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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포항 철강 상생 플랫폼 구축없인 지속가능 발전 어려워

`2017 포항 철강포럼`에서는 산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철강산업과 포항경제`를 주제로 종합토론을 벌였다. 참여한 패널 7명은 “기술혁신 바람이 불고 있지만 인적자원을 활용한 데이터 연결망 형성으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철강산업 성공과 지역경제 성장은 결국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진행=김춘식(동신대 교수)◇패널토론=신훈규(포스텍 교수), 김교덕(현대제철 생산기술팀장), 강학주(울랄라랩 대표), 장웅성(산업통산자원 RD 전략기획단 MD), 김기수(포스코 상무), 서정헌(스틸앤스틸 대표), 이관희(RIST 박사)동북아 철강 연착륙방안 고민철강업체 상생플랫폼 갖춰야中企 위해 정보·기술 공유도산업특징 고려 기술도입해야□ 김춘식=철강산업 미래에 대한 거시·미시적 접근부터 시작해보자.▲서정헌=국내 철강산업의 미래를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국한해 바라봐선 안된다. 이들은 개별 기업일 뿐 실체를 정확히 봐야 한다. 철강기업의 성과나 경쟁력이 한국 철강산업을 대표한다고 본다면 정책 대안도 왜곡될 수밖에 없다. 개별 기업의 성과를 토대로 미래를 진단해선 안 된다.▲신훈규=우리나라의 주력 산업구조에 대한 이해부터 바로 해야 한다. 내수시장은 변하지 않았는데 주력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선진국을 따라가려고 하고 시장은 따라오지 못한다. 행동은 선진국, 산업구조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부분이다. 실질적인 수단을 찾는 것부터 고민해야 한다.▲이관희=중소기업 상황은 더 어렵다. RD혁신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이 가진 스마트 팩토리 레벨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대기업 수준으로 맞추지 않으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업 생태계가 서로 상생하는 환경을 갖추려면 최소한 중소기업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여건부터 개선돼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춘식=산업생태계의 재구조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혁신적인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지만 관점에 따라 접근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장웅성=그동안에는 산업 전반에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한 거부감이 오랫동안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철강생태계 진화방향을 논하는데 정부 개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80여년간 일본이 철강산업을 이끌어온 과정을 본보기 삼아야 한다. 앞으로 5년 뒤 동북아 철강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철강산업 연착륙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김춘식=철강업계 간 전략적 제휴방안에 대해서는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김교덕=포항시가 발전하려면 철강이 중심이 돼야 한다. 포스코, 동국제강 등 지역 철강업체들과 상호 공존 발전해야 가능한 얘기다. 물리적으로 공유 플랫폼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지만 상생 플랫폼 기반을 갖추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발전이 어렵다고 본다.▲이관희=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플랫폼이 시대를 지배할 것이다. 수요·공급자가 만날 수 있는 고리 역할을 하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IT, 인공지능 플랫폼이 성공한 원인은 빅데이터 덕분이다. 하지만 철강산업은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매우 취약한 환경이다. 정보공유가 되지 않는 철강산업 구조에서 시너지를 누리지 못할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을 위해 정보와 기술부터 공유해야 한다.□ 김춘식=4차 산업혁명 시대에 철강업계가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은 무엇인가.▲김기수=기술도 중요하지만 사람, 즉 인적자원 활용에 더 집중해야 한다. 중소기업에 우수 인력을 시기적절하게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인적자원은 지속 가능한 플랫폼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력 네트워크망 형성은 공유를 토대로 한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과 인력, 지역과 지역, 기술과 가치공유를 결합(combine)하는 것이 필요하다.▲장웅성=가치 공유는 철강산업의 가장 큰 취약점이다.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플랫폼 구축이 업계간 정보가치 제공을 목표로 해야 한다. 누가 어떻게 전달하느냐도 중요하다. 결국 사람의 힘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김춘식=현재 철강 산업생태계 상황은 어떤지.▲강학주=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현장에는 대기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원자재 생산부터 납품까지 대기업이 산업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그야말로 절벽에 내몰린 상황이다. 이들 기업이 4차 산업이나 스마트팩토리를 몰라서 접근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게 문제다.네트워크 강국이라는 강점을 잘 활용해 데이터 접근성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플랫폼의 시작은 공유다. 각 주체의 역할이 중요한데 산업생태계의 강자인 대기업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김춘식=지역 우수인력 유출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심훈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다. 자본재 투입을 누가 할 것이냐가 근본적인 문제다. 우수 인력 유입을 시장 유연성에 맡길 것인지도 고려해봐야 할 때다. 이 부담을 기업이 지느냐, 정부가 지느냐의 문제다. 정부와 민관이 함께 인력 투입에 대한 지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더불어 산학연 경계가 허물어진 만큼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여러 인센티브 제공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얘기다.▲강학주=기술은 사람을 즐겁게 만들 수 있다. 단위당 생산량보다 종합 생산량을 높이는 효율성이 필요하다. 해외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국내에서는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독일은 소비자생산까지 스마트팩토리를 적용했고, 일본은 로봇산업 중심으로 구축했다. 국가마다 산업특징에 맞춰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철강산업 특징에 맞춰 도입해야 한다./김민정·이바름·전재용기자

2017-11-09

“소리없이 생명을 다한 고로 앞에 숙연해진다”

▲ 대상 수상자 류현서씨.대상 `고로`(高爐) 고로는 잡다한 쇠붙이들을 열로 보듬는다. 보기 좋은 것도, 흉한 것도 품어 안고 융화시켜 준다. 고로를 거쳐 나온 쇳물은 사물로 다시 태어난다. 고로는 쇠붙이의 자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뜨거운 쇳물을 끌어안는 동안 쇠붙이로 된 몸도 서서히 닳고 삭아진다.제철공장의 고로 하나가 사라진다. 반세기 가까이 견디며 보수를 거듭해오다가 생명이 한계에 다다랐나 보다. 세월 앞에는 사람도 노쇠하고 쇠도 산화된다. 고로도 사람의 육신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로는 잡다한 쇠붙이들을 열로 보듬는다. 보기 좋은 것도, 흉한 것도 품어 안고 융화시켜 준다. 고로를 거쳐 나온 쇳물은 사물로 다시 태어난다. 고로는 쇠붙이의 자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뜨거운 쇳물을 끌어안는 동안 쇠붙이로 된 몸도 서서히 닳고 삭아진다.나의 고로는 토함산 자락의 마을에서 시작됐다. 산은 그렇게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질펀한 능선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차츰 준엄한 형상을 드러냈다. 길고 짧은 골들은 청옥색 하늘을 이고 신묘한 입체화를 이루었다. 그런 입체화가 펼쳐지는 마을에서 어머니는 태어나서 자랐다.말랐던 풀들도 일어서는 봄날, 열여덟 살 어머니는 이웃 마을에 사는 아버지를 만나 백년해로의 가약을 맺었다. 그 후, 두 분은 제철소의 쇠와 고로처럼 서로를 품기도 하고 녹이기도 하며 가정을 이루었다. 어른을 섬기고 형제들을 보살폈고 자식을 생산해 품어 키우느라 몸과 마음을 녹였다. 특히 어머니는 제철소의 고로처럼 가정의 중심이었고 자식들의 안식처였다.쇠를 녹이는 고로가 뜨겁다 한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보다 더 뜨거울 수 있을까. 혈육에서 우러 나오는 정은 온도로 책정할 수 없다. 혈로 반죽되어 고로를 거쳐 나온 생명체는 떨어뜨리려 해도 떨쳐지지 않는다. 고로는 배출해 낸 살붙이와 피붙이들을 위해 살아왔다.곰곰이 짚어보면 어머니의 생도 내적 외적 고달픔도 있었지만 기쁨과 흐뭇함도 없지 않았다. 권속들을 보살피며 살아온 어머니의 한 생애, 종갓집 종부로서 소임을 다하느라 승새 굵은 삼베치마 허리춤까지 땀에 적시고 또 적셨다. 일 년에 열 번씩 다가오는 봉제사 접빈객에 손끝에 물마를 새가 없었고, 할아버지를 찾아 사랑채를 드나드는 손님들에게도 정성을 다하느라 늘 몸이 달았다. 가족 중 누가 아프다고 하면 어머니 가슴에서는 가을 모과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이순이 다 되도록 늘 그렇게 살았다.흐르지 않는 물이 없듯이 붙잡지 못하는 게 세월이다. 어머니의 구십 성상(星霜)도 하루하루 사는 동안 물같이 흘러버렸다.구순을 갓 넘긴 어머니가 갑자기 위독해졌다. 어둠이 점점 짙게 맥질 되는 시각에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짚불이 사그라지듯 어머니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에는 별들이 숨을 죽였고 늦게 뜬 그믐달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어머니도 달도 구름에 밀려 한마디 말도 없이 조용히 떠나갔다.인생이란 그 자체가 구름이다. 비단 어머니뿐이겠는가. 역사에 이름을 남긴 구국 영웅이든, 숨이 넘어가던 사람을 살려준 의인이든, 수많은 일터를 제공하여 나라의 부흥을 일으킨 사람이든 구름 같은 이 길은 갔다 하면 못 오는 길인 것을.멀리로는 적은 군사로 수없는 적군을 무찔렀던 장수도 한번 가면 끝이었다. 글을 만들어 문명을 밝혔던 학자도, 어두운 곳도 마다치 않고 대중들을 위해 자신을 다 바친 성인(聖人)이든, 어느 항구에서 한 소절의 노랫말 같은 인생을 풀어낸 성격이 털털한 선인(船人)도 이 길은 갔다 하면 다시 돌아왔다는 소리는 아직 못 들어 봤다. 동네 어귀에서 마을의 액운을 막아주던 아름드리 거목도 쓰려져서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영웅은 영웅으로만, 부자는 부자로만 봤다. 명함 그 자체로만 보았던 거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이름도 명예도 다 허무로 보인다. 누구나 한번 가면 다시 못 오는 것을 어머니의 죽음에서 절실히 느낀다.어머니와 함께한 지난날이 허허롭기 그지없다. 태산이 높은 것이 아니고 만경들판이 넓은 게 아니었다. 내게는 어머니의 가슴팍이 어느 산보다도 듬직했고 어느 평야보다 더 넓었던 거였다. 날숨이 길게 나오면서 온몸에 맥이 빠진다. 팔다리가 마치 아이들이 오래 주무른 헝겊인형처럼 힘없이 겉논다. 이런 걸 보니 어머니는 생전에 내겐 만상의 근원이었고, 내 육체의 원기며 기(氣)를 살리는 생성원리였던 게 틀림없다.이제까지 때로는 충고를, 더러는 칭찬을 받으며 살아왔다. 어머니가 내게 준 염려도 힘이요 충고도 힘이요 칭찬은 더 큰 힘이 되었다.어머니와 함께한 시간들을 조각보처럼 꿰매본다. 다 읽지 못할 책을 펼치다 접었다 한다. 언제라도 찾아뵈면 “아야 배 고프제. 어서 밥 먹어라. 맛있을 때 많이 먹어라.” 연달아 잉잉댄다. “많이 먹고 아프지 마라.” 귀에 익은 목소리를 붙들려면 달아나고 달아났다가는 되돌아온다. 기억은 시간의 흐름을 정지시키기도 하고 세월의 순서를 바꾸어 놓기도 한다.소리 없는 기억을 더듬다가 눈을 뜬다. 거실 유리창에 가늘게 휘어진 반쪽 달빛이 어려 있다. 유난스레 외로워 보이는 오늘의 저 달은 무엇을 생각할까. 우리가 겪는 희로애락을 구경하고 있을까. 어머니는 당신의 영혼을 저 달 속에 깊숙이 새겨두고 떠났을까. 그래서 달빛이 어머니의 영혼을 받아들여 희끄무레한지도 모른다. 넓고 넓은 하늘에 홀로 떠 있는 달은 누구나 혼자 떠나야 한다는 걸 암시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상처의 아픔은 육체적 고통이고 이별의 아픔은 정신적 고통이다. 떠나는 길을 동행할 수 없기에 그 심정은 가눌 길이 없다.근 반세기 전, 철광석을 녹여낸 포항제철의 고로가 원화로 불을 지핀 후 1천도가 넘는 열기로, 짙은 황금색 액체를 뿜어냈다. 그로 인해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발판이 된 제1고로였다. 우리나라를 산업 메카로 발돋움시키고 서서히 장막을 거두었다.어머니도 연세가 들면서 병원에 가는 날이 가지 않는 날보다 더 많았다. 제철공장의 고로가 낡아서 보수해 가며 써 왔듯이 어머니의 건강도 그러하였다. 어머니를 두고 장수했다고 덕담처럼 말하는 분들도 있다. 요즘 백세 시대로 치면 장수라고 할 수 없다는 게 뒤에 남은 자식의 마음이다. 무병장수를 바랐으나 `극병장수`에 그치셨다. 기울어지는 달은 다시 차오르지만 어머니의 쇠잔해진 기운은 다시 실해지지 않았다. 세월은 무심해도 인간사는 유심하다. 철광석을 녹여낸 고로도, 나를 낳아 평생 감싸주던 어머니도 끝내 퇴역을 거부하지 못했다.어머니는 마지막으로 고통도 무상이고 기쁨도 무상임을 나에게 알려 주는 듯하다. 생각해 보면 품에 안아 키워주던 부모도, 마주 보고 살아온 사람도 끝끝내 함께할 수가 없고, 피를 나눈 수족 같은 형제도 같이 동행하지 못한다. 모든 게 무상이라고. 인생은 혼자가 되기까지 아프고 슬프고 기쁘고 행복해하면서 무상을 향해 가는 것이라고…….녹슨 쇠를 보듬는 고로처럼, 어머니는 곰살갑게 대해주는 자식이든, 비포장도로를 굴러가는 소달구지마냥 털털거리는 자식이든 질병이라는 불순물까지 다 껴안았는지도 알 수 없다.어느 어머니인들 자식을 품고 자신을 희생하지 않겠는가. 내 어머니만은 그런 것이 아닐 테지만, 소리 없이 뜨겁게 생명을 다한 고로 앞에 숙연해진다. 벽에 걸린 어머니의 사진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묵묵히 말이 없다.류현서▲ 곽흥렬, 김은주심사평“차가운 쇠에다 감성을 불어넣은 작품들”우리 생활 주변의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철을 소재로 한 제1회 `포항 스틸에세이 공모전`은 퍽 신선한 기획이었다. 차가운 쇠에다 뜨거운 감성을 불어넣어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쇠를 소재로 마련한 이번 글잔치는 철의 도시 포항에 아주 잘 어울리는 훌륭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주제가 정해져 있는 글을 쓰는 것은 자유 주제의 글을 쓰기보다 훨씬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공모전에 4백 편이 넘는 많은 작품이 응모되었다는 사실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호주, 필리핀 등 해외에서도 응모작이 들어온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 대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으리라는 예감을 갖게 된다.예심을 통해 본심에 올린 작품은 20여 편이었다. 이 작품들을 두고 두 심사위원은 심도 있는 논의에 들어갔다. 그 결과 `고로`를 비롯하여 `바늘꽃`, `못을 읽다`, `접쇠`, `가위의 꿈`, `철의 품안은 따뜻했다`, `쇠, 매화를 피우다`, `불매소리`, `철없는 여자들`, `꿈꾸는 칼` 등 10편이 추려졌다.대상 수상작인 `고로`는 쇳물을 녹이는 고로(高爐)와 한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 이 두 대상의 동일시를 꾀한 참신한 발상으로 어머니의 희생적인 삶을 애잔하게 그려냄으로써 수필의 정형을 보여주었다. 함께 응모한 `접쇠`도 대상 수상작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작품이었다. 더구나 여자 응모자임에도 불구하고 남자 응모자의 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선이 굵었던 점이 미덕으로 다가왔다.나머지 본선 진출작들 가운데서 다시 `쇠, 매화를 피우다`, `바늘꽃`, `가위의 꿈` 등 세 편을 골라 각각 금, 은, 동상을 정했다. 이 응모작들은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만큼 자기 색깔이 뚜렷했다.`쇠, 매화를 피우다`가 소재에 얽힌 비밀스런 사연을 문학적으로 짜임새 있게 형상화함으로써 울림이 큰 수필이었다면, `바늘꽃`은 단아하고 정갈한 미감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그런가 하면 `가위의 꿈`은 가위를 의인화하여 삶에서의 의미를 붙들어낸 점이 눈길을 끄는 수작이었다. 다만 수필적인 완성도 면에서 `쇠, 매화를 피우다`가 보다 우위에 있어 금상을 차지했고, `바늘꽃`이 아깝게 은상으로 밀려났으며, `가위의 꿈`은 문장력이 다소 처져서 동상에 머물렀다.참고로, 응모작들 가운데 상당수가 지난 체험을 특별한 문학적 장치 없이 단순히 서사 위주로만 풀어놓아 예술적인 미감을 살리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밝혀 둔다. 에세이도 수필의 한 갈래이니만큼, 좋은 수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만의 개성적인 시각으로 대상을 재해석하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남들과 똑같아서는 절대 심사위원의 눈을 끌지 못한다. 응모자들에게 앞으로 이 점을 명념하고 정진해 주길 당부한다.수상을 한 분들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선에 들지 못한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심사위원: 곽흥렬(수필가)·김은주(수필가)

2017-11-08

“대한민국 철도중심지로 10만명 자족도시 문경 만들 것”

“문경을 살기 좋은 도시, 교통·산업중심의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한때 무연탄 생산지로 번성했지만 석탄산업이 침체되면서 20만명에 달했던 인구가 8만명으로 감소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문경시. 하지만 지금은 폐광도시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부자 농촌, 스포츠·관광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또 단순한 관광도시가 아닌 6차산업을 접목한 관광산업형 도시로 탈바꿈 했다. 그로 인해 지가 상승률 전국 1위를 기록하고, 2년 연속 경북도 일자리창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2012년 4월부터 문경시를 이끌고 있는 고윤환(60) 시장의 남다른 철학과 추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짧은 기간동안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낸 고윤환 시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폐광도시 이미지 전면 탈피 부자농촌·스포츠·관광도시 도약남부대륙선·동서횡단철도 예정중부내륙철도 2021년 개통석탄박물관·백두대간 벨트화전국최고 관광명소로 조성- 문경시가 개청 이래 처음으로 예산 6천억원의 시대를 맞았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예산 6천억원 시대 개막은 전국 최고의 중소도시 건설을 위한 문경시의 그동안의 노력과 성장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다. 지난 2014년 민선 6기 출범 후 처음으로 예산 5천억원을 돌파한지, 불과 3년만에 이뤄낸 쾌거로 시민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문경시와 같은 자립기반이 취약한 중소도시에서 필요한 사업은 모두 추진하면서, 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예산의 편성과 집행, 평가와 환류가 꼼꼼하게 이뤄져야 하고, 자주재원으로 활용이 가능한 지방교부세, 국·도비 확보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경시는 국가예산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 예산 관련 부서를 전략적으로 방문해 지역 현안사업을 설명해 왔다.또 각종 공모사업에 응모해 초곡천 정비사업 170억원 등 올해 현재까지 340억원의 국·도비를 확보했다. 문경시는 예산 6천억원 시대를 마중물 삼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경제 회복과 품격 있고 안전한 도시 공간 창조에 최선을 다하겠다.- 도심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문경시는 현재 구도심을 되살리는 `도심재창조 20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8년까지 20개 프로젝트에 총 864억원의 예산을 들여 활력이 넘치는 도심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현재 흥덕동 회전교차로 설치, 점촌공공도서관 현대화 사업, 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 사업 등 20대 프로젝트 중 14개 사업은 이미 완료했으며, 문경문화원 건립, 모전천 생태하천 복원, 돈달산생활공원 조성, 인공암벽장 설치, 신흥시장 리모델링, 흥덕종합사회복지관 건립 등 나머지 6개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특히, 전주지중화사업은 도심의 미관을 살리고, 전주가 있던 공간에 주차장을 조성함으로써 인근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해 지역 상권 발전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도심재창조 20대 프로젝트`가 도심의 외관만 바꾼 것이 아니다. 이 사업으로 장애인 전용 체육관과 청소년문화회관,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을 건립해 지역 주민들의 여가, 문화활동을 지원해 남녀노소 시민모두가 문화복지를 즐길 수 있게 됐다.-2021년 서울~문경 고속철도 개통이 예정돼 있다. 준비는 잘되고 있는지.△중부내륙철도 문경 구간이 오는 2021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이 철도가 개통이 되면 수도권에서 문경까지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더불어 남부내륙선(김천~거제)과 동서 횡단철도(서울~율진)가 개통되면 문경은 말그대로 국토철도망의 중심지로 가듭나게 된다.지도상에 나타나듯이 문경은 남한의 가장 중심지에 위치한 도시로, 이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우선, 수도권 지역의 접근성 향상으로 관광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문경새재 초입에 위치한 `최초의 땀의 신부`최양업 신부의 선종지인 진안리 일원에 명상과 체험 및 숙박시설을 갖춘 진안유휴양촌을 내년에 문을 열 계획이다. 또 자연을 보는 새로운 방법, 벽 없는 전시관을 캐치프래이즈로 해 가은읍 왕능리 석탄박물관 일원에 총 사업비 1천119억원을 들여 녹색문화상생벨트조성사업(문경 에코랄라)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영상문화콘텐츠와 백두대간 생태자연과 녹색에너지 등을 결합한 복합생태영상테마파크로, 2018년 6월 오픈 예정이다.특히 기존 석탄박물관과 더불어 백두대간을 활력적으로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포레스트 어드벤처(짚와이어, 짚코스터, 마운틴루지) 시설을 민자로 시행해 전시, 체험, 어드벤처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전국 최고의 관관명소를 만들 방침이다.이밖에도, 물류단지 조성의 최적지인 만큼 역세권 개발사업을 고속철도 개통 시기에 맞춰 마무리 할 계획이다.-일자리 창출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민간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했다. 우수한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확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청년인구 유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우선, 우수한 기업을 유치함에 있어 원할한 인력 제공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경시 기능인력 청년인턴 장려금 지원에 관한 조례`를 도내 최초로 제정해, 지역 중소기업에서 3개월 이상 생산직으로 근무 중인 34세 이하 청년들에게 매월 30만원씩 6개월간 18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근로자에게는 근속장려금 300만원, 기업체에게는 고용보조금 200만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활동이 왕성한 젊은층의 안정적인 유입을 위해 지난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지역본부와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공공임대주택은 문경시 흥덕동 655일원 6천㎡ 부지에 총 사업비 180억원을 투입해 대학생,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세대를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 200세대를 제공한다.올해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한국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도 기업에 필요한 구직자 맞춤형 직업훈련을 통해 청년고용을 촉진하고 기업에 우수한 인력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윤환 문경시장이 폐광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문경을 스포츠·관광도시로 바꿔나갈 다양한 방안 등 시정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그 동안 일을 추진하면서 힘들었던 것과 앞으로의 계획은.△문경시민들과 시청공무원들이 모두 힘을 합쳐 도와 주었기에 특별히 힘든 점을 없었다. 그래도 굳이 힘들었던 점을 찾으라면, 2015년에 열린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를 들고 싶다. 군인체육대회가 성공리에 끝나기는 했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었다. 대회가 성공하면 지방의 작은 도시인 문경을 지구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당시 2012년 재보궐선거로 당선되고 나서 보니 예산부터 경기장 건립계획까지 제대로 되어 있는 것이 없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정도였다.하지만 길을 찾을려고 노력하다보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문경시민들과 그 큰 대회를 치르기 위해 많은 것을 감수해가며 준비해 저비용 고효율의 스포츠대회를 성공리에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매년 3만명 이상의 전지훈련선수단이 다녀가는 스포츠 도시로 도약했다.앞으로 문경시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예산 6천억원의 시대와 중부내륙철도와 중부권동서횡단철도 개통 등으로 명실상부한 철도중심지로 거듭날 것임에 틀림없다. 앞으로도 시민들의 생각과 의지를 모아 내부로는 소통하고, 외형적으로는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 문경을 인구 10만명의 자족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고윤환 문경시장 문경중, 문경종고를 거쳐 영남대 지역사회개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인하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제2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국무총리실 과장, 청와대 행정관, 인천시 교통국장·경제통상국장,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국장·지방행정국장,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4월 재보궐선거로 민선 6대 문경시장으로 취임해 현재까지 문경시를 이끌고 있다.문경/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17-11-07

`부산` `해운대` 이름만으로도 심쿵… 누구나 가고싶은 관광도시 각인

`바다`와 `해양관광`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몇몇 도시가 있다. 호주의 경우 골드코스트가 그렇고, 이탈리아에서는 나폴리, 크로아티아라면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가 이에 해당되는 도시다.호주·부산 사례 취재·분석`해양관광도시 포항` 로드맵 제안글 싣는 순서1. 포항 관광산업의 현주소2. 골드코스트가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이유3. 글래스마운틴과 선샤인코스트가 선사하는 즐거움4. `해양관광의 메카` 부산을 가다5. 포항이 만들어가는 관광도시의 미래 그렇다면 한국 도시 중 이런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은 어딜까? 아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부산”이라고 답할 것이다. 지난주 토요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갈매기가 바람 속을 날아다니는 해변을 거닐며 가을 바다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는 고성웅(38)씨를 만났다.동갑내기 아내와 금요일 밤기차를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는 고씨는 “나는 서울 토박이고, 와이프는 경기도에서 태어나 자랐다. 우리가 연애하던 대학 시절부터 바다가 보고 싶을 때면 언제나 해운대나 광안리해수욕장을 찾곤 했다”고 말했다. `바다`가 주가를 높이던 여름이 끝났지만, 부산은 여전히 많은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해운대와 광안리 해변만이 아닌 다양한 관광지와 색다른 볼거리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정산과 백양산, 해동용궁사와 석불사 병풍암, UN기념공원과 금강공원, 수영만 요트경기장과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강서예술촌, 전통음식 체험을 즐기는 만덕 뜰에장 등은 아름다운 바다 풍광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부산의 관광자원이다. 여기에다 동래에서는 온천에 몸을 담그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부산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관광명소는 어디일까. 지금부터 가벼운 발걸음으로 부산의 바다와 등산로, 거리와 맛있는 음식을 찾아 가보자. ◆ 해변, 빼놓을 수 없는 `부산관광의 보석` `부산`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그려지는 풍경이 푸른 파도와 새하얀 모래알 반짝이는 해변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은 넓은 백사장과 미려한 해안선을 지닌 부산의 대표적 해변이다.수심이 얕고, 물결이 잔잔해 가족 단위 피서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여름철이면 TV 화면에서 수십 만 명의 사람들이 몰린 해운대해수욕장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언론사들은 해운대해수욕장 방문객을 통해 그해 피서객의 규모를 가늠하기도 한다.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해운대해수욕장엔 특급호텔부터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이 밀집돼 있다.23년째 해운대 해변에서 장사를 해왔다는 B씨는 “깨끗한 바다와 현대적 건물이 어울려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는 것을 매력으로 꼽으며 자랑을 이어갔다.“휴양과 더불어 각종 오락과 유흥을 즐길 수 있는 해운대는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달맞이 축제와 북극곰 수영대회 등도 흥미로운 볼거리”라는 게 B씨의 설명.해운대 인근 식당에서 부산의 별미로 꼽히는 돼지국밥을 먹었다. “우떻습니꺼? 맛있지예?”라고 묻는 주인아주머니의 사투리가 정겨웠다.지하철로 이동해 찾은 광안리 해변엔 젊은이들이 많았다. 주변엔 개성 넘치는 레스토랑과 독특한 실내장식을 한 카페,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패션잡화점 등이 자리하고 있다.대학생 김민호(21)씨는 “배낭여행에서 본 유럽의 해변과 비슷한 분위기”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광안리는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공간이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바다를 가로질러 만들어진 광안대교가 다채로운 빛깔로 화려하게 불을 밝힌다. 이 낭만적 광경을 보기 위해 연인들은 밤의 해변으로 데이트를 나온다. 노천카페에선 라이브 연주자들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특히 이날은 광안리 해변에서 부산불꽃축제가 열린 날. 연인들은 터지는 불꽃 아래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웠다.이외에도 △붉은 석양이 아름다운 다대포해수욕장 △해상 케이블카 설치로 관광명소로 재부상하고 있는 송도해수욕장 △넓은 백사장과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는 송정해수욕장 등이 부산을 찾은 여행자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 국제시장과 금정산을 거쳐 동래온천으로황정민이 출연해 천만 관객을 모은 영화의 제목으로도 유명한 `국제시장`.부산시 중구 신창동에 소재한 재래시장이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부산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로 떠올랐다.국제시장은 1945년 해방 이후 일본인들이 남겨놓고 간 물건과 해외동포들이 가져온 상품을 거래하며 형성된 곳이다. 처음에는 `도떼기시장`이라 불렸고, 1948년 건물을 신축하면서 `자유시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국제시장이라는 명칭을 얻은 것은 한국전쟁 때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이 판매되면서부터다.다섯 차례의 크고 작은 화재를 겪은 국제시장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서민들의 삶의 의지를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하다.국제시장 먹자골목에서 `부산식 막장`에 찍어먹는 순대 한 접시를 주문했다. 밀려든 인파로 왁자지껄한 골목엔 말 그대로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했다.`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금정산에 얽힌 전설은 흥미롭다. 산의 꼭대기에 물이 마르지 않는 금빛 샘이 있어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금색 물고기가 놀았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 금정산이란 이름도 거기서 생겨났다고 한다.국내 최대 규모인 산성과 범어사로 유명한 금정산은 금강공원, 국청사, 산성마을 등과도 가깝다.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물이 가벼운 산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반겨준다. 또한 14곳 약수터의 물맛도 그만이다. 산길에서 만난 70대 어르신은 “물맛이 좋으니까, 금정산 막걸리도 맛있다 아입니꺼”라며 웃었다.금정산 주변을 산책하다보니 해가 저물었다. 지척에 동래온천이 있었다. 30~40년 전에는 신혼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았다는 동래온천 일대엔 이미 1천500년 전부터 뜨거운 물이 솟았다.상처 입은 학이 동래온천에 며칠 몸을 담그고는 회복돼 날아갔다는 `백학(白鶴)의 전설`이 전하기도 한다. 거리엔 먹장어 굽는 냄새와 연기가 가득했다.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징그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먹장어. 하지만, 쫄깃한 맛이 일품인 먹장어 숯불구이는 밀면 등과 함께 부산의 대표적 먹을거리 중 하나다.먹장어 구이를 맛보고 숙소로 들어와 욕조에 편하게 누웠다. 따스한 온천욕 20분에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느낌이었다. ◆ 송도 해상케이블카와 시티투어버스를 만나다부산여행 이틀째. 29년 만에 새 단장을 마치고 최근 운행을 시작한 해상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송도해수욕장으로 갔다.송림공원에서 암남공원까지 1.62km 구간 바다 위를 오가는 케이블카는 아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입장권을 구매해 케이블카에 올랐다. 송도 해상케이블카의 바닥은 강화유리로 만들어져 발 아래로 짙푸른 바다가 그대로 보였다. 아찔한 긴장감이 꼬마들의 탄성을 불렀다.어린 딸과 함께 송도 해변을 찾았다는 강현석(35)씨는 “부산에서 산지 20년이 넘었지만 송도해수욕장엔 잘 오지 않았는데 케이블카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타보러 왔다”고 했다.한적했던 송도해수욕장이 케이블카 하나로 인해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부상 중이다. 주변 상인들이 반길만했다.부산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시티투어 버스`를 “부산의 핵심 관광지를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추천한다.부산역을 출발해 부산박물관-동백섬-영화의전당-평화공원 등을 경유하는 `레드라인`과 해운대-달맞이길-수산과학관-시립미술관을 돌아보는 `블루라인`, 용호만과 오륙도를 오가는 `그린라인`이 운행 중이며, 지하철 부산역에서 출발해 이기대 전망대와 광안리해수욕장의 야경을 둘러보는 `부산 야경투어`도 인기다. 때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때로는 버스나 지하철에 올라 여행한 부산. 바다와 산이라는 자연에 인공적 아름다움을 더하고, 여기에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까지. 부산에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1-03

“주민주도형 도시녹지 조성, 새 도시문화 공간 만들어야”

□ 포항 그린웨이, 시민속으로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다포항시가 친환경 녹색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추진 중인 `포항 그린웨이(Green Way) 프로젝트`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됐다.포항시는 지난 10월 26~27일 김용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 등 전문가 집단을 초빙해 시민을 대상으로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 공감대 형성 및 시민 소양 증진을 목적으로 `포항 그린웨이 아카데미`를 개최했다.이번 아카데미는 포항시가 숙원사업으로 추진 중인 그린웨이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먼저 26일 김용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폐철도부지 도시숲을 주축으로 숲과 이어지는 골목길과 둘레길을 걸으며 자연과 여가를 즐기는 포항의 미래에 대한 내용인 `시민이 살맛나는 포항 그린웨이 인문학 강의`를 실시했다.같은날 이어진 현장체험에서는 형산강 장미원을 방문해 전미자 장미사랑회 위원장을 포함한 4명의 강사진의 주제로 장미스토리, 장미식재방법 및 활용방안, 소품을 이용한 인생사진 남기기 등을 실시했다.다음날인 27일에는 김종원 계명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의 도심 생태하천 복원의 내용인 길 따라 흐르는 도시 미학 인문학 강의가 진행됐다.현장 체험으로는 손가숙 포항환경학교장을 비롯한 5명의 강사진이 도심 속 친수환경체험과 생활 속 환경실천에 관한 함께하는 환경실천 그린웨이에 관한 교육을 형산생태유수지에서 실시했다.□ 김용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포항 그린웨이는 포항시민의 소중한 자산공원녹지 관리 스스로 운영하고 관리해야범추진협의회 중심된 시민운동으로 발전을□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10년 장기프로젝트 `안양천살리기 종합계획`어종 4배나 늘어나는 등 생태계 복원 큰 결실복개된 지역 4대하천도 친환경 복원 서둘러야 □ 포항 그린웨이 사업은 포항시민의 공동체 운동아카데미 첫째 날인 26일에는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김용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포항시 명소로서 그린웨이의 이용과 관리방안`이라는 주제로 인문학 강의를 진행했다.김 교수는 “포항 그린웨이는 회색의 도시에 녹색을 도입하고 시민들과 더불어 외지인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도시문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다”며 “물리적인 녹지를 조성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시민추진협의회를 중심으로 포항시민들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운영과 관리에 참여하는 주민주도형 도시녹지를 조성하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또 “앞으로의 시대는 공동체의 개념이 사회의 전 분야에서 최고의 화두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포항 그린웨이의 핵심이 될 공원녹지의 관리는 이용자 스스로가 공익목적을 해치지 않도록 훼손이나 오염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서울시가 2002년 발간한 `시민과 함께하는 서울의 공원`이라는 책자를 “서울시 공원관리의 미래지향적인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다양한 이용프로그램의 개발과 공급을 통해 이용효율을 높이고, 이용자의 여가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이에 김 교수는 포항 그린웨이는 포항시민들의 자산임을 강조하며 시민들이 개인재산을 관리하는 자세로 그린웨이 사업을 통해 조성된 자원을 운영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끝으로 “포항 그린웨이 사업은 외형적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아니라 포항 시민들의 공동체 운동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운동의 성격이 강하다”며 “시민들의 관심을 증대시키고, 서로 각 분야의 협조를 강조하며, 시민들 비롯한 모든 분야의 종사자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언론을 통한 사회교육기능이 강화돼야 하며 현재 범추진협의회가 중심이 된 포항시민 운동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같은날 형산강 장미원에서 `어린왕자가 사랑했던 장미꽃을 품다`라는 주제로 열린 현장체험은 포항시화인 장미에 관한 의미를 상기시키고 장미도시 포항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체험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소품을 이용한 사진촬영 등을 즐기고 장미를 직접 식재하는 방법을 배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안양천 사례를 바탕으로 한 포항 도심 4대 하천 생태하천화둘째 날인 27일에는 `물길 따라 흐르는 도시 미학`이라는 주제로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의 강의가 진행됐다.김 교수는 현재는 복개도로로 개발이 완료된 포항지역의 4대 도심하천을 돌아보고 세계 유수도시의 친환경 복원사례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설명을 이어갔다.김 교수는 “1960년대 이후 하천정비사업은 치수 위주로 이뤄졌으며 하천의 직강화 및 인공화를 위해 하천복개와 주차장, 도로건설이 이뤄지며 하천의 수질은 악화되고 하천공간은 황폐화됐다”며 “1995년 이후 이같은 문제가 이슈화 되면서 환경부와 국토부가 경쟁적으로 하천복원기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생태하천사업에 환경신기술, 녹색기술, 생태계 복원기술을 최우선적으로 적용한 결과 전국의 많은 하천들이 예전의 모습으로 회귀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그는 “안양천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수리·수문), 국토연구원(공간·경관), 경원대학교(생태계재생), 환경정책평가연구원(유지유량), 안양대학교(수질) 등 5개 기관이 안양시와 함께 10년 장기 프로젝트인 `안양천살리기 종합계획`을 실시했다”며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하천 연속성과 구조적 안정성이 확보되고 2002년 7종에 불과했던 어종이 2015년 24종으로 늘어나는 등 생태계 복원 효과까지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이같은 안양천의 사례가 이슈화되면서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Jane Goodall) 박사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생명이 살아숨쉬는 하천으로 거듭난 하천의 모습을 보며 감탄하기도 했다”며 “안양시는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을 통해 생태하천으로 변모하고 있는 안양천의 하천 관리에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09년 SBS 물환경대상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김종원 교수의 강연에 이어 형산생태유수지에서 열린 현장체험에서는 `함께하는 환경실천 그린웨이`라는 주제로 체험활동이 진행됐다.체험은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고 시민의 꿈과 희망이 녹색 네트워크를 통해 포항사랑으로 승화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됐다.특히 교육에 참여한 시민들이 교육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인적교류를 통해 포항 그린웨이 전령사 역할을 하면서 그린웨이를 시민운동으로 만드는데 포커스를 맞췄다.이강덕 시장은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지속적으로 친환경녹색도시 기반을 넓혀 나갈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공감대 형성 마련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강의를 듣고 돌아가 주변 분들에게 그린웨이에 대한 많은 홍보로 시민 운동화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7-11-02

“잘못된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옳은 길 묵묵히 나갈 터”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춘 지도자가 되고자 했습니다”구미가 회색도시, 산업도시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기까지에는 남유진 구미시장의 남다른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지난 2006년 구미시장에 당선된 그는 처음부터 최소 10년 이상의 사업기간이 필요한 중·장기 프로젝트를 연속적으로 발표했다.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 `한책 하나구미 운동`, `일천억원 장학기금 조성`, `구미 낙동강 7경6락 리버사티드 프로젝트`등이 대표적이다. 남 시장이 3선 동안 중·장기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12년 지난 현재 구미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게 된 것이다.뿐만 아니라 남 시장의 공약 이행률은 지난 6월 기준으로 95.7%에 이른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 5월 29일 발표한 전국 시도지사 공약 이행률이 59.59%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이다. 12년 동안 구미의 수장으로 바쁜 길을 걸어온 남유진 시장을 만나 그의 남다른 행정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10년 중·장기 프로젝트 연속 추진회색도시·산업도시 이미지 탈피기업하기 좋은도시 구미로 성장박정희 우표 발행·역사관 건립 등비난 목소리에 애통… 바로잡을 것한책 하나구미 운동 11년째 이어교육·경제 등 지역발전 위해지역인재 양성으로 미래 투자 - 12년이라는 임기동안 많은 일을 해냈다. 성공 비결은.△선출직에 있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게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았다.구미는 역동적인 도시로, 산업규모도 크고, 민원도 많은 지역이다. 이런 지역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시민들로부터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처음 구미시장이 됐을 때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산업다각화와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자 했다.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도시이미지의 변화가 필요했고, 그래서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들을 시작했다.대부분 10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였지만, 성공적으로 추진해 큰 성과를 이뤘다. 지금은 그 성과의 열매를 구미시민들에게 돌려드리고 있다.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지금은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땅만 준다고 기업이 들어오는 시대가 아니다. 직원들이 와서 살 수 있는 정주여건이 되어야 한다. 난 그런 조건을 만들어 놓았다. 그건 기업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시민들을 위한 것이다.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모여 큰 틀을 구성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췄다.- 정권이 바뀌면서 구미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떻게 대처해 나갈 생각인지.△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구미가 딱히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 진행하는 추모 사업에 대해 좋지 않은 여론이 일고 그로 인한 여러 폐해들이 생기는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우정사업본부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취소한 일은 잘못된 처사로, 지금 그 일을 바로 잡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을 두고도 구미시가 우상화를 한다느니 하면서 말들이 많다.하지만 이 사업은 영호남 화합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4년 3월 동서화합포럼에 참석한 당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 등 25명이 논의해 결정한 사업이다. 구미에는 200억원을 들여 박정희 역사자료관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 하의도에는 719억원을 들여 삼도대교를 건설하기로 한 것이다.삼도대교는 지난 6월 27일 개통됐고, 박정희 역사자료관은 11월 착공될 예정이다. 동서화합을 위해 시작된 이 사업들을 가지고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특히 지역에서 이 사업을 두고 우상화란 말이 나오는 것에 가슴이 아프다.이뿐만이 아니다. 새마을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새마을운동은 유네스코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구미시는 앞으로도 국민 모두가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고 새마을운동을 문화유산으로 보존,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또 잘못된 시류에 절대 편승하지 않고, 묵묵히 옳은 길을 가도록 하겠다.- 교육 인프라 구축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추진했다. 이유가 무엇인지.△구미시장에 처음 취임했을 때 내건 슬로건이 `명품도시 구미`였다. 명품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선제조건이 교육환경이다.여기서 교육환경이라는 것은 좋은 대학에 학생을 많이 보내는 학교와 학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쉽게 배울 수 있고, 책과 문화를 가까이 할 수 있는 도시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즉 인문학의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인간의 기계상이 한계점에 다다른 이 시점에서 인문학으로 그 문제를 풀어야 하기에 인문학을 위해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그 첫번째가 바로 `한책 하나구미 운동`이다. 올해로 11년째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에 23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또 누구나 쉽게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서관 건립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공공도서관 7개, 작은도서관 2개, 새마을 문고 39개로, 인구 40만명 이상 지자체 중 전국 열람석 1위, 장서보유 전국 3위의 도서관 도시로 부상했다. 최근 캐나다 뉴마켓시와 조인해 야외 도서관인 `스토리 팟`도 개관했다.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기금 조성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2008년 1천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구미시장학재단을 설립해 현재 300억원이 넘는 기금을 조성했다. 지금까지 총 1천114명에게 20억2천100만원을 지급했고, 서울 구미학숙을 운영하고 있다.일부에서는 무상급식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학교교육예산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구미만큼 교육예산을 많이 지원하는 곳은 드물 것이다.조례상 학교지원관련 예산 지원율은 지방세수입의 5% 이내로 하도록 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매년 7%를 지원해 왔다. 올해만 따져봐도 조례상으론 170억3천700만원을 지원해야하지만, 실제로는 295억700만원을 지원하게 된다.지역 인재에 대한 투자가 결국 지역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지역 인재 양성에 매진할 계획이다.-최근 구미 경제에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리고 있는데.△사드 파동을 둘러싼 중국의 보복조치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국내 정치불확실성 등으로 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구미지역 수출 실적이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올해 9월 현재 구미시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3.9% 증가한 206억달러, 수입은 15.2% 증가한 83억달러, 무역수지는 13% 증가한 123억달러를 기록했다.특히 이 기간 구미국가산업단지 수출액은 28억5천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억3천300만달러보다 34%나 증가했다.구미시가 그동안 경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구미시는 산업다각화와 경제영토확장, RD(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국제도시간 경제네트워크 구축, 투자유치 기반시설 확충 등에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이러한 노력으로 2005년 835개였던 기업체가 2017년 상반기 2천167개로 늘어났고, 인구도 2006년 38만6천여명이던 것이 올해 9월 기준으로 42만여명으로 늘어났다. 구미가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셈이다.또 최근 일본 도레이사가 구미에만 5천15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구미는 탄소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구미시장으로서 가장 보람됐던 일과 앞으로의 계획은.△가장 보람된 일이라면 님비현상을 해결한 것이다. 주민 기피시설인 장사시설, 쓰레기 소각장과 매립장을 임기동안 마무리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물론 주민들의 협조와 이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문제해결을 위해 끊임없는 대화가 성공의 방법이었다.주민들과 만나 대화하고 또 대화를 나눴다. 그 결과 하루 하루 200t을 소각하고, 50t을 재활용 선별할 수 있는 구미시 환경자원화시설을 갖추게 됐다.또 3차 연소 공해방지시스템을 갖춘 최첨단의 구미시추모공원은 공개모집에서 개원까지 4년이라는 최단기간을 기록하며 전국 명품 화장시설로 탄생했다.현장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눈 앞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남유진 구미시장 프로필1953년 구미에서 태어나 서울대 철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조지타운대 공공정책대학원을 수료했다.제22회 행정고등고시 출신으로 경북 청송군수, 내무부장관 비서실장, 대통령비서실 행정수석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국가청렴위원회 홍보협력국장 등을 역임했다.2006년 구미시장에 당선돼 지금까지 시장으로 지내면서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회장과 경북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을 맡았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30

고순도 공업용수 중앙공급체계 구축 추진, 구미산단 발전 모색

기업에 저비용·안정적 용수공급제품 경쟁력 강화·기업투자 유치로제2 구미산업 활성화 기대□ 구미시만의 특화된 전략최근 도시마케팅에 문화적 요소가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구미시는 그동안 산업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특히, 도심을 가로지르는 37㎞구간의 낙동강 둔치를 개발함에 있어 지역적 특성을 살리고, 기존 관광자원과 연계할 수 있도록 농촌지역, 보호지역, 도심지역으로 나눠 구미만의 특화된 전략을 구상했다.강변을 따라 동락, 양호, 지산, 해평, 강정, 구미보, 옥성지구를 7대 특화지구로 지정하고, 남구미, 비산, 구미보, 선산, 도개, 옥성지역에 6대 수변시민공원을 조성하는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를 오는 2025년까지 총 660억원을 들여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45% 정도 진행됐다.구미시는 우선 평균 연령 33세라는 젊은 도시라는 특성에 맞춰 도심지역에 다이나믹한 수상레포츠 체험공간과 가족단위의 체험테마공간을 조성했다.수상레포츠체험센터를 준공해 윈드서핑, 카약, 카누, 수상자전거 등 다양한 수상레저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카라반 등을 이용한 오토캠핑장도 만들어 서로 연계가 가능토록 했다. 또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테마공원, 키즈놀이터, 물놀이장을 마련해 가족단위의 체험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또 여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중·장년층의 여가생활을 위한 실버그린볼파크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도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도심경관을 위해 낙동강 교량 4곳과 강변둔치, 산책로 등에 LED경관조명을 설치하고, 음악분수, 고사분수 등을 설치해 야간에도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 낙동강에 IT기술을 입히다구미시는 국내 최대 전자·IT산업도시인 만큼 낙동강에도 그 기술을 접목시켜 구미만의 낙동강 신(新) 전략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시가 추진한 7경 6락 리버사이트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수변공원과 체육시설에 지역 기업이 개발한 웨어러블/스마트기기에 대한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수변공원과 체육시설에 각종 센서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지역기업이 개발한 웨어러블 및 스마트기기 신제품을 지역주민들에게 임대해 실제 활용을 통한 제품 실증 테스트를 함으로써, 기업들은 신제품에 대한 실증 테스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내외 바이어들에게도 쉽게 체험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시민들은 첨단 신제품을 활용한 건강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이 사업은 시민들이 임대한 첨단기기 장비를 착용하고 운동이나 레저활동으로 인한 테스트 정보를 통합관리센터에서 받아 건강 상태를 진단, 분석하는 헬스케어와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테스트 결과는 지역기업과 시민들에게 통보하는 사업이다.시는 시스템 구축과 기술개발에 대략 5년 정도의 시간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구미산업의 성장 동력이 되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풍부한 수량과 수질이 깨끗한 낙동강이 있었기에 발전 가능했다.80~90년대 한국 경제를 이끈 전자산업과 반도체는 물론, 2000년대의 휴대폰과 TV 등도 낙동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자산업 등이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구미시는 낙동강을 이용한 국가산업단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바로 낙동강 물을 고순도로 처리해 국가산업단지에 공급하는 `고순도 공업용수 중앙공급체계 구축`사업이다.세계 고순도 공업용수 사업은 2010년 29조원에서 2025년 6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도 2010년 1조1천억원에서 2020년 1조7천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대부분 다국적 물 기업이 위탁·운영을 맡고 있고, 설계분야 역시 외국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구미국가산단의 경우 LG디스플레이, LG전자, 도레이첨단소재, 매그나칩반도체, 아사히글라스 등이 자체적으로 설비를 구축해 고순도 공업용수를 사용하고 있다.구미시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고순도 공업용수 시설을 구축할 경우 별도의 부지 마련과 운용 인력 등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점과 전문성 부족으로 안정적인 고순도 공업용수 공급이 어렵다고 보고, 구미산단 5단지에 국내 최초로 고순도 공업용수 중앙공급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시는 중앙공급체계가 구축되면 기업들의 중복 투자를 방지할 수 있고, 고품질의 고순도 공업용수를 저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됨으로써, 제품 경쟁력 강화와 기업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특히, 이 사업은 특정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킴으로써 혼합물을 분리하는 `멤브레인`기술을 가진 기업들에게는 또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구미시 관계자는 “낙동강은 구미를 첨단산업도시로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개발된 낙동강 둔치는 구미에게 관광자원으로서 또 다른 먹거리를 제공하고, 국가산단5단지에 구축되는 고순도 공업용수는 제2의 구미산업 활성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며 “낙동강은 구미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도 같다. 정말 소중히 아끼고 보존해야 할 보물이다”고 말했다.▲ 정성균 구미수상레저 대표이사정성균 구미수상레저 대표이사 인터뷰무동력 스포츠 시설 갖춰깨끗하고 즐거운 수상레저 제공“낙동강은 개발과 보존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곳입니다”지역에서 수상레저의 대부로 불리는 정성균(46·사진) 구미수상레저 대표이사의 첫 마디다.정 대표는 “구미시가 추진하고 있는 낙동강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는 구미시민들에게 축복이 될 것”이라며 “이 사업이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그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문제점들도 많이 발생했지만, 구미지역은 수혜를 입은 지역이다”며 “녹조나 이런 문제점이 없어 불어난 수량으로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고, 이와 연계된 수상레저 산업들이 구미로 들어오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구미는 동력을 이용한 수상레저를 하지 않는다. 카누와 윈드서핑과 같은 무동력 수상레저만을 고집함으로써 수질오염을 미연에 방지해 깨끗한 환경에서 시민들이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내륙지역이다”고 덧붙였다.정 대표는 처음부터 무동력 수상레저에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무동력은 경제성이 떨어져 사업에 뛰어들 업체가 별로 없을 것으로 판단해서다.그는 “사실 무동력은 업체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내 수상레저 동호인 대부분이 동력 위주로 되어 있다보니 무동력은 경쟁력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무동력 수상레저 찬성론자가 된 것 남유진 구미시장을 만나고 나서부터다.정 대표는 “구미시가 무동력 수상레저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시장 면담을 요청했었다”며 “시장을 설득해 동력 위주의 수상레저로 바꾸기 위해서였는데 오히려 내가 설득을 당했다”고 했다.남 시장이 낙동강은 개발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보존이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며 설득했기 때문이다.정 대표는 “지역 수상레저 부분에서는 그래도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살아 온 나였지만, 수상레저도 깨끗한 강물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말에 더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있었겠나”면서 “개발도 좋지만 깨끗한 강이 되도록 지키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 생각하고 이제는 낙동강 지킴이로서 살아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정성균 구미수상레저 대표는 일반조종면허1급, 요트면허, 소형선박(해기사)면허, 윈드서핑 지도자, 카누 지도자, 인명구조요원, 스쿠버다이빙 강사 등 수상레저와 관련된 자격증만 19개를 보유한 베테랑으로, 현재는 일반조종, 요트의 경북시험관으로 활동하고 있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끝

2017-10-27

계절별 특색있는 해양·산악 관광 프로그램으로 세계인 유혹

배는 말 그대로 만경창파(萬頃蒼波) 위에 떠있었다. 거짓말처럼 바로 코앞에서 포말을 일으키며 고래 한 마리가 뛰어올랐다. 고교 시절 읽었던 허먼 멜빌(Herman Melville·1819~1891년)의 소설 `모비 딕`이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등장하는 고래만큼 거대하지는 않았지만, 얼핏 보기에도 몸길이가 20m는 넘을 듯한 제법 큰 녀석이었다.배에 탄 호주 초등학생들이 “서프라이즈(Surprise)!”라는 감탄사를 연발한 건 물론이다. 그들만이 아니었다. 70대로 보이는 은발의 노부부 또한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놀라움의 순간은 몇 분의 사이를 두고 반복됐다. 배의 오른편에서 헤엄치던 고래가 바다 아래로 사라진지 후, 이번엔 왼편에서 아까보다 더 큰 고래 2마리가 나타났다. 배에 오른 관광객들이 자기들을 만나러 온 것을 아는 양 어른 키만한 커다란 꼬리를 흔들며 자맥질을 반복하는 고래들. 현실이 아닌 동화 속 풍경 같았다.포항 인구 절반의 도시 `선샤인코스트`고래 관찰 등 다양한 해양관광 제공화산 용암지형 `글래스하우스 마운틴`독특한 풍경·체험관광으로 인기글 싣는 순서1. 포항 관광산업의 현주소2. 골드코스트가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이유3. 글래스마운틴과 선샤인코스트가 선사하는 즐거움4. `해양관광의 메카` 부산을 가다5. 포항이 만들어가는 관광도시의 미래 ◆ 고래를 만나러 `선샤인코스트`에 가다 호주 선샤인코스트(Sunshine Coast)는 푸른 바다 위에서 매혹적인 고래의 유영을 관찰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으로 유명한 곳이다.1~2시간 정도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 무료로 제공되는 홍차와 과자를 먹으며 거대한 고래의 귀여운(?) 재롱을 즐길 수 있는 선샤인코스트의 `고래 관찰 체험프로그램`에 지불되는 비용은 100AUD(한국 돈 8~9만원) 정도.퀸즐랜드주(州)의 주도인 브리즈번에서 북쪽으로 96km 지점에 자리한 선샤인코스트의 인구는 약 30만 명. 포항 인구의 절반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사는 크지 않은 도시다. 그럼에도 계절마다 특색 있는 관광 프로그램이 준비돼 이를 즐기려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애초 선샤인코스트는 북부의 누사시(市), 중부의 마루치시, 남부의 칼론드라시로 구성돼 있었다. 2008년엔 이 도시들이 합쳐져 선샤인코스트시(市)가 됐다.선샤인코스트의 매력은 바다에 서식하는 `고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관광 프로그램만이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오지 월드, 언더워터 월드, 빅 파인애플 공원과 마제스틱 극장 등도 여행자들의 호평을 받는 관광지다. 호주는 한국과 달리 12월과 1월이 무덥다. 이 시기에는 선샤인코스트 곳곳에서 나이트마켓이 열려 `한여름 밤의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다.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 입김을 내뿜는 게 아니라, 수영복을 입고 차가운 샴페인을 마시며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는 것이다.선샤인코스트 `관광의 핵심`이라 불리는 지역은 북부 누사헷즈다. 이곳에서는 수영과 서핑 등 다양한 해양관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해변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그레이트샌디 국립공원에선 승마와 낙타 타기도 할 수 있기에 연중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또한, 누사헷즈는 모험심 가득한 청년들이 선호하는 `프레이저섬 투어`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 볼 때마다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오는 풍경브리즈번에서 1시간 30분 가량을 자동차로 달려 고래 관찰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선샤인코스트 부두에 도착하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었다.우연이었을까? 출입문을 열고 들어간 식당의 운영자가 한국인 부부였다. 초밥과 간단한 면 요리를 판매하는 그곳에서 물었다.“가까운 거리에서 고래를 볼 수 있다는 것 외에 또 어떤 매력이 선샤인코스트에 있나요?”호주에 정착한지 10년이 넘었다는 부부가 환히 웃으며 답을 해줬다.“파도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길 파라다이스라고 불러요. 해변이 근사한 것은 물론이고, 서핑을 하기에 적절한 파도가 서퍼(Surfer·파도타기를 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죠. 끝이 보이지 않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경치는 매번 봐도 볼 때마다 새롭고 놀라워요. 고래를 만나고 돌아오면 배를 타고 나가 낚시도 한 번 해보세요. 한국에선 보기 힘든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기자를 포함한 50여 명의 승객을 싣고 고래를 보러 나갈 배를 기다리는 동안 선샤인코스트에서 25년째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밀러(52) 씨를 만났다. 맑은 공기와 눈부신 햇살 아래서 스트레스 없이 살기 때문일까? 그는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였다.“보석처럼 빛나는 바다와 최고의 경관을 하늘로부터 선물 받은 도시”라고 선샤인코스트를 치켜세운 밀러 씨는 ◆관광객과 함께 호주 사람들도 사랑하는 누사헷즈 해변 ◆기묘한 풍경을 자랑하는 알렉산드라 헤드랜드 ◆카란드라 킹스비치 ◆자유스러움이 넘쳐나는 알렉산드리아비치 등을 `꼭 돌아봐야 할 선샤인코스트의 주요 관광지`로 추천했다. ◆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 흥미로운 프로그램”“여러분, 이제 고래를 보러 출발합니다”라는 선장의 안내 방송과 함께 서서히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승객 모두가 기대감에 들뜬 표정이었다.사실 고래를 10~20m 앞에 두고 관찰한다는 건 BBC나 NHK의 자연·생태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에게나 허락된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기에 선샤인코스트의 `고래 관찰 체험프로그램`은 여행자에게 흔하지 않은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고 말해도 좋다.시드니(Sydney)에서 남편, 아들과 함께 선샤인코스트를 찾았다는 에밀리(34) 씨는 “호주는 나라 전체가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죠. 하지만, 어디서나 고래를 볼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헤엄치는 고래를 보는 건 정말이지 드문 일입니다. 잊을 수 없는 흥미로운 광경이네요. 마치 근사한 생일선물을 받은 느낌입니다”라며 파도에 흔들리는 배 위에서 아들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34년을 살아온 엄마에게도 흔치 않은 경험이었으니, 아들 마틴(6)에게는 분명 처음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자기보다 수백 배가 큰 거대한 동물이 청옥색 물보라를 튀기며 수면 위로 솟구쳤다가 바다 깊숙한 곳으로 사라지는 광경을 본 것이. 엄마 뒤에 몸을 숨기고 본 신비한 고래의 점프. 마틴의 푸른 눈동자에 새겨진 기억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게 분명했다. ◆이곳은 조그만 유럽?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선샤인코스트를 둘러보기 전 들른 글래스하우스 마운틴(Glass House Mountains)은 호주의 해변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내륙의 관광명소다.영국 여왕의 총애의 받은 `위대한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1728~1779)이 이름을 지었다는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은 화산의 용암이 냉각되며 형성된 독특한 지형으로 방문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의 높고 낮은 화산 봉우리들은 호주 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호주관광청에 따르면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안내센터`에서는 다양한 현지 상황과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글래스하우스 마운틴 내에 자리한 메이플톤(Mapleton)과 몬트빌(Montville)에선 프랑스나 스위스 등 서유럽 시골마을의 정겨운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울울창창한 숲이 우거진 조용한 산책로와 아기자기한 호주 공예품은 여성 관광객의 환호성을 불렀다.독일에서 왔다는 클라우디아(33) 씨는 “지난해 여행한 남부 프랑스 마을보다 더 예쁜 것 같다. 내일은 티브로가건 산(Tibrogargan Mount)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보고 싶다”며 기념품점에서 구입한 팔찌를 자랑했다.선샤인코스트와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을 방문하고 브리즈번으로 돌아오는 길. 자연이 준 환경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것만이 문화관광산업의 활성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교과서적인 원칙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그날 밤, 기자는 선샤인코스트에서 본 고래를 타고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위를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27

푸른 바다 지척에 두고 `구름에 달 가듯` 걸으리랏다

포항 영일만의 푸른 바다를 보면서 걸을 수 있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마침내 최근 개통됐다. 포항시 남구 청림동 일대에서 도구 해변을 거쳐 호미곶광장까지 백사장과 몽돌을 밟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파도 치는 바다 주변을 걷는 기분은 어떤 힐링보다 상쾌할 것이다. 그동안 포항시는 조성이 완료된 일부 구간을 개통했으나 최근 사업이 완료돼 모두 연결, 이제 하나의 코스로 `바다 트래킹`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동해면 입암리 선바우~마산리 구간 시작으로 928번도로 따라 총 5개 구간 25.4㎞로 조성1~4코스까지 성인 걸음으로 5~6시간 걸려□ 바다 옆 산책로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비경해안선을 따라 25.4㎞로 조성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지난 2015년부터 추진됐다.928번 도로를 지나는 호미둘레길은 과거 포항시내에서 호미곶 광장으로 가고자 지나다니던 구불구불한 도로 근처 해안을 따라 조성돼 있다.지난해 1월 동해면 입암리의 선바우부터 마산리 구간이 개통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5개 구간이 조성돼 각각의 명칭을 지니고 있다.1코스는 `연오랑세오녀길(6.1km)`로 청림동에서 출발해 인근 해변과 도구해수욕장을 지나 임곡리 마을에 도달한다. 연오랑세오녀의 동네답게, 관련 설화가 벽화로 그려져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임곡리를 지나며 하나씩 만나는 영일만 호미반도 어촌마을의 소박한 모습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의 풍경을 연상케 한다. 그렇게 추억에 잠시 젖었다가 곧장 길을 따라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 도달하면, 한눈에 푸른 동해안이 눈에 들어오는 광경을 접할 수 있다.2코스는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서 흥환해수욕장까지의 `선바우길(6.5km)`이다. 동해면 입암리 선바우 데크로드를 따라 하염없이 걸으면 전설이 깃든 하선대, 힌디기, 검등바위, 구멍바위 등을 볼 수 있다. 선바우길 가에는 드문드문 연보랏빛의 해국이 제철을 맞아 반갑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또한 입암리를 지나면 마을 담장에 아기자기하게 그려놓은 벽화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바짝 세워진 돌이란 의미의 `선바우`가 있는 이 길은 전체 구간 중 지난해 가장 먼저 개통해 이미 유명해진 곳이다. 다양한 기암이 있고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하선대, 힌디기, 검등바위, 구멍바위 등 여러 전설이 깃든 바위도 구경할 수 있다.3코스는 `구룡소길(6.5km)`로 천연기념물 제371호인 모감주나무 군락지인 동해면 발산리부터 호미곶면 대동배의 해변을 따라 장군바위, 힐링숲과 더불어 고려 충렬왕때부터 전해지는 용 아홉 마리가 등천했다는 구룡소가 있다.이어 4코스 `호미길(5.6km)`은 우리나라 해맞이 대표 명소인 해맞이광장으로 연결된다. 호미길로 가는 방향에서는 독수리 바위를 볼 수 있다. 오랜 풍화작용으로 바위의 형상이 독수리의 부리를 닮았다 해서 주민들이 붙인 이름이다. 옛날 청어가 뭍으로 밀려나오는 경우가 허다해 까꾸리로 끌었다는 `까꾸리개(갈퀴)`라 불리기도 한다.마지막 5코스는 `해파랑길(33.6km)`. 호미곶 해맞이광장부터 구룡포, 양포항, 장기 두원리 일대를 따라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호미둘레길 1코스부터 5코스까지는 성인 걸음으로 대략 5~6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며 일출 혹은 일몰, 해안경관을 감상하며 일상에 지친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동해안의 대표 힐링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걷기축제포항시는 지난 5월 `2017 우리나라 걷기여행길 활성화사업` 공모를 통해 국비예산을 지원받아 이번 축제를 준비했고, 이에 오는 28일에는 1만 명의 포항시민들이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호미반도의 깊어가는 가을 바닷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걷기축제`를 연다.이날 축제에서는 완주 스탬프 투어를 비롯해 캔·PET재생 다육이 화분만들기, 연오세오와 사진찍기, 자연정화 캠페인, 동글동글 몽돌해변 걷기, 해변에서 보물찾기, 축하·버스킹 공연, 경품추첨 등 가족들과 친구, 연인들이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공된다.걷기 코스는 남구 청림동 이날 오전 8시 30분 청림운동장에서 개회식 후 출발해 도구해수욕장, 청룡회관,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선바위, 하선대를 지나 흥환해수욕장 건너 흥환분교까지 가는 약 11㎞의 메인 걷기축제 구간 코스와 걷기매니아들을 위한 흥환해수욕장에서 4코스 호미곶광장까지 총 25㎞를 걷는 완주구간 코스로 나눠 진행된다.걷기 행사가 끝난 후에는 흥환분교 운동장에서 초청가수와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며 먹거리장터와 경품추첨이 준비돼 있다. 또한 참가자들의 교통편의 제공을 위해 도착지 호미곶광장에서 흥환분교, 청림운동장 집결지까지 셔틀버스가 운영될 예정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한반도 지도상 호랑이 꼬리부분으로 국토 최동단의 위치적 강점을 활용해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을 대한민국 대표 걷기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지역 관광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경제 활성화는 물론 기존 관광명소와 연계한 더 나은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전했다.한편,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걷기축제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포항시 홈페이지 문화관광홈페이지(www.pohang.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사전 인터넷 참가접수도 가능하다. 또한 전화접수(054-270-2371) 및 행사 당일 현장에서도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이다. [코스별 구간]▷1코스(연오랑세오녀길 6.1km) : 해병대 상륙훈련장과 도구해수욕장, 청룡회관,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을 연결하는 길.▷2코스(선바우길 6.5km) :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서 해안선을 지나 동해면 입암리 선바우 데크로드를 따라 전설이 깃든 하선대, 힌디기, 검등바위, 구멍바위, 장기목장성비, 흥환해수욕장을 연결하는 길.▷3코스(구룡소길 6.5km) : 천연기념물 제371호인 모감주나무 군락지인 동해면 발산리부터 호미곶면 대동배의 해변을 따라 장군바위, 힐링숲, 고려 충렬왕 때부터 전해지는 용 아홉마리가 등천했다는 구룡소가 있는 길.▷4코스(호미길 5.6km) : 옛날 청어가 뭍으로 밀려나오는 경우가 허다해 까꾸리로 끌었다는 까꾸리개(일명 독수리바위)와 해가 가장 먼저 뜨는 호미곶 해맞이광장을 연결하는 누구나 쉬게 걸을 수 있는 길.▷5코스(해파랑길 33.6km) : 호미곶 해맞이광장부터 구룡포, 양포항, 장기 두원리의 해안절경을 볼 수 있는 길./자료제공=하이기어/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2017-10-26

휴식·레포츠·교육·축제까지… 행복과 즐거움이 넘실넘실

7경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로승마장·캠핑장·수상레포츠 체험장 등새로운 관광명소 탄생체육대회·수상불꽃축제 등시민들이 즐기는 축제의장으로 거듭나□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은 시민들의 휴식처구미시가 4대강 사업으로 한층 넓어진 낙동강 둔치를 활용하기 위해 제일 먼저 추진한 사업이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이다.2009년 3월 착공해 2012년 5월 7일 준공한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과 별도로 국비 350억원을 들여 도심과 가까운 하천둔치에 산책로, 초화원, 체육시설, 생태습지 등 친수와 복원을 병행해 조성한 친수변 휴식공간이다.시는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이라는 명칭을 낙동강 구미지구 생태하천 준공에 맞춰 시민들의 공모를 통해 확정했다. 시민들이 사용할 공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은 종합경기장 1면, 천연잔디 축구장 10면, 야구장 2면, 인라인스케이트장 1면, 인조잔디 풋살장 5면, 게이트볼장 4면, 농구장 5면, 배드민턴장 10면, 족구장 10면 등 9종 48면의 체육시설이 있다. 또 산책로 15㎞, 자전거도로 11㎞, 이벤트 공간, 피크닉장 등 시민 여가공간이 함께 조성돼 다양한 레포츠 활동과 휴식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도록 했다.이용객들의 편익을 위해 자전거 대여소, 어린이 놀이시설, 주차장 800여면, 그늘막 30개소, 수목 1천여그루, 계절별 꽃길, 화장실 6동, 방범 무인카메라, 산책로 등을 조성했다.상류에 위치한 생태습지와 자전거도로 주변으로 조성된 계절별 꽃길은 시민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하고 어린이들의 자연학습교육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구미낙동강체육공원은 조성한 2012년 첫 해 14만여명이 이용했다. 다음해에는 30만여명이 이용했다. 현재는 연 평균 50만~60만명이 찾고 있다.구미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시민들의 불편사항에 항상 귀를 기울였다.진입도로와 제방 연결부분이 협소하다는 시민들의 민원을 접수한 시는 2016년 8억원을 들여 낙동강 제방 연결구간 램프 개선 및 진입로를 확·포장하고, 제방 둑마루 유지관리도로(길이 600m, 폭 6m→12m)를 확장했다.진입로가 확장되면서 대형버스를 이용한 기업체와 단체 등의 행사가 늘기 시작했다. 봄, 가을에는 예약하기도 어려울 만큼 인기가 높아졌다.구미시는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구미낙동강체육공원을 발판으로, 오토 캠핑장, 물놀이장, 수상레포츠 체험센터 조성 등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 낙동강 둔치에 새로운 관광 명소 탄생구미시가 낙동강 둔치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관광명소가 탄생하기 시작한다.기존에는 금오산, 천생산, 도리사 등의 한정된 관광지로 인해 증가된 레저, 관광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었다.하지만,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 추진으로 인한 다양한 레저, 관광 시설이 도심 한 가운데를 지나는 낙동강 둔치를 중심으로 개발되면서 구미의 새로운 관광 명소들이 탄생했다.첫번째가 바로 2012년 옥성면 옥관리 낙동강변 9만여㎡ 부지에 조성된 구미시승마장이다. 이 곳에서는 낙동강을 한눈에 바라보며 승마를 즐길 수 있어 승마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구미시승마장은 1만5천㎡ 면적의 실외 승마장, 2만6천㎡ 면적의 실내 마장, 1천963㎡ 면적의 원형 승마장, 70칸의 마사를 갖추고 있다. 넓은 시설의 승마장에 낙동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매년 학생승마선수권대회, 유소년전국승마대회, 시민참여행사인 구미낙동강 馬구마구 축제가 열리고 있다.특히, 馬구마구 축제에서는 馬구마구 승마체험, 馬구마구 로데오대전, 경기장(마방) 투어, 말편자 던지기, 낙동강승마길 걷기행사 등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매년 참여하는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두번째 관광명소는 낙동강체육공원 내에 마련된 구미캠핑장이다. 낙동강 7경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 일환으로 지난 7월 준공한 구미캠핑장은 8월 시범운영을 거쳐 9월 개장했다.총 7만1천300㎡ 부지에 카라반캠핑 10면, 오토캠핑 80면, 일반캠핑 80면 등 총 170면의 캠핑시설을 갖추고 있다. 부대시설로 화장실(5개소), 샤워장(6개소), 개수대(3개소)를 설치했으며, 젊은층의 통신편의를 위해 무료 근거리 무선인터넷망도 구축했다. 세번째 관광명소는 낙동강의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이다.지난해 8월 공사를 마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는 관리동, 계류장, 샤워장, 회의실 등을 갖추고 카약, 카누, 패들보드, 윈드서핑, 레프팅보트 등의 무동력 수상레저 기구를 체험할 수 있다.지난해 6주간 진행된 무료체험교실에 약 2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면서 수상레포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구미시는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이들 관광명소와 더불어 앞으로 조성될 예정인 강바람 물놀이장, 짚라인, 번지점프 등을 연계해 가족테마체험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 낙동강 둔치구미지역의 낙동강 둔치가 개발되면서 각종 축제와 체육대회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낙동강변에서는 매년 구미낙동강 전국 수영대회, 구미낙동강 전국카누경기대회, 구미시장배 시민화합 레프팅(IBS) 대회, 대통령기 전국시도대항 조정대회가 열리고 있다.낙동강체육공원에서는 매년 리틀K리그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를 비롯해 각종 전국 단위의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다.또 어린이부터 노인, 여성, 장애인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실버그린볼파크에도 전국에서 많은 동호인들이 찾고 있다.특히, 지난해부터 구미시가 주최하고 있는 구미낙동강 수상불꽃축제가 새로운 명품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구미 동락공원 강변 일대에서 열리는 수상불꽃축제에는 7만~8만명의 관람객이 몰리면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지난 9월에 열린 제2회 대회에는 국제 자매도시인 일본 오쓰시 관계자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수상불꽃축제에는 2만5천여발의 불꽃이 뮤지컬 형식으로 하늘과 강물에 수놓이면서 큰 찬사를 받았다.남유진 구미시장은 “구미시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낙동강으로 발전한 도시이다. 개발된 낙동강 둔치는 앞으로 구미시를 수상레포츠의 도시, 명품 관광의 도시로 만들어 줄 것”이라며 “구미 7경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해 낙동강이 구미시민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26

`소비자 이익이 곧 사회 이익` 스위스 국민기업 M의 철학을 배우다

저녁이면 어둠을 뚫고 아름다운 M자 모양의 오렌지색 형광 간판이 빛나기 시작한다. 스위스 최대의 유통업체 미그로스(MIGROS)의 간판이다.미그로스는 그야말로 스위스의 `국민 기업`이라고 불릴 만하다. 국민들로부터 그만큼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에서 미그로스는 오렌지로 통한다. 미그로스의 얼굴인 간판 색깔이 오렌지색이기 때문이다.소비자협동조합체이자 사회적경제기업`생산자-소비자 성실한 다리역할` 목표1925년 트럭 5대로 생필품 팔기 시작경제·생태·사회문제에 지속적 관여외국어·사진 등 사설 학원 설립해스위스 인구 700만명 중 200만명 이용매출의 1% 문화기금으로 적립공익적 문화사업 추진에도 열성오렌지색은 스위스와 인연이 있는 색채다. 기원전 100년경 오렌지색의 바위를 갈고 깎아서 만들어진 남부 요르단의 찬란한 암벽 도시 페트라.사방이 절벽으로 방어된 도시는 지하 왕국이 연상될 만큼 신비로운 모습으로 버티고 서 있다. 일몰이 다가오면 페트라는 황혼과 어울려 환상적인 오렌지 빛 색조의 향연이 펼쳐진다.아름다운 오렌지의 도시 페트라는 오랫동안 지상에서 잊혀 있다가 1812년 스위스의 한 젊은 탐험가에 의해 발견되면서 세상의 품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묘하게도 오늘날 스위스의 국민기업 미그로스도 밤이 되면 아름답고 신비한 오렌지색의 간판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그렇다고 밤에 영업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통상 평일에는 오후 8시, 토요일에는 오후 6시까지 영업이 이뤄지지만 늦은 밤까지 미그로스 간판 오렌지 M자는 스위스 전역에서 빛나고 있다. □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창업자 이름은 기억스위스 국민기업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미그로스는 소비자협동조합체이면서도 동시에 사회적기업의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사회적경제기업이다.많은 스위스사람들은 자기나라 대통령은 몰라도 미그로스의 창업자는 기억한다.2017년 스위스 대통령 도리스 로이타르트(Doris Leuthard)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기야 내각책임제 형태의 연방공화국인 스위스는 7명의 장관을 두고 있으며, 이들이 서로 돌아가며 국가원수인 대통령직을 1년씩 수행하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대통령 이름을 기억하기는 무리일 수도 있다. 우리와는 권력구조가 다르므로 이상할 것이 없다.그런데 웬만하면 미그로스의 창업자 고틀리프 두트바일러(Gottlieb Duttweiler, 1888~1962)는 기억한다. 후대에 구전되기도 하고 꾸준히 그에 대한 저서도 출간되기 때문이다.미그로스는 지금까지도 창업자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미그로스를 세운 고트리프 두트바일러가 브라질에서 운영하던 커피농장을 포기하고 자국 스위스로 귀국한 것은 1924년이었다.기후 등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1년 만에 백기를 들고 빈털터리로 귀국한 것이다.달리 당장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었다. 망연자실하면서 무엇인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되뇌곤 했다. 하염없이 취리히 호수만을 바라보기도 했다. 시작할 바엔 내 스스로가 무엇인가를 다시 시도해야 한다고 고뇌하던 어느 날, 그의 눈에 충격적인 사실이 들어왔다. 취리히에서 브라질산 커피가 지나치게 비싸게 거래되고 있었던 것이다.브라질에서 커피농장을 경영했던 그는 수송비 등 여러모로 아무리 따져 봐도 가격이 4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 놀라웠다.놀라움은 오기로 바뀌기 시작했다. 생산자-판매자-소비자의 유통 고리 어디에선가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그는 지나친 초과이윤은 생명이 짧다는 신념으로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정상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유통업체를 세우기로 결심한다. 오늘날 미그로스는 이렇게 탄생하기 시작했다.생산자와 소비자의 성실한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스위스의 국민기업 미그로스는 1925년 8월 15일, 두트바일러의 생일에 탄생했다.소비자의 이익이 사회적 이익이고 기업이 진정한 사회적 공기(公器) 역할을 할 때 기업의 가치가 극대화된다고 믿는 그의 철학은 지금도 고스란히 계승되고 있다. 술과 담배를 팔지 않는다는 창업자의 영업방침역시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 □ 매출 일정부분 공익적 문화 사업 등에 투자1925년 창업 당시 5대의 트럭으로 커피와 쌀, 국수, 카카오기름, 비누 등을 싣고 전국을 누비던 것이 오늘날 스위스 전역을 빛나는 오렌지색으로 밝히는 미그로스로 성장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스위스 최대 유통업체로 자리 잡은 지금도 미그로스는 수익성과는 무관하게 트럭에 물건을 가득 싣고 규칙적으로 시골과 오지 등지를 방문한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당시 중간 거래와 초과이윤을 줄이려는 전략은 생산자들로부터 광범위한 저항에 이르기도 했는데 고기, 우유, 초콜릿으로 시작하는 요즘으로 따지면 자체브랜드(private brand)를 개발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도 했다.미그로스의 역사적인 사건은 1941년에 일어난다. 창업자가 개인 자산을 협동조합 출자금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것으로 7만5천 명의 사람들에게 소유권이 넘어가 협동조합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이다.두트바일러는 사업체로서 성장하는 것 못지않게 경제와 생태, 사회 문제에 관여해야 하고 지속가능성이 담보되는 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위스에도 사교육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입시 과외 등을 떠올려서는 안 된다. 대부분이 개인의 취미나 여가 혹은 교양과 관련된 분야이다. 이 같은 사교육 분야를 공개념화한 사람이 바로 두트바일러이다.미그로스는 1944~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세계적인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는 언어의 장벽을 부숴야 한다는 취지로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의 교육과정을 설립했다.원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강료를 받으면서 부족한 운영 자금은 업체의 수익금으로 충당해 나갔다.이것이 바로 유명한 스위스의 클룹슐레(klubschule)로 미그로스가 운영하는 사설 교육기관(학원)이다.지금은 각종 외국어 교육은 물론 댄스, 화초 가꾸기, 윈드서핑, 사진, 검도, 자동차운전, 헬스, 음악 연주 등 다양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스위스 인구 700만 명 중 연간 200만 명이 클룹슐레를 이용할 정도니 그 영향력을 상상할 수 있다. 완전 무료는 아니지만, 운영비의 일부를 충당할 정도의 수강료만 받는다.이후 미그로스 사업의 일정 부분을 문화·사회·정치·경제적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협동조합의 의무라는 생각으로 매출의 1%를 문화기금으로 적립하고 문화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이것이 미그로스의 쿨투어프로첸트 (Migros Kulturprozent, 문화퍼센트)로 불리는 공익적 문화사업이다.오늘날 미그로스는 약 200만명의 조합원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그로스는 유통업체뿐 아니라 10개 협동조합이 연합한 조직으로 성장했다.연합은 자회사 운영과 총판, 여행, 금융서비스, 네 가지 분야에 주력하고, 열 개 협동조합은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연합이 관여하지 않는다.유통업체 미그로스는 엄밀하게 얘기하면 조합중에서도 소비자협동조합의 성격을 띠고 있다.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이나 배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조합원의 이익이라면 유통업체 미그로스를 이용하는 정도이지만 조합원이 아니라도 누구나 미그로스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결국 조합원 자격이니 출자금이니 하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누구나 원하면 미그로스의 조합원이 될 수 있고 총회에도 참석할 수 있는 그야말로 열려있는 사회적 국민기업으로 발전했다.이를테면 조합원 조직의 주체로서 조합원의 실체는 없이 경영자와 많은 직원으로 특별한 경영이 이뤄지는 형태를 띠고 있다고 보면 된다.미그로스는 1974년부터 무농약이나 자연농법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시작하는 등 지역 농가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 식품을 제공했으며 1997년에는 질은 그야말로 미약하게 낮지만 가격이 낮아 저소득층들이 마음 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저가 브랜드를 내놓기도 했다. □ 주목해야 할 미그로스의 성공요인협동조합이면서도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한 미르로스의 성장요인은 지금도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그중에서도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활발하게 사회적 기업들이 육성되고 있는 우리나라와 우리 중소도시에서 주목해야 할 것들이 있다.바로 사회적 기업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의식이다.미그로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유럽인과 스위스인들의 소비의식을 꼽기도 한다. 유럽인들의 소비의식은 미국이나 신흥 경제국들에 비해 나름대로 전통적인 가치관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고 있다.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인들은 미국을 청바지와 콜라 등 천민자본주의의 대명사로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대량으로 생산하고 대량 소비하는 미국의 유통경영 방식, 인건비를 낮추고 오직 가격으로만 승부하는 미국식 경영과는 차이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물론 합리적 경영과 정직으로 획득해야 하는 소비자로부터의 신뢰는 일반기업이나 사회적 기업 성공의 필수 요인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그러나 지역의 사회적 기업들이 주요 소비 고객층에 어떻게 다가가고 무엇을 어필해야 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분야임을 미그로스가 말하고 있다./권기웅기자 presskw@kbmaeil.com자료제공=김부환 유럽경제문화연구소장

2017-10-24

구미의 젖줄 `더 가까이, 더 친근하게`… 최고 명품 수변도시 도약

시민 아이디어 총 165건 접수7개 특화지구·6개 수변공원 등낙동강 둔치 8.7㎢ 테마공원 조성 추진□ 시민들이 원하는 수변시설 조성구미시는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의 한층 넓어진 강폭과 둔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모색했다.낙동강 구미구간은 총 39㎞로, 사용가능한 둔치 면적은 습지 등 보전지역 12㎢를 제외하고도 8.7㎢(263만평)에 달한다. 고민을 거듭하던 시는 낙동강 둔치를 생태보존과 개발이라는 환경친화적 계획에 대해 시민들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결정한다.지난 2011년 11월 18일부터 2012년 1월 31일까지 총 75일간 구미시민을 대상으로 `낙동강 수변공간 활용 아이디어`공모를 진행해 총 165건의 제안을 받았다.시민들은 수변레포츠 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장 많이 제시했다. 또 번지점프, 열기구, 테마수영장, 암벽등반코스, 레일자전거 등 다양안 방안을 내놓았다. 문화예술시설에 대한 요구도 많았다. 야외공연장, 수상아트홀, 놀이공원, 아쿠아랜드 등 여러 제안이 나왔다. 생태체험이 가능한 체험학습장, 습지공원, 수목원 등 휴양공간도 원했다. 이밖에도 수상레저 조정면허 시험장, 시뮬레이션장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접수됐다.구미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낙동강 둔치를 활용하는 사업 기본안을 만들어 나갔다. 그 결과가 바로 구미시가 현재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미 7경(景)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이다.□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구미시는 사용가능한 낙동강 둔치 8.7㎢에 대해 수변레저 테마공원을 조성하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친수레저시설을 보완하기로 결정한다.이를 위해 시민이용 패턴과 주변 배후지역 토지이용 특성을 고려해 농촌지역, 보호지역, 도시지역으로 나눠 6대 특화전략의 큰 틀을 구상하고, 이를 구체화 하는 7대 특화지구(7景), 6대 수변시민공원(6) 조성이라는 지구별 특화계획을 수립했다.구미를 가로지르는 낙동강 줄기를 따라 수변 레저문화와 친환경 여가생활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해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 구미시의 전략이다.구미시의 이러한 전략으로 만들어진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는 낙동강 둔치를 문화·휴식·레저·관광을 연계한 수변공간으로서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친환경적으로 장래 계획성 있게 낙동강을 가꾸어 나가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는 동락, 양호, 지산, 해평, 강정, 구미보, 옥성 등 7개 특화지구와 남구미, 비산, 구미보, 선산, 도개, 옥성 등 6개 수변시민공원으로 나눠 2025년까지 3단계로 걸쳐 추진되고 있다.수변시민공원 조성 특화 전략은 △윈드서핑, 카누, 조정 등 수상레포츠 체험공간 조성 △물놀이장, 오토캠핑장 등 가족테마 체험 공간 △다양한 레포츠 시설 도입과 공간 조성 △익스트림 체험을 위한 공간 조성 △낙동강 인접지역의 낙후된 경관 개선 △둔치 내 쾌적한 쉼터 공간 조성 등이다.구미시는 현재 230억원을 들여 1단계 사업으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 △구미 캠핑장 △낙동강 체육공원 △낙동강 실버그린볼파크 △강바람 물놀이장 등을 조성했다. 이어 2단계 사업은 2020년까지, 3단계 사업은 2025년까지 총 660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고의 수변공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계획과 시행 점검을 동시에 진행구미시는 내륙 최대의 명품수변도시를 건설한다는 목표로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라는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면서 동시에 낙동강 둔치를 활용하는 여러 정책을 함께 펼치면서 계획과 시행 점검을 동시에 진행했다.우선 구미 낙동강이 수상레포츠를 하는 데 있어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2012년 8월 구미대교 인근에서 전국 최초로 조정·카누 대회 동시에 개최했다.2012 전국 수상스포츠대회는 27개 읍면동 대항 용선대회를 시작으로, 제28회 대통령기 전국 시도대항 조정대회(8개부 34종목), 제6회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전국카누경기대회(8개부 83종목)를 개최해 구미의 낙동강이 수상스포츠에 최적지임을 입증했다.구미시는 이 대회를 계기로 2015년에도 동락공원 옆 낙동강둔치에서 전국의 카누 선수와 동호인 600여명이 참여하는 `2015 구미낙동강 전국카누경기대회`도 개최했다.구미 낙동강이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최적지임이 증명되면서 구미시는 매년 낙동강 전국수영대회와 회장배 전국 카누경기, 시민화합 레프팅대회, 전국 시도대항 조정대회 등을 개최해 오고 있다. 또 수상스포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시는 구미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가 조성되기 전부터 조정, 카누, 딩기요트, 원드서핑, 래프팅, 수상자전거 등 다양한 수상기구 체험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수상레포츠라는 새로운 레저문화를 체험토록 했다. 수상스포츠가 열릴 때마다 시민들에게 무료로 수상기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직접 수상레포츠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공해 왔다. 지난 2013년 구미시 해평 청소년수련원 수상훈련장에서 23일간 1천여명의 시민들에게 무료로 `2013 낙동강 수상레포츠교실`을 운영해 좋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수상레포츠 도시로 자리매김구미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가 완공된 이후 개장하기 전 시민들에게 카약, 패들보드, 래프팅보트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시는 2천여명의 체험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패들링 교육 후 카약, 카누, 패들보드, 고무보트 등 다양한 수상기구를 체험토록 하면서 단 한건의 수상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체험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민들의 구미시 낙동강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이용 만족도가 `매우 높음`으로 조사되기도 했다.특히, 시민들은 구미시가 추진하는 수상레포츠가 모두 무동력이라는 점에 큰 찬사를 보냈다.낙동강 수질에 어떠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남유진 구미시장은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에는 환경을 훼손하고 수질 오염이 우려되는 계획은 일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낙동강을 구미시민과 함께 만들어 후세에 남길 유산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20

광활한 해변에 레포츠·쇼핑천국… 세계인 발길 잡는 명품 관광도시

브리즈번(Brisbane)에서 출발한 차는 남쪽으로 향하는 도로를 달렸다. 정체구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원스런 질주. 한국과는 반대인 호주의 계절. 9월 중순은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청명한 시기다.열어둔 차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투명한 햇살에 눈이 부셨고, 불어오는 바람에선 달콤한 체리 냄새가 났다. 1시간을 조금 넘게 달렸을까?이윽고 골드코스트(Gold Coast)가 사파이어 빛깔의 매혹적인 웃음을 드러냈다. 일단 그 엄청난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끽해야 2~3km의 백사장만을 보아온 기자에게 총연장 30km에 이르는 골드코스트의 해변은 현실이 아닌 `상상 속의 공간`처럼 느껴졌다.쭉 뻗은 직선도로 한편으론 수십 층의 고층건물이 즐비하게 늘어섰고, 반대편으론 아득한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도시. 첨단의 건축 기술과 원시의 바다가 어색하지 않게 공존하는 골드코스트는 재론의 여지없이 매력적인 관광지다.글 싣는 순서1. 포항 관광산업의 현주소2. 골드코스트가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이유3. 글래스마운틴과 선샤인코스트가 선사하는 즐거움4. `해양관광의 메카` 부산을 가다5. 포항이 만들어가는 관광도시의 미래4개 市 연합도시 `골드코스트`깨끗한 해변과 다양한 음식들 유혹치안상태 좋고 인종차별 없어 ◆“바람아 불어라, 우리는 파도를 탈 것이다”골드코스트는 북쪽 사우스 포트에서 시작돼 서퍼스 파라다이스와 벌리헤즈, 쿨랑가타 등 4개 시(市)로 형성된 연합도시를 지칭한다. 앞서도 말한 것처럼 퀸즐랜드주(州) 남동쪽으로 30km에 걸쳐 있는 세계적 관광도시다.골드코스트를 찾은 날은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한국이라면 어깨를 움츠릴 수도 있는 날씨. 그러나, 해변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바람 따위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파도타기를 즐기려는 것인지 서핑보드를 들고 해변으로 내려선 스코트(23) 씨는 “물놀이를 즐기기엔 추운 날 같다”는 기자의 말에 “이것보다 더 센 바람이 부는 날에도 파도타기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서핑을 하다보면 바다에서도 땀을 흘리게 됩니다. 그거 알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역삼각형으로 잘 발달된 상체가 매력적인 청년이었다.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이 투 마마`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삶이란 1분 앞도 예측이 불가능한 파도타기와 같은 것이다. 그러니, 웃으며 물결에 몸을 맡겨라.” 비극으로 치닫는 인생 앞에서도 낙관을 잃지 않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 멕시코 영화를 호주의 해변에서 떠올리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다. 누구도 1분 앞의 생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생은 아름다울 수 있는 게 아닐까.골드코스트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고 외치며 파도에 몸을 맡기는 젊은 관광객들만 있는 건 아니다. 나이 지긋한 은발의 노인 커플도 느긋하게 해변을 산책하고, 인형처럼 예쁜 아기들도 장난감을 들고 거리와 바닷가를 종종거리고 있었다.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 이토록 넓은 해변에 쓰레기 하나 없다니…골드코스트에선 서핑과 수상 오토바이, 스피드 보트 등의 역동적인 해양레포츠는 물론, 호주의 매력이 듬뿍 묻어나는 기념품과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세계 각국의 명품 쇼핑도 즐길 수 있다. 서퍼스 파라다이스 캐빌 애버뉴는 `쇼핑의 천국`이다. 쇼핑몰과 기념품 가게, 명품숍이 줄줄이 늘어서있다.식당에서 만난 한 호주인은 “사람들이 몰리는 여름철이면 비키니를 입고 레스토랑에서 바닷가재 요리를 먹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먹을거리 측면에서도 골드코스트는 각광받는다. 유럽 각지에서 일하던 요리사들이 대거 포진한 해변 인근 레스토랑에선 신선한 해산물과 육질 좋은 쇠고기로 만든 수십 수백 가지 음식이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동행한 통역자는 “요즘은 일본산 와규(和牛)로 만든 스테이크가 인기”라고 귀띔했다.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후 다시 해변을 돌아봤다. 왼쪽으로 봐도 끝이 보이지 않고, 다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모래밭의 끝이 어디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거대한 사막 같은` 해변.그 광대한 백사장에 담배꽁초 하나, 빈 과자봉지 하나 보이지 않았다. 깨끗한 해변을 유지하는 데는 시민의식도 작용했겠지만, 골드코스트시 당국의 철저한 관리가 있지 않았을까.자연이 선물한 관광자원에 환경 유지와 개선의 노력을 더하는 것. 골드코스트 공무원들과 호주 정부는 어떤 것에 신경을 써야 세계의 여행자들이 자신의 나라로 몰려들 것인지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했다. ◆ 관광객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호주 사람들 서서히 해가 저무는 골드코스트. 파도타기를 끝내고 모여 앉아 즐거운 수다삼매경에 빠진 청년들이 가득한 레스토랑 한 곳에 자리를 잡고, 해산물 요리를 주문했다. 해변의 석양에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도 한 병 청했다.이곳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마크(48) 씨는 “어떤 매력이 골드코스트에 있기에 수많은 관광객이 여기를 찾아오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아래와 같은 답변을 들려줬다. “아름다운 경관과 매력적인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부정할 수 없는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나라가 오스트레일리아다. 일단 치안상태가 좋다. 여성 혼자 여행한다고 해도 위험을 느끼는 경우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민족과 인종으로 구성된 나라다. 그렇기에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이나 차별도 거의 없다. 물론, 소수의 백인우월주의자도 있지만, 그건 지극히 일부다. 또한, 만나봐서 알겠지만 호주 사람들은 느긋하고 친절하다.(웃음) 거기에 맛있는 요리 또한 가득하니 여행자가 끊이질 않는 것 아니겠는가.” 적당한 포만감과 취기 속에서 골드코스트를 떠나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거대한 바다 아래로 진홍빛 태양이 숨어들고 있었다.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석양이었다. 루비(Ruby) 수만 개가 동시에 반짝이는 듯한 풍경. 그 아래 선다면 가슴 안 열정이 식어버린 중년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았다. ◆ 골드코스트 못지않은 매력적인 도시 브리즈번길을 되짚어 브리즈번으로 돌아오니 캄캄한 어둠이었다. 그러나, 브리즈번강(江) 일대의 매혹적인 풍경이 숙소로 돌아가려는 여행자의 발길을 막았다. 들어가 잠을 청하기엔 브리즈번이 내미는 유혹의 손길이 지나치게 집요했다.`호주 제3의 도시`로 불리는 브리즈번은 사탕수수와 밀이 많이 생산되고, 각종 낙농품으로도 유명하다. 양모(羊毛)로 만든 제품의 인기가 높고, 쇠고기 요리가 맛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낮의 더위를 식힐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늦봄 브리즈번은 밤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강의 양편을 잇는 4개의 다리는 저마다 휘황하게 불을 밝히고 낭만적 감상으로 사람들을 이끈다. 인근에 자리한 카페와 식당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브리즈번 봄밤의 나른한 정취에 매료된 기자는 “호주에서 가장 맛있는 포도주 중 하나죠”라는 웨이터의 추천을 믿고 `바로사 벨리`에서 생산된 쉬라즈(Shiraz) 한 병을 달게 마셨다. 옆 좌석에선 무슨 축하할 일이 있는지 대여섯 명의 손님들이 연신 잔을 부딪치고 있었다. 예약해둔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레스토랑을 나섰을 땐 밤 10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주당이 흔한 한국이라면 초저녁에 가까운 시간. 그런데, 이건 뭐지? 거리에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호주는 아기들만이 아니라 캥거루와 코알라도 저녁 8시면 잠자리로 가요”라는 통역자의 말이 농담이 아니었던가.어쨌건 평소 생활하던 한국에서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은 1896년 축조됐다는 퀸즐랜드주 의사당과 국립미술관을 둘러보고, 강변에 아찔한 높이로 서 있는 관람차를 타러 가야지`라고 마음먹으며.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20

초록빛 맑은 물길따라 걷는 그날이 온다

1970년대 포항철강공단 조성되면서각종 폐수 유입으로 수질오염 시작1980년대 두호천부터 복개공사 나서2003년까지 도심하천 모두 지면 아래로시, 올해부터 4대하천 4.9㎞ 복원 추진타당성 조사·기본계획수립 용역 나서도로·주차장 등 시설물 철거로 물길 터우·오수 분리사업 완료땐 수질회복 기대 □ 초록빛 맑은 물이 시커먼 흙탕 물로1960년대 후반 인구 6만2천 명에 불과한 작은 어촌마을이었던 포항시는 칠성천, 양학천, 학산천, 두호천 등 4대 하천이 도시 중심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했다.초록빛 맑은 물에는 망둥어, 볼락 등 수많은 어족자원들이 서식했고 평소에는 아낙네들의 빨래터로, 여름철에는 어린아이들의 물놀이장으로 변하며 서민들의 생활 터전으로 역할을 수행했다.그런데 1970년대 들어 포항종합제철소를 비롯한 포항철강공단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수십, 수백여곳의 공장이 조성되고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하천에 각종 생활폐수와 공단폐수가 유입돼 수질오염이 시작된 것이다.청정 1급수를 자랑했던 4대 하천은 불과 10여 년 만에 수심 1m깊이도 보이지 않을 만큼 검은물로 변했고 하천에서 시작된 칙칙한 썩은물은 악취를 풍기며 동빈내항으로 흘러들어 강과 바다까지 오염시키는 최악의 상황에 다다랐다.급기야 1980년대 후반부터 형산강과 영일만 포구에서 등이 굽은 기형물고기가 잡히기 시작했고 연안에서 잡힌 해삼, 조개 등 어패류에서는 기름냄새까지 풍길 정도로 수질오염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됐다.1990년대 이후 시민들 사이에서 수질회복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포항시는 하수종말처리장 건립을 통한 오·폐수 정화시스템 구축을 추진했다.하지만 하수종말처리장은 새롭게 발생하는 오·폐수에 대책일 뿐 이미 오염된 하천의 수질회복을 위한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 시대적 트렌드 복개공사4대 하천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고심하던 포항시는 마침내 죽은하천으로 전락한 하천을 콘크리트로 덮는 복개(覆蓋)공사를 하기로 했다.당시 복개사업은 미관개선을 통한 도시이미지 제고, 여름철 악취·모기 등으로 인한 피해 예방, 부족한 토지확보 등을 명목으로 대한민국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진행됐다.비록 일부 환경단체에서 “하천을 복개하면 수질오염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이미 복개사업이 시대적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터라 공사는 대부분 순조롭게 진행됐다. 포항시도 1980년대 중반 토지구획정리사업을 목적으로 일찌감치 복개가 완료된 두호천(1.7㎞)을 제외한 나머지 미복개 3대 하천에 대한 공사에 착수했다.197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덮이기 시작한 이들 하천은 포항시가 1990년대 들어 도로 및 주차장 조성을 목적으로 한 대대적인 공사에 돌입하면서 오늘날의 형태로 바뀌게 됐다.우선 죽도시장 옆을 흐르는 칠성천 4.5㎞ 구간을 복개했다.당시 여론은 4대 하천 중 오염상태가 가장 심각했던 칠성천은 마치 기름유출사고를 연상케 하듯 하천 전체가 시커멓게 변한 모습으로 죽도시장을 찾는 방문객들로 하여금 불쾌감을 유발시키고 더 나아가 지역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포항시는 1995년부터 1996년까지 15억 원, 2001년부터 2003년까지 106억 원을 들여 남빈사거리~죽도어시장 사이를 흐르는 칠성천 위를 콘크리트로 덮고 아스팔트 포장을 깔았다.또 현재 롯데백화점 포항점 인근에 흐르는 학산천 1.9㎞ 구간과 양학동과 죽도파출소, 고속버스터미널을 잇는 양학천 3.5㎞도 각각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돼 2003년까지 복개공사가 완료됐다.이로써 포항지역 도심을 통과하는 4대 하천은 모두 지면 아래로 들어갔고 현재는 포항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들 복개지역이 원래부터 온전한 토지였다고 착각할 정도로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을 떠올리기 어렵게 됐다. □ 청계천의 성공과 생태하천 복원사업1990년대 복개사업이 한창 진행될 때만 해도 모두 콘크리트로 덮일 것 같았던 대한민국 주요 하천은 뜻밖의 계기로 갑작스러운 전기를 맞게 됐다.2005년 서울에서 전국 최초로 시도된 복개천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이다.당시 서울시는 서울의 역사와 문화·환경을 복원하고, 강남과 강북의 균형 발전을 위해 청계천을 복개해 만든 청계천로와 청계고가로를 철거해 청계천을 과거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추진했다.총사업비 3천600억 원, 연인원 69만4천여 명이 투입된 대공사가 완료되면서 서울시민들은 종로구 태평로 1가의 동아일보사 앞에서 성동구 신답철교에 이르는 5.8㎞구간 하천변을 직접 걸을 수 있게 됐다.복원된 하천에는 수심 30㎝ 이상의 물이 흐르고, 나비·방아깨비 등 곤충 모양과 지역적 특색을 형상화한 21개의 교량이 새롭게 들어섰다.이후에도 다양한 광장과 조경·조명시설을 갖춘 테마공간이 추가로 조성되면서 청계천은 오늘날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심 속 생태하천으로 자리잡았다.이같은 청계천의 성공신화는 타 지자체에도 상당한 자극제로 작용했다.정부는 이러한 지자체들의 관심을 반영해 청계천의 성공사례를 전국으로 확대하고자 지난 2009년 `청계천+2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환경부는 총 사업비 2천412억원을 투입해 2009~2010년 연간 10개 하천씩 20개 하천을 대상으로 실시한 1~2단계 사업을 시작으로 해마다 전국의 10개 하천을 대상으로 도심하천 생태복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이같은 성과로 충남 천안시 성정천, 경기 부천시 심곡천 등 전국 주요도시 한복판을 관통하는 복개하천은 도심 속 수변공간으로 재탄생했다.복원된 하천은 생태계 복원, 시민 휴식공간 기능은 물론 바람길 확보로 대기 오염물질을 낮추고 도심지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 포항시가 그리는 복개천 생태복원포항시도 이같은 분위기에 맞춰 올해부터 칠성천 등 4대 하천 4.9㎞ 구간을 복원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에 했다.포항시 도심 생태하천 복원사업이라는 명칭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우선 2억 원이 투입돼 지난 2월부터 11개월 간 사업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수립을 위한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복개공사 후 도로 및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4대 하천의 시설물 철거로 물길을 복원해 수생태계복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특히 오는 2019년 말 우·오수 분리사업이 완료되면 하천에 우수만 유입되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져 과거 수질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시는 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지난 3월 수질검사를 진행한 결과 7단계 수질환경기준에서 2번째 등급인 `좋음`으로 나타나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4.9㎞라는 짧지 않은 구간을 모두 복원하려면 수천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돼 국비확보가 우선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우리도 서울의 청계천 같은 수변공간을 만들 수 있다”며 “칠성천을 성공적으로 복원하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시장은 또 “시민들에게는 쾌적한 환경을 통한 삶의 질을 향상하고 도심에는 생명력을 불어넣어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포항시가 제2의 영일만 기적을 일궈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7-10-19

굽이치는 강물이 만든 습지 겨울철새 바쁜 날개를 쉬다

강 유역 갈대밭·농경지·습지 등천연기념물 철새 60여종 머물러구미시, 안전한 서식환경 조성위해불법포획 등 교란행위 계도활동 최선□ 겨울 철새의 중간 휴식처낙동강은 예로부터 굽이쳐 흐르면서 산지의 물질을 퇴적시키거나 혹은 지형을 침식시켜 주변에 넓은 들을 형성시켜 왔다. 이러한 토지는 홍수 시 부분적으로 물이 고이면서 습지(濕地)로 변해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 변했다.구미의 경우 1960년대 초반까지 해평습지를 비롯한 낙동강 본류에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었다. 배후습지(하천의 자연제방 뒤편 낮은 지역에 형성된 습지)의 들판은 논으로 이용됐다.당시 해평습지의 낙동강 변에 인공제방이 건설되지 않아 농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1970년대 초반 인공제방이 건설되면서 본격적인 농경지로 거듭나게 된다.여기에 1970년대까지 고아읍과 해평면을 지나는 낙동강 본류에는 하중도(강 가운데 생긴 퇴적지형)가 없었지만, 이후에 점진적으로 만들어져 큰 하중도가 해평면의 문량들 앞쪽과 더불어 곳곳에 형성됐다.낙동강 유역의 갈대밭과 모래사장, 하중도, 그 주변의 비옥한 농경지와 습지는 겨울철새들의 안식처로 아주 적합한 환경을 이뤘다.철새도래지인 해평습지를 비롯해 구미 낙동강 유역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세계적인 희귀조류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재두루미, 흑두루미, 고니 등 60여 종의 철새들이 찾는 중간 휴식처이다. □ 새들의 보금자리구미 낙동강을 찾는 겨울 철새는 천연기념물 제203호인 재두루미,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를 비롯해 쇠기러기, 청둥오리, 큰고니, 큰기러기,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등 60여종에 이른다.철새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10월부터 시베리아와 중국 등지에서 일본으로 날아가는 도중 구미 해평습지를 비롯해 그 일대를 중간 휴식처로 삼고 있다.특히 두루미의 경우 철원 민통선 부근에서나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보기가 힘든 철새다. 전세계 두루미의 80~90%가 일본에서 겨울을 나는데 그 중 50% 정도가 구미지역 낙동강을 경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여기에 텃새들도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독수리, 원앙, 왜가리, 백로, 황조롱이 등의 수도 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243호이면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된 검독수리의 모습도 관찰되면서 새들이 분포하기 적합한 생태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구미지역은 낙동강 유역에 비옥한 농경지와 습지가 잘 발달돼 있고, 여기에 일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 등으로 도시숲이 잘 조성이 되어 있는 것도 새들이 살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또 낙동강에 인접한 지산샛강, 문성지 등이 생태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새들의 먹이감이 늘어난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구미지역 조수보호원들에 따르면 철새들은 야간에 지산샛강이나 문성지로 넘어가 먹이를 먹고 아침에 다시 낙동강으로 넘어와 쉬는 경우가 많다. □ 철새들을 위한 구미시의 노력구미시는 해평습지와 강정습지가 두루미 등 희귀 철새들의 안정적인 중간 휴식처가 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안전한 서식 환경 조성을 위해 보호 관리원을 구역별로 배치해 불법 포획이나 서식지를 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또 월동기간 민감한 철새들을 위해 철새의 주요 서식지 부근에서의 낚시 등의 교란행위에 대해 계도활동을 강화하고, 매년 5t 상당의 먹이(볍씨)도 공급하고 있다.여기에 낙동강 두루미 네트워크를 통해 두루미과 철새의 서식 장소 및 도래 경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두루미과 철새 서식을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흑두루미 1천120마리, 재두루미 388마리,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호) 646마리, 청둥오리 6천100마리, 쇠기러기 7천500마리 등 총 1만6천여 마리가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흑두루미와 재두루미의 개체 수는 2010~2012년 4대강 살리기 사업기간 중 평균 1천222마리에서 4대강 사업이 종료된 2013년 1천543마리, 2014년 2천637마리, 2015년 1천508마리로 평균 64% 이상 증가 추세를 보였다. 큰고니(백조) 역시 2012년 264마리, 2013년 356마리, 2014년 522마리, 2015년 646마리로 매년 크게 증가했다.▲ 이경석씨가 지난해 구미지역 낙동강을 찾은 철새들을 기록한 자료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동·식물 잘사는 환경이 사람에도 좋은 환경”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 이경석씨“철새는 매년 구미를 찾는 귀한 손님이죠.”구미시 선산읍 구미보에서 만난 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 이경석(72)씨의 첫 마디다. 그는 구미시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운영하는 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으로 2012년부터 활동해 오고 있다.이씨는 구미 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으로 활동한 것은 2012년부터이지만, 철새들과의 본격적인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 40여마리가 독극물을 먹고 집단 폐사한 사건이 발생하자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소속이었던 이씨가 철새 보호를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철새들과의 인연이 시작됐다.이씨는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식물과 동물이 모두 잘 살 수있는 환경이 되어야지만 사람도 건강하게 잘 살 수 있고, 그게 세상의 이치인데 사람들의 잘못으로 철새들이 그렇게 죽는 것을 보고 조금이나마 철새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새들은 경계심이 굉장히 많은 동물이다. 자기들이 내려 앉고 싶은 자리 주위에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이동해 버리고, 내려와 앉아 쉬더라도 사람들이 조금만 가까이 접근해도 금세 날아가 버린다”면서 “새들이 이 곳에서 편히 쉬었다가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설명했다.그의 철새들을 위한 마음은 부지런함에서 드러난다.보호관리원 근무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만, 그는 동이 트는 시간부터 해가 져 관찰이 어려워지는 시점까지 시간대 별로 철새들의 종류와 개채수, 상태, 행동, 날씨 등을 세부적으로 기록한다.이씨가 최근 3년동안 작성한 자료를 조류생태환경연구소에서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져갔을 정도로 아주 상세히 기록이 잘 돼있다.이씨는 “추운 계절에 바깥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철새들이 많이 찾아오는 만큼 우리들이 사는 환경이 그만큼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며 “가끔 철새 때문에 낚시를 못하게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철새는 겨울에 잠시 우리지역을 방문하는 귀한 손님이라 생각해 조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19

빨갛다… 아깝다 이 가을 보내기엔

한가위를 지나며 계절이 바뀐다는 걸 알리는 비가 한두 차례 내리더니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서늘해졌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다녀야했던 여름이 어느새 우리 곁을 떠나고,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 처연하다.옥계팔봉 바위기둥 웅장한 팔각산일곱가지의 보배가 숨겨진 칠보산영덕~청송 `소통길` 탐방로 주왕산바다·계곡·능선까지 가을낭만 가득이 무렵이면 영덕은 도시의 색깔을 바꾼다. 짙푸른 바다 빛깔에서 만산홍엽(滿山紅葉)의 아름다운 붉은빛으로.새빨간 보석처럼 제 몸을 물들이는 팔각산과 칠보산, 주왕산의 나뭇잎들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시 한 편이 떠오른다. 이상국(71) 시인의 `단풍`이다. `나무는 할 말이 많은 것이다그래서 잎잎이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봄에 겨우 만났는데가을에 헤어져야 한다니슬픔으로 몸이 뜨거운 것이다그래서 물감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계곡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세상 어떤 것도 저항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서러운 마음으로 `물감 같은 눈물`을 흘리는 나무. 그러나 계곡에 떨어진 `나무의 눈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슬프다기보다는 아름답다.도시에선 맛보기 힘든 `달콤한 공기`를 마시며 산에 올라, 붉게 물든 가을 풍광을 여유롭게 즐기는 것 이상의 `힐링(Healing)`이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가을날 영덕은 `치유의 공간`이기도 하다.단풍을 포함한 가을날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이름 높은 영덕의 팔각산과 칠보산, 주왕산을 독자들에 앞서 먼저 걸어보았다. 아울러, 매력적인 고택(古宅)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괴시(槐市)마을까지 둘러봤다. ◆ 팔각산, 동해에 비치는 아름다운 그림자높이가 628m에 이르는 팔각산은 계곡을 끼고 8개의 바위기둥이 이어져 있다. 그런 이유로 `옥계팔봉(玉溪八峯)`이라고도 불린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기묘한 형상의 바위와 경탄을 부르는 깎아지른 암벽이 있어 단풍철이 아닌 평소에도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또한 팔각산엔 전국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70m)도 있다. 봉우리에선 단풍과 함께 삼사해상공원과 옥계계곡의 물줄기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팔각산과 동대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합쳐지는 옥계계곡은 팔각산이 간직한 보물 중 하나다. 침수정(枕漱亭)이 자리한 이 일대는 경상북도기념물 45호로 지정돼 있다. 계곡 가운데는 꽃봉오리 모양의 진주암(眞珠岩)이 있고, 주변의 병풍바위, 향로봉, 촛대바위 등이 여행자의 눈길을 끌어당긴다. 옥계계곡은 옥(玉)처럼 맑은 물이 흐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상마산 삼림욕장 옆을 스쳐가는 물길 위를 출렁다리로 건너면 또 다른 비경이 나타난다. 영덕 사람들은 이곳을 산성계곡이라 부른다. 바닥이 훤히 보일만큼 깨끗한 계곡물 위에 떠있는 노랗고 빨간 단풍잎은 보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 칠보산, 일곱 가지 보물을 찾아보는 즐거움영덕군 병곡면에 위치한 칠보산(七寶山)은 태백산맥의 끝자락에서 그 아름다움을 뽐낸다. `일곱 가지 보배가 있는 산`이라는 명칭은 어떤 이유로 지어졌을까? 여기에는 재밌는 이야기가 하나 전한다.고려시대 영덕을 찾은 중국의 학자 한 명이 칠보산 계곡에서 목을 축이고는 물맛에 놀라 “분명 이 산에는 일곱 가지의 보물이 있을 것”이란 말을 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산을 다니며 확인해보니 더덕, 산삼, 황기, 멧돼지, 구리, 철, 돌옷(바위에 난 이끼) 등 일곱 가지 귀한 것들이 있었다. `칠보산`은 그렇게 얻어진 이름이다.울긋불긋한 가을 옷으로 갈아입은 칠보산 정상에 오르면 발 아래로 고래불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칠보산 동쪽엔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된 유금사(有金寺)가 있다. 이곳을 찾는 여행자는 보물 674호 유금사 삼층석탑을 돌며 소원을 빌어볼 수도 있다. 또,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선 칠보산 자연휴양림이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을 위로한다.산세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한 칠보산은 등산 초보자들에게 인기다. 산 아래엔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림이 있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칠보산이다. ◆ 주왕산과 괴시마을, 가을 여행객을 유혹하다 영덕군이 가을마다 여는 주왕산 탐방로의 인기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용전리~갓바위~가메봉`의 6.2km 코스는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코스는 주왕산 아래 자리한 두 도시 영덕과 청송을 이어준다는 의미에서 `소통길`이라 불리기도 한다. 기묘한 형상의 갓바위와 왕거암은 산행에 재미를 더하고, 대궐령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가을 산의 정취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영덕군은 주왕산을 찾는 여행자들을 위해 5억 원을 들여 전망대, 안내판, 화장실 등을 설치했다. “주왕산을 연간 40만 명의 등산객이 찾는 명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영덕은 진입로 확장 공사와 탐방객 편의시설 조성 등에도 노력을 기울였다.대진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또 하나의 보물과 만나게 된다. 바로 괴시마을. 이곳은 호지촌(濠池村)이라 불리다가 고려의 학자 목은 이색(李穡·1328~1396)이 영덕으로 오면서 지금의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함창 김씨, 수안 김씨, 영해 신씨 등이 어울려 살았고, 지금은 영양 남씨 집성촌이 됐다.다른 지역에 비해 전통 건축양식이 잘 보존된 괴시마을엔 영양 남씨 괴시파종택(槐市派宗宅·경북 민속자료 75호), 해촌고택(문화재자료 199호), 영은고택(문화재자료 459호) 등 오래 전 한국의 주거문화를 짐작하게 해주는 고택 30여 채가 모여 있다.빨갛게 익어가는 가을. 팔각산과 칠보산의 단풍, 괴시마을의 고풍스런 기와가 영덕으로의 낭만여행을 권하고 있다. 산사에서의 하룻밤… 장육사 템플스테이번잡한 세상 속에 섞여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끔 꿈꾼다. 조용한 산에 자리한 사찰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풍경(風磬) 소리를 들으며 며칠쯤 푹 쉬고 싶다는 소박한 꿈.직장인들의 이러한 꿈을 실현시켜주는 휴양의 한 형태가 템플스테이(Temple stay·절에서 숙박하며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것)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삭막해질수록 `정적인 휴식`의 욕구는 커질 수밖에 없다.영덕군 창수면의 장육사(裝陸寺)는 온갖 욕망이 때마다 충돌하는 세속의 소용돌이에서 잠시 벗어나 몸과 마음의 생채기를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장육사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람들을 자연의 품으로 안내하고 있다.고려 공민왕 재위 시기인 1355년 나옹왕사가 창건한 장육사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138호인 대웅전의 미려한 양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장육사 템플스테이는 불교문화의 원형이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된 전통사찰에서 수행자의 일상과 삶을 잠시나마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관광객에게 제공한다.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이들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장육사에는 주목할 만한 문화재도 적지 않다. 대웅전에는 보물 993호인 건칠관음보살좌상(乾漆觀音菩薩坐像)이 미소를 짓고 있다. 이 불상은 독특하게도 진흙으로 내부를 만들어, 삼베를 감은 틀 위에 종이를 여러 겹 붙이고 그 위에 금칠을 했다.석가가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영산회상도 후불탱화(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73호)와 지장보살도(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74호) 역시 예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다. 장육사 템플스테이는 당일 코스와 1박2일 혹은, 2박3일 코스 등으로 나눠져 있어 참여자의 여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공양과 예불을 진행하며, 참선도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 장육사 측의 설명이다.차갑고 쓸쓸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10월. 템플스테이는 팍팍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의 메마른 감수성과 비어가는 가슴을 따스하게 위로해줄 좋은 치료제의 하나일 듯하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18

산 속의 보물 `가을송이` 생태환경, A부터 Z까지 `한눈에`

국내 최대의 송이 산지인 영덕군에서 `송이버섯 생태환경 보고서`를 발간했다.보고서에는 송이에 대한 생태와 기상에 관한 실체를 규명했고, 송이가 가장 잘 서식할 수 있는 것은 17℃ 내외의 소나무 단순림인 것으로 확인됐다.또 송이는 8월에 0.7%, 9월에 38.6%. 10월에 48.1%, 11월에 12.7%가 자라는 것으로 조사됐다.송이가 가장 활발하게 서식해 생산되는 가을 시기는 대부분 9월 초순경부터 10월 중순인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나라 송이 생산일수는 연평균 28.1일로 적정한 온도, 습도가 조화를 이뤄야 왕성하게 자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최초로 시도한 것이고 영덕군이 송이를 생산하는 것과 함께 본격적인 연구사업도 진행하고 있다.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송이의 기후 및 기상에 의한 서식조건과 생산량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것이다. 앞으로 정부차원의 송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단순 생산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생산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최적 서식조건은 17℃ 안팎의 소나무 단순림9월 강수량·기온이 생산량에 가장 큰 영향연평균 219t 생산… 태풍 발생하면 생산량 급증□ 기후가 송이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송이버섯의 생장과 서식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인자가 무엇인지 이번 연구결과 밝혀졌다. 송이의 서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기후요인이다.특히 기온이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이가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온도는 17도 가량이다.습도와 강수량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기온에 비해 현저히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송이생산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0.8℃~14.0℃ 범위였다.강수량은 1천㎜~1천400㎜의 범위였다. 송이 수량과 연평균 강수량, 연평균기온과의 관계는 일정한 함수관계가 성립된다.최고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18.5~25.2℃, 꼭짓점 온도는 22.1℃로 나타났다.평균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14.8~19.5℃, 꼭짓점 온도는 17.1℃로 나타났다. 송이가 가장 서식하기 좋은 온도가 17℃로 밝혀진 것이다.최저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9.2~16.5℃로 꼭짓점 온도는 12.8℃ 로 나타났다.□ 기후요인과 생산량의 변동추이월별 강수와 기온은 송이생산량과 상관관계를 보인다.6월 강수량이 많을수록 발생량도 증가했고, 6월 기온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송이 발생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8월 강수량이 많고 기온이 높을수록 발생량은 증가했다. 9월의 강수 일수와 강수량의 영향은 중요했다.이 두 요소는 송이의 생산량 증가에 큰 영향을 주었다. 2009년의 경우처럼 9월 강수가 극단적으로 부족할 때는 대흉작으로 나타났다.최저온도 19℃ 내외에서 송이 균사가 온도자극을 받아 원기(原基)를 형성했을 때, 최저온도가 재 상승해 30℃를 넘으면 고온에 약한 균사는 사멸한다.이런 경우 고온장해(高溫障害) 때문에 흉작이 되고 충해(蟲害)송이가 많이 발생하는 등 품질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송이의 발생 시기와 지역 분포우리나라 송이는 8월에 0.7%, 9월에 38.6%. 10월에 48.1%, 11월에 12.7%가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을송이는 대부분 9월 초순경부터 10월 중순까지 발생한다. 송이 생산일수는 연평균 28.1일로 확인됐다. 생산일수는 연도별로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차이가 있었다.최근 송이 발생지역은 주로 낙동정맥과 백두대간 등이 주를 이룬다.2000년~2005년의 송이 생산량을 도별로 비교해 보면 경북도가 전국 생산량의 약 65%, 강원도가 약 27%를 차지해 90% 이상이 2개 지역에 집중돼 있다.2005년 전후까지 우리나라 송이 주산지로는 경북도의 영덕, 울진, 봉화와 강원도 양양, 삼척 등을 꼽았다.그러나 2006년 이후에는 강원지역의 송이 생산량이 급감했고, 최근에는 경북의 영덕, 울진, 봉화, 청송, 포항지역으로 주산지가 축소되고 있다.송이의 발생지역은 점차 줄어드는 경향도 있다.1970년대 초반에는 경기도(가평, 광주), 충청남도(예산), 전라남도(담양, 함평, 화순)에서도 송이 수매가 이뤄졌으나 지금은 이 지역에서 송이 수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생산규모에 따른 지역 순위는 해당 연도의 온도와 강수량 등에 따라 변화되고 있다.강원지역의 생산량 급감은 산불 피해와 기후온난화 등의 영향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송이 생산량 갈수록 줄어들어우리나라의 송이생산량은 연평균 219t 가량이다. 송이생산량은 연도별로 큰 차이가 있다.송이생산량은 2010년에 628.3t으로 가장 많았고, 2012년이 409.8t, 2006년 275.9t 2007년 231.6t 2015년 184.6t 2014년 126.4t 2013년 103t 2008년 98t 2011년 85.7t 2009년 59.1t 순으로 많았다.연구조사대상 기간 중 생산량이 가장 많았던 2010년은 연평균의 약 3배, 두 번째로 많았던 2012년은 연평균의 약 2배였다.생산량이 가장 적었던 2009년은 연평균의 1/4배 정도로 나타나는 등 연도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온도와 습도 및 강수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또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태풍이 송이 산지를 강타했던 2010년과 2012년은 송이생산량이 매우 많았다. 송이 산지에 태풍의 영향이 거의 없었던 2009년에는 송이생산량이 급감했다.월별 생산량은 10월이 48.1%.(254t)으로 가장 많았고, 9월 38.6%(204t), 11월 12.7%(66.9t), 8월이 0.7%(3.4t) 순서로 생산되었다. 8월과 11월에도 송이는 나오지만 생산량은 매우 적었다.□ 송이연구 방법과 분석 자료과거 10년간의 송이생산량과 기후관련자료(2006년~2015년)를 수집해 분석했다.조사대상지역은 대표적 송이 산지로 알려진 14곳을 선정했다.경북의 7개소(영덕, 울진, 봉화 안동, 청송, 포항, 청도) 강원 6개소(인제, 홍천, 강릉, 양양, 삼척, 고성) 경남의 1개소(거창) 등으로 선정됐다.자료의 정리와 분석은 첫째, 과거 10년간 우리나라 송이 주산지의 생산 변동에 영향을 주는 기후요인(온도, 습도, 강수량 등)을 지역별, 일별로 조사 분석했다.둘째, 지역 산림조합에서 발표하는 과거 10년간의 송이공판자료를 수집해, 지역별 연도별 월별 등급별 생산실태를 분석했다.셋째, 생산량의 지역별 연도별 차이를 분석하고 기후요인이 송이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영덕송이 생산 관계자들은 이 같은 분석자료를 토대로 송이생산에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일명 `송이박사`로 불리는 권오웅 영덕군 산림과장이 자신이 발표한 송이 관련 논문을 펼쳐 보이고 있다. /영덕군 제공`송이박사` 권오웅 산림과장“지구온난화 계속되면 50~60년 내 멸종될 수도”영덕군의 `송이버섯 생태환경 보고서` 발간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주인공은 권오웅(56)산림과장이다.일명 `송이박사`로도 불리는 권 과장은 지난해 대구한의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일반인들이 송이에 대해 알기 쉽도록 정리한 것이 이 보고서다.그동안 송이균과 소나무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기후와 송이의 상관관계를 상세히 정리한 것은 이 보고서가 처음이다.그의 보고서는 송이 생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온을 꼽고 있다.현재와 같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우리나라에서도 50~60년 내 송이 구경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이 때문에 여름철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스프링쿨러 같은 관수시설로 습도를 유지해 기온을 낮춰야 하고, 밀도 조절, 하층식물 정리 등 송이 맞춤형 숲 가꾸기, 씨앗 자원 보호 등을 통해 송이 생육조건을 최대한 맞춰야 송이 멸종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권 과장은 “올해 이처럼 송이 작황이 부진한 것은 올 여름 무더위의 영향이 크다”면서“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앞으로 정부 차원의 송이에 대한 지속적 연구를 통해 단순 생산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생산체제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2017-10-17

찬란한 신라불교 싹 틔운 아도화상 발자취, 디지털로 만나다

신라에 불교가 전래된 지 1천600년만에 이를 기념하는 공간이 구미시에 조성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 13일 도개면 도개리에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파한 아도화상의 발자취와 신라 불교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신라불교초전지`를 개관했다.경상북도 3대문화권 문화관광기반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사업은 지난 2011부터 신라불교문화초전지를 성역화하는 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도개리 일대 부지 3만6천919㎡, 건축연면적 2천537㎡ 규모에 국비 131억원, 도비 17억원, 시비 52억원 등 총 200억원을 들여, 자연친화적인 한옥과 초가 등을 조성해 교육과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었다.구미시는 앞으로 `신라불교초전지`를 기반으로 천년고찰인 도리사와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또 구미시가 첨단 전자산업의 메카인 만큼 다양한 불교문화에 첨단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시켜 차별화된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날 계획이다. 이에 불교역사의 성지인 구미에서 `신라불교초전지`개관의 의미와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알아봤다.불교문화·디지털 콘텐츠 결합해팔상도·불교역사 등 색다르게 제공자연친화적 한옥 조성해 교육·체험도 □ 아도화상과 구미시 도개면 모례마을아도화상은 신라에 처음으로 불교를 전했다는 고구려의 중으로, 눌지왕(訥祗王) 때 신라 일선군(一善郡, 지금의 선산)에 들어와 불교를 포교하려 했으나 당시 불교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자 모례(毛禮)의 집안에 들어가 3년여간 머슴살이를 하며 숨어살았다.모례는 아도화상으로부터 불교를 포교받은 신라 최초의 신자로, 아도화상을 자신의 집에 숨겨주고 소와 양을 돌보는 일을 맡도록 한 인물이다.이후 아도화상은 산으로 들어가 암자를 짓고 살았는데 이때 눈속에서 오색 찬란한 복사꽃이 피어 그 암자를 도리라 불렀다. 이후 이곳이 신라 최초의 절인 도리사이다. 이후 여덟 곳의 큰 절과 500곳의 선찰이 차례로 건립되고 불법이 크게 융통된 것은 양나라 무제 보통 8년 정미로서 신라 법흥왕 13년부터이다.이후 모례의 집에서 고용살이를 하면서 불교를 포교함으로써 불도가 열렸다 하여 도개(道開)라 했다고 전해진다.현재는 모례의 집에서 아도화상이 함께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우물인 전모례가정(傳毛禮家井,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296호)만이 `신라불교초전지` 입구에 아직까지 위치하면서 이 곳이 신라불교의 성지임을 알려주고 있다. □ 불교문화와 첨단 디지털 콘텐츠의 만남 구미시는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모례장자의 집에 머물며 신라에 불교와 향을 최초로 전파한 현장을 전승·보존하기 위해 모례마을 일대를 첨단기술과 역사문화가 융합된 문화관광 명소로 조성했다.특히, 신라불교초전기념관은 첨단 전자산업의 메카인 구미시답게 불교문화에 첨단 디지털 콘텐츠를 접목한 기념관으로 주목받고 있다.이 곳에는 아도화상의 발자취와 부처님의 일상을 그린 팔상도, 한반도 불교 전래 과정 등 다양한 불교문화 콘텐츠를 첨단 디지털로 만나볼 수 있다.총 1천467㎡ 면적에 4개의 기획관으로 구성된 기념관은 제1관 아도, 신라로 향하다, 제2관 신라, 불교의 향이 퍼지다, 제3관 신라, 불교의 꽃을 피우다, 기획관 100년 전 선산 불교문화유산과의 만남 등으로 구성돼 있다.여기에 야외에 신라시대 의·식·주·법 생활상이 그대로 재현된 야외 전시가옥 7개 동도 갖춰져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이용시간은 하절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동절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 자연친화적 전통한옥가옥 체험구미시는 `신라불교초전지`를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대표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전통한옥가옥체험관과 불교문화체험관을 조성해 운영한다.총 4개의 체험관으로 구성된 전통한옥가옥체험관은 규모에 따라 성불관, 자비관, 해탈관, 견성관, 오도관, 득도관, 대각관으로 4~10명 단위로 사용할 수 있다.특히, 이 곳은 북동쪽으로 해발 700m의 청화산과 남동쪽으로 약 691.6m의 냉산이 자리잡고 있고,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다곡천이 흐르고 있어 한폭의 산수화같은 풍광을 즐길 수 있다.또 신라의 불교가 처음 전해진 곳인 만큼 인근 도림사 등 불교 유적지가 많아 연계한 볼거리가 다양하다.여기에 불교문화와 사찰음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불교문화체험관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체험·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것으로 기대된다. 국도 25호선과 국도 68호선, 지방도 205호선으로 교통도 매우 편리하다.개관식에 참석한 정토회 법륜 스님은 “구미의 신라불교초전지는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머슴살이를 하며 노력한 그의 숭고한 뜻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곳으로, 그에 대한 역사적 사실 고증까지 모두 갖춘 진정한 불교의 성지이다”라며 “이곳에 오면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전파한 과정과 불교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신라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남유진 구미시장은 “불교성지 조성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신라불교문화초전지가 자랑스런 구미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역사문화 교육·체험시설이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 앞으로 천년고찰인 도리사와 지역의 문화자원과 연계되는 관광자원을 구미의 첨단 전자산업과 접목시켜 차별화된 문화관광이 어우러지는 문화관광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한편, 체험시설에 관한 문의는 구미시설공단(054-480-2141~4)으로 하면 된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16

204㎞ 긴 해안선 따라 사계절 해양레포츠 환경 조성 박차

푸르고 깨끗한 동해와 내연산 보경사(寶鏡寺), 운제산 오어사(吾魚寺) 등을 품에 안은 포항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이 가진 독특한 자연·역사·문화적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관광 활성화는 포항을 비롯한 대다수 지자체의 주요한 지상과제 중 하나다. `부가가치 높은 21세기형 신산업`으로 불리는 관광업. 본지는 자연환경을 십분 활용해 선진형 해양·산악관광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호주 브리즈번과 부산의 사례를 취재·분석하고, 포항이 설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미래를 더불어 점검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1. 포항 관광산업의 현주소2. 골드코스트가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이유3. 글래스마운틴과 선샤인코스트가 선사하는 즐거움4. `해양관광의 메카` 부산을 가다5. 포항이 만들어가는 관광도시의 미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몇몇 유럽 국가는 그들의 선조가 오래 전 세운 미려한 성당과 세계 각국 역사책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고대의 유적을 통해 자동차 수백 만 대 수출로 벌어들이는 이상의 수입을 해마다 올리고 있다. 이러한 관광 활성화는 국가의 호감도를 높이는데도 기여한다.넓은 바다 가까이 자리했고, 높고 낮은 산들이 도심지 주변에 들어서 사계절 내내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는 측면에서 포항은 골드코스트와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을 가진 호주 브리즈번과 여러 가지 유사점을 지녔다.포항과 브리즈번은 유럽의 도시와는 또 다른 매력을 활용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 자연환경이다. 서부와 남부 유럽의 도시가 유적 중심의 관광지라면 포항은 브리즈번이나 부산처럼 자연경관을 관광산업의 핵심으로 활용·발전시켜 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그렇다면 포항은 영일대해수욕장과 구룡포 등을 포함한 해양 관광자원, 내연산과 운제산 등의 산악 관광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해맞이축제·불빛축제 등 호평에도1년 주기 행사로 한계 있어연속성있는 관광콘텐츠 개발 시급해수욕장마다 특색있는 레포츠 개발환동해 해양레포츠 중심도시 도약해야 ◆ 해양레포츠 활성화를 위한 포항시의 노력 영일대해수욕장과 호미곶에서 열리는 해맞이축제에는 매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여름날 네온사인 환한 포스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빛축제 역시 포항을 찾는 사람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해맞이축제와 불빛축제는 1년에 단 며칠만 진행되는 행사라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한 계절 또는, 1년 내내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적 관광 콘텐츠의 개발은 포항시가 시급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런 고민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 `해양레포츠의 활성화`다.포항은 영일만을 중심으로 204km에 이르는 긴 해안선을 가진 도시다. 해안선을 따라 해수욕장도 다수 조성돼 있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 관계자는 “해수욕장마다 특색 있는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영일대해수욕장은 스릴 넘치는 딩기요트와 수상 오토바이, 칠포해수욕장은 바람을 타고 바다를 가르는 윈드서핑의 명소로 개발한다는 것이 포항시가 제시하는 비전이다. 또한 용한리해수욕장에서는 서핑을, 죽천해수욕장에 가면 SUP(Standup Paddle board)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이러한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포항시가 운영하는 해양스포츠아카데미에는 매년 1천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딩기요트 70대와 서핑보드 35개, 수상스키와 카약 등을 보유한 이 아카데미의 운영 방식과 회원 관리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전국 지자체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포항시는 “각종 해양스포츠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우리 시를 매력적인 해양레포츠 도시로 자리매김 시키려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불빛축제기간에 전국 수상 오토바이대회와 해양경찰청장배 전국 요트대회, 대학 동아리 요트대회, 포항시장배 딩기요트대회 등을 열었고, 2020년에는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을 유치할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 만족도 높은 해양레포츠 환경 조성을 위해“해양레포츠를 즐기기에 최고의 환경을 가졌다”고 말해도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 포항의 자연환경. 이를 적극 활용해 환동해 해양레포츠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포항시는 장기적인 마스터플랜도 확정했다. “안전성과 편리성에 쾌적한 환경까지 갖춘 곳에서 관광객들이 마음껏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해양레포츠 활성화 추진목표와 세부과제`를 설정했다.기반시설 확보와 수용태세 개선을 위해서는 ▲다목적·다기능 복합 해양레포츠 시설 조성 ▲해양레포츠 관련 전문인력 양성과 교육프로그램 체계화를, 홍보 강화와 저변인구 확대를 위해서는 ▲편리한 정보시스템 구축 ▲체험프로그램 도입 및 확대 ▲동호회와 종목별 협회의 통합관리를, 지역사회와 융합하는 해양레포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양레포츠 관련 시설 조성시 지역민 참여 확대와 환경요소 고려 ▲지역 축제와 연계한 대회 개최 ▲해양관광과 연계되는 프그로램 개발 등을 추진한다는 것이 포항시의 계획이다. ◆ 내연산 보경사·운제산 오어사도 매력적 자원 골드코스트와 선샤인코스트가 호주 브리즈번의 해양 관광자원이라면,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은 산악 관광자원이라 할 수 있다. 포항도 브리즈번과 유사하다. 해수욕장과 거기서 즐기는 각종 레포츠가 포항의 해양 관광자원이라면, 내연산과 운제산에 자리한 사찰 보경사와 오어사는 매력적인 산악 관광자원이다.신라 진평왕 25년(602년)에 창건된 보경사는 중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지명법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공간이다.지명법사가 왕을 찾아가 “동해안 명산에 팔면보경(八面寶鏡)을 묻고, 그 위에 절을 세우면 외부의 침입을 막는 동시에 나라가 융성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전한 후 축조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하는 보경사는 가을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해마다 보경사 일대를 붉게 물들이는 단풍과 내연산 12폭포의 장엄한 풍광을 보기 위해 수많은 여행객들이 찾아온다.보경사는 보물 252호 원진국사비, 보물 430호 원진국사 부도, 서운암 동종(보물 11-1호), 보경사 괘불(보물 1609호), 적광전(보물 1868호), 금당탑(유형문화재 203호) 등을 간직하고 있어 불교문화사와 역사에 관심 있는 사학자들도 주목하는 사찰이다.포항시 남구 오천읍 운제산 자락에 위치한 오어사가 간직한 전설도 흥미롭다.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와 효공선사가 운제산에서 서로의 법력을 겨뤄보기 위해 물고기를 삼켰다가 다시 살려내는 시합을 벌였고, 한 마리의 물고기만이 살아남자 서로 자신이 살린 것이라 다투었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것. 오어사(吾魚寺)의 한자를 해석해보면 빙그레 웃음이 나올 법한 에피소드다.오어사 역시 많은 유물을 가진 절이다. 유형문화재 452호인 대웅전과 명필로 이름 높았던 해강 김규진이 쓴 현판, 오어사 동종과 상량문, 법화경, 원효대사의 유물로 추정되는 대관과 숟가락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 관광객이 만족할 수 있는 인프라 조성에 힘써야 이처럼 포항은 해맞이축제·불빛축제 등 이미 내외부에서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각종 축제의 개최지이며, 맑은 바다와 수려한 산이라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공간이다. 여기에 해양레포츠 활성화를 통한 관광도시로의 비약적인 발전도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놓쳐서는 안 될 `포항 관광의 맹점`들도 분명 있다. 포항을 찾는 여행자와 관광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원활하지 못한 대중교통 연결 인프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의 부족, 근절되지 않는 성수기 숙박업소의 바가지요금,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의 부재 등이 바로 그것이다.`21세기 환동해 해양·산악관광의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포항시의 비전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위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데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13

포항 예술의 전당 건립, 시민들 자부심 갖도록 추진해야

▲ 류영재 (사)포항예총 회장은 문화의 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예술의전당 건립을 위해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는 차별화 전략으로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이나 `스틸컨벤션센터` 등의 기능과 연계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성용 사진작가 제공포항의 대표적인 공공문화시설인 포항문화예술회관.지난 1995년 개관 이후 지역문화예술의 중심매개로서 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공연예술과 전시, 행사, 강연 등 다목적 공간으로서 지역문화 활성화와 애환, 그리고 지역문화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건축 20여년이 지나면서 공연시설의 낙후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 포항도 도시 규모에 걸맞는 지역문화 공간을 새롭게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문화복지`라는 개념은 이제 낯선 영역이 아니다.우리 일상의 대화에서도 자연스럽게 오르내릴 정도가 됐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삶의 질을 측정하는 요소에 문화예술은 으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이는 포항도 예외가 아니다. 포항 지역사회는 철강산업 하나만 갖고는 이제는 경쟁력이 없다는 데에는 다들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대안을 찾고 있다. 세계적 철강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변모한 사례를 찾아 벤처마킹하는 등 물밑에선 그 나름의 변신과 변화를 위한 준비도 그 중 하나다. `철의 도시`에서 `문화 도시`로의 변신하는데 기수가 되고자 포항예술의전당 건립 운동에 나서고 있는 (사)포항예총 류영재 회장을 10일 만나 포항의 중심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과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지역 문화인프라 환경 열악미래 문화 융성에 `걸림돌`50만 시민 문화행사 참여 높아지역 역사·정체성 담은 시설로시민 공감대 형성 우선돼야-우리 문화예술도 지난 십수 년 동안 문화복지적 관점에서 진지한 논의가 있었고 그에 따라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 또한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 왔다. 하지만 포항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도권이나 다른 지방에 건립돼 온 아트센터 등에 비해 그 역할을 해내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포항문화예술회관은 시세에 비하여 규모가 작고 건립된 지 20여 년이 지나 시설 또한 노후화됐다. 그래서 50만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여러 가지 부족함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개보수를 하고 있으나 원천적인 구조문제 등의 한계가 있으므로 대형공연이나 다양한 형식의 전시 등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공연장의 음향시설을 새롭게 하더라도 무대와 객석의 구조를 개조해야 하는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특히 전시장은 환경이 더욱 열악하다. 대(大)전시실의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내력기둥이 너무 많이 노출돼 관람을 방해한다. 소전시실은 천고가 낮고 벽면과 바닥 등이 전시 기능에 적합하지 못하다.-문예회관 설립취지가 지방의 문화격차 해소와 지역 문화발전의 거점기관으로서의 역할인데 포항문예회관은 어떤 취약점이 있나.△앞서 말한 것처럼 기능상의 취약점이 있고, 접근성도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경북도내의 다른 도시에는 대부분 현대식 기능을 갖춘 예술의전당이 있으나 포항만 그렇지 못해 품격 높은 대규모의 실내공연을 기획하기가 매우 곤란하고, 오랫동안 경북미술대전 등 전시 행사도 유치할 수 없었다. 시설 낙후는 문화예술의 인적인프라 확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크게 미친다.-예술이라는 것이 하드웨어만 중요한 것 아니지 않나. 다른 지자체들을 보면 아트센터 건립에만 집중해 운영 상황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공공건물 건립에만 집중해 운영에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현대식 시설을 갖춘 예술의전당 건립이 아무리 시급하다 할지라도 운영에 대한 적절한 대책 없이 큰 규모로 건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다만, 포항에는 50만 도시의 규모나 위상에 어울리는 건축물이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술의전당 건립 운동이라고 하지만 반드시 `예술의전당`이 아니라 상징적인 명칭이다. 컨벤션센터도, 제대로 된 박물관도, 예술의전당도 없으므로 용도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해법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우리 포항의 경우는 대형 기획공연의 적자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KTX의 개통과 고속도로 및 국지방도의 정비로 한결 원활해진 교통망은 다른 도시와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했으나 이는 자칫 문화의 역류현상을 초래할 우려도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예술공간은 일반 건축물 같은 방식으로 건물의 유지, 운영과 같은 셈법으로 계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데 매우 유용한 것이다. 자치단체 간의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지방자치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므로 일반적인 경제논리로만 설명하면 곤란하다.-미국의 링컨센터와 케네디센터, 영국의 바티칸센터와 왕립국립극장, 프랑스의 퐁피두센터 그리고 한국의 예술의전당과 국립극장 등 국내외 우수 사례가 많다. 포항은 어느 모델이 바람직한가.△세계적으로 우수한 사례는 매우 많다. 보다 중요한 것은 내 몸에 맞는 옷이다. 우리 포항의 환경에 맞는 예술의전당이다. 강과 바다가 만나고 바다가 만을 이루고 있는 도시, 산업과 일월에 관한 역사가 어우러진 도시 등을 고민해야 한다.예로 든 사례 중 창의성이 뛰어난 복합 문화공간인 퐁피두센터나 포항시와 입지조건이 매우 비슷한 스페인의 빌바오구겐하임 미술관,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등을 사례로 들 수 있겠다. 런던의 템스강에 건설된 밀레니엄브리지와 화력발전소를 재건축하여 만든 테이트모던미술관을 우리 포항에 건설 예정인 동빈대교와 이전 예정인 시멘트공장의 대형 사일로와 오버랩시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상상이라 생각된다.-포항의 문화수요와 특성은 어떠하며 이에 적합한 새로운 종합공연시설은 어떻게 세워야 하나.△포항의 문화수요는 매우 풍부한 것으로 판단된다.올해 기획, 시행됐던 대형공연의 경우 짧은 기간에 전석매진을 기록했고, 수준 높은 공연에는 시민들의 관심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전시나 문화행사에도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종합공연시설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며 향후 운영에도 많은 예산이 필요하므로 국비지원이나 민자유치의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는 차별화 전략으로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이나 `스틸컨벤션센터` 등의 기능과 연계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비에서 운영비의 지원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현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문화예술시설이 되려면 어떡해야 하나.△문화예술의 속성이 그렇듯이 정답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아내야 하며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시설은 용도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기능에 최적화돼야 하겠지만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도 매우 중요하다. 추진 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의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포항시나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문화예술은 더는 인류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포항시도 올해 (재)포항문화재단을 출범시키고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시행하는 등 문화도시로의 변모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이다.여러 과정이 농축된 문화예술의 힘은 매우 폭발적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비교적 길고 효과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성과에 너무 조급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문화예술을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예술을 진정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선행학습이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이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다. 현 정부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특히 지역문화에 대한 지원은 기대보다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조에는 찬성하나 중앙에 집중된 지원을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과 지역의 문화적 특성화를 위한 지원의 방식으로 변화시켜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10-11

뼛속까지 가득한 고소함 한 입 드셔보시렵니까? 투박한 이 한 그릇

서울 종로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는 H씨(56)는 자타가 공인하는 낚시 애호가이자 미식가다. 그가 해마다 두어 번은 꼭 찾는 곳이 있으니 다름 아닌 `미주구리`를 요리해주는 식당이다.“대체 미주구리가 뭐야?”경상북도 방언을 잘 알지 못하는 출판사 직원이나 선후배들의 궁금증이 이어지는 건 당연하다. 그럴 때면 H씨가 웃으며 나선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미주구리는 경북 사람들이 물가자미를 가리킬 때 쓰는 사투리야. 영덕 인근을 포함해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이지. 몸 빛깔은 눈이 있는 쪽은 연한 암갈색이고, 크고 작은 흑갈색이나 유백색의 반점이 있어. 옆줄을 경계로 아래 위에 각각 3개씩 6개의 흑색 반문(斑紋·얼룩덜룩한 무늬)이 있고, 눈이 없는 쪽은 흰색이야.”대학에 입학하며 서울로 올라온 지도 벌써 40년이 가까워오지만, H씨는 아직도 어린 시절 먹었던 `미주구리`의 맛을 잊지 못했다. 여행을 좋아했던 아버지와 함께 즐긴 추억의 먹을거리이기도 하거니와 그리운 유년시절의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인 까닭이다. 싱싱한 제철 물가자미를 숭덩숭덩 뼈째 썰어 마늘, 풋고추, 파 등의 채소를 듬뿍 넣고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미주구리 막회`는 H씨 단골식당의 최고 인기 메뉴다.동해안을 따라 줄줄이 들어선 여러 도시에선 흔하고 저렴한 음식이지만, 먹어본 사람들에겐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하기에 요즘 말로 `가성비 높은` 요리가 바로 막회라고 할 수 있다.영덕군은 바로 이 물가자미와 막회를 테마로 해마다 `물가자미-막회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가 벌써 10년째다. 이 독특한 진미를 맛보려 영덕을 찾는 관광객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 막회, 배고픈 시절 어부들의 즉석 영양식영덕군은 그간 `막회`를 지역의 `특별한 요리`로 자리매김 시키고자 여러 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여왔다. 영덕은 막회의 주재료인 물가자미와 청어, 전어 등이 많이 잡히는 곳이다.그렇다면 막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일까? 기자의 궁금증에 영덕물가자미축제 추진위원회 관계자가 간명하고도 시원스런 대답을 들려줬다.“알다시피 모두가 배고픈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엔 영덕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나가면 제대로 차려서 밥을 먹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허기를 달래야 또 일을 할 수가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자신들이 잡은 물가자미, 청어, 전어 등을 뼈도 발라내지 않고 썰어서 배에 있는 채소 한두 가지를 넣어 고추장에 비벼 후다닥 먹는 것이었지요. 그게 오늘날의 영덕 막회가 된 것입니다.”듣고 보니 막회는 가능하면 많은 물고기를 잡아 식구들과 생활을 이어가야 했던 동해안 어부들의 애환이 담긴 음식이었다.그것이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영덕의 전통음식으로 자연스레 바뀐 것이다. 추진위원회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가난한 시절에 먹던 음식이지만 맛이나 영양 측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 게 막회입니다. 바로 잡은 생선을 썰어 만든 것이니 신선한 것은 당연하고, 알다시피 막회에 들어가는 생선은 모두 자연산이라 EPA와 DHA 등이 풍부했지요. 그래서인지 어린 시절 막회를 맛본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격식을 갖춘 일식집에서 예쁘게 썰어 장식한 회보다 막회를 더 맛있어합니다.(웃음)” ◆ 채소와 초고추장… `맛있는 막회`의 친구들영덕군 축산면 축산항엔 바로 이 막회를 맛있게 만드는 식당이 몇 군데 있다. 관광객은 물론, 지역 어부들에게도 사랑받는 식당들이다.축산항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뼈째 먹는 생선회라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막회를 추켜세웠다.영덕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나이 지긋한 노인 한 분은 여기에 이런 이야기를 보탰다.“초등학교 다닐 때 아버지가 잡아온 청어와 미주구리로 막회를 만들어 먹곤 했는데 그 싱싱한 식감이 아직도 기억난다. 어머니가 밭에서 키우던 고추와 파, 깻잎을 뚝뚝 뜯어 넣고, 집에서 담근 고추장과 식초로 버무리면 임금님이 먹는다는 요리도 부럽지 않았다.”축산항 어부들에게 `푸른 옷의 신사`로 불리는 청어, 집을 나간 며느리도 굽는 냄새에 돌아온다는 전어, `미주구리`라는 구수한 사투리가 정겨운 물가자미는 너무나 익숙한 물고기들이다.그것들과 함께 어우러져 가난한 시절 허기를 달래주었던 막회의 재료 채소와 초고추장 역시 축산항 사람들에겐 잊을 수 없는 `지난 시절 친구들`이 아닐까.푸른 바다 곁에서 깨끗하고 하얀 물결을 보며 살아온 영덕 사람들은 너나없이 건강해보였다.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막회를 비롯한 각종 요리도 그들의 넉넉한 인심과 환한 웃음을 만드는데 작지 않은 역할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 보다 내실 있는 `물가자미-막회 축제`를 위해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축제는 어느 것 할 것 없이 소득과 관광수입 증대라는 경제적 효과와 지역 화합과 애향심 고취라는 사회적 결속, 전통의 후대 계승이라는 교육의 목적 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다. 영덕의 `물가자미-막회 축제`도 마찬가지다.영덕군은 “해마다 발전하는 축제”를 지향하며 국내외 축제에 대한 연구와 객관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올해 전문기관의 평가를 통해 영덕군은 ▲축제 주제와 부합하는 프로그램 부족 ▲고비용 저효율이라 지적된 연예인 초청공연 ▲전문성 있는 기획의 부재 ▲축제장과 축산항 환경 정비 부족 등의 문제점을 발견했고, 향후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이와 관련 영덕군청은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주차 문제와 청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깨끗한 바다를 바라보며 영덕의 전통음식인 `막회`를 맛보는 즐거움. 관광객들이 그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보다 나은 축제를 만들기 위한 영덕군의 노력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단백질·콜라겐까지… 맛도 영양도 풍부한 미주구리영덕 막회의 재료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물가자미는 맛과 함께 영양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뇌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고, 시력 유지에 효과를 보이는 비타민 B1과 B2가 함유된 물가자미 요리에는 콜라겐과 단백질도 풍부하다.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 D도 적절하게 담고 있어 중년 여성들의 고민인 골다공증에도 일부 효과를 보인다. 물가자미 껍질의 콜라겐 성분은 피부를 젊게 유지하는데 좋다고 알려졌다.또, 칼로리가 낮아(116kcal/100g) 소화가 잘 되고 비만 등의 성인병도 예방한다. 일부 여성들 사이에선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이외에도 “혈액 순환을 잘 되게 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는 학계의 보고도 있었다.물가자미는 `동의보감`에도 그 효능이 기록돼 있다.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 허약함을 보충하고 기력을 회복하게 한다”는 것.물가자미는 `약선(藥膳·약이 되는 음식) 한상 차림`으로도 이름이 높다. 포공영(蒲公英·국화과의 민들레 혹은, 동속 식물의 전초를 말린 약재)과 함께 먹으면 변비와 생리불순에 효과를 보이고, 천년초 등 비타민 C 함유량이 높은 재료와의 궁합도 좋다.물가자미 막회나 구이 등을 먹은 후에는 성질이 순한 한약재로 끓인 한방차를 곁들이면 노화 방지에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물가자미는 경북 동북부 지역의 토속적인 먹을거리인 발효음식 `밥식해`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싱싱한 바다 생선을 뼈째 넣어 밥과 엿기름 등에 발효시켜 먹는 밥식해는 숙성과정에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글루탐산, 리신, 트레오닌과 필수지방산 등이 풍부한 영양식품이 된다.영덕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노인이나 아이가 지치고 입맛을 잃었을 때 밥식해를 먹이곤 했다. 새콤한 맛과 매운 맛 등이 조화된 이 음식은 피로를 풀어주고, 소화를 도와 입맛이 돌아오게 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11

“웃다가 배꼽 빠지겠네”… 관광객 123만명 몰려 `역대 최다`

`축제인간, 말뚝이의 소원`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29일 개막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17`과 `제46회 안동민속축제`가 지난 8일 폐막했다.안동시와 안동축제관광재단에 따르면 이번 축제에 외국인 5만6천여 명을 포함해 역대 최다인 123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이는 지난해 전체 관광객(107만여 명) 대비 14.9%(16만여 명) 증가한 것이다. 특히 추석 다음날인 5일 역대 최대인 16만여 명이 축제장을 찾았고, 이날 탈춤공연장 입장권만 5천600여 장이 판매됐다.시와 축제관광재단 측은 긴 추석연휴로 인해 귀성객들이 대거 축제장으로 몰리면서 역대 최다 관람객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올해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4가지 탈춤 동작의 `비탈민(비타민+탈) 타임`과 지역의 춤꾼 50여 명으로 구성된 `뚝블리(말뚝이+러블리)`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행사장 곳곳에서 펼쳐지는 등 젊은 층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 축제 참여 연령층도 한 층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관광객들이 대거 몰림에 따라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지난해 625억 원보다 많은 7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내 총 유입금액도 25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00여개의 국·내외 탈춤 한자리에올해 축제에는 처음으로 탈춤축제를 찾은 볼리비아를 비롯해 불가리아, 말레이시아, 중국, 일본 등 12개국 13개 단체 해외 공연단이 축제를 찾아 이색적이면서 생동감 넘치는 춤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국내에서도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해 봉산탈춤, 북청사자놀음, 가산오광대 등 12개의 국가무형문화재 공연팀과 올해 처음으로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42호로 지정된 예천청단놀음 공연 등이 한국탈춤의 진수를 선보였다. 또 지역민이 주축이 돼 탈춤축제와 함께 성장해 온 80여 개의 자유참가작도 축제를 재미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특히, 축제기간인 지난 6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연휴를 즐기기 위해 하회마을을 찾아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하기도 했다.`축제인간, 말뚝이의 소원`을 주제로 진행된 개막식은 축제를 즐겨야하는 당위성에 대한 스토리를 화려한 영상과 조명, 현란한 음악(EDM, Electronic Dance Music)과 무대 그리고 특수효과 등을 표현했다.□ 제46회 안동민속축제도 볼거리 풍성축제기간 함께 열린 `제46회 안동민속축제`는 안동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민속으로 탈춤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축제가 열리는 것을 알리는 성황제와 서제를 비롯해 국가무형문화재 제24호인 안동차전놀이,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설화에서 유래한 안동놋다리밟기, 안동저전동농요 등도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안동양로연을 비롯해 공민왕 헌다례, 전통혼례 등 안동의 풍속, 풍물, 시연, 전시, 대회, 초청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도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게릴라 공연과 체험마당 흥 더해축제장 곳곳에 설치된 크고 작은 조형물과 함께 축제장 곳곳에서 진행되는 `뚝블리`들의 게릴라 공연이 축제장 분위기를 들뜨게 했다. 엄마까투리를 비롯한 다양한 조형물로 채워 축제장 인증샷과 함께 가족기념사진 촬영 공간을 제공했다. 318개에 이르는 부스에는 간판 형태의 상가 외벽을 설치해 축제 디자인 변화를 줬다. 축제장 곳곳에서 진행되는 뚝블리와 2018평창동계올림픽 `들썩들썩 원정대`의 게릴라성 공연도 축제장의 흥을 북돋았다.가족단위 체험이 가능한 다양한 참여형 부스 및 프로그램이 참여형 축제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나만의 탈 만들기 코너를 비롯해 사진제작, 목공예, 머그컵 등 크고 작은 30여 개의 체험마당과 탈랄라 댄스를 비롯해 비탈민 댄스 배우기, 한지체험 등 8개 참여마당에는 축제기간 내내 가족단위 관광객으로 붐볐다. □ 외국인에 사랑받은 탈춤축제긴 연휴와 한국의 추석명절을 보내기 위해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축제장으로 이어졌다. 축제 기간 서울에서 출발하는 외국인 관광객 모객 프로그램은 예약과 동시에 마감이 되는 등 탈춤축제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특히, 여행대행사 MUP(Modernized Universal Platform)와 안동축제관광재단이 손을 잡고 축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외국인 팸투어`도 마련됐다. 축제기간 진행된 이번 팸투어에는 28개국 180명의 외국인이 참가했다. 이들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공연관람과 체험을 하며, 하회마을, 도산서원, 월영교 등 안동을 대표하는 관광지를 둘러봤다. 또 참가자들의 SNS와 블로그를 통해 안동탈춤축제를 비롯해 안동의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기를 홍보했다.□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등도 `다채`탈춤축제 및 민속축제와 함께 한 부대행사도 축제를 더욱 알차게 했다. 축제 엿새째인 지난 4일 저녁 7시 경북매일이 주관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이 축제의 열기를 한층 더 뜨겁게 달궜다. 또 육체미와 근육미를 자랑하는 이색경연대회인 킹오브마스크 전국피트니스 챔피언대회를 비롯해 안동의 날 행사, 우리소리축제, 안동시민가요제 등도 관광객들에게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축제기간에 세계유산 하회마을에서 펼쳐지는 선유줄불놀이도 큰 인기를 끌었다.이밖에도 시내상권 활성화를 위해 `시장가면`, `마스크 버스킹 대회` 등 전통시장과 시가지에서 마련한 축제 프로그램도 더욱 다채로워지면서 시가지도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열흘간의 긴 연휴를 제쳐두고 지역의 축제를 위해 열심히 발로 뛴 45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성공적인 축제를 견인했다. 이들은 탈춤공연장, 경연무대에서 의자를 정리하고 관광안내소, 유모차 대여소 등 축제장 곳곳에서 불평·불만 없이 숨은 공로자로 활약했다.권영세 안동시장은 “올해 축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탈춤축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2017-10-10

예산확보·행정감사·규제개혁까지… `멀티태스킹 살림꾼`

스포츠에서는 비록 드러나지 않지만, 팀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선수들을 `살림꾼`이라고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기획예산실은 문경시의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는데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되는 수석 `살림꾼`이다.기획예산실 에는 선장 이종필 기획예산실장과 기획, 규제개혁, 예산, 감사담당 및 소속 등 총 20명의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여느 부서보다도 다양한 업무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만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늦은 밤에도 항상 사무실 불이 꺼지지 않는다.문경시 기획예산실의 낮과 밤을 들여다 본다.매년 업무계획 보고회 개최해 정책 발굴불합리 규제 개선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자체 종합감사 통해 청렴공직문화 확산국·도비 예산확보 전략회의 통해정부 연계 신규사업 적극 발굴재정공시로 예산운영 투명성 제고 ◇ 새로운 100년 미래 앞당긴다문경시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다들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기획예산실에서는 신년사, 송년사 등 각종 연설문 작성, 부서별 주요업무계획 보고 및 관리, 시정조정위원회 운영, 시정백서 발간, 시정교육자료 제작, 의회업무 지원, 문경시지역발전협의회 운영지원, 중부내륙권 행정협의회 운영, 각종 공모사업 및 수상 총괄, 각종 시정업무 평가, 위원회 총괄 관리 등의 업무가 이뤄진다.지난 3월에는 자유한국당·문경시 간 당정협의회 개최를 통해 중요·시급한 현안사업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국비 확보를 건의하는 자리를 가졌고, 또 공모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9월 현재까지 공모사업 28건, 총 347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매년 주요업무계획 보고회를 개최해 내년도 역점적으로 추진할 시민중심의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예산운용 방향을 정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또 인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위해 중부내륙권 행정협의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새정부 국정과제로 선정된 중부내륙권 동서횡단철도 등 지자체간 협력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특히 중부내륙고속철도(94.3㎞, 2조1천억원, 이천~문경) 2천280억원과 중부권동서횡단철도(340㎞, 3조7천억원, 12곳 시·군) 타당성 조사용역비 3억원이 내년도 정부예산에 반영돼 열십자 철도교통 중심도시 도약의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또 4월 행정산업정보박람회, 8월 대한민국 행정홍보대전에 참가해 다양한 축제 및 특산물과 뛰어난 행정역량을 뽐내기도 했다. ◇ 민생과 혁신 위한 규제 RE프로그래밍지역 기업의 애로, 지역현안 등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 개선해 우리지역의 기업환경 친화성을 강화시키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농지분야 4건, 산지분야 2건, 건축분야 2건 등 다양한 분야의 과제를 발굴해 국무조정실에서 운영 중인 규제신문고에 제안했으며, 경상북도 및 중앙부처에도 건의해 개선되도록 요청해 놓고 있다.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폐터널 내 일반음식점 허용`, 귀농·귀촌인 유치를 위한 `월악산 국립공원 공원마을지구 확대` 등 2건의 지역생생 프로젝트 과제를 발굴해 중앙부처에 건의했으며, 그 중 `폐터널 내 일반음식점 허용`이 중점과제로 선정돼 추진 중에 있다. 또한 규제의 신설·강화 등에 대한 심사 및 규제개혁의 공정성·전문성 확보를 위해 변호사, 건축사, 기업경제 관련 전문가 등 총 18명으로 구성돼 있는 규제혁신위원회를 운영, 올해는 축사밀집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불편 민원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마련된 가축사육제한구역 확대에 따른 `문경시 가축사육제한에 관한 조례` 개정안에 대한 규제를 심의했다.이외에도 규제개혁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적극적인 규제정비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주민불편·부담완화 등 규제개혁 효과가 큰 자치법규 30건에 대한 정비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는 등 규제개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현재까지 긴급복지 지원 절차 간소화, 미관지구 내 건축물에 대한 건축 심의 완화, 도로굴착 및 복구공사 시 준수사항에 관한 규정 삭제 등 조례 21건의 개정을 통해 시민들의 생활 속 불편사항을 해소하였으며 미정비 조례 9건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해 신속히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 지역발전을 위한 땔감 마련올해 제2회 추경 포함 예산규모는 일반회계 5천744억원, 공기업특별회계 484억원, 기타특별회계 325억원으로 총 6천553억원이다. 금년 4월, 제1회 추경을 통해 처음으로 예산 6천억원 시대를 연지 5개월 만에 다시 한 번 6천500억원을 넘어섰다.문경시의 이러한 살림규모 증대에는 국·도비 예산확보가 주효했다. 예산담당에서는 그동안 국·도비 확보 대응을 위한 전략회의를 통해 중앙부처 계획과 연계한 신규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국회 및 관련부처를 수시로 방문해 지역 현안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예산확보 활동을 펼쳐왔다. 또 국비확보를 위한 T/F 팀을 구성하고, 교부세 확보 컨설팅과 매주 추진실적 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정부 공모사업과 신규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지방보조금 심의, 용역과제 사전심의, 지방재정 투자심사 등을 통해 재원의 효율적 운영과 무분별한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있으며,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재정 공시와 주민참여예산 운영 등을 통해 예산 사용의 투명성을 제고해 나가고 있다.아울러 지난 9월, 경상북도 주관 경북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된 `2017년도 지방재정개혁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참가해`맑은 물 나눠 먹고, 더러운 물 함께 살려`라는 주제로 우수상을 수상, 2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안았다. ◇ 유리알 같은 청렴 공직사회 구현감사담당에서는 매년 실시하는 읍면동 자체 종합감사는 단순 지적감사가 아닌 예방·지도감사로 불필요한 예산낭비와 불합리한 행정절차 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소신 있고 업무를 열정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상 하자 등으로 공무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하지 않거나 감경처리 하는 `적극행정 면책제도`와 직원들이 감사 걱정 없이 규제개혁 및 적극행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전컨설팅 감사 제도`를 운영해 열심히 일하는 공직문화를 만들고 적극적인 행정을 추진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또 공직자의 반부패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직원들의 청렴 실천의지를 제고하기 위해 `공직자 청렴콘서트`를 실시해 생활 속 청렴을 실천하고 자율적인 청렴문화를 확산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민원 만족도 조사시스템의 운영으로 행정에 대한 민원인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주민의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해 행정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켜 책임 있는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17-10-10

페스티벌·놀이공원·민속마을서 한가위 추억 만드세요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최장 황금연휴가 완성됐다. 긴 연휴기간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함께하며 즐거운 추석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이번 추석연휴 대구·경북지역의 가 볼 만한 곳을 소개한다.철과 예술의 환상적인 조화 감상하러 포항으로 해양관광도시 포항에서는 지역의 대표문화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눈길을 끈다.지난 9월 18일 개막해 오는 14일까지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스틸아트페스티벌은 추석연휴를 맞아 10월 1일부터 9일까지 축제 속의 축제인 `스틸 한가위 한마당`을 마련했다.도슨트의 스틸아트 작품설명을 들으며 관람하는 `아트워크투어`는 추석 연휴기간중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운영된다. 7일과 8일에는 아트크루즈 투어와 아트버스투어를 운영한다.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은 영일대 광장에서 마술과 버블 한마당이 열리며, 6일, 7일에는 스틸거리극과 공연이 펼쳐진다.영일대해수욕장 해양아카데미에서는 6∼7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선착순으로 모터보트, 딩기요트 무료체험을 할 수 있다.포항 캐릭터해상공원은 오는 9일까지 휴무 없이 운영된다. 매일 오후 2시, 8시, 9시에는 20분간 음악분수 쇼가 펼쳐진다. 연휴기간 10일 동안 매일 선착순 100명에 VR무료체험 이벤트를 진행하며, 6일과 7일은 레이저쇼도 준비돼 있다.구룡포 과메기문화관은 추석 당일을 제외한 나머지 연휴기간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다양하고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입장료 및 주차료는 모두 무료이다. 특히 추석 연휴를 맞아 △과메기 가공식품 시식회 △바람개비로 만들어요. 태극기 △가족대항 윷놀이 △고무신 신고 멀리차기 △꽃잎, 풀잎 그림그리기 △가로세로 낱말 맞추기 △공예체험 △과메기 비누만들기 △과메기 엮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4층 영상관에서는 1일 2회 가족영화도 함께 상영한다.이밖에도 포항지역에는 호미곶과 등대박물관, 구룡포 과메기문화관, 송림테마거리,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 시립미술관 등 볼거리가 가득한 장소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이 살아 숨쉬는 안동으로 추석 황금연휴 기간 안동에선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안동민속축제가 열린다.지난달 29일 개막돼 오는 8일까지 열흘간 치러지는 이 축제는 대한민국의 대표축제이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매년 100만 이상의 시민과 관광객이 몰려오고, 하회마을에선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전통불꽃놀이의 극치인 선유줄불놀이가 부용대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올해 축제는 처음으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볼리비아를 비롯해 러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등 12개국 14개 단체 해외 공연단이 축제를 찾는다. 특히 한국·터키 수교 60주년을 맞아 `터키문화의 날`이 열리고 축제 킬러콘텐츠인 세계탈놀이경연대회가 펼쳐진다.이와 함께 올해 46회째를 맞는 안동민속축제가 이 기간 함께 열린다.안동의 기상과 역동적인 모습을 선사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4호인 안동차전놀이 시연 행사를 비롯해 30여 개의 민속놀이가 탈춤축제장을 비롯한 웅부공원, 문화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또 추석 연휴를 맞아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하회마을과 도산서원, 안동민속박물관,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이 명절 당일 무료로 개방된다.하회마을에선 서예, 가훈쓰기, 물지게지기, 물동이이기, 절구 등 체험 행사가 열리고 오는 8일까지 매일 오후 2시 하회별신굿탈놀이 상설공연이 펼쳐진다.4일 도산서원에선 퇴계 선생의 가르침이 담긴 목판 및 탁본을 직접 체험할 수 있고, 3일부터 9일까지 투호놀이 체험 행사도 열린다.안동민속박물관에선 추석 연휴 개관시간을 1시간 연장 운영하고, 3일부터 6일까지 투호놀이, 널뛰기, 굴렁쇠굴리기, 제기차기, 줄넘기, 그네뛰기 등의 체험마당을 운영한다.또한, 연휴 기간 월영교 분수를 매일 가동한다.안동시 관계자는 “추석 연휴와 함께 탈춤축제가 열리는 만큼 최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된다”며 “안동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멋진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편의 시설 점검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희시설·민속놀이 등 다양한 체험 가능한 대구로대구지역에는 놀이공원, 아쿠아리움 등 각종 유희시설에서부터 민속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우선 대구 신세계백화점 9층에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얼라이브 아쿠아리움은 이번 추석연휴 기간 한정판 펭귄 뱃지와 기념품을 제공하는 `숨은 펭귄을 찾아라`와 `둥근 달이 떴습니다`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얼라이브 아쿠아리움은 전세계 1천여 마리만 남은 세계적 희귀종인 `매너티`를 비롯해 페루의 귀여운 홈볼트 펭귄, 푸른바다 거북 등 200여종 2만 마리의 다양한 바다생물들로 관람객에게 높은 만족도를 주고 있다.바이킹, 허리케인 등 25종의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유럽식 테마파크 이월드에서는 추석연휴기간 10월 축제인 `비어 몬스터 파티`를 진행한다.축제기간 동안 몬스터와 함께 신명나는 민속놀이와 게임을 즐기는 `몬스터 민속놀이 한판`, 몬스터들과 퀴즈대결을 벌이는 `몬스터 좀비타운`, 관람객들이 미션을 해결하며 직접 몬스터로 변신하는 `미션 변신몬스터` 등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판타지 이벤트들이 펼쳐질 예정이다.앞산 공룡공원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 스테고사우르스 등 거대한 로봇공룡 5마리와 공룡알 등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반기고 있다. 화석발굴체험장과 메타숲길도 있 산책코스로도 그만이다. 공원은 무료로 운영된다.국립대구과학관에서는 추석연휴기간인 9일까지 세계 각국의 민속놀이를 과학적으로 즐길 수 있는 `지구촌 한가위 한마당`행사가 열린다.몽골, 필리핀, 멕시코, 인도 등 세계 각국의 민속놀이 체험을 과학관 실내외 전시장에서 무료로 진행한다.소외계층을 위해 쌀을 기부하는 기부행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또한 지난달 22일부터 11월 26일까지 멸종 위기의 희귀동물을 전시하는 `몽골 대초원의 동물특별전`도 50% 할인이 가능하다. 역사 생생한 천년고도 경주로천년고도 경주에서는 동물관람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는 동궁원버드파크가 주목받고 있다. 동궁원버드파크는 지난 2013년 9월 6만4천858㎡의 공간에 동궁식물원, 경주버드파크, 농업체험공간으로 개장해 현재까지 160만 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갔다.또 황룡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는 `역사체험의 장` 황룡사 역사문화관도 이번 추석연휴 관광객들에게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황룡사 터 서쪽에 오픈한 황룡사 역사문화관에 들어서면 황룡사의 상징인 9층 목탑의 10분의1 크기 모형을 전시한 목탑이 먼저 눈에 띈다. 약 8m높이의 목탑모형 제작에는 8년의 기간이 소요됐다. 목탑 주위로 삼면이 유리벽으로 둘러싸여 밖에서도 관람이 가능하다. 해가 진 뒤 조명이 커지면 황룡사 9층 목탑 모형은 더욱 신비로운 자태를 뽐낸다. 추석당일인 10월 4일 경주보문단지 보문호반길에서는 `한가위 스페셜 보문호반 달빛걷기`행사가 열린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호반길 7km를 걷고 나면 달빛을 타고 흐르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버스킹공연, 밴드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10월 5일부터 8일까지는 보문수상공연장에서 `추석! 꽃보다 공연!`이라는 주제로 릴레이 공연이 펼쳐진다. 통기타, 밴드연주, 성악 크로스오버 공연, 보컬공연 등 특별공연을 만끽할 수 있다.경주시 관계자는 “추석 황금연휴 동안 풍성한 이벤트와 다채로운 볼거리로 긴 연휴동안 해외로 이어지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경주로 돌릴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으로 마케팅활동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이창훈·이곤영기자

2017-10-02

꿈틀로, 낡은 도심에 젊은 문화인들 활력 불어넣다

포항시 원도심 일대의 빈 점포를 활용해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조성한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가 예술을 통해 다양한 예술적 경험과 소통을 나누는 시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꿈틀로` 일원에서 열렸던 `2017 꿈틀로 아트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꿈틀로 입주 작가연합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꿈틀갤러리`에서 아트페어 개관 전시를 시작으로 입주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체험하는 예술교육과 아트마켓, 거리공연, 꿈틀로 가족 팝업(POP-UP) 놀이터 등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었다.꿈틀로에 입주한 24개의 창작공간이 문을 활짝 열고 시민 맞이에 나서면서 옛 중앙파출소 일원인 `꿈틀로`에는 골목마다 행사를 알리는 형광빛 분홍 현수막이 내걸리고 라이브 음악 공연과 상점 앞 시선을 끄는 아기자기한 아트상품이 진열되면서 모처럼 거리 곳곳에 활기가 넘쳐났다.포항시 중앙동 옛 아카데미 극장과 중앙파출소 일대는 포항의 경제·문화의 중심지였으나 도시계획변화 등에 따른 도심 공동화로 인해 빈 점포 등 유휴공간이 늘어나면서 활력을 잃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포항시가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원도심 문화예술 창작지구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회화와 공예, 도예, 음악, 공연, 조각 등 21개의 개인과 그룹의 예술가들이 14개 건물에 둥지를 틀었다.시민공모를 통해 공식 명칭이 된 `꿈틀로`는 작업실 공개, 문화예술 체험프로그램, 거리 축제 개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원도심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입주 작가와 시민이 함께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그렇게 포항시 중앙동 일대는 모두가 떠났던 썰렁한 도시에서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로 거듭나고 있다. 무엇보다 문화예술의 친근한 놀이터 `꿈틀로`는 포항이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변모하는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는 평가이다.민선 6기 출범 이후, 줄곧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포항시가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도시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일자리와 주거, 복지, 문화 등이 어우러지고 지역특성을 충분히 살리는 맞춤형 도시재생 추진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이강덕 시장은 “재개발 사업이 마을을 모두 밀어버리고 새로 건물을 지어 올리는 것이라면, 도시재생 사업은 공동화된 낡은 도시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가운데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개발사업”이라면서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한 변화는 느리지만, 성공하면 지역주민의 자부심도 커지고 도시도 살아날 수 있는 만큼, 시민과의 소통과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입주 창작공간 24곳 본격활동`시민 문화예술 체험으로 각광`꿈틀로 아트페스티벌` 성료지역 녹색도시 재생사업 추진전국서 벤치마킹 잇단 방문에`그린웨이 프로젝트`도 한몫 □ 쇠퇴하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포항시는 도시재생을 통한 도시발전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 건설을 내걸고 있는 포항시의 입장에서는 포항만의 문화와 예술이 지니고 있는 창의력을 도시의 활력과 재생에 접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즉 문화와 예술이 낡은 도시를 살리는 주요한 수단인 동시에 예술이 가지는 창의성을 도시재생에 적극 도입한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포항시는 도시재생의 기본방향을 지역민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건축과 도시 전문가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이강덕 시장은 “도시재생은 제도와 관행, 전문 인력의 숙련도와 노하우 같은 것들이 어우러져야 하는 만큼 많은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특히 많은 전문가와 실무자, 연구자와 도시재생의 주역인 시민들이 문제인식을 같이 참여해 도시재생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지식기반을 넓히는 일도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포항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자연환경을 비롯해 역사문화자원과 특산품, 스토리 등 유·무형의 자산을 발굴해 지역의 잠재력을 높이고 이를 도시의 중점 산업으로 연계·발전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지금까지의 도시재생은 부동산 가치 상승에 중점을 두고 행정 당국이 주도해 전면 철거 후 재건축하는 방식 위주였지만, 포항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도시재생의 모델이 물리적인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지역의 경제·사회·환경적 특성을 고려해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 도시와 숲이 어우러진 친환경녹색도시 조성에 박차포항시는 특히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최첨단 산업기술과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산업도시, 친환경 녹색도시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도심을 가로지르는 폐철도부지가 도시숲 공원으로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내년 초면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테마 숲 등 시민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아름다운 경관조성과 활용을 통해 매력 있는 관광포항, 다시 찾고 싶은 포항 조성은 물론, 나아가 사람과 도시, 생태와 문화, 그리고 산업경제가 하나의 정책으로 연결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기존 산업도시의 삭막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녹색생태도시`로 꾸준히 변화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는 도심지과 수변지역, 산림지역이 서로 엮어지고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재창조를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포항 그린웨이(Green Way) 프로젝트`를 시작했다.이강덕 시장은 “잿빛 도시가 친환경 녹색 생태도시로 탈바꿈하고, 움츠렸던 도시가 활력을 되찾는 도시로 변화하는 그 자체가 도시의 경쟁력”이라면서 “집 앞을 나서면 공원이 있고, 벤치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책을 읽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모습들을 포항에 만드는 사업이 `그린웨이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강덕 포항시장포항시의 노력으로 하나둘씩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다른 지역으로부터 벤치마킹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전라남도의회 의원으로 구성된 `녹색도시연구회`가 도시재생과 녹색도시 조성을 위한 선진지 견학과 우수사례 수집을 위해 포항을 찾았다.전정철 전라남도의원은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녹색생태도시 조성 사업은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고 미래도시를 준비하는 선진모델”이라면서 “전라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과 행복 만들기 사업에 접목시킬 수 있는 좋은 사례가 포항의 그린웨이 프로젝트”라며 계속적인 교류 의사를 밝혔다.그동안 경제 성장과 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온 포항시가 쾌적한 시민의 삶을 통해 살고 싶은 포항, 자랑하는 포항이 될 수 있도록 도심 한복판에 녹지(地)와 숲을 확보하고,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시작한 `그린웨이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7-10-02

역사·문화·관광 古都 경주, 21세기형 멀티플렉스를 품다

한 국가와 도시의 품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어떤 게 있을까? 물론 경제적 발전과 정치적 민주화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현재는 21세기. 도시를 구성하는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문화 인프라`는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좋고 나쁨, 만족과 불만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먹고사는 것`에 급급했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시민들이 어떤 문화적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지가 그 도시의 격을 말해주는 시기가 온 것이다.멀티플렉스 영화관 시네큐 1호점 들어서웨딩홀·공연장 등 문화시설에패스트푸드점·패션몰 등 편의시설 갖춰약국·피부관리실·각종 병원도 입점 예정김정재 대표 “색다른 문화체험기회 됐으면”지난 7월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준공된 `지티랜드`(GT Land)가 경주와 보문단지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급속하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 경주시 신평동을 찾은 사람들은 새롭게 들어선 짙은 흑갈색의 세련된 건물을 눈여겨봤을 것이다.그 건물이 바로 1만5천442㎡의 대지에 연면적 1만7천333㎡(지상 1만686㎡·지하 6천647㎡)로 들어선 지티랜드다.여기엔 앞으로 영화관·웨딩홀·연회장·공연장 등의 문화시설과 패스트푸드점·패션몰·커피전문점·잡화점 등의 편의시설, 검진센터·약국·피부관리실·내과와 성형외과·치과와 이비인후과 등 각종 병의원이 들어설 예정이다.지티랜드의 `GT`는 `Go Together` `Good Thinking`의 약자다. 회사와 관련된 사람들 모두가 좋은 생각으로 행복을 향해 함께 간다는 뜻을 담았다. 2013년 설립된 이 회사는 단순한 부동산 개발회사에 멈추길 원하지 않았다.지티랜드 허정일 회장은 말한다. “고향인 경주의 문화적 환경을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2015년 2월 건축허가를 받고 그해 11월 착공해 얼마 전 보문단지에 모습을 드러낸 지티랜드는 그러한 허 회장의 뜻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 말해도 무방하다.지난 26일 오전 기자와 만난 지티랜드 김정재 대표이사는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에 보문단지 상권과 연계된 문화·관광시설을 만들고자 했다. 경주시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과 인근 대구·울산·포항 사람들까지 새롭고 색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는 말로 복합문화타운 지티랜드의 지향점을 설명했다. “혼란스럽지 않은 보행 동선의 처리와 상호간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설계로 지어진 지티랜드에서는 문화와 사업적인 측면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김 대표의 말은 널찍한 야외공연장을 마련하고, `콘텐츠미디어그룹 NEW`가 운영하는 시네큐(CINE Q) 1호점 입점으로 보다 구체화됐다.현대적 디자인 감각으로 만들어진 외부와 마찬가지로 지티랜드 내부에 자리를 잡은 멀티플렉스 영화관 시네큐의 로비도 단순함 속 모던함이 돋보였다. 조명과 휴게공간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게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실용성과 안락함을 동시에 느낄 것”이라며 김 대표가 환하게 웃었다. 그 웃음에는 지티랜드 미래에 대한 낙관과 돈만이 아닌 문화 또한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업에 몸담고 있다는 자부심이 묻어 있었다.몇해 전. 인도와 일본, 프랑스의 영화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인도 뭄바이의 극장은 특유의 시끌벅적함과 뜨거운 에너지로 가득했고, 일본 오키나와의 영화관은 먼지 한 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했다. 프랑스 파리 극장의 매력은 넘치는 문화적 향취와 관객들의 좋은 매너였다.경주 보문단지에 새로운 랜드마크로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지티랜드와 멀티플렉스 영화관 시네큐는 향후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을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QA로 풀어보는 시네큐 1호점 궁금증지티랜드 내에 자리한 시네큐는 “천년고도 경주의 극장 관람문화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극장에 대한 궁금증을 QA를 통해 풀어봤다.Q. 첫 번째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경주에 개관한 이유는?A. 시네큐 1호점인 보문점은 경주 최대 규모의 멀티플렉스다. 그동안 영화 관람을 위해 포항이나 울산까지 갔던 경주시민들의 여가생활 만족도를 높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보문단지는 여행자들이 몰리는 경주의 대표적 관광지다. 이런 장점을 극대화해 경주 주변 지역의 영화 관람 수요까지 흡수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Q. 보문단지 시네큐가 가진 장점은?A. 프리미엄급 서비스를 차등요금제 없이 일반 가격으로 즐길 수 있어 관람 만족도와 가격 만족도를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6개의 모든 상영관에 선명하면서도 눈이 편안한 레이저영사 시스템을 도입했고, 넓은 간격의 양팔걸이 좌석을 배치했다. 일반 고속버스와 우등 고속버스의 차이, 비행기 이코노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의 차이라고 설명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Q. 개관 1개월을 맞았다.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관객이 기대만큼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A. 영화 관객이 감소하는 비수기에 오픈해 아직까지는 많은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지 못했기에 예단은 힘들다. 그러나, 경주의 오랜 숙원이었던 대형 멀티플렉스가 생겨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사람들의 반응이 호의적인 게 분명하다.Q. 향후 시네큐 상영관을 확대할 계획은 있는가?A. 올해 안에 경북 구미시에 2호점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후엔 서울 신도림, 충북 충주, 전남 목포, 남양주 진접 등 관객 수요가 있는 지역을 위주로 멀티플렉스 체인을 확장할 예정이다. 관객 서비스와 관람 문화 업그레이드 등 질적 향상에 중심을 둘 것이기에 타사 멀티플렉스처럼 양적 팽창만을 지향하진 않을 계획이다.사진=이용선 기자/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9-29

풍부한 용수·튼튼한 지반… 구미공단, 한국산업의 주춧돌이 되다

1969년 전자산업 육성 위해 조성된 국가산업단지우수한 지내력과 낙동강·구미천 등 용수 풍부바다의 염분 없는 내륙 입지…천혜의 산업환경`한국의 실리콘밸리` 자리매김□ 전자공업 육성만이 살길이다6.25전쟁을 거치면서 완전히 피폐해졌던 한국의 경제는 4.19와 5.16을 거치면서 고도의 성장을 이루는 전기를 마련한다.특히, 5.16 정부는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막대한 재원이 필요해지자 내수보다 수출을 지원하는 방향의 경제정책에 집중하게 된다.이러한 수출지원정책에 의해 1960년대 수출은 10년동안 무려 23배나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수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외화 가득률의 저하, 수출상품의 단순성, 첨단기술의 부재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수출정책은 양적 측면에서 질적 측면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특히, 일본이 1964년 올림픽을 개최한 이후 전자산업의 육성으로 빠른 경제 성장을 하는 모습은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우리 정부는 1960년대 말부터 최첨단 산업인 전자공업을 수출 전략품목으로 육성해 중진국 대열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국가경제 핵심과제로 설정한다.하지만, 1970년대 초 세계적인 불황과 경공업 위주의 취약한 국내 경제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경제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었다.여기에 선진국들마저 계속되는 불황으로 다양한 무역장벽을 쌓아 개발도상국의 수출을 막았고, 1973년 제1차 석유파동은 국내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이에 정부는 어떻게든 살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결론이 바로 `전자공업진흥 8개년 계획`이었다.이 계획을 토대로 전국 각지를 대상으로 전자공업과 함께 중화학공업을 육성할 산업기지 입지조사에 착수한다.당시 수자원개발공사는 4대강 유역 조사사업 자료를 토대로 구미지역이 최적지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구미공단구미국가산업단지(이하 구미공단)는 1969년 1월 3일 `구미공업단지 설립추진대회`를 기반으로 같은해 6월 4일 공업단지사업시행자를 지정(건설부 고시 제321호)함으로써 대역사가 시작됐다.전자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조성된 구미공단은 구미시 공단동, 산동면, 칠곡군 일원에 위치해 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구미에 국가공단이 조성된 이유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 때문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보다 구미지역이 전자산업공단을 조성하기에 가장 좋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공단이 조성되기 전 이 지역은 넓은 평야로 대부분 경작지였고, 약간의 구릉지(해발 50m)를 낀 지역도 있었다.동편 낙동강 제방쪽은 하상지역(河床地域)이었다. 제1단지는 야산 개간지역과 전답 매립지역, 하상 매립지역의 세가지 형태로 구분됐다.일부 사람들이 구미공단이 모래땅 위에 선 공단으로 말하는 것은 제1단지 총 면적의 10% 정도의 모래땅이 전자단지 제3공구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제1단지 부지의 80%이상이 전답이었고, 10% 정도가 야산, 나머지 10% 정도가 낙동강 유역과 하상이다.토질을 살펴보면 전답매립지역은 원래 실트(silt, 모래와 점토 중간의 고운 입자)질 점토였고 그 위에 실트(silt)질 모레로 매립해 지내력(地耐力, 하중을 받치는 지반의 능력)이 우수한 편이다. 반도체 등의 첨단산업에 있어 지내력은 반드시 갖춰야할 필수조건이었다.여기에 낙동강을 비롯해 그 지류인 구미천 등의 풍부한 용수가 공급되는 점도 큰 장점이었다.특히, 낙동강의 수질은 Ca+, Mg+의 함량이 비교적 많아 염색에는 약간의 지장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판정받았으나, 염색업종이 없는 구미공단의 경우 전 입주업체가 양질의 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또 내륙에 입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전자산업의 특성상 염분이 많은 바람에 의해 부품의 정밀성과 생산공정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임해지역의 공단은 피할 수 밖에 없었다.거기에 1㎥당 10개의 먼지도 허용할 수 없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최첨단 전자업종의 생산공정에 있어 금오산 등에 의해 둘러싸여 분지 지형의 구미는 중국의 황사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더할나위 없는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었다.이밖에도 편리한 교통만과 인근 지역의 가용노동력도 한 몫을 했다. 공업화 이전의 구미지역 인구는 1968년 기준 2만1천357명 정도에 그쳐 대규모 공업단지에 필요한 풍부한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하지만 선산, 칠곡, 김천 등지의 유휴인력이 풍부했다. 특히, 대구는 사회·경제적으로 구미를 세력권에 두고 있었으므로 고급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이 없었다. □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구미공단구미국가산업단지를 논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는 없다. 수출지원에 중점을 둔 강력한 경제개발정책의 일환으로 세워진 구미공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철학인 `빈곤으로부터의 탈피`와 `자립경제의 달성`이라는 이상의 실천 현장이기 때문이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구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으로 인해 구미공단이 건설되었다고 말한다.구미에 구미공단이 들어서는데 있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이전에 구미지역은 자연적, 지리적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지역민들의 유치 노력과 희생이 뒤따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구미공단 유치가 결정되기 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에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는 것에 대해 정치적 부담을 많이 느꼈다는 이야기도 있다.코오롱 창업주인 이원만 회장의 회고록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사석에서 구미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에 반대했다. 자신의 고향이라는 이유에서다.이에 이 회장은 “구미에 공장을 짓는 것은 각하의 고향이기 때문이 아니라 입지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고향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원만 회장은 구미에 한국폴리에스텔(코오롱)을 설립해 구미공단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다.고향이라는 이유로 처음 부담감을 느끼기는 했지만, 구미공단 조성이 결정된 후에는 누구보다도 애착을 가지고 도움을 준 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공단을 조성하기 위해 그 기반 시설들이 하나 둘씩 조성될 때마다 현장을 찾았다. 구미대교 준공식에도 직접 참석해 공단조성에 차질이 없도록 꼼꼼히 살피기도 했다. 또 지금의 산호대교가 있는 비산에 영빈관(迎賓館)을 지어 그 곳에서 지내면서 구미공단 조성을 계획하고 독려했다.이렇게 조성된 구미공단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고 있다. 구미공단은 1974년 7천900만달러 수출을 기록한 이후 1년만에 수출 1억달러를 돌파했고, 2005년에는 수출 300억달러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면서 명실상부한 한국 산업을 선도하는 중심 공단으로 자리매김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09-29

송이송이 피어 오릅니다… 귀하고 귀한 가을산 보물

먼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평가 속에서 `첫사랑`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등의 작품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소설가 성석제(57)가 들려주는 `송이버섯`에 관한 이야기부터 한 토막.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성석제는 서울에 있는 한 회사를 다녔다. 같은 대학을 졸업한 선배가 후배 사원으로 들어온 성석제에게 “맛있는 걸 사주겠다”며 일식 요리를 내놓는 고급 음식점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성석제는 생선회를 먹지 못했다. 회를 보기 힘들었던 1960년대 경북 상주 산골 출신이었기 때문일까. 차려진 산해진미에는 젓가락 한 번 대지 않고, 내내 고구마튀김만 먹는 후배를 안타깝게 여긴 선배가 “조금만 기다려봐”라며 음식점 주인을 조용히 불렀다.선배와 주인 사이에 두어 마디 귀엣말이 오간 후 성석제 앞에 조그만 접시가 놓인다. 엄지손톱 두께와 크기로 썰어놓은 하얀색 음식. 맛은 보지도 않았는데 향기만으로도 배가 불러올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게 바로 `송이버섯`이란 건 이 글을 읽는 누구나 짐작이 가능하다. ◆ `가을산의 보석`으로 불리는 영덕 송이 성석제가 맛깔스런 문체와 위트 있는 문장으로 써놓은 산문에서 `드높은 향기와 식감`을 지닌 것으로 묘사되는 송이버섯.경북 영덕은 바로 이 송이버섯의 이름난 산지 중 한 곳이다.송이를 채취하는 영덕 사람들은 찬바람 부는 1월부터 가을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한다. 왜냐? 송이를 따는 계절이기 때문이다.절기로 말하자면 백로(白露)를 며칠 앞뒤로 송이의 포자가 만들어진다. 이후 7~10일이 경과하면 그때부터 송이버섯 채취가 시작된다.`영덕 가을산의 보석`을 따려는 사람들이 앞을 다퉈 산에 오른다.올해는 아직 정확한 생산량과 소비량 집계가 나오지 않았으니, 2016년을 기준으로 영덕 송이의 생산 동향을 살펴보자. 지난해 영덕의 송이 채취농민들은 289t의 송이를 따서 252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산림조합의 수매량이 97t(84억원), 산림조합 직판량이 20톤(17억원), 직거래량이 172톤(151억원)이다. 이 정도면 지방의 작은 도시인 영덕군 경제 활성화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이다.영덕군 송이 수매농가도 해마다 증가추세다.송이버섯은 영덕의 특산품인 동시에 채취하는 사람들에겐 효자에 다름없다. 송이를 판매하고 받은 돈은 아이들의 학비가 되고 부모님을 대접하는 따스한 밥과 국이 된다.영덕 송이의 최고 생산지는 지품면으로 전체 생산량의 40% 정도를 차지한다.그 뒤를 영덕읍(15%)과 영해면(12%), 창수면(8%)이 잇는 형국이다. 놀라지 마시라.수매금액이 가장 높았던 날은 단 하루 만에 영덕 지역에서만 송이 7억6천만 원어치가 거래되기도 했다.영덕 송이는 조선시대 왕에게 진상된 식재료이기도 했다. 영덕군 산림조합은 이 지역에서 채취되는 송이버섯이 품격 높은 향과 쫄깃한 식감을 가지는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우리 지역의 송이가 가진 향은 동해의 바람과 태백산맥의 우거진 소나무 숲이 선물한 것이라 보면 됩니다. 버섯이 자라기 좋은 토질이기에 맛도 뛰어납니다. 또한 영양 부분에 있어서도 빠지지 않습니다. 식물성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당연지사 풍부하고, 거기에 비타민B 함유량도 높습니다. 그렇기에 면역력 약한 사람들의 체력 보충에 좋지요. 송이버섯이 항암효과를 가졌다는 건 연구결과가 이미 발표됐으니 모두 알고 있을 겁니다.” ◆ 내일부터 `영덕 송이장터` 열려전국 최다 생산량과 최고 품질을 자부하는 영덕 송이. 영덕군은 송이를 지역의 명품으로 자리매김 시키고, 생산자 직접 판매를 통한 군민 소득 증대를 위해 `2017 영덕 송이장터`를 열었다.영덕군 송이생산자협의회 주관으로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송이장터는 영덕군민운동장 일원과 `사랑해요 영덕휴게소`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다. 29일부터는 추석 대목장이 펼쳐지게 된다.장터는 ▲영덕 송이의 풍성함을 보여줄 상설 장터 ▲송이 직판을 중심으로 하는 각종 행사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직거래 장터 ▲ 수도권과 충청권을 향한 홍보마당 등으로 이뤄졌다.29일 오후 2시 열리는 추석 대목장터 개장식에서는 사물놀이가 식전공연으로, 국악한마당이 식후공연으로 열린다. 송이차(茶)와 송이불고기를 맛볼 수 있는 체험마당도 준비돼 영덕을 찾는 관광객들을 반긴다. 영덕축협은 축산물 할인행사도 열 계획이다.전시마당에선 명품송이와 꿀송이 등의 송이 가공품을 만날 수 있다. 먹거리마당을 방문한다면 송이버섯으로 얼마나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된다. 송이갈비덮밥, 송이차돌박이국수, 송이라면, 송이빵….장터 현장에는 `양심저울`을 설치해 거래되는 송이의 무게를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 판매자와 구매자간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다. 방문자들의 안전을 위해 CCTV를 설치하고, 행사장 내부를 국화 등 가을꽃으로 장식해 낭만까지 맛볼 수 있게 배려했다.“지난 행사를 거울삼아 보다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송이장터가 영덕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최고의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는 게 영덕군의 바람이다. ◆ 송이 유통의 문제점 개선 위해 노력지난 2006년 자율공판제가 실시된 이후 송이 관련 유통업체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수집상들의 담합과 선별기준 미 준수, 수입산 송이 섞어 팔기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송이 생산농가를 위한 저온저장시설 확충과 영덕 송이의 브랜드화 및 소포장재 개발도 당면한 과제다.영덕군청과 영덕군 산림조합 등은 타 지역과 차별화된 송이축제 개최로 영덕 송이의 우수성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송이 수집상에 대한 역량교육을 실시하며, 생산농가의 시설 지원을 확대해나가는 방법으로 문제점을 개선하고 있다.이와 동시에 “송이와 소나무는 떼놓을 수 없는 관계다. 소나무 재선충병과 산불 등의 재해에도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영덕군청은 부연했다. 송이등급과 채취방법은… 향과 맛 모두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송이버섯은 등급 관리도 철저하다.특히 영덕의 송이버섯은 현재까지 쌓아올린 소비자의 신뢰를 지켜가야 하기에 특별히 등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송이버섯은 4등급으로 나뉘는 게 일반적이다.1등품은 길이가 8cm 이상이고 갓이 전혀 펴지지 않은 것으로 선별한다. 물론 가격도 가장 높다.2등품은 6~8cm 길이에 갓이 1/3 이내로 펴진 것을 칭한다. 맛과 향에서는 1등품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길이가 6cm 미만이거나 갓이 1/3 이상 펴져버린 것들은 3등품으로 구별된다. 이것들은 `생장 정지품` 혹은 `개산품`으로 불리기도 한다.그 외 기형으로 자랐거나 파손된 송이, 벌레 먹은 것과 물에 젖은 송이는 등외품이다.예로부터 귀한 식재료이니만치 송이는 채취 방법도 까다롭다.“한 손으로 뿌리를 살며시 잡고 막대기를 송이의 대 바로 옆 부분에 꽃아 살짝 들어 올려 채취해야 한다”는 것이 영덕군 산림조합의 설명이다.또한, “송이버섯을 채취한 자리에는 반드시 부드러운 흙을 덮고 가볍게 다져줌으로써 어린 송이와 균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송이 전문가들은 조언한다.상품가치가 없는 어린 송이의 경우 자란 후에 채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올해 일부 지역에선 송이버섯의 생산량이 적어 kg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선 경우도 있었다.`금송이`로 불릴 만큼 워낙 비싼 까닭에 송이가 마구잡이로 채취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하지만, 당장 오늘의 이익만이 아닌 미래를 생각한다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채취 기준을 지켜야 할 것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9-29

포항·안동·경주 등 각축전 예고… 얼굴 알리기가 `관건`

내년 6월 13일 치러지는 제7대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추석은 사상 최장 연휴로 내년 지방선거의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추석 연휴가 때이른 감은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의 사실상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추석 민심잡기 경쟁에 나서는 경북 23개 시·군 기초단체장 출마예정자들은 어느 때보다 바쁜 추석 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경북도내 기초단체장 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으로는 역시 포항을 꼽을 수 있다. 포항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기반이 도내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문재인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얼마만큼 약진할지 관심거리다.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약세인 경북지역 지지세 확산의 교두보가 될 수 있어 여야간 대접전을 예고하고 있다.포항시장 출마 예정자로는 한국당 이강덕(56) 현 시장의 재선 도전에 맞서 모성은(54·바른정당)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 이창균(59) 바른정당 포항남울릉 당협위원장이 출마채비를 갖췄다.여기에 민주당 대표주자로 허대만(47) 포항남·울릉 지역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허 위원장은 행정안전부장관 정책보좌관의 공직자 신분에다 개인적인 사정을 들어 아직까지 출마 결심을 미루고 있다.그러나 민주당내 경쟁력이 가장 앞서 있어 출마에는 이론이 없다는 관측이다. 도지사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박승호 전포항시장, 서장은 히로시마 총영사도 변수로 남아 있다.지난 3년간 포항 발전을 위해 추진한 사업에 대해 시민들의 평가를 받겠다며 일찌감치 재선 도전의사를 밝힌 이강덕 시장의 행보가 가장 활발하다. 이 시장은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과메기문화관, 미술관과 스틸아트공방, 철강공단 휴일근무자 위문, 소화응급진료실 방문, 농촌 오지 버스투어 등 강행군을 펼칠 계획이다. 모성은 연구원장 역시 용광로 체험, 추수현장 등 농촌지역 방문 등을 통해 민심 잡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바른당 수석전문위원으로 당의 정책입안과 기획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창균 위원장도 추석연휴 기간 지역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안동시는 어느 지역보다 한국당 경선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3선에 도전하는 권영세(64) 시장, 권택기(51) 전 의원, 권기창(54) 안동대 교수, 김명호(57) 경북도의원, 장대진(57) 경북도의원, 최웅(56) 포항부시장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추석연휴 중 열리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주요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과 폭넓은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경주지역은 재선인 한국당 최양식(65) 시장을 비롯해 주낙영(56)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이동우(62) 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민주당 임배근(63) 동국대 교수, 바른정당 박병훈(54) 전 경북도의원 등이 선거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추석연휴 엑스포 공원 등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게 돼 출마예상자들간 얼굴알리기 각축전이 예상된다.최 시장과 이 사무총장은 아직 출마에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나머지 3명은 지역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얼굴 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경주는 한국당이 강세를 보이지만 지난 수차례 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떨어진 반골 민심이 존재하는 데다가 아직 3선 단체장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아 첫 3선 시장 탄생 여부가 흥미롭다.반면, 경산시와 구미시는 비교적 조용한 연휴를 준비하고 있어 이채롭다.구미시장 출마 예상자 대부분이 이번 추석 연휴를 조용히 보내겠다고 답했다. 최장 10일까지 이어지는 긴 연휴에 정치적인 활동을 벌일 경우 자칫 이미지 구축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봉재 구미시 새마을회장과 김철호 구미형곡새마을금고 이사장, 이규건 서강대학교 교수, 이양호 한국마사회장, 박성도 경북도 비서실장, 채동익 전 구미시 경제통상국장 등이 주요 출마예상자이다.김봉재 회장은 “모두가 쉬는 기간에 나를 돕는 분들도 같이 쉬어야 되지 않겠느냐”며 “거리에 추석 인사 현수막으로 시민들에게 인사를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양호 회장도 “고향에서 가족, 친지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고향 친구들과의 모임 외에는 다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3선을 노리는 최영조 경산시장은 추석 연휴기간에 별다른 일정을 잡기보다는 시장으로서의 업무에 충실히 한다는 입장이다.안국중 전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은 최근 개소한 안국중경제연구소의 다음 포럼을 준비할 계획이다. 공개적인 장소마다 얼굴을 보이는 이천수 경산시의원과 허개열 전 경산시 의장, 황상조 바른정당 경산지부장은 지역의 행사와 출향인사들을 만나는 등 얼굴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상주시는 지난 상주·군위·의성·청송지역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인구가 가장 많음에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데 대한 상실감이 크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의 공천이 곧바로 당선으로 이어지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도 엿보여 출마예상자가 난립하고 있다.현재까지 상주시장 출마예상자는 이정백(67) 현 시장을 비롯해 강영석(51) 현 도의원, 박영문(61) 전 KBS미디어 사장, 성백영(66) 전 시장, 송병길(61) 전 대구지법 상주지원 사법보좌관, 윤위영(57) 전 영덕 부군수, 정송(62) 전 경북도 기획관리실장 등 7명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이들 출마 예상자들은 이번 장기간의 추석연휴를 맞아 민심을 잡기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7-09-29

대구 중구·남구 3선 제한에 새인물 대거 나설 듯

대구는 현역 구청장이 3선 연임으로 물러나는 중구와 남구에는 출마 예정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그동안 구축된 자유한국당의 기초단체장을 독점구도 유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필두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교두보 마련, 바른정당의 약진여부 등이 관전 포인트다. 보수 텃밭인 지역 정서를 고려하면 한국당 공천을 둘러싼 당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중구는 바른정당 윤순영 구청장이 3선으로 임기가 끝나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바른정당 출마예정자로는 남해진(60) 대구시당 대변인, 송세달(54) 시당 사무처장, 임인환(61) 시의원 등이 포진해 있다. 한국당에서는 류규하(61) 시의회 의장이 출마할 것으로 주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서울에서 활동중인 몇몇 TK 인사들도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민주당 후보로는 신범식(71) 현 남구의회 부의장, 무소속으로는 지난 선거에서 윤 구청장과 경쟁한 한기열(66) 전 구의회 의장이 거론되고 있다.동구는 바른정당 강대식(58) 구청장의 재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당이 구청장직 탈환을 노리는 지역이다. 권기일(53) 시교육청 대외협력실장, 정해용(46) 대구시장 정무특보, 도재준(67) 시의원이 당내 공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민주당은 이승천(55)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이 거론되고 있다. 윤형구(59) 전 중구 도시관광국장은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며 이미 퇴직한 상태다.한국당 류한국(64)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할 것이 확실한 서구는 국민의당 서중현(65), 무소속의 강성호(50) 두 전직 구청장이 류 구청장과 맞붙을 채비를 갖춰 전현직 구청장간의 3파전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한국당 소속 김의식(62) 시의원과 박진홍(53) 경북대 첨단기술원 책임연구원도 출마채비 중이다.민주당은 김혜정 시의원이 도전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 장태수(45) 구의원도 출마 의지를 굳힌 상태다.남구는 임병헌(64) 구청장이 3선 연임으로 물러난다. 이에 따라 한국당 공천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국당 당내 경선 통과가 가장 관심사다. 권태형(58) 현 부구청장이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박일환(65)·조재구(55) 시의원과 서석만(63) 구의회 의장 등도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북구는 한국당 배광식(57) 현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최길영(64) 시의회 부의장과 이달희 전 경북도당 사무처장 등이 당내 경선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이헌태(54) 구의원의 차출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바른정당은 이재술(56) 전 시의회 의장이 거론되며 김충환(55) 전 시의회 부의장, 구본항(60) 전 시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이영재(50) 구의원이 출마할 수 있다는 소문이다.수성구청장 선거는 이진훈 현 구청장의 대구시장 출마를 전제로 한국당내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여기에 바른정당과 민주당 후보도 가세해 난타전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한국당 후보로는 이동희(64) 시의원과 박순천(56) 전 시의원을 비롯 김대권(55) 현 부구청장, 김대현(46) 교통연수원장 등의 각축전으로 예상된다.민주당은 남칠우(58) 새희망포럼 대구 대표와 김희섭(59)·강민구(53) 구의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바른정당은 김경동(58) 전 구의회 의장이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달서구는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한국당 이태훈(62) 구청장이 연임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당 경선 후보로 김용판(59) 전 서울경찰청장, 박상태(58) 시의회 부의장, 김재관(59) 시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민주당 출마 예정자로 구의원 3선인 이유경(49) 달서구의원, 바른정당 출마 예정자로 이관석(59) 영남대 총동창회 상임이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달성군수는 최근 달성군 추경예산 삭감을 두고 군의회와 골이 깊은 김문오(68) 군수의 3선 여부가 관심거리다. 한국당 경선에 조성제(64)·최재훈(36) 시의원을 비롯한 하용하(62) 군의회 의장, 박성태(54) 전 시의원, 강성환(62) 전 다사읍장 등을 거론된다. 전재경(57) 시 자치행정국장 출마설도 점차 힘을 얻는 상황이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7-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