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 3번째 방문인데 늘 새롭다. 변화하는 포항시를 벤치마킹 하고 싶고, 포항·훈춘·하산 3개 도시가 공동으로 발전하는 방안을 찾고 싶다”
“우호교류의향서를 체결한 후 첫 방문이다. 물류뿐만 아니라 관광에서도 많은 교류가 있기를 희망한다. 포항·훈춘·하산 3개 도시가 3각 협력 체제를 구축해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
첫 번째 인용문은 1995년 5월 15일에 자매결연을 체결한 훈춘시의 김춘산 시장의 인사말이다. 훈춘은 길림성 동남부 두만강하류에 위치하고 있다. 28만8천명 인구 중에서 조선족은 31.7%, 한족은 41%이다. 훈춘은 두만강 지역을 포함한 환동해권 및 동북아지역에서 개방형 경제권형성이 가능한 전략적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가까운 지역에 러시아와 북한의 10개 항만이 자리 잡고 있다. 2010년 완공된 창춘~지린(吉林)~훈춘 고속도로에 이어 지린~돈화~연길~도문~훈춘 간 고속철도까지 올 연말 개통되면 훈춘은 두만강 유역의 북·중·러 3국의 물류거점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될 것이다. 훈춘 금영국제화물운송대리유한공사 총경리 김송봉은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현·시의 물동량까지 훈춘에서 확보하면 훈춘~하산(자루비노)~영일만항으로 연결되는 항만물동량의 증대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훈춘·하산·포항의 3각 협력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훈춘에는 백두산으로 통하는 산악지대도 있을 뿐만 아니라 1935년에 이시우가 작사한 `눈물 젖은 두만강`의 배경인 도문과도 접하고 있어 백두산·두만강 관광코스로도 개발할 수 있다.
두 번째 인용문은 올 해 2월24일에 우호교류의향서를 체결한 하산자치군의 오브치니코프 군수의 인사말이다. 하산은 러시아 연해주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시발점이자 종착지를 블라디보스토크라고 했는데, 이제는 하산이라고 수정해야만 한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단추이자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대상지역이다. 또한 하산에는 세계 에너지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국영기업체 ㈜가즈프롬 공장이 설립되면서 도로, 건물, 시설물 등 각종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라인이 산둥라인(차얀다 가스전~중국동북3성~산둥~인천~개성~평양)으로든 블라디보스토크라인(사할린가스전~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북한내륙)으로든 현실화만 된다면,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는데 중요한 카드로 활용할 수가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라인과 관련된 하산의 경우에도 각종 인프라 구축작업이 더욱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미 ㈜가즈프롬은 하산에 5천명을 수용할 여자기숙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평당 가격을 비롯한 여러 조건들이 합의돼 포스코 A&C의 참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아울러 포스코 A&C가 하산의 152개 지역 건물 개·보수 작업과 관광지 개발을 위한 리조트 건설에도 참여했으면 좋겠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한·중·러 3국간 항로 활성화 방안과 교류 활성화 협의`를 위해 한국에 온 훈춘 시장과 하산 군수 일행은 9일에 속초를 방문해 `화주, 여행사 초청 속초항 설명회`에 참석한 후, 10일에 포항에 도착해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체계 구축을 논의했다. 이러한 논의가 형식적 논의로 끝나지 않으려면 환동해거점도시회의에서 다시 만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오는 10월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의 도문시에서 제20회 환동해거점도시회의가 열린다. 지난해 7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회원도시 간 연결되는 해륙교통로의 활성화가 도모되었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환동해거점도시 간 물적 유통 활성화를 위한 `통관 인프라 개선 협력체제`가 제대로 구축되는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었으면 좋겠다. 우선 포항·훈춘·하산 3개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노력해서 중국 2번, 러시아 2번, 한국 2번이라는 세관 통과 절차를 간소화하는 획기적 변화를 이끌어내었으면 한다.
6월4일 선출되는 포항시장은 이 회의에 꼭 참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접한 훈춘과 하산을 방문해 추진되고 있는 일들을 점검한 후, 이국땅에서 수고하는 관계자들을 따뜻하게 격려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