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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확장이냐 지지층 결집이냐”… 尹 1심 앞둔 장동혁의 선택은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또 한 번 시험대에 섰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 확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여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되는 것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이후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 그간 국민의힘은 내란과 관련해 공식 논평을 최소화하며 사실상 침묵 기조를 지켜왔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판단이 나온다. 특히 지방선거를 100여 일 앞두고 지도부가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한 전략에 착수한 만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있어서 변곡점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 13일 SBS 인터뷰를 통해 “윤 전 대통령 1심 재판 결과가 나온다면 대표로서 그에 대한 입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후에 낼 메시지 내용과 형식, 수위와 시기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중도 외연 확장에 대한 부분은 메시지에 담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선고를 계기로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초·재선 모임 ‘대안과미래’는 19일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장 대표 메시지에 명시적인 ‘절연’ 단어가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계기로 불거진 당내 갈등도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13일 친한계 배현진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린 것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러한 ‘내우외환’의 위기를 선거 체제 조기 전환과 고강도 인적 쇄신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이번 선고와 별개로 조만간 1차 영입 인재 15명을 공개하며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거는 한편, 내달 1일에는 새 당명을 발표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18

李 대통령-장동혁 다주택자 규제 놓고 충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모친의 집. 장 대표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충남 보령시 웅천읍의 단독주택으로 2022년 촬영됐다. /장동혁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설 연휴 동안 다주택자 규제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연일 부동산 메시지를 쏟아내는 이 대통령을 향해 장 대표는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규정한 이 대통령은 ‘선거 브로커’냐”고 비판했고, 이 대통령은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이라고 맞대응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가 이익 아닌 부담이 되게 해야 할 정치인들이 특혜를 방치할 뿐 아니라 다주택 투기를 부추기거나 심지어 자신들이 다주택에 따른 초과 이익을 노리는 이해충돌까지 감행한다”며 “이 경우 굳이 사회악을 지목해 비난해야 한다면, 그 비난은 나쁜 제도를 활용한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나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 정치인들이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날 장 대표가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한다”고 이 대통령을 비판한 내용의 기사를 함께 공유했다. 이는 주택 6채를 보유하고 있는 장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장동혁 주택 6채’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보호하고 이들의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각각의 책임으로 주어진 자유를 누리며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의 방식으로 돈을 버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법과 제도를 벗어나지 않는 다주택 보유 자체를 사회악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법과 제도를 설계하고 시행할 권한을 가진 정치가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를 부담이 되도록 만들거나 금지하지 않고, 오히려 이익이 되도록 특혜를 줘 투기를 조장했다면 이야말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다른 게시글을 통해서도 “왜곡된 주장이 많아 사족을 하나 붙이겠다”며 “다주택이 다 문제는 아니다. 부모님 사시는 시골집, 자가용 별장,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드 하우스 등 주택 부족에 따른 사회문제와 무관한 것은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정부도 이런 집 팔라고 할 생각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이 역시 장 대표가 노모의 시골집을 언급하며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재반박 성격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인구 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고향 집과 노모의 거처를 지키는 지방 서민들은 투기꾼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온몸으로 받치고 있는 애국자들”이라며 “명절이라 95세 노모가 살고 계신 시골집에 왔다. (다주택을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고 적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18

사법개혁 3법 대치 전운…與 처리 추진에 국힘 필버 맞대응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앞줄 오른쪽)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앞줄 왼쪽)가 지난 4일 국회 의장실에서 향후 일정을 논의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를 마친 정치권에 ‘사법개혁’을 둘러싼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연휴 직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관련 법안들을 주도적으로 통과시킨 데 이어, 이번 주 본회의 처리를 예고하면서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상임위 연계 투쟁 등 총력 저지 방침을 세우며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2일 의원총회를 열고 2월 임시국회 입법 추진 방향을 결정한다. 본회의는 오는 24∼26일 사이에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유력한 상정 안건은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다. 판사가 법을 왜곡해 적용할 경우 처벌하는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 헌재의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재판소원제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대법관 수를 늘리는 ‘대법관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이 포함된다. 이들 법안은 이미 본회의에 부의돼 있다. 세부적인 처리 순서와 방식은 22일 의총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당내 및 당정 간 이견 조율이 필요해서다. 실제 법왜곡죄의 경우 당내 일각에서 ‘위헌성 소지를 제거해야 한다’는 신중론과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강경론이 맞서고 있다. 공소청법 역시 수장의 명칭을 두고 정부(검찰총장)와 당(공소청장)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법개혁 법안을 ‘사법 파괴 악법’이자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 법’으로 규정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 12일 여당의 법사위 단독 처리에 반발해 청와대 오찬과 본회의를 보이콧한 국민의힘은 다가올 본회의에서 전면적인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은 ‘대미투자특별법’을 고리로 한 연계 투쟁 전략까지 검토하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대미투자특별법 특위를 구성했으나, 지난 12일 첫 회의부터 파행된 바 있다. 특위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는 만큼, 회의 소집 및 안건 상정 권한을 지렛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18

첫 TK통합단체장 선출 가시화에 분주한 정치권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이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며 6·3 지방선거 첫 TK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해졌다. 처음 치르는 광역 선거인데다, 선거일까지 시간이 촉박할 것으로 보여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춘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TK행정통합 특별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행정통합 특별법을 흔들림 없이 처리하겠다”며 24일 열릴 본회의에서의 처리를 예고했다. 민주당 다른 관계자들 역시 이재명 정부의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달 안에 특별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11일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이달 말까지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행정통합이 불가능하다”고 말해 사실상의 기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됐었다. 이달 내 TK행정통합이 통과되면 대구와 경북도를 통할하는 1명의 단체장이 사상 처음으로 배출된다. 현재까지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자들의 이합집산도 불가피하다. 대구광역시장에는 국민의힘에서만 주호영(대구 수성갑)·윤재옥(대구 달서을)·추경호(대구 달성)·유영하(대구 달서갑)·최은석(대구 동·군위갑) 의원을 비롯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재만 전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경북도지사에는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경북지사, 김재원 최고위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이강덕 전 포항시장이 뛰고 있다. 이들 중 TK행정통합이 성사되면 누가 유리할지도 관심사다. 지역 정가는 통합 단체장 선거가 치러진다면 선거 지역이 기존보다 2배 이상 넓어짐에 따라 우선은 각 후보들의 인지도가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후보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대구광역시장 선거에 출마를 밝힌 A 후보는 “자기 출마지역이면 몰라도 타 지역을 넘어가면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며 “선거 시기도 촉박해 인지도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고 실정을 밝혔다. 통합 단체장 선거가 통합 대상인 대구와 경북 간 대결 구도로 짜여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럴 경우 일단은 유권자 수가 더 많은 경북 지역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경북은 각 지역별 이해 관계에 따라 표심이 갈릴 수도 있어 아직 예단은 이르다. 특히 당내 조직을 누가 선점할지는 큰 변수다. 지역정서 상 국민의힘 공천이 사실상의 이번 선거 종점이라는 면에서 당원 지지 확보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 할 수 있다. 경북의 한 의원은 “행정통합이 되면 구역이 너무 넓어 개인 혼자서 선거 운동을 해 나가기가 쉽지 않다. 이런 때는 현역 의원을 자기 진영에 끌어 넣는 것이 가장 확실한 표 확보”라고 진단했다. 중앙당의 흐름도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잇따라 젊은 층의 도전을 주문하고 있다. 현재의 당 지지율 상 젊은층이 수도권 등에서 도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사안인 만큼 TK에서 혁신공천을 통해 바람을 일으키고 그 여파를 서울시장 등으로 밀어올린다는 계획도 그럴듯하게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것. 하지만 이는 계획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당원 주권 시대를 주창하는 마당에 중앙에서 찍어 눌러 TK통합 단체장을 만든다는 구상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초대 TK통합단체장에 오르기 위해서는 TK특성을 고려할 때 가장 관건은 현역 의원 확보고, 그 다음은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 이른바 여론 형성 주도층의 표심을 잡는 것”이라고 전망한 뒤 “시간은 촉박하고, 선거 지역은 배로 넓어진 만큼 후보자들도 지금부터 표 계산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TK통합단체장 선거가 가시화되면서 정부 여당에서는 어떤 후보를 내세울지 여부에 관심에 쏠린다. 현재 뚜렷한 인사는 없지만 김부겸 전 총리의 선거 등판설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고,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2-18

TK 설 민심 “먹고살기 힘들다”⋯경제난·여권 내홍에 ‘이중 불안’

설 연휴 기간 지역구 곳곳을 누빈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이 밝힌 설 민심은 “지역의 현재도, 미래도 불안하다”는 목소리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향방이 불투명한 가운데, 경제 침체와 정치권 갈등, 행정통합 논란까지 굵직한 현안이 명절 밥상에 함께 올랐다는 분석이다. TK 의원들은 18일 “이번 설 민심의 핵심은 경제와 정치에 대한 복합적 불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체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정치권 갈등이 더해지며 지역 분위기 전반이 가라앉아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많이 언급된 화두는 단연 생계 문제였다. 상인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명절 특수가 사라졌다”, “빈 점포가 늘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졌고, 건설 경기 침체와 청년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경제가 너무 안 좋다는 걱정을 가장 많이 들었다. 건설 경기는 최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도 “물가 상승에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까지 겹쳐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구자근(경북 구미갑) 의원은 “자동차·철강 등 지역 주력 산업의 회복세가 더디다는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향한 비판 역시 적지 않았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 양상에 대해 “지겹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김승수(대구 북을) 의원은 “제발 싸우지 말라는 주문이 가장 많았다”고 전했고,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은 “당내 분열을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임종득(경북 영주·영양·봉화) 의원은 “여당 독주에 대한 우려와 함께 우리 당이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있었다”고 밝혔다. 여야 대립 구도 속에서 보수 지지층의 결집 요구와 비판이 교차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행정통합을 둘러싼 여론은 기대보다 신중론이 우세했다는 평가다. 추경호 의원은 “통합이 곧바로 경기 개선으로 이어질지 회의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했고, 이인선 의원은 “타 지역 사례와 비교해 실질적 이익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고 전했다. 행정통합 반대 여론이 큰 경북 북부에 지역구를 둔 임종득 의원은 “경북도청 이전 이후 이제 정착 단계인데 다시 대구 중심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며 “중앙 권한이 지방 배분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전혀 안 됐다.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공략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했다. 지방선거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고 한다.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은 “당 내분이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다”고 밝혔고, 구자근 의원은 “대구·경북마저 흔들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컸다”고 말했다. 이인선 의원은 “지역에 남아 책임 있게 일할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2-18

TK행정통합 특별법, 행안위서 빠진 특례 조항, 국회 통과전 포함될까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행정통합의 입법화는 이처럼 속도를 내고 있지만, 지역 발전의 실질적 동력이 될 핵심 특례 상당수가 소관 상임위 심사에서 반영안돼 향후 보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주요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TK 통합 특별법을 포함해 광주·전남, 대전·충남 등 3개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일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4일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이 함께 상정·처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문제는 법안의 ‘내용’이다.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TK 특별법안에는 △TK신공항 건설 국비 지원 의무화 △낙후지역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지역거점 국립의대 신설 등 지역이 요구해 온 주요 특례들이 삭제되거나 일부 완화된 형태로 조정된 상태다. 통합의 상징성은 확보했지만, 실질적 재정·권한 특례는 상당 부분 후퇴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군 공항 이전 지원’ 조항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군 공항 이전 지원’ 조항이지만, 광주·전남안에는 국가의 정책·재정 지원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명시한 반면 TK안은 통합 특별시의 자체 재원 보조와 요청 권한 중심으로 규정돼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은 입법 절차에서 실질적인 보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가 주된 권한인 만큼, 예산이 수반되는 특례를 새로 신설하거나 대폭 수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야 간 정치적 합의가 전제될 경우 일부 조정 여지는 있지만, 물리적 시간과 대치 정국 상황을 고려하면 전면적 수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예견된 국면이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한 민주당의 속도전은 일정 부분 예상 가능했던 만큼, 상임위 단계에서 보다 적극적인 수정 요구와 정치적 협상이 이뤄졌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의석 구조상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통과 이전 단계에서 최대한 특례를 반영하려는 TK정치권의 전략적 대응이 더 필요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법사위 단계에서는 조문 추가나 대폭 수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임위 심사 단계가 사실상 마지막 실질 협상 국면이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는 우선 법안을 통과시킨 뒤 미반영된 특례를 후속 개정으로 보완하는 ‘선(先)통합 후(後)보완’ 방식이 거론된다. 특별법 역시 시행 이후 개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 환경과 여론, 정부 재정 기조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추가 개정 또한 여소야대 국면과 여야 협상력에 좌우될 수밖에 없어, 단기간 내 전면적인 보완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일단 대구시와 경북도는 국회 본회의 최종 의결 직전까지 특례 추가 반영을 위해 대국회 설득 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법안 통과 이후 법률 개정과 정부 후속 협의를 통해 미반영된 특례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병행하기로 했다. 경북도의회도 설 연휴 기간동안 의장단·상임위원장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도의회는 18일 국회 행안위를 통과한 특별법안의 심사 결과를 공유하고, 본회의 의결 전까지의 대응 전략과 향후 보완 입법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2-18

다카이치 총리 압도적 지지 속에 총리 재선출...집권 2기 돌입

일본 첫 여성 총리이자 집권 자민당 총재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8일 중의원(하원) 총리 지명선거에서 예상대로 압승을 거두며 다시 총리로 선출됐다. 집권 2기, 105대 총리에 취임한 그는 군사력 강화와 무기 수출 확대 등 매파 정책을 빠르고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의원 본회의 총리 지명 선거에서 전체 465표 가운데 354표를 얻는 압도적 득표를 했다. 자민당이 지난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개헌 발의 정족수(310석·전체 의석 3분의 2)를 넘는 316석을 챙긴 만큼 이날 다카이치 총리의 연임은 사실상 예약된 상황이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국정 최고책임자인 총리를 중의원과 참의원(상원) 국회의원 투표로 선출한다. 여소야대 구도인 참의원(상원)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반에 1표가 모자란 123표를 얻었고 최대 야당 중도개혁 연합 오가와 대표가 58표로 2위에 올랐다. 다카이치 총리와 오가와 대표를 대상으로 치른 참의원 결선투표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과반을 겨우 넘는 125표를 획득해 승리했다. 오가와 대표는 65표를 받았다. 총리 지명선거는 참의원과 중의원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뜻을 따르게 돼 있어 앞서 실시된 중의원 투표 결과 다카이치의 총리 재선출은 확정된 상태였다. 재선출 절차를 마친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제2차 내각을 출범시킨다. 다만 각료는 교체하지 않고 모두 유임하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강경 보수 성향 유신회와 연정도 이어갈 방침이다. 유신회는 내각에 참가하지 않는 이른바 ‘각외(閣外) 협력‘ 형태로 자민당과 공조 체제를 구축해 왔다. ‘강한 일본‘을 주창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내 거대 여당 탄생을 계기로 유신회와 함께 보수적 안보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책임 있는 적극재정‘으로 대표되는 경제 정책 실현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방위력 강화와 방위비(방위 예산) 증액을 위한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무기 수출 규정 대폭 완화, 정보 수집 기능 강화, 국기 훼손죄 제정 등에 의욕을 나타내 왔다. 나아가 1946년 공포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평화헌법 개정과 관련해 실질적 군대인 자위대를 명기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밤 기자회견을 열어 새 내각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을 설명한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2-18

추억을 먹으러 가다

친구들과 포항 중앙상가 투어를 했다. 동지여중 시절, 학교에서 걸어 나오면 수다 몇 마디 조잘거리다 보면 바로 시내였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명승원’이 있었고, 몇 걸음 더 가면 밀크쉐이크 맛집인 시민제과였다. 튀김만두에 쫄면으로 허전한 배를 채운 후에 제과점으로 달려가 밀크쉐이크로 입가심을 했었다. 옆 테이블에는 같은 학교 친구들이 깔깔대며 방과 후를 즐겁게 보냈었다. 함께 간 J는 대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지만, 포항으로 직장을 정한 후 제일교회에 다녀서 시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 시절은 걸어서 갔던 시내에 지금은 차를 타고 가니 주차장이 필요하다. 육거리 가까이 공영주차장 타워가 있어서 그곳에 두고 우체국까지 걸었다. 늘 약속 장소는 우체국 앞이니까. 오늘도 그랬다. 우체국 건물이 오래전 모습이 아닌 새 옷을 입고 반짝이는 모습으로 얌전하게 우리를 맞았다. 마치 친구네 삼촌이 사업에 성공하여 고향을 지키며 놀러 온 우리에게 오랜만이라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다. 다섯 명이 우체국에서 만나 첫 코스로 명승원만두(054-232-5658)로 향했다. 우체국 앞에 있다가 지금은 죽도시장 쪽으로 좀 더 옮겨 앉았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로 가게 안이 꽉 찼다. 자리를 마련해줘서 앉으니, 메뉴가 써진 계산서와 볼펜이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 가게가 자리마다 키오스크로 주문하는데 명승원은 종이와 볼펜이라 아주 매력적이다. 군만두 하나, 비빔만두 하나, 쫄면 하나, 찐만두까지 네 개를 시키니, S가 양이 부족하지 않냐고 물었다. 오늘 우리는 4차까지 가야 하니 배를 다 채우면 안 되니 일단 여기까지! 계산서가 그대로이듯 만두 맛은 예전 그 맛이었다. 첫 군만두는 간장에 콕, 두 번째는 쫄면에 말아 호로록, 단무지는 찐만두와 환상의 호흡을, 비빔만두는 끝맛을 깔끔하게 만들었다.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며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가족이라고 했다. 사장님과 딸, 며느리, 주말엔 아이들 돌봐야 하면 여동생이 빈자리를 채운다고 했다. 2차는 ‘시민제과(0507-1302-2330)’다. 1949년에 ‘시민옥’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후 3대째 이어오는 가게다. 그사이 어떤 빵이 생겼나 쟁반과 집게를 들고 한 바퀴 돌며 살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정구지퐝’이 제일 눈에 들어와서 쟁반에 올리고, 포항마들렌과 오래 사랑받는 찹쌀떡, 늘 먹었던 ‘사라다빵’까지 올리니 한가득이다. 밀크쉐이크도 주문해서 2층에 앉아 추억을 꺼냈다. 빙수 먹으며 미팅했던 이곳 바로 맞은편 시민극장에서 영화 봤던, 포항 백화점으로 무궁화 백화점으로 옷 사러 다닌, 맞은편 금강제화에서 구두티켓으로 명절맞이 새 구두를 샀던 기억까지 소환하다 보니 커피가 간절했다. 큰길 건너편 아라비카로 향했다. 신호등 앞에 서니 그 시절에는 조흥은행이 있던 곳에 신한은행이 있었다. 그 너머에 아라비카가 있다. 각자 좋아하는 커피와 음료수를 주문하며 20대에 아라비카와의 추억을 나누었다. 그사이 오후 햇살이 기울어 어두워지니 저녁 시간이 다가왔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 ‘초원통닭(054-247-3313)’이 우릴 기다렸다. 걸어서 가며 보니 화려하던 거리가 썰렁해져 많이 아쉬운 마음이었다. 초원 통닭의 여러 메뉴를 골고루 시켰다. 마리 째 튀긴 영계 통닭에는 마늘 소스를 뿌려 달라고 하고, 안주(按酒)인 닭똥집은 튀겨서 파와 당근을 넣은 무침을 올려주어서 상큼했다. 대표 메뉴인 삼계탕은 맑고 깔끔했다. 치킨무와 깍두기, 무와 고추를 절인 장아찌가 입맛을 돋우었다. 저녁 시간 내내 배달하는 스쿠터 기사들이 드나들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오래 한자리를 지켜주어서 고마웠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6-02-18

2026 대구마라톤, 국제 축제로 승화시켜 가야

22일 열리는 2026년 대구마라톤은 올해 국내에서 개최될 세계육상연맹 인증 첫 마라톤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라톤대회다. 2001년 1회 대회 시작 이래 매년 대회 규모가 성장하면서 2011년 세계육상대회 개최를 계기로 국제적 대회로 자리를 잡았다. 2023년 대회부터 세계육상연맹 인증의 골드라벨 대회로 승격하였으며, 국내 4대 마라톤대회로 손꼽히는 등 국제육상도시 대구를 대표하는 행사다. 작년 9월 2026 대구마라톤 마스터즈 풀코스 참가자를 접수한 결과, 하루만에 총 1만6000여 명이 신쳥을 해오는 기염을 토했다. 전년 81일에 걸쳐 모집한 풀코스 참가자 1만3000명을 하루 만에 넘어선 숫자였다. 이는 대구마라톤에 대한 전국 마라토너의 높은 관심과 기대를 반영한 결과라 하겠다. 현대의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에 열광하는 시민이 늘어나 스포츠가 도시의 힘이 되고 도시를 변화시킨다. 국가 브랜드 가치도 덩달아 높인다. 영국 맨체스터는 세계 축구 팬들의 성지로 통한다. 축구 경기를 보러 세계에서 연간 1200만명이 찾는다. 경기가 열리면 지역관광과 숙박업 등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도시의 글로벌 인지도가 더 높아진다. 마라톤은 개인적으로는 건강 유지와 자신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이면서 사회적 연결성이 높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기여를 한다. 장시간에 진행되면서 도시의 훌륭한 경관을 세계에 알리는 경기로서 적합하다. 대구마라톤은 이제 세계 메이저대회 반열에 들고자 한다. 아직은 세계 신기록이 나오지 않았지만 신기록 달성을 목표로 좋은 선수를 유치하는 전략 등 과제도 적지 않다. 그 무엇보다 마라톤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열기가 뒷받침돼야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시민의 참여와 열기를 모으기 위한 문화관광축제로서 분위기 조성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22일 열리는 대구마라톤의 성공은 대구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높일 뿐 아니라 젊고 역동적인 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알리는 좋은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

2026-02-18

국힘, ‘청년중심‘공천 성과낼 수 있을까

국민의힘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층 공천확대에 당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최근 ‘청년 의무 공천제’를 언급하면서 “국회의원 지역구마다 청년 1인, 여성 1인 공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에는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이 최대한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당 인재영입위원회도 “인재영입의 기조는 청년과 미래”라며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인재영입위는 조만간 청년중심의 공천대상자들을 발표할 계획이다. 장동혁 대표도 이달 초 국회 대표연설에서 선거권 나이를 현행 18세에서 16세로 낮추자고 제안했었다.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년인재를 대거 발굴해 공천하겠다는 생각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정치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청년을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에 집중 공천하면 낡은 당 이미지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이 더 크다. 당 내분 격화로 지지율이 바닥인 상태에서 정치신인들이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국갤럽이 설연휴 직전(10∼12일)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 조사를 한 결과, 민주당 44%, 국민의힘 22%로 나타났다. 충격적인 것은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우위를 차지한 지역이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보수텃밭’인 대구·경북마저 민주당과 동률(32%)을 이뤘다. 청년층 지지율도 민주당에 완패했다. 20대는 민주 26%·국민의힘 18%였고, 30대는 민주 36%·국민의힘 23%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사실 코앞에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청년신인을 과감하게 발탁하는 전략은 당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에 적합하다. 후보 인지도가 다소 낮더라도 집권당 프리미엄으로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경우, 정치신인이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 낮은 당 지지율을 극복하고 본선에서 과연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든다.

2026-02-18

넘어지지만, 쓰러지지 않는다

새해 벽두, 우리는 멋진 장면을 목격했다.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두 번씩이나 추락 후 끝내 일어선 한 선수가 결국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7미터 높이의 빙벽을 타고 올라 공중회전을 거듭하는 모습은 아름답지만 위험하다. 작은 실수 하나로 경기는 물론 선수의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추락은 실수를 넘어 ‘끝’처럼 보였다. 선수는 끝이라 여겨진 지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열었다. 우리는 메달의 색깔과 개수에 반응한다. 결과 뒤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새벽 훈련, 실패 반복, 부모의 희생, 부상과 재활, 낙담과 희열. 특히 대한민국 선수들의 현실은 넉넉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충분하지 않은 지원과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국제 무대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개인과 가족의 감내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다시 일어난다. 넘어짐을 핑계로 삼지 않고, 오히려 추락을 발판으로 삼는다. 추락은 부상을 불렀다. 누구도 기권을 비난하지 않았을 추락이었다. 선수는 통증을 이유로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선택은 한 선수의 용기를 넘어, 우리가 오랫동안 공유해 온 한 가닥 기질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어려움 앞에서 체념하지 않는 끈기, 상황을 변명으로 삼기보다 한 번 더 시도하는 태도, 끝까지 가보려는 고집과 집념. 대한민국은 숱한 굴곡과 곡절을 통과하며 그런 힘을 축적해 왔다. 위기 속에서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성향, 그것이 스포츠 현장에서 다시 확인되었다. 여기서 멈춰,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그 헌신을 박수로만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극적인 장면에 환호하고 눈물을 나누지만, 정작 선수들이 겪는 구조적 어려움과 훈련 환경의 한계에는 얼마나 관심을 기울였는가. 위기의 순간에 빛나는 투지를 ‘한국인의 미덕’으로만 칭송하는 사이, 그것이 반복적으로 개인의 희생 위에 세워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감동은 값지지만, 감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금메달을 확정한 뒤 ‘엄마!’를 외치며 무너져 내리던 장면이 깊게 남는다. 개인의 승리뿐 아니라, 함께 버틴 시간의 승리였다. 가족의 헌신과 지도자의 인내, 보이지 않는 땀방울이 한순간에 폭풍처럼 터져 나왔다. 눈물에서 과정을 읽어야 한다. 과정이 있었기에 결과가 더욱 빛났음을 확인해야 한다. 새해를 시작하며,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하프파이프를 마주한다. 넘어짐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다시 일어설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동시에 질문해야 한다. 선수 개인의 집념에만 기대는 시스템으로 충분한가. 그들의 도전이 더 이상 ‘기적’으로 불리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 수는 없을까. 아픈 무릎으로도 가장 높은 자리에 도달했던 장면을 기억해야 한다. 선수의 투지가 개인의 희생으로만 남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2026년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새해에도 어렵고 힘든 시간을 만날 터이다. 누군가는 포기하고 돌아서겠지만, 우리는 기어이 이겨내는 결기를 다져야 한다. 개인이 지난한 과정을 감내하려면 사회적 고조가 상생과 협력을 지지해야 한다. 건강하게 올라서는 새해를 당겨와야 한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6-02-18

우리는 ‘SDGs’라는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바뤽 스피노자(1632-1677)의 명언으로 널리 알려진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오늘 나는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절망적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철학으로, 현재 전 세계 147개국 교육과정에서 인성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 숭고한 문장은, 오늘날 기후 위기와 인류 멸망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폴리크라이시스(Polycrisis·복합 위기)’ 시대에 가장 강력한 울림을 주는 메시지이다. 과거엔 “지구 종말” 또는“인류 멸망”이라는 단어는 종교적 예언이나 공상과학 영화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기후변화, AI의 급속한 발전, 세계경제 환경의 불안정 등 수많은 불확실성에 둘러쌓인 2026년 현재, 우리는 이 단어가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실존적 경고임을 목격하고 있다. 지구 가열화(Global Warming을 넘어선 Boiling)는 ‘임계점(Tipping Point)‘을 향해 치닫고 있으며, 생물 다양성의 붕괴와 극심한 불평등은 사회적 회복 탄력성을 갉아먹고 있다. 째깍거리는 지구의 시계가 가르키는 ‘종말’은 이제 은유가 아닌 현실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수많은 과학자가 기후변화가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이 될 것이라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고 경고해 왔다. 이러한 경고와 절망적인 지표들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력감에 빠지거나‘기후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어차피 끝날 지구라면, 지금의 노력이 무슨 소용인가?”라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절망적 상황에 낙담하여 모든 의욕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지구 종말의 위기 속에서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그 결연한 의지를 다시 소환해야 한다. 희망이 사라진 절망적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하는 ‘적극적 대처(Active Coping)’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 시절 스피노자가 말한 사과나무가 내세에 대한 희망이나 개인의 도덕적 완결성이었다면, 21세기 인류가 심어야 할 사과나무는 바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이다. UN(국제연합)에서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된 밀레니엄개발목표(MDGs)를 종료하고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전 인류와 국가가 실천해야 할 국제사회의 공동목표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합의하였다. 인류의 보편적 문제(빈곤종식, 질병, 교육, 성평등, 난민, 분쟁 등)와 지구 환경문제(기후변화, 에너지, 환경오염, 물, 생물다양성 등), 경제·사회문제(기술, 주거, 노사, 고용, 생산 소비, 사회구조, 법, 대내외 경제)를 2030년까지 17가지 주요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로 이행하는 국제사회 최대의 공동목표이며, 2015년 제70차 UN총회 및 UN지속가능개발 정상회의에서 193개국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이는 인류라는 종(種)이 지구라는 한정된 자원 안에서 어떻게 하면 공멸하지 않고 번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최후의 실천방침이자 생존 매뉴얼이다. SDGs는 단순히 ‘우리 모두 더불어 착하게 살자‘는 캠페인이 아니라 전 지구적 기후위기와 가중되는 복합위기 앞에서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UN 회원국 모두가 합의한 희망의 상징이다. 환경적 사과나무 (목표 13, 14, 15)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해양과 육상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실천의 표상이며, 사회적 사과나무 (목표 1, 5, 10)는 빈곤을 퇴치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을 통해 사회적 붕괴를 막는 지지대이다. 또한 경제적 사과나무 (목표 8, 9, 12)는 순환경제와 책임 있는 소비를 통해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풍요를 누리는 지혜이다. 종말적 지구의 위기 앞에서 SDGs를 실천하는 것만으로 당장 내일의 온도를 바꾸지 못할 수도 있고, 공동체가 무너진 세상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할 지적, 경제적 동력조차 사라질 것이며,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단기적 이익을 쫓는 시장의 논리로는 ‘종말‘이 예견된 상황에서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이 어리석어 보일지도 모른다. 이 같은 이유로 ‘내일’이라는 희망의 나무를 오늘 심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모레’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나무 심기를 포기하는 순간, 종말은 확정된 미래가 되지만 반대로 우리가 SDGs라는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그 행위 자체가 위기의 속도를 늦추고 새로운 가능성의 창을 열게 될 것이다. 사과나무 한 그루가 숲이 되고, 그 숲이 미세 기후를 조절하듯, 개별 기업과 국가의 SDGs 이행은 지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변수가 될지 모른다. 우리 모두 오늘 당장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마지막 순간까지 더 나은 가치를 지향해야만 한다.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현세대의 미래세대에 대한 마지막 책무이다. 이제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고전적 문구는 “SDGs를 달성하겠다”를 넘어 “ESG경영을 실천하겠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겠다”, “소외된 이웃과 연대하겠다”는 현대적 실천으로 구체화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우리가 오늘 심는 ‘사과나무’가 되어야 한다. 설령 내일 지구가 멈춘다 해도, 오늘 우리가 심은 이 나무들의 뿌리는 인류가 추구했던 지속가능한 지구와 세계를 지키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그 나무들이 모여 결국 지구의 종말을 저지하는 거대한 방풍림이 될 것이다. /서득수 지속가능ESG연구소장

2026-02-18

욕바가지

진료를 받고 약까지 챙겼다. 바람이 차다. 목도리를 여미고 잰걸음으로 주차장으로 향했다. 나이 듦을 확인한 탓일까. 요즘은 병원에 다녀올 때마다 마음이 가볍지 않다. 주차장에 들어서자 내 차 앞을 가로질러 화물차 한 대가 서 있다. 앞 유리에 붙은 전화번호를 찾아 눌렀다. 두어 번 신호가 가자, 곧바로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밝다. 잠시 뒤, 화물차 주인이 헐레벌떡 뛰어나왔다. 그는 연신 고개를 꾸벅이며 미안하다는 손짓을 했다. 차를 몰고 나가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인다. 같이 고개를 숙이며 내 입 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차에 올라 약봉지를 조수석에 두려는 순간, 누군가 차창을 툭툭 두드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창문을 내렸다. “야! **, 이 땅이 니 꺼가?” 창문이 다 내려가기도 전에 욕이 먼저 들이닥쳤다. 반말에다 날 선 욕설에 순간 멍해졌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남자가 허리에 손을 얹고 서 있다. 그의 얼굴에는 이미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왜 이 사람은 나에게 이렇게 화를 내지? 병원 건물 벽에 붙은 주차장 화살표를 보고 들어왔고, 빈 공간에 차를 세웠고, 주차 선도 어기지 않았는데. 기억을 빠르게 더듬어 보아도 내 잘못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남자는 다짜고짜 어디 갔다 왔느냐고 물었다. 병원이라고 하자, 그의 입은 더 거칠어졌다.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이 쉼 없이 쏟아져 나왔다. 앞뒤 없이 퍼붓는 욕설 사이사이에 요지가 보였다. 이 곳은 자기 땅인데 왜 마음대로 주차하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디에도 그 땅이 개인 소유라는 표시가 없었다. 주차금지 팻말도, 안내문도, 경고 문구조차 없었다. 그저 병원 옆에 비워진 공간일 뿐이었다. 그런 곳에 잠시 차를 세웠다는 이유로, 나는 마치 큰 죄를 저지른 사람처럼 욕바가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다시 돌아보니 병원 주차장은 조금 더 안쪽에 있는 게 보였다. 얼른 고개부터 숙였다. “죄송합니다. 몰라서 그랬어요. 다음부터는 주차 안 할게요.” 나의 사과는 그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는커녕 기름을 붓는 꼴이 되었다. 조심하라는 말 한마디면 충분했을 일을, 그는 내가 태어나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잡스런 말들로 나를 깎아내렸다. 사과를 하면 할수록 그의 말은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공격했다. ‘여기가 당신 땅이라는 표시가 어디 있느냐’고, ‘그렇게 욕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느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욕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대꾸 한마디 하지 못했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는데, 눈만 끔뻑이며 그를 쳐다볼 뿐이었다. 천천히 차창을 올렸다. 그의 목소리는 유리창 밖에서 둔탁하게 찌그러졌다. 요동치는 가슴을 부여잡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참아. 참는 거야. 아니, 참을 일도 아니야. 너는 준다고 다 받니? 뭐든 받지 않으면 결국 그건 준 사람 몫이 되는 거지.’ 시동을 걸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최대한 침착한 손놀림으로 차를 움직였다. 지금 네가 뱉은 욕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너에게 선물로 되돌려 줄게. 나는 속으로 그렇게 말하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사이드미러 너머로 그는 여전히 손짓을 해대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집으로 오는 내내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운전대를 잡은 손이 자꾸만 떨렸다. 입에서는 ‘허, 참’이라는 말이 연신 새어 나왔다. 분노도 억울함도 아닌, 뭐라 이름 붙이기 힘든 감정이었다. 어딘가에 이 기분을 풀어놓고 싶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며 욕바가지를 그대로 되돌려주고 왔다고 하자, 그녀는 잘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다 조용히 한마디 덧붙였다. “얘, 밖에서 새는 바가지가, 안에서는 안 샐까?” 순간, 얼굴도 모르는 그 남자의 가족들이 떠올랐다. 나는 다시 안 보면 그만이지만, 욕바가지 속에 사는 그의 가족들은 매번 휘청거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입이 언젠가 가족의 앞날에 걸림돌이 될 거라는 생각은 해 봤을까.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졌다. 현관문을 열자, 아무 말 없이 나를 받아주는 이 공간이 고맙다. 조금 전, 내가 받지 않기로 한 욕 중에 하나라도 우리 집 안으로 따라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는 조용히 목도리를 풀었다. /윤명희 수필가

2026-02-18

미풍양속이 사라진다고요?

몇 년 전 결혼한 딸을 설 연휴 전날 만났다. 올해부터 시가에서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물론 시부모님을 뵈러 남편 고향에 가기는 하지만, 차례가 없어져서 올해부터 시가 방문 일정이 하루 줄었다고 한다. 차례를 주관하는 시가의 큰집에서 결정한 일이라는데, 그 집이 유난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렇게 차례나 심지어 제사까지 지내지 않거나 간소화하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본래 제사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 한밤중에 조상을 추모하는 의례이고, 차례는 명절이나 특정한 날 아침에 지내는 의례지만, 요즘에는 구분하지 않고 모두 제사라고 하기도 한다. 어떤 용어를 쓰느냐 하는 것보다 그 의례를 지내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명절에 정성스럽게 차례를 지내는 모습은 경건하기까지 하다. 오랜 기간 외국 생활하는 지인이 명절마다 SNS에 올리는 차례상을 보면 감탄을 넘어 감동에 젖어 든다. 문제는 그런 정성이 우러나오려면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어른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집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설이나 추석에 민족이 대이동 하던 일은 우리 학창 시절만큼 뉴스거리는 아니다. 애써 가족이 모였어도 의미 없는 웃음과 상투적인 대화만 오가기 쉽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너무 오랜만에 만나 그럴 것이다. 그래도 60~70대 중 응답자의 35%가 넘는 사람은 명절이 추모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해진 예법대로 유교 의례를 수행하지 못한다 해도 유교 사상이 우리 문화 유전자에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세대가 내려갈수록 이 비율은 한없이 낮아진다. 2월 15일자 뉴스를 보니, 국민 3명 중 2명이 설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대신 가까운 해외나 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명절이 충전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2030이 응답자의 50%가 넘는다. 명절이 추모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60~70대는 35%지만 20대는 10%도 안 된다고 한다. 명절이면 부정적인 뉘앙스로 세대 격차에 대한 통계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유교에서는 후손이 차례나 제사를 지내면 음식을 흠향한다고 한다. 조상신이라는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조상신이 와서 흠향하고 간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대가 내려갈수록 이렇게 명절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는 것은 그들이 처한 상황과 조상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문화 유전자에 유교 사상이 남아있다고 해도 그것을 실천할 여건이나 믿음이 없으면 명절 문화도 바뀌어 갈 수밖에 없다. 돌아가신 부모나 조부모를 기리기 위해 조상신의 흠향을 믿고 전통 의례를 수행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가정마다 혹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조선시대조차도 ‘가가례’라고 해서 집집마다 예가 달랐다. 박제된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후손들의 화목과도 거리가 멀다. 전통 의례를 미풍양속이라고 규정하고 그것이 사라진다고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 행복한 의미 있는 의례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유영희 인문학자

2026-02-18

어지럼은 자율신경 문제일 수 있다

어지럼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흔한 증상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어지러우면 빈혈이거나 잠이 부족해서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하지만 임상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한 빈혈이나 피로가 원인인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오히려 상당수가 자율신경 불균형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우리 몸에는 심장 박동, 혈압, 호흡, 소화, 체온 조절처럼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조절되는 시스템이 있다. 이를 담당하는 것이 바로 자율신경이다. 자율신경은 크게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는데, 스트레스가 많거나 수면이 부족하거나 몸이 과도하게 긴장하면 교감신경이 과항진 된다.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불안정해지며 뇌로 가는 혈류 역시 미세하게 흔들리게 된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어지럼증이다. 문제는 이런 유형의 어지럼증이 일반적인 검사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피검사, MRI, CT를 해도 특별한 이상 없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 환자는 분명 어지럽고 일상생활이 불편한데 검사 결과는 정상이니 답답함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환자들이 내 몸 어디가 잘못된 건가라며 불안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검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검사 방식이 구조적 이상을 보는 데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능적 문제 즉 자율신경의 불균형은 영상검사나 일반 혈액검사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임상에서 어지럼증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공통된 패턴이 보인다. 잠을 깊이 못 자거나 스트레스 과다, 그리고 목과 어깨가 심하게 뭉쳐 있고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자율신경이 과도하게 긴장하고 몸은 계속 긴장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로 인해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손발 냉감, 두통, 소화불량 등이 동반된다. 이럴 때 한의학적으로 하는 접근은 환자의 증상과 신체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한의학은 지엽적인 문제보다 자율신경의 균형 자체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초음파 가이딩 약침 치료를 활용해 자율신경과 밀접하게 연결된 부위 예를 들어 성상신경절 주변이나 미주신경을 보다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침 치료를 넘어 자율신경의 과도한 긴장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여기에 더해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맞춘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어지럼증의 재발을 줄이고 전반적인 컨디션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물론 모든 어지럼증이 자율신경 문제인 것은 아니다. 갑작스럽게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증은 이석증일 가능성이 있고 한쪽 팔 저림이나 발음 이상이 동반된다면 뇌혈관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또한 심한 빈혈, 부정맥, 저혈압도 어지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처음 겪는 심한 어지럼증이나 점점 악화되는 증상은 반드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검사상 이상이 없다고 해서 신경성이다 말로 끝내기에는 어지럼증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어지럼증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몸이 미리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고 잠이 부족한 현대인일수록 그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조기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6-02-18

행정통합특별법 통과⋯지방교육세 조정 시 교육재정 ‘수천억 감소’ 우려

행정통합특별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지방교육재정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세 세율을 최대 ±100%까지 조정할 수 있는 특례가 포함되면서, 교육재정 핵심 재원인 지방교육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열린 제432회 임시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구경북·광주전남·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대안)이 모두 가결됐다. 이번 특별법에는 통합 지역 지방세 세율을 ±10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가 포함됐다. 지방세 자율성 확대가 취지지만, 지방교육세가 조정 대상에 포함될 경우 교육재정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방교육세는 교육 목적세로 시도교육청 교육비특별회계의 핵심 재원이다. 교육청은 이 재원을 기반으로 학교운영비, 기초학력 지원, 교육복지, 돌봄, 특수교육 등 필수 교육사업을 운영한다. 특별법 세율조정이 적용될 경우 교육비 전입금 감소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교육세 전입금이 100% 감액될 경우 대구경북 7165억 원, 대전충남 5982억 원, 광주전남 5423억 원 등 총 1조 8570억 원 감소가 예상된다. 문제는 재정 보완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특별법에는 지방세 조정 권한은 포함됐지만 지방교육세 감소 시 자동 보전 규정이나 국가 차원의 재정지원 근거는 명시되지 않았다. 교육재정 감소가 발생해도 이를 보전할 제도적 장치가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재정이 수천억 원 단위로 줄어들 경우 학교 운영과 교육복지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교육재정은 인건비와 기본 운영비 등 경직성 지출 비중이 높아 실제 조정은 학생 지원 사업부터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통합특별시 교육재정 감소는 전국 교육재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준재정수입 감소로 교육부 보통교부금 부담이 늘어나면 다른 시도교육청 배분 재원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지방교육재정 보호를 위한 제도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협의회는 △지방교육세 세율조정 대상 제외 또는 보호 규정 명문화 △세수 감소분 전액 국가 보전 규정 신설 △교육재정 영향평가 의무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강은희 협의회장(대구시교육감)은 “지방교육세까지 세율조정 대상에 포함될 경우 단순 재정 조정이 아닌 지역 교육 기반을 흔드는 정책이 될 수 있다”며 “교육재정 안정성과 학생 학습권 보호를 위한 법률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2-18

대구 중구청 양궁팀, 전국실내양궁대회서 다수 메달 획득

대구 중구청 양궁팀 최근 경기도 화성시 장안대 체육관에서 열린 ‘제39회 한국양궁지도자협회 전국실내양궁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리커브 개인전에 출전한 박민범 선수가 1위를 차지했으며, 컴파운드 개인전에서는 구동남 선수가 3위에 올라 개인전 부문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리커브 단체전에서도 박민범, 채진서, 김민재 선수가 호흡을 맞춰 2위를 기록했다. 정재헌 감독은 “선수들이 집중력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좋은 성과를 거둬 의미가 크다”며 “남은 대회에서도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전국대회에서 값진 성과를 거둔 선수단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중구청 양궁팀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 좋은 성과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재헌 감독은 지난 1월 양궁 리커브 국가대표 여자부 코치로 선임돼 오는 10월까지 국가대표팀 지도를 맡고 있다. 중구청 양궁팀은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내며 안정적인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번 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2-18

설날 분위기 망친 SNS

“할아버지를 앞에 두고도 종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아예 휴대폰을 없애버리든가 해야지. 답이 없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지인의 푸념이다. 명절 풍경이 지난 시대와 크게 달라졌다. 1년에 겨우 한두 번 조부모를 만날 뿐이지만, 21세기 손자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잠시 얼굴을 마주할 때는 물론,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는 시간조차 휴대폰을 놓지 않고 SNS 속 영상에만 온통 정신을 빼앗기고 있다고. 그걸 말리다가 부모와 자식 사이에 볼썽사나운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특정한 몇몇 청소년만 그런 게 아니니 더 큰 문제다. 조금 거칠게 이야기하면 인간이 인간과 소통하지 않고, 휴대폰 화면만을 친구로 여기는 세대가 출현한 것이다. SNS에 대한 청소년들의 과도한 집착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가 이로 인한 폐해를 걱정하고 있다. 극단적 처방까지 마련한 나라도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호주는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실행했다. 법 제정 이후 16세 미만의 호주 청소년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의 SNS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청소년의 계정을 차단하지 않은 플랫폼기업은 500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는다고 한다. 호주만이 아니다. 프랑스, 영국,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과 우리와 같은 아시아 국가인 말레이시아 역시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하거나, 심의 중이다. 설날 분위기를 망친 것은 물론, 세대 간 단절의 벽을 쌓고 있는 청소년들의 심각한 SNS 중독을 해결할 방법을 이젠 우리도 고민해야 할 때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6-02-18

뉴스&이슈 = 포항미술관 지역 영혼을 담은 ‘문화 랜드마크’ 만들어야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건립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최근 착공식을 갖고 공사에 들어갔다. 총사업비 340억 원이 투입되는 제2관은 연면적 5881.12㎡, 지상 2층 규모로 현재 포항시립미술관이 위치한 환호공원 부지 내에 들어서며,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의 오랜 숙원 사업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기대는 크다. 그러나 기대만큼이나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전국 어디를 가도 비슷비슷한 외형, 비슷한 동선, 비슷한 전시실을 가진 ‘붕어빵 공공미술관’이 또 하나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이다. 지금까지 국내의 많은 미술관은 ‘지역의 얼굴’이라기보다 ‘행정시설의 확장판’에 가까웠다. 전시 기획 전문가이자 미술사학자인 김모 박사는 “건축물이 예술이 아니라 행정의 하위 개념으로 취급되면서, 공간은 무난함과 안전성만을 추구해왔다”며 “그 결과, 어느 도시의 미술관에 가도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이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포항시가 밝힌 제2관의 기능은 전시실 2개, 수장고, 아카이브실을 비롯해 시민 참여형 체험·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교육공간과 세미나실 등이다. 외부에는 자연 속 휴식을 위한 다양한 쉼터가 조성돼, 단순 전시 공간을 넘어 시민과 소통하는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기존 제1관이 철 기반 작품을 지속적으로 수집·연구하며 ‘볼거리’ 중심의 미술관으로 운영된다면, 제2관은 동시대의 다양한 이슈를 다차원적으로 다루는 ‘체험형’ 미술관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방향성 자체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구상이 과연 ‘포항만의 얼굴’을 가진 공간으로 구현될 수 있느냐다. 이 지점에서 다시 떠오르는 화두는 ‘주객전도(主客顚倒)의 문화적 전환’이다. 지금까지 포항을 찾는 관광객의 주된 목적은 죽도시장의 활어와 과메기, 해산물과 같은 먹거리였다. 미술관은 식사를 마친 뒤 시간이 남으면 잠시 들르는 부차적 코스에 머물렀다. 그러나 진정한 문화 도시는 이 순서가 거꾸로다. 사람들은 공간 그 자체를 보기 위해 도시를 찾고, 그 과정에서 음식과 거리, 일상의 풍경을 함께 경험한다. 건축물이 여행의 목적이 되고, 그 공간이 도시의 브랜드가 되는 구조다. 실제로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이 공식을 이미 증명해왔다. 스페인의 구겐하임 미술관 빌바오는 쇠락하던 공업 도시의 운명을 바꿔놓았고,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는 도시 그 자체를 상징하는 얼굴이 됐다.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은 폐발전소를 세계 최고 수준의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으며, 미국 뉴욕의 뉴욕 현대미술관은 현대미술의 흐름을 규정하는 기준점 역할을 해왔다.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와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일본 가나자와의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역시 건축 그 자체가 도시의 상징이 된 사례들이다. 사람들은 전시 목록보다 먼저 “그 공간을 보기 위해” 비행기에 오른다. 문제는 이러한 비전이 실제 건립 과정에서 얼마나 진지하게 반영되느냐다. 자칫하면 정치적 성과에 매몰돼, 서둘러 짓는 평범한 건축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그러나 세계인이 찾는 명소와 걸작은 결코 행정 일정표 속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세계적인 문화건축물 대부분은 수차례의 설계 수정과 치열한 논쟁, 그리고 수십 년에 가까운 시간의 축적 끝에 완성됐다. 더 중요한 사실은, 세계의 명작 건축물은 도시 이름보다 먼저 ‘누가 설계했는가’로 기억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어느 도시의 미술관인가”보다 “어느 건축가의 작품인가”를 묻고,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비행기에 오른다. 포항의 미술관이라고 해서 왜 그런 건축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인가. 지금 포항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공공시설이 아니다. 또 하나의 기념관처럼 기능만 채운 건축물이 아니라, 수십 년, 수백 년이 지나도 도시를 대표하는 얼굴로 남을 단 하나의 걸작이다.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얹는 마구잡이식 발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결과는 언제나 안전하지만 기억되지 않는 건축물일 뿐이다.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은 단순한 증축 사업이 아니다. 도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문화적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철강 도시라는 단일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이기도 하다. 포항에는 이제 ‘빨리 짓는 미술관’이 아니라 ‘오래 남는 미술관’이 필요하다. 세계인이 “누가 설계했는가”, “어떤 건축 철학이 담겼는가”를 묻고 찾아오는 미술관, 그 자체로 여행의 목적이 되는 공간. 시민에게는 자부심을, 세계인에게는 경이로움을 안기는 미술관. 그것이 포항시립미술관이 지향해야 할 모습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2-18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23주기 추모식⋯유족과 지역 주민 상생 협약 체결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23주기 추모식이 18일 오전 대구 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유족과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기렸다. 겨울 끝자락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검은 옷차림의 참석자들이 하나둘 행사장으로 들어섰고, 오전 9시 53분 사이렌이 울리자 모두 움직임을 멈춘 채 고개를 숙였다. 23년 전 참사가 발생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묵념하는 시간이었다. 추모식은 추도사와 추모 공연,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영상으로 추도사를 전했으며, 행사장 한편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우 국회의장의 조화가 놓였다. 대통령 조화가 전달된 것은 2018년 15주기 문재인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 헌화에 나선 한 유족은 딸의 이름을 부르며 “그곳에서는 잘 지내고 있느냐”고 되뇌었고, 끝내 눈물을 쏟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유족 황순오 씨(58·대구 동구)는 “2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추모식을 하고 있다”며 “돌아가신 분들을 위로하고, 이런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 대책위원회와 팔공산 지역주민·동화 지구 상가번영회가 상생 협약을 맺으며 의미를 더했다. 유골 수목장 안치 문제와 기념시설 명칭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던 양측이 추모와 지역 공동체의 공존을 모색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이날 협약에 따라 대책위는 지역 상권 활성화와 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구름다리 조성 사업 등에 협력하기로 했으며, 주민들은 2·18 기념공원 명칭 병기, 추모탑 명명, 수목장 추진 등에 협조하기로 했다. 지윤환 동화마을번영회장은 “참사 23년이 지났지만 추모식 관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며 “대책위와 함께 중앙정부와 대구시를 설득해 해결책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석기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시민안전테마파크 명칭 변경 문제에 대해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며 “추모탑 명칭과 수목장 조성이 주민 지지 속에서 원만히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방화로 발생한 대형 참사로, 12량의 객차가 불길에 휩싸이며 192명이 목숨을 잃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2-18

대구시, 9월부터 다자녀가정 수도요금 감면

대구시가 인구 위기 극복과 출산 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오는 9월부터 3자녀 이상 다자녀가정을 대상으로 가정용 상수도 요금을 월 3000 원 감면한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9월 고지분부터 다자녀가정 상수도 요금 감면 제도를 본격 시행해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조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감면 대상은 신청일 기준 대구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는 가정 중 막내 자녀가 19세 미만인 자녀 3명 이상을 둔 가구다. 약 1만 8000 세대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는 기존 감면 혜택과 중복 적용이 불가하다. 감면 혜택은 신청 세대에 한해 적용되며, 신청 접수는 7월부터 시작된다. 시민 편의를 위해 온라인과 모바일 신청, 수도사업소 방문 신청을 병행할 수 있도록 상반기 중 전산 시스템 구축도 추진된다. 대구시는 신청 방법과 절차 등 세부 지침을 상반기 중 사전 홍보해 시민들이 신청에 불편이 없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백동현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이번 요금 감면은 다자녀가정의 실질적인 경제 부담을 덜어주고 저출산에 따른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이라며 “많은 가정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신청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2-18

대구시, 산불 골든타임 잡는다⋯산림청 특수진화대 전격 배치

대구시가 산불 발생 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산림청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를 지역에 전진 배치한다. 시는 19일부터 남부지방산림청 구미국유림관리소 소속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를 대구 지역에 배치해 산불 초동 대응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이번 전진 배치는 대구시와 산림청 간 상호 협조체계를 기반으로 추진됐으며, 특수진화대는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거점으로 권역 산불 대응 태세에 본격 돌입한다. 산림청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는 험준한 산악지역이나 야간 산불 등 고난도 현장에 투입되는 전문 조직으로, 지상 진화를 주도하는 최정예 인력으로 구성돼 산불 진화와 각종 산림재난 대응 임무를 수행한다. 그동안 구미국유림관리소 특수진화대는 관할구역 외 지역에도 산불 규모에 따라 광역 출동을 해왔으나, 이번 대구 전진 배치로 대구 전역은 물론 인접 지역인 경산·청도까지 포함한 신속 대응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배치 인력은 공중진화대원 1명과 특수진화대원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되며, 담수량이 대폭 늘어난 다목적 진화차량 등 장비 4대도 함께 운용된다. 대구를 거점으로 상주하게 되면서 진화대원 운영 및 장비 고도화에 소요되는 연간 약 10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대구시는 출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연중 산불에 대한 상시 대응과 야간 신속대기조 운영을 통해 산불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특수진화대 전진 배치를 계기로 대구시 재난안전기동대 및 진화대와 함께 도심형·야간산불 특화교육과 합동훈련을 강화하겠다”며 “산림청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산불로부터 안전한 대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2-18

국립대구과학관·달성화석박물관, 대구시민주간 무료 개방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일대 대표 문화시설이 ‘2026 대구시민주간’을 맞아 시민에게 문을 활짝 연다. 과학과 화석, 어린이 체험시설을 한자리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관심이 모인다. 국립대구과학관과 달성화석박물관, 달성테크노스포츠센터 네버랜드는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전면 무료 개방한다. 23일은 정기휴관일이다. 국립대구과학관은 상설전시관과 꿈나무과학관을 무료 운영해 시민 누구나 과학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최초 공립 화석 전문 박물관인 달성화석박물관은 고생대·중생대·신생대관과 주제관, 체험관 전 구역을 개방해 다양한 지질시대 화석과 체험 콘텐츠를 통해 지구 생명의 역사를 소개한다. 2024년 개관한 어린이 체험시설 네버랜드도 시민주간 동안 무료다. 36개월 이상 10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루 3회, 회차당 50명씩 운영되며, 이용 희망자는 달성군시설관리공단 통합예약사이트를 통해 사전 예약하면 된다. 이번 무료 개방은 시민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공공시설의 개방성과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사진/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