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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지금, 이 순간에 톨스토이를 호명하는 이유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세상은 거짓·분노·악으로 물들어 있다. 그런 세상의 거짓·분노·악을 다른 거짓·분노·악이 덮어버리려는 그악스런 힘이 득세하는 지금, 이 순간에 톨스토이를 호명하며 호출해내고자 한다.톨스토이는 `도덕적 기획`을 통해, `그리스도의 교훈 전파`를 통해 자신이 구축한 `완결된 세계`에서 살고자 했다. `영혼의 혁명을 위한 겨자씨`를 뿌리며 `농촌 유토피아`를 꿈꾸던 톨스토이에게 `1905년 제 1차 러시아 혁명`은 그를 `이해할 수 없는, 낯설고, 적대적인 미래`로 내몰았다. `1905년 제1차 러시아 혁명`에 대한 그의 시각은 자신의 후기 작품들인 `부활`(1889-1899)과 `신적인 것, 인간적인 것`(1906)에서 `혁명가의 형상 묘사`로 표현된다.동시대의 삶과 한 세기의 새로운 삶에 개입하는 작품 `부활`을 통해 톨스토이는 당대 사회에 집적된 모든 모순과 그 모순의 발전에 대해 묘사한다. 그래서 `부활`은 129개 장(章) 가운데 25개 장만 검열을 통과했다. 이런 측면은 `러시아 혁명의 거울로서의 톨스토이`를 반영한다. 저자는 카츄사를 통해 네흘류도프를 비추면서 그 주변의 사람들(재판정의 모든 구성원, 주지사, 상류사회의 친구들과 여인들)까지도 비춘다. 종국에는 네흘류도프를 둘러싼 세계의 거짓과 위선, 부활과 갱생에 이를 수 없는 이들의 실상을 폭로한다.한편 `부활`에서는 `1905년 제1차 러시아 혁명`이 앞으로 보여줄 폭력적 양상과 그 혁명의 중심에 서 있는 혁명가들의 본성을 꿰뚫는 `예언자 톨스토이`의 진면목도 드러난다. 톨스토이는 `혁명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의 폭력성`을 미리 경고하는 한편으로, 권력의 재배열·재배치가 아닌 인간행동과 기질의 근본적인 변화를 갈구했다. 그래서 그는 `아나키즘에 대하여`(1900)에서 “단 하나의 영구적 혁명이 있을 뿐이다. 바로 도덕적 혁명, `영혼의 갱생`이다”라는 관념을 표출한다.혁명가 레닌은 `러시아 혁명의 거울로서의 톨스토이`와 `그리스도에게 사로잡힌 지주로서의 톨스토이`를 모두 목격했다. 그는 `두 얼굴의 톨스토이`에게서 나타나는 그 간극을 결코 좁힐 수가 없었다.혁명가-권력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민중을 방패로 내세우고 저당물로 이용하기 시작했을 때, 톨스토이의 관념과 사상은 더 설득력을 얻게 되었고,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톨스토이의 인간에 대한 웅숭깊은 이해와 권력에 대한 예리한 시선과 국가와 폭력의 관계에 대한 통찰은 `신적인 것, 인간적인 것`에서 다시 변주된다.`혁명의 시대`에 소송을 제기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의사 지바고`에서 주인공 지바고의 입을 빌어 “오직 선을 통해서만 우리는 최고의 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파한다. 톨스토이와 파스테르나크는 자연과 역사에 관계된 유기체적 인간의 본질을 넓은 시야로 응시했기에, 혁명가-권력가들의 시야에 포착되지 않는 세계에 존재하는 사랑과 미의 지고함을 볼 수 있었다.이웃에 대한 사랑과 비폭력을 주창하는 톨스토이의 사상은 간디, 마르틴 루터 킹 목사, 넬슨 만델라로 이어지고 레지스탕스 출신 외교관인 스테판 에셀을 통해 재조명된다. 그는 `우리의 미래는 비폭력의 시대이자 다양한 문화가 서로 화해하는 시대`라고 언급하면서, 폭력이라는 악의 악순환을 경계한다.거짓·분노·악으로 물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흙수저론`, `7포 세대`, `헬조선`이라는 말이 떠도는 시공간을 사는 우리에게, 톨스토이는 `공생공락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혁명가-권력가가 아닌 우리 자신이 그 화두를 붙잡고 함께 고민하는 그 순간이 `톨스토이의 현대성`이 작동하는 순간이다. 톨스토이의 사상이 제도화 되고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의사표현으로 나타나서 `全지구적 연대의식`을 강화되는 기폭제가 되길 희구한다.

2015-12-28

2015년 돌아보기, 2016년 미리보기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필자의 2015년 한 해를 10대뉴스처럼 정리해본다. 1)`시사기획 창` 인터뷰 2)포항시 대표단의 러·중 방문 동행 3)`동북아 물류중심 영일만항의 오늘과 내일` 정책토론회 진행 4)`한·중·러 CEO 국제물류 포럼`참가 5)`한·중·러·일 국제실무자그룹 회의`주재 6)`환동해 물류중심-포항을 위한 물류산업육성분과 워크숍` 진행 7)한·러 수교 25주년 러시아 관련 4개 학회 공동학술대회 발표 8)`동해안권 행정협의회 창립총회`에 민간위원으로 참석 9)`포항시창조도시추진위원회 물류산업육성분과 2016년 추진계획` 발표 10)`환동해 중심도시-포항의 再도약을 위해` 칼럼집필.10대뉴스처럼 표현된 일들에 참여해서 얻은 결론은 이렇다. `환동해 중심도시-포항의 再도약`의 지름길은 `영일만항 활성화`다. 이를 위해선 소프트웨어부문(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 환동해 국제포럼 개최, 북방항로 개설과 북극항로 개척)과 하드웨어부문(항만배후단지 구축, 농수산물 수출입과 관련된 냉동·냉장창고 건립, 국제여객부두 건설, 영일만항 인입철도 및 동해선 건설)이 연계되면서 시너지효과를 내야만 한다.포항시·경북도·정부는 영일만항 인프라 적기건설에 힘쓰면서, 환동해 네트워크 구축에도 적극 나서야만 한다. 나아가서는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가 `자원 수입형 모델`에서 탈피해 나갈 것을 염두에 두고, 영일만항으로 자원 외의 다른 물자가 수출입 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를 거점으로 북방물류 선점에 나서야 한다.북방물류 선점 현실화를 위해선 첫째, 훈춘~자루비노항~영일만항 항로개설에 힘써야 한다. 둘째, 나진·선봉 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과 나진항 개발을 예의주시면서 훈춘~나진항~영일만항 항로개설도 준비해야 한다. 셋째, 광역두만강개발계획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두만강지역도시들과의 교류·협력도 강화해야 한다.필자의 2016년 역시 `환동해 네트워크`와 관련된 일로 시작해 `포항시창조도시추진위원회 물류산업육성분과 2017년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일로 마무리될 것 같다. 필자는 내년 1월 26~27일 개최될 `2016 환동해 국제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한·중·러·몽 4개국이 참여하는 이 국제학술회의는 `해륙을 관통하는 환동해(사람·물류·자본)이동 시스템`에 대한 체계적 조망과 함께 `동북아시아 협력 네트워크 재구축` 방안을 모색하면서 `환동해 그랜드 디자인`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특히 관심이 가는 발표주제는 `러시아 극동 루트와 자원협력의 지정학`이다. 러시아 자원과 철도 네트워크의 연결성과 러시아 북극 루트 개발에 대한 고찰이 행해질 것이란다. 또한 `중국 북방 루트 구축과 초국적 연결`에도 시선이 간다. 광역두만강개발계획과 나선특구종합개발계획 등을 매개로 한반도 북방 루트들이 중국 북방 루트들과 어떻게 연계되면서 현실화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종국에는 `환동해 지역 무역 루트와 물자의 이동`에 시선이 고정된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연결되고 있는 환동해 무역 루트와 이 루트로 이동하는 에너지와 물류 흐름에 대한 분석이 펼쳐질 것이라고 하니, 영일만항과 연계해서 생각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포항시·경북도는 이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 `환동해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체적인 인식 틀`을 마련하는 한편으로,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해양 연결망과 육지 연결망을 결합하는 방안에 대해 궁구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내년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한계를 지경학적(geoeconomical)접근으로 풀어나가면서, 남북 간 통합의 구심력을 강화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윤영관 교수의 말을 변용).이와 결부해서 `환동해 중심도시-포항`과 `환동해 해륙물류 전초기지-포항영일만항`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한 해가 되기를 고대한다.

2015-12-21

환동해 중심도시-포항의 再도약을 위해(III)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민선6기 포항호의 2015년은 `환동해 경제수도 포항`, `동해안권 시·군들과 상생·발전하는 포항`을 위해 노력한 한 해였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행복한 포항`을 위해서도 힘쓴 한 해였다. `함께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과 함께 하는 창조도시추진위원회`와 `시민과 함께 하는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는 한편으로, 지역사회복지협의체와 주민참여예산제(찾아가는 예산학교) 운영으로 `민관 협치(協治)의 장`을 펼쳐 보인 점은 의미 있는 행보라고 여겨진다.이제 `2015년 포항 겨울`로 시선을 돌려보자.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는 게 작금의 상황이다. 공장폐쇄로 일자리를 잃은 시민들이 대리기사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포항시민이 행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양질(良質)의 일자리 창출`이 우선이다. `젊은 인재들이 살기 좋은 포항 만들기`나 `여성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치는 포항 만들기`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반하고 있으니까.이러한 기반위에서 포항시는 100세 시대에 부응하는 평생학습체계와 복지체계를 구축하고, 공유경제 활성화에도 나서야 한다. 또한 `민관참여 소통행정활성화`로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지역현안들을 조율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두호동 롯데마트 입점문제도 `민관이 참여하는 소통의 장`에서 실마리를 찾고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지 않을까? 도심재생을 위한 공간조성도 민관 협치로 갈등을 줄여나가야만 할 것이다.그런 맥락에서 지난 11월 19일에 `포항시 출자·출연 기관 운영심의위원회`심의 안건으로 상정됐던 `포항지역 항공사 출자기관 설립 타당성 심의`도 다시 한 번 `주민공청회`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포항공항 재개항을 앞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민간 항공사들이 수익성 문제로 재취항에 대해 소극적 입장을 내비치는 상황에서, 경북도와 포항시, 한국공항공사 측은 오는 2020년 울릉공항 개항에 맞춰 포항지역항공사 (출자기관) 설립에 나섰다.포항지역 항공사(출자기관) 설립사유를 보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울릉공항이 완공되면 울릉을 찾는 연간 40만 명의 관광객 상당수가 항공수요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포항공항 활성화를 위해 항공 법인을 설립하려고 한다는 것이다.포항지역 항공사 출자예정액은 400억원이며, 국내 소형항공운송사업(50인승 이하) 형태다. 운항노선을 보면 설립초기 항공기가 2대 있을 때는 포항~김포, 포항~제주, 항공기 추가도입 시에는 포항~울릉, 포항~여수(인천), 김포~울릉도 운항될 예정이다.신설법인의 사업성 분석결과 운항 1년차에 -63억원, 2년차에 -48억원, 3년차에 -34억원, 4년차에 -17억원, 5년차에 들어서는 17억원 흑자로 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포항시는 `포항시 지역항공사 설립 타당성 조사연구`와 2013년 11월의 `지역항공사 설립 주민공청회` 결과를 다시 한 번 검토하는 한편으로, KTX개통 등 달라진 외부환경을 충분히 고려해서 수익성과 공공성 2마리 토끼를 다 잡는 방안을 민관이 함께 모색하는 `공론 장(場)`을 만들 필요가 있다.포항지역 항공사 (출자기관) 설립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제주항공(제주도), 에어부산(부산시), 이스타항공(군산시) 사례를 참조하여 출자예정액은 적정한지, 견실한 자본유치를 위해 민자 유치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다양한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민간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일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환동해 중심도시-포항`의 재도약을 위해서 포항공항이 울릉공항의 거점공항이 될 수 있도록, 환동해 육해공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포항공항이 될 수 있도록 `민관 협치의 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2015-12-14

환동해 중심도시-포항의 再도약을 위해(Ⅱ)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포항은 대한민국 근대화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한국인의 산업화를 향한 열망과 성취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이제 포항은 `대한민국 근대화·산업화의 신화`를 토대로 `21세기 새로운 신화 - 환동해 중심도시 포항`을 써나가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대한민국 산업화의 또 다른 상징 - 울산`에는 조선업불황에다 시장 환경의 변화로 하청업계 일감이 급격히 줄면서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업황이 개선되길 바라면서 출구를 모색하는 형국이라는데 포항은 어떠한가?포항의 철강 경기도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향후 5년간 연평균 1조원 이상을 설비교체 및 개선에 투자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으로, 월드프리미엄 제품(자동차강판, 전기 강판, 고탄소강, 극후물·초극박 후판) 생산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가 지역경제를 받쳐주고 지역산업구조의 다변화를 견인할 로봇산업이 탄력을 받는다면 포항은 다시 활력을 찾게 될 것이다.포항은 환동해경제권 중심에 위치한 이점을 살려 물류·관광 산업에도 집중해야 한다. 물류·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영일만항·영일만대교·영일만관광단지가 삼위일체로 작동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야만 한다. 이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필자는 경북매일에 게재한 칼럼 `영일만관광단지, 영일만대교 그리고 영일만항`(2014년10월 20일)을 현 상황에 맞추어 보완하고자 한다.포항~영덕 고속도로(동해IC~북영일만IC~영덕)에서 영일만 횡단구간(동해IC~북영일만IC)이 영일만대교에 해당된다. 환동해 경제권 물류·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영일만대교 건설을 장래 계획으로 남겨둘 사안이 아니라고 여겨왔다. 2016년도 국비예산에 영일만대교 건설사업 `기본계획수립용역비` 20억원이 반영돼 영일만대교 건설을 위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일각에서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계획이 `표심잡기 선심용 카드` 내지는 박근혜 정부 후반기 `경기 부양을 위한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영일만대교 건설과 울릉·흑산 공항 건설을 싸잡아 비판한다. 과연 영일만대교 건설을 그렇게만 해석하고 비판해도 되는 것일까? 한반도의 꼬리와 척추를 잇는 영일만대교가 완성되면, 영일만관광단지의 접근성이 높아진다. 포항국제불빛축제 기간에는 영일만대교와 어우러진 포항의 멋진 야경이 관광 상품이 되고, 자연과 인공의 아름다운 조화를 감상할 수 있는 크루즈 관광 상품도 개발될 것이다. 무엇보다 영일만대교는 `동해안권 통합관광의 촉진제`가 될 것이다.한편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국도대체우회도로(영일만대로)와 국도7호선의 교통량이 증가해 교통정체가 예상되는데, 영일만대교 완공으로 이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또 영일만대교는 영일만항~포스코~블루밸리 국가산단~경주 한수원~울산 국가산단의 연결고리가 돼 산업·물류연계 복합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나아가서는 동해안고속도로(포항~영덕~울진~삼척)를 아시안 하이웨이 6번 노선(부산~포항~나선 특급시~러시아 하산과 블라디보스토크~중국 하얼빈~러시아 모스크바~벨라루스~유럽고속도로 E-30)과 연결해 북방진출 대동맥을 완성해서, 영일만항을 북방진출 거점항만으로 육성해 나가는 큰 그림을 그릴 수가 있다.영일만대교는 L자형에서 U자형 국토균형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부산~울산~포항~영덕~울진~삼척~나선 특급시~하산~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도로망 구축을 촉진시켜 환동해 물류·관광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포항시는 민관산학연의 의견을 결집해서 영일만대교 건설의 당위성을 담보하는 논리를 계속 만들어내면서, `영일만대교는 표(票)몰이용 SOC 건설 사업이라서 총선 후엔 흐지부지 될 것이다`는 세간의 의심을 걷어내야만 한다.`21세기 새로운 신화 - 환동해 중심도시 포항`으로 나아가는 도정에서 영일만대교가 `환동해 경제권 도시연대`와 `환동해 경제권 활성화`에 일조하기를 고대한다.

2015-12-07

환동해 중심도시-포항의 再도약을 위해(I)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민선6기 포항호의 2015년은 `환동해 경제수도 포항`, `동해안권(지역행복생활권) 시·군들과 상생·발전하는 포항`, `시민들이 행복한 포항`을 위해 내달린 한 해였다. 민관산학연의 협력과 연계가 가시화된 한 해로도 정리할 수 있다.글로벌 경기침체가 철강 산업 침체로, 다시 그것이 지역경기 침체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는 상황에서도, 포항호는 산업구조다변화를 통한 신(新)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미래100년 먹거리 창출을 위한 올바른 방향 설정을 해나가면서, 지역경제 체질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고자 시종여일 열린 자세로 누구와도 소통하고자 했다.포항호는 올 한 해에도 각종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확충하면서 신성장 동력사업을 발굴하고자 노력했다. 이와 동시에 투자유치 제도개선 추진단과 기업애로지원단을 운영하면서 기업 활동 지원에 적극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외국인 투자환경 지도`에서, 외국인 투자기업의 체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이 대한민국에서 포항으로 나타난 게 이를 증명한다.규제행정에 대한 외국인 투자기업의 주관적 만족도를 보여주는 이 지표가 상징하는 바, 이제 포항호는 하드웨어구축과 소프트웨어구축에 이어 휴먼웨어구축에서도 탄력을 받았다. 앞으로도 포항호 선장의 규제개선 의지와 일선 공무원의 적극적인 태도 그리고 시민들의 열린 의식이 삼위일체가 돼, 신규투자 유치에 더 속도를 내서 환동해 중심도시-포항의 재도약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환동해 경제수도 포항건설`과 `동해안권(지역행복생활권) 시·군들과 상생·발전하는 포항건설`은 환동해 중심도시-포항의 재도약과 직결된다. `환동해 경제수도 포항건설`을 위해서는 연구·개발 기반을 확충하고, 영일만항 항만 인프라(영일만항 인입철도, 국제여객부두, 복합물류센터)를 적기에 조성해야만 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동해 네트워크를 강화해 북방물류 선점에 나서야 한다.북방물류 선점을 위해서는 첫째,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를 매개로 북방물류루트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둘째,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을 강화하면서 훈춘~자루비노항~포항영일만항 항로개설에 힘써야 한다. 셋째, 나진·선봉 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과 나진항 개발을 예의주시면서 훈춘~나진항~포항영일만항 항로개설도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광역두만강개발계획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두만강지역도시들과의 교류·협력에도 나서는 한편, 경북도와 협력해서 길림성(훈춘)에 경제무역사무소를 설치해야 한다.포항호는 이미 포항·경주 지역 간 상생협력 모델인 `형산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동해안권(지역행복생활권) 시·군들인 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의 공동발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서 실행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동해안권의 공동발전을 위해서 지역행복생활권행정협의회가 이미 만들어졌고, 지난 24일에는 창립총회도 개최했다. 이 창립총회에서는 문화관광 활성화(동해안관광을 위한 공공시설 공동 활용, 동해안권 KTX 통합여행 상품 운영, 동해 특산 먹거리 공동브랜드 개발·홍보, 관광분야 빅데이터 공동 활용 시스템구축, 해양교육 관광벨트구축), SOC 인프라 확충(동해안 고속도로, 동해중부선 철도건설, 경북 순환형-트레인구축), 해양자원관리(대게자원 공동보호사업, 동해안 중국어선 출몰에 따른 공동 대응)를 위한 공조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공동발전결의문도 채택했다.필자도 민간위원으로 참여한 이 지역행복생활권행정협의회가 동해안권 공동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순항하기를 고대한다. 그래야 환동해 중심도시-포항의 재도약도 앞당겨질 것이다.이 협의회의 첫 회장을 맡은 포항호의 선장은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면서 동해안권의 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사업 발굴과 추진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동해안권의 공동발전을 위한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 나아가서는 환동해경제권 발전을 위한 환동해 네트워크 구축에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2015-11-30

나선특구 개발계획, 나진·하산 물류사업, 포항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북한이 나선(나진·선봉)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개혁·개방 실험에 나섰다. 나선경제특구에 18조원을 투자하는 이 계획으로 시장화(市場化)와 개방화 초기단계에 있는 북한에 본격적인 경제개방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북한은 9개 국어로 서비스되는 공식 포털사이트인 `내나라`에 나선경제특구 투자관련 50여 법규를 실으면서 산업구·관광지 개발 대상, 세금정책, 투자정책, 기업창설 절차 등 7개 분야의 구체적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주목할 내용은 산업구 개발 대상 9군데 중 하나인 나진항물류산업구(8㎢)를 조성해 해상수송과 중계무역을 발전시키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화된 부두와 상하선 시설, 보세구역 등을 갖춘 종합물류산업구를 만든다. 또한 두만강개발구(0.15㎢) 경공업구를 건설해 방직, 신발, 식료가공, 일용공업품 등을 생산해 물류기지로 조성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띤다. 관광지 개발 대상 10군데 중 하나인 비파섬생태관광구(2㎢)는 바닷가 관광, 회의, 전시장, 휴식, 오락, 해수욕 등을 할 수 있는 관광지구로 건설할 계획이다. 또한 신해국제회의구(6.2㎢)를 건설해 각종 국제회의를 유치하면서, 거북선의 해상전투 장면을 형상화한 관광상품도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나선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에서 물류·관광, MICE 산업 등의 계획이 중국과 러시아 등 인접국가의 수요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북한의 내수시장까지도 염두에 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이라는 평가와 함께, 북한의 본격적 개방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한편 중국의 개혁·개방을 모방한 나선경제특구의 파격 실험은 외국인 투자가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견해도 있다. 북·중, 북·러 합영투자 외에는 외국인 투자가 없는데다, 북핵 문제 등으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시각이 상존하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 속에서 서광을 읽고자 함은, 북한이 남북 간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26일 판문점에서 갖자고 20일에 제의했고,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는 점이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 전략`에 변화를 보이면서 대외관계 개선 쪽으로 방향을 튼다면,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북한은 박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매년 630억 달러 수요가 예상되는 동북아지역 인프라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걸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대한민국호 입장에서는 나선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과 나진·하산 물류사업이야말로 남북한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사업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나진항을 거점으로 산업구들이 조성되고 나진·하산 물류사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면 경제성 확보 차원을 넘어 남북한 신뢰회복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포항호 입장에서는 나진·하산 물류사업의 본계약이 체결되고, 나진항물류산업구 조성으로 해상 수송과 중계무역이 활성화되길 고대한다. 두만강 개발구도 조성돼 훈춘~나진항~포항영일만항 항로가 속히 개설되길 원한다.남북한이 협상모드로 전환해 남북대화로 서로가 실리확보에 나서는 형국이 조성돼, 이러한 염원들이 현실화 되었으면 좋겠다. 공포정치로 정권을 유지하는 김정은 체제가 인민의 삶을 위해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오기만 한다면, 대한민국호는 나선경제특구에 제2, 제3의 개성공단이 만들어지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여겨진다.포항호 미래100년 먹거리 창출의 핵심인 물류산업육성과 해양관광산업육성은 나선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과 나진·하산 물류사업과도 연관성이 있다.향후 나진항에서 포항영일만항으로 다양한 물자가 수출입 되고, 포항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에서 나진항으로 가서 북한을 자유롭게 둘러보고 훈춘이나 하산으로 넘어가는 그날을 미리 그려 본다.

2015-11-23

깨어나는 환동해 네트워크와 포항영일만항(II)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한국이 러시아를 통해 북한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의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에 정부기금이 첫 투입된다.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 간 철도 개보수와 나진항 개발로 러시아에서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물자를 실어 나르는 물류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북한 리스크`와 `사업 수익성 저울질`로 인해 지지부진하던 이 사업에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을 투입하기로 함에 따라, 다른 남북교류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여겨진다.필자는 이전 칼럼에서 환동해권의 새로운 교통·물류 허브로 부상한 러시아 하산과 북한의 나진(항)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깨어나는 환동해 네트워크`와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를 결부해서 파악하고자 한다.`환동해권 황금의 트라이앵글`을 구축하는 세 개의 꼭짓점은 러시아 하산, 북한 나진(항), 중국 훈춘이다.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의 활성화는 나진항을 통해 동해로 나아가려는 중국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환동해 물류 요충지-훈춘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된다.훈춘은 러시아로 연결되는 장영자 세관과 북한으로 연결되는 권하 세관, 사토자 세관에 소프트웨어 부문과 하드웨어 부문을 보강하고 확충하면서 환동해 진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환동해권 물류는 이 세 개의 꼭짓점을 중심으로 확장·확산되고, `환동해권 경제교류의 장`도 이 황금의 트라이앵글을 중심으로 구축될 것이다.동해로 직접 접근할 수 없는 중국은 환동해 교통·물류·관광 주도권을 잡기 위해 두만강 지역개발에 더욱 더 적극성을 띠게 될 것이다. 중국은 두만강 하류 일대에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18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북·중 권하세관 교량 건설과 신두만강대교 건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울러 두만강 삼각주 무비자국제관광구 조성도 준비 완료 상태라고 한다.러시아 역시 한국과 중국 자본을 유치해 동해에 접한 극동의 항구들을 개발해 환동해권 물류거점을 확보하면서 극동지역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호와 포항호는 어떻게 해야 할까?대한민국호는 `북한 리스크`와 `사업 수익성 저울질`에도 불구하고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도록 지원을 결정한 만큼, 러시아가 극동지역의 투자 환경과 통관 행정을 개선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면 어떨까? 러시아 경제전문 일간 `베도모스티` 10월 27일자에 따르면,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기업환경순위인 Doing Business 2016 순위에서 러시아는 183개국 중 51위였다. 그런데 통관 행정은 2015년 155위에서 2016년 170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러시아식 관료주의의 벽을 허물도록 자극을 주어야만 한다.또한 대한민국호는 `광역두만(강)개발사업의 협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켜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촉진에 일조하면서, 환동해경제권 활성화에 앞장서야 한다. 나아가서 대한민국호는 신(新)동북아시대에 부응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러·중·일·몽골 등과 동해안 지자체들이 호연호통(互聯互通)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포항호는 무엇보다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가 `자원 수입형 모델`에서 탈피해 나갈 것을 염두에 두고, 포항영일만항으로 자원 외의 다른 물자가 수출입 되도록 하는 방안을 한 발 앞서 강구해 나가야 한다. 또한 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와 연계한 북방물류확보에 계속 노력해서 `북방물류 특화 항만-포항영일만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GTI 교역확대를 염두에 두고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 강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민관산학연이 합심해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가 삼위일체로 작동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면 `환동해 물류중심-포항`은 앞당겨질 것이다.

2015-11-09

깨어나는 환동해 네트워크와 포항영일만항(I)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환(環)동해권은 러시아 극동, 중국 동북3성, 한반도 동해안, 일본 서해안을 포함한다. 환동해권에는 두만강지역도 자리 잡고 있다. 두만강지역은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3성, 나진·선봉을 잇는 육상물류의 거점임과 동시에 동해를 매개로 한국, 일본 등과 연결되는 해상물류의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다. 환동해권에는 새로운 교통·물류 허브로 부상한 러시아 하산의 자루비노항과 북한의 나진항, 중국 훈춘 등이 있어서, 대한민국호는 이 환동해권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동해안 지자체들(경북도, 강원도, 포항, 속초, 동해, 울산, 부산)도 오래 전부터 이 권역과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동해안 지자체들은 환동해권의 다른 해외 도시·지역들과의 교류협정, 항만 물류네트워크 구축, 지역기업들의 양해각서 체결 및 협력방안 모색, 학계 및 언론사를 매개로 한 학술대회 개최 및 문화·스포츠 교류 등을 추진해 왔다. 아울러 이러한 지자체들이 중심이 되어 `환동해권 지사·성장 회의`, `환동해 거점도시회의`, `동북아시아지역자치단체연합(NEAR) 총회`, `한중러·일 CEO 국제물류포럼` 등을 통해 `환동해 네트워크 구축`과 `환동해권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우리는 `깨어나는 환동해 네트워크`를 통해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과 동북진흥계획, 몽골의 출해통로(出海通路), 일본의 실크로드 개발 구상과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이 결합되는 `지정학적 공간`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환동해 경제권의 호연호통(互聯互通)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포항영일만항의 활성화`도 이와 결부되기 때문이다.2009년 8월 8일 개항한 포항영일만항은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 유가하락, 러시아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러시아로의 쌍용차 수출이 중단되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하지만 포항영일만항은 환동해권 중심에 위치해서 북방항로 개설과 북극항로 개척 가능성이 높다. 또한 포항영일만항은 KTX 포항-서울 직결노선 개통과 동해남부선(울산~포항) 복선전철화, 동해중부선(포항~삼척) 철도 건설, 포항영일만항 인입철도 건설, 동해(포항~영덕) 고속도로 건설,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건설 등 광역 SOC 구축으로 대외접근성이 향상되고 있다. 아울러 경제자유구역과 국가·일반 산업단지 등에 투자기반이 조성되고 연구클러스터도 형성됨에 따라 `포항영일만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물류허브 도시-포항 건설`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신생항만으로서의 포항영일만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타항만 컨테이너 물동량 유치에 나서는 한편으로, 항만배후단지 신규수요를 창출하고, 대경권 수요도 발굴해야 한다. 훈춘포스코현대 국제물류단지를 중심으로 북방화물 유치에도 힘써야 한다.무엇보다 포항영일만항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환동해 네트워크를 견고하게 구축해야만 한다. 그 일환으로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또 포항이 주도해서 환동해 국제물류포럼을 개최하면서 `환동해거점도시회의` 활성화를 위한 상설조직체를 운영할 필요도 있다. 환동해 지역 간 교류·협력 네트워크를 선도하는 환동해문명사 박물관 건립도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훈춘~자루비노~포항영일만항 항로개설과 나진항~포항영일만항 항로 개설을 준비하는 방안, 북극해 자원개발 및 해상운송의 후방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거점항만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포항영일만항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려면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 환동해 국제물류포럼 개최, 북방항로 개설과 북극항로 개척 등 소프트웨어부문과 항만배후단지 구축, 농수산물 수출입과 관련된 냉동·냉장창고 건립, 국제여객부두 건설, 영일만항 인입철도 및 동해선 건설 등 하드웨어부문이 서로 연계되면서 시너지효과를 내야만 한다. 포항시·경북도·정부는 포항영일만항 인프라 적기건설에 힘쓰면서, 환동해 네트워크 구축에도 적극 나서야만 한다.

2015-11-02

한·러수교 25돌, 새 변화 바람 기대하며(II)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1990년 9월 30일 수교를 맺은 한국과 러시아는 현재까지 수출은 86배, 수입은 209배, 수·출입을 합한 전체 무역액은 134배 증가했다. 한·러 교역량도 1992년 1억9천만 달러에서 2014년 258억 달러(전체교역 비중의 2.3%) 로 급증했지만 한·중 2천354억 달러, 한·미 1천156억 달러, 한·일 860억 달러와는 차이가 난다. 이러한 수치들은 한반도 주변 4강이 대한민국호에 미치는 입김을 반영하는 상징적 기호 중의 하나라고도 간주할 수 있다. 한편 지난 해 한국의 러시아 투자는 전체 해외투자의 0.4%에 불과한 22억4천달러, 러시아의 한국 투자는 이보다 적은 1억9천달러에 불과했다. 2008년 한·러 관계는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에서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격상됐으나 상호불신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우리정부는 남·북·러 3각 경제협력과 남북통일 과정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신뢰구축을 통한 한·러 관계 강화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갈 것이다.지난 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제14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가 열렸다. 우리 측에서는 최경환 부총리가 러시아 측에서는 트루트네프 부총리겸 극동지역 전권대표가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한·러 양국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의 협력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은 현지 물류인프라 미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해주 산지 곡물터미널 조성을 투융자 플랫폼 후보사업으로 논의를 해나가는 한편으로, 남·북·러 3각 경제협력 사업 추진을 위해 나진-하산 물류사업 지원을 논의했다. 아울러 무역·투자의 제도적 협력을 위해 한국과 유라시아경제연합(EEU) 간 경제협력 및 기업진출 확대를 위한 협의채널을 신설하고, 신속한 통관을 위한 전자무역 시스템 구축 등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극동지역에서부터 러시아식 관료주의와 부정부패, 미흡한 제도 등이 개선되고 파트너 간의 신뢰가 형성되어야 한다. 또 기업의 현지화 기반구축을 용이하게 해서 기업진출과 투자 확대가 가시화되어야 한다. 또한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러 간 지속가능한 농업 협력과 관광산업 발전도 모색되어야 한다. 북방물류시장의 입구인 극동지역은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거점이다. 또한 유럽과 아시아 간 교통·물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難題)가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끊어진 고리-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내야만 하는 것이다. 이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우선 러시아를 지렛대로 삼아 북한의 정치·군사적 입장을 완화시키면서, 남·북·러 3각 경제협력 사업을 본격 가동할 필요가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을 통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한국 수출 등은 남북문제와 경제성 문제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하지만 상업운영단계로 접어든 나진-하산 물류사업은 우리 정부가 좀 더 적극성을 띤다면 계약단계로까지 나아갈 수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된다. 국가적 차원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이 복합운송·물류사업에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난제를 푸는 또 다른 방법은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연계 가능성을 높여 광역두만강개발계획 대상지역 중 하나인 나진·선봉에서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투자개발프로젝트가 진행되게끔 하는 일이다. 그래서 나진·선봉지역에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만들면 북한의 개혁·개방이 앞당겨지지 않을까? 이를 통해 중국 동북3성, 러시아 연해주, 몽골 동부지역 그리고 한국 동해안 지역(포항, 속초, 동해, 울산, 부산)도 물류·관광 연계벨트를 만들어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갈 수가 있다.극동지역과 나진·선봉지역에서의 남·북·러 3각 경제협력사업 활성화는 한·러 관계에 새로운 변화를 낳는 시원(始原)이 될 수 있다.

2015-10-26

한·러수교 25돌, 새 변화 바람 기대하며(I)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한·러수교 25주년을 맞아 러시아 관련 4개 학회 공동학술대회가 열렸다.`스밈과 짜임: 공존과 상생의 문화 창조를 위한 한·러 교류와 소통`이란 주제로 지난 17일 고려대 현대자동차경영관에서 개최된 공동학술대회는 문학, 어학·통번역, 사회과학, 문화 분과로 나뉘어 진행됐다. 한국슬라브·유라시아학회, 한국노어노문학회, 한국러시아문학회, 한국슬라브어학회에 소속된 러시아학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특히 이번 대회는 한·러수교 25주년을 기념해 한·러 문화의 교류와 소통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러대화(KRD)와 러시아-유라시아 문화코드 사전 사업단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전에는 주로 문화·문학 분과에서 발표했던 필자는 이번엔 사회과학 분과A(동북아시아 권에서 러시아의 의미)에서 `깨어나는 환동해 네트워크와 포항영일만항`이란 주제로 발표했다.사회과학 분과A에서는 `러시아 연해주 투자환경과 한국의 참여 조건`, `한국과 러시아의 디아스포라 정책 비교` 등 흥미로운 발표들이 이어졌다. 사회과학 분과B(극동의 지속가능한 사회-경제 발전을 위한 한·러 협력)에서도 `러시아 극동지역의 지리적 특성과 관광산업`, `러시아 극동지역의 농업 발전을 위한 한·러 지속가능한 농업 협력 방안 모색`, `러시아 극동지역의 선도사회경제개발구역과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프로젝트의 성과와 과제`라는 매우 시사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들이 다루어졌다.한국과 러시아 혹은 한국과 유라시아의 공존과 상생을 모색하는 이 공동학술대회 전후(前後)로 필자에겐 생각이 곧 물음이 되고 그 물음이 또 다른 물음을 낳는 상황이 펼쳐졌다. `다극화와 경제블록화로 치닫는 국제정세 하에서 한국은 어떻게 방향설정을 해야 하는가?`, `동북아시아에서 남·북·러·중 관계 설정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가?`, `환동해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한·중·러 3각 협력 체제 강화는 가능한가?`, `환동해 네트워크 강화로 포항영일만항 활성화는 앞당겨질 것인가?`, `러시아학 관련 연구자들에게 푸틴의 러시아는 어떤 의미인가?`, `일상을 사는 평범한 이들에게 작금의 러시아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생각이 곧 물음이 되고 그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상황의 기저에는 `포스트소비에트-러시아`라는 국가 혹은 공간이 똬리를 틀고 있다.러시아학 연구자들은 `가슴으로 품은 러시아`가 자신의 학문세계와 일상적 삶의 세계에 스며들어 현실과 이상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내고 있는가, 한 번 쯤 자문해 볼 일이다. 나아가서는 일상을 사는 평범한 이들에게 `19세기제국-러시아`, `소비에트-러시아` 그리고 `포스트소비에트-러시아`를 이런저런 방법으로 알리고, 제대로 인식시키는 일에 관여하고 노력했는지도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이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소비에트-러시아`와 `포스트소비에트-러시아`의 경계선 상에서 서성거리고 있고, 서구적 시각으로 러시아를 접하는데 익숙해져 있다.한러대화 분과의 라운드 테이블에서 `한·러 문화예술 교류의 현황과 발전방안`, `러시아 관련 학회 발전방안`을 논의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서 필자는 러시아 관련 학회가 한·러 교류와 소통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고, 학회 회원들은 자기가 속한 지역과 기관에서부터 러시아와의 새로운 협력형태를 모색하는 노력을 해보자고 말하고 싶다.또한 러시아 관련 학회는 정부출연 연구기관과의 협력네트워크 강화로 정부의 정책적 수요에 부합하는 지역연구를 활성화하는 한편으로, 지자체와의 협력네트워크 강화로 지자체의 정책적 수요에도 부합하는 지역연구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단추-나진·하산 물류사업` 연구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2015-10-19

`환동해 물류중심-포항` 워크숍에서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최근 훈춘시는 카페리에 집중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비자면제도 시행 중이다. 훈춘을 중심으로 북한의 나진(항), 러시아 하산의 자루비노항과 슬라비얀카항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최근 열린 `환동해 국제물류중심도시 포항을 위한 물류산업육성분과 워크숍`에서 어느 위원이 한 말이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물류산업육성분과의 지난 1년간의 추진성과를 정리하고, 추진과제를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워크숍을 주재하면서 필자는 자유토론 때 나온 `훈춘과의 연계강화`와 나진(항)과 하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자는 의견에 공감했다.훈춘은 중국 내 유일하게 북한과 접하면서 반경 200km이내 항구 10개가 있다. 또한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한 까닭에, 동북아의 화물을 많이 처리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러시아산 옥수수사료가 훈춘 통상구를 거쳐 처음으로 지린성에 수입된 바 있다. 또한 신두만강 대교가 완공되면 훈춘 취안허(권하) 통상구를 통해 북한 나진항으로 향하는 화물들도 늘어날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대외무역 창구와 연결되는 중국 고속철도 3개 노선이 개통했거나 개통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바야흐로 `꿈의 고속철도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창훈(창춘~훈춘) 고속철도`는 북한 나진항에서 50km 떨어진 훈춘의 대외개방을 촉진할 것이다. 이러한 `꿈의 고속철도`는 노동력 수급의 편의성을 높여주고, 수출입 운송 네트워크가 제 기능을 다하는데 일조할 것이다.훈춘시는 활발한 무역거래를 활용해 투자유치 활동을 벌여 올해 1~7월 약 2조1천400억원을 유치했다. 이에 힘입어 최근에는 세계무역센터협회·중국기업연합회로부터 `훈춘세계무역센터` 설립 인가를 받기도 했다. 한편 지난 달 18일부터 21일까지 중국 훈춘 합작구에서 `제1회 동북아 중소기업상품 전시회`가 열렸다. 이 전시회에는 한국기업 35곳과 중국기업 90곳 등이 참가했는데, 중국과 러시아 바이어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이 전시회 역시 훈춘의 발전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이러저러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위험을 좀 감수하면서라도 훈춘과 포항·속초·부산·경상북도·제주도가 연계해서 카페리를 운영하면서 물류·관광을 활성화하고 발전시킬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어느 위원의 말에 동의한다.포항시는 국제여객부두 조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복합물류센터 건립도 서둘러야만 한다. 또한 통관·검색·검역 개선에도 나서는 한편으로, 물류·관광·IT를 결합시킨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다. 물류·관광의 하드웨어를 갖추는 노력과 함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에도 집중해야만 한다.그런 맥락에서 물류산업육성 분과는 포항의 강점을 특화해서 새로운 물류·관광 모델을 제시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또한 `육상·해상·항공 네트워크의 연계 방안`을 강구할 전문가들을 보강하는 한편으로, 포항공항과 울릉공항의 연계·활성화 방안을 한 발 앞서 연구해나갈 것이다.한·러 수교 25주년을 맞아 `도심재생사업으로 정비되는 공간`에다 러시아 문학가·예술가 이름을 따서 거리도 만들고 분수와 정원도 만들면 어떨까? 아울러 포항과 훈춘·하산의 우호협력 강화를 위해 새롭게 조성되는 공원에 이 두 도시 이름을 붙이면 어떨까?포항은 훈춘·하산과의 협력을 통해 물류·관광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서, 북한의 나진(항)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나선경제특구에서는 호텔운영과 해산물·농산물의 가공무역 분야가 사업전망이 밝다고 한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동북아 평화정착이라는 과제가 대한민국호 앞에 놓여있긴 하지만, 우리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하는 곳이 눈앞에 그려지지 않는가?`환동해 물류중심-포항`을 위해서 물류산업육성 분과는 가시적 성과를 통해 추진과제의 추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미래를 기획하는 일`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다.

2015-10-12

유라시아 네트워크, 남북통일, 경북 포항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올해로 분단된 지 70년이 된 한국은 유라시아 도래를 가로막는 분단의 장벽을 극복하고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로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에선 `단절 없는 유라시아 교통물류망`이라는 주제로 `유라시아 교통물류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심포지엄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과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이러한 언급은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2015 서울 안보대화`기조연설과 그 맥락이 같다. 이 연설에서 박대통령은 남북통일은 동북아시아와 유라시아를 연결해 민족번영의 획기적 성장 동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라시아 여러 나라의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추진된다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에도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평화 정착에도 일조할 것이다. 이러한 인프라 추진 움직임에 경상북도는 자체 구상한 `환동해 북방 이니셔티브`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반기면서, 대륙진출 물류SOC 구축, 통일 공감 3대 프로젝트, 환동해 발전추진체계 발족으로`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뒷받침하기로 했다.포항시는 이미 지난 5월 포항시대표단의 러·중 방문으로 한국동해안, 북한 나선, 중국동북3성, 러시아 극동의 중요성을 파악하는 한편, 포항시와 러시아 하산자치군 그리고 중국 훈춘시 간의 효율적인 물류·관광 정책 수립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8월 포항국제불빛축제 기간 중에 개최된 `한·중·러 CEO 국제물류포럼`을 통해서는 포항·훈춘·하산 간의 항로개설과 통관 문제 협력 등을 논의하며 `물류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기도 했다.그렇다면 `통일시대를 여는 남·북·러 물류합작사업-나진·하산 프로젝트`의 거점도시인 포항은 향후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필자는 우선 지난 6월 29일, 경북매일에 게재한 칼럼(`포항시대표단의 러·중 방문, 성과와 과제-인터메조`)을 언급하고자 한다. 이 칼럼에서 필자는 바로 지금이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유라시아경제권의 해륙(海陸)물류 전초기지-영일만항`을 가진 포항에서 `포항·유라시아 경제포럼`을 개최해 `포항의 나아갈 길`을 공론화하자고 밝혔다. 나아가서는 영일만항에서 `통일의 가교가 되는 상징적 행사`를 펼쳐서 포항이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거점도시라는 걸 대내외에 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해 `환동해 북방 이니셔티브`와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다음과 같은 일을 실행해 나갔으면 한다.첫째, `포항·유라시아 경제포럼` 혹은 `한·중·러·몽고·일 CEO 국제물류포럼` 을 개최하자. 포럼을 어떻게 명명하든 광역두만강개발계획 회원국과 옵서버국의 리더와 전문가를 초청해서 물류·관광 인프라 구축, 물류속도를 높이는 방안, 교통물류체계 효율화와 관광활성화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자.둘째, 포항영일만항의 국제여객부두 건설현장에서 `통일의 가교가 되는 상징적 이벤트, 상징적 퍼포먼스`를 펼치면서 포항이`통일시대를 여는 남·북·러 물류합작사업-나진·하산 프로젝트`의 거점도시라는 걸 널리 알리는 방법을 찾아보자. 아울러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을 바탕으로 북한 나선 특구 진출과 나진항~영일만항 항로 개설도 준비하도록 하자.셋째, `남북철도가 연결된 상황에서 항구를 통한 물류`를 염두에 두면서 `영일만항 활성화` 대책을 펼쳐나가도록 하자. 그런 차원에서 포항은 `영일만항-유라시아경제권의 해륙물류 전초기지`라는 것을 계속 강조하면서, 한반도 종단철도의 일부인 동해선(부산~원산)과 나진~하산 철도 54km의 연결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경상북도호와 포항호가 유라시아의 교통·물류·관광 인프라 네트워크 구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대한민국호의 성장판을 마련하고 남북관계 개선에도 기여했으면 좋겠다. 종국에는 남북통일의 거점이 되었으면 한다.

2015-09-14

푸틴, 삼보,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드디어 푸틴이 동방경제포럼에 등장했다.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푸틴은 동방경제포럼 이틀째 전체회의에 와서 연설했다. 러시아의 전략적 과제를 아태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으로 설정하고, 러시아 극동지역을 러시아 발전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 연설에 부응이라도 하듯 러시아 경제전문 일간 `베도모스티`(9월 4일자)는 “푸틴이 극동을 러시아 발전의 중심지로 명명했다”는 기사를 통해 이 포럼의 목적과 주요 인프라스트럭처 입안(立案), 자루비노에서 나호드카까지 자유항 소개, 극동발전을 위한 펀드조성까지도 언급했다.필자가 경북매일에 게재한 칼럼 `제1회 동방경제포럼, 자루비노항, 포항영일만항`에서 밝혔듯이, 러시아는 남북한을 활용해 극동을 개발하면서 동북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한다. 또한 동방경제포럼에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게 극동의 잠재력과 향후 역할을 인식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에너지, 농업, 어업, 물류, 관광, 인프라 건설 별로 발전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이러한 목적을 띤 동방경제포럼에 미국 할리우드 액션배우 스티븐 시걸이 나타났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함께 포럼이 열린 루스키 섬에 있는 대형수족관을 둘러봤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릴 하느냐고 하지만 사실이다.동행한 중국 왕양 국무원 부총리가 푸틴에게 “스티븐 시걸과 격투기 대결을 한 번 해보면 어떻겠습니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삼보와 유도를 잘하고 격투기를 좋아하는 푸틴이, 아마도 이 액션배우를 초청했을 것이다.푸틴은 삼보 선수생활을 했고, 세계삼보연맹(FIAS) 명예총재로 활동하면서 삼보가 2016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도록 힘쓰고 있다. 푸틴을 받쳐주는 실로비키(정보기관, 군, 경찰 출신의 힘 있는 정치인)와 재계 인사들도 삼보에 깊이 빠져있다고 한다. 현재 세계삼보연맹에 가입된 국가는 90개국이고,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삼보선수는 대략 4천만 명이다.삼보를 매개로 러시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도시들과 스포츠·문화 교류뿐만 아니라, 외교·경제 협력까지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실제로 지난 1일 포항에서 개최된 `제1회 국제삼보연맹회장배 삼보대회` 참석차 포항에 온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이강덕 포항시장과 스포츠·문화 교류방안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의 구체적 현안(懸案)들도 협의했다. 이 시장은 내년부터 추진될 국제여객부두 건설 사업을 설명하고, 포항과 극동항만을 잇는 크루즈 운항 계획을 밝히면서 러시아중앙정부의 협력을 요청했다.포항이 `영일만항 활성화`로 환동해 물류·관광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 건설이 절실하다. 포항시 창조도시 운영위원회와 창조도시 추진위원회 물류산업육성분과에서도 국제여객부두 `사업의 규모성`보다는 `사업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사업규모를 축소하더라도 사업이 속히 추진되는 방안을 강구해 왔다. `사업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영일만항을 통해 사람과 물자가 오가고, 유라시아와의 문화교류가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국제여객부두가 건설돼야한다. 국제페리는 사람과 화물을 동시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예를 들어 영일만항~마이즈루항 간 `한일 국제페리 정기항로`가 개설된다고 하면, 대구와 경상북도 고부가 가치 화물 및 농산물을 당일에 운송 가능하다. 동시에 일본 관광객 유치로 `대경권 경제활성화`도 가능하다. 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관광연계벨트 조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서는 훈춘~자루비노항~영일만항 항로 개설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극동 러시아, 동북3성 그리고 동남아 추가 항로 개설도 힘을 얻는다.이처럼 국제여객부두 건설로 러시아, 중국, 동남아를 연결하는 물류·관광 네트워크가 구축되면서, 영일만항이 환동해 물류·관광 허브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포항시에서 세계삼보연맹이 주관하는 `세계삼보선수권대회`를 유치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어찌 알겠는가? 이 대회 유치로 푸틴과 실로비키들이 `영일만항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지….

2015-09-07

포항연극 소극장시대…김삼일, 안톤 체호프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도스토예프스키의 세계에서는 `미(美)`가 인간을 구원했고, 톨스토이의 세계에서는 `선(善)`이 인간을 구원했다면, 체호프의 세계에서는 무엇이 인간을 구원했을까? 체호프가 그러한 거대담론 자체를 염두에 두고 작업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굳이 말하자면 체호프의 세계에서는 `일상적 삶의 이중성을 직시하는 과정`, 바로 그 과정이 인간을 구원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위 인용문은 체호프 원작의 단막극 `결혼신청(청혼)`에 대한 필자의 해설 일부분이다. 2013년 8월 경 김삼일 연출가는 자신의 144번째 연출작품으로 `결혼신청(청혼)`을 선택했다. `김삼일 자유소극장` 개관 작품 역시 체호프의 단막극 `노배우의 고백(백조의 노래)`이었다. 그리고 김 연출가는 2014년에도 체호프의 단막극 `사랑의 노래(곰)`를 무대에 올렸고, 그해에 열렸던 제14회 `포항바다 국제공연 예술제`에서도 체호프의 단편 `담배의 해독에 대하여`를 각색한`블라디보스토크의 하늘`을 상연했다.2013년에 `김삼일 자유소극장`에서 필자와 김 연출가는 처음 만났다. 바로 그 자리에서 김 연출가는 필자에게 “매년 1편씩 체호프의 작품을 번역해 주면 그 작품을 상연하겠다”고 했다. 필자는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아울러 필자가 기획하고 번역에도 참여한 `체호프 선집(총 5권)`에서 4권에 실린 단편들(`철없는 아내`, `적`, `롯실드의 바이올린`)을 각색해서 상연해보자고 말했다. 이에 김 연출가는 대구매일신문에 게재된 평보 하태환 선생의 `나의 회고(回顧)`를 각색해 무대에 올리자고 제안했다.김삼일 연출, 강명수 번역으로 2013년에는 `결혼신청(청혼)`, 2014년에는 `사랑의 노래(곰)`와 `블라디보스토크의 하늘(담배의 해독에 대하여)`을 상연했다. 2015년에는 아직 체호프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 체호프 단편소설 각색뿐만 아니라, 평보의`나의 회고`각색도 못하고 있다.연희단거리패가 8월 19일부터 30일까지 `2015 게릴라(소)극장 해외극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체호프의 단편은 이렇게 각색된다`를 상연했다. 네 명의 연출가가 체호프의 단편 일곱 편을 릴레이로 보여주었다. 연희단거리패 꼭두쇠인 이윤택은 `철없는 아내`를 연출했고, 연희단거리패 대표인 배우 김소희는 `적`을 연출했다. 필자가 번역한 단편 `철없는 아내`와 `적`이 각색돼 상연된 게 반갑기는 하지만, 서울 대학로 게릴라소극장에서 먼저 무대에 오른 게 좀 아쉽다.이쯤에서 한 번 물어보자. 왜 21세기에도 유독 체호프인가?그 물음에 대한 대답은 `체호프 예술세계의 특질`에 대한 언급으로 대신할 수 있겠다. 체호프의 예술세계는 마치 콜라주 기법으로 포스터를 제작하듯이 축조된다. 체호프는 일상적 삶의 총체적 모습을 그리는데 필요한 소소한 일상사를 그러모은 다음에, 병렬적으로 재구성한다. 체호프의 세계에서는 인과성보다는 우연성이 앞선다. 우리네 삶, 역시 그렇지 아니한가? 또한 체호프의 주인공은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인물들로서 일상적 삶의 범속성·속물성·상자성에 갇혀 허우적거린다. 하지만 그러한 일상적 삶의 세계에서 탈주를 감행하거나 출구를 찾고자 애쓰는 인간으로 형상화된다.희극적·정서적·심리적 요소가 적절하게 버무려진 `체호프 드라마`를 김삼일 자유소극장에서 자주 상연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일은, 포항연극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포항문화운동 차원에서도 유의미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김 연출가는 “소극장이야말로 연극의 정신, 예술의 정신을 간직하고 있다. 프랑스의 연극도 `자유소극장`에서 탄생됐다. 포항문화예술의 창달을 위해 소극장은 계속 지탱·운영돼야만 한다”고 주장한다.포항시가 2016년도 `문화도시`조성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이 사업에는 문화시민 육성 문화아카데미 프로그램도 있고, 문화도시 조성사업 플랫폼 구축과 문화예술거리 기반 조성도 포함돼 있다. 이러한 것들과 연계해서 포항문화운동도 활성화되고, 포항연극 소극장시대도 활짝 열렸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지역문화융성의 실질적 토대가 마련돼, 창조도시 포항이 실현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15-08-31

제1회 동방경제포럼, 자루비노항, 포항영일만항

▲ 강명수 포항대학교·관광호텔항공과 교수요즘 `전승기념일 외교`, `전승절 국제정치`가 세간(世間)의 이야깃거리다. 오는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릴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70주년 행사(전승절)`에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 여부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동북아시아에서 주도적 균형외교로 입지를 구축해 나가려는 대한민국호의 입장에서는 박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과 한중 정상회담 그리고 그 이후의 행보가 무척 중요하다. 필자는 러시아에서 개최될 `제1회 동방경제포럼`도 균형외교라는 맥락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러 밀월이 더욱더 가시화되고, 러·중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극동에서 구체화되는 게 작금의 동북아 현실이다. 대한민국호는 오는 9월 3~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제1회 동방경제포럼`이라는 장(場)을 `주도적 균형외교의 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외교·경제적 차원에서 러시아를 `또 하나의 지렛대`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러시아는 이 포럼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같은 남·북·러 3각 협력을 논의하는 섹션을 별도로 마련해 남북한 당국자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역시 남북한을 활용해 극동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제1회 동방경제포럼`을 통해 러시아는 극동의 투자 잠재력과 향후 역할을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게 인식시킬 것이다. 그 일환으로 에너지, 농업, 물류, 관광, 인프라 건설 별로 발전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또 투자유치와 무역확대로 극동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널리 알릴 것이다. 무엇보다 선도개발구역구상과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구상을 강조할 것이다. 자유항이라는 지위가 주어지면 관세혜택뿐만 아니라 항만 운영업체를 위한 세제혜택도 보장된다고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혜택이 블라디보스토크항뿐만 아니라 자루비노항, 포시예트항, 나홋카항 등에도 적용되고, 연해 변강주 15개 지방자치단체에도 적용된다는 점이다.“실제로 자유항으로서의 지위를 누리게 될 항만은 하산 자치군 포시예트만에 위치한 자루비노항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 근거는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블라디보스토크항을 중심으로 에너지와 물류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유럽과 아시아 경제를 통합하는 거점을 육성한다고는 하지만, 블라디보스토크(항)에는 해군기지가 있는 데다 산업단지를 조성할 큰 부지도 없고, 결정적으로 중국 국경지대와도 100km 넘게 떨어져 있다. 그 반면에 자루비노항은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부상한 훈춘과 63km 거리에 위치해서 환동해 물류 허브로서 적합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그런 맥락에서 `포항시대표단 러·중 방문의 총결산-한·중·러 CEO 국제물류 포럼`에서 자루비노항 대표 뱌체슬라프 부린이 한 말이 참 인상적이다. “자루비노항은 훈춘시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워 훈춘, 포항 등과 최단 항로를 개설할 수 있다. 자루비노항에 콜드체인망을 구축하고 전용 컨테이너 시설도 보강해 훈춘·자루비노·포항의 환적 화물 취급도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포항영일만항은 러시아 경기 침체로 인한 쌍용차 수출 중단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7일 화력발전소용 우드펠릿 물동량을 유치하면서 그나마 한숨을 돌린 형국이다. 내년 상반기 무렵 냉동·냉장창고를 건립해 수출입 품목을 늘려나가면서, 다양한 화물을 확보·처리해서 환동해 물류허브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해야만 한다. 또한 훈춘~자루비노항~포항영일만항 항로 개설로 동북3성과 극동의 물동량을 적극 유치해서 활로를 찾아나가야만 한다.`제1회 동방경제포럼` 개최로 극동 개발 추진이 탄력을 받고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같은 남·북·러 3각 협력사업도 적극 추진되었으면 좋겠다. 만약 그와 같은 조짐(兆朕)이 보인다면 `균형외교를 통한 한반도 안정화`뿐만 아니라 `포항영일만항 활성화`도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2015-08-24

영화 `암살`을 해독(解讀)하는 몇 가지 코드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영화 `암살`은 화석화되어버린 역사의 인물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영화다. 또한 역사의 중요한 시기를 다시 불러내 `그 현재적 의미`를 되새기도록 하는 영화다. 아울러 역사·문화 콘텐츠에 상상력과 스토리가 입혀질 때, 그것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증명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암살`이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질주를 하고 있다. 이 영화의 배급을 담당한 쇼박스 측은 광복절인 15일, 오전 8시에 `암살`이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1930년대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상하이 임시정부와 의열단이 일본군 사령관과 반민족 친일자본가를 암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필자는 우선 `여성 스나이퍼(저격수) 안옥윤의 삶과 운명`이란 코드로 이 영화에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는 1930년대 민족운동사 차원에서 `염석진을 매개로 한 김구와 김원봉의 관계 코드`로 접근 가능하다고 본다.필자가 최고로 꼽는 스나이퍼 영화로는`에너미 엣 더 게이츠(Enemy At The Gates, 2001)`다.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242명의 적군을 사살한 소련군 스나이퍼 바실리 자이체프를 그리고 있다. 한편 안옥윤을 보고 있노라면 탁월한 저격능력으로 붉은 별 훈장을 받은 러시아 여성 스나이퍼 리디아 구도반트세바가 떠오른다. 안옥윤을 스나이퍼로 설정하고 1891년 러시아군 주력 소총인 모신나강을 사용하도록 한 것은 여주인공을 더 돋보이게 하는 장치다. 안옥윤에게 길이 약 127㎝, 무게 5㎏인 모신나강이 무겁게 보이기보다는 몸의 일부처럼 보이고, `저격을 위해 끼던 안경의 금이 간 한쪽 안경알`과 함께 그녀의 삶과 운명을 대변하는 상징물처럼 여겨진다.안옥윤이란 인물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이는 대체 누구일까? 여성독립지사 남자현이라고들 한다. 1873년 영양군 석보면에서 태어난 남자현은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건너갔고, 1926년 사이토 총독 암살시도를 기점으로 무장독립투쟁에 나선다. 1933년 일제 만주국 전권대사를 처단하려다 체포돼 17일간 단식투쟁을 벌이다 그해 8월 하얼빈에서 순국했다. 안옥윤으로 인해 여성독립지사들이 새롭게 인식되고 재조명되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다.이제 영화 `암살`을 1930년대 민족운동사 차원에서 조망해 보기로 하자. 1930년대 후반기부터는 독립운동 노선이 좌우익을 막론하고 `민족연합전선`을 지향했다. 이 영화에서 일본 요인 암살을 위해 상하이임시정부의 김구와 의열단의 김원봉(조승우 분)이 만나는데, 이 장면은 좌우익의 `민족연합전선`을 연상시킨다. 일각에서는 이 영화가 공산주의자 김원봉을 미화했다고 비판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의열단과 김원봉을 재조명했다고 치켜세운다. 필자는 항일독립운동사, 민족운동사 차원에서 의열단과 김원봉의 역할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방이후 김원봉의 행적에 대해서도 섣부르게 미화하거나 과격하게 배격하지도 말자는 입장이다.`한국공산주의 운동사1`에 나타난 보고서들은 공산주의(자) 입장에서 작성돼 과장된 측면이 농후하다. “민족혁명전선에서 직접 투쟁하는 단체는 남북만주에서 테러운동을 하는 김원봉 일파의 의열단, 또는 신민부, 혹은 통의부 밖에 없다”고 적고 있다.`광복70년 미래30년 통일대한민국`을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다시 진영논리에 갇혀 `이념논쟁의 뿌리털`을 만지작거릴 수는 없는 일이다. 좌익과 우익, 진보와 보수,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을 포월하는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지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영화가 바로`암살`이다. `암살`의 1천만 관객 돌파가 국민대통합의 단초이자 돌파구가 되길 고대한다.

2015-08-17

포항시대표단의 러·중 방문, 성과와 과제 (에필로그)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포항국제불빛축제를 매개로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도록 합시다”“포항국제불빛축제를 활용해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이 더 깊어지고 넓어지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 물류·관광 차원에서 3국 3도시 실무자들이 만나 현안을 더 깊이 논의하는 자리가 만들어지도록 하자”첫 번째 인용문은 포항시대표단의 러·중 방문기간 때인 지난 5월 14일 훈춘 시청 4층 회의실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이 김춘산 훈춘 시장과 오브치니코프 하산 군수에게 한 말이다. 이 말 속에는 이미 `동북아 교류 확대 및 물류·관광 활성화를 위한 한(포항)·중(훈춘)·러(하산) CEO 국제물류포럼`에 대한 구상이 녹아 있었다고 파악된다.15일 저녁 훈춘극장에서 개최된 `포항·훈춘·하산 우호의 밤 축하공연`을 보고 훙지 호텔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해양항만과장이 필자와 한만경 포항영일신항만(주) 영업본부장에게 국제물류포럼의 윤곽을 어떻게 잡고, 틀을 어떻게 짜야 하는 지 물어왔다. 이때부터 `포항주식회사 CEO`가 던진 구상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산업다변화를 통한 `환동해 물류·관광 허브-포항 건설`이라는 공동목표가 있었고, 포항시대표단의 일원으로서 서로 간에 동지적 의식을 공유하고 있어선지 국제물류포럼을 위한 공동작업을 신명나게 함께 할 수 있었다.두 번째 인용문은 경북매일 6월1일자 칼럼에서 필자가 한 말이다. 포항국제불빛축제 기간인 8월1일에 열렸던 `한·중·러 CEO 국제물류 포럼`은 실무자들이 모인 워킹 그룹(Working Group) 섹션과 리더들의 섹션으로 대별되는데, 6월 초에 서서히 그 윤곽과 틀이 잡혔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이런 이야길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기획한 칼럼을 마무리하는 입장에서 이 `한·중·러 CEO 국제물류 포럼`이야말로 포항시대표단의 러·중 방문의 총결산이자 총정리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포항 미래100년 먹거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선언`으로 보기 때문이다. 기획칼럼의 시작과 끝의 내용이 현실에서도 서로 맞물리고 조응하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그리고 그것이 한낱 아이디어나 관념차원에 머물지 않고 실제로 구체화·지속화되기가 또 어디 쉬운 일인가? `포항주식회사 CEO`의 열정과 올바른 방향설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리더의 올바른 방향설정`이야말로 실무자들이 사명감을 갖고 뛸 수 있는 근거이다. 나아가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를 그리며 상관과 부하가 아니라 `동반자적 관계`로 상호 경청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이다.작년 포항국제불빛축제 기간 중에 러시아 하산과 에카테린부르크에서 온 대표단들과 함께 이 시장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때로는 행정가, 때로는 정치가도 되어야만 하는 민선 시장인 이 시장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라 세간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지난 1년은 몸을 풀고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너그럽게 봐주었을지 몰라도, 향후 1년은 평가에서도 온도차가 날 것이다. `미래 청사진도 좋지만 당면한 현안들을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더 높아질 것이다. 당장 두호동 롯데마트 문제나 포항운하 주변 개발, 영일만항 활성화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지역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성취해야만 하는 `절박한 시간의 눈금`위에 서 있게 될 것이다.이 시장이 언젠가 선언했던 것처럼, 이 가을에는 행사 참여를 줄이고 시정구상과 당면한 문제 해결에 더 시간을 할애하면 어떨까? 그리고 수시로 조찬 모임에 각계각층 사람들을 초대해 그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면서 현장에서 답을 구하면 어떨까?포항시대표단의 러·중 방문의 총결산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한·중·러 CEO 국제물류 포럼`이 구체화·지속화·정례화 되기를 간절하게 바라며 글을 맺는다.

2015-08-10

한·중·러·일 국제 워킹그룹 회의를 마치고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당장 우리가 실무적인 차원에서 검토해야할 내용도 파악되었고, 공동보조를 취해야 할 중장기 전략도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환동해 도시 간 노정되는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상호협력 방안을 도출해 나가기 위한 실무회의를 매년 1회 4국 도시에서 돌아가며 개최할 것을 건의합니다” 지난달 30일부터 8월1일까지 포항시에서 열린 한·중·러·일 국제 워킹그룹 회의를 주재한 필자의 마지막 인사말이다. 이 회의는 제한된 시간을 고려해 미리 큰 틀을 정해 놓았다. 첫째, 각 도시별 물류 인프라 소개 및 정책 방향과 건의사항, 둘째, 항로개설과 물동량 연계방안, 셋째, 통관문제, 넷째, 물류·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제페리 운항에 관련된 사항이 그것이다. 우리가 실무적 차원에서 논의한 내용으로는 인프라를 공유하며 항로를 개설해 나가는 일, 환동해경제권의 물류시스템의 상호연결과 융합으로 물동량을 창출하며 물류 속도도 높이는 일, 환동해권 경제벨트 구축을 위해 동북3성과 극동러시아에 기업진출을 돕는 일, 세관·통관 감독 관리 모델을 구축하는 일, 포항영일만항에 국제페리 운항을 준비하는 일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회의에서 오간 내용들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시진핑 주석의 연변조선족자치주 방문, 일대일로와 연계된 국제합작시범구 개발로 주목받고 있는 훈춘에서 온 항무국장 양경천은 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를 매개로 러시아 자루비노항~포항영일만항, 북한 나진항~포항영일만항 항로 개설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나진항과 함께 동북아 물류허브로 부상한 자루비노항의 경영기획팀장 올레그 예고로프는 자루비노항에 콜드체인망을 구축하고, 전용컨테이너 시설도 보강해 훈춘·자루비노·포항의 환적 화물 취급도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으니 물류협력 강화를 위해 어떤 제안이라도 해달라고 힘주어 말했다.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 부장 이춘일은 생활소비재, 목재, 수산물 등으로 한정된 수출입품목 제한성을 극복하는 데 머릴 맞대자고 했다. 또한 통관 문제 해결에 한·중·러·일이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장금상선 울산사무소장 전경주는 포항수출입화물의 정확한 조사·통계로 선사가 정확한 물동량을 예측할 수 있어야만 항로가 개설될 것이라고 말했다.한동 RC ㈜ 해외사업부 사장 윤희종은 자루비노항을 경유해 훈춘에 진출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로포장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아스팔트를 동북3성에 수출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포항영일신항만(주) 영업본부장 한만경은 포항영일만항에 선박입출항이 자유롭도록,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래야만 화주의 신뢰감을 얻고, 물류비용도 절감되고, 잠재적 물동량도 창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관·출입국·검역 시설 확장의 필요성도 제기했다.교토부 고문 이리에 이찌로는 국제페리, 크루즈 운항과 관련해서 포항시와 본격적인 교류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통관 문제도 실무진을 구성해서 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동해권은 그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이 무한하지만, 지금까지는 인프라를 공유하며 환동해경제벨트를 구축하는 일과 물류시스템의 상호연결과 융합으로 물동량을 창출하며 물류 속도도 높이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한 한·중·러·일 도시들 간 세관·통관 감독 관리 모델을 제대로 구축하는 일에 공조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이번 회의를 통해 실무적 차원에서 미래지향적인 교류와 협력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한편으로, 리더들이 `전략적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야만 할 것이다. 국가 간 교류 이상으로 도시 간 교류가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회의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5-08-03

영일만항 활성화 위한 한·중·러 CEO 국제물류포럼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이번 토론회에서는 상당히 논쟁적인 제안들과 함께 `영일만항 발전 전략의 틀`을 재정립하자는 취지의 의견들도 제시됐습니다. 그리고 항만 인프라와 관련해서 조기에 해결해야 할 구체적인 사항들도 쏟아져 나왔습니다. 오늘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제안이나 의견은 상당 부분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예산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다시 한 번 포항시·경상북도·중앙정부의 긴밀한 3각 협력과 공조를 부탁드립니다”이병석 국회의원, 경북도, 포항시가 주최한 `동북아 물류중심 영일만항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정책토론회에서, 필자는 토론진행자 역할을 했다. 위의 인용문은 마무리 인사말이다. 이 정책토론회에서는 `북방물류 특화 항만-영일만항`의 위상을 다지는 차원에서, 동해안에 위치한 다른 항만들과의 차별성을 드러낼 수 있는 영일만항 특화전략을 짜야한다는 의견이 주로 제시됐다.지난 15일 열린 이 정책토론회가 `영일만항 활성화를 위한 방향타`역할을 해줬다면, 오는 8월 1일 포항국제불빛축제 기간에 개최될 `한·중·러 CEO 국제물류 포럼`은 또 다른 차원에서 `영일만항 활성화를 위한 방향키` 역할을 해줄 것이다. 포항시, 중국 훈춘시, 러시아 하산군, 일본 마이즈루시의 자치단체장과 기업 실무자들이 모여 물류·관광 교류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이번 국제물류포럼은 실무자들이 모인 워킹그룹 섹션과 리더들의 섹션으로 대별(大別)된다.워킹그룹 섹션에서는 첫째, 환동해 경제벨트구축 및 북방항로 개설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이다. 둘째, 영일만항 물동량 창출을 위한 특화전략을 위해 지혜를 모을 것이다. 셋째, 통관문제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눌 것이다. 마지막으로 물류·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제페리 운항 협력 방안도 논의할 것이다. 여기서 도출된 내용들을 토대로, 시장과 군수 등 리더들은 원탁회의에서 자유토론을 펼치면서 공동결의문을 완성하는 과정을 밟는다.필자는 워킹그룹의 토론회를 진행하기 위해 실무자들의 면면을 파악하는 한편으로, 4개의 큰 주제에 부합하는 질문들을 다듬고 있다.훈춘시 항무국장에게는 “현재 훈춘의 물류·관광 인프라 구축 현황 소개와 함께 포항지역 기업체와 현지 기업체 간 교류 및 협력 가능한 분야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 법인장에게는 “훈춘~마하리노 철도 통상구와 권하세관으로 나가는 물동량 추세에 대해 언급한 후, 향후 이와 관련된 항로들의 발전가능성에 대해 전망해 주십시오”라는 물음을 건네고 싶다.금영화물운수대리유한공사 사장에게는 “영일만항에서 가공식품, 신선식품을 중국 동북3성과 극동 러시아로 수출하는 `콜드체인 거점화 전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울러 영일만항에서 산업용 목재펠렛 물동량을 확보하고 처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라는 질문을 준비하고 있다.러시아 하산에 위치한 자루비노항 경영기획 관계자에게는 “러시아에서 훈춘 장영자 세관으로 화물과 사람이 통과할 때 원활한 통관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러시아 하산군과 중국 훈춘시 간의 통관문제 협력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말하고 싶다.교토마이즈루항 진흥회 관계자에게는 “포항영일만항에 국제여객부두가 건설되고, 인근 두호동에 두호마리나가 건설될 예정입니다. 물류·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포항영일만항~마이즈루항 간 국제페리 운항에 대해 다양한 차원에서 분석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고 싶다.필자는 다가오는 한·중·러 CEO 국제물류포럼에서도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국제물류포럼 후에는, 포항시 창조도시추진위원회 물류산업육성분과 위원장으로서 영일만항 활성화를 위한 단기·중장기 전략을 재정립하고 실행로드맵을 재조정해야겠다는 생각이다.이 국제물류포럼을 통해 포항시대표단의 러·중 방문 때 체결한 양해각서(MOU) 조항들이 법적 효력을 가지는 합의각서(MOA) 조항들로 바뀌기를 기대한다.

2015-07-27

포항시대표단의 러·중 방문, 성과와 과제(V)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이번 방문 목적은 물동량 확보 및 항로 개설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항과 포항영일만항을 잇는 정기항로 개설을 시작으로, 물자는 물론 사람의 왕래가 이어질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입니다”지난 5월 12일 블라디보스토크 현대호텔 해금강 레스토랑에서 이석배 블라디보스토크 한국총영사와 양기모 블라디보스토크 KOTRA 관장을 초청한 만찬에서 이강덕 시장이 한 인사말이다. `극동(Far East)의 유럽` 혹은 `극동의 샌프란시스코`라 일컫는 블라디보스토크는 2012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로 비약적 발전을 이룩했다. 이 정상회의 개최로 교통·통신 등 인프라 개발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 `2025 극동·바이칼 지역 경제·사회 발전전략` 2단계(2016~2020) 프로그램에서 에너지 분야 프로젝트 추진과 교통 인프라(도로, 철도, 해상, 항공) 연결 사업에서도 이 도시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6월 19일에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는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에 관한 패키지 법안을 승인했다. 기본법안 이외에 조세법과 15개의 관련 법안들을 개정했다. 70년 예정으로 설립되는 자유항에는 블라디보스토크항 외에도 자루비노항, 포시예트항, 나호트카항이 포함된다. 이러한 법안들로 극동지역 경제성장이 탄력을 받고, 물류·운송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도 늘어날 것이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땅이 좁고 해군기지까지 있어 자유무역지대 입지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도로와 철도를 하산의 자루비노(항)과 연결하고,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아시아~유럽 최단 육로운송로를 조성하고,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최단항로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면 경쟁력을 담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이 시장은 13일 블라디보스토크와의 우호도시협의서 체결 때 당초 협의서(안)에 명기하지 않았던 `국제 페리항로 개설과 관광인프라 구축`등 공동발전에 관련된 사안을 블라디보스토크 시장과 현장에서 합의 후 추가했다. 이러한 적극적 행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필자는 이 총영사와 양 관장을 초청한 만찬에서 오고간 대화에서 그 원인(遠因)을 찾고 싶다. 이 총영사는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 자유항으로서의 성장가능성`을 피력하는 한편으로, 이 도시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지역이자 자원교역의 새로운 실크로드로 부상할 가능성을 언급했다.한편 양 관장은 강원도의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EFEZ)이 5월 20~24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북방물류 루트와 강원도 전략, 동해안 경제자유구역 투자 여건 등을 소개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기간에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 보트 쇼 행사를 활용해 러시아 요트클럽 회장과 블라디보스토크 시장과의 간담회도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장에서 지도를 펼쳐 놓고 두호마리나 사업과 국제여객부두 조성에 대해 설명하던 이 시장은 이 말을 듣고 보트 쇼 행사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동해안경제자유구역청에서 추진하는 일들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몇 년이 흐른 후, 블라디보스토크항 인근에 있는 요트들이 겨울에는 두호마리나로 들어오는 날을 떠올려보자. 포항영일만항과 블라디보스토크항 간 국제페리항로 개설로 물자와 사람이 오가는 광경을 그려보자. 사람들이 포항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에서 국제 페리선을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금각교와 루스키 대교로 이어진 루스키 섬을 관광할 날을 상상해보자. 또 이 도시에서 열차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여행계획도 짜보자.필자는 1999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귀국한 이래 8년 만인 2007년 초에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며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다시 8년 만인 2015년 5월에 블라디보스토크와 하산에서 공무(公務)로 잠시 머물렀다. 앞으로는 8개월 주기로 러시아로 가는 일정이 잡혔으면 한다. `도약하는 포항`을 위해 자꾸자꾸 할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201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