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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선언서 음미

등록일 2012-03-08 21:36 게재일 2012-03-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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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섭경북동부하나센터 운영위원장
3월이 되면 꽃소식과 함께 우리들의 가슴속으로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기미년 3월1일에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국가가 아니라 독립국임을 선포하며 부른`대한 독립 만세` 소리이다.

19세기에 세계의 열강들이 산업화를 서두르며 그들의 국력을 확장하기 위하여 여념이 없을 때에 우리의 선조들은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었다. 함석헌 선생님은 우리의 선대들이 “제가 스스로 제 운명을 개척하고 사람 노릇을 하자는 생각이 없고 친청, 친러, 친일하며 그때그때 구차한 안락을 탐하였다”고 안타까워 하셨다. 결국 나라의 주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나라의 주권을 잃었다는 것은 모두를 잃었다는 것이다. 자유와 평등과 정의를 추구할 그루터기마저 잃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그 시련을 겪고서야 용기와 통일과 평화의 정신을 나타내며 1919년 3월부터 1년여 기간 동안 만세운동을 펼쳤다. `기미 독립선언서`는 일본의 식민 통치로부터의 독립만을 선언한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이 추구해야 할 정체성을 주창하고 있다. 그것은 자유와 평등과 평화와 포용의 정신이다.

독립선언서에서 우리 선조들은 조선이 독립된 나라인 것과 조선 사람이 자주하는 국민인 것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일본의 옳지 못함을 책망하려 하지 아니하며, 우리의 할 일은 다만 나를 바로 잡는데 있을 뿐, 결코 남을 헐뜯는 데 있지 아니하다고 천명하였다. 용감하게 옛 잘못을 고쳐 잡고, 참된 이해와 동정에 바탕한 우호적인 새 시대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적시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눈앞에 펼쳐지고, 힘의 시대는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올 것임을 예견하였다. 우리가 본디 타고난 자유권을 지키며, 우리가 지닌 독창적 능력을 발휘하여 온 누리에 겨레의 뛰어남을 꽃피우자고 주창하였다.

요즈음의 우리나라의 정치 및 사회 돌아가는 꼴이 19세기 말과 유사한 것은 아닐까 걱정 된다. 정당은 물론 사회 계층 간의 갈등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친미와 친북으로 갈라져 가고 있다. 자기와 다른 의견은 들으려 하지 않고 귀를 막는다. 개선점을 찾아 잘되도록 밀어주기 보다는 문제점만 들추어 발목을 잡고 늘어지려 한다. 대부분의 국민은 우리가 탄탄대로에 와 있는 줄 착각하며 복지제도에 의존하려 하고 있다.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말해야 하는 지도층조차 당장의 인기 쫒기에 급급할 뿐이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장래는 어떤지? 서로가 남의 탓만 하며 갈등을 조성해야 하는지 깊이 살펴야 할 때이다.

우리도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사리를 분별하지 않고 배척하는 배타성을 고쳐야 한다. 이해하고 포용하며 공감적 관계를 넓혀가야 한다. 포용은 강한 자는 물론 약자 또한 함께 갖추어야 할 덕이다. 포용은 강자가 담당해야 할 의무이고, 약자가 베풀어야 할 덕이다. 어디에나 벽은 있기 마련이다. 그 벽은 무너뜨려야 하는 벽이 아니다. 그 벽 또한 따스한 배려로 포용해야 하는 것이다. 시인 정호승은 그의 시 `벽`에서 “나는 이제 벽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 벽을 타고 오르는 꽃이 될 뿐이다 / 내리칠수록 벽이 되던 주먹을 펴 / 따스하게 벽을 쓰다듬을 뿐이다”라고 노래했다. 그렇다 우리는 주먹을 펴야 하고, 벽을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서로 존중하고 포용하며 인도적 정신으로 따듯한 사회를 가꾸어 나가야 한다. 우리가 가진 재능을 가지고 독창력을 발휘하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 행복한 따듯한 사회를 가꾸는 길이며, 선열들이 만세 소리에 담아 우리에게 보낸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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