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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29년 대공황으로 본 현위기 극복의 교훈

▲ 손명석포스코경영연구소 미래전략연구실 연구위원 유럽발(發) 재정위기로 심화된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IMF는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이미 금융부문을 넘어서 실물부문으로 전이됐다고 진단하고 유로존 국가들의 마이너스 경제성장, 신흥국들의 내수·수출 위축과 해외자금 이탈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해 4분기 내수와 수출의 가파른 감소로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 석학들은 현위기가 향후 10여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야말로 지금 우리는 1929년 대공황 재현마저 우려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대공황 당시 상황을 재조명하고, 현재 위기를 반추해 보는 것은 이후 닥쳐올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데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대공황은 1929년 10월 미국에서 주가폭락으로 촉발되어 글로벌로 확산된 역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의미한다. 미국은 대공황 초기 3년 동안 GNP 50%, 소비 40%, 투자 82%가 하락했고, 실업률이 25%까지 상승하는 등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미국이 29년 이전 명목 GNP 수준을 회복한 것은 2차 세계대전 특수가 나타난 1941년 이었다.그렇다면 과연 대공황이 발생한 근본적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미국내 주식·부동산버블의 형성과 급속히 증가된 해외대부에 따른 미국-글로벌경제간 연계성 심화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주식·부동산버블은 미국 정부가 1차 세계대전 이후 10년여간의 호황기 동안 추진한 통화공급 정책에서 비롯됐다. 당시 미국은 넘쳐나는 유동성 하에서 과소비가 만연하였고, 민간은 신용을 기반으로 주식과 부동산 투기에 몰두하였다. 당시 미국 주식시장은 21년~29년간 4배 이상 주가가 상승하는 활황을 경험하였다.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28년~29년에 과도하게 형성된 자산버블을 제어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였고 때마침 발표된 주요기업들의 실적부진이 주가폭락으로 이어지면서 대공황이 발생됐다. 그러나 대공황의 상흔을 더욱 깊게 만든 것은 민간의 소비 및 투자 기대심리가 급격히 냉각됐을 뿐 만 아니라 다시금 회복되는데 장기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한편 대공황의 여파는 미국을 넘어서 글로벌로 확산됐다. 이는 다급해진 미 금융기관들이 대부금을 회수하게 된데다, 경기침체에 따라 글로벌 교역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당시 독일은 산업생산이 47.4%까지 하락했으며, 아르헨티나 및 브라질 등도 농업생산 기반이 붕괴됐다. 또한 일본도 800여 개 이상의 기업이 도산하고 대규모 실업을 겪어야만 했다. 이와 함께 대공황은 정치사회, 국제경제질서 및 정부정책 기조 등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 정치사회 측면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시장만능주의 반대 시위가 확산되면서 미국 민주당, 스웨덴 사민당 등 진보정권이 집권하고, 나치(독), 파시즘(이), 군부(일) 등 극우정권이 득세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국제경제질서 측면에서는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관세전쟁 및 블록경제화(파운드블록, 마르크블록 등) 등 보호무역주의를 심화시켰다.이상 1929년 대공황 당시 상황을 살펴볼 때, 현위기는 발생배경, 확산경로 및 범위 측면에서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최근 민간의 기대심리가 급랭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진해 온 과도한 확대재정·금융정책으로 인해 각국 정부의 추가적 경기부양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이런 상황에서 현위기가 장기화 될 경우에는 반월가시위 등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신보호 무역주의가 발흥하는 등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다.대공황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우선 각국 정부는 상호공조를 통해 현위기의 글로벌 확산을 방지하고, 민간의 기대심리 급랭을 억제하기 위해 위기극복의 확신과 정책적 스케줄을 보여 주여야 할 것이다.

2012-02-23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기업

▲ 정재호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유럽발 제2차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마저 대두되는 등 2012년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극으로 치닫는 국면이다. 금융위기 이후 수십 조 달러를 세계 유동성 위기 해결에 집어넣었지만, 사태는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일부 전문가들이 제기한 세계 장기불황 돌입이라는 우려가 이제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보았던 것처럼 금융시장 불안정이 실물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기업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지게 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부도 사태까지 갈 수 있다. 최근 대기업들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을 늘리고, 중소기업 역시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사채시장에서 현금 조달에 골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베어스턴스의 파산에서 비롯된 미국발 금융위기 상황에서 유수의 기업들은 유동성 위기 도래를 예측하고 현금 마련에 노력을 기울였다. 유동성 위기에 대해 예측하고 대응한 기본 전략은 유사했지만, 그 결과는 모든 기업들에 동일하지 않았다. GM과 듀퐁(DuPont)이 상반된 결과를 보인 사례다.1908년 설립되어 100년 이상 미국 대표 제조기업의 지위를 유지하던 GM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총 198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네 차례에 걸쳐 지원받았지만 2009년 6월 파산에 이르고 말았다. 반면, 대표적 화학기업인 듀퐁(DuPont)은 2008년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매출 17% 순이익 66%를 하락하며 연도 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현재까지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당시는 베어스턴스 파산과 리먼브라더스를 비롯한 대형금융사의 연쇄부도가 이어지면서 미국 투기채 부도율이 1년 사이 10%p 이상 오르는 등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보이는 상황이었다. 이는 GM과 같은 우량기업조차도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하게 하는 위기상황이었다. 상황은 듀퐁도 마찬가지였고 설상가상 실적까지 악화되는 위기였는데, 듀퐁은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 많은 경제지와 학자들은 듀퐁이 위기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로 신속한 유동성 확보를 꼽고 있다. 실제로 2008년 듀퐁의 분기별 재무보고를 살펴보면, 분기별 순이익과 매출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현금보유액이 연초 대비 3.3배 증가하여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듀퐁이 어떻게 신속하게 조직 내 유동성을 높일 수 있었는지는 3C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최고 경영층의 의지와 그 생각을 신속한 전달이 가능케 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Communication). 듀퐁의 회장 Charles O. Holliday Jr.는 당시 고객사를 방문하면서 경기불황 원인이 신용경색이라 결론짓고 유동성 확보를 위한 위기관리 프로그램을 실행하려 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CFO(재무책임자)는 주가 영향 등을 고려해 1,2월에 실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회장의 끈질긴 설득으로 최초 임원회의 시점부터 6주 이내에 실행되었다. 또한 회사의 이런 조치를 종업원까지 전달하기 위해 각 매니저는 모든 종업원에게 일대일로 직접 회사의 상황을 설명하여 경영층의 생각에 대한 이해와 참여의식을 높였다.둘째로, 현금유출을 최소화하도록 모든 부서가 실행했다는 것이다(Cash conserve). 출장 자제 및 내부회의 취소, 외부 컨설턴트 계약 취소, 심지어 매출이 축소됨에 따라 외주계약을 취소함으로써 현금을 최대한 내부에 유보할 수 있는 실천방안을 찾아 즉시 실천했다.마지막으로, 원가절감에 대한 책임자를 부사장으로 지정함으로써 원가 절감에 대한 실행력을 극대화했다(Cost reduction). 듀퐁의 위기극복은 CEO인 Holliday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취한 조치에 조직 전체가 통일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었던 커뮤니케이션의 힘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12-02-22

청·정·투실천운동 동참해 주세요

▲ 곽규성영덕군선거관리위원회사무국장 영덕군선거관리위원회에 발령받아 근무한지도 1년이 훌쩍 넘었다.우리 지역은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 4개군이 합쳐 하나의 국회의원지역구로 구성되어 있다.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영덕은 팔각산과 칠보산, 옥계계곡 등 명산 절경과 동해안 64㎞의 맑고 푸른바다가 어우러진 축복받은 땅이다. 이에 못지 않게 우리 지역구인 영양·봉화·울진도 수려한 산수와 함께 청정지역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작년초 근무지에 부임하면서 어떻게 하면 청정지역의 명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깨끗하게 선거를 잘 치루어 낼 수 있을까 고민도 하고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하자고 각오를 다졌던 기억이 새롭다.제19대국회의원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선거를 생각할 때 돈 봉투, 싸움, 비방, 흑색선전, 지역감정 등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이 떠오른다고 한다.건전하고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대표자에 선출되게 되면 비정상적인 일처리와 판단 등으로 맡겨진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고 사회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은 명약관화 하다.또한 선거가 공명하게 치러지지 못해 발생하게 되는 부작용은 경제 사회적인 측면에서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부정선거를 해결하고 청정한 선거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보다 우리 유권자의 몫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그 분들을 뽑은 사람들이 우리니까 우리나라의 선거수준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우리 유권자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제19대 국선을 목전에 두고 유권자의 힘으로 올바른 선거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에서 군민과 함께 하는 청·정·투실천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청·정·투란 청정선거, 정책선거, 투표참여를 의미한다.첫째 청정한 선거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금품·향응 및 비방·흑색선전과 같은 불법선거운동행위를 신고하여 배격하자는 것이다.둘째 정책선거실현을 위해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후보자가 제시한 정책과 공약을 최우선 선택기준으로 삼자는 것이다.유권자인 우리가 정책을 최우선 선택기준으로 삼는다면 후보자도 정책으로 경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셋째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여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과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요즘 정치권에서는 외면하는 민심을 다시 붙잡기 위해 주요 정당별로 쇄신책을 마련하는 등 정치개혁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이제 정치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이는 동면하던 개구리가 땅 위로 올라오는 경칩에 폭설이 내렸다 하더라도 오는 봄을 막을 수 없는 것과 같다.올해 교수들이 희망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이다.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올해에 딱 맞는 사자성어가 아닌가 한다.정치 개혁의 결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주권자인 유권자의 몫이다.유권자 모두 한마음이 되어 청정선거·정책선거·투표참여 실천 운동에 적극 동참하여 올해 국선과 대선에서 잘못된 선거문화는 깨뜨리고 진정한 의미의 정치개혁을 일구어 내었으면 한다.오로지 유권자의 힘으로 청정지역의 명성에 걸 맞게 선거를 깨끗하게 잘 치러 비전있는 지도자 선출을 통해 지역도 발전하고 생활도 나아지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만을 바랄 뿐이다.

2012-02-21

잔인하지 않으면 매가 아니다

조중의포항CBS 본부장·소설가며칠 전, 조선말기 삼재(三才)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이건창`의 글 `조선의 마지막 명문장`(글항아리)을 읽었다. 책을 읽다가 감명 받은 구절이 있으면 먼 곳에서 뜻하지 않은 친구가 찾아왔을 때처럼 마음이 따뜻하다. 밑줄을 긋고 몇 번이고 읽게 된다. 책 속에 눈길을 끈 부분은 `잔인하지 않으면 매가 아니다`라는 제목이었다. 고종의 어명을 받아 암행어사로 나갔던 이건창이 충청감사 조병갑의 비리를 파헤친 대가가 유배였다.벽동으로 유배를 가 있던 이건창에게 동네 사냥꾼이 `매` 한 마리를 선물했다. 이건창은 그 매를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 쓸쓸한 심사를 달랠 겸 사냥을 했다.숲 속에 꿩이 나타나자 매가 날개를 펼치며 날아올라 날쌔게 추격하더니 꿩 가까이 가서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낚아채지 못하고 주춤주춤 머뭇거렸다. 그 사이 꿩은 재빨리 도망치고 말았다.잠시 후 토끼가 나타나자 매는 이건창의 손에서 날개를 펴고 날아올라 쫓아가서는 그만 꿩을 보았을 때처럼 머뭇거리는 바람에 토끼마저 달아나고 말았다. 이 매는 종일토록 단 한 마리도 사냥감을 낚아채지 못했다.이를 본 이건창이 말하기를 “이 매를 어디에 쓰리요!” 하고는 날려 보냈다는 이야기였다. 이건창이 이 이야기를 통해 하고자한 말은 `매는 인자해서는 매가 아니다` 는 것이었다.매의 역할은 사냥이다. 날카로운 발톱과 뾰족한 부리로 사냥을 하는 것이 매다. 조물주 하나님이 매에게는 그런 역할을 준 것이다.`매`가 `매`의 역할을 못하면 `매`가 아니듯이 사람도 사람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사람`이 아니다.2012년은 선거의 해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조그만 시골마을의 이장도 잘못 뽑아놓으면 임기 내내 마을이 조용할 날이 없다. 경주시 어느 면에서는 최근 주민들이 선출한 이장을 젖혀두고 면장이 자기 입맛에 맞는 이장을 임명했다 해서 주민들이 면장실을 찾아가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하물며 지역을 대변할 국회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 일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대사다.4월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인물들이 줄을 잇고 있다. 출마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두고 왈가왈부 말할 이유는 없다. 누구나 자신의 신념과 철학에 따라 출마를 결심하는 것이니까 그걸 두고 시비를 걸 일도 아니다.다만,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의 인품과 경륜과 지역사회 공헌도와 심부름꾼으로서의 겸손함과 성실함을 갖추었느냐와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다.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인격이 있고 확고한 정치철학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오히려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거나, 혹은 이름 알리기 수단 정도로 이용한다거나, 출마선언으로 얻게 될 반사이익을 구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줄줄이 나서고 있는 출마후보군들에 대한 판단은 시민들 스스로가 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의 인품과 경륜과 지역사회 공헌도와 미래지향적인 가치관과 정치성향까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확고한 정치이념도 없고, 철학적 사고도 부족하고, 인품도 없고, 경륜도 미천한 사람이 오로지 명예욕과 헛바람이 들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인지 아닌지를 분별해야 한다.매도 아닌 것이 매처럼 흉내만 낸다면 이건창의 경우처럼 “이 매를 어디 쓰리요!” 하고는 날려 보내는 것이 지역사회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2012년 임진년에는 저마다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고,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 해이기를 기도한다. 정치인이든, 종교인이든, 지도자거나 평범한 시민이거나 간에 모두가 어리석은 `매`처럼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날뛰는 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2012-01-04

다중 집단의 이기적 유전자와 소셜네트워크

이상규 경북대 교수·前 국립국어원장세상의 소통 방식은 웹에서 앱, 그리고 소셜네트워크로 진화되면서 인간의 이기적 유전자와 결속해 끼리끼리 무리를 짓는 다중(多衆) 집단이 형성되고 있다. 혼자의 힘으로 자신의 이기를 차지하지 못하자 무리를 이룬 다중이 결속하면 공동의 이기를 채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대편을 무조건 무차별 공격한다. 이 시대의 사회풍조는 모두 개인의 이기주의에서 출발해 언어폭력의 무풍지대를 만들고 있다. 이기적 다중 집단이 국가발전이나 인간 삶의 증진을 위해 협업(collaboration)한다면 엄청난 지적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터인데 근거없는 공격, 비난, 무고 등으로 더욱 돈독하게 뭉쳐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무차별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하이에나와 다를 바 없다.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이 나라 사람들의 사회적, 지적 미성숙도는 부끄러운 상태이다. 지난 시대는 문자를 읽거나 쓰지 못하면 비문해자(문맹자)라고 했지만 우리나라의 비문해자는 0.2%에 지나지 않는다. 이젠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받아드리지 않는 사람을 비문해자라고 말한다. 나라의 품격을 올리기 위해서는 개인이 좀더 인격적으로나 지적으로 성숙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세계 IT 최강국이라는 이 나라 사람들이 매체 소통을 통해 쏟아내는 언어의 폭력이나 쓰레기 정보들은 매체 소통의 엄청난 장애물일 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를 암울하게 만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발전된 매체를 유용하게 사용해 우리의 삶을 보다 더 윤택하게 만들지는 못하고 도리어 언어의 혼란이 가중돼 더욱 피곤해지고 있다. 이기적 다중 집단 가운데 가장 큰 무리를 이루고 있는 정치적 집단은 합리적 방식과 너무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다. 이 시대가 배태한 좌우 논쟁처럼, 정확한 정보나 내용을 파악하지 않은 채 당리당략 차원에서 무조건 반대편을 공격하고 있다. 국회의사당 안에서 최루탄이 터지고 주먹이 오가며 욕설이 난무하며, 국가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전산망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사회적 공인이어야 할 소설가 공지영은 몇 차례 수신거부의 의사를 밝혀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자의 개인 메일에 끊임없이 특정 정치적 색채를 띤 비방의 글을 날리고 있다. 다중 집단에서는 바른 말을 하면 어제 어느 순간에 왕따를 만들어 자신들의 이기집단에서 도려내는 발광을 하고 있으니 우리의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이 격랑, 이 살벌하고도 무서운 인간의 이기적 집단공격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 마음약한 사람은 이러한 공격을 한번쯤 당하면 혼비백산해 자살까지 한다.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연예인이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모습을 조롱하듯 즐기는 무리들도 많으니 가관이 아니다. 이런 이기주의적 집단은 정치인뿐만 아니다. 법조계, 기업, 관료사회, 대학, 의약계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 전반에까지 만연해 있다.발전된 소통 매체를 통해 협력하고 공유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더 큰 이익을 내팽개치는 집단이기주의의 공격적인 마력이 어디까지 뻗칠 것인가? 대학에서도 인접 학문의 통섭이 강조된 지 오래됐다. 그러나 학과와 학과 단위의 높은 장벽이 쳐 놓은 공유의 초지는 황무지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금나라를 개국한 여진족장 `阿骨他`를 `아골타`, `아쿠타`, `아구타`, `아구다` 등 현대의 한자 음으로 읽는 역사학자들은 언어학 전공자와의 통섭을 통해 당대 여진음의 정확한 표음을 모색하지 않고 있다. IT전공자와 언어학자가 결속하여 지식정보를 디지털화해 지식과 정보의 양극화를 좁혀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등을 돌리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통하지 않는 곳에 지식의 사다리를 놓아 많은 사람들이 정보와 지식 소통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지식과 정보의 양극화는 부의 양극화보다 더욱 심각한 것이다. 양질의 지식 정보가 새로 난 소설네트워크를 통해 유동되는 일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위기가 닥쳐 올 때는 늘 미래를 향한 빛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자리가 준비되어 있다. 그것이 역사의 순리이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불량 정보의 글을 올리는 이들이 국가나 사회 발전을 위해 직접 참여하고 가담할 수 있도록 소통의 방식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과 정보의 차등화를 줄이기 위해 온 나라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는 국정을 설계하는 새로운 창의적 지식정보의 자본의 시대가 올 것이다.

2011-12-13

시기를 놓치면 건강도 놓친다

김병구국민건강보험공단 포항북부지사 지사장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업무와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운동부족, 음주, 흡연 등으로 건강을 해칠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보건복지가족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1년 건강검진대상자에게 달라지는 일반건강검진의 개선 사항을 포함한 안내문과 출생년도 끝자리 수가 홀수년도인 40세이상 건강검진대상에 대한 건강검진표를 일제히 발송해 올 12월말까지 건강검진기간으로 정하고 있다.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병약하지 않은 상태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가 건강이라고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이런 건강 상태를 계속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을 때 조기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국민건강보험공단은 1995년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출생시부터 사망전까지 검진을 실시하도록 하고 금년도에는 질환 조기발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검사항목을 추가하여 일반 건강검진과 암 검진(국가 암 검진 포함),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치매선별검사, 영유아검진 등으로 국가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다.대구지역본부의 `2010년 건강검진 수검률 현황`에 따르면 △일반 건강검진 68.3% △생애 전환기 건강진단 65.6% △암 검진 48.1% △영유아검진 47.8%로서 국가에서 무료로 시행하는 4가지 항목의 평균 수검률이 수검대상자의 절반이 조금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국가건강검진은 건강검진 대상자에 대한 건강검진 비용은 본인부담이 없이 전액 공단부담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다만, 암검진 대상자 중 보험료부과 상위 50% 계층인 자는 위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에 대해 본인부담 10%를 부담하게 된다.그러나 국가 암 검진은 2010년도 11월 보험료부과 기준으로 해 지역가입자 월 보험료 7만3천원 이하, 직장가입자 월보험료 6만4천원이하 자를 대상으로 해 수검비용 전액을 본인부담 없이 공단이 90%, 관할 보건소가 10% 부담하고 있으며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100% 관할 보건소가 부담하고 있다.건강보험공단과 연세대 보건대학원 국민건강증진연구소가 12년간 국가 무료 건강검진 참가자 271만 명의 총 의료비(진료비·입원비·약값)를 추적 조사한 결과, 매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55만원)에 비해 건강검진을 한번 이상 건너뛴 사람의 총 의료비(115만원)가 2.1배나 높고, 병원에 입원한 일수도 건강검진을 꼬박꼬박 받은 사람(14.8일)에 비해 1회 이상 건너 뛴 사람은 25.5일로 1.7배 길었다.또한 5회 이상 건강검진을 빠뜨린 사람은 꾸준히 받은 사람보다 당뇨병 발병률 2배, 고혈압 1.5배, 고지혈증 1.7배, 대사증후군은 1.8배 높다고 한다.평생 고통 받을 수 있는 질환을 미리 발견해 관리하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가 소망하지만, 유병장수 보다 무병장수하여 건강하게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이 참다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기에 얼마 남지 않은 검진기간 동안 건강검진 기회를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1-11-15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대한 小考

장복덕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장도심권으로부터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말레이시아와 이미 세계적인 도시로 개발이 된 나라이지만 또 다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싱가포르. 6박8일 간의 일정으로 견학한 두 나라는 어쩌면 미주와 유럽 등의 선진국을 가지 않고도 포항과 나아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예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말레이시아는 주석과 고무, 목재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며 태풍과 홍수, 지진 등 자연재해가 없어 이름 하여 신이 내린 축복의 땅이었다. 넓은 국토에서 이뤄지는 건설 경기는 활기를 띄었으며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동남아의 개도국 중 가장 의식이 깨어 난 나라로 평가받으면서 외국인의 투자 장려를 우선으로 하는 정책으로 외국자본 유치와 개발을 비롯해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케이스라 하겠다. 통상적인 동남아 관광에 식상한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말레이시아를 찾은 관광객이 1천500만명이며 해마다 20%씩 증가한다니 과히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2020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통해 당시 세계 최대 높이의 트원 타워를 신축했고 17.5km의 페낭교 건설, 자국 자동차 생산의 염원을 이뤘다. 무엇보다 가슴 뿌듯한 것은 트윈타워를 한국기업이 신축하면서 한국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높아 수도 사업부를 공식방문 했을 때는 흙탕물을 식수로 개발하는 물 관리업무를 상세히 설명하는 성의를 보여 줬다.특히 휴식시간에는 간식에 김치를 곁들인 깜짝 이벤트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 준 배려는 잊지 못할 것 같다. 2012년 완공 될 푸트라자야의 신행정도시건설 사업은 엄청난 규모와 시설에, 영국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은 독특한 설계와 디자인으로 같은 모양의 건물이 없었다. 청사 주변은 시민과 함께 한다는 모토로 출발해 권위적인 형태를 벗어나 편히 쉬어간다는 공원개념의 설계로 배려의 느낌을 줬다. 천연자원은 많아도 개발이 바쁘지 않다는 느긋한 나라이지만 성장 잠재력은 엄청 날 것으로 보인다.잘 짜여진 완벽한 도시, 휴머니즘이 살아 있는 도시, 국민에게 신뢰 받는 정부, 싱가포르라는 작은 도시국가를 말할 때면 꼭 따라 붙는 수식어들이다. 각종 도로에는 공간 배려가 눈에 띄었고 건축유산의 보존과 작은 강을 이용한 관광자원의 개발이 두드러져 보였다. 또한 대부분의 물을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하는 물 부족 국가이지만 물 좋은 나라로 인정을 받고 있다.특히 바닷물의 담수화를 비롯해 버려지는 생활 폐용수를 식수로 만드는 뉴 워터 사업을 통해 2061년 물 독립 국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 물 연구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인구와 국토, 물외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싱가포르는 국가적 일부시설을 제외하고는 완제품을 수입하는 등 환경문제가 없도록 해 전 국토를 청정지역으로 만들고자하는 지도자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일본, 중국도 마찬가지이지만 두 나라를 견학하면서 또 느낀 것은 신호등의 슬림화, 교차로의 공동지주 사용을 비롯해 전신주의 지중화는 어디를 가든 대세였다는 것이다.같은 반도에 위치하고 있지만 또 다른 느낌의 두 나라. 개발이 진행 중이나 욕심내지 않고, 개발된 위에 개발을 하지만 국민의 편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는 두 나라를 견학하고 돌아오는 길 내내 씁쓸한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2011-11-14

인구늘리기 기여할 농지임대 수탁사업

박영규한국농어촌공사 문경지사장얼마 전에 어르신 한 분이 씩씩거리면서 사무실에 오셨다. 작년에 서울 아들에게 농지를 증여해 주었고, 농사는 본인이 경작하고 있는데 쌀소득보전직불 등 보조금수령 기타 이유로 농지원부에 등재를 하려는데, 임대차계약서가 있어야 된다고 했다. 담당 직원이 어르신은 서울 아들에게 증여해 소유자가 직접 영농할 수 없으므로, 이는 `농지법 시행이후(1996.01.01) 영농을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는 소유자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하지만 부득이한 사정에 의해 일시적으로 농사를 짓지 못할 경우에는 농지은행에 맡겨야 한다`고 설명하니, 그래도 이 농지는 본인 것이라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또 지난달 과수원 3만㎡를 20년 동안 소유한 부재지주가 사업자금이 급하게 필요해 과수전업농에게 매도하려 했으나, 본인이 자경하지 않아 양도소득세가 중과세된다고 해 매도하지 못했다.첫째 경우 공사는 임대수탁계약을 통하여 8촌이내 친척이므로 사용대료 10만원 수납하면 되고, 농지소유자가 타인인 경우는 8~12% 수탁수수료가 적용된다. 정부에서는 매년 농지이용실태를 조사해 농지소유자가 자경하지 않는 농지에 대해 처분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매년 공시지가의 2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처분할 때까지 매년 부과한다. 반면 농지은행에 임대 위탁하면 위탁하는 기간동안 농지처분 의무가 면제되며, 2008년 개정된 소득세법 시행령에 의하면 농지은행에 8년간 임대 위탁할 경우 비록 자경요건을 갖추지 못하더라도 비사업용 토지에서 제외되어 일반세율(양도소득세 6~35%)적용받아 양도소득세 절감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다.둘째 경우 진작 이런 제도를 홍보하지 않아서 소유자가 농지를 매도해 양도소득세를 절감할 수 없었고, 과원전업농은 지원받을 수 없어 안타까워 했다. 두가지 케이스는 농지임대수탁사업이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경우로 실제로는 이 사업이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사업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우리 지역 인구늘리기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우리 지역은 사과, 오미자 등 특작이 다른 지역보다 발달했고, 또한 자연환경이 우수해 귀농하고 싶은 사람들이 가장 귀농하고 싶어하는 지역이다.농촌 인구 고령화로 비농가의 농지 취득이 많아지고, 경작않고 방치함으로 농촌의 아름다움도 점차 황폐해 가고 있으며, 경작 면적 축소로 기존 농업인의 소득도 감소한다. 그런데 귀농하고 싶어도 농사를 지을 농지가 없어 귀농을 포기하는 사례를 간혹 보곤한다. 이에 농사를 짓지않는 사람들이 농지를 매입 후 경작않고 방치하는 농지에 대해 농지법 제6조 1항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하며, 동법 제10조 1항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 이내에 해당 농지를 처분해야 하며, 동법 제10조 1항 5-3호 소유한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에 지체 없이 위탁하면 처분하지 않도록 돼있다.이에 이들이 취득한 농지를 농업인과 귀농인에게 임대수탁을 함으로 농업인에게는 농가소득증대, 안정적 영농기반확보, 보조금확보 귀농자에게는 삶의 터전 제공, 농지소유자에게는 농지처분않고 계속 보유, 안정적인 농지관리, 양도소득세 절감(농지은행에 8년 이상 임대위탁 시 일반세율(6~36%)적용, 농지은행에 미위탁시 60% 중과세 적용) 등의 혜택이 주어지고, 부가적으로 우리 지역 농촌의 아름다움도 유지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이와같이 농지법과 농지임대수탁을 조화롭게 추진함으로 기존 농업인의 소득보장으로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귀농자에게도 농업기반을 제공할 수 있음으로 농촌인구 늘리기에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11-09-0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맑은 물 공급에 최선

윤용배K-water 경북지역본부 수질관리팀장올해는 유난히 일찍 시작된 장마, 폭염 그리고 가을장마 등 이상 기후변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5월부터 집중강우와 함께 시작된 장마는 1981년 이후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됐고, 6월 태풍 `메아리`는 1963년 태풍 `셀리`이후 48년 만에 이례적으로 전국을 강타했다. 8월 초에 발생한 9호 태풍 `무이파`도 강풍과 많은 비를 동반했으며, 이후 국지적 집중 강우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6월부터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올여름의 이러한 현상은 산업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얼마나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수자원과 먹는 물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이같은 기상이변에 대한 대처는 매우 중요하다.K-water 경북지역본부에서는 다목적댐 2개, 용수댐 4개를 운영·관리하고 있고 이 중 대구, 경산, 영천, 포항지역에 공급하는 주요 상수원 댐은 운문댐, 영천댐, 안계댐 이다. 5월부터 7월까지의 강우량은 운문댐 703㎜, 영천댐 648㎜, 안계댐 476㎜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여 평균 63%가 증가한 양이다. 상수원 상류의 집중강우로 부유물의 유입과 함께 질소(N), 인(P) 등 다량의 영양염류가 일시적으로 댐으로 유입되어 호수내 조류(藻類, algae)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올해 경북지역에서 조류 경보제 현황으로는 영천댐이 6월23일부터 36일간, 운문댐은 7월28일부터 16일간 조류 주의보가 발령됐으나, 관계기관의 다각적인 대응으로 현재는 주요 용수댐 모두 조류 주의보가 해제된 상태다.K-water 경북지역본부에서는 오는 27일 개막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조류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주의보 발령 이전부터 호소 및 유역 대책, 정수처리공정 강화 및 관계기관 협력체계 구축 등 세분화된 대책을 수립했다. 호소 내 대책으로는 수심별 조류조사를 주 1회 실시하고, 수중폭기기를 상시 가동하고 있다. 조류 농도가 낮은 수심에서 취수하거나 필요하면 취수원을 변경 운영했으며 조류 제거를 위하여 황토 및 응집제를 주 2회 이상 살포했다. 댐 주변 유역에서는 물감 시원을 활용해 행락객 또는 낚시꾼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오염행위를 감시하고 오염물질을 수거했다. 댐 상류 오염원 관리 강화를 위하여 5월 초 댐 상류에 있는 탁수와 부유물 오염원 68개 지점에 대해 관계기관 사전 합동점검을 했다. 정수장에서 효율적인 수처리를 위해 활성탄 투입, 소독공정 강화를 비롯하여 지자체 정수장 기술지원 등을 실시했다. 또한, 조류대책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K-water 수질검사소에서는 신속한 검사업무와 정수처리공정 및 황토 살포 효과 등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이러한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대처로 영천댐 조류 주의보는 확대되지 않고 확산을 막을 수 있었고, 운문댐에 발령된 조류 주의보는 단기간에 해제할 수 있었다. 일부 조류가 정수장에 유입되더라도 정수처리 공정의 강화와 단계별 모니터링으로 시민에게 맑고 깨끗한 수돗물을 항상 공급하고 있다.특히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에 선수와 임원 그리고 대구를 찾는 모든 분들이 안심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맑은 물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모두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상수원 보호와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감시자가 되어 지구촌에서 한국을 물관리 선진국임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2011-08-26

KTX는 낙뢰도 걱정없는 최첨단 안전시스템 자랑

정현우 코레일 대구본부 차량처장중국의 고속열차가 지난달 23일 낙뢰에 맞아 멈춰섰다. 이어 뒤따라오던 고속열차가 멈춰 있던 고속열차를 추돌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우리나라 고속열차 KTX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우리나라의 모든 고속 및 일반 열차는 동력차의 지붕에 고용량의 피뢰기가 설치되어 낙뢰을 맞더라도 레일을 통해 지면으로 흘러가게 되어 있어 안전하다.특히 고속열차 KTX는 이러한 낙뢰뿐 아니라 여러 불안전요인 에서도 이중삼중의 안전시스템으로 육상교통수단 중 가장 완벽한 시스템이다.KTX는 1천500m 간격으로 선행열차에 따라 구간별 운행속도가 자동으로 설정되며 열차가 있는 구간에는 정지신호가 현시되어 다른 열차의 진입이 불가능하다.만약 기장이 이를 무시하고 진입하는 경우 열차자동제어장치가 동작해 자동으로 비상 정차를 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열차의 추돌이나 충돌 사고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아울러 구간별 설정된 운행속도를 초과해 운행하는 경우에도 자동으로 비상정차를 한다.KTX는 열차가 운행 중 멈추거나 인접선로에 지장물이 있는 경우 기장이 열차방호장치를 동작하여 반경 2~4km 이내에 있는 모든 열차를 정지시켜 열차의 안전을 확보하게 된다.이밖에도 기장이 갑작스런 신체 이상이 생겼을 경우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열차를 멈추게하는 운전자감시장치, 열차 내 안전을 위협하는 열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감지하는 열감지장치 등이 있다.KTX에는 이러한 안전시스템 외에도 선로 위 끌림물체감지장치, 낙석이나 토사와 같은 지장물 검지장치(고속선 구간 135곳 설치), 지진검지장치(35곳 설치), 외부 장애물들이 고속선에 진입하는 것을 24시간 감시하는 영상감시장치, 적설량·강우량·풍속 등을 측정하는 기상검지장치, 차축의 파손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차축온도검지장치, 여름철 레일온도가 급상승해 발생할 수 있는 탈선사고를 예방하는 레일온도검지장치, 전차선의 전기 공급을 상시 통제하는 전철전력원격제어장치 등이 있어 철도 시설물에 설치된 각종 안전시스템들과 유기적으로 작동해 열차의 안전운행을 지켜준다.우리나라의 고속열차 KTX는 대륙을 횡단하는 타국의 고속열차와는 차별화되어진다.우리나라의 지형상 유독 교량과 터널이 많아 운행상의 장애요인이 많다. 하지만, 우리 코레일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중삼중의 안전시스템과 더불어 `안전코레일 100대 실행과제`를 선정해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항공수준의 안전관리체계 만큼 고도화할 예정이다.안전은 철도가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최상의 서비스이다.우리 코레일 대구본부 차량분야 전 직원은 이번 중국 철도사고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어떠한 경우에도 열차가 안전하게 운행 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할 것이다.

2011-08-16

다시 주목 받는 `GMS`

조대현포스코경영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위원최근 인도차이나 반도에 위치한 GMS (Greater Mekong Subregion)가 부상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GMS는 메콩강을 따라 위치한 국가간의 지역협력체로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과 중국의 윈난성이 속해있다.중국을 제외한 GMS 5개국의 경제규모는 지난 10년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은 2001년 1,600억 달러에서 작년에는 4,470억 달러로 연평균 7% 넘게 성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향후에도 5% 이상의 견조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임금이 급상승하고 있는 중국을 대신할 세계의 공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동집약적 경공업을 중심으로 중국에 있던 공장이 베트남과 미얀마, 라오스 등으로 이전 중이다.풍부한 자원도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태국은 고무생산과 쌀 수출 세계 1위이며, 베트남은 쌀 수출 세계 2위, 그리고 커피 생산 세계 2위국이다. 미얀마는 천연가스와 티크, 루비로 유명하며, `아시아의 진주`로도 불린다. 그리고 풍부한 수력발전 잠재력으로 `아시아의 발전기`로도 불리는 라오스는 금, 구리, 아연 및 희귀광물이 다양하게 매장되어 있어 인근 국가의 자원투자 대상이 될 전망이다.GMS의 역내 인구는 3억 3천만 명이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13억 명, 인도 12억 명, 동남아시아 6억 명을 합하면 30억 이상의 거대 시장이 되고, 이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가 바로 GMS 지역인 것이다. GMS 국가들은 1992년부터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지원과 역내 국가 그리고 중국과 일본 등의 공적개발자금 등을 활용한 GMS 개발프로그램을 시작하여 교통, 에너지, 통신, 환경, 무역, 민간투자 등 9개 분야에 대한 공동개발을 통해 역내 연계와 통합을 도모하고 있다.특히 1998년에 채택된 경제회랑(Economic Corridor) 구상은 역내 국가간 경제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구체화한 것이다. 산과 밀림, 강으로 막혀 교류가 제한되어 있는 GMS 국가들을 도로와 철도로 연결해 개발하자는 취지에서 교통인프라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2015년이면 도로 연결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세관 절차 등 선진 물류 시스템을 구축(3단계)하고 최종적으로 민간투자 촉진과 국경지역 경제특구 설치까지 5단계로 나누어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안에 3단계에 돌입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대륙세력인 중국은 GMS 지역을 바다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해 남진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쿤밍과 난닝에서 미얀마 짜욱퓨,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를 연결하는 남북경제회랑, 북서경제회랑, 중앙경제회랑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 사업은 쿤밍과 미얀마 짜욱퓨간의 도로와 철도, 송유관과 가스관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이다. 중동수입 석유의 80% 이상을 말레카 해협을 통하여 수송하고 있으나 이를 미얀마 라인으로 들여와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일본은 베트남 해안지역의 동부회랑과 인도차이나 반도의 동서를 횡단하는 동서경제회랑 및 남부경제회랑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 `아시아종합개발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이들 경제회랑을 중심으로 총 22곳의 인프라 정비 프로젝트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견제와 역내 영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GMS 개발 프로그램은 아세안 신흥개도국들이 국가를 넘어 연계통합을 하여 주변 강대국에 주체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과 일본도 국가 차원에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중국자금, 중국기업, 중국설비, 중국인력이 모두 들어가는 방식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세안에 최우선 관심을 두고 `올 재팬`의 기치하에 민관협력 방식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다.한국 정부도 다양한 지원체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은 한계가 있다. 중국, 일본과 경쟁하려면 기업들은 국가 중심의 전략을 넘어 권역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민관 협력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2011-08-05

해병대를 사랑하고 믿습니다

김유복포항뿌리회 부회장최근 해병대 영내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으로 사기가 땅에 떨어진 것 같은 분위기 때문에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침통함이 우리 지역에도 흐른다.50여 년 넘게 지역과 함께하는 `해병의 산실(産室)` 포항으로써는 다른 어느지역 보다도 더 우울할 수 밖에 없다.더욱이 지난겨울 폭설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우리 지역에서는 그나마 해병대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눈에 갇힌 자신들의 부대를 두고 아수라장이 된 지역의 눈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달려 나와 낮밤을 가리지 않고 제설작업에 나선 해병 장병들의 든든한 모습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60여년 만의 폭설로 초토화 된 우리 지역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은 바로 우리의 튼튼한 버팀목, 해병대가 있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지역을 위하고 나라를 위해 최전방에서 불철주야 땀 흘리는 장병들 노고 덕분에 우리들이 편히 지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혹자는 나약해진 병사들과 가혹하리만큼 나쁜 병영문화 때문이라고 매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필자가 아는 해병대는 언제나 우리 곁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며 든든한 동반자일 뿐 거기에는 `기수열외`, `작업열외`,`구타` 라는 말이 어울릴 수 없는 청정지역(淸淨地域) 그 자체다.지난 연평도 포격에서 보여준 `귀신 잡는 해병`의 임전무퇴(臨戰無退)는 전 국민을 감동시키고도 남았다. 불타는 철모를 쓴 채 포사격을 하던 해병 병사의 모습에 우리는 감동했고 `작지만 강한 군대`를 표방한 해병대의 조국수호 의지에 박수를 보냈다. 해병대가 좋아 스스로 지원 입대한 탤런트 현빈의 예(例) 뿐만 아니라 전국의 장정들이 선망하는 군대, 해병대가 무너져서야 되겠는가. 이 나라 이 땅에서 가장 강력한 결집력을 보이는 `해병전우회`를 우리는 기억한다. 필자의 주변에는 온통 해병대 뿐인 것 같다. 선·후배, 친구 심지어는 자식놈 까지 해병대 출신이니 타군을 나온 필자는 주눅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해병대가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다.지난 4월 우리 포항뿌리회에서 안보현장 체험 행사의 일환으로 천안함 견학과 해병대사령부 방문을 한 적이 있었다. 지역 원로 선배님들 몇 분을 모시고 80여 회원들이 함께 한 그 행사에서 우리는 또 한번 `무적해병(無敵海兵)`의 실체를 실감하고 돌아왔다. 비록 연이어 터진 사건이 해병대 내에서 일어난 일이라 누구도 섣불리 판단할 사항은 아니지만 우리는 대승적(大乘的) 차원에서 해병대를 이해하고 껴안아야 하지 않을까.국민의 재산과 안녕을 위해 기꺼이 밀알이 되고자 `정의, 자유를 위하여` 라는 슬로건에 뭉친 국민의 군대, 해병대를 사랑하고 믿어야 한다.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의 해병 장병들이 따가운 질시(嫉視)의 눈총에서 벗어나 `조국수호` 라는 기치아래 하나 되는 모습으로 뭉치도록 도와주고 보살펴 주어야 함이다. 잘못된 병영문화는 군대만의 책임이 아니다.사회 전반에 걸친 악습과 방종, 무관심, 지독한 이기주의 등 정신적 해이가 복합된 사회적 환경이 원인일 수도 있다.`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씻기지 않는 명언이 해병 출신들의 마음의 고향이듯 우리지역에 없어서는 안 될 해병대를 우리가 보듬고 지켜주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는 해병대를 사랑하고 믿습니다”“해병 장병여러분 힘내세요, 파이팅!!”

2011-07-18

한방울의 물, 한톨의 쌀, 그 의미를 되새기며

강경학한국농어촌공사 의성군위지사장안계평야, 그 너른 들녘이 모내기를 끝내고 물을 한껏 머금은 채 햇빛에 반사 되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올 봄까지 잦은 강우로 예년과 달리 큰 물걱정 없이 무난히 모내기가 마무리 되고 있다. 몇 차례 예상되는 풍수해만 잘 극복한다면 올 해도 풍년농사가 기대된다.작물의 요수량(要水量)이란 용어가 있다. 작물이 건물 1g을 생산하는데 소비된 수분량(g)을 뜻한다. 요수량은 작물의 종류, 생육단계, 환경에 따라 달라지지만 벼는 대략 211~300g, 보리는 170~188g, 고구마 248~264g, 옥수수는 94g 정도가 필요하다. 벼 1g을 생산하는데 200~300배 정도의 물을 필요로 하다는 뜻이다.농사에 있어서 물의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세상에서 가장 보기 좋은 것이 내 논에 물 들어가는 모습하고, 내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모습`이라는 속담이 생겼을까. 그렇다보니 `물꼬싸움`, `삽자루싸움`이라 하여 종종 싸움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한자어가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닐 것이다.경쟁을 뜻하는 라이벌(rival)은 강을 의미하는 영어의 river와 같은 뿌리에서 생긴말이다. 라틴어 리발에서 나온 것으로 `강가의 주민`이 원래의 뜻이라고 한다. 같은 강을 끼고 고기를 잡고 논밭에 물을 대면서 서로 경쟁하거나 충돌한 때문이다. 물 때문에 다투는 일은 동서고금을 구분하지 않는 모양이다.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최근에 `농업관측`에서 2011 양곡연도의 1인당 1일 쌀 평균 소비량이 195.2~196.4g으로 전년보다 1.6~2.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를 연간 쌀소비량으로 환산하면 1인당 71.2~71.6kg에 해당된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양곡연도 기준 2009년 74.0kg, 2010년 72.8kg이었다.정부의 쌀소비 권장정책에도 쌀 소비량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쌀의 계량단위중 섬(석)은 벼 2가마니(쌀 144kg)분량을 가리킨다. 장정 한 사람이 짊어질 수 있는 최대용량 또는 1년간 먹는 양이다. 1섬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은 딱 절반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빵이나 아침식사용 간편식품 소비 증가, 다이어트등 건강상의 이유로 결식, 소식하는 인구의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된다.쌀은 국민 식생활에서 칼로리 공급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주식이며, 농업소득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품목으로서 쌀 생산 및 가격정책이 농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간소화 경향에 따라 쌀 소비 감소 추세는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쌀 소비량 감소로 깊어지는 농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한다면 쌀 소비를 권장하는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외식수요 확대에 부응해 한식메뉴·제품을 개발, 보급하고 식사 습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학교급식의 경우 정부지원 양곡의 품질을 더 높이고, 밥을 주식으로 하는 식단 확대를 위한 지원·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쌀 소비 확대에 매우 중요한 아침식사 개선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캠페인과 먹기편한 아침 대용식 개발, 간편한 아침 식단 보급등이 필요 할 것이다. 아침밥이 학생들의 공부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두뇌의 인지 능력을 향상시켜 학업 수행 능력에 긍적적 효과를 줌으로써 성적 향상에 기여 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이미 여럿 나온바도 있다.쌀을 뜻하는 한자어 미(米)는 쌀이 생산되기까지 농부의 손길이 여든 여덟 번(八十八)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도 들판에는 뜨거운 초여름의 햇빛을 받으며 모가 힘차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2011-06-23

어업정보통신의 선진화

정보통신 산업은 차세대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어 갈 미래 대표산업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많은 사례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것이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의 경우다. 컴퓨터 기능은 물론 소셜네트워크까지 전 세계의 사회·경제·문화·정치 등 관심부분에 대한 공유가 가능해 출시 전 상상을 넘어 `정보통신의 끝은 어디일까?`하는 기대치를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면 우리 연근해어업의 정보통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아직도 대부분 단파무선기로 여타 전파장애 잡음을 벗 삼아 목청을 키우고 있다. 목청을 키운다는 뜻은 대체적으로 어민들의 목소리가 큰 편인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무전 교신할 때 큰 소리로 해야 여러 사람이 교신하는 잡음속에서 그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에 고래고래 고함질러 생긴 자연스런 현상인 반면 휴대전화기는 남에게 피해 줄까봐 `속삭임 기능`까지 있는데 말이다.어선이 출항하면 어선 규모나 조업 해역에 따라 하루 최소 1~3회 선장이 자선의 위치를 수협중앙회어업정보통신국에 보고한다. 어업정보통신국은 선장의 육성교신을 통해 어민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민원을 해결하면서 바다와 육지를 잇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육성교신이 필요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위치보고 업무를 자동화 할 수 없을까? 답은 `가능` 이다. 휴대전화기를 소지하고 켜져만 있으면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개인의 위치를 알 수 있듯 어선마다 `자동위치 발신기` 장착을 의무화해 위치보고를 자동화 할 수 있다. 자동위치 발신으로 다른 어선의 위치보고가 끝날 때까지 대기할 필요가 없으며, 실시간 위치 전송이 됨으로서 안전사고시 신속대응이 가능해 어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통계정확도 향상·기상정보제공을 통한 안전조업·불법어업 예방은 물론 가끔 위치보고를 못하거나 놓치면 조난당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로 관계자 모두 밤새 초비상일 경우도 없을 것이다. 위성을 이용하면 광역수신 가능하나 유지비용이 발생되므로 연근해 어선에 맞는 맞춤형 위치 발신단말기를 갖추면 된다. 자동위치 발신기 장착의무화에 대해 자선(自船)의 위치 노출로 어업 노하우가 공개될까봐 일부 어업인은 반대하나, 오랜 경험으로 봤을 때 어업별·시기별 조업수역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되며, 절감된 시간에 레이더를 통해 주변 항해선박들의 동향을 파악해 충돌사고 예방이 가능하고 신선도가 생명인 수산물 신속처리에 노동력을 보탬으로서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덧붙이자면 통신기까지 디지털화해야 한다. 무선통신기의 역할은 직접 송·수신을 통한 의사전달이 명확한 이점이 있어 기본장비로 비치하고 추가 장비로 스마트한 디지털 통신기를 갖춰야 한다. 단파무전기는 제3자 청취가 가능해 정보유출이 되므로 반드시 새로운 쌍방향 통신장비를 도입해서 비밀을 보장해주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다. 통신과정에서의 정보유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부호화 또는 암호화한 메뉴얼에 따라 어종·어획량·크기 등을 분류해 어업정보통신국에 문자·메일로 전송하면 관계 당국은 취합한 정보를 활용해 정책수립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책은 정확한 통계에 기초해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잘못된 통계에 의해 수립된 정책의 실패는 고스란히 어업인에게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지와 예산이다. 언제까지 전근대적인 통신수단으로 어업생산에 임할 것인가? 바다의 날에 즈음해 선진 디지털 어업으로의 획기적 도약을 다시한번 기대해 본다.

2011-06-01

수변공간 개발은 환경친화적으로

김병호K-water 강문화전문위원4대강살리기 사업이 올해말이면 주요공정이 거의 마무리 된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은 예전의 모습과 전혀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친수공간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을 가로 지르는 국토의 대동맥인 낙동강은 4대강사업의 핵심으로 지역민들이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그래서 정부와 광역자치단체는 물론 기초단체들까지 다퉈 낙동강살리기사업 이후 강중심의 경제 문화권 구축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경북도는 최근 `낙동강연안 그랜드 마스트플랜` 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낙동강 나루터 주막터 복원등 6가지 포스트 낙동강 사업안을 제시했다. 국토부도 지난 4월19일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연내 4대강 주변에 친수구역 시범사업지구를 몇군데 지정할 계획이다. 친수구역 사업은 강변에 호텔, 마리나 리조트, 골프장, 주거공간이 포함된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후보지로는 입지조건이 좋고 투자효과가 큰곳으로 낙동강 유역은 강정보, 달성보 부근이 거론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올해 하반기 부터 2015년까지 1천675억원을 들여 4대 강변 36개지역에 친환경 복합 문화관광 및 레저스포츠 인프라를 조성키로 했다. 안동 상주 구미 고령 대구를 잇는 낙동강 신나루문화 및 레저스포츠지대가 만들어 진다.낙동강 중심의 새로운 강문화·경제권이 구축되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이때문에 낙동강 살리기 사업은 대구·경북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강주변 지역의 가치가 크게 높아진다. 그런데 정비된 강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우리가 무수히 경험했던 무분별한 개발과 토지투기로 모처럼 살려낸 강을 다시 망가뜨릴 위험이 없지 않다. 이 사업이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국토의 쾌적성을 높이기 위한것이 목적이라면 강주변지역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개발이 절실하다. 다행히 지난해말 국회를 통과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친수법)`의 시행령이 마련되고 `친수구역 조성지침`도 올상반기중 확정할 방침 이어서 조화로운 개발이 기대된다.일각에서는 친수법이 난개발을 부추기고 수질오염을 가속화 시킨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친수구역 규모를 적정화하고 오염 총량관리등 친수법 적용을 엄격히 하면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 제정될 시행령이나 지침등도 이같은 견해에 대한 보완이 충분히 고려돼야 할것이다. 강주변의 가치상승으로 인한 개발이익이 기존의 법체계에서는 75%이상 토지 소유주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친수법은 개발이익의 90%를 공공부문에서 환수해 하천공사나 유지관리애 재투자 하도록 했다.과거의 하천개발이 경제논리에 따른 일률적이고 획일적인 개발이었다면 새로운 친수법에 의한 친수구역 조성사업은 하천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살려 생태, 문화공간을 재창조하는 친환경적인 개발이어야 한다. 우리보다 앞서 강을 가꾼 나라들은 수변공간의 쾌적성을 활용해 친수구역을 관광 레저 업무 주거 등 다양한 용도로 개발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수변의 랜드마크로 관광자원화 하고 있다. 1960년대 정비한 미국의 샌안토니오강, 1970년대말 예술공간으로 재개발된 독일 라인강 중하류의 뒤셀도르프미디어하펜, 1980년대 재생한 영국 템즈강 연안 신도시 런던 도크랜드, 그리고 일본 기타규슈시의 무라사키강, 도쿄 리버시티21 등이 모두 환경친화적으로 강을 살려낸 사례다.우리의 강이 수질과 환경보전을 전제로 지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잘 개발되면 세계의 어느 강보다 더 멋질 것이다. 수변공간은 삶의 터전이며 지역발젼을 선도할 기회의 땅이 될수 있다. 수없이 되풀이 되던 재해로 인간과 자연이 함께 상처받던 시절은 끝이났다. 낙동강은 이제 그저 물이 흐르는 강에서 사람이 함께 노니는 강으로, 그리고 생산적인 자원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2011-05-17

축제에 대한 예의

이정옥포항시 축제위원장우린 축제에 대해 상당한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있다. 열심히 일해 돈 벌어도 살기 빠듯한 세상에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 축제라는 편견. 소모적이고, 낭비적이며, 일회성에 그치는 행사에 지나치게 많은 인원들이 동원되고, 또 그게 그것일 뿐인, 그저 사람 구경이나 실컷 할 뿐인 것이 축제라는 오해. 한때 차별성없는 축제들의 난립이라며, 그래서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라는 언론의 호들갑스러운 보도에 많은 지방자치정부들은 부랴부랴 축제를 많이 줄였다. 그래도 전국적으로 천 여 개 가까이 된다며 역시 더 많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논의도 분분하다. 그러나 일부 축제전문가들의 생각은 또 다르다. 우리나라의 인구에 비례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축제들이 생겨야 한다는 강력한 주장을 거침없이 한다. 몇 년전 타계한 소설가 이청준이 쓴 `축제`라는 제목의 소설이 있다. 40대의 작가가 노모의 3일장을 치르는 이야기이다. 장례식이 축제의 장이라는 설정의, 정말 황당한 제목의 이 소설을 이 시대의 걸출한 영화감독 임권택은 1993년 같은 제목으로 영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청준은 그의 소설 말미에서 `장례식은 산 자와 죽은 자가 마지막으로 만나 한스런 세월의 응어리를 씻어낼 뿐 아니라 남은 사람들끼리도 서로 화해의 손길을 나누는 화합의 향연이란 의미를 던져준다`고 썼다. 그래서 작품의 제목을 `축제`로 정했다고 했단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씻김굿`을 소재로 한 연극에서도, 망자를 씻기는 절차가 거의 끝날 무렵이 되자 시끌벅적한 굿판이 벌어지면서, 상을 당한 가족과 친척들까지 불러들여 흔연한 춤과 노래로 끝매김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장례식이란 죽은 자를 위한 축제이되 산 자들의 상실의 아픔과 슬픔을 한자리에서 껴안는 일이고 보면, 어떤 의미에서는 산 자들의 축제라고 할 수도 있는 일`이라는 이 소설에 대한 한 평자의 말도 기억난다.지금 온 천지에 봄꽃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난분분 흩어지는 계절. 심지어 죽은이를 위해 숙연해야 할 장례식장이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다면, 이 축복같은 계절, 산자들의 나날이 어찌 축제가 아닐 수 있겠는가.농경시대, 마을 단위에서는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면서 벌였던 해마다 최소한 보름 이상을 축제판을 벌였다. 집집마다 가족들의 안녕과 장수를 기원했던 통과의례들도 모두 축제였다. 백일이면 이웃 100여 집마다 떡을 돌렸고, 돌날 크게 잔치를 벌여 아이의 장수를 빌었다. 성년이 되면 엄숙한 관계례를 치른 후 어른들을 대접하고, 혼례는 인륜지대사이니 더더욱 크고도 긴 잔치를 치렀다. 이렇게 보면 농경시대 우리 조상들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많은 축제 속에 살았던 것은 아닐까. 아, 어쩌면 5일마다 열리던 장터도 축제였다. 전국 각지의 상인들이 모이고, 물건들이 오고 가면서 흥청거리던 축제. 각설이나 놀이패들은 장터마다 돌아다니며 한층 축제 분위기를 돋웠던 그 시대의 연예인들이었다.산업화,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우리 고유의 축제가 변질되고, 왜곡됐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스스로 축제를 기획하고, 담당하고, 참여했던 진정한 축제인들은 사라졌고, 구경꾼들이 되어버렸다. 대학도, 지방정부도, 유명한 연예인 초청에 혈안이 되고, 그들의 몸값만 천정부지로 올려버린 축제. 이건 축제가 아니다. 이건 축제에 대한 진정한 예의가 아니다.우리 축제, 이젠 우리가 만들며 즐기자. 우리가 먼저 즐기며 흥에 겨우면 될 일이다. 흥에 겨운 우리의 축제를 보려 구경꾼들이 오면 함께 즐기자. 그게 바로 진정한 축제다. 이런 축제야말로 지역판촉의 문화상품이 될 것이다.

2011-05-09

따스한 마음으로 5월을 아름답게

채근담에 이르기를 거센 바람과 성난 비에는 온갖 새와 짐승이 모두 몸을 사리고, 밝은 태양과 따뜻한 바람에는 풀과 나무도 기뻐한다고 했다. 인간의 성품 또한 마찬가지여서 온화한 성격과 해맑은 미소를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까이 가고 싶고, 반대로 이해심이 없고 찡그린 얼굴을 한 사람은 멀리 하고픈 것이 우리의 보편적인 마음일 것이다.5월은 가정의 달이다.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모두 한 장의 달력에 사이좋게 모여 있다.필자는 살아가면서 부모님이나 아내를 비롯한 주변의 사람들에게 약속을 어기거나, 잘 해 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가장 먼저 있는 어린이날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반성이다. 아들 둘의 어린 시절은 민주화의 격동기였다. 나는 갈등의 현장에 있는 경우가 많았고 아침 6시에 출근해 꼬박 하루를 직장에서 보내고, 다음 날 밤에 집에 오면 이미 애들은 잠들어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당연히 아이들의 재롱을 볼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한참 애들과 놀아주어야 할 시기에 자상한 아버지의 역할을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5월8일 어버이날은 반성을 더 많이 해야 한다. 흔히 베이비붐 세대를 말초세대라 표현하기도 하지만 나에겐 할 말이 더 없는 것 같다. 어린시절에는 조선시대 효자비를 세운 의미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다. 자식이라면 당연히 효도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았기에 특별히 뜻을 기릴 필요까지 있나하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지천명을 훌쩍 넘은 이제야 효자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나에게 근면성과 자립정신을 일깨워 주신 분은 아버지였다. 조실부모하고 고아처럼 자라 7남매를 키우느라 힘드셨는지 양복 한 벌 없이 평생을 보내셨다. 누나와 여동생이 있는 대구에도 잘 오시지 못하고 내 기억으로 여행을 가신 적도 거의 없는 듯하다. 그런 중 지난 2006년, 천붕을 맞이했는데 임종을 지켜보지 못해 더욱 죄스러울 뿐이다.어머니는 막내와 생활을 하고 계신다.최근 문상을 가서 들은 이야기이지만 친구의 장인께서도 장모님을 보내고 급격히 건강이 나빠져서 6개월 만에 돌아가셨다고 한다.스트레스 중에서 가장 힘들고 큰 충격이 배우자와의 이별이라고 하는데 아버지께서 떠나신 이후,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한 송구스러움에 다시 한번 실천을 다짐한다.스승의날에는 보고 싶은 분들이 많지만 이젠 연락도 끊어져 안타까울 뿐이다.먼 기억속이라 그런지 국민학교, 중학교 시절의 은사님들이 그리워지고, 구미에서 첫 담임이셨던 류성곤 선생님, 주례를 서 주신 천 교수님께서도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주신 모든 스승님들께 감히 이 지면을 빌어 감사드려야겠다.부부의 날은 5월21일이다.아내와는 7년의 연애를 거쳐 결혼, 만난 지 30년이 넘었다. 공교롭게도 동네친구 중에서 연애는 가장 먼저하고 결혼은 제일 늦게 한 셈이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함께 살아온 연륜이 있어서인지 이젠 눈빛만 보고 음성만 들어도 기분을 짐작하고, 비 오는 날까지 알아맞힌다. 아마 부부통장에 차곡차곡 쌓아둔 신뢰와 배려, 호의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내에게 미안한 것은 평소 약속을 많이 지키지 못한 것이다. 가장 흔했던 이야기는 일찍 들어간다 해 놓고 매번 어기는 것인데, 결혼 초부터 지금까지도 반성의 여지없이 지속되고 있다.두 번째는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행복하고 멋있는 삶을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남성들이 흔히 구혼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말이라서 큰 죄책감은 느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아내를 행복의 문턱까지만 안내한 것 같다. 아직 아이들의 장래가 걱정이 되고, 어머님의 앞날에 신경이 쓰이고, 요리 못하는 남편도 마음이 안 놓이는 모양이다. 그래서 5월만큼은 아무리 일상에 바쁘다 하더라도 귀여운 자녀와 놀이공원으로 나들이를 가던지, 위인전을 읽어 주던지, 한적한 산골에서 애타게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님을 방문하던지, 아내랑 무지개열차를 타고 추억의 여행을 떠나던지, 스승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 등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2011-05-06

“효는 인간 행동의 가장 중요한 근본”

박 승 호포항시장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우리 출판계를 강타하더니 마침내 미국으로 건너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어머니의 가족에 대한 헌신적 사랑이 지금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이러한 헌신은 동서고금을 관통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생각마저 갖게 한다. 삶이 팍팍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존재는 누구일까? 아무래도 어머니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어머니는 우리에게 있어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이자 고향과도 같은 존재이다. 이렇듯 우리네 어머니는 지구촌 가정 중에 가장 헌신적인 부류로 지목해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을 먼저 돌아보고 가정의 행복을 생각해보는 그런 달이다. 가정의 행복은 구성원들의 헌신에 의해 이뤄진다고 한다. 나아가 행복한 도시 역시 도시 구성원들의 헌신에 의해 이뤄질 것이다.그래서 이번 5월은 우리 모두가 이러한 헌신을 되새기고 실천하는 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 어르신들이 가족과 이웃은 물론 국가를 위해 감당해야 했던 그 숭고했던 헌신을 먼저 되새겼으면 한다.우리 어르신들은 그야말로 질곡의 세월을 참고 버티며 이겨왔다. 일제의 탄압에서 해방된 기쁨도 잠시 동존상잔의 6·25전쟁으로 인해 폐허를 전전했고,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보릿고개를 필사적으로 넘어야했다. 그런 와중에 자식교육과 근대화에 피땀을 쏟아 오늘날 번영의 싹을 틔운 세대다. 참으로 파란 많은 인생을 사신 분들이다.이는 오늘의 번영을 한껏 누리는 세대들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위대한 헌신의 발자취이자 살아있는 역사의 교훈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르신들의 이러한 헌신적 삶에 당연히 존경과 감사를 드려야 하고 더 잘 모시고, 더 잘 보살펴야하는 책무를 무겁게 져야 한다.`효(孝)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란 경구가 있다. 효는 인간의 모든 행동에서 가장 중요한 근본이 된다는 말이다. 자식을 길러보면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고 하지만 자식의 효도가 그 헌신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오죽했으면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속담까지 생겨났을까.나 역시 주름이 깊어가는 노모를 가까이에서 모시며, 매일 문안인사를 빠뜨리지 않고 더 잘 모시겠다는 다짐을 숱하게 하지만 아직도 노모는 다 큰 자식을 먼저 걱정하신다. 어릴 적 바다 같이 넓고 깊었던 `우리엄마`를 떠올리면 세월의 무상함에 가슴이 저려오고, 눈물을 훔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나는 민선5기 들어 어르신들에게 더 잘 모시고, 더 잘 보살피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어르신일자리를 만드는 등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어르신들의 마음에 반이라도 찰까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다.그래서 이번 5월을 시작으로 다시금 시정 차원에서 효행(孝行)을 더욱 강조해 나갈 생각이다. 포항이 효행도시가 되면 포항은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효행은 인간 행동의 근본이기에 오늘날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온갖 사회적 병리현상들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처방전이라 믿기 때문이다.포항은 예로부터 충효의 고장이다. 다행히 우리 몸속에는 효행의 DNA가 있다. 이를 다시 깨우기 위해 우리 부모와 웃어른을 한 번 더 돌아보는, 효 실천운동인 `한 번 더 운동`을 범시민운동으로 전개해 나갈 생각이다.이를 위해 먼저 지역의 잠재된 효행정신을 일깨우고 그 분위기를 제고하기 위해 효행 캠페인과 함께 동참운동을 벌이는 것은 물론 효를 주제로 한 교육, 수기공모, 편지쓰기 등으로 아이들에게도 효행을 적극 권장할 생각이다. 어른들의 행동이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기에 시민의 동참이 요구되고 있다.이렇게 효행도시는 포항이 가고자하는 행복도시와 직결된다. 그래서 가정의 달을 시작으로 효행시정에 더욱 탄력을 붙여나갈 생각이다. 아울러 우리 모두 `오월의 마음`으로 영원히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1-05-03

포항스틸러스의 `스틸러스 웨이`

장복덕포항시의원우리나라의 국기였던 축구 열기가 언제부터인가 야구에 밀린다는 느낌이 든다. 2002년 월드컵이후 국내선수들의 해외진출로 유럽축구를 경험한 팬들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아진 반면 우리 축구의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 할수 있다. 결국 관중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축구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좋은 교훈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포항 스틸러스 구장은 축구 도시다운 관중을 동원하고 있고 최근 FA컵 결승전은 근래 보기 드문 만석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한 관중의 힘이 보탬이 되었는지 스틸러스는 결승전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대승을 거두면서 홈구장에서 축배를 들었다. 네임 벨류나 실력 면에서 걸쭉한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상황에서 스틸러스의 승승장구 능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첫 번째의 이유는 단체 경기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력이다. 단체경기에서 조직력은 필수지만 한두 명의 스타선수가 있다면 자칫 조직은 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스틸러스는 모두가 평범한 선수들로서 조직력을 극대화 시켜 특정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누구에게나 득점 기회가 있으며 실제, 모든 선수가 고른 득점을 하고 있다. 어쩌면, 스틸러스는 모든 선수가 스타일지도 모른다. 두 번째는 끓어오르는 쇳물과 같은 공격력의 용광로 축구를 한다는 것이다. 조직과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파리아스 감독의 공격축구가 빛을 발한다고나 할까. 최근에 치러진 제주전과 부산경기를 보면 많은 골 차이로 이기고 있음에도 선수에게 자신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결국 유례가 없는 대승을 이뤘다. 포스코건설 당시의 “공격 앞으로 ”라는 구호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세 번째는 명장과 덕장의 조화로움이다. 지도자의 스타일을 맹장과 지장, 덕장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어쩌면 파리아스 감독은 이를 고루 갖춘 명장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를 독려하는 걸 보면 맹장이오, 번뜩이는 전술을 보면 지장이고 가끔은 여유와 배려를 볼 때는 덕장인 것이다. 경영자인 김태만 사장은 지장의 면모와 함께 전형적인 덕장 스타일이다. 파리아스 감독은 약관의 나이에 감독직을 맡을 정도로 일찍이 축구로 밥을 먹었지만 김 사장은 축구를 좋아했을지는 몰라도 쇳물로 밥을 먹은 사람이다. 하지만 코드가 맞는 것은 김 사장의 외모에서 풍기는 온화함과 눈에 보이는 신뢰 때문일 것이다. 김태만 사장은 파라아스 감독의 계약만료를 8개월이나 앞둔 지난 4월, 시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재계약 카드를 꺼내 들었고 2개월 만인 6월, 재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과정에서 김태만 사장은 사장과 동급의 승용차를 감독에게 지원하는 애정을 보였으며 이에 파리아스 감독은 사장과 동급은 부담이라며 예의를 갖춰 고사를 하다 한 달이 넘어서야 차를 받았다고 한다. 과히, 명장과 덕장의 조화로움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며 그러한 믿음이 모여 후반기 무패의 기록과 함께 FA컵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네 번째로 포항 스틸러스는 1명이 더 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12번째 선수인 관중의 열정을 말할 수 있다. 관중들의 열정이 모여 뛰는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면 선수나 다름없다. 경기가 재미있으면 관중이 없을 수 없고 관중의 응원이 있는데 선수가 힘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관중들의 관심이 선수를 뛰게 했고 관중들의 열정이 오늘의 스틸러스를 만든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틸러스 웨이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스틸러스 웨이는 경기 중 불필요한 반칙과 항의를 자제하고 데드타임을 줄여 재미를 더해주자는 프로다운 선언이며 선수와 관중의 거리를 좁혀 더욱 친숙해지려고 하는 스틸러스의 새로운 정신이다. 이러한 결과로 경기는 박진감이 넘치면서 홈구장의 관중은 13% 증가하였고 득점 또한, 0.6골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으면서 축구문화를 새롭게 쓰고 있다. 때문에 포항 스틸러스의 승승장구는 우연이 아닌, 경영진과 선수를 비롯한 모두의 합심으로 만들어 낸 결과인 것이다. 팬들이 외면하지 않고, 외면받지 않는 축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감동이 있어야 하고 실천이 따라야 한다. 스틸러스의 실천에 모든 구단의 동참과 함께 각고의 노력이 있다면 분명, 떠난 팬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스틸러스의 시대적 선언과 정신은 그들만의 외로운 길이 아니라 스포츠인들의 덕목이 되어야 하고 어쩌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가야 할 길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스틸러스 웨이는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그리고 결과로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와 있으며 이제 희망으로 날 것이다.

2009-10-06

“우리 손으로 `시민의 숲` 만들자”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폐철도 부지 도시 숲 조성사업`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현동 유성여고 앞 유류저장고에서 서산터널 앞 까지 2㎞가 조금 넘는 구간을 도시 숲으로 조성한다니 반가운 일이다. 이 철길은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이 담긴 길이다. 일제강점기 때 부설된 이 철길은 해방이후 최근까지 60년 가까이 포항과 애환을 함께 해 온 터라 더욱 정감이 가는 철길이다. 그 옛날 어릴 적 철길을 따라 오가며 놀던 시절이 아련하고 기적소리를 울리며 지나가는 열차를 보며 더 큰 세계를 날아가고 싶은 희망을 품어 본 시절이 그리워진다. 이제 세월이 흘러 도심의 철로가 무용지물이 되고 폐부지로 변한지 몇 년이 지나다 보니 철길을 그냥 두고 보기에는 너무 아쉬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도심을 정화시키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드는 도시 숲으로 조성한다니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포항에 태어나 여태껏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토박이들에게는 수도산과 함께 추억의 장이었던 철길이 도심의 휴식처로 거듭나 시민들에게 삶의 여유를 만들어 준다면 더욱 살기 좋은 포항이 될 수 있을 것 이다. 여기다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숲을 조성하고 가꾸면 더욱 의미가 있고 보람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포항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시민 스스로가 참여해 명실상부한 `시민의 숲`으로 만드는데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는 이번 `폐철도부지 도시 숲 조성사업`이 지방자치단체가 전적으로 추진하는 것 보다 시민운동으로 승화시켜 아름다운 `시민의 숲`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시민사회단체가 앞장서 줄 것을 요구하고 싶다. 우리의 숲을 우리가 만들고 가꾸는 일이 포항을 지키는 일이며 포항사랑운동의 실천이 아니겠는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이 담긴 추억의 휴식처가 만들어지는 그 날이 빨리 보고 싶어진다. 점점 메말라가는 도심공간을 푸른 숲과 숲 속의 산책로, 거기다 맑게 흐르는 시냇물이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황량한 철길이 추억만 간직한 곳이 아니고 시민들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숲으로 변화시킨다면 후세대에 물려줄 훌륭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환동해 중심도시로 발전하는 포항에 양적 팽창 뿐 아니라 질적 팽창도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도심 숲 조성계획`이 추진된다니 청명한 가을만큼이나 상큼하고 밝은 포항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 있을 영일만항 개장식 등 포항의 진취적 기상이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 시기에 `시민의 숲` 조성 추진은 또 다른 `기(氣)`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믿는다.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시민의 숲 만들기 운동`이 전개되기를 바라며 `추억의 철길`이 아름다운 `시민의 숲`으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상상해보며 그 숲길을 하루 빨리 걸어 보고 싶다.

2009-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