대안이 대부분 발표자의 사견인 반면 포럼에서 발표되는 정책대안은 회원 간 연구와 토론을 통해 공유된 정책대안인 점이 차이다. -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바람직한 방향은?▲이 개편은 신지역창조포럼의 궁극적 목표에 부합한다. 포럼은 이미 지난 2007년 10월 ‘지방행정815전략’을 제시했다. 핵심은 8(지방자치단체 80여개로 축소), 1(지방행정계층을 시로 단일계층화), 5(중앙과 지방 사무 50대 50 명확한 분담)이다. 장기적으로 도와 자치구를 폐지해야 한다. 하지만 단계적 접근이 필요한 만큼 도는 존치하되 기능과 사무를 기초단체에 이양하면서 중장기적으로 폐지해야 한다. - 지방소비·소득세 도입 논의의 쟁점은.▲ 지자체 재정난의 해결 가능 여부이다. 기획재정부는 부정적인 반면, 행정안전부와 지자체는 부가세 10% 지방은 실질적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방소비세 도입에 따른 자치단체 간 재원불균형 심화도 문제이다. 지방소득세의 세원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도 쟁점이다.- 이명박 정부의 지방분권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 점에 대한 견해는 정반대이다. 현 정부는 참여정부의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와 지방이양위원회를 통합해 대통령 소속의 국무총리급 위원장을 둔 지방분권촉진위원회를 설치해 전반적 심의를 하고 있다. 저는 지방분권촉진위원회의 제3실무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지방분권 과제 20개를 선정해 조만간 지방분권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프로필△1958년 포항 생 △일본 교토대 경제학박사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실 정책위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본지 객원논설위원/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09-05-26

오월...김영랑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진다바람은 千이랑 萬이랑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암컷이라 쫓길 뿐수놈이라 쫓을 뿐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김영랑 전집 ‘모란이 피기까지는’(미래사·1995)남도 강진 출신의 시인 영랑 김윤식. 그는 1930년대 정지용, 박용철과 함께 ‘시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한국말의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줬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풀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강물이 흐르네/돋쳐오르는 아침 날빛이 빤질한/은결을 돋우네”(‘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향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내 마음 아실 이’),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모란이 피기까지는’) 등의 시편에서 확인할 수 있듯 영랑의 시에는 물 흐르듯 영롱한 언어가 아름답게 흐르고 있다. 5월에 나는 영랑의 시 ‘오월’을 다시 읽는다. 연두가 봄볕을 받아먹고 초록으로 건너가는 오월의 여러 풍경이 이 짧은 시에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먼저 시의 도입부에서 붉은 황톳길의 마을 골목길과 푸른 들길이 선명하게 대비시켜 풍경의 문을 연다. 그리고 넘실대는 바람과 그 바람 따라 이랑 이랑 갈라지는 햇빛을 펼쳐놓고 쫓고 쫓기는 꾀꼬리의 사랑을 그려놓고 있다.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라는 데서 보듯 여성적이고 시각적인 이미지로 의인화시킨 보리를 등장시켜 “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 사랑이 샘솟는 오월의 풍경을 더욱 토실하게 한다. 그러나 시의 압권은 마지막 두 행에 있음이다. 신록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또 거기에 아양으로 가득 차 있는 오월의 산봉우리가 오늘밤 바람이 나 어디로 가버리면 어쩌나 걱정하는 데서 김영랑 시인의 심미적 세계를 엿보게 한다. 끝없이 흐르는 마음의 강물을 곱고 맑은 언어로 잘도 퍼내던 시인을 앗아 가버린 한국전쟁이 못내 원망스럽다.해설이종암·시인

2009-05-26

시인과 소설가

김시종 시인·前 문경중 교장유사 이래 문학의 안방을 지켜오던 시가 19세기부터 소설에게 밀려 안방에서 쫓겨나고 곁방살이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그렇긴 하지만, 21세기에도 문학의 주류는 소설과 시가 빵실한 주인공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지난 3월말경 문경새재 조선시대 주막에서 소설가 김주영의 문학기행이 있었다. 김주영 작가는 소설 ‘객주(客主)’로 소설 문단의 터줏대감이 된 문단의 실력자다. 나도 아홉권이나 되는 김 작가의 ‘객주’를 독파한 탄탄한 김 작가의 애독자다. 지역문화원이 동참하고 민선시장까지 자진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루었다.조선일보 문화부 차장, KBS PD까지 수행(?)하고 일반독자가 이삼백은 좋이 돼 보이는 외적으로 보기에는 손색이 없다. 주인공 김주영 작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날의 당당한 주인공이다. 1971년 월간문학에 ‘휴면기’가 가작 입선하여, 소설가로 등장했다. 70년대 초는 문단등단이 하늘의 별따기 였던 만큼 입선 당선을 따질 것 없이 쾌거임이 분명하다.필자의 경우는 만 25세 생일날인 1967년 1월14일에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상장을 받고, 상금도 당시 초등학교 초임교사 봉급 3개월 반에 해당하는 2만원을 받았다. 잊지 못할 감격은 서울대 출신의 재원 김정강 기자가 가슴에 하얀 국화를 달아주었다. 정치가가 대통령 당선된 기쁨이나, 문학도가 유수한 중앙일간신문의 신춘문예당선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착각(?)을 해본다.나보다 4년을 늦게 출발한 김주영은 소설가로서 스타가 벌써 되었지만 시인 김시종의 주가는 스타가 되었다기에는, 나 자신부터 자신이 결여되어 있다.문제작과 쾌작을 연속발표해도 시인은 소설가만큼 뜰 수가 없다. 저속한 비유 같지만, 소설가를 가수라면, 시인은 코미디언이다. 가수는 데뷔한 지 얼마 안되어도 스타가 될 수 있지만, 코미디언은 20년 이상 굴러먹어도 수면위에 뜰까 말까다. 시인이 천대받는 것도 어쩌면 자업자득이다.유명 무명 가릴 것 없이 시인 수가 1만명을 넘는 사단병력이니, 약에 쓸려고 해도 희소가치는 없다.“정년 퇴임하시고, 어디에 다니느냐”고 묻는 제자들이니 지인들이 있다.그때마다 어디에 다니는 데는 없고 할 일 없이 걸어다닌다고 했더니, 나의 재치(?)있는 답변을 듣고 가가대소를 한다.늘 걸어다니는 내가 거의 하루 한번 점촌역 대합실에 들린다. 대합실의 도서함에서 한국 명작소설을 가끔 한 편씩 읽어 내 문학역량을 충전하곤 한다. 오늘은 스승의 날, 지난날 교육대학재학시절에 읽은 적이 있는 이병주의 중편소설 ‘알렉산드리아’를 다시 읽기로 한다.43년 전에 읽어서 오래되어 다시 읽기로 했는데, 3쪽을 읽고 나니 더 이상 읽을 수가 없어, 소설책을 접고 말았다.나의 참을성이 이것밖에 안된다니, 좀 생각해 볼 문제다.소설책을 도서함 제자리에 정좌시키고 벽을 보니, 벽에 걸린 시화 ‘삶의 의미’가 눈에 들어온다.‘삶의 의미’ 김영강만원버스에 한 사람이 타고 내려도,아무 표도 안 나듯이,오늘 요단강을 건너는 사람이 있어도,지구의 하중엔 하등 변함이 없다.너의 눈에서 눈물의 폭포가 쏟아져도강물은 조금도 불어나지 않는다.너의 웃음이 호들갑스러워도가지를 스치는 바람만큼도나뭇잎을 흔들리게 할 수 없다.그러나,너의 조그만 힘이, 너의 조그만 눈물이,너의 조그만 웃음이,지구를 움직이는 원동력임을한시라도 잊어선 안된다.‘삶의 의미’는 5연15행의 시지만, 밤 10시 막차에 내린 승객들이 벽에 걸린 ‘삶의 의미’를 읽고 많은 깨달음을 얻는단다.살아가기 바쁜 세상에 ‘대하소설’을 읽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시 전편을 다 읽어도 5분도 안 걸리지만, 삶의 참뜻을 일깨워주는 시 앞에서 경건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시를 짓는 사람, 시를 읽는 사람, 시를 아끼는 모든 이들께, 신의 축복이 있을진저.

2009-05-26

생사(生死)문제를 해탈한 인도의 노인들

권오신 객원 논설위원 인도인들은 4단계 삶을 살고 있다. 1단계와 2단계는 우리와 비슷하다. 부모 밑에서 학업을 쌓고 청소년기를 보내고는 가정을 꾸리게 된다.3단계에 들면 내외는 가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세속생활을 청산한다. 육, 칠십을 넘길 마지막 4단계에 들면 부부는 헤어져서 따로따로 죽음을 맞기 위한 수행생활에 전념하는 출가를 하게 된다.인도인들은 힌두나 불교 자이나교 교인이 아니어도 출가에 익숙해 있으며 출가를 삶의 일부로 여기고 있다. 이는 석가모니 부처 등 깨달음을 얻은 구도자들로부터 “출가가 위대한 포기”라는 정신이념이 몸에 베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특히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중(中)인도 바리나시를 통과하는 갠지스 강에 와 죽음을 기다린다. 갠지스 양안 18군데 화장장에는 사후세계를 갠지스에 맡기려는 인도인들의 윤회정신으로 인해 항상 많은 노인들이 북적거린다. 누더기 담요를 뒤집어써 외모는 걸인같이 보이지만 생사문제를 초월하려는 정신세계만은 해탈의 경지에 가까이 간 노인들이다. 남(南)인도에서 바리나시까지 오려면 KTX 같은 고속열차를 타도 30시간, 새마을 열차 수준이면 80시간이 넘게 걸리니 자녀가 부모에게 가장 큰 효도는 갠지스 강에 목욕을 시켜드리는 것.한국인들은 마지막까지 놓지 않는 재색명리(물욕· 명예· 여자(남자)·자식)에 대한 지나친 애정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으면서 지극히 평화로운 마음으로 죽음을 맞는 준비를 하는 게 인도인들이다.갠지스의 꺼지지 않는 불 ‘아그니’에서 불씨를 얻어온 상제들이 장작더미에 불을 댕긴다. 한 줌의 재가 갠지스에 뿌려지면 더디어 이글거리는 현실세계,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러니 임종을 기다리는 행렬이 노천 화장장마다 길게는 100여 명씩이다.그래서 인도의 장례행렬은 소풍가는 것 같다. 살아있는 사람도 갠지스에서 전신을 담그고 물을 마시는 의식은 일생동안 지은 죄를 씻어내는 것으로 믿는다. 인도인의 삶의 원동력은 신에서 나오니 힌두신은 무려 3억3천에 이른다. 신의 은혜를 입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어서 매일 신에게 향이 무척 짙은 ‘아르’꽃을 바친다. 소에게 먹이를 사주는 것도 같은 의미다.거리의 이발사도 손님이 앉는 의자 뒷벽 공간에는 자기의 신을 모실 정도이니 신이 없이는 찰나의 시간도 넘기지 못하는 게 인도인들이다.여행자도 덩달아 갠지스에 꽃 등잔을 띄워 길 위에서 만나는 삶이 풍성해지기를 빌어본다. 뭄바이 축제(10월)에서 만난 인도인들은 행운을 주는 신 ‘가네쉬’신을 찾고 경배를 하는 건 운명이라고 말한다. 주황색 옷은 번뇌와 욕망을 태워 버리는 것으로 상징된다.주황색 옷을 입은 순례객들이 갠지스의 물을 항아리에 담고 ‘시바신’을 찾아가는 행렬은 거의 100km에 달한다. 4박5일간 185km에 걸친 맨발의 순례자들이 ‘데오가르사원’에 도착하면 꽃과 갠지스에서 담아온 물을 ‘시바신’에게 바치고 축복을 받는 것으로 끝난다. 절실히 바라던 것을 이루었다고 믿는 인도인들은 한동안 환희와 벅찬 가슴으로 젖어 있었으니 우리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맨발은 신에게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란다. 잡귀를 쫓는 의식이 벌어질 때는 더 진한 향을 피운다. 긴 사리를 걸친 여인들이 얘기꽃을 피우면서 뒤엉켜 지나가는 인도, 끝없는 유채 밭 너머로 해가 질 때면 코와 귀 이마에 흘러내린 인도 여인들의 장신구는 더 반짝거린다.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나라, 자리에서 물러난 대통령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나라, 집단자살이 성행하는 우리나라의 실상은 인구 10만 명당 22∼25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노인과 젊은 층이 이런 끔찍한 자살률을 이끌고 있어 참담하기까지 하다. 팍팍한 삶을 털어 버리고 인도나 티베트인들이 갖는 삶과 죽음에 대한 정신세계를 우리도 한번 가져보자.

2009-05-26

유로보로스

이정희 위덕대 일본어학과 교수‘유로보로스’라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자기 꼬리를 무는 뱀이 있다. 자기 꼬리를 물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그저 아픔에 몸부림친다는 뱀. 아픔을 느낄수록 더 힘껏 깨문다는 뱀, 자기가 아닌 남이 자기 꼬리를 물어뜯고 있는 거라고 믿기 때문에 더 제 꼬리를 물어뜯는 뱀. 〈그림1〉 유로보로스의 모습이 그 원형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 유로보로스가 무한대를 표시하는 기호 〈∞〉의 기원이라는 사실은 대부분 모를 것이다. 〈그림2〉 유로보로스를 보면 그 형상만으로도 쉽게 이해 할 수가 있다. 이 유로보로스에서 무한대의 의미를 도출한 데에는 뱀의 생태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뱀의 껍질은 단단하고 질겨 뱀의 몸을 보호해 준다. 그런데 뱀은 주기적으로 탈피를 거듭하여 새 껍질이 돋아나곤 한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탈피하지 못하는 뱀은 죽는다”고 했다. 뱀은 병에 걸려 자신의 껍질을 스스로 벗지 못하면 자신의 껍질 속에 갇혀 죽어버리고 만다. 이 탈피한다고 하는 행위는 그저 오래된 껍질을 버린다는 것만이 아니라, 옛날 사람들은 늙은 육신을 버리고 새로운 육신을 손에 쥘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즉 늙은 육신을 버리고 항상 젊어진다고 하는 것은 불의의 사고나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지 않는 한 불사신이 된다고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또 하나 이 유로보로스가 무한의 의미를 지니는 데에는 타원이라고 하는 모양에서도 얼마든지 유추가 가능하다. 자신을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인 〈그림1〉에서와 같이 타원의 형태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유로보로스는 시작과 끝도 없는 완전함, 영원함, 무한함 등의 의미를 내포하게 된 것이다.이와 같이 유로보로는 자기 자신의 껍질을 스스로 벗으면서 생명을 유지하고, 또 한 제 살을 물어뜯는 고통을 감수하면서 영생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의 고정관념이나 습관, 고쳐야 할 것들에서 과감히 탈피, 사고전환을 하지 않으면 새로움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또한 자신의 살을 깨무는 듯한 고통이 없이는 결코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없을 것이다.

2009-05-26

노 전 대통령 국민장 의미 살리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민장으로 결정됐다. 당초 가족장을 희망했던 유가족들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국민이 함께 슬퍼하고 그가 남긴 뜻을 되새기면서 국민 화합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주변의 권유를 받아들여 국민장에 동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국민장의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어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이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분노하고 책임을 묻고 싶어하는 지지자들의 심정을 전혀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너무 많은 사람에게 신세를 졌다”거나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는 노 전 대통령의 유서는 지지자들 뿐아니라 일반 국민의 가슴까지 아프게 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평소 그와 반대 위치에 있던 정치인이나 국민들도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그 것마저 막을 필요는 없는 일이다. 어쨌든 노 전 대통령은 5년 임기 내내 ‘국민통합’을 외치고 그 것을 실현하기 위해 서민들에게 다가간 인물이다. 조문을 못하게 하고 ‘네탓’을 얘기하며 문전박대를 하면 자칫 원하지 않는 갈등과 분열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과연 노 전 대통령의 뜻이 그거였을까.노 전 대통령의 선택이 순간적이거나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렇게 된 과정과 거기에 담긴 뜻을 잘 새길 필요가 있다. 더 이상 편가르기나 네탓 공방을 하지 말아야 하며 말로만 화해, 화합, 관용, 통합을 떠들지 말고 그 것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정치권, 재계, 사회단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 한다. 국민장을 치르는 과정에서도 만의 하나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공방의 소재로 삼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기미가 보여서는 안된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나 그 반대 입장에 섰던 사람들이나 모두 지금은 노 전 대통령의 뜻을 기리며 그가 편히 쉴 수 있도록 기원해야 할 때다.

2009-05-26

대보 관광지에 채석장 허가가 웬말

포항시가 대보면 관광지구 인근에 10만여평의 채석장허가를 추진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수 관광지역으로 분류되는 이곳에 예정대로 채석장이 들어설 경우 해안절경을 바탕으로 한 포항시의 범국민적인 대보관광지 조성사업 의지와는 달리 개발업자의 잇속을 방치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혈’을 끊는 죄악을 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포항시에 따르면 문제의 석산개발은 서울에 본사를 둔 A사가 대보면 강사리 일대 10만여평의 임야를 매입해 이중 2만여평에 대해 채석장 개발 허가를 포항시에 신청해놓고 있다. 현재까지 문화재 관련 탐사와 환경영향평가 등 서류검토가 모두 끝난 상태이며, 농업환경 등 일부 보완사항만 완료되면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채석장 허가가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포항시가 이같은 환경파괴행위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란데 있다. 시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대 관광지인 경주에도 채석장이 6군데나 있다. 관련법상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정상대로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법상 문제가 없다면 허가를 해주지않을 수 밖에 없지만 문제는 대보지역이 포항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특수광광개발지역이란데 있다. 한민족의 ‘혈’과 ‘역동성’의 상징인 ‘호랑이 꼬리’ 지역으로서 포항시는 지난 2000년부터 전국적인 ‘한민족 해맞이행사’를 이곳에서 개최하고 있다. 또한 용역결과에 따라 대보 다무포 해안생태마을 조성을 통해 고래해안생태마을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호미곶돌문어축제도 개최하고 있는 등 대보지역의 관광자원화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포항시는 왜 하필이면 대보지역에 석산개발허가를 통해 천혜의 자연을 파괴하려고 하는 것일까 시민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개발업자로서는 석산개발 이후 해당 지역의 땅값상승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 지역부동산업계의 정설이고 보면, 포항시는 대한민국의 혈맥이 훼손될 위기에 있는 현실을 직시, 즉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09-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