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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구늘리기 기여할 농지임대 수탁사업

박영규한국농어촌공사 문경지사장얼마 전에 어르신 한 분이 씩씩거리면서 사무실에 오셨다. 작년에 서울 아들에게 농지를 증여해 주었고, 농사는 본인이 경작하고 있는데 쌀소득보전직불 등 보조금수령 기타 이유로 농지원부에 등재를 하려는데, 임대차계약서가 있어야 된다고 했다. 담당 직원이 어르신은 서울 아들에게 증여해 소유자가 직접 영농할 수 없으므로, 이는 `농지법 시행이후(1996.01.01) 영농을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는 소유자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하지만 부득이한 사정에 의해 일시적으로 농사를 짓지 못할 경우에는 농지은행에 맡겨야 한다`고 설명하니, 그래도 이 농지는 본인 것이라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또 지난달 과수원 3만㎡를 20년 동안 소유한 부재지주가 사업자금이 급하게 필요해 과수전업농에게 매도하려 했으나, 본인이 자경하지 않아 양도소득세가 중과세된다고 해 매도하지 못했다.첫째 경우 공사는 임대수탁계약을 통하여 8촌이내 친척이므로 사용대료 10만원 수납하면 되고, 농지소유자가 타인인 경우는 8~12% 수탁수수료가 적용된다. 정부에서는 매년 농지이용실태를 조사해 농지소유자가 자경하지 않는 농지에 대해 처분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매년 공시지가의 2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처분할 때까지 매년 부과한다. 반면 농지은행에 임대 위탁하면 위탁하는 기간동안 농지처분 의무가 면제되며, 2008년 개정된 소득세법 시행령에 의하면 농지은행에 8년간 임대 위탁할 경우 비록 자경요건을 갖추지 못하더라도 비사업용 토지에서 제외되어 일반세율(양도소득세 6~35%)적용받아 양도소득세 절감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다.둘째 경우 진작 이런 제도를 홍보하지 않아서 소유자가 농지를 매도해 양도소득세를 절감할 수 없었고, 과원전업농은 지원받을 수 없어 안타까워 했다. 두가지 케이스는 농지임대수탁사업이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경우로 실제로는 이 사업이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사업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우리 지역 인구늘리기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우리 지역은 사과, 오미자 등 특작이 다른 지역보다 발달했고, 또한 자연환경이 우수해 귀농하고 싶은 사람들이 가장 귀농하고 싶어하는 지역이다.농촌 인구 고령화로 비농가의 농지 취득이 많아지고, 경작않고 방치함으로 농촌의 아름다움도 점차 황폐해 가고 있으며, 경작 면적 축소로 기존 농업인의 소득도 감소한다. 그런데 귀농하고 싶어도 농사를 지을 농지가 없어 귀농을 포기하는 사례를 간혹 보곤한다. 이에 농사를 짓지않는 사람들이 농지를 매입 후 경작않고 방치하는 농지에 대해 농지법 제6조 1항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하며, 동법 제10조 1항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 이내에 해당 농지를 처분해야 하며, 동법 제10조 1항 5-3호 소유한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에 지체 없이 위탁하면 처분하지 않도록 돼있다.이에 이들이 취득한 농지를 농업인과 귀농인에게 임대수탁을 함으로 농업인에게는 농가소득증대, 안정적 영농기반확보, 보조금확보 귀농자에게는 삶의 터전 제공, 농지소유자에게는 농지처분않고 계속 보유, 안정적인 농지관리, 양도소득세 절감(농지은행에 8년 이상 임대위탁 시 일반세율(6~36%)적용, 농지은행에 미위탁시 60% 중과세 적용) 등의 혜택이 주어지고, 부가적으로 우리 지역 농촌의 아름다움도 유지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이와같이 농지법과 농지임대수탁을 조화롭게 추진함으로 기존 농업인의 소득보장으로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귀농자에게도 농업기반을 제공할 수 있음으로 농촌인구 늘리기에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11-09-0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맑은 물 공급에 최선

윤용배K-water 경북지역본부 수질관리팀장올해는 유난히 일찍 시작된 장마, 폭염 그리고 가을장마 등 이상 기후변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5월부터 집중강우와 함께 시작된 장마는 1981년 이후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됐고, 6월 태풍 `메아리`는 1963년 태풍 `셀리`이후 48년 만에 이례적으로 전국을 강타했다. 8월 초에 발생한 9호 태풍 `무이파`도 강풍과 많은 비를 동반했으며, 이후 국지적 집중 강우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6월부터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올여름의 이러한 현상은 산업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얼마나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수자원과 먹는 물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이같은 기상이변에 대한 대처는 매우 중요하다.K-water 경북지역본부에서는 다목적댐 2개, 용수댐 4개를 운영·관리하고 있고 이 중 대구, 경산, 영천, 포항지역에 공급하는 주요 상수원 댐은 운문댐, 영천댐, 안계댐 이다. 5월부터 7월까지의 강우량은 운문댐 703㎜, 영천댐 648㎜, 안계댐 476㎜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여 평균 63%가 증가한 양이다. 상수원 상류의 집중강우로 부유물의 유입과 함께 질소(N), 인(P) 등 다량의 영양염류가 일시적으로 댐으로 유입되어 호수내 조류(藻類, algae)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올해 경북지역에서 조류 경보제 현황으로는 영천댐이 6월23일부터 36일간, 운문댐은 7월28일부터 16일간 조류 주의보가 발령됐으나, 관계기관의 다각적인 대응으로 현재는 주요 용수댐 모두 조류 주의보가 해제된 상태다.K-water 경북지역본부에서는 오는 27일 개막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조류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주의보 발령 이전부터 호소 및 유역 대책, 정수처리공정 강화 및 관계기관 협력체계 구축 등 세분화된 대책을 수립했다. 호소 내 대책으로는 수심별 조류조사를 주 1회 실시하고, 수중폭기기를 상시 가동하고 있다. 조류 농도가 낮은 수심에서 취수하거나 필요하면 취수원을 변경 운영했으며 조류 제거를 위하여 황토 및 응집제를 주 2회 이상 살포했다. 댐 주변 유역에서는 물감 시원을 활용해 행락객 또는 낚시꾼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오염행위를 감시하고 오염물질을 수거했다. 댐 상류 오염원 관리 강화를 위하여 5월 초 댐 상류에 있는 탁수와 부유물 오염원 68개 지점에 대해 관계기관 사전 합동점검을 했다. 정수장에서 효율적인 수처리를 위해 활성탄 투입, 소독공정 강화를 비롯하여 지자체 정수장 기술지원 등을 실시했다. 또한, 조류대책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K-water 수질검사소에서는 신속한 검사업무와 정수처리공정 및 황토 살포 효과 등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이러한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대처로 영천댐 조류 주의보는 확대되지 않고 확산을 막을 수 있었고, 운문댐에 발령된 조류 주의보는 단기간에 해제할 수 있었다. 일부 조류가 정수장에 유입되더라도 정수처리 공정의 강화와 단계별 모니터링으로 시민에게 맑고 깨끗한 수돗물을 항상 공급하고 있다.특히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에 선수와 임원 그리고 대구를 찾는 모든 분들이 안심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맑은 물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모두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상수원 보호와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감시자가 되어 지구촌에서 한국을 물관리 선진국임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2011-08-26

KTX는 낙뢰도 걱정없는 최첨단 안전시스템 자랑

정현우 코레일 대구본부 차량처장중국의 고속열차가 지난달 23일 낙뢰에 맞아 멈춰섰다. 이어 뒤따라오던 고속열차가 멈춰 있던 고속열차를 추돌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우리나라 고속열차 KTX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우리나라의 모든 고속 및 일반 열차는 동력차의 지붕에 고용량의 피뢰기가 설치되어 낙뢰을 맞더라도 레일을 통해 지면으로 흘러가게 되어 있어 안전하다.특히 고속열차 KTX는 이러한 낙뢰뿐 아니라 여러 불안전요인 에서도 이중삼중의 안전시스템으로 육상교통수단 중 가장 완벽한 시스템이다.KTX는 1천500m 간격으로 선행열차에 따라 구간별 운행속도가 자동으로 설정되며 열차가 있는 구간에는 정지신호가 현시되어 다른 열차의 진입이 불가능하다.만약 기장이 이를 무시하고 진입하는 경우 열차자동제어장치가 동작해 자동으로 비상 정차를 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열차의 추돌이나 충돌 사고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아울러 구간별 설정된 운행속도를 초과해 운행하는 경우에도 자동으로 비상정차를 한다.KTX는 열차가 운행 중 멈추거나 인접선로에 지장물이 있는 경우 기장이 열차방호장치를 동작하여 반경 2~4km 이내에 있는 모든 열차를 정지시켜 열차의 안전을 확보하게 된다.이밖에도 기장이 갑작스런 신체 이상이 생겼을 경우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열차를 멈추게하는 운전자감시장치, 열차 내 안전을 위협하는 열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감지하는 열감지장치 등이 있다.KTX에는 이러한 안전시스템 외에도 선로 위 끌림물체감지장치, 낙석이나 토사와 같은 지장물 검지장치(고속선 구간 135곳 설치), 지진검지장치(35곳 설치), 외부 장애물들이 고속선에 진입하는 것을 24시간 감시하는 영상감시장치, 적설량·강우량·풍속 등을 측정하는 기상검지장치, 차축의 파손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차축온도검지장치, 여름철 레일온도가 급상승해 발생할 수 있는 탈선사고를 예방하는 레일온도검지장치, 전차선의 전기 공급을 상시 통제하는 전철전력원격제어장치 등이 있어 철도 시설물에 설치된 각종 안전시스템들과 유기적으로 작동해 열차의 안전운행을 지켜준다.우리나라의 고속열차 KTX는 대륙을 횡단하는 타국의 고속열차와는 차별화되어진다.우리나라의 지형상 유독 교량과 터널이 많아 운행상의 장애요인이 많다. 하지만, 우리 코레일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중삼중의 안전시스템과 더불어 `안전코레일 100대 실행과제`를 선정해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항공수준의 안전관리체계 만큼 고도화할 예정이다.안전은 철도가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최상의 서비스이다.우리 코레일 대구본부 차량분야 전 직원은 이번 중국 철도사고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어떠한 경우에도 열차가 안전하게 운행 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할 것이다.

2011-08-16

다시 주목 받는 `GMS`

조대현포스코경영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위원최근 인도차이나 반도에 위치한 GMS (Greater Mekong Subregion)가 부상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GMS는 메콩강을 따라 위치한 국가간의 지역협력체로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과 중국의 윈난성이 속해있다.중국을 제외한 GMS 5개국의 경제규모는 지난 10년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은 2001년 1,600억 달러에서 작년에는 4,470억 달러로 연평균 7% 넘게 성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향후에도 5% 이상의 견조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임금이 급상승하고 있는 중국을 대신할 세계의 공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동집약적 경공업을 중심으로 중국에 있던 공장이 베트남과 미얀마, 라오스 등으로 이전 중이다.풍부한 자원도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태국은 고무생산과 쌀 수출 세계 1위이며, 베트남은 쌀 수출 세계 2위, 그리고 커피 생산 세계 2위국이다. 미얀마는 천연가스와 티크, 루비로 유명하며, `아시아의 진주`로도 불린다. 그리고 풍부한 수력발전 잠재력으로 `아시아의 발전기`로도 불리는 라오스는 금, 구리, 아연 및 희귀광물이 다양하게 매장되어 있어 인근 국가의 자원투자 대상이 될 전망이다.GMS의 역내 인구는 3억 3천만 명이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13억 명, 인도 12억 명, 동남아시아 6억 명을 합하면 30억 이상의 거대 시장이 되고, 이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가 바로 GMS 지역인 것이다. GMS 국가들은 1992년부터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지원과 역내 국가 그리고 중국과 일본 등의 공적개발자금 등을 활용한 GMS 개발프로그램을 시작하여 교통, 에너지, 통신, 환경, 무역, 민간투자 등 9개 분야에 대한 공동개발을 통해 역내 연계와 통합을 도모하고 있다.특히 1998년에 채택된 경제회랑(Economic Corridor) 구상은 역내 국가간 경제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구체화한 것이다. 산과 밀림, 강으로 막혀 교류가 제한되어 있는 GMS 국가들을 도로와 철도로 연결해 개발하자는 취지에서 교통인프라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2015년이면 도로 연결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세관 절차 등 선진 물류 시스템을 구축(3단계)하고 최종적으로 민간투자 촉진과 국경지역 경제특구 설치까지 5단계로 나누어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안에 3단계에 돌입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대륙세력인 중국은 GMS 지역을 바다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해 남진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쿤밍과 난닝에서 미얀마 짜욱퓨,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를 연결하는 남북경제회랑, 북서경제회랑, 중앙경제회랑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 사업은 쿤밍과 미얀마 짜욱퓨간의 도로와 철도, 송유관과 가스관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이다. 중동수입 석유의 80% 이상을 말레카 해협을 통하여 수송하고 있으나 이를 미얀마 라인으로 들여와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일본은 베트남 해안지역의 동부회랑과 인도차이나 반도의 동서를 횡단하는 동서경제회랑 및 남부경제회랑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 `아시아종합개발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이들 경제회랑을 중심으로 총 22곳의 인프라 정비 프로젝트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견제와 역내 영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GMS 개발 프로그램은 아세안 신흥개도국들이 국가를 넘어 연계통합을 하여 주변 강대국에 주체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과 일본도 국가 차원에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중국자금, 중국기업, 중국설비, 중국인력이 모두 들어가는 방식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세안에 최우선 관심을 두고 `올 재팬`의 기치하에 민관협력 방식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다.한국 정부도 다양한 지원체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은 한계가 있다. 중국, 일본과 경쟁하려면 기업들은 국가 중심의 전략을 넘어 권역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민관 협력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2011-08-05

해병대를 사랑하고 믿습니다

김유복포항뿌리회 부회장최근 해병대 영내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으로 사기가 땅에 떨어진 것 같은 분위기 때문에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침통함이 우리 지역에도 흐른다.50여 년 넘게 지역과 함께하는 `해병의 산실(産室)` 포항으로써는 다른 어느지역 보다도 더 우울할 수 밖에 없다.더욱이 지난겨울 폭설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우리 지역에서는 그나마 해병대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눈에 갇힌 자신들의 부대를 두고 아수라장이 된 지역의 눈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달려 나와 낮밤을 가리지 않고 제설작업에 나선 해병 장병들의 든든한 모습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60여년 만의 폭설로 초토화 된 우리 지역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은 바로 우리의 튼튼한 버팀목, 해병대가 있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지역을 위하고 나라를 위해 최전방에서 불철주야 땀 흘리는 장병들 노고 덕분에 우리들이 편히 지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혹자는 나약해진 병사들과 가혹하리만큼 나쁜 병영문화 때문이라고 매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필자가 아는 해병대는 언제나 우리 곁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며 든든한 동반자일 뿐 거기에는 `기수열외`, `작업열외`,`구타` 라는 말이 어울릴 수 없는 청정지역(淸淨地域) 그 자체다.지난 연평도 포격에서 보여준 `귀신 잡는 해병`의 임전무퇴(臨戰無退)는 전 국민을 감동시키고도 남았다. 불타는 철모를 쓴 채 포사격을 하던 해병 병사의 모습에 우리는 감동했고 `작지만 강한 군대`를 표방한 해병대의 조국수호 의지에 박수를 보냈다. 해병대가 좋아 스스로 지원 입대한 탤런트 현빈의 예(例) 뿐만 아니라 전국의 장정들이 선망하는 군대, 해병대가 무너져서야 되겠는가. 이 나라 이 땅에서 가장 강력한 결집력을 보이는 `해병전우회`를 우리는 기억한다. 필자의 주변에는 온통 해병대 뿐인 것 같다. 선·후배, 친구 심지어는 자식놈 까지 해병대 출신이니 타군을 나온 필자는 주눅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해병대가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다.지난 4월 우리 포항뿌리회에서 안보현장 체험 행사의 일환으로 천안함 견학과 해병대사령부 방문을 한 적이 있었다. 지역 원로 선배님들 몇 분을 모시고 80여 회원들이 함께 한 그 행사에서 우리는 또 한번 `무적해병(無敵海兵)`의 실체를 실감하고 돌아왔다. 비록 연이어 터진 사건이 해병대 내에서 일어난 일이라 누구도 섣불리 판단할 사항은 아니지만 우리는 대승적(大乘的) 차원에서 해병대를 이해하고 껴안아야 하지 않을까.국민의 재산과 안녕을 위해 기꺼이 밀알이 되고자 `정의, 자유를 위하여` 라는 슬로건에 뭉친 국민의 군대, 해병대를 사랑하고 믿어야 한다.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의 해병 장병들이 따가운 질시(嫉視)의 눈총에서 벗어나 `조국수호` 라는 기치아래 하나 되는 모습으로 뭉치도록 도와주고 보살펴 주어야 함이다. 잘못된 병영문화는 군대만의 책임이 아니다.사회 전반에 걸친 악습과 방종, 무관심, 지독한 이기주의 등 정신적 해이가 복합된 사회적 환경이 원인일 수도 있다.`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씻기지 않는 명언이 해병 출신들의 마음의 고향이듯 우리지역에 없어서는 안 될 해병대를 우리가 보듬고 지켜주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는 해병대를 사랑하고 믿습니다”“해병 장병여러분 힘내세요, 파이팅!!”

2011-07-18

한방울의 물, 한톨의 쌀, 그 의미를 되새기며

강경학한국농어촌공사 의성군위지사장안계평야, 그 너른 들녘이 모내기를 끝내고 물을 한껏 머금은 채 햇빛에 반사 되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올 봄까지 잦은 강우로 예년과 달리 큰 물걱정 없이 무난히 모내기가 마무리 되고 있다. 몇 차례 예상되는 풍수해만 잘 극복한다면 올 해도 풍년농사가 기대된다.작물의 요수량(要水量)이란 용어가 있다. 작물이 건물 1g을 생산하는데 소비된 수분량(g)을 뜻한다. 요수량은 작물의 종류, 생육단계, 환경에 따라 달라지지만 벼는 대략 211~300g, 보리는 170~188g, 고구마 248~264g, 옥수수는 94g 정도가 필요하다. 벼 1g을 생산하는데 200~300배 정도의 물을 필요로 하다는 뜻이다.농사에 있어서 물의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세상에서 가장 보기 좋은 것이 내 논에 물 들어가는 모습하고, 내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모습`이라는 속담이 생겼을까. 그렇다보니 `물꼬싸움`, `삽자루싸움`이라 하여 종종 싸움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한자어가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닐 것이다.경쟁을 뜻하는 라이벌(rival)은 강을 의미하는 영어의 river와 같은 뿌리에서 생긴말이다. 라틴어 리발에서 나온 것으로 `강가의 주민`이 원래의 뜻이라고 한다. 같은 강을 끼고 고기를 잡고 논밭에 물을 대면서 서로 경쟁하거나 충돌한 때문이다. 물 때문에 다투는 일은 동서고금을 구분하지 않는 모양이다.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최근에 `농업관측`에서 2011 양곡연도의 1인당 1일 쌀 평균 소비량이 195.2~196.4g으로 전년보다 1.6~2.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를 연간 쌀소비량으로 환산하면 1인당 71.2~71.6kg에 해당된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양곡연도 기준 2009년 74.0kg, 2010년 72.8kg이었다.정부의 쌀소비 권장정책에도 쌀 소비량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쌀의 계량단위중 섬(석)은 벼 2가마니(쌀 144kg)분량을 가리킨다. 장정 한 사람이 짊어질 수 있는 최대용량 또는 1년간 먹는 양이다. 1섬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은 딱 절반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빵이나 아침식사용 간편식품 소비 증가, 다이어트등 건강상의 이유로 결식, 소식하는 인구의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된다.쌀은 국민 식생활에서 칼로리 공급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주식이며, 농업소득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품목으로서 쌀 생산 및 가격정책이 농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간소화 경향에 따라 쌀 소비 감소 추세는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쌀 소비량 감소로 깊어지는 농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한다면 쌀 소비를 권장하는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외식수요 확대에 부응해 한식메뉴·제품을 개발, 보급하고 식사 습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학교급식의 경우 정부지원 양곡의 품질을 더 높이고, 밥을 주식으로 하는 식단 확대를 위한 지원·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쌀 소비 확대에 매우 중요한 아침식사 개선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캠페인과 먹기편한 아침 대용식 개발, 간편한 아침 식단 보급등이 필요 할 것이다. 아침밥이 학생들의 공부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두뇌의 인지 능력을 향상시켜 학업 수행 능력에 긍적적 효과를 줌으로써 성적 향상에 기여 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이미 여럿 나온바도 있다.쌀을 뜻하는 한자어 미(米)는 쌀이 생산되기까지 농부의 손길이 여든 여덟 번(八十八)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도 들판에는 뜨거운 초여름의 햇빛을 받으며 모가 힘차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2011-06-23

어업정보통신의 선진화

정보통신 산업은 차세대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어 갈 미래 대표산업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많은 사례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것이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의 경우다. 컴퓨터 기능은 물론 소셜네트워크까지 전 세계의 사회·경제·문화·정치 등 관심부분에 대한 공유가 가능해 출시 전 상상을 넘어 `정보통신의 끝은 어디일까?`하는 기대치를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면 우리 연근해어업의 정보통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아직도 대부분 단파무선기로 여타 전파장애 잡음을 벗 삼아 목청을 키우고 있다. 목청을 키운다는 뜻은 대체적으로 어민들의 목소리가 큰 편인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무전 교신할 때 큰 소리로 해야 여러 사람이 교신하는 잡음속에서 그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에 고래고래 고함질러 생긴 자연스런 현상인 반면 휴대전화기는 남에게 피해 줄까봐 `속삭임 기능`까지 있는데 말이다.어선이 출항하면 어선 규모나 조업 해역에 따라 하루 최소 1~3회 선장이 자선의 위치를 수협중앙회어업정보통신국에 보고한다. 어업정보통신국은 선장의 육성교신을 통해 어민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민원을 해결하면서 바다와 육지를 잇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육성교신이 필요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위치보고 업무를 자동화 할 수 없을까? 답은 `가능` 이다. 휴대전화기를 소지하고 켜져만 있으면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개인의 위치를 알 수 있듯 어선마다 `자동위치 발신기` 장착을 의무화해 위치보고를 자동화 할 수 있다. 자동위치 발신으로 다른 어선의 위치보고가 끝날 때까지 대기할 필요가 없으며, 실시간 위치 전송이 됨으로서 안전사고시 신속대응이 가능해 어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통계정확도 향상·기상정보제공을 통한 안전조업·불법어업 예방은 물론 가끔 위치보고를 못하거나 놓치면 조난당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로 관계자 모두 밤새 초비상일 경우도 없을 것이다. 위성을 이용하면 광역수신 가능하나 유지비용이 발생되므로 연근해 어선에 맞는 맞춤형 위치 발신단말기를 갖추면 된다. 자동위치 발신기 장착의무화에 대해 자선(自船)의 위치 노출로 어업 노하우가 공개될까봐 일부 어업인은 반대하나, 오랜 경험으로 봤을 때 어업별·시기별 조업수역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되며, 절감된 시간에 레이더를 통해 주변 항해선박들의 동향을 파악해 충돌사고 예방이 가능하고 신선도가 생명인 수산물 신속처리에 노동력을 보탬으로서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덧붙이자면 통신기까지 디지털화해야 한다. 무선통신기의 역할은 직접 송·수신을 통한 의사전달이 명확한 이점이 있어 기본장비로 비치하고 추가 장비로 스마트한 디지털 통신기를 갖춰야 한다. 단파무전기는 제3자 청취가 가능해 정보유출이 되므로 반드시 새로운 쌍방향 통신장비를 도입해서 비밀을 보장해주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다. 통신과정에서의 정보유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부호화 또는 암호화한 메뉴얼에 따라 어종·어획량·크기 등을 분류해 어업정보통신국에 문자·메일로 전송하면 관계 당국은 취합한 정보를 활용해 정책수립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책은 정확한 통계에 기초해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잘못된 통계에 의해 수립된 정책의 실패는 고스란히 어업인에게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지와 예산이다. 언제까지 전근대적인 통신수단으로 어업생산에 임할 것인가? 바다의 날에 즈음해 선진 디지털 어업으로의 획기적 도약을 다시한번 기대해 본다.

2011-06-01

수변공간 개발은 환경친화적으로

김병호K-water 강문화전문위원4대강살리기 사업이 올해말이면 주요공정이 거의 마무리 된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은 예전의 모습과 전혀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친수공간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을 가로 지르는 국토의 대동맥인 낙동강은 4대강사업의 핵심으로 지역민들이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그래서 정부와 광역자치단체는 물론 기초단체들까지 다퉈 낙동강살리기사업 이후 강중심의 경제 문화권 구축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경북도는 최근 `낙동강연안 그랜드 마스트플랜` 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낙동강 나루터 주막터 복원등 6가지 포스트 낙동강 사업안을 제시했다. 국토부도 지난 4월19일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연내 4대강 주변에 친수구역 시범사업지구를 몇군데 지정할 계획이다. 친수구역 사업은 강변에 호텔, 마리나 리조트, 골프장, 주거공간이 포함된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후보지로는 입지조건이 좋고 투자효과가 큰곳으로 낙동강 유역은 강정보, 달성보 부근이 거론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올해 하반기 부터 2015년까지 1천675억원을 들여 4대 강변 36개지역에 친환경 복합 문화관광 및 레저스포츠 인프라를 조성키로 했다. 안동 상주 구미 고령 대구를 잇는 낙동강 신나루문화 및 레저스포츠지대가 만들어 진다.낙동강 중심의 새로운 강문화·경제권이 구축되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이때문에 낙동강 살리기 사업은 대구·경북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강주변 지역의 가치가 크게 높아진다. 그런데 정비된 강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우리가 무수히 경험했던 무분별한 개발과 토지투기로 모처럼 살려낸 강을 다시 망가뜨릴 위험이 없지 않다. 이 사업이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국토의 쾌적성을 높이기 위한것이 목적이라면 강주변지역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개발이 절실하다. 다행히 지난해말 국회를 통과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친수법)`의 시행령이 마련되고 `친수구역 조성지침`도 올상반기중 확정할 방침 이어서 조화로운 개발이 기대된다.일각에서는 친수법이 난개발을 부추기고 수질오염을 가속화 시킨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친수구역 규모를 적정화하고 오염 총량관리등 친수법 적용을 엄격히 하면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 제정될 시행령이나 지침등도 이같은 견해에 대한 보완이 충분히 고려돼야 할것이다. 강주변의 가치상승으로 인한 개발이익이 기존의 법체계에서는 75%이상 토지 소유주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친수법은 개발이익의 90%를 공공부문에서 환수해 하천공사나 유지관리애 재투자 하도록 했다.과거의 하천개발이 경제논리에 따른 일률적이고 획일적인 개발이었다면 새로운 친수법에 의한 친수구역 조성사업은 하천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살려 생태, 문화공간을 재창조하는 친환경적인 개발이어야 한다. 우리보다 앞서 강을 가꾼 나라들은 수변공간의 쾌적성을 활용해 친수구역을 관광 레저 업무 주거 등 다양한 용도로 개발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수변의 랜드마크로 관광자원화 하고 있다. 1960년대 정비한 미국의 샌안토니오강, 1970년대말 예술공간으로 재개발된 독일 라인강 중하류의 뒤셀도르프미디어하펜, 1980년대 재생한 영국 템즈강 연안 신도시 런던 도크랜드, 그리고 일본 기타규슈시의 무라사키강, 도쿄 리버시티21 등이 모두 환경친화적으로 강을 살려낸 사례다.우리의 강이 수질과 환경보전을 전제로 지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잘 개발되면 세계의 어느 강보다 더 멋질 것이다. 수변공간은 삶의 터전이며 지역발젼을 선도할 기회의 땅이 될수 있다. 수없이 되풀이 되던 재해로 인간과 자연이 함께 상처받던 시절은 끝이났다. 낙동강은 이제 그저 물이 흐르는 강에서 사람이 함께 노니는 강으로, 그리고 생산적인 자원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2011-05-17

축제에 대한 예의

이정옥포항시 축제위원장우린 축제에 대해 상당한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있다. 열심히 일해 돈 벌어도 살기 빠듯한 세상에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 축제라는 편견. 소모적이고, 낭비적이며, 일회성에 그치는 행사에 지나치게 많은 인원들이 동원되고, 또 그게 그것일 뿐인, 그저 사람 구경이나 실컷 할 뿐인 것이 축제라는 오해. 한때 차별성없는 축제들의 난립이라며, 그래서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라는 언론의 호들갑스러운 보도에 많은 지방자치정부들은 부랴부랴 축제를 많이 줄였다. 그래도 전국적으로 천 여 개 가까이 된다며 역시 더 많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논의도 분분하다. 그러나 일부 축제전문가들의 생각은 또 다르다. 우리나라의 인구에 비례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축제들이 생겨야 한다는 강력한 주장을 거침없이 한다. 몇 년전 타계한 소설가 이청준이 쓴 `축제`라는 제목의 소설이 있다. 40대의 작가가 노모의 3일장을 치르는 이야기이다. 장례식이 축제의 장이라는 설정의, 정말 황당한 제목의 이 소설을 이 시대의 걸출한 영화감독 임권택은 1993년 같은 제목으로 영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청준은 그의 소설 말미에서 `장례식은 산 자와 죽은 자가 마지막으로 만나 한스런 세월의 응어리를 씻어낼 뿐 아니라 남은 사람들끼리도 서로 화해의 손길을 나누는 화합의 향연이란 의미를 던져준다`고 썼다. 그래서 작품의 제목을 `축제`로 정했다고 했단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씻김굿`을 소재로 한 연극에서도, 망자를 씻기는 절차가 거의 끝날 무렵이 되자 시끌벅적한 굿판이 벌어지면서, 상을 당한 가족과 친척들까지 불러들여 흔연한 춤과 노래로 끝매김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장례식이란 죽은 자를 위한 축제이되 산 자들의 상실의 아픔과 슬픔을 한자리에서 껴안는 일이고 보면, 어떤 의미에서는 산 자들의 축제라고 할 수도 있는 일`이라는 이 소설에 대한 한 평자의 말도 기억난다.지금 온 천지에 봄꽃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난분분 흩어지는 계절. 심지어 죽은이를 위해 숙연해야 할 장례식장이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다면, 이 축복같은 계절, 산자들의 나날이 어찌 축제가 아닐 수 있겠는가.농경시대, 마을 단위에서는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면서 벌였던 해마다 최소한 보름 이상을 축제판을 벌였다. 집집마다 가족들의 안녕과 장수를 기원했던 통과의례들도 모두 축제였다. 백일이면 이웃 100여 집마다 떡을 돌렸고, 돌날 크게 잔치를 벌여 아이의 장수를 빌었다. 성년이 되면 엄숙한 관계례를 치른 후 어른들을 대접하고, 혼례는 인륜지대사이니 더더욱 크고도 긴 잔치를 치렀다. 이렇게 보면 농경시대 우리 조상들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많은 축제 속에 살았던 것은 아닐까. 아, 어쩌면 5일마다 열리던 장터도 축제였다. 전국 각지의 상인들이 모이고, 물건들이 오고 가면서 흥청거리던 축제. 각설이나 놀이패들은 장터마다 돌아다니며 한층 축제 분위기를 돋웠던 그 시대의 연예인들이었다.산업화,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우리 고유의 축제가 변질되고, 왜곡됐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스스로 축제를 기획하고, 담당하고, 참여했던 진정한 축제인들은 사라졌고, 구경꾼들이 되어버렸다. 대학도, 지방정부도, 유명한 연예인 초청에 혈안이 되고, 그들의 몸값만 천정부지로 올려버린 축제. 이건 축제가 아니다. 이건 축제에 대한 진정한 예의가 아니다.우리 축제, 이젠 우리가 만들며 즐기자. 우리가 먼저 즐기며 흥에 겨우면 될 일이다. 흥에 겨운 우리의 축제를 보려 구경꾼들이 오면 함께 즐기자. 그게 바로 진정한 축제다. 이런 축제야말로 지역판촉의 문화상품이 될 것이다.

2011-05-09

따스한 마음으로 5월을 아름답게

채근담에 이르기를 거센 바람과 성난 비에는 온갖 새와 짐승이 모두 몸을 사리고, 밝은 태양과 따뜻한 바람에는 풀과 나무도 기뻐한다고 했다. 인간의 성품 또한 마찬가지여서 온화한 성격과 해맑은 미소를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까이 가고 싶고, 반대로 이해심이 없고 찡그린 얼굴을 한 사람은 멀리 하고픈 것이 우리의 보편적인 마음일 것이다.5월은 가정의 달이다.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모두 한 장의 달력에 사이좋게 모여 있다.필자는 살아가면서 부모님이나 아내를 비롯한 주변의 사람들에게 약속을 어기거나, 잘 해 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가장 먼저 있는 어린이날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반성이다. 아들 둘의 어린 시절은 민주화의 격동기였다. 나는 갈등의 현장에 있는 경우가 많았고 아침 6시에 출근해 꼬박 하루를 직장에서 보내고, 다음 날 밤에 집에 오면 이미 애들은 잠들어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당연히 아이들의 재롱을 볼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한참 애들과 놀아주어야 할 시기에 자상한 아버지의 역할을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5월8일 어버이날은 반성을 더 많이 해야 한다. 흔히 베이비붐 세대를 말초세대라 표현하기도 하지만 나에겐 할 말이 더 없는 것 같다. 어린시절에는 조선시대 효자비를 세운 의미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다. 자식이라면 당연히 효도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았기에 특별히 뜻을 기릴 필요까지 있나하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지천명을 훌쩍 넘은 이제야 효자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나에게 근면성과 자립정신을 일깨워 주신 분은 아버지였다. 조실부모하고 고아처럼 자라 7남매를 키우느라 힘드셨는지 양복 한 벌 없이 평생을 보내셨다. 누나와 여동생이 있는 대구에도 잘 오시지 못하고 내 기억으로 여행을 가신 적도 거의 없는 듯하다. 그런 중 지난 2006년, 천붕을 맞이했는데 임종을 지켜보지 못해 더욱 죄스러울 뿐이다.어머니는 막내와 생활을 하고 계신다.최근 문상을 가서 들은 이야기이지만 친구의 장인께서도 장모님을 보내고 급격히 건강이 나빠져서 6개월 만에 돌아가셨다고 한다.스트레스 중에서 가장 힘들고 큰 충격이 배우자와의 이별이라고 하는데 아버지께서 떠나신 이후,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한 송구스러움에 다시 한번 실천을 다짐한다.스승의날에는 보고 싶은 분들이 많지만 이젠 연락도 끊어져 안타까울 뿐이다.먼 기억속이라 그런지 국민학교, 중학교 시절의 은사님들이 그리워지고, 구미에서 첫 담임이셨던 류성곤 선생님, 주례를 서 주신 천 교수님께서도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주신 모든 스승님들께 감히 이 지면을 빌어 감사드려야겠다.부부의 날은 5월21일이다.아내와는 7년의 연애를 거쳐 결혼, 만난 지 30년이 넘었다. 공교롭게도 동네친구 중에서 연애는 가장 먼저하고 결혼은 제일 늦게 한 셈이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함께 살아온 연륜이 있어서인지 이젠 눈빛만 보고 음성만 들어도 기분을 짐작하고, 비 오는 날까지 알아맞힌다. 아마 부부통장에 차곡차곡 쌓아둔 신뢰와 배려, 호의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내에게 미안한 것은 평소 약속을 많이 지키지 못한 것이다. 가장 흔했던 이야기는 일찍 들어간다 해 놓고 매번 어기는 것인데, 결혼 초부터 지금까지도 반성의 여지없이 지속되고 있다.두 번째는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행복하고 멋있는 삶을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남성들이 흔히 구혼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말이라서 큰 죄책감은 느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아내를 행복의 문턱까지만 안내한 것 같다. 아직 아이들의 장래가 걱정이 되고, 어머님의 앞날에 신경이 쓰이고, 요리 못하는 남편도 마음이 안 놓이는 모양이다. 그래서 5월만큼은 아무리 일상에 바쁘다 하더라도 귀여운 자녀와 놀이공원으로 나들이를 가던지, 위인전을 읽어 주던지, 한적한 산골에서 애타게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님을 방문하던지, 아내랑 무지개열차를 타고 추억의 여행을 떠나던지, 스승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 등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2011-05-06

“효는 인간 행동의 가장 중요한 근본”

박 승 호포항시장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우리 출판계를 강타하더니 마침내 미국으로 건너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어머니의 가족에 대한 헌신적 사랑이 지금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이러한 헌신은 동서고금을 관통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생각마저 갖게 한다. 삶이 팍팍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존재는 누구일까? 아무래도 어머니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어머니는 우리에게 있어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이자 고향과도 같은 존재이다. 이렇듯 우리네 어머니는 지구촌 가정 중에 가장 헌신적인 부류로 지목해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을 먼저 돌아보고 가정의 행복을 생각해보는 그런 달이다. 가정의 행복은 구성원들의 헌신에 의해 이뤄진다고 한다. 나아가 행복한 도시 역시 도시 구성원들의 헌신에 의해 이뤄질 것이다.그래서 이번 5월은 우리 모두가 이러한 헌신을 되새기고 실천하는 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 어르신들이 가족과 이웃은 물론 국가를 위해 감당해야 했던 그 숭고했던 헌신을 먼저 되새겼으면 한다.우리 어르신들은 그야말로 질곡의 세월을 참고 버티며 이겨왔다. 일제의 탄압에서 해방된 기쁨도 잠시 동존상잔의 6·25전쟁으로 인해 폐허를 전전했고,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보릿고개를 필사적으로 넘어야했다. 그런 와중에 자식교육과 근대화에 피땀을 쏟아 오늘날 번영의 싹을 틔운 세대다. 참으로 파란 많은 인생을 사신 분들이다.이는 오늘의 번영을 한껏 누리는 세대들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위대한 헌신의 발자취이자 살아있는 역사의 교훈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르신들의 이러한 헌신적 삶에 당연히 존경과 감사를 드려야 하고 더 잘 모시고, 더 잘 보살펴야하는 책무를 무겁게 져야 한다.`효(孝)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란 경구가 있다. 효는 인간의 모든 행동에서 가장 중요한 근본이 된다는 말이다. 자식을 길러보면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고 하지만 자식의 효도가 그 헌신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오죽했으면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속담까지 생겨났을까.나 역시 주름이 깊어가는 노모를 가까이에서 모시며, 매일 문안인사를 빠뜨리지 않고 더 잘 모시겠다는 다짐을 숱하게 하지만 아직도 노모는 다 큰 자식을 먼저 걱정하신다. 어릴 적 바다 같이 넓고 깊었던 `우리엄마`를 떠올리면 세월의 무상함에 가슴이 저려오고, 눈물을 훔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나는 민선5기 들어 어르신들에게 더 잘 모시고, 더 잘 보살피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어르신일자리를 만드는 등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어르신들의 마음에 반이라도 찰까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다.그래서 이번 5월을 시작으로 다시금 시정 차원에서 효행(孝行)을 더욱 강조해 나갈 생각이다. 포항이 효행도시가 되면 포항은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효행은 인간 행동의 근본이기에 오늘날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온갖 사회적 병리현상들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처방전이라 믿기 때문이다.포항은 예로부터 충효의 고장이다. 다행히 우리 몸속에는 효행의 DNA가 있다. 이를 다시 깨우기 위해 우리 부모와 웃어른을 한 번 더 돌아보는, 효 실천운동인 `한 번 더 운동`을 범시민운동으로 전개해 나갈 생각이다.이를 위해 먼저 지역의 잠재된 효행정신을 일깨우고 그 분위기를 제고하기 위해 효행 캠페인과 함께 동참운동을 벌이는 것은 물론 효를 주제로 한 교육, 수기공모, 편지쓰기 등으로 아이들에게도 효행을 적극 권장할 생각이다. 어른들의 행동이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기에 시민의 동참이 요구되고 있다.이렇게 효행도시는 포항이 가고자하는 행복도시와 직결된다. 그래서 가정의 달을 시작으로 효행시정에 더욱 탄력을 붙여나갈 생각이다. 아울러 우리 모두 `오월의 마음`으로 영원히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1-05-03

포항스틸러스의 `스틸러스 웨이`

장복덕포항시의원우리나라의 국기였던 축구 열기가 언제부터인가 야구에 밀린다는 느낌이 든다. 2002년 월드컵이후 국내선수들의 해외진출로 유럽축구를 경험한 팬들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아진 반면 우리 축구의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 할수 있다. 결국 관중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축구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좋은 교훈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포항 스틸러스 구장은 축구 도시다운 관중을 동원하고 있고 최근 FA컵 결승전은 근래 보기 드문 만석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한 관중의 힘이 보탬이 되었는지 스틸러스는 결승전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대승을 거두면서 홈구장에서 축배를 들었다. 네임 벨류나 실력 면에서 걸쭉한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상황에서 스틸러스의 승승장구 능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첫 번째의 이유는 단체 경기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력이다. 단체경기에서 조직력은 필수지만 한두 명의 스타선수가 있다면 자칫 조직은 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스틸러스는 모두가 평범한 선수들로서 조직력을 극대화 시켜 특정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누구에게나 득점 기회가 있으며 실제, 모든 선수가 고른 득점을 하고 있다. 어쩌면, 스틸러스는 모든 선수가 스타일지도 모른다. 두 번째는 끓어오르는 쇳물과 같은 공격력의 용광로 축구를 한다는 것이다. 조직과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파리아스 감독의 공격축구가 빛을 발한다고나 할까. 최근에 치러진 제주전과 부산경기를 보면 많은 골 차이로 이기고 있음에도 선수에게 자신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결국 유례가 없는 대승을 이뤘다. 포스코건설 당시의 “공격 앞으로 ”라는 구호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세 번째는 명장과 덕장의 조화로움이다. 지도자의 스타일을 맹장과 지장, 덕장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어쩌면 파리아스 감독은 이를 고루 갖춘 명장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를 독려하는 걸 보면 맹장이오, 번뜩이는 전술을 보면 지장이고 가끔은 여유와 배려를 볼 때는 덕장인 것이다. 경영자인 김태만 사장은 지장의 면모와 함께 전형적인 덕장 스타일이다. 파리아스 감독은 약관의 나이에 감독직을 맡을 정도로 일찍이 축구로 밥을 먹었지만 김 사장은 축구를 좋아했을지는 몰라도 쇳물로 밥을 먹은 사람이다. 하지만 코드가 맞는 것은 김 사장의 외모에서 풍기는 온화함과 눈에 보이는 신뢰 때문일 것이다. 김태만 사장은 파라아스 감독의 계약만료를 8개월이나 앞둔 지난 4월, 시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재계약 카드를 꺼내 들었고 2개월 만인 6월, 재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과정에서 김태만 사장은 사장과 동급의 승용차를 감독에게 지원하는 애정을 보였으며 이에 파리아스 감독은 사장과 동급은 부담이라며 예의를 갖춰 고사를 하다 한 달이 넘어서야 차를 받았다고 한다. 과히, 명장과 덕장의 조화로움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며 그러한 믿음이 모여 후반기 무패의 기록과 함께 FA컵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네 번째로 포항 스틸러스는 1명이 더 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12번째 선수인 관중의 열정을 말할 수 있다. 관중들의 열정이 모여 뛰는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면 선수나 다름없다. 경기가 재미있으면 관중이 없을 수 없고 관중의 응원이 있는데 선수가 힘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관중들의 관심이 선수를 뛰게 했고 관중들의 열정이 오늘의 스틸러스를 만든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틸러스 웨이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스틸러스 웨이는 경기 중 불필요한 반칙과 항의를 자제하고 데드타임을 줄여 재미를 더해주자는 프로다운 선언이며 선수와 관중의 거리를 좁혀 더욱 친숙해지려고 하는 스틸러스의 새로운 정신이다. 이러한 결과로 경기는 박진감이 넘치면서 홈구장의 관중은 13% 증가하였고 득점 또한, 0.6골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으면서 축구문화를 새롭게 쓰고 있다. 때문에 포항 스틸러스의 승승장구는 우연이 아닌, 경영진과 선수를 비롯한 모두의 합심으로 만들어 낸 결과인 것이다. 팬들이 외면하지 않고, 외면받지 않는 축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감동이 있어야 하고 실천이 따라야 한다. 스틸러스의 실천에 모든 구단의 동참과 함께 각고의 노력이 있다면 분명, 떠난 팬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스틸러스의 시대적 선언과 정신은 그들만의 외로운 길이 아니라 스포츠인들의 덕목이 되어야 하고 어쩌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가야 할 길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스틸러스 웨이는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그리고 결과로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와 있으며 이제 희망으로 날 것이다.

2009-10-06

“우리 손으로 `시민의 숲` 만들자”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폐철도 부지 도시 숲 조성사업`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현동 유성여고 앞 유류저장고에서 서산터널 앞 까지 2㎞가 조금 넘는 구간을 도시 숲으로 조성한다니 반가운 일이다. 이 철길은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이 담긴 길이다. 일제강점기 때 부설된 이 철길은 해방이후 최근까지 60년 가까이 포항과 애환을 함께 해 온 터라 더욱 정감이 가는 철길이다. 그 옛날 어릴 적 철길을 따라 오가며 놀던 시절이 아련하고 기적소리를 울리며 지나가는 열차를 보며 더 큰 세계를 날아가고 싶은 희망을 품어 본 시절이 그리워진다. 이제 세월이 흘러 도심의 철로가 무용지물이 되고 폐부지로 변한지 몇 년이 지나다 보니 철길을 그냥 두고 보기에는 너무 아쉬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도심을 정화시키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드는 도시 숲으로 조성한다니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포항에 태어나 여태껏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토박이들에게는 수도산과 함께 추억의 장이었던 철길이 도심의 휴식처로 거듭나 시민들에게 삶의 여유를 만들어 준다면 더욱 살기 좋은 포항이 될 수 있을 것 이다. 여기다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숲을 조성하고 가꾸면 더욱 의미가 있고 보람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포항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시민 스스로가 참여해 명실상부한 `시민의 숲`으로 만드는데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는 이번 `폐철도부지 도시 숲 조성사업`이 지방자치단체가 전적으로 추진하는 것 보다 시민운동으로 승화시켜 아름다운 `시민의 숲`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시민사회단체가 앞장서 줄 것을 요구하고 싶다. 우리의 숲을 우리가 만들고 가꾸는 일이 포항을 지키는 일이며 포항사랑운동의 실천이 아니겠는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이 담긴 추억의 휴식처가 만들어지는 그 날이 빨리 보고 싶어진다. 점점 메말라가는 도심공간을 푸른 숲과 숲 속의 산책로, 거기다 맑게 흐르는 시냇물이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황량한 철길이 추억만 간직한 곳이 아니고 시민들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숲으로 변화시킨다면 후세대에 물려줄 훌륭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환동해 중심도시로 발전하는 포항에 양적 팽창 뿐 아니라 질적 팽창도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도심 숲 조성계획`이 추진된다니 청명한 가을만큼이나 상큼하고 밝은 포항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 있을 영일만항 개장식 등 포항의 진취적 기상이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 시기에 `시민의 숲` 조성 추진은 또 다른 `기(氣)`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믿는다.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시민의 숲 만들기 운동`이 전개되기를 바라며 `추억의 철길`이 아름다운 `시민의 숲`으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상상해보며 그 숲길을 하루 빨리 걸어 보고 싶다.

2009-09-18

푸른 숲 푸른 포항, 시민의 손으로

박승호포항시장나무가 말하였네 나의 이 껍질은 빗방울이 앉게 하기 위해서 나의 이 껍질은 햇빛이 찾아오게 하기 위해서 나의 이 껍질은 구름이 앉게 하기 위해서 나의 이 껍질은 안개의 휘젓는 팔에 어쩌다 닿기 위해서 나의 이 껍질은 당신이 기대게 하기 위해서 당신 옆 하늘의 푸르고 늘씬한 허리를 위해서 강은교 시인의 `나무가 말하였네`라는 시다. 나무에는 빗방울이 모이고 햇빛이 어리고 구름이 앉는다. 우리는 한 그루 나무 아래서 지친 영혼을 잠시 내려놓고 맑은 숨을 들이쉬며 서로를 교감한다. 푸른 숲과 맑은 공기, 고운 꽃과 실한 열매, 시원한 그늘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주는 나무는 단순한 감상과 관조의 대상만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나무 한 그루가 주는 혜택은 엄청나다고 하겠다. 나무와 숲이 주는 혜택은 무엇이며 그 가치는 얼마나 될까? 나무는 목재 등 직접적인 혜택 외에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물과 공기를 정화시키며 이상기후를 완화시키고 토사유출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거기다 문학, 예술, 교육, 종교 등의 문화적 가치까지 생각한다면 산림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하겠다. 미국에서 발표한 한 보고서에 의하면, 나이 50년의 나무 한 그루는 일생 동안 우리 돈으로 7천만 원이나 되는 혜택을 베푼다고 한다. 그렇다면 숲이 주는 혜택은 얼마나 될까? 산림청 임업연구원의 연구자료에서는 숲의 기능을 금전적으로 환산한 결과 총 49조 9천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이는 국민총생산의 10퍼센트를 넘는 금액이며 국민 1인당 106만원의 혜택을 매년 제공하는 셈이라고 하니 우리는 그동안 나무와 숲의 고마움을 너무 모른 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무와 숲이 주는 혜택이 엄청나기에 각 지자체는 앞 다투어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포항시 역시 나무 심기사업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다. 최근 포항의 관문로와 시내 주요 교통섬, 가로대 등에 나무를 심어 삭막한 도심의 숨통을 틔우는 작은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나무들의 대부분은 시민들로부터 기증 받은 것이다. 말하자면 이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는 우리 시민의 지역사랑의 마음이 담겨있다고 하겠다. 녹색친환경도시를 지향하는 우리시는 앞으로도 녹지공간을 더욱 넓혀 나갈 계획이다. 폐철도를 걷어낸 자리와, 지금 한창 진행 중인 동빈내항 복원사업에도 나무심기가 포함되어 있다. 폐철도 부지나 동빈내항은 모두 우리 고장에 새롭게 탄생될 친환경 명소가 될 것이다. 이 명소를 우리 시민의 손으로 푸르게 만들자는 뜻에서 여기에 심을 나무를 시민들로부터 기증받는 `범시민 헌수 운동`을 지금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시민 헌수 운동은 예산절감과 시민화합, 지역사랑의 효과를 거둘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에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도 소중하게 여기는 생명존중의 정신문화를 확산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시민이 기증한 나무는 곧 시민의 소중한 마음이기에 헌수목마다 기증자의 표찰을 달거나 예쁜 표지석을 만들어 그 마음이 언제까지나 나무와 함께 자라도록 할 것이다. 살고 싶은 푸른 포항! 땅 위에 나무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없다고 했던가. 그 아름다움을 심어나가는 뜻있는 일에 우리 시민의 마음이 푸르게 우거지기를 기대한다.

2009-09-17

경북 연안의 해양환경 관리실태와 과제

권준영포항지방해양항만청장연안은 연안관리법상 연안해역과 연안육역으로 구분되지만, 일반적으로 연안구역은 바닷가를 중심으로 인간의 경제적 활동이 이루어지는 해역과 육역의 일정구역으로 통용되고 있다. 현재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무한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이러한 연안구역이 각종 환경오염과 무분별한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예로부터 서양에서는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인류발전을 위해서는 자연을 무지막지하게 개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해 왔다. 이에 반해 동양적 사고에서는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문명의 이기(利器)가 아무리 발전을 거듭한다하더라도 자연적 재앙 앞에서 인간의 무력감만 확인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무분별한 자연파괴와 개발은 지구환경을 변화시키고 자연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재앙들을 토해내며 그간의 설움을 폭발시키고 있다. 작금의 지구환경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 인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할 뿐이라고 보는 서구적 관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걸 결정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이 서로 대립되는 관계로 인식된다면 결국 인류의 파멸만을 초래할 뿐이다. 환경친화적 이용이나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용어는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되어 생겨난 것이다. 경상북도는 428km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가지고 있으며, 영일만을 제외하고는 해양수질도 다른 지역보다 양호한 편이다. 이는 해안선이 단조롭고 해류의 영향으로 일부 어항이나 만 지역을 제외하고는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즉시 희석되는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그러나 어머니 품처럼 무한한 자정능력을 발휘할 줄 알았던 동해바다도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 처리할 수 있는 오염 정화능력은 한계에 도달했으며 이는 연안 해양생물의 오염물질 축적도가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는 데서 그 징후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비하여 연안지역의 지방자치단체는 육상오염물질의 해양배출 관리를 위해 과거보다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양환경보전 보다는 연안지역 개발에 지나치리 만큼 집착을 두고 행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북지역 연안은 산업화의 진전과 이용수요 증가에 따라 해양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1970년대부터 산업기반시설의 조성을 위한 연안매립과 개발은 해안환경과 생태계에 끔직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고, 근래에는 해수욕장과 어항배후지 등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무질서한 연안이용행위는 생활오폐수 등 각종 오염물질의 해양유입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건강한 연안과 쾌적한 해양환경 조성을 통한 우리들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 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해양환경오염을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한다면 머지않아 우리들 모두는 소중한 연안과 바다를 영영 잃어버리고야 말 것이다.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연안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중앙행정기관인 포항해양항만청과 경북연안 지자체가 현재의 연안관리실태의 문제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손을 맞잡고 긴밀한 협조·공조체제 구축이 절실하다. 아울러 연안지자체의 애로사항을 이해하고 지원하려는 인근 지자체의 협조정신도 필요하다. 행정기관내 환경부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인력도 육성해야 함은 물론, 대학연구기관과 지역환경단체와의 협조관계 형성도 요구된다. 무엇보다 해양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강한 연안환경 조성을 이루려는 시민의식 회복이 급선무다. 육상에서의 오염원을 줄이고 방류와 투기량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는 지혜와 인내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2009-09-09

송도 `평화의 여상`을 기억하는가?

60~70년대까지만 해도 명사십리로 명성이 자자했던 포항 송도해수욕장. 수만 평의 울창한 송림을 뒤에 두고 펼쳐진 은빛 모래밭은 수많은 피서객들을 불러 모으며 동해안의 명소로 각광을 받았었다. 하지만 폭 60여m에 길이가 무려 2km에 가까웠던 은빛 모래밭은 산업화에 밀리면서 그 명성과 기능을 상실하고 폐허가 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여기가 해수욕장이었다는 흔적으로 바다 가운데의 다이빙대와 입구에 두 팔을 벌리고 홀로 서 있는 `평화의 여상` 뿐이다. 젊은 시절 송도해수욕장에서 낭만을 즐겼던 40대 이후의 관광객들이 간간히 찾고 있지만 너무도 달라진 모습에 허탈하게 발길을 돌릴 때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안타까운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흔적뿐인 송도해수욕장은 요즘 바다를 매립하여 해안도로를 만들고 있으며, 도로가 완공되면 정부의 연안정비사업의 일환으로 38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해수욕장을 복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온갖 풍상을 겪으며 송도해수욕장의 흥망성쇠를 지켜보아 온 그 `평화의 여상`도 도로의 개설과 함께 곧 헐릴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포항 최초의 상징물이었을 법한 비키니 차림의 여인상은 당시만 해도 화제가 되었고 송도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은 여인상을 배경으로 한 번쯤은 기념촬영을 했을 것이고 추억이 담긴 빛바랜 사진들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세련된 디자인의 상징물은 아니었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비키니 차림의 여인상은 송도해수욕장의 명물이었으며 포항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평화의 여상` 건립과 관련된 자료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으며 그동안 무관심 속에 갈라지고 뜯겨진 채 방치되어 있다. 최근 필자가 시멘트로 덧 씌워지고 페인트로 가려진 부분을 뜯어내면서 당시 포항시의 시정목표와 건립연도 정도를 알아낸 것이 전부였다. 동판으로 제작된 내용에는 `포항 시정목표` 라는 타이틀 아래 “1, 명랑한 문화도시 1, 건전한 항만도시 1, 풍요한 공업도시 1968년 7월 12일 포항시장” 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40여 년 전 포항시가 추구했던 소박한(?) 시정목표는 현재와 비교했을 때 또 다른 의미가 있으며 포항의 관광산업과 함께 한 상징물로써 보존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여신상이 헐린다는 소식을 접한 전국의 수집가들이 찾아와 매입을 원하는 것도 상징적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포항시의 해안도로 설계내역에는 보존과 이전이 아닌, 철거를 전제로 한 폐기물처리 비용만 산정되어 있다니 너무도 안일한 행정이 아닐 수 없다. 수십억 원을 들여 곳곳에 상징물과 조형물을 만들어 도시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항시민과 포항을 다녀간 수많은 관광객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상징물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쩌면 송도의 `평화의 여상`은 포항시 승격 60주년에 즈음하여 타임캡슐에 넣을 그 어떤 자료 이상의 상징성과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문화재와 같은 역사적 가치는 없다고 할지라도 상징적 의미가 있다면 당연히 보존해야 하며 `평화의 여상`은 보존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송도동 주민과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가 느끼는 바와 같이 포항을 대표하는 역사물과 상징물은 그리 흔하지 않다. 그동안 산업화에 밀려 부서지고 파괴되어 오직 현재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경험하였듯이 과거를 버리고 현재를 살 수 없으며 미래 또한, 예측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시민의 애환과 송도를 기억하는 수백만 피서객의 가슴에 남아 있을 여인상의 보존을 통하여 파괴된 과거를 돌아보고 송도해수욕장의 복원과 함께 상징적 의미를 재조명해야 할 것이다.

2009-07-15

녹색성장은 생활쓰레기 감축부터

이제는 생활쓰레기 줄이기가 정착단계에 들어설 때도 된 것 같은데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의 안타까움인지 모르겠다. 필자는 시의회 의원이 된 7년의 의정 활동을 청소행정에 중심을 뒀다. 시민들의 눈에 확띄는 대형프로젝트보다는 작지만 주부는 물론 일반 시민이 직접 실천해 옮길 수 있는 일인 청소행정에 의정 활동의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필자는 국내외 타도시의 쓰레기처리방법과 시설 등을 견학하면서 집행부에 청소업무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건의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아직도 포항의 청소행정은 멀었다고 본다. 집행부에게 많은 주문을 해보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생활쓰레기는 무엇보다 가정에서부터 줄이는 것이 최상책이다. 가정에서 배출량을 조금만 절감한다 해도 연간 세수절약은 엄청나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서인지는 몰라도 배출량이 매년 줄어들고는 있지만 그것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포항시가 더 적극적인 생활쓰레기줄이기 실천에 나서야 한다. 매번 해당상임위원회인 보사산업위가 열릴때마다 이 같은 주문을 집행부에 해보지만 제대로 실천에 옮겨지지는 못하고 있다. 지금 포항시는 아마 우선순위를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생활쓰레기 줄이기와 분리배출을 주문하지만 집행부에 되돌아오는 답은 그저 그런 답들뿐이다.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 우려스럽다. 사실 필자가 시내 곳곳을 다녀보면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장을 쉽게 목격한다. 이건 아닌데 싶지만 집행부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거창한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쓰레기를 감축하려는 방안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작은 것 하나부터 실천하는 것이 우선임을 명심해야 한다. 사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회적 화두가 된 것이 바로 저탄소 녹색성장이다. 녹색성장 없이는 예산 따내기가 어렵다는 말이 돌 정도다. 실제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쓰레기줄이기는 바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이산화탄소배출량 감소의 실천전략 가운데 하나다. 쓰레기줄이기와 분리배출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52만 포항시민이 하루 배출하는 생활쓰레기는 670여t. 재활용품 190t, 음식물쓰레기 160t을 제외한 320t 정도가 매립장에 반입되어 그 일부는 선별을 거쳐 재활용되고 280여t이 매립된다. 이런 추세라면 6년 후인 2015년이 되면 호동쓰레기매립장은 포항상태가 되고 이만한 크기의 매립장을 조성하려면 300억원이 넘게 들뿐만 아니라 매립장 년간 운영비가 21억원, 매립종료 후 20여 년간 사후관리비용이 63억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생활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인다면 매립장 수명연장은 물론이고 쓰레기발생량을 70% 줄일 경우 t당 처리 4만5천700원을 대입해보면 연간 처리비용만 32억원 이상이 줄어든다. 이를 단순 계산했을 때 10년이 경과하면 현재 규모의 매립장을 신규로 조성 할 수 있는 예산이 절감된다. 여기에다 수거비용, 매립장운영비, 사후관리비까지 합치면 더 늘어나게 된다. 쓰레기감축과 분리배출을 통한 재활용은 시급한 현안이다. 어른들을 먼저 그리고 관공서가 나서 적극적인 실천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렇게 하면 어린 학생들이 분리배출을 몸에 익히게 되고 나아가 쓰레기 줄이기 홍보대사가 되어 자연스레 부모와 이웃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파급 효과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다 쓰레기를 확 줄이고 시민의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주민과 행정이 함께 참여하는 가칭 `범시민쓰레기줄이기추진위원회`를 구성, 운영하여 쓰레기가 제대로화될때까지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그 실천과제를 선정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분리수거 등을 통한 쓰레기다이어트야말로 이산화탄소량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환경사랑운동이라고 확신한다. 포항시에게 다시 한번 주문해본다. 쓰레기배출량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즉시 감축해나가는 시민실천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을 말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쓰레기배출 감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다.

2009-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