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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포항, 포항 스토리

등록일 2013-11-04 02:01 게재일 2013-11-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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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포항 운하 물막이 제거로 형산강 물과 동빈내항 물이 하나로 합쳐지듯이 갈등과 분노로 갈라졌던 너와 내가 화합해 `생명과 사랑의 물길`에 몸을 담게 되길 소망한다. 이제 40년 동안 막아 놓았던 동빈내항의 물길은 `영원히 푸른 생명`을 잉태하는 `생태환경의 젖줄`이 될 것이다. 아울러 동빈내항을 거쳐 송도 앞바다를 잇는 구간에 크루즈선이 오가고, 운하 곳곳에 수변공원과 수상카페, 복합리조트와 테마파크 등이 조성된다면, 포항 운하가 해양관광산업을 활성화해 지역경제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우리의 외부에는 `생명의 물길`이 흐르고, 우리의 내부에는 `사랑의 물길`이 넘쳐서, 우리 모두가 감사로 흘러넘치는 `감사도시-포항`에 살게 되기를….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올린 필자의 글이다. 2일에는 TV 조선에서 방영한 특집 `물길, 도시를 깨우다-포항운하`를 보았다. `영일만 친구`를 부른 가수 최백호가 내레이션을 맡은 이 다큐멘터리에서 죽도시장 상인 정순연(76)할머니의 `동빈내항과 죽도시장에 얽힌 이야기`가 참으로 정겹게 다가왔다. 그리고 죽도시장 뒷골목의 소머리국밥집에서의 방송인터뷰에서 중년의 사내들이 `동빈내항에서 스케이트 타던 어린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엔 `공간의 복원이 정서의 복원이자 기억의 복원`이란 걸 실감했다.

포항운하 건설은 `포항이라는 몸에 생긴 암 덩어리 적출 작업`임과 동시에 `21세기 대한민국 도시브랜드 청사진 제시`와 관련된 기획이다. 도심재생과 생태환경복원 차원에서 전문가들의 고견이 많이 소개되었기에 조심스럽지만 의견을 좀 보태고자 한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어벤저스 같은 캐릭터를 소유해 판권대여로 성공한 마블 스튜디오 사례를 변용해 `S·T·O·R·Y로 만드는 포항 스토리`를 전하련다.

`생명창조 프로젝트-포항운하 건설`이 `21세기 대한민국 도시브랜드 청사진 제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그 공간에다 포항의 핵심가치들과 신성장경제동력들이 섞이도록 하자(Scramble). 유무형의 것들을 섞어서 새롭게 조합하는 과정에서 연결성과 연속성도 확보되고 시너지 효과도 창출될 것이다. 아주 쉬운 예로 송도 백사장을 복구하는 일과 운하 주변지역을 정비하는 일은 해양관광산업을 활성화해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일과 연결될 수 있다.

두 번째, 포항운하 공간을 창조적으로 변형하자(Transform). `북방의 베네치아-상트페테르부르크`는 베네치아를 러시아식으로 창조적으로 변형해 미항으로 다시 태어났다. 세계적 미항들의 형성과 발전 사례를 참조하면서 포항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도록 공간을 변형하고 지속적으로 변용해 나가자.

세 번째, 포항운하 공간을 통해 과거·현재·미래가 겹쳐지고 포개지도록 하자(Overlap). 공간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기억이 겹쳐지고, 그 기억이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미래도 만들어진다. `오래된 미래의 형성과 제도화`를 위해 포항시민 모두가 자주 함께 기억을 쌓도록 유도하자. 축제나 의례 그리고 상징물을 통한 기념행위를 통해 기억을 함께 공유하면서 전통을 만들어나가자. 그래서 에릭 홉스봄이 말하는 `만들어진 전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자.

네 번째, 포항운하 공간을`현실의 공간-삶의 터전`이 되게 하자(Reality). 4계절 내내 포항운하와 그 주변 그리고 죽도시장에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게 해야 한다. 정순연 할머니와 같은 분들이 기운이 생동하는 삶을 살도록 하자. 운하 곳곳에 수변공원과 수상카페, 복합리조트와 테마파크 등이 조성돼 젊은이들이 그렇게 간절히 바라는 일자리도 마련해 줘야 한다.

다섯 번째, 포항운하 공간을 통해 포항의 정체성과 `나와 너`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도록 하자(Yourself). 아울러 관광객에게도 포항시민에게도 공간의 복원, 정서의 복원,그리고 기억의 복원이 현재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자리매김 되어야 하는가, 왜 의미를 가지는가, 한 번 쯤 숙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포항에 `인문의 마음`이 풍성하게 자라났으면 한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10대 도시였던 군산의 쇠락 과정을 교훈으로 삼아서 우리 모두가 `S·T·O·R·Y로 만들어가는 포항의 네버엔딩 스토리`의 기획자가 됐으면 좋겠다. 작가이자 주인공이 됐으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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