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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교육, 영혼의 혁명, 국가개조론!

등록일 2014-04-28 02:01 게재일 2014-04-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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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교양이란 개별적 전문지식의 단순한 집합이 아니라, 내 삶을 풍성하게 해 가는 것이자 한 인간으로서 내가 누구인지 자각해 가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다음과 같이 반응할 것 같다. “웬, 뜬구름 잡는 소릴 하셔요?”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교양을 잡학, 상식, 박학다식, 자신의 품위를 드러내는 장식물 정도로 치부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갑자기 “교양은 일상에서의 분별능력으로 하나의 인식방법이자 존재방식이다.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선한 것과 악한 것을 분별할 줄 알고, 한 시대에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가능하지 않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한다면 놀라지 않겠는가?

도정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대학장에 따르면 교양은 진리 발견과 인식에 관한 방법론이며, 인간의 창조적 능력을 상향조성하고자 할 때의 정신적 훈련과 연관된다. 그에 따르면 교양교육은 비판적 사고력의 함양,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상상력, 호기심, 이해력의 확장과 관련되고, 교양교육의 목표는 현상들 배후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드러내고, 젊은이들이 다시 새로운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국가개조를 외치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교양교육의 목표도 이제 재설정돼야만 하지 않을까? 교양교육의 목표를 `이공계 스페셜리스트'에게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옷'을 입혀 취직이 잘되게끔 도와주는 것 정도로 설정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21세기 대한민국호(號)의 교양교육의 목표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고, 우선적으로 무슨 일부터 해나가야만 할까? 21세기 대한민국호의 교양교육은 젊은이들이 창조적 능력을 상향조성 할 수 있는 정신적 훈련과 함께 삶의 새로운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또한 인성교육과의 연계를 통해 공동체적 감각을 지닌 인간, 협업능력과 공감능력을 지닌 인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대한민국호 구성원 모두는 시장 논리에 밀려 방치된 교양교육을 온전하게 복원시키면서,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해야만 한다. 아울러 교양-인성교육과 관련된 공동체 리더십, 사회봉사, 기초학문(인문, 역사, 문화, 예술) 등을 제대로 대접해줘야만 한다.

전공학과 교수들 입장에서는 “전공교육을 통해 스페셜리스트를 만들어 취직시키기도 어려운데 교양교육을 통해 창의적 제너럴리스트까지 키워내란 말이냐?”하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 교양교육은 더 높은 차원에서 새롭게 인식돼야만 한다. 교양교육으로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인간', `삶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인간'을 길러내야만 한다. 더 큰 맥락에서 보자면 분과별 학문의 스페셜리스트를 뛰어넘는 창의적 제너럴리스트와 그러한 소양을 갖춘 사회적 리더를 양성해서 `총체적 난맥상에 빠진 대한민국호를 개조해보자는 국민적 열망'과도 맞물릴 수 있게 해야만 한다.

21세기 대한민국호의 개조론은 전공교육을 통해 `스페셜리스트'를 생산해내는 것만큼이나 교양교육을 통해 `교양 있는 시민이자 창의적 제너럴리스트'를 양산해내는 일도 중요하다는 데에서 출발해야만 한다. 아울러 공동체적 감각을 지닌 인간, 구체적 보편을 지향하는 인간을 기르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정성을 쏟아야만 한다.

우리의 `본래의 자아'가 부패하지 않도록 하는 `영혼의 방부제'와 함께 `영혼의 혁명'이 필요한 게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국민 개개인에게 자본의 메커니즘과 맞물려 돌아가는 자신의 탐욕을 절제할 수 있는 분별력과 삶의 올바른 방향설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도와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 개개인이 `영혼의 혁명'으로 각자 제 위치에 바로 서는 순간이야말로 대한민국호가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 될 것이다. 또한 새롭게 태어날 대한민국호에서는 자본의 메커니즘과 관련된 시장의 과도한 욕심은 제어돼야 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로의 대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영혼의 혁명'과 `사회시스템의 개조'가 동시에 일어날 때만이 대한민국호는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된 운항을 해나갈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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