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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손으로 만든 음식은 입에 남고, 머리로 만든 음식은 몸에 남는다. 가슴으로 만든 음식은 가슴에 남는다.”

전회 고기, 국수 이야기에 이어,대구, 경북의 노포를 추가로소개한다.이 식당들 역시 ‘30년 이상 된노포들’이다.“손으로 만든 음식은 입에 남고,머리로 만든 음식은 몸에 남는다.가슴으로 만든 음식은가슴에 남는다.”30년 이상 된 노포의 음식은 우리마음과 가슴에 남았다.◇ ‘가슴에 남는 음식으로 기억될 식당들한식은 ‘국과 밥’이 주인공이다. ‘탕반음식(湯飯飮食)’이다. 탕 중에도 가장 귀한 것, 앞자리는 ‘대갱(大羹)’이다. ‘대(大)’는 ‘바탕’ ‘으뜸’이라는 뜻도 있다. 으뜸이 되는 국물, 가장 귀한 국물, 대갱은 고깃국물이다. 고깃국물 중에도 “매실이나 소금으로 간을 하지 않은 국물”이다. 맑은 곰탕이 대갱이다. 경북, 대구는 향교 제사와 손님 접대가 흔했던 곳이다. 곰탕은 늘 가까이 있었다. 전남 나주도 큰 도시였다. ‘나주곰탕’이 유명한 이유다. 곰탕집 옆에는 나주 관아와 객사(客舍)가 있다.영천 공설시장에는 곰탕 골목이 있다. 곰탕 노포들이 줄지어 있다. ‘포항할매집’은 3대 전승, 60년을 넘긴 노포다. 시장통의 허름한 건물이지만, 전국으로 택배도 하는 이름난 맛집이다. 서울 유명 설렁탕 노포들은 메뉴에 곰탕을 넣지 않는다. 곰탕과 설렁탕은 다른 뿌리를 가진 음식인 줄 알기 때문이다. 곰탕, 곰국은 제사에 사용하지만 ‘설렁탕 제사’는 없다. 영천 ‘포항할매집’의 곰탕은 변형된 곰탕이다. 메뉴에 ‘살고기(살코기)곰탕’이 있다. ‘살코기로 끓이지 않은 변형 곰탕’이 있다는 뜻이다. 곰탕은 원래 살코기로만 끓인 것이다.포항 ‘장기식당’의 곰탕도 ‘변형된 곰탕’이다. 머리 고기 등이 주류다. 정갈하게 손질한 머리 고기가 아주 좋다. 운이 좋으면 우설(牛舌)도 한두 점 맛볼 수 있다. 양이 푸짐한 편이고 국물 맛도 수준급이다. 역시 3대 전승, 60~70년의 업력을 자랑한다.‘박소선현풍할매곰탕’도 노포다. ‘현풍면’은 원래 ‘현풍군’이었다가 경북 달성군에 편입된다. 오래지 않아 달성군이 대구로 편입되면서 현풍면은 대구가 되었다. 현풍면 상리에 현풍향교가 있다. 고속도로 공사 당시 인부들을 위한 음식점으로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지만 역시 뿌리는 ‘향교, 관아 있는 곳의 곰탕’이다.대구 육개장 노포는 ‘국일따로국밥’이다. 업력이 70년을 넘겼다(1946년 창업). 곱게 다진 마늘이 육개장 그릇에 얹혀 있다. 상당히 많은 양이지만 ‘마늘 추가’하는 이들도 많다. ‘경상감영공원’이 지척에 있다.‘옛집식당’은 달성공원 부근에 있다. 업력은 70년을 넘겼다(1948년 창업). 시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을 며느리가 이어받았고, 지금은 3대 전승, 아드님이 어머니와 같이 운영 중이다. 고사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대파의 흰 부분을 사용한다. 푸른 부분을 제거한 대파는 단맛을 강하게 낸다. 인터넷에 ‘영혼을 울리는 맛’이라는 극찬이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방송 출연을 하지 않는다. 방송을 피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오시는 손님 맞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야유회 등의 행사에 단체 주문을 하는 손님도 많다.‘만경관’ 옆에 있었던 ‘벙글벙글’ 집도 대구의 육개장 노포다. 업력이 50년을 넘겼다(1964년 개업). 시작은 의성 안계의 장터다. 국물이 달짝지근하고 세련된 맛이다. 반찬 중, ‘쪽파 김무침’은 압권이다. 부순 김 조금에 쪽파를 더하고 무쳐낸다. 반찬이지만 ‘시그너처 메뉴’다. 지금은 달성 화원읍 본리로 이사했다.안동 중앙신시장의 ‘옥야식당’은 육개장과 비슷한 음식이지만 반드시 ‘선짓국밥’이라 부른다. 메뉴도 딸랑 선짓국밥 하나다. 육개장에는 고사리, 토란대 등이 있어야 한다. 술꾼들을 위한 음식이라기보다 식사용이다. 이름은 ‘선지’지만 대파가 많고, 대파의 달짝지근함이 아주 좋다. 모녀가 운영하는데, 친절하고 푸근하다. ‘멀리서 왔다’고 하면 주차비로 1천원짜리 한 장을 되돌려주기도 한다.경주 ‘팔우정해장국골목’의 ‘팔우정해장국’도 노포다. 이 골목의 원조집이다. 주인 할머니의 연세가 많다. 몇 해 전부터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조미료,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말린 모자반으로 맛을 냈던 집이다.◇ 바다 생선 귀한 곳의 민물 생선서해안은 멀고, 동해안은 태백산맥이 가로막고 있다. 안동 간고등어가 생긴 이유다.안동의 ‘물고기식당’은 이름부터 담백하다. ‘물고기’는 민물고기, 그중에서도 은어, 빙어, 피라미 등을 튀기거나 조림으로 내놓는다. 나이 드신 노부부가 운영하는데 음식 맛은 재볼 필요가 없다. 조미료, 감미료를 사용하기 전의 음식 맛이다. 반찬을 12가지 정도 내놓는데 하나같이 맛깔나다. 메뉴의 ‘피리’는 피라미다. 생선조림과 같이 내놓는 청국장도 일품이다.미꾸라지는 천대받던 물고기다. 가난한 시절, 추어탕은 괜찮은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대구 동성로의 ‘상주식당’은 미꾸라지 느낌이 없는 추어탕 전문점이다. 식당 마당 한쪽에는 늘 가지런히 손질한 배춧잎이 줄지어 있다. 미꾸라지를 곱게 간 다음, 걸러서 사용한다. ‘갈추’다. 추어탕이지만 미꾸라지는 찾아볼 길이 없다. 간장 베이스의 곱게 간 추어탕. 남매가 운영한다.다슬기는 이름이 많다. 충청도에서는 올갱이 혹은 올뱅이, 호남에서는 데사리라 부른다. 경북은 남과 북이 부르는 이름이 모두 다르다. 남쪽에서는 고디라고 부르고, 북쪽에서는 골부리, 꼴부리라 부른다.남쪽인 영천에는 ‘영천금호할매추어탕고디탕’이 있다. 고디탕은, 아마 금호강에서 잡은 다슬기로 만들었을 것이다. 추어탕과 다슬기 탕인 ‘고디탕’이 주력 메뉴다. 노포이니 실내는 어둡고 낡았다. 이른 아침부터 식사를 내놓는다. 밑반찬이 짭조름하고 먹을 만하다.안동 길안에는 길안천이 있다. 낙동강의 맑은 상류다. 작은 읍내에 ‘장터분식’이 있다. 가게 주인은 이영란 씨. 가게를 운영한 지 채 10년도 되지 않았다. 노포 중 하나로 소개하는 이유가 있다. 이영란 씨의 골부리 채집 기간이 30년을 넘겼다. 건강 문제로 골부리 잡이를 시작했다. 인근 길안천 바닥에는 고운 자갈이 많다. 골부리 잡이를 하느라 돌을 디디고 다니는 사이 건강이 회복되었다. 그 세월이 30년이다. 비어 있는 ‘장터분식’을 인수했다. 직접 잡은 골부리로 국을 끓인다. 맛의 비결은 간장이다. 조선간장을 고집하고 다른 곳처럼 된장을 넣지 않는다. 간장의 예전 이름은 ‘청장(淸醬)’이다. 장을 담그면 맑은 장이 위로 뜬다. 아래에는 된, 뻑뻑한 장이 있다. 되다고 해서 된장이다. 청장은 맑다. 맛도 간결하고 품위가 있다. 부추가 골부리 맛을 해친다고 아욱을 사용한다. 왜 아욱을 쓰느냐고 물었다. 그저 “고향(경북 영양 청기면)에서 그렇게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경산시 하양읍의 ‘중남식당’도 수준급의 집이다. 골부리무침과 한식 밥상을 메뉴로 내세웠다. 골부리 국 혹은 무침이 나오는, 30가지 정도의 반찬이 풍성한 한식집이다. 대단한 반찬이 없으면 ‘백반집’이지만 백반집으로 부르기에는 반찬 가짓수가 너무 많다. 가격도 싸고 음식도 수준급이다.경주의 ‘숙영식당’도 마찬가지. 보리밥 전문점임을 내세우지만 역시 백반집이다. ‘ㄷ’ 자 집의 마당 한가운데 작은 정원이 있다. 허술한 가정집인데 내부는 깔끔하다. 음식도 수준급으로 깔끔하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음식들의 간이 거친 듯하지만, 아주 좋다.50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안동 월영교 부근의 ‘까치구멍집’도 빼놓을 수 없다. 헛제삿밥이다. 제사 모시고 나서 먹었던 나물 비빔밥이 일품이다. 간고등어를 비롯하여 제사 음식들을 제대로 내놓는다. 음식의 중심은 곰탕(대갱)과 나물이다. 예전에는 댐 건너편 관광지구에 있었다.식당은 아니지만, ‘경당종택’의 아침 밥상을 개인적으로는 최고로 친다. 평범하지만 정갈한 밥상이다. 진귀한 식재료도 없다. 일상으로 만나는 식재료로 손님맞이 상을 내놓는다. 한식의 길이다. 종부 권 순 씨의 시집살이가 50년쯤 된다.중식은 이래저래 경북, 대구에서 사라지고 있다. 만두, 짜장면, 짬뽕 등은 중식의 서민 메뉴다.문경 점촌읍의 ‘영흥반점’과 대구 ‘진흥반점’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노포다. 만두의 ‘대구 버전’인 납작만두는 미성당이 오래된 가게다. ‘영흥반점’은 탕수육이 유명하다. 튀김의 색깔은 희고, 소스는 맑다. 쫄깃한 찹쌀 탕수육이다. 탕수육 먹으러 왔다가 짬뽕 맛을 보고 놀라는 이들이 많다. 메뉴 중에 ‘야끼우동’이 있다. 화상노포(華商老鋪)다. 대구 ‘진흥반점’은 배춧잎 대신 김치 느낌의 채소를 사용한다. 국물 맛이 뛰어나다. 재료가 소진되면 문을 닫는다.‘미성당’의 납작만두는 만두 부침개다. 기름에 얇게 지진 만두가 재미있다. 50년을 넘겼다.포항 토박이들은 “물회 맛은 생선과 고추장 맛”이라고 단언한다. 맹물이나 얼음, 곱게 간 얼음으로 물회를 완성한다. 별도로 만든 육수는 피한다. 상당수가 사이다와 조미료 섞은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물회 노포는 얼마 전 회, 물회 편에서 소개했다.영덕 강구항의 ‘청송식당’도 물회와 곰치국으로 유명한 노포다. 허름한 분위기와는 달리 음식은 정갈하다. 물회 맛을 가린다고 김 가루도 사용하지 않는다. ‘영덕미주구리(물가자미)물회’의 대표선수 격이다./황광해(맛칼럼니스트)

2019-06-26

숲에서… 온천에서… 바다에서 자연이 선사하는 푸짐한 ‘욕(浴)’ 즐겨볼까요

울진에는 다양한 즐거움이 있다.경북 북동쪽 강원도와 경계를 이루는 곳에 위치한 울진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순수한 자연과 다양한 매력을 가진 힐링의 공간이 있다. 또한 울진은 ‘욕(?)’을 즐기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울진에서 즐기기 좋은 욕(浴)은 산림욕, 온천욕, 해수(풍)욕으로 일명 삼욕(三浴)이라 일컬어진다.‘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으로 선정된 국내 1호 금강소나무 숲길과 더불어 울창한 산림에서 미세먼지 걱정없이 산림욕을 할 수 있고, 112km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동해에서 해풍(수)욕을, 입소문을 통해 효능과 효과를 인정받은 백암·덕구에서 온천욕까지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울진에는 명품 숲도 있다. 하늘로 곧게 뻗은 자태, 기존의 소나무와는 다른 곧고 붉은 줄기. 모양새부터 남다른 울진의 소나무 금강송이다. 금강송은 예부터 궁궐을 지을 때나 왕실의 관으로 쓰인 귀한 나무다. 특히 울진 금강송숲은 조선시대부터 황장봉산이라 하여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철저하게 보호·관리되었다. 울진에서는 금강송과 함께 할 수 있는 특별한 휴식이 기다리고 있다.◆ 울진군의 새로운 관광명소 ‘금강송 에코리움’대한민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금강송 숲, 바다, 온천이 공존하는 울진은 청정 자연을 기반으로 특별한 치유의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금강송 에코리움은 울진 금강송을 테마로 한 체류형 산림휴양시설로 금강송 테마전시관, 황토찜방을 비롯해 150여명의 숙식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인 펜션이나 콘도와는 성격을 달리 하는 에코리움은 숲을 통한 쉼과 여유 그리고 치유라는 콘셉트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금강송 에코리움은 울진금강소나무를 소재로 한 치유와 체험위주의 산림생태휴양을 테마로 ‘2011년 문화관광부 3대 문화권 문화·생태관광 기반사업’에 선정됐다.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솔평지) 일원에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총사업비 421억원을 투입해 체류형 산림휴양시설을 조성했다.주요 시설로는 금강소나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금강송 테마전시관, 체험객의 안내 및 각종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금강송 치유센터, 그리고 체험객의 편의를 위한 수련(숙소)동과 황토찜질방, 금강송숲 탐방로가 있다.금강송 에코리움은 체험과 휴식이 함께하는 수련시설로 금강송 테마전시관을 제외한 시설들은 프로그램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울진군은 금강송 에코리움과 연계된 다양한 관광자원도 갖추고 있다. 아래 그것들을 소개한다.◆ 금강소나무숲길과 왕피천생태탐방로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1호 숲길인 금강소나무숲길은 자연 그대로를 살린 친환경적인 숲길이다. 금강소나무 원시림 보존지역으로 가장 대표적인 곳이기도 하다. 세계 자연유산 등록을 추진할 만큼 보존가치가 있는 숲으로 그 중요성과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숲길탐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수백 년 된 금강소나무의 피톤치드로 지친 몸과 마음에 건강과 활력을 불어넣는 에코힐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매주 화요일은 휴무일이며, 산불조심 기간에는 산림보호를 위해 출입을 통제한다. 탐방 예약은 최소 3일전 홈페이지 (www.uljintrail.or.kr)를 통해서 하면 된다. 문의는 054-781-7118왕피천 유역은 자연자원과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2005년 환경부로부터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천연기념물인 산양을 비롯해 멸종위기종 하늘다람쥐, 수달 등과 고란초, 노랑무늬붓꽃, 꼬리진달래 등 다수가 서식·관찰되고 있다. 생태탐방로는 각각의 주제를 가진 4개 구간이 운영 중이며, 주변에는 농업과 임업을 생업으로 삶을 이어가는 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숨쉬고 있다. 또한 인근엔 천축산 고산습지와 국보를 간직한 불영사, 군립공원인 불영사계곡 등이 산재돼 산촌과 계곡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로 이름이 높다.◆ 아름다운 울진의 해수욕장112km의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울진의 해수욕장들은 소박하고 깨끗하다.흔히 알고 있는 여름 해수욕장의 분주함 대신 조용하고 평화로운 바다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어느 해수욕장에서든 해수욕과 어항의 풍물, 그리고 배후의 절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망양정해수욕장은 근남면 산포리에 위치한다. 450m 가량 길게 해변이 이어져 있다. 불영사 계곡으로부터 흘러내리는 왕피천을 끼고 있으며, 해수욕장 바로 뒤 나지막한 언덕 위에는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이 자리했다.기성망양해수욕장은 하늘을 향해 시원스럽게 뻗은 해송과 4km에 가까운 백사장이 어우러진 곳으로 수심이 비교적 얕고 백사장이 완만한 것이 특징이다. 구산해수욕장은 우거진 송림으로 둘러싸여 있고, 백사장 길이가 400m쯤 되며 모래와 물이 깨끗하기로 소문난 해수욕장이다. 근처엔 관동팔경의 하나인 월송정이 위치해 있다.북면 나곡리에 자리한 나곡해수욕장은 아름다운 바위섬 경치가 해금강을 방물케 하는 곳이다. 20분 거리에 덕구온천이 있으며 규사 성분의 백사장이 600m 가량 넓게 펼쳐져 있다.후정해수욕장은 푸른 소나무와 모래밭이 매혹적인 해수욕장으로 죽변항을 끼고 있다. 봉평해수욕장에서는 야영도 가능하다. 2~3분 거리에 울진봉평신라비가 있고, 죽변항이 인접해 있어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후포해수욕장은 울진군에서 가장 남쪽인 후포면 삼율리에 위치했다. 깨끗하고 고운 모래톱이 인상적이며, 해수욕 외에 후포항에서 싱싱한 회와 어패류를 맛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해양레포츠의 천국 울진천혜의 자연 조건을 활용한 울진의 해양레포츠센터는 국내 최대의 스쿠버 풀로 해양스포츠 체험관광지인 동시에 교육훈련장이다.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쉽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문의는 054-781-5115. 후포 앞바다에 위치한 요트경기장은 해양레포츠의 중심에서 코리아컵요트대회, 전국윈드서핑대회 등을 개최했고, 앞으로도 각종 대회가 치뤄질 예정이다. 요트학교에서는 요트를 비롯한 해양레포츠 체험이 패키지로 진행되며, 사전 예약제로만 운영된다. 예약 문의는 054-788-4777.후포 등기산스카이워크는 국내 최대 길이인 135m, 폭 2m, 높이 20m로 조성돼 있다. 강화유리 구간 밑으로 아찔하지만 아름다운 후포 바다를 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스카이워크 전망대에 설치된 선묘룡 조형물은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일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것이다. 또 등기산스카이워크가 위치한 등기산공원에는 등대 미니어쳐 공원과 신석기유적관도 자리하고 있다.◆ 빼놓으면 아쉬운 울진의 계곡들울진 덕구계곡은 응봉산(일명 매봉산)에서 온천이 있는 덕구리까지의 계곡으로 중간에 선녀탕, 옥류대, 무릉, 형제폭포 등이 자리했다. 특히 계곡 중간지점에 위치한 용소폭포는 용이 지나간 듯한 꿈틀거림의 흔적이 암벽에 새겨져 있으며, 그 위로 폭포수가 쏟아져 내린다.신선계곡은 백암산의 숨은 비경이다. 선시골 계곡이라고도 불리며, 소나무와 참나무가 울창하게 덮여있고 계곡 곳곳에 수십 개의 늪과 담이 있다. 물이 맑고 깨끗하며 갖가지 형상을 한 바위들과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자아낸다. 특히 일급수에만 서식한다는 도롱뇽 같은 생물도 간간히 발견할 수 있다.불영계곡은 행곡리에서 금강송면 하원리까지 15km에 이르며 기암괴석과 깊은 계곡, 푸른 물이 절경이다. 1979년 12월 11일 명승 제6호로 지정되었으며, 여름철에는 계곡 피서지로, 봄·가을에는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겨울철 설경 역시 아름답다. 의상대, 창옥벽, 조계등, 부처바위, 중바위, 거북돌, 소라산 등 온갖 전설이 얽혀 있는 절경지들도 많아 관광객의 호기심도 자극하는 곳이다./주헌석기자 hsjoo@kbmaeil.com

2019-06-26

정몽주의 무리이니 경상도 장기현 유배를 명하노라

조선조 맨 처음 포항 장기로 유배를 온 설장수(偰長壽)는 위구르족(Uighur) 출신으로 고려에 귀화한 사람이다.원나라에서는 위구르를 고창(高昌)이라고 불렀는데, 설장수의 아버지인 설손(偰遜)은 고창 설(偰)씨의 후손이다. 원나라에서 중앙관료로 활동하였던 사람들 중에는 고창 설씨 가문이 막강했다. 이는 시조가 칭기스칸에 협조한 공로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문이 유학을 수용하고 자녀들의 교육에 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시조인 위에린테무르(岳璘帖穆爾)는 무신이었지만 자식들에게 논어·맹자·사서 등을 공부시켰다. 때문에 그의 가문에서는 과거 합격자가 줄줄이 나왔을 뿐 아니라 설손의 3대 조부는 원사(元史) 열전 중 충의(忠義)편에 기록될 정도로 뼈대 있는 가문이 되었다.설손은 원나라 황실 교육기관인 단본당(端本堂)에서 황태자에게 경전교육을 담당했다. 이 때 고려 충숙왕 둘째 아들인 빠이앤티무르(伯顔帖木兒:공민왕)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된다. 당시 고려는 원나라의 강요로 왕자를 원나라에 보내 일정기간 머물게 하고 원나라 공주를 정비(正妃)로 맞아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만이 왕위에 오를 수 있게 했다. 빠이앤티무르는 원 왕실에 숙위로 와 있는 신분이었으나 설손과 가깝게 지냈다.원나라는 순제(順帝) 치세로 내려오면서 정치적 혼란으로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설손은 이제 원나라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과거 공민왕과의 인연을 떠올렸다. 모든 가산을 정리하고 식솔들을 거느리고 고려로 왔다. 살길을 찾아 나선 망명이었다. 이때가 공민왕 8년(1359) 12월, 설장수의 나이 18세 때였다.반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던 공민왕은 옛 친구이자 망명객인 설손에게 극진한 예우를 했다. 그에게 고창백(高昌伯)이라는 칭호는 물론이고 전답과 살 집을 마련해 줬다. 이로써 위구르 최고 명문가이던 고창 설씨의 종가(宗家)가 중국에서 고려로 이주하게 된 것이다.고려로 온 설손은 이듬해인 1360년에 설장수 5형제를 남기고 죽었다. 공민왕은 다섯 아들 중 맏이였던 설장수를 특히 아꼈다. 부친의 상중이었음에도 설장수가 과거시험을 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줬다. 1362년 치러진 과거시험에서 설장수를 포함한 총 33명이 합격했다. 합격자 중에는 조선 개국의 기초를 연 정도전(鄭道傳)도 포함되어 있었다. 정도전과 설장수는 과거시험 동기라는 인연으로 친하게 된다.한편, 설장수의 삼촌이었던 설사(偰斯)는 원나라가 망하자 1367년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에게 귀부(歸附)하였다. 이후 설사는 공민왕 18년(1369년) 4월과 19년(1370년) 5월 각각 고려에 사신으로 왔다. 그는 반원정책을 추진하던 공민왕을 고려왕으로 봉한다는 주원장의 임명장과 옥새를 갖고 와 고려왕에 대한 책봉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공민왕은 명나라 조정 유력자를 숙부로 둔 설장수를 명나라에 보내 외교문서와 선물을 전달했다. 탁월한 외국어 실력과 인맥까지 갖춘 설장수가 원·명 교체기에 중국전문 외교관이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그러나 1374년, 공민왕이 피살되고 친원정책을 추진하던 이인임(李仁任)이 정권을 장악하자 설장수의 외교활동에도 검은 구름이 깔렸다. 이인임 일파는 우왕을 추대하면서 명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18년 만에 다시 원나라와의 외교관계를 재개하였다. 이인임 정권의 친원정책은 고려 개혁소장파들로부터 격렬한 반대를 불러 왔다. 하지만 정도전·정몽주·이숭인·김구용·권근 등 개혁소장파들은 고려를 방문한 북원의 사신을 영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가 오히려 유배를 가게 되었다.개혁소장파와 뜻을 같이 했던 설장수도 중앙관계에서 밀려나 원주 목사를 역임하는 등 지방으로 전전했다. 그러면서도 반원파인 정몽주·김구용·박의중·이숭인·박상충·하륜· 정도전 등과는 자주 교류하면서 고려왕조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이들은 고려후기 대학자 목은(牧隱) 이색(李穡) 계열의 문인들이었다.1391년 설장수는 왕세자 석(奭)이 명나라 황제를 조현(朝見)하러 갈 때 사신으로 갔다. 그런데 이것이 가장 친한 친구였던 설장수와 정도전이 결국 숙적(宿敵)으로 갈라서는 원인이 됐다. 이들의 우정이 지속되었던 마지막 시점은 대략 1391년 9월까지였다. 1389년 이성계·심덕부 등은 창왕을 폐위시키고 공양왕을 왕위에 올린 적이 있었다. 1391년에 와서 공양왕 옹립에 공을 세웠던 9명의 관료들이 ‘정난 9공신’으로 책봉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성계·정도전·정몽주·설장수 등은 생사고락을 같이한 정란 9공신 동료였다. 그러나 정난공신으로 일시적 정권을 장악한 정몽주는 급진 개혁파인 이성계와 정도전을 정계에서 축출해버렸다. 그 무렵에 공양왕의 왕세자 석(奭)을 명나라에 조현(朝見)이라는 명목으로 보내면서 설장수를 특사로 딸려 보낸 것이다.세자의 명나라 조현은 이성계와 정도전이 각각 정계에서 축출됨과 동시에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포함된 일이었다. 이 시기는 이성계 및 정도전 등 조선 개국세력과의 노선이 구분되고 있었던 시점이었다. 설장수의 외교적 성공은 곧 세자 및 공양왕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데 기여하는 행동이었으므로 이성계·정도전과는 입장이 다른 것이었다. 설장수의 이런 외교적 행위는 새로운 국가의 건설보다는 기존의 고려왕조라는 틀 안에서 개혁을 통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입장에 힘을 실어주었던 것이다. 이 일로 설장수는 정도전과 이성계에게 찍히게 되었고, 역성혁명의 대열에서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분류가 되었다.이러던 차에 정도전 등과 끝까지 대립했던 정몽주가 이방원에게 암살을 당해버렸다. 고려 왕조의 유지를 바랬던 설장수의 정치적 운명도 이때 바뀌게 되었다. 곧 그에게도 화가 미쳤다. 정도전으로부터 이색과 함께 정몽주의 당이라는 탄핵을 받았다.1392년 7월 30일, 이성계는 역성혁명으로 조선왕조를 세우고 태조 즉위교서 반포 직후 설장수를 장기로 유배 보내버렸다. 이색·정몽주·우현보 등과 함께 도당(徒黨)을 지어 내란을 음모하였다는 혐의였으나, 이는 정도전의 건의에 의한 것이었다. 실권을 장악한 정도전은 민개(閔開)를 사주하여 정몽주와 설장수를 탄핵토록 하였다. 민개는 탄핵문에서 설장수가 ‘간교하고 절조가 없는 자로 그저 재산을 불리는 일에만 관심이 있는데도 잘못 등용되어 경상(卿相)의 지위까지 올랐다’고 비판했다.장기에 온 설장수는 6개월만인 1393년 1월, 이성계의 부름으로 유배에서 풀려나 이곳을 떠나갔다. 유배에서는 풀렸지만 이후 그는 정도전의 지속적인 견제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성계는 정도전과는 생각이 달랐다. 설장수의 외교적 능력과 가치를 십분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성계는 신왕조의 개창 초기 대명외교관계를 안정시킬 탁월한 외교관이 필요함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 이성계의 집권 이후 대명관계는 파란이 계속되었다. 1394년(태조 3) 명의 주원장은 표전문(表箋問)사건을 일으켜 정도전이 이 문서를 작성한 주범이라고 하면서 정도전의 압송을 요구하였다. 표전문은 핑계였고, 정도전이 추진하는 요동정벌론 등이 여러 가지로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이러한 난국에 이성계는 정도전의 견제를 물리치고 설장수를 유배지에서 불러내어 새로 설립한 외교기구인 사역원의 제조(수장) 자리를 맡겼다. 이때 설장수는 조선 500년간 이어진 사역원 운영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역관 선발시험을 새롭게 개편하고, 역관들에게 외교실무 수행에 필요한 유교적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사서(四書)와 소학(小學) 교육을 이수토록 하였다. 그는 특히 역관들의 학문적, 인성적 기초로서 ‘소학’(小學) 교육을 중시하였는데, 이를 중국어로 풀어 쓴 ‘직해소학(直解小學)’을 직접 저술하였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역학교재로 오랫동안 사용된 명저였다.이런 설장수에게 이성계는 1396년(태조 5) 계림(鷄林,경주)을 관향(貫鄕)으로 삼도록 사성(賜姓)하였다. 이래서 설장수는 경주 설씨의 실질적인 시조(始祖)가 되었다.1398년 8월 26일 제1차 왕자의 난으로 정도전이 피살되고, 태조에 이어 정종이 즉위하자 설장수는 그해 9월에 세자 책봉사절로 다시 명나라에 가서 이성계의 양위를 고하였다. 명으로 가는 도중에 명 태조 주원장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자 그는 진향사(進香使)로 임무를 변경하여 외교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동안 그는 8차례나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는데, 이것이 마지막 외교임무였다. 1399년 6월에 귀국한 설장수는 건강이 악화되어 그해 11월 16일에 59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정종은 그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겨 조회를 정지하고 제사를 내려 주었으며, 관(官)에서 장사를 지내주고 시호를 문정(文貞)으로 내렸다. 그는 언변이 뛰어나며 시와 글씨에도 능했다고 전해지며 문집으로는 ‘운재집(芸齋集)’이 있다. 글씨도 ‘목은집(牧隱集)’에서 볼 수 있듯이 필법이 굳세고 힘차며 법도가 있다.설장수는 여말선초와 원명교체기라는 한반도와 중원의 역사 격변기에 8번이나 명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훌륭한 외교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한민족의 외교사에서 위구르 출신 이방인이 정치적 난민으로 귀화하여 이처럼 큰 족적을 남긴 사례는 전무후무하다. 이는 우리 민족 외교의 다문화성과 포용성, 개방성을 상징하는 큰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장기에서 6개월이라는 짧은 유배기간을 보냈지만, 유배기간 내내 그의 깊이 있는 유교적 식견과 사상은 장기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자식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가문에서 꼭 해야 할 일이며, 실력을 쌓아놓으면 죽음의 문턱에서도 살아 날 방도가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준 인물이었다. 만약 그가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능수능란한 외교적 수완이 없었더라면 이성계가 그를 다시는 찾지 않았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가 장기에서 지은 시가 영일객관(迎日客館)의 북쪽 의운정(倚雲亭)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 그 내용이 ‘영일읍지’(1832)와 ‘조선환여승람’(1938) 등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시에는 장기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유배객의 심정이 절절이 녹아있다.의운정(倚雲亭)설장수(偰長壽)山肴海錯托珍羞산나물 바닷고기 진수성찬 벌여놓고野榼村醪慰久留들바가지 촌막걸리 오랜 무료 위로하네半夜窮愁侵客夢한밤중 시름겨워 나그네 꿈 잠기는데一襟爽氣在譙樓한줄기 상쾌한 바람이 문루를 스치누나興來落筆詩篇重흥이 일면 붓을 놓고 시편 거듭 읊으며老去傷情涕泗流늙어가는 시름에 눈물자주 흘리네昭雪此寃終有望이 설움 씻을 희망 끝내는 있으련만皇天還肯濟吾不하늘은 나를 알고 구제해 주실런지/이상준(향토사학자)

2019-06-24

‘구비구비’ 청동물길 따라 ‘울울창창’ 초록협곡 지나니 오색연등 극락풍경이…

보이지 않는 저 너머에서 바다가 푸른 몸집을 불리는 동안 내륙의 금강송 군락은 거대한 초록 성채를 이루는 중이었다. 초록을 향해 걸어갈수록 나는 점점 바닷길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불영사 계곡이 있는 금강송면 하원리는 울진 바다로부터 불과 18km 떨어져 있지만, 천축산 소나무 숲의 울울창창함이 바다를 잠시 잊게 만들었다. 불영사 계곡은 광천과 몸을 합치고, 광천은 왕피천으로, 다시 왕피천은 동해로 흘러든다. 나는 바다와 기수역을 오가는 한 마리 은어처럼 불영사 계곡을 따라 흐르다 왕피천에서 눈을 씻고 망양 바다에 마음을 내어 말릴 작정이었다.그런데 불영사 가는 길, 금강송 군락이 발목을 오래 붙잡았다. 백두대간 소나무들의 침엽이 공중을 찌를 때마다 햇살인지 아까시인지가 톡톡 터지며 달짝지근한 꽃내음 뿜어내는데, 그 달콤한 향기에 취해 있는 동안 오후가 깊어지고 있었다. 바다를 잊은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해수욕장과 대게를 떠올리며 울진에 왔을 행락객들은 이미 금강송 두꺼운 껍질이 촘촘하게 펼친 그물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솔가지 사이로 불영사 계곡이 서늘한 빛을 내비치는 순간, 감탄이 바이러스처럼 퍼져 사람들은 하나같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대느라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수 만년 솔잎을 삼켜 온몸이 에메랄드빛으로 물든 불영사 계곡, 15km에 달하는 청동거울 물길은 웅장함과 세밀한 아름다움을 함께 뽐낸다. 계곡은 그저 바위와 물이 아니라 여울 소리, 물 내음, 새 소리, 나무 그늘, 수면에 비친 하늘, 나비 날개, 돌 틈으로 숨어드는 물고기가 한 몸을 이룬 유기체적 우주다. 불영사 진입로 구간에서는 물가로의 접근이 제한되지만 불영사 일주문을 나와 계곡 중류로 내려가면 누구나 그 차고 맑은 우주에서 탁족과 천렵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살갗에 내려앉는 더위보다 마음에 쏟아지는 속세의 불볕이 더 따가웠기에, 나는 보석빛 계곡을 배경으로 사진 몇 장 찍고는 마음의 피서를 위해 불영사로 걸음을 재촉했다. 부처의 그림자가 내 안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주길 바라면서.길디긴 초록 협곡을 빠져나오자 불영사 너른 마당엔 흰 불두화와 붉은 철쭉이 꽃대궐을 차려놓고 방문객을 맞이했다. 요즘은 보기 힘들어진 호랑나비가 꽃덤불로 날아들어 마치 무위사(無爲寺)의 파랑새처럼 극락 풍경 한 폭을 완성하는 동안 나는 경내 한 바퀴를 천천히 걸었다.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둔 절 이곳저곳에 오색 연등이 걸려 있었다. 간절한 마음들에는 색(色)이 있어 금방 눈에 띄는 법일까. 울긋불긋한 저 소원들은 이미 부처에게 가 닿았을 테고, 내 마음은 당신에게 가지 못한 채 허공에 흩어지겠지. 범종이 걸린 범영루 앞 연못에는 부처의 그림자 대신 한 여인의 얼굴만 떴다가 졌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마음은 평온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부처가 꽃향기로, 햇살로, 약수 한 사발로, 소슬한 바람으로 내 안에 들어온 것이리라.불영사에서 나는 세 번 놀랐다. 우선 사찰 주변의 풍경에 감동했다. 조선 중기 문장가 임유후가 불영사에 머물며 남긴 14수의 5언 절구는 불영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삼각봉(三角峰), 좌망대(坐忘臺), 오룡대(五龍臺), 해운봉(海雲峰), 단하동(丹霞洞), 부용성(芙蓉城), 학소(鶴巢), 향로봉(香爐峰), 청라봉(靑螺峰), 종암봉(鍾岩峰), 금탑봉(金塔峰), 용혈(龍穴), 원효굴(元曉窟), 의상대(義湘臺) 등 14곳의 천혜비경을 노래하고 있는데, “푸른 계곡 반석은 여기 저기 놓여있고”(‘향로봉’) “구름은 금모래 위로 지나가”(‘단하동’)는 절경을 보노라면 누구나 마음에 아름다운 문장 하나씩 품을 수밖에 없겠다. 다음엔 그 규모와 단정함에 감탄했다. 깊은 산중에 그렇게 큰 사찰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풍경에 눈을 뺏겨 자꾸 멈춰 서긴 했지만 경내 한 바퀴를 걷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규모가 큰데도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점이 마음을 흡족케 했다. 미관을 해치는 현수막이나 공사 자재는 볼 수 없었고, 나무와 꽃, 채마밭을 가꿔놓은 섬세함만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두 번 놀라고 세 번째, 비구니 사찰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무릎을 쳤다. 구석구석 정갈함에는 다 이유가 있던 것이다. 특히 불영사는 사찰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매년 가을마다 사찰음식축제를 열어 사람들에게 건강한 자연 밥상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불영사에선 스님들이 직접 농사를 지어 음식을 만드는데, 김치와 된장은 속인(俗人)들이 그 비법을 탐낼 정도라고 한다. 절의 회주인 일운스님은 사찰음식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스님께 절밥 한 그릇 얻어먹고 싶었지만, 미련한 중생은 주지육림을 향한 그리움을 버리지 못한 채 불영사 일주문을 나섰다. 저녁엔 대게 다리를 빨며 소주를 마셔야 하니까.대게를 떠올리며 입맛을 다시자 그제야 잊고 있던 바다가 생각났다. 초록이 환하게 밝혀드는 천축산에서 나와 바다 쪽으로 차를 몰았다. 그러다 이내 멈춰 섰다.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쳐가듯 낚시꾼인 나는 민물고기생태체험관에 어쩔 수 없이 이끌리기 때문이다. 경북 민물고기생태체험관은 왕피천과 광천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위치해 있다. 모든 하천은 본류와 지류의 합수머리에서 물고기들의 서식이 가장 활발한데, 체험관은 나름대로 터를 잘 잡은 셈이다. 경북 바닷길이 시작되는 동해안의 허리 울진에서 민물고기 구경이라니, 조금은 생경하지만 웬만한 유명 아쿠아리움 못지않게 공을 들인 수족관에는 형형색색의 우리 민물고기들이 애니메이션 영화 ‘니모를 찾아서’를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군무를 추고 있었다. 황쏘가리부터 갈겨니, 피라미, 납자루, 어름치, 산천어, 각시붕어, 돌고기, 마자, 누치, 꺽지, 모래무지, 쉬리, 잉어, 금강모치, 동사리, 동자개 등등 아름다운 이름들 하나씩 부르다가 눈물이 핑 돌았다. 아버지와 함께 금모래 반짝이는 강에서 족대질하던 어린 날의 작고 예쁜 친구들, 그 많던 물고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내 기억에서 그 예쁜 이름들이 사라지는 것보다 이 땅의 하천에서 은빛 물고기들이 자취를 감추는 속도가 더 맹렬하다.반가움과 쓸쓸함이 뒤섞인 표정을 수족관 유리에 새겨두고 발길을 돌렸다. 불영사 계곡에서는 지상의 초록빛 축제를 감상했고, 민물고기생태체험관에서는 수중의 알록달록한 빛을 보았으니 이번엔 지하의 색을 만날 차례다. 성류굴은 천연기념물 제155호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관광동굴이다. 얼마 전 신라 진흥왕이 560년에 행차한 것을 기록한 명문(銘文)이 발견되기도 했다. 총 길이 870미터 중 약 270미터가 개방된 ‘지하의 금강산’에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 등이 까미유 끌로델의 조각상과 권진규의 테라코타가 흉내 낼 수 없는 기묘한 자연미를 뽐내고 있다. 머리가 큰 관계로 안전모를 정수리에 얹어두고는 좁고 축축한 동굴 내부로 내려갔다. 동굴 내부는 사철 섭씨 15도를 유지한다. 땅 속의 에어컨에 땀을 식히며, 머리를 부딪치지 않기 위해 한 걸음씩 조심스레 암중모색(暗中摸索)하는 동굴 탐방은 내게 ‘인디아나 존스’가 된 것 같은 모험심을 선사했다. 어둠으로 뒤덮인 지하의 색채는 검정이지만, 조명과 어우러진 신비한 빛이 젖은 몸으로 나를 안아주었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다 신기한 광경들, 특히 천장에서 동굴 내부의 호수로 한 방울씩 떨어져 내리는 물소리는 그야말로 자연의 ASMR(자율감각쾌락반응) 사운드였다. 종유석을 쓰다듬어보았다. 부드럽고 반들반들한 촉감이 마치 이제는 만질 수 없는 이의 살결 같았다. 땅 속에서 그리움의 깊이가 더 캄캄해지기 전에 나는 서둘러 동굴을 나서야만 했다.지상과 지하를 두루 다녀온 자에게 울진의 동녘은 차안과 피안이 무화된 세계를 보여준다. 이제 바다와 하늘의 색채를 볼 시간이 됐다. 바다 따로 하늘 따로 볼 필요가 없다. 울진에서는 바다와 하늘이 동색(同色)이기 때문이다. 망양정에 올랐다.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關東別曲)’에서 “바다 밖은 하늘인데 하늘 밖은 무엇인가?”라고 노래한, ‘하늘의 끝’ 같은 바다가 울진 망양정에서 바라보는 동해다. 망양정에서 망망대해를 보며 정철은 ‘세상의 끝’, 즉 우주와 저승에 대한 상상을 했던 것이다. 망양정에 오르니 파도가 끊임없이 아까시 향기를 밀어 올렸다. 술 마신 것도 아닌데 향기에 취했을까? 아무리 눈을 씻어도 수평선이 희미했다. 어느 것이 바다고 어느 것이 하늘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16년 전 스무 살 여름, 학과에서 망양정으로 ‘신라의 푸른 길’이라는 문학 답사 기행을 왔다. 푸른 바다 앞에서 그 아이의 웃음은 더 눈부셨다. 그때 미친 듯 짝사랑하던 여학생은 지금 두 딸의 엄마가 됐다. 내가 정말 그 시간을 살았었나? 모든 게 꿈만 같다. 망양정 너머 동해의 부윰한 분홍 저녁이 마음으로 스며들 때 비로소 알았다. 사랑과 미움이 한 몸이라는 것을, 그리움과 기다림도, 어제와 오늘도, 삶과 꿈도 모두 저 분홍 저녁 속으로 언젠가 사라진다는 것을.달이 뜨기만을 기다려 월송정을 찾았다. ‘만 그루 소나무 가운데’ 지어진 아름다운 누각이다. 월나라 소나무가 심겨졌다고 월송정(越松亭)이라는데, 달 속의 소나무 月松이 훨씬 아름답다. 달빛 윤슬을 반짝이며 은백색 파도를 밀어오는 바다, 달빛과 구름과 소나무 그림자가 수묵화를 이룬 하늘, 바람 불 때마다 소슬한 소나무 향기가 살갗에 와서 닿았다. 조선 임금 숙종이 “한번 올라 바라보매 흥겹기 그지없다”고 노래한 정자에서 처마 끝에 걸린 달을 한참 바라보니 내가 바로 세상의 왕이었다. 막걸리 한 잔 생각이 간절했으나 찢어진 청바지와 다 해진 운동화 차림의 거지 왕에게 술상을 차려줄 이는 없다. 월송정의 달빛을 한 겹 걸쳐 겨우 남루함을 가린 채 죽변항으로 향했다. 코끝을 찌르는 아까시 냄새보다 상상 속 대게 찌는 냄새가 더 진해 도무지 참을 수 없었다. 울진이 펼치는 황홀한 색의 축제는 죽변항에서 마침내 완성된다. 잘 익은 대게의 붉은 등딱지와 17.5도의 소주를 담은 초록 병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시인 이병철

2019-06-23

민선 7기 10개월 만에 살림 규모 사상 첫 3천억 시대 ‘견인’

취임 1주년을 맞은 오도창 영양군수는 그간 현장을 누비며 주민들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한 섬김 행정실천을 위해 소통하고 행동하는 ‘군민 최우선의 군정’을 이끌어 왔다.오 군수는 민선 7기의 다양한 공약 사업추진, 그리고 지역경제, 복지, 안전, 교육 등 영양군민의 삶과 생활에 직결되는 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변화, 진정한 변화를 바라는 군민의 소중한 꿈과 희망이 이뤄지는 행복한 영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영양군의 행적을 살펴보고자 한다.■예산 3천억 시대와 생활밀착형 행정영양군은 민선 7기 10개월만에 살림규모가 사상 첫 3천억 시대를 맞이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는 영양군정 사상 최초로 3천억 돌파로 영양의 미래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기반을 쌓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간 영양군은 열악한 재정을 극복하기 위해 교부세 확보와 국도비 보조금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이런 부단한 노력으로 2019년도 보통교부세 수요액이 전년대비 16억원 증가되었으며,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확대 분야에서 1억5천만원, 지방보조금 절감에 따른 27억원 교부세 인센티브 확보로 결실을 맺었다. 또 영양군은 민선 7기 필수 공약사업이자 생활밀착형 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종합민원과 바로민원처리담당 신설과 함께 생활민원바로처리반을 운영하고 있다. 생활민원 바로콜센터(680-8585)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현장확인과 민원인 면담을 통해 바로 처리해주고 있다.■생활밀착형 행정과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70세 이상 어르신 및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어르신을 대상으로 1인당 연간 12매(월 1매)의 목욕상품권을 지급한다. 관내 목욕업소 5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어르신들의 청결상태를 개선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는 측면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목욕업소 이용으로 지역상권 활성화 측면도 고려하여 추진하고 있다.지난 4월에는 경북신용보증재단, NH농협은행 영양군지부와 ‘영양군 소상공인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소상공인특례보증 및 이차보전 등 금융지원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실제 15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특례보증 시행 1개월 만에 65건, 10억원의 신청을 받는 등 소상공인 재정 부담 완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지역경제 활성화와 축제를 통한 화합영양군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과 직원 석회 개최로 직접적인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그 시작은 올해 1월 유도 종목의 동계훈련지 유치로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크게 기여했다.영양군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1회성 이벤트 행사가 아닌 꾸준히 지속적으로 훈련 선수단 유치를 할 수 있도록 타 종목 협회와도 지속적으로 연계해 다양한 종목의 전지훈련을 유치할 예정이다. 또 도심 중심의 활력을 불어놓기 위한 대책의 또 다른 방안으로는 지난 2월부터 직원 석회를 마친 후 식사를 하는 자리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제15회 영양산나물축제’는 영양 대표 축제를 넘어 전국축제로 발돋음하는 계기가 되었다. 4일간 총 16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영양군 축제 역사상 역대급 기록을 세웠으며, 약 56억원의 직접 경제효과 발생으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다.■에너지 복지의 실현과 행복 영양을 위한 발걸음영양군은 LPG배관망 지원사업을 통해 군민들의 난방비 부담 경감으로 도시가스 미공급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군민에게 에너지 복지 실현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고자 올 하반기에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영양읍 일원 8개리(동·서부리, 현 1리, 황용리) 2천300세대에 LPG 공급을 목표로 30t 저장탱크 3기, 가스보일러(30평형) 설치, 금속배관 교체, 가스 누출 경보기, 타이머 콕 등을 설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살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영양을 만들기 위한 변화도 추진한다. 정이 넘치고 문화가 가득한 행복마을 조성을 위한 도시재생뉴딜사업 추진 등이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도시재생전략계획 수립에 따른 사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으며, 주민참여 활성화와 역량 강화를 위한 도시재생 아카데미 운영과 도시재생 코디네이터 양성과정을 통해 예비 코디네이터도 선발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중견기업 교촌에프앤비(주)와 도시재생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해 100년 이상 운영되었던 우리나라 최고 양조장인 ‘영양양조장’을 재생해 지역 청년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했다.■의료 사각지대 제로화와 만성적 일손부족 해결육지 속의 섬 영양군 오지 마을의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영양군보건소에서는 보건 의료 혜택이 취약한 38개 리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오지마을 건강사랑방’을 운영하고 있다.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의료취약지역으로 이동진료버스를 이용해 순회 진료를 하며 보편적 군민 의료권 보장이라는 틀 안에서 영양군 자체 사업으로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오도창 군수는 전국에서 선도적으로 추진해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는 계절근로자 사업을 올해부터는 확대해 추진하고 있다. 매년 사업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올해는 농가당 고용인원 증대와 참여 근로자 연령을 낮춰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도움을 주고 있다.■부자농촌 건설과 체류형 관광 모색영양군은 땀 흘려 일한 가치를 가격으로 인정받는 영농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전국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 영양고추를 최고의 가격으로 대우받을 수 있도록 근본적인 체질개선에 나서 기존 1회에서 2회로 수매 가격 결정 횟수를 늘려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강화했다. 또 출하장려금을 kg당 100원에서 금년부터 200원으로 인상함으로써 농가에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구축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이외에도 농산물 공동브랜드 개발, 통합 유통사업단 발족, 로컬푸드 직매장 개설, 채소 전문단지 유통센터(APC) 건립 등 농정분야에도 발전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체류형 관광으로의 변신은 영양이 가진 청정자연과 인문학 가치의 연결로 시작한다. 지난 2018년 4월에 개원한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의 운영 방향을 새롭게 모색해 각종 편의시설 확충과 직원 서비스 역량강화 교육 실시, 표준화된 해설 매뉴얼 제공, 가성비 높은 저렴한 체험여행 상품 제공 그리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문체부로부터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대상을 수상한 ‘음식디미방’을 활용해 영양다움의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소통과 공감을 향해 나서다오도창 군수는 6.13 지방선거와 과거 대규모 토목사업 등으로 나뉘어진 민심을 하나로 묶고 이를 발전 동력으로 삼기 위해 다양한 소통 방식 마련과 대민접점 확대에 심혈을 기울였다. 읍면 행정을 강화하고, 군정알리미 시스템 구축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소통 행정을 구축할 예정이며, 구성의 민주성과 평가의 전문성, 참여범위의 다양성을 반영한 ‘영양군수 공약 군민평가단’ 위촉으로 군민 다수가 공감하는 정책 입안과 객관적 평가를 지향하고 있다.지난 1년간 영양군은 대내외적인 변화의 흐름과 영양이 지닌 지역적 특성을 살린 차별화에 역점을 두고 군정을 추진했다.이와 관련 오 군수는 “주민의 참여가 지역 발전의 성장동력임을 명심하고, 군민들과의 소통을 기본으로 시대의 흐름에 반하는 제도와 틀은 과감히 바꿔가겠다”고 약속했다./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19-06-23

도심 곳곳 숲과 맑은 물… 다음 세대 물려줄 ‘색깔있는 변신’ 시도

포항시는 1948년 정부 수립 이듬해인 1949년 영일군에서 분리돼 시로 승격했다. 70년 전 포항은 일제 강점기의 형산강 제방공사로 만들어진 농경지를 경장하고, 정어리잡이 등의 농수산업이 주요 산업의 근간이었다. 이후 ‘영일만의 기적’이라는 포항제철이 들어서면서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를 기반으로 형성된 도시형태가 70년 역사를 거슬러 새롭게 변화했다. 포항시는 우리나라 산업화와 근대화를 견인해 온 세계 제1의 철강도시로 명성을 떨쳤다. 명실공히 경북 제1의 도시로 우뚝 선 포항은 최근 들어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길이 없어지고 도시 숲이 조성되는 등 녹색 생태도시를 꿈꾸며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그린웨이 (Green Way)전국적으로 웰빙(well-being)과 힐링(healing) 바람이 불고 있다. 쾌적한 생활환경을 누리며 건강을 도모하는 행복한 삶이 각광받으면서 포항시도 철강산업도시 이미지를 벗어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포항시는 도심과 숲이 어우러지는 친환경 녹색도시를 모토로 그린웨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땅을 일궈 정성껏 심은 나무 하나하나가 모여서 숲이 되고 그 숲에서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생기는 생태도시를 최종 목표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린웨이 프로젝트’로 이름 붙여진 이 사업은 친환경 녹색도시를 통해 시민이 행복하고 미래가 풍요로운 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사람과 도시, 생태와 문화, 그리고 산업경제가 하나의 정책으로 연결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의 기반을 마련해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공해와 무분별한 이용으로 시달려온 도시 자체를 생태적으로 건강하게 가꾸는 것이 도시의 경쟁력”이라면서 “회색 광장과 콘크리트를 맑은 물과 푸른 숲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바꾸는 한편, 그렇게 만들어진 도시숲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린웨이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휴식과 건전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도심 속의 공원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개발이 가져다주는 달콤함 때문에 자꾸 늘어나던 회색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로 도심숲이 들어서면서 철강산업도시라는 딱딱하고 강한 이미지가 녹색도시로 점차 순화되고 있다.특히, 포항 효자역과 옛 포항역 사이 동해남부선 폐선부지가 100여 년간의 철도역사에 마침표를 찍고 도시숲으로 다시 태어났다.옛 포항역에서 효자역까지 4.3km 구간의 철길숲이 준공됨에 따라 먼저 도시숲으로 조성된 옛 포항역 북측 2.3km 구간과 더불어 6.6km의 도심 내 폐선부지가 전부 도시숲으로 변모하게 돼 포항시는 녹색생태도시를 지향하는 그린웨이 프로젝트의 완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이 철길숲은 2015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4년간 258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도시숲으로 조성됐으며, 한국철도공사 및 한국철도시설공단과의 협의로 철도부지 무상사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약 2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이와 함께 최근 준공된 송림 테마거리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오어지둘레길 등을 비롯하여 기존 ‘형산강 프로젝트’와 ‘도시재창조 프로젝트’, ‘해오름동맹’ 등과 연계한 30여개 사업이 점차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그린웨이 프로잭트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문화·여가 공간을 제공하고 도시재생 및 도심경관의 보전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자전거 활성화 및 녹색교통체계 구축, 도시열섬현상 및 각종 소음 완화, 대기오염물질 저감 등을 통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성과는 각종 수상으로 이어졌다.‘2016년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상과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최우수상을 받는 등 지방자치단체 ‘지역개발’ 분야의 우수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새 정부 공약인 ‘미세먼지 없는 푸른 대한민국’ 정책과도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앞으로 포항시는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저해요인으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지속가능한 생태도시의 기반을 마련하는데도 주력할 방침이다.우선 ‘스마트 에코시티’ 포항 건설을 위한 환경비전을 제시한 데 이어, 사람중심의 녹색생태도시와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선도도시, 기후변화에 강한 행복도시, 지속가능한 자원 순환도시 등 4대 목표를 설정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또 자연환경과 물 환경, 토양·지하수, 대기, 소음진동 및 유해물질, 폐기물, 산림녹지, 에너지, 기후변화, 연안환경, 건강 및 재난재해, 농수산, 환경정책 등 총 13개 분야의 122개 단위사업을 통해 100세 시대에 걸맞은 사람중심의 도시환경을 마련하고자 단계적으로 시민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친환경생태도시이강덕 시장은 평소 “과거 개발논리로 주변으로 밀려나 있던 생태·문화적 자원이 이제는 사람이 모여들고 도시를 살리는 생명의 움직임으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건강한 생태도시를 조성하여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하는 만큼 시민과 함께하는 환경행정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다.이 같은 이 시장의 신조에 따라 포항시는 미세먼지와 폭염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한 숨을 쉴 수 있도록 ‘미세먼지 저감숲’과 ‘방재형 도시숲’ 등 도심 녹색 벨트를 확충해 나가는 한편, 갇혀버린 도심 물길을 되살려 도시재생은 물론 새로운 수변공간으로 자리 잡게 하는 ‘도심하천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이와 관련해 중금속 오염 논란이 일었던 형산강에 대한 생태복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우선 형산강 환경준설, 공단 유수지 준설, 시내하천 준설, 구무천 준설사업과 연계한 하수도 준설물 분리처리시설을 설치하고 형산강 수생생태계에 대한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또한, 환경부로부터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사업으로 선정된 3개 사업(완충저류시설 설치사업, 철강공단 하수관거 정비사업, 구무천 및 공단천 생태하천복원사업)과 함께 형산강 본류 하천복원 시범사업 역시도 차질이 없이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포항시는 이와 함께 ‘건강하고 안전한 지속가능한 미래 포항 건설’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실질적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의 주요 기업체와 ‘미세먼지 저감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해당 기업들은 주요 도로 담당구역을 정해 저감사업(Clean Road)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특히 전국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이동식 환경측정차량을 운행, 미세먼지 측정 사각지대를 제로화하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수시로 이동 측정해 환경관제센터 시스템과 연계 운영하기로 하는 등 민(民)·산(産)·관(官)이 상호 협력하여 미세먼지 발생량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공단 추진, 시민건강 보호, 친환경 녹색도시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포항시는 이 밖에도 7곳의 환경측정소 확충, 전기자동차에 대한 획기적 투자,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유도, 주요 도로변 진공청소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선제적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실제로 최근 포항지역 미세먼지 측정 결과, ‘보통’ 단계를 유지하는 등 ‘그린웨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도시숲과 녹색벨트 조성 등으로 인해 고농도 미세먼지의 저감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호평받고 있다./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2019-06-20

신진 등장·세대교체 등 승패 가를 변수 많아 하마평 무성

보수의 본산이라고 불리는 구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장세용 구미시장이 당선되는 대이변이 발생했다. 또 경북도지사 선거에서는 오중기 후보가 34%를 득표하며 선전을 벌였다. 대구지역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인해 보수진영이 갈라져 여야4당(한국당 8석, 더불어민주당 2석, 대한애국당 1석, 바른미래당 1석) 구도가 됐다. 실제 한국당이 10석이었으나 조원진(대구 달서병),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해 각각 대한애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합류하면서 총 8석만 확보하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의 21대 총선 관전 포인트는 한국당이 TK지역을 독식할 지, 아니면 정치적 다원주의를 구축, TK가 새로운 열린사회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다. 이는 TK가 보수의 텃밭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TK의 정치적 고립과 맞물려 있어 더욱 관심사다. 시류에 발맞춰 대구, 경북의 정치 세평도 점차 드세지는 분위기다. 특히 요즘 TK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속마음이 편치 않다. 중앙당에서 틈만 나면 뒤흔들고 있어서다. 실제, 중앙당이 인재 영입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 판이 뒤집혀질지 아무도 모르는 법. 그래서일까. 지역에서도 신진들의 등장과 세대교체, 현역의원들의 생환 여부 등이 벌써 하마평이다. 경북매일에서는 창간 29주년을 맞아 TK지역 중 화제의 지역을 짚어 봤다.고령·성주·칠곡이완영 의원 의원직 상실에“한국당 공천 잡자” 신경전 치열인구 11만 칠곡 민심잡기 ‘관건’일단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이 선거구가 주목받는 것은 이완영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무고 혐의 등으로 기소돼 의원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현역이 사라졌다는 것은 신진에겐 더없는 ‘빅 찬스’다. 특히 지역적 특색상 이미 한국당 공천을 노리는 후보들이 줄을 서 있다.경찰서장과 재선 기초단체장을 지낸 후 현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항곤 전 성주군수와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이인기 전 의원, 칠곡 출신의 정희용 경북도 경제특별보좌관,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성주 출신의 홍지만 전 의원, 성주 출신 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 전화식 전 성주 부군수, 최도열 국가발전정책연구원장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칠곡이 고향인 송필각 전 경북도의회 의장 얘기도 나돈다. 특히 오는 28일 고령에서 특강을 할 예정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고령·성주·칠곡에 출마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그의 고향은 고령이다. 후보군들이 넘쳐나면서 물밑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가깝다는 친분과시다. 실제 모 인사는 황 대표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주면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다른 인사도 ‘황 대표로부터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받았다’며 ‘황심’을 내세우고 있다. 모두 팩트를 알 수 없다보니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정말 황 대표와 주고받은 메시지냐는 말까지 나온다.고지 달성은 칠곡 민심을 누가 잡느냐에 달려있다. 4월 기준으로 칠곡의 인구수는 11만8천명, 성주는 4만4천, 고령은 3만2천명이다. 한국당 중앙당 입장에서 볼 때 이곳은 맞춤형 공천이 가능하다. 현역의원이 없기에 당이 제시하는 정체성과 가이드라인에 맞을 경우 내려꽂기가 가능한 것이다. 지역에서는 미래 정치지도자로 키울 수 있는 청년층의 후보를 희망하는 소리도 자주 들리고 있다.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백선기 칠곡군수도 여지가 남아 있다. 그는 칠곡군수를 3연임, 비교적 지지층이 두텁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장세호 전 칠곡군수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장 전 군수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백선기 칠곡군수에게 3.74% 차이로 아쉽게 패배한 바 있다. 민주당도 도내 다른 지역보다 이 선거구는 해볼만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칠곡군수 선거 당시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역전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하나의 근거로 들고 있다. 선거를 치러보니 자유한국당을 싫어하는 층들이 예상외로 많더라는 것이다. 실제 칠곡에는 구미에서 직장을 다니는 젊은 층들이 많은데, 이들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상주·군위·의성·청송전·현직 의원, 현 당협위원장 격돌상주시장 재선과 맞물려 ‘이목’청송, 지역구 재편 가능성도 커도내 다른 지역처럼 이 선거구 역시 보수층 지지 경향이 높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의 구도가 어떻게 짜여질지가 더 관심사항이다. 일단은 전·현직 의원과 현 당협위원장 간의 대격돌이 주목되는 격전지다. 현역은 3선의 한국당 김재원 의원과 비례대표인 임이자 의원이다. 초선인 임 의원은 얼마 전 상주로 주소를 옮긴 뒤 상주보 철거 문제와 의성 쓰레기 산 등에 관심을 쏟으며 뛰고 있다. 20대 총선에 당선됐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김종태 전 의원 또한 재도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두 명의 현역 의원에다 전직 의원이 있지만 현 당협위원장은 박영문 전 KBS미디어 사장이다. 이러다보니 현재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 당연히 온갖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이 지역은 지난 20대 총선 때도 매우 시끄러웠다. TK지역에서도 손꼽히는 복잡하고 특이한 지역구도가 혼돈의 바탕이다. 20대 총선에서는 친박계 실세인 김재원 의원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주 후보간에 단일화가 추진되면서 김종태 전 의원이 당선됐다. 이후 김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고, 재선거에서 상주 출신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의성 출신인 김재원 의원이 고지를 탈환했다.그러나 3선의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무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20대 총선 경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후 당원권이 정지되면서 당협위원장 자리를 박영문 전 KBS미디어 사장이 꿰찼다.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김 의원이 1심과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21대 공천 경쟁이 복잡 미묘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더욱이 김 의원은 최근 황교안 대표의 측근으로 부각되고 있고, 차기 예결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지역 정가에서는 △김재원 의원의 거취 △황천모 상주시장 재판 △소지역주의 △보수결집 또는 분열 등에 따라 선거판이 출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항간에는 김 의원이 민주당 홍의락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북을로 지역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본인과 무관하게 흘러나오고 있어 실제 성사될지가 관심사다. 김 의원이 거처를 옮긴다면 여기도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이 선거구는 내년 총선 선거 때 시장 선거도 같이 실시될 수도 있다. 황천모 시장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는데,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가 되지 않으면 재선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흐름으로 보아 내년 선거 전에 3심까지의 재판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총선과 시장선거가 맞물리면서 판을 후끈 더 달아오르게 할 전망이다.지역의 한 인사는 “내년 총선까지 후보들이 국회의원과 시장을 놓고 합종연횡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역대 어느 때보다 혼탁해지고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후보군 중 일부가 총선이 아닌 상주시장 선거로 방향을 틀거나, 상주시장에 출마했으나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2018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김천시장 출마를 위해 한국당 공천을 신청했던 최대원 후보가 경선 패배한 뒤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해 500표차로 떨어진 것이 단적인 예다.여당인 민주당에서는 김영태 지역위원장이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서 자랐지만 상주 출신인 김 위원장은 2017년 재보궐선거에서 17.58%의 득표율을 올렸다. 다만, 이 선거구는 현 지역구가 유지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일부에서는 청송이 강석호 의원의 지역구인 영양·영덕·봉화·울진 지역구로 묶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럴 경우 이곳의 선거구는 상주를 중심으로 재편이 불가피, 지금의 선거구도가 다시 출렁일 수밖에 없다.포항 북, 포항 남·울릉리턴매치 성사 관심사 포항북김정재·오중기 특별법 날선 공방남울릉엔 3선도전 박명재의원과박승호 전 포항시장 신경전 치열포항북 지역은 리턴매치 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지난 총선 당시 한국당 김정재 의원과 무소속 박승호 전 포항시장, 민주당 오중기 지역위원장이 대결을 펼쳤다. 지난 20대 선거 결과를 보면 한국당 김 후보는 43.39%를 득표했고, 박 전 시장은 38.84%, 오 위원장은 12.71%를 받았다. 이후 박 전 시장은 최근 주변인사들에게 포항 남·울릉 출마를 시사해, 이번 리턴매치 때는 김 의원과 오 위원장 간의 맞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은 포항지진특별법 제정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이는 등 벌써부터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특히 오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34.32%를 득표한 저력을 바탕으로 한 번 해볼만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김 의원 역시 지난 총선 당시 경쟁을 펼쳤던 박 전 시장이 포항 남·울릉으로 지역구를 옮기는 이상 재선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수의 텃밭인 만큼 김 의원은 1차적으로 당내 공천경쟁을 뚫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뚜렷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당내 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허명환 강남대 석좌교수, 모성은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 이상휘 세명대 교수 등이 김 의원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포항남·울릉 지역은 박명재 의원의 3선 성공 여부와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박 의원의 아성을 뛰어넘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박승호 전 시장이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이 선거구 출마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두 사람의 지지측은 이미 신경전이 치열하다. 박 전 시장이 한국당 경선에 나갈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는 현재 무소속이다. 박 전 시장은 포항북구당협에서는 몇 번에 걸쳐 입당 신청을 했지만 복당이 불허됐다. 따라서 한국당 복당을 점치기가 쉽잖다. 입당된다면 박 의원과 공천경쟁을 펼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지만 복당이 불허될 경우 무소속 신분으로 박 의원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손발을 맞췄던 서장은 전 일본 히로시마총영사도 남·울릉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검찰 출신의 한 인사의 출마설도 나돈다. 김성렬 전 행정자치부 차관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포항시장 후보로 나선 허대만 지역위원장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이강덕 시장에게 불과 7.6% 차이로 패배할 만큼 나름의 인지도와 지지세를 자랑하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19-06-20

TK, 21대 총선 ‘보수 세력 독식 VS 다원주의 구축’ 관심사

21대 총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긴 시간 같기도 하지만 선거판 10개월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출마를 위해 움직이는 인사들의 총성 없는 물밑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할 수 있다.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앞으로 여야가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석수 확대 및 석패율제 등 다양한 변수는 남아 있다. 또 인구 하한선 미달로 지역구 조정이 필요한 지역도 예상되나, 현재로서는 어떤 지역이 어떻게 될지 가늠이 어렵다. 그러나 ‘승자독식 소선구제’의 총선 룰은 바뀌지 않는다. 총선 후보자들은 한 표 차이로 승리만 한다면 21대 여의도에 입성한다. 총선이 10개월 남았음에도 현역의원들이 지역구 관리에 올인하고, 후보자들이 지역에 얼굴을 알리며 인지도 쌓기에 나서는 등 벌써부터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다. 누가 뭐래도 대구·경북(TK) 정치권은 현재 보수 성향이 강하다. 자유당 시절만 하더라도 대구는 야도(野都)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보수의 본산으로 자리 잡혔다. 대구, 경북에서도 경북은 정치성향이 좀 더 독특하다. 경북지역 13석 모두 한국당 의원들이 당선됐을 정도로 한국당 독점구조의 정치지형을 구성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에서도 현역의원들은 한국당을 지켰다. 영원히 닫혀 있을 것만 같던 경북의 정치 성문. 그러나 지난해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많이 열렸었다.북구을3선 도전 민주 홍의락 의원 맞서한국당 최소 5명 공천혈투 예고정의당·무소속 후보도 채비대구 북구을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터를 잡고 3선을 노리는 곳이다.한국당은 오는 총선에서 당차원의 전력투구를 해야 할 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내 경선에는 김재원 의원, 박준섭 한국당 법률자문위원을 비롯 주성영·서상기 전 의원 및 이범찬 전 여의도연구원 자문위원 등 최소한 5명이 출마태세를 갖추고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여기에 정의당은 조명래 전 전국위원과 이영재 북구지역 위원장의 출마 거론되고 무소속의 황영헌 전 바른미래당 당협위원장도 출마태세를 가다듬고 있는 등 다양한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다.특히 대구시장 3선을 하지 않겠다고 알려진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권 도전에 앞서 이곳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한때 나돌기도 했지만, 해프닝에 그쳤다.최근에는 권 시장 출마 대신 행정·경제부시장 중 한명이 북구을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어 한국당 당내 경선에만 최소한 6명이 도전하는 상황이 될수도 있다.김재원 의원은 북구을로의 지역구 변경설에 극구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북구을 지역 의성향우회 등을 중심으로 출마설이 꾸준히 퍼지고 있어 진위를 파악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과거 의성에서 상주로 주소를 옮길 때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된 바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안팎의 관측이다.서상기 전 의원의 경우 일부에서 나이 등을 고려해 총선보다는 다른 쪽으로 선회했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총선이 가까워져야 당내 경선 참여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경북 울진이 고향인 주성영 전 의원은 북구을에 변호사 사무실을 두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북구을과 고향 지역구 출마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박준섭 변호사는 그동안 북구갑 출마에 이름을 올린 상태이지만, 지역내에서 참신성을 가진 젊은 정치신인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북구을에 도전해도 당내 경쟁 후보는 물론이고 본선에서도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정의당의 조명래 전 전국위원과 이영재 위원장은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로 결정되는 인사가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고 반(反)한국당 정서가 강한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외연확대에 노력하고 있다.무소속의 황영언 씨는 유성걸 전 의원과 함께 한국당 입당이 유보되면서 다시 입당절차를 거치게 되면 당내 도전에 나서고 그렇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수성갑차기 대권주자 김부겸의원 대항한국당 정치 1번지 탈환 사활김병준 비대위원장 차출 등중량감 있는 후보로 빅매치 예고대구정치 1번지인 수성갑 지역 역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의 지역구로 자유한국당 공략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지역구 관리에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돌면서 어느 때보다 한국당 측 인사들의 도전바람이 거세어지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장관직을 마치고 곧바로 지역구에 살다시피하면서 주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한국당 도전자들과의 일전채비를 갖춰가고 있다.한국당 당내 경선참여자로는 정순천 당협 위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등을 비롯, 남상석 전 한국당 대구시당 안보위원장과 김현익 변호사, 한국당 복당을 기다리는 김경동 전 바른미래당 수성갑지역위원장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차출설도 꾸준히 나도면서 빅매치로 총선이 치처질 것으로 점쳐지는 지역이다.김 전 위원장은 2개월여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영남대에서 특강을 한데 이어 수성구 지역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가져 수성갑 차출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성주에서 태어나 초·중·고교와 대학을 모두 대구에서 나온 김 전 위원장이 고향에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언급했지만, 항상 당을 위해 국민의 원하는대로 희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어 한국당 내 험지에 속하는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만일 김 전 위원장이 출마한다면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을 통해 성사될 것으로 지역 정가는 보고 있다.이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부겸 의원에 대적할 만한 인물로는 현재 당내에서 거론되는 인사들로서는 중량감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 당 내외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미 출마준비를 해온 한국당 내 경선 인사 중 정순천 당협위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그동안 수성갑 당선의 바로미터는 지역민과의 친밀감과 밀착력이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과거처럼 낙하산 인사를 공천하게 되면 필패의 카드가 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이러한 주장에도 당 내외에서는 수성갑은 대구 정치1번지라는 상징성과 대구·경북지역 판세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하고 한국당 입장에서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지역이고 여당 후보가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만큼 한국당에서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중·남구초선 강세 전통에 물갈이 기대감10여명 후보군 출마 움직임재선 도전 곽상도 의원 대적한국당서만 5~6명 공략 나설 듯대구 중·남구는 그동안 지역 유권자들이 초선의원만을 배출할 만큼 재선 도전의 무덤으로 유명하다.현재 한국당의 곽상도 의원이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 재선을 노리는 상황에서 당내에는 배영식 전 의원과 임병헌 전 남구청장,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임형길 전 홍준표 당 대표 특보, 강연재 홍준표 전 당대표 법무특보 등 5∼6명이 한국당 공천 도전자 그룹으로 알려지고 있다.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과 김현철 전 남구의회 의장 등이 준비중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김희국 전 의원과 윤순영 전 중구청장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당 경선의 경우 최근 곽 의원이 당내 저격수 역할을 하면서 인지도와 지지도 면에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당협위원장직은 물론이고 당 공천에도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성사되리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당 경선 참여 예정자들은 당 비대위 시절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판단 아래 당협위원장직과 경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이 중 배영식 전 의원은 황교안 당 대표와 대학 동문인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생애 마지막 총선에 도전한다는 각오로 지역구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임병헌 전 남구청장은 3선의 구청장을 역임하면서 누구보다 지역의 어려운 점을 가장 많이 알고 있어 지역민과의 접촉을 표심으로 연결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역민과 소통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이인선 대경경자청장은 청장 임기를 다 채우고 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는데 매진하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지난번 총선때 당내 경선에서 지역구를 옮겨야 하는 아픔을 겪은 만큼 이번 도전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는데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도건우 전 대경경자청장은 권영진 시장의 후광을 업고 중·남구에 출마해 권 시장의 시정 행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당협위원장 공모에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임형길 전 특보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당내 중구청장 경선후보로 나섰던 경험과 홍준표 전 당대표와의 인연 등을 강점으로 참신성을 내세우며 오는 총선에 반드시 출마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홍준표 전 당 대표키즈인 강연재 법무특보는 대구 신명여고를 졸업한 지역 출신으로 지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노원구병’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바 있어 중·남구를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민주당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은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지난 2008년과 지난 2012년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선 경험이 있고 당내 중량감 있는 후보군에 포함돼 있어 항상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당이 차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바른미래당에는 김희국 전 의원과 윤순영 전 중구청장도 총선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김희국 전 의원은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통해 의원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윤 전 청장은 최근 사단법인 ‘여성과 도시’ 초대 이사장에 취임하는 등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9-06-20

포스코 새 경영이념 ‘기업시민’… 미래 이끌 성장 에너지

“지금 우리는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새로운 성장방식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지난해 7월 27일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포스코그룹 스스로가 사회의 일원이 돼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포스코’를 새로운 경영이념으로 내세웠다. 국내 대기업은 어디라고 할 것 없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지만, 포스코의 기업시민 개념은 남다르다. 포스코의 기업시민 개념은 창립 초기부터 이어져온 ‘제철보국’정신을 이어받았다. 단순하게 착한 기업으로서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포스코의 새로운 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다.□왜 기업시민인가위대한 기업은 규모, 경쟁력, 핵심역량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 위대한 기업들을 사업(business)을 통해 경제적 성과를 잘 거두면서도 미래를 위해 사회(society)와 사람(people)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수행한다. 사회는 기업이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토양이고, 사람은 기업을 성장시키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지속 성장을 위해서 늘 관심 가지고 키워나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과거 한때 대마불사의 시대가 있었다. 한마디로 큰 기업이 위대한 기업으로 인정받는 시대였다. 미국의 글로벌 경제지 포춘지(Fortune)는 1955년부터 전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1980년대 들어 순위에 오른 기업들이 계속 머무는 기간이 계속 짧아졌고, 심지어 사라지는 일이 빈번해(1994년 생존기업 160개로 생존 확률 32%)지면서 더 이상 큰 기업이 위대한 기업이 아닌 시대가 도래했다.이에 포춘지는 1983년부터 존경받는 기업(The admired companies)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제 글로벌 경쟁의 시대를 넘어 세계 경제는 지금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생각하는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돈을 버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벌고, 미래 사회를 위해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 지가 중시되고 있다.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최근 국내 기업들도 사회적 가치 중시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SK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통해 미래 기업가치를 한 단계 상승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을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로 정하고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포스코는 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51년은 한국 경제의 성장에 발맞추고 기여하는데 주력해 왔고, 그 중심에는 제철보국이라는 철학이 자리하고 있었다.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정확히 읽어내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포스코가 앞으로 맞이할 미래에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경제적 도전과 사회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미래 50년을 성공으로 이끌 정신과 가치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만 다를 뿐이다. 포스코는 창립 이후, 시대적 요구를 회피하려고 하기보다는 지역과 공생하고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서 다양한 공헌활동을 추진해왔다. 남들이 낸 길을 따라 가기 보다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왔고, 혼자 잘 되기보다는 다 같이 잘되기 위한 길을 선택해 왔다. 포스코에는 바로 이러한 기업의 체질 속에서 이미 시대의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려는 DNA가 자리잡고 있다.□포스코의 기업시민포스코는 지난해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이에 따른 경영비전을 ‘위드 포스코(With POSCO), 위아더 포스코(We’re the POSCO)’로 정했다. 지난 50년의 발전 동력이 ‘제철보국’ 이였다면, 미래 50년의 성장 에너지를 ‘기업시민’이라고 정한 것이다.시민이란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들과 연대감을 갖고, 상대를 존중하며,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시민이라 함은 기업에 시민이란 인격을 부여하여 기존 경제적 주체로서의 역할에 더하여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포스코는 창립 이래 꾸준한 성장과 함께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다양한 공익적 활동을 추진해 왔다. 포항과 광양지역의 교육과 문화 인프라를 조성하고, 제철장학회와 포항공대 설립 등 인재양성에도 꾸준히 매진해 왔다. 또한 포스코청암재단, 포스코봉사단, 포스코1%나눔재단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해 왔다. 이처럼 다양한 공익 활동을 통해 기업사회공헌의 롤모델을 제시하고 국민기업으로 자리매김을 했으나, 그 동안의 국민기업과 같은 표현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수동적, 피동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것은 이제 포스코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기업시민으로서 자발적이고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자세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 하는 경영활동을 펼쳐나가겠다는 큰 뜻이 담긴 것이다.포스코의 기업시민 개념은,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과 역할 확대에 따라, 기업이 기존의 경제주체 역할에 더하여 사회 이슈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것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활동을 의미한다.따라서 포스코 기업시민 경영이념은 경영비전과 각 부문의 역할은 물론, 인재상, 임직원 자세와도 일관되게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포스코는 향후 그룹의 모든 경영활동은 기업시민 이념에 부합되도록 추진할 예정이며, 임직원들도 일상 업무에서 자연스럽게 기업시민 이념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즉, 기업시민활동이란 포스코그룹 임직원들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부가적인 활동이 아니라 평소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기업시민 관점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고, 자신의 행동 중에서 무엇을 바꿔 나가야 할지를 고민하며 업무를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기업시민 관련 조직신설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지난 3월 15일 포스코 기업시민 경영이념과 기업시민활동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포스코 그룹의 최고 자문기구로 기업시민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기업시민위원회는 사외전문가 및 사내외 이사 총 7명으로 구성되며, 경영, 법학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 전문가 3인을 기업시민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함으로써, 기업시민 활동이 기존의 사회공헌적 성격을 넘어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포스코 기업시민위원회는 매 분기별로 개최되며, 향후 포스코그룹 기업시민 전략에 대한 자문과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트렌드 변화에 대한 제언은 물론 기업시민활동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성과점검 등을 맡아 수행하게 된다.포스코는 앞으로도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경제적 가치 창출을 모색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등을 기업시민위원회를 통해 자문을 받아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올 초에 신설된 기업시민실은 포스코그룹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사업을 주도해 나간다. 기업시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직원들의 활동 방향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기업시민실은 지난 4월 1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포항시와 함께 환호공원 명소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환호공원이 전국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포스코의 철강재를 이용한 세계적 작가의 철강 조형물을 설치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또 1% 나눔재단을 기부자와 함께하는 활동, 임직원들이 공감하는 사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직원들의 봉사활동은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재능봉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그 첫 활동으로 지난 1월 지난 한 해 동안 봉사와 나눔 활동에 앞장서 온 포스코와 그룹사, 해외법인, 협력사의 임직원 봉사단 및 외부 파트너기관을 대상으로 2018 기업시민 봉사상을 수여했다. 3월에는 기존 러브레터를 기업시민 러브레터로 개편하고 쌍방향 소통을 강화했다. 사회적 이슈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더욱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앞으로 포스코 기업시민실은 사회적 니즈에 부합하는 새로운 공헌활동을 추진함으로써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선순환 되는 사회공헌 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지난 3월, 포항공대 융합문명연구원에는 기업시민연구소(Corporate Citizenship Research Institute)가 마련됐다. 이 곳에서는 기업시민 연구와 사회적 가치 연구, 융합적 연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학술적 연구와 사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기업시민 연구활동은 학술적 연구 중심으로 수행하며, 기업시민의 개념과 필요성, 역할, 역량, 활동방향 등 개념적인 정의와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9-06-20

설렘 가득 안고 떠나는 ‘경북의 푸른 바닷길’ 1천300리

사파이어 색채로 빛나는 동해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해방감과 시원스러움을 선물하는 ‘경북의 보물’이다. 짙푸른 바다를 따라 들어선 수백 개의 크고 작은 마을마다 귀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동해의 푸른 길 537km를 스토리텔링화 한다면 ‘최고의 관광자원’이 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 하다.경북 동해안은 많은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남해와 서해만큼 관광객이 찾아오지 않는다. 경북도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바다와 그곳을 삶의 터전 삼아 살아온 사람들, 동해만의 독특한 문화와 맛깔스런 음식, 해양스포츠 등 다양한 즐길거리와 역사 유적을 찾아내 소개하는 일은 경북이 ‘관광 1번지’로 도약하는데 작지 않은 도움을 줄 것임이 분명하다.젊은 시인 이병철이 바로 이 역할을 맡아 ‘경북의 푸른 바닷길’ 1천300리를 독자들과 함께 걷고자 한다. 2020년은 ‘대구·경북 관광의 해’다. 동해의 진면목을 발견하고 소개할 본지의 기획 연재기사가 ‘대구·경북 관광 활성화’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혹은 내가 투구게처럼 갑갑하게 느껴지고 이 한 줌 하찮은 삶도 갑자기 자갈밭을 갈고 있는 보습처럼 못 견디게 더워져서, 마침내 삶의 화두가 뻗쳐올라와 물집투성이인 얼굴이 되었을 때 다시금 나는 떠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석굴암 본존불상 아미타불과 경주에서 강릉까지 가는 7번국도를 떠올리고 있었다.”윤대녕의 소설 ‘신라의 푸른 길’을 스무 살에 읽었다. 첫 단락만 읽고도 벌써 몸을 떨며 전율한 스무 살 여름, 나는 경주에서 속초까지 가는 7번국도를 여행했다. 경주 감포 문무대왕릉과 감은사지에서 출발해 호미곶을 경유하는 동안 두 눈이 파랗게 짓물렀다. 울진 월송정과 망양정에 올라 송강 정철을 생각하고, 동해 추암 촛대바위와 양양 낙산 해변의 일출을 불덩어리처럼 삼켰다. 새벽까지 마신 술 냄새로 숨 쉴 때마다 대기를 오염시키며, 좀비처럼 설악산 대청봉까지 오르기도 했다.지금 돌아보니 꽤나 조숙했던 여행이다. 아니다. 그저 또래들보다 조숙하게 보이고 싶던 지적 허영의 방랑이었다. 그때 고작 몇 줄 주워 읽은 문장, 마구잡이로 눈에 욱여넣은 풍경들, 주머니가 얇아 컵라면 따위로 때운 식사만으로 동해의 바닷길을 다 알았다고 생각했다. 다 안다고 생각하니 시시했다. 그래서 십여 년 동안 그 길에 다시 오르지 않았다. 동해보다는 남해로, 바다보다는 강으로, 영남보다는 호남으로, 국내보다는 국외로 나다니는 사이 나는 서른 중반이 되었다. 포항은 볼락 낚시한다고 자주 드나들었지만 경주와 영덕은 생김새마저 가물가물했다. 철 지난 영화처럼 색이 바란 ‘푸른 길’을 다시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로 복원시킨 건 한 편의 시였다.시인은 “화랑세기에 의하면 내 출생지가 사막이라고 기재되었으나/ 앞뒤 문장은 사나운 모래폭풍에 유실되었다”(이경교, ‘모래의 시’)고 고백하면서 ‘화랑세기’ 필사본을 둘러싼 진위논란의 풍문을 주석에 붙였다. 거기서부터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화랑세기’와 관련된 문헌들을 닥치는 대로 읽고, 전래동화쯤으로 여기던 ‘삼국유사’를 다시 들여다봤다. 특히 소설가 김별아의 연재 ‘경주 월성을 걷는 시간’을 탐독한 것은 모처럼 정신을 달뜨게 한 황홀한 독서 체험이었다.그렇게 며칠 밤 ‘신라’로 거슬러 간 내 마음은 결국 십여 년 동안 덮어두었던 ‘신라의 푸른 길’을 다시 펼치게 했다. 소설의 주인공인 ‘나’, 그리고 경주발 강릉행 버스에서 ‘나’와 우연히 동석한 ‘안인숙’은 서른네 살 동갑인데, 나이를 더 먹기 전에 나는 그들과 비슷한 감수성으로 ‘신라의 푸른 길’을 소설처럼 걷고 싶어졌다. 그러자 동해 바닷길이 내 내면에서 마치 “꽃다님보단도 아름다운 빛”(서정주, ‘화사’)을 지닌 한 마리 뱀이 되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당위는 충분했다. 경북매일신문이 마침 경북 바닷길 537km 기행문의 연재를 제안해온 것이다.여행과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다시금 떠나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갈아입을 옷 몇 벌과 책 몇 권, 그리고 운명처럼 ‘수로부인’을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헛된 기대감도 함께 가방에 넣었다. 부산, 통영, 거제, 남해가 얼마나 아름다운 수평선을 지녔는지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여수, 순천, 보성, 목포가 거느린 남도 음식의 황홀한 맛도 익숙하다. 나는 수도권에서 가까운 속초와 안면도에 가 일출과 일몰을 보고, 여름휴가는 제주도로 다니는 서울 사람이다. 나와 경북 바닷길 537km는 아직 손도 잡지 못한, ‘썸’ 타는 사이인 셈이다. 경북 바닷길의 ‘맛과 멋’을 탐색하는 여정은 연애와 흡사한 호기심과 설렘을 일으켰다. 그 푸른 손등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순간, 손끝에서부터 내 온몸을 투명하게 물들일 동해의 스킨십을 나는 거부하지 않으리라.설렘은 늘 불안과 함께 온다. 잠이 불편했는지 어깨가 결렸다. 악몽을 꿨으니 그럴 만했다. 초등학교 1학년 운동회 전날 밤, 달리기 시합을 앞둔 여덟 살 소년의 꿈에 뱀이 출몰했다. 부엌 싱크대 수도꼭지에서 살모사 한 마리가 꾸물꾸물 기어 나왔다. 그 꿈을 꾸고는 1등으로 골인했다. 길몽이었지만, 지금도 생생한 그 꿈의 질감과 색감과 냄새는 분명 불길한 것이었다. 그날 이후 뱀은 내게 매혹이자 공포의 원형(原形)이 되었다. 마음에 근심이 가득하면 꿈자리에 꼭 뱀이 기어 온다. 동해안 여행을 앞둔 밤, 거의 30년 전 그 매혹과 공포의 꿈을 다시 꿨다. 어떤 불안이 영혼을 잠식했을까. 아마도 ‘새로움’에 대한 강박이 수도꼭지에서 기어 나와 내 허벅다리부터 목덜미까지를 휘감은 것 같다. 수많은 이들이 동해 바닷길을 이야기해왔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모국어 활자로 인쇄되는 모든 매체가 7번국도 기행문을 한 번씩은 실었을 것이다. 이미 지나치게 많이 소비된 그 길을 무슨 재주로 새롭게 노래한단 말인가. 몹시 골똘해졌다.석가탄신일을 하루 앞둔 5월 둘째 주 토요일, 아침 일찍 차에 짐을 실었다. “불현듯 행장을 꾸리고 나는 정말 투구게 같은 모습으로 어깆어깆 길에 오른 것”이다. 낚시 도구들도 빼놓지 않았다.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가는 이 시기라면 울진과 영덕, 포항에서 농어와 볼락, 성대, 광어 등을 루어낚시로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물고기보다는 풍경을, 이야기를, 사람을, 맛을 더 많이 낚아야 한다. 그걸 실패하면 그때 물고기나 낚으며 답답한 속을 달래볼 심산이었다.서울을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에서 원주 방향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진입해 충주, 문경, 봉화를 차례로 지나는 동안 기행문의 주제와 구성에 대해 고민했다. 6개월 동안 매주 한 편, 여름 초입에서 겨울의 문턱까지 나는 독자들에게 꽤 웃기고 꽤 진지하면서 또 레퍼토리가 다양한, 신뢰할 만한 이야기꾼이 되어야만 한다.그러기 위해서 동해와 그곳에서 삶을 이어온 사람들, 그들이 만들어낸 문화와 선조들이 남긴 의미 있는 역사를 제대로 알 때까지 거듭 ‘눈이 시린 경북의 푸른 길’을 걸어보기로 했다.본격적인 연재에 앞서 거듭 밝혀두건대 이번 기행은 부산 기장에서 강원 고성까지 이어지는 7번국도 전체 구간을 답사하는 것이 아니라, 경주에서 울진까지 경북 바닷길로 한정했다. 지역 언론의 역할에 부합하고자 함인 동시에 보다 섬세하고 미시적인 시각으로 7번국도의 ‘허리’를 관찰하고자 함이다. 그래서 첫 번째 여정에는 울진과 영덕을, 두 번째에는 포항을, 세 번째에는 경주, 네 번째에는 다시 포항, 다섯 번째에는 울릉도를, 여섯 번째에는 다시 경주를, 그리고 마지막 일곱 번째에는 단풍에 울긋불긋 물들거나 또는 첫눈이 소담스레 내린 경주에서 울진까지를 두루 걷기로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다. 여행자는 즉흥과 이탈의 아름다움을 늘 사랑해야 한다.울진으로 가는 길, 활짝 열어둔 차창으로 “아까시 아까시 희디흰 꽃 냄새가 홍수로 번지”(김선우, ‘범람’)고 있었다. 7번국도 전체가 아까시 내음을 짙게 뿜어내는 한 마리 짐승으로 몸을 뒤챘다. 그 냄새에 나도 짐승처럼 몸이 달아올랐다. 꽃향기 환하게 밝혀드는 축제가 정신을 나른하게 하는데, 양 옆으로 스쳐 지나는 풍경들이 생경했다. 빽빽한 녹음 아래 새로 지은 펜션과 카페, 모던한 폰트의 간판들, 젊은 남녀들은 최신 유행의 난해한 패션을 걸치고 불영사를 향해 걸었다. 나는 뱀이 허물을 벗듯 새로운 몸짓과 숨결로 생동하는 경북 바닷길을 보았다.“언제까지 ‘신라의 푸른 길’에만 머물러 있을래?” 나는 스스로에게 묻고, 어떤 각성을 재촉하면서 차에서 내렸다. 내 걸음이 너무 늦게 당도했을까. 경북 바닷길 537km는 이미 망양정과 월송정, 영덕대게, 구룡포 과메기, 호미곶 상생의 손,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 등과 함께 ‘힙스터’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핫플레이스 카페와 럭셔리 풀빌라, 대게 피자와 과메기 파스타, 재즈 페스티벌이 공존하는 낯선 차원이 되어 있었다. 동해안을 따라 상하로 구불구불하게 굽은 국도가 어느새 낮게 누워 수평의 길이 되었다. 수평의 길 위에선 시간도 수평이 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일직선상에 나란히 병렬되어 시간 구분은 무의미하며,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모두 ‘영원’이라는 초월적 시간 안에 통일되는 것이다. 신라 천년 왕들의 무덤과 젊음의 거리 ‘황리단길’이 마주보고 있는 경주처럼 말이다.이제 나는 그 영원의 길을 걷고자 한다. 금강송 군락이 내 머리에 초록 휘파람을 부는 불영사 계곡으로 첫 걸음을 내딛는다. 저쪽 영원에서 이쪽 영원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무설설무법법(無說說無法法)’의 화두를 내 귓가에 속삭인다. 경전이나 교리가 아니더라도 참선하고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정말일까? 걷다 보니 어느새 극락도 부처도 가깝게만 느껴진다. 오늘은 불영사에 가 부처의 그림자를 보고,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바다 밖은 하늘인데 하늘 밖은 무엇인가?”라고 노래한, ‘하늘의 끝’ 같은 바다를 보러 망양정에 올라야겠다. 저녁엔 울진대게를 안주삼아 소주를 마셔야지. 술 한 잔에 파도와 아까시 냄새와 금강송 군락에서 우는 밤새소리를 모두 담아서.날이 밝으면 “대진 지나 명사 이십리의 풍경이 관광엽서처럼 펼쳐진 울진을 지나 양정, 봉평해수욕장을 지난 다음 죽변”에 가야겠다. 경주에서 동해로 가는 윤대녕의 소설과는 반대 방향으로, 봉평해수욕장과 양정, 울진, 고래불과 대진 명사 이십리를 지나 영덕으로 흘러들고자 한다. 그 전에 생대구탕부터 한 그릇 먹을 셈이다. 오늘밤 소주 네댓 병쯤 우습게 마실 테니까. 담백하고 맑은 국물에 겨우 속을 푼 내가 “신라의 길이면서 또한 땅과 바다가 만나는 영원의 길”을 하행하는 동안 수로부인은 경주에서 강릉으로 올라올 것이다. 그녀를 만나고 싶다. 그녀에게 꺾어 줄 꽃이 천지사방 잔뜩 피어 있다.     /시인 이병철시인 이병철은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늘한 슬픔과 뜨거운 열망이 동시에 읽히는 작품들로 주목받는 젊은 시인. 시집 ‘오늘의 냄새’, 산문집 ‘낚;시-물속에서 건진 말들’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를 출간했으며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등에 여행기와 칼럼을 쓰고 있다.

2019-06-20

시간이 저장된 그 곳, 쌓인 이야기조차 맛깔스럽다

◇ 제사와 맞이에 가장 중요한 고기쇠고기는 귀했다.쇠고기는 ‘우육(牛肉)’이 아니라, ‘금육(禁肉)’이었다. 쇠고기는 제사 모시고, 손님맞이 하는[奉祭祀接賓客, 봉제사접빈객] 필수음식이었다.제사와 손님맞이가 잦았던 경북 지방에는 쇠고기 문화도 발달했다. 직화로 굽는 불고기와 신선한 상태로 먹는 육회 등이다.영천의 ‘편대장영화식당’은 육회로 널리 알려진 노포다.터미널 바로 옆에 식당이 있다. 외부에서 영천으로, 영천에서 외부로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는 뜻이다.‘할머니’가 우둔살의 심줄을 일일이 발라낸 후 육회로 냈던 쇠고기 맛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경산시 남산면의 ‘남산식육식당’은 외진 곳에 있다. 경산시 등 인근 주민들이 드나들던 지역 노포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경우다. 고기를 손질한 후 남은 자투리를 넣고 끓인 된장찌개가 일품이다.호남사람들은 ‘육회’와 ‘육 사시시미’를 구분한다.호남의 육 사시미는 영남의 뭉티기 고기다.살코기가 많고 기름기가 적은 부분의 심줄을 걷어낸 후, 듬성듬성 자른다. 고기 두께가 두꺼우니 뭉티기 고기라고 불렀다.쟁반에 담은 다음, 쟁반을 수직으로 세워도 고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감영(監營)이 있었던 대구에는 쇠고기 소비가 많았다.뭉티기 고기가 대구에서 유행한 이유다. 향촌동의 ‘너구리식당’이 뭉티기 고기의 원조라고 알려져 있다. ‘왕거미식당’도 오래된 뭉티기 고기 노포다.흔히 ‘대구 뭉티기 고기 3대 노포’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손에 꼽는 집이다. 두 집 모두 실내 분위기는 어수선한 포장마차 같다.안동 풍산읍의 ‘대구식육식당’, 경주 아화의 ‘서면식육식당’도 외진 곳에 있지만 권할 만한 곳이다. ‘대구식육식당’은 50년을 넘겼다. 두 집 모두 음식량이나 질이 모두 푸근하다.‘대구식육식당’은 쇠고기로는 보기 드물게 ‘근 단위’로 고기를 내놓는다. 불고기 전문점이다. “돼지고깃값으로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집”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경주 서면의 ‘서면식육식당’ 역시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집이다. 음식의 질도 수준급. 고기를 살 수도 있다.영덕의 ‘아성식당’이나 성주의 ‘새불고기식당’도 불고기 전문점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집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불고기판 위에 시금치가 가득하다. 쇠고기 불고기에 당면 등을 사용하는 집은 흔하지만, 시금치를 얹는 경우는 드물다. 얼마쯤 억센 시금치를 얹어서 익힌 불고기에는 시금치의 단맛이 배어든다.쇠고기 흔한 곳에 돼지고기가 빠질 리 없다.예천 용궁의 ‘단골식당’은 전국적으로 이름난 ‘순대 노포’다. 토렴한 국물 맛이 아주 강하다. 용궁은 인근의 농, 축산물이 모이는 교통의 요지였다.우시장이 가까이 있었고 물산도 풍부했다. 50년 이상 업력을 지닌 ‘단골식당’이 자리한 이유다.역시 노포인 경주 안강의 ‘승진식당’은 묘한 돼지고기 전골이 재미있다. 간장을 넣은 전골 국물인데 정작 형태는 돼지찌개 식이다. 달싹한 맛이 일품. 기름기가 적절하게 있는 부위를 사용한다. 먹고 난 후, 밥을 볶아도 좋다.경남 밀양과 대구는 돼지국밥의 성지다. 밀양과 대구는 대도시였다.대구에는 감영이 있었고, 밀양은 영남루가 있는 대도시였다. ‘고기 문화’는 감영이나 큰 누각이 있는 도시에서 발달한다. 고기는 향교 등의 제사와 손님맞이의 필수품이었다.대구에는 돼지국밥 골목이 있다. ‘이모식당’은 50년 가까운 업력을 자랑하는 노포. 손님이 주문하면 머리 고기 등을 썰기 시작한다. 막 손질한 고기는 미리 썰어둔 고기와 맛이 다르다.‘성화식당’도 대구의 노포 돼지국밥 맛집이다.신선한 뼈, 고기를 구한 다음, 늦은 밤 피 빼기를 하고 삶는다. 밤새 국물을 곤 후, 다음 날 점심 무렵부터 국밥을 내놓는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부추겉절이도 없다. “고기 맛을 해치기 때문에 부추를 내놓지 않는다”라고 말한다.봉화군 봉성면의 ‘청봉숯불구이’, 김천 지례의 ‘장영선 원조지례삼거리불고기’, 예천 읍내의 ‘동성분식’은 특이한 음식을 내놓는다.‘청봉숯불구이’는 ‘돼지고기+솔잎’이다. 주문을 받은 후, 별도의 공간에서 고기를 굽는다. 굽는 과정에 솔잎의 향을 고기에 더한다. 손님상에 내놓을 때도 고기 접시 아래 솔잎을 깐다. 솔잎의 은은한 향기가 고기에 밴다.인근에 3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집들이 몇몇 더 있다.‘동성분식’은 태평추를 내놓는 집이다. 한적한 골목이다. 메밀묵과 신 김치, 돼지고기를 더한 음식이다. 연탄불 위에 올리고 ‘끓여서’ 먹는다. 김 가루와 고춧가루 정도를 더한 투박한 음식이다. ‘태평추’는 ‘탕평채’에서 비롯되었으리라 짐작하지만 정확지는 않다.‘장영선 원조지례삼거리불고기’도 업력 50년을 넘겼다.오래전 가정 음식이었던 고추장 돼지 불고기를 내놓는다. 일제강점기에도 있었던 ‘지례의 토종 돼지’ 고기를 사용한다. 재래, 토종 돼지는 개체 크기가 작고 살이 찰지다. 골목 전체가 지례 돼지고기 전문점이다. 그중에서도 노포 맛집이다.소, 돼지 이외에 닭도 대중적인 식재료였다.장계향의 ‘음식디미방’에도 백숙 등 닭요리가 있다.안동의 서부시장은 찜닭으로 유명하다. ‘안동찜닭’으로 부른다. 백숙이나 닭볶음탕과는 달리 간장 베이스다. 각종 채소 등을 넣고 전골 형태로 끓인다. 시장 골목 통에 여러 가게가 있다. 그중 ‘원조안동찜닭’이 노포다.◇ 국수, 귀한 제사 음식으로 시작하다국수를 제사에 사용했다고 하면 믿지 않는 이들이 많다.경북 안동에도 이제 국수 제사를 모시는 집은 드물다.음식점은 아니지만, 안동 임동면의 ‘지례예술촌’에서 제사 국수인 ‘메국수(멧국수)’를 본 적이 있다.‘메국수’는 제사에서 밥(메)처럼 사용하는 국수다. 제사의 메국수는 ‘안동 국시’의 시작이다.제사 국수는 사라졌지만 건진국시, 제물국시, 칼국수는 남았다.안동 서후면의 ‘경당종택’은 조선 중기 유학자 경당 장흥효(1564~1633년)의 후손이 살고 있다.‘음식디미방’의 저자 장계향의 친정이다. 경당은, 퇴계 이황(1501~1570년)-학봉 김성일(1538∼1593년)로 이어지는 학통을 물려받았다.지금도 경당종택에서는 경당 불천위제사(不遷位祭祀)를 모시고 있다. 두어 해 전까지는 종부 권순 씨가 국수를 만들었지만, 몸이 아프니 더 국수를 내놓지 않는다. 경당종택에서 ‘종택 스테이’를 하면 다음 날 아침 ‘반가의 아침밥상’을 만날 수 있다.정갈하고, 소박하면서 품위가 있는 밥상이다. 고사리, 도라지, 콩나물 등 나물과 간고등어, 북어보푸라기, 안동고춧가루 식혜 등이 이채롭다. 전문식당은 아니지만, 종부(宗婦)의 밥상은 50년을 넘겼다.업력은 길지 않지만, 안동의 ‘골목안손국수’는 경당종택의 종손이 즐겨 찾는 건진국시, 제물국시 전문점이다.대구 서문시장에는 여느 경북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칼국수, 수제비 골목이 있다. ‘합천할매손칼국수’가 노포 맛집이다.가게 앞 좁은 골목 한쪽에서 홍두깨로 반죽을 밀고, 칼국수를 만든다. 가격도 낮은 편(4천 원)이고 양도 넉넉하다.대구, 경북의 칼국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국수를 만들 때 밀가루에 적정한 양의 콩가루를 섞는다. 고명으로 사용하는 채소는 채 썬 애호박과 얼갈이배추 혹은 배추를 사용한다.퍼런 배춧잎이 있으면 대부분 대구, 경북의 칼국수다. ‘합천할매손칼국수’도 마찬가지.경주 배동의 ‘삼릉고향칼국수’는 족 반죽으로 유명한 집이다. 반죽 덩어리 위에 신문지와 비닐 등을 덮고 발로 밟아서 다진다.영주 풍기의 ‘서부냉면’은 외부에서 온 음식이 경북에서 자리 잡았다. 업력은 40년을 훌쩍 넘겼다. 국수가 강세인 곳이다. 북쪽에서 유행했던 평양냉면이 자리 잡았다. 특이한 경우다.한때 ‘한강 이남에서 유일한 평양냉면 전문점’이라는 평을 들었다. 고기와 냉면을 내놓는다.영주 순흥 ‘순흥전통묵집’과 포항 구룡포 ‘까꾸네모리국수’, 예천의 ‘전국을달리는청포집’도 권할 만한 노포 맛집이다.‘순흥전통묵집’은 경북 북부의 묵, 두부 음식을 잘 보여준다. 묵밥은 경북의 음식이다. 육수에 메밀묵과 김 가루, 썬 김치 등을 넣고 비빈다. 모두부 한 접시를 더하면 술과 밥이 모두 가능하다.‘모리국수’는 바닷가 음식이다. 잡어탕을 끓인 후, 국수를 넣어 먹는 바닷가의 서민 음식이다. 미처 팔지 않은 잡어를 대중없이 넣고 끓인다. 구룡포 ‘까꾸네모리국수’가 노포 맛집이다.‘전국을달리는청포집’도 노포 맛집이다. 청포(묵)는 황포묵과 뿌리가 같다. 묵은 메밀, 도토리 등으로 만든다. 청포 혹은 황포묵은 녹두로 빚는다. 녹두 청포묵에 치자 등으로 물을 들이면 황포묵이 된다.청포묵은 메밀, 도토리묵과는 달리 ‘포르스름한 때깔’이 품위가 있다. ‘전국을달리는청포집’에서는 탕평채도 맛볼 수 있다. 계속/황광해(맛칼럼니스트)

2019-06-20

장기에 가면 조선왕조 500년 역사가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장기를 ‘유배지’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심지어 장기사람들을 유배 온 사람들의 후손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이처럼 마치 장기지역 전체가 귀양지인 것처럼 인식된 이유는 조선시대의 형벌제도를 정확히 알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다.장기는 신라 때는 지답현(只沓縣)이었다.남으로는 경주의 감포 경계까지, 북으로는 현재의 구룡포와 호미곶까지를 관장하던 동해안의 관방요충지였다.고려 태조23년(940)에 장기현(長 縣)으로 이름을 고치고 현종9년(1018)에 경주부의 속현이 되었다.공양왕2년(1390)에 현으로 승격하여 감무(監務)를 두어 다스리게 하였다. 조선 태종 15년(1415)에 동해안으로 들어오는 왜구를 막는 해방(海防) 요충지임을 감안하여 무신으로서 벼슬이 높은 자를 지현사(知縣事)로 파견하였다.관내에는 신라 때에 설치한 시령산성, 만리성 등의 고대 산성들과 고려 현종 2년(1011년)에 토성으로 쌓아 조선 세종 21년(1439년)에 석성으로 개축하였다는 장기읍성이 있다.세종 때는 현감 외에 장기 모포리에 포이포진을 설치하고 종4품 무관인 수군만호(水軍萬戶)를 배치하여 진을 관장토록 했다.유배지에서는 유배인들에 대한 감시와 감독이 필수적이다. 장기는 유배인을 감독할 수 있는 감독청으로 현청뿐 아니라 수군만호까지 한 개 더 있다는 점과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연해지역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조선시대 유배지로는 적격이었다. 유형의 종류는 유배의 거리, 죄의 경중, 집행방법에 따라 구분된다. 조선 초기 ‘경국대전’에는 거리에 따라 유 2천리, 유 2,500리, 유 3천리의 세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그러나 이는 대명률(명나라 법률)의 규정을 적용한 것이므로, 아무리 먼 곳도 한양에서 2천리가 넘지 않는 조선 땅에는 사실상 이 규정이 적합하지가 않았다.이에 따라 조선에서는 거리를 채우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돌아가는 곡형제도를 쓰기도 하였으나 뚜렷한 기준이 없었다.후에 태종은 대명률의 유배에 관한 규정을 우리 실정에 맞춰 속전(贖錢·형벌대신 내는 금전)을 내면 거리를 감하여 주는 ‘유죄수속법(流罪收贖法)’을 시행하였으나 이도 문제점이 많긴 마찬가지였다. 이에 세종은 전국적으로 유배지를 단축하고 혹은 우회하여 도착시키는 식으로 변용하여 우리 실정에 맞게 ‘배소상정법(配所詳定法)’을 만들었다.즉 경성·경기에 사는 사람들이 유 3천리 형을 받을 경우는 경상도·전라도·평안도·함길도 내에 있는 30개 역(驛) 밖 빈해(바다에 가까운 땅) 고을로 보내고, 유 2천500리는 25개역 밖, 유 2천리는 20개 역 밖에 있는 각 고을로 보내도록 해당고을을 법으로 미리 정해놓은 것이다.이에 따르면 장기는 경성(京城)에서 유 3천리 빈해(濱海) 지역에 해당되었다. 이로서 의금부에서 죄인의 배소를 지정한 곳을 기록한 ‘의금부노정기’에 유3천리 유배지로 장기가 등재되었고, 조선 내내 유배지로 널리 활용되었던 것이다.영조 때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흑산도와 같이 험한 곳이나 무인도에는 유배를 금지시켰으므로 영조 이후에는 장기로 유배 온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의금부노정기’에 따르면, 경성에서 장기까지 유배길은 한양-남태령-안성(죽산)-충주-문경-상주-함창-의흥-신령-영천-경주-장기로 연결되는 영남대로였다. 이 길은 서울에서 860리 이고 하루 95리를 걸어 9일 반이 걸려야 도착하는 긴 여정이었다. 유배형은 조선후기에 이르면 ‘증보문헌비고’에서 볼 수 있듯이 천사(遷徙), 충군(充軍), 정배(定配), 위노(爲奴) 등으로 세분화 된다.천사는 죄인을 고향으로부터 외방 먼 곳으로 이주시키는 형벌이다. 충군은 군역을 부과하는 것이고, 위노는 관의 노비로 삼는 것을 말한다. 정배는 한 장소를 정해 죄인을 유배시키는 것을 말한다.정배 중에 안치(安置)는 유형중에서도 행동의 제한을 가장 많이 받는 형벌로서 유형지에서 다시 일정한 지역 내로 유거하게 하는 것이다.안치는 유거의 성질에 따라 본향안치, 절도안치, 위리안치 등이 있다. 이외에도 유형의 일종으로서 집행방법에 따라서는 부처(付處)가 있는데, 이것은 유배인의 평소 공로나 정상 등을 참작하여 유배지로 가는 중간지점 한곳을 지정하여 머물러 있게 하는 처분이다. 그래서 ‘중도부처’라 하였다. 위에 열거한 형벌은 용어 자체의 뜻은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유형을 뜻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유배지는 모두 408곳 정도이다.이중 경상도가 81곳으로 가장 많고 전라도가 74곳, 충청도는 70곳이다.실록 등을 분석하면 조선의 대표적인 관직에 나아가 중요 직책이나 고위직에 오른 사람치고 유배길에 오르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조선시대 유배는 관리들에게 흔한 의식치례였다.조선조 장기로 유배가 결정된 유배인은 대략 220여 명(계속 조사 중, 유동적 임)으로 확인된다.이는 단일 현(縣)지역 유배인 수로는 국내에서 제일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조선 태조 1년에 판삼사사(判三司事:종1품)로 있던 설장수(5070長壽)가 정몽주와 같은 파였다는 탄핵을 받아 장기로 유배 온 것을 비롯하여 세종 때는 개국공신 홍길민의 아들인 대사헌 홍여방, 세조 때는 단종복위 운동에 연루된 박팽년의 가족들이 연좌되어 대거 이곳으로 왔다. 연산군 때(1500년)는 무오사화에 연루된 대사간 양희지가 왔고, 숙종 때(1675년)는 우암 송시열이 제 2차 예송(禮訟) 사건으로, 기사환국(1689년) 때는 영의정 김수흥이 왔다. 경종 1년(1721년)에는 판서 신사철이 신임사화에, 정조 때(1801년)에는 다산 정약용이 신유박해 사건에 각각 연루되어 장기로 오기도 했다. 유배인들이 머물다 간 유배지는 한 선비에게는 말 못할 고통의 장소였겠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문학의 산실이자 더 높은 문화의 보급 장소이기도 했다.장기지역을 거쳐 간 수많은 유배객들도 그들이 머물렀던 이곳의 풍광과 서정을 주제로 많은 음영과 저술을 남겼다. 특히 다산 정약용은 장기에 머물면서 결코 유배지의 한을 좌절과 절망으로 여기지 않고 학문연구와 시작에 전념하였다.그가 직접 전해들은 이곳 사람들의 애환과 관리들의 부패상을 우화적이고 은유적인 시로 표현함으로써 현실적 설득력을 보탰다. 그런 경험은 후에 그가 ‘목민심서’를 저술하는데도 큰 계기가 되었다.그보다 120여년 먼저 온 우암 송시열은 4년 여간 장기에 머물면서 남인 세력들이 득세한 경상도에 노론계의 학파를 형성할 정도로 후학양성에도 힘을 썼다. 이곳을 거쳐 간 유배인들의 영향으로 장기는 학문을 숭상하고 선비를 존경하며 충절과 예의를 중시하는 문화풍토가 조성되었다.비록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바닷가 작은 고을이었지만 중앙의 올곧은 관리들과 좋은 서적들을 접하면서 지식과 문화교류를 활발히 전개하여 충절과 유현의 고을로 환골탈태할 수 있었던 것이다.지금 장기에 가면 유배문화의 흔적들이 있다.영의정을 지낸 퇴우당 김수흥처럼 이곳에서 객사한 유배인도 있고, 이시애의 난에 연루된 사람들의 가족들처럼 끝까지 복권되지 않아 지역민으로 살다가 한과 애환을 품은 채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이들의 이야기들을 시대별로 엮으면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가 한눈에 보인다.무슨 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그들은 유배지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지냈으며, 그들이 남긴 사상과 철학은 장기사람들에게 어떤 형태로 녹아있는지를 헤쳐 보려 한다.이 글을 접한 이들이 장기를 찾아 한번쯤은 유배인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다.-영남대 대학원 한국학 전공-향토사학자, 수필가-대표 저서‘장기고을 장기사람 이야기’, ‘영일 유배문학 산책’, ‘포항의 3.1운동사’, ‘해와 달의 빛으로 빚어진 땅(공저)’, ‘포항의 독립운동사(공저)’, ‘포항시사(공저)’ 등 다수

2019-06-20

5G 메카, 투자 촉진형 지역·기업 상생 일자리로 ‘제2도약’

구미시에 두가지 변화가 주목을 끈다. 포항의 철강산업과 함께 전자산업의 메카로 지역경제를 견인해온 구미에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5G산업의 정책 추진 현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과 투자촉진형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그것이다. 구미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되는지를 알아본다.□구미시 5G산업의 중심이 되다지난 4월 3일 국내 통신 3사가 5G 1호 가입자 탄생을 일제히 알리면서 한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로서 위상을 갖게 됐다. 5G는 방대한 데이터를 아주 빠르게(초고속) 전송하고, 실시간(초저지연)으로 모든 것을 연결(초연결)하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이다. 이러한 미래 신기술의 집약체인 5G의 핵심사업이 이제 구미에서 실현될 예정이다. 구미시는 전 세계 시장에서 5G산업의 메카가 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5G(5세대 미래이동통신: 5th Generation Mobile Telecommunication) 산업은 흔히 ‘4차 산업혁명의 혈관’으로 비유된다. 미래 신기술에 있어 5G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 신기술인 △대용량 콘텐츠를 초고속 전송을 통한 VR 생방송, 홀로그램 통화 혹은 공연 △실시간 제어를 통한 자율주행자동차, 원격수술용 로봇, 치안·안전·측량용 드론 △수많은 센서와 기기 연결을 통한 사물인터넷,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이 모두 5G 기반 위에서 실현된다. 이처럼 5G는 기존 이동통신의 단순한 진화를 넘어 혁신적 융합서비스와 첨단 단말·디바이스 등 신산업 창출이 가능하다.구미시는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사업인 ‘5G 시험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에 최종 선정됐다. 앞서 3월 5G 연구개발사업(핵심부품 개발사업) 국비 90억 확보에 연이은 쾌거이다. 이로써 구미시는 세계최초 5G 상용화에 맞춰 5G기반 신산업 육성 및 시장 활성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공공 선도투자’·‘민간투자 확대를 통한 테스트베드 조성 및 산업고도화’라는 ‘5G+전략’ 정부 발표와도 부합하는 것이다.‘5G 시험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은 총 사업비 198억(국비 128, 도비 21, 시비 49) 규모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추진된다. 이 사업은 5G 융합제품을 개발하는 중소기업들에게 ‘개방형 5G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는 것으로,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고가의 5G 시험망 장비를 구축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기업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테스트베드 인프라를 공공의 재원으로 구미시가 선도적으로 구축하게 됐다. 지역 및 국내 중소기업들은 구미의 5G 테스트베드를 이용함으로써 비용절감 및 개발기간 단축, 불량률 감소 등 경제적 효과 창출 뿐만 아니라, 테스트를 거친 제품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주목할 점은 전국적인 5G 원격신호 송출 서비스 지원으로 이용기업이 테스트베드 시설 현장에 직접 오지 않고도 인접 지역에서 시험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한다.그렇다면 5G를 두고 왜 구미가 나섰나. 구미시는 ICT 제조업의 집성지이자, 이동통신기기 및 스마트기기 등 국가 최대의 전자기기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다. 또 이미 구축된 2G∼4G 시험망 모바일 테스트베드가 운영되고 있어, 융합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구미시만의 강점은 5G 융합산업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기업들이 먼저 알고, 구미시와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지난 3월 5G 기술의 선두기업인 (주)KT는 구미시와 ‘5G 산업육성 및 실증환경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구현모 (주)KT 사장이 직접 참석해 체결한 업무협약은 △구미 5G 테스트베드를 활용한 시험인증 협력 △5G 융합서비스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 실증협력 △5G 체험관 및 기업홍보관 구축 협력 △경북지역 기업 RD 역량강화를 위한 5G 산업생태계 조성 협력 △5G 맞춤형 청년인재 양성 및 스마트캠퍼스 조성 협력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지역 중소기업의 5G 융합디바이스 개발 지원하고,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직접 5G 기술을 체감할 수 있는 실증환경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장세용 구미시장은 “5G는 공공·사회 전반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 원동력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구미시는 5G 강소기업 육성을 통해 지역경제 혁신성장에 기여하고, 구미시가 5G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투자촉진형 구미형 일자리광주에 이은 두 번째 지역 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인 ‘구미형 일자리’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LG화학은 구미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5천억 원에서 6천억 원이 우선 투자되고, 1천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이 기대된다. 구미형 일자리가 광주형 일자리와 다른 점은 ‘투자촉진형’이라는 점이다.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투자촉진형’모델이기 때문이다. 광주의 경우처럼 근로자 임금을 낮추지 않으면서, 지자체가 LG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금 감면과 공장부지 제공, 행정절차 간소화 등 최대한의 지원책을 동원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인력확보 지원, 직원 사택 등 주거와 근로자 복지 혜택의 구체적인 당근도 제시했다. 노동계가 대기업 특혜를 문제삼고 있지만, 임금 저하에 따른 노조의 반발이 걸림돌이 될 우려가 비교적 낮다. 또 전기차 배터리는 차세대의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으로 수요 전망이 밝고, 사업의 확장 및 지속가능성도 높다. LG 측이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이유다. 구미형 일자리는 투자촉진을 통해 기업과 지역이 함께 상생하는 모델로, 잘 진행만 된다면 그동안 해외로 나갔던 우리 기업들의 국내 유턴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LG화학이 구미에 배터리 완성품이 아닌 소재인 양극재 생산 공장을 건설키로 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관계 기업들은 LG화학이 배터리 원재료 내재화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분석한다.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과 함께 배터리의 4대 소재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하며 배터리 생산원가의 40% 가량에 달하는 핵심소재다. LG화학이 구미에 양극재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한 건 완성품과 소재 간 수직 계열 체계를 구축하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이 핵심 소재를 확보하는 게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배터리 양극재 시장이 1년새 2배 이상 늘어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LG화학이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이유이다. 앞서 LG화학은 현재 25%인 양극재 내재화 비중을 2021년까지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구미형 일자리 사업으로 양극재 내재화 비율을 높이겠다는 목표에 가까워질 전망이다.구미시와 경북도는 지난 7일 LG화학에 ‘구미형 일자리 투자유치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LG화학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짓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구미시는 제안서에서 세금감면, 부지제공, 정주 여건 개선 등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구미시와 LG화학 협상단은 지난 11일부터 2∼3주간 이달 중 조인식을 목표로 구체적인 협상을 하고 있다.이런 와중에 일각에선 LG화학이 배터리 완성품이 아닌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구미시는 구미형 일자리가 이제 시작단계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구미시가 궁극적으로 바라고 있는 구미형 일자리는 어떤 것일까. 이는 지난 3월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9 새경북포럼 상생형 지역 일자리 창출방안 토론회에서 장세용 시장의 말에서 엿볼 수 있다. 당시 장 시장은 “시장에 당선되자마자 추진했던 것이 바로 구미형 일자리이다. 전기 자동차, 그와 관련된 배터리 산업 (기업) 몇 군데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구미형 일자리 완성은 전기 자동차 완제품 생산이라는 것이다. 구미시는 기업들이 원하는 정주여건을 만들어 전기 자동차 생산 단지를 만들 계획이다.장세용 구미시장은 “LG화학의 구미형 일자리 사업 투자는 구미에서 전기 자동차 완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작 단계일 뿐”이라며 “구미에 기업들이 원하는 정주여건을 만들고, 5G사업과 자동차 사업을 접목한 미래형 전기 자동차 완제품을 생산하는게 진정한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다. 구미시민들과 한마음으로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완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6-20

가속기 기반 신약클러스터·차세대 백신산업 ‘풍요로운 미래’

“지금이 우리에게는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을 앞서갈 최적의 기회다.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시대도 머지 않았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2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이같이 언급하고서 바이오헬스 분야를 시스템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어 “정부는 민간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도록 충분히 뒷받침하겠다”며 “특히 중견·중소·벤처기업이 산업 주역으로 우뚝 서도록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생산·시장 출시까지 성장 전 주기에 걸쳐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국가적 주력산업으로 바이오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경북에서는 포항시가 가속기 기반의 신약 클러스터 조성과 차세대 그린 백신산업 등을 통해 풍요로운 지역의 미래 먹거리가 될 바이오산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포항시의 이러한 준비에 맞춰 대내외적 상황 역시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경북도가 지난 6월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사업’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핵심사업인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설립에 국비 229억원을 확보한 것.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2019년부터 5년간 총사업비 458억원을 투입해 포항융합산업기술지구에 설립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포항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함께 가속기신약연구소, 비즈니스융복합센터를 건립하고 신약연구중심병원, 첨단임상시험센터, 동물대체시험평가센터를 유치한다는 복안을 바탕으로 바이오산업 육성에 한발짝씩 나아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포항 바이오산업은 어떠한 모습을 띠게 될까? 주요 사업들의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알아본다.□4세대 방사광가속기포항의 바이오산업에 있어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가장 중요한 시설이다. 그 가치 또한 높아서 세계에서 오직 5기(미국, 일본, 한국, 독일, 스위스)만 운영 중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선형으로 사용하며, 고휘도의 전자빔 번치를 발생시키는 전자총, 이를 가속시키는 전자가속기, 전자빔 번치가 사행운동을 하면서 방사광을 발생시키는 자석구조의 삽입장치, 방사광을 실험장치까지 유도할 수 있는 빔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삽입장치 전자석은 3세대 방사광에서 사용하는 것과 구조적으로는 동일하나 인출되는 방사광 밝기가 차이난다. 4세대 방사광은 수십 억분의 1초보다 빠른 광원으로 화학촉매 반응, 분자결합 반응, 생체 반응같은 초고속 자연현상 관측이 가능하며, 화학 반응의 경우에도 4세대 방사광을 이용하면 순식간에 발생하는 각 과정을 순간 포착할 수 있다. 또한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는 나노 물질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파장이 짧은 X-선을 이용해야 하는데, 4세대 방사광은 크기가 1m의 10억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나노 및 펨토 크기의 물질을 보는 현미경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3세대 방사광과 비교해서도 뛰어난 점이 많다. 4세대 방사광은 3세대 방사광과는 다르게 각각의 전자에서 발생한 빛의 파장이 공간적으로 잘 정렬되며, 이러한 우수한 특성의 빛은 단백질과 같은 작은 물질의 구조 해석에 매우 유용하다. 이 외에도 4세대 방사광은 3세대 방사광보다 1억배나 밝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실험으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또한 여러 번의 노출로 시료가 X-선에 손상되기 전에 정확하고 선명한 결과가 도출 가능한 장점도 있다. 결론적으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세포의 동적(動的) 현상을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최첨단 연구시설로, 단백질의 기작을 실시간으로 관측함으로써 생명과학분야 및 신약개발 분야에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러하듯 4세대 방사과가속기는 포항시만이 가질 수 있는 큰 장점으로 앞으로 국내 바이오산업 경쟁에서 포항을 우위에 올릴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포항가속기연구소에 위치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지난 2011년부터 4천298억원(국비 4천38억원, 시·도비 260억원)이 투입돼 2015년 말 준공됐다.□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는 포스텍 바이오분야의 우수한 연구역량과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바이오 벤처, 제약·생명공학 기업유치 및 기반 연구시설 구축 필요성에 따라 마련됐다. 특히 지역 바이오기업들이 포스텍의 우수한 연구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연구소 인근 기업지원시설 구축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 2016년부터 추진돼 온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는 한 마디로 ‘국내외 신약개발 기업체, 연구기관이 입주하는 신약개발 전용 연구센터’다.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인근 연면적 7천926㎡(지하1층, 지상3층)로 신축되며, 약 212억원이 투입된다. 센터는 바이오분야 기업입주시설, 연구시설, 파일럿 플랜트 등으로 구성되며, 이와 함께 원심분리기, 액체질소 보관통 등 17종 45점의 연구장비 역시 마련된다. 올해 2월 기공식을 개최했으며 연말까지 준공할 예정으로 시는 준공 이후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 및 국제 신약개발 연구소 유치에 힘쓴다는 계획이다.□세포막단백질연구소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건립되는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가속기를 활용한 세포막단백질 구조기능 연구를 수행하는 미래 국가 바이오 신약개발 핵심 인프라다. 즉, 세계적 수준의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질환표적 세포막 단백질 구조를 밝히고, 메커니즘 탐구를 통해 구조기반 신약개발의 국가 경쟁력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포막단백질 구조 분석이 가능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 활용하면 질병원인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세포막단백질의 구조 규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기존의 대량화합물 스크리닝 방식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신약개발이 가능하고 신약 후보물질 도출에 투자되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우리나라가 1천500조원의 글로벌 신약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막단백질 구조 규명을 통해 신약개발 연구의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유기적인 공동연구로 막단백질의 주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다.올해 초 사업추진단이 출범한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첫사업으로,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연면적 6천12㎡(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올해 연말 착공식을 가질 계획이다.□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현재 우리나라는 구제역, 돼지열병 등 상재성 가축질병으로 최근 4년간 3조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국가재난형 가축질병으로 인해 해마다 국가 경제 손실이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기존 백신(유정란, 동물세포배양) 시스템의 가축전염병 대응에도 한계를 보이며 안전하고 신속대응 가능한 신규 백신생산 플랫폼 개발이 시급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식물백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우리 사회를 지켜줄 10대 미래 유망기술’ 중 하나인 식물백신은 특정 병원체의 DNA 도입으로 형질전환된 식물세포나 식물체를 이용해 생산하는 백신으로, 기존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를 직접 배양해 사용하지 않아 병원체 전파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이러한 식물백신 관련 시설 역시 포항에 들어선다. 포항시에 따르면 국내 식물백신 기업 유치 및 그린바이오 신산업군 조성을 위한 전초기지이자 거점시설로 활용될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이 오는 2021년까지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준공될 예정이다. 시설은 완전 밀폐형 식물재배시설, 우수 동물용의약품 제조기준(KvGMP) 백신생산시설, 전임상 평가용 시설과 효능평가시설, 기업지원시설 등이 구축된다. 준공 이후에는 동물용 백신-인수공통 감염백신-인체백신으로 개발범위를 확대하고 현재 100% 수입하는 구제역, 돼지열병, AI 등 동물용 백신의 자급률을 2020년까지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19-06-20

대구시민, 文정부에 등 돌려… 64.1%가 국정 운영 부정 평가

경북매일은 창간 29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대구 성인남녀 809명, 경북 성인남녀 814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경기 체감, 향후 경기 전망, 총선 투표 정당에 대한 시도민들의 민심을 알아봤다. 또 대구·경북(TK) 지역의 최대 현안인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여론도 수렴했다. 본지 여론조사 결과 주목할 만한 점은 문재인 정부 및 정부 여당이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 올인하면서 TK지역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역정가에서는 ‘TK홀대론’이 거세게 불고 있다. TK지역에 출마하려는 여당 인사들마저 TK홀대론이 거세다는 데 일정부분 공감하는 눈치다. 지역민들이 느끼는 경기체감 및 향후 경기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TK시도민들은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내년 총선에서 ‘정부 여당 심판론’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를 외면하는 TK민심을 잡기 위해선 극약처방을 내놓아야할 것으로 보인다.대구시민들은 현재 느끼는 경기 체감에 대해 비관적인 답변이 많았다. 이번조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집권 전인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가정의 생활 형편이 나아졌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0.8%가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나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17.5%에 불과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20.3%였다.지역별로 살펴봐도 부정평가가 압도적으로 앞섰다. 동·북 18.9%, 중·남·수성 14.1%, 서·달서·달성 18.3%만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반면, 동·북 61%, 중·남·수성 60%, 서·달서·달성 61.3%는 ‘어려워졌다’고 답해, 대구 시민 10명 중 6명은 체감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도 살펴보면 ‘어려워졌다’는 응답은 50대(76.2%), 60대이상(68.2%), 40대(55.4%), 30대(49.7%), 20대(47.1%) 순으로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민주당 지지자층에선 64.3%가 ‘나아졌다’고 응답했고, ‘어려워졌다’고 응답은 9.5%에 불과했다는 점이다.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의견도 경제 전망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밝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대구시민의 52%가 ‘우리나라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21.9%가 ‘비슷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6.1%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을 내놨다. 무응답층은 10%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 지역에서 응답자의 50%이상(동·북 50.2%, 중·남·수성 56.9%, 서·달서·달성 50.1%)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만 19세이상 20대 59%, 30대 49.7%, 40대 46.2%, 50대 57.6%, 60대 이상 48.4%가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30대(30.2%)와 40대(23.8%)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을 뿐 만 19세이상 20대(12.6%)·50대(8.2%)·60대 이상(11.1%)은 10% 내외에 불과했다.특히 대구시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중 5명 가량이 탈원전 정책에 반대했다. 탈원전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한 데다 지역경제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다’고 응답한 대구시민은 52.3%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찬성한다(26.4%)’고 응답한 시민보다 2배나 됐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결정해야 한다’ 15.9%, ‘잘 모르겠다 또는 무응답’ 5.4%였다. 지역별로 구분해보면 중·남·수성 주민들이 57.3%의 반대입장을 나타냈고, 동·북 51.5%, 서구·달서구·달성군 49.4% 순이었다.다만 정당 지지층별로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당 지지층의 71.5%가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75.5%는 ‘탈원전 정책을 찬성한다’고 답변해 지지정당의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더욱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가 62.5%, 만 19세이상 20대 55.1%, 60대 이상 50.9%, 40대 46.4%, 30대 44.5% 순으로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만 19세이상 20대 25.3%, 20대 38.2%, 40대 37.5%, 50대 19.1%, 60대 이상 17.8%가 ‘탈원전 정책을 찬성한다’고 답변했다.이처럼 극심한 경기침체로 시름에 젖고 탈원전 정책, TK지역 홀대에 염증을 느낀 대구민심이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잘하고 있다’ 25.7%, ‘잘못하고 있다’ 64.1%였다. 보통 8.1%, 무응답층은 2.1%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지역 전역에서 긍정평가(동·북 26.7%, 중·남·수성 23.3%, 서·달서·달성 26.3%) 보다 부정평가(동·북 64.4%, 중·남·수성 67.1%, 서·달서·달성 61.6%)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연령별로는 긍정평가가 30대 43.7%, 40대 38.1%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대졸 무렵과 결혼 적령기에 IMF 외환위기, 부동산 폭등,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진보 성향이 강해진 30~40대가 견고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취업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 19세이상 20대에서는 23.2%, 보수성향이 강한 50대·60대 이상에서는 각각 15.4%, 15.8%가 긍정평가했다.이같은 부정적 평가는 내년 총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탄핵, 정권 교체 등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시민들이 한국당에 등을 돌리는 듯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TK홀대 등을 반면교사로 보수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견제심리도 함께 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내일이 차기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투표와 관련해 다음 중 어느 의견에 더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60%)가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25.3%)보다 무려 24.7% 더 높았다. 무응답층은 14.7%였다.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북 60.6%, 중·남·수성 62.4%, 서·달서·달성 58%가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야당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72.1%로 가장 높았으며, 60대 이상도 68.1%나 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핵심지지층으로 분류되는 40대와 30대에서도 각각 50.9%, 48.3% 가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당 지지성향로는 자유한국당 지지자의 90.7%가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보였고, 민주당 지지층 89.9%가 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해 대조적이었다.한편, 대구시민들이 파악하고 있는 중점 추진분야는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동·북구 주민들은 대구 통합신공항 이전(30.8%), 중·남·수성구 주민들은 지하철 3호선 연장(22.2%), 서·달서구·달성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23.4%) 등을 우선순위 사업으로 꼽았다.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북 주민들은 대구 통합신공항 이전(30.8%), 지하철 3호선 연장(24.6%)이 20%대 이상을 기록했을 뿐 상수원·취수원 이전, 국가물산업클러스트 조성 사업은 한 자리수를 기록했다. 중·남·수성구 주민들은 지하철 3호선 연장(22.2%), 대구통합신공항 이전(18.2%), 국가물산업클러스터조성(17.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달서·달성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23.4%), 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정지 선정(14.9%), 지하철 3호선 연장(13.8%) 등을 언급하면서 달서구와 달성군이 최근 대구 신청사 건립 예정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연령대별로는 만 19세이상 20대의 경우 지하철 3호선 연장(24.4%)을 꼽은 반면에 30대(31.1%), 40대(20.0%), 50대(22.7%), 60대이상(27.4%)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을 선택해 20대와의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조사 개요△의뢰기관 = 경북매일신문 △조사기관 = 모노리서치 △조사대상 및 표본크기 = 대구지역 거주 만 19세이상 성인남녀 809명(남 524명, 여 285명) △조사기간 = 2019년 6월 15∼18일 △조사방법 = 유·무선전화ARS(유선 426건, 무선 383건) △표본추출방법 = 통신사 무작위 추출 가상번호 DB, 인구비례할당 무작위추출 유선전화 RDD △가중치 보정 = 2019년 5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기준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 부여(셀가중)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 ±3.4%포인트 △응답률 = 4.2%/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그래픽 이연흥40대와 50대에서도 각각 50.9%, 48.3% 가

2019-06-20

도민 52.9% “文정부 탈원전 정책 반대”… 찬성 21.4% 불과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을 잘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경북도민 중 64.1%가 ‘매우 잘 못하고 있는 편(39.3%)’또는 ‘잘못하고 있는 편(24.8%)’이라고 답했다.‘매우 잘하고 있는 편(13.0%)’과 ‘잘하고 있는 편(5.5%)’을 합친 긍정평가 비율은 18.5%에 불과했다. ‘보통’ 15.1%, ‘잘모름·무응답’ 2.3% 순이었다.권역별로 구분해보면 동남권(경주, 경산, 영천, 청도)의 ‘부정평가’가 69.0%로 가장 높았고 내륙권(안동, 영주, 문경, 예천, 상주, 군위, 의성, 청송) 65.7%, 동부권(포항, 울진, 영덕, 봉화, 영양, 울릉) 62.4%, 서남권(구미, 김천, 칠곡, 성주, 고령) 59.5% 순이었다.반면 권역별 ‘긍정평가’는 내륙권이 13.3%로 가장 낮았고 동남권 16.7%, 동부권 21.2%, 서남권 22.0% 순으로 나타났다.지지정당별로 살펴보면 자유한국당 지지자 중 83.8%가 문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2.8%만이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75.6%가 긍정평가를, 9.6%가 부정평가를 내렸다.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 중 71.9%가 문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으로 봤고 60대 이상 69.4%, 30대 63.0%, 만 19세 이상 20대 55.5%, 40대 52.5% 순으로 부정평가 비율이 높았다. 긍정평가 비율은 반대로 40대가 31.8%로 가장 높았고 30대 24.2%, 만 19세 이상 20대 19.0%, 50대 17.8%, 60대 이상 9.3% 순이었다.체감경기를 묻는 ‘문재인 정부 집권전인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생활형편이 나아졌는가’라는 질문에는 ‘다소 어려워졌다(32.6%)’와 ‘매우 어려워졌다(33.1%)’를 합친 부정여론이 65.7%에 달했다. 이는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비율(64.1%)보다도 1.6% 높다. ‘매우 나아졌다(6.4%)’, ‘다소 나아졌다(5.6%)’ 등 긍정여론은 12.0%에 그쳤다. 이외에 ‘비슷하다’ 19.9%, ‘잘모름·무응답’ 2.4% 순이었다.권역별로 살펴보면 동남권이 경기상황에 대한 ‘부정여론’이 71.1%로 가장 높았고 내륙권 69.6%, 동부권 61.8%, 서남권 61.0% 순이었다. ‘긍정여론’은 서남권 16.6%, 동남권 11.1%, 동부권 10.2%, 내륙권 9.7% 등이었다.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느끼는 경기상황은 특히 심각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자 중 87.2%가 현 경기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고, 단 1.3%만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부정적인 의식을 지닌 응답자가 16.6%로 낮은 반면 경기상황이 나아졌다는 응답자 49.2%, 비슷하다는 응답자 30.3% 순으로 나타났다.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 74.4%, 60대 이상 71.5%, 40대 58.8%, 만 19세 이상 20대 57.1%, 30대 56.5% 순으로 경기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향후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와 비교해 어떠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도 ‘좋아질 것이다(11.6%)’는 응답자보다 ‘나빠질 것이다(55.6%)’는 응답자가 무려 5배에 달해 경기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비슷할 것이다’ 21.6%, ‘잘모름·무응답’ 11.2% 순이었다.권역별 경기전망은 동남권의 부정여론이 58.0%로 가장 높았다. 동부권 57.4%, 서남권 54.2%, 내륙권 52.8% 순이었다.연령별로는 50대에서 ‘나빠질 것이다(60.9%)’는 응답이 ‘좋아질 것이다(10.6%)’는 응답의 6배에 달했고 60대 이상은 ‘나빠질 것이다’는 응답이 58.3%로 50대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좋아질 것이다’고 응답한 도민이 4.4%에 불과해 격차는 더욱 컸다. 미래세대 주역인 30대(55.8%)와 만 19세 이상 20대(50.3%)도 ‘나빠질 것이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고 40대는 ‘나빠질 것이다’ 48.7%, ‘좋아질 것이다’ 19.5%로 두 항목간 격차가 가장 적었다.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52.9%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찬성한다(21.4%)’고 응답한 비율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결정해야 한다’는 19.0%, ‘잘 모르겠다 또는 무응답’은 6.7%였다.권역별로 구분해보면 원전이 밀집해 있는 동부권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권역에서 반대 여론이 50%를 넘었다. 동부권은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47.0%,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24.6%로 유일하게 반대가 찬성의 2배를 넘기지 못했다. 서남권 58.2%, 내륙권 53.8%, 동남권 51.9% 순으로 반대입장을 나타냈다.지지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68.3%가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다’고 답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62.0%는 ‘탈원전 정책을 찬성한다’고 응답해 대조를 이뤘다.연령별로는 50대가 가장 높은 65.5%의 반대 의견을 나타냈고, 30대 56.6%, 만 19세 이상 20대 49.6%, 60대 이상 48.8%, 30대 45.4% 순이었다.‘내일이 차기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어느 후보에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경북도민 중 61.1%가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도민은 3분의 1 수준인 20.9%에 그쳤다.권역별로 살펴보면 내륙권 응답자 중 야당 후보 투표 의사를 밝힌 비율이 69.8%에 달했고, 동남권 62.7%, 동부권 57.2%, 서남권 55.9% 순이었다.지지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 지지자 중 87.6%가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고자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중 79.9%가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바른미래당 지지층 가운데서는 야당 후보 투표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51.0%로 절반을 넘었지만 잘모르겠다는 응답자도 39.0%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의당 지지자들은 56.7%가 야당이 아닌 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72.8%로 가장 높았다. 50대는 71.0%로 60대 이상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30대(50.0%), 40대(47.5%), 만 19세 이상 20대(47.2%) 등 타 연령층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경북도가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분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응답한 도민이 40.1%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경북형 일자리 창출’ 20.6%,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15.7%, ‘탈원전 정책 후속정책 수립’ 8.5%, ‘인구소멸 대책’ 7.7% 순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권역별로 살펴보면 동부권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8.2%로 타지역에 비해 높았고 서남권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34.5%)와 경북형 일자리창출(28.0%)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했다.내륙권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38.3%) 다음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22.1%)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남권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40.1%)를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형 일자리창출(16.5%)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16.3%)의 경중을 비슷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번 조사는 지난 6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경북 성인 남녀 814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조사 개요△의뢰기관 = 경북매일신문 △조사기관 = 모노리서치 △조사대상 및 표본크기 = 경북지역 거주 만 19세이상 성인남녀 814명(남 577명, 여 237명) △조사기간 = 2019년 6월 15∼18일 △조사방법 = 유·무선전화ARS(유선 452건, 무선 362건) △표본추출방법 = 통신사 무작위 추출 가상번호 DB, 인구비례할당 무작위추출 유선전화 RDD △가중치 보정 = 2019년 5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기준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 부여(셀가중)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 ±3.4%포인트 △응답률 = 4.4%/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그래픽 이연홍

2019-06-20

“양질 일자리창출 1차년도 초과 달성”

이철우 경북도지사이철우 경북지사가 새롭게 도정을 이끈지도 1년여다.취임 후 구두 대신 운동화로 갈아 신고 경북 23개시군과 중앙부처를 바쁘게 뛰어다니며 역동적으로 행정을 펼치고 있다. 이 지사는 “사업의 성격상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지속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등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제 어느 정도 초안을 잡은만큼 속도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도정의 최대화두이자 저출산극복, 투자유치 등과 거의 맞물려 있는 최대 현안이다. 이에 대한 평가는.△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면, 젊은층이 유입되고 이에 따라 결혼과 더불어 인구가 늘어나고 투자유치도 이루어져 도시가 활성화되는 등 모든 어려운 면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일자리창출을 위해 ‘잡(job)아(兒)위원회’를 만들고 “투자유치 20조원 달성, 좋은 일자리 10만개 창출로 일터 넘치는 부자경북”과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는 아이 행복한 젊은 경북”을 주축으로 하는 민선7기 도정운영 4개년 계획을 확정했다.6월 현재 4만1천개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1차년도 목표 3만1천개를 초과달성했다. 특히 행정안전부의 공모사업인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공모에 29개사업(일자리 2천843개)이 선정돼 전국 시도중 최고액인 국비 270억원을 확보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경북형 일자리 모델의 현장 적용을 위해 시·군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다양한 모델사업을 발굴해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우선적으로 검토되는 사업으로 구미 국가 5단지에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유치하는 ‘구미형 일자리 모델’, 기존 투자기업(에코프로)의 추가투자를 촉진하고 신규투자(포스코케미칼)를 유치해 배터리 파크를 조성하는 ‘포항형 일자리 모델’, 기업 협의체 구성을 통한 전기 상용차를 생산하는 ‘경주형 일자리 모델’등이 있으며, 추후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저출산극복은 국가에서도 하기 힘든 일이다. 도가 너무 무리한 정책을 펼치는 것은 아닌가.△취임 두달 뒤인 지난해 9월 경상북도 저출생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중앙정부도 하기힘든 일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극복하기 위한 첫 시동을 걸었다. 어려운 일임은 알지만 중앙정부한테 맡겨놓을수 만은 없다. 경북이 저출생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것은 경북의 경우 매년 젊은층 인구가 6천여명 이상 타 시도로 유츨되고 있고, 전국적으로 인구감소 등으로 소멸위기에 처한 곳이 가장 많은 등 현재 인구감소가 가장 심각하기 때문이다. 5대 분야에 걸쳐 37개 과제 발굴 및 인구감소대응T/F 확대 등을 주요 골자로 해 전문가 54명으로 경북도 저출생극복위원회를 출범하고 저출생극복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홍보활동 등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저출생극복과 동시에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의성 안계면에 창업 시 자금을 지원하는 시범마을 일자리사업을 실시한다. 이 사업이 지나치게 많은 예산이 투입돼 일부에서 투자대비 효율성면과 향후 성공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농촌을 살리고 청년인구를 유입하는 사업을 처음으로 시행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일희일비 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는 사업인 만큼, 섣부른 판단보다는 이 모델이 정착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포항블루밸리공단을 비롯해 구미5공단 활성화 등 투자유치가 시급한데.△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투자유치로 인한 공단활성화가 필수인 만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투자유치 기반조성을 위해 경상북도 기업 및 투자유치촉진 조례를 지난달 개정해 투자기업 보조금 지원한도를 폐지하는 등 기업환경 개선에 나섰다. 취임 후 올해 4월 기준으로 투자유치 목표금액 7조5천억원, 신규고용 9천명에 실적은 61개사 4조6천677억원으로 목표대비 62.2%를 달성했다. 신규고용은 6천843명으로 목표대비 76%다. 이중 순수 도체결 MOU 실적은 16개사, 2조2천519억원(신규고용 3천445명)이다. 현재 장기적인 경기불황에다 기업들의 투자관망 추세 등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향후 주요 대기업(LG화학, 포스코케미칼 등 주요 앵커기업) 과 이차전지 및 수소연료전지, 전기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유치 추진을 비롯, 관광 서비스업 중심의 투자유치를 계획중이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9-06-20

“대구 동서균형발전 원동력 마련”

권영진 대구시장권영진 대구시장은 경북매일 창간 29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미래도약의 기반을 구축했던 민선 6기를 바탕으로 민선 7기에는 시민이 가시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시민체감형 결과물을 만들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 맞는 지역산업구조 대전환을 통해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선 7기 1년 성과가 있다면.△시민이 행복한 자랑스러운 대구 건설을 위해 민선7기 지난 1년간 열심히 달려왔다. 민선 6기부터 이어져 온 혁신의 노력과 시민들과 함께 일궈낸 긍정 에너지의 결과로 대구에는 기분좋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는 7월 본격 가동하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한국물기술인증원을 유치해 대구가 국가 물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됐다. 서대구 고속철도역 공사 착공으로 동서 균형발전의 원동력을 마련했다. 또 답보상태에 있었던 낙동강 물 문제, 깨끗한 취수원 확보 문제가 국무총리 주재 관련기관 업무협약 체결로 갈등해결 방안의 전기를 마련했다. 대구·경북 재도약의 발판이 될 통합신공항 건설 또한 정부의 연내 최종 이전부지 선정 약속으로 통합신공항 이전이 본궤도에 진입했다.- 4차산업혁명을 대비한 5+1 신성장 산업으로 대구의 경제체질이 바뀌고 있다. 분야별 향후 계획이 있다면?△물산업분야에서는 물산업클러스터 내 세계 수준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 신흥국 물시장 선점을 통해 2025년까지 세계적인 물기술 10개, 수출 7천억원, 신규 일자리 창출 1만5천개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미래형자동차는 구축된 자율차 실증도로와 실증환경을 바탕으로 생산과 보급을 잇는 전기차 생태계 조성 및 대구 전지역의 자율차 테스트베드화를 통해 신비즈니스 모델창출 등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선도도시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의료산업분야에서는 국책기관(14개)과 우수 의료기업(129개)이 집적된 첨복단지를 중심으로 집중투자해 혁신역량을 제고하고 유전체 연계 정밀의료, 뇌질환, 줄기세포 등 3대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갈 것이다. 로봇산업은 국내 유일의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로봇 혁신클러스터 조성사업 추진하고, 미래신성장산업과의 접목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대한민국을 선도해 나가는 로봇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 에너지산업분야는 2030년까지 대구 필요전력(2.5GW)을 청정에너지로 자체 생산해서 전력에너지 100% 자립, 대구전역을 최첨단 스마트 그리드로 연결하고, 수소콤플렉스 유치를 통해 수소산업도 육성하겠다. 스마트시티분야에서는 수성알파시티에 구축된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세계 최고의 스마트시티 조성’이라는 목표 아래 지속 가능한 시민 체감형 스마트시티 선도모델을 구축하겠다.- 지역 최대의 현안은 신공항, 취수원, 신청사가 아닐까 한다. 지역의 3대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최종 이전부지를 연내 확정토록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따라 사업이 앞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다. 신청사 문제는 지난 4월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의 발족·활동과 함께 신청사 유치를 위한 지자체 간 경쟁이 뜨겁다. 향후 사전조사, 시민의견 수렴 등을 통해 후보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자료를 가지고 오는 12월 시민평가단의 공정한 평가를 거쳐 최종입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취수원 문제는 관련기관 업무협약에 이어 환경부에서는 공정하고 중립적이며, 지자체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정부용역 2건(낙동강유역통합물관리, 구미국가산단 폐수무방류시스템 적용)을 발주, 낙동강 수질확보를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민선 7기 남은 3년 대구시정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민선 7기 목표는 행복한 대구 공동체 실현이다. 누구든지 마음껏 꿈을 펼치고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도시, 온정이 넘치고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도시, 안전하고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쾌적한 도시, 시민의 삶 속에 문화와 예술이 녹아 흐르는 즐거운 도시, 250만 시민 모두가 대구의 주인이 되는 참여의 도시를 만들어 시민이 행복한 대구 공동체를 반드시 실현할 것이다. 앞으로 시민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 기울여 시민들이 행복하고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대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이곤영기자@kbmaeil.com

2019-06-20

천년 전 신라시대의 포석정, 현대 한옥과 만나다

“중국과 일본의 전통가옥을 둘러보면 가는 곳곳마다 석재로 조성한 마당 공간 조경이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지요. 이는 프랑스나 영국 등 서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통일신라시대 유물인 경주 포석정(사적 대한민국 사적 1호)을 활용해 한옥에 접목할 수 있는 유상곡수 조경석재를 처음으로 개발한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김태완 대표의 말이다.김 대표는 ‘우리 한옥을 아름답게’라는 슬로건으로 전통 문화사업 창업자답게 한옥 조경에 남다른 애착심을 갖고 있다. 그는 “통일신라시대 석조유물들을 보면 우리나라도 한때는 정원을 꾸미는 조경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었다”면서 “하지만 외세의 잦은 침략과 약탈로 조경기술 발달이 정체된 점이 무척 아쉬운 마음에 포석정 유상곡수 조경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포석정을 한옥 조경 소재로 활용“한옥과 마당 조경은 한 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집을 아무리 잘 지어 놔도 마당 조경을 제대로 꾸지미 못하면 한옥의 아름다움은 빛을 잃게 되지요.”김 대표는 지난해 안동시 정상동 예미정 안동종가음식체험관 한옥 콘텐츠를 활용해 포석정 유상곡수 상설전시장을 조성했다. 국내 조경업계로부터 눈길을 끈 그는 한옥 조경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지난해 전국 조경업자들을 초청해 유상곡수 경제시공 발표회를 연 후 포석정 설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고안해 낸 유상곡수 조경석재는 20여 토막의 통돌로 제작돼 튼튼할 뿐만 아니라 외관상 질감도 문화재 포석정보다 더욱 미려(美麗)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수로 바닥 석재와 벽체 석재를 모두 60여 조각으로 이어 붙여 만든 경주 문화재 포석정과 달리 바닥과 벽체가 한 덩어리인 20여 개의 통돌에 수로 홈을 파서 제작했다. 이 때문에 한옥 마니아들로부터 격찬을 받고 있다.개발된 유상곡수로는 경주 포석정과 똑같은 1대1을 비롯해 1/2, 2/3 등 대·중·소 3가지 크기가 있다. 또 이음새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둥글게 조성된 곡수로를 수평으로 길게 펼 수 있는가 하면 ‘ㄱ’자 또는 ‘ㄴ’, ‘ㄷ’자처럼 모양을 구부릴 수도 있다. 따라서 마당 모양에 따라 유상 곡수로를 자유자재로 설치할 수 있는 등 한옥 조경용 석재로서의 기능성을 다양하게 부가해 두고 있다.특히 곡수로엔 단순히 물만 흐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야간에는 LED를 이용한 무지갯빛 수중조명도 구사할 수 있다. 물이 유입되는 입수구와 나가는 출수구엔 제작자의 이름은 물론 설치의미 및 설치연도도 새길 수 있다.◇ 생활 접목 가능한 전통 문화콘텐츠“석재로 만든 유상곡수는 통일신라 당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 중국과 일본에서도 유행했습니다. 웬만한 집안이면 설치해 둘 정도로 구불구불한 석재 곡수로는 정원을 친수공간으로 꾸미는데 매우 탁월한 소재라는 것을 한·중·일 3국이 공유하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김 대표는 “전복의 모양을 따서 곡수로 형태로 물을 흐르게 한 포석정은 왕궁 등 특정 지배계층의 전유물만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포석정이 설치될 당시는 선덕여왕과 진성여왕 등 여성 왕이 탄생될 정도로 여성의 사회적 위상이 최고조에 이른 시대라는 것. 따라서 그는 “포석정이 부족국가 남성 지배계층의 연희를 위한 장소가 아니고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위상을 상징하는 씨족사회 석재 조형물로 특별한 날 의례를 올리는 사당(祠堂)의 의미가 더 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래 우리 민족은 여성을 존중해 왔다”며 “여성의 사회적·국가적 가치는 존중의 의미를 넘어 숭배였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최근 미투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난 이유는 외세의 침략으로 번번이 무력화된 한반도의 남성이 여성의 권리를 온전히 지켜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옥 기와지붕 조경소재도 연구개발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의 한옥 조경 소재 개발 사업은 포석정에 그치지 않는다.최근 국내 최고의 목조건물인 안동 봉정사 극락전 마당 3층 석탑(경북도 문화재 제 182호)을 비롯해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앞 석등(국보 제 17호)을 모델로 한 한옥 조경 석재 개발에도 착수한 것이다.김태완 대표는 “우리 전통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한옥 조경석재 개발은 수년 전부터 국적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싸구려 조경 석재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전통문화 정체성을 제대로 묘사해 낸 석재가 없다는 아쉬움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이에 그는 최근 ‘경무기업’이라는 석재 조경공사 시공 전문 업체도 창업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김 대표는 “포석정이 우리나라 여성문화를 상징하는 유일한 석재 조형물이라고 하면 탑과 석등 등은 남성문화 조형물로 이들을 함께 배치하면 음양의 조화로움이 잘 어우러져서 입체적인 석재 조형물을 완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경석재는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석재표면에 이끼가 끼고 자연스러운 색감이 나타나 고즈넉한 분위기가 더욱 잘 살아난다”고 덧붙였다.한옥마당 석재조경 예찬론자인 그는 또 “중국과 일본의 전통가옥 지붕 조명은 일반화돼 있는데 아직도 한국은 벽체만 조명하고 한옥 멋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붕은 그냥 방치해 두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석정 유상곡수 조경석재 개발에 이어 최근에는 한옥 기와지붕의 아름다운 자태를 밤에도 볼 수 있도록 전통 기와지붕 조명장치를 개발하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편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은 1998년 전통식품을 소재로 한 문화상품 안동간고등어 개발을 시작으로 2000년 영덕∼안동간 고등어길 길놀이 풍물재연, 2002년 임금님 진상품 안동은어를 부각시키기 위한 안동석빙고장빙제 시연 및 낙동강누치잡이 강촌마을 풍물재연, 안동간고등어축제, 전통방패연날리기대회, 안동병산탈춤 복원, 안동종가음식 유통사업 문화 콘텐츠 개발 등 문화산업 창업 소재용 전통문화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해 오고 있다.(시공문의 경무기업 054-854-7200)조상들이 이룩한 찬란한 문화현대 후손들의 창의적 개발 필요“무거운 석재를 소재로 하는 조경공사는 하자 발생 자체가 재공사라는 큰 부담감 때문에 공사 초기부터 무결점·무하자 공사가 필수조건입니다.”안동 예미정 별채에 조성한 포석정 전시장에서 만난 김태완(51)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대표는 유상곡수로 시공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면서 이 사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김 대표는 “유상곡수로를 깔 위치에 지하 전기 선로와 상하수로를 점검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며 “다음으로 기초를 파고 석재 곡수로를 지탱할 콘크리트 기초공사와 함께 급수·배수 설비부터 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수로를 지하에 설치하는 만큼 이물질이 들어가 막힐 우려가 없도록 가능한 한 직선으로 배수로를 설치한다”며 “배수구는 연못이나 집수조에 연결해 곡수로를 흐른 물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고 덧붙였다.본격적인 유상곡수로 설치는 콘크리트 기초 위에 곡수로 통돌을 차례차례 이어가는 데서 시작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곡수로의 수평 유지는 필수다. 물을 토해 내는 거북이돌에 지하수 또는 상수도를 연결해서 구불구불 물이 흐르도록 유상곡수를 연출해 내는 것이 최종 마무리 작업이다.현재 그가 시공한 유상곡수로는 전국 14곳에 이른다. 그는 최근 이 석재 조경물에 LED조명장치를 설치하는 부품 개발사업에도 몰두하고 있다.1천년 전 포석정에 흐르는 물 위를 아름다운 술잔이 떠다녔고, 1천년 후 지금 포석정 유상곡수에 예쁜 유등이 떠다니도록 하고자 기획한 이번 사업에 대한 그의 자세는 진지하다.이를 위해 그는 경주 배동에서 1천년 전 포석정을 놓던 그때 그 석공들처럼 유상곡수로를 만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김 대표는 “뉴밀레니엄이 시작된지 20여 년이 된 이 시점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전통문화를 더욱 새롭게 창달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구한 역사 속에서 조상이 이룩한 찬란한 전통문화처럼 우리도 우리의 문화를 창의적으로 개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2019-06-18

짜릿한 손맛으로 아로새겨진 포르투갈 라고스

불확실성과 우연성, 낯섦과 새로움은 낚시의 매력인 동시에 여행의 기쁨이기도 하다. 특히 외국의 강과 바다에서 즐기는 낚시는 여행을 몇 배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트립 어드바이저(Trip Advisor)’ 웹사이트를 이용하면 외국 여행지의 숙박업소와 맛집, 관광명소 등은 물론이고 낚시를 포함해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강이나 바다를 낀 여행지에는 전문 가이드가 동행하는 낚시 투어 상품들이 있다.지난겨울, 포르투갈 여행을 준비하면서 나는 라고스(Lagos)에 가보겠다고 마음먹었다. 리스본에서 남쪽으로 400㎞ 가량 차로 달리면 라고스에 닿는다. 포르투갈 남부에 위치한 휴양지로 북대서양을 끼고 있는데, 총천연색 바다와 기암괴석들이 장관을 이뤄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그 보석 같은 해안도시에서 이틀을 보내기로 했다. 대서양에서 낚시하는 꿈을 이루고자 ‘트립 어드바이저’를 통해 현지 낚싯배 업체에 선상 낚시 예약을 했다. 라고스에는 낚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러 선사(船社)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페스카마르’와 ‘블루샤크’ 두 팀이 활발하다.두 업체 모두 초보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체험 낚시부터 전문 낚시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어, 돛새치 등 대형 어종 낚시까지 고객의 수준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두었다. 나는 최소 비용으로 대서양의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는 근해 체험 낚시를 선택했다.라고스에서 낚시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여행 자랑 좀 해야겠다. ‘세상의 끝’으로 잘 알려진 호카곶(Cabo Da Roca)의 석양을 볼 땐 시간이 정말 멈춘 것만 같았다. 절벽까지 솟아오른 파도가 야생 백마가 되어 달려드는 아제나스 두 마르(Azenhas Do Mar)의 장관은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포르투갈 중부 산악지대의 옛 요새마을인 몬산토(Monsanto)에 가 중세의 시간을 그대로 간직한 지붕들로 내려앉는 저녁해에 마음을 내어 말렸다. 모로코 마라케시(Marrakech)에서부터 만년설 쌓인 아틀라스 산맥을 지나 뙤약볕이 쏟아지는 사하라 사막을 낙타 타고 이동했다. 사막에서의 밤,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모닥불 피우고 술을 마셨다. 고개를 들면 사막 모래보다 더 많은 별들이 밤하늘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었다. 어둠보다 별이 더 많은 밤을 태어나서 처음 봤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별빛 아니 별비를 카메라로 담을 수 없었다.여행은 삶에서 잃어버린 감동하는 능력, 감동하는 마음을 회복시켜준다. 익숙한 일상의 자리를 떠나 말도 음식도 풍경도 사람도 생경한 곳에서 철저한 이방인이 될 때의 고립감은 영혼을 위축시킨다. 하지만 조금씩 그들과 동화되어 마침내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부터 ‘나’는 이전의 ‘나’가 아니다.여행의 모든 아름다움들이 처음부터 내게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낯설고 두렵던 이국의 풍경과 사람들이 비로소 내 마음에 들어오게 됐을 때, 세상은 내게 전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곳이 되었다. 낚시도 마찬가지다. 낚시를 할 때면 지루한 일상에서 잃어버린 ‘경이’를 되찾는다. 늘 반복되는 업무, 풍경, 사람, 공간을 벗어나 자연과 만나면 모든 게 다 신기하다.우리 삶은 너무 뻔하다. 일상이라는 것은 보통 예측이 가능하고, 우연함이나 미지의 영역이 없다. 그런데 낚시는, 저 물속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세계가 있는지 모르면서 강과 종일 마주보고, 바다와 대화하는 행위다. 그 대화를 통해 자연과 마침내 동화될 때, 낚시꾼은 더 지혜롭고 내면이 풍부한 사람으로 성숙된다.아침 6시, 리스본 ‘셋 리오스(Set Rios)’ 터미널에서 버스에 올랐다. 전날 먹다 남긴 ‘파스테이스 드 벨렘(Pasteis de Belem)’의 유명한 에그타르트를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넉넉한 빈 공간에 다리를 쭉 뻗고 한숨 잤다.버스는 포르투갈 최대의 항구도시인 파로(Faro)를 경유해 10시쯤 라고스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나오자 남부 이베리아반도의 햇살이 과즙처럼 쏟아졌다. 12월인데도 5월처럼 화사하고 따뜻했다. 항구와 인접한 어느 바(Bar)에 가서 핫도그와 콜라를 먹었다. 휴양지답게 사방을 활짝 열어둔 개방감과 레게풍의 경쾌한 댄스음악이 마음을 들뜨게 했다. 미모의 웨이트리스와 사진도 한 장 찍었다.사람들은 민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했다. 나는 오전엔 작은 보트를 타고 라고스 앞바다의 해안 동굴과 기암괴석을 탐사하는 보트 투어를 체험했다. 신비한 빛으로 일렁이는 라고스 바다, 이런 항해라면 몇 달쯤 표류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생에 신혼여행이 가능하다면 장소는 무조건 라고스라고, 이루어지지 않을 꿈도 잠시 꿔봤다. 헛꿈에서 깨 에메랄드빛 바다 표층을 떼로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보니 오후에 예정된 선상 낚시가 무척 기대돼 가슴이 쿵쾅거렸다.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네 시간 동안 나만 태우고 출항하는 반나절 독배, 200유로를 지불했으니 독배치고는 무척 저렴한 편이다. 물고기만 잘 잡혀준다면 최고의 가성비를 기대해볼 만하다.선장 루스와 그의 친구 마누엘이 나를 반갑게 맞았다. 둘 다 70세의 노장들, 우리 셋은 영어를 못해 몇 개의 단어와 몸짓으로만 대화했다. 그러나 낚시꾼들에게는 낚시가 만국공용어다. 금방 살가워져서 낚시 이야기로 침을 튀기는 사이 포인트에 도착했다.한국에서 선상 감성돔 낚시에 주로 쓰는 카고낚싯대 비슷한 릴대에 골동품 아니, 둔기 수준인 구형 6000번 릴, 두꺼운 나일론줄에 봉돌을 달아 새우 미끼를 내리는 생미끼 낚시였다. 마누엘이 방법을 설명하고 시범을 보였다. 루스와 마누엘과 나는 나란히 서서 채비를 내리고 부지런히 고패질을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입질이 들어왔다. 레드 스내퍼, 화이트 브림, 옐로우 브림, 그루퍼 등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그런데 마누엘 쪽을 슬쩍 보니 그는 봉돌에 에기 하나를 달아 새우 미끼와 함께 내리는 게 아닌가? 물어보니 대형 갑오징어가 종종 잡힌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에기를 하나 얻어 봉돌에 달았다. 그리고 얼마 후, 큰 입질을 받았다. 엄청난 당길심, 한참을 씨름한 끝에 갑판에 올린 녀석은 초대형 갑오징어였다. 그렇게 큰 갑오징어는 태어나서 처음 봤다. 그 녀석이 마누엘의 얼굴에 먹물을 뿜어 배는 한바탕 폭소의 도가니가 됐다.이후로도 입질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물고기 입질도 좋지만 사람 입질도 좀 하자며 선장 루스가 병맥주를 건넸다. 푸르디푸른 대서양 위에서 낚시를 즐기면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는 순간을 영원으로, 이곳을 천국으로 바꿔냈다. ‘태양은 가득히’의 알랭 들롱이 된 기분이 들었다. 뙤약볕을 받아내선지, 맥주 한잔의 취기 탓인지, 프랑스 미남이 된 것만 같은 황홀감 때문인지 얼굴이 붉게 익은 나는 저녁보다 먼저 석양의 표정을 지었다.대서양의 태양이 은은한 금빛으로 정수리를 쓰다듬었다. 낚시를 마쳐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왠지 뭉클해져서는 코를 훌쩍거렸다. 라고스 바다에서 낚시한 오후 반나절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임을, 다시 만날 수 없을 시간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늙은 선장 루스와 그의 친구 마누엘, 그리고 나 셋이 함께 블루샤크호 후미에 서서 낚싯대를 드리울 때, 선실에 틀어놓은 올드팝 라디오에선 마침 ‘We are the world’가 흘러나오고, 늦은 오후의 해거름은 대서양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내가 운 좋게 잡은 초대형 갑오징어가 마누엘의 얼굴에 먹물을 뿜던 순간, 루스와 나는 정말 웃다가 눈물을 흘릴 만큼 박장대소했는데, 그건 삶에서 다시 경험할 수 없는 완전한 평화이자 완벽한 행복이었다.천진하고 바보 같은 아이들처럼 “컴온 피쉬!” “피쉬, 피쉬!”를 외치며 낚시하던 우리는 저무는 해를 뒤로 한 채 항구로 돌아왔다. 불과 네 시간이었지만 한 편의 긴 모험이 끝난 느낌이었다.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고 헤어질 때,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았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했으니까. 그렇게 ‘서로에게 이방인’이었던 우리는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여행과 낚시의 가장 아름다운 본질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수십 마리 물고기를 다 가져가라는 걸 극구 사양했다. 허름한 호스텔 공용주방에서 요리하기엔 세 마리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낚시로 잡은 고기 중 붉은 돔 한 마리와 이름 모를 생선 두 마리를 챙겼다.호스텔 관리인에게 잔소리 들을까봐 아예 부두에서 비늘을 치고 내장을 손질했다. 라고스항에서 호스텔은 도보로 10분 거리, 슈퍼마켓에 들러 혹시 고추장이 있을까 찾아봤는데, 병에 한복 입은 여인이 그려진 ‘코리안 스파이시 소스’가 있어 집어 들었다. 간장도 구입했다. 아쉽게도 와사비는 진열대에 없었다.한 마리는 회를 뜨고 두 마리는 구웠다. ‘코리안 스파이시 소스’는 우리가 흔히 피자에 뿌려 먹는 핫소스와 유사해서 회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간장을 찍은 회 맛을 음미하며, 오렌지나무 정원에서 만찬을 즐겼다.필리핀 출신으로 독일에서 여행사를 다니고 있는 ‘엘리’ 그리고 네덜란드에서 온 ‘아일라’와 회 한 점, 와인 한 잔을 나눠 먹었다. 둘 다 필리핀과 네덜란드를 대표할 만한 미인이었다. 두 미녀에게 내 시집을 선물하고 한국어 공부해서 꼭 읽으라고 했다. ‘Orange3’ 호스텔의 오렌지나무 정원은 밤늦도록 향기로웠고, 알 수 없는 이국 언어들이 캄캄한 귓가에 작고 예쁜 물고기들처럼 헤엄쳤다. 멋지기보다는 사랑스러운 저녁이었다.포르투갈과 항공 협정을 체결했지만, 아직 인천에서 가는 직항 노선은 없다. 파리나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이스탄불 등 유럽의 주요 허브 공항을 경유해야 한다. 리스본까지는 경유 포함 대략 1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리스본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4시간 만에 라고스에 도착한다. 사철 온화한 대서양 휴양지, 꼭 낚시가 아니더라도 요트 투어,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패들링 등 다양한 수상 레저와 함께 문어, 바닷가재, 조개, 갑오징어, 농어 등 맛있는 해산물 요리와 포트와인을 즐길 수 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라는 점에서 희소성도 충분하다. 지금 바로 당신이 가방을 싸야 할 이유다.

2019-06-16

민간·중소기업 주도, 단일산업 육성해 자생력 확보 관건

주제발표 1‘포항경제와 지역 철강기업 구조분석’박진혁 한국은행 포항본부 과장박진혁 한국은행 포항본부 과장포항시 경제성장률은 전국 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다.지역 핵심산업인 철강산업은 2016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18년 하반기 이후 다시 생산과 수출 모두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18년 이후 철강산업의 전방산업인 건설, 자동차, 조선업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무역규제 기조까지 강화된 데 기인하고 있다.포항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철강산업 매출액이 전체의 78.5%를 차지할 만큼 제조업 중에서도 절대적인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포항지역 철강기업들이 제철·제강업체 및 가공업체로 구성된 1차 철강제품 제조업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기초소재 공급 및 소재가공 위주의 산업집적화는 잘 이뤄져있지만 최종수요산업까지 이어져 지역 내에서 순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생태계는 부재한 상황인 것이다. 소재가공 종사업체들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혁신에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포스코 등 안정적인 공급처를 배경으로 단순 임가공에 치중하고 있다.포스코의 경영여건이나 대외여건이 업황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올해 들어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유입이 다시 늘어나면서 단순가공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반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지역 대기업 업황은 지속적인 기술개발, 판로 확대 노력 등에 힘입어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역 내에 철강재를 최종수요하는 산업을 육성해 진정한 철강생태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자동차, 조선 등 철강 수요산업은 제품혁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품질 철강소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포항은 한국을 대표하는 철강도시임에도 포항산 철강소재를 이용해 만들어낸 포항산 완제품은 전무하다.만약 지역 내에 철강수요업체 클러스터가 구축되고 제품기획단계에서부터 기존 철강단지와의 상호연계성이 강화된다면 물류비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포항산 고품질 철강이라는 브랜드효과 등을 얻으며 수요업체와 공급업체가 동반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예컨대 압력솥, 프라이팬 등 주방용 금속제품의 경우 외국산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존재하는데 ‘메이드 인 포항’마케팅이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외에도 국내 타지역의 수요산업과 경합되지 않으면서도 자체 순환적인 철강생태계 조성을 위해 한, 러 경제협력 등을 염두한 쇄빙선, 포항∼울릉간 위그선 제작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지역 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발굴, 육성 또한 병행할 필요가 있다.주제발표 2‘포항 주력산업 생태계분석·전략과제’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팀장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팀장경북의 2017년 지역내총생산(GRDP)는 93조6천617억원으로 전년대비 2.3%증가했다. 같은기간 전국 GRDP가 3.2%성장한 것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이같은 현상은 2011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경북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이 49.5%를 차지하며 그 중에서도 금속가공제품, 섬유제품, 기계 및 자동차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포항시도 전체 47.9%가 제조업이며 1차 금속제조업, 금속 가공제품, 비금속 광물제품 제조업의 비중이 매우 높다.대구·경북지역의 주력 제조업은 대기업 의존적인 후방산업의 특징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연간 459만대의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는 울산·부산지역의 국내 완성자동차 산업은 대구·경북지역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자리잡고 있는 울산은 경북산업이 가장 크게 의존하는 지역으로 주로 자동차부품과 도소매업의 연관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예를 들어 울산지역에서 자동차 매출액이 100억원이면 대구는 7억1천800만원, 경북은 23억4천9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한다.이같은 배경을 지니고 있는 경북지역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완제품 생산이 가능한 중소·중견기업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자동차, 조선, 전자 모두 산업용섬유에 대한 수요가 높으므로 대구·경북이 공동으로 섬유산업의 재기를 위해 노력하고 기업입지가 유리한 경북지역은 생산증대, 정주여건이 좋은 대구지역은 소득증대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또한 포스트차이나(Post China) 시장개척 및 다변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ASEAN) 10개국 및 인도시장에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신산업 기반구축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슈퍼이차전지 RBD 기반구축, 스마트 의료기기산업 육성, 경항공기산업 육성 등이 적절한 예가 될 수 있다.포항 철강산업의 경우 구조고도화를 위해 △CPS-AI기반 철강 스마트공장 기술연구원 설립 △철강제조 스마트공정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 △스마트공장기술 개발지원 및 인증센터 운영 등이 필요하다.아울러 포항 신산업 기반 구축을 위해 △물류로봇 실증단지 구축 △타이타늄 첨단 신소재 글로벌 거점사업 △다기능성 그래핀소재 RD기반 구축 등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대구·경북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자동차부품 1차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자동차산업 구조변화에 대응하는 협력체계를 구축이 절실하다.중견기업 육성전략을 마련하고 조선업 구조조정이 지역 철강 업종 등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으므로 지역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할 필요성이 있다.종합토론 요약13일 열린 ‘포항의 자생적 철강생태계 구축전략’세미나에서는 주제 발표에 이어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국내 철강산업의 미래 방향 등에 대한 종합토론을 요약한다.“3천700억 규모 中企지원 계획”△ 최진혁 산업통상자원부 철강세라믹과 과장새로운 분야보다는 포항이나 경북에 기반이 있고, 비교우위가 있는 철강에 연관된 분야 위주로 완제품 기업단지를 구축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철강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기업도 타격이 크지만, 중소중견기업의 어려움이 더 크다.정부는 포항시 등과 함께 중소중견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생혁신철강생태계 조성사업을 2021년부터 7년간 3천700억원 규모로 기획하고 있다. 연구개발(RD)뿐만 아니라 3D프린팅, 특수강 같은 이들 기업이 잘할 수 있는 특화된 분야를 지원할 계획이다. 철강 대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다 함께 참여해서 중소중견기업을 도와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사업이 되도록 추진하고 있다.이번 사업을 반드시 통과시켜서 포항이나 경북지역 산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철강 관련기업 유치에 최선”△ 정연대 포항시 일자리경제국 국장한국의 경제가 어렵다는데 특히 포항경제가 어렵다. 오늘 주제발표와 관련해 포항은 철강 산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다른 지역과 관련해 철강관련 최종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없다는 데 공감한다.지역 내 순환할 수 있는 실질적 생태가 부족한 것도 인식하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완제품 공장을 유치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포항시는 우선 블루벨리공단, 영일만산업단지 등에 조선, 자동차 등 철강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데 더 노력하겠다.투자유치재단을 설립해 집중 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격적인 투자유치를 진행하겠다. 현재 시는 영일만산업단지가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 자유특구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신청한 상태다. 7월 말께 지정 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로봇산업도 육성해 철강산업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른 방향으로는 포항철강산업단지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현재 1·2산단은 상당히 노후화했다. 기업들도 자체의 투자와 노력으로 양질의 철강을 생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지역산업 전반적 구조분석 필요”△ 최상민 포스텍 RD 전략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포항이 이처럼 위기를 겪는 것은 산업습성과 기업의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는 산업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포항시에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산업전문가를 배치한다던지, 전문가들과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 철강기업 구조 분석보다는 산업에 전반에 대한 구조 분석이 필요하다. 데이터 부족도 문제다. 분석을 하려고 해도 데이터가 없다. 다들 철강경기가 어려워 포항이 어렵다고 하지만, 해결책을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오늘 주제는 자생력이다. 그런데 현재는 관련한 모든 논의나 사업 등이 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저는 민간이나 기업주도로 산업이 육성돼야 자생이 이뤄지고 생태계가 구축된다고 생각한다. 정부나 지자체는 기업들이 활동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철강산업의 위기를 단기간 해결하기는 어렵다. 철강산업의 구조적인 특성 때문이다.현재는 중소중견기업들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기업에 과도하게 의지하고 있다.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단일산업이 부족한 것과 차별화된 산업 생태계 육성 전략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예를 들어 압력밥솥, 자전거 등과 같이 철로 만들어지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이러한 산업을 유치하려고 노력하지만, 배터리안에도 철이 들어간다. 그런 기업을 유치하면 자생적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국방 기업을 유치해도 큰 성과를 보일 수 있다. 탱크, 항공기 등을 만드는 방위산업도 눈여겨봐야 한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9-06-13

고령군 ‘내 주변부터 더 꼼꼼히…’ 군민 모두에 맞춤 복지서비스 실현

한 나라의 품격과 발전 정도를 알려주는 지표가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각종 경제 지표와 정치적 민주화의 유무가 개별 국가의 선진·후진성을 측정하는 가장 큰 기준이었다.하지만 ‘21세기형 선진국’은 여기에 몇 가지 요소를 더해야 한다. 보편적 인권이 어떤 수준에 있는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이 얼마나 존재하는가, 예술과 문화로부터 소외된 사람은 없는가 등이 바로 그 측정 요소.위에 언급한 것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복지’다. 바로 이 복지의 실현 정도가 국격(國格)을 말해주는 시대가 온 것이다.“예술가로서의 천재성과 휴머니즘을 두루 갖춘 20세기 최고의 독일 화가”로 불리는 여성이 있다. 케테 콜비츠(Kathe Kollwitz·1867~1945)다.농민과 노동자, 행려병자 등을 소재로 판화를 제작했던 그녀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아들을 잃은 ‘불행한 어머니’이기도 했다.하지만 콜비츠는 개인적 고통에 무너지지 않았고, 전쟁을 반대하는 사회운동을 이끌었다. 또한 베를린 거리를 떠도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무료 급식소와 무료 숙소를 운영했다. 따뜻한 휴머니스트였던 의사 남편과 함께였다.후대 사람들이 콜비츠를 높이 평가하는 건 그녀가 ‘빼어난 화가’인 동시에 어려운 시대임에도 개인적 희생을 감수하며 활동한 ‘복지 전문가’였기 때문이 아닐까.20세기 초반과 달리 이제 ‘복지 실현’의 책무는 개인이 아닌 정부의 몫으로 넘어왔다. ‘지방정부(지자체)’의 역할이 막중하다.그렇다면 ‘선진화된 복지가 실현되는 지방자치단체’를 지향해온 고령군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궁금증을 안고 고령군청을 찾았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시스템에 충실한 복지 실현“오늘날 사회보장의 기본 이념인 맞춤형 복지의 실현을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이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사회보장협의체의 활성화가 기본이 돼야 하겠죠.”고령군청 복지 담당자가 내놓은 첫마디다. 현재 고령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군 대표협의체와 실무협의체, 읍면별 협의체 구성을 통해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사업, 사회복지시설 현장 봉사활동, 거동 불편가구 원격 LED 설치사업, 독거노인 안전 돌보미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민관협력의 구심점이자 사각지대에 놓인 지원 대상자를 발굴하는 지역 네트워크 기구”라는 게 담당자의 부연. 복지자원의 발굴과 서비스 제공기관간 연계·협력 방안을 연구하는 것 역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의무다.고령군은 국가유공자를 위한 지원 확대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훈 관련 군 조례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지난 5월부터 참전유공자에 대한 수당을 인상했고, 지급 대상도 확대했다.참전유공자 명예수당은 이전에 비해 3만 원이 인상된 13만 원이 지급되고 있다. 상승분에는 고령군 예산이 투여됐다. 보훈예우수당을 지급받는 대상자의 범위도 넓혔다.“참전유공자의 미망인에게 월 5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보훈수당을 받던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위로금 3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한 고령군은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예우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한 복지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 고령군은 3월부터 ‘청년복지 행복도우미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 사업은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의 사회복지시설과 복지 분야에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연결해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 현재 고령군 사회복지시설 중 이 사업에 참여한 곳은 들꽃마을, 고령지역자활센터, 성요셉재활원, 성요셉요양원, 성요셉직업재활센터, 대창양로원 등 6곳이다.“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노동시간을 줄이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안정적 시설 운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 관계자는 “복지 관련 자격증 소지자 발굴을 통해 맞춤형 청년인력 지원도 가능해졌다”며 흐뭇해했다.◆ 복지 사각지대 없애는 ‘대가야 희망플러스’높아진 평균 수명으로 인해 길어진 노후에 대한 걱정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 역시 지자체의 책무 중 하나. 고령군은 노인들의 빈곤 문제와 무관심으로 인한 소외감 등을 걱정스런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다.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후생활의 안전판이 될 ‘노인 일자리사업’에 26억 원을 투입한다. 금전적 대책만이 아니다. 독거노인의 안전 확인 및 말벗이 돼줄 ‘노인 돌봄 기본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현재 726명의 고령군 독거노인들이 이 서비스를 받으며 외로움을 위로받고 있다. 고령군은 “노인들의 취미생활을 조력하고, 건강을 체크해주는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현장으로 찾아가 복지정책을 실천하는’ 맞춤형복지팀은 고령군의 복지체감도를 향상시키고 있다.이들은 취약가구에 대한 관리를 체계화했고, 이장·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독거노인생활관리사·수도 검침원 등 평소 주민들과 자주 접하는 이들로 ‘인적 안전망’을 구축해 위험성을 내재한 주민을 보호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발굴된 고위험 가구는 공적 급여와 민간의 연계를 통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공동모금회 개인 긴급지원’과 ‘대가야 희망플러스’ 등이 실질적인 사례다. ‘지역형 나눔 캠페인’이라 부를 수 있는 ‘대가야 희망플러스’는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령군, 고령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MOU 체결로 만들어졌다.고령군 전용 통장을 개설해 후원자를 모집하고, 고령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지원하는 1구좌 3천원의 정기적 기부를 받는 시스템이다. 이는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노력도 이어져지역 특성과 수요에 맞춘 ‘시각장애인 안마서비스’와 ‘아동·청소년 비전 형성 지원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시각장애인 안마서비스는 노인성 질환자와 일반 사업장에 취업이 어려운 시각장애인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 안마사 자격을 갖춘 시각장애인이 가정을 방문하거나 사업장에 찾은 노인들에게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월 1만6천 원의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주차 편의를 제공하려는 고령군의 노력도 눈에 띈다. 고령군청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내 불법주차를 수시로 단속하고 있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세우면 10만 원, 장애인 주차구역의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는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것이 기동단속반의 설명.이외에도 스마트폰 ‘생활불편 신고 앱’을 통한 단속을 병행하고, 장애인 표지 위조와 변조 등도 철저히 가려내 과태료 처분한다는 것이 고령군의 방침이다.말 그대로 ‘희망을 키워가는 저축’인 ‘희망키움통장’도 빼놓으면 안 될 복지 정책. 매월 일정액을 저축하는 이들에게 근로장려금을 지원하는 희망키움통장 사업은 일을 하면서도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적극적 복지사업의 하나다.희망키움통장 가입자들은 통장을 유지하는 기간인 3년간 4회 이상 교육 이수가 필수다. 최근에도 가입자 40명이 자립역량교육을 이수했다. 자립역량교육은 저소득층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저축·보험과 관련된 실용적인 교육으로 구성된다.이처럼 고령군은 다양한 복지 관련 정책을 능동적으로 추진 중이다. 오는 28일까지는 사회보장급여 수급 자격과 급여액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정기 확인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그렇기에 “앞으로도 혼자서 고통 받고, 어려움을 호소할 친인척이 없는 분들이 복지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내 주변부터 꼼꼼하게 살펴 볼 것”이라는 고령군 이원근 주민복지과장의 약속이 믿음직하게 들렸다.복지시설 리모델링·신축 추진 어르신 복지욕구 충족에 최선‘고령화’ 문제는 한국 어느 지자체도 피해갈 수 없다. 그렇기에 고령화 시대에 맞춘 정책의 강화 역시 필수적이다. 고령군은 노인들의 복지 욕구 충족을 위한 시설 신축 및 활성화에 복지 정책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그에 따라 올해는 노인 복지시설 4곳을 전면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한다. 운수면 하법경로당, 성산면 노인회관, 개진면 노인회관, 쌍림면 대곡경로당 등이다.운수면 하법경로당은 신축을 완료해 5월 준공식을 가졌다. 성산면 노인회관은 6억 원의 예산을 들여 1층과 2층을 리모델링하게 된다. 신축한 개진면 노인회관은 7월 준공 예정이다. 쌍림면 대곡경로당 역시 9월이면 완성된다.이와 함께 경로당 환경개선사업과 공기청정기 보급도 추진한다. 고령군 내 12곳 경로당의 노후시설을 보수하고,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에게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를 선물하자는 차원에서 경로당 203곳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는 것.여기에 더해 태양광 발전장치 사업을 진행해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전기요금 부담 없이 냉·난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도 세웠다. 경로당 책임보험 가입과 안전관리용 CCTV 설치, 경로당 운영비 지원 등도 노인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고령군의 정책이다.이와 관련 고령군청 복지 담당자는 “어르신들이 깨끗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연구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전병휴·홍성식 기자

2019-06-13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만난 황금빛 대구

취미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섬세한 감각과 세련된 언어로 사물과 인간의 내면을 포착해온 시인 이병철(35)은 한국 문단에서 유명한 ‘젊은 낚시꾼’이기도 하다. 이병철 시인이 멀고 먼 노르웨이와 포르투갈에서 겪은 독특한 ‘낚시 체험’을 2회로 나눠 싣는다.낯선 이국의 강과 바다에서 생전 처음 보는 커다란 물고기를 잡는 꿈!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려볼 것이다. 꼭 낚시꾼이 아니더라도 허먼 멜빌의 ‘백경’이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감명 깊게 읽은 독자라면 망망대해에서 낚시하는 상상을 해봤을 테고,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출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본 사람들은 브래드 피트가 크고 아름다운 무지개송어를 잡는 장면에서 쾌감을 느꼈으리라.해외 원정 낚시는 책과 영화에서만 접하던 상상과 동경의 영역이지만, 이제는 그 미지의 안개가 꽤 걷혔다. 낚시 채널뿐만 아니라 공중파 티브이 프로그램에서도 연예인들이 알래스카, 뉴질랜드, 팔라우, 오키나와 등을 누비며 낚시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전문 낚시인들 중에는 오대양 육대주 곳곳을 탐험하며 대어와 괴어만을 골라 낚아내는 ‘헌터’들도 있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비용, 전문성과 정보를 필요로 한다. 현지 가이드의 도움 없이는 시도하기 어렵고, 대상어종 공략에 적합한 장비를 구비하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단순 취미로 낚시를 즐기는 애호가나 배낭여행객이 인도 히말라야 협곡의 골든마시르라든가 호주 오지 계곡의 머레이코드, 러시아 아무르강 전설의 물고기인 타이멘이나 아마존에 사는 세계 최대의 담수어 피라루크, 남태평양의 자이언트 트레바리 또는 옐로우핀 튜나를 잡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그렇다고 해서 해외 원정 낚시가 이룰 수 없는 꿈인 것은 결코 아니다. 물이 있는 곳에는 당연히 물고기가 살고, 그 물고기를 낚는 방법은 보편적인 낚시의 기술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꼭 전문 낚시 여행이 아니더라도 약간의 의지와 부지런함만 있으면 외국 여행지에서 낚시를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나의 체험을 바탕으로 외국 여행에서 물고기를 잡는 법을 슬쩍 귀띔해보려 한다. 물론 동남아 선상 체험 낚시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누구나 수월하게 이국의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겠지만, 보다 이색적인 풍경은 유럽에 있다. 먼저 북극해가 파도치는 북유럽, 노르웨이로 가 보자.노르웨이 제2의 도시이자 미항(美港)인 베르겐까지 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으나 오슬로에서 기차와 산악열차, 페리, 버스를 차례로 옮겨 타는 ‘노르웨이 인 어 넛셀(Norway in a Nutshell)’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피오르드(fjord)를 지나올 수 있다. 빙하가 지반을 침식시켜 생긴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찬 에메랄드빛 협곡, 설산이 커튼처럼 겹친 피오르드를 통과하면서 나는 이 세계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내 종교는 자연이다. 자연이 내 안에 경이와 신비, 감사함을 불러 일으킨다”던 올리버 색스 교수의 말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한 것이다.베르겐에 오기 전, 노르웨이 최북단 도시인 트롬쇠에서 폭설에 덮인 해변에 텐트를 치고 양갈비를 구워 먹으며 느낀 것과는 또 다른 황홀감을 피오르드에서 만끽했다.여행을 앞두고 배낭을 꾸릴 때, 노르웨이에서 캠핑과 낚시를 꼭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지닌 아웃도어 레저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여행자에게 ‘자연에의 접근권’을 허락한다.자연에의 접근권이란 노르웨이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산과 바다, 강, 호수, 공터 어디서든 야영과 취사, 트래킹을 허용하는 법적 보장을 뜻한다. 덕분에 트롬쇠 해변에 텐트를 치고 모닥불 피워 양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때 온통 흰 눈에 덮여 딴 세상 같은 해변으로 북극해의 파도가 엄숙한 성가처럼 밀려왔다. 어둠마다 얼음이 박혀 바람은 날카롭고, 유리 두드리는 맑은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 하룻밤은 이 세상에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다만 낚시의 경우 강이나 계곡, 또 바다와 담수가 만나는 기수역인 피오르드에서는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한다. 현장에서 일일 면허를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귀찮은 일이다.반면 바다낚시는 라이센스 없이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베르겐 해안에서 루어 낚시(인조 미끼를 사용하는 낚시)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생선으로 사람들은 흔히 연어를 떠올리지만, 정작 바이킹의 후손들이 가장 사랑하는 물고기는 대구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대구를 스테이크나 스튜로 즐기고, 염장하거나 말려서도 먹는다. 어딜 가나 대구 요리가 있고, 대구 상징물을 볼 수 있다. 베르겐의 구시가지에는 나무로 된 커다란 대구 조형물이 있는데, 관광 명소로 사랑받는다.노르웨이에 사는 한 한국인이 인터넷에 “갯바위에서 낚시로 대구를 잡았다”고 올린 글이 나를 부추겼다. 그러나 그 한 문장이 유일한 정보였다. 어떤 장비와 미끼를 사용했는지, 낚시 방법은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우리나라 동해에서 겨울철에 주로 이뤄지는 대구 낚시의 경우 배를 타고 나가 수심 100미터권까지 메탈지그(인조 미끼의 일종)를 내리는 방식인데, 나는 대구는 언감생심이고 갯바위 주변의 작은 잡고기들이나 낚을 요량으로 섬진강에서 쓰던 6.6피트짜리 쏘가리 낚싯대와 2000번 소형 스피닝 릴, 그리고 지그헤드와 웜 루어만을 간단히 챙겼다. 차를 몰아 베르겐에서 50km 정도 떨어진 뤼그라(Lygra)로 향했다. 포인트 정보는 물론이고 대구 외에 또 어떤 어종이 사는지, 주된 낚시 방법과 채비가 무엇인지 전혀 모른 채, 뤼그라의 륑하이센터(Lyngheisentret) 앞 바다가 조류의 흐름이 원활해 낚시가 잘 되는 곳이라는 첩보만을 어렵게 입수했을 뿐이다.산비탈을 한참 걸어 내려가 해변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바다가 기다리고 있었다. 갯바위 몇 곳을 지나 낚시할 만한 장소를 정했다. 수심도 꽤 있어 보이고, 곶부리와 홈통이 이어지는 구간이었다. 무엇보다 발판이 편했다. 자리를 잡고 채비를 꺼냈다. 합사 0.8호 낚싯줄에 16파운드 쇼크리더, 4분의1온스 지그헤드와 4인치 그럽 웜. 첫 캐스팅과 함께 노르웨이에서의 낚시가 시작됐다.네댓 시간가량 부지런히 던지고 감기를 반복했다. 바닥을 긁어보기도 하고, 중층, 상층, 표층을 교대로 노려보기도 하고, 단순 리트리브부터 강한 저킹과 트위칭까지 액션을 다양하게 줘보기도 했다. 그러나 입질은 전혀 없었다. ‘그럼 그렇지.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지. 아무리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해도 나 같은 얼치기에게 잡혀줄 덜떨어진 물고기는 없을 거야’ 체념하면서 나는 점점 지쳐갔다.‘에이, 한 번만 더 던져보고 집어 치우자’ 하고는 홈통 지형 깊은 물골 자리에 채비를 던진 후 바닥을 천천히 긁었다. 입질 없어 부아 치민 속까지 꽉 막히게 하는 답답한 묵직함이 또 느껴졌다. ‘이번에도 바닥에 걸린 모양이군’ 생각하자 이가 갈리는데, 손에 쥔 낚싯대 그립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곧 꾹꾹, 아래로 처박는 움직임이 내 손에 전해졌다.“왔구나, 왔어!” 낯선 이국 바다에 뭐가 사는지도 모르는 나는 어떤 녀석을 만나게 될지 무척 궁금하고 설렜다. 한국에서 짊어 메고 온 쏘가리 낚싯대로 노르웨이 물고기를 걸었다는 사실에 벌써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한참을 저항하며 힘을 쓰던 녀석이 마침내 수면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황금빛 대구였다. 70센티미터짜리 대물!그 순간이야말로 내겐 생의 환희이자 삶의 정수였다. 갯바위 위에서 덩실덩실 춤을 췄다. 한 마리 잡은 기쁨에 취해 곧장 낚시를 접었다. 한 마리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흥분해선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먼 바다가 아닌 연안 갯바위에서 캐스팅 낚시로 대구를 낚았다. 그것도 쏘가리 전용 로드와 2000번 릴, 지그헤드와 웜을 사용해서 말이다. ‘노르웨이 빅 피쉬’를 들고 다시 산비탈을 걸어올라 차 세워둔 곳에 도착하니 뤼그라의 석양이 금빛 대구처럼 내 쪽으로 헤엄쳐 오고 있었다. 운전해서 베르겐으로 가는 차 안은 그야말로 광란의 1인 축제장, 노래를 흥얼거리며 몸을 흔들어댔다. 신호에 멈춰 설 때마다 허공에 어퍼컷 세리머니를 날렸다.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 거대한 대구를 공용주방으로 들고 가자 러시아, 영국, 중국, 스웨덴 친구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금 전 낚시로 직접 잡은 것이라고 설명하니 박수를 치고 엄지를 세웠다.세계 각국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뒤로 하고 싱크대를 독차지한 채 대구를 손질했다. 석장 뜨기 한 대구살을 맥주와 통후추, 소금으로 밑간한 다음 올리브유 두른 팬에 구웠다. 레몬이 없어 오렌지즙을 뿌렸다. 대가리와 뼈, 내장은 마늘, 양파, 당근과 푹 끓여 스튜를 만들었다.자연산 대구 요리를 나눠 먹을 영광의 주인공으로 룸메이트인 마이크가 선택됐다. 모친은 러시안, 부친은 이탈리안이며, 이탈리아의 재패니즈 레스토랑에서 요리하는 친구다. 일식집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맛보인다는 게 부담됐지만, 다행히 그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뼈에 붙은 살점까지 쪽쪽 빨아대며 알뜰하게 대구 한 마리를 해치웠다. 여행 온 지 보름 만에 처음 제대로 된, 근사한 저녁을 먹었다며 고마워했다. 설거지는 자기가 하겠다고 팔을 걷었다. ‘대박’, ‘감사합니다’ 같은 한국말을 가르쳐줬더니 곧잘 했다.이병철 시인비록 한 마리지만 생애 가장 풍성한 조과였다. 나눠 먹는 기쁨도 누렸다. 밤늦도록 금빛 대구의 손맛이 살과 뼈와 피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룸메이트들의 잠을 깨우지 않으려 속으로 환호하며 간신히 눈을 붙였다. 그날 밤에는 꿈도 꾸지 않았다. 이미 꿈을 다 살아버렸기 때문에.노르웨이는 몇 년 사이 한국인들의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깨끗한 대자연 속에서 피오르드 투어와 트래킹 등 레저 활동은 물론 ‘슬로우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인천에서 오슬로까지는 보통 터키 이스탄불이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을 경유해서 가는데, 대한항공이 6월 14일부터 8월 9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슬로 직항 노선을 연다고 한다.올 여름 노르웨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간단한 루어낚시 채비를 챙겨 떠나보자. 내가 사용한 낚시 장비는 다 합쳐봐야 2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낚싯대로 만끽하는 황금빛 대구와 고등어, 연어의 짜릿한 손맛은 값을 매길 수 없는 최고의 ‘액티비티(activity)’가 될 것이다.

2019-06-09

꽃다운 영혼과 뜨거운 구국혼,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1992년 로브 라이너(Rob Reiner) 감독이 연출한 영화 ‘어 퓨 굿맨(A Few Good Men)’은 나라를 사랑하는 방식의 다양성을 담은 흥미롭고도 감동적인 작품이다.쿠바 관타나모 해병기지에서 가혹행위로 사망한 한 병사를 둘러싼 각종 비밀과 의혹이 군사재판을 통해 하나하나 밝혀지는 과정을 담은 ‘어 퓨 굿맨’은 자신이 처한 위치와 신념에 따라 ‘애국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할리우드 인기배우 톰 크루즈와 데미 무어의 젊은 시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여러 평론가들이 지적하듯 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톰과 데미가 아닌 관타나모 기지사령관 제셉 대령을 연기한 잭 니콜슨이 쥐고 있다.재판 과정에서 톰 크루즈와 데미 무어 등 젊은 장교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아무리 국가를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폭력과 비합리성이 담겨 있다면 그건 애국이라 부를 수 없다”고 주장한다.반면 제셉 대령 역의 잭 니콜슨은 군사법정에서 반대 의견을 개진한다. 이런 것이다.“조국, 충성, 명예, 희생이란 단어를 너희들은 농담할 때나 사용하지. 하지만, 나와 우리 병사들은 그 단어를 위해 목숨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군인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건 당연명제고, 그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녀야 할 애국심 역시 군인의 기본 중 기본이다.그러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외적으로 드러나는 행위의 형태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한 명 한 명이 모두 다른 존재니까. ‘어 퓨 굿맨’은 이런 사실을 설득력 있게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똑같은 ‘애국심’을 발휘했기에 가능했던 ‘장사상륙작전’영화가 현실의 모든 부분을 담아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현실의 어떤 영역은 영화가 보여주는 ‘만들어진 리얼리티’를 훌쩍 뛰어넘는다.대부분이 10대였던 청년 139명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파탄지경에 이른 한국을 구해냈던 1950년 9월 ‘장사상륙작전(長沙上陸作戰)’이 바로 그런 경우다. 아직 이 작전이 생소한 이들을 위해 아래 관련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다.1950년 6월 25일 시작된 한국전쟁. 초기에 남한 군대는 무기력했다. 지휘부와 군인들은 서울에서부터 남쪽으로 후퇴를 거듭했고, 병력 보충과 물자 보급 등이 원활하지 못했다. 전선은 갈수록 남하했다. 부정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전세(戰勢)를 뒤바꿀 작전이 절실했다. UN군 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1880~1964)는 인천상륙작전을 계획한다. 그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북한군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했다. 이에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가 ‘또 다른 상륙작전’의 장소로 결정됐다. 양동작전(陽動作戰·적의 경계를 분산시키기 위해 병력을 기동함으로써 적군을 속이는 작전)이었다.1950년 9월 14일 대부분이 중·고교생이었던 학도병 772명이 LST 문산호를 타고 부산항을 출발한다. 영덕 바다에 이른 그들은 1 5일 새벽 6시 변변치 않은 무기를 든 채 거친 파도를 헤치고 장사리 해변으로 상륙을 시도한다.뭍에 오르기도 전에 적지 않은 병사들이 북한군의 총탄에 전사했다. 하지만, 애국심과 신념으로 무장한 학도병들은 그 어떤 특수부대 못지않게 용감했다.애초에 3일로 예정된 작전이었지만, 병사들이 타고 온 문산호가 좌초되는 바람에 전투는 기약 없이 길어졌다. 총탄과 식량이 모자랐다. 그러나, 학도병들은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상륙 목표지였던 ‘200 고지’를 점령했음은 물론이고, 7번 국도를 차단했고, 더불어 북한군의 주요 보급로까지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다.잘 훈련된 북한 보안부대와의 전투에서도 단 한 명 물러서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악전고투(惡戰苦鬪)를 통해 젊은이의 애국심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물론 이 과정에선 적지 않은 희생이 뒤따랐다. 눈물겨운 죽음이 계속됐고, 포로로 잡힌 병사들도 적지 않았다.미국의 군사전문가들조차 “성공할 확률이 5000분의 1도 되지 않는 무모한 행위”라며 반대했던 ‘장사상륙작전’. 하지만 772명 학도병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놓았다.오늘날 한국전쟁사(史)는 ‘장사상륙작전’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게 만들었음은 물론, 경주와 부산을 사수하고 서울 수복을 돕는 등 6.25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킨 결정적 계기였다”고 기록하고 있다.맥아더 사령관 역시 작전에 참여한 병사들의 영웅적인 행위에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놀라운 사실은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대원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이었다는 것이다. 고작 2주의 군사훈련만을 받은 학도병들이 북한군 정예부대에 밀리지 않고 저항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 작전의 성공은 젊은이들 모두가 한뜻으로 풍전등화(風前燈火)에 처한 조국을 구하겠다는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가졌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영덕군은 이들을 잊지 않기 위해 남정면 장사리에 위령탑과 위패봉안소, 전시교육관과 승리의 광장 등을 만들어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을 조성 중이다.◆ 영화로 부활하는 ‘9.15 장사상륙작전’극적인 요소와 감동의 차원에서 보자면 ‘장사상륙작전’은 ‘어 퓨 굿맨’보다 훨씬 더 강한 영화적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생각이 기자 하나만의 독단이 아님을 증명하듯 현재 ‘장사상륙작전’의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영덕군과 경상북도,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지난봄 ‘장사리 상륙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협약식에는 영화 ‘친구’와 ‘사랑’으로 유명한 곽경택 감독과 학도병을 연기할 최민호, 김성철 등이 참석했다. ‘장사상륙작전’에 참여한 류병추 장사상륙참전기념사업회장의 참석은 이날 협약식이 가진 의미에 무게감을 더해줬다.영화 ‘장사리 9.15’(가제)는 곽경택과 김태훈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명민과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 등이 출연한다.이 작품 속에선 전체 참전병사 772명 중 600여 명의 학도병들이 훈련 받는 장면, 태풍으로 인해 문산호가 좌초되는 장면, 북한군과의 전투 장면, 승선하지 못한 병사 39명이 포로가 되는 장면 등이 사실적으로 담기게 된다.‘장사상륙작전’을 기억하고, 거기에 담긴 나라 사랑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전승기념공원을 조성한 영덕군은 영화 ‘장사리 9.15’의 제작도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호국(護國)과 의병의 고장’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영덕으로선 당연한 선택이었다.이와 관련 이희진 영덕군수는 “혁혁한 전과를 올린 장사상륙작전이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며 “곧 선보이게 될 ‘장사리 9.15’를 통해 국민들이 772명 젊은 병사들의 숭고했던 정신을 오래도록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세상에서 가장 귀한 자신의 생명을 버리고 국가를 지켜냈던 139명 장사상륙작전 젊은 전사자들을 위해서라도 ‘장사리 9.15’가 ‘어 퓨 굿맨’을 넘어서는 완성도 있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6.25 한국전쟁의 ‘결정적 한 장면’인 인천상륙작전. 그 작전의 성공은 ‘장사상륙작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인천상륙작전은 장사상륙작전에 작지 않은 빚을 지고 있다.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학도병들은 보급로를 차단해 북한군의 후방 활동을 마비시켰고, 적군 2개 연대와 전차 4대를 영덕으로 유인하는 교란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전투를 주도했던 이들이 실전 경험이 전혀 없는 어린 중·고교생이란 사실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아픔을 동시에 전해준다.현재까지 인천상륙작전은 영화, 드라마, 시와 소설 등의 소재로 많이 사용됐다. 이에 비해 장사상륙작전은 잊혀지고 소외됐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은 말이다.이런 상황에서 영덕군은 장사상륙작전을 기념하고 알리기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웹툰(Webtoon) ‘잊혀진 전쟁, 장사상륙작전’(김동연 원작·어랙군 그림) 제작도 그 사업의 일환이었다.완성된 웹툰은 장사리 해변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772명 학도병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지난해 웹툰 전문사이트 코미카(www.comica.com)를 통해 20회에 걸쳐 연재된 ‘잊혀진 전쟁, 장사상륙작전’은 젊은 세대들에게 이 작전의 전개 과정에서부터 아직도 생생한 현장성까지를 가감 없이 보여줬다.웹툰은 백발의 노인이 된 장사상륙작전 참전용사 윤동준의 회상으로 시작되는 액자식 구성.이 작품은 LST 문산호에서 해안으로 연결된 로프를 타고 상륙작전을 감행하는 장면, 포탄이 쏟아지는 북한군 진지를 점령하는 전투,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과 뼈아픈 전우의 죽음 등을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덧붙여 영덕군 문화관광과는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장사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사진제공 영덕군/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6-06

청도 청정 에코 숲 속에서 짜릿한 속도와 스릴을 즐긴다

숲 속을 가로지르는 ‘친환경 루지(LUGE) 레저시설’이 국내 최초로 청도군에 들어선다.루지는 프랑스어로 ‘썰매’를 뜻한다.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 가운데 하나인 루지에 바퀴를 달아 사계절용으로 변형한 무동력 레저 스포츠다. 트랙 경사도는 5%에서 12% 이내로 비교적 완만하지만, 곡선 코스가 반복되는 트랙으로 인해 속도감과 스릴을 느낄 수 있다.루지는 출발 지점에서 설명하는 안전요원의 운전 방법(핸들을 밀면 가속·잡아당기면 감속)을 듣고 난 뒤 누구나 손쉽게 운전할 수 있다. 또 손쉬운 속도 조절, 곡선 부분의 안전쿠션, 50㎝ 거리마다 가속방지 시설을 설치해 최대한의 안전과 재미를 더한다.또 사고율은 통계상 1만분의 1로 사고를 겪은 사람도 가벼운 찰과상 정도의 경미한 사고를 입었으며, 만약을 대비해 이용자를 위한 보험가입을 통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인증된 체험레저시설이다.지난 1985년 뉴질랜드에서 시작된 루지는 31년간 운영을 통해 안정성 및 흥행성이 입증됐다. 2018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국내 5곳(통영·양산·강화도·홍천·대관령), 해외 5곳(싱가포르 센토사·뉴질랜드 로토루아·뉴질랜드 퀸스타운·캐나다 몽트렘블랑·캐나다 캘거리) 등 총 10곳이 운영되고 있다. 또 루지의 경우 빠른 회전율로 많은 인원을 동시수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이번에 청도루지에 투입되는 카트(Cart) 역시 심혈을 기울였다. 청도루지 측은 제품 및 품질과 안전에 관한 종합 시험인증기관인 FITI시험연구원과 KCL의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이어 설계디자인, 금형제작, 주행 테스트, 생산, 안전 인증까지 약 6개월의 시간을 들여 제작했다.수송수단인 리프트는 시간당 1천200여명의 이용객을 수송할 예정이며, 한 리프트에 4명까지 수용 가능하다.현재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의 산 정산을 찾았을 때 청도소싸움장을 비롯해 청도프로방스, 청도군의 전경이 확연히 눈에 들어오며 장관을 연출했다. 또한 불빛을 이용한 야간개장도 계획돼 있기에 다른 지역의 루지와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준공이 완료되면 새로운 청도 관광의 메카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본지는 청도군을 눈에 담으며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청도 루지만의 매력과 정보에 대해 취재했다.□ 청도 루지, 9월 개장 목표로 공사 진행청도루지 시행 및 운영사인 ㈜청도루지(회장 김청현)는 총 사업비 140억원을 들여 사람의 손길이 닿은 적이 없는 청정 산악지역에 루지 트랙과 스카이 리프트를 조성 중에 있다.이들은 지난해 8월 청도군으로 부터 용암온천관광지구인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장 인근 산 10만여㎡에 ‘국내 최초 숲 속 친환경 루지 조성’을 위한 사업 및 건축허가를 받았다.이후 루지 썰매(300대)·스카이 리프트(620m·56대) 등 기반 시설과 함께 폭 4m·길이 1.9㎞에 이르는 루지 트랙 조성 설계를 완료했다. 지난 3월 시작된 공사는 현재 공정률 30%이며, 8월쯤 준공해 9월 중순 개장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 숲 속 에코 루지로 탄생청도 루지는 타 지역의 루지와 차별화 전략을 시도한다. 바로 ‘친환경’을 사업의 핵심점으로 넣었다. 청도 루지 측은 대상지의 자연을 최소한으로 훼손하며 트랙을 개발하기 위해 2년이라는 장시간의 기획 및 설계기간을 가졌다.또 숲 속 트랙의 장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루지 운영과 동시에 숲 가꾸기 사업을 진행할 계획도 준비했다. 이로 인해 자연을 그대로 살린 숲속 트랙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청도 루지를 찾는 관광객들은 청정의 숲 경관을 만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산 정상 출발 지점에서 드넓게 펼쳐진 청도의 아름다운 풍경도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또 관광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은 물론 자연을 보존하고 더욱 건강하게 가꾸는 친환경 기능까지 가진 신개념 친환경 관광사업이 될 것이라 업계에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야간 종일 이용 가능해전국에는 통영·양산·강화도·홍천·대관령 등 5곳의 루지가 있으며, 경북에서는 최초로 청도군에 루지 시설이 형성된다. 청도 외의 다른 지역의 루지 운영시간은 성수기 및 주말 기준 대부분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다.하지만 청도루지 측은 운영시간을 저녁 10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인근에 위치한 365일 빛 축제장인 ‘청도 프로방스’야간 주입장 시간의 영향도 크다.특히, 청도 루지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야간에도 즐길 수 있도록 루지트랙에 형형색색의 화려한 LED조명이 가미된 불빛터널, 불빛조명 트랙, 테마형 트랙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청도프로방스의 화려한 조명과 청도 루지의 불빛 트랙이 일대를 환히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할 것으로 기대흔히들 ‘루지’를 대박 관광 사업아이템이라고 부른다. 이는 경남 통영 루지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2017년 우리나라 최초로 조성된 통영 루지에는 개장 1년 만에 18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이와 함께 통영을 다녀간 관광객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청도군에 따르면 연간 군을 찾는 관광객은 350만~4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이 찾는 곳은 지역 축제와 청도소싸움장, 와인터널, 청도프로방스, 용암온천 등 이다.청도 루지가 위치한 곳은 위 관광지들의 인근이며, 젊은 층과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청도 루지를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청도루지 측 역시 개장 첫해 연 130만명의 이용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에 서로간의 연계성과 접근성이 작용해 청도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주변 상권 활성화 및 지역 농특산물 소득 증대, 새로운 관광자원의 도입 역시 기대된다.인터뷰 ‘청도 루지’ 김청현 회장㈜청도루지 김청현(사진·55) 회장은 “무엇보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생각을 밝히며 청도 루지에 대해 소개했다.김 회장은 “경북에서 처음으로 탄생하는 청도 루지는 국내 최초로 자연을 그대로 살린 ‘에코루지’다. 특히 불빛 속을 가르는 야간루지와 루지트랙에 불빛터널 및 불빛조명, 각종 테마가 접목된 테마형 루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현재 공정률은 30%다. 트랙 공사의 경우는 진척이 빨라 35%까지 진행됐고, 수송수단인 리프트의 경우 테마파크 특수장비회사인 스위스 BMF에서 주문 제작된 리프트 1차분이 5월 말 도착해 6월부터 공사가 본격화할 예정이다”며 “오는 9월 중순 개장을 위해 모든 공사 일정을 안전 속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그는 “나의 힘만으로 청도 루지 사업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특히 청도군이 청도 루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 과정에는 이승율 청도군수와 문화관광과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큰 힘이 됐다. 경북도 역시 경북 최초 루지 투자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해 도왔다”며 “청도 루지가 완성되면 청도군과 업무협약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오는 9월 청도 루지가 계획대로 대상지에 조성, 운영되기 시작하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은 물론 주·야간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청도의 레저관광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청도/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19-06-02

영덕의 들판 가득 횃불처럼 타올랐던 뜨거운 나라사랑

의병(義兵)이란 ‘국가가 외부의 적으로부터 침탈당해 위기에 처했을 때 통치권자의 명령 없이 스스로 뜻을 세워 외적에 대항해 싸우는 민간인 병사’를 의미한다. 의병이 된다는 것은 하나뿐인 목숨을 걸어야하는 일이니 누구도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은유와 상징을 통해 인간과 사물을 해석하는 문학가들은 이들을 어떻게 표현했을까?누구보다 뜨거운 열정과 심장으로 한 시대를 살아냈던 시인 김남주(1946~1994)는 자신의 시 ‘의병’에서 아래와 같이 노래한다.산맥을 달리는 말과도 같고/보이었다 사라졌다/령(嶺)을 넘는 바람꽃 같기도 하고/시위를 떠난 화살/바위에서 꽂히는 죽창 같기도 하는/당신은/어둠의 끝이 보이지 않을 때/보이기 시작합니다…(중략)나타났어요 의병들이/무리 지어 동구밖에 나타나/가로질러 들판을 건너/큰 아우성과 함께 능선을 타고/사라졌어요/흰 눈에 덮인 길을 열고…(중략)당신은/한 시대의 유령입니까/타올라 들판 가득 횃불로 살아/삽시에 사그라지고 마는/타고 남은 재입니까…(중략)기우는 달 왕관도/왕관을 떠받드는 문무백관도/글줄이나 알아 오히려 우환인 식자들도/도망치듯 어딘가로 다 사라지고/나라의 그림자마저 보이지 않을 때/당신은 보이기 시작합니다/숲속의 대장간에서 이글대는 숯으로/숯불에 달구어지는 시련의 무기로/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일자무식의 나라사랑으로.◆ 영덕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 개최영덕군은 예로부터 ‘호국(護國) 의병의 고장’으로 이름이 높다.한국의 마지막 왕조 조선이 기울어가던 무렵부터 대한제국을 거쳐 일제강점기까지 영덕에선 적지 않은 의병들이 떨쳐 일어나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상황에 있던 나라를 위해 사심 없이 싸웠다. 그들이 보여줬던 대의(大義)와 애국정신은 오늘날까지도 그림자 없이 선명하다.경북의 향토사학자들은 “그 시기 최초의 평민 의병장 신돌석(1878~1908)과 이름 없는 의병들이 보여준 견인불발(堅忍不拔)의 기개와 나라를 되찾고자 한 항쟁의식이 영덕 역사의 한 부분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바로 이 영덕에서 ‘2019년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다. 영덕군은 행사의 포커스를 ‘의병장 신돌석’에게 맞추고 “신돌석 장군의 고향 영덕에서 다시 한 번 휘날리는 의로운 깃발을 전국 사람들에게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매년 6월 1일은 ‘대한민국 의병의 날’. 이날은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우가 의병을 일으킨 날(음력 4월 22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것이다. 정부는 2010년부터 6월 1일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해 각종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올해는 3.1독립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도탄에 빠진 조국과 백성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 분연히 일어섰던 의병들의 고장 영덕.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 공모를 통해 호국 의병의 고장 영덕에서 ‘제9회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을 열기로 결정했다. 6월 1일을 전후해 영덕군에선 기념식을 포함한 다양한 부대 행사와 전시·체험행사가 펼쳐지게 된다.영덕군청은 “이번 행사는 영덕 호국문화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성찰하고, 그 뜻을 후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신출귀몰’ 평민 출신 의병장 신돌석은…구한말. 무엇으로도 지울 수 없는 ‘의병 항쟁의 역사’를 자신의 온몸으로 써내려간 20대 청년 신돌석은 1878년 영덕군 축산면 도곡리에서 태어났다.농민의 아들이었던 그는 어려서부터 부당한 일에 저항하는 태도가 남달랐고, 애국의 기개 또한 높았다고 한다.1905년 치욕적인 ‘을사늑약(乙巳勒約)’이 체결된 후 나라의 운명이 위험에 처하자 신돌석은 국권을 빼앗은 일본과 싸울 것을 결의하고, 1906년 영릉의병진(寧陵義兵陣)을 창의한다. 이후 동해안과 태백산맥을 거점으로 일본군과 다수의 전투를 벌였다. 당시 그의 나이 겨우 27세.신돌석은 일본군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신장군실기(申將軍實記)’ 에선 신돌석을 “그 모습이 장대하고 여력이 뛰어나 수십 길의 언덕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고 묘사했고, ‘의병대장신동유사’는 신 장군이 “전신주를 뽑아 일본 공병 5~6명을 무찔렀다”고 기록하고 있다.고대 중국 초나라 호걸 항우의 ‘역발산 기개세(力拔山氣蓋世)’에 방불하는 신돌석의 풍모는 이런 기록으로도 남아있다. 다소 과장이 섞인 풍문일 수도 있겠으나 아래 그대로 옮긴다.“병정 40~50명이 사용하는 총검이 무더기로 세워져 있었는데 그걸 한 손으로 기러기 깃털 다루듯 가볍게 들어 올리자, 적군들 모두가 두려워 감히 일어나 맞서지 못했다.”신돌석은 영덕, 영해, 울진, 삼척, 경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조선의 농산물과 수산물을 약탈하는 일본군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해 그 이름을 높였다. 그러한 활약으로 1907년 경기도 양주에 전국 의병장들이 모였을 때는 교남창의(嶠南倡義) 대장(大將)으로 추대되기에 이른다.호국과 대의명분을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했던 신돌석 장군. 하지만, 안타깝게도 1908년 12월 교활한 밀고자에 의해 살해된다. 불과 30년의 짧은 생애였지만, ‘호국 의병’의 진면목을 보여준 그에게 국가는 건국공로훈장을 추서했다.6월 1일 ‘대한민국 의병의날’최초 ‘평민 의병장’ 신돌석 장군 고향영덕에서 전국 대표로 기념행사 개최군 자체제작 ‘의병과 호국문화’ 영상물뮤지컬·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 진행‘호국의병의 고장’ 자리매김 기대◆ 다양한 의병 관련 행사 준비신돌석을 포함해 오늘날 한국이 있게 한 의병들의 정신을 기리는 ‘제9회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은 6월 1일 신돌석 장군의 호국정신을 되새기는 숭모제(崇慕祭)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행사에 앞서 영덕군은 자체 제작한 ‘의병과 호국문화’를 다룬 영상물을 상영할 예정이다. 뮤지컬 ‘의병! 그 위대한 이름이여’ 공연도 무대에 오른다.기념식 사회는 역사전문가 서경덕 교수가 맡았다. 서 교수는 SNS를 통해 모집된 ‘영덕군 항일역사 투어단’과 유적지도 찾게 된다.다수의 기관과 단체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해군 신돌석함 부대는 잠수함 사진과 독립운동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시하고, 독립기념관과 현충시설 등에선 의병 시(詩) 따라 쓰기, 의병 사진 전시, 의병 그림 그리기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이외에도 영덕군은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 홍보 CI 제작 △‘영덕의 의병과 호국역사문화’ 자료집 제작 △‘의병 아리랑’ 공연 △신돌석 장군 관련 물품 전시 △영덕 의병 역사 토크콘서트 △의병의 날 기념 ‘영덕군 항일역사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뜨겁고 숭고했던 의병 정신을 기억하는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영덕 바다에 스러진 또 한명의 의병 ‘벽산 김도현’조선 말기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엔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영덕을 포함함 경상북도도 마찬가지다. 신돌석 장군과 함께 영덕군과 깊은 인연을 가진 또 한 명의 의병장이 있으니 바로 벽산(碧山) 김도현(1852~1914)이다.영양에서 태어난 그는 영양과 안동 지방에서 의병 봉기를 촉구했고, 영흥학교를 설립해 후세 교육에도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1895년. 명성왕후가 살해되고 단발령이 내려지자 전국의 유생들이 분노한다. 이 의분(義憤)은 의병들이 결집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1896년 2월 봉화군 청량산에서 기병(起兵)한 김도현은 봉화와 영주를 거쳐 안동으로 진격한다.영덕과 영해, 청송과 의성에서도 열악한 무기와 수적 열세에 굴하지 않고 적군에 당당히 맞섰던 의병장 김도현. 하지만 신식 무기를 갖춘 일본군과의 전투는 갈수록 의병들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이에 김도현은 산중에 은거하며 왕에게 상소문을 올린다.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변경하는 광무개혁은 부당하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고 한다.1906년에 다시 의병을 모아 전투에 나서고자 했으나 좌절됐고, 이즈음 체포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뜨거운 애국심을 구체화시킬 방법을 찾지 못했던 장부 김도현의 심정이 어떠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1914년 김도현의 아버지까지 세상을 떠났다. 나라 잃은 고통에 부친 상실의 슬픔까지 겹친 것이다.결국 김도현은 “망국의 한이 깃든 이 땅에는 내가 묻힐 곳이 없다”며 바다에 투신한다. 부정할 수 없는 순국(殉國)이었다. 1962년엔 그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다영덕군 영해면 대진리 바닷가에 위치한 도해단(蹈海壇)은 김도현이 스스로 목숨을 버린 자리에 세워졌다. 영덕군은 그의 의로운 정신을 기억하고 이어가겠다는 뜻에서 매년 8월 도해단에서 제사를 올리고 있다. 만약 올 여름 영덕을 찾을 계획이라면 푸른 바다의 아름다움과 함께 벽산 김도현의 ‘쪽빛 충절’도 함께 가슴에 담아보기를 권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 영덕군

2019-05-30

길 위에서 만난 젊은 연인들,그들은 더 이상 비극이 두렵지 않았을까

그간 여행했던 유럽 다른 나라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펼쳐지는 푸른 들판은 한국의 1970~80년대 시골 풍경과 닮아있었고, 빨간 지붕의 야트막한 집들이 정겨움을 불렀다.수도인 티라나(Tirana)는 물론 마을 앞을 평화롭게 흐르는 강이 인상적인 조그만 도시 베라트(Berat)에도 이슬람교 성당인 모스크(Mosque)가 높은 첨탑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익숙하고, 또 다른 면에선 생경한 모습들.동유럽 발칸반도에 자리한 알바니아는 1479년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오스만투르크의 지배를 받았다. 그 영향 때문일까. 유럽 어느 국가보다도 무슬림(Muslim·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의 비율이 높다. 알바니아의 인구는 약 360만 명. 이중 70% 이상이 무슬림이다.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가톨릭신자는 약 10% 정도에 불과하다. 머리가 두 개인 독수리를 형상화한 국기와 이슬람 생활양식으로 여행자들에게 알려진 나라.▲ 잊을 수 없는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국경을 접한 마케도니아에서 티라나로 들어가 고풍스런 매력이 물씬한 베라트와 짙푸른 해변을 가진 사란다 등의 도시를 떠돌았다. 알바니아는 몇몇 국가들과 종교와 인종으로 인한 불화를 오랜 시간 겪었으나, 그와는 별개로 국민들은 친절하고 쾌활했다.시장에선 “이것 한 번 맛보라”며 낯선 여행자에게 큼직한 자두를 건네는 상인이 적지 않았고, 시골 마을 노인들은 자기 동네를 찾은 이들에게 달콤한 홍차 한잔을 내미는 것으로 여독(旅毒)을 달래주기도 했다.목가적인 풍경과 따스했던 사람들. 그것들과 함께 잊을 수 없는 게 또 있다. 바로 알바니아에서 만난 연인들.모두가 알다시피 이슬람 국가에선 결혼하지 않은 남녀 사이의 연애를 어떤 형태로든 통제한다. 그 통제가 때로는 ‘명예 살인’ 같은 흉악한 양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자유연애’가 일상화된 국가에서 보기엔 끔찍한 일이다.중동이나 아랍 지역만큼은 아니지만 알바니아 역시 이슬람 생활양식이 보편화된 곳이니 미혼남녀의 연애가 마냥 자유로울 수는 없을 터. 특히 종교와 인종이 다른 상대와의 사랑은 쉬운 일이 아닌 듯했다.그러나, 세상 어떤 규제와 제약이 심장으로 향하는 피가 펄펄 끓는 청춘들의 연애감정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겠는가.당연지사 알바니아 처녀, 총각도 사랑을 한다. 기자가 직접 봤기에 단언할 수 있다.베라트의 허름한 게스트하우스. 사흘을 머문 그곳에서 독일 사내와 알바니아 여자의 애틋한 연애를 지켜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인종과 종교가 모두 달랐다. 하지만 그 연인은 이미 세상이 강제한 금기를 훌쩍 뛰어넘은 것처럼 보였다.티라나에선 헤어지기 아쉬워 한참 동안 서로의 몸에 감은 팔을 풀지 못하는 또 다른 연인을 만났다. 자정을 넘긴 늦은 밤. 카페 뒤 어두운 골목이 둘이 뿜어내는 뜨거운 빛으로 환해지고 있었다.그 순간 보았다. 서른이 되기 전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시와 시인을 아끼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선 여전히 스물아홉 청년으로 살아있는 기형도(1960~1989). 그의 시 한 편이 칠흑처럼 검은 하늘에 새하얀 휘장으로 펼쳐지는 걸.▲ 아름다운 세상을 완성하는 건 결국 ‘사랑’이 아닐까‘질투는 나의 힘’을 접한 문학평론가 권영민은 “자신이 청춘을 되돌아보면서, 미래의 나는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희망은 다만 타인의 삶을 향한 질투뿐이었음을 깨닫고 있다”고 평했다.여기에 한마디를 덧붙이고 싶다. 완성된 형태의 사랑을 가져보지 못했던 ‘청년 기형도’는 ‘탄식’과 ‘질투’로만 점철된 세상 속에서도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는’ 것으로 비루했던 한국의 20세기 말을 견뎌내지 않았을까?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젊은이들의 사랑은 유사한 양식과 지향을 가진다. 스스로 제어하기 힘든 열망과 환희, 여기에 때때로 쓰라린 고통을 동반한다는 면에서 한국과 알바니아의 연애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게 분명하다. 베라트에서 만난 기독교도 독일 청년과 이슬람교 신자인 알바니아 여성의 연애는 언제 어디에서 돌팔매를 맞을지 모른다.하지만 그런 수난 또한 둘의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우리가 역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수많은 ‘러브 스토리’처럼. 오늘이 살아있는 마지막 날이 아님에도 마치 내일이 없는 사람들인양 격정적으로 포옹하던 티라나의 연인. 그들이 보수적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두려워할 까닭이 없다. 왜냐? 서로를 향한 둘의 사랑은 세상을 뒤엎을 용기도 줄 수 있으니까.20대 초반 풋풋하고 젊은 알바니아 연인들의 달콤한 입맞춤을 부러운 눈길로 지켜본 그날 밤. 아주 오래전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새벽 무렵, 아래와 같은 졸시 하나를 완성할 수 있었다.1982년, 열두 살 그 소녀에게기억은 그믐밤 회랑 같은 것이라헛디뎌 계단을 구르는 경우가 흔했다삼십 년 전, 어둠에서 비를 맞고 섰던 게너였는지 혹은, 나였는지제 두려움에 떨던 우리 안 두억시니였는지그날 그랬듯 지금도 알 수 없지만실핏줄 내비치던 네 파리한 뺨을 꿈꾼 날이면아열대 스콜 속을 걷는 양 끼쳐오는 열기용기보다 변명을 먼저 배운 건 가난 탓이고코흘리개 어린 주먹도 거짓말은 싫었지만어떤 어른도 아이를 안아주지않던 시절억지 굴신을 가르친 군인에게선박하향 로션으론 가릴 수없는 죽음의 냄새비굴하게 웃던 선생들 모진매질 견디며꺾인 무릎으로 표류하듯살았는데허나, 너를 떠올릴 때만은터무니없는 동화처럼 눈부신초여름 빗줄기새빨간 양귀비꽃처럼 터지던웃음매혹에 중독돼 다시금 견뎌야 할 세상마흔이 돼서야 온전히 살아낸 열두 살.알바니아 여행에서 돌아온 지 벌써 몇 해가 흘렀다. 기자가 갔을 땐 동양인을 만나기가 힘들었는데 최근에는 상황이 변했다고 한다.TV 속 세계여행 프로그램이 “이제 알바니아를 찾는 한국 관광객이 적지 않다”는 소식을 전해준다.어쨌건 알바니아는 아름다운 여행지가 분명하다. 초록빛 옥수수밭을 흔드는 부드러운 바람과 고요한 시골길, 모스크 지붕에서 흩어지는 눈부신 햇살은 쉬이 잊히지 않을 추억을 선물한다.여기에 하나 더. 인종과 종교, 국경까지 넘어선 연인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사랑의 풍경’은 더 말해 무엇할까.사진제공/류태규/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5-23

구미시, 국비확보 전략적 행보… 제2 도약 발판 마련 총력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전국 모든 자치단체가 내년 국비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유독 국비확보에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자치단체가 있다. 바로 구미시다.구미시의 올 상반기 국비확보 성적표는 눈이 부실 정도다. 구미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핵심부품 기술개발 공모사업을 시작으로 중앙부처의 각종 공모사업을 잇따라 따내면서, 올해 1분기 사상 유례없는 821억 원의 성과를 이뤘다.이는 구미시 상반기 역대 외부 예산액 중 최고치다. 시는 올해 중앙부처 공모사업에 적극 대처한 결과 14건 821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지난해 1분기 511억 원과 비교해 310억 원이나 되는 예산을 더 챙긴 셈이다. 이에 본지는 구미시의 국비확보 성과와 노력 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한 구미시의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살펴봤다.□장세용 구미시장, 국비 확보에 총력장세용 구미시장은 공식 취임 전부터 국비확보를 위해 각 정부부처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취임 전인 지난해 6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스마트 서비스 융합밸리 조성을 위한 5G 테스트베드 구축사업’ 을 직접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그 결과 차세대 이동통신 기반인 5G 테스트베드 구축사업 국비 180억 원(2019년 국비예산 4억 원)을 확보했다. 취임 이후에도 장 시장은 시간만 나면 국회와 정부 부처를 방문하느라 새벽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예산실 담당자들을 직접 만나 국비확보를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소관 실무부서들을 일일이 돌면서 자료를 전달하고 관심을 당부했다.지난해 11월 포항에서 열린 한-러 경제포럼 경제인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역 현안을 피력한 장 시장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방문해 임종석 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 정태호 일자리수석 등을 연이어 만나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며 중앙부처와 국회의 문턱이 닳도록 뛰고 또 뛰었다.그 결과 구미시는 5G 테스트베드 구축과 전자·IT분야 국방 단종부품 시범사업 국비를 추가로 확보하며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을 역점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장 시장은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소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백승주·장석춘 의원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국비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특히 지난 22일에는 국회의원 회관에서 내년도 국비확보를 위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구미시와 지역 국회의원은 정부예산편성 순기에 따른 단계별 대응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가졌다.□2019년 상반기 확보한 주요사업구미시는 지난해 지역 정치권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비 3천218억 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신규사업 64건, 계속사업 57건 등 총 121건 3천914억 원의 국비확보를 목표로 신발에 열이 나도록 뛰고 있다.시는 2020년도 국비확보를 위해 부처 예산편성 초기 단계부터 발 빠른 총력전을 전개하고,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국비확보 T/F팀을 조기 가동해 국비 확보를 위한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시의 이러한 노력으로 산업, 안전, 문화, 복지,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비를 확보했다.올해 선정된 국비 주요사업은 △5G 핵심부품 기술개발사업(90억 원) △5G 시험망 테스트베드 구축사업(128억 원) △이계천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사업(420억 원) △문화적 도시재생 공모사업(2억5천만 원) △노사상생형 지역일자리컨설팅지원사업(1억3천만 원) △산학연융합촉진센터(6억4천만 원) △잡곡들녁경영체 지원사업(2억5천만 원) △자전거도시 브랜트화 지원사업(2억 원)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 기반구축(6억 원) △전통시장 화재알림시설 설치사업(1억2천만 원) 등이다.□생활SOC사업 공모에 선제적 대응최근 정부의 ‘생활SOC 3개년 계획’발표에 따라 구미시는 시민들을 위한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발굴과 예산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정부가 2020년부터 3년간 30조원을 자치단체에 투입하는 이번 계획은 △공공체육 인프라 △생활문화공간 △기초인프라 등 3대 분야(8개 핵심과제)로 추진된다. 구미시에서는 국민체육센터 건립, 가족센터 건립, 로컬푸드통합센터 건립 등 생활밀착형 SOC 중점투자시설 사업 24건을 통해 국비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부터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본격 발주되면서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SOC가 접목되는 등 획기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생활 SOC 사업의 생활 개념을 시민의 생활로 확대해 시의 현안사업과 접목시키는 쪽으로 정부 정책흐름에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한 것이다.국가 제1산단 공단2동 일대 50만㎡에 진행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1공단 도시재생사업)이 공모에 선정될 경우 총사업비 416억 원(국비 250, 시비 160)을 지원받게 되며, 2020년∼2025년까지 6년간 연차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또 구미역 후면 선주원남동 일대 16만578㎡에서 추진되는 선주원남동 도시재생 사업은 공모에 선정될 경우 총사업비는 167억 원(국비 100, 시비 67)을 지원받아 2020년∼2023년까지 4년간 추진된다.시는 사업설명회와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 수렴을 거쳤으며, 도시재생대학 운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민 역량 강화에 힘쓰면서, 다양한 도시재생 전문가의 자문의견 등을 반영해 공모사업 선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국비확보 노력은 계속된다구미시는 구미공단 50주년이 되는 올해를 구미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전방위적인 혁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제, 일자리, 문화, 관광, 복지, 환경 등 시정 전 분야에 걸친 혁신으로 새로운 구미 100년을 계획하고 있다.시는 이를 위해 총 121건의 사업에 국비 3천914억 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확보한 국비 821억원에 이어 새로운 국비확보를 위해 잠시도 쉴틈 없이 발품을 팔고 있다.구미시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별 주요사업은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한 생활환경지능형 홈케어가전 혁신지원센터 구축사업(12억 원), 로봇직업혁신센터 구축사업(20억 원), 5G 기반 VR/AR 통합테스트베드 구축사업(20억 원), 전자·IT 분야 국방단종부품 시범사업(6억 원), 도시재생분야에는 구미제1국가산업단지 재생사업(70억 원), 1공단 도시재생사업(117억 원), 금오시장 일원 도시재생사업(45억 원) 등이다.또 교통 인프라 개선을 위해 구미 국가공단(1∼3공단) 연결교량 건설(10억 원), KTX 구미역 정차 및 북구미IC∼군위JC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밖에 노후상수도 정비사업(109억 원), 여성가족나눔센터 건립사업(50억 원), 학서지 생태공원 조성사업(46억 원), 구미 천생산성 주변 정비사업(5억 원), 구미봉수지 복원정비사업(4억5천만 원) 등에 주력하고 있다.시는 국비확보에 주력하기 위해 중앙부처 세종시 이전 완료에 맞춰 4월 서울사무소를 확대 개편하고, 세종사무소를 새롭게 설치했다. 구미시는 서울사무소와 세종사무소를 통해 정부예산편성 순기에 따른 단계별 대응방안을 펼치고 있다.장세용 구미시장은 “올해는 구미공단 조성 50주년을 맞아 지역경제 활력 회복, 내년도 제101회 전국체전의 차질 없는 준비 등으로 구미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중요한 시기다”며 “중앙부처 방문 활동과 더불어 지역 국회의원과의 전략적인 공조체계를 구축해 주요 현안 사업에 국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5-23

‘기업이 몰리는 김천’ 비결은 사통팔달 교통망과 아낌없는 지원

김천으로 기업과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전국 모든 광역단체와 지차체가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유독 김천시의 기업유치 성과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지리적 특수성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김천은 남한의 정 가운데에 위치한 도시로, 예로부터 교통의 중심지였다. 특히,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교차하고, KTX김천(구미)역과 경부선 김천역이 자리잡고 있는 광역교통의 요충지다. 여기에 경상도·전라도·충청도가 만나는 곳에 있어 전국 어디든지 3시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이러한 교통 편리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김천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김천시의 다양한 지원책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기업 유치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김천시의 전략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김천과 경북의 경제활성화를 모색하고자 한다△교통의 요충지 김천김천시는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경유하고, KTX김천(구미)역이 입지해 있는 광역교통의 요충지로, 경상도·충청도·전라도가 마주한 곳에 위치해 전국 어디든지 3시간 안에 이동이 가능한 곳이다.지난 1월 29일 김천시민의 50년 숙원사업이었던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확정되면서 사업추진에 큰 탄력을 받고 있으며, 김천∼문경간 전철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에 선정됐다.이렇듯 교통의 요충지로 손꼽히는 김천에서도 가장 교통이 편리한 어모면·대광동·응명동 일원에 김천일반산업단지가 위치해 경제의 중심인 제조업 공장들이 앞다투어 들어와 있다. 이 곳은 경부고속도로 동김천 IC와 김천시청에서 차로 5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KTX김천(구미)역에서는 10분이면 접근이 가능다. 이처럼 편리한 물류교통은 김천일반산업단지가 가지는 최적의 장점으로,현재 분양 중인 3단계 사업부지에 분양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김천일반산업단지 3단계 분양 순항김천일반산업단지 1단계, 2단계 사업은 준공도 하기 전에 모두 조기 분양을 완료한 가운데 3단계 사업이 지난 3월부터 분양을 시작했다. 타 지방자치단체들이 낮은 산업단지 분양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천일반산업단지 1단계, 2단계 조기 분양은 김천의 산업단지가 얼마나 경쟁력이 높은 곳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으로 3단지에도 기업들의 분양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특히, 3단계 사업은 최근 제조업 경기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조성원가보다 25%나 저렴한 전국 최저 수준 분양가로 인해 투자기업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낮은 분양가 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전체가 경북 국가혁신융복합단지로 지정돼 다양한 혜택까지 주어지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2018년 11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국가혁신클러스터 지구가 국가혁신융복합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신규로 김천 소재 산업단지나 농공단지 및 김천혁신도시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세제혜택, 금융지원, 규제특례, 혁신프로젝트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됐다.이로 인해 산업단지 투자유치기업은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의 보조금액을 최대 10%까지 더 지원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 튜닝 관련 업종일 경우 각종 규제 특례, 및 금융·재정적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 김천1일반산업단지(3단계) 입주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김천시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궁금한 사항은 김천시청 투자유치과(054-420-6233)로 문의하면 된다.△철도 산업의 메카, 김천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29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정부에서 진행하는 23개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다고 발표했고, 그 중 김천시민의 염원이었던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이 핵심사업에 포함돼 사업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김천시는 철도산업 관련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철도기업 유치에 성공하면, 김천시에 소재하는 철도차량 및 관련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들의 지속적인 동반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광역 교통의 요충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김천에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발표 전부터 이미 철도 관련 기업들이 다수 입주해 있는 상황이다. 국내 3대 철도 차량 제작업체인 (주)다원시스가 김천일반산업단지가 있는 김천시 어모면에 위치해 있으며, (주)에이치티엘, (주)베스트엔지니어링, (주)은성테크, (주)케이에스엠테크 등 관련 협력업체들도 김천일반산업단지와 그 인근에 모여 있다.또 김천시는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뿐만 아니라, 김천∼문경선 사업,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추가 검토사업에 포함돼 있는 김천∼전주선 등 여러 철도 관련 사업의 시종착 지점에 해당된다.철도 관련 기업이 김천시에 입주하면 토지매입비 뿐만 아니라 물류비용 절감에도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기업하기 좋은 도시 김천김천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찾아오는 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발로 뛰는 기업유치와 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점차적으로 늘리고 있다. 특히, 독자적으로 투자유치진흥기금을 운영해 투자기업에 대한 보조금 및 기업유치를 위한 각종 기반시설 조성 등에 현재까지 225억여 원을 투입했다.올해는 투자유치진흥기금 100억 원을 추가 조성해 김천1일반산업단지(3단계) 분양 공고와 더불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여기에 기업유치 뿐만 아니라 이미 자리를 잡은 기업들 중에서도 자금이나 인력 부족 등으로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시책도 펼치고 있다.428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운전자금은 김천에 사업장을 둔 중소기업기본법 상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설 및 4월 수시분으로 290억원 규모의 자금이 지원됐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수시분으로 중소기업 운전자금이 지원될 당시 김충섭 김천시장은 “지역 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중석몰촉(中石沒鏃)의 심정으로 해외수출 지원사업,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사업, 기술성장 디딤돌 사업 등 김천시가 지역 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해외수출 지원사업,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사업은 김 시장의 공약사업에 해당할 만큼 김천시의 기업에 대한 애정은 식을 줄 모른다. 뿐만 아니라, 김천시은 김천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들에게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최대 10% 우대 지원,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최대 70%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김천시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일자리 친화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일반산단 3단계 부지를 조성 중에 있다.김충섭 시장은 “김천시는 일반산단 3단계 사업부지를 타 시·군에 비해 싼값으로 용지를 공급하면서 준공 전 100% 분양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입주 의향이 있는 기업들의 수요조사를 통해 분양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5-19

“제 휴대폰에는 가족사진보다 민생현장 사진이 더 많지요”

“빛나는 내일을 원한다면 열정적으로 오늘을 살아야 한다.”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라면 이 말에 담긴 뜻을 잊어서는 안 될 듯하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군민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관광과 농업이 강한 도시’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청송군. 최근에는 주왕산 인근에서 펼쳐지는 각종 스포츠 행사로도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청송이 그려 나갈 청사진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이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여름의 초입에서 윤경희 청송군수를 만났다. 윤 군수는 관광과 농업 관련 정책에서부터 복지 정책,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 주민들과의 소통 노하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줬다. 아래는 그것들을 요약한 것이다.-최근 ‘공약실천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어떤 심정이신지.“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이번 평가는 지자체장 선거 공약의 철학과 비전, 이행 로드맵과 재정계획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지 평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습니다. 청송군 공약사업의 실행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인정받은 것이라 대단히 기쁩니다. 앞으로도 공약을 잘 이행해 ‘살기 좋은 청송, 살맛 나는 청송’을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해야지요.”-향후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군정을 추진하실 것인지요.“청송의 주산업은 농업과 관광입니다. 농특산물 품질보증제 시행, 농산물 택배비 지원사업 등을 통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자 합니다.아울러 고속도로 개통으로 향상된 접근성, 대명리조트와 임업인종합연수원 같은 우수한 숙박 인프라를 바탕으로 교육과 체험을 연계시켜 청송을 체류형 관광지로 조성할 것입니다.”-‘청송’ 하면 ‘사과’가 떠오릅니다. 청송사과의 홍보 방안과 지원책은 무엇입니까.“청송사과는 2013년부터 7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에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입 과일 소비 증가로 인해 국내산 과일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과일의 주요 소비처인 대도시 대형마트와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가 모여드는 스포츠 행사장 등에서 청송사과의 우수한 맛을 알리고, 각종 SNS 홍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갈 계획입니다. 소비 촉진과 거래처 다변화를 위한 직거래 활성화도 적극적으로 펼쳐갈 겁니다.”-사과 외에 다른 농산물 육성책도 있습니까.“자두, 플럼코트, 토종 다래 등 다양한 작목을 지역 특산물로 키워갈 예정입니다. 특히 청송자두의 경우 매년 재배 면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만생종인 ‘추희’는 9월 중순경에 수확해 10월까지 판매되고 있지요. 자두의 품질 향상을 위한 GAP인증을 실시하고, 자두 품질 규격화를 위해 공동선별장도 운영하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이미 플럼코트와 토종 다래, 비타민나무, 야생화, 다육식물 등 다양한 작목을 시범 재배 중입니다.”-청송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습니다. 청송 관광의 매력은 뭘까요.“지난해 관광객 수는 543만 명입니다. 2017년에 비해 20%가 증가했지요. 가족단위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인 증가 추세입니다. 잘 지키고 보존해온 자연 경관이 청송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특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제슬로시티 등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체험과 학습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으려는 가족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국제적으로 인증 받은 관광도시라는 이미지가 외국인들에게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청송은 많은 관광자원을 지닌 도시입니다. 여기에 스포츠 경기도 다수 유치한 것으로 압니다. 향후 ‘관광 진흥’을 위한 복안은 무엇인지요.“청송군은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제슬로시티의 고장입니다. 주왕산, 주산지, 덕천민속마을 등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관광자원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요. 또한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전국 MTB대회, 모터사이클대회, 청송 트레일런 등 산악스포츠의 메카로 알려지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말끔하게 단장된 새로운 숙박시설과 청송만의 먹을거리로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로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도 진행 중입니다. 아울러 민자사업을 통한 골프장 건립도 추진하게 됩니다. 레저시설 증설로 관광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방안 역시 고민 중이지요. 이를 통해 주민 소득이 높아진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청송의 관광 포인트’와 ‘청송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 하나씩을 추천해주세요.“최고의 관광 포인트는 주왕산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2019∼2020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국립공원 주왕산은 석병산, 대둔산, 주방산이라고도 불리며 6개가 넘는 산봉과 주왕굴, 연화굴, 용추·절구·용연폭포, 주산지, 절골계곡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명산입니다. 등반 코스도 다양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쉽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가을 주말이면 주왕산을 찾는 관광객이 10만 명 이상입니다.음식으로는 ‘약수 닭백숙’을 권합니다. 신비의 물이라 불리는 청송약수를 이용한 백숙으로 황기, 대추, 엄나무, 두충, 녹두 등이 들어갑니다. 약수의 탄산과 미네랄이 닭의 지방을 제거해주고 고기 맛을 담백하고 쫀득하게 해줘서 일품입니다. 원기 보충에도 좋다고 하더군요.(웃음) 닭불고기도 별미입니다. 닭 가슴살을 다져 고추장과 간장 등 10여 가지의 양념에 버무린 후 숙성시켜 석쇠에 구워 먹는데,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청송군이 주요하게 추진 중인 주민 복지 정책도 궁금합니다.“청송의 노인 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 정책의 하나로 ‘천원 목욕탕’ 사업을 마련했습니다. 만70세 이상 청송군 거주 노인들이 본인부담금 1천 원으로 관내 목욕업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청송군이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현재 입법예고를 거쳐 의회 의결을 앞두고 있으며, 7월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또 청송군 내 중·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에게는 교복 구입비를 1인당 30만 원 가량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추진해온 이 사업은 상위법령 검토,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완료 등 조례 제정을 위한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올해 안에 교복구입비를 신청·접수 받아 지급할 예정입니다.-현재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고, 타개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입니까.“요즘 대한민국 어디를 가더라도 지역경제와 일자리가 숙제입니다. 이는 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현재 체류형 스포츠관광지 조성을 위한 골프장 건립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송은 대명리조트, 임업인종합연수원, 민예촌 등의 숙박시설과 수려한 자연경관, 그리고 좋은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유치하면 청송에 머물면서 스포츠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 완비될 것이라 믿습니다. 자연히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또 한 가지 준비하고 있는 것이 한국산림사관학교 유치입니다. 지구온난화와 환경문제로 산림 분야의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있고, 이를 반영하는 전문 교육기관이 필요한 때입니다. 다행히 우리 군엔 산림조합중앙회 임업인종합연수원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미 기반시설을 확보하고 있기에 연간 1만 명 정도의 산림 관련 교육생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주왕산을 중심으로 한 현장 교육도 가능하기에 입지가 좋습니다. 이처럼 많은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니 반드시 한국산림사관학교를 유치해 산림산업을 진흥하고, 전문 인력도 양성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또 다른 지역경제 발전 방안도 있나요.“지난해부터 사과축제 행사장을 청송 읍내에 있는 용전천으로 변경하고 야간축제장도 개설했습니다. 그 결과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의 축제 참가율이 현저히 높아졌고 이는 곧 지역경기 활성화로 이어졌습니다. 축제기간 음식점과 편의점, 상점의 매출도 크게 늘었지요.여기에 더해 전국 단위, 시·도 단위의 체육행사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체육행사가 열리면 선수, 관계자 뿐 아니라 선수들의 가족까지 오는 경우가 많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큽니다. 지난해 대교 눈높이 전국고등축구리그, 전국 가을철 중고배드민턴대회, 도 단위 탁구대회·족구대회·게이트볼대회, 산악자전거대회 등을 개최했습니다. 올해도 각종 스포츠 대회가 청송에서 열리고 있으니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믿습니다.”-군민들과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제 핸드폰에는 가족사진보다 우리 군의 민생 현장을 찍은 사진이 더 많이 저장돼 있습니다. 지역 행사의 현장 관련 사진들도 많지요. 휴일에도 군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민생을 살피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때 현장 사진이나 인상 깊은 장면들을 찍어 둡니다. 물론 청송 주민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도 포착해 두고 시간이 날때면 들여다 봅니다. 이런 사소한 노력들이 ‘소통과 화합’이라는 큰 물줄기로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행정적 차원에서도 주민 밀착형 지역 개발사업과 생활환경 개선사업 등에 대한 공청회를 활성화 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각종 민원을 빅 데이터로 분석해 신뢰 높은 스마트행정도 구현할 것입니다.”-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10년 후 청송의 미래’는 어떤 모습입니까.“결국 지자체의 역할은 주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계획과 방침들 모두가 청송군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이 아닐까요. 앞으로도 실용적이고 내실 있는 정책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민생을 보듬고 지역민들이 먹고 사는데 집중할 수 있는 최선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청송이 아이들의 웃음이 가득한, 청년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어르신들이 행복한 도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9-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