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경북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통계 자료가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제조업 비중, 즉 전국 제조업에서 경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12.5%를 정점으로 2010년 11.1%, 2016년 9.8%, 2022년 7.79%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주력산업의 국내외 이전, 판교·용인 등 수도권으로의 신산업 집중화가 주요 원인이다. 이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니라, 경북 제조업이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구조적·추세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의 산업정책을 넘어서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 해법으로 나는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 조성을 제안한다. 기존의 산업벨트가 산업단지와 도로망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에 머물렀다면,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는 산업단지, 비즈니스 기능, 교통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광역 산업혁신 전략이다. 이를 통해 기존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는 도시별 생산 기능과 연구개발 기능을 연계하고, 사업화·금융·데이터 플랫폼 등 비즈니스 기능을 융합하며, 도시 간 물류와 인적 교류를 순환 교통망으로 연결하는 전국 최초의 경북형 광역 산업혁신 생태계다.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가 필요한 첫 번째 이유는 산업 이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산업은 속성상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마치 철새가 먹이를 찾아 이동하듯, 산업도 기술, 시장, 인재, 비용, 이윤을 따라 이동한다. 제조업과 함께 성장했던 도시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미국 피츠버그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때 피츠버그는 미국 산업화의 심장이었고, 철강은 도시 번영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철강산업의 중심은 일본으로, 다시 한국과 중국으로 이동했다. 제조 기반이 흔들리면서 피츠버그는 한때 미국에서 쇠락한 공업도시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과거의 영광에 머물지 않았다. 과감한 산업 전환에 나섰다. 카네기멜론대학과 지역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컴퓨터, 로봇, 바이오, 첨단 의료산업을 육성했고, 연구개발과 창업 중심 도시로 체질을 바꾸었다. 특히 중요한 점은 피츠버그의 전환이 도시 하나의 노력에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 주정부는 피츠버그를 제조업 부활과 신산업 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설정하고, 주변 도시와 생산, 물류, 소재, 에너지 기능을 연계하는 분업형 광역경제권 전략을 추진했다. 산업 르네상스를 위해 도시 하나가 아니라 주 전체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재구성한 것이다. 그 결과 피츠버그는 연구개발, 로봇, 의료, 교육, 창업이 결합된 혁신도시로 바뀌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개최지로 피츠버그를 선택한 것도 이러한 도시 전환의 상징적 장면이었다. 새로운 전략과 이를 실행하는 정치적 능력이 도시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심학봉 전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