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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4대강 사업은 지구촌의 치수모델

▲ 김병호 K-water 강문화 전문위원3년 후 2015년 3월이면 대구·경북에서 제7차 세계 물포럼(WWF)이 열린다. 이 행사의 성공을 위해 단체장이나 포럼 준비 관계자들의 각오와 다짐이 대단하다. 올해부터 9월에 연인원 1만명이 참가하는 낙동강 국제물주간 행사를 시·도가 공동으로 개최, 매년 정례화하기로 하는 등 국제적인 `물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계획들이 마련되고 있다.제7차 세계 물포럼에는 국제기구 대표와 각국 정상 및 장차관, 의회의원, 자치단체장 등 200여개국에서 3만1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에게 우리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능력을 보여주고 대구 경북이 세계의 물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세계물포럼이 의례적인 국제행사로만 그쳐서는 곤란하다. 물관리산업과 관련된 국내외기업의 지역유치와 해외진출등 시너지효과를 거둬야 성공적이라할 수 있겠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대구경북의 젖줄인 낙동강수계를 비롯해 안동댐등 10여개 댐의 효율적관리능력을 참가국 대표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다행히 4대강살리기사업의 준설및 보 건설, 생태공원조성공사등이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역사문화 관광상품이나 친수구역개발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그때쯤이면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3년마다 열리는 세계물포럼에 빠지지 않는 주제가 생태계 보전과 기후변화 대응방안이다. 4대강살리기 사업의 핵심인 낙동강은 바로 포럼의 주제와 부합한다. 보 건설과 준설로 물그릇이 넓혀져 갈수기 물부족 문제와 홍수가 해결돼 죽어가던 강이 되살아 났다. 남은 것은 이제 지금보다 더 좋은 수질로 개선하고 수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이다. 세계 물포럼 회의는 낙동강 현장에서도 열릴 계획이다. 참가국 대표들이 맑고 깨끗한 물이 풍부하게 흐르는 낙동강을 보면서 한국의 물관리 기술을 부러워 할 것이다.낙동강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은 본류로 유입되는 지류·지천의 수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힘들다. 환경공학 전문가들은 “강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시설이나 각종 구조물을 유기적으로 운영, 관리할 수 있는 일원화된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 운영은 강의 수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류에서 하류까지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지난 달 12일부터 일주일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제6차 세계물포럼에 참석한 김황식 총리는 4대강 사업의 경험과 기술을 세계 여러나라와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이미 4대강 기술수출은 시작되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모로코와 기술협력 MOU체결을 했고 엄청난 홍수 피해를 입은 태국의 잉락 친나왓 총리도 핵안보 정상회의 참석차 내한했다가 4대강사업 이포보 현장을 둘러보고 큰 관심을 보여 기술 수출이 기대된다. 지난해 3월 경주에서 열린 세계 물포럼 유치위원회 총회에서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지구촌 물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로 주목받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세계 물산업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물관련 전문지 글로벌워터 인텔리전스는 세계 물 산업 규모를 2025년에는 지금의 두배 가까운 8천6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 산업의 성장은 전 세계적인 물부족, 기후변화, 하천건강성 훼손 등에 기인하고 있다. 세계 물포럼은 지역 물산업 발전으로 글로벌 물기업 육성의 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수자원 분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져 물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차기포럼 개최도시 인계를 받은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대구시와 대경 물포렴, 지역NGO등과 함께 힘을 합쳐 포럼을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제 3년동안 준비만 남았다. 대구·경북의 협력이 국내 개최지 경합에서나 세계 물포럼 유치에 성공했듯이 지역 이기주의를 버리고 준비과정에서도 연계·협력하기를 시도민들은 바라고 있다.

2012-04-04

한국형 농업인 복지제도 `농지연금사업`

▲ 권기봉농어촌공사 안동지사장 농지 외에 별도의 소득원이 부족하거나 영농규모도 작아 노후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 거주 고령 농업인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 보장을 위해 지난해부터 농지연금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매월 연금을 받으면서도 농지 소유권을 갖고 직접 농사를 짓거나 임대함으로써 추가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농지연금에 대한 농업인의 관심 속에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현재 우리나라 농가인구 중 65세이상 고령화 비율은 전체인구 고령화비율 10.6%에 비해 23.6%나 높은 34.2%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고령화에 따른 생산력 저하 및 한·미 FTA 등 농업개방 정책으로 농촌의 경쟁력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또한 고령농가의 경우 호당 평균 영농규모가 0.8ha 정도의 소규모 경영으로 농업 생산력이 취약하고 연간 농축산물 판매수익 1천만원 이하인 고령농가도 77.5%로 대부분의 농가가 농업소득만으로는 노후생활이 불안정한 실정이다.이렇듯 농촌에 거주하는 고령농업인의 경우 수입이 적고 고령농가의 46%가 연금 미수급 상태로서 국민연금 및 주택연금제도의 사각지대로 사회복지가 미흡한 만큼 이를 보완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고령농업인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도모하고자 농지연금제도를 도입한 것이다.농지를 담보로 평생 연금을 받는 농지연금제도가 처음 도입된 지난해 1천여명이 가입해 월 평균 97만원의 연금을 매달 지급받아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보장 받고 있다.농지연금은 이처럼 고령농업인이 매월 일정금액을 지급받을 경우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고 노후생활 자금을 확보하여 안정적 생활이 가능해져 농촌 노인들의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특히 가입자는 연금을 수령하면서 해당농지를 직접경작 하거나 임대함으로서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어서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약정 종료시 해당농지를 농지은행에서 연계 매입할 경우 전업농 또는 신규창업농등 20~30세대 젊은 농업인에게 임대 또는 매도하게 됨으로서 영농규모화를 촉진하고 동시에 젊은 농촌인력의 정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농지연금은 농업인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를 담보로 노후생활 안정자금을 매월 연금방식으로 지급하고 고령농업인 사망시 담보농지를 처분해 연금 채무를 상환하는 것으로 지급방식은 생존시 지급받는 `종신형`과 일정기간 동안만 지급받는 `기간형(5년·10년·15년)` 중에서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다. 연금지급액은 농지가격과 가입연령, 지급기간에 따라 결정된다. 70세의 농업인이 약 2억원의 농지를 담보로 농지연금에 가입할 경우 평생 동안 매월 70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신청자격은 가입대상 부부 모두 65세 이상이고 영농경력이 5년 이상 이면서 총 농지 소유 면적이 3만㎡ 이하인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이미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 공적사적 연금을 받고 있더라도 가입 가능하며 영농경력은 신청일 직전 연속일 필요는 없으며 전체 영농기간 합산 5년 이상이면 가능하다.가입자는 담보농지 가격과 가입 연령에 따라 산정된 연금을 받으면서 담보농지를 자경 또는 임대할 수 있으며 가입자가 사망한 경우 배우자가 승계해 계속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배우자나 상속인이 계약해지를 원하는 경우, 그동안 지급받은 연금과 이자를 상환하고 담보권을 해지 하거나 공사가 처분한 잔여액은 상속인에게 돌려주고 부족액은 상속인에게 별도의 청구를 하지 않고 국가에서 부담을 하게 된다.이처럼 농지연금제도는 고령농업인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세계최초의 한국형 농업인 복지제도로 농촌의 어르신들이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고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농사짓는 부모님들의 노후 복지는 농지연금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2-04-03

디트로이트와 포항의 차이

▲ 박승호 포항시장`디트로이트의 종말(The End of Detroit)`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이 2004년 봄쯤이다. 그리고 최근 다시 꼼꼼하게 읽고 있다. 이번이 3번째다. 뉴욕타임즈 미쉐린 메이너드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쓴 `디트로이트…`는 표면적으로는 미국 자동차 산업에 관해 기술한 다큐멘터리성 특집기사 형식이다. 하지만 행간(行間)에 들어 있는 저자의 진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경영학 원론에 가깝고, 행정가들에게는 지방자치학 원론이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지역기업과 지역 시민사회 간 바람직한 관계정립의 길을 암시한 보고서에 가깝다.디트로이트는 미국 북동부 최고의 요지인 5대호의 심장부에 위치해 1800년대 후반 일찌감치 미국 최대의 공업도시 가운데 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E),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세계 자동차업계 `빅3`의 주력공장들이 들어서면서 미국의 영화(榮華)를 싹틔운 곳이기도 하다. 5대호 주변 중소도시에서 불과 반세기만에 세계의 패권을 잡은 미국의 심장으로 성장한 곳이 바로 디트로이트다. 형산강과 영일만이 만나는 흔한 포구에서 한국 산업화의 전진기지가 된 포항과 이런 점에서 닮았다.그러나 디트로이트는 미쉐린 메이너드 기자가 책 제목에서 밝힌 대로 불과 100년 만에 `종말`을 언급해야 할 정도로 쇠퇴했다. GE와 포드, 크라이슬러는 처음에 소비자들로부터 멀어져갔고 다음에는 디트로이트 시민들로부터 배척받았고 급기야 전 세계 수요가들로부터 배척당하기 시작했다. 이 종말의 기운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빅3는 각 사(社)별로 서로 자신들이 세계 최고라는 자만에 빠져 있었고, 디트로이트 지방정부 또한 불황기에 대한 연습이나 학습이 없었던 탓에 위기대응에 무감각했으며, 시민들 또한 영원한 강자 디트로이트라는 근거 없는 자만에 빠져 경쟁사들에 텃새만 부리며 유유자적했다. 그러나 이 빅3와 디트로이트는 도요타, 혼다, 닛산, BMW, 현대 등 신흥강자들의 도전에 직면한 지 불과 10년만에 와르르 무너져 미국 본토의 빅3는 동양의 빅4로 대체됐다.현대를 비롯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신흥 강자들은 미국시장에 진출하면서 동양에서 날아든 이식(移植) 기업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직접 구매고객은 물론이고 잠재적 수요가인 전체 미국민들에게 철저한 신뢰(信賴)를 심어주는 것으로 출발했다. 상품과 메이커에 대한 신뢰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와 지역민 자치정부에 대한 모든 약속을 무조건적으로 지켜나갔다.`디트로이트의 종말`을 읽는 내내 나는 디트로이트에 포항을, 미국 본토 자동차 빅3에 포스코를 대입시켜 가상 상황을 만들어 보고 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디트로이트와 포항이 다르듯 GE, 포드, 크라이슬러와 포스코는 근본적 토양과 인식이 완전히 다른 기업이기 때문이다.디트로이트의 빅3는 근로자와 퇴직자들을 제작 현장에서 사용하는 공구와 같은 정도로 생각해 내구성이 다하면 버리는 소모품 정도로 봤다. 도시도 자신들의 소모품(근로자) 조달창구 정도로만 여겼지 동반자로 보지는 않았다는 게 이 책의 곳곳에 묻어 있다.포항의 포스코는 국민기업이면서 향토기업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44년 동안 끊임없이 자양분을 공급해준 포항에 대한 무한 관심과 신뢰를 보내고 표시하는 것이 디트로이트의 빅3와 다르고, 퇴직자에 대한 처우까지 세심하게 보살피는 점에서 디트로이트의 빅3와 다르며, 무엇보다 지역민들과 사랑의 마음을 나누는 정서의 교류와 의사의 소통면에서 디트로이트의 빅3와 너무나 차이가 있다.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포항과 포스코는 물과 물고기의 관계라고. 이 말이 디트로이트와 포항의 차이를 웅변하고 있다.포스코가 지난 1일로 창립 44주년을 맞았다. 포항시는 지난 44년간 다져온 포스코와의 우정을 기리기 위해 4월 첫 한 주간을 포스코 주간으로 선포했다. 지난달 30일 그 첫 행사를 마치고 나서는데 행사장에 참석했던 많은 시민들의 말 속에서 한마디가 유독 크게 내 귀에 들어왔다. “포항에 포스코가 있어서 참 좋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디트로이트의 종말`이라는 책 한 권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요즘이다.

2012-04-02

자원개발 사업, 고수익 매력 뒤에 고위험 덫

▲ 김정수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자원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원개발 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자원 개발 사업은 미쯔비시와 같은 일본 대형 상사들의 주요 수익원이 된지 오래이며, LG 상사, SK 네트웍스 등 국내 종합 상사들도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통해 이익을 거두고 있다. 또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자원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중국 등은 국가 안보차원에서 정부 주도로 자원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이나 국가 입장에서 자원개발 사업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고수익도 보장되는 황금알이지만, 다른 사업과 비교하면 위험요인이 많고 투자 리스크가 크다. 무엇보다도 자원을 채굴하기전까지는 자원에 대한 품질과 수익성에 대한 평가를 정확히 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용해, 매장량을 과장하거나 경제성을 부풀리는 등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자원 개발 사업의 또 하나의 위험 요인으로는 자원 보유국의 자원무기화 정책이다. 자원무기화 현상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특히 심해지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국내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 자원사업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지분의 내국민 양도, 인프라 무상 건설, 교육 및 의료 서비스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짐바브웨에서는 외국인 투자 지분의 51%를 내국민에게 양도하도록 하고 있으며, 라이베리아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인프라 건설, 장학금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환경문제가 자원 개발사업의 큰 장애물이 되고 있는데, 자원개발로 인해 산림 훼손, 대기 오염이 발생하면서, 자원 보유국 정부는 투자 기업에 대해 환경 오염 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광산 채굴을 제한하기도 한다. 또한 투자 지역 주민도 환경 훼손을 이유로 투자 기업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면서 투자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1위 철광석 생산 기업인 Vale의 주요 프로젝트인 Serra Sul 광산의 경우, 아마존 환경 훼손 등으로 이유로 환경 인허가가 늦어져 가동시기가 2014년 하반기에서 2016년 하반기로 연기됐다.그리고 광산 개발과 관련된 철도, 도로, 항구시설 등 인프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선진 자원 보유국의 경우도 자원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프라 병목 현상이 빈번히 발생해 항만의 처리 능력을 확대하는 등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한 자원개발 사업이 집중되고 있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신흥 지역은 철도, 항구 등 물류 시설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전기, 수도와 같은 사회 기반 설비도 턱없이 부족해 여기에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고 있다.또한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광산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011년 초에는 호주 동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주요 석탄 광산들이 물에 잠기면서 많은 광산들이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리고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여름철 몬순시기에는 항구 폐쇄 등으로 선적이 안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자원 개발 투자가 많아지면서, 관련 분야의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는 숙련된 인력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 개발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이외에도 자원 시장은 일반 소비재와는 달리 시장의 수급 여건외에 투기 자본이 가격을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가격 변동성이 크고 가격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워 자원 개발 투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따라서 자원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장미빛 시나리오에 현혹되지 말고 사업 시작단계에서부터 매장자원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투자 환경, 사업성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정치적 리스크가 큰 아프리카 지역에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투자국 대상국내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부와의 신뢰관계를 마련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2-03-29

`마부작침` 자세로 성공적인 기업유치를

▲ 이상구 포항시의회 의장요즘 지방자치단체들마다 어려워진 경제 여건 속에서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기업유치는 경기 회복의 경제효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특히 외국기업의 유치는 그 지역의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포항도 2012년에는 2조원의 투자유치 목표를 세우고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의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동안 기업유치의 열정만으로 조급하게 이루어진 투자양해각서(MOU)는 때때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기도 했지만, 얼마 전 포항시와 (주)포스코켐텍과 토카이카본(주)과의 MOU체결은 지역사회의 기업유치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불러왔다.한일합작기업인 (주)포스코켐텍과 토카이카본(주)은 올해부터 오는 2014년까지 3년간 1800억원 정도를 투자해 포항부품소재전용공단에 반도체, LED 등의 필수 소재인 등방흑연소재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함으로써 지난해 일본기업 (주)이비덴과의 MOU와 더불어 고부가가치 사업의 서막이 발로되었다고 생각한다.특히 이번 MOU체결을 단초로 삼아 철강이나 첨단과학 등 우리 지역의 강점과 부합할 수 있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할 수 있는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의 유치에 총력을 다해 나가야겠다.그러나 우리 지역이 기업유치에 있어 청신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내외의 여건이 녹녹치가 않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기업유치를 위해 앞 다투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고,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으나 그리스의 디폴트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문제로 국제유가가 연일 상승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는 튼튼한 지역경제 실현을 위해 누구보다 한 발 앞서 기업유치를 해 나가야 한다.도내에서 우리 시 다음으로 시세를 자랑하는 구미시는 2005년 수도권 규제 완화로 인해 LG필립스가 대형 LCD 조립라인을 경기도 파주로 옮긴 뒤 큰 위기를 맞이하였다. 그러던 구미시가 지난해만 인구 1만 여명 가까이 늘어나 이제는 42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5년 인구보다 오히려 3만5천여명이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2007년 위기를 절감한 구미시민들은 우리 포항이 포스코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실시했던 `포스코 주식 한 주 갖기 운동`과 같은 맥락에서 `LG필립스 주식 한 주 갖기 운동`을 실시하는가 하면 투자를 결정한 연고기업에 자발적으로 `1만통 감사엽서 보내기 시민운동`을 벌이는 등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시민 스스로가 앞장섰다. 이에 연고기업들이 구미에 공장을 증설하고 새로운 기업들이 둥지를 튼 결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오늘날 인구 증가의 결과를 가져왔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한자성어 중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의 마부작침(磨斧作針)이 있다. 뜻을 두고 노력하면 이루지 못 할 일이 없다는 말이다. 지난 해 우리 포항시는 지식경제부가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유치 서비스에 대한 기업만족도 조사결과 전남 여수시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그 만큼 기업유치에 모든 인프라와 열정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이 모든 것을 토대로 삼아 기업유치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마부작침(磨斧作針)의 자세로 다각적인 기업유치 전략을 실천하는데 역량을 결집해 나가야겠다. 생동하는 봄기운처럼 포항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2012-03-22

중부내륙의 블루골드(Blue Gold)

▲ 허연강수자원공사 군위댐관리단장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이다. UN은 세계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개발·관리하고 점차 심각해지는 지구상의 수질오염 방지 및 맑은 물 보존 활동에 세계인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20년 전에 UN총회에서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선포했다.청년기에 접어든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그 소중한 가치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UN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의 활동과 더불어 우리나라도 매년 물의 날을 맞아 각 기관·단체에서 물과 수자원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자 많은 홍보와 현장 행사를 치루고 있지만, 아직도 물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부족함이 많은 듯 하다.전 세계 인구는 현재 약 70억명에서 2025년에는 83억명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 증가에 따른 물 소비는 과거 40여년 동안 3배 이상 증가된 반면 지구상에 있는 물의 총량은 지구가 생성된 이후 지금까지 변함이 없어, 사람이 먹고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점점 부족해질 수 밖에 없다.2025년에는 약 18억의 인구가 물 부족 상태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떠한가? 국내 연평균 강수량은 1천245㎜로 세계 평균의 1.4배이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1인당 부존량(강수총량)은 2천591㎥으로 세계 평균의 8분의 1에 불과하고, 2025년에는 생활·공업용수로 하루 380만㎥이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또 우리나라는 대부분 산악 지형이고, 하천 경사가 급한 지리적 특성과 6월에서 9월사이의 장마철에 연간 강우량의 2/3가 집중되는 시기적 특성으로 인해 홍수 예방 및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자연여건에 있다.따라서, 물의 소중함에 대한 재인식과 물 절약의 생활화 등의 캠페인을 통해 한정된 자원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열악한 지역적·기후적 현황에 맞는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의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이 같은 측면에서 수자원 총량의 활용도를 높이고, 홍수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군위댐과 같은 중·소규모 다목적댐을 필요한 곳에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군위댐의 경우 48.700만㎥의 저장용량을 확보해 여름철 집중 강우시 하천으로 방류되는 물을 저장해 댐 하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또 군위군, 의성군, 칠곡군에 하루 약 10만㎥의 풍부한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해 갈수기의 물 부족을 해소하고 있다.이와함께 소수력 발전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생산으로 녹색성장에 기여하고 있으며, 댐 사면 수목 이식과 같은 친환경적 설계와 인공습지, 수변공원 등 다양한 시민 휴식 공간의 조성에 따른 지역 명소로 부각되어 지역주민 소득증대라는 부가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물을 `블루골드`라 하고 있다.그동안 블랙골드라고 불렀던 기름보다도 물의 경제적 가치가 더 강조되고 있는 반증이며, 물을 소중히 다루고 아껴써야 함을 의미한다.금번 20차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해 우리 생활에 필수요소인 수자원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되새겨보고, 물 절약을 실천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데 전 국민이 다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2012-03-19

베트남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 황광오 북포항로타리클럽 전 회장 (주)현대강업 대표그 지긋지긋했던 베트남 전쟁의 총성이 멈춘 지 30년. 대한민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지 20년.지난 2월20일 오전, 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채중훈 제5지역 총재지역대표를 비롯한 북포항, 동해 등 6개 로타리클럽 회원 30여명은 베트남의 중부지역에 위치한 후에시 푸히엡초등학교를 찾아왔다. 제5지역 6개 클럽 회원들이 지구보조금사업을 별도로 한 2천250만원의 봉사금을 모아 이 학교의 정수시설 개선사업과 학생용 화장실 개선사업, 학용품과 교육기자재 등을 지원한 결과로 지난 해 9월 시작해 12월 완공된 새 화장실 시설에, 3630지구 6개 로타리클럽 지원으로 완공된 내용과 로타리 마크가 선명한 현판을 달고, 이날 우리 회원들과 함께 그 오프닝 행사를 했다. 마을 속에 있는 학교라 진입로부터가 질펀 질펀한 것으로 보아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을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교문에서부터 실내 행사장까지 약 30m,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양 줄로 서서 경쾌한 타악기 연주와 힘찬 박수로 우리를 반긴다. 남 교장선생과 여 교감선생에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식전행사로 남여학생의 이중창과 합창단의 노래가 펼쳐진다. 미리 준비한 별도의 장학금과 학용품 전달, 푸히엡초등학교 여교사들이 우리 일행에게 안겨주는 꽃다발 증정, 기념사진 촬영 등으로 실내행사를 마무리하고 운동장을 가운데로 한 양쪽의 수업 중인 교실들을 둘러보았으며 간단한 현판 오프닝 행사를 하고나서, 개량되지 않은 재래식 화장실과 새롭게 단장된 화장실을 둘러봤다.너무 판이하게 대조되는 현실이다. 남녀학생이 겸용하는 칸막이 없는 화장실, 조그만 물탱크에 일일이 퍼서 사용하는 물, 우기에 후에시를 흐르는 강이 범람해 침수되는 지역, 350여명의 어린이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을까? 과연, 이런 시설이 학교 공용, 위생시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느 나라를 가던 그곳의 화장실 문화가 곧 그 나라 국민 문화수준의 척도라고 하지 않던가.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얼룩진 전쟁의 상흔인가? 이런 열악한 위생시설을 개량된 시설로, 정화된 깨끗한 물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어느 개인이 혼자할 수 없는 일을 로타리안들의 뭉쳐진 힘으로 이룩한, 제5지역 6개 로타리클럽 합동 봉사사업이 너무 멋지다.실내 행사장에서 어린 학생들이 우리를 반겨주며 부른 노래가 베트남의 평화를 갈망하는 내용이었다는 설명에 가슴이 시려옴을 느꼈고, 이 사업이 계속적으로 후원되는 사업이기를 바라는 교장선생의 뜻과 이번 사업이 마을주민들의 숙원사업 해결이라는 것을 전해 들었을 때, 비록 작은 규모의 지원 사업이었지만 참여했던 로타리안 모두는 체험봉사의 진수에 공감했었을 것이며, 기약되지 않은 마음속의 뜨거운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재래식 화장실 모두가 개선되지 않은 아쉬움을 남겨두고, 후에시에 평화의 노래가 계속되기를 염원하면서, 우리 일행 모두는 다시 호치민시로 밤늦은 시간에 날아왔다. 그 다음날 있을 3630지구의 구순구개열 어린이 700명 무료 수술사업인 희망프로젝트 제3차 봉사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베트남의 어린이들의 맑은 평화의 노래와 밝은 미소를 보기 위해서 우리 3630지구의 뜻있는 로타리안들이 지구 예산과는 별도로 시행하는 인류애의 실천 봉사사업이다.비록 인종이 다르고, 살고 있는 지역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색깔이 다를 지라도, 어제의 봉사 실천 현장에서도, 오늘의 나눔 실천 현장에서도 바로 당신이 주역이 되어, 지역민의 숙원 사업과 고통을 해결해주고 어린이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꿈을 꾸고 맑은 얼굴과 밝은 미소로 평화와 행복의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한 것이 우리 국제로타리가 지향하는 진정한 `초아의 봉사` 실천이며,`인류애의 실천`이 아닐까.베트남이여 평화의 노래가 영원하라. 베트남 어린이들이여 밝은 미소가 영원하라.

2012-03-15

심판은 유권자의 몫이다

▲ 김영문 한동대 국제경영대학원 교수4·11 총선의 지역구 후보공천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공천이 끝난 후 발생할 수 있는 공천후유증으로 인한 더 이상의 지역갈등이 없었으면 한다. 공천결과에 승복하고 소속 당을 위해 힘을 모아 연말에 있을 대선에 더 큰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예비후보자들이 있어, 보다 더 성숙된 아름다운 정치풍토를 보는 것 같아 감동적이다. 그러나, 또 한편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아 실망스럽기도 하다. 총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공천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공천에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항의하며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며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무소속 출마 러시는 현역의원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국 정치권은 물론 지역 내 갈등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천 후유증은 어느 총선에서도 늘 있기는 했다. 모든 후보를 만족시킬 만한 완벽한 공천에 대한 묘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총선의 경우 여당인 새누리당은 인적쇄신을 하겠다며 현역의원 25% 컷오프 기준을 마련했다. 현역의원 가운데 25%이하의 평가를 받은 경우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기준이다. 애초에 이러한 기준을 둔 이상 공천을 공정하게 했다고 하지만 불공정시비가 일어날 개연성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학살이니 숙청이니 하는 단어까지 등장하고 있다.유권자들은 지난 석 달 동안 예비후보자들의 지지호소 활동으로 적잖은 스트레스도 받았을 것이며 막바지에는 하루 대 여섯 통 이상의 문자메시지도 받았을 것이다. 그 중에는 그 동안 한 번도 지역을 위한 기여도가 없었거나 심지어 일면식도 없는 예비후보자들의 등쌀도 있었기에 슬며시 짜증도 났을 것이다. 이 판에 후보자는 물론 지지자들의 편 가르기와 상대후보 흠집 내기로 지역민심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갈등까지도 겪었다. 제발 더 이상 시끄럽지 하지말고 조용히 마무리되기를 바란다.이를 위해 공천심사위와 배제된 현역의원 그리고 탈락한 예비후보자가 명심해야 할 일이 있다. 공천권을 행사한 당 지도부의 컷오프 결과는 누가 보더라도 공정성과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공천심사위는 최소한 탈락한 본인에게 만큼은 탈락사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득력이 발휘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전략공천의 경우 지역 유권자들의 정서를 무시하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낙하산식 공천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상대계파 죽이기와 같은 잘못된 공천을 한 정당이 있다면 그 심판은 유권자가 표로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영향은 연말 대선에까지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공천을 신청한 후보자의 경우, 당이 정한 기준에 따른 정당한 절차에 의한 탈락이 분명함에도 승복하지 못하는 후보에 대한 심판 역시 유권자가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불복하여 탈당 한 후 무소속이나 당을 바꿔 출마하는 현역의원이나 예비후보가 있다면 유권자들은 이번 19대 총선에서의 낙선은 물론 두고두고 변절자의 딱지를 달고 다니게 할 것이다.안 그래도 우리는 지금 지역 간, 이념 간, 세대 간 그리고 빈부격차로 인한 갈등으로 온 나라가 어지럽다. 공천 후폭풍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기 보다는 신속한 마무리로 모두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 지역민 대다수는 공천 후유증으로 인한 갈등을 원하지 않으며 지지후보자의 탈락으로 인한 상처가 하루빨리 치유되기를 바란다. 탈락 후보자들이 지금은 마치 세상이 끝난 것 같이 흥분하지만 표는 냉정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 나머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패자는 깨끗이 승복하고 승자는 함께 보듬으며 힘을 모아 안고 가는 페어플레이의 정치풍토를 기대해 본다.

2012-03-14

걷기

▲ 권오신 객원 논설위원 국제로타리 공공이미지 코디네이터6·7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그 때 사람들이 왜 건강했는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당시에는 당뇨병 환자가 있을 리 없고 병원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들어오면 의사들도 환자를 보러왔다고 한다. 학교 가는 길은 보통 4~6km이다. 학교에 다녀와서는 소먹이 풀을 베고 물을 길러오면 하루 10km 거리를 매일 걷는 셈이다. 요즘은 동네학교가 지척이지만 코앞까지 차로 날라주고 과외교실을 옮겨 다닐 정도이니 5분도 걷지 않는다. 이러니 어린이 당뇨환자에다 비만어린이가 나온다.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자 비만이 역대 가장 높은 수치인 36.3%로 나타났다. 반면 여자는 사상최저치인 24.8%여서 여성 비만이 떨어지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었다.그런 여성들도 몸매관리를 놓는 50대 이후엔 남자와 비슷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한국 남성은 비만인구가 1억명이 넘는 미국처럼 인스턴트 음식과 패스트푸드 산업의 성장(1970년부터)으로 인해 비만이 만성 질환의 직접원인이 되진 않았다.반면 스트레스(한국식품연구원 발표)가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이런 현상을 가장 쉽게 푸는 방법은 걷기다. 걷지 않고 음식으로 화를 풀면 `항아리 배(腹)`가 될 확률이 높다. 은희경의 소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 한다`에서 비만증에 걸린 남자주인공의 힘겨운 살빼기는 눈물겹다.작가는 인간의 몸은 지방(脂肪)을 철저하게 저장하는 돌도끼 시스템으로 익숙해져 있다고 보고 그 원인은 빙하기를 지나는 원시인의 습관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비유했다.실제로 영하 30도를 넘는 혹독한 추위를 이기기 위해 몽골 사람들은 여름이후부터 지방이 잘 오르는 양고기요리를 즐긴다.걷기는 모든 운동가운데 기본이 된다. 하루 1만 걸음은 20리 거리에 해당되는 8km, 좀 속도를 내어서 걸으면 1시간 30분쯤 걸린다. 5천보는 45분쯤 걸리니 아침나절에 운동하기에는 적당한 시간이다. 일상적으로 걷는 거리까지 합치게 되면 거의 1만 걸음을 걷는 습관이 자신을 살리는 갈이다.건망증을 없애는데도 걷기가 최고의 약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깜박깜박 잊어버리는 일이 잦다. 이럴 경우 뇌 양쪽 1cm크기, 오이처럼 굽은 `해마`를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이 있다. 해마의 뇌 신경세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조금씩 파괴되기 시작, 점차 그 속도가 빨라져 1시간에 3천600개의 기억력 세포가 사리질 때도 있다.미국 일리노이대 의대 연구팀은 210명에게 1시간씩 빨리 걷기를 시켜 뇌혈류를 증가시키는 실험으로 기억력을 향상시킨 측정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걷기는 신체의 여러 곳을 돕는다.걷기 효과의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청교도적 마음가짐으로 전기와 자동차를 거부하고 19세기 방식의 삶을 고집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미시(Amish) 공동체에 사는 주민들은 농장 일을 하며 하루 걷는 길이가 1만 4천~1만8천 걸음이다. 미국인 성인의 평균 걸음보다 6배가량 많은 걸음이다. 이곳의 당뇨 발생률은 미국 평균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2%대이며 치매와 심장병 예방 효과는 물론 치매가 오더라도 아주 늦은 나이에 온다는 것.구두 굽이 닳는 모양을 보면 그 사람의 `치매 건강`이 보인다고도 한다. 걷기에 편한 낮은 굽을 신거나 운동화 차림이라면 치매와 멀어진 방향이 된다. 기능성 신발이 쏟아지는 이유다. 출근길 5km를 걷는 사람이 늘어나는 원인도 걷기 효과를 일찍 깨달은 직장인들이다. 걷는 일은 이래서 매번 신비롭다. 팔을 힘차게 저으며 겨드랑사이에서 부력 같은 새 힘이 솟는가하면 발바닥은 새벽 풀밭을 기운차게 차고 나가 자연의 품속에서 살아있는 걸 느끼게 한다.닫혔던 마음의 문도 열어준다. 앙칼진 고집으로 묶였던 집착, 욕심으로 묶어 두었던 내 몸을 열고나서면 자신이 보이고 주변이 보이게 하는 것도 걷는데서 얻을 수 있다.

2012-03-13

독립선언서 음미

▲ 이동섭경북동부하나센터 운영위원장 3월이 되면 꽃소식과 함께 우리들의 가슴속으로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기미년 3월1일에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국가가 아니라 독립국임을 선포하며 부른`대한 독립 만세` 소리이다.19세기에 세계의 열강들이 산업화를 서두르며 그들의 국력을 확장하기 위하여 여념이 없을 때에 우리의 선조들은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었다. 함석헌 선생님은 우리의 선대들이 “제가 스스로 제 운명을 개척하고 사람 노릇을 하자는 생각이 없고 친청, 친러, 친일하며 그때그때 구차한 안락을 탐하였다”고 안타까워 하셨다. 결국 나라의 주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나라의 주권을 잃었다는 것은 모두를 잃었다는 것이다. 자유와 평등과 정의를 추구할 그루터기마저 잃었다는 것이다.우리의 선조들은 그 시련을 겪고서야 용기와 통일과 평화의 정신을 나타내며 1919년 3월부터 1년여 기간 동안 만세운동을 펼쳤다. `기미 독립선언서`는 일본의 식민 통치로부터의 독립만을 선언한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이 추구해야 할 정체성을 주창하고 있다. 그것은 자유와 평등과 평화와 포용의 정신이다.독립선언서에서 우리 선조들은 조선이 독립된 나라인 것과 조선 사람이 자주하는 국민인 것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일본의 옳지 못함을 책망하려 하지 아니하며, 우리의 할 일은 다만 나를 바로 잡는데 있을 뿐, 결코 남을 헐뜯는 데 있지 아니하다고 천명하였다. 용감하게 옛 잘못을 고쳐 잡고, 참된 이해와 동정에 바탕한 우호적인 새 시대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적시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눈앞에 펼쳐지고, 힘의 시대는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올 것임을 예견하였다. 우리가 본디 타고난 자유권을 지키며, 우리가 지닌 독창적 능력을 발휘하여 온 누리에 겨레의 뛰어남을 꽃피우자고 주창하였다.요즈음의 우리나라의 정치 및 사회 돌아가는 꼴이 19세기 말과 유사한 것은 아닐까 걱정 된다. 정당은 물론 사회 계층 간의 갈등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친미와 친북으로 갈라져 가고 있다. 자기와 다른 의견은 들으려 하지 않고 귀를 막는다. 개선점을 찾아 잘되도록 밀어주기 보다는 문제점만 들추어 발목을 잡고 늘어지려 한다. 대부분의 국민은 우리가 탄탄대로에 와 있는 줄 착각하며 복지제도에 의존하려 하고 있다.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말해야 하는 지도층조차 당장의 인기 쫒기에 급급할 뿐이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장래는 어떤지? 서로가 남의 탓만 하며 갈등을 조성해야 하는지 깊이 살펴야 할 때이다.우리도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사리를 분별하지 않고 배척하는 배타성을 고쳐야 한다. 이해하고 포용하며 공감적 관계를 넓혀가야 한다. 포용은 강한 자는 물론 약자 또한 함께 갖추어야 할 덕이다. 포용은 강자가 담당해야 할 의무이고, 약자가 베풀어야 할 덕이다. 어디에나 벽은 있기 마련이다. 그 벽은 무너뜨려야 하는 벽이 아니다. 그 벽 또한 따스한 배려로 포용해야 하는 것이다. 시인 정호승은 그의 시 `벽`에서 “나는 이제 벽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 벽을 타고 오르는 꽃이 될 뿐이다 / 내리칠수록 벽이 되던 주먹을 펴 / 따스하게 벽을 쓰다듬을 뿐이다”라고 노래했다. 그렇다 우리는 주먹을 펴야 하고, 벽을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서로 존중하고 포용하며 인도적 정신으로 따듯한 사회를 가꾸어 나가야 한다. 우리가 가진 재능을 가지고 독창력을 발휘하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 행복한 따듯한 사회를 가꾸는 길이며, 선열들이 만세 소리에 담아 우리에게 보낸 가르침이다.

2012-03-08

유로존 재정위기 중심에 선 독일의 고민

▲ 김철현포스코 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지난해부터 지속된 긴축의 영향이 실물경기에 반영되면서 유럽이 본격적인 경기 침체로 진입하고 있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등이 이미 2분기 연속 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유럽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독일과 영국도 지난해 4분기에 들어 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한 가운데 상반기 유로존 채무집중, 그리스 및 포르투갈의 디폴트 리스크 지속 등으로 올해 유로존 재정위기는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흔히 유로존 재정위기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이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재정운영 실패에 따른 국가부실문제로 대표된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원인은 보기보다 훨씬 복잡하다. 독일과 그 외 나라들 간의 구조적 무역 불균형, 서로 다른 17개 국가의 통화당국이 유로라는 공통통화권으로 묶이면서 발생하는 불협화음, 최후의 대부자 역할이 없는 유럽중앙은행(ECB), 독일 외 국가들의 성장동력 상실에 따른 저성장 지속 등의 구조적 문제가 유로존 재정위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수 차례에 걸친 유럽 지도자들의 모임에서 주요 쟁점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나 유럽안정화기구(ESM) 등의 구제기금의 확장에 대한 논의였다.유로존 재정위기의 돌파구를 위해 지난해 독일 메르켈 총리는 재정, 경제 나아가 정치 통합을 통한 보다 강력한 `유로존2.0`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첫 발걸음으로 재정적자 및 채무 기준 위반시 EU 차원에서 강력한 제재를 골자로 하는 신재정협약을 EU 정상회담에서 관철시켰다. 비록 신재정협약이 국가 부실재정 방지를 위한 중장기적인 원칙 마련에는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사실 경기부양이라는 측면에서는 득 보다는 실이 많다.메르켈의 유로존 구제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부채해결을 통한 시장의 신뢰회복과 이를 기초로 한 경기부양책이 수반되어야 한다. 유로존 부채해결의 방안으로는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직접적으로는 유로본드와 같은 통합채권을 발행하여 유로존 국가들이 연대책임을 지는 것이고 간접적으로는 ECB가 재정위기국의 부실 채권을 무제한 매입하는 (`최후의 대부자 역할`) 방법이다. 사실상 모든 유로존 국가가 두 가지 안 중 최소 한 가지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힌 가운데 독일은 두 가지 모두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이러한 독일의 반대에는 정치적, 역사적 이유가 있다. 유로화 도입 당시 독일 국민의 55%는 독일의 유로존 가입에 반대했다. 동서독 통일을 이끌고 EU의 기틀을 마련했던 당시 독일의 쾰 총리는 이러한 국민들의 반대를 독일이 결코 다른 나라의 재정부실에 대해 책임질 일은 없을 것이라는 논리로 설득하였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로 독일의 부채책임론이 부각되자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76%가 유로본드 반대, 70% 이상이 EU 체제가 독일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독일국민의 반EU정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요컨데 유로존 재정위기의 해결을 위해서는 부채해결을 통한 시장신뢰 확보가 먼저인 것이다. 하지만 독일의 부채해결안 고려는 내년 9월 총선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EU의 재정통합은 회원국의 경제주권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가까운 미래에 달성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결국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유럽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재정위기의 구체적 해결방안이 미흡한 상황에서 그리스의 디폴트 등으로 유로존이 무질서하게 붕괴하기 전에 `유로존 2.0`의 기틀이 마련될 수 있을지 메르켈의 위험한 줄다리기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 되고 있다.

2012-03-07

축제의 계절,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성공축제

▲ 강경학농어촌공사 의성군위지사장 남도 축제가 봄꽃보다 먼저 봄 소식을 전해온다. 광양매화축제가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일대에서 오는 17일부터 전국 봄꽃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봄의 전령인 산수유꽃 축제도 예년보다 며칠 늦은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구례군 산동면, 의성군 사곡면 일원에서 각각 열린다.여기저기서 많은 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지역발전에 대한 자기책임성이 높아진 지방자치단체들이 그 해답을 문화의 상품화, 특히 `축제`에서 찾는 경향 때문일 것이다.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축제`에 의하면 2012년 758개의 축제가 계획 되고 있다. 본격적인 지방자치단체가 시작되고 각 지방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되고 그 해결책으로 가장 많이 택한 사례가 바로 축제다. 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지역축제를 벌이는 가장 큰 이유는 축제를 통한 주민 화합도 있겠지만, 축제를 통한 지역홍보 및 경제 활성의 극대화일 것이다.축제도 잘 기획해 내용을 충실하게 만들면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고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전남 함평은 나비축제로 매년 50만 명이 넘는 외지인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는 군 인구 2만4천명의 5배가 되는 관광객이 찾아온 날도 있었다. 축전 기간에 10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여 이들이 지역에 쓰고 간 돈이 200억원을 넘고 있다.성공한 축제들은 `이야기가 있는` 축제들이다. 행정기관에서 주도해 지역 장사꾼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는 먹고 놀자판 축제는 관광객들의 짜증만 부를 뿐이다. 짧은 기간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축제들이 많다 보니 단순한 특산물 판매나 분명한 개념이 없는 행사 또한 적지 않다. 지역의 전통과 역사 속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고 풍물, 자연과 조화 있게 어우러질 수 있는 소재가 아니면 지역 축제로 성공하기가 어렵다. 지역의 고유문화를 특산품과 접목해 `브랜드화` 하는 등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경북 의성군의 `산수유꽃 축제`가 특색있는 지역축제를 관광상품으로 특화해 지역경제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경상북도가 지원하는 2012년 유망축제에 선정되어 3천500만원을 지원받게 되었다.이번 축제는 `노란 꿈망울의 영원불변한 의성사랑`이라는 주제로 축하공연, 산수유꽃길 걷기대회, 대학생 동아리 공연대회, 소공원 작은 음악회 및 시낭송 등 농촌부활과 도농 상생을 주제로 행사가 진행되며 의성군은 지금까지의 농업군의 이미지를 탈피한 관광 의성 브랜드 가치 제고에 한층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한다.축제가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외양 못지않게 내실있는 프로그램 운영 및 지역주민의 참여확대를 유도해 그들 스스로 지역문화로 정착되고 지역을 대표하는 트랜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우리 지역에서 개최되는 `산수유꽃 축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지역 전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의 역할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희망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2-03-06

이제는 다양성 관리의 시대

▲ 김용근포스코경영연구소 HR컨설팅실 연구위원 지난 1월 한국에서도 영업하고 있는 파파존스피자는 대대적인 사과를 해야 했다. 뉴욕의 한 매장 직원이 한국계 20대 여성의 주문 영수증에 `찢어진 눈의 여성(lady chinky eyes)`이라고 쓴 것이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금이 간, 찢어진`이라는 뜻의 `chinky`는 서양인이 동양인의 작은 눈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어서, 회사는 이번 일이 자칫 미국 내 동양인 이민사회나 한국 영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해당 직원을 해고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다행히 이번 사건은 회사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직원의 성이나 인종 차별적인 태도가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 주었다. 다양성과 관련된 이 같은 이슈는 꼭 해외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경제활동 인구 변화를 살펴보면 2010년 여성 인력은 2001년에 비해 1.6배, 외국인 인력은 4배로 증가했다. 한국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갖고 있는 세대, 지역, 학력 등에 대한 다양성 문제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이나 단체들은 기존의 다양성 이슈와 함께 인종이나 성 등에 대한 다양성 이슈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성 관리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다양성을 관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첫째, 법적 제재를 피하기 위한 목적인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주로 고용평등법규 준수나 사내 차별요소 철폐를 주로 수행한다. 이는 기업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 요건에 해당한다. 하지만 해당 국가의 법규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이를 소홀히 하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미쓰비시의 경우 미국 현지 고용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40세 이상인 근로자를 해고했다가 피소 당해 막대한 소송비용을 부담했다. 반면 IBM은 해외 법인별 다양성 관리 전담팀을 운영하여 이러한 실수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둘째, 다양성의 차이를 사업에 활용하는 단계다. 주로 창의적 문화를 구현하거나 소수자가 가진 장점을 사업에 활용하는 차원이다. 다양성을 비즈니스에 잘 활용할 경우 다양한 시장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데, 미국의 디자인회사인 아이데오의 경우 인류학자, 엔지니어, 심리학자 등으로 구성된 인력의 다양성에서 발휘된 창의성을 발판으로 세계 최고의 디자인 회사가 되었다.셋째,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목적인 단계로, 이 단계에서 기업은 사회적 소수자를 포용하거나 상생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양성 관리는 이제 더 이상 기업 내부의 이슈가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이슈임에 주목해야 한다. 월마트는 2001년 여성 진급 및 급여 차별 혐의로 피소 당한 후, 2011년에 대법원에서 승소하기는 했으나, 10년간의 소송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로 낙인찍혔다. 반면 구글은 시각장애인인 라만 박사를 채용하고 시청각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웹검색 기술을 개발하여 장애인들도 자유롭게 웹을 검색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줌으로써 좋은 사회적 이미지를 쌓았다.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스마트폰인 애플의 i-Phone과 삼성의 Galaxy S는 단일 제품이 아니라 각 제품과 연관된 애플리케이션과 관련 기기 개발 업체들이 함께 네트워크 경쟁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복잡한 경쟁환경에서는 소수의 천재성보다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인재들의 집단지성이 더 강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여성임원 비율을 현재의 1.4% 수준에서 2020년에는 10%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고 한국 IBM도 게이, 레즈비언 등 소수자 채용 시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글로벌 수준의 경쟁을 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여건을 고려할 때 다양성 관리로 법률적 위험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더 나아가 공생의 기업 철학을 추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2-02-29

29년 대공황으로 본 현위기 극복의 교훈

▲ 손명석포스코경영연구소 미래전략연구실 연구위원 유럽발(發) 재정위기로 심화된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IMF는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이미 금융부문을 넘어서 실물부문으로 전이됐다고 진단하고 유로존 국가들의 마이너스 경제성장, 신흥국들의 내수·수출 위축과 해외자금 이탈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해 4분기 내수와 수출의 가파른 감소로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 석학들은 현위기가 향후 10여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야말로 지금 우리는 1929년 대공황 재현마저 우려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대공황 당시 상황을 재조명하고, 현재 위기를 반추해 보는 것은 이후 닥쳐올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데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대공황은 1929년 10월 미국에서 주가폭락으로 촉발되어 글로벌로 확산된 역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의미한다. 미국은 대공황 초기 3년 동안 GNP 50%, 소비 40%, 투자 82%가 하락했고, 실업률이 25%까지 상승하는 등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미국이 29년 이전 명목 GNP 수준을 회복한 것은 2차 세계대전 특수가 나타난 1941년 이었다.그렇다면 과연 대공황이 발생한 근본적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미국내 주식·부동산버블의 형성과 급속히 증가된 해외대부에 따른 미국-글로벌경제간 연계성 심화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주식·부동산버블은 미국 정부가 1차 세계대전 이후 10년여간의 호황기 동안 추진한 통화공급 정책에서 비롯됐다. 당시 미국은 넘쳐나는 유동성 하에서 과소비가 만연하였고, 민간은 신용을 기반으로 주식과 부동산 투기에 몰두하였다. 당시 미국 주식시장은 21년~29년간 4배 이상 주가가 상승하는 활황을 경험하였다.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28년~29년에 과도하게 형성된 자산버블을 제어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였고 때마침 발표된 주요기업들의 실적부진이 주가폭락으로 이어지면서 대공황이 발생됐다. 그러나 대공황의 상흔을 더욱 깊게 만든 것은 민간의 소비 및 투자 기대심리가 급격히 냉각됐을 뿐 만 아니라 다시금 회복되는데 장기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한편 대공황의 여파는 미국을 넘어서 글로벌로 확산됐다. 이는 다급해진 미 금융기관들이 대부금을 회수하게 된데다, 경기침체에 따라 글로벌 교역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당시 독일은 산업생산이 47.4%까지 하락했으며, 아르헨티나 및 브라질 등도 농업생산 기반이 붕괴됐다. 또한 일본도 800여 개 이상의 기업이 도산하고 대규모 실업을 겪어야만 했다. 이와 함께 대공황은 정치사회, 국제경제질서 및 정부정책 기조 등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 정치사회 측면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시장만능주의 반대 시위가 확산되면서 미국 민주당, 스웨덴 사민당 등 진보정권이 집권하고, 나치(독), 파시즘(이), 군부(일) 등 극우정권이 득세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국제경제질서 측면에서는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관세전쟁 및 블록경제화(파운드블록, 마르크블록 등) 등 보호무역주의를 심화시켰다.이상 1929년 대공황 당시 상황을 살펴볼 때, 현위기는 발생배경, 확산경로 및 범위 측면에서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최근 민간의 기대심리가 급랭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진해 온 과도한 확대재정·금융정책으로 인해 각국 정부의 추가적 경기부양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이런 상황에서 현위기가 장기화 될 경우에는 반월가시위 등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신보호 무역주의가 발흥하는 등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다.대공황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우선 각국 정부는 상호공조를 통해 현위기의 글로벌 확산을 방지하고, 민간의 기대심리 급랭을 억제하기 위해 위기극복의 확신과 정책적 스케줄을 보여 주여야 할 것이다.

2012-02-23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기업

▲ 정재호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유럽발 제2차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마저 대두되는 등 2012년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극으로 치닫는 국면이다. 금융위기 이후 수십 조 달러를 세계 유동성 위기 해결에 집어넣었지만, 사태는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일부 전문가들이 제기한 세계 장기불황 돌입이라는 우려가 이제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보았던 것처럼 금융시장 불안정이 실물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기업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지게 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부도 사태까지 갈 수 있다. 최근 대기업들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을 늘리고, 중소기업 역시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사채시장에서 현금 조달에 골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베어스턴스의 파산에서 비롯된 미국발 금융위기 상황에서 유수의 기업들은 유동성 위기 도래를 예측하고 현금 마련에 노력을 기울였다. 유동성 위기에 대해 예측하고 대응한 기본 전략은 유사했지만, 그 결과는 모든 기업들에 동일하지 않았다. GM과 듀퐁(DuPont)이 상반된 결과를 보인 사례다.1908년 설립되어 100년 이상 미국 대표 제조기업의 지위를 유지하던 GM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총 198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네 차례에 걸쳐 지원받았지만 2009년 6월 파산에 이르고 말았다. 반면, 대표적 화학기업인 듀퐁(DuPont)은 2008년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매출 17% 순이익 66%를 하락하며 연도 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현재까지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당시는 베어스턴스 파산과 리먼브라더스를 비롯한 대형금융사의 연쇄부도가 이어지면서 미국 투기채 부도율이 1년 사이 10%p 이상 오르는 등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보이는 상황이었다. 이는 GM과 같은 우량기업조차도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하게 하는 위기상황이었다. 상황은 듀퐁도 마찬가지였고 설상가상 실적까지 악화되는 위기였는데, 듀퐁은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 많은 경제지와 학자들은 듀퐁이 위기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로 신속한 유동성 확보를 꼽고 있다. 실제로 2008년 듀퐁의 분기별 재무보고를 살펴보면, 분기별 순이익과 매출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현금보유액이 연초 대비 3.3배 증가하여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듀퐁이 어떻게 신속하게 조직 내 유동성을 높일 수 있었는지는 3C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최고 경영층의 의지와 그 생각을 신속한 전달이 가능케 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Communication). 듀퐁의 회장 Charles O. Holliday Jr.는 당시 고객사를 방문하면서 경기불황 원인이 신용경색이라 결론짓고 유동성 확보를 위한 위기관리 프로그램을 실행하려 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CFO(재무책임자)는 주가 영향 등을 고려해 1,2월에 실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회장의 끈질긴 설득으로 최초 임원회의 시점부터 6주 이내에 실행되었다. 또한 회사의 이런 조치를 종업원까지 전달하기 위해 각 매니저는 모든 종업원에게 일대일로 직접 회사의 상황을 설명하여 경영층의 생각에 대한 이해와 참여의식을 높였다.둘째로, 현금유출을 최소화하도록 모든 부서가 실행했다는 것이다(Cash conserve). 출장 자제 및 내부회의 취소, 외부 컨설턴트 계약 취소, 심지어 매출이 축소됨에 따라 외주계약을 취소함으로써 현금을 최대한 내부에 유보할 수 있는 실천방안을 찾아 즉시 실천했다.마지막으로, 원가절감에 대한 책임자를 부사장으로 지정함으로써 원가 절감에 대한 실행력을 극대화했다(Cost reduction). 듀퐁의 위기극복은 CEO인 Holliday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취한 조치에 조직 전체가 통일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었던 커뮤니케이션의 힘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12-02-22

청·정·투실천운동 동참해 주세요

▲ 곽규성영덕군선거관리위원회사무국장 영덕군선거관리위원회에 발령받아 근무한지도 1년이 훌쩍 넘었다.우리 지역은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 4개군이 합쳐 하나의 국회의원지역구로 구성되어 있다.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영덕은 팔각산과 칠보산, 옥계계곡 등 명산 절경과 동해안 64㎞의 맑고 푸른바다가 어우러진 축복받은 땅이다. 이에 못지 않게 우리 지역구인 영양·봉화·울진도 수려한 산수와 함께 청정지역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작년초 근무지에 부임하면서 어떻게 하면 청정지역의 명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깨끗하게 선거를 잘 치루어 낼 수 있을까 고민도 하고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하자고 각오를 다졌던 기억이 새롭다.제19대국회의원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선거를 생각할 때 돈 봉투, 싸움, 비방, 흑색선전, 지역감정 등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이 떠오른다고 한다.건전하고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대표자에 선출되게 되면 비정상적인 일처리와 판단 등으로 맡겨진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고 사회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은 명약관화 하다.또한 선거가 공명하게 치러지지 못해 발생하게 되는 부작용은 경제 사회적인 측면에서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부정선거를 해결하고 청정한 선거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보다 우리 유권자의 몫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그 분들을 뽑은 사람들이 우리니까 우리나라의 선거수준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우리 유권자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제19대 국선을 목전에 두고 유권자의 힘으로 올바른 선거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에서 군민과 함께 하는 청·정·투실천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청·정·투란 청정선거, 정책선거, 투표참여를 의미한다.첫째 청정한 선거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금품·향응 및 비방·흑색선전과 같은 불법선거운동행위를 신고하여 배격하자는 것이다.둘째 정책선거실현을 위해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후보자가 제시한 정책과 공약을 최우선 선택기준으로 삼자는 것이다.유권자인 우리가 정책을 최우선 선택기준으로 삼는다면 후보자도 정책으로 경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셋째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여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과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요즘 정치권에서는 외면하는 민심을 다시 붙잡기 위해 주요 정당별로 쇄신책을 마련하는 등 정치개혁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이제 정치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이는 동면하던 개구리가 땅 위로 올라오는 경칩에 폭설이 내렸다 하더라도 오는 봄을 막을 수 없는 것과 같다.올해 교수들이 희망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이다.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올해에 딱 맞는 사자성어가 아닌가 한다.정치 개혁의 결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주권자인 유권자의 몫이다.유권자 모두 한마음이 되어 청정선거·정책선거·투표참여 실천 운동에 적극 동참하여 올해 국선과 대선에서 잘못된 선거문화는 깨뜨리고 진정한 의미의 정치개혁을 일구어 내었으면 한다.오로지 유권자의 힘으로 청정지역의 명성에 걸 맞게 선거를 깨끗하게 잘 치러 비전있는 지도자 선출을 통해 지역도 발전하고 생활도 나아지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만을 바랄 뿐이다.

2012-02-21

잔인하지 않으면 매가 아니다

조중의포항CBS 본부장·소설가며칠 전, 조선말기 삼재(三才)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이건창`의 글 `조선의 마지막 명문장`(글항아리)을 읽었다. 책을 읽다가 감명 받은 구절이 있으면 먼 곳에서 뜻하지 않은 친구가 찾아왔을 때처럼 마음이 따뜻하다. 밑줄을 긋고 몇 번이고 읽게 된다. 책 속에 눈길을 끈 부분은 `잔인하지 않으면 매가 아니다`라는 제목이었다. 고종의 어명을 받아 암행어사로 나갔던 이건창이 충청감사 조병갑의 비리를 파헤친 대가가 유배였다.벽동으로 유배를 가 있던 이건창에게 동네 사냥꾼이 `매` 한 마리를 선물했다. 이건창은 그 매를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 쓸쓸한 심사를 달랠 겸 사냥을 했다.숲 속에 꿩이 나타나자 매가 날개를 펼치며 날아올라 날쌔게 추격하더니 꿩 가까이 가서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낚아채지 못하고 주춤주춤 머뭇거렸다. 그 사이 꿩은 재빨리 도망치고 말았다.잠시 후 토끼가 나타나자 매는 이건창의 손에서 날개를 펴고 날아올라 쫓아가서는 그만 꿩을 보았을 때처럼 머뭇거리는 바람에 토끼마저 달아나고 말았다. 이 매는 종일토록 단 한 마리도 사냥감을 낚아채지 못했다.이를 본 이건창이 말하기를 “이 매를 어디에 쓰리요!” 하고는 날려 보냈다는 이야기였다. 이건창이 이 이야기를 통해 하고자한 말은 `매는 인자해서는 매가 아니다` 는 것이었다.매의 역할은 사냥이다. 날카로운 발톱과 뾰족한 부리로 사냥을 하는 것이 매다. 조물주 하나님이 매에게는 그런 역할을 준 것이다.`매`가 `매`의 역할을 못하면 `매`가 아니듯이 사람도 사람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사람`이 아니다.2012년은 선거의 해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조그만 시골마을의 이장도 잘못 뽑아놓으면 임기 내내 마을이 조용할 날이 없다. 경주시 어느 면에서는 최근 주민들이 선출한 이장을 젖혀두고 면장이 자기 입맛에 맞는 이장을 임명했다 해서 주민들이 면장실을 찾아가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하물며 지역을 대변할 국회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 일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대사다.4월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인물들이 줄을 잇고 있다. 출마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두고 왈가왈부 말할 이유는 없다. 누구나 자신의 신념과 철학에 따라 출마를 결심하는 것이니까 그걸 두고 시비를 걸 일도 아니다.다만,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의 인품과 경륜과 지역사회 공헌도와 심부름꾼으로서의 겸손함과 성실함을 갖추었느냐와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다.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인격이 있고 확고한 정치철학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오히려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거나, 혹은 이름 알리기 수단 정도로 이용한다거나, 출마선언으로 얻게 될 반사이익을 구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줄줄이 나서고 있는 출마후보군들에 대한 판단은 시민들 스스로가 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의 인품과 경륜과 지역사회 공헌도와 미래지향적인 가치관과 정치성향까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확고한 정치이념도 없고, 철학적 사고도 부족하고, 인품도 없고, 경륜도 미천한 사람이 오로지 명예욕과 헛바람이 들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인지 아닌지를 분별해야 한다.매도 아닌 것이 매처럼 흉내만 낸다면 이건창의 경우처럼 “이 매를 어디 쓰리요!” 하고는 날려 보내는 것이 지역사회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2012년 임진년에는 저마다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고,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 해이기를 기도한다. 정치인이든, 종교인이든, 지도자거나 평범한 시민이거나 간에 모두가 어리석은 `매`처럼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날뛰는 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2012-01-04

다중 집단의 이기적 유전자와 소셜네트워크

이상규 경북대 교수·前 국립국어원장세상의 소통 방식은 웹에서 앱, 그리고 소셜네트워크로 진화되면서 인간의 이기적 유전자와 결속해 끼리끼리 무리를 짓는 다중(多衆) 집단이 형성되고 있다. 혼자의 힘으로 자신의 이기를 차지하지 못하자 무리를 이룬 다중이 결속하면 공동의 이기를 채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대편을 무조건 무차별 공격한다. 이 시대의 사회풍조는 모두 개인의 이기주의에서 출발해 언어폭력의 무풍지대를 만들고 있다. 이기적 다중 집단이 국가발전이나 인간 삶의 증진을 위해 협업(collaboration)한다면 엄청난 지적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터인데 근거없는 공격, 비난, 무고 등으로 더욱 돈독하게 뭉쳐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무차별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하이에나와 다를 바 없다.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이 나라 사람들의 사회적, 지적 미성숙도는 부끄러운 상태이다. 지난 시대는 문자를 읽거나 쓰지 못하면 비문해자(문맹자)라고 했지만 우리나라의 비문해자는 0.2%에 지나지 않는다. 이젠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받아드리지 않는 사람을 비문해자라고 말한다. 나라의 품격을 올리기 위해서는 개인이 좀더 인격적으로나 지적으로 성숙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세계 IT 최강국이라는 이 나라 사람들이 매체 소통을 통해 쏟아내는 언어의 폭력이나 쓰레기 정보들은 매체 소통의 엄청난 장애물일 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를 암울하게 만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발전된 매체를 유용하게 사용해 우리의 삶을 보다 더 윤택하게 만들지는 못하고 도리어 언어의 혼란이 가중돼 더욱 피곤해지고 있다. 이기적 다중 집단 가운데 가장 큰 무리를 이루고 있는 정치적 집단은 합리적 방식과 너무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다. 이 시대가 배태한 좌우 논쟁처럼, 정확한 정보나 내용을 파악하지 않은 채 당리당략 차원에서 무조건 반대편을 공격하고 있다. 국회의사당 안에서 최루탄이 터지고 주먹이 오가며 욕설이 난무하며, 국가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전산망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사회적 공인이어야 할 소설가 공지영은 몇 차례 수신거부의 의사를 밝혀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자의 개인 메일에 끊임없이 특정 정치적 색채를 띤 비방의 글을 날리고 있다. 다중 집단에서는 바른 말을 하면 어제 어느 순간에 왕따를 만들어 자신들의 이기집단에서 도려내는 발광을 하고 있으니 우리의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이 격랑, 이 살벌하고도 무서운 인간의 이기적 집단공격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 마음약한 사람은 이러한 공격을 한번쯤 당하면 혼비백산해 자살까지 한다.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연예인이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모습을 조롱하듯 즐기는 무리들도 많으니 가관이 아니다. 이런 이기주의적 집단은 정치인뿐만 아니다. 법조계, 기업, 관료사회, 대학, 의약계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 전반에까지 만연해 있다.발전된 소통 매체를 통해 협력하고 공유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더 큰 이익을 내팽개치는 집단이기주의의 공격적인 마력이 어디까지 뻗칠 것인가? 대학에서도 인접 학문의 통섭이 강조된 지 오래됐다. 그러나 학과와 학과 단위의 높은 장벽이 쳐 놓은 공유의 초지는 황무지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금나라를 개국한 여진족장 `阿骨他`를 `아골타`, `아쿠타`, `아구타`, `아구다` 등 현대의 한자 음으로 읽는 역사학자들은 언어학 전공자와의 통섭을 통해 당대 여진음의 정확한 표음을 모색하지 않고 있다. IT전공자와 언어학자가 결속하여 지식정보를 디지털화해 지식과 정보의 양극화를 좁혀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등을 돌리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통하지 않는 곳에 지식의 사다리를 놓아 많은 사람들이 정보와 지식 소통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지식과 정보의 양극화는 부의 양극화보다 더욱 심각한 것이다. 양질의 지식 정보가 새로 난 소설네트워크를 통해 유동되는 일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위기가 닥쳐 올 때는 늘 미래를 향한 빛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자리가 준비되어 있다. 그것이 역사의 순리이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불량 정보의 글을 올리는 이들이 국가나 사회 발전을 위해 직접 참여하고 가담할 수 있도록 소통의 방식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과 정보의 차등화를 줄이기 위해 온 나라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는 국정을 설계하는 새로운 창의적 지식정보의 자본의 시대가 올 것이다.

2011-12-13

시기를 놓치면 건강도 놓친다

김병구국민건강보험공단 포항북부지사 지사장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업무와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운동부족, 음주, 흡연 등으로 건강을 해칠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보건복지가족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1년 건강검진대상자에게 달라지는 일반건강검진의 개선 사항을 포함한 안내문과 출생년도 끝자리 수가 홀수년도인 40세이상 건강검진대상에 대한 건강검진표를 일제히 발송해 올 12월말까지 건강검진기간으로 정하고 있다.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병약하지 않은 상태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가 건강이라고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이런 건강 상태를 계속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을 때 조기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국민건강보험공단은 1995년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출생시부터 사망전까지 검진을 실시하도록 하고 금년도에는 질환 조기발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검사항목을 추가하여 일반 건강검진과 암 검진(국가 암 검진 포함),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치매선별검사, 영유아검진 등으로 국가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다.대구지역본부의 `2010년 건강검진 수검률 현황`에 따르면 △일반 건강검진 68.3% △생애 전환기 건강진단 65.6% △암 검진 48.1% △영유아검진 47.8%로서 국가에서 무료로 시행하는 4가지 항목의 평균 수검률이 수검대상자의 절반이 조금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국가건강검진은 건강검진 대상자에 대한 건강검진 비용은 본인부담이 없이 전액 공단부담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다만, 암검진 대상자 중 보험료부과 상위 50% 계층인 자는 위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에 대해 본인부담 10%를 부담하게 된다.그러나 국가 암 검진은 2010년도 11월 보험료부과 기준으로 해 지역가입자 월 보험료 7만3천원 이하, 직장가입자 월보험료 6만4천원이하 자를 대상으로 해 수검비용 전액을 본인부담 없이 공단이 90%, 관할 보건소가 10% 부담하고 있으며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100% 관할 보건소가 부담하고 있다.건강보험공단과 연세대 보건대학원 국민건강증진연구소가 12년간 국가 무료 건강검진 참가자 271만 명의 총 의료비(진료비·입원비·약값)를 추적 조사한 결과, 매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55만원)에 비해 건강검진을 한번 이상 건너뛴 사람의 총 의료비(115만원)가 2.1배나 높고, 병원에 입원한 일수도 건강검진을 꼬박꼬박 받은 사람(14.8일)에 비해 1회 이상 건너 뛴 사람은 25.5일로 1.7배 길었다.또한 5회 이상 건강검진을 빠뜨린 사람은 꾸준히 받은 사람보다 당뇨병 발병률 2배, 고혈압 1.5배, 고지혈증 1.7배, 대사증후군은 1.8배 높다고 한다.평생 고통 받을 수 있는 질환을 미리 발견해 관리하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가 소망하지만, 유병장수 보다 무병장수하여 건강하게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이 참다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기에 얼마 남지 않은 검진기간 동안 건강검진 기회를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1-11-15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대한 小考

장복덕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장도심권으로부터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말레이시아와 이미 세계적인 도시로 개발이 된 나라이지만 또 다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싱가포르. 6박8일 간의 일정으로 견학한 두 나라는 어쩌면 미주와 유럽 등의 선진국을 가지 않고도 포항과 나아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예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말레이시아는 주석과 고무, 목재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며 태풍과 홍수, 지진 등 자연재해가 없어 이름 하여 신이 내린 축복의 땅이었다. 넓은 국토에서 이뤄지는 건설 경기는 활기를 띄었으며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동남아의 개도국 중 가장 의식이 깨어 난 나라로 평가받으면서 외국인의 투자 장려를 우선으로 하는 정책으로 외국자본 유치와 개발을 비롯해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케이스라 하겠다. 통상적인 동남아 관광에 식상한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말레이시아를 찾은 관광객이 1천500만명이며 해마다 20%씩 증가한다니 과히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2020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통해 당시 세계 최대 높이의 트원 타워를 신축했고 17.5km의 페낭교 건설, 자국 자동차 생산의 염원을 이뤘다. 무엇보다 가슴 뿌듯한 것은 트윈타워를 한국기업이 신축하면서 한국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높아 수도 사업부를 공식방문 했을 때는 흙탕물을 식수로 개발하는 물 관리업무를 상세히 설명하는 성의를 보여 줬다.특히 휴식시간에는 간식에 김치를 곁들인 깜짝 이벤트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 준 배려는 잊지 못할 것 같다. 2012년 완공 될 푸트라자야의 신행정도시건설 사업은 엄청난 규모와 시설에, 영국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은 독특한 설계와 디자인으로 같은 모양의 건물이 없었다. 청사 주변은 시민과 함께 한다는 모토로 출발해 권위적인 형태를 벗어나 편히 쉬어간다는 공원개념의 설계로 배려의 느낌을 줬다. 천연자원은 많아도 개발이 바쁘지 않다는 느긋한 나라이지만 성장 잠재력은 엄청 날 것으로 보인다.잘 짜여진 완벽한 도시, 휴머니즘이 살아 있는 도시, 국민에게 신뢰 받는 정부, 싱가포르라는 작은 도시국가를 말할 때면 꼭 따라 붙는 수식어들이다. 각종 도로에는 공간 배려가 눈에 띄었고 건축유산의 보존과 작은 강을 이용한 관광자원의 개발이 두드러져 보였다. 또한 대부분의 물을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하는 물 부족 국가이지만 물 좋은 나라로 인정을 받고 있다.특히 바닷물의 담수화를 비롯해 버려지는 생활 폐용수를 식수로 만드는 뉴 워터 사업을 통해 2061년 물 독립 국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 물 연구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인구와 국토, 물외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싱가포르는 국가적 일부시설을 제외하고는 완제품을 수입하는 등 환경문제가 없도록 해 전 국토를 청정지역으로 만들고자하는 지도자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일본, 중국도 마찬가지이지만 두 나라를 견학하면서 또 느낀 것은 신호등의 슬림화, 교차로의 공동지주 사용을 비롯해 전신주의 지중화는 어디를 가든 대세였다는 것이다.같은 반도에 위치하고 있지만 또 다른 느낌의 두 나라. 개발이 진행 중이나 욕심내지 않고, 개발된 위에 개발을 하지만 국민의 편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는 두 나라를 견학하고 돌아오는 길 내내 씁쓸한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201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