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일류 기업 삼성을 만든 이건희 경영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삼성 웨이(SAMSUNG WAY)`에서는 지난 20년 동안의 삼성식 경영을 `삼성 웨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삼성 웨이의 핵심을 1) 대규모조직의 신속한 의사 결정 2) 다각화와 전문화의 조화 3) 치밀한 일본식 경영과 효율적 미국식 경영의 결합이라고 했다.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요소들을 창조적으로 결합한 `삼성식 경영의 3대 패러독스`가 이건희 회장의 비전 리더십, 통찰 리더십과 만나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게 이 저서의 주요 골자다.
포스코는 전(全) 계열사 임직원들이 급여 1%를 기부해 5년 동안 200억 규모의 `포스코 1% 나눔 재단(가칭)`을 설립하기로 했다. 포스코가 나서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사회 공헌 활동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글로벌 인재의 양성 △다문화가족지원 △지역사회 자립지원 △지구환경보호 △전통문화유산보전 등이 있다. `웨이(Way)`가 한 기업이 자신의 기업의 독특한 경영방식으로 장기간에 걸쳐 높은 성과를 낼 때 그들의 경영방식을 지칭하는 용어라고 할 때 포스코가 1% 나눔 운동을 통해 봉사·감사·나눔의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는 한편으로 기업경영도 성공적으로 해 나간다면 `포스코 웨이(POSCO WAY)`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포항 웨이(POHANG WAY)`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한 마디로 말하자면 `삼성 웨이`와 `포스코 웨이`의 특질을 변증법적으로 결합하고 창조적으로 융합해서 만들어진다. 포항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미래의 성장 엔진을 돌리는 양축에다 `2개의 웨이`를 배치해 포항을 발전시키자는 염원에서 필자가 만들어낸 용어가 바로 `포항 웨이`인 것이다.
포항시는 경북매일의 기획시리즈 `포항의 미래, 해법을 찾는다`와 필자의 칼럼들(신성장 동력을 찾은 포항의 미래상 I, II)을 참조해서 향후 50년 먹거리 개발을 위한 `미래지향적 어젠다 세팅`을 신속하게 해주었으면 한다. 예를 들면 `북극항로 선점 및 환동해 허브 항만 도약`, `철강 산업구조 재편을 통한 신소재, 신재생에너지 개발`, `첨단과학 인프라를 활용한 가속기 사업 의 상용화`, `해양관광산업 활성화` 등의 어젠다를 설정해서 포항 경제의 미래 청사진과 희망의 메시지를 충분히 알릴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다각화와 전문화에 기반한 산업구조 재편을 어젠다에 반영함과 동시에 공개·공유하는 과정을 거친 후, 어젠다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전략까지 수립해보면 어떨까? 지역민 모두가 위기의식을 서로 공유하는 만큼 어젠다 설정과 전파에 많은 사람들이 힘을 보탤 것이다. 또한 포항시가 비전과 통찰력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각론까지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각계의 전문가들이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포스코 1% 나눔 재단(가칭)`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사회 공헌 활동을 추진하는 일들 중에서 △글로벌 인재의 양성 △다문화가족지원 △지역사회 자립지원의 경우 민관(民官)이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포스코 웨이`와 `포항 웨이`가 정교하게 다듬어질 수 있을 것이다.
경제민주화, 복지확대, 고용이 있는 성장, 창조경제를 통해 국민행복에 도달하려는 `근혜노믹스`가 정권 초반기, 그에 부합하는 `경제 어젠다 세팅`에 실패한 건지 안보·국방·정치 어젠다 때문에 경제 어젠다가 백스텝을 밟고 있는 건지 좀 헷갈린다. 그 와중에 세제개편안 문제까지 불거졌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는 “기본적으로 증세 없는 복지는 말이 안 된다”고 일갈하지만 야당은 이 문제를 국면전환용으로 십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포항 경제 운영도 포항 남·울릉 국회의원 재선거와 같은 지역 정치권의 지각 변동과 한국정치의 변함없는 좌정관천(坐井觀天)과 맞물려서 좌고우면(左顧右眄)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비전과 통찰의 리더십이 더욱 더 절실하게 요구될 것이다. 포항시가`삼성 웨이`와 `포스코 웨이`를 창조적으로 결합한 `포항 웨이`를 통해서, 가까운 미래에 예상되는 국내외적 어려움을 지혜롭게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