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명수 포항대 관광호텔항공과 교수2020년대 포항은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하드 파워(Hard Power)와 문화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가 서로 견인하고 영향력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다. 포항 경제가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문화관광산업이라는 날개를 한 쪽에 달고, 해양 물류사업이나 가속기사업이라는 날개를 다른 쪽에 달아야만 한다. 양쪽에 달린 날개로 비상(飛上)하는 포항의 미래를 상상하면서, 문화관광 산업에서부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보자.우선 2020년대 포항의 모습을 `러시아의 문화 수도-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습과 겹쳐 읽어본다. 이를 통해 영일만 르네상스와도 결부된 `포항 문화관광산업`의 큰 그림(Big Picture)을 함께 구상해보자.`영일만 르네상스`를 꿈꾸는 포항은 해를 맞이하는 영일만이 발하는 `빛의 이미지`와 동해의 넓고 푸른 바다가 담지하는 `물의 이미지`를 창의적으로 융합해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산해내야만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해, 불꽃놀이, 가속기와 운하, 강, 바다를 결합시켜서, 천혜의 자연과 인문예술과학이 어우러진 `문화관광 도시-포항`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큰 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방식으로 포항에 문화관광의 옷을 입혀 수익을 창출하느냐`라는 어려운 시험 문제를 풀어내야만 하는 것이다.이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포항 지역에 위치한 대학들끼리 `학문적 통섭`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산해내야 한다. 그 다음에 행정실무자들이 그것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힘껏 도와줘야 한다.아울러 `포항을 연구하는 모임`의 영역을 더 넓히고 개방하는 가운데 폭넓고도 실용성을 담보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운하와 불꽃놀이의 창조적 결합 방법은 물론이고, 포항을 상징하는 기념품과 음식은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가, 포항시립중앙아트홀과 김삼일자유소극장에서 나온 이들의 발길을 어디로 인도할 것인가, 포항의 자랑인 시립 미술관, 시립 오케스트라단 그리고 시립 연극단을 어떻게 문화관광 산업과 연계시킬 것인가, 죽도시장을 비롯한 재래시장들은 문화관광 산업과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 포항을 대표하는 문인인 수필가 한흑구와 그의 명수필`보리`가 새겨진 문학비가 있는 내연산 보경사는 문화관광 산업과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 호텔, 리조트, 공연장, 컨벤션 센터, 레스토랑, 바(Bar) 등을 포함한 복합 리조트(Integrated Resort)는 어디에 위치시켜, 해양 관광뿐만 아니라 철도 관광과도 연계시킬 것인가 등등에 대해 다함께 지혜를 모아 나갔으면 좋겠다.1990년대 중후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유학 시절, 핀란드 만에서 떠오르는 해와 잔물결을 보면서 포항 영일만의 붉고 둥근 해와 넘실대는 파도를 겹쳐서 읽었다. 거기서 읽었던 `빛과 물의 이미지`는 늘 내게 향수를 부르는 `그 무엇`이었다. 이제 `그 무엇`을 문화예술 콘텐츠로 풀어내야만 한다는 절박한 기운을 감지하면서`러시아의 문화수도-상트페테르부르크`와 같은 `문화관광 도시-포항`을 만드는 데 일조하자고 다짐한다. 그 다짐이 이제 내 삶의 작은 소망이 되었다.오는 8월14일 김삼일자유소극장에서 올리는 체호프의 단막극 `청혼`을 이미 번역해주었고 조만간 `청혼`의 해설을 쓰기로 했다. 이 일에서부터 내 작은 소망의 첫 걸음을 내딛는다. 빅 픽처를 그리기 위한 첫 씨앗을 뿌린다.
2013-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