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삼성이 제1의 기업으로 우뚝 선 비결은 `러시아인의 친구`가 되려고 꾸준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IMF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문화·스포츠 마케팅`으로 러시아를 도왔던게 삼성이다. 그래서 러시아에서의 사업 성공가능성을 높이려면 `불행에 처해서야 참된 친구를 안다(Друзья познаются в беде)`는 속담을 되새기고, 늘 기억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를 사로잡은 `삼성의 문화·스포츠 마케팅`의 사례를 보면서, 포항시가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개발부서와 어떻게 단계적으로 관계 맺기를 통해 경제교류 확대로까지 나아가야 하는지 그 방안을 모색해보기로 하자.
삼성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쥬 박물관에 LED TV 12대를 기증했고, 관람객들은 박물관과 예술작품을 소개하는 삼성 TV를 보면서 삼성의 브랜드를 기억했다. 삼성은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에도 LED TV를 기증하고 극장운영에 필요한 제품들까지 후원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
한편 삼성은 러시아 4대 문학상 중의 하나인 `톨스토이문학상`을 2003년에 제정했고 러시아 문인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또 러시아를 대표하는 `다이나모 아이스하키팀`도 수년간 지원했다. 이러한 문화·스포츠 마케팅으로 삼성은 러시아인들의 마음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국민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나아가서 삼성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함과 동시에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까지 높였다.
필자는 지난 8일 게재한 칼럼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은 `글로벌 포항의 미래상`을 그렸다. 다음 날 9일 정부가 발표한 한·러 경제협력방안과 상당 부분 겹치는 내용이 있었다. 그리고 며칠후 `동해안발전기획단`이 출범하면서 주창한 내용 역시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물론 필자가 언급한 일부 내용은 좀 앞서 전망한 측면도 있었고 지자체 간에 과열양상을 부르는 민감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던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찬찬히 실행 가능성 여부를 따지면서 일을 추진해 나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포항과 블라디보스토크 간의 교류 확대 방안`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포항은 지금이라도 당장 블라디보스토크와의 자매결연을 추진해야 한다. 부산은 이 도시와의 자매결연이 벌써 21년이나 됐다. 그 동안의 해외도시 자매결연 노하우를 살려 이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문화·스포츠 교류를 통해 블라디보스토크 시민들의 마음을 얻고, 포항의 이미지를 깊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포항시는 내년에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 조성될 `한국공원`에 상징적인 `무언가`를 설치하거나, 지속적인 개보수작업을 약속할 수 있다. 또한 블라디보스토크의 프로축구단 루치 에네르기야와 포항 스틸러스간의 친선 축구경기와 유소년 축구 프로그램 지원을 해 나갈 수도 있다. 나아가서는 포스코의 대표적 사회적 기업인 ㈜포스에코하우징이 국민주택용 자재와 기술의 수출계약을 넘어 사회적 기업으로서 의미 있는 일을 해나가도록 머리를 맞댈 수도 있다.
`미래로 열린 포항`을 위해서는 1991년 6월에 방송된 `포항MBC 해외특별기획 -세계 철강 산업 그 현장을 가다`와 올해 7월 경북의 `지역 학계·경제인, 피츠버그·시애틀 방문`기획을 토대로 포항시에서 `지역 학계·경제인, 블라디보스토크 방문`기획을 해보면 어떨까? 포항 경제가 이미테이터(모방자)에서 이노베이터(혁신자)로 전환되는 창조적 방안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