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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국내 철강유통 채널 관리 변화 전망

▲ 김경찬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경쟁전략 이론에서 기업의 핵심성공 요인은 1980년대에는 산업조직론(Industry/ Organization View)에 기초한 전략적 포지셔닝, 1990년대에는 자원기반론(Resource-based View)에 기초한 핵심역량, 2000년대에는 동적능력론(Dynamic Capability View)에 기초한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변화대응력으로 변화하였다. 산업조직론에 따르면, 가치사슬 상의 통합을 통해 산업 경쟁구조 내에서 잘 포지셔닝하면 경쟁우위를 획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기업 내부적으로 핵심역량을 보유해야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원기반론으로 진화하였고,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는 변화대응력이 주목받고 있고,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시나리오 경영, 실시간 경영 등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변화대응력 관점에서 한국 철강산업의 유통채널 관리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철강 유통채널은 철강사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지정 대리점들을 중심으로 성장하였고, 수입재 증대에 따라 독립계 코일센터가 출현하기 시작했다. 철강사가 지분을 보유한 경우도 있으나 상당수는 지분관계가 아닌 지정 대리점 형태로 소유자가 다르기 때문에 유통채널 관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갈등은 어쩌면 불가피한 것이다. 한국 철강산업의 성장과정에서 철강 대리점은 많은 역할을 수행했으며, 혜택도 확보하였으나 경쟁 심화로 사업의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철강사와의 관계가 서서히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철강사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역할과 기능대비 특혜성 수익을 챙겨온 대리점들이 위기 돌파를 위해 같이 고생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유통 대리점들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하에서 물량과 가격 부담으로 사업 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증대, 더 나아가서는 지정 대리점 해지까지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도 好不況을 거듭하면서 상호 간의 공동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공감대가 약화되고 있다. 호황기에는 동시에 Win-Win이 가능하지만, 불황기에는 동시는 불가능하고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신뢰에 기초한 사업관계의 설정이 필수적이다. 즉 이번 불황기에 어려움을 견뎌내면, 호황기에는 적정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식의 신뢰감이 상호 간에 존재해야 한다.철강사 입장에서 당장에 유통채널과의 신뢰 강화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의 철강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철강사의 노력만으로는 어렵고, 유통채널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수입재 대응에 있어서도 유통채널의 협력이 절대적이며, 유통채널의 역할 고도화를 통한 수요산업과의 Lock-in 강화를 위해서도 유통채널의 투자와 적극적 실행이 중요하다. 일본의 철강 유통채널은 장기적 불황기를 거치면서 지정 대리점이 사라지고, 구조조정을 통해 대형화되었으며, 수익성 확보를 위해 강관이나 프레스 등 가치사슬 상의 전방통합을 강화하였다. 코일센터는 다양한 가공설비를 갖춘 프로세싱센터로 진화하였고, 관련 가치사슬 상의 후공정사업까지 연결된 강재가공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다.철강사와 유통채널 간의 거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가격/물량 관련 갈등 조정비용을 축소하고 대립적 관계를 신뢰적 관계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뺏길 것 같으면 미리 주고, 받을 것 같으면 기다려라.” 식의 운영을 통해 철강 유통채널과의 신뢰 강화가 필요하다. 가격의 예를 들면, 유통채널에 대해 가격을 올릴 때는 조금 늦게, 내릴 때는 조금 빨리 운영해서 대리점 입고단가를 관리하는 것이다. 당연히 철강 유통채널에서도 역할 고도화 방안과 영업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실제 거래상의 신뢰관계를 핵심고객사, 일반고객사까지 단계적으로 확대시킨다면, 국내 철강사 간 경쟁 심화와 더불어 엄청난 규모의 수입재 물량과의 경쟁에서 진입장벽 강화를 통한 전략적 시장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05-03

도시의 새로운 탄생, 워터프론트

▲ 노진학포항지방해양항만청장 생명은 물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사람의 생명도 물에서 시작된 이유인지 모태기 열 달을 양수에서 성장하다가 아기가 태어난다. 인류의 역사 또한 물과 함께 시작됐다. 인류 최초의 고대문명이 인더스강, 나일강 등 4대강 유역에서 시작됐으며, 이후 많은 문명의 흥망성쇠가 강을 배경으로 전개돼 왔다. 이때문에 최근까지도 치수(治水)와 이수(利水)는 모든 권력국가의 최대 당면과제였다. 치수는 하천에서 발생하는 홍수로부터 문명을 지키기 위해 댐이나 제방을 쌓는 고대국가의 중대 사업이었으며, 이후 문명이 발달하고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음료용, 농업용, 산업용으로 물을 이용하기 위한 이수(利水)사업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그러나 이러한 수리사업은 결과적으로 인간과 물의 관계를 갈라놓는 결과를 가져 왔다. 높은 제방과 댐은 사람의 시선을 가려 물이 보이지 않게 해 접근이 어렵게 만들었으며, 상수원 및 군사시설 보호 등을 위해 접근이 허락되지 않는 수변공간이 늘어나 일상생활에서 물은 점점 멀어지게 됐다.멀어진 물과 사람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개념이 워터프론트(waterfront)이다. 워터프론트란 수변공간(水邊空間) 또는 친수공간(親水空間)의 의미로 해석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한 친수개념의 물은 사람에게 마음의 여유와 편안함을 준다. 쾌적한 환경과 탁 트인 시야는 혼잡한 일상생활을 벗어나 사람들에게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요트, 수상스키, 낚시 등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워터프론트는 인구가 늘고 상업이 발달함에 따라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게 된다.워터프론트의 성공적인 대표 사례로 청계천 복원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으로 인해 도심의 자연 및 대기환경이 개선되었고, 주변환경 개선으로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부상하는 계기가 됐으며, 그 자체가 역사·문화적인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각돼 국·내외에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이 외에도 1982년 한강종합개발사업, 1985년 시작된 충주호반관광지 개발사업, 울산시가 2002년에 착공한 태화강 생태하천조성사업, 2008년부터 시작된 4대강사업 등을 들 수 있다.포항은 어떨까? 포항은 1960년대 중반만 해도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는 인구 5만 여명의 작은 어촌도시였으나, 1969년 포항제철이 착공된 이후 현재는 50만명이 넘는 산업도시로 발전했다. 이러한 발전과 함께 해안선 변화로 모래가 유실돼 과거 번성했던 해수욕장이 사라졌다. 또 인구가 늘면서 오폐수도 증가해 동빈내항이 심하게 오염됐으며, 공장의 굴뚝과 먼지를 연상시키는 철강도시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친환경 친수공간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먼저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은 지난 2010년 3월부터 영일만항 북방파제 추가공사에 들어갔다. 이 공사는 지난 2005년 12월에 완공한 포항영일만항 북방파제 3.1㎞에 연이은 사업으로 공사비 1천924억원을 투자해 사업기간 33개월 동안 방파제 1km를 추가로 축조하는 사업이다. 이 축조공사는 대안설계를 통해 `천년의 빛을 이어갈 푸른 바닷속 문화갤러리 호영대(虎瑩臺)`와 `자연과 인간, 도시문화를 잇는 해양 랜드마크`라는 모토로 건설된다. 포항의 상징인 호미곶과 함께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될 것이다. 또 포항시가 슬럼화된 구도심의 지역상권 회복과 도심재생을 위해 추진 중인 동빈운하 복원사업이 있다. 총사업비 1천4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형산강에서 동빈내항까지 1.3km구간의 옛 물길을 되살려 수변공원, 수변상가를 조성하고 호텔, 콘도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이 사업과 연계해 형산강 물관리센터 건립과 수변공원 조성, 동빈내항 해양공원 조성사업도 함께 추진해, 시민들의 휴양지 제공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친수시설 조성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해양환경도시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현재 지역에서 추진 중인 워터프론트 사업들은 친환경 도시로서의 포항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언제라도 접근이 가능하고 편안히 쉴 수 있는 맑고 깨끗한 수변시설들은 심신의 안정과 시민들의 가슴에 충만한 행복감을 안겨 줄 것이며, 포항을 동해안의 최대 관광명소로 부각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12-04-26

기후 변화 한발 앞서 대비해야

▲ 권기봉한국농어촌공사 안동지사장 최근 모 방송사에서 제작 방송한 `아마존의 눈물, 남극·북극의 눈물`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파괴가 자연 생태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신랄하게 보여주었다.방송이 아니더라도 최근 잇따라 발생했던 폭우와 기록적인 폭설 등의 기상이변을 우리는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다.지난해 우리나라에는 100년만의 집중호우와 이상기온 등 기상 이변이 잇따라 발생하고,`눈폭탄`, `물폭탄`이 계속되면서 각종 기상관측 기록을 갈아치웠다.이러한 기상 이변은 자연환경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농업분야에서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어 농민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농촌지역에 설치된 저수지와 양·배수장, 용·배수로는 설치 된지 상당한 기간이 흘러 그 기능에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최근 늘어나는 집중호우 처리에도 한계가 있다.따라서 시설 노후화에 따른 항구적인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나 우선순위에서 농업부문이 소외되어온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정부의 4대강사업 계획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업용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지역균형발전 및 녹색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일환일 것이다.이 사업은 기존 농업용 저수지의 제당을 높여 저수량을 늘림으로써 홍수 및 가뭄을 예방하고, 하천 생태계 보전에 필요한 환경용수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용수확보를 위해 신규로 댐을 설치하는 것보다 이미 설치되어 있는 농업용 저수지를 활용함으로써 예산을 절감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안동시 관내에 있는 만운저수지외 전국96개 저수지를 개량함으로써 연간 2억4천만㎥의 물을 추가로 확보하여 생태하천 수질개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과 연계한 소수력 발전 사업으로 무공해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한다.또한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수변에 생태습지, 산책로, 체육공원 등 수변 친수 공간 조성을 병행하여 인근 주민의 여가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이제 본격적인 영농기가 시작되었다. 남들보다 고생을 더 하고도 집중호우와 같은 자연재해로 수확량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안타까운 일들은 이제 없어야 할 것이다.농업인들의 꿈은 소박하다. 그저 자신이 흘린 땀만큼의 결실만을 바랄 뿐이다.모든 재해가 그러하듯이 농업재해예방 또한 한발 먼저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안정적인 식량 확보는 국가안보차원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이며, 재해예방을 위해선 농업기반시설확충 등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역량 강화는 선택이 아닌 반드시 이루어야 할 필수적인 문제이다.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부문의 최소한의 투자이며, 경제적인 효율성을 논하기 전에 침수된 논밭을 보며 시름에 잠긴 농업인의 모습을 먼저 떠올렸으면 한다. 자연재해대비를 여태껏 못했다면 지금이 바로 적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2-04-19

박태준·포스코·포항시민

▲ 서상문한민족미래재단 이사 포스코 하면 연쇄적으로 떠오르는 게 작년 말 타계한 고 청암 박태준과 포항이다. 박태준 하면 포스코가 연상되고, 포항은 자동적으로 이에 연동된다. 3자의 관계란 이를 각기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면 각 실체에 대한 인지의 승수효과가 크지 않을 정도로 밀접하다. 지난 4월 1일로 창립 44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청암과 그의 시대사적 비전에 공명한 숱한 산업역군들이 일궈낸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다. 그들은 “우향우 정신”과 “절대 불가능은 없다”는 믿음으로 혼연일체가 돼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포스코는 울산 현대조선소, 경부고속도로와 함께 1970년대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과 1980년대 1인당 GNP가 2천~3천달러로 성장하는 데에 결정적인 사회 인프라기능을 했다. 요컨대 청암은 포스코를 건설함으로써 한국 경제성장에 기초를 닦은 셈이다. 그는 또 포스코 건설에 그치지 않고 현대적 교육재단을 설립해 포항이 교육도시로 발돋움 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그가 명예포항시민 제1호로 위촉된 이유다. 얼마 전 포스코가 청암 유족들에게 40억 원의 특별공로금을 지급한 것도 그의 희생과 노고를 기리기 위함일 것이다.그런데 청암 생전에 주어졌다면 짐작건대 아마 그는 이 돈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일군 포스코이지만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지 않았고, 개인명의의 재산도 한 푼 남기지 않았듯이 축재와 거리가 먼 성품이었기 때문이다. 받더라도 자신을 따라 포스코건설에 참여했던 `창업동지`들에게 나눠주었을 것이다. 이 글을 써놓고 달포가 지난 그저께 청암의 유족이 생전에 자주 “동고동락했던 친구들 생활고로 마음이 아프다”고 한 고인의 뜻을 받들어 특별공로금 중 상당액을 포스코건설 1세대인 그들에게 기부할 계획이라는 보도를 접했다.포스코는 청암이 장년 시절부터 부국강병과 제철보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을 불사른 제2의 고향 포항에도 많은 배려를 해왔다. 시민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했고, 거액의 지방세 납부와 장학금 등을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에 주춧돌 역할을 해온 것이다. 이는 포항이 포스코를 품는 웅지의 터전이 되어 주었고, 제철소 건설에 많은 노동력을 제공한 것에 대한 보답이자 청암이 추구한 지역사회와의 상생 사상이 반영된 결과인지도 모른다.현재 포스코는 21세기의 도전을 극복할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즉 `비전2020`을 설정해 2020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매출 총액 200조원 달성 목표를 세워놓고, 향후 철강생산을 근간으로 한 종합소재기업으로 성장시킴과 동시에 철강산업의 파생업종인 에너지산업과 건설플랜트사업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지난 130여 년간 세계철강업을 지배해오던 근대적 용광로 공법을 대신할 차세대 철강기술인 이른바 FINEX공법으로 친환경적인 자동화로 나아가게 된다. 또 열간 압연 공정을 생략하고 용강에서 직접 박판을 만드는 혁신기술인 Strip Casting도 효율성을 높여나가고 있는 중이다.이러한 자동화는 포항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포항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생산성이 향상되는 만큼 인력고용은 줄어드는 무고용 투자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본사 기능이 포항을 떠난 지 오래고, 철강생산의 중추기능도 광양공장으로 옮겨갔다. 이는 포스코 자체의 경영방침 영역이기 때문에 왈가왈부할 게 못 된다. 다만 차제에 청암 사상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고향을 생각하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의 마음에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 포스코가 `비전2020`을 전개하고 있다면 지역공동체의 미래까지 보듬은 청암의 정신을 되새겨 포항시민의 고용 및 포항시의 미래와 연계된 사업도 같이 고민해줄순 없을까?

2012-04-18

바로 알아야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이동경로

▲ 홍창호안동보훈지청장 오늘(13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3주년을 맞는 날이다. 대다수의 국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상해에서만 활동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어 임시정부의 이동경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26년의 역사는 보통 13년의 상해 시기, 8년여의 이동시기, 5년간의 중경시기로 구분한다. 그 가운데서도 이동시기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래서 이동시기를 `장정시기(長征時期)`라고도 부른다.1932년 4월29일 상해 홍구공원(현 노신공원)에서 일어난 윤봉길 의거는 중국에서 한국독립운동의 흐름을 바꿔 놓은 쾌거였다.하지만 임시정부는 13년간 근거지로 삼았던 상해를 떠나야 했다. 거사 직후인 1932년 5월 임시정부는 긴급히 항주로 옮겼다. 김구도 자신이 거사를 주도했다고 성명을 발표한 뒤, 임시정부와 별도로 상해와 항주 사이의 시골 도시인 가흥으로 피신했다.임시정부는 국무회의도 마음 놓고 열 수 없었다. 가흥의 `남호(南湖)`에 배를 뛰어 놓고 선상회의를 개최한 것도 일제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항주에 잠시 머물던 임시정부는 내륙인 남경 방향으로 조금 이동해 1935년 11월 진강에 자리 잡았다. 진강은 상해와 항주에서 남경으로 가는 길목인데, 고속도로로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다.임시정부를 진강에 두었지만 요인들은 주로 중국 국민당 정부의 수도인 남경에서 활동했다. 일본이 임시정부가 남경에 주재한다면 장강(長江)을 거슬러 올라와 함포사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에 정부의 소재지는 진강에 둔 채 남경을 무대로 활동한 것이다.이때에 김구와 중국 국민당 정부 장개석 사이에 이뤄진 면담은 이후 한국독립운동의 전개에 전환점이 됐다. 김구는 장개석을 만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고, 장개석은 중국의 군관학교에서 한인 청년들을 군사간부로 양성하도록 조치해 줬다. 이들은 1940년 창설된 한국광복군의 주요 인적 자원이 되었다.1937년 7월 중일전쟁이 터지면서 남경에서 활동하던 임시정부 요인들은 급하게 활동무대를 옮겨야 했다.전쟁이 시작된 지 넉 달 만에 국민당 정부의 수도 남경이 함락의 위험에 처했고, 11월 중국 정부는 중경 천도를 선언했다. 임시정부도 급하게 배를 마련해 장사로 옮겨갔다.호남성(湖南省)의 성도(省都)인 장사에서 임시정부는 1938년 5월 `남목청사건`이라고 하는 총격사건에 휘말렸다. 우파 3개 정당의 통합을 논의하던 조선혁명당 당사에서 김구를 비롯한 요인들에게 조선혁명당원이었던 이운한이 총격을 가한 것이다. 현익철이 사망하고, 유동열은 중상, 이청천은 경상을 입었다. 당시 김구는 거의 절명 상태에 빠졌다가 살아났다.1938년 7월 임시정부는 다시 장사를 떠나 광동성(廣東省) 광주로 향했다. 그런데 일본이 광동성에 상륙하면서 임시정부는 채 자리도 잡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만 했다.임시정부의 대가족은 버스와 배를 갈아타고 1938년 10월 유주에 도착했다. 유주에서 임시정부는 한국광복전선청년공작대를 결성해 반전활동을 펼치면서 중국인들에게 항전의식을 고취하고, 장차 한국광복군 조직의 틀을 마련했다.1939년 4월 임시정부는 중국의 전시수도 중경 바로 아래에 있는 기강에 도착해 1940년 9월 중경으로 옮겨가기까지 1년 반 동안 이곳에 머무르면서 정치적 통합과 군대 결성을 준비했다.이렇듯 임시정부는 1932년 5월 상해를 출발해 1940년 9월 중경에 정착하기까지 8년이 넘도록 고난의 대장정을 거쳤다. 100여 명의 인원을 이끌고 공습을 피해가며 이동하면서 임시정부는 전시체제를 준비했다. 그 결과가 중경시기 한국광복군 결성과 건국강령을 선포하고 좌우합작 정부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2012-04-13

우리나라 물 산업의 미래

▲ 안효원K-water 포항권관리단장 물은 모든 사람이 공유해야 할 보편적 재화이며, 모든 인간들의 삶에 바탕이 되어왔다. 전 세계 곳곳의 고대문명이 모두 큰 강을 끼고 있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물이 인류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이처럼 소중한 물은 이제 얼마나 관리를 잘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용수를 생산해 공급하는 수도산업과 하수·폐수 등을 이송 및 처리하는 일은 물론 최근 유역관리, 수력에너지 및 친수도시개발 등을 포함하는 광의적 개념의 새로운 물 산업이 논의되고 있는 지금, 미래의 먹거리이며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물 산업의 중요성과 전문성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물 전문 기업인 Veolia, Suez 등을 육성해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이고,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물 산업이 미래의 Blue Gold라는 인식하에 대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도적, 기술적 한계 등으로 인해 아직까지 대외 경쟁력이 미흡한 수준으로 볼 수 있으나 해수담수화 부문 등 일부 산업에서는 이미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기업도 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국내 유일의 물 관리 전문기업인 K-water의 경우 수자원의 개발·관리 분야 등에서 각종 기술개발은 물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노하우를 축적해 국내 물 산업의 주도적 역할 및 세계적인 물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특히 K-water는 경상북도 지역을 흐르고 있는 낙동강, 형산강 등 6개 국가 하천의 체계적인 개발과 안동·임하댐 등 11개 댐과 4대강 살리기 강정고령보 등 6개 보를 관리하면서 미래 신성장동력사업인 물 산업을 추진하는데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2011년 기준 세계 물 산업 규모는 약 580조로 보고 되며 그 중 우리나라는 약 2%에 해당하는 12조원으로 조선분야 약 30%, 메모리 분야 약 44%에 비해 그 점유율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따라서 머지 않은 장래에 세계 수준의 물 산업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중소규모의 상하수도 시설을 수평적, 수직적 통합과 광역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운영체제의 재편 및 물 전문기업 참여를 통한 경험축적과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수반돼야 하는데, 현재 K-water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방상수도 위수탁 사업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이와 더불어 물 산업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ET(Environment Technology), IT(Information Technology), NT(Nano Technology)를 융합한 각종 첨단기술개발과 관련산업 육성, 녹색 기술시장 창출과 물 전문가들이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는 정부의 제도적, 재정적 지원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원과 노력을 바탕으로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한 우리 지역이 이를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킴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향후 Blue Gold 시대를 열어갈 우리나라 물 산업의 메카가 되길 기대해본다.

2012-04-10

너무 감사한 선물 `포스코 週間`

▲ 이주형포스코 근로자위원 대표 올해는 유난히 봄이 늦다. 시샘하는 추위가 쉬이 물러나질 않고 주변을 맴돌고 있고 4월의 대설주의보가 기상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들려오는 경제뉴스도 “어렵다. 어려울 것이다”는 차가운 소식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경제가 풀렸다. 생활이 편안하다”는 꽃같이 반가운 소식이 다른 어느 해보다 그립고, 지천으로 아름답게 피어 산하를 물들일 꽃 소식이 간절하다.필자는 포스코 직원대표로서 매월 회장님께서 주관하는 운영회의에 들어간다. 위기라는 말을 들을 때 남의 동네 이야기쯤으로 들을 때도 있었으나 글로벌 경제상황과 철강 경영환경에 대한 지표를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불황의 터널 앞에 심각함을 넘어 경각심까지 느끼게 된다.회의를 마치고 나올 때마다 중압감을 느끼며 “직원들 앞에 뭐라 설명을 하지,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직원 대표로서 회사를 위해 뭘 해야 될까?” 그리고 “포스코와 포스코 패밀리를 고객으로 하는 지역사회와 이웃들에게는 뭐라고 우리 형편을 이야기하지” 등 수 많은 질문을 한다.마흔넷의 회사 생일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러한 고민을 하며 형산강 다리를 건너는데 “사랑해요 POSCO”라는 꽃탑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지난 1일부터 7일까지 꽃같이 아름다운 선물 `포스코 週間` 선포와 꽃 탑과 수많은 현수막을 통해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보내 준 포항시와 지역주민들께 포스코와 포스코 패밀리 직원을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포스코는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수익률 하락으로 사상 유래 없는 경영 위기에 직면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임직원 모두 혼연일체가 돼 아이디어를 모으고 낭비를 줄이는 등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창사 초기부터 숱한 어려움과 적지 않은 위기를 극복하며 포스코가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포항시와 시민들께서 보내준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필자가 선택한 직장으로 인해 아이들의 고향이 된 포항, 선진복지도시, 활기차고 매력 넘치는 도시,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를 목표로 2020년 `환동해 중심, 글로벌 포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사랑받는 기업의 철학은 시혜적이고 일시적인 동반성장이 아니라 함께 상생을 추구하는 동반성장이 돼야 한다”는 회장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어려울 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마음을 모으는 일이다. 포항시와 이웃 주민들께서 보내주신 꽃같이 아름다운 선물에 직원대표로서 감사드리며 작지만 화답하고 싶다.포스코와 포스코패밀리 직원들을 설득해 생필품 하나라도 사람냄새 물씬 나는 전통시장을 이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아픔을 가진 이웃들께 한 번 더 찾아가 마음을 나눌 것이다.지난 1991년부터 125개 마을 및 단체와 맺어온 자매결연활동을 더욱 확대해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소소한 기쁨과 행복의 소통을 이어가고, 감사나눔 활동을 더욱 활발히 실천해 감사와 웃음, 선행을 나누며 지식과 지혜를 공유해 나가겠다.글로벌 경영위기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포스코는 2020년 매출 20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해 가기까지 힘이 들고, 현재 처해 있는 환경보다 더 어려운 일들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겠지만 서로 믿고 의지하며 마음을 모은다면 포스코와 포항시는 글로벌기업, 글로벌 도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포스코가 힘겹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시기에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 준 박승호 시장님과 포항시민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12-04-09

4대강 사업은 지구촌의 치수모델

▲ 김병호 K-water 강문화 전문위원3년 후 2015년 3월이면 대구·경북에서 제7차 세계 물포럼(WWF)이 열린다. 이 행사의 성공을 위해 단체장이나 포럼 준비 관계자들의 각오와 다짐이 대단하다. 올해부터 9월에 연인원 1만명이 참가하는 낙동강 국제물주간 행사를 시·도가 공동으로 개최, 매년 정례화하기로 하는 등 국제적인 `물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계획들이 마련되고 있다.제7차 세계 물포럼에는 국제기구 대표와 각국 정상 및 장차관, 의회의원, 자치단체장 등 200여개국에서 3만1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에게 우리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능력을 보여주고 대구 경북이 세계의 물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세계물포럼이 의례적인 국제행사로만 그쳐서는 곤란하다. 물관리산업과 관련된 국내외기업의 지역유치와 해외진출등 시너지효과를 거둬야 성공적이라할 수 있겠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대구경북의 젖줄인 낙동강수계를 비롯해 안동댐등 10여개 댐의 효율적관리능력을 참가국 대표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다행히 4대강살리기사업의 준설및 보 건설, 생태공원조성공사등이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역사문화 관광상품이나 친수구역개발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그때쯤이면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3년마다 열리는 세계물포럼에 빠지지 않는 주제가 생태계 보전과 기후변화 대응방안이다. 4대강살리기 사업의 핵심인 낙동강은 바로 포럼의 주제와 부합한다. 보 건설과 준설로 물그릇이 넓혀져 갈수기 물부족 문제와 홍수가 해결돼 죽어가던 강이 되살아 났다. 남은 것은 이제 지금보다 더 좋은 수질로 개선하고 수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이다. 세계 물포럼 회의는 낙동강 현장에서도 열릴 계획이다. 참가국 대표들이 맑고 깨끗한 물이 풍부하게 흐르는 낙동강을 보면서 한국의 물관리 기술을 부러워 할 것이다.낙동강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은 본류로 유입되는 지류·지천의 수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힘들다. 환경공학 전문가들은 “강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시설이나 각종 구조물을 유기적으로 운영, 관리할 수 있는 일원화된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 운영은 강의 수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류에서 하류까지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지난 달 12일부터 일주일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제6차 세계물포럼에 참석한 김황식 총리는 4대강 사업의 경험과 기술을 세계 여러나라와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이미 4대강 기술수출은 시작되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모로코와 기술협력 MOU체결을 했고 엄청난 홍수 피해를 입은 태국의 잉락 친나왓 총리도 핵안보 정상회의 참석차 내한했다가 4대강사업 이포보 현장을 둘러보고 큰 관심을 보여 기술 수출이 기대된다. 지난해 3월 경주에서 열린 세계 물포럼 유치위원회 총회에서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지구촌 물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로 주목받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세계 물산업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물관련 전문지 글로벌워터 인텔리전스는 세계 물 산업 규모를 2025년에는 지금의 두배 가까운 8천6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 산업의 성장은 전 세계적인 물부족, 기후변화, 하천건강성 훼손 등에 기인하고 있다. 세계 물포럼은 지역 물산업 발전으로 글로벌 물기업 육성의 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수자원 분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져 물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차기포럼 개최도시 인계를 받은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대구시와 대경 물포렴, 지역NGO등과 함께 힘을 합쳐 포럼을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제 3년동안 준비만 남았다. 대구·경북의 협력이 국내 개최지 경합에서나 세계 물포럼 유치에 성공했듯이 지역 이기주의를 버리고 준비과정에서도 연계·협력하기를 시도민들은 바라고 있다.

2012-04-04

한국형 농업인 복지제도 `농지연금사업`

▲ 권기봉농어촌공사 안동지사장 농지 외에 별도의 소득원이 부족하거나 영농규모도 작아 노후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 거주 고령 농업인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 보장을 위해 지난해부터 농지연금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매월 연금을 받으면서도 농지 소유권을 갖고 직접 농사를 짓거나 임대함으로써 추가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농지연금에 대한 농업인의 관심 속에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현재 우리나라 농가인구 중 65세이상 고령화 비율은 전체인구 고령화비율 10.6%에 비해 23.6%나 높은 34.2%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고령화에 따른 생산력 저하 및 한·미 FTA 등 농업개방 정책으로 농촌의 경쟁력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또한 고령농가의 경우 호당 평균 영농규모가 0.8ha 정도의 소규모 경영으로 농업 생산력이 취약하고 연간 농축산물 판매수익 1천만원 이하인 고령농가도 77.5%로 대부분의 농가가 농업소득만으로는 노후생활이 불안정한 실정이다.이렇듯 농촌에 거주하는 고령농업인의 경우 수입이 적고 고령농가의 46%가 연금 미수급 상태로서 국민연금 및 주택연금제도의 사각지대로 사회복지가 미흡한 만큼 이를 보완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고령농업인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도모하고자 농지연금제도를 도입한 것이다.농지를 담보로 평생 연금을 받는 농지연금제도가 처음 도입된 지난해 1천여명이 가입해 월 평균 97만원의 연금을 매달 지급받아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보장 받고 있다.농지연금은 이처럼 고령농업인이 매월 일정금액을 지급받을 경우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고 노후생활 자금을 확보하여 안정적 생활이 가능해져 농촌 노인들의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특히 가입자는 연금을 수령하면서 해당농지를 직접경작 하거나 임대함으로서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어서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약정 종료시 해당농지를 농지은행에서 연계 매입할 경우 전업농 또는 신규창업농등 20~30세대 젊은 농업인에게 임대 또는 매도하게 됨으로서 영농규모화를 촉진하고 동시에 젊은 농촌인력의 정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농지연금은 농업인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를 담보로 노후생활 안정자금을 매월 연금방식으로 지급하고 고령농업인 사망시 담보농지를 처분해 연금 채무를 상환하는 것으로 지급방식은 생존시 지급받는 `종신형`과 일정기간 동안만 지급받는 `기간형(5년·10년·15년)` 중에서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다. 연금지급액은 농지가격과 가입연령, 지급기간에 따라 결정된다. 70세의 농업인이 약 2억원의 농지를 담보로 농지연금에 가입할 경우 평생 동안 매월 70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신청자격은 가입대상 부부 모두 65세 이상이고 영농경력이 5년 이상 이면서 총 농지 소유 면적이 3만㎡ 이하인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이미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 공적사적 연금을 받고 있더라도 가입 가능하며 영농경력은 신청일 직전 연속일 필요는 없으며 전체 영농기간 합산 5년 이상이면 가능하다.가입자는 담보농지 가격과 가입 연령에 따라 산정된 연금을 받으면서 담보농지를 자경 또는 임대할 수 있으며 가입자가 사망한 경우 배우자가 승계해 계속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배우자나 상속인이 계약해지를 원하는 경우, 그동안 지급받은 연금과 이자를 상환하고 담보권을 해지 하거나 공사가 처분한 잔여액은 상속인에게 돌려주고 부족액은 상속인에게 별도의 청구를 하지 않고 국가에서 부담을 하게 된다.이처럼 농지연금제도는 고령농업인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세계최초의 한국형 농업인 복지제도로 농촌의 어르신들이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고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농사짓는 부모님들의 노후 복지는 농지연금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2-04-03

디트로이트와 포항의 차이

▲ 박승호 포항시장`디트로이트의 종말(The End of Detroit)`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이 2004년 봄쯤이다. 그리고 최근 다시 꼼꼼하게 읽고 있다. 이번이 3번째다. 뉴욕타임즈 미쉐린 메이너드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쓴 `디트로이트…`는 표면적으로는 미국 자동차 산업에 관해 기술한 다큐멘터리성 특집기사 형식이다. 하지만 행간(行間)에 들어 있는 저자의 진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경영학 원론에 가깝고, 행정가들에게는 지방자치학 원론이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지역기업과 지역 시민사회 간 바람직한 관계정립의 길을 암시한 보고서에 가깝다.디트로이트는 미국 북동부 최고의 요지인 5대호의 심장부에 위치해 1800년대 후반 일찌감치 미국 최대의 공업도시 가운데 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E),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세계 자동차업계 `빅3`의 주력공장들이 들어서면서 미국의 영화(榮華)를 싹틔운 곳이기도 하다. 5대호 주변 중소도시에서 불과 반세기만에 세계의 패권을 잡은 미국의 심장으로 성장한 곳이 바로 디트로이트다. 형산강과 영일만이 만나는 흔한 포구에서 한국 산업화의 전진기지가 된 포항과 이런 점에서 닮았다.그러나 디트로이트는 미쉐린 메이너드 기자가 책 제목에서 밝힌 대로 불과 100년 만에 `종말`을 언급해야 할 정도로 쇠퇴했다. GE와 포드, 크라이슬러는 처음에 소비자들로부터 멀어져갔고 다음에는 디트로이트 시민들로부터 배척받았고 급기야 전 세계 수요가들로부터 배척당하기 시작했다. 이 종말의 기운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빅3는 각 사(社)별로 서로 자신들이 세계 최고라는 자만에 빠져 있었고, 디트로이트 지방정부 또한 불황기에 대한 연습이나 학습이 없었던 탓에 위기대응에 무감각했으며, 시민들 또한 영원한 강자 디트로이트라는 근거 없는 자만에 빠져 경쟁사들에 텃새만 부리며 유유자적했다. 그러나 이 빅3와 디트로이트는 도요타, 혼다, 닛산, BMW, 현대 등 신흥강자들의 도전에 직면한 지 불과 10년만에 와르르 무너져 미국 본토의 빅3는 동양의 빅4로 대체됐다.현대를 비롯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신흥 강자들은 미국시장에 진출하면서 동양에서 날아든 이식(移植) 기업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직접 구매고객은 물론이고 잠재적 수요가인 전체 미국민들에게 철저한 신뢰(信賴)를 심어주는 것으로 출발했다. 상품과 메이커에 대한 신뢰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와 지역민 자치정부에 대한 모든 약속을 무조건적으로 지켜나갔다.`디트로이트의 종말`을 읽는 내내 나는 디트로이트에 포항을, 미국 본토 자동차 빅3에 포스코를 대입시켜 가상 상황을 만들어 보고 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디트로이트와 포항이 다르듯 GE, 포드, 크라이슬러와 포스코는 근본적 토양과 인식이 완전히 다른 기업이기 때문이다.디트로이트의 빅3는 근로자와 퇴직자들을 제작 현장에서 사용하는 공구와 같은 정도로 생각해 내구성이 다하면 버리는 소모품 정도로 봤다. 도시도 자신들의 소모품(근로자) 조달창구 정도로만 여겼지 동반자로 보지는 않았다는 게 이 책의 곳곳에 묻어 있다.포항의 포스코는 국민기업이면서 향토기업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44년 동안 끊임없이 자양분을 공급해준 포항에 대한 무한 관심과 신뢰를 보내고 표시하는 것이 디트로이트의 빅3와 다르고, 퇴직자에 대한 처우까지 세심하게 보살피는 점에서 디트로이트의 빅3와 다르며, 무엇보다 지역민들과 사랑의 마음을 나누는 정서의 교류와 의사의 소통면에서 디트로이트의 빅3와 너무나 차이가 있다.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포항과 포스코는 물과 물고기의 관계라고. 이 말이 디트로이트와 포항의 차이를 웅변하고 있다.포스코가 지난 1일로 창립 44주년을 맞았다. 포항시는 지난 44년간 다져온 포스코와의 우정을 기리기 위해 4월 첫 한 주간을 포스코 주간으로 선포했다. 지난달 30일 그 첫 행사를 마치고 나서는데 행사장에 참석했던 많은 시민들의 말 속에서 한마디가 유독 크게 내 귀에 들어왔다. “포항에 포스코가 있어서 참 좋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디트로이트의 종말`이라는 책 한 권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요즘이다.

2012-04-02

자원개발 사업, 고수익 매력 뒤에 고위험 덫

▲ 김정수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자원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원개발 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자원 개발 사업은 미쯔비시와 같은 일본 대형 상사들의 주요 수익원이 된지 오래이며, LG 상사, SK 네트웍스 등 국내 종합 상사들도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통해 이익을 거두고 있다. 또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자원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중국 등은 국가 안보차원에서 정부 주도로 자원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이나 국가 입장에서 자원개발 사업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고수익도 보장되는 황금알이지만, 다른 사업과 비교하면 위험요인이 많고 투자 리스크가 크다. 무엇보다도 자원을 채굴하기전까지는 자원에 대한 품질과 수익성에 대한 평가를 정확히 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용해, 매장량을 과장하거나 경제성을 부풀리는 등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자원 개발 사업의 또 하나의 위험 요인으로는 자원 보유국의 자원무기화 정책이다. 자원무기화 현상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특히 심해지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국내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 자원사업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지분의 내국민 양도, 인프라 무상 건설, 교육 및 의료 서비스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짐바브웨에서는 외국인 투자 지분의 51%를 내국민에게 양도하도록 하고 있으며, 라이베리아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인프라 건설, 장학금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환경문제가 자원 개발사업의 큰 장애물이 되고 있는데, 자원개발로 인해 산림 훼손, 대기 오염이 발생하면서, 자원 보유국 정부는 투자 기업에 대해 환경 오염 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광산 채굴을 제한하기도 한다. 또한 투자 지역 주민도 환경 훼손을 이유로 투자 기업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면서 투자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1위 철광석 생산 기업인 Vale의 주요 프로젝트인 Serra Sul 광산의 경우, 아마존 환경 훼손 등으로 이유로 환경 인허가가 늦어져 가동시기가 2014년 하반기에서 2016년 하반기로 연기됐다.그리고 광산 개발과 관련된 철도, 도로, 항구시설 등 인프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선진 자원 보유국의 경우도 자원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프라 병목 현상이 빈번히 발생해 항만의 처리 능력을 확대하는 등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한 자원개발 사업이 집중되고 있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신흥 지역은 철도, 항구 등 물류 시설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전기, 수도와 같은 사회 기반 설비도 턱없이 부족해 여기에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고 있다.또한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광산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011년 초에는 호주 동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주요 석탄 광산들이 물에 잠기면서 많은 광산들이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리고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여름철 몬순시기에는 항구 폐쇄 등으로 선적이 안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자원 개발 투자가 많아지면서, 관련 분야의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는 숙련된 인력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 개발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이외에도 자원 시장은 일반 소비재와는 달리 시장의 수급 여건외에 투기 자본이 가격을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가격 변동성이 크고 가격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워 자원 개발 투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따라서 자원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장미빛 시나리오에 현혹되지 말고 사업 시작단계에서부터 매장자원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투자 환경, 사업성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정치적 리스크가 큰 아프리카 지역에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투자국 대상국내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부와의 신뢰관계를 마련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2-03-29

`마부작침` 자세로 성공적인 기업유치를

▲ 이상구 포항시의회 의장요즘 지방자치단체들마다 어려워진 경제 여건 속에서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기업유치는 경기 회복의 경제효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특히 외국기업의 유치는 그 지역의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포항도 2012년에는 2조원의 투자유치 목표를 세우고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의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동안 기업유치의 열정만으로 조급하게 이루어진 투자양해각서(MOU)는 때때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기도 했지만, 얼마 전 포항시와 (주)포스코켐텍과 토카이카본(주)과의 MOU체결은 지역사회의 기업유치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불러왔다.한일합작기업인 (주)포스코켐텍과 토카이카본(주)은 올해부터 오는 2014년까지 3년간 1800억원 정도를 투자해 포항부품소재전용공단에 반도체, LED 등의 필수 소재인 등방흑연소재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함으로써 지난해 일본기업 (주)이비덴과의 MOU와 더불어 고부가가치 사업의 서막이 발로되었다고 생각한다.특히 이번 MOU체결을 단초로 삼아 철강이나 첨단과학 등 우리 지역의 강점과 부합할 수 있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할 수 있는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의 유치에 총력을 다해 나가야겠다.그러나 우리 지역이 기업유치에 있어 청신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내외의 여건이 녹녹치가 않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기업유치를 위해 앞 다투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고,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으나 그리스의 디폴트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문제로 국제유가가 연일 상승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는 튼튼한 지역경제 실현을 위해 누구보다 한 발 앞서 기업유치를 해 나가야 한다.도내에서 우리 시 다음으로 시세를 자랑하는 구미시는 2005년 수도권 규제 완화로 인해 LG필립스가 대형 LCD 조립라인을 경기도 파주로 옮긴 뒤 큰 위기를 맞이하였다. 그러던 구미시가 지난해만 인구 1만 여명 가까이 늘어나 이제는 42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5년 인구보다 오히려 3만5천여명이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2007년 위기를 절감한 구미시민들은 우리 포항이 포스코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실시했던 `포스코 주식 한 주 갖기 운동`과 같은 맥락에서 `LG필립스 주식 한 주 갖기 운동`을 실시하는가 하면 투자를 결정한 연고기업에 자발적으로 `1만통 감사엽서 보내기 시민운동`을 벌이는 등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시민 스스로가 앞장섰다. 이에 연고기업들이 구미에 공장을 증설하고 새로운 기업들이 둥지를 튼 결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오늘날 인구 증가의 결과를 가져왔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한자성어 중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의 마부작침(磨斧作針)이 있다. 뜻을 두고 노력하면 이루지 못 할 일이 없다는 말이다. 지난 해 우리 포항시는 지식경제부가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유치 서비스에 대한 기업만족도 조사결과 전남 여수시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그 만큼 기업유치에 모든 인프라와 열정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이 모든 것을 토대로 삼아 기업유치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마부작침(磨斧作針)의 자세로 다각적인 기업유치 전략을 실천하는데 역량을 결집해 나가야겠다. 생동하는 봄기운처럼 포항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2012-03-22

중부내륙의 블루골드(Blue Gold)

▲ 허연강수자원공사 군위댐관리단장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이다. UN은 세계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개발·관리하고 점차 심각해지는 지구상의 수질오염 방지 및 맑은 물 보존 활동에 세계인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20년 전에 UN총회에서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선포했다.청년기에 접어든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그 소중한 가치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UN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의 활동과 더불어 우리나라도 매년 물의 날을 맞아 각 기관·단체에서 물과 수자원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자 많은 홍보와 현장 행사를 치루고 있지만, 아직도 물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부족함이 많은 듯 하다.전 세계 인구는 현재 약 70억명에서 2025년에는 83억명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 증가에 따른 물 소비는 과거 40여년 동안 3배 이상 증가된 반면 지구상에 있는 물의 총량은 지구가 생성된 이후 지금까지 변함이 없어, 사람이 먹고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점점 부족해질 수 밖에 없다.2025년에는 약 18억의 인구가 물 부족 상태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떠한가? 국내 연평균 강수량은 1천245㎜로 세계 평균의 1.4배이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1인당 부존량(강수총량)은 2천591㎥으로 세계 평균의 8분의 1에 불과하고, 2025년에는 생활·공업용수로 하루 380만㎥이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또 우리나라는 대부분 산악 지형이고, 하천 경사가 급한 지리적 특성과 6월에서 9월사이의 장마철에 연간 강우량의 2/3가 집중되는 시기적 특성으로 인해 홍수 예방 및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자연여건에 있다.따라서, 물의 소중함에 대한 재인식과 물 절약의 생활화 등의 캠페인을 통해 한정된 자원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열악한 지역적·기후적 현황에 맞는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의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이 같은 측면에서 수자원 총량의 활용도를 높이고, 홍수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군위댐과 같은 중·소규모 다목적댐을 필요한 곳에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군위댐의 경우 48.700만㎥의 저장용량을 확보해 여름철 집중 강우시 하천으로 방류되는 물을 저장해 댐 하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또 군위군, 의성군, 칠곡군에 하루 약 10만㎥의 풍부한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해 갈수기의 물 부족을 해소하고 있다.이와함께 소수력 발전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생산으로 녹색성장에 기여하고 있으며, 댐 사면 수목 이식과 같은 친환경적 설계와 인공습지, 수변공원 등 다양한 시민 휴식 공간의 조성에 따른 지역 명소로 부각되어 지역주민 소득증대라는 부가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물을 `블루골드`라 하고 있다.그동안 블랙골드라고 불렀던 기름보다도 물의 경제적 가치가 더 강조되고 있는 반증이며, 물을 소중히 다루고 아껴써야 함을 의미한다.금번 20차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해 우리 생활에 필수요소인 수자원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되새겨보고, 물 절약을 실천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데 전 국민이 다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2012-03-19

베트남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 황광오 북포항로타리클럽 전 회장 (주)현대강업 대표그 지긋지긋했던 베트남 전쟁의 총성이 멈춘 지 30년. 대한민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지 20년.지난 2월20일 오전, 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채중훈 제5지역 총재지역대표를 비롯한 북포항, 동해 등 6개 로타리클럽 회원 30여명은 베트남의 중부지역에 위치한 후에시 푸히엡초등학교를 찾아왔다. 제5지역 6개 클럽 회원들이 지구보조금사업을 별도로 한 2천250만원의 봉사금을 모아 이 학교의 정수시설 개선사업과 학생용 화장실 개선사업, 학용품과 교육기자재 등을 지원한 결과로 지난 해 9월 시작해 12월 완공된 새 화장실 시설에, 3630지구 6개 로타리클럽 지원으로 완공된 내용과 로타리 마크가 선명한 현판을 달고, 이날 우리 회원들과 함께 그 오프닝 행사를 했다. 마을 속에 있는 학교라 진입로부터가 질펀 질펀한 것으로 보아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을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교문에서부터 실내 행사장까지 약 30m,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양 줄로 서서 경쾌한 타악기 연주와 힘찬 박수로 우리를 반긴다. 남 교장선생과 여 교감선생에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식전행사로 남여학생의 이중창과 합창단의 노래가 펼쳐진다. 미리 준비한 별도의 장학금과 학용품 전달, 푸히엡초등학교 여교사들이 우리 일행에게 안겨주는 꽃다발 증정, 기념사진 촬영 등으로 실내행사를 마무리하고 운동장을 가운데로 한 양쪽의 수업 중인 교실들을 둘러보았으며 간단한 현판 오프닝 행사를 하고나서, 개량되지 않은 재래식 화장실과 새롭게 단장된 화장실을 둘러봤다.너무 판이하게 대조되는 현실이다. 남녀학생이 겸용하는 칸막이 없는 화장실, 조그만 물탱크에 일일이 퍼서 사용하는 물, 우기에 후에시를 흐르는 강이 범람해 침수되는 지역, 350여명의 어린이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을까? 과연, 이런 시설이 학교 공용, 위생시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느 나라를 가던 그곳의 화장실 문화가 곧 그 나라 국민 문화수준의 척도라고 하지 않던가.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얼룩진 전쟁의 상흔인가? 이런 열악한 위생시설을 개량된 시설로, 정화된 깨끗한 물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어느 개인이 혼자할 수 없는 일을 로타리안들의 뭉쳐진 힘으로 이룩한, 제5지역 6개 로타리클럽 합동 봉사사업이 너무 멋지다.실내 행사장에서 어린 학생들이 우리를 반겨주며 부른 노래가 베트남의 평화를 갈망하는 내용이었다는 설명에 가슴이 시려옴을 느꼈고, 이 사업이 계속적으로 후원되는 사업이기를 바라는 교장선생의 뜻과 이번 사업이 마을주민들의 숙원사업 해결이라는 것을 전해 들었을 때, 비록 작은 규모의 지원 사업이었지만 참여했던 로타리안 모두는 체험봉사의 진수에 공감했었을 것이며, 기약되지 않은 마음속의 뜨거운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재래식 화장실 모두가 개선되지 않은 아쉬움을 남겨두고, 후에시에 평화의 노래가 계속되기를 염원하면서, 우리 일행 모두는 다시 호치민시로 밤늦은 시간에 날아왔다. 그 다음날 있을 3630지구의 구순구개열 어린이 700명 무료 수술사업인 희망프로젝트 제3차 봉사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베트남의 어린이들의 맑은 평화의 노래와 밝은 미소를 보기 위해서 우리 3630지구의 뜻있는 로타리안들이 지구 예산과는 별도로 시행하는 인류애의 실천 봉사사업이다.비록 인종이 다르고, 살고 있는 지역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색깔이 다를 지라도, 어제의 봉사 실천 현장에서도, 오늘의 나눔 실천 현장에서도 바로 당신이 주역이 되어, 지역민의 숙원 사업과 고통을 해결해주고 어린이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꿈을 꾸고 맑은 얼굴과 밝은 미소로 평화와 행복의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한 것이 우리 국제로타리가 지향하는 진정한 `초아의 봉사` 실천이며,`인류애의 실천`이 아닐까.베트남이여 평화의 노래가 영원하라. 베트남 어린이들이여 밝은 미소가 영원하라.

2012-03-15

심판은 유권자의 몫이다

▲ 김영문 한동대 국제경영대학원 교수4·11 총선의 지역구 후보공천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공천이 끝난 후 발생할 수 있는 공천후유증으로 인한 더 이상의 지역갈등이 없었으면 한다. 공천결과에 승복하고 소속 당을 위해 힘을 모아 연말에 있을 대선에 더 큰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예비후보자들이 있어, 보다 더 성숙된 아름다운 정치풍토를 보는 것 같아 감동적이다. 그러나, 또 한편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아 실망스럽기도 하다. 총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공천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공천에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항의하며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며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무소속 출마 러시는 현역의원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국 정치권은 물론 지역 내 갈등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천 후유증은 어느 총선에서도 늘 있기는 했다. 모든 후보를 만족시킬 만한 완벽한 공천에 대한 묘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총선의 경우 여당인 새누리당은 인적쇄신을 하겠다며 현역의원 25% 컷오프 기준을 마련했다. 현역의원 가운데 25%이하의 평가를 받은 경우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기준이다. 애초에 이러한 기준을 둔 이상 공천을 공정하게 했다고 하지만 불공정시비가 일어날 개연성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학살이니 숙청이니 하는 단어까지 등장하고 있다.유권자들은 지난 석 달 동안 예비후보자들의 지지호소 활동으로 적잖은 스트레스도 받았을 것이며 막바지에는 하루 대 여섯 통 이상의 문자메시지도 받았을 것이다. 그 중에는 그 동안 한 번도 지역을 위한 기여도가 없었거나 심지어 일면식도 없는 예비후보자들의 등쌀도 있었기에 슬며시 짜증도 났을 것이다. 이 판에 후보자는 물론 지지자들의 편 가르기와 상대후보 흠집 내기로 지역민심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갈등까지도 겪었다. 제발 더 이상 시끄럽지 하지말고 조용히 마무리되기를 바란다.이를 위해 공천심사위와 배제된 현역의원 그리고 탈락한 예비후보자가 명심해야 할 일이 있다. 공천권을 행사한 당 지도부의 컷오프 결과는 누가 보더라도 공정성과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공천심사위는 최소한 탈락한 본인에게 만큼은 탈락사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득력이 발휘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전략공천의 경우 지역 유권자들의 정서를 무시하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낙하산식 공천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상대계파 죽이기와 같은 잘못된 공천을 한 정당이 있다면 그 심판은 유권자가 표로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영향은 연말 대선에까지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공천을 신청한 후보자의 경우, 당이 정한 기준에 따른 정당한 절차에 의한 탈락이 분명함에도 승복하지 못하는 후보에 대한 심판 역시 유권자가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불복하여 탈당 한 후 무소속이나 당을 바꿔 출마하는 현역의원이나 예비후보가 있다면 유권자들은 이번 19대 총선에서의 낙선은 물론 두고두고 변절자의 딱지를 달고 다니게 할 것이다.안 그래도 우리는 지금 지역 간, 이념 간, 세대 간 그리고 빈부격차로 인한 갈등으로 온 나라가 어지럽다. 공천 후폭풍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기 보다는 신속한 마무리로 모두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 지역민 대다수는 공천 후유증으로 인한 갈등을 원하지 않으며 지지후보자의 탈락으로 인한 상처가 하루빨리 치유되기를 바란다. 탈락 후보자들이 지금은 마치 세상이 끝난 것 같이 흥분하지만 표는 냉정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 나머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패자는 깨끗이 승복하고 승자는 함께 보듬으며 힘을 모아 안고 가는 페어플레이의 정치풍토를 기대해 본다.

2012-03-14

걷기

▲ 권오신 객원 논설위원 국제로타리 공공이미지 코디네이터6·7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그 때 사람들이 왜 건강했는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당시에는 당뇨병 환자가 있을 리 없고 병원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들어오면 의사들도 환자를 보러왔다고 한다. 학교 가는 길은 보통 4~6km이다. 학교에 다녀와서는 소먹이 풀을 베고 물을 길러오면 하루 10km 거리를 매일 걷는 셈이다. 요즘은 동네학교가 지척이지만 코앞까지 차로 날라주고 과외교실을 옮겨 다닐 정도이니 5분도 걷지 않는다. 이러니 어린이 당뇨환자에다 비만어린이가 나온다.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자 비만이 역대 가장 높은 수치인 36.3%로 나타났다. 반면 여자는 사상최저치인 24.8%여서 여성 비만이 떨어지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었다.그런 여성들도 몸매관리를 놓는 50대 이후엔 남자와 비슷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한국 남성은 비만인구가 1억명이 넘는 미국처럼 인스턴트 음식과 패스트푸드 산업의 성장(1970년부터)으로 인해 비만이 만성 질환의 직접원인이 되진 않았다.반면 스트레스(한국식품연구원 발표)가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이런 현상을 가장 쉽게 푸는 방법은 걷기다. 걷지 않고 음식으로 화를 풀면 `항아리 배(腹)`가 될 확률이 높다. 은희경의 소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 한다`에서 비만증에 걸린 남자주인공의 힘겨운 살빼기는 눈물겹다.작가는 인간의 몸은 지방(脂肪)을 철저하게 저장하는 돌도끼 시스템으로 익숙해져 있다고 보고 그 원인은 빙하기를 지나는 원시인의 습관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비유했다.실제로 영하 30도를 넘는 혹독한 추위를 이기기 위해 몽골 사람들은 여름이후부터 지방이 잘 오르는 양고기요리를 즐긴다.걷기는 모든 운동가운데 기본이 된다. 하루 1만 걸음은 20리 거리에 해당되는 8km, 좀 속도를 내어서 걸으면 1시간 30분쯤 걸린다. 5천보는 45분쯤 걸리니 아침나절에 운동하기에는 적당한 시간이다. 일상적으로 걷는 거리까지 합치게 되면 거의 1만 걸음을 걷는 습관이 자신을 살리는 갈이다.건망증을 없애는데도 걷기가 최고의 약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깜박깜박 잊어버리는 일이 잦다. 이럴 경우 뇌 양쪽 1cm크기, 오이처럼 굽은 `해마`를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이 있다. 해마의 뇌 신경세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조금씩 파괴되기 시작, 점차 그 속도가 빨라져 1시간에 3천600개의 기억력 세포가 사리질 때도 있다.미국 일리노이대 의대 연구팀은 210명에게 1시간씩 빨리 걷기를 시켜 뇌혈류를 증가시키는 실험으로 기억력을 향상시킨 측정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걷기는 신체의 여러 곳을 돕는다.걷기 효과의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청교도적 마음가짐으로 전기와 자동차를 거부하고 19세기 방식의 삶을 고집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미시(Amish) 공동체에 사는 주민들은 농장 일을 하며 하루 걷는 길이가 1만 4천~1만8천 걸음이다. 미국인 성인의 평균 걸음보다 6배가량 많은 걸음이다. 이곳의 당뇨 발생률은 미국 평균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2%대이며 치매와 심장병 예방 효과는 물론 치매가 오더라도 아주 늦은 나이에 온다는 것.구두 굽이 닳는 모양을 보면 그 사람의 `치매 건강`이 보인다고도 한다. 걷기에 편한 낮은 굽을 신거나 운동화 차림이라면 치매와 멀어진 방향이 된다. 기능성 신발이 쏟아지는 이유다. 출근길 5km를 걷는 사람이 늘어나는 원인도 걷기 효과를 일찍 깨달은 직장인들이다. 걷는 일은 이래서 매번 신비롭다. 팔을 힘차게 저으며 겨드랑사이에서 부력 같은 새 힘이 솟는가하면 발바닥은 새벽 풀밭을 기운차게 차고 나가 자연의 품속에서 살아있는 걸 느끼게 한다.닫혔던 마음의 문도 열어준다. 앙칼진 고집으로 묶였던 집착, 욕심으로 묶어 두었던 내 몸을 열고나서면 자신이 보이고 주변이 보이게 하는 것도 걷는데서 얻을 수 있다.

2012-03-13

독립선언서 음미

▲ 이동섭경북동부하나센터 운영위원장 3월이 되면 꽃소식과 함께 우리들의 가슴속으로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기미년 3월1일에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국가가 아니라 독립국임을 선포하며 부른`대한 독립 만세` 소리이다.19세기에 세계의 열강들이 산업화를 서두르며 그들의 국력을 확장하기 위하여 여념이 없을 때에 우리의 선조들은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었다. 함석헌 선생님은 우리의 선대들이 “제가 스스로 제 운명을 개척하고 사람 노릇을 하자는 생각이 없고 친청, 친러, 친일하며 그때그때 구차한 안락을 탐하였다”고 안타까워 하셨다. 결국 나라의 주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나라의 주권을 잃었다는 것은 모두를 잃었다는 것이다. 자유와 평등과 정의를 추구할 그루터기마저 잃었다는 것이다.우리의 선조들은 그 시련을 겪고서야 용기와 통일과 평화의 정신을 나타내며 1919년 3월부터 1년여 기간 동안 만세운동을 펼쳤다. `기미 독립선언서`는 일본의 식민 통치로부터의 독립만을 선언한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이 추구해야 할 정체성을 주창하고 있다. 그것은 자유와 평등과 평화와 포용의 정신이다.독립선언서에서 우리 선조들은 조선이 독립된 나라인 것과 조선 사람이 자주하는 국민인 것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일본의 옳지 못함을 책망하려 하지 아니하며, 우리의 할 일은 다만 나를 바로 잡는데 있을 뿐, 결코 남을 헐뜯는 데 있지 아니하다고 천명하였다. 용감하게 옛 잘못을 고쳐 잡고, 참된 이해와 동정에 바탕한 우호적인 새 시대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적시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눈앞에 펼쳐지고, 힘의 시대는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올 것임을 예견하였다. 우리가 본디 타고난 자유권을 지키며, 우리가 지닌 독창적 능력을 발휘하여 온 누리에 겨레의 뛰어남을 꽃피우자고 주창하였다.요즈음의 우리나라의 정치 및 사회 돌아가는 꼴이 19세기 말과 유사한 것은 아닐까 걱정 된다. 정당은 물론 사회 계층 간의 갈등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친미와 친북으로 갈라져 가고 있다. 자기와 다른 의견은 들으려 하지 않고 귀를 막는다. 개선점을 찾아 잘되도록 밀어주기 보다는 문제점만 들추어 발목을 잡고 늘어지려 한다. 대부분의 국민은 우리가 탄탄대로에 와 있는 줄 착각하며 복지제도에 의존하려 하고 있다.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말해야 하는 지도층조차 당장의 인기 쫒기에 급급할 뿐이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장래는 어떤지? 서로가 남의 탓만 하며 갈등을 조성해야 하는지 깊이 살펴야 할 때이다.우리도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사리를 분별하지 않고 배척하는 배타성을 고쳐야 한다. 이해하고 포용하며 공감적 관계를 넓혀가야 한다. 포용은 강한 자는 물론 약자 또한 함께 갖추어야 할 덕이다. 포용은 강자가 담당해야 할 의무이고, 약자가 베풀어야 할 덕이다. 어디에나 벽은 있기 마련이다. 그 벽은 무너뜨려야 하는 벽이 아니다. 그 벽 또한 따스한 배려로 포용해야 하는 것이다. 시인 정호승은 그의 시 `벽`에서 “나는 이제 벽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 벽을 타고 오르는 꽃이 될 뿐이다 / 내리칠수록 벽이 되던 주먹을 펴 / 따스하게 벽을 쓰다듬을 뿐이다”라고 노래했다. 그렇다 우리는 주먹을 펴야 하고, 벽을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서로 존중하고 포용하며 인도적 정신으로 따듯한 사회를 가꾸어 나가야 한다. 우리가 가진 재능을 가지고 독창력을 발휘하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 행복한 따듯한 사회를 가꾸는 길이며, 선열들이 만세 소리에 담아 우리에게 보낸 가르침이다.

2012-03-08

유로존 재정위기 중심에 선 독일의 고민

▲ 김철현포스코 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지난해부터 지속된 긴축의 영향이 실물경기에 반영되면서 유럽이 본격적인 경기 침체로 진입하고 있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등이 이미 2분기 연속 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유럽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독일과 영국도 지난해 4분기에 들어 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한 가운데 상반기 유로존 채무집중, 그리스 및 포르투갈의 디폴트 리스크 지속 등으로 올해 유로존 재정위기는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흔히 유로존 재정위기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이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재정운영 실패에 따른 국가부실문제로 대표된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원인은 보기보다 훨씬 복잡하다. 독일과 그 외 나라들 간의 구조적 무역 불균형, 서로 다른 17개 국가의 통화당국이 유로라는 공통통화권으로 묶이면서 발생하는 불협화음, 최후의 대부자 역할이 없는 유럽중앙은행(ECB), 독일 외 국가들의 성장동력 상실에 따른 저성장 지속 등의 구조적 문제가 유로존 재정위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수 차례에 걸친 유럽 지도자들의 모임에서 주요 쟁점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나 유럽안정화기구(ESM) 등의 구제기금의 확장에 대한 논의였다.유로존 재정위기의 돌파구를 위해 지난해 독일 메르켈 총리는 재정, 경제 나아가 정치 통합을 통한 보다 강력한 `유로존2.0`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첫 발걸음으로 재정적자 및 채무 기준 위반시 EU 차원에서 강력한 제재를 골자로 하는 신재정협약을 EU 정상회담에서 관철시켰다. 비록 신재정협약이 국가 부실재정 방지를 위한 중장기적인 원칙 마련에는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사실 경기부양이라는 측면에서는 득 보다는 실이 많다.메르켈의 유로존 구제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부채해결을 통한 시장의 신뢰회복과 이를 기초로 한 경기부양책이 수반되어야 한다. 유로존 부채해결의 방안으로는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직접적으로는 유로본드와 같은 통합채권을 발행하여 유로존 국가들이 연대책임을 지는 것이고 간접적으로는 ECB가 재정위기국의 부실 채권을 무제한 매입하는 (`최후의 대부자 역할`) 방법이다. 사실상 모든 유로존 국가가 두 가지 안 중 최소 한 가지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힌 가운데 독일은 두 가지 모두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이러한 독일의 반대에는 정치적, 역사적 이유가 있다. 유로화 도입 당시 독일 국민의 55%는 독일의 유로존 가입에 반대했다. 동서독 통일을 이끌고 EU의 기틀을 마련했던 당시 독일의 쾰 총리는 이러한 국민들의 반대를 독일이 결코 다른 나라의 재정부실에 대해 책임질 일은 없을 것이라는 논리로 설득하였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로 독일의 부채책임론이 부각되자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76%가 유로본드 반대, 70% 이상이 EU 체제가 독일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독일국민의 반EU정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요컨데 유로존 재정위기의 해결을 위해서는 부채해결을 통한 시장신뢰 확보가 먼저인 것이다. 하지만 독일의 부채해결안 고려는 내년 9월 총선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EU의 재정통합은 회원국의 경제주권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가까운 미래에 달성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결국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유럽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재정위기의 구체적 해결방안이 미흡한 상황에서 그리스의 디폴트 등으로 유로존이 무질서하게 붕괴하기 전에 `유로존 2.0`의 기틀이 마련될 수 있을지 메르켈의 위험한 줄다리기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 되고 있다.

2012-03-07

축제의 계절,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성공축제

▲ 강경학농어촌공사 의성군위지사장 남도 축제가 봄꽃보다 먼저 봄 소식을 전해온다. 광양매화축제가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일대에서 오는 17일부터 전국 봄꽃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봄의 전령인 산수유꽃 축제도 예년보다 며칠 늦은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구례군 산동면, 의성군 사곡면 일원에서 각각 열린다.여기저기서 많은 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지역발전에 대한 자기책임성이 높아진 지방자치단체들이 그 해답을 문화의 상품화, 특히 `축제`에서 찾는 경향 때문일 것이다.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축제`에 의하면 2012년 758개의 축제가 계획 되고 있다. 본격적인 지방자치단체가 시작되고 각 지방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되고 그 해결책으로 가장 많이 택한 사례가 바로 축제다. 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지역축제를 벌이는 가장 큰 이유는 축제를 통한 주민 화합도 있겠지만, 축제를 통한 지역홍보 및 경제 활성의 극대화일 것이다.축제도 잘 기획해 내용을 충실하게 만들면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고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전남 함평은 나비축제로 매년 50만 명이 넘는 외지인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는 군 인구 2만4천명의 5배가 되는 관광객이 찾아온 날도 있었다. 축전 기간에 10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여 이들이 지역에 쓰고 간 돈이 200억원을 넘고 있다.성공한 축제들은 `이야기가 있는` 축제들이다. 행정기관에서 주도해 지역 장사꾼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는 먹고 놀자판 축제는 관광객들의 짜증만 부를 뿐이다. 짧은 기간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축제들이 많다 보니 단순한 특산물 판매나 분명한 개념이 없는 행사 또한 적지 않다. 지역의 전통과 역사 속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고 풍물, 자연과 조화 있게 어우러질 수 있는 소재가 아니면 지역 축제로 성공하기가 어렵다. 지역의 고유문화를 특산품과 접목해 `브랜드화` 하는 등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경북 의성군의 `산수유꽃 축제`가 특색있는 지역축제를 관광상품으로 특화해 지역경제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경상북도가 지원하는 2012년 유망축제에 선정되어 3천500만원을 지원받게 되었다.이번 축제는 `노란 꿈망울의 영원불변한 의성사랑`이라는 주제로 축하공연, 산수유꽃길 걷기대회, 대학생 동아리 공연대회, 소공원 작은 음악회 및 시낭송 등 농촌부활과 도농 상생을 주제로 행사가 진행되며 의성군은 지금까지의 농업군의 이미지를 탈피한 관광 의성 브랜드 가치 제고에 한층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한다.축제가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외양 못지않게 내실있는 프로그램 운영 및 지역주민의 참여확대를 유도해 그들 스스로 지역문화로 정착되고 지역을 대표하는 트랜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우리 지역에서 개최되는 `산수유꽃 축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지역 전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의 역할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희망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2-03-06

이제는 다양성 관리의 시대

▲ 김용근포스코경영연구소 HR컨설팅실 연구위원 지난 1월 한국에서도 영업하고 있는 파파존스피자는 대대적인 사과를 해야 했다. 뉴욕의 한 매장 직원이 한국계 20대 여성의 주문 영수증에 `찢어진 눈의 여성(lady chinky eyes)`이라고 쓴 것이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금이 간, 찢어진`이라는 뜻의 `chinky`는 서양인이 동양인의 작은 눈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어서, 회사는 이번 일이 자칫 미국 내 동양인 이민사회나 한국 영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해당 직원을 해고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다행히 이번 사건은 회사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직원의 성이나 인종 차별적인 태도가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 주었다. 다양성과 관련된 이 같은 이슈는 꼭 해외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경제활동 인구 변화를 살펴보면 2010년 여성 인력은 2001년에 비해 1.6배, 외국인 인력은 4배로 증가했다. 한국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갖고 있는 세대, 지역, 학력 등에 대한 다양성 문제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이나 단체들은 기존의 다양성 이슈와 함께 인종이나 성 등에 대한 다양성 이슈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성 관리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다양성을 관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첫째, 법적 제재를 피하기 위한 목적인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주로 고용평등법규 준수나 사내 차별요소 철폐를 주로 수행한다. 이는 기업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 요건에 해당한다. 하지만 해당 국가의 법규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이를 소홀히 하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미쓰비시의 경우 미국 현지 고용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40세 이상인 근로자를 해고했다가 피소 당해 막대한 소송비용을 부담했다. 반면 IBM은 해외 법인별 다양성 관리 전담팀을 운영하여 이러한 실수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둘째, 다양성의 차이를 사업에 활용하는 단계다. 주로 창의적 문화를 구현하거나 소수자가 가진 장점을 사업에 활용하는 차원이다. 다양성을 비즈니스에 잘 활용할 경우 다양한 시장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데, 미국의 디자인회사인 아이데오의 경우 인류학자, 엔지니어, 심리학자 등으로 구성된 인력의 다양성에서 발휘된 창의성을 발판으로 세계 최고의 디자인 회사가 되었다.셋째,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목적인 단계로, 이 단계에서 기업은 사회적 소수자를 포용하거나 상생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양성 관리는 이제 더 이상 기업 내부의 이슈가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이슈임에 주목해야 한다. 월마트는 2001년 여성 진급 및 급여 차별 혐의로 피소 당한 후, 2011년에 대법원에서 승소하기는 했으나, 10년간의 소송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로 낙인찍혔다. 반면 구글은 시각장애인인 라만 박사를 채용하고 시청각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웹검색 기술을 개발하여 장애인들도 자유롭게 웹을 검색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줌으로써 좋은 사회적 이미지를 쌓았다.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스마트폰인 애플의 i-Phone과 삼성의 Galaxy S는 단일 제품이 아니라 각 제품과 연관된 애플리케이션과 관련 기기 개발 업체들이 함께 네트워크 경쟁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복잡한 경쟁환경에서는 소수의 천재성보다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인재들의 집단지성이 더 강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여성임원 비율을 현재의 1.4% 수준에서 2020년에는 10%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고 한국 IBM도 게이, 레즈비언 등 소수자 채용 시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글로벌 수준의 경쟁을 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여건을 고려할 때 다양성 관리로 법률적 위험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더 나아가 공생의 기업 철학을 추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2-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