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멀고도 가까운 나라-러시아와 고려인에 대한 단상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노태우 정부는 1988년 7·7선언을 통해 북방외교와 공산권수교를 추진했다. 88서울올림픽에는 공산권국가도 참가했고, 89년 2월 헝가리, 11월 폴란드, 12월 유고슬라비아와 수교했다. 90년 3월 체코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와 수교했고, 같은 해 9월 소련(이후 러시아로 변경)과도 수교했다. 91년 9월에는 마침내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벌써 북방외교를 추진한 지 25년이나 되었고, 러시아도 이제 우리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지난 20일에는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유라시아 자동차 대장정팀`이 포항을 찾았고, 21일에는 청송을 방문했다. 23일까지`고국산천순례`를 한 후 23일 동해에서 행사를 치르고, 24일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가는 것으로 대장정을 마감한다. 자동차 대장정팀은 한반도통일을 기원하며 지난 7월7일 모스크바를 출발해 북한을 거쳐 남한까지 장장 1만 5천 ㎞ 종단을 시도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시베리아의 수도-노보시비르스크, 연해주의 주도-블라디보스토크를 통과해 북-러 국경과 가까운 하산 자치군에 있는 크라스키노 마을에 도착했다. 예전에 발해의 영토였던 곳인 크라스키노 마을에서 북한에 입국, 다시 자동차 랠리를 진행했다.북방정책 추진 25년이 되는 해에 맞춰 이뤄진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유라시아 자동차 대장정`은 큰 의미가 있다. `제2의 북방외교사`를 써 나가는데 어떤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상징적 7.7이벤트`임과 동시에, 작고 구체적인 일에서부터 시작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내자는 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담긴 정신을 구현하는 일도 되기 때문이다. 남과 북이 분단된 현실에서 같은 민족인 고려인이야말로 남과 북의 가교 역할을 할 수가 있다. 아울러 러시아와 대한민국, 블라디보스토크와 포항, 하산 자치군과 포항, 블라디보스토크와 동해 등이 교류하는데 고려인이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유라시아 자동차 대장정팀`의 정신을 살리는 의미에서 이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해도 좋지 않을까? 그리고 그 코스로 관광 상품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모스크바~타슈켄트~알마티~노보시비르스크~블라디보스토크~하산 자치군(크라스키노) 사이사이에다 다른 도시들도 넣어 시작해보자. 역순(逆順)으로도 해보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한·러 친선 차원에서 그리고 통일의 분위기조성 차원에서 `통과 가능한 지역`부터 코스를 개발해 보자. 지자체에서도 해외자매우호교류도시와의 국제협력 증진과 관광산업의 활성화 차원에서 시도해 보자. 그래서 그 코스에 있는 도시들과의 교류를 더 강화해 나가면 좋겠다.경북도와 포항시는 우리민족의 자원인 고려인을 `현지 홍보대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나진·하산 물류사업과 연해주 대규모 농업 프로젝트를 위해서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훈춘~하산(자루비노항)~영일만항으로 연결되는 항로활성화를 위해서도 고려인 디아스포라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한다. 북·중·러 3국에 인접한 물류거점도시인 훈춘에서 금영국제화물운송대리유한공사 총경리로 활동하는 김송봉과 같은 인물이 고려인 중에도 있을 것이다.이제 한·러 역사의 한 장을 더듬어 본다. 스탈린의 정치적 결정으로 단행된 강제이주정책으로 중앙아시아에 정착한 고려인들은, 스타하노프운동에 적극 동참했다. 그들은 노동생산성과 생산량을 증대시키려는 그 운동에 협력함으로써 살아남았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 전함 돈스코이호(號)는 1905년 5월 울릉도 인근해역에서 일본전함과 교전 중 선체가 파손돼 침몰했고, 수군들은 울릉읍 저동항으로 피신했다. 러시아인들은 러·일 전쟁에 대한 아픈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침몰 110년이 되는 내년 5월에 `드미트리 돈스코이호 추모비`를 울릉도에 건립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추모비 건립행사에 자국의 해군 사관생도들을 초대한다. 우리는 고려인 3세들을 초대하면 어떨까? 아픈 과거사를 기억하며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에서.

2014-08-25

정부의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과 영일만관광단지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정부가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중심의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교육, 금융, 물류, 소프트웨어 등 7개 유망 서비스산업을 육성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15조원의 투자로 1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이 대책은 `서비스산업의 족쇄인 규제`를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곳곳에서 마찰음이 들리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내에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규제완화와 메디텔(병원과 연계된 호텔) 허용은 `의료 영리화로 미국식 의료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주장과 충돌하고 있고,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 건설은 사행산업을 유치한다는 견해와 갈등을 빚고 있다. 한강 개발계획은 `자연환경보호와 자연성회복`이라는 주장과 충돌하고 있고, 학교 인근 관광호텔 허용은 유해 교육 환경을 만든다는 주장에 묶여있다. 그래서 공론의 장에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갈등조정기구를 만들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필자는 `보건의료 분야 투자 활성화` 처럼 그야말로 뜨거운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은 정말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격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사안도 있다고 본다. 일례로 유흥시설이나 사행행위 공간이 없는 관광숙박시설을 학교 환경위생 정화구역 내에서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관광진흥법이 그렇다. 투자유치와 일자리창출을 위해서는 관광진흥법 처리가 시급하다는 게 정부입장이지만 유해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과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론의 과정을 거쳐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지 않을까? 크루즈 법과 마리나 항만법도 전격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선상 카지노를 허용하는 규제완화를 통해 해양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크루즈 법은 국민정서와 상충되는 면이 있긴 하지만 좀 다른 차원에서 볼 필요도 있다. 마리나 항만시설에 주거시설을 허용해 민간투자를 이끌어내서, 레저 산업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마리나 항만법도 마찬가지다. 해상안전을 위한 제대로 된 조치가 마련되지 않아서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이제 정부의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 영일만관광단지 조성계획을 보기로 하자. 덕성여대 법인인 덕성학원이 지난 7월 28일 포항시와 영일만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포항의 미래 관광산업을 이끌어갈 영일만관광단지는 오는 2021년까지 호미곶과 구룡포, 동해면 발산리 일원에 복합관광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 덕성학원은 5천 4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끝자락에 자리 잡은 `세계적 일출명소`를 목표로 하는 영일만관광단지는 `경유형 관광지`가 아닌 `체류형 관광지`를 지향한다. 21세기 고령화 사회에 부응하는 건강 리조트와 시니어타운을 마련하는 한편으로, 젊은이들을 위한 워터파크와 캠핑장, 레저스포츠 시설도 구비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2018년까지 1단계 사업기간동안 호텔건립과 부대상업시설 건설, 시니어타운과 힐링 센터 조성에 4천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포항시와 시의회는 규제문제뿐만 아니라 영일만관광단지 개발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지역민과 생길 수 있는 갈등을 조정하는 데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덕성학원 관계자는 투자자 유치나 개발에 따른 위험요인을 철저하게 분석·관리해서, 8천명여명의 일자리창출과 1조 3천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이 되게끔 해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관광단지 개발이 호미곶 일대 지역민들의 삶에 녹아들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지역민과 머리를 맞대고 교통인프라확충에서부터 생태환경보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누는 일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도 공론의 장에서 `개발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선도적으로 제시해야만 한다.영일만관광단지 조성은 `포항의 미래 먹거리 창출`과 긴밀하게 연관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포항시와 덕성학원은 포항과 경주, 동해안 일대만 아우르는 복합관광단지로 영일만관광단지를 개발해선 곤란하다. 해외에서 관광객이 들어올 뿐만 아니라, 해외로 나갈 관광객을 묶어둘 수 있는 `매력적인 복합관광단지-세계적 일출명소`로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14-08-18

`포항 바다국제연극제의 발전적 변화`를 위하여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지난 3일 `포항바다국제연극제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김삼일 연출가가 좌장을 맡고, 기조발제는 이은경 연극평론가가 맡았다. 토론은 김성노 한국연출가협회장과 필자가 맡았다. 김철리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예술감독과 신현숙 한국연극학회장이 사정이 생겨 불참하는 바람에 기조발제 후 라운드 테이블 콘퍼런스 형태로 세미나가 진행됐다. 좌장의 포항연극발전사 언급과 함께 세미나가 시작됐다. 이은경은 알토란같은 발표를 했다. `외부적 시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게 다방면에서 느껴졌다. 심지어 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해 필자의 7월21일자 경북매일 칼럼 `포항국제불빛축제, 바다국제공연예술제에 부쳐`까지 읽고 세미나에 임했다. 이 칼럼이 인연이 돼 필자는 월간 `한국연극`에 포항연극공연을 소개하는 일을 하게 됐다. 토론자인 김성노 한국연출가협회장은 포항바다국제연극제 작품선정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포항의 문화예술 현실을 잘 알고 있다. 필자는 세미나에서 지역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한편으로, `외부적 시선의 객관성`도 오롯이 반영하고자 토론자로 긴급 투입됐다.기조발제에서는 `연극제의 정체성이 모호하다`, `실내극 공연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 `사무국 운영이 효율적이지 않다` 그리고 `예산이 부족하다` 등이 지적됐다. 한편 `바다라는 공간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거리극 프로그램 확대`, `예술성으로 갈 것인가, 지역민과 관광객 눈높이에 맞추는 문화관광형으로 갈 것인가 분명한 입장 선택`, `바다와 연관된 문화콘텐츠 개발`, `지자체의 과감한 예산지원` 등을 발전적 변화를 위한 제언으로 내놓았다.발제자는 발표를 마치면서 포항국제불빛축제와 개최시기를 겹치지 않게 해서 나름의 독립성을 확보한 후, 포항바다국제연극제만의 정체성을 확보해 나가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라고 조언했다.토론자인 김성노는 `아시아 공연 예술의 정체성 찾기`라는 차원에서 포항바다국제연극제에 접근해보자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3~5년 이내에 지자체 공연예술축제의 거품이 빠질 것인데, 거기에 어떻게 대응하면서 `바다`라는 지역정체성을 살려나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2~3일은 지역민과 관광객이 참여하는 `난장`으로 하고, 2~3일은 깊이 있는 실내극을 상연하는 형태를 제안했다. 그래야 바다를 포함한 포항 전체의 공간을 살려 프로그램 기획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필자는 포항바다국제연극제의 독립성과 정체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이전에 쓴 칼럼을 토대로 언급하는데 전력했다. 포항바다국제연극제인가?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인가?라는 도발적 질문을 던지며 시작했다. 포항국제불빛축제와 바다국제연극제를 연계시켜 개최시기를 정하지 말 것, 포항 자연환경을 이용한 `특정 장소형-공연`을 확대할 것 그리고 `바다라는 주된 모티프`를 담지하는 공연으로 포항바다국제연극제만의 정체성을 확보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마을미술 프로젝트와 결합해 특정 장소를 개발해 문화인프라도 구축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그리고 `포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씨앗`을 뿌리는 맘으로 학생연극을 활성화하는데 바다국제연극제를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바다국제연극제 추진위원장이기도 한 김삼일 연출가도 영일고의 창의·인성 교육과 연극반의 활동상을 예를 들며 공감했다. 또한 필자는 `포항문화재단 설립`으로 한시적 사무국 운영체제에서 비롯되는 난제도 해결하자고 말했다. 김성노 한국연출가협회장도 대구문화재단을 참조할 것을 주문하며 동의했다.이 모든 내용을 경청한 백진기 집행위원장은 향후 행사명을 `포항바다국제연극제`로 환원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정통연극, 거리극, 기타 퍼포먼스의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의견을 더 듣겠다고 덧붙였다. `특정 장소형-공연`을 개발해 포항만의 정체성을 살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포항바다국제연극제의 발전적 변화`를 위해서는 지자체 장의 마인드와 예산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매번 결론이 그것으로 귀결돼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이 지자체 장의 마인드와 예산확보에 달려 있다고 하면 과장일까?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2014-08-11

포항국제불빛축제, 러시아 대표단, 유라시아 시대

▲ 강명수 포항대교수·관광호텔항공과“시베리아횡단열차로 유라시아 여행을 하고 싶다. 하산과 예카테린부르크와 협력해서 관광도 활성화하고 기업의 경제활동도 상호 지원하자. 러시아 공연팀도 포항국제불빛축제나 바다국제공연예술제에 참가하면 좋겠다” “비자와 통관 문제는 유라시아 시대를 열기 위해 넘어야 할 대표적 장벽이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선진적인 전자통관 시스템을 유라시아로 수출해 유라시아 국가들과 통관분야 공조를 강화할 것이다”첫 번째 인용문은 이강덕 포항시장이 하산자치군 부군수 2명과 예카테린부르크 홍보대사와 예카테린부르크 인터쇼우 부사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 시장은 “지자체의 교류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성과로 연결돼, 북한 개방도 앞당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제11회 포항국제불빛축제에는 해외자매우호교류도시 대표단 3국 10도시 133명이 참석했다.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시, 하산자치군 뿐만 아니라 중국의 자매우호교류도시인 훈춘시, 장자강시, 란주시, 일본의 자매우호교류도시인 후쿠야마시, 교토부, 마이즈루시, 카가와현, 쿄탄고시가 포항을 방문했다. 그리고 훈춘시와 후쿠야마시의 문화예술공연단, 장자강시에 있는 사주중학교 홈스테이 학생단, 일본 관광객 400명도 포항을 찾았다. 중국과 일본의 자매우호교류도시처럼 러시아 자매우호교류도시에서도 문화예술공연단, 홈스테이 학생단, 인바운드 여행사에서 모은 관광객들이 포항을 방문하도록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유라시아 시대를 맞아 `글로벌 포항`의 해양문화관광과 첨단과학 인프라 그리고 철강산업을 유라시아 국가들에 널리 알리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보자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국제협력민간협의회 위원 자격으로 러시아 대표단의 시장 접견에 동행하고 공식환영만찬에 참석하면서, 예카테린부르크 홍보대사 고르시코프와 대화할 기회를 가졌다. 고르시코프는 러시아 제3의 도시인 노보시비르시크에 이어 예카테린부르크가 러시아 제4의 도시라고 말했다. 예카테린부르크는 `유럽의 관문이자 아시아의 입구`로 철도·항공의 분기점이며, 우랄 지역 최대의 중공업 도시라고 강조했다. 필자가 제1의 도시가 모스크바, 제2의 도시가 상트페테르부르크라면 제3의 도시는`러시아의 경제 수도`라고 각광받는 블라디보스토크 아닌가?하고 물었다. 고르시코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 물류중심이자 러시아 물류기지 중심이며 `시베리아의 수도`라고 칭하는 노보시비르스크가 제3의 도시라고 했다.`러시아 기초과학연구의 중심-과학아카데미 타운`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러시아 제3, 제4의 도시와도 교류를 활성화하라고 조언했다. 새로운 유라시아 시대를 열어가려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유라시아 시대의 도래를 맞아 큰 틀에서 사람과 물자의 교류를 조망해 볼 필요가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지난 7월30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두 번째 인용문이 그 내용이다. 유라시아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비자와 통관 문제`가 참으로 중요하다. 필자는 다른 글에서 “포항·훈춘·하산 3개 지방 정부가 공동으로 노력해서 중국 2번, 러시아 2번, 한국 2번이라는 세관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는 획기적 변화를 이끌어내었으면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포항·훈춘·하산 지자체 차원을 넘어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통관 분야 공조`가 강화된다면, 나진·하산 물류사업의 획기적 발전, 나진항~영일만항 물동량 증대도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아울러 러시아·카자흐스탄과 비자 면제 협정이 중앙아시아와 유라시아 전역으로 확장돼서, 새로운 유라시아 시대의 도래를 앞당겼으면 한다. 포항시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새로운 유라시아 시대에 부응해야 한다. 하산, 예카테린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뿐만 아니라 노보시비르스크와 중앙아시아 국가와도 철도, 자원·에너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공식환영만찬에서 영일고 학생들의 수준 높은 문화예술 공연을 보면서 유라시아 시대의 국제문화교류 가능성을 읽었다고 하면 과장일까? ABLE댄싱팀의 댄스와 K-POP을 결합하면 유라시아 각국 청소년들이 열광할 것이다. 아리랑 변주곡을 더 다양하게 만들어 댄스나 퓨전 국악공연과 결합하면 큰 호응을 얻을 것이다. 앞으로 이들이 `새로운 유라시아 시대를 열어가는 희망의 씨앗`을 퍼트릴 것이라고 믿는다.

2014-08-04

북·러 경협강화, 나진항 그리고 영일만항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러시아, 북한과 무역거래량 10억 달러 전망`, `러시아, 북한-국제선박 유치 위해 나진항에 러시아 보조함대 주둔 문제 논의`, `나진·선봉경제특구 나진항에 러시아와 공동으로 복구한 나진항 터미널 운행 개시``러시아의 소리`에서 인용한 북·러 경제협력강화와 관련된 기사 제목들이다.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러시아극동개발부 장관은 북한정부가 러시아 투자자들이 사업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조성해, 무역거래량 최종목표를 10억 달러까지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북·러 양측은 나진항에 출입하는 대형선박 안전 확보와 국제선박 유치를 목적으로 러시아 함대 주둔 가능성을 검토하는 한편으로, 북한을 거쳐 제3국으로 운송되는 화물에 필요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또 시선을 끄는 내용은 `나진·하산프로젝트`의 하나인 나진항 터미널에 대한 것이다. 정확히 말해 `나진항 3호 부두 화물터미널`은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다기능 센터로 건설됐으며 연 400만~50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다. 첫 운송단계로 석탄화물수송이 이뤄질 전망이다.나진항은 한반도 최북방의 항구로서 나진만의 입구에 가로놓여 있는 대초도, 소초도 두 섬이 천연방파제를 형성한 `천연의 양항`이다. 또한 겨울에도 얼지 않으며 수심이 깊다. `나진·선봉경제특구`에 있는 항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나진항이 21세기 요동치는 동북아에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을 아우르는 전략적 가치가 큰 항구`이자 `동북아 물류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북·러 경협강화, 나진·하산프로젝트, 포항`의 속편인 이 글은 나진항의 가치와 나진항~영일만항 항로활성화에 의미의 하중을 싣는다는 걸 전제한다. 이제 바로 핵심질문으로 직행해보자. 나진항 3호 부두의 49년 사용권을 확보한 러시아에게 나진항의 전략적 가치는? 러시아는 나진항에 물류 허브를 만들어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시키는 `나진·하산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얻으려는 걸까? 북한은 러시아와 경협강화를 통해 무엇을 기획하는 걸까?러시아는 나진항 진출로 블라디보스토크를 보완할 `겨울에도 얼지 않는 항구`를 얻는 한편으로, 나진항을 통해 태평양과 북극해로 진출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짙다. 중국은 자기자본으로 나진항에 4, 5, 6호 부두를 신설해 초대형 컨테이너 하차장을 짓는 사업을 북한과 합의했고, 북극을 둘러싼 전쟁에도 뛰어들었다. 중국은 `북극항로-세계경제의 새로운 길`임을 인식하고, 북극해가 상용화되면 나진항을 중국의 물류기지로 삼겠다는 의도를 엿보인다. 이 모든 걸 감지한 북한은 나진항 카드로 `나진·하산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진항 부두개발`로 항만·물류 발전을 꾀한다. 나아가서 동북아 정세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고자 한다.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대외적으로는 `나진·하산프로젝트`에 참여해 북·러와 경협관계를 강화하는 한편으로, 나진항을 매개로 북·중과도 접점을 찾아나가야 한다. 대내적으로는 `나진·선봉경제특구에 제2개성공단을 만들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주장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5·24 조치 해제도 검토할 때가 됐다.나진항의 부상과 대외개방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들도 `나진항 개방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를 연결고리로 해 `나진·하산프로젝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포항이야말로 나진항을 자유롭게 이용할 날이 온다면 러시아와 중국 동북3성의 많은 물동량을 유치해, 영일만항의 활성화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가 있다.포항시는 지난 24일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 현장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수출하는 일본 마쯔다 자동차 물동량 5만대 달성 기념식을 가졌다. 완성차에 대한 관세율이 높은 국가에 차량을 수출하는데 효율적인 Knock Down(부품수출 후 현지조립생산) 방식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이제는 나진항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때에 대비해서 `환적 특화항으로서 영일만항의 발전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다 같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아울러 나진항~영일만항 항로활성화 방안도 미리 연구해서, 영일만항이 환동해국제물류거점항으로 비상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2014-07-28

포항 국제불빛축제·바다국제공연예술제에 부쳐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다양한 축제, 제식, 공연을 총괄하는 의미에서의 카니발, 다시 말해 미하일 바흐친이 말하는 카니발에서는 모두가 적극적인 참가자이다. 여기서 카니발은 관조하는 것도, 공연하는 것도 아닌 `소멸과 갱생의 파토스가 교체하는 시간의 축제`이다. 뜬금없이 러시아 문예학자 미하일 바흐친의 카니발 개념을 들고 나온 이유는 제11회 포항국제불빛축제와 제14회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에 대해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 포항국제불빛축제는 문화관광 우수축제이자 국제축제로서 그 위상에 맞는 품격을 유지해 왔다. `보는 축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카니발적 형식을 띤 `불빛 퍼레이드`나 `거리공연` 확대로 시민참여축제 성격을 강화해 나가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또 `연오랑 세오녀 탁본찍기` 체험행사와 해변스포츠축제, 배드민턴 대회 등 부대행사는 `보는 축제`의 한계를 극복해주는 시민참여행사다. 그런데 이제 다른 시각과 입장에서 포항을 대표하는 축제와 공연예술제에 대해 생각해보자.축제와 공연예술제 효과를 극대화 해 문화관광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시각에서 보면, 7월말 8월초 성수기에 포항국제불빛축제와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가 겹치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 주말 관광객만큼이나 주중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성수기 관광객만큼이나 비수기나 준성수기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차원에서 보면, 장마철 이전으로 포항국제불빛축제를 앞당기고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는 지금처럼 하고 뒤이어 칠포재즈페스티벌을 개최하면 어떨까? 1개의 축제와 2개의 공연이 맞물리면서 테마문화관광 성격을 띤 관광 상품 개발도 늘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이제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자. 2001년 7월 제1회 포항바다연극제 개최를 시작으로 해서 2002년 7월 제2회 때부터 포항바다국제연극제로 격상돼, 부산국제연극제나 거창국제연극제에 버금가던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2012년부터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로 개명했다. 그리고 점점 그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왜? 필자는 포항국제불빛축제의 연계행사로서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가 거의 같은 기간에 진행돼서 그렇다고 여긴다. 부지불식간에 포항국제불빛축제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걸 돕는 행사 정도로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가 인식되면서, 서서히 그 독립성과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그렇다면 포항을 대표하는 축제와 공연예술제 모두를 어떻게 하면 살려낼 수 있을까? 이강덕 포항시장이 선거공약으로도 제시한`포항문화재단 설립`이 해결책들 중의 하나다. 포항문화·예술 비전을 새롭게 수립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포항문화재단을 하루라도 빨리 설립하자. 그래서 문화·예술 공연기획의 체계화와 일원화된 평가시스템으로 콘텐츠의 내실화를 꾀하자. 긴 호흡으로 문화·예술 공연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으로, 지역에서도 문화·예술 행정가를 양성해보자. 서울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을 참조해서 전략기획팀, 문예진흥팀, 대외협력팀, 축제1, 2팀, 경영관리팀, 홍보팀, 문화교육팀을 두는 방안도 고려해보자. 아울러 필자를 포함한 모두는 문화·예술 공연 관람에 제 값을 지불해야 한다. 공짜표에 대한 기대를 떨치고 공연장 구축에 재원을 보태줘야 한다. 영일만 백사장과 어촌, 동빈내항과 포항운하를 작품배경으로 하는 `장소 특정형 공연`을 위한 공연장과 해안과 포항운하를 따라 둥지를 튼 소극장은 포항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문화인프라임을 기억하자.필자는 세계슬라브학회 산하 유라시아-동아시아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했다가 삿포로눈축제를 본 것과 유학시절 백야축제에 간 게 국제축제 경험의 전부다. 그래도 포항을 대표하는 축제와 공연예술제의 `지속적 성공`을 소망하고, 많은 이들이 `소멸과 갱생의 파토스가 교체하는 시간의 축제`를 향유하길 바라는 맘에서 이런저런 말을 한 것이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2014-07-21

야말 LNG 프로젝트, 북극항로, 영일만항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야말 반도는 러시아 서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에 속한다. 전 세계 천연가스매장량의 약 10%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대부분이 영구동토지대이고, 카라해를 향해 뻗어 있다. 카라해 위쪽에는 북극해가 있다. 야말 LNG 프로젝트는 2017~2018년 사이에 야말 반도의 천연가스를 채취해 생산·수출하는 프로젝트다.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최대 민영 가스기업 노바텍(60%), 프랑스 토탈(20%),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20%)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야말 LNG`가 담당한다.야말 반도에서 생산된 LNG(액화천연가스)는 북극항로를 통해 운반된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에는 쇄빙LNG선 15척이 필요하다.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지난 3월에 1척을 수주한데 이어 이번에 9척을 수주해 총 10척을 수주하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쇄빙LNG선이라고 한다. 기존의 쇄빙선은 선박이 얼음 위를 타고 올라가 선박의 무게로 얼음을 부수는 방식이라면, 이번에 건조할 쇄빙LNG선은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얼음을 직접 깨며 운항하는데, 두께 2.1m 얼음도 뚫을 수 있다고 한다.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야말 LNG 프로젝트에 쓰일 후판(厚板·두꺼운 강판) 총 64만t을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과 일본의 신일철주금에게 분산 발주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야말 LNG 프로젝트에 쓰일 후판 발주로 조선업 호황이 도래할 경우, 포스코도 자사 물량을 쏟아낼 공급처를 찾을 수 있게 된다.야말 반도에서 생산된 LNG가 쇄빙LNG선에 실려 북극항로를 통해 운반되는 게 가시화 된다면, 우리나라에서 북극항로 개발에 대한 관심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포항시는 계명대 국제통상학과 물류연구팀에 의뢰했던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북극(해)항로 개설에 따른 포항영일만항의 발전전략`을 이미 수개월 전에 받았다. 이 최종보고서 내용과 필자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내용이 겹치는 부분을 중심으로 몇 가지만 언급해보도록 하겠다.우선 `북극해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차원에서든 포항시차원에서든 `북극해 쟁탈전에서 우위를 점한 국가-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러시아 거점 항만과의 MOU 체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도 오랜 기간 러시아에 공을 들여 `야말 LNG 프로젝트`와 관련된 쇄빙LNG선 수주에 성공했다. 따라서 포항시와 경북도 역시 북극해 지역 지자체 및 단체와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북극해 자원개발 및 해상운송의 후방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자체 및 거점 항만과 전략적으로 관계를 만들고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또 포항시는 대러시아교류협력강화 차원에서 포스코를 매개로 러시아 영토 내의 개발 사업에 뛰어들 필요가 있다. `환동해 거점도시회의`를 통해 그 실행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아울러 최종보고서에서 주목한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할까 한다. 포항시와 포항영일만항이 주체가 되고, 후판 발주로 활력을 찾게 될 포스코가 지원하는 가운데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추진해보자. 또 포항시가 포스코와 협의해서 북극해 지역에서 생산된 석탄 및 철광석을 수입하면 어떨까? 그 과정에서 러시아 정부와 북극해 지역 지자체 및 단체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경북도는 지난달 26일 영일만항 물동량 확보와 `항만·물류의 새로운 기회-북극항로` 개발을 위한 용역착수보고회를 열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1일보다 많은 제조 기업들이 항만 배후단지에 입주 가능하도록 `항만 배후단지 입주기업 선정평가기준`을 완화했다. 이처럼 신생항만-영일만항이`환동해 국제물류 거점항`으로 날아오를 수 있는 국내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 상반기 영일만항 물동량이 13% 증가한 여세를 몰아, 포항시와 경북도 그리고 포항영일신항만(주)는 유기적인 3각 협력체제로 다각적인 물동량 유인정책을 펼치는 한편으로, `항만·물류의 새로운 기회-북극항로`개발정책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해주길 바란다.

2014-07-14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우리는 간다네, 간다네, 간다네…. 당신은 따뜻하고 환하고 포근한 방에서 잠들었으나, 우리는 혹한과 눈보라를 헤치고 눈길을 따라 걸어간다네…”“우리는 간다네, 간다네, 간다네…. 마치 누가 쇠망치로 관자놀이를 때리는 것 같다”19세기말 러시아 사회는 알렉산드르 3세와 니콜라이 2세의 반동정책으로 사회 전체가 침체기를 맞는다. 한편 농노해방 후 급속한 산업 발전은 러시아 사회의 분화와 해체를 촉진했다. 이러한 가운데 도시의 노동자들과 농촌의 농민들의 일상적 삶은 피폐해졌다. 노동자들과 농민들은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면서 변화에 대한 열망을 표출했다. 러시아 지식인들은 예리한 촉수로 `시대적 징후들`을 감지함과 동시에 `현실을 압도해 나가는 외부적 힘의 메커니즘`을 읽어내려고 노력했다.체호프 선집(총 5권) 4권에 실린 작품 `용무가 있어서`(1899)에서는 보험계원의 자살 사건을 조사하려고 지방 자치 사무소로 온 주인공인 예심판사가 세찬 눈보라로 1주야를 지체하게 되는 상황을 맞는다. 주인공은 지체하게 되는 1주야의 시간동안 농촌 현실과 그 현실을 살아내는 이들의 삶을 목도하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19세기말 러시아 현실을 통찰하게 된다. 체호프는 주인공-지식인의 꿈을 통해 개인의 무의식에 박힌 `시대적 징후들`과 더불어 `시대정신`까지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첫 번째 인용문에는 주인공-지식인의 꿈에 자살한 보험계원과 고된 삶의 무게를 안고 일생을 살았던 말단 관리 노인이 눈보라치는 눈길을 서로 부축하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시각적으로 형상화 된다. 주인공-지식인의 꿈에 `우리는 간다네, 간다네, 간다네…`라고 노래하면서 그들이 등장하는 것은 주인공-지식인의 자아성찰과 현실에 대한 통찰과 연관된다. 그가 깨어있을 때 그의 가슴 속에 간직된 관념이 `꿈-무의식의 밸브`를 통해 유출되는데, 이를 통해 저자는 주인공-지식인으로 하여금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게끔 하는 한편으로 현실의 지평을 확장해보려는 의도도 드러낸다.두 번째 인용문에도 주인공-지식인의 꿈에 자살한 보험계원과 고된 삶의 무게를 안고 일생을 살았던 말단 관리 노인이 노래하면서 재등장한다. 여기에다 `마치 누가 쇠망치로 관자놀이를 때리는 것` 같은 감각을 덧붙이면서 체호프는 소통과 사회적 연대의식 없이 살아온 주인공-지식인을 깨우고 독자를 깨운다. 그 다음에 현재와는 다른 미래에의 전망을 암시하면서 시대정신에 호응해 새로운 삶의 미래로 나아가자고 넌지시 말한다.체호프는 주인공-지식인이 꾸는 꿈의 시각화와 청각화를 통해 사회 주변부로 밀려난 소외되고 약한 이들과의소통과 연대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리고 당대 현실에 대한 통찰로 고통스러운 주인공-지식인으로 하여금 전환시대의 징후들을 드러내도록 유도한다.체호프와 그의 주인공-지식인의 현실에 대한 통찰은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도정에 선 우리에게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그리고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도록 이끈다.21세기 후기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아성찰로 자기전환을 이룸과 동시에, 자기혁명으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여기에는 나와 너, 정치인과 대통령까지도 예외일 수 없다.이 시점에서 꼭 묻고 싶은 게 몇 가지 있다. 이 시대에 과연 지식인은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사회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고 있는가? 사회의 방향지시등과 같은 소임을 다하고 있는가? 혹시 국민들에게 탐욕과 이기심, 권위와 독선으로 똘똘 뭉친 이들로 비춰지진 않는가?이 시대에는 `깨어있는 국민`이야말로 참 지식인이다. 이들이 늘 깨어서 서로 소통하고 연대할 때만이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 새로운 꿈과 새로운 희망이 싹튼다.나태주의 시 `기도 1`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글을 맺는다. `나`의 자리에다 `우리`와 `대한민국`을 넣어서 다시 읽어보아도 좋겠다.“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2014-07-07

`지자체의 국제화` 그리고 `지역경제의 활성화`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6·4 지방선거 3개월 전 `미래포항 주식회사 CEO의 자격`이란 칼럼을 `경북매일`에 게재했다. 이 칼럼에서 필자는 `지자체의 국제화-글로벌 포항`을 기치로 내건 정책들의 연속성을 확보해서 `미래포항의 발전`을 앞당기자고 했다. `환동해 국제물류 거점도시-포항`을 지향하는 한편으로, 국내외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해양문화관광도시-포항`을 만들어 지역경제의 재도약을 이루어내자고 주장했다.`지자체의 국제화-글로벌 포항`은 2007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서 우선 포항시의 해외도시 교류사업 추진 현황을 살펴보자.포항시와 교류의향서를 체결한 도시로는 11개국의 23개 도시가 있는데, 모두 2007년부터 2014년 상반기에 교류의향서를 체결한 것으로 나와 있다. 러시아의 예카테린부르크가 2007년, 중국의 다롄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가 2008년, 독일의 드레스덴이 2009년,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가 2009년, 러시아의 하산이 2014년에 교류의향서를 체결했다. 이것은 향후 포항시가 해외 도시 교류사업을 통해 실질적 성과를 내야만 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같은 맥락에서 포항시의 국제기구 가입현황을 살펴보자. 1998년 세계과학도시연합 가입을 시작으로 해서, 환동해 거점도시회의(2007), 동북아 기계산업도시연합(2007), 아·태도시 서미트(2008), 아·태도시 관광진흥기구(2008), 세계평화도시시장회의(2010)까지 6개 국제기구에 가입했다. 2007년 이후에 5개 국제기구에 가입했다. 이 역시 앞으로 국제기구 활동을 통해 포항시가 구체적 성과를 내고 열매를 맺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박승호 전(前) 시장이 `지자체의 국제화-글로벌 포항`의 씨를 뿌렸다면, 이강덕 포항시장 당선자는 밭을 갈아 추수를 해야만 하는 형국이다. 달리 말하자면 박 전 시장이 만든 얼개에다 이 당선자는 살을 붙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이 당선자는 중국·러시아·일본 등 교류의향서 체결도시와의 교류 활성화와 환동해 거점도시회의, 아·태도시 서미트, 아·태도시 관광진흥기구 등에서의 적극적 활동으로 `외국기업의 지역 내 투자`와 `향토기업의 해외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 그리고 영일만항을 국제물류 거점항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나아가서 교류의향서를 체결한 도시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물류활성화와 관광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해야만 한다. 당장 훈춘·하산·포항 간 3각 협력의 성과를 위해, 올해 중국 도문에서 개최되는 `제20회 환동해 거점도시회의`에서 적극적으로 뛰어다녀야 할 것이다.포항시장으로 취임할 이 당선자에게 이 지면을 빌어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우선 `지자체의 국제화-글로벌 포항`과 관련된 정책을 중단 없이 추진해서 지금까지 해 온 노력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해 줬으면 한다. 아울러 외국어 통번역을 담당하는 직원을 지금처럼 정예요원으로 유지해 줬으면 좋겠다.그 다음으로 외국인들도 많이 찾아오는 `해양문화관광도시-포항`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동북아지역 가운데 러시아와 비자 면제 협정을 맺은 국가로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래서인지 올해 1~3월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 국민이 작년의 같은 기간 2만6천479명보다 36%가 증가한 3만6천14명을 기록했다. 러시아 극동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일반관광이나 의료관광 차원에서 서울이나 부산을 주로 찾는데, 포항에도 찾아오도록 해보자. 하산과 블라디보스토크와 더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으로, 이웃 지자체인 울릉·경주·영덕·울진과의 협력으로 `관광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방안도 생각해 보자. 더 나아가서 국제의료한방관광 활성화와 마이스(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 발전방안도 고려해보자.`지자체의 국제화`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첩경이기 때문에 중단할 수 없다. `지역과 함께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벌 포항`을 왼쪽 날개로 하고 `강소기업이 춤추는 창조도시 포항`을 오른쪽 날개로 해서 `힘차게 날아오르는 포항`을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자.

2014-06-30

박 대통령 중앙亞 순방과 고려인 디아스포라 네트워크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상생의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중앙아시아 37만여명의 고려인은 우리 민족의 자원이며 현지 홍보대사이다” (이광길 고려인 돕기 운동본부 회장)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21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번 순방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현해 나가는 추진력을 얻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범위가 자원 중심에서 정보기술, 섬유, 농업, 물류 등으로 확대·다원화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중앙아시아에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이 있다. 필자가 선교사의 초대로 `이식쿨 호수`도 볼 요량으로, 유학하던 페테르부르크에서 `중앙아시아의 스위스-키르기스스탄`으로 간 적이 있다. 이 키르기스스탄을 제외한 `4개의 스탄`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자원부국`이다. 중앙아시아는 하루에도 몇 번씩 모습을 바꾼다는 천산 산맥과 고원, 사막, 초원지대로 이뤄져 있다. 중앙아시아의 남부에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가 있다. 사마르칸트와 부하라는 실크로드 상에 위치한 동서무역의 중심지였다. 박 대통령이 과거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던 사마르칸트와 부하라가 있는 우즈베키스탄과의 물류 협력을 통해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토대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카자흐스탄에 가서 박 대통령은 총 19조원 규모의 전력구매계약 체결 등 3대 경협을 본격화하는 한편으로, 핵을 포기해 경제발전을 이룩한 카자흐스탄을 예로 들며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촉구하기도 했다.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4위인 `가스부국`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12조7천억원 규모의 경제 협력 틀을 구축했다.이러한 순방 성과와 아울러 박 대통령은 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맞는 올해에 중앙아시아와 극동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고려인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37만여명의 고려인은 우리 민족의 자원이며 현지 홍보대사`라는 걸 인식하게끔 해주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23만여명의 고려인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이 고려인들의 민족문화보존을 위해 `한국문화예술의 집`을 설립할 것을 제안해서 대한민국은 지지했다. 두 나라는 `한국문화예술의 집` 건립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해 나가기로 했다. 그렇다면 10만여명의 고려인이 있는 카자흐스탄과 4만여명이 있는 기타 지역에서도 `한국문화예술의 집`을 건립할 수 있지 않을까? 러시아 우수리스크 시내에는 `고려인 문화센터`가 있는데 여기서 한국어도 배우고 우리 민요와 부채춤도 익힌다고 한다. 이러한 `고려인 문화센터`를 중앙아시아와 극동 지역에 확대해 나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한국문화예술의 집`과 `고려인 문화센터`를 통해 한류 확산과 한국어 강좌 확대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박근혜 정부는 `한국문화예술의 집`과 `고려인 문화센터`를 거점으로 해서 `고려인 디아스포라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앙아시아와 극동 지역에 한국인 선교사가 개척한 교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고려인 디아스포라 네트워크`와의 상시 협력체계를 준비해 나가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모든 게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구현과 연관되는 일이다.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맞아 하바롭스크, 우수리스크,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에 거주하는 고려인 150명을 대한민국으로 초청하는 행사도 그 의미가 크다. 하지만 모국으로 귀환·이주한 고려인들이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고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정책들도 만들어져야만 할 것이다. 이들 역시 우리 민족이니까 말이다.민심변화를 따라 잡지 못하는 여의도 정치와 정부의 국정운영방식에 안타까워하는 국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박근혜정부가 비탈길을 지나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외치(外治)든 내치(內治)든 어디에서라도 돌파구가 생겨나길 고대한다.

2014-06-23

`환동해 국제물류 거점도시-포항`의 완성을 위해!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신성장 동력을 찾은 포항의 미래상 II`, `포스코, 나진항과 영일만항, 5·24조치`, `해양 실크로드-북극항로에 대한 몇 가지 시각`, `남북경제 통합과 미래포항 세일즈`,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과 환동해 거점도시회의`지난 1년 동안 매주 발표했던 칼럼들 중에서 `환동해 국제물류 거점도시-포항`을 화두로 발표한 칼럼 5개만 따로 간추려 보았다. 갑자기 왜 이런 일을 하게 됐을까?지난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으로 내정된 새누리당 정희수(영천) 의원이 한 말 때문이다. 정 의원은 “포항 항만이 국제물류항으로 제 역할을 하도록 장기적인 검토가 있어야 한다. 이는 대구와 경북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덧붙여 박명재(포항남·울릉) 의원도 “포항의 국제물류항으로서의 기능만이 아니라 환태평양 권역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될 것”이라고 했다.필자는 이미 발표한 칼럼들의 요지를 다시 언급하면서 `환동해 국제물류 거점도시-포항`의 완성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신성장 동력을 찾은 포항의 미래상 II`에서는 포항 경제가 다시 비상하는 방법은 영일만항이 환동해 국제물류 거점항으로 우뚝 서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북극쟁탈전`에서 우위를 보이는 러시아와 북극항로의 허브 항이 될 가능성이 높은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목하자고 했다. 아울러 △에너지 자원 △해양 관광과 크루즈 △수산 분야에서도 유망 사업을 발굴하자고 했다.이러한 주장을 토대로 `환동해 국제물류 거점도시-포항`과 관련된 주제를 확장·심화하는 작업을 계속했는데 그 과정에서 `포스코, 나진항과 영일만항, 5·24 조치`도 완성했다. 이 글에서는 5·24 조치 해제·완화를 통해 수출입 항으로서 나진항이 자유롭게 이용되어야 `나진항~영일만항 항로`가 활성화돼 포항이 `환동해 국제물류 거점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한편 `해양 실크로드-북극항로에 대한 몇 가지 시각`에서는 북극항로가 당장 사업성이 떨어지더라도 5~10년 후를 내다보고 러시아 정부와 다양한 차원에서 협력체계를 구축하라고 중앙정부에 당부했다. 아울러 북극항로의 상업적 운항을 단계적으로 시도하고, 북극항로를 운항할 수 있는 `아이스 파일럿`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을 설립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남북경제통합과 미래포항 세일즈`에서는 포스코가`나진항~영일만항 항로` 개설을 염두에 두고 나진·하산 물류사업에 뛰어들었음을 언급하며 영일만항이 북방물류전진기지로 대도약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영일만항~자루비노항~블라디보스토크항 항로` 개설을 통해 영일만항이 극동과 시베리아 지역의 에너지 및 광물자원 수송의 전초기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반도 통합철도망과의 연계를 통해서 영일만항이 환동해 국제물류 거점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과 환동해 거점도시회의`에서는 환동해 거점도시 간 물적 유통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포항·훈춘·하산 3개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협력해서`통관 절차 간소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이렇게 5개 칼럼의 논지를 정리하면서 `환동해 국제물류 거점도시-포항`의 완성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노력이 필요한 일,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 지역 국회의원이 도울 수 있는 일 등으로 업무가 범주화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아시아로의 선회정책에 부응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매개로 북·러와 경제협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5·24 조치를 해제·완화해 나간다면 `나진항~영일만항 항로` 활성화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아울러 러시아와의 북극항로 개발도 다양한 차원에서 협력체계가 구축될 것이다. 지자체 차원에서는 `영일만항~자루비노항~블라디보스토크항 항로` 개설을 통한 물동량 확보와 `환동해 거점도시 간 통관 절차 간소화`를 위해 뛰어야 한다.중앙정부·지자체가 머릴 맞대고 지역 국회의원도 협력하는 3각 체제를 구축해 `환태평양 권역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해 나간다면 `환동해 국제물류 거점도시-포항`의 완성은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

2014-06-16

절반의 성공 VS 그래도 다시 한 번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6·4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참된 의미가 드러났다고 하기에는 뭔가 좀 어색하다. 왜냐하면 `박근혜 정부 심판하기` 대(對) `박근혜 정부 구하기`라는 구도로 선거가 치러졌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들 중 하나는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대약진이다.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된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13곳에서나 당선됐다. 그래서 이번 선거의 최종승자는 여(與)도 야(野)도 아니고 공동 공약을 내건 진보성향 교육감들이라고들 한다.진보 진영에서는 후보들이 단일화를 이뤄낸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후보들이 난립해 표가 분산된 게 교육감 선거승패를 가른 주된 이유라고들 하는데 그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기존 교육 체계와 환경에 대한 불신과 불안, 경쟁 위주의 교육과 고교 서열화·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 등이 투표로 이어졌다는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향후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공동 공약인 무상 급식 확대나 자사고 폐지 등이 교육부와의 갈등을 넘어 7·30 재보선 판을 흔드는 핫 이슈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기존의 역사 교육에 대한 입장 차이로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대안적 역사교과서` 발행을 들고 나온다면, 중앙 정부와 지방 교육청 간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또 다시 한국사회에 역사교과서 논쟁이 일어날테고, 여·야 대권 후보들 간에도 전선(戰線)이 구축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다.이러한 우려들을 잠재우기 위해선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무엇보다 `합리적이고 실력 있는 진보`, `사람사랑을 실천하는 진보`, `깨끗한 진보`로 교육현장에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 또한 교육정책의 지속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늘 명심하며 사안 별로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또 다른 `절반의 성공`을 만들어내야만 한다.이번 선거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들 중 다른 하나는 `낀 세대-40대의 역할`이다. 20·30 세대와 60대 이상 고령층 세대의 `세대 간 표 대결` 양상으로 치러진 6·4 지방 선거에서 `낀 세대-40대`가 사실상 캐스팅 보트를 행사했고, 견고한 지역주의의 벽에도 균열을 가했다. 서울에서 40대 66.0%가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를 지지했고, 인천·경기에서도 각각 60.5%와 63.9%가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새누리당의 텃밭이라는 부산과 대구에서도 40대로부터 야당 후보들이 각각 64.7%, 55.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남 또한 40대 47.9%가 새정치연합 김경수 후보를 찍어,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의 47.3%보다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다. 충청권과 호남권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울산, 경북, 제주 3곳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40대 표심이 왜 이렇게 야당에게 쏠렸을까? 세월호 참사의 여파에다 경제성장 둔화, 전세가격 급등, 고용 불안, 사회적·경제적 불평등 등으로 불만을 표출한 걸로 분석된다. 여기서 우리는 40대 가장과 앵그리 맘이 시·도지사를 뽑는 17곳 중 14곳에서 야당에 투표했다는 사실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이들 다수가 진보 성향 교육감에게도 투표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은 이제 큰 틀에서의 재검토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따라서 교육부총리 인선에서 다수의 진보성향 교육감들을 상대로 유연하게 일을 처리해 나갈 수 있는 인재를 널리 구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는 40대 가장과 `앵그리 맘`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면서 지난 대선의 주요 이슈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나아가서 `그래도 다시 한 번` 믿어보자고 기회를 부여해준 국민들에게 깊이 감사해야 하고, 각종 국정과제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국민들에게 끝까지 겸손하게 처신해야한다. 그것이 당장 국무총리·교육부총리 인사와 청와대 개편에서 나타나야 한다.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는 각오로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기에 전심전력하는 정부를 보고 싶다.

2014-06-09

푸틴의 아시아로의 선회정책과 오바마 독트린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아시아로의 선회정책은 금년에 가장 핫 이슈가 됐는데, 그것은 물론 정치적 이유때문이지요. 러시아는 아시아 국가인 동시에 유럽 국가라서 그러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금 분명하게 경제이동(economic shift)도 일어나고 있습니다”“오바마 독트린은 아태지역부터 동유럽까지 미국의 안보보장능력에 불안을 느끼는 동맹국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다”첫 번째 인용문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 참석했던 데이비드 그레이(PwC 러시아 지사 경영파트너)의 말이다. SPIEF 참가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문제는 `푸틴의 아시아로의 선회정책`이었는데, 이들 다수는 러시아가 아시아 국가인 동시에 유럽 국가이기 때문에 `아시아로의 선회`라는 말을 과장해서 다룰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이미 2년 전에 푸틴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 기고문에서 “우리는 미래 러시아의 성공과 시베리아·극동지역 발전을 보장하는 데 아시아·태평양 공간으로의 전면 진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21일 푸틴의 상하이 방문 중에 체결된 러·중 천연가스공급 계약은 아시아·태평양 공간으로의 전면 진출이자, 푸틴이 2년 전 APEC정상회의 개최 당시 발표한 내용들을 현실화 한 일대 사건인 셈이다. 앞으로 30년 동안 유효한 두 나라 협정에 따라 중국이 시베리아 동부의 가스전 개발을 재정지원하기로 했다. 생산량 대부분은 중국으로 가겠지만 나머지는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운반된 후 액화천연가스(LNG)선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공급될 전망이다. 그렇게 된다면 러시아는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미국과 캐나다보다 먼저 아시아 가스시장에 진출한 러시아는 미국 달러화의 기축통화 위상까지 흔들려고 한다. 러시아와 중국은 협정에 따른 자금거래의 상당부분을 달러화가 아닌 루블화와 위안화로 결제한다는 계획이다. `푸틴의 아시아로의 선회정책`의 상징인 러·중 천연가스 협정 체결은 이래저래 오바마 정부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두 번째 인용문은 시사 주간지 `타임`의 `오바마 독트린`에 대한 비판적 언급이다. 오바마는 지난 5월 28일(현지 시각) 집권 후반기 신(新)외교정책인 오바마 독트린을 발표했다. 미국이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자제하면서도 동맹국지원과 교육,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테러와의 전쟁`을 이어가고 지역분쟁에 대처하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미국이 최고의 망치(군사력)를 가졌다고 해서 모든 문제에 대해 못 박을 필요는 없다”는 오바마의 발언은, 최소한의 군사개입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오바마가 아시아 중시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북핵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해야만 하나? 미국의 안보보장능력에 불안을 느끼는 동맹국들은 저비용으로 `세계의 맏형` 노릇을 하겠다는 미국이 못마땅하다.이 와중에 북·일은 `북한이 일본인 납치자에 대한 재조사에 들어가고 일본은 이에 맞춰 일부 대북제재 조치를 해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패권확장에 대한 전략 부재를 의식해 `오바마 독트린`을 발표하기가 무섭게 그 다음 날 일본은, 사전에 충분한 논의도 없이 북한에 대북제재 완화 방침을 합의해 줘 미국을 불편하게 했다. 한·미·일 대북공조에 균열을 일으켜 고립을 피하고자 하는 북한을 이용해 한·중 견제에 나서는 일본이 불편한 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푸틴의 아시아로의 선회정책`과 관련된 러·중 밀월에다가 `북·일 교섭 상황`까지 지켜봐야 하는 게 지금 미국의 처지다. 미국은, 힘을 뺀 걸까? 힘이 빠진 걸까?우리는 `푸틴의 아시아로의 선회정책`과 `오바마 독트린`이 동북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해야 한다. 현재 우리 외교·안보의 두 축인 국가정보원장은 검증 중이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내정된 상태다. 매우 유동적인 동북아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외교·안보라인을 통해 `한반도 통일의 꿈`으로 한 발 더 다가서야 한다.

2014-06-02

러·중 밀월, SPIEF… 그리고 한반도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오늘 상하이에서 양국정상이 체결한 협정이 유럽의 대 러시아 제재 분위기에 영향을 줄까요?”, “협정이 주로 경제적 성격을 띠고 있긴 하지만, 이번 방문은 광범위한 지정학적 맥락을 가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에너지를 비롯한 여러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세계 속에서 힘의 중심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은 러시아의 입장을 우호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로시스카야 가제타`의 예브게니 셰스타코프가 묻고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 교수인 세르게이 루쟈닌이 대답한 인터뷰의 일부내용이다. 협정이 주로 경제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건, 지난 21일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의 가스프롬과 중국의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가 체결한 계약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여겨진다. 러시아는 2018년부터 30년 동안 매년 380억㎥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러·중 양측은 가스 공급가 공개를 거부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평균 가스 공급가인 1천㎥당 380달러보다 상당히 낮은 1천㎥당 350달러 선이나 그보다 조금 높은 선에서 합의를 보았다고 전해진다. 10년 이상 끌어오던 가스 가격협상이 전격적으로 타결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러·중은 가스를 매개로 양국 관계를 한층 더 공고히 하면서 미·일 견제에 공동전선을 펴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공동전선을 통해 `세계 속에서 힘의 중심을 강화해 나가고자 하는 두 나라`는 이미 동중국해에서 합동군사훈련인 `해상협력-2014`를 실시하면서 양국 간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과시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에게 힘을 실어주는 한편으로, 러시아와 공동으로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과 일본의 재무장에 대응하는 성격이 짙다.한편 지난 23일 `러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푸틴은 중국과의 천연가스 공급계약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중국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와 관련된 인프라 망 개발은 러시아 극동지역, 동시베리아·서시베리아 지역, 유럽 지역을 연결하는 교각 역할을 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서 푸틴은 중국과의 30년간 가스공급 계약체결로 러시아가 아시아에서 강력한 동맹국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을 통해 푸틴은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시그널을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이러한 국제정세 하에서 `한반도 통일의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대한민국호는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러·중의 합동군사훈련 구역이 우리정부가 작년 12월 새로 확대 선포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의 이어도 남쪽 일부를 침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공식별구역 안에서 실탄발사 훈련까지 하는데 사전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이렇게 러·중이 동중국해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의 이어도 남쪽 일부를 침범하고 있고, 미·일은 반중(反中) 성격을 띠는 `아시아판 나토(NATO)`를 구축할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 대한민국호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통일을 위해서는 미·일의 도움과 러·중의 양해를 동시에 구해야 한다고들 하는데 그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4월16일 이후부터 대한민국호의 내·외부적 상황을 돌파해 나가는 방법에 대한 글을 찾아서 읽곤 한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가 어떤 새로운 해법으로 명운을 건 승부수를 띄워야 할까, 하는 생각도 가끔씩 한다.`4월16일 이후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 박 대통령이 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에게 책임총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권한과 책임은 나눠가지면 어떨까? 그리고 박 대통령은 외교·통일·국방에 더 전념하면 어떨까? `한반도 통일의 꿈`을 중심으로 박대통령의 동선이 모아지면 어떨까? 대한민국호가 이런 기회를 다시 잡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기에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아침이다.

2014-05-26

정도전과 토마 피케티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빈부격차가 하늘과 땅처럼 벌어지고 부정부패가 세상을 더 어둡게 만들던 고려 말,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해 온몸을 던진 정도전이 수백 년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 같다”, “피케티 열풍은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교황이 보낸 서신,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연설 등 불평등을 거론하는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일어난 유행 같은 느낌이다”첫번째 인용문은 정도전 연구 권위자로 `정도전 사상의 연구`를 펴낸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의 말이다. KBS1 사극 `정도전`에 열광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인 필자는`정도전 열풍`이 부는 이유를 생각한다. 고려 말처럼 혼란한 한국 사회에서 사회시스템 전반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데, 이런 고민 중에 `새로운 시대정신`을 선점하며 국가의 큰 틀을 새로 짠 정도전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게 아닐까? 노동전문가에다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정현민 작가는 사극 `정도전`을 집필하면서 “어설프게 오버랩 시키지 않아도 시청자와 위정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정도전`을 통해 우리와 우리시대를 되비춰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빈부격차와 불평등으로 고통 받는 백성이 있고, 민본(民本)과 민생을 외치는 위정자가 있는 건 비슷하다.권문세가의 자제로 노회한 정치가인 이인임에게 맞서다가 1375년 전남 나주로 유배를 당해 9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면서 민초들의 밑바닥 삶을 체험한 정도전은 이때 새로운 국가의 큰 틀을 기획한다. 이성계의 막료가 된 후 반대에 부딪치거나 자신의 신념이 흔들릴 때면 `민초들의 삶의 현장`으로 달려가 그들을 보며 자기를 다시 세우는 장면들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과전법을 실시해 자신의 민본사상을 실행에 옮기면서 조선개국의 토대를 마련해나가는 과정도 오롯하게 다가온다. 40년 지기 포은 정몽주와 한 배를 타고 가다가 갈라서게 되는 근본적 이유를 알게 되는 건 사극의 덤이다.두 번째 인용문은 `21세기 자본론`을 저술한 피케티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교수가 언급한 내용이다. 21세기의 시대정신을 잘 짚어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피케티의 저작은, 향후 자본주의에 불안정을 가져올 `불평등에 대한 경고음`으로 읽힌다. 대니 로드릭 프린스턴고등연구소 교수에 따르면, “피케티 주장의 핵심은 자본 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한, 소득 대비 상속된 부(富)의 비율은 계속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근거로 피케티는 앞으로 소득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시대의 자본주의를 상속받아 부를 늘리는 `세습적 자본주의`라고 명명한다.2013년 노벨경제학상수상자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피케티가 제시한 소득 상위 1%에게 소득세를 최고 80% 물리고, 자산에 대해서도 매년 최고 5~10% 세금(부유세)을 부과하자는 안에 어떤 입장일까? 그는 이러한 부유세 도입이 과거에 재산을 축적하기위해 일했던 것에 대해 사후적으로 추가부담을 지우는 것이라서 공정하지 못하다고 여긴다. 여러분 생각은 어떤지?21세기 우리사회에 정도전과 피케티를 이렇게 불러낸 이유는 무엇일까? 새로운 대한민국호의 향방표지를 그리는데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해서다. 향후 대한민국호는 민본과 민생을 키워드로 우리사회의 심각한 리스크 중의 하나인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이에 대해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일반적으로 정권 초기에 터지는 큰 사건이나 참사는 국가의 주요정책들을 견인할 동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이 같은 상황에 처한 대한민국호가 표류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정책을 다 끌어안고 가기보다는 민본과 민생을 우선순위에 두고 끝까지 밀고 나갈 정책들만 선택해 그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모든 문제의 원인은 사람에게 있고, 모든 문제의 해결도 사람에게 있다고 하는 말을 요즘 자주 듣는다.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는 아름다운 화합의 공동체`와 `정의의 맞은편에 불의가 있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정의가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빈부격차가 해소되고, 경제적 불평등이 완화되어야만 한다. 필자가 정도전과 피케티를 호명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2014-05-19

북·러 경협 강화, 나진·하산 프로젝트, 포항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푸틴, 조선(북한) 차관 100억 달러 탕감협약 비준서 서명`, `러시아-조선이 진 빚, 한국으로 연결되는 가스관·철도선 건설용 대지 임차로 대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 `러시아·조선, 루블 결재방식 준비 착수``러시아의 소리`에서 인용한 북·러 경협 강화와 관련된 기사 제목들이다. 북·러 간의 차관 탕감협약 비준서에 따르면, 소비에트 시절 북한이 빌려간 전체 차관액 110억 달러 중 90%를 탕감하고 나머지 10%는 향후 20년간 40회에 걸쳐 러시아 대외은행계좌로 지급하기로 했다. 그리고 탕감된 재정규모를 기반으로 향후 북한은 러시아 원조 하에 보건·교육·에너지 분야에 발전을 이루기로 합의했다.또 러시아 정부는 차관해결방식으로 한국과 연결되는 가스관·철도선 건설에 필요한 대지 임차를 북한에 요구했다. 아울러 러시아와 북한은 양 국가 간 결재방식을 루블로 하고, 무역경제협력과 과학기술협력을 목표로 정기적인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북한이 신규차관과 러시아산 상품의 가격할인, 북한 수출품에 대한 심사기준 완화를 요청했다는 사실도 며칠 전에 알려졌다.그렇다면 이쯤에서 물어보자. 러시아와 북한, 양국은 왜 이렇게 경제협력 강화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일까? 러시아는 신동방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정치적으로는 동북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대북 영향력 증대를 노린다. 경제적으로는 차관 탕감협약을 매개로 북한을 움직여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종국에는 푸틴의 러시아가 관세동맹과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통해 `구소련의 경제적 공간을 복원`하려는 열망만큼이나 시베리아·극동 개척을 통한 `아시아의 에너지시장 확보`에 주력하고 있음을 읽어낼 수 있다.한편 북한은 북핵문제로 소원해진 중국대신에 러시아를 끌어들여 중국을 압박하려한다. 또 북한은 극동지역으로 노동력을 수출하는 한편, 러시아와의 물류협력도 강화해서 경제를 발전시키고자 한다. 우리입장에서는 북한이 핵과 경제발전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해결해야 할 난제`다.이 대목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차관해결방식으로, 한국과 연결되는 가스관·철도선 건설에 필요한 대지 임차를 북한에 요구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스관 부설과 철도선 건설은 경제적 의미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한반도에서 남북관계정상화와 신뢰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가스관·철도선을 건설하는데 북한 주민들의 노동력을 활용하게 되면 북한 주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일정 정도 해결해 줄 수가 있다. 이러한 민생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은 궁극적으로는 통일 기반조성이 되기 때문에 더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하산 지역을 잇는 철도 54㎞를 개량·보수하고 나진항의 항만시설을 현대화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해 나가면서 북한에 민생인프라를 구축해 준다면, 동북아시아 평화정착에도 기여할 수가 있는 것이다.포항의 경우에는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단계별로 진전돼 철도 인입로 건설 등 나진항 개발이 본격화되면, 하산과 훈춘 그리고 중국 동북3성의 물동량을 대량으로 유치해서 영일신항만의 활성화를 앞당길 수가 있다.`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단추-나진·하산 프로젝트`의 핵심인 하산은 올해 2월24일 포항시와 우호교류조약을 체결했다. 러시아 천연가스 국영기업체 ㈜가즈프롬의 LNG 공장이 설립된 하산을 통과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블라디보스토크 라인(사할린가스전~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하산~북한내륙~속초) 가스관 건설이 현실화된다면, 이곳은 각종 산업인프라 구축작업이 더 탄력을 받게 돼 나진항과 함께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우뚝 설 것이다.하산 자치군수는 포항시와 경제협력관계 강화 및 우호 증진을 위해 올해 4월10일에 다시 포항을 찾았다. 이때에도 포항시에 있는 기업체의 러시아 진출 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됐다. 이번의 북·러 경협 강화, 북·러 밀월 분위기를 업고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진전이 가시화된다면, 양 도시간의 경제협력 논의가 구체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올해 5월2일자로 새로 구성된 `포항시 국제협력민간협의회`에서도 포항시에 있는 기업체가 러시아 하산에 진출해서 각종 산업인프라 구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14-05-12

교양교육, 영혼의 혁명, 국가개조론!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교양이란 개별적 전문지식의 단순한 집합이 아니라, 내 삶을 풍성하게 해 가는 것이자 한 인간으로서 내가 누구인지 자각해 가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다음과 같이 반응할 것 같다. “웬, 뜬구름 잡는 소릴 하셔요?”우리는 부지불식간에 교양을 잡학, 상식, 박학다식, 자신의 품위를 드러내는 장식물 정도로 치부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갑자기 “교양은 일상에서의 분별능력으로 하나의 인식방법이자 존재방식이다.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선한 것과 악한 것을 분별할 줄 알고, 한 시대에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가능하지 않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한다면 놀라지 않겠는가?도정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대학장에 따르면 교양은 진리 발견과 인식에 관한 방법론이며, 인간의 창조적 능력을 상향조성하고자 할 때의 정신적 훈련과 연관된다. 그에 따르면 교양교육은 비판적 사고력의 함양,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상상력, 호기심, 이해력의 확장과 관련되고, 교양교육의 목표는 현상들 배후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드러내고, 젊은이들이 다시 새로운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국가개조를 외치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교양교육의 목표도 이제 재설정돼야만 하지 않을까? 교양교육의 목표를 `이공계 스페셜리스트'에게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옷'을 입혀 취직이 잘되게끔 도와주는 것 정도로 설정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그렇다면 21세기 대한민국호(號)의 교양교육의 목표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고, 우선적으로 무슨 일부터 해나가야만 할까? 21세기 대한민국호의 교양교육은 젊은이들이 창조적 능력을 상향조성 할 수 있는 정신적 훈련과 함께 삶의 새로운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또한 인성교육과의 연계를 통해 공동체적 감각을 지닌 인간, 협업능력과 공감능력을 지닌 인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대한민국호 구성원 모두는 시장 논리에 밀려 방치된 교양교육을 온전하게 복원시키면서,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해야만 한다. 아울러 교양-인성교육과 관련된 공동체 리더십, 사회봉사, 기초학문(인문, 역사, 문화, 예술) 등을 제대로 대접해줘야만 한다.전공학과 교수들 입장에서는 “전공교육을 통해 스페셜리스트를 만들어 취직시키기도 어려운데 교양교육을 통해 창의적 제너럴리스트까지 키워내란 말이냐?”하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 교양교육은 더 높은 차원에서 새롭게 인식돼야만 한다. 교양교육으로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인간', `삶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인간'을 길러내야만 한다. 더 큰 맥락에서 보자면 분과별 학문의 스페셜리스트를 뛰어넘는 창의적 제너럴리스트와 그러한 소양을 갖춘 사회적 리더를 양성해서 `총체적 난맥상에 빠진 대한민국호를 개조해보자는 국민적 열망'과도 맞물릴 수 있게 해야만 한다.21세기 대한민국호의 개조론은 전공교육을 통해 `스페셜리스트'를 생산해내는 것만큼이나 교양교육을 통해 `교양 있는 시민이자 창의적 제너럴리스트'를 양산해내는 일도 중요하다는 데에서 출발해야만 한다. 아울러 공동체적 감각을 지닌 인간, 구체적 보편을 지향하는 인간을 기르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정성을 쏟아야만 한다.우리의 `본래의 자아'가 부패하지 않도록 하는 `영혼의 방부제'와 함께 `영혼의 혁명'이 필요한 게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국민 개개인에게 자본의 메커니즘과 맞물려 돌아가는 자신의 탐욕을 절제할 수 있는 분별력과 삶의 올바른 방향설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도와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 개개인이 `영혼의 혁명'으로 각자 제 위치에 바로 서는 순간이야말로 대한민국호가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 될 것이다. 또한 새롭게 태어날 대한민국호에서는 자본의 메커니즘과 관련된 시장의 과도한 욕심은 제어돼야 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로의 대전환이 일어나야 한다.`영혼의 혁명'과 `사회시스템의 개조'가 동시에 일어날 때만이 대한민국호는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된 운항을 해나갈 수가 있다.

2014-04-28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포항서 부르는 `사랑의 노래`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연극은 내 인생의 전부다. 연극하는 과정이 곧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었다. 무대에서 늘 다시 태어나고 싶고, 운명 밖으로 길을 내고 싶다!”“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위기 때마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 올렸던 작품이 `결혼신청(원제 청혼)`, `사랑의 노래(원제 곰)` 등 체호프 단막극입니다!”첫 번째 인용문은 필자가 김삼일 연출가에게 “선생님에게 연극은 대체 무엇입니까?”라고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연극하는 과정이 곧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란 말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내가 추구하고 있는 앎의 세계가 나의 삶의 세계와 진정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인가?` 자문하게끔 이끈다.두 번째 인용문은 “체호프 단막극을 계속 올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라고 던진 질문에 대한 김 연출가의 답변이다. “체호프 단막극이 소극장 무대에 올리기에 안성맞춤이라서 그렇다”라는 답변을 예상했었는데, 빗나갔다. 체호프를 사랑하는 필자로서는 지난 19일 김삼일 자유소극장에서 `사랑의 노래` 첫 공연을 관람한 것, 그 사실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사랑의 노래`는 스미르노프가 포포바에게 돈을 받으러 갔다가 일어난 해프닝을 다룬 단막극이다. 체호프는 이 작품에서 19세기말 러시아 지주들의 일상사를 드러내는 한 편으로,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한 인간의 내면을 예리하게 포착해낸다. `소통과 이해를 바라는 존재들`을 탐구하기를 좋아했던 체호프는 일상적 삶의 한 국면과 상황을 묘사하면서, 인간이 가진 `양가적 감정`을 끄집어낸다. 달리 말하면 `단순함에 깃든 복잡성`으로 `인간의 본질`을 응시한다. 천생 예술가였던 체호프는 평범한 일상에 침윤된 희극적 요소, 정서적 요소, 심리적 요소를 적절하게 버무려서 독특한 `체호프식의 극`을 완성하면서 20세기 세계연극사를 다시 썼다. 김삼일 연출가는 이러한 `체호프식의 극`을 우리 상황에 맞게 새롭게 재해석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숨소리까지 들리는 소극장에서 조연배우로도 나선 김삼일의 감칠맛 나는 대사와 중저음의 매력적 목소리는 주연배우들의 신선한 연기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포항 시민 모두가 이 `아름다운 조화`를 함께 맛보았으면 좋겠다.우리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통해 `시민이 체감하는 문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아울러 각 지자체마다 `문화·예술 분야 공공기관 운영합리화 및 예술단체 경쟁력 강화 방안`을 강구하는 시대를 살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6월4일 선출될 포항시장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포항 시립극단은 객원연출가 체제와 상임연출가 체제 중에서 어떤 걸 선택하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론을 수렴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겠지만 필자가 만난 연극계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상임연출가 체제로 가야합니다. 상임연출가가 책임감을 가지고 단원들을 훈련시키고, 공연 일수를 늘려 유료관객을 확충해나가야 합니다. `찾아가는 연극`을 포함해 120일가량 유료공연을 해서 극장 가동률도 높여야 합니다. 그래야 지역 문화가 되살아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극단체제와 경영에 대한 심층진단이 우선 되어야 하겠지요. 시립예술단도 예외일 순 없지요!”필자는 한 문화계 인사와 `포항문화재단 설립`에 대해서도 이야길 나눴다. 그는 포항시가 포항문화재단을 설립해서 문화·예술 공연 기획자를 양성하고, 젊은 예술가를 육성하고, 문화·예술 인터사원을 뽑아 일자리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극장이 살아나야 지역문화·예술도 활기를 찾는 만큼 `소극장 활성화 프로그램`도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문화재단의 경우 지역에서 활동할 전문예술기획자를 양성하고, 예술경영컨설팅과 문화·예술 담론 형성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사업공모도 한다.6월4일 선출될 포항 시장은 `포항문화재단 설립`을 시작으로 해서 `소극장 살리기 운동` 등을 통해 `문화·예술 융성 시대`, `시민이 체감하는 문화의 시대`를 앞당기며 국제교류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포항에서 필자가 번역한 `갈매기`, `벚나무 동산`, `홀스토메르`가 무대에 올라가는 날도 멀지 않았으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2014-04-21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과 환동해거점도시회의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20년 동안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 3번째 방문인데 늘 새롭다. 변화하는 포항시를 벤치마킹 하고 싶고, 포항·훈춘·하산 3개 도시가 공동으로 발전하는 방안을 찾고 싶다”“우호교류의향서를 체결한 후 첫 방문이다. 물류뿐만 아니라 관광에서도 많은 교류가 있기를 희망한다. 포항·훈춘·하산 3개 도시가 3각 협력 체제를 구축해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첫 번째 인용문은 1995년 5월 15일에 자매결연을 체결한 훈춘시의 김춘산 시장의 인사말이다. 훈춘은 길림성 동남부 두만강하류에 위치하고 있다. 28만8천명 인구 중에서 조선족은 31.7%, 한족은 41%이다. 훈춘은 두만강 지역을 포함한 환동해권 및 동북아지역에서 개방형 경제권형성이 가능한 전략적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가까운 지역에 러시아와 북한의 10개 항만이 자리 잡고 있다. 2010년 완공된 창춘~지린(吉林)~훈춘 고속도로에 이어 지린~돈화~연길~도문~훈춘 간 고속철도까지 올 연말 개통되면 훈춘은 두만강 유역의 북·중·러 3국의 물류거점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될 것이다. 훈춘 금영국제화물운송대리유한공사 총경리 김송봉은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현·시의 물동량까지 훈춘에서 확보하면 훈춘~하산(자루비노)~영일만항으로 연결되는 항만물동량의 증대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훈춘·하산·포항의 3각 협력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훈춘에는 백두산으로 통하는 산악지대도 있을 뿐만 아니라 1935년에 이시우가 작사한 `눈물 젖은 두만강`의 배경인 도문과도 접하고 있어 백두산·두만강 관광코스로도 개발할 수 있다.두 번째 인용문은 올 해 2월24일에 우호교류의향서를 체결한 하산자치군의 오브치니코프 군수의 인사말이다. 하산은 러시아 연해주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시발점이자 종착지를 블라디보스토크라고 했는데, 이제는 하산이라고 수정해야만 한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단추이자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대상지역이다. 또한 하산에는 세계 에너지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국영기업체 ㈜가즈프롬 공장이 설립되면서 도로, 건물, 시설물 등 각종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라인이 산둥라인(차얀다 가스전~중국동북3성~산둥~인천~개성~평양)으로든 블라디보스토크라인(사할린가스전~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북한내륙)으로든 현실화만 된다면,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는데 중요한 카드로 활용할 수가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라인과 관련된 하산의 경우에도 각종 인프라 구축작업이 더욱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미 ㈜가즈프롬은 하산에 5천명을 수용할 여자기숙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평당 가격을 비롯한 여러 조건들이 합의돼 포스코 AC의 참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아울러 포스코 AC가 하산의 152개 지역 건물 개·보수 작업과 관광지 개발을 위한 리조트 건설에도 참여했으면 좋겠다.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한·중·러 3국간 항로 활성화 방안과 교류 활성화 협의`를 위해 한국에 온 훈춘 시장과 하산 군수 일행은 9일에 속초를 방문해 `화주, 여행사 초청 속초항 설명회`에 참석한 후, 10일에 포항에 도착해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체계 구축을 논의했다. 이러한 논의가 형식적 논의로 끝나지 않으려면 환동해거점도시회의에서 다시 만나 머리를 맞대야 한다.오는 10월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의 도문시에서 제20회 환동해거점도시회의가 열린다. 지난해 7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회원도시 간 연결되는 해륙교통로의 활성화가 도모되었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환동해거점도시 간 물적 유통 활성화를 위한 `통관 인프라 개선 협력체제`가 제대로 구축되는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었으면 좋겠다. 우선 포항·훈춘·하산 3개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노력해서 중국 2번, 러시아 2번, 한국 2번이라는 세관 통과 절차를 간소화하는 획기적 변화를 이끌어내었으면 한다.6월4일 선출되는 포항시장은 이 회의에 꼭 참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접한 훈춘과 하산을 방문해 추진되고 있는 일들을 점검한 후, 이국땅에서 수고하는 관계자들을 따뜻하게 격려해 줬으면 좋겠다.

2014-04-14

`디아스포라의 시선` 코리안 디아스포라 네트워크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어원적으로 디아스포라(Diaspora)는 그리스어 전치사 dia(영어로 over)와 동사 spero(영어로 to sow)에서 유래했다. 이산(離散), `흩어진 사람들`이란 뜻을 지닌 디아스포라는 팔레스타인을 떠나 전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관습을 지키는 유대인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고국을 떠나 살고 있는 백성`을 지칭하는 데 쓰이고 있는 이 용어를 우리나라에 적용해 보면, 재일한국인, 재중조선족, 재러고려인뿐만 아니라 탈북자, 이주노동자, 국외 입양자까지도 디아스포라에 포함시킬 수 있다. 또 `코리안 디아스포라`라고 하면 보통 구한말이후 해외로 이주한 `재외한국인`을 말한다.디아스포라의 입장에서 `자아와 세계`를 탐구한 예술에는 `디아스포라의 시선`이 녹아 있다. `자기정체성 탐구`와 결부된 이 시선은 `부유하는 삶의 형상화`로 나타나기도 하고, `시원(始原)으로의 회귀본능`으로 표출되기도 한다.포항시립미술관에서 `디아스포라의 시선`으로 포획한 예술가로는 포항 출신 재일교포 화가인 손아유를 꼽을 수 있다. 작년에 재일교포 컬렉터이자 광주시립미술관명예관장인 하정웅 선생께서 기증한 작품 1천점으로 꾸민 `Diaspora 손아유의 추상세계`전을 보며 행복한 시간을 누렸던 기억이 난다.올해에도 포항시립미술관에서는 6월29일까지 `디아스포라의 시선`으로 `하정웅 컬렉션 특선전-기도의 미술`을 연다. 전시개막식축사에서 하정웅 선생은 서투른 한국어지만 분명하게 당신의 정체성과 겹쳐지는 이우환의 작품을 언급하며 포항시민들이 그의 작품을 맘껏 향유하기를 소망했다. 그리고 당신의 컬렉션 첫 출발이 전화황의 `미륵보살`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전국시도립미술관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인 `하정웅 컬렉션 특선전`이 문화·예술교류를 통한 동서화합의 물꼬를 트는 `의미 있는 담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금방이라도 비가 흩뿌릴 것 같은 지난 3일 오후 4시, 전시개막식에 참석했다. 포항시립미술관 운영위원으로서의 의무감보다는 포항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우환과 전화황의 작품들과 월북무용가 최승희의 사진들을 만난다는 설렘이 앞섰다. 디아스포라 하정웅과 이우환의 인연 혹은 관계가 이우환의 작품 `대화`에 응축되어 있지 않나, 생각해 보기도 하고, 하정웅의 삶에서 `시원으로의 회귀본능`을 일깨우며 위로와 치유가 되었던 게 전화황의 작품들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보기도 했다. 그리고 하정웅 선생이 왜 그렇게 최승희의 존재증명에 열정적으로 매달렸는가를 `빛을 구하는 사람`과 `야외무용`을 통해 해석해 보기도 했다. 월북한 최승희가 그렇게 간구했던 `빛의 실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녀가 야외애서 두 팔을 벌린 채 지상에서 하늘로 대도약을 시도하는 것을 어떻게 `디아스포라의 시선`으로 맥락화해서 해석할 수 있을까? 아무도 없는 전시실에서 최승희와 단둘이서 `무언의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가 내게 말했다. “나만의 개성적 예술세계가 잘 드러난 `보살춤`과 고리키의 사회주의 리얼리즘 소설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조선의 어머니`가 공존하는 그것이야말로 `내 삶의 디아스포라와 민족분단`을 잘 반영하고 있지 않나요?”통일이 화두가 된 이 시대에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의 긴밀한 연계망으로 문화와 예술을 통한 동서화합과 남남통합을 우선적으로 구축해 나갔으면 좋겠다. 또 이 8개의 미술관을 거점으로 해서 남북 간 문화·예술 교류 작업도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 종국에는 이 미술관들이 `코리안 디아스포라 문화·예술 네트워크` 거점이 됐으면 한다.러시아에 있는 고려인만 보더라도 한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강인한 생명력과 근면함으로 살아남아 경제적으로 성공한 이들도 많고, 주류사회로 진출한 이들도 많다. 박근혜정부가 미래통일한국의 문화·예술·경제·외교정책에 `코리안 디아스포라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 `코리안 디아스포라`와 상시 협력하는 체계를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 그것이 `미래통일한국의 기반이자 통일이후의 큰 경쟁력`이 될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201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