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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중앙亞 순방과 고려인 디아스포라 네트워크

등록일 2014-06-23 02:01 게재일 2014-06-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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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상생의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중앙아시아 37만여명의 고려인은 우리 민족의 자원이며 현지 홍보대사이다” (이광길 고려인 돕기 운동본부 회장)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21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번 순방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현해 나가는 추진력을 얻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범위가 자원 중심에서 정보기술, 섬유, 농업, 물류 등으로 확대·다원화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중앙아시아에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이 있다. 필자가 선교사의 초대로 `이식쿨 호수`도 볼 요량으로, 유학하던 페테르부르크에서 `중앙아시아의 스위스-키르기스스탄`으로 간 적이 있다. 이 키르기스스탄을 제외한 `4개의 스탄`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자원부국`이다. 중앙아시아는 하루에도 몇 번씩 모습을 바꾼다는 천산 산맥과 고원, 사막, 초원지대로 이뤄져 있다. 중앙아시아의 남부에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가 있다. 사마르칸트와 부하라는 실크로드 상에 위치한 동서무역의 중심지였다. 박 대통령이 과거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던 사마르칸트와 부하라가 있는 우즈베키스탄과의 물류 협력을 통해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토대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카자흐스탄에 가서 박 대통령은 총 19조원 규모의 전력구매계약 체결 등 3대 경협을 본격화하는 한편으로, 핵을 포기해 경제발전을 이룩한 카자흐스탄을 예로 들며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촉구하기도 했다.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4위인 `가스부국`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12조7천억원 규모의 경제 협력 틀을 구축했다.

이러한 순방 성과와 아울러 박 대통령은 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맞는 올해에 중앙아시아와 극동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고려인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37만여명의 고려인은 우리 민족의 자원이며 현지 홍보대사`라는 걸 인식하게끔 해주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23만여명의 고려인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이 고려인들의 민족문화보존을 위해 `한국문화예술의 집`을 설립할 것을 제안해서 대한민국은 지지했다. 두 나라는 `한국문화예술의 집` 건립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해 나가기로 했다. 그렇다면 10만여명의 고려인이 있는 카자흐스탄과 4만여명이 있는 기타 지역에서도 `한국문화예술의 집`을 건립할 수 있지 않을까? 러시아 우수리스크 시내에는 `고려인 문화센터`가 있는데 여기서 한국어도 배우고 우리 민요와 부채춤도 익힌다고 한다. 이러한 `고려인 문화센터`를 중앙아시아와 극동 지역에 확대해 나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한국문화예술의 집`과 `고려인 문화센터`를 통해 한류 확산과 한국어 강좌 확대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한국문화예술의 집`과 `고려인 문화센터`를 거점으로 해서 `고려인 디아스포라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앙아시아와 극동 지역에 한국인 선교사가 개척한 교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고려인 디아스포라 네트워크`와의 상시 협력체계를 준비해 나가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모든 게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구현과 연관되는 일이다.

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맞아 하바롭스크, 우수리스크,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에 거주하는 고려인 150명을 대한민국으로 초청하는 행사도 그 의미가 크다. 하지만 모국으로 귀환·이주한 고려인들이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고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정책들도 만들어져야만 할 것이다. 이들 역시 우리 민족이니까 말이다.

민심변화를 따라 잡지 못하는 여의도 정치와 정부의 국정운영방식에 안타까워하는 국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박근혜정부가 비탈길을 지나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외치(外治)든 내치(內治)든 어디에서라도 돌파구가 생겨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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