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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발지진에도 국가 책임 부정···대법원, 정의로운 판단 내려야”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촉발지진이 발생한 지 8년을 맞아 포항시가 13일 ‘포항지진 국제포럼’을 열었다. 포항시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쟁점과 전망, 과제 등을 다룬 세션에 관심이 쏠렸다. 법률세션 주제 발표에 나선 신은주 한동대 교수는 “1심은 원고인 포항시민들의 증거를 상당히 수용해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항소심은 과실과 인과관곙 대한 엄격한 검증을 요구했다”라면서 “상고심 심리 절차를 밟고 있는 대법원은 과학적 합의와 국민 법 감정을 고려한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운 경희대 교수도 “국가와 기관이 지열발전의 위험을 인지하고도 사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국가배상법상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정부조사단이 2019년 포항지진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열발전소를 규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학적 근거를 외면한 판결은 정의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포항지진 국제포럼 추진위원장인 이진한 고려대 명예교수는 “지열발전소의 주입정(PX-2)에서 고압의 물을 주입할 때 인접한 생산정(PX-1) 사이의 단단한 암반층이 압력을 흡수하지 못해 주변 응력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단층이 자극돼 지진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 명예교수는 “과학은 이미 원인을 규명했다. 법이 그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윤상홍 법무법인 혜성 대표변호사가 “지열발전소의 수리 자극 과정에서 발생한 촉발지진임은 이미 법원도 인정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PX-2 시추공에서 90㎫의 고압으로 물을 주입하는 등 단층이 이미 임계응력 상태에 있었음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과실이고, 이수 누출과 미소지진이 반복됐다면 활성단층 여부를 조사했어야 함에도 적절한 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국가와 사업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변호사는 “50만 시민이 참여한 사건인 만큼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심리를 통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쿠오퐁 마(Kuo-Fong Ma) 대만 중앙연구원 지구과학연구소 수석과학자가 ‘광섬유를 통한 단층과 지진 활동의 규명’을 주제로 대만의 지진 감시 및 시민 대응 체계를 소개했하면서 지진을 막을 수는 없으나 과학을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전국에 800여 개의 관측소와 GPS 감시망을 두고 최근에는 시추공에 광섬유 기반 DAS(Distributed Acoustic Sensing) 기술을 도입해 4m 간격으로 단층 움직임과 지하 유체 변화를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 산업 활동으로 인한 응력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해 촉발지진을 조기 경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대만은 이런 데이터를 교육 과정과 훈련에 활용해 학생과 시민이 직접 대응법을 배운다. ‘포항지진관측망(PCSN)’의 성과를 발표한 김광희 부산대 교수는 “본진 이후 5000회가 넘는 여진이 이어진 만큼 작은 지진까지 탐지할 수 있는 정밀한 관측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 지열발전 부지에 재설치한 심부지진계는 미세한 지진 신호까지 더 정확히 감지할 수 있고, 심부 관측은 비지진성 신호와 지진파를 구분할 수 있어 조기경보 체계 구축을 위한 기초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13

경북도, 수출기업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 공략 나선다

지역 수출기업과 관계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경북도는 12일 안동 스탠포드호텔에서 ‘2025 수출증대를 위한 관계기관 합동 세미나’를 열고, 세계 경제 환경 변화 속에서 지역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는 도내 수출기업과 지원기관 간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전에는 하회마을과 명인안동소주 기업탐방을 통해 지역 문화와 산업의 연계 가능성을 살폈으며, 이어진 세미나에서는 수출 초보기업 지원, 유망시장 개척, 디지털 수출 기반 강화, 기관 간 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이 공유됐다. 참석자들은 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공유하며, 기관별 역할 분담과 실무 중심의 지원체계 개선 방향을 함께 논의했다. 경북도와 수출기업협회는 현재 3000여 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회원사를 1500개로 확대해 도내 최대 수출 네트워크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분기별 협의회와 기업 간 네트워킹, 수출 설명회 등을 정례화하고, KOTRA·무역협회·경제진흥원·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과 연계한 공동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여권택 경상북도수출기업협회 회장은 “이번 세미나는 기관 간 협력을 통해 경북 수출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실질적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을 모색한 자리”라며 “판로 개척과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협회가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재훈 경북도 경제통상국장은 “경북 기업들은 끊임없는 도전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기업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 경북이 글로벌 수출 선도 지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1-13

안동성소병원 김용주 교수 세계적 영상의학 저널 ‘Radiology’에 논문 게재

안동성소병원 영상의학과 김용주 교수가 주도한 연구 논문이 미국방사선의학회(RSNA)의 공식 학술지 ‘Radiology’ 2025년 11월호에 게재되며, 국내 중재적 영상의학(Interventional Radiology)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입증했다. 12일 성소병원에 따르면 이번 논문은 ‘Outcomes of Fluoroscopy-guided Percutaneous Transhepatic Removal of Bile Duct Stones(투시영상 유도하 경피적 간경유 담관 결석 제거술의 치료 성적)’이라는 제목으로, 기존 내시경 시술이 어려운 고령자 및 해부학적 제약이 있는 환자에게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팀은 2431명의 담관 결석 환자를 대상으로 경피적 담관 결석 제거술의 임상 성적을 분석, 연구 결과, 시술 성공률은 99.1%에 달했으며, 합병증 발생률은 8.1%, 30일 이내 사망률은 1.9%로 나타났다. 이는 고위험군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 가능한 시술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평균 41.5개월에 이르는 장기 추적 관찰 결과, 결석 재발률은 24.8%로 나타났으며, 고령자나 해부학적 이유로 내시경 시술(ERCP)이 어려운 환자군에서도 안정적인 치료 성과를 보여 경피적 시술이 단기 치료뿐 아니라 장기 예후 측면에서도 효과적임을 시사했다. 기존에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이 담관 결석 치료의 표준으로 여겨졌으나, 고령자나 해부학적 구조상 내시경 접근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시술이 제한적이었다. 김 교수의 연구는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경피적 시술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최초의 대규모 장기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시술 성공률을 넘어, 장기적인 치료 성과와 환자 안전성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중재적 영상의학이 단순한 보조적 역할을 넘어 독립적인 치료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동성소병원은 이번 성과를 계기로 중재적 영상의학 분야의 연구와 교육, 임상 적용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증가하는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1-13

2026학년도 수능, 경북 결시율 대폭 감소···탐구영역 결시율 ‘0%’ 기록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경북 지역 결시율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북교육청 응시 현황에 따르면, 도내 전체 지원자 2만827명 중 제1교시 결시자는 1631명으로 결시율은 7.9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교시의 결시율 9.58%에 비해 1.6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제2교시와 제3교시 역시 각각 7.71%, 8.32%로 지난해 대비 1.64%포인트, 1.66%포인트 하락했다. 제4교시 한국사 영역은 9.25%로, 2025학년도 10.74%에 비해 1.49%포인트 줄었다. 특히 탐구영역에서는 결시율이 0%로 집계돼 이례적인 결과를 보였다. 이는 모든 응시자가 해당 교시에 시험을 치렀다는 의미로, 수험생들의 시험 참여율이 매우 높았음을 보여준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탐구영역 결시율이 0%로 나타난 것은 응시자 전원이 시험에 참여했거나, 집계 방식에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상주가 제1교시 기준 5.65%로 가장 낮은 결시율을 기록했으며, 구미(7.56%), 영주(7.66%)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안동은 9.05%로 비교적 높은 결시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대비 감소폭은 뚜렷했다. 김천과 경산 역시 모든 교시에서 결시율이 줄어들었으며, 포항은 제3교시 기준 8.73%로 전년 대비 1.28%포인트 감소했다. 최근 5년간 경북 지역 수능 결시율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2022학년도에는 제1교시 기준 10.97%였던 결시율이 올해 7.91%까지 낮아졌으며, 제4교시(한국사)는 12.78%에서 9.25%로 크게 줄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수능에 대한 수험생들의 인식 변화와 함께, 시험 운영의 안정성, 학교 및 교육청의 지원 체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결시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던 제4교시에서의 개선은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도 이 같은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세심한 관리와 지원에 촐역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1-13

한국폴리텍대학 포항캠퍼스, 프로젝트 실습작품 경진대회 성료

한국폴리텍대학 포항캠퍼스가 지역 산업 수요에 대응한 기술인재 양성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13일 포항캠퍼스는 지난 5일 ‘2025년 프로젝트 실습작품 발표·심사’를 진행한 데 이어 11일 시상식을 열고 올해 실습작품 경진대회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기계·전기·이차전지·제철 등 5개 학과에서 총 17개 작품이 출품되며 학생들의 창의적 문제 해결능력과 현장 중심 실무역량을 집중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경진대회는 교육훈련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제작물을 완성해 발표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심사는 교육효과·창작성·현장성·구성·경제성 등 100점 만점 기준으로 이뤄졌으며, 학생들은 설계 과정과 제작 결과를 직접 발표하며 평가에 참여했다. 도면 설계, 기계가공, 용접, 자동제어, 배터리 기술, 협동로봇 제어 등 학과 특성에 맞춘 다양한 실무기술이 출품작 전반에 반영됐다. 올해 금상은 이차전지융합과와 배터리 재활용 분야 학생들이 선보인 ‘무선 충전 스마트 도어락’이 차지했다. 보안기기에 무선충전 기술을 접목해 유지 효율성과 실용성을 높인 점이 높게 평가됐다. 기계시스템과의 정밀 측정 장비, 융합산업설비과의 AI 기반 용접 외관 판독기, 전기제어과의 3상 발전 원리 체험 장치, 제철시스템과의 협동로봇 자동 용접 시스템 등도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성·현장성을 인정받았다. 한원희 포항캠퍼스 지역대학장은 “학생들이 산업기술을 직접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실무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며 “포항·경북 지역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현장 맞춤형 기술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폴리텍대학 포항캠퍼스는 내년도 1년제 직업교육과정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기계시스템과 △융합산업설비과 △전기과 △이차전지융합과 △제철시스템과 등 5개 학과가 운영 중이며, 교육비 전액 국비 지원, 기숙사 제공 등 혜택을 갖춘 직업교육기관으로 지역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재 배출에 주력하고 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5-11-13

아름다운 고궁의 가을

덕수궁 돌담길에도 가을이 깊었다. 돌담을 따라 흩날리는 처연하도록 고운 단풍에서도 고궁의 품격이 묻어난다. 가을을 즐기려는 북적이는 사람들. 그러나 아픈 역사를 품은 고궁의 가을빛은 고요하고 숙연하다. 돌담길의 정취에는 풍경만이 아니라 격동의 시대를 품은 역사의 숨결이 머문다. 열강들이 조선을 좌지우지하던 격변의 시절,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일어나고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한다. 아관파천 1년 뒤 1897년 고종은 경복궁이 아닌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해 대한제국의 성립을 선포한다. 그러나 황궁은 1904년 원인 모를 대화재로 주요 전각들이 소실되었고, 복원공사가 이루어졌으나 1907년 일본의 압박으로 고종황제는 폐위된다. 덕수궁은 애초 궁궐로 지어진 곳이 아니다.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사저로 그의 후손들이 거주하던 저택을, 임진왜란으로 도성의 궁들이 모두 불타자 선조가 귀환 후 임시 거처로 삼으니 이곳을 정릉동 행궁이라 불렀다. 이후 재건한 창덕궁으로 광해군이 옮겨가면서 ‘경운궁(慶運宮)’이라는 이름을 남긴다. 그 후 270여 년간을 방치되어오다 고종에 의해 황궁으로 다시 사용된다. 그러나 1905년 중명전(重明殿)에서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되고 1910년 한일병탄으로 우리나라는 주권을 잃는다. 일본은 한양의 모든 궁궐을 공원화 하였고 덕수궁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3분의 1로 축소된다. 덕수궁에서 가장 역사 깊은 전각은 석어당(昔御堂)과 즉조당(卽祚堂)이다. 이 두 건물이 애초 월산대군 후손이 거주하던 저택으로 선조가 임시 궁으로 사용하면서 덕수궁의 뿌리가 된다. 선조가 석어당에서 승하했고 선조를 이은 광해군과 인조의 즉위식이 즉조당에서 열린다. 인조가 경운궁 건물들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면서 이 두 건물은 임진왜란의 아픔과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고자 남겨둔다. 석어당은 유일한 중층 목조 전각으로 단청이 없다. 선조를 애도하고 임진왜란의 고난을 잊지 않기 위해 소박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자 함이다. 즉조당은 훗날 고종이 임시 정전(正殿)으로 삼는다. 주요전각들이 타버렸을 때도 최우선으로 복원해 고종이 직접 쓴 친필의 ‘卽阼堂’ 현판을 걸었다. 반면 돌로 지어진 서양식 궁궐 석조전(石造殿)은 부강한 나라를 꿈꾸었던 고종의 근대 의지가 담긴 건축물로 근대화의 상징이 된다. 그러나 완공과 동시에 국권을 상실한다. 실록에 따르면, 즉위한 순종이 일본에 의해 창덕궁으로 옮겨 가면서 경운궁에 남은 아버지 고종의 덕(德)과 장수(壽)를 기리며 ‘덕수궁’이라 이름을 바친다. 그러나 1919년, 고종은 덕수궁 함녕전(咸寧殿)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야참으로 올린 식혜 한잔에 이씨 조선 500년 역사는 무너지고 있었다. 윤치호의 영문일기에 따르면 식혜를 바쳤던 궁녀 2명도 의문사 당한다. 고종의 죽음은 전국적인 항일정신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곧 상해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진다. 고운 단풍 흩날리는 고궁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숨결이 서린 곳 이자 오늘의 대한민국이 태동한 역사의 무대이다. 나라의 운명을 함께 한 고종황제의 비극을 덕수궁이 품는다. 고종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던 함녕전의 처마 끝에 처연한 가을빛이 머물고 아름다운 돌담길 너머 쌓여가는 낙엽 위에 대한제국의 마지막 숨결이 머문다. 사람들은 가을빛 담은 고궁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자유롭게 즐긴다. 이 자유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3

앵기랑 바위처럼 합장한 가족···군위 아미산에서

주말 아침, 부드럽게 쏟아지던 가을 햇살이 창문을 두드렸다. “어디 좋은 곳으로 바람 쐬러 가자”는 엄마의 말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차에 올랐다. 목적지는 대구시 군위군의 아미산(峨嵋山). 아미산은 해발 737.9m로 그리 높지 않아 산책하듯 가볍게 등산하기 좋은 산이다. 군위의 들판을 지나 산 입구에 닿자 공기가 달라졌다. 도심의 묵직한 냄새 대신 흙과 나무의 향이 가슴속 깊이 스며들었다. 산길은 그리 가파르지 않았다. 누구라도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즐기기 좋은 등산로였다. 햇살은 따사롭게 내리쬐고,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바닥에 부서졌다. 그 빛 위로 낙엽이 천천히 내려앉아 아름다운 빛깔을 자랑했다. 길가에 이름 모를 버섯들이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동생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거 독버섯인가?” 하고 물었다. 동생의 말에 궁금해진 엄마가 버섯 사진을 찍어 검색해보니 매우 강력한 독버섯이란 정보가 나와 함께 웃음 지었다. 어쩐지, 이름 모를 채로 예쁜 버섯으로 남겨두는 편이 더 좋을 뻔했다. 조금 더 오르니 시야가 넓고 마을이 한 눈에 보였다. 건너편 풍력발전소도 눈에 잘 보였다. 그곳에서 아미산의 명물이라 불리는 앵기랑 바위의 모습이 잘 보였다. 그 모습이 마치 합장하는 애기 동자승 같아 앵기랑바위라고 불린다. 오래전 누군가의 소망이 그 바위에 스며든 듯, 차가운 바람에도 경건한 기운이 돌았다. 우리는 자연스레 그 앞에 그와 같은 모습으로 두 손 모아 합장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 모습이 재미있으면서도 아름다웠다. 바위와 함께 합장한 엄마의 모습을 보니 마음속의 복잡한 생각과 걱정들이 다 날아가고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미산은 크지 않아 짧은 산행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마음은 길게 머물렀다. 화려하지 않고,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지만, 마음을 편안히 품어주는 곳이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처럼 사람의 마음을 조용히 비춘다. 엄마는 아미산을 올라가며 어린 시절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아미산에 대한 전설을 이야기해주었다. “아미산 동굴에 빠지면 압곡사 화장실로 나온다는 전설이 있었어.” 우리는 엄마의 말에 웃음 지으며 아미산을 올라갔다. 지금도 문득 그날의 햇살이 떠오른다. 합장의 바위 앞에서 셋이 나란히 웃던 모습이 아직도 그려진다. 아미산은 우리 가족의 사진 속에 머물러 있지만 동시에 내 마음 한구석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3

대한어머니회 문경지회 회원들 아자개장터 감성 여행

단풍이 마지막 붉은빛을 뿜어내는 지난 9일. 문경시 가은읍에서는 전통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감성 여행이 있었다. 문경이 고향인 윤보영 시인의 펜클럽을 주축으로 이뤄진 행사이다. 전국에서 500여 명의 참가자가 11대의 버스를 이용해 가은읍을 찾았다. ‘가은 아자개장터 감성 여행’이라는 테마로 이뤄진 행사였다. 전통 시장인 가은아자개장터 활성화를 위한 홍보와 체험, 문경의 아름다운 자연을 알리는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아자개장터는 문경시 가은읍에 있는 시장으로 매 4일과 9일에 열리는 전통 5일장이다. 대한어머니회 문경시지회(회장 오점숙) 회원들도 서둘러 가은 아자개장터를 찾았다. 현명하고 건강한 소비문화를 추구하는 소비자 운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어머니회의 취지에 따라 농산물과 지역 특산물을 두루 살펴보았다.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산지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전통 시장을 살리는 일은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어머니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문경을 찾는 관광객에게 전통 시장을 통해 싱싱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어머니의 마음으로 알려주고 함께했다. 문경의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홍보하는데에도 매진했다. 회원들도 시장을 돌며 직접 마늘과 생강을 배추 등을 구매하고 아자개장터의 명물인 연탄 모양을 그대로 살린 연탄빵도 구매해 시식했다. 이번 ‘가은 아자개장터 감성 여행’에는 ‘가은 아자개장터 디카시 공모전’도 함께 열린다. 총상금 300만원으로 문경시 가은읍 ‘가은아자개장터’에서 시장풍경과 간판 등을 담은 사진과 5행 이내의 시를 써서 응모하면 된다. 또 이날 행사에는 캘리그라피 체험과 시낭송, 아자개장터의 노래, 숟가락 난타와 가요대회 입상 가수의 가을 노래 등의 공연도 함께 하였다. 신현국 문경시장님이 자리하여 장터의 흥겨운 분위기를 북돋우는 노래를 직접 불러 분위기를 고취시키기도 했다. 대한어머니회 회원들도 함께 나가 우리 전통 시장의 친근함을 위해 함께 박자를 맞춰 흥을 돋우기도 했다. 아자개장터에는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장터도 있다. 주막의 정취를 그대로 살린 디자인과 야외 휴게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전통 시장과 현대적 푸드존이 공존하는 복합형 공간이다. 회원들은 문경을 찾은 참여자들과 함께 아자개장터의 약돌장터국밥과 배추떡볶이, 문경국수, 부추전, 육전, 약돌족발 등을 맛보며 흥성이고 활력 넘치는 전통시장 분위기를 함께 체험했다. 도시와 농촌이 아자개장터에서 만난 즐겁고 흥성스러운 한마당 잔치였다. 깊고 그윽한 단풍의 향연이 펼쳐지는 봉암사 백운대까지의 단풍길 걷기로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대한어머니회 문경지회는 앞으로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동참하고 아름다운 문경을 알리는 데에 계속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 10월에는 ‘대한어머니회 쿠킹 클래스’를 열어 1인 가구 어르신을 위한 요리와 1인 청년 가구, 다문화가정의 참가자들에게 식생활 교육과 요리실습을 하여 크게 호응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조손가정돕기 김장 행사도 앞두고 있고 연말에는 후원자들을 위한 송년 후원의 밤도 준비되어 있다. ‘강력한 국가는 깨달은 어머니로부터, 요람을 흔드는 손이 세계를 흔든다’는 대한어머니회의 슬로건이다. 세상 어느 곳, 어느 일이든 어머니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없다. 깨인 어머니 정신으로 어디서나 빛을 발하는 대한어머니회 문경시지회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3

“동부초 학부모 동의 받고 POEX 2단계 확장 추진하겠다”

“일방적 추진이 아니라 학부모들과 논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학부모 반대가 많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이상현 포항시 관광컨벤션도시추진본부장은 12일 오후 7시 두호동행정복지센터에서 마련한 학부모 설명회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포항시는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2단계 확장의 전제조건으로 동부초등학교 이전을 내세우고 있다. 학부모 설명회에서 이상현 본부장은 포항의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마이스(MICE) 인프라 구축 사업인 POEX의 2단계 확장의 당위성과 더불어 부지 적합성 조사를 통해 도출한 동부초 이전 후보지 3곳(환호공원 서편, 현대제철 사옥, 두호공원 부지)에 대한 설명도 보탰다. 그는 “통학거리, 교통안전, 교육환경을 모두 고려했다”라면서 “노화화한 데다 지진에도 취약한 동부초를 새로운 곳으로 옮길 경우 장점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학생, 학부모,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수영장 건립 방안까지 제시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60명 가까운 학부모들은 동부초 이전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찬반 설문조사에는 27명이 참여해 20명이 찬성 의견(74%)을 냈다. 학부모들은 학교를 옮길 경우 통학시간이 더 길어지는 문제 해결이 필요하고, POEX 2단계 확장을 위해 동부초가 아닌 다른 부지를 검토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상현 본부장은 “동부초가 그대로 남아 있을 경우 POEX 행사 때 교통 체증과 소음과 같은 불편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학습권 측면에서 학교 이전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2025-11-13

생의 종결에 대한 자기결정권

영화 ‘노트북’에서 평생을 사랑하며 산 노아와 앨리는 요양원에서 손을 잡고 잠든 채로 함께 세상을 떠난다. 이런 영화와 같은 일이 얼마 전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다. 미국 워싱턴주에 살던 90대 노부부가 손을 잡고 한날한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안락사를 통해서였다. 말기 심장진환을 앓던 아내 에바는 낙상사고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자 수술 대신 삶의 마지막을 자연스럽게 맞이하고 싶다며 안락사를 결심했고, 아내의 결정을 들은 남편 드루스 역시 아내가 없으면 살아갈 이유가 없다며 안락사를 신청했다. 드루스 역시 뇌졸중 병력이 있었기에 부부는 의료진으로부터 안락사 승인을 받을 수 있었고, 부부는 딸과 작별 인사를 나눈 뒤 마지막 날로 정한 8월 13일 음악이 흐르는 방 안에서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손을 잡은 부부는 약이 든 칵테일을 마시고 함께 영면에 들었다. 이렇듯 워싱턴주를 비롯한 미국 10개 주는 의료적 조력 안락사가 합법이다. 작년엔 1982년까지 네덜란드 총리를 지낸 판 아흐트 전 총리가 뇌졸중이 악화되자 안락사 허가를 받아 아흔 세 살의 동갑내기 아내와 손을 잡고 함께 숨을 거두는 일도 있었다. 네덜란드는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나라이다. 불치병을 앓고 있어야 하고 의사 두 명이 안락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해야 하는 등 엄격한 요건이 있지만 네덜란드는 매년 8000명 이상이 안락사를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안락사의 뜻을 풀면 ‘편안하고 즐거운 죽음’이다. 주로 가망 없는 불치병 환자, 중환자가 대상이 되는데,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약물을 주입해 사망하게 하는 적극적 안락사와 약물이나 음식물 투입 등의 처치를 하지 않는 소극적 안락사가 있다. 우리는 이런 안락사가 모두 불법이자 범죄이다. 불치병으로 극한 고통을 겪는 사람이라고 해도 약물 제공 등 안락사를 돕는 경우 자살방조죄나 촉탁살인죄로 처벌될 수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선 안락사를 꿈꾸는 사람들이 스위스로 안락사 여행을 떠난다. 스위스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외국인에게도 안락사 및 조력자살을 허용하는 나라이다. 지금까지 열 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스위스로 가 실제 안락사를 시행했고, 안락사 순서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한국인들도 200명이 넘는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선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으니 사람들은 편안하지 않고 러프한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물론 무작정 고통 없는 자살을 허용해 주자는 것에 동의할 수는 없다. 인간의 생명을 조건부의 가치로 취급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죽지 못해 사는 비참한 상황을 강요할 권리가 과연 타인과 사회에게 있는 것일까. 태어나는 것을 선택할 수 없었던 인간은 어떻게, 언제 죽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도 전혀 가질 수 없는 것일까. 이제 우리 국민도 76%가 안락사에 찬성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안락사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다. 존엄한 죽음에 대한 결정권 말이다. /김세라 변호사 △고려대 법과대학, 이화여대로스쿨 졸업 △포항 변호사김세라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외부 기고는 기고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5-11-13

‘포항지진’ 8년 지났지만 상처는 아직 진행중

15일은 포항에서 지열발전소로 인한 촉발지진이 발생한 지 8년째 되는 날이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2시 포항시 중앙동 육거리에서 대법원을 향해 ‘정의로운 재판’을 요구하는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현재 대법원은 포항 지진 손해배상 상고심 소송에 대한 심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 상고심 소송 기각 결정시한(10월 11일)은 이미 지나갔다. 지난 5월 12일 대구고법이 지진 피해 포항시민 49만9881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지만, 포항시민들에겐 ‘11·15 지진’은 아직 진행 중이다. 어제 본지가 보도한 김홍제씨(66·흥해읍 한미장관아파트)의 경우, 아직도 당시 지진을 떠올리면 몸서리가 처진다고 했다. 흥해읍은 진앙지 인근이어서 그가 사는 아파트 입주민 240가구 모두 큰 피해를 봤다. 지금도 일부 세대는 벽체가 갈라지거나 건물이 기울어진 공간에서 살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청와대 앞에서 피해보상 시위도 했지만, 돌아온 답은 “벽지만 새로 바르고 살라”는 식이었다고 한다. “촉발 지진이라는 점은 인정되나 과실을 입증할 만한 내용이 부족하다”는 항소심 판결 때문이다. 포항시는 13일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포항MBC를 통해 방영했다. 포항지진이 자연재난이 아닌 지열발전소로 인한 촉발지진이라는 점, 그리고 다수의 업무상 과실로 인한 인재라는 점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다큐멘터리는 피해자들이 현재 어떤 트라우마를 겪고 있고, 어떤 도움이 절실한지를 자세히 기록했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 지도부가 언급했듯이, 포항지진은 단순한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국민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다. 포항시민들이 지열발전소 건설로 인해 상상하기 어려운 지진 피해를 당했는데도 이에 대한 보상을 외면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없다. 이제 포항시민들은 대법원에서 정치 논리가 아닌 법과 양심에 따라 정의로운 판단을 내리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2025-11-13

군·민간공항 통합이전 정부측 로드맵 나와야

대구와 광주, 수원 시민단체들이 군·민간공항 통합이전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대구에서 발표했다. 이들 단체들은 12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만나 군·민간 공항 이전의 국책사업 지정 및 즉각 추진, 대통령실 주도의 범정부 전담기구 설치, 국회의 특별법 개정 및 예산지원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사업은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한 곳으로 옮기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다. 도심에 위치한 군공항에서 발생하는 소음공해를 해소하고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을 통해 지역균형발전과 소멸위기에 있는 지역 경제회복을 돕고자 하는 사업이다. 대구는 K-2 군부대와 민간공항을 군위·의성지역으로 통합해 옮기기로 결정 한 바 있다. 광주와 수원도 비슷한 처지로 통합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우리 지역과는 동병상련의 관계다. 그러나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의 필요성이 높아진데 반해 정부의 실효적인 대책은 안 보인다. 물론 재원과 절차적인 문제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 사업은 조속히 추진돼야 할만큼 지역 입장에서는 절박하다. 3개 도시 시민단체가 공동 대응에 나선 것도 절박함을 반영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구 타운홀 미팅에서 대구 군·민간공항 이전과 관련한 건의에 대해 “국비 지원을 쉽게 약속할 수 없지만 규모와 편익을 충분히 검토해 실행 가능한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광주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 “대통령 직속의 TF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런 의지와는 다르게 최근 대통령실에서는 결이 다른 목소리가 나와 우려를 준다. 지방공항 건설에 지방정부의 책임과 역할이 없다 식의 발언이다. 지방공항 추진에 정부 측 확실한 입장이 궁금하다. 군·민간공항 통합이전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 로드맵을 밝혀야 한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통합 이전을 시작한 TK신공항 사업은 재정 문재로 사실상 중단 상태다. 정부의 추진 의지를 알 수 있는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서둘러 나와야 한다. 그래야 사업의 동력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2025-11-13

문화유산의 귀향

청와대 경내에는 일제강점기 경주에서 서울로 강제로 옮겨진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이 있다. 이 불상의 공식 명칭은 경주 방형대좌석조여래좌상이다. 보물 제 1977호다. 경주 남산의 옛 절터가 본래 출처다. 일제시대 일본인에 의해 조선총독부 관저로 옮겨진 것이 100년 가까이 이 자리에 있다. 2017년부터 경주시와 경주시민단체가 불상의 본향인 경주로 옮기자는 불상 반환 운동을 전개했으나 쉽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문화재 반환 운동은 국내 문화재가 불법으로 외국에 빠져 나간 것을 되찾자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국내 문화재 가운데 출토지와 보관장소가 서로 다른 문화재들도 출토지 환원 문제로 종종 논란을 일으킨다. 청와대 불상의 경주 환원이 이런 케이스다. 국내에서 일어나는 문화재의 역외 유출은 출처가 설사 다른 곳이라 하더라도 반환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 문화재의 역외 유출 경위나 배경이 밝혀져야 하고 반드시 본래 출처로 되돌려줘야 하는 법적 근거도 없다. 다만 문화유산을 본향으로 돌려달라는 지역은 조상의 문화 정신을 계승하고 유산에 대한 지역의 자부심을 자랑으로 삼고자 하는 데 의미를 둔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신라금관 6점이 104년 만에 본향인 경주박물관서 전시되고 있다. 신라 금관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관람객이 줄을 서는 등 관람 열기가 폭발하는 가운데 신라 금관을 본향에 두자는 시민운동이 불을 지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금관은 경주의 자존심”이라는 글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자발적 캠페인 바람이 일고 있다. 출토지 보존의 원칙은 논리상 설득력이 있다. 과연 신라 금관이 경주에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11-13

'패시브하우스'

쌀쌀해진 날씨에 패딩을 꺼내 입게 되면서, 계절 변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단풍철마저 짧아질 만큼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2050 탄소중립’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과제가 아닌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 노력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건축 분야에서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패시브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패시브하우스는 건물 자체의 필요 에너지를 최소화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친환경 건축 방식이다. 고단열·고기밀 구조, 고성능 창호, 열교 차단, 열회수 환기장치 등 다섯 가지 핵심 기술을 결합해 냉난방 에너지 사용을 기존 대비 90%까지 절감한다. 이로써 실내 온도는 연중 20℃ 내외로 일정하게 유지되며, 신선한 공기가 순환되어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하고 결로나 곰팡이 발생 없는 건강한 생활공간을 구현한다. 대구·경북은 덥고 습한 여름과 춥고 건조한 겨울이라는 극단적인 기후를 가졌다. 혹서기 냉방 및 제습 부하가 크고, 동시에 노후 건축물 비율이 높아 그린리모델링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 패시브하우스는 이러한 대구·경북의 기후 문제와 노후 건축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이다. 패시브하우스는 1990년대 독일에서 시작되어 유럽 전역으로 확산했고, 미국에서는 다양한 기후에 맞춰 표준을 조정하는 등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0년부터 공공 및 주거 건물에 적용되며 점차 확산되는 추세이다. 특히 정부의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 로드맵은 패시브하우스 기술 도입의 강력한 동인으로 작용한다. 대구·경북 지역에 패시브하우스를 적용하려면, 신축 건물은 여름철 과열 방지를 위한 외부 차양, 고성능 창호, 제습 기능이 강화된 열회수 환기장치를 갖춘 ‘대구·경북형 패시브하우스 설계 가이드라인’ 수립이 시급하다. 또한, 노후 건물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패시브하우스 리모델링 기법인 ‘에너핏(EnerPHit)’을 적용한 공공건축물 시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이는 기술 실증과 전문 인력 양성의 거점이 될 것이다. 대구·경북의 기후와 노후 건축물 문제를 해결할 패시브하우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지역 정책 입안자, 건설 산업계, 학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자체는 ZEB 인증 최우수 이행 방안으로 패시브하우스를 공식화하고, ‘패시브 리트로핏’ 시범사업을 즉시 착수하며, 설계 및 인증 비용 지원, 저금리 융자 등 리스크 저감 중심의 금융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대구·경북 녹색건축 지원센터’를 설립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해야 한다. 건설업계는 전문 인력 양성에 투자하고, 지역 맞춤형 표준 모델을 개발하며, ‘쾌적성, 건강, 여름 성능’을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학계는 지역 표준 기상 데이터 개발, 지역 자재 성능 검증, 실증 데이터 축적을 위한 입주 후 성능 평가 연구에 힘써야 한다. 패시브하우스는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현명한 투자이다. 이러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대구·경북이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 나아가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5-11-13

내 생각이 너무 고루한가?

세종대왕께서 날 밤을 새우면서까지 만든 한글을 기념하는 ‘한글날’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도 언론에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거의 외국어이다. 외래어면 말도 안 한다. 자기가 좀 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말도 아닌 듯하다. 저렇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을 보면 생활 속에 아주 익숙해진 말투다. 하지만 방송은 조금 정화되었으면 싶은데 듣는 사람 기분을 거슬리게 만든다. “관객”을 계속 “갤러리”라 말하는데도 사회자는 그 어떤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이게 요즘 말하는 세련되고 글로벌한 어투인가? “찌개다시 많이 나오는 식당가자.” “찌개다시? 스끼다시가 아니고?” “너무 유식한 척하지 말고 대충 알아들어라.” 복잡한 것을 유난히 싫어하는 우리는 따지고 드는 사람을 기피하고 대충 뜻만 통하면 넘어가는 이상한 문화가 자리 잡았다. 나름 남들에게 유식하게 보이고는 싶고, 그래서 한마디 한 것이 지적질로 돌아오면 기분은 나쁠 것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알고 말하는 것과 머리를 거치지 않고 대충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품격에 차이는 난다고 보면 된다. 일본에 가서 “찌개다시”라고하면 알까? “스끼다시”도 모른다. 마치 중국에 가서 짜장면 찾기다. 그리고 “츠키다시”라고 하는 일본 말은 메인 음식에 곁들인 아주 소량의 기본 음식이다. 이런 오토시나 츠키다시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30개의 반찬을 깔아버리는 한식과 경쟁하면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 손님 접대는 푸짐해야 하고 음식은 남아야 대접 잘 받았다는 소리를 듣는 문화라 제비 눈물처럼 찔끔 나오는 전채요리로는 경쟁이 안 됐다. 살아남기 위해선 당연히 변화해야 했고, 그 결과 마치 코스요리처럼 푸짐하게 한 상을 받는 느낌이 들게 만든 것이다. 이제 일식집에 스끼다시가 시원찮으면 사람들이 가지 않는다. 당연히 나와야 할 음식이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시미 요리와 함께 튀김이나 해산물이 한상 가득 깔려야 한다. 우동이나 김말이(마키), 초밥 같은 것도 곁들여서 말이다. “오늘 추천 요리는 뭔가요?” 손님이 요리를 주방장, 아니 요즘말로 “셰프”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방식을 ‘오마카세’라고 한다. 이런 용어가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용어 자체가 많이 거북하게 다가온다. 젊은 친구들은 이런 일식 문화에 자주 접하는지 내가 잘 모르는가 싶어 열심히 설명한다. 내가 돈 내는 자리가 아니라 그냥 들으면서 한 번씩 고개만 끄덕여 준다. 들으면서 내가 꼭 이걸 알아야 하나 싶다. 일식집만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한식당의 다반상(多飯床) 문화도 변해 전통 반상은 어디 허름한 한식집이나 공사장 함바집 수준으로 전락했고 요즘 잘나가는 한식집은 36반찬을 깐다.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젊은이들이 낭비라면서 우리네 한식 문화를 보여주기 식의 낙후된 식문화로 깎아버린다. 정말 그럴까? 36반찬을 혼자 먹을 순 없다. 다함께 밥 먹는 문화에 익숙한 우리네 자랑스러운 우리 밥상 문화임을 알았으면 싶다. 미소 된장국에 감탄하지 말고, 구수한 한국 된장의 참맛을 느끼면서 우리네 식문화에 좀 더 관심 가지는 젊은이를 보고 싶다. /노병철 수필가

2025-11-13

EU 새 철강수입규제 논의··· “한국은 파트너, 규제대상 아니다” 강조

산업통상부가 유럽연합(EU)의 신규 철강수입규제 도입 움직임에 대해 “한국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과잉 문제를 함께 해결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강조하며 강력한 우려를 공식 전달했다. 정부는 13일 서울에서 열린 제13차 한-EU FTA 상품무역위원회에서 EU 집행위가 최근 제안한 철강 규제가 양측의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우호적 해결책 마련을 요청했다. 이번 회의는 한-EU FTA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양측 기업의 시장 접근 애로를 조율하기 위한 공식 협의체로, EU의 공급망·환경 규제가 확대되는 가운데 철강 이슈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한국 정부는 EU가 추진 중인 △철강수입규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공급망실사지침(CSDDD) △불소화 온실가스(F-Gas) 규정 등이 우리 철강기업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철강수입규제의 경우 최근 글로벌 철강 수급 불안, 보호무역 강화로 EU 회원국들이 압박을 높이고 있어, 한국산 철강 제품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EU에 “한국은 EU와 FTA를 체결한 심도 있는 경제 파트너이며, 글로벌 공급과잉 완화에 기여해온 협력국”이라며 “이번 규제가 한국 기업에 차별적으로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EU FTA는 올해 13년 차를 맞았다. 교역 규모는 발효 전에 비해 꾸준히 확대됐고, 철강·자동차·배터리 등 제조업 중심의 협력이 강화됐다. 한국과 EU 교역은 FTA 이전 833억 달러 → 2023년 1361억 달러로 증가한 뒤 올해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양측 간 투자는 누적으로 각각 1400억 달러 안팎에 이르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가운데서도 양측은 안정적 교역을 유지하고 있어 철강·소재 분야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U 측은 이번 회의에서 △해상풍력 관련 제도 △유아용 제품 안전 규정 △주류 라벨링·온라인 판매 제도 등에 관심을 표명했다. 우리 정부는 국내 제도 운영 현황과 기업과의 소통 내용 등을 EU 측에 상세히 설명했다. 철강 이슈 외에도 한국 측은 화장품 포장재·포장폐기물 규제 강화가 우리 기업의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관련 규정의 명확한 사전 공유와 충분한 이행 준비기간을 요청했다. EU가 추진하는 화장품 규정(CPR) 개정 과정에서도 지속적 소통을 요구했다. 양정식 산업부 구주통상과장은 “내년 1분기로 예정된 다음 무역위원회에서 철강 규제 리스크 완화를 위한 후속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5-11-13

영남대, ‘2025학년도 YU 사회공헌 아이디어 공모전’ 성료

영남대학교는 지난 7일 영남대 소재관에서 ‘2025학년도 YU 사회공헌 아이디어 공모전’ 최종 발표 및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공모전은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창의적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봉사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모전은 전공 분야와 연계한 소외계층 지원 방안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서류심사와 PT 발표를 거쳐 총 9개 팀(개인)이 본선에 진출했다. 심사 기준은 논리성, 창의성, 실현가능성, 발표력, 구체성, 공익성, 지속가능성 등이 적용됐다. 심사 결과, 이대현 학생(식품경제외식학과 3년)이 ‘사랑의 덮밥 나눔-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대학생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 농가의 식재료를 활용해 독거노인 등에게 영양가 있는 덮밥을 제공하는 방안으로, 전공 지식을 접목해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과 정서적 교류, 지역 상생 가치를 제시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은 영어영문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스토리메이커즈’ 팀의 ‘작은 배우들을 위한 영어 연극 봉사 활동’이 수상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 아동들에게 영어 연극을 통해 언어능력과 자신감을 향상시키는 교육봉사 활동이다. 이 외에도 우수상 3팀, 장려상 4팀이 선정되며 총 9개 팀이 수상했다. 이대현 학생은 “지역 농산물로 따뜻한 한 끼를 나누는 것은 단순한 봉사를 넘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실천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진영 영남대 사회공헌단장은 “학생들이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학생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1-13

대구, 수험생 대상 문화·할인 혜택 풍성⋯스트레스 해소 기회 제공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이벤트 행사와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대구시는 오는 15일 오후 1시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청소년 어울림마당’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청소년기획단이 직접 기획했으며, 수험표 지참 수험생에게 특별 선물을 제공한다. 무대 공연(18개 팀)과 체험 부스(열전사 사진, 마이디폼블록 만들기, 컵케익 데코 등)가 운영되며, 부스 참가 시 기념품도 증정한다. 대구미술관은 수능 당일부터 12월 31일까지 수험생을 대상으로 무료입장 혜택을 제공한다. 수험표 또는 수시 합격증을 제시하면 ‘이강소 회고전’, ‘허윤희: 가득찬 빔’ 등 4개 전시와 디지털 가상공간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인증샷 이벤트(추첨을 통해 기념품 증정)도 진행된다. 국립대구과학관 역시 같은 기간 수험생 본인에 한해 상설전시관, 꿈나무과학관, 특별기획전 무료입장을 제공한다. 수험표 제시 시 무료입장권을 발급받을 수 있으나, 체험 프로그램(천체투영관, 4D영상관 등)은 제외된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수능 다음날인 14일부터 12월 31일까지 수험생과 동반 1인에게 입장료 30% 할인 혜택을 준다. 기획전 ‘삼청도도’와 상설전 관람 시 수험표 또는 수시 합격증을 제시하면 된다. 선착순 250명에게 컬러링 북 증정, SNS 후기 공모(도록·아트상품 제공) 등 이벤트도 진행된다. 항공 업계에서도 할인을 예고했다. 티웨이항공은 14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수험생 본인과 동반 1인에게 항공권 할인(국내선 25%, 국제선 5~10%) 제공한다. 이 밖에도 이랜드리테일은 13~23일 대구·경북권 동아백화점·NC아울렛에서 수험생 대상 패션·모던 상품 7% 할인(최대 5만 원)하며, 이월드는 11월 말까지 자유이용권(종일권 2만 4500원), 전망대 패키지(50% 할인) 등 특별 할인해 준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문화 활동과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13

경북도 ‘2025년 산불 지상진화 경연대회’ 개최

경북도가 12일 상주보 인근 다목적광장에서 ‘2025년 산불 지상진화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경북도가 주최하고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빈번해지고 있는 산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실전형 훈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대회에는 도내 21개 시·군 산불 담당 공무원과 전문예방진화대원 등이 참가해, 실제 산불 상황을 가정한 다양한 진화 시나리오를 수행하며 지상 진화 능력을 겨뤘다. 대회는 △현장 지휘본부 설치 및 운영 능력 평가 △산불 진화 기계화시스템을 활용한 지상 진화 시연 등으로 구성돼 참가자들은 제한된 급수 조건 속에서 기계화 장비를 활용해 화재 발생 지역으로 신속하게 진화 용수를 송수하는 과정을 실전처럼 수행했다. 특히, 지난 3월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진압 과정에서 실제로 활용된 기계화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진화 방식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병행돼 참가자들의 실무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경북도는 이번 경연대회를 통해 산불 진화에 있어 기계화시스템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향후 산불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한 산불 안전 교육 및 훈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안전한 산림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쓸 방침이다. 박준일 경북도 산림재난혁신사업단장은 “이번 경연대회는 실전과 같은 조건에서 참가자들의 지상 진화 능력을 점검하고, 산불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산불 대응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첨단 장비와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산림 재난에 강한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1-13

경북도 제8회 한·일시장지사회의 참석⋯양국 교류 협력 방안 논의

한·일 양국의 지방정부 수장들이 12일 인천 경원재에서 열린 ‘제8회 한·일시장지사회의’에서 인구 감소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공동 과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했다. 이번 회의는 6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린 것으로, 양국 지방 간 교류의 복원과 확대를 위한 의미 있는 자리다. 한·일시장지사회의는 1999년 첫 회의 이후 2년마다 양국이 번갈아 개최해 왔으며, 2017년 11월 부산 회의를 끝으로 한일 관계 경색 등으로 한동안 중단된 바 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경북도, 인천시, 세종특별자치시, 강원특별자치도, 전북도 등 5개 시·도지사가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나가노현을 비롯해 이와테, 미야기, 야마나시, 오카야마, 히로시마, 도쿠시마, 후쿠오카, 구마모토현 등 9개 현 지사가 함께했다. 이날 회의의 주요 의제는 ‘인구 감소’와 ‘경제 활성화’로 참석자들은 각 지역의 정책 사례를 공유하며, 지속 가능한 지방 모델 구축을 위한 협력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저출생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이철우 지사는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60년을 여는 전환점에 서 있다”며 “지방정부 간 교류가 양국 관계의 미래를 여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이 지사는 ‘인구 감소 및 지방소멸 대응’을 주제로 수도권 집중과 저출생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저출생과의 전쟁’ 선포와, 지난 8월 돗토리현과 공동으로 개최한 ‘저출생 극복, 경북도-돗토리현 국제공동포럼’을 언급하며, 저출생 문제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추진과 공동 대응 방안을 소개했다. 또한, 이날 참석한 한·일 지방정부 단체장들은 지난 60년간 쌓아온 신뢰의 바탕 위에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고, 미래 60년을 향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제9회 한일시장지사회의는 2027년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한·일시장지사회의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일본 사이타마현 지사의 제안으로 시작돼, 1999년 첫 회의가 열린 이후 양국 지방정부 간 교류의 플랫폼으로 자리잡아 왔다. 현재 한국의 17개 광역 시도와 일본의 47개 도도부현이 참여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1-13

송현여중, 국내 유일 중학교로 마이크로소프트 쇼케이스 스쿨 선정

대구 송현여자중학교가 국내 중학교 중 유일하게 마이크로소프트 쇼케이스 스쿨(Microsoft Showcase School)로 선정돼 지난 11일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현판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교육 혁신 프로그램인 ‘엘리베이트 사업(Elevate Program)’의 일환으로, AI 기반 교육 혁신을 선도하는 학교를 지정하는 제도다. 쇼케이스 스쿨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 혁신 사례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학교에 협력 기회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송현여중은 AI 기반 학생 중심 교육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점을 평가받아 이번 선정에 성공했다. 이번 선정으로 송현여중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교육 혁신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수업 혁신을 추진하고, 국내외 혁신 학교들과 협력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학생 중심의 AI 활용 학습 환경을 조성해 미래 사회에 필요한 AI 리터러시와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엘리베이트 팀 관계자는 “송현여중은 AI 기술을 단순 도입을 넘어 창의적 학습 환경을 구축했으며, 교사들의 적극적인 혁신 의지가 돋보였다”며 “수업 현장에서 AI를 비판적 사고와 협업 도구로 활용한 사례가 국내 교육 혁신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김용진 교장은 “마이크로소프트 및 글로벌 교육 커뮤니티와 협력해 학생들이 AI 시대를 주도하는 창의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13

iM뱅크,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적합성 판단 시스템 구축 완료

iM뱅크가 녹색금융 확산을 위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적합성 판단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이 시스템은 올해 6월부터 약 5개월간 자체 개발을 거쳐 완성됐으며, 여신·투자·채권 등 금융 활동의 녹색적합성 판단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물 보전, 자원순환, 오염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등 6대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을 분류하는 기준을 제시한다. iM뱅크의 시스템은 해당 기준을 적용해 기업의 경제활동별 활동·인정·배제 기준을 명확히 식별하며, 금융기관의 녹색적합성 판단을 체계화한다. 이 시스템은 여신 취급 전 녹색 여부 검토, 녹색채권 발행 프로젝트 발굴, PF(프로젝트파이낸싱) 및 투자 사전 평가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실행된 여신에 대한 사후 적합성 판단 기능을 탑재해 정부 정책(생산적 금융, 에너지 전환) 이행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iM뱅크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K-Taxonomy 기준을 현장에 쉽게 적용하도록 돕는 실질적 업무 지원 도구”라며 “기업의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을 줄이고 진정한 녹색활동을 선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iM뱅크는 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적합성 판단 데이터를 활용해 은행 포트폴리오 내 녹색금융 자산 현황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저탄소 전환, 순환경제 등 정부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신규 자산 및 대출 기회를 발굴해 녹색금융 목표 달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황병우 은행장은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은 금융의 핵심 역할”이라며 “이 시스템으로 경제와 정책의 연계를 강화해 녹색금융 생태계 확장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1-13

2025 DGIEA 친선의 밤 개최⋯주한 외교사절과 ‘더 친절한 세상’ 논의

대구시와 경북도, 대구경북국제교류협의회(DGIEA)는 14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2025 DGIEA 친선의 밤’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12개국 25명의 주한 외교사절과 40개국 협회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글로벌 네트워킹과 상호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민간외교의 장으로 마련됐다. 행사는 ‘더 친절한 세상을 지향하면서’를 주제로 진행되며, 가람예술단의 ‘신라고도가-여행’ 공연으로 시작된다. 이어 DGIEA 공동의장의 환영사와 주한 폴란드 대사 등 참석 대사들의 축사가 있을 예정이다. 또 외교사절과 협회원들이 함께하는 네트워킹 시간을 통해 국제적 신뢰와 이해를 강화하는 기회가 제공된다. DGIEA는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계명대 총장이 공동의장을 맡은 민간외교 단체로, 40개국 협회와 협력해 16년간 지역 주도의 국제교류를 이어왔다. 이번 행사는 APEC 개최지인 경주에서 열려 지역 외교 역량을 부각시키는 의미도 있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국제정세 불확실성 속에서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이 중요하다”며 “지구온난화, 도시문제 등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한 공동 대응과 AI 등 미래기술 변화에 함께 대비해 대구를 글로벌 신성장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