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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철제 완제품’ 생산 컨소시엄 구성‘메이드 인 포항’ 먹거리 만들어야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체들이 생산하는 철강소재가 완제품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공정(工程)을 거쳐야 한다. 예컨대 생활용품으로 흔히 쓰이는 손톱깎이를 제조하려면 30∼40여가지 공정이 필요하다. 철판을 절단하고 금형과정을 거쳐 열처리, 가공, 연마, 조립, 도금 등 복잡한 과정을 끝마치면 완성된 제품이 탄생한다. 손톱깎이는 제품의 크기가 작고 0.01㎜ 차이로 손톱 절삭력이 좌우되기 때문에 자동차나 항공기 부품을 만들 때 사용되는 아주 정밀한 금속가공 기술이 사용된다.국내 기업 중에서는 충남 천안에 소재한 중소업체인 쓰리세븐(777)이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1975년 설립된 쓰리세븐은 매년 8천만개 이상의 손톱깎이를 생산해 90%를 미국·중국·유럽 등에 수출하고 있다. 쓰리세븐은 손톱깎이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철강소재를 포스코에서 공급받고 있다. 포스코는 고품질의 열연강재를 쓰리세븐에 공급해 수년전부터 불법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복제품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유니크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주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압력솥도 10여가지의 제조 공정을 통해 완제품이 된다. 소재를 용해시킨 뒤 금형과정을 거쳐 주조, 가공, 각인, 조립 등 모든 프로세스를 통과하면 완제품으로 포장돼 소비시장으로 유통된다. 국내기업 중에서는 경기 안산에 자리잡은 주방용품 전문기업 PN풍년이 압력솥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PN풍년은 1954년 세광알미늄(주)으로 시작해 1970년대 자체기술로 압력솥을 처음 개발했다. 업체명보다 ‘풍년 압력솥’으로 많이 알려져 있을 정도로 압력솥은 PN풍년의 대표제품으로 통한다. 포스코 등 국내 철강기업의 뛰어난 철강소재를 납품받고 있는 PN풍년은 국내 압력솥 시장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일본·미국·유럽 등지에 제품을 수출하며 세계시장도 공략하고 있다.□‘자전거 시장의 공룡’ 일본 시마노(Shi mano)의 생산공정자전거는 자가용 자동차가 흔치 않았던 1970∼198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이동수단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시기 포항에서는 출·퇴근시간만 되면 포항제철소 ‘자전거 부대’의 행렬이 형산강 다리 위를 주황색 물결로 가득채웠다. 1가구 1자동차 시대를 맞은 오늘날, 자전거는 이동수단으로서의 가치보다는 운동도구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이 평가받으며 레저마니아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그렇다면 자전거를 처음 구매하려는 사람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아마도 일본의 글로벌 자전거 부품업체 시마노(Shimano)가 정답에 가까울 듯하다. 시마노는 이탈리아의 캄파놀로(Campanolo), 미국의 스램(Sram)과 함께 세계 3대 자전거 부품업체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자이언트, 트렉 등 세계적인 자전거 업체 뿐만 아니라 삼천리, 알톤 등 국내업체도 시마노의 부품을 활용해 자전거를 만들고 있다.시마노는 완제품 자전거를 만들지는 않지만 페달, 브레이크, 체인, 휠, 변속기 등 자전거 제작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제작하고 있다. 2017년 기준 매출액 3천358억엔(약 3조4천693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2천710억엔(약 2조7천998억원)에 비해 23.9% 크게 증가했다.이 업체의 자전거가 생산단계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는 7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먼저 제품의 컨셉을 결정하고 샘플을 제작해보는 기획디자인으로 시작된다. 다음으로는 시작품을 작성하고 평가 및 테스트를 하는 개발설계를 거친다. 이어 소재선정, 기술적 가능성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효율적인 성형방법과 생산설비 자동화 등을 추진하는 생산기술 단계가 마무리되면 핵심단계인 제조공정을 통과해야 한다.제조공정은 소재금속, 형상가공, 열처리, 표면처리 및 도장, 포장 등으로 구성되며 전공정 중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소재금속 단계에서는 철, 동판 등 다양한 철강금속 소재를 선정하고 형상가공 단계에서는 금속소재를 성형 및 절삭한다. 열처리 단계에 접어들면 가열·냉각을 통해 소재의 성질을 제품에 알맞게 변화시킨다. 표면처리 및 도장 단계에서는 제품의 부식을 방지하고 외견적 미관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마지막으로 포장 단계에서 제품이 안전하게 배송될 수 있도록 적절히 포장하는 작업을 완료하면 제조공정의 모든 과정이 종료된다. 제조공정을 마친 제품은 설계검증, 시험테스트 등을 통해 품질관리를 하고 대리점, 직영판매점, 해외영업 등을 통한 영업을 통해 판매된다.이처럼 복잡하고 신중한 제작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시마노의 자전거 부품은 전세계의 자전거 생산업체에 수출돼 완제품으로 탄생하고 있다.□ 완제품 만들 생산구조 구축한다면 기존 철강공단과 함께 시너지효과앞서 살펴본 국내외 사례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하나의 완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수십여개의 복잡한 공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자전거, 압력솥, 손톱깎이 등 철제(鐵製) 완제품 생산업체가 철강소재가 생산되는 포항에서 곧바로 소재를 공급받아 완제품을 생산한다면 물류비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뿐만 아니라 철강도시 포항에서 생산되는 ‘메이드 인 포항’제품을 내세워 마케팅에도 쉽게 나설 수 있다.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인 철강소재 산업에 집중하고 있는 포항에는 복잡한 공정을 지닌 완제품 생산을 위한 기술도, 노하우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프라도 없는 도시에 모든 공정을 갖춘 완제품 생산업체가 덜컥 입주를 결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원스톱 생산이 가능한 업체를 유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복잡한 공정을 여러 업체가 나눠 부담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전국에 산재한 철강분야 중소기업 가운데 철강관련사업에서 한계에 부딪혀 새로운 사업분야를 찾고 있는 업체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들 업체가 포항에 공장을 이전하거나 신설할 의사가 있다면 세제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를 동원해 유치를 시도해야 한다.포항철강공단 내에 입주해 이미 사업을 진행 중인 기존 기업도 대상이 될 수 있다. 대상기업 중에서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기업은 막대한 자금력을 지니고 있지만 신규사업을 시작하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이러한 현실에 비쳐봤을 때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으나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사업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최소 2∼3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 수십여개의 복잡한 공정을 분담한다면 효율적인 사업진행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렇게 구성된 컨소시엄은 포스텍, RIST, 가속기연구소, 나노융합기술원 등 뛰어난 역량을 자랑하는 포항지역 연구기관과 함께 철제 완제품 생산을 위한 다양한 기술연구도 진행할 수 있다.이와 관련, 포항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포항에서 철제 완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생산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면 기존 철강공단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자금력, 기술력 등이 열악한 지역 중소기업의 사정을 고려해 컨소시엄 구성시 지자체의 행·재정적 지원을 뒷받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9-01-09

“더 아름다운 세계적 생태 관광섬 조성 위해 최선”

울릉군은 최근 울릉도 반포(1882년·고종 19년)와 1883년 7월 개척민 54명 입도 후 지금까지 울릉주민들의 최대 숙원사업이었던 섬 일주도로를 55년만에 완전히 개통했다. 차량을 이용해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게 됐다. 따라서 2019년엔 울릉도 관광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생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섬 일주도로 완전 개통으로 주상절리 관광지와 인접한 관음도 연육인도교, 안용복 기념관, 독도의용수비대 기념관 등 독도시티가 위치한 북면 접근이 1시간에서 15분대로 단축됐다.이에 따라 관광객들의 여유시간이 늘어나고, 북면 지역 주민들이 간단한 생필품을 울릉읍으로 나와 구입하는 등 생활 방식도 달라진다.북면 주민들의 교통환경은 좋아졌지만, 반대로 상권 붕괴 등 경제가 침체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울릉군 행정도 크게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울릉을 이끌 김병수 울릉군수와 정성환 울릉군의회 의장의 신년 설계를 들어본다.김병수 군수는 취임과 동시에 민심을 수습하면서 조직을 재정비, 당면한 주요현안 및 주민 숙원사업들을 우선 해결하고자 했다.봉산개도(逢山開道). 산을 만나면 길을 연다. 올해 울릉군의 지표를 한마디로 설명한 글귀다. 올 한해는 울릉군이 더욱 성장하며 아름답고 세계적인 생태관광 섬이 되도록 다 함께 정진해 희망찬 울릉의 시대를 개척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첫째 인구회복을 위 일자리 확충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주력산업인 관광, 농수산분야와 연계, 소득증가와 일자리를 창출, 마이스(MICE) 산업과 같은 신규 산업 유치 및 농어업의 6차 산업화를 이끌고 국내외 유통망을 확충해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한다.둘째 다 함께 행복한 복지 울릉 건설을 위해 기존의 문화 복지시설의 운영은 더욱 확대하고 개선해 복합 커뮤니티센터 건립 등 한층 업그레이드 된 문화생활 환경 조성하고, 향상된 의료서비스를 위해 노력한다.셋째 울릉도가 2018 한국관광의 별 자연 자원부문에 유일하게 선정됐다. 울릉군의 보석 같은 자연과 인문환경의 조화, 소중한 문화재의 보존 보호와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를 발굴하고 복원하는데 적극적으로 힘쓴다. 생활환경 기초시설의 운영에 만전을 기하고 친환경 에너지 시설과 클린하우스, 비위생적인 공공시설 등의 정비를 통해 친환경섬 생활환경 조성에 이바지하도록 한다.넷째 안전과 생명을 중시하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주요시설에 대한 안전진단과 재해위험지구·재난예방시설 정비, 민간 구조단체 육성 및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을 공고히 한다. 우범지대에 대한 CCTV 확대 등 주민생활 안전에도 최선을 다한다.다섯째 일주도로 완전 개통은 획기적인 편리함을 가져다줬고 관광, 산업, 문화의 최대 변화로 지역 균형발전이 요구된다. 역사와 문화의 고장 서면은 개척사, 수토사, 우산국역사의 박물관을 중심으로 역사 테마관광지로, 자연경관이 뛰어난 북면은 자연친화적인 둘레길을 개발해 힐링관광의 중심지가 되도록 하겠다.이와 함께 섬을 연결하는 둘레길 개발, 서·북면 지역은 농어업 특화단지 조성, 마을단위 특화개발 등 지역별 고른 성장의 정책을 추진한다. 한 지역의 발전이 다른 지역에 파급 효과를 일으키며 공동의 발전을 이루도록 균형개발을 이끌어 나가겠다.여섯째 민족의 섬 독도의 가치를 높이고자 전국민 독도 땅 밟기 운동을 지속 전개하고, 공무원 독도아카데미를 확대한다. 독도 현지 문화 예술행사와 국내외 독도 전시회를 개최, 민족의 섬 독도의 가치를 제고하고, 독도 생태계보호와 산림복원, 해양 환경개선사업으로 아름다운 독도 가꾸기에도 철저함을 기하겠다.일곱째 주민숙원사업 해결에 전념한다. 광역적인 교통망을 갖춰야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울릉공항 건설과 항만 확충, 일주도로 확·포장 공사, 대형여객선 유치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이를 위해 국회와 중앙부처 등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끝으로 주민과의 약속인 공약사항을 철저히 이행하겠다. 주민의 정주 여건 개선과 관광산업 활성화, 농수축산업의 경쟁력 강화, 미래 인재 양성 및 인구증가 정책에 대한 5대 분야 50개의 과제의 실행에 만전을 기하겠다.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과 섬김의 행정으로 울릉군민의 행복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울릉군의회는 균형, 창의, 희망 힘이 되는 의회상 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기대와 희망으로 열었던 2018년이 지나고 재물이 넘치고 큰 복이 온다는 황금 돼지의 해, 희망찬 기해년(己亥年) 새해 아침이 밝았다.새해를 맞이해 울릉군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항상 가득하시고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린다.돌이켜보면 지난해는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및 정전협정 논의,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등 정치적으로 많은 일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반면, 미중 무역마찰로 인한 국제경기 침체,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울릉군의회 의원 일동은 민생경제, 군민복지를 최우선에 두고 해법을 마련해 나가겠다.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통해 하반기에 개원한 8대 울릉군의회는 2019년이 울릉 발전의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다음 사항에 중점을 두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첫째 전문성 제고를 위해 의정 역량을 강화하겠다. 군정에 대한 견제와 입법정책을 연구하여 의정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꾸준히 습득해 군민 모두가 행복한 울릉군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군민에게 불편을 주고 있거나 부당함을 느끼게 하는 각종 제도와 자치법규는 과감히 정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조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둘째 ‘군민 중심의 열린 의회’를 만들겠다. 군민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사회단체 및 군민과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전개함은 물론 군민의 애로사항과 숙원사업 해결을 위해 현장시찰과 간담회를 통해 살아있는 정책을 만들어 가겠다.군민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누구나 쉽게 찾아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도록 의회의 문턱을 더욱 낮추고, 집행부에는 합리적인 견제와 올바른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열린 의회가 되겠다.셋째 ‘변화에 대응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의회’를 만들어 가겠다. 오늘날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요구하는 바도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지난 12월 임시개통과 3월 정식개통을 앞둔 울릉일주도로를 시작으로 울릉공항 건설, 사동항 2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군민들의 기초생활은 물론이며 교통과 물류, 관광산업 등 지역경제 전반에 걸친 획기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다.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집행부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등 변화의 시작에 울릉군의회가 앞장서겠다.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말이 있듯 군민 여러분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경청을 통해 한발 더 군민에게 다가서는 울릉군의회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의정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새해에도 울릉군 의회가 군민 여러분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복지증진과 지역발전을 위한 의정 활동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올 한해 울릉군민과 울릉향우회원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과 웃음이 넘치고 희망이 어우러지는 날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2019-01-09

“시민 모두가 행복한 희망의 경산 위해 끊임없이 전진”

3선의 최영조 경산시장과 4선의 강수명 경산시의회 의장이 이끌어 가는 2019년 경산 시정이 장밋빛 기대만 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10개 교의 대학에 청년인구가 30%를 넘어가는 등 발전가능성은 높고 무궁하다고 볼 수 있다.이 발전 가능성을 현실화시키고자 양 기관의 수장은 고심하고 시민을 위한 최상의 방법을 찾고자 새해 벽두부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서로의 입장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시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최영조 경산시장과 강수명 경산시의회 의장의 새해 시정 구상을 정리했다.“지난 6년간 숨 가쁘게 열심히 달리며 많은 땀을 흘렸지만, 지금까지 흘린 땀보다 앞으로 흘릴 땀을 더 생각하게 된다”최영조 경산시장은 “올해도 사심 없이 열심히 일하는 시장으로서 어떠한 고난과 역경에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시민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희망경산 10년 대계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전진할 것을 1,200여 공직자와 함께 굳게 약속드린다”는 최 시장의 시정목표는 ‘새로운 미래로 함께하는 희망 경산’으로 이는 지난 2012년 12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후 변함이 없다.최 시장의 마음가짐은 2019년 사자성어인 ‘극세척도(克世拓道)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극세척도에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을 개척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새로운 미래로 함께하는 희망 경산’을 바탕으로 매년 시정의 운영방향이 결정되었고 2019년 시정 운영방향은 ‘희망경산! 더 큰 미래를 향한 도약’으로 △더 큰 경산의 힘! △성장 도약하는 희망경산! △더불어 행복한 경산! 이 추진방향이다.미래 먹을거리 산업과 조화로운 도농 균형발전,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기반, 지역밀착 생활인프라 구축으로 나날이 증가하는 행복지수를 목표로 올해 추진되는 역점 추진과제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희망경산 10년 대계’ 등 7개 과제다.△새로운 미래를 여는 ‘희망경산 10대 대계’는 4차산업 혁명의 거대한 물결을 선도해나가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청색기술 산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둘째 과제는 맞춤형 직무교육과 창업지원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청년창업 자유구역 등으로 청년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는 △넉넉한 일자리,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다.셋째 과제는 청정과 공존이 어우러진 도심환경을 조성하고 과수 고품질 현대화 사업 등 6차 산업화를 통해 농촌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도시와 농촌의 조화 ‘풍요로운 희망경산’이다.넷째 과제인 △안전하고 편리한 스마트도시는 인구 40만의 명품 자족도시의 기반을 탄탄히 다져나가며 남북 축을 연결하는 국도 대체 우회도로 개설과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 사업을 본격 추진해 획기적인 지역균형 발전을 이끌어 내고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 인프라 구축에도 전력을 기울이는 것이다.다섯째 과제인 △일상에서 즐기는 품격있는 문화체육 도시로 압독국의 독창적이고 찬란했던 향토역사의 맥을 잇고 생활문화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4월 지역에서 개최되는 제57회 경북도민체전과 생활체육 대축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경산의 위상을 떨친다.여섯째 과제인 △따뜻한 복지, 함께하는 공동체와 일곱째 과제인 △소통·공감의 시민중심 행정으로 사회적 약자의 버팀목이 되도록 예산을 집행하며 보건의료서비스의 질 향상, 경쟁력 있는 교육환경 조성, 청소년의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한다.또 시민과 소통하는 현장행정, 세원확충과 국비확보, 정책 사업을 전담하는 기획재정국의 신설로 일과 성과 중심의 조직을 개편했다.최영조 시장은 “기대와 설렘, 꿈과 희망을 품고 맞이한 2019년 새해에는 모든 시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기를 기원한다”며 “지난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며 ‘2018년 지방재정개혁 대통령상 수상’과 ‘제1회 대한민국 지방정부 일자리정책 국무총리 표창’ 등 총 38개의 기관표창을 수상하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경산시의 1천200여 공직자는 일신 우일신(日新 又日新)의 자세로 2019년 시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최 시장은 마지막으로 “더 큰 경산, 더 큰 미래’를 향한 희망찬 여정에 위대한 시민 여러분의 힘과 지혜를 모아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15명의 시의원 중 10명이 초선인 경산시의회에서 4선을 자랑하며 제8대 전반기 의장을 맡은 강수명 의장의 2019년도 바람은 “공정한 세금으로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주민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행정으로 보답하는 것”이다.즐겨 사용하는 사자성어가 ‘초지일관(初志一貫)’인 강 의장은 “기해년 희망찬 새해를 함께 맞이하게 되어 기쁘고 지난해의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시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 드린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맡은 바 임무를 다한 의원들과 집행부 공무원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강 의장은 지난해 7월 새롭게 ‘시민행복’에 주안점을 두고 출범한 제8대 경산시의회가 슬로건으로 삼은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의회 구현’을 위해 시민의 목소리에 부응하는 소통중심과 현장중심, 시민중심의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펼치고자 노력했다.“시민 여러분이 보기에는 미흡할지도 모르겠지만, 경산시의회는 시민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발로 뛰는 현장중심의 의정 활동을 강화하고 의정 활동에 필요한 실무적인 지식습득을 위해 전문교수를 초빙해 의정연수를 시행하는 등 의원 개개인의 역량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과 함께 소통과 화합으로 상생하는 의회상 정립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았다.경산시의회의 활동이 시민 모두를 만족하게 하지는 못했겠지만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의원들은 시민의 소리를 듣고자 노력하고 작은 민원을 해결하려고 열심히 움직였다고 자부한 강 의장은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의정 활동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이를 바탕으로 2019년 경산시의회는 시민을 위한 의정 활동을 펼치면서 시정운영 전반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통해 민의를 대변하고 시정의 동반자적 역할을 최우선으로 감시와 견제의 역할뿐만 아니라 집행부와 힘을 모아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시민을 위한 최적의 안을 마련해 칭찬을 받고, 믿음을 주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침체된 경기로 광야와 같은 시기에 시간만 변하는 것이 아닌 의식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다”는 강 의장은 15명의 경산시의원이 정당을 달리하고 생각하는 바가 달라도 원대한 꿈과 깊은 생각으로 훗날을 생각하는 원모심려(遠謀深慮)의 정신으로 희망찬 내일을 맞이하고자 2019년 최선을 다하며 뜻을 모으기에 앞장설 것도 약속했다.새로운 미래의 준비가 시민행복과 직결되는 만큼 지금까지의 성과보다는 다가오는 내일을 위해 계획하고 실천하는 원모심려의 정신으로 창조적인 의정 활동을 펼쳐나가며 계속되는 경기침체 때문인 고용부진과 미·중 무역 분쟁 등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이 소비위축과 서민들의 생활 압박으로 이어지는 면에서는 경산지역도 비슷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계속되는 국가 경제의 위축으로 지역경기는 침체되고 청년 일자리 부족, 저출산 등 어려움이 많지만 새로운 미래를 위한 4차산업 혁명과 청색기술을 주축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신성장 동력산업을 육성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꿈이 있는 도시, 사람이 몰려오는 풍요로운 경산을 만드는데 시민과 경산시의회가 함께하겠다는 것.특히 4월에는 300만 도민의 축제인 제57회 경북도민체육대회가 설렘과 꿈을 가지고 지역에서 개최되는 만큼 시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경산을 찾는 도민을 따뜻하게 맞이해 성공적인 대회 개최로 경산시가 한층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을 당부했다.“경산시의회는 민생의 현장에서 발로 뛰는 의정 활동을 통해 시민 여러분께 감동으로 다가서고자 변함없이 노력하겠다”는 강 의장은 “열려 있는 의회, 의장실로 시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쓴소리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하니 시민 여러분의 고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19-01-06

‘제2 지방선거’ 영향력 막강… ‘5당 3락’ 말 사라져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조기과열 되면서 전국 농민들의 눈과 귀가 선거에 쏠리고 있다.조합장 선거는 지난해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이어 ‘제2의 지방선거’로 불리고 있다. 조합장에 당선되면 시장이나 군수에 준하는 영향력이 있는 데다 지역마다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힌 농협의 네트워크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제2회 조합장선거에 입후보할 사람은 지난해 9월 21일부터 선거일 당일까지 기부행위 제한이 적용되고 있다. 오는 2월 21일 선거일공고, 같은 달 22일부터 26일까지 선거인명부 작성, 26일부터 27일까지 후보자등록신청을 받는다. 이후 28일부터 선거일까지 14일간 선거운동에 돌입, 3월 3일 선거인명부가 확정된다.선거관리 대상 조합 총수는 1회 선거보다 18곳이 늘어난 1천344곳(농·축협 1천114곳, 수협 90곳, 산림조합 140곳)이다. 선거인 수는 지난해보다(229만여 명) 약 38만여명 늘어난 267만여명이다. 경북지역이 농협 148곳, 수협 9곳, 산림조합 23곳 등 총 180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예상 선거인수 만해도 약 4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문제는 2015년 치러진 제1회 선거와 달리 ‘돈 선거’가 사라질 수 있느냐다. 1회 선거 당시 ‘돈 선거’는 여전했고 무자격조합원 문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에 막힌 정책선거 실종으로 인한 ‘깜깜히 선거’ 등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전국 1천326곳의 조합(농협 1천115곳, 수협 82곳, 산림조합 129곳)에서 치러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는 모두 3천523명이 입후보해 평균 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투표는 229만7천여 명의 조합원 중 184만3천여 명이 참여해 80.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조합장 선거 투표율은 공직선거 때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최근 10년간(2005∼2014년)의 평균 투표율 78.4%보다 높다.선거 결과, 1천19개 조합 가운데 517개 조합에서 새로운 조합장이 당선됐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원 출신이 259명 당선됐고, 좋은농협운동 참여 후보 중 75명이 선출됐다. 조합장 교체율은 46.6%였다. 농협의 변화를 바라는 농민들의 여망이 반영됐다.하지만 선거운동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위탁선거법으로 인해 2015년 선거는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는 과거 농협법에서 허용하던 후보자 연설회나 공개토론회 등 후보자의 정책을 비교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 일체 금지됐기 때문이다.선관위와 검찰 등 당국의 계도와 단속으로 ‘돈 선거’의 개선기미는 어느 정도 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부정 선거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금품, 음식물 제공행위가 345건으로 가장 많아 40.1%였고,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불법행위 145건으로 16.9%, 불법인쇄물 배부 행위는 111건으로 12.9%였다. 경북도선관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도내 조합장 재·보궐선거는 총 19건으로 당선무효가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직이 8건, 피선거권 상실 1건 순이다.대검찰청은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일인 2015년 9월 11일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선거사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선거사범 총 1천334명을 입건, 그중 당선자 157명(구속 19명)을 포함 총 847명을 기소하고, 이 중 81명을 구속했다. 유형별로는 금품선거사범이 가장 많은 748명(56.1%)이었다. 흑색선전사범 191명(14.3%), 사전선거운동 사범 169명(12.7%), 기타 부정선거운동사범이 226명(16.9%) 등이다. 다만, 앞서 2009∼2010년 1천53곳의 조합에서 시행한 선거에서의 금품선거사범 입건자수(1천650명)보다 1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구속 비율은 5.5%, 흑색선전 비율은 11.7%나 증가했다. 농협은 과거에 비해 선거법 위반 사례가 이전보다 확연히 줄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농업계에선 농협이 공명선거에 앞장섰다고 홍보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지역의 한 농민은 “지금의 조합장선거 방식은 신인 조합장 예비후보들에게는 매우 불리하고 현직 조합장에겐 유리한 조항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5억을 쓰면 당선되고 3억을 쓰면 떨어진다는 ‘5당3락’이라는 말까지 나오니 한쪽이 불리한 상황에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며 “하지만 칼자루는 조합원들에게 있다. 변화를 반영해 참다운 지도자를 선출할지, 또는 50만원, 30만원 받고 찍어 줄지 현명한 판단과 선택은 조합원에게 있다”고 당부했다.농협중앙회는 1회 선거의 당선 조합장 가운데 신인이 46.6%이고, 현 조합장은 53.4%라는 점을 들어 ‘깜깜이 선거’로 현직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결과를 자세히 뜯어보면 농협의 설명과는 다르다.단순히 현직 조합장 당선 비율을 보면 53.4%지만, 입후보한 조합장이 당선된 비율, 즉 재선율은 63.8%에 달한다. 현직이 압도적이다. 총 1천115개 농협에서 무투표 포함 936명의 현직 조합장(84%)이 입후보, 597개 조합에서 현직이 당선됐다. 나머지 179곳은 현직 조합장이 출마 자체를 하지 않았거나 포기한 조합이다. 농협은 이곳까지 현직 조합장 비율에 적용했기 때문에 53.4%란 수치가 나온 것이다.당선자 중 현 조합장 53.4%에 전 조합장 4.7%, 조합 직원 16.9%를 더하면 75%나 된다. 나머지 25%는 이사(11.6%) 감사(4.9%), 대의원(0.8%), 농경인(1.9%), 공무원(0.7%), 지방의원(2.1%) 독농가 기타(3.1%) 등의 경력으로 나온다.현직 조합장이 신인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2017년 미래정책연구 제7권 2호에 실린 ‘선거운동이 극도로 제약된 상황에서도 현직 효과는 나타나는가? 제1차 전국동시농협조합장선거의 당선요인 분석(전재현, 장민수, 김준석)’에 따르면 현직자의 당선 가능성은 49.9%로 50%에 육박한다. 반면 현직 조합장이 아닌 후보자의 경우 당선 확률이 약 26.75% 수준까지 떨어진다. 또 재임 경력에 따라 조합장 경력이 없으면 당선 가능성 30%, 1회 재임 경력 후보는 당선 가능성 37.3%, 2회 재임 시 44.76%, 3회 52.69%, 4회 60.49%, 5회 67.79%, 6회 74.32%까지 높아진다.위탁선거법의 법률 개정이 사실상 불투명해져 제2회 동시조합장선거에서도 현직 조합장의 프리미엄 효과는 올라가는 반면 신인의 장벽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지난 추석을 앞두고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축협에 나눠준 상호금융특별회계 예치금 이자 3천억원이 내년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용으로 쓰일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칫 무능한 조합장들도 경영이 유능한 조합장으로 포장될 수 있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호금융특별회계 예치금이자 추가정산은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축협에서 받은 상환준비예수금 및 정기예치금에 대한 이자의 성격으로 농협중앙회 상호금융특별회계의 결산 결과에 따라 지급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돈이 지난해 사업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아 회계 회기를 넘겨 올해 1월 경영성과에 잡거나 성과급 등으로 지출될 경우 현 조합장의 치적 과시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인 조합장 출마 예정자들의 시름을 더욱더 깊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무자격 조합원 문제로 인한 선거 무효소송 후폭풍, 위탁선거법에 따른 선거운동 제한에 따른 ‘깜깜이 선거’ 등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음에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선관위와 농림축산식품부는 물론이고 농업계까지 한목소리로 우려한다. 1회 선거 이후 무자격조합원 문제로 인한 무효소송이 30여 건에 달했다.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키우거나, 일정 기간 어업에 종사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조건을 못 갖추었거나 상실했는데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으로 등록된 경우가 있다. 이들이 무자격 조합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차례 무자격 조합원 정리를 추진했으나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좁은 지역사회의 복잡한 인맥 관계와 지역조합의 구조적 문제 등도 원인이지만, 일부 조합장들이 무자격 조합원을 감싸고 있다는 지적이 더 설득력이 있다. 즉 조합원에 제공되는 각종 혜택(저금리의 대출, 고금리 비과세 저축 가입, 해외여행 지원, 명절 선물 등)을 무자격 조합원이 챙기는 것을 조합장이 묵인하고, 대신 선거 때 ‘표’를 얻는 공생관계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제대로 정리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최근 안동봉화축협 무자격조합원 불공정 정리 바상대책위원회(이하 비상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수백 명의 무자격 조합원들에게 수년간 수억 원의 배당금과 상품권을 부당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조합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비상대책위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무자격조합원 426명 가운데 절반인 213명만 정리했고 나머지 200여 명의 무자격조합원이 지금까지 조합원으로 남아있다”면서 “이들에게는 수년간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배당금과 상품권이 부당하게 지급해 안동봉화축협에 재산상 손실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동봉화축협 관계자는 “2004년 이사회에서 무자격자 기준 1년은 너무 짧고, 이럴 경우 조합운영상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3년으로 늘렸다”며 “지금까지 이의제기가 없어 관례로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의가 제기된 만큼 나머지 213명 가운데 1년 미만 축산업 미종사자 80여 명을 제외한 130여 명은 다음 이사회 때 절차를 밟아 정리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농협중앙회 한 관계자는 “제2회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 실태조사, 무자격조합원 정비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지역농협 입장에선 조합원 수가 줄면 당연히 운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정비를 최대한 회피하려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런 현실을 고려해 무자격조합원 정리를 위한 강력한 지도와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농식품부는 무자격조합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명예조합원’ 제도를 도입했다. 고령은퇴농이라도 만 70세 이상이거나 조합 가입기간이 20년을 넘는 등 지역농협 정관이 정한 기준에 부합한다면 준조합원의 하나인 명예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방안이다. 제도는 각 농·축협이 정관 개정을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조합장은 지역에서 농협을 대표하며 업무를 집행하고, 이사회와 총회의 의장이다. 직원의 임면권까지 갖고 있으니 조합에서 가장 막강하고 중요한 자리다. 또 조합장들이 농협중앙회장을 선출하는 만큼 새로운 조합장을 뽑는 ‘제2회 동시선거’를 농협중앙회 개혁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농업계 안팎에서 거세다./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2019-01-03

세상 모든 기차는 추억의 힘으로 달린다

아득하게 깔린 레일 위를 덜컹거리며 달리는 기차를 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옛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추억 없이 존재하는 인간이란 세상에 없다.2019년 오늘의 한국은 시속 300km에 육박하는 초고속 열차가 보편화됐고, 북쪽 끝 서울에서 남쪽 끝 부산까지 2시간 30분이면 가닿는다. 서울과 호남의 끝자락, 서울과 강원도 역시 마찬가지. 아침 일찍 출발해 업무를 보고 오후에 돌아오는 것이 어렵지 않다.하지만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그건 ‘꿈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비둘기호 혹은, 통일호라는 이름의 한국 기차들은 시속 60km 안팎의 느린 속도로 이 땅을 오르내렸다. 승객들의 지루한 시간을 견디게 해주려 객차 안에선 삶은 달걀과 사이다, 김밥과 땅콩 따위를 팔았다.조그만 수레를 밀며 판매원이 지나갈 때면 과자를 사 달라 떼쓰는 아이와 “자꾸 이러면 혼난다”고 야단치는 엄마를 보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비행기나 버스보다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걸 좋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나간 날의 낭만과 추억을 소급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하고 싶은 것이다. 기자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호찌민에서 나트랑까지 남중국해의 푸른 물결을 보며 달렸던 베트남 기차여행, 이스탄불에서 에르주룸을 향해 32시간을 꼬박 달린 터키 기차여행, 열차의 속도가 자전거만큼 느렸던 동유럽 알바니아에서의 여행 등이 기억에 선명하게 남았다.▲ 느리게 달리는 열차에서 떠올린 ‘청춘의 기억’이처럼 여러 차례의 기차여행 중 ‘추억과 함께 달린’ 최고의 경험은 인도에서였다.인도의 경제수도 뭄바이에서 서부 해안 지역인 고아로 갈 때는 엄청나게 긴 기차를 탔다. 바닥은 지저분했고 속도는 한국의 고속열차에 비할 바 아니었지만, 거기서 만난 인도 사람들은 너나없이 여행자에게 친절했다. 그들의 환한 웃음이 부러웠다.남부 깨를라에서 호수와 평원 사이를 달리던 인도 기차의 낭만도 잊을 수 없다. 객차 안에서 200~300원 남짓의 돈으로 즐기던 따뜻한 홍차 한 잔의 여유 또한 근사했다. ‘청춘’이란 이름으로 빛났던 20대의 추억이 절로 떠올랐다.인도 중부 산악지대 우티에 머물던 시기엔 선로가 좁은 협궤열차에 타고 산에 오르는 체험도 했다.그곳 조그만 간이역에서 맥주를 마시며 ‘오지 않는 기차’와 ‘더디게 오는 삶의 행복’을 기다리던 말수 적은 한 시인을 떠올렸다. 곽재구(65). 그의 시 ‘사평역에서’는 많은 문학청년들이 아껴온 작품이다.▲ 그리움과 눈물 통해 ‘희망’을 지켜낸 시인‘사평역에서’는 오래된, 그러나 세월을 뛰어넘어 아름다움을 발하는 작품이다. 쓸쓸한 풍경 속 하나의 이야기가 그물처럼 치밀한 의미망 안에서 생동감을 얻고 있는 보기 드문 절창.곽재구 시인은 1981년 이 시를 통해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왔다. 어떤 문학평론가는 ‘사평역에서’를 “아름다움을 말하기 힘들었던 1980년대를 끝끝내 극복해낸 최고의 서정시”로 평가하기도 한다.지도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평역’에 모여든 사람들. 세상이 그들에게 준 상처로 인해 옹기종기 앉은 이들의 얼굴은 모두 어둡다. 대합실 밖에는 언제 그칠지 모르는 눈이 퍼붓고, 조그만 역 안 공기는 서늘하고 차갑다.과거로부터 시작된 슬픔이 걷히지 않은 ‘지금 이곳’ 사평역엔 웃음보다는 한숨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그러나 모든 걸 여기에서 끝낼 것인가? 이게 마지막인가?시인은 독자들에게 답한다. “아니다. 우리 모두는 미래로 은유될 수 있는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라고. 기억을 소환하는 그 위로는 따스하고 포근하다. ‘사평역에서’는 추억의 힘으로 절망이 아닌 희망을 만들어내는 노래다.곽재구는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 다음과 같은 희망적 메시지를 남겨 놓는다.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재차 부연하지 않아도 그리움과 눈물이 ‘진실’의 또 다른 측면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 진실을 향한 ‘불빛’을 지켜내려는 태도. 이것은 희망을 가진 자만이 취할 수 있는 행위임이 분명해 보인다.객차에 오른 한 사람, 한 사람의 추억을 싣고 달리는 기차. 그 기차가 도착하거나 떠나는 공간인 간이역. 곽재구 시인은 거기서 세상의 진실과 희망을 발견해낸 것이다. 이미 38년 전 청년시절에.▲ 우리 모두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추억이란 아름다움과 서러움, 빛남과 어두움과는 무관하게 인간을 애틋하게 만든다.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는 기억 모두가 행복이거나 불행일 수는 없다. 때로는 웃음이, 더 많은 순간은 울음이 지배하는 게 삶이고 세상이다.터무니없는 배짱 하나만으로 인도와 베트남, 터키와 알바니아를 떠돌아다니던 시절이 기자에게 있었다.세월이 흐른 뒤 그때의 기차여행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세상 모든 기차여행과 스쳤던 간이역이 ‘행복’으로만 기억되지는 않을 터. 그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세상사 이치가 아닐까.아무리 오래 살아도 ‘타향’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서울에서의 18년. 기차와 닮은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했다.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즐거웠던 기억을 애써 되새기며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같다. 그런데 아직도 ‘기다리는 그것’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 아래 졸시는 그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다.지하철 신림역에서한강 건너 당산역을 지나 신림역으로 간다.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멈췄다는 뉴스를 검색하면 날아오는 찜통 속 열기. 끝없이 순환하는 지하철 2호선은 멈추는 방법을 잊었고. 형광등 빛에 찔린 눈알이 아팠다. 죄 없이 갇힌 지긋지긋한 수형의 나날이 끝나면 토성으로 가야할까? 신림동 가난한 이들에겐 햇살조차 인색하고.공황장애와 조울증의 다른 이름 신림동. 이제 누구도 대화의 상대를 찾지 않는다. 말수 적어진 소녀들은 흙냄새 가득한 침향목처럼 무거워진지 오래. 득실대는 사내들이 만든 시끄러운 침묵에 포위된 신림동은 서울의 무인도다. 외떨어진 성채에는 이끼가 끼지 않고. 두려운 건 수백만의 비명으로 어지러운 홀로코스트만이 아니다.신림동은 술 마시지 않고도 취하는 동네. 삐걱거리는 침대에 누워 텔레비전 속 시베리아 호랑이를 만난다. 저토록 아름다운 짐승이 지구 위에 3천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니. 아비 죽었을 때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찔끔. 다시 생겨난다면 한빈한 신림동 독신가구주가 아닌 아무르 강변 어슬렁대는 호랑이로 살고 싶다. 포수 총에 맞고도 제 울음만으로 백 리 밖 산천을 떨게 만드는./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류태규

2019-01-03

“구미 혁신·재도약 원년 삼고… 민주 의회 구현할 것”

2019년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장세용 구미시장과 김태근 구미시의회 의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계획과 포부를 밝히고, 미래를 향한 노력에 시민들이 함께 해줄 것을 부탁했다.장세용 시장은 “올해는 구미시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 해이자 변화를 추진해 나가야 할 시기”라면서 시민들로부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구미를 좋은 방향의 변화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장 시장은 “이제 지난 영광은 뒤로하고 2019년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태근 의장 역시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회를 만들어갈 것을 약속했다. 김 의장은 “이제는 대기업 의존형 산업구조를 혁신하고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말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쓸 것임을 표명하기도 했다.“2019년, 앞으로의 구미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장세용 구미시장은 2019년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이같이 말했다.장 시장은 “지난 2018년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과 변화가 있던 격동의 한 해였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보았던 한 해였기도 했다”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맡은 바 자리에서 구미를 굳건히 지켜주신 시민들과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구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기업인과 근로자 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그러면서 “2019년은 구미시에 중요한 전환점이자 변화를 추진해 나가야 할 매우 중요한 해”라며 “민선7기 구미시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사실상의 첫 해이자, 앞으로 10년 구미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원년이다”고 강조했다.그는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시민들은 저에게 변화와 혁신을 요구했다. 비록 6개월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는 시민들의 격려와 질타 속에서 구미의 희망을 보았고 변화와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시민들로부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구미를 참 좋은 변화로 이끌고, 행복한 구미로 나아가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확신했다.이어 “구미는 그동안 해마다 9년으로 끝나는 해에 의미 있는 일들이 많았다”며 “올해가 황금돼지의 해인 만큼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고 일어나게 만들겠다”고 덧붙였다.실제 구미는 9년으로 끝나는 해에 의미 있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지난 2009년에는 구미국가산업5단지 조성을 시작했고, 도심 속 생태보존지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지산샛강 생태공원도 첫 삽을 떴다.20년 전인 1999년에는 LG디스플레이의 모체가 되는 LG필립스 LCD가 공식 출범하며 구미공단의 역사와 함께했고, 단일공단으로는 최초로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1989년은 구미와 함께 휴대전화 신화를 만든 삼성이 구미에서 휴대전화 생산을 시작했고,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 역할을 해 온 구미문화예술회관이 문을 열기도 했다.1979년에는 구미시 청사가 준공해 구미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고, 50년 전인 1969년에는 구미시가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면서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기 시작했다.장 시장은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듯, 구미에는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제, 지난 영광은 뒤로하고 2019년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장 시장은 이를 위한 7대 역점시책을 마련해 2019년 시정추진에 반영했다.7대 역점시책은 △산업구조 혁신을 통한 구미공단 미래 경쟁력 확충 △노동이 존중받는 활력 넘치는 민생경제 구현 △도시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추진 △함께 만드는 문화, 일상에서 즐기는 생활체육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보편적 복지체계 구축 △로컬푸드 활성화, 더불어 잘사는 농업농촌 △소통과 참여 확대,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정 등이다.특히, 원평동 일원의 도시재생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금오시장과 선주원남, 1공단 등으로 도시재생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KTX 구미역 정차를 추진하고, 신교통수단 도입, 대구권 광역철도망 구축을 통해 도심과 지역경제와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5공단 분양 활성화를 위해 임대산업용지 3만평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입주업종을 7개에서 16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조성원가 절감을 통한 분양가 인하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 5G 테스트베드, 홈케어가전 혁신지원센터, 국방 단종부품 시범사업 등을 통해 미래 8대 신산업 중심,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미래 성장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이밖에도 기업지원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업현장소통협의회를 구성·운영해 중소기업 RD 역량 강화 및 현장중심 기업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장세용 구미시장은 “앞으로 10년 구미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길에 43만 시민들이 함께 해 주실 것으로 굳게 믿는다”면서 “새로운 역사를 열어 가는 대망의 2019년, 더 큰 희망과 행복이 있는 새로운 구미를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황금돼지의 풍요로운 기운으로 시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구미시민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희망의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의회가 되겠다.”김태근 구미시의회 의장의 첫 마디다. 김 의장은 새해에는 시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의회가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2018년 7월 새롭게 시작된 제8대 구미시의회가 힘찬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사랑을 보내주신 시민들께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기해년(己亥年) 새해에는 시민 여러분의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이어 “지난해를 돌아보면 6.13 지방선거, 남북정상회담, 100여년만의 기록적인 폭염, 최저임금인상, 비정상적인 집값폭등 등 유난히도 대내외적으로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고, 불투명한 경제여건 속에 사회 전반적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우리 구미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위기들을 잘 극복해 왔다”고 강조했다.김 의장은 “지난해 구미시의회는 시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민의를 대변하는 주민 대표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43만 시민의 생활권과 생명권을 위협하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수도권이전 반대,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반대, 지방분권 개헌 천만인 서명운동 추진 등 각종 현안에도 적극적이고 신속히 대응해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했다”고 했다.김 의장은 새해에는 지역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지금 구미경제는 대기업 이탈,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 공단 노후와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제는 대기업 의존형 산업구조를 혁신하고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김 의장은 이를 위해 5G, 홀로그램, 로봇, 탄소섬유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신산업 육성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산·학·연 협업을 통한 지역산업의 RD 역량 강화로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기업지원 통합플랫폼’과 ‘기업현장소통협의회’를 운영해 현장 중심의 기업지원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여기에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사업을 확대하고 1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김 의장은 KTX 구미정차와 관련해 김천시의 반대입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그는 “김천시는 KTX 구미역 정차가 추진된다면 김천혁신도시를 만든 이유가 희석될 것이며 혁신도시를 거점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김천의 성장동력을 심각하게 훼손 된다고 주장하지만 구미시의회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면서 “KTX 김천구미역의 구미지역 이용객이 해마다 줄고 있고, 이는 김천혁신도시가 더 이상 구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동력을 갖게 됐다는 의미인 만큼 구미 정차로 인한 혁신도시 의미가 희석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구미역 정차가 이뤄지면 기존 김천역에도 정차가 되는 만큼 김천 구도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지역 상생발전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구미시의회는 하루라도 빨리 KTX 구미역 정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집행부와 함께 노력하는 동시에 김천시를 설득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김 의장은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이지만 구미시의회는 구미시민들의 저력을 믿는다”면서 “과거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졌던 구미의 눈부신 전성기는 또 다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온다’라는 말처럼 지금의 힘든 상황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잠깐의 숨고르기라 생각한다”면서 “구미시민 모두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이 시대의 주역들임을 자부하면서 희망찬 역사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해 서로 격려하며 힘찬 발걸음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구미시의회도 구미의 도약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김 의장은 마지막으로 “의회의 권한은 시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임을 명심하고 생활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바른 정치 실현으로 시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전해드리겠다”고 말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9-01-03

청년 성공창업 플랫폼으로, 시민들의 첨단 놀이터로…

대구지역의 옛 삼성상회와 제일모직이 있던 자리에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위치하고 있다. 고즈넉한 대학 캠퍼스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기회의 장이기도 하고, 인근 주민들의 놀이터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대구시 북구 침산동에 자리하고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본다.◇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삼성과 함께 하다현재 우리나라에는 모두 18곳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가장 수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지난 2014년 9월 15일 있었던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참석했을 정도로 출범 초기에는 큰 기대를 모았다.대구 북구 침산동에 위치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3만6천474㎡의 연면적에 16개의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마치 대학 캠퍼스와 같은 외관을 가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주민생활편익을 위한 장소부터 벤처오피스(Post Bi) 메이커스페이스동(C-Fab)과 같은 벤처창업존, 대구시 무형문화재 전수관, 창조아티스트센터 등의 문화벤처융합존 등이 존재한다.특히, 현재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는 곳은 글로벌 기업 삼성의 시작이었던 제일모직이 있던 곳이다. 또 대구 서문시장 인근에 있던 삼성상회도 옮겨 놓았다. 현재 제일모직의 여자 기숙사로 사용되던 곳은 리모델링을 통해, 청년 창업가들의 제품을 전시하는 ‘C-Corridor’로 사용되고 있다.연규황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메모를 점착메모지로 출력하는 소형 스마트 프린터를 생산하는 망고슬래브(주)는 지난 해 CES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누적 매출액만 92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센터에 조성한 대구창업카페도 이색적이다. 도심지 내에 있는 대구센터 1층에 조성한 창업카페는 일반인, 예비창업자, 투자자 등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만나고 협업할 수 있는 곳이다. 리빙,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주제의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창업문화 확산에 기여한다.이외에도 센터 입주기업을 위한 오프라인 판매 매장과 함께 센터 방문객을 위한 VR 체험존,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오도록 만들고 있다.◇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오늘은?2018년 12월 현재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에서 창업 허브 역할을 수행 중이다.‘아시아 10대 창업도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창업허브 역할 확대 △창업 전주기 지원시스템 고도화 △지역 투자생태계 활성화 △소셜벤처 및 청년창업지원 강화 △글로벌 창업생태계 구축 등을 추진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이를 위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대구창업지원 포털 사이트에는 지역 창업 관련 정보가 집대성돼 있다. 입주 공간과 장비정보 등록 및 온라인 상담이 이뤄진다. 올해에만 2천244명의 가입자가 있었으며, 5만1천807명이 찾았다. 이들은 758개의 창업 관련 콘텐츠를 게재하고 있는 상황이다.또 메이커 스페이스 ‘C-Fab’은 중기부가 확산에 나선 메이커스페이스의 한국적 원형이다. 이곳에는 기술교육과 장비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전문 엔지니어 4명이 배치돼 있어 누구나 쉽게 메이커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그동안 8천619명이 다녀갔으며 109회에 걸쳐 3천278명이 체험 교육을 이수했다.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장비교육도 12회 진행돼 총 128건의 시제품이 제작됐다.뿐만 아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기반 새싹기업(C-Seed)을 육성하기 위해 C-Academy를 운영한다. 연규황 센터장은 “대구를 위해서는 창업의 씨앗이 많아야 한다”면서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단계별 교육으로 디자인씽킹, 아이디어사업화, 스타트업세미나, 실무자역량강화, 소프트웨어 테스팅 전문인력 양성과정 등이 수시로 열린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구 최초의 액셀러레이팅 ‘C-LAB’을 운영하고 있다.‘C-LAB’은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부터 멘토링까지 사업화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과이처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내고 있다.특히, 청년 창업가들이 소중한 꿈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C-LAB 4기’인 에임트(주)는 진공을 이용한 고성능 단열재 및 단열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다.올해 예상매출은 30억원이며, 본사와 공장을 대구에 설립하면서 모든 직원들이 대구에 정착했다.또 부동산 빅데이터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인 (주)빅밸류는 제1회 DGB금융그룹 플랫폼/핀테크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금융권에서 2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뿐만 아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해외 창업지원을 위해 전문기관과의 협력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우선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및 해외 투자유치 기회 확보를 위해 ‘해외 액셀러레이터 유치 사업’을 진행했다.프랑스 유라테크놀로지스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가한 (주)오토인(중소 자동차 부품 글로벌 마켓플레이스 eAutoin.com) 나용선 대표는 “프로그램에 참가해 프랑스 완성차 업체인 PSA 그룹 Innovation 팀과의 미팅으로 글로벌 부품 소싱 비용절감의 기회를 찾을 수 있었다”며 “Valeo사의 애프터마켓 부품 온라인 판매에 대한 협력을 논의할 수 있었다. 특히, Euratechnologies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프랑스 뿐 아니라 유럽 자동차부품 시장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실질적인 사업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또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요즈마 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및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해 ‘요즈마 대구캠퍼스’를 운영했으며, 인도와 브라질 등의 스타트업 교류도 추진했다.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2019년을 ‘창업친화도시 대구 구축’을 위한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지역창업허브의 역할을 강화하고 ‘C-LAB 2.0’과 청년창업 활성화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C-LAB 2.0’은 보육기간을 1년으로 늘리고 투자금액을 최소 1억원에서 5억원으로 한다는 계획이다.연규황 센터장은 “민간과 창업 공동사업을 확대하고, 투자생태계를 강화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기관과 중견기업과의 연계를 촉진시키고 공동사업 발굴 및 추진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또 지역창업 스카우트 제도를 도입하고 지역 엔젠클럽 및 중견기업과 연계한 신규조합 결정에도 나선다./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2019-01-02

우리는 한뿌리… 함께 잘 살아봅시다

대구와 경북이 상생의 닻을 올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당선된지 6개월이 지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대구·경북 상생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는 원래 한뿌리인 대구와 경북이 분리된 후 다시 경제적으로 통합의 길로 나아가 시너지효과를 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대구와 경북은 통합공무원교육원 설립 합의로 민선 7기 한뿌리 상생협력의 첫 단추를 끼운데 이어 문화관광 분야 등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즉, 대구와 경북 문화체육국장과 경제파트 과장 등 2명을 맞교환해 근무하기로 하는 등 어느 때보다 밀착행정을 보이고 있다.대구시와 경북도는 최근 대구·경북 상생관광 공동사업 추진을 위해 ‘상생관광기금’ 조성에 합의했다. 대구시는 내년부터 매년 40억원씩 10년간 400억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경북도도 도내 23개 시·군과 함께 10년간 1천억원의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함께 모은 상생관광기금은 내년부터 추진하는 5개의 대구·경북 상생관광 공동사업을 펼치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올해 대구·경북 구체적 상생 목표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올해를 상생의 기반을 닦는 중요한 해로 보고 있다. 첫 스타트와 동시에 중요과제를 발굴, 수행하면서 양 시도가 상생협력의 성과를 내고 이를 향후 상생의 바로미터로 삼겠다는 각오다.올해 양시도는 구체적으로 5개의 공동사업목표를 정하고,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5개 상생관광 공동사업은 △2020년 대구경북관광의 해 공동 추진 △2019년 대구경북관광특별전 △대구경북 연계 관광 네트워크 기반 구축 △대구경북 관광스타트업 육성사업 추진 △대구경북 관광 모바일 패스권 개발 및 운영 등이다.2020대구경북관광의 해 공동추진은 4개 분야 34개 세부사업으로 나눠, 총사업비 62억원(시 31억원, 도 31억원)이 투입된다. 올해 대구경북관광특별전은 올해 6월 예정으로 총 사업비 6억원(시 3억원, 도 3억원)이 투입돼 ‘홍보’·‘전시’·‘공연’·‘이벤트’ 등 종합 관광마켓 역할을 한다.대구경북 연계 관광 네트워크 기반 구축은 총사업비 2억원(시 1억원, 도 1억원)을 투자해 대구경북 공동 상품개발, 홍보마케팅, 유치 인센티브 지원등의 활동을 펼친다. 이밖에 대구경북 관광 모바일 패스권 개발 및 운영은 2021년까지 모바일 기반 관광허브 플랫폼 구축, 관광콘텐츠 탑재, 패스권 할인 제휴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총사업비 16억원(시 4억원·도 12억원)이 투입된다.□ 한뿌리 상생의 첫 단추 끼웠다지난 2018년은 한뿌리 상생의 첫 단추를 끼운 해라면 올해는 본격적인 성과를 내는 해다.‘대구·경북 한뿌리 상생위원회’가 출범한지 4년째다. 하지만 실질적인 상생협력이 제대로 되지않았고 실무진의 권한이 미미한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권영진 시장과 이철우 지사가 각각 재선시장과 신임 지사로 부임하면서 경제통합추진위,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 등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이 쉽고 시너지 효과가 큰 사업을 공동추진하기로 합의했다.시도지사가 마음을 다잡고 한뿌리 상생을 선언하면서 한뿌리 상생협력위가 설치돼 많은 과제를 발굴했다. 세계 물포럼 개최,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2·28 국가기념일 지정, 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 등 적지않은 성과도 나왔다. 또 두 지자체의 문화관광자원 공동마케팅과 인재양성 시스템 가동은 상생협력의 목표를 채우는 밑바탕이었다고 분석됐다. 물론 당면 현안인 대구공항 통합 이전과 취수원 이전, 경제협력 등에서 일부 미흡한 모습도 보이긴 했으나 한뿌리 상생위의 방향과 목표는 대구경북 기업의 투자 유치, 기업 역외유출 방지, 특화산업 육성, 농산물 유통 촉진을 위한 강력한 협력체계 가동과 이를 통한 경제공동체 실현인 만큼 큰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한뿌리 상생의 첫 성과 나와대구경북 한뿌리 상생의 첫 성과는 대구경북공무원교육원 설립이다. 이전지를 두고 그동안 실무자간 합의가 어려웠던 문제가 시도지사가 전격 합의하면서 이뤄졌다.‘대구경북공무원교육원’(가칭) 설립 입지와 운영 방식을 두 단체장이 합의한 것이다. 대구시가 도청 신도시에 설립예정인 경북도 의견을 수용하고 대구분원을 두는 방안으로 정해졌다. 큰 틀이 합의된 만큼 남은 것은 법 개정, 청사 건축 등 후속 절차로 별탈없이 진행될 것으롤 보고 있다.그리고 상생의 상징으로 인사교류도 닻이 올랐다. 대구와 경북은 상생과 경제통합을 이루기 위한 인사교류의 답을 문화관광분야와 경제파트로 정했다. 이에따라 양시도 문화체육국장과 경제과장이 1일부터 1년간 맞교환근무로 상생 전선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양 시도의 난제 해결이 걸림돌양 시도지사가 상생의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난제는 많다. 대구공항 통합 이전과 구미 취수원 이전 등 낙동강 물관리는 난제 중의 난제다. 하지만 아무리 힘든 숙제라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나간다면 해답이 보인다. 우선 일선 실무자들이 적극적인 마인드로 후속조치에 속도를 내야한다. 과거에도 시도지사는 어느정도 손을 맞잡았지만 실무적인 선에서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 즉 양 시도 실무진이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협상할 것은 협상하는 등 정무적인 리드십 발휘가 안 돼 난제에 부딪히고 있다.이에 따라 세부적인 사항은 담당공무원에 상당한 권한을 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시급한 실정이다.당시 상생인사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상생업무 수장이 4급 서기관이다 보니 계급상의 한계로 적극적인 추진에 한계가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생수장이 3급 부이사관으로 보임돼 업무추진이 한결 수월할 전망이다.결론적으로 대구와 경북은 따로 따로 자기의 살길을 찾아선 안 된다. 양 시도는 대구가 아프면 경북도 아프고, 경북의 기쁨은 대구의 기쁨이라는 공동의식이 우선이 돼야 한다.한뿌리상생위 위원장, 시·도지사로 격상시켜 위상 강화연구기능 수행·전문성 확보 위해 전담연구원 배치도 검토상시 제안시스템 운영, 시·도민 체감 전략과제 발굴 집중“대구경북 상생은 시대의 과제로 양 시·도지사부터 시·도민, 공무원까지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정치적 해법이 필요한 부분은 단체장이 적극 나서고 시·도민의 인식과 협조, 공무원의 지역발전을 위한 책임의식과 열정이 조화를 이뤄 나갈 때 진정한 상생의 길이 열릴 것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올해가 실질적인 상생협력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지금까지 대승적인 협력은 됐지만 실질적인 상생효과는 미미했던 만큼 이제부터는 상생과제를 하나하나씩 완성해가는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날 것이다. 물론 공항이전, 취수원 이전 등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시작되듯 좌고우면하지 않고 하나씩 이뤄가겠다”고 다짐하는 이 지사는 또 단순한 상생을 넘어 하나의 공동체 실현을 위한 강력한 협력체계 가동이 필요한 만큼 상생협력 추진기구인 한뿌리상생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위원회의 위원장을 기존 행정부시장·부지사에서 시·도지사로 격상했다.아울러 시·도 공무원이 파견돼 실무를 보고 있는 위원회사무국도 사업 발굴·기획·관리 등 총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마련할 방침이다. 사무국장도 4급에서 3급으로 상향조정했고 전략과제 도출 등 연구기능 수행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전담 연구원을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체계적인 사업발굴과 관리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사업 발굴은 시·도 실무부서 위주로 운영돼 왔으나 앞으로는 시·도 전부서, 시·군·구, 시·도민, 관련전문가 등 다수가 참여하는 상시 제안시스템을 운영해 시·도민 체감사업과 상생발전을 위한 전략과제 발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9-01-01

60년만의 황금돼지해 福과 행운을 전송 중입니다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2018 포항 구룡포과메기 홍보행사 및 겨울바다 페스티벌은 지역 특산물인 ‘과메기’의 다양한 요리 소개는 물론, 초청 가수들의 열띤 공연 분위기로 후끈 달아올랐다.새해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5시.영일대 앞 특설 행사장 일대로 수많은 시민 인파가 삼삼오오 모여들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돼지탈을 쓰고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직접 선물을 건네며 덕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이어 이 시장을 비롯해 박명재 국회의원과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이 ‘2019년 과메기호’라는 모형 그릇에 비빔밥을 직접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했다.이강덕 시장은 축사에서 “포항시 승격 70주년, 3·1독립운동 100주년이 되는 새해에 시민 모두 좋은 일이 많이 있으시길 기원한다”고 인사했다.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은 “모든 참석자분들이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기운찬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은 “지역 특산물인 과메기를 더욱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며 “2017년 지진 수습에 시민들의 노고가 큰 줄로 안다. 모든 상처가 치유되는 새해가 됐으면 한다”고 새해 덕담을 했다.천막 행사장 안에는 300여명의 시민들이 추위를 피해 따뜻한 온기를 쬐며 과메기 및 각종 음식들을 맛보고 있었다. 입구에 위치한 기해년 돼지띠를 상징하는 복돼지빵 코너는 앙증맞은 빵모양과 달콤한 맛으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과메기 세트도 계속해서 판매됐고 과메기덮밥과 과메기과일무침, 꼬아메기빵 같은 콜라보 음식들도 시민 눈길을 끌었다. 포항시 청년창업촌에 소속된 올댓마늘과 포미병과에서도 시루떡, 찹쌀유과, 찹쌀약과, 각종 마늘 제품을 선보이며 이색홍보에 나섰다.행사장 안쪽에 자리잡은 무료 신년운세 및 타로 코너에도 희망찬 새해를 기원하는 시민들의 상담이 이어졌다. 과메기 전시관에서는 발효과메기, 과메기 카나페, 과메기 바질페스트, 과메기 샐러드 등 색다른 요리조합이 공개돼 과메기의 성장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추운 겨울날이라 그런지 어묵, 우동, 떡국 등 뜨끈한 음식들도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음식을 먹는 시민들에게 문화공연도 제공됐다.힙합 가수, 비트박스, 트로트 가수 등이 순서대로 등장해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새해 당일 오전 6시 같은 장소. 3만여명의 인파가 몰린 영일대 해수욕장 일대 갓길은 이중주차, 삼중주차까지 북새통을 이뤘다. 연인들과,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시민들은 추운 바닷바람에도 손, 발을 핫팩으로 녹이며 해가 떠오르길 기다렸다.시민 전모(45)씨는 “경기도 어렵고 사는게 팍팍한 현실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족들의 건강을 빌고자 찾아왔다”고 말했다. 창포동에서 온 한복례(70) 할머니는 “가족이 화목하길 바라고 자식들이 잘 되길 바란다”며 “새해 해돋이 기운을 집까지 가져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황영우기자 hyw@kbmaeil.com사진/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2019-01-01

대구·경북 목소리 대변할 ‘든든한 허리’ 중진을 사수하라

대구·경북(TK) 지역은 대한민국 보수정치의 중심축을 형성해왔다.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 5명이 TK에서 배출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이를 뒷받침할 숱한 정치 지도자가 TK의 포용과 담대함을 내세우며 한국정치를 이끌어왔다. TK는 한국 정치 1번지였고, 또 보수의 가치와 품격을 지켜온 보수의 심장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TK정치는 공(功) 대신 과(過)가 더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가 시발점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대한애국당,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 등이 탄생했고, TK정치권은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더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함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구속 등으로 인해 TK정치권은 한없이 위축됐다. 진보세력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한국 역사와 정치를 이끌어온 TK보수가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이다. 2019년은 TK정치권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TK가 사느냐, 죽느냐는 길목에 놓였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4선주호영전당대회 출마 채비… 당대표에 도전5선 된다면 국회부의장도 노려볼 만3선강석호대여투쟁·보수대통합 물밑지원 기대4선 성공땐 지역·중앙 완충 역할도3선김광림도지사 선거 등 패배 딛고 최고위원 도전TK자존심 회복시킬 당내 지도부 입성 ‘관심’△TK 정치권에 부는 TK위기론야당이지만 TK지역 문제 해결의 중심축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유한국당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TK 공략을 위해 TK특위를 구성하는 등 동진(東進)정책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TK특위는 TK예산 챙기기 등을 통해 여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나타내며 지역민들로부터 표를 얻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TK예산 패싱, 탈원전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등 TK 한국당이 야성을 발휘하며 지역민들의 아픈 곳을 대신 긁어주려 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21대 총선을 1년여 앞둔 TK정치권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시련을 맞고 있다. 무엇보다 보수 지도자의 부재가 큰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그리고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로 최경환 의원이 구속되면서 사실상 정치적 리더가 소멸된 상황이다. TK의 대표로서 중앙정치에 자리매김하면서 지역을 대변하고, 그 힘을 토대로 지역과 중앙 정치의 완충 지대 역할을 할 인물이 마땅치 않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지역 정치권은 힘이 빠져버렸고, 중앙정치권의 계파갈등에 휘말리면서 TK 존재감은 사라져버렸다.그동안 TK정치권은 ‘자유한국당 간판만 달면 무조건 당선’이라는 공식이 굳어지면서 정치적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선거 때가 되면 가장 먼저 물갈이론에 휩싸이곤 했다. TK정치권이 중앙정치권에서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손쉽게 당선됐다는 ‘주홍글씨’ 때문이다. 여기에다 선거 때만 되면 제기되는 물갈이론으로 인해 중앙정치권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선 의원들이 부족한 것도 그 요인이다. 이는 TK에 대한 무차별적 물갈이가 낳은 불편한 진실이다.실제 지난 20대 총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말한 ‘배신의 정치 심판’, ‘진실한 사람’이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TK가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번에 당협위원장에서 교체돼 당협위원장 공모 기회조차 박탈당한 정종섭(대구 동갑), 곽상도(대구 중·남) 의원 등은 지난 공천 과정에서 진박 후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진 바 있다. 특히 박근혜 청와대는 특수활동비로 TK지역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하면서 진박 인사들의 인지도를 올리는 데 공을 들였고, 당시 TK지역 다선 의원들이 대거 물갈이됐다.더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얼마 남지 않은 TK중진들 마저도 직격탄을 맞았다.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TK물갈이를 주도했다고 볼 수 있는 최경환(경산) 전 의원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돼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 특수활동비 여론조사 유용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받은 김재원(상주·군위·청송·의성) 의원은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특히 김 의원은 한국당 인적쇄신 명단에 포함돼 향후 정치적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게다가 친박성향의 이완영(칠곡·성주·고령) 의원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고, TK초선의원들도 친박으로부터 공천받거나 친박팔이를 통해 당선된 인사들이 대다수다. 이 때문에 ‘TK 초선=친박’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고 있다.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유능한 사람을 발탁하지 않고 자기 사람을 심으면 조직은 망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를 구하기는커녕 정권에 몸담았던 인사들을 줄줄이 기용됐고, 수장으로 불리는 인사가 구속되면서 TK정치권은 자연스레 힘을 잃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승민(대구 동을),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까지 한국당을 탈당하면서 TK정치권은 더더욱 위기를 맞게 됐다”고 덧붙였다.△허약한 TK… 선수별 피라미드형 인적구조 필요이 여파로 인해 지금 TK 정치권의 모습은 허약하기 그지없다. 중앙 정치 무대에서만 보더라도 TK정치권은 타 지역에 비해 크게 밀리는 형국이다. 더 나아가 당내에서도 TK입지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TK의 위기의식을 느끼고, TK중진으로서 지역과 중앙정치의 가교역할을 하려했던 3선의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의 원내대표 좌절이 대표적이다. 강 의원은 TK 대표주자로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려고 했지만 비박계 단일화 과정에서 “수도권 출신이 해야 된다” 등 논리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또 정책위의장에 제안을 받은 TK재선 의원들은 3선 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로 결국 정책위의장 자리를 고사했다.이와 관련, TK지역의 한 의원은 “각 상임위 간사들이 재선인데, 같은 재선급의 정책위의장이 보고를 받는 모습은 결코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며 원내대표 4선, 정책위의장은 3선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TK지역에서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맡을 만한 선수있는 의원이 부족하다는 얘기다.실제 선수를 보더라도 TK정치권은 상대적으로 초선이 많다. 중앙 무대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는 허리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TK 정치권을 가리켜 “초선 의원 양성소라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선거 때마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지고 그 결과로 초선 의원들이 양성되면서 지역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나경원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됐으나 원내수석부대표 등 주요 원내직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제는 TK 정치권도 사람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당 대표도 나오고, 당내 주요 요직을 꿰찰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며 “선수가 ‘깡패’인 국회에서 초선의원 양성소라는 오명을 계속 듣게 되면 TK 정치권은 미래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TK 정치권이 선수별로 피라미드형의 인적구조가 돼야 한다. TK지역에서 더 이상 싹쓸이 물갈이론이 나와선 안 된다”며 “특히 최경환, 김재원 의원 등이 자연스럽게 인적쇄신 물갈이 대상에 포함되면서 지역과 중앙정치의 완충 역할을 할 중진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 인물로는 4선의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 3선의 강석호·김광림(안동) 의원 등이 손꼽힌다.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중인 주 의원은 당대표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 의원이 5선에 성공할 경우 국회부의장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도지사·당내 선거에 패한 김광림 의원도 최고위원에 나서면서 TK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입장이고, 강 의원은 외교통일위원장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대여투쟁에 나서는가 하면, 보수대통합을 위해 물밑에서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4선에 성공하면서 친박과 비박을 아우를 뿐 아니라 지역과 중앙정치의 완충 역할도 기대된다. 여기에 재선의 박명재(포항남·울릉), 윤재옥(대구 달서을), 김상훈(대구 서) 의원 등도 3선에 성공하면 정책위의장 등을 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유승민·조원진 의원이 보수대통합 차원에서 한국당에 들어온다면 이들의 역할도 기대할 만하다.△고위공무원 출신 아닌 다양한 직종의 인재 영입 필요이런 가운데 TK 정치권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TK지역은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몸담았던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출신을 보면 고위공무원 출신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어 TK정치권이 경직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에 따라 역동적인 TK정치권이 되기 위해서는 고위공직자 출신이 아닌 다양한 직역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대거 발탁해 인물 스펙트럼을 넓힐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TK정치권이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서 전방위적 대여투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과거 운동권 출신 인사들까지 발탁해 성공했던 신한국당 시절의 경험은 학습할 만하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며 남북관계, 적폐청산 등에 함몰돼 있을 때 TK지역은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일례로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면 어떤 정책대안이 있는지, 최저임금 인상으로 역효과가 발생할 때 한국당은 어떤 안을 내놓을지 등을 밤을 새워가며 궁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 선전과 선동을 일삼았던 진보세력이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세련된 진보로 탈바꿈한 것처럼 TK정치권도 과거와는 뭔가가 다르다는 인식을 지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보수 텃밭인 TK출신이라 안되고, TK라서 물갈이 해야한다는 당내 인식도 변화할 뿐만 아니라 TK정치권의 위상도 한층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19-01-01

“시민중심 경제·환경·복지정책 기반으로 ‘행복포항’ 건설”

기해년의 새 아침이 밝았다.새해 첫날, 대한민국 최고의 일출 명소를 보유한 경북 제1도시 포항에서는 호미곶해맞이광장과 영일대해수욕장 등에 21만여명의 관광객과 시민이 찾아 희망차고 벅찬 해돋이를 가슴 속에 아로새겼다. 특히 포항으로서 2019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시 승격 7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해임과 동시에, 제1회 한·러 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발판삼아 북방물류 거점도시로서의 생태계 마련에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디뎌야 할 시기다. 지난 1년간의 지진복구를 마무리 짓고, 도시재생을 발판으로 새로운 희망을 품어야 하는 사명도 남아있다.새해 화두를 보면 이러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포항시는 ‘반드시 움직여야 이룰 수 있다’는 뜻의 ‘동필유성’(動必有成)을 내세웠다. 역동적으로 행정을 펼쳐 지진으로 대표되는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 포항시의회 역시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건넌다’는 ‘동주공제’(同舟共濟)로 화두를 결정하고 시민 모두가 같이 노력해 나아가자는 것을 강조했다.포항시민 모두의 간절한 바람을 끌고 밀어줄 포항시장과 포항시의회의장을 만나 2019년도 시정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이강덕 시장“시장으로 재임한 지난 4년여의 시간은 지속가능한 포항 건설을 위해 지역의 산업구조와 도시환경, 복지여건 등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 주력산업의 혁신성장 경제정책과 도시규모에 걸맞은 환경, 복지도시로의 체질변화는 잠시도 멈출 수 없습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 시민들이 흔들림 없이 일상 속에서 희망과 내일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시민중심의 지속가능한 경제·환경·복지도시 건설’을 중심으로 한 2019년도 시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이 시장은 이어 △민생경제와 일자리에 희망이 있는 도시, △시민이 안전하고 환경이 쾌적한 도시, △소외됨이 없이 복지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도시 건설 등 시민중심의 시정 3대 목표도 설정했다.이는‘경제·환경·복지’의 지속가능한 3대 축을 기반으로 현재를 넘어 미래세대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환동해중심도시 포항’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이 시장은 첫번째 목표로 내세운 민생경제와 일자리에 희망이 있는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신산업의 육성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대하고, 환동해 북방경제 선도모델 구축해 ‘지속가능한 경제도시 포항’의 더 큰 미래를 열어간다는 계획이다.또한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에 ‘고품질 에너지강관 전문인증센터’를 구축해 지역 중소기업들의 제품 품질향상과 수출지원을 확대하고, 철강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통령의 지역공약인 ‘철강혁신 생태계 육성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신약개발 기반 구축을 비롯한 클러스터 조성사업도 속도를 내고, 농림부 공모사업이자 국내 최초의 ‘식물백신 산업화기술지원 시설’을 설치하여 우리나라 대표 신산업군인 ‘바이오·그린백신산업’을 지역 내에 집적화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이와 함께 ‘옛 포항역 복합개발’과 ‘해상케이블카’, ‘영일만 관광특구 지정’, ‘영일만4일반산업단지’ 등 각종 대형 숙원사업들을 올해 착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되도록 한다. 향후 5년간 1천억원의 ‘투자유치진흥기금’을 조성하고 기금운영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육성관련 지원 사업을 통합 관리할 ‘기업투자육성재단’ 설립하는 등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의 기반을 구축에 전력을 기울인다.이 시장은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혁신적인 도시재생 추진과 녹색환경 조성으로 ‘지속가능한 환경도시 포항’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세먼지와 폭염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한 숨을 쉴 수 있도록 ‘미세먼지 저감숲’과 ‘방재형 도시숲’ 등 도심 녹색벨트를 확충해 나간다는 복안이다.무엇보다 ‘안전’을 도시의 기본으로 삼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진대책국’을 신설한데 이어, 지진방재와 첨단신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지진방재시스템’ 시범 운영과 ‘지진 트라우마 치유사업’을 지속 추진하는 등 선제적 지진방제에 나서기로 했다.또한 흥해 지진피해지역 이주민의 주거안전을 최우선으로 전파된 공동주택을 매입해 주거·육아·창업·문화 등이 유기적으로 융합된 ‘특별재생 거점앵커시설’과 국민체육·생활문화센터가 결합된 ‘복합커뮤니티센터’, 평상시 체육관으로 활용 가능한 ‘다목적 스마트대피소’를 조성한다.이와 더불어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선정된 중앙동과 송도구항 일원, 신흥동 등을 중심으로 현재의 도시여건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도시계획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이 시장은 생활밀착형 교육·문화·교통인프라 확대를 통해 시민의 행복지수가 높은 ‘지속가능한 복지도시 포항’을 더욱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초중고 교육비 부담을 줄여나가는 사회구조로 만들고 포항형 청년복지수당카드와 일자리 공감페이(Pay) 사업, ‘엄마참손단’과 ‘아이행복도우미’ 사업 등 여성·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일과 보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늘려나간다.또한 ‘포항예술의 전당’과 ‘포항어린이미술관’ 건립, ‘포항국민여가캠핑장’ 조성 등 생활밀착형 문화·예술·관광 인프라 확대를 통해 시민들의 삶의 품격을 높여나갈 계획이다.이 시장은 “올해 포항시 승격 70주년을 맞아 모든 시민이 합심해서 새로운 역사, 새로운 포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의회의 동반자적인 협조와 모든 시민의 성원이 함께 한다면 우리가 소망하는 포항의 미래는 반드시 크게 실현될 것으로 확신한다. 시정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서재원 시의회 의장초선의원이 과반수이고 구성이 다양해진 가운데 출범한 제8대 포항시의회는 2회에 걸친 예산심사, 결산 심사, 예비비 지출 심사, 동의안 45건, 조례 49건의 안건을 심사·의결했다.지난 7월 4일 제251회 임시회를 시작으로 이제 6개월의 적응기를 마친 제8대 포항시의회의 서재원 의장을 만나 기해년 새해의 의정 활동 방향과 포부를 들어봤다.서 의장은 “시 승격 70주년을 뜻깊게 기념하면서 포항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겠다”며 “경제돌파구를 마련하고 민생현장에 앞장서는 제8대의 본격적인 활동을 기대해 주시고 격려해 달라”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 그는 또 “지난해 52만 시민 여러분과 2천여 공직자, 시의회 모두가 지진의 상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힘을 합치고 많은 성과를 거둔 한해였다”고 되돌아봤다.이어 서 의장은 시민들의 관심에 대해 무엇보다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새해 인사에 이어 그는 “작년한해 동안 우리 시의회가 원활한 의정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한결같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올해도 끊임없는 노력으로 포항의 번영과 시민 복리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며 “시민 여러분께서도 지역발전을 위한 포항시의회의 의정 활동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새해 설계와 의정 운영 방향에 있어서는 시승격 70주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새해는 우리 시가 시승격 7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 의회는 산업화의 주역이 돼 보릿고개 시절 경제 발전을 이끈 자랑스러운 역사를 뜻깊게 기념하며 새로운 경제 돌파구를 마련해 제2의 영일만 기적을 일으키는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면서 “의회 차원에서는 새해 화두를 ‘동주공제(同舟共濟)’라고 정하고 시민과 의회, 의회와 집행부 모두 한배를 탔다는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포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소통과 협치의 의정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지난해 성과와 보람에 대해서는 “우선 지진의 후유증을 이겨내야 시가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피해 회복과 진실된 원인 규명을 위해 특위 구성과 활동은 물론 대정부 결의문을 발표하고 국회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며 “지역구 국회의원님과 함께 국회의장을 비롯해 각 당의 원내대표를 만나 포항 시민의 목소리를 정확히 알리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고 강조했다.서 의장은 이어 “지역 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포스코가 좀 더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신규채용에 앞장서도록 촉구하는 투자촉구 결의문 발표를 비롯해 지난여름 예상치 못한 폭염 때는 양식장과 농가를 둘러보고 우선 피해에 노출된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예방물품 지원을 서둘렀다. 또 고수온 양식장에 액화산소와 얼음 지원, 농축산물 피해 예방을 줄이기 위한 양수 장비 보급, 관정개발을 신속히 조치했다”며 민생에 직결된 문제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해 가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신년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현안에는 경제를 꼽았다. 그는 “현재 가장 비중을 두는 분야는 경제일 수밖에 없다”고 운을 떼고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마땅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 과감한 실행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 지역은 지난해 한·러 지방협력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로 새로운 경제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희망적인 부분을 지적했다.이어 “실질적인 지역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자매결연을 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도 관광, 문화, 경제 교류에 앞서 민간이 주도하는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경북시군구의장협의회 회장직을 맡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가을 태풍 콩레이로 영덕군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힘들어 할 때 경북과 전국 의장협의회에서 성금을 전달하는 등 지역현안에 대해 함께 대응하는 지역공동체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며 그 성과를 밝혔다. 또한 “지역의 각종 행사를 함께 공유해 관광객 유치와 홍보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또한, 본격적으로 지방자치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의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각 시군의 의장님들과도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전국시도대표회의를 통해서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재원 의장은 “새해가 시작되고 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의정 활동을 하고 싶다는 포부가 크다. 시민 여러분께서 기대와 격려로 응원해 달라. 2019년은 황금돼지의 해답게 시민 모두에게 황금빛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면서 시민들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19-01-01

지역과 함께 따뜻한 ‘상생’… 닻 올린 최정우호 ‘위드 포스코’

포스코가 최정우 회장 체제를 맞아 새로운 목표로 설정한 100대 개혁과제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최 회장 취임 100일차를 맞아 공개된 ‘포스코 100대 개혁과제’중 75%를 2019년 상반기 중 반영한다. 최 회장은 취임 이후부터 3개월간 임직원은 물론 일반 시민으로부터 3천여건의 건의사항과 개혁 아이디어를 받아 내부 토론을 거쳐 100대 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회사 전반에 걸쳐 변화되는 경영방침과 제도, 기업문화들을 바탕으로 203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의 장기 목표 달성 방안도 더욱 구체화됐다. 특히 개혁과제 시행 5년 후인 2023년의 회사의 위상을 포춘 존경받는 기업 메탈 부문 1위, 포브스 기업가치 130위라고 명시함으로써 임직원들의 몰입도와 실천력을 높이도록 했다.□ 실질, 실행, 실리 ‘3실(實) 원칙’최정우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임직원들에게 △형식보다는 실질 △보고보다는 실행 △명분보다는 실리 등 ‘3실’을 통한 효율을 강조하고 있다.100대 개혁과제에도 이 원칙은 여실히 반영됐다.최 회장은 앞으로 기술개발시 대규모 공정기술보다는 제품 기술과 원가절감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자립·자력 기술개발만을 고집하지 않고 기술협력 제휴를 확대해 개방형 기술확보 체제로 전환키로 한 것은 눈에 띄는 변화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포스코에서 생산하는 자동차강판의 주 고객이 되는 자동차 생산업체에 연구인력을 파견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기술개발에 반영하는 방식이다.신성장사업으로 대변되는 비철강 분야를 적극 육성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핵심과제 중 하나다.우선 포스코켐텍의 주력사업인 이차전지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포항(소재), 구미(양극재), 세종(음극재)으로 공장을 분산배치해 전문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관심을 끌고 있는 바이오 분야는 세계 세번째로 구축에 성공한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포함한 포항 지곡밸리에 집적된 연구인프라에 대한 점검을 통해 실행 가능성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최정우 회장은 포스코가 ‘기업시민’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설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포스코가 그동안 ‘국민기업’으로 성장해왔다면 앞으로는 이익을 창출하는 경제 주체의 역할을 넘어서 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갈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상생 위한 동반성장 프로그램 확대포스코는 포스코의 성장과 성공의 이면에 수많은 중소 협력사의 조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깊게 인식하고 1990년대부터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2004년부터 성과공유제를 도입해 현재까지 15년 동안 지속적으로 운영 해오고 있다.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이 어려운 협력 업체들을 도와 기술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자재 및 설비를 공급받고 있다. 성과공유제 수행을 통해 발생한 성과금의 50%를 보상하고 장기계약 체결, 공동 특허 출원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능력 향상과 안정적 경영활동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지난 15년간 포스코는 성과공유제를 통해 중소협력업체와 총 4천656건의 과제를 수행했으며, 과제 수행 성과로 보상한 금액은 총 3천531억원에 이른다. 또한 포스코, 포스코건설, 포스코켐텍, 포스코ICT, 포스코에너지 5개사는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향후 3년간 총 7천771억원을 협력 기업에 지원한다는 협약을 발표했다. 1차 협력기업도 2차 협력기업과의 동반성장 활동 추진에 노력하는 한편 동반성장 혜택을 협력기업 근로자에게까지 확산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포스코의 대표적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발굴된 네오펙트의 사례도 소개됐다.뇌졸중 재활훈련 솔루션 개발 벤처기업인 네오펙트는 기존에 뇌졸중 재활훈련에 참여한 환자들이 지루함을 느껴 쉽게 포기한다는 점에 착안해 재미있고 쉬운 훈련 방법을 고안해서 훈련할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 업체다. 네오펙트는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직원수가 12명에서 63명으로 증가했고, 코스닥에도 상장하는 등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반호영 네오펙트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기관 투자를 받기 위해서 여러 시도를 했는데 쉽지 않았는데 2010년에 포스코의 아이디어마켓 플레이스를 우연히 알게 돼 씨드라운드 투자를 받게 됐다”며 “기관으로부터 첫 투자를 받은 것은 스타트업으로서 공신력을 얻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고 투자를 바탕으로 제품을 완성하고 마케팅을 하는 등 회사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지역사회와 상생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실천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1988년 자매마을 활동을 시작으로 포스코의 사회공헌활동은 2003년 ‘포스코봉사단’을 공식 창단하면서 더욱 발전해왔다. 포스코는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소사이어티 위드 포스코(Society With POSCO)’구현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대표적인 활동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장보기, ‘나눔의 토요일’ 봉사활동, 자매결연활동, 스틸하우스 건립 기부, 사랑의 집 고쳐주기, 포스코클린오션봉사단, 무료급식소, 1%나눔재단 등이 있다. 포항제철소는 포항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흥해지역을 돕기 위해 지난해 9월 10억원을 마련했다. 10억원 중 7억원을 흥해쌀 2만9천여포를 구입하는데 사용했으며 사회복지기관에 3억원 상당의 승합차 11대를 기증했다.흥해쌀은 포항에 거주하는 기초수급자 1만3천여명 전원에게 1인당 1포씩 지원하고 나머지는 사회복지시설 170여곳에 지급했다. 또한 승합차 11대는 흥해지역아동센터 등 사회복지 기관에 전달됐다.오형수 포항제철소장은 사랑의 물품을 전달하며 “지진이 발생한지도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지진 후유증으로 여전히 어려움과 고통을 호소하는 지역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포스코가 소외계층을 위로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또한 지난해 7월 전기누전으로 집이 전소돼 창고에서 지내던 포항시의 한 노부부에게 50번째 스틸하우스를 건립해 기부했다.포스코는 화재 피해가정과 소외계층의 안정적인 거주지 제공을 위해 2009년부터 전국 36개 시군을 대상으로 스틸하우스 지원 사업을 시작한 이래, 9년동안 50채의 스틸하우스를 지은 것이다. 포스코가 기부한 스틸하우스는 방 2개, 주방, 거실 등으로 이루어진 13평형 규모의 주택이다. 스틸하우스는 월드프리미엄(World Premium) 제품이자 일명 ‘녹슬지 않는 철’로 불리는 포스코의 포스맥(PosMAC)이 골조와 외장재에 적용되어100년 이상의 내구성을 자랑하며 화재로부터도 안전하다.스틸하우스 건립 기부는 포스코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포스코그룹이 생산하는 철강재를 소재로 해 임직원·포스코 대학생 봉사단 비욘드(Beyond)·지자체 소방서 직원 등 순수 자원봉사자들이 스틸하우스 건축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봉사자만 1천55명이며 봉사시간은 총 4만3천912시간에 달한다.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앞으로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상생과 소외계층을 위해 전통시장 장보기, 1%나눔사업, 재능봉사단 운영, 나눔토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 구석구석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돕기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9-01-01

남빈동 공구상가에는 ‘메이드 인 포항’ 완제품 한 개도 없다

50년 전 작은 어촌마을 포항은 국가 주도 하에 철강공단 설립이 추진된 이후 급성장하며 1990년대 이후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포항철강공단의 얼굴이자 큰형인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전문 분석기관 WSD(World Steel Dynamics)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9년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세계 톱5를 다투는 글로벌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고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분야 후속주자들도 포항에 생산공장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철강공단 내 2만명에 이르는 근로자들이 연간 14조원을 생산해 32억달러(한화 3조6천억원)를 수출하며 경북지역을 넘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포항경제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철강일변도의 지역의 산업구조를 다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이를 극복하기 위해 포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본지는 기해년(己亥年) 새해를 맞아 신년특집 기획시리즈를 통해 철강도시 포항의 현 주소를 진단하고 진정한 철강클러스터 구축을 향한 과제에 대해 논의해 보려 한다.□철제(鐵製) 완제품 하나 못만드는 철강도시 포항포항시 북구 남빈동의 남빈사거리 인근 상가. 직선거리 250여m 왕복 4차선 도로 좌우에 빽빽이 들어선 상가건물에는 수십년전부터 공구판매점, 철물점, 볼트전문점 등 50여개 점포가 자리를 잡아 이른바 ‘남빈동 공구상가’를 형성했다. 이곳 상가에서 취급되는 수백, 수천여가지 제품 중에는 알루미늄, 플라스틱과 같은 비철 제품도 있지만 상당수가 철(鐵)로 만들어진 제품이다.그런데 철강도시 포항에서 만들어진 ‘메이드 인 포항(Made in Pohang)’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상가 입구에 들어서기 전부터 쉽게 접할 수 있는 철제 사다리는 강원 춘천과 경기 양주에서 생산된 제품이었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구인 멍키스패너와 펜치는 각각 경남 함안과 경기 화성에서 만들어졌다.독일에서 수입된 전동드릴, 스위스에서 수입된 전기톱 등 수입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도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명색이 철강도시에서 철로 직접 만든 완제품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이곳에서 공구상가를 30년째 운영 중인 업주 김모(63)씨는 “포항에 완제품 생산 공장이 한 곳도 없는데 포항에서 생산한 철제 제품을 찾는다고 하니 어떤 대답을 해줘야 할 지 모르겠다”며 “우리 가게 제품은 30년 전에도, 현재도 모두 타지에서 들여온 것들 뿐이다”고 설명했다.포항지역 백화점, 대형마트의 생활용품 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철제 냄비는 경기 안산에서, 국자 등 철제 주방도구는 인천과 경기 광명에서, 옷을 보관하는 철제 행거는 경기 김포에서 생산됐다. 이곳에서도 생산지가 포항으로 표기된 철제 완제품은 단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대형마트 직원 최모(42·여)씨는 “생활용품 매장에 배치된 상품 중 포항에서 생산됐다는 제품이 있다는 말은 아직까지 들어본 적 없다”며 “철강도시 포항에서 직접 생산한 철제 제품이 있다면 고객의 구매욕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철강일변도 산업구조포항철강공단은 ‘철강’이라는 이름에서 확인 가능하듯 ‘철’없이는 설명하기 힘들다.포스코의 용광로에서 제선·제강·압연 공정을 통해 1차 철강제품이 생산되면 중간재 업체들이 제품을 가공해 강관, 후판, H형강, 철근 등 조선, 자동차, 건축산업에 활용되는 중간재를 만들어낸다.중간재는 최종재 생산업체로 납품돼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 대형 제품에서부터 프라이팬, 밥솥, 손톱깎이 등 소형제품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하는 완제품으로 재탄생한다.현재 포항의 산업구조는 1차 철강제품에서 중간재까지 이르는 과정이 전부다. 철강도시에서 철제 자전거 하나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실제로 포항의 산업구조는 철강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 포항철강산업단지 관리공단에 따르면 2018년 10월 현재 포항철강공단 내 입주공장 347곳 중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1차금속 업체(129곳)와 조립금속 업체(68곳)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 56.8%에 이른다. 나머지 업체 중에서도 철강 생산과 무관한 업체는 석유화학 업체 36곳, 전기전자 업체 9곳 정도가 전부이며 상당수가 철강생산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업체다.이는 포항지역 전체로 범위를 확장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포항시가 2018년 6월 작성한 2016년 기준 사업체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포항지역 제조업체 2천764곳 가운데 선박 건조업체는 24곳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종사자 100명이상 업체는 단 1곳도 없다. 자동차 생산업체는 단 1곳도 등록돼 있지 않으며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만이 13곳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철도장비, 항공기 및 우주선 관련 제조업체도 전무하다. 이렇다보니 지역 철강업체가 생산한 제품 대부분을 타지역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이와 관련, 한 중소 철강업체 관계자는 “현재 철강공단에서 생산된 제품 중 90% 이상은 역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포항에 작은 손톱깎이라도 철을 활용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있다면 생산과 공급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기업은 기술개발·시장개척 등경영다각화에 적극 나서야하고행정과 금융기관 자금지원해야-포항시의 현 산업·경제 상황에 대해 간략히 진단해본다면.△구체적인 수치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예를 들어 이야기해 본다면, 과거에는 어지간한 눈보라나 태풍이 불어도 건강을 유지해 낼 체력이 있었는데 요즈음에는 수년 전부터 감기몸살에 걸렸다가 나아지면 다시 몸이 으스스해지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약간의 미열이 있는 상태가 아닐까. 내일모레의 날씨도 여전히 흐려 앞으로 기후 변동성이 높아지게 된다면 다시 감기에 걸릴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라 본다.-현 포항시 경제성장의 정체가 지역 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철강클러스터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취약성에서 기인한 것이 크다고 생각하는지.△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고 본다. 즉, 포항경제의 주력인 철강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취약성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세계적인 철강경기의 둔화가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면은 맞는 이야기지만, 포항경제 전체를 두고 볼 때 철강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도 새로운 동력, 그리고 한쪽이 안 좋을 때 버틸 수 있는 다른 한쪽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도 현재의 정체 요인의 하나로 보아야 할 것 같다.-따라서 철강산업 의존도가 높았던 포항시에 대해 산업생태계의 재정비(재구축)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데.△맞는 말이다. 문제는 포항시의 산업생태계 중 하위생태계를 철강부문, 물류부문, 건설부문 등으로 나누어 보면, 철강부문은 재정비 내지는 재구축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생태계의 형태로 조성되지 않았던 것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건설부문을 이야기하자면 고부가가치의 전문건설업체보다는 대부분 토목과 같은 부문에 쏠려 있다는 점도 지역 내 다양한 개발사업에서 지역업체의 참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앞으로 모든 산업정책은 상류, 중류, 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단일이 아닌 다양성을 가진 유기적인 생태계로 조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성을 강화하는 유일한 방안일 것이다.-‘처음부터 포항의 철강부문이 생태계의 형태로 조성되지 않았다’고 언급을 했는데 조금 더 설명을 덧붙인다면.△현재 포항 철강산업은 우리나라 전체를 철강생태계로 놓고 봤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는 포항으로 국한해놓고 봤을 때, 포항에서는 기초소재와 중간재만을 오래 공급해왔던 관계로 국내 각 지역에서 아주 작은 전로 업체에서 철을 생산해 부품을 만들고 최종제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달리, 기초와 중간재만으로도 경제가 성장해 현재 제대로 된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한 것이다.그동안 수출을 위한 공단, 산단 등과 같은 산업단지가 산업생태계 차원이 아닌 집적의 효율성을 더욱 높게 평가한 기업집적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클러스터라는 생태계로 발전하기 어려웠던 점도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포항 내에 분양돼 있는 다양한 산업단지에는 최대한 업종제한, 업태 제한을 풀어 제조업, 비제조업 등의 기업·산업 간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융복합을 통한 혁신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현재 포항시와 포스코, 철강공단 등의 자구책 마련에 대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고 보나.△사실상 포스코는 국제적 기업이기 때문에 우리가 걱정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포스코 외에도 포항철강공단 내의 대기업·중견기업들은 충분한 힘이 있기 때문에, 그보다는 단일제품만을 가지고 단일 납품처에 그동안 별개의 기술개발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었던 지역 중소기업들에 관심이 있다.이들이 납품처로부터 납품이 어려워졌을 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납품처나 기술개발, 시장개척 등 경영다각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경우 일정 기간의 유동성 자금이 필요하다면 그에 대한 자금지원을 포항시나 지역 금융기관이 담당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또 그들이 새로운 분야를 모색할 때 기술지원이 필요하다면 포스텍이나 RIST 처럼 지역 두뇌들이 나서주는 등 산학관이 협력해서 운영하는 지역산업 지원생태계와 같은 상시적인 연결네트워크 마련이 중요하다고 본다./박동혁·고세리기자

2019-01-01

경북대구 도·시민,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가 긍정 넘어서

본지 여론조사 결과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시·도정 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30∼40%에 머무르는 것은 취임 1년도 안된 두 단체장의 정책에 대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뚜렷한 성과물을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TK) 지역 의원을 교체(물갈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지역의원들도 1년동안 지역 및 의정활동을 충실히 해야만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탈원전 정책에 대한 불만과 TK인사 중용 등 ‘TK패싱론’을 무마시켜야만 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TK 민심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국정 운영 대체로 만족이철우 지사의 도정운영에 대해 ‘매우 잘하고 있는 편이다’(15.2%)와 ‘잘하고 있는 편이다’(25.4%) 등 10명 중 4명(40.6%)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이 지사가 당선됐을 때의 득표율(52.1%)보다 11.5%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 지사가 포항에 위치한 환동해본부에 주 1회 근무하는 등 표면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뚜렷한 체감효과가 나지 않아 지방선거 때 지지한 도민들이 긍정평가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판단을 유보하겠다며 ‘보통이다’는 응답이30.3%에 달해, 이 지사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기간이 짧은 데다 이 지사가 강조한 일자리 창출, 출생률 제고 등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없는 사업들이라 도민들이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응답자의 정당 지지 성향별로 보면 한국당(63%), 민주평화당(48.8%), 대한애국당(35.4%), 바른미래당(25.2%)에서 부정평가보다 긍정평가가 앞섰고, 정의당(39.3%), 민주당(34.8%) 등 진보층에서 부정평가가 높게 나왔다. 또 30대(22.8%)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부정평가보다 긍정평가가 다수를 차지했다.차기 대권 도전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권 시장의 시정 운영 평가에 대한 긍정 평가(34.4%)와 부정평가(26.7%) 차이는 7.7%에 불과했다. 권 시장이 추진하고 대형사업들이 지지부진하면서 부정평가도 다소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장직을 건다는 각오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는 대구 취수원 이전은 답보 상태다. 구미시의 반대가 걸림돌인 데다 무방류 시스템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통합공항 이전 문제도 대구시와 국방부가 사업비를 두고 견해 차이를 보여 이전 부지 선정은 해를 넘기게 됐다. 그러는 동안 시민들 사이에서 이전 반대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어, 소리만 요란할 뿐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부정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권 시장의 시정 운영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도 상당하다. ‘보통’이라는 응답이 32.2%에 이른 것이 이를 방증한다. 연령별로는 ‘잘못하고 있다’ 등 부정평가가 30대(43.4%)와 40대(32.5%)에서 많았고, ‘잘하고 있다’ 등 긍정평가는 20대(27.1%), 50대(39.3%)에서 높게 나왔다. 60대 이상(50.3%)에서는 절반이 넘었다.△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 압도적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TK시도민들의 국정 운영 평가를 지난해 같은 시기에 실시된 여론조사(경북매일 2017년 1월 2일)를 비교해 볼 때 긍정평가를 내렸던 시도민들이 부정평가로 돌아섰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대구의 경우 긍정평가는 16.3%(38.7%→22.4%) 하락했고, 경북 역시 14.6%(37.5%→22.9%)가 떨어졌다. 부정평가 역시 대구 23.6%(38.6%→62.2%)가 증가했고, 경북도 27.1%(30.8%→57.8%) 늘어났다.대구 구·군별로는 대구 동·북, 대구 중·남·수성, 대구 서·달서·달성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적게는 33.7%, 많게는 49%정도 더 높았다. 경북지역 권역별로는 서남권(구미·김천·칠곡·성주·고령), 동남권(경주·경산·영천·청도), 동부권(포항·울진·영덕·봉화·영양·울릉), 내륙권(안동·영주·문경·예천·상주·군위·의성·청송)에서도 긍정평가보다 부정평가가 적게는 27%, 많게는 48.6%가 높았다.문재인 정부의 TK 인사 패싱, TK예산 홀대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심의가 시작되기 전 470조원에 이르는 슈퍼예산임에도 불구하고 TK지역만 예산이 감소했다. 특히 탈원전 정책까지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이 지지율 급락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경주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로 세수가 432억원 감소하게 되고, 울진군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으로 60년 동안 67조원의 직간접 손실이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덕군 역시 천지 원전 1·2호기 건설 백지화로 3조7천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울진, 영덕, 경주 등에서 탈원전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정당 지지율 한국당 1위TK지역민들이 지지하는 정당에서 자유한국당이 1위를 차지했다. 지역민들은 ‘현재 지지하거나 조금이라도 더 호감을 가지고 있는 정당은 어느 정당인가’라는 질문에 대구시민들은 한국당 32.3%, 민주당 20.9%, 바른미래당 10%, 대한애국당 5.7%, 정의당 5.5%, 민주평화당 0.3% 순으로 답했다. 대구 구·군별로 살펴보면 한국당 지지도는 중·남·수성 36.2%, 서·달서·달성 30.9%, 동·북 30.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은 동·북 22.4%, 서·달서·달성 22.1%, 중·남·수성 17.3% 순으로 지지율이 높았다. 경북도민들도 한국당 43.9%, 민주당 19.7%, 바른미래당 7.4%, 정의당 6.2%, 대한애국당 2.6%, 민주평화당 0.6% 순으로 응답했다. 기타 정당 2.8%,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 14.5%, 잘 모름 2.3%로 나타났다. 각 권역별로 살펴보면 민주당은 서남권(25.3%), 동남권(23%), 동부권(16.3%), 내륙권(13.1%) 순으로 높았다. 한국당은 내륙권(48,4%), 동부권(46.2%), 서남권(41.9%), 동남권(39.7%)순이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에 추월당했던 지지율이 경제 악화 등으로 인해 다시 한국당으로 쏠리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당이 보수의 심장인 TK에서 추락한 위상을 다시 되찾는 분위기다.△의정활동 평가총선을 1년여간 앞둔 가운데 TK지역 의원들은 의정활동 및 지역구 활동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TK 지역 국회의원의 3년간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지난 3년간 국회의원 활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의 이익을 위한 여러가지 활동을 했지만 지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대구의 경우 ‘매우 잘못하고 있는 편이다’ 15.4%, ‘잘못하고 있는 편이다’ 24.9%, ‘잘하고 있는 편이다’ 14.8%, ‘매우 잘하고 있는 편이다’ 5.6%였으며, 경북지역은 ‘매우 잘못하고 있는 편이다’ 15.1%, ‘잘못하고 있는 편이다’ 18.9%, ‘잘하고 있는 편이다’ 17.4%, ‘매우 잘하고 있는 편이다’ 9.6%였다. 대구보다는 경북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6.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구 지역 중에서는 중·남·수성(44.4%), 경북 지역 중에서는 동부권(37.9%)이 타 지역에 비해 부정평가 여론이 좀 더 컸다.△차기 총선 지지 여부2020년 총선에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구의 현역 의원이 출마할 때 다시 표를 주지 않겠다는 시도민들이 많았다. 지역 및 의정활동에 좀 더 신경을 쓴다면 지역민들로부터 신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런 가운데 경북에 비해 대구에서 현 지역구 의원을 다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조금 높았다. 대구의 경우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45.8%)가 ‘지지할 것이다’(19.4%)보다 26.4% 더 높았다.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는 31%, ‘잘 모르겠다’는 3.8%였다. 경북의 경우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43.8%)가 ‘지지할 것이다’(22.6%)보다 21.2% 더 높았고,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는 응답자는 30.6%였다. 다만 전 연령층에서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높았으며, 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소 높게 나왔다. 특히 대구는 한국당 지지자들 사이에서조차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는 응답이 높았다.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35.1%)이라는 응답이 ‘지지할 것이다’(34.3%)라는 응답보다 0.8% 높게 나왔다.관심이 가는 대목은 대구 동구와 북구(51.9%), 구미·김천·칠곡·성주·고령 등이 속한 서남권(46.4%)에서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이라는 응답이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대구 동구는 바른미래당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과 한국당 정종섭(대구 동갑) 의원, 대구 북구는 더불어민주당 홍의락(대구 북을), 무소속 정태옥(대구 북갑) 의원의 지역구가 속해 있다. 구미는 한국당 백승주(구미갑)·장석춘(구미을) 의원, 김천은 한국당 송언석, 고령·성주·칠곡은 이완영 의원의 지역구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조사 개요△의뢰기관 = 경북매일신문 △조사기관 = 모노리서치△조사대상 및 표본크기 = 대구·경북 지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각 1천8명(대구: 남 636명, 여 372명 경북: 남 736명, 여 272명) △조사기간 = 2018년 12월 23∼24일△조사방법 = 유·무선전화 ARS(대구: 유선 526건, 무선 482건 경북: 유선 545건, 무선 463건)△표본추출방법 = 통신사 무작위 추출 가상번호 DB, 인구비례할당 무작위 추출 유선전화 RDD△가중치 보정 = 2018년 1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기준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 부여(셀가중)△표본오차 =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 대구 3.8% 경북 4.5%

2019-01-01

‘소득주도성장정책’ 1년 최저임금 인상에도 저소득층 소득 최대 하락 자영업, 못살겠다 아우성

새해 우리나라 국민의 가장 큰 관심은 일자리와 직장생활, 즉 ‘돈벌이’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인 최저임금인상이 올해도 이어지고,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화하면서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큰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고용지표가 최악을 달리는 등 관련 정책의 부작용이 워낙 컸던 탓이다. 올해는 과도기를 끝내고 정부가 지향하는 ‘소득 불평등 해소’와 ‘일과 삶의 균형’이 이뤄질 수 있을까. 본지는 지난해 고용정책을 되돌아보고, 올해 정부와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일자리 정책을 조명해 본다.□ 소득주도성장 이대로 괜찮은가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뤄진다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현재까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핵심 정책인 최저임금인상이 가장 큰 논란거리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액은 역대 최대인 1천60원(6천470원→7천530원·16.4%) 이었고, 올해도 10.9% 올라 8천350원까지 치솟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시급 1만원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논란이 큰 이유는 최저임금을 역대급으로 올렸는데, 오히려 저소득층 가구 근로소득은 역대 최대폭으로 줄어드는 기현상이 나타났기 때문. 시급을 올리면 최저소득층을 포함한 서민들의 생활이 윤택해질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통계청의 ‘2018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집단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22.6%나 줄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 고용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소득이 쪼그라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자영업자들의 아우성도 메아리쳤다.같은 기간 자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사업소득의 경우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는 13.4%, 2분위(소득 하위 20∼40%)는 1.5%, 3분위(소득 상위 40∼60%)는 12% 가까이 소득이 줄었다. 중산층인 3분위까지 타격을 받았는데, 이들은 내수부진과 더불어 대부분 인건비 부담을 토로했다.문 닫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4천명(-0.3%)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역시 10만1천명(-2.5%) 줄었다.포항에서 8년간 삼겹살집을 운영해온 박성화(46)씨는 “경기가 어려워 겨우겨우 가게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인건비가 오르면서 직원들 월급을 주고 나면 손에 쥐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부진이 다시 고용시장 내 취업자 수 감소로 이어지고, 이 같은 현상이 결국 소득 불평등을 가져오는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기적으로 저소득층 소득이 일시적으로 오를 수는 있지만, 장기로는 인플레이션을 불러와 실질적 소득이 감소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익명을 요구한 경북지역 한 교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 왜곡과 양극화 심화를 불러온다는 것은 통계지표가 설명해주고 있다”면서 “어떤 정책이든 과도기가 있기 마련이지만,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전반적인 칼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실제로 빈부격차와 더불어 고용지표도 최악이었다. 취업자 증가 폭이 월 10만명을 넘지 못했고, 실업자 수도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고용한파가 몰아쳤다.최근 지표인 지난해 11월 취업자 수가 전년대비 16만 5천명 증가해 반등 희망을 심어줬으나, 이마저도 전년 월평균 31만명의 절반 수준이어서 고용 불안이 여전하다. 더구나 실업률은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3.2%를 기록했다. 세계 금융위기 영향권에 있던 2009년 11월 3.3%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정부 2019년도 핵심 과제는정부는 올해도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유지한 채 △고용서비스·고용안전망 강화 △직장 내 갑질·채용비리 근절 △최저임금·노동시간단축 현장안착 등 3대 핵심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정부는 먼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이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도록 완충 대책을 세웠다.먼저 고용창출장려금을 확대하고 일터혁신 컨설팅, 근무혁신 인센티브제를 도입해서 노동시간 단축을 장려한다.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에 투자되는 비용도 기존 209억에서 140억 가까이 증액한다.탄력근로제도는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에서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그에 따라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최저임금 결정 체계도 손본다. 국제기준을 고려해서 결정기준을 보완해 사회적 수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영세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을 강화해 부담을 줄인다. 5인미만 사업장에 대한 지원금도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하며, 두루누리 지원 대상도 소득 190만원 미만에서 210만원까지 상한액을 올려 현 200만명에서 237만명까지 혜택 인원을 늘린다.일자리 사업도 대폭 확대한다.지난해보다 4조원 늘어난 23조원으로 사업규모를 크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직접일자리 공급, 직업훈련 및 고용서비스 강화, 실업 소득지원 확대 등을 추진한다.일자리 문제 해결은 지자체를 지원하는 맞춤형 정책을 택했다. 특히 청년과 신중년일자리사업에서 지자체와 정부 간 협력을 강화한다. 청년 구직활동비는 정부가 졸업 후 2년 이내를 지원한다면, 그 이후 장기실업자는 지자체가 지원하는 형식이다.산업별로는 제조업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다. 퇴직예정자에 대한 맞춤형 훈련을 지원하고, 조선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을 연장하면서 고용장려금 지급, 취업지원에 나선다. 청년의 취업활동과 장기근속을 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일례로 청년 추가고용장려금은 2018년 3천417억에서 올해 6천745억으로 늘린다.여성 근로자에 대한 지원도 늘어난다. 고용보험상 출산휴가를 못 받았던 임시, 일용, 자영업 여성에게도 출산급여가 지원된다. 이 조치로 추가로 2만5천명이 최대 150만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여기 발맞춰, 남성 근로자의 출산휴가도 확대된다. 현재 유급 3일, 무급 2일의 출산휴가는 유급 10일로 확대되며, 중소기업에 한해 5일은 임금을 지원하는 계획이 현실화된다.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이 올해도 계속된다.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를 정착시켜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관행을 확산한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불법파견에 대한 사업장 지도를 통해 정규직 전환을 민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 내실화, 정기적 현장점검 등 지난해 국정감사 키워드 중 하나인 채용비리 근절 계획도 세웠다.근로빈곤층을 위한 한국형 실업부조를 비롯해 직장내 괴롭힘 금지 매뉴얼 등도 실행된다. 실업부조는 취업지원자가 관련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하면 매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다. 중위소득 60% 이하 근로빈곤층과 중위소득 60∼120% 청년층 128만명 중 20만∼50만명이 대상이 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산업현장 변화에 맞춘 직업훈련도 대폭 확대한다. 일부 폴리텍을 특화 캠퍼스로 지정 운영해서 스마트 공장 확산에 따른 노동자 직무전환을 지원한다. 또 혁신 인재를 양성하고자 기존 실업자 훈련과 차별화된 신기술 훈련을 확대 제공한다. 또 고용보험 미가입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와 45세 미만 대기업 저임금 노동자에게 내일 배움카드를 신규 발급한다.검정형 기술자격보다 실무역량을 평가하는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도 확산하고, 현장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활용 만족도를 높이려는 개선방안 마련에 힘쓴다.다양한 지역맞춤형 사업 적극 추진철강산업기반 청년취업 인턴사업도시청년시골파견제 첫 도입청년창업자 사업화 자금 1천만원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임금 지원경력단절여성 시간선택제 추진포항시는 올해 다양한 지역 맞춤형 일자리 사업을 추진한다. 정부의 일자리 사업 대부분이 일선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는 맞춤형 사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다양한 사업이 펼쳐진다.포항지역은 현재 철강경기 침체로 양질의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을 받아 영세 자영업자의 폐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고용전망도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시가 추진하는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잘 활용한다면 성공적인 취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시는 재정투입을 통한 직접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고용 체질개선을 위한 직업능력개발훈련, 취·창업지원 등에도 힘쓴다.우선 청년 고용지원이 강화된다.올해 신규로 편성된 ‘철강산업기반 훈련연계형 청년취업 인턴사업’은 직업전문학교와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연계된 인턴십 과정을 진행한 후 정규직 취업으로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업비 4억3천500만원이 투입되며 중소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50명이 대상이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3개월간 무료로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으며, 교통비와 식비 등 훈련수당 20만원도 받을 수 있다. 이후 2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할 때도 임금을 지원받는다.도시청년 시골파견제도 처음 도입됐다. 창업, 창작활동 등 지역활성화와 연계된 복합활동에 1인당 최대 3천만원까지 지급한다. 경북 도내 청년은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다른지역 도시청년과 팀 단위로 참여하면 지원할 수 있다.이와 함께 시는 지난해 5천500만원 수준이던 ‘포항형 청년복지 수당카드’ 예산을 1억5천600만원으로 증액 편성해 더 많은 청년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시근로자 3∼300인의 지역 중소기업에 3개월 이상 근무하는 청년근로자들에게 1인당 연간 100만원이 지원된다.기술창업, 지식창업, IT응용사업 등에 우수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청년창업자들도 지원한다. 예산 4억3천만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성장잠재력을 갖춘 청년창업자들에게 교육을 비롯한 사업화 자금 1천만원을 지원한다.거주문제를 해결할 ‘청년 퍼스트하우스’ 지원사업도 마련됐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기숙사 임대비를 기업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50명을 대상으로 1억2천만원이 투입된다. 1인당 월 최대 30만원을 2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중소기업 취업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한다.우선 상시근로자 3∼300인 기업을 대상으로 인턴지원비 4억을 투입해 정규직 전환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인턴사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3개월과 10개월차에 총 300만원을 개인에게 지급한다. 기업에는 인턴 채용 시 2개월간 월 100만원씩 총 200만원을 지원한다.중소기업이 신규직원을 채용했을 때 건강검진비도 지원한다. 2천만원이 투입되며 총 170명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에도 신경 쓴다. 일자리 공감 페이 지원사업을 진행해 일자리창출 중소기업 25곳에 5억원을 투입한다. 신규취업 근로자 100여명이 월 50만원씩 1년간 혜택을 보게 된다.이 밖에도 시는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시간선택제 등 여성일자리를 비롯해 노인,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일자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포항시 일자리추진단(270-2477~9)으로 문의하면 된다./안찬규기자

2019-01-01

김정은 서울답방·미북회담 싸고 ‘낙관론·비관론’ 동시에

기해년 황금돼지해인 2019년, 한반도 평화기류는 어떻게 흐를까. 지난 해 11월 30일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22곳이 파괴되고, 지난 달 26일 남북 철도연결 착공식이 열리는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남북 합의는 착착 이행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한반도 평화기류에 힘을 더하고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이 해를 넘기고,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직 안갯속에 빠지면서 남북평화기류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긍정론과 부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낙관론작년 한해 남·북 36회 접촉… 남북군인 악수도김정은 위원장 서울답방·북미 2차 정상회담 등올해 북핵 해결 전환점·남북경협 본격화 예측비관론 ◀◀제재 해제 없는 북미회담, 북한은 관심없어북, 비핵화 프로그램 없으면 전세계서 외면남북평화, 파국 아니지만 지리한 ‘샅바싸움’ 예상◇ 한반도 평화기류의 성과2018년 한해동안 남북관계는 참으로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2018 한반도 평화의 봄’은 4월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의 1차 남북정상회담과 5월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의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시작됐다. 그 결실은 6월12일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과 9월18일에서 20일까지 평양에서의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꼽히는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연말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2018년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원년”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회견의 약속을 지켰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페이스북 계정에 작년과 올해를 수치로 비교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실제로 2018년 한해동안 남북관계는 어느 때보다 크게 진전됐다. 지난 2017년에는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16회 전략적 도발을 감행했지만 2018년엔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 2017년에는 한 번도 남북 간 접촉이 없었으나 2018년엔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해 36회 접촉했다. 군사분계선(MDL)에서 남북의 군인들이 만나 악수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이는 1년 전만해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다.그러나 북·미가 비핵화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전진하던 평화의 발걸음은 멈춰섰다.◇남북·북미정상회담 향후 전망2019년 새해, 전문가들은 한반도 평화기류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을 동시에 내놓고있다.우선 낙관론을 펼치는 전문가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를 이끌 가장 큰 동력인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가까운 시일 안에 열릴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이는 김정은 북한국무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앞으로도 언제든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고 국제사회가 환영할 결과를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북미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등 빅 이벤트가 이어졌던 2018년 못지 않게 새해에도 한반도 정세는 드라마틱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진전 정도에 따라 남북 경제협력도 조심스럽지만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해 눈길을 끌었다.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지난 연말 발간한 ‘한반도 정세: 2018년 평가와 2019년 전망’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남북, 북미 간 진행되고 있는 상황과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볼 때 한반도 정세가 2018년 이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내년 북·미 간 협상을 통해 진전을 이뤄야 하는 수요와 한국의 적극적인 개입, 변화 발전을 위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2019년은 북핵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특히 2020년은 노동당 창건 75주년이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마무리하는 해이기 때문에 북한 내부적으로도 2019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경제발전 의지가 확고하고,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어떻게든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점에서 2019년이 북핵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 것이란 게 연구소의 예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재선을 목표로 2020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미국과 북한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비핵화 협상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북한전문가들은 또 문 대통령이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데 일정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연초 이른 시점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낙관론에 힘이 실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는 일정한 ‘상응 조치’를 끌어내고, 북한으로부터는 ‘진정한 비핵화 담보 방안’을 유도하는 등 북미 양측의 접점을 찾기 위한 전략적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이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하고, 남북 정상이 또다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도 비핵화 대화를 이어가는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전망은 올해 남북, 북·미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가 일정 이상의 성과를 거뒀고, 이를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에 바탕을 두고있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엇갈린 해석반면에 한반도 평화기류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적지않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도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며 제재와 압박으로 나가면 우리로서도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는 미국에 대해 우선적인 상응 조치를 않고 제제와 압박으로 갈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이런 점을 꿰뚫은, 대표적 비관론자가 한국으로 탈북한 북한 공직자 가운데 가장 높은 서열의 직위를 역임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다. 태 전 공사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인 ‘태영호의 남북동행포럼’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추구하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북한만의 비핵화가 아닌 북한을 겨냥한 모든 핵 위협 제거”라면서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해 북과 남의 영역(한반도) 안에서 뿐 아니라 조선반도를 겨냥하고 있는 주변으로부터의 모든 핵위협, 즉 미국의 핵위협을 제거하는 것을 ‘조선반도의 비핵화’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어 “같은 날(20일) 북한은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란 주장도 내놨다”며 “제재의 부분적 해제가 없는 (북미) 정상회담에는 흥미가 없다는 것을 명백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정치평론가이자 황태순TV 진행자로 잘 알려진 황태순씨도 2019년의 한반도 평화기류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무산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지난 1년동안 문 정부가 벌였던 평화무드가 거짓이었다는 게 드러나는 분위기”라며 “당장 미국에 비핵화 프로그램을 내놓지 않으면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제재완화와 비핵화가 균형있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북한에서 얘기하는 비핵화는 남조선에 미군 병력이 철수하고, 미국 핵우산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니 균형을 잃고 과속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해 남북평화기류 전망에 대해 “파국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지만 지리한 샅바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반도 평화기류 확대를 위한 제언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은 뜨겁고 간절하다. 새해에도 한반도 평화기류를 확대재생산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수야당과 시민사회 내에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지지기반을 넓혀야 한다.특히 지금 문재인 정부의 국정지지율이 40%대로 하락하면서 보수야당과 시민단체의 평화정책에 대한 반대가 늘어나고 있다. 민족의 염원으로서 초당적으로 진행돼야 할 한반도 평화정책이 이념적 대결장으로 변모하게 된 것은 보수야당과 시민단체를 소외시키고, 정부가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여 온 데 따른 반작용이란 평가다.보수야당과 초당적으로 평화정책을 추진하고, 한반도 평화정책의 결실을 같이 나누겠다는 결의와 함께 협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아울러 미국과 북한의 강경파를 포용·설득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해외의 지지기반을 더욱 넓혀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 강경보수세력 내에 인맥을 갖고 있는 보수야당과 시민단체, 특히 종교계 인사들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19-01-01

李 “대구와 경제공동체 실현” 權 “초심으로 중단없는 혁신”

대구와 경북은 한뿌리다. 지난해 8월 대구와 경북은 상생협력을 통한 실질적인 성과창출을 위해 ‘한뿌리 공동 선언문’까지 발표했다. 그래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를 맞아 대구와 경북을 더욱 똘똘 뭉치게 하는 상생협력의 원년으로 다져나가자고 다짐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손을 잡으면 못 이룰 것 없다. 대구와 경북은 하나다. 기해년 새아침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의 올해 포부와 다짐을 들어봤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기해년 새아침을 맞아 동해에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의 기운을 받아 모든 시·도민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행복과 웃음이 넉넉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또 지난해 시도민들이 보내준 성원 덕분에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변화와 혁신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경북도만이 할 수 있고, 경북도가 반드시 해내야 할 그런 과제들을 구체화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현재 우리나라는 양극화와 지역, 계층, 세대, 성별을 비롯한 각종 갈등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면서 과연 지속가능한 사회인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이 경북에 있다고 생각한다. 5천년 역사 속에서 국난을 숱하게 극복해 온 우리 선조들의 ‘애국’과 ‘희생’의 정신이 바로 경북인의 핏속에 오롯이 흐르기 때문이다.우선, 사라져가는 농촌을 살아나는 농촌으로 만들기 위한 ‘이웃사촌 시범마을’, 농업에서 청년들의 희망을 찾아주는 ‘월급 받는 청년 농부’, 농산물 유통체계를 대대적으로 혁신하는 ‘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 청년들의 결혼비용 부담을 덜어 주는 ‘청년행복 결혼 공제사업’, 마케팅과 세일즈 기능이 획기적으로 보강된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해외진출 국내기업 임직원과 가족의 ‘경북관광 유치’, 미래형 원전기술 개발을 위한 국책연구기관인 ‘원자력연구원’ 유치, 지구촌 빈곤극복 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새마을운동 세계화’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이외 경북도가 추구하는 다른 사업은.△서민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장애인을 비롯한 힘들고 어려운 분들에게도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근로자와 기업인의 사기를 높이는 일에도 적극 나서겠다.경북의 강점을 살린 신산업을 조기에 육성하고 기업의 눈높이에 맞춘 투자유치로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시대를 선도해 나가면서, 경북 동해안을 신북방 경제의 전초기지로 만들어가겠다. 한 가족 한 뿌리인 대구와는 상생과 협력으로 하나의 나라에 버금가는 경제공동체를 실현해 나가겠다. 특히 대구공항 통합이전으로 대구경북이 비상할 수 있는 하늘 길을 열겠다.-심각한 청년 유출에 대한 대비책은.△매년 청년 1만여명이 경북을 빠져나가고 있다. 여기에다 자연감소분을 합하면 심각한 수준인 만큼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인가에 가장 고민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는 도지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기업유치가 효과적이나 하루 이틀 만에 되는 게 아니고 5∼6년이 지나야 결실을 본다. 임기 안에 효과를 보는 게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빠르게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관광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새해에는 관광객 유치로 일자리를 늘려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도청 신도시 2단계 대비책은.△신도시 2단계는 1단계처럼 추진하면 실패할 수 있다. 1단계는 1980년대 신도시와 다를 바 없다. 최고 전문가들이 와서 보고 어떤 형태로 고쳐야 할지 토론을 해 구체적인 계획을 짜겠다. 도로를 넓히고 특색있는 주거형태를 만들어 신도시 자체가 관광자원이 되도록 하겠다. 공무원교육원 등 중요한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기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이들이 설계한 명품 건물, 명품 단지 몇 개만 있어도 훌륭한 도시가 되고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본다.-대구공항 통합이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문제는 정확한 이전 비용을 산정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군위와 의성 중 한 곳을 이전 대상지로 빨리 정해 설계를 해야 한다. 설계하면 비용이 나올 것이고 이에 따라 이전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경북의 살길은 하늘길을 뚫는 것인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논의에 변화 가능성은.△정부에서 낙동강 물을 맑게 하는 방안을 용역 의뢰했으니 1년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용역에 구미 폐수 무방류 시스템 가능 여부, 취수원 구미 이전에 따른 피해 여부 등이 들어간다. 우선 무방류 시스템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할 것이다. 대구시장과 취수원 이전보다는 무방류 시스템이 가능하면 그렇게 하자고 이야기했다. 낙동강 물이 깨끗하면 대구시민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권영진 대구시장은 “2018년은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 대구공항 이용객 400만명 돌파, IMC그룹 투자유치 등 의미있는 성과들도 있었지만, 세계적 경기침체로 시민들의 근심이 더욱 깊어진 데 대해 시장으로서 죄송함과 아쉬움이 큰 한 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올 해는 민생경제 살리기와 미래산업 육성을 통해 시민들이 보호받고 재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따뜻한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현안인 대구통합공항 이전과 미래형자동차 선도도시 기반 조성, 대구·경북 상생협력 등을 집중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거센 바람을 타고 만리의 거센 물결을 헤쳐나간다’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의 자세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4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중단없는 대구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세계적 경기침체로 지역경제에도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성과는?△지난 해 영국 모건, 이스라엘 IMC그룹 등 세계적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냈으며, IMC그룹은 올해 대구텍 내 5만8천여㎡ 부지에 대구에 6천만 달러을 투자해 항공기 부품 제조용 첨단 절삭공구 생산공장인 IMC엔드밀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러한 성과는 대구의 매력을 세계적 기업들이 먼저 알아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국내 최초로 전기화물차 생산공장 준공 등 대구시는 전기차 선도도시로 부상했고 물산업 분야 24개의 물기업 유치, 중국 물시장 진출, 미국 밀워키시 등과 물산업 분야 협력 체결로 글로벌 물산업 허브도시로 나가고 있으며, 첨단의료복합단지에는 129개의 의료기업과 뇌연구실용화센터 등 국책기관으로 채워지고 있는 등 의미있는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지난해 대구통합신공항 부지 확정이 지연됐는데 올해 사업 속도를 낼 수 있나?△국방부가 작년 3월 ‘군위 우보’와 ‘의성 비안·군위 소보’ 2개 지역을 후보지로 선정한 후 이전사업비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부지 선정을 미뤄졌다. 이에 지난해 국방부 장관을 만나 국방부가 최종이전부지를 선정하면 대구시가 정확한 사업비를 산출한 후 추가 논의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국방부장관도 관련 중앙부처와 협의를 통해 적극 지원하기로 밝혀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경북 최대 현안사업인 통합신공항 건설의 분수령이 될 ‘최종이전부지 선정’에 시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국내 자동차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 자동차 부품업계 활성화 방안은?△지난해 정부에서 자동차 부품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대구시도 유동성 부족 기업에 대해 1천550억 원 규모의 금융 및 재정을 지원하고 수출 판로 개척과 시장다변화 등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의 활력제고를 위한 지원 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또 지역 자동차산업의 영역확장과 고도화를 위해 전기상용차 개발 및 양산 등 미래형자동차 선도도시 기반을 마련해 새로운 일감 창출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경기침체로 인해 고통을 받는 소상공인과 일자리 부족으로 떠나는 청년들을 위한 대책은?△대구는 소상공인 비중이 85.9%로 타 특광역시에 비해 높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등에 더 취약한게 사실이다. 이에 시는 경영안정자금을 2022년까지 1조원으로 확대하고 각종 지원 등을 통해 지역경기를 활성화 하겠다. 청년문제는 청년들이 대구에서 꿈을 찾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시는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청년 계층별로 생애이행단계에 맞춘 ‘대구형 청년보장제’ 시행을 위해 총50개 사업에 2천37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대구·경북 상생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대구·경북 상생의 목표는?△대구·경북 상생은 결국 대구, 경북이 메가시티를 만들어 세계적인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제공동체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도시권역별로 경쟁을 하고 있으며, 주변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실패한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대구·경북의 상생협력은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필연의 과제이다. 대구·경북 상생협력의 중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세우고 함께 가야할 로드맵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대구·경북의 힘을 다시 보여야 한다./이창훈·이곤영기자

2019-01-01

서대구 고속철도역사, 지역 균형발전 핵심축으로 뜬다

서대구 고속철도역사가 오는 2021년 개통이 되면 낙후된 대구 서부권 도시재생은 물론 대구지역 균형발전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서대구 고속철도역이 완공되면 대구권 광역철도(구미~칠곡~대구~경산), 대구산업선(서대구역~국가산업단지) 등 5개의 핵심 철도 노선이 들어서는 대구의 새 교통 요충지가 되는 것은 물론 서대구를 경제·교통·문화허브(중심)로 만드는 사업이다. KTX역 인근에 지을 미래비즈니스발전소가 들어서는 등 서대구산업단지 등 노후한 환경 및 거주 여건을 바꾸는 ‘서대구 재창조 사업’과도 연계돼 서구 일대는 대구의 새로운 핵심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특히 대구 남·서부지역의 대구국가산업단지, 대구테크노폴리스 등 20여개의 산업단지에는 1만1천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등 대구 산업단지의 85% 이상이 이곳에 집중돼 있다. 기업의 접근성 제고로 인한 물류비용 절감과 구미-대구-경산 동일 생활권 효과, 산업단지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서대구 고속철역사 어떻게 지어지나대구시와 한국도시철도공단은 서대구 고속철도역(조감도)의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들어갔다. 총 사업비 703억 원을 들여 건립되는 서대구 고속철도역은 KTX, SRT 등과 같은 고속철도와 대구권 광역철도 등이 정차하는 복합역사로 지상 3층, 연면적 7천138㎡ 규모로 올 2월 착공해 2021년 준공할 계획이다. 시는 허브 교통 기능 확대를 위해 연면적을 5천337㎡에서 7천183㎡로, 사업비도 573억 원에서 703억 원으로 늘렸다.서대구 고속철도역의 실시설계 디자인은 대구시의 시조인 독수리가 비상하는 모습을 형상화해 두 날개는 서대구역과 동대구역이 균형있게 발전해 비상한다는 의미와 함께 진취적인 기상과 개척자적인 대구 시민정신을 뜻하면서 고속철도의 속도감과 안정감을, 입면은 독수리의 눈을 형상화하고 있다. 역사는 안전하고 편리한 철도역사의 이용환경 조성을 위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인증을 적용해 장애인·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역사 시설접근이 편리하게 계획됐으며 내진등급으로는 특급으로 안전하게 설계됐다.또 설계, 시공, 관리 등 전분야의 에너지 절감과 환경오염저감을 위해 녹색건축인증을 적용해 유지관리 효율성을 증대하고, 지열설비 설치계획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활용, 친환경적인 설계를 반영, 건축생애 비용을 절감하도록 계획됐다. 대구시는 148만 명을 배후로 둔 역사인 만큼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교통소통 대책을 마련하고 진출입도로 및 주차장을 확보해 이용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5개 철도노선 지나는 ‘대구 새 교통허브’서대구 고속철도역에는 대구권 광역철도, 대구산업선, 달빛내륙철도, 통합신공항 공항철도, 경부고속선 등 5개의 철도노선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현재까지 확정된 총 사업비 703억 원 중 203억 원을 광역철도 관련 시설에, 500억 원을 고속철도 관련 시설에 배분했다. 향후 다른 노선이 유치될 것에 대비해 역사 규모도 키웠다.지역 숙원사업이자 대구·경북 간 상생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서대구 고속철도역이 완공되면 서울에서 경기, 강원까지 연결하는 수도권 전철처럼 대구와 구미 등 ‘대구권’을 도시철도 형태로 묶어 하나의 생활권이자 경제권으로 연결하는 ‘대구권 광역철도’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게 된다.대구권 광역철도건설 사업은 경부고속철도 전용선 개통에 따른 기존 경부선의 선로 여유용량을 활용한 저비용, 고효율의 철도망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대구광역권 도시간 연계성이 강화되고 도시간 특징에 따른 역할 분담으로 대구광역경제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며, 광역철도 정차역 중 하나인 서대구고속철도역 건설과 연계해 서구지역의 개발촉진과 서·남부지역 산업단지들과의 연계성 강화 및 지역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대구 도심과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국가산업단지 일대를 연결하는 대구산업선과 통합신공항의 연결고리인 공항철도, 영·호남 상생협력사업인 달빛내륙철도는 아예 서대구 고속철도역을 출발점으로 활용한다. KTX와 SRT 등 지금까지 동대구역에만 정차했던 고속열차들도 향후 서대구역을 적극 활용하는 이원화 체제를 구성하게 된다.△달빛내륙철도는 영·호남 잇는 상생선대구산업선은 국가산업단지 등 산업단지 연결 철도망 구축으로 물류비용 절감 및 산업생산 향상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는 사업으로 국가산업단지 등 산업단지 85%이상 밀집돼 있는 대구 서·남부지역에 접근성 및 교통여건 개선으로 물류비용 절감 및 입주기업 경쟁력이 강화되며, 경부선과 대구권 광역철도, 도시철도 1·2·3호선 연계로 대구·경북·경남 광역교통망 구축을 통해 대중교통 활성화도 촉진된다.달빛내륙철도는 대구~광주 영·호남간 191km(단선고속화철도) 구간에 4조8천987억 원을 투입해 고속철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동서간 인적·물적 교류 촉진 및 남부내륙권 관광자원 개발과 대구 자동차 부품과 광주 완성차 산업, 대구 의료산업과 광주 광산업 등 동서 간 상호보완적 산업구조를 통한 남부권 경제산업벨트 형성, 국토의 다핵도시화 실현과 균형발전이 기대된다.대구시는 근거리 노선(대구권 광역철도, 대구산업선, 공항철도)과 장거리 노선(달빛내륙철도, 경부고속선)을 서대구역에 적절하게 접목하면 대구 광역경제권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서남부권 도심재생 마중물 역할 기대서대구 고속철도역은 낙후한 대구 서남부권 도심환경을 되살려줄 앵커시설로도 주목받고 있다. 시는 새 역사가 서대구권 지역개발의 중심 노릇을 할 수 있도록 설계단계부터 건축연면적을 7천183㎡로 확대했다.서대구 고속철도역이 들어설 서구 이현동 일대는 과거 지역 산업의 중심이었지만, 산업구조 변화와 함께 악취와 공해 등으로 도심 정주환경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폐수처리장을 비롯해 2차 산업 업체들이 주로 입주한 염색산업단지 및 서대구산업단지가 몰려 있어 항상 민원이 끊이지 않자 대구시는 서대구역 개발에 맞춰 하·폐수처리장 3곳(달서천, 북부, 염색산단)을 지하화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1천706억 원을 들여 2024년까지 산업단지를 재정비하는 서대구산업단지 재정비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서대구 고속철도역이 들어서면 향후 서·남부권 철도 이용객들을 흡수하면서 자연스레 인근 기반시설 개선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대구 고속철도역사는 대구지역 서남부권의 교통수요를 담당하는 교통 요충지는 물론 낙후된 서남부권의 도심환경을 개선해 지역의 균형발전을 꾀하는 등 다양한 지역개발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KTX 서대구역사 건립으로 그동안 하나였던 동대구역 중심의 대구관문이 동대구역과 서대구역으로 분리되면서 서대구 역세권은 교통 및 산업·금융·업무의 거점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서대구 산단, 염색공단 등 대구지역 핵심 생산 거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권영진 대구시장은 “서대구 고속철도역이 개통되면 서대구 지역주민들의 철도이용이 편리해지고 서대구 역세권 개발을 본격화하는 등 낙후된 지역개발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간선철도를 취급하는 동대구역 혼잡이 크게 완화되고 동대구역과 함께 대구의 양 축으로서 교통 및 산업·금융·업무의 거점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며 “대구 전체적인 지역균형발전, 도시경쟁력 강화 등 지역 산업지도가 바뀌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곤영기자lgy1964@kbmaeil.com

2019-01-01

무겁지 않다, 아프지 않다… 집에 돌아가면 나는 아버지니까

이제는 한국 관광객들에게 익숙한 유럽과 북아메리카와 달리 아직은 ‘미지의 땅’으로 인식되는 인도. 여전히 물질이 아닌 정신의 우월성을 믿고, 세상 모든 사물에 신(神)의 숨결이 스며있다고 생각하는 인도 사람들.운 좋게도 30일쯤 그 나라를 여행하며 인도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 건 기자 인생 ‘최고의 행운’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그만큼 ‘인도 여행’은 기다리고 바랐던 것이었다.짙푸른 남중국해 위를 날아 홍콩을 거쳐 도착한 인도의 ‘경제 수도’ 뭄바이(Mumbai). 그런데 이게 뭐지? 국제선 비행기가 오가는 공항이 한국의 조그만 도시 시외버스터미널 수준으로 조그맣고 지저분했다.놀라움과 탄식은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길 내내 이어졌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간. 울퉁불퉁한 아스팔트 도로 위에 누워있는 수백 명의 사람들. 그 곁으로 씽씽 내달리는 차량. 대체 그들은 왜 집에 가지 않고 길에서 잠을 청하는 것인지….적지 않은 돈을 주고 예약한 호텔도 마찬가지였다. 숙소의 문과 바닥 사이는 10cm쯤 떠있었고, 그 사이로 손가락 크기의 도마뱀이 들락거렸다. 창문 밖이 환하게 밝아올 때까지 그걸 지켜봐야 하는 심정이라니…. 여성 여행자라면 비명을 지를 게 분명했다. 기자 역시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한숨도 자지 못하고 날이 밝자마자 호텔 로비로 내려갔다. 콧수염을 멋있게 기른 종업원이 조식을 제공하는 식당으로 안내해 따라갔는데, 콧속으로 스미는 낯선 향신료 냄새 탓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당연지사 어떤 음식도 먹지 못했다.혼잣말이 나왔다. “TV에서 본 ‘인크레더블 인디아(Incredible India)’가 이제 현실로 다가왔구나.”허기진 상태로 거리로 나섰다. 다음 날 인도 중남부로 출발하는 기차를 예약하기 위해서였다. 뭄바이역(驛)으로 가는 길. 도로는 그야말로 ‘난리 북새통’이었다. 버스와 택시, 오토바이는 물론 소가 끌고 가는 수레까지 뒤엉켜 있는 상황.패닉에 빠져있던 그때. 새까만 얼굴의 깡마른 사내 하나가 자전거를 개조해 만든 ‘사이클 릭샤(Cycle Ricksaw)’를 끌며 나타났다.“어디로 가세요?”“뭄바이역에 갈 겁니다.”“타세요. 택시 절반 가격으로 모셔다 드릴게요.”“그래요? 고맙습니다.”“제가 감사하죠. 어서 타세요.”그 조악한 ‘사이클 릭샤’의 뒷자리에 타고 20분쯤을 갔다. 달리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한국 중학생보다 조그만 사내의 등과 목덜미에서 흐르는 땀과 종아리 근육이 아프게 꿈틀거리는 걸 바로 목전에서 봐야 했던 탓이었다.뭄바이역이 가까워질 무렵. 기자는 ‘인간’과 ‘신’이 맺고 있는 관계를 더없이 따스한 시선으로 끈질기게 탐구한 시인 김현승의 작품 ‘아버지의 마음’을 떠올렸다. 때때로 ‘아버지’란 인간에게 신을 대위(代位)하는 존재이기도 하기에.김현승 시인은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시를 썼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대학교와 숭전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했던 그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서정적이며 감각적인 작품 여러 개를 독자들에게 선보였다.언급한 시에 드러나는 ‘아버지의 휴머니즘’은 적지 않은 독자들의 가슴을 흔든다. 왜냐? 바깥에서 보여지는 아버지의 다양한 모습이 자식들 앞에선 단 하나의 모습으로 합일된다는 것. 그 ‘지향’은 바로 맹목적인 사랑. 언젠가는 사라질 인간이란 존재의 덧없음을 바라보며 변하지 않는 가치로 눈을 돌렸던 작가. 그에게 세상이 사람들에게 주는 서러움과 즐거움이란 어떤 의미였을까?신과 인간에 대한 회의와 신뢰를 번갈아 보여준 김현승 시의 가장 큰 미덕은 ‘맹목적 사랑을 지향하는 삶에 대한 낙관’이 아니었을까 싶다.땀을 바가지로 흘리며 목적지인 뭄바이역에 도착한 사이클 릭샤 기사가 “50루피만 주세요”라고 말했다. 한국 돈으로 1천 원이 되지 않는 금액. 그 돈이면 채소를 넣어 끓인 묽은 커리에 찰기 하나 없는 밥 한 주걱을 사먹을 수 있을 터였다. 인도에서라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차비.갑작스레 진원지 불분명한 슬픔에 휩싸여 100루피를 내밀었고 “잔돈은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뜻밖에 얻은 조그만 돈에도 터무니없이 기뻐하는 사이클 릭샤 기사의 웃음에 괜스레 미안해졌다.한국에서라면 커피 한 잔도 마시지 못할 100루피짜리 지폐를 받아든 그가 수차례 기자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인사를 전한 뒤 다른 손님을 태운 채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땀에 젖은 낡은 셔츠와 새까맣고 야윈 다리. 아, 이상스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돌이켜 생각해보면 ‘가난한 아버지’가 냉혹한 세상을 버티는 방식은 인도나 한국, 미국이나 프랑스가 다를 바 없을 터. 그들의 희생과 ‘뜨거운 포옹’이 아들과 딸을 키웠다. 그게 세상 어느 나라라고 다를까?20대에서 30대로 건너가던 무렵.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래와 같은 졸시를 썼다. 지금 보면 부끄러운 문장일지라도.아버지꽃아이는 울며 돌아왔다다그치는 나에게 학교 안 동백나무가 베어졌다는의외의 대답망연자실, 묵묵부답먼 진원지에서 서러움이 괘종시계처럼똑딱거렸다아·버·지눈썹에 이슬 맺히는자욱했던 물안개길불 맞아 웅크린 짐승의 눈빛으로선홍색 동백은 점점이 반짝였다눈물 덜 마른 얼굴로 잠든꽃 그림의 셔츠만 찾는기르는 고양이와도 얘기를 나누는식물 같은 아이나의 아이세상 젤 서러운 꽃이라던잠시 한눈이라도 팔라치면시샘하듯 목을 꺾는 생명 같은어린 목숨 같은 꽃이라던 동백아버지는 흩어진 생명목숨의 조각들로 목걸이 만들어날 무등 태웠다아이의 꿈속에서 나무는 살아날까평화로운 잠으로 가고 싶건만다시 아기가 된 아버지의 응석에모조청자는 푸른 비명으로 깨어지고아버지당신 닮은 저 아이는저 아이의 아버지인나는./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류태규

2018-12-27

돌고래 뛰어올라 큰 눈 한번 흘깃, 그 속에 세상 담아 갔구나

많은 사람들은 착각 속을 산다. 자신이 발 디딘 땅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혹은 지구가 나를 가운데 놓고 자전과 공전을 한다는.이런 터무니없는 착각과 미망(迷妄)에서 벗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어른’이 된다. 그런데 그건 행복할까? 이 땅에서 힘없는 어른이란 겨우 ‘외롭고 우울하며 더불어 아무 것도 아닌 존재’에 불과한데.인천공항을 차고 오른 비행기가 10시간 30분을 날아 호주의 브리즈번에 도착할 즈음. 내려다본 바다는 막막하고 드넓었다.지구라는 땅덩어리 전체를 보자면 호주 역시 하나의 ‘섬’이다. 그러나 그 섬이 기자가 50년 가깝게 살아온 나라보다 수십 배가 크다면….브리즈번 공항으로 마중 나온 지인의 차를 타고 시내로 향하는 길. 모든 게 한국보다 컸다. 운행되는 버스가 그랬고, 대형 차량이 달리는 도로의 폭이 그랬고, 길옆으로 보이는 공장과 호텔이 그랬다.무지막지하게 큰 땅 위에 지어진 거대한 건물과 아스팔트 길. 그게 호주를 생전 처음 본 사람의 첫 느낌이었다.비단 사물만이 아니었다. 브리즈번은 사람들도 컸다. 기자의 키는 183cm, 몸무게는 87kg 정도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선 결코 작은 체격이라 할 수 없는 몸피. 그러나 호주 사내들 앞에선 ‘아기’처럼 보였다.시내에서 만나 정류장의 위치를 알려준 청소부의 몸무게는 족히 120~130kg은 넘어 보였고, 버스운전수 역시 키가 2m에 육박했다. 뿐 아니다. 해가 저물고 술집에서 만나 맥주 한잔을 나눈 호주 술꾼이 악수를 하자며 내민 손바닥은 야구 글러브 크기였다.전우치의 황금대들보 /최두석옛날 어느 극심한 보리 흉년 쌀 흉년에 전우치는 구름을 타고 세상 임금들의 처소에 야간 돌입해 옥황상제의 궁궐을 짓는다고 속여서 금대들보 금서까래를 거두어갔다.그래 백성들을 구휼하는 데 서까래를 쓰고 대들보는 남아 내 고향 들판에 묻어 두었다고 전하는데 가을 벌판이 온통 황금빛으로 출렁일 때면 정말 믿고 싶던 이야기였다.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개울이나 두엄자리에 던져두고 동무들 모두 들을 떠났다. 이발사, 운전수, 자개공, 면서기, 외판원이 되어.유일하게 남아 있던 김오중이는 땅마지기에 과수원까지 착실한 그래도 부농이었지만 마땅한 색시가 없어 시무룩했다.마침내 농약 먹고 뒷산에 묻혔는데, 오랜만에 귀향한 내가 캄캄 무소식인 채 그의 집에 들었더니, 애써 결혼한 신부의 가슴에서 젖이 물큰 솟아나왔다 한다.▲ 모든 게 다 큰 호주에서 떠올린 한국의 작은 마을놀라움은 계속적으로 이어졌다. 조그만 동네에 갖춰진 바비큐장도 컸고, ‘호주 마트’의 주류 코너 하나는 어지간한 한국 마트 전체 크기만 했다. 숫자를 헤아리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포도주와 맥주, 위스키와 버번. 거기에 보드카와 테킬라까지.점심을 먹고 산책하러 간 브리즈번 ‘동네 바닷가’ 역시 그 사이즈가 어마어마했다.다음 날 1시간쯤 자동차를 타고 가서 만난 골드코스트(Gold Coast)는 ‘크기로 여행자의 기를 죽이는 호주 관광’의 절정이었다. 아무리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해변의 길이가 30km가 넘는다고 했다.부산 해운대와 강릉 경포대, 포항의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을 산책하면서도 힘겨워했던 기억이 새삼스러웠다.그런데 무엇 때문이었을까? 사람을 압도하는 호주의 거대한 풍경들 앞에서 기자는 괴이하게도 아주 ‘작디작은 한국 마을’의 말없는 한 시인을 떠올리고 있었다.▲‘가난하고 외로운 꿈’도 짓밟히지 않는 세상시인 황지우(66)로 하여금 “친구와 선후배 중 진짜 시인은 두석이 뿐이다”라고 말하게 만든 사람 최두석(62)은 서울대를 나와 교수로 일하고 있다. 10여 년 전이다. 그를 서울 북쪽의 어느 강변 허름한 식당에서 만났다.그날 동석한 소설가 두 명과 기자 하나가 취중에 오만 가지 잡설을 내뱉는 가운데서도 최두석은 바위에 새긴 부처처럼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보일 듯 말듯 희미한 웃음만을 머금었을 뿐.최 시인은 한여름에도 울울창창 어둡고 서늘한 그늘을 만드는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담양에서 태어났다. 피 뜨거운 선비 양산보(梁山甫·1503~1557)가 스승 조광조의 죽음에 절망해 은둔했던 소쇄원(瀟灑園)이 있는 조그만 도시.위에 언급된 시에선 자신의 고향이 가렴주구(苛斂誅求)에 시달리던 백성을 구하고, 새로운 세상을 세우려던 봉건시대의 영웅 ‘전우치’가 금으로 만든 대들보를 숨겨 놓은 곳이라 믿는 최두석의 ‘문학적 순정’이 그대로 드러난다.하지만 어린 날의 꿈과 순정이 깃든 고향은 더 이상 아름다운 ‘추억의 공간’이 아니다. 그곳에선 먹고살기조차 힘들어 ‘이발사, 자개공, 면서기, 운전수, 외판원’이 돼 고향을 떠난 친구들. 어떻게든 거기서 삶의 뿌리를 내리려던 친구는 슬픈 죽음과 마주해야 했다.긴 세월이 흐른 뒤 마침내 텅 빈 창고 같은 고향을 찾아간 시인. 거기서 만난 죽은 친구 아내의 젖먹이를 보는 심정은 어떠했을까? 모두가 알다시피 ‘아기’란 희망의 메타포이자 상징이다.당연한 이야기지만, 큰 나라에서 태어난 큰 인물만이 세상을 바꾸는 건 아니다. 때론 조그만 마을의 보잘것없는 서생(書生)도 거대한 변혁을 꿈꾼다. 최두석 또한 그런 꿈속을 달리지 않았을까. 이는 시인의 본원적 역할이기도 할 것이기에.▲ 거대한 고래를 보며 떠올린 ‘소박한 희망’브리즈번 여행의 마지막 날. 고래를 보러 바다로 나갔다. 커다란 꼬리를 휘두르며 짙푸른 물결 속으로 자맥질하는 20m짜리 포유류. 신비롭고 아름다웠다.거대한 고래가 아득한 수평선 너머로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돌아온 오후. 브리즈번 강변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과 만났다.“당신 나라는 뭐든 다 큰 것 같다”는 동양인 여행자에 말에 푸른 눈동자를 빛내며 호주 사내가 웃었다. 돌아온 그의 대답은 의외로 소박했다. “다들 고래를 꿈꾸지만 모든 사람이 고래처럼 살진 못하겠지요.”바로 그때였다. 호주 ‘큰 바다’가 아닌 포항 ‘작은 바다’에 기대 살아온 ‘평범한 사내’에 관한 시를 쓰고자 다짐한 것은. 아래 졸시는 그 결과물이다.대게잡이배 선원 철구 씨45세 철구 씨는 우즈베키스탄으로 간다여기서 구하지 못한 아내 거기라고 찾아질까성질 마른 철구 씨, 고등학교 2학년 때선배 둘 코뼈를 내려앉히고머리통 쥐어 박히며 아버지와 대게잡이 배를 탔다바닷바람은 매웠고 손등은 갈라 터졌다그러나 정직한 노동은 정직한 돈을 가져다주고솜털 같은 턱밑 수염이 어느새 억세진 서른여덟포항운하가 내려다뵈는 아파트의 주인이 됐다영어로 제 이름을 쓰지 못하는 철구 씨‘세진 베르체’라 적힌 제 집의 스펠링도 뜻도 모른다흑룡강성에서 왔다는 여자는 곰살맞았다산다는 게 이런 거구나, 철구 씨 매일 웃었다그녀가 빚은 커다란 만두와 독한 고량주가 달았다겨울 태풍에 조업이 난항을 겪었다예정된 3박4일을 넘겨 현관문을 열었다.손에는 여자가 좋아하는 매운 돼지찜을 들고없었다 아무도, 아무 것도 없었다싸구려 헤어드라이어까지 사라졌다며칠을 주저앉아 제 잘못을 떠올리고자 했다그러나 없었다, 아무 것도 없었다칠순 노모는 같이 울었고팔순 아비는 돌아서 줄담배를 피웠다열일곱 때처럼 철구 씨 머리통을 쥐어박았다그리곤, 우즈베키스탄행 비행기 표를 내던졌다중앙아시아 사막을 내려다보며 홀로 돌아오는 길비행기 창은 왜 이리 좁디좁은 것이냐공짜 위스키에 취한 철구 씨는 눈물을 쏟았다폭풍에 흔들리는 주먹만한 배 위백척간두 목숨 앞에서도 흘린 적 없는 눈물이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호주관광청

2018-12-20

경제·관광·복지 모든 분야 역량 총동원해 대가야 부흥역사 재현

고령군민들의 만족도 1위, 삶의 질 1위 도시 완성을 위한 힘찬 도약이 시작됐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민선 7기 출범과 동시에 새로운 군정 목표로 ‘더 큰 고령, 더 행복한 군민으로’정했다. 지역경제, 문화관광, 복지, 열린행정을 표방하고 있는 고령을 완성하는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곽 군수는 군민 삶 속으로 더 가까이, 더 친밀하게 다가가 군민에게 박수 받는 군수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열린마음으로 군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58만평 4개 산업단지 조성 순항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도로 확·포장, 전선지중화로도시미관 바꾸고 안전성 높여◇ 100년 내다보는 경제기반 구축고령군은 산업단지와 미래전략산업으로 신 낙동강 시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준비하고 있다.고령군은 광주-대구간 고속도로와 중부내륙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사통팔달의 교통 여건과 대구광역시 성서공단 및 대구국가산업단지가 인접하고 있어 기업입지의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현재 산업·농공단지 5개소가 운영 중이며 낙동강을 축으로 동고령, 월성, 열뫼, 송곡지구 4개 단지 58만평에 조성중이다. 동고령일반산업단지는 성산면 박곡리 일원에 23만평 규모로 조성중이며 공정율은 80%이고, 월성일반산업단지는 다산면 월성리 일원에 20만평 규모로 올해 3월에 착공해서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또한 송곡일반산업단지는 다산면 송곡리 일원에 8만평 규모로 올해 8월 행정절차를 마치고 보상 중에 있다.3개의 신규 산업단지는 기존 고령 1, 2차 산업단지와 연계해 대구 성서산업단지는 잇는 경제 축이 될 것이다. 또한 개진면 직리 일원에 7만평 규모로 조성중인 열뫼일반산업단지는 2019년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올해로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 2년차를 맞이한 고령대가야시장은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소통을 위해 매월 대가야 시장 토·일 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또한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고등학교와 상인, 지역민이 함께 시장활성화와 먹거리 개발을 위한 요리경연대회 개최, 가을여행 주간과 함께 쇼핑관광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 개최, 사진전과 미술대회 등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특색있는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다. ◇세계속의 대가야문화벨트 완성문화관광산업은 굴뚝없는 황금산업이다.고령군은 독특한 매력과 테마로 1천600년전 찬란하고 아름다운 대가야문화를 현재로 불러오고 있다. 또 관 주도의 관광체계를 벗어나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관광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령군관광협의회를 통해 민간중심 체제로 탈바꿈했다.올해로 14회째를 맞은 대가야체험축제는 신4국의 개벽이라는 주제로 3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고령을 다녀갔다.11년 연속 대한민국 문화관광 우수축제에 걸맞게 매년 새로운 주제로 특화된 프로그램을 펼쳤다. 정부 국정과제인 가야사 복원에 동참하고 가야문명을 재조명하고자 가야문화권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에 소속된 영호남 22개 지자체들이 동참해 우애를 다졌고 11월에는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가야의 노래라는 주제로 가야문화권 합창연합회 합창제가 고령군에서 개최돼 노래를 통해 통합과 공동발전을 염원하는 자리가 됐다. 대가야 역사복원과 부흥을 위해 추진중인 지산동 대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공동추진단 발족에 이어 지난 8월 영호남 10개 지방자치단체가 손을 잡았다. 문화재청, 경상남도, 전라북도, 경상북도, 김해시, 함안군, 창녕군, 고성군, 합천군, 남원시, 고령군 등 영호남 3개 도와 7개 시군이 참가한 가운데 업무협약을 맺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안전하고 편리한 도시기반 구축고령군의 첫 인상이 확 바꿨다. 26번 국도에서 도심으로 진입해 고령광장으로 잇는 주요 관문대로의 확장사업을 통해 450m 구간에 조형소나무 52그루가 식재돼 회전교차로의 경관은 고령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도심에 작은 솔숲을 옮겨놓은 듯한 고령관문도로는 운전자와 보행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다.2020년까지 예산 65억원을 투입해 고령파출소~하수처리장 기존 2차로 구간을 4차로로 확포장하는 고아리 대가야 역사·문화벨트 연계도로 확포장 공사를 시작한다. 가야문화권 특정지역 개발계획 시행에 따른 거점지역 개발사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본 사업은 지역균형발전 촉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산뜻하고 쾌적한 도시를 위한 전선지중화 사업은 계속된다.2008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년간 총사업비 235억원을 들여 대가야읍 전체 4천320m에 대가야읍 왕릉로, 우륵로, 시장1길 및 지산도로, 중앙로까지 이어왔다.대가야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도 시장통로, 대가야우회도로 2천400m 구간을 계속 지중화하고 있다. 군민의 안전한 생활 환경 조성을 위해 총 3억9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관내 주요도로변 및 우범지역 55개소를 대상으로 방범용 CCTV 74대를 설치 완료했다.올해도 CCTV 설치는 신설도로와 주민 밀집지역 및 마을방범, 농산물 절도, 여성 안심구역, 주민민원과 건의 등에 집중하여 군민의 체감도를 높였다. ◇신성장동력 구축 농업경쟁력 향상 연초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마늘, 양파 등 밭 작물의 피해가 우려됐다.과거 3년 평균 53%인 90mm에 그쳐 가뭄 해갈을 위해 10억원대 스프링클러 지원을 통해 밭 작물 재배 농가 470여명 큰 피해를 예방했다. 군의 발 빠른 농정으로 군민들의 시름을 덜 수 있었다. 또한 폭설로 인한 시설하우스 피해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220명의 인력을 투입해 긴급복구를 추진했다.민선 7기 농업부문 중점과제인 농업회의소 설립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2018년도 시범사업에 선정됐다.농업회의소는 농업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역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간주도형 대의기구다. 농업인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농정에 참여해 행정과 민간의 협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한해도 새로운 소득원 개발과 농업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 컨설팅을 실시했다. 농식품 수출확대 및 수출현장 애로해결을 위한 목적으로 찾아가는 수출현장 종합컨설팅을 실시했고 국제 전문가를 초빙해 관내 딸기고설양액재배 전 농가를 대상으로 강소농 경영개선 교육을 실시해 농가 소득증대에 도움을 줬다.◇더불어 다 함께 잘사는 복지 실현고령군 복지브랜드인 대가야희망플러스는 민선6기 공약사업으로 시작된 지역연계모금사업으로 고령군·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고령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의 협약을 통해 지역민의 기부금을 어렵고 소외된 복지 사각지대 이웃을 위해 생계비, 의료비 외에도 지역특화사업 등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화사업으로서 취약계층 독거노인의 건강 및 안전관리를 위해 응급안전알리미시스템 설치 사업을 추진했다.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70여대 외 응급안전 담당자와 생활관리사가 선정한 고위험군 30가구에 대하여 우선 설치해 독거노인 가구의 안전을 지키고 있으며 기획사업으로서 중증장애인과 거동불편 저소득층 100세대를 대상으로 원격조정 LED 실내등 설치 사업을 추진해 장애인들의 생활속 불편함 해소에 도움을 줬다.▲ 대한민국발전대상을 수상한 곽용환 고령군수.장기요양 1~2등급자와 1~2등급 장애인 중 뇌병변, 지체장애인을 사업대상으로 선정해 중증 장애인들에게도 도움을 주게 된다. 또 가스사고 예방과 서민층 생활안정을 위해 작년까지 2천19가구에 가스시설을 개선했고, 780가구에 타이머콕을 보급했으며 금년에는 6천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취약계층 670가구(금속배관 교체 180, 타이머콕 설치 490)에 지원할 예정이다. 고령군에는 현재 176개소의 착한가게가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매출액의 일정액을 약정해 나눔을 실천하는 착한가게는 가입률이 경북 시·군 중에서 5번째로 높아 지역의 나눔문화 확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령/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18-12-18

세계로 뻗어 나가는 ‘문경 오미자’ … 붉은 돌풍 예고

문경오미자가 딜리셔스 오미자로 대변신 중이다. 대한민국 6차 농업 모델로 각광받던 문경오미자산업이 다소 주춤해 지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문경의 오미자농가와 문경시가 ‘맛있는 오미자 만들기’로 위기 탈출을 노리고 있다.지난 2017년 오미자축제를 계기로 마을마다 가장 맛있는 오미자음식을 만들어 경진대회를 열고, 그 음식들을 축제장에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맛보여 오미자축제가 성공을 거두는데 크게 기여했다.올해 문경오미자 축제의 슬로건은 ‘오미자의 맛있는 변신은 무죄’,‘딜리셔스 문경오미자’였다.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오미자청과 오미자음료에 머물러 있던 오미자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오미자 한우갈비, 오미자 요구르트 등 100여 가지의 다양한 음식으로 체험할 수 있어 놀라워 했고 오미자의 맛과 향이 어우러진 음식 맛에 또 한 번 놀랐다.북오미자 최대 생산지 문경건강·미용 식품으로 해외서도 인정다양한 요리 등으로 로컬 특색찾아도시 브랜드 가치 높이기 최선◇ ‘맛있는 문경 오미자’로 승부올해 문경오미자는 국가적 경기침체와 기상악화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다시 활기를 띠면서 농가들은 희망을 갖기 시작했으며 다소 침체기를 맞았던 오미자산업 또한 ‘맛있는 문경오미자’라는 비전으로 제2의 부흥을 꿈꾸고 있다.문경에 오미자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93년 백두대간에 자생하고 있던 야생오미자를 시험적으로 이식 재배하면서 부터다. 재배가능성을 알고 난 뒤 1996년 1ha의 시범사업을 거쳐 재배면적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2004년 전국의 45%를 생산하면서 명실공히 제1주산지이자 오미자의 메카로 자리잡았다.2005년부터 2010년까지 오미자건강클러스터사업으로 확실한 오미자산업의 기반을 구축했고 2006년 문경오미자산업특구로 지정됐다.2009년 지리적표시제로 등록했고 2015년부터 6차 지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대통령상이나 친환경브랜드 10년 연속 수상 등 다른 작목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짧은 기간에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오미자는 ‘본초학’이나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등 옛 문헌에 나타나듯이 시고, 달고, 맵고, 쓰고, 짠 다섯 가지 맛을 가진 영약으로 거담, 진해, 보신, 강음강정, 부녀음냉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쉬운 말로 하면 오미자는 성기능 및 면역력 강화, 원기 강화, 시력강화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오미자는 노니나 아사히베리, 아로니아 등과 비타민C, 무기질 등의 함량을 비교했을 때 칼슘은 최고 30배, 칼륨은 5~30배, 마그네슘은 10배 이상 많이 함유 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활성 성분도 리그난 화합물 17종 등 건강기능 성분이 뛰어나다.◇ 세계 최고의 오미자 생산 자신문경시는 2007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의뢰해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예방과 신물질탐색 및 신물질의 작용기전 규명’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등 지금까지 10개 분야의 연구과제를 통해 건강기능을 규명해 왔다.국내 자생오미자는 북오미자(S.Chinesis Baill)와 흑오미자, 남오미자 등 3종류로 문경에서는 일반적으로 오미자라 불리는 북오미자가 재배되고 있다.전 세계적으로 오미자는 우리나라 백두대간의 산간지역과 중국 종북구와 북부 일부지역,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 중부지역,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 생산되지만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곳이 문경이다.문경은 남한에서 가장 긴 구간의 백두대간 지역이기도 하지만 가장 먼저 오미자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체계적인 재배방법, 품종연구 등을 해 왔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오미자생산을 자신하고 있다.문경오미자가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생산자협회를 중심으로 한 청정제품 생산과 우수한 기술연구 시스템, 가공산업에 대한 당국의 지원, 업체들의 자생력이 그것이다.오미자생산자협회는 친환경 오미자를 생산하기 위해 뭉친 생산자 단체로 오미자 가공제품에 질 높은 원료를 공급하는 주역이다. 문경의 오미자연구기반은 당연히 다른 지역에서는 쫓아올 수 없는 수준으로 친환경미생물센터, 토양검정실, 오미자연구소, 친환경오미자대학 등 다양하게 운영된다.특히 문경시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가공지원센터나 향토음식학교는 새로운 오미자 음식 개발과 가공제품의 테스트 등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실제적으로 문경오미자 가공산업의 산파역을 한 곳이다. ◇ 美 멜라니 여사가 마신 오미자주스 비즈니스센터나 창업보육센터는 유통마케팅을 지원한다. 창업에 따른 위험도를 낮춰 가공이나 유통업에 뛰어든 업체들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이 같은 노력 덕분에 가공기술 100여종을 보유하게 됐고 가공업체 및 체험관은 50여 곳에 이른다. 기술과 가공, 유통에 이르기 까지 문경시의 적극적인 보육정책은 자생력 높은 오미자산업의 밑거름이 됐다.상당수 업체가 자생력을 가지고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많이 개척했다. 독자적 오미자음료 개발에 적극적인 문경오미자밸리영농조합이나 오미자 김을 만드는 문경미소 등이 대표적인 업체로 세계 각국에 수출 길을 뚫었다.지난해 청와대를 방문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 여사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바쁜 일정으로 아침식사 대용으로 비타민주스를 마시는 멜라니 여사를 위해 오미자주스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018년 1월에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오미자막걸리가 공식 건배주로 활용되어 조선왕실에서 이어진 오미자의 위상이 그대로 현대에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프랑스 음식박람회에서 선풍적인 찬사를 받는 등 오미자음료나 와인의 글로벌 가능성은 충분히 입증됐다.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수출에 성공한 것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세계적인 음료 체인인 스타벅스에서도 오미자제품으로 히트를 쳤으며 서울 하얏트호텔에서도 오미자칵테일을 판매하고 있다.◇오미자, 문경만의 독특한 문화로올리브는 스페인에서 최다 생산을 하지만 올리브유를 통해 소득을 가장 많이 올리는 나라는 이탈리아다. 지중해 기후를 배경으로 올리브 생산적지를 강조시키고 올리브유와 절임올리브, 발사믹식초와 올리브유를 콜라보해 미용건강식품으로 새로운 소비를 창출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속에서도 오가닉시장과 건강, 뷰티시장은 매년 성장가도를 걷고 있다. 건강과 미용은 세계적인 소비 트렌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문경오미자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식품 소재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갖고 있는 로맨틱한 안토시아닌의 천연색소, 고전문헌과 과학적 규명을 통해 밝혀진 다양한 건강기능, 오감을 충족시키는 다섯 가지 맛에 문경이라는 청정자연환경에서 한국 최고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오미자는 이제 세계인의 식탁을 매혹시킬 최고의 식품소재로 떠오르고 있다.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은 미슐랭 스타를 가장 많이 보유한 도시로 유명한데, 코펜하겐은 도시를 활성화시키는 수단으로 푸드투어 가이드를 육성하고 푸드투어를 활성화하고 있다.코펜하겐의 식도락사업은 도시의 브랜드 가치 제고는 물론, 로컬 식재료의 소비확대 및 부가가치 다양화로 관광객이 급증하는 큰 변화를 끌어냈는데 여기서 가장 주목할 점은 바로 로컬 식재료로 음식을 차별화했다는 것이다. 딜리셔스 문경오미자를 내세운 문경시의 전략은 앞으로 그 성과가 크게 기대된다.문경오미자는 문경만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경/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18-12-17

지역 주도형 다각적 지원으로 청년 일자리 1만 명 이상 창출 목표

지방중소도시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떠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게다가 실질성장률 하락의 저성장기조가 고착화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일반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 소멸로 인한 청년 고용 부진이 심화되고 있어 청년 일자리 문제는 이제 한국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실제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과의 격차가 2배 이상 확대되면서 청년 체감실업률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청년일자리 예산으로 3조1천여억 원을 투입, 다양한 청년일자리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과 17개 광역단체 시·도지사가 모인 자리에서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일자리 선언’도 채택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본격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해 ‘총력전’에 나서기로 한 셈이다. 경북도도 4년간 3조원을 투입해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위원장으로 지역 노·사·정이 함께 하는 ‘좋은 일자리위원회’가 본격 출범했다. 정부와 경북도의 정책 맞춰 안동시도 다양한 일자리 정책들을 마련해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청년일자리 현황우리나라의 청년고용률은 2013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추세에 있으나, 그 증가 폭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청년고용률(15∼29세)은 42.1%를 기록했다.통계청의 최근 10년간의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청년 취업자 수는 2013년을 기점으로 감소추세를 멈추고 증가추세로 접어들었지만 그 증감률은 미세하다.지난해 청년 취업자 수는 전년대비 1만2천여 명 감소한 390만7천여 명을 기록했다.이는 20∼24세 연령층의 취업자 수 감소 때문으로 전년대비 4만7천여 명이 감소했다.반면 다른 연령대에서는 증가했지만 그 폭이 작았다.최근 청년 취업자 수는 감소한 반면 고용률이 오른 것은 청년층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청년층 생산가능인구는 2013년 이래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청년층 생산가능인구는 2016∼2017년 1년 사이 약 7만7천명이나 감소했다.우리나라의 청년고용률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2016년 우리나라의 15∼24세와 15∼29세 청년고용률은 각각 27%와 42%로 OECD 평균보다 각각 14, 10%p 낮았다.청년실업률은 청년고용률이 증가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함께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경제활동인구의 증가에 따른 청년경제활동참가율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9.9%(전년대비 0.1%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공시생 등 취업준비생의 시업응시 확대 등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또 힘겨운 취업난을 뚫고 첫 일자리에 취업한 청년들 대부분은 2년 안에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실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를 통해 드러났다.청년들 절반이상이 ‘근로여건 불만족해’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도 청년일자리 정책과 방향경북도의 청년 실업률 역시 10% 이상을 상회하고, 지역 고령화와 청년유출의 원인으로 청년경제활동인구가 지속해서 감소하는 등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특히 도는 2022년이 되면 노동시장에 유입되는 20대 청년인구가 현격히 줄어들어 노동시장 구조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향후 4년간이 지역 일자리 문제 해결의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이에 따라 경북도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위원장을 포함해 3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좋은 일자리 위원회’를 출범했다.경북도는 우선 양(量) 위주 일자리 정책에서 탈피해 일자리 질(質)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로 일자리정책의 방향을 재설정했다.이를 위해 △문화관광 일자리 △기업 일자리 △농업 일자리 △투자 일자리 △복지 일자리 △사회적 경제 일자리 등 6대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했다.도는 재정 3조원을 투입하고 투자 유치 20조원을 달성해 좋은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최근 경북도의 이 같은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 도가 추진한 행안부 주관 청년일자리 창출 사업에 무려 37개 사업이 최종 선정되면서 국비 266억원을 확보했다.이들 대부분의 사업이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으로 기존 국고보조사업 추진방식을 탈피해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지역자원을 활용해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지자체 주도의 상향식(Bottom-up) 일자리 사업으로 △지역정착지원형 △창업투자생태계조성형 △민간취업연계형 등 3개 유형으로 추진된다.이에 도는 내년부터 지역정착지원형에 11개 사업, 207억원(국비)을 투입해 1천725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또 중소기업 및 사회적 경제기업 등에 1천435개의 청년일자리를 제공하고, 신규로 경북형 월급을 받는 청년농부 일자리 사업(16명)과 청년복지 행복도우미 사업(225명)도 새롭게 추진해 청년농업인 일자리와 복지 분야 일자리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창업투자 생태계조성형에는 3개 사업(26억원)을 추진해 328명(창업 280명, 직업훈련 48명)에게 일자리 기회를 제공한다.도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200명)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번에 국비를 확보한 청년마을일자리 뉴딜사업(80명)으로 지역 청년들을 위한 창업 지원과 공동체 복원에 나설 계획이다.민간취업 연계형에는 23개 사업에 33억원(국비)을 투입해 721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고급인력 양성사업인 청년 연구인력 지원 사업을 300명(올해 48명)으로 확대하고 벤처기업 청년인재 매칭과 AI·빅데이터 청년일자리 사업(40명)을 새로 추진하기로 했다.◇ 안동시 청년일자리 정책과 방향안동시의 경우 2015년 3만8천여 명이던 20∼30대가 해마다 1천여 명 이상씩 줄어 지난달 기준 3만4천여 명으로 3년 사이 4천여 명이 줄었다.이처럼 지역의 청년 인구가 줄어든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는 경우가 많다.이에 따라 안동시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머물며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청년 중심의 정책을 선도적으로 발굴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선제적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앞서 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자리경제과와 투자유치과 업무를 조정, 청년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을 일부 개편했다.또 일자리 1만 명 이상을 목표로 설정하고 경북도와 함께 청년일자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우선 안동시는 경북 최초로 ‘같이 모여 함께 일하는 창업 공간’인 ‘경북 북부권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설치했다.이 센터는 낙후된 경북 북부지역의 특화분야 청년 창업자를 발굴·육성해 청년 취·창업 활성화 및 우수 청년 창업자와 기업 배출하기 위해 조성됐다.경북도와 시는 2021년까지 34억2천여만 원을 들여 안동·영주·문경시와 예천·의성·봉화·영양·청송군 등 8개 시·군의 청년 예비창업가를 대상으로 도내 협력기관들과 유기적 협업을 통해 장기적인 창업 보육 모델을 구축한다.안동시는 올해 시비 18억3천여만 원을 투입해 △외국어 통역안내원 △자활사례관리사 △농촌 이동복지관 사업 △영구임대아파트 활성화사업 △사회복지관 사례관리사 △통합사례관리사 지원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 △1사1청년더채용 릴레이 운동 △취업박람회 개최 △청년·창업 지원사업 △대학생 공공기관 직무체험 지원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경북형 사회적경제 청년일자리 사업 △청년괴짜방 조성 △중앙신시장 청년몰 조성사업 등 약 33개 사업에 대해 총 377명의 청년일자리를 창출했다.최근에는 중앙신시장 청년몰 조성사업을 통해 창업가 20명의 새로운 창업 도전기를 시작했다. 시는 앞서 지난해 15억원을 투입, 중앙신시장 1·2지구 포목상가에 청년몰을 설치해 현재 27명의 청년CEO들이 이곳을 운영하고 있다.시는 올해는 경북도와 함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 5천680여만 원을 투입해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2억1천여만 원을 투입해 사회적 경제 청년일자리 사업도 벌인다.또 시는 청년 등 미취업자에게 직장체험과 경력을 쌓는 기회를 제공하고 정규직으로의 취업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중소기업 인턴사업제’를 운영하고 있다.이 제도는 인턴을 채용한 기업에게는 청년 1명당 100만원씩 2개월간 200만원 지급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한 근로자에게는 10개월간 300만원을 직접 지급하는 제도이다.시는 올해 1천900만원을 투입해 현재까지 6명을 지원하고 있다.이밖에도 대학일자리센터를 지원, 취업·진로·창업·해외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대학교와 연계해 만18∼39세 이하 예비 청년 창업가들에게 창업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권영세 안동시장은 “이젠 외형보다는 사람 중심 가치를 실현하는데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극심한 취업난을 타개하기 위한 청년일자리 창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안동시의회는 최근 안동시 청년일자리 창출 및 고용 촉진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조례안을 발의한 김경도 의원(중구·명륜·서구)은 “청년 일자리창출은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 등 최근 산적한 난제 해결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농촌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청년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발굴에 지혜를 모으자”고 말했다.◇ 청년일자리의 현실과 과제일각에서는 청년일자리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시각과 달리 청년들의 고용사정이 곧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반면, 4차 혁명시대에 기인한 고용형태 다변화에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이는 청년고용 문제가 청년일자리의 양적부진에만 치우쳐 있지 않기 때문이다.청년고용 문제는 일자리의 질뿐만 아니라, 교육·주거·연애·결혼·출산 등 청년 삶의 전반적 영역에 걸쳐 악화되고 있다.청년일자리의 상당비중이 비정규·저임금·단기 일자리에 몰려 있어 근로조건, 고용안정성 측면에서 열악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청년 주거 빈곤율이 증가하고, 결혼 및 출산 연령이 지연되는 등 일자리 외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이에 따라 청년고용의 근본적 장애요인인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대책의 일환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근로와 임금조건 격차 해소가 요구되고 있다. 또 청년고용정책의 효율성과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직시할 필요가 있다.따라서 다양한 청년일자리 정책은 기업들이 양질의 미래가치형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고 정책지원을 바탕으로 미래가치형 양질의 청년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손병현기자why@kbmaeil.com

2018-12-14

메콩강변 쌀국수 한사발, 기억을 깨고 추억을 부르다

인도차이나 반도 가운데 위치한 라오스는 ‘가난한 사람들의 환한 웃음’과 ‘여행자에게 베푸는 친절’로 기억되는 나라다.얼마 전부터 TV 여행 프로그램에 자주 소개된 탓에 급속도로 ‘특색 없고 흔한 동남아 관광지’로 변해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문명의 때가 덜 묻고, 영악한 장사치들의 속임수가 비교적 덜한 곳.라오스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도인 비엔티안에서 여행을 시작해 ‘작은 유럽’으로 불리는 강변마을 방비엔을 거쳐, 불교 유적이 매혹하는 루앙프라방을 향해 가는 북쪽 코스를 선호한다.조금 더 모험심을 발휘한다면 낯선 원시의 향기가 곳곳에 산재한 라오스 남부 팍세, 시판돈, 사완나켓을 둘러볼 수도 있다. 젊은이들은 이 루트도 곧잘 선택한다. 영어를 못하는 이들조차 길을 묻는 외국인에게 손짓에 발짓까지 동원해 목적지를 알려주려 애쓰는 라오스 사람들.담배와 맥주를 사러 들어간 구멍가게의 주인 할머니는 “여기까지 왔으니 저녁을 함께 먹자”며 생전 처음 보는 기자를 자기 식구들이 둘러앉은 방으로 밀어 넣기도 했다. 한국의 1970년대와 같은 인심이 있는 나라였다. 너나없이 가진 그들의 따스함이 좋았다.정님이 - 이시영용산 역전 늦은 밤거리내 팔을 끌다 화들짝 손을 놓고 사라진 여인운동회 때마다 동네 대항 릴레이에서늘 일등을 하여 밥솥을 타던정님이 누나가 아닐는지 몰라이마의 흉터를 가린 긴 머리, 날랜 발학교도 못 다녔으면서운동회 때만 되면 나보다 더 좋아라 좋아라머슴 만득이 지게에서 점심을 빼앗아 이고 달려오던 누나수수밭을 매다가도 새를 보다가도 나만 보면흙 묻은 손으로 달려와 청색 책보를단단히 동여매 주던 소녀콩깍지를 털어 주며 맛있니 맛있니하늘을 보고 웃던 하이얀 목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지만슬프지 않다고 잡았던 메뚜기를 날리며 말했다.어느 해 봄엔 높은 산으로 나물 캐러 갔다가산뱀에 허벅지를 물려 이웃 처녀들에게 업혀 와서도머리맡으로 내 손을 찾아 산다래를 쥐여 주더니왜 가 버렸는지 몰라목화를 따고 물레를 잣고여름밤이 오면 하얀 무릎 위에정성껏 삼을 삼더니동지섣달 긴긴 밤 베틀에 고개 숙여달그랑잘그랑 무명을 잘도 짜더니왜 바람처럼 가 버렸는지 몰라빈 정지 문 열면 서글서글한 눈망울로이내 달려 나올 것만 같더니한 번 가 왜 다시 오지 않았는지 몰라식모 산다는 소문도 들렸고방직공장에 취직했다는 말도 들렸고영등포 색시집에서누나를 보았다는 사람도 있었지만어머니는 끝내 대답이 없었다.용산 역전 밤 열한시 반통금에 쫓기던 내 팔 붙잡다날랜 발, 밤거리로 사라진 여인.▲ 방비엔 재래시장 쌀국수집에서 만난 남매라오스를 처음 찾았던 몇 해 전이다.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온 유럽 청년들이 마을 전체를 점령하다시피 한 방비엔에서 나흘을 머물렀다.조그만 보트를 타고 강 위를 떠다니거나, 투명한 물빛의 연못에서 종일 수영하는 것도 지겨워질 무렵. 낡은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재래시장을 찾았다.이름을 알 수 없는 커다란 민물 생선과 밀림에서 잡은 도마뱀 따위를 구경하는 재미가 만만찮았다.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찾았던 오일장의 기억이 떠올랐다.지친 다리도 쉴 겸 쌀국수를 파는 좌판에 앉았다. 한 그릇에 우리 돈으로 500원 정도. 양이 적었지만 국물 맛은 나쁘지 않았다. 그때 옆에 앉은 누나와 남동생이 눈에 들어왔다. 누나라고 해봐야 열네댓이나 됐을까? 그런데 겨우 쌀국수 하나를 시켜놓고 대여섯 살로 보이는 동생의 입에만 그걸 넣어주고 있다. 자기는 전혀 먹지 않고.그랬다. 40~50년 전이라면 한국에서도 흔했을 풍경. 시인 이시영(69)의 절창 ‘정님이’가 눈앞으로 영화 자막처럼 흘러갔다. ▲ 우리들 사이엔 있던 ‘정님이 누나’는 어디로…농경사회의 붕괴와 도시의 산업화가 동시에 진행되던 한국의 1960~70년대. 시골마을에서 남의 집 부엌일 등을 돌봐주며 살았던 10대 여성들이 대거 도시를 향했다.학력이 높지 않았고, 든든한 배경 또한 없었던 그들 중 상당수는 낮은 임금을 받으며 노동집약적 산업현장에서 혹사당했다.그런 힘든 상황이었으니 몇몇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술집을 찾기도 했다.대부분의 국민들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시절의 아픈 역사다. 이시영의 시에 등장하는 ‘정님이’ 누나 역시 그랬을 것이다.‘학교를 다녀보지 못했음에도 운동회 때면 누구보다 기뻐했고’ ‘산나물 캐고, 물레를 잣고, 목화를 따던’ 순박한 처녀 정님이는 “나도 남들처럼 살아보겠다”는 독한 결심을 하고 도시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을 터. 하지만 각박한 세상은 물정 모르는 어린 여성에게 쉽게 행복을 허락하지 않는 법. 풀풀 먼지 날리는 방직 공장에도 다녀보고, 주인아주머니가 호랑이처럼 무서운 부잣집의 식모로도 일했지만 형편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그래서였을까? 정님이 누나는 영등포 술집 여급이 된 것일까? ‘정님이’라는 시는 우리의 과거를 아프게 돌아보게 한다. 가난이란 죄가 아니지만,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그렇지 않은가?▲ 누이들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향해그날 기자가 방비엔 재래시장에서 본 누나와 동생의 모습. 얼마 되지 않는 면발과 국물을 동생 입에만 넣어주던 ‘라오스 누나’와 반세기 전 한국의 ‘정님이 누나’는 지독하게도 닮아 있었다. 시골마을 허름한 재래시장 좌판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던 착하디착해서 눈물겨운 누이들.라오스를 다녀온 몇 주 뒤. 아래와 같은 졸시를 쓴 것은 ‘아픔과 가난의 시대’를 온전히 자신의 몸으로 버텨냈던 ‘누이들’을 향한 미안함 때문이었을 것이다.누이 하나 가지고 싶었다어깨 둥글고턱선 고운누이 하나 가지고 싶었다멀건 멸치국물 국수 보며도제 허기보다버짐 핀 사내동생 먼저 떠올리는물 낡은 나일론치마단발머리 계집아이야물고 새침한 눈매앙다문 빨간 입술로읍내 건달 휘파람 잠재우던서슬 푸른 치마바로 그 치마 걷어 올려김 오르는 가래떡 같은 종아리로동짓달 찬 내 건너며업힌 코흘리개 달래는나눗셈 서툰 열여섯파락호 아버지 술주정에열두 살 많은 새어머니 박대노망 난 할머니 요강 수발에도달랑대는 막내 고추만 보면 웃던어깨 둥글고턱선 고운누이 하나 가지고 싶었다.다행히 한국사회가 변하고 있다.그 변화의 과정 속에서 차별의 고통을 겪어야 했던 ‘누나들’이 차츰 줄어들고 있다는 건 재론의 여지없이 반가운 일이다. 동생과 함께 자신 또한 소중하게 생각하는 누이들이 앞으로는 더 많아져야 한다.그건 세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기에. 라오스도 마찬가지다. 방비엔 재래시장 노점에서 남동생에게 쌀국수를 먹이던 누나가 누구보다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이 소박하지만 간절한 바람은 언제쯤 이뤄질까.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류태규

2018-12-14

조용하고 조그만 어촌마을이라고? 상상 그 이상의 ‘문화 예술꽃’ 활짝

‘삶의 질이 높은 도시’를 선정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시절엔 축적된 지역의 부(富)와 눈에 보이는 경제적 지표로 살기 좋은 도시와 낙후된 도시를 구분했던 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21세기 한국 도시에 사는 주민들은 경제적 풍요만이 아닌 정치적 민주성, 남녀의 평등한 성 역할, 선진화된 복지 시스템까지 원한다. 여기에 더해 적극적인 문화·예술의 향유를 꿈꾸고 있다.단순히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보다 높은 차원의 욕구를 지향하는 건 발전된 사회의 보편적인 모습이다.대구·경북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공연장을 만들고, 각종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기획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변화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다.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아시아의 작은 도시들에서 펼쳐지는 문화 이벤트와 예술 공연 하나가 그 도시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나아가 나라의 위상까지 높이고 있다는 걸.2018년 오늘. 한국 사회는 ‘모두가 문화와 예술의 창조자이자 향유자인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이에 발맞추려는 국가와 민간단체의 노력 또한 동시에 진행 중이다.영덕은 인구가 4만 명에 미치지 못하는 소도시다. 하지만 은은히 풍기는 문화·예술의 향기는 어느 대도시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는다.그러한 평가의 중심에 ‘예주문화예술회관’과 영덕군의 앞선 문화 마인드가 있다.바닷가 조그만 마을을 넘어 ‘공연예술이 화려하게 꽃피는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영덕군이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위해 쏟아온 노력을 살펴보고자 한다.2016년 33억 투입 2년간 리모델링개관 14주년 업그레이드 재탄생아기 동반 여성들 편의 높이고로비 곳곳 카페같은 인테리어 눈길다양한 계층 위한 행사 연중 개최‘군민 어울림·화합 다짐’ 큰 역할◆ 여름엔 해변, 가을·겨울엔 실내 공연장에서햇살이 세상을 뜨겁게 달궜던 지난여름. 영덕에 자리한 고래불·대진·장사해수욕장과 야영장에선 제4회 ‘영덕 썸머 뮤직 페스티벌’이 펼쳐졌다.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걸그룹 모모랜드, 가수 휘성, 김연자 등의 노래가 바닷가를 찾은 영덕군민과 관광객들을 한여름 무더위에서 잠시나마 해방시켜줬다.대중음악만이 아닌 클래식도 함께 선보여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켰다. 테너 류정필과 소프라노 한경미 씨는 ‘뮤지컬 갈라쇼’를 선보였고, 인디 록밴드 ‘두고보자’의 무대는 신선함과 흥겨움을 고루 갖췄다는 호평을 받았다.강구정보고등학교 치어리더 공연과 영덕군 여성합창단의 노래도 눈길을 끌었던 페스티벌의 마지막은 화려한 불꽃놀이로 장식됐다.대진해수욕장에서는 ‘동물원’으로 유명한 김창기 씨가 이끄는 밴드가 4050세대의 감수성을 자극했고, 장사해수욕장에서 열린 ‘자전거 탄 풍경’의 콘서트는 때 묻지 않은 편안함으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고래불 국민야영장에서 펼쳐진 재즈팝 밴드 ‘클래시 도미넌트’의 감미로움 역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폭염의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엔 영덕의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이 마련됐다.영덕문화체육센터에서 진행된 ‘2018 로봇과 함께하는 SW페스티발’은 대형 로봇과 마술사가 펼치는 공연과 로드쇼, 로봇 퍼포먼스 등의 특별 이벤트가 자리를 함께한 아이들의 환호성을 유도했다.3D펜 모델링, 로봇 팔 만들기, VR·코딩·드론 체험 등의 프로그램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호보트 체험부스에선 3D 프린터로 제작한 피규어 색칠하기와 블록·종이접기 체험도 펼쳐졌다.이어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선 아이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번개맨, 번개걸과 함께하는 EBS 모여라 딩동댕’ 공개방송이 3회에 걸쳐 진행됐다.EBS의 대표적인 유아 공개방송인 ‘번개맨-번개걸 뮤지컬’은 부모가 어린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공연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1부 ‘꿈 저장소 번개타운’과 2부 ‘뚝딱! 이야기마법’으로 구성된 이 공연은 번개맨, 번개걸, 마리오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신나는 춤과 노래를 선보여 어린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공연을 준비한 영덕군청 관계자는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며 아동 대상 문화·예술 공연을 더 많이 무대에 올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웃었다. ◆ 깔끔하게 단장하고 관객들 맞이하는 예주문화예술회관“영덕군의 문화적 인프라를 한 단계 상승시켰다”고 평가받는 예주문화예술회관은 개관 14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전폭적인 리모델링으로 깨끗하고 쾌적하게 단장된 것이다.지난 2016년 국비 13억 원과 군·도비 20억 원을 확보해 2년간 진행된 예주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은 지난 9월 완료됐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는 이 사업의 핵심이 “객석의 확대와 유아실과 분장실의 개설”이었다고 설명한다.새롭게 문을 연 예주문화예술회관의 객석은 기존 531석에서 고정석 610석과 가변좌석 69석을 포함해 679석으로 늘었다. 아기를 동반하고 공연장을 찾는 엄마들을 위해 2층에는 유아실을 신설했다.여기선 창과 스피커를 통해 다른 관객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연을 즐길 수 있다.남성과 여성 분장실이 따로 없어 출연자들이 불편해하던 것도 분장실 증설 공사를 통해 개선했다. 붉은색 벽돌의 질감을 살린 외벽과 현대적인 감각으로 디자인된 로비도 신경을 쓴 부분이다. 로비 곳곳엔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고급스런 카페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처럼 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선 최근 개그맨 박수홍 등이 출연한 ‘코미디 리사이틀’, 전통문화예술 공연 ‘상생의 비나리’, 마술사 최현우의 ‘매직 마술쇼’, ‘마리오네트’ 공연 등이 관객들과 만났다. 특히 인기 TV 프로그램인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 중인 개그맨 박수홍이 영덕을 찾은 날은 젊은 관객은 물론, 적지 않은 어르신들이 예주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이날 최종적으로 집계된 관객 수는 1천58명. 박수홍은 신명나는 ‘DJ 쇼’도 펼쳐 객석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한국 비보이 최초로 뉴욕에 진출한 ‘익스프레션 크루’의 퍼포먼스 ‘마리오네트’ 역시 많은 박수와 함성을 받은 공연이었다.공연장을 찾은 영덕군민과 관광객들은 “누구나 편안하게 마음을 열고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예주문화예술회관이 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 장르를 뛰어넘어 국악과 클래식, 대중가요 공연까지특정 계층을 위한 편향된 장르의 공연이 아닌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문화·예술 관련 행사가 연중 펼쳐진다는 것도 영덕군의 자랑이다.문화관광부의 지원 하에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으로 추진된 ‘타락 콘서트2013상생의 비나리’는 국악과 서양 음악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관객들에게 예술의 다양성을 직접 체험하게 해줬다.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과 명창 박준영 씨가 출연한 이 공연은 연주자와 예주문화예술회관에 모인 청중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진경을 보여줘 주목받았다.또한 ‘타락 콘서트2013상생의 비나리’ 공연은 영덕군민만이 아닌 인근 도시에 거주하는 이들도 다수 참석해 문화향유 기회를 공유했다는 것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았다. 지난 4일 저녁 영덕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8 영덕군 송년콘서트’도 군민 화합과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공동체의 축제라는 차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사였다. 무료공연으로 진행된 영덕군 송년콘서트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낸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망의 2019년을 맞이하자는 취지에서 준비됐다. 무대에 오른 가수 조항조와 홍진영, 박강성과 설하윤 씨는 관객들의 귀에 익숙한 히트곡을 연이어 부르며 어울림과 화합의 한마당을 만들어냈다.영덕군청 문화관광과는 “지금까지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 다채롭고 수준 높은 문화 이벤트와 예술 공연을 군민과 관객들에게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어떻게 구체화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8-12-07

문경시, 새해 예산 6천770억 편성… ‘인구증가·일자리’ 집중투자

문경시가 2019년도 예산안을 올해 당초예산 6천200억원보다 570억원(9.19%) 증가한 6천770억원으로 편성했다.일반회계는 510억원(9.65%) 증가한 5천796억원, 특별회계는 60억원(6.56%) 증가한 974억원으로 편성했다. 내년도 세입분야는 자체수입인 지방세와 세외수입이 987억원으로 전망되며 이전수입인 지방교부세가 2천820억원, 국·도비 보조금은 역대 최고수준으로 올해 대비 192억원이 증가한 1천847억원이 반영됐다.2019년도 예산안은 ‘혁신과 변화의 일등문경 완성’을 목표로 △문경의 내일을 만드는 역동적인 혁신성장 인프라 구축 △출산·보육·주거의 균형 있는 투자로 인구증가도시 실현 △좋은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중점을 두고 시정 전반에 재정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했다.◇ 내년 예산 주로 어디에 쓰이나미래 문경의 역동적인 혁신성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문경 역세권 개발사업 용역 10억원을 반영해 2021년 중부내륙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제2의 도시성장 기틀을 마련하고 돌리네 습지 보전과 생태관광 자원화사업 10억원, 만세지 개발사업 7억5천만원, 살고 싶은 건강힐링도시, 아이 키우고 싶은 명품교육도시, 또 오고 싶은 매력도시 조성을 위한 3대 WISH분야 사업 17억원, 신북천 주변 활성화사업 23억원, 오미자테마공원 주변시설 조성사업 등에 지속적인 투자로 문경발전의 든든한 기반을 마련한다.인구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강력한 인구증가 시책 추진에 51억원을 편성했다.특히 내년부터 넷째아 이상 출산장려금 3천만원 확대에 따른 출산장려금 16억원을 반영하고, 출산장려기금 13억원, 아이돌봄지원사업 13억원, 신혼부부 주거비 이자지원 2억원, 전입세대 이사비용 및 주택수리비 2억5천만원, 셋째아 이상 출생아 건강보험료, 출산축하용품 및 임산부 의료비 등을 지원하며, 출산·보육·주거 등 생활 전반에 걸친 균형 있는 투자로 인구 늘리기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 추진한다.경제활력의 돌파구로서 일자리 창출 분야에 151억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사업 17억원, 노인 일자리사업 33억3천만원, 장애인 일자리사업 7억7천만원 등 시급한 고용 취약계층의 일자리 기회를 늘리고, 산림분야 일자리 21억6천만원, 농업분야 일자리 10억원 등 지역맞춤형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노력한다.시민 건강증진과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보건·복지분야에는 1천372억원을 편성했다.기초연금 449억원,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64억원, 경로당 지원 38억원, 국가유공자 유족 명예수당 및 사망위로금 5억5천만원, 생계급여 94억원, 주거급여 34억원, 장애인연금 28억원, 장애인종합복지관 기능보강사업 14억원, 영유아보육료 49억원, 아동수당 27억원, 가정양육수당 15억원, 누리과정 17억원, 어린이·노인 국가예방접종 8억2천만원, 치매안심센터 운영 8억5천만원 등을 지원해 생애주기별·대상별 책임복지 및 의료서비스를 강화한다.농민이 잘사는 부자농촌 만들기를 위해 농업분야에는 830억원을 편성했다.농작물재해 및 농업인 안전재해 보험료 39억원, 과수고품질시설현대화사업 23억5천만원, 문경로컬푸드문화센터 건립 19억원, 가뭄대비 관수장비 및 빗물 저장시설 지원사업 5억원, 문경약돌축산물 융복합 명품화사업 10억원, 축산업 생산성 향상사업 10억원, 동로면, 농암면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35억원, 고요2지구 신규마을 조성 15억6천만원, 도시민 농촌유치지원사업 2억3천만원 등을 반영해 뿌리산업인 농업발전에 활력을 불어넣고, 농가 소득안정 및 농촌정주여건 개선에도 힘쓴다.◇ 스포츠도시분야 417억원 투입일류명품 문화·관광도시·글로벌 스포츠 도시 분야에는 417억원을 투입한다.단산모노레일 설치사업 26억원, 고요아리랑민속마을 조성사업 20억원, 단산숲속별빛전망대 조성사업 13억원, 진남교반 주변 관광자원화사업 10억원, 하늘재 옛길문화 관광자원화 사업 4억원, 시립중앙도서관 리모델링 10억원 등을 지원해 특색있는 문화관광, 스포츠 기반 조성 및 관광흑자도시를 선도한다.아이 키우기 좋은 명품 교육도시 조성을 위한 교육분야에는 95억원을 편성했다. 내년부터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 실시에 따라 초중학교 무상급식 11억원, 고등학교 급식지원 9억원을 지원하며, 친환경농산물학교급식지원 7억2천만원, 문경시장학회 출연금 33억원 등을 반영해 교육경쟁력 강화와 교육환경 개선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나간다.자생적인 지역경제 기반을 조성을 위한 경제·산업분야에는 82억원을 편성했다.문경전통시장 아케이드 설치 및 먹거리장터 조성 11억3천만원, 점촌시장·중앙시장·가은아자개시장 클린5일장 육성 2억7천만원, 소상공인 경영지원 및 이차보전 6억원, 중소기업 운전자금 이차보전 4억원, 복지시설 태양광설치사업 9억6천만원 등을 배정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내고, 지역경제가 승승장구 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지원한다.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생태도시를 위한 환경·산림분야에는 1천338억원을 편성했다.한반도 생태축 연결 복원사업 7억원, 대기오염측정망 설치 2억원, 음식물폐기물 전처리시설 설치사업 6억7천만원, 재활용 동네마당 설치 1억5천만원, 숲가꾸기 12억원,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사업 15억5천만원, 도시숲 조성사업 14억원, 숲길조성 9억원, 농어촌생활용수개발사업 20억원, 하수관로정비사업 125억원 등을 반영 해 환경·산림서비스의 공공성을 더욱 강화한다.사통팔달 편리한 도로망 확충을 위한 수송 및 교통분야에는 406억원을 편성했다.산업단지~국군체육부대 진입도로 확충사업 11억4천만원, 흥덕생활공원 연결도로 개설 6억원, 영강교 위험교량 보수보강공사 13억원 등을 신규 반영하고, 하신마을~모전2지구간 연결도로 30억원, 산북 석봉도로 개설공사 20억원, 교통안전 시설물 설치 13억원 등은 계속 추진해 지역발전 인프라를 한층 보강한다.◇ 주민 복지분야에 예산 집중 투입지속가능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국토 및 지역개발분야에 945억원을 편성했다.신규 사업으로 전원마을 조성사업 부지매입비 10억원, 한옥마을 조성 부지매입비 10억원, 옥외광고 시범거리 조성사업 5억원, 봉명산 출렁다리 조성사업 실시설계비 1억2천만원 등을 반영하고, 계속 사업으로 영강·조령천·초곡천 하천재해예방사업 129억원, 궁기천·황사천·솥골천·상하리천·관음천 소하천정비사업 55억6천만원, 금천 생태하천복원사업 18억원등을 반영해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매진한다.▲ 고윤환 문경시장시민 불편사항 해소를 위한 주민숙원사업은 올해보다 170억원이 늘어난 575억원을 편성해 시민 편익증진 및 생활형 민원해결에 앞장서며,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시민안전보험 가입 1억1천만원, 읍·면·동 마을 무선방송장비 시스템 구축 10억원, 노인 및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시설 정비 6억8천만원, 횡단보도 LED블럭 설치사업 2억원, 문경새재 건강체크기 설치, 희망택시 탑승비용 지원사업 등을 반영해 언제나 시민 중심의 행정을 펼쳐나간다.아울러 2019년도에 공기업특별회계 채무를 전액 상환해 2018년도 일반회계에 이어 공기업특별회계도 채무 제로를 달성하게 된다. 앞으로 기타특별회계에 있는 신기산업단지와 산양농공단지 채무 잔액은 기업을 유치해 부지 매각대금으로 상환할 계획으로 건전재정 운용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고윤환 문경시장은“2019년도 예산안은 민선 7기 역점 시책들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시민행복과 문경의 역동적인 성장에 중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으며,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재정 운용으로 혁신과 변화의 시정을 시민들이 즉시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문경/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18-12-03

쌓이고 쌓인 것은 간절함과 그리움… 돌이 아니라 누군가의 꽃이다

‘몽골’이란 단어를 발음할 때면 어디선가 풀꽃 향기가 나는 것 같다.실제로도 몽골은 초원의 나라다. 그 너른 풀밭에서 유목하는 것으로 대다수 국민들이 생계를 유지한다. 떠돎과 유랑이 보편적인 국가.수도인 울란바토르(Ulan Bator)의 풍광은 아시아의 보통 대도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늘어선 상가와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 가게, 양고기 구이와 몽골 특산 보드카를 파는 카페와 식당들….몇 해 전. 기자는 시인과 소설가가 대부분이었던 여행단에 끼어 몽골을 찾았다. 낮에는 박물관과 몽골의 대학을 찾아 세미나와 회의를 진행했고, 어둠이 내리면 ‘술 좋아하는’ 몽골 사람들의 권유에 못 이기는 척 매일 같이 폭음을 했다. 무색무향의 독한 술 보드카는 기름진 고기 안주와 썩 잘 어울렸다. 한때는 지구의 1/3을 지배했던 원나라의 후예들은 그들 선조인 칭기즈칸과 쿠빌라이칸처럼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졌다.며칠이 지나니 울란바토르 도심을 벗어나고 싶었다. 갑갑함이 일탈 욕구를 불러들인 것. “내일은 회의에 빠지고 교외로 나가보자”는 한 사람의 은밀한(?) 제의에 몇몇이 웃음으로 동의를 표했다.▲ 신성한 돌무더기 ‘어워’를 보며 떠올린 연애시조그만 차량을 이용해 울란바토르 시내를 빠져나왔다. 확 트인 풍경에 가슴부터 시원해졌다. 어디선가 풍겨오는 이름 모를 꽃과 풀의 냄새가 자연스레 청춘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햇살 눈부신 풀밭에서 연인의 무릎을 베고 누워 달콤한 사랑노래를 흥얼거리던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 그때 우리는 조그만 희망에도 환하게 웃었고, 이루지 못한 작은 열망에도 크게 슬퍼했다. 너나없이 무언가를 ‘간절히 비는 마음’으로 살았다.이제는 아득해진 과거를 떠올리던 그때, ‘어워’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워는 돌무더기를 쌓아놓고 소원을 비는 몽골의 서낭당이다. 초원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이 돌무더기는 내비게이션(navigation)이 보편화되지 않은 몽골에서 이정표 역할도 해준다.대체 어디서부터 걸어온 것일까? 70대로 보이는 노파가 어워에 돌 하나를 올리고는 주위를 세 바퀴 돈다. 동행했던 몽골인이 조용하고 나직한 말투로 알려줬다.“우리나라에선 이게 소원을 비는 형식”이라고.할머니는 무슨 소원을 이루려고 홀로 인적 없는 먼 길을 터벅터벅 걸었을까? 불현듯 ‘남도의 김소월’이라 불리는 송수권(1940~2016)의 시 한 편이 떠올랐다. 명징하고 올곧은 역사의식과 능수능란한 구어체로 한국 문학사에 이름을 새긴 송수권 시인.자신과 함께 존재하는 자연과 타자의 본질을 누구보다 절절하게 노래한 그는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을 따스하게 껴안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게 시인의 마음이다.‘죄 없이 떨어지는 꽃잎’에서 연인의 모습을 보고, 애타는 마음 전하지 못한 채 돌아서 울어본 사람은 안다. ‘석남꽃 꺾어’가 얼마나 아픈 시(詩)인지를. 그러나 시는 아픔에서만 멈추지 않는다.‘이승이나 저승 안 가는데 없이’ 피는 세상 가장 아름다운 석남꽃을 들고 ‘밤이슬에 옷자락 적시며 네게로 가겠다’는 구절엔 누구도 함부로 멸하지 못할 사랑이 오롯이 담겨 우리를 울린다.석남꽃 꺾어 /송수권무슨 죄 있기 오가다네 사는 집 불빛 창에 젖어발이 멈출 때 있었나니바람에 지는 아픈 꽃잎에도네 모습 어리울 때 있었나니늦은 밤 젖은 행주를 칠 때찬그릇 마주 칠 때 그 불빛 속스푼들 딸그락거릴 때딸그락거릴 때행여 돌아서서 너도 몰래눈물 글썽인 적 있었을까우리 꽃 중에 제일 좋은 꽃은이승이나 저승 안 가는데 없이겁도 없이 남나들며 피는 그 언덕들석남꽃 이라는데나도 죽으면 겁도 없이 겁도 없이그 언덕들 석남꽃 꺾어들고밤이슬 풀 비린내 옷자락 적시어가며네 집에 들리라.▲ 할머니의 ‘소원’과 우리의 ‘사랑’은 같은 무게가 아닐지어워 주위를 돌며 간절히 무언가를 빌던 몽골 할머니의 가슴 안에도 분명 사랑이 존재했을 터. 사물에 대한 애정 없이는 희망과 열망이 생겨나지 않는 법이다.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송수권 시인과 우리 일행, 할머니 모두는 아직 ‘완성되지 못한’ 사랑을 앓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막막한 초원이나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전생(前生)’을 믿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인간의 지식이나 경험만으로 해석할 수 없는 것들이 세상엔 얼마나 많은가.때로는 과학과 합리가 아닌 꿈과 신화(神話)에 기대고 싶은 게 인간이다. 끝을 짐작하기 힘든 드넓은 풀밭과 깎아지른 절벽, 말을 타고 달리는 소년과 몽골식 천막을 보고 울란바토르로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자동차 안에서 아래와 같은 졸시를 끼적였다. 내 안의 ‘막막함’이 불러온 문장이었다. 타클라마칸(Taklimakan)은 몽골에서 가까운 사막이다.타클라마칸 혹은, 전생의 기억취한 눈에겐 세상이 오렌지빛거울을 올려다보면 언제나처럼 내가 낯설다집밖에서 만난 가족에게 품은 살의생은 분홍 리본 묶인 선물상자가 아니다타클라마칸의 양들은 끔찍한 기억 속을 산다열정이 부재한 시처럼 구차한 육체손목이 가는 여자에서선 더운 밥 냄새가 나고모래 섞인 바람이 지배한 사막길 위에서 길을 찾다 길에 누우면이미 나를 용서한 하늘엔 거짓말 닮은 별이 총총낙타의 눈에 깃든 막막한 암흑이곳엔 오아시스가 없다가난하고 짧은 사랑 서너 번이 이울면이윽고 황혼으로 치닫는 생돌이킬 수 없는 그 밤들 사이로전생의 아내가 울음도 없이 걸어온다.▲ ‘전생’과 ‘사랑’에 관한 생각으로 밤은 깊어가고…불어오는 바람에 풀꽃 흔들리는 초원에서 네온사인 환한 도시로 돌아온 우리는 그날 밤 늦도록 어워 앞에서 두 손을 모으던 몽골 노파와 전생,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누군가는 “내 전생은 중앙아시아 풀밭을 뛰놀던 야생마였을 것”이라는 농담으로 좌중을 웃겼고, 그리움과 기다림의 고통에 관한 소설을 써온 한 작가는 “사랑이 없다면 세상도 없다”는 공안(公案) 같은 문장을 읊조리기도 했다.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술자리를 파하고 잠을 청하러 모두가 자기 방으로 돌아간 시간. 자정을 넘긴 캄캄한 울란바토르 거리를 홀로 거닐었다. 머리에서 생겨난 세 가지 궁금증이 가슴으로 옮겨가고 있었다.“간절한 표정으로 돌무더기 주위를 돌던 할머니는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전생의 나는 누군가의 손가락질을 받던 악인은 아니었을까? 마흔을 넘긴 사내에게도 가슴 설레는 사랑이 다시 찾아와줄까?”모두 대답을 찾기 힘든 어려운 질문이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제공/구창웅

2018-11-30

청년들 세련된 솜씨에 시장골목 북적북적 젊음·재미 퐁퐁 솟는 안동 ‘오고가게’ 거리

안동시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창업, 그리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신시장과 서부시장 일대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청년몰 조성사업과 서부시장 청춘야시장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들은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안동시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인 ‘청년상인 창업 지원 사업’에 선정돼 이곳에 우선 10곳의 청년몰을 설치하고 청년상인 창업점포를 상징하는 ‘안동오고가게’ 거리를 조성했다. 이곳은 다양한 품목으로 소비자들에게 먹을거리, 볼거리, 살거리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안동을 오고 가게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안동 중앙신시장을 중심으로 한 ‘청년몰’은 전통시장 활력과 청년 상인들의 창업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젊은 층들의 유입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안동 중앙신시장·서부시장 일대청년상인 창업점포 거리 조성전통시장 활력·청년 일자리 ‘일거양득’◇ 포목상가에 청년몰 27곳 운영안동시는 지난해에 이어 15억원을 투입, 중앙신시장 1·2지구 포목상가에 최근 청년몰 20곳을 추가 개업해 총 27곳의 청년몰이 운영 중이다. 새롭게 문을 연 청년몰에는 초밥, 수제돈가스, 토스트, 모바일 카페, 닭발, 햄버거 등 젊은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업종이 입점했다. 이처럼 젊음과 성공에 대한 의지로 채워진 ‘오고가게 청년몰’은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한 홍보로 벌써 전통시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시장상인들도 반기는 분위기다.안동시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4월 안동중앙신시장 2지구에 창업한 ‘착한부엌’ 카페. 안동중앙신시장에 최초로 생긴 카페 1호점이다. 시장에선 상냥한 말투로 친절하게 손님을 맞는 ‘착한 사장’의 ‘착한 카페’로 더욱 유명하다. 기존 국수집이 폐업을 한 후 몇 달간 비어져 있던 26.4㎡(8평)짜리 점포를 청년창업자가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인테리어 해 모던하고 세련된 카페로 재탄생시켰다.썰렁했던 시장통에 새빨간 지붕과 감각적인 실내 인테리어로 꾸민 카페가 들어서자 주변 상권의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 ◇ 청춘야시장 ‘마풍상회’ 인기몰이‘착한부엌’ 카페는 시장을 찾은 시민들보다 인근 상인들이 많이 찾는 점포이다. 전통시장 내 카페란 특성을 고려해 음료의 가격을 일반 시중가 보다 낮추고, 비싸지 않은 금액으로도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토스트’를 메뉴로 넣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착한 점포’의 이미지를 굳혔다.특히 대표메뉴인 ‘착한 토스트’는 손님들 사이에서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각종 단체 등에서 대량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먹거리가 부족하고 커피전문점이 없다는 점을 노려 틈새시장을 공략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청년창업자인 권달우(39) 씨는 “창업 전 기존 상권의 특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현지 상황에 맞는 적절한 메뉴선택이 중요하다”라며 “인근 상인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안동이 고향인 마재훈(36)씨는 올해부터 안동 서부시장 청춘야시장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오고가게거리에 ‘마풍상회’라는 상호로 옛날식 햄버거점을 개업했다.마 씨는 학교를 마치고 젊은 패기로 구미에서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후 마 씨는 푸드트럭을 운영하면서 옛날식 햄버거 장사를 시작했고, 지난 4월 서부시장 ‘청춘야시장’에서 같은 메뉴로 본격적인 손님몰이에 나섰다.하지만 마 씨는 일주일에 한번 열리는 청춘야시장을 찾아오는 손님 이외에도 평소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연락해 오는 손님들을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안동시의 ‘청년상인지원 및 청년몰 사업’ 얘기를 듣고 신청하게 됐다.그는 안동시로부터 1년 점포 월세와 인테리어 비용의 60%인 1천여만 원을 지원받아 24㎡(7평) 남짓한 햄버거점을 열었다.가게명은 그의 어릴 적 별명인 ‘마풍’을 붙여 ‘마풍상회’라고 정하고 오픈한지 이제 겨우 보름째지만 벌써부터 단골이 생길 정도로 그의 햄버거는 인기몰이 중이다.마 씨는 획일화된 페스트푸드식 햄버거가 아닌 매일 인근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신선한 국내산 돼지고기와 계란, 야채를 재료로 만든 옛날식 햄버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마 씨는 “신선한 재료와 착한가격을 항상 유지해 고객이 만족해 다시 이곳을 찾게끔 노력하겠다”며 “꾸준하고 오랫동안 이 가게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목표고 그것을 위해 열정을 쏟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 씨가 참여했던 안동 서부시장 ‘청춘야시장’은 안동시가 지난해 말 시범 개장했다. ◇ 주말엔 20∼30대 젊은고객 인산인해지난 4월 20일부터 매주 주말에 열린 서부시장 청춘야시장에는 16명의 열정 있는 청년 상인들이 참가해 다양한 메뉴와 이벤트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지역 청년들에게는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장기적인 침체로 시장기능을 상실한 서부시장에 새로운 문화코드인 야시장을 조성해 시민 및 관광객 방문을 유도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서부시장 청춘야시장이 열리는 주말이면 아이들 손을 잡은 가족 단위 고객들과 20∼30대 젊은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안동시가 가족 단위와 젊은 층을 겨냥한 찹스테이크, 칠리버터갈릭새우, 야채뚱땡삼겹말이 등 서문 야시장 인기메뉴와 구워먹는 아이스크림, 닭꼬치, 옛날햄버거 등 신선한 메뉴를 꾸준하게 보완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는 판매대를 15개로 확대하는 한편,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네일아트, 추억의 오락게임 등 즐길거리를 비롯해 인기가수 초청공연 등 볼거리까지 풍성하게 마련했다. 하지만 조성 초기부터 시작된 일부 상인과 주민들의 불협화음이 야시장 운영 1년 동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안동시는 최근 동절기 휴장 기간 더욱더 원활한 청춘야시장 운영을 위해 문제점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추진 방향에 관해 검토하는 등 여러가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서부시장 청춘야시장은 동절기 휴장에 앞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청춘야시장과 안동간고등어의 컬래보레이션’이라는 주제로 ‘서부시장 청춘야시장 먹거리 축제’가 열렸다.안동시 관계자는 “동절기를 맞아 휴장을 실시하게 된 만큼 야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내년에도 변함없는 성원과 응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2018-11-30

첨단베어링 집적화·핵심거점 도약 ‘자족도시 영주’ 디딤돌 구축

영주시는 지방분권에 대비하고 미래 먹거리 100년을 위한 착실한 준비를 해 왔다. 지방분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족도시로의 성장이다.시민들이 원하는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반의 조성은 무엇보다 경제력의 성장과 이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그 중심에 있다 할 수 있다.또 지역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웃 지역과 함께하는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한 계획을 세워 왔고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첨단베어링국가산단 조성사업이다.첨단 베어링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완료되면 영주시를 중심으로 한 충북, 강원 일대에 1만5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영주시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필수 요건인 교육시설, 의료시설, 문화예술 공간, 역사 유적 등 다양한 부분의 사회적 기반에 첨단 베어링산업 클러스터 사업을 더해 지방분권 시대에 대비한 자족 도시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2022년 클러스터 조성사업 완료지역 중심 1만5천개 일자리 창출일진그룹 베어링아트 발판 삼아지역 대표산업 육성 적극 추진지역경제 활성화 새 동력 전망◇ 영주시 첨단베어링 산단 유치하기까지지난해 7월 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 경북지역공약으로 선정되면서 영주시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베어링관련 사업이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확신과 베어링 관련 국가 산단 사업 추진 확정에 따라 영주시는 미래 먹거리 100년을 향한 첫발을 내딛게 됐다.제조기술은 선진국 대비 64% 수준에 그쳐 첨단베어링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계적 육성이 요구되고 있다.영주시는 국내 베어링산업 앵커기업인 일진그룹 (주)베어링아트를 발판으로 첨단베어링산업을 지역 대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베어링 전문연구기관인 하이테크 베어링시험평가센터를 건립하고 베어링 관련기업, 연구소 유치에 나서는 등 베어링산업 중심지 기반구축을 적극 추진해 왔다.올해 3월 30일 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 발전세미나, 시민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시민 대토론회, 시민서명운동,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초청간담회, 4만2천450명의 지역민의 뜻을 담은 국가산단유치 시민서명부를 국토부에 전달하는 등 민간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지난 8월 영주시와 경북도, 일진그룹,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영주첨단베어링산업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공동협력 MOU 체결을 통해 사업추진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시는 베어링산업을 지역 대표산업으로 육성하고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270억원의 사업비로 베어링클러스터 조성의 선행사업인 하이테크 베어링시험평가센터를 구축하고 올해 10월 개소했다.영주시는 이달 15일 서울 양재aT센터에서 장욱현 시장과 산업통상자원부·경상북도 관계자, 산학연 전문가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주 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조성 사업을 위한 제1차 전문가 기술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뿐만 아니라 영주시는 올해 7월부터 국정과제 지역공약인 영주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조성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응을 위한 학술용역을 진행 중이고 베어링관련 국내 최고의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술위원회를 구성해 전체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 영주 베어링 산업의 전망과 비전영주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오는 2022년 마무리된다.국책사업으로 첨단베어링 제조기술 기반구축, 알루미늄 융복합부품 양산화 플랫폼 구축, 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의 세부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사업이 완료되면 전국에 분산된 베어링 생산기업과 협력기업, 연구소와 물류센터가 집중되면서 베어링 관련 정보와 지식공유로 연구개발에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영주시는 사업이 마무리되는 2022년에는 RD 중심의 첨단베어링 관련기업 100개 이상을 육성해 핵심 기술개발 및 고부가가치 제조기술 확보로 영주를 포함한 경북 북부권에 1만 5천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영주첨단베어링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전국에 분산된 베어링 기업의 집적화와 고부가가치 베어링 제조 산업으로 산업구조 전환을 통해 영주지역이 우리나라 베어링산업 핵심 거점으로 성장시켜 인구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동력이 될 전망이다.베어링 클러스터 사업은 총 6천억원의 규모로 추진되며 국토부가 2천500억원의 사업비로 베어링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산자부는 3천500억원을 투입해 첨단베어링 제조기반 구축, 핵심원천기술 개발과 고부가베어링 제조기술개발, 베어링 전문인력 양성 및 사업화를 지원한다.사업대상지는 영주시 문정, 적서동 일원에 130만㎡ 규모로 조성된다. ◇ 베어링 국가산단 지정 후의 변화지역의 낙후도를 보면 경북도는 16개 광역시도 중 13위, 영주시는 170개 시군 중 122위로 자립도가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고 경북 북부권 일대 지역에 국가산단이 전혀 없는 상황이어서 베어링 국가산단이 들어서게 되면 지역 불균형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영주를 중심으로 인접한 중부내륙 3개도 8개시군(충북동부, 강원남부, 경북북부)인력에 대한 1만5천개 일자리 창출과 영주소재 동양대학교 외 6개 지역대학 인재확보 및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주시는 한반도 국토의 중심에 있어 수도권과 남부권을 연결하는 허리 경제 주도, 소재부품 유통 등 베어링 산업 생태계 체질개선, 전국에 분산된 혁신자원 집적화 등에 큰 효과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첨단 베어링클러스터 사업이 추진되면 베어링 국산화 83.9%, 수출 5조원에서 10조원, 베어링 세계시장 4.1%에서 10% 점유, 세계베어링 시장 10위에서 5위 진입 달성 목표가 현실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 베어링산업의 현주소초정밀, 초고속, 고내구성, 고정숙성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세계 베어링 시장은 2015년 776억5천 달러에서 2025년 1천345억달러 성장이 예상되며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 4.1% 수준, 제조기술은 64% 수준에 머물러 있다.SKF(스웨덴), 셰플러(독일) 등 세계 6대 메이저 업체가 세계시장 34% 차지해 독과점 형태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들 업체에서 가격 담합 등 세계 베어링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 국내 베어링 기업 수는 350여개이며 90% 이상 중소기업형태, 국내 총생산의 50% 이상이 외국계 기업이 독점하고 수입의존도 70% 이상 차지, 만성수지 적자품목으로 고부가베어링은 연간 2천억원 적자를 보이고 있다. 또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3~5년 뒤떨어진 수준이며 선진국의 경우 1900년대 초반부터 국가주도의 산업으로 지원하고 있다.이러한 여건에서 영주시에 확정된 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국내 베어링산업의 선진화는 물론 국제적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는 신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 국내 베어링 업체 및 고용현황국내 베어링 업체는 2017년 기준 500여개 업체가 등록돼 있다.이 가운데 매출 1천 억 원 이상 중견기업은 (주)일진베어링, (주)일진글로벌, 셰플러코리아 등 20여개다. 국내기업으로는 일진베어링, 일진, 일진글로벌, 베어링아트, 삼익THK가 있으며 국내 진출 해외기업 셰플러코리아(독일), 한국NSK(일본), GMB코리아(일본)가 있다.2017년 기준으로 베어링산업 종사자수는 약 2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기업 규모별로는 일진그룹, 셰플러코리아 등 TOP7 종사자가 6천여 명으로 30%에 수준이며 나머지 70%는 400여개의 중소기업 종사자로 구성돼 있다.업체 수 기준으로는 부산, 경남이 43.3%, 경인 29.1%, 대구·경북 12.9% 순이며 매출액 기준으로는 대기업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창원, 대구지역이 순위권에 속해있다.영주/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18-11-26

아삭! 달달! 청정 숲과 맑은 해풍이 키운 채소, 세계인들도 ‘WOW’

청정한 푸른 바다와 오염되지 않은 초록빛 숲을 동시에 지닌 영덕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늦가을부터 영덕은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수려한 자연 경관을 만끽하며 특산물인 대게와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기 위해서다. 영덕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로는 앞서 언급한 대게와 함께 여름철에 생산되는 복숭아, 가을철 송이버섯이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추가됐으니 바로 배추. 먼저 영덕군의 설명을 들어보자.“깨끗하고 맑은 공기로 이름 높은 주왕산이 지척인 곳이 바로 영덕입니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배추는 싱싱하고 맛있기로 유명합니다. 주왕산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광이 여행자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면 영덕 배추는 사람들의 입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지요.”이런 자랑이 과장이 아닌 사실임이 최근 증명됐다. 영덕군은 10월 말 농가와 수출업체간 사전계약을 맺어 대만으로 가을배추 수출을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 봄배추 430톤이 대만과 말레이시아로 수출된 것을 출발점으로 올해는 3천톤의 배추 수출이란 목표를 향해 항해를 시작한 것이다. “청정도시 영덕의 특산물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인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는 배추 수출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실현된 것인지 짚어본다.주왕산 자락 깨끗한 공기·땅에서 자라 식감 ‘최고’올 상반기 대만·말레이 730t 수출… 해외 판로개척 열성◆ 영덕 농산물, 전략적 마케팅으로 해외시장 개척영덕군은 지난해 가을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추 생산농가와 수출업체 관계자들이 참여해 배추 수출과 관련한 실무협의회를 가졌다. 2017년 영덕 봄배추가 대만으로 수출되면서 현지 소비자들에게 호평 받았고, 추가 주문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협의회는 향후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농약 안전사용 기준 준수와 재배 이력 작성, 배추 수출단지 지정을 위한 교육 등을 진행했다. 영덕 배추의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통해 국내 배추시장의 가격 폭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 농가소득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이날 실무협의회에서 영덕군은 “현재 수출 중인 영덕의 특산물 사과, 배, 홍게살 등과 함께 배추의 해외수출 전략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덕 배추 대만 수출을 위한 실무협의회’가 다시 열렸다. 참석한 생산농가와 수출업체 관계자 30여 명은 물량 확대와 수출국 다변화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이날 배추 생산과 수출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영덕 배추 수출작목반’의 구성이 결정됐다. 이인호(창수면) 씨를 회장으로 하는 작목반은 ‘2018년 영덕 배추 3천톤 수출’이란 목표를 세웠다. 함께 자리한 농업기술센터도 “영덕 농산물 해외시장 개척과 배추 생산농가 소득향상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내놓았다.올 4월엔 대만 수출 배추 재배농가 60여 명에게 ‘찾아가는 수출농가 종합안전성 교육’도 실시했다. 이 교육은 생산과 출하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수출시 발생하는 위반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농진청 수출농업지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수출부, 농업과학원 등에서 전문가가 초청돼 농산물 생산 현장의 애로사항을 질의와 응답으로 풀어본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이와 관련 영덕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올해 처음 영덕 배추 수출작목반(70ha·50농가)을 구성해 대만 수출의 기반이 만들어졌다.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해 목표한 수출량을 맞추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삭한 식감의 영덕 배추, 대만에서 큰 인기영덕군과 배추 생산농가, 여기에 농업 관련단체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제 서서히 풍성한 결실이 맺어지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수확되고 있는 영덕 배추의 대만 수출이 시작된 것.영덕군은 이미 올해 상반기 봄배추 730톤을 대만과 말레이시아로 수출했다. 끊임없는 해외 마케팅을 추진해온 영덕군은 현재 1천160톤의 배추를 수출했으며, 금년 안에 3천톤을 해외시장에 내보낸다는 목표를 설정했다.통계청의 ‘가을배추 재배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만3천313헥타르(ha)의 배추 재배 면적 중 전남이 3천244㏊, 충북이 1천920㏊, 경북이 1천869㏊, 전북이 1천433㏊, 충남이 1천283㏊인 것으로 조사됐다.이들 5개 지역이 전국 재배 면적의 73.2%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은 배추 생산량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아 영덕의 배추 수출 판로확대는 농가의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질 듯하다. 영덕의 배추 재배농가에겐 자긍심이 있다. 그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동해의 바닷바람과 깨끗한 자연 속에서 기른 영덕 배추의 아삭한 식감은 다른 어떤 배추도 따라올 수 없다”고. 이는 영덕 배추가 동남아에서 누리는 인기의 비결이기도 할 것이다. ‘영덕 배추 수출작목반’ 역시 새로운 해외시장 판로개척을 위한 재배 면적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영덕군은 지난해 배추 902톤을 동남아에 수출해 17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이미 말했듯 3천톤, 56억 원이다.영덕군청 관계자는 “배추와 무, 해방풍과 농수산물 가공품 등 수출 품목 확대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수출품을 발굴·육성해 2022년까지 수출 300억 원, 수출 물량 1만톤을 달성하려는 노력에 게으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청정 영덕’의 배추와 농산물은 동남아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꽁치보다 덜 비리고 담백초고추장에 푸욱 찍어영덕 청어과메기“한 입만~!”‘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도 인기가 높은 경북 특산물 과메기. 동해안에 사는 사람들은 가끔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과메기는 꽁치로 만드는 거야? 청어로 만드는 거야?”최근 생산·유통돼 전국으로 판매되는 대부분의 과메기는 꽁치로 만든다. 하지만 ‘원조’로 불릴 수 있는 건 청어과메기다. 30~40여 년 전까지는 ‘청어과메기’가 주류였다.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 동해안 청어가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대신한 게 꽁치다. 청어과메기의 원조 생산지로 불리는 곳은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이 조그만 어촌은 현재도 청어과메기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창포리 주민들은 “씹는 맛이 좋고 오메가3가 풍부한 청어과메기도 꽁치과메기와 마찬가지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위생적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으니 한 번 드셔보시라”고 관광객들에게 권한다.영덕군청의 설명에 따르면 “과메기의 주류가 청어에서 꽁치로 바뀐 건 사람들의 입맛이 변한 게 아니라 바다가 변한 탓”이다. 1980년대 동해에서 청어가 거의 사라진 것.청어가 돌아온 건 지난 2007년 즈음이다. 그때부터 어획량이 차츰 늘어나기 시작했고, 창포리에 청어과메기 덕장이 다시금 들어섰다. 청어과메기 생산량 역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청어과메기 마니아들은 “꽁치과메기보다 비릿한 향이 덜하고 더 담백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청어과메기가 맛있을까, 꽁치과메기가 맛있을까라는 물음에 정확한 대답을 내놓을 사람은 없다.이는 “콩떡이 맛있을까, 팥떡이 맛있을까” “자장면이 맛있을까, 짬뽕이 맛있을까”처럼 무용한 질문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 과메기는 ‘관목청어(貫目靑魚)’에서 생겨난 단어다. 꼬챙이로 청어의 눈을 뚫어 말렸다는 뜻. 과메기 역시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가공 방법이 변해왔다. 예전엔 청어를 씻어 싸리나무로 눈을 관통시킨 후 부엌의 봉창 근처에서 연기에 그을리며 말렸다.이렇게 하면 밤에 얼었던 청어가 불을 지피는 아침에는 녹는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청어과메기의 독특한 맛이 생겨났다.재래식 부엌이 거의 사라진 요즘엔 어판장에서 판매되는 청어를 덕장으로 옮겨 바닷물에 깨끗하게 씻은 뒤 짚을 이용해 양편으로 묶는 방식이 사용된다.나무 기둥에 내걸린 청어는 10~15일 정도의 건조 기간을 거치면서 ‘동해안의 별미’로 재탄생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8-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