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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초` 명성 지키려면 지리적표시 등록 서둘러야

등록일 2012-08-20 21:20 게재일 2012-08-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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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규포항·울릉농산물품질관리원 팀장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포항초는 한때 전국 생산량의 70~80%를 차지, 명성이 드높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20~30%에 그쳐 경쟁력은 물론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포항초가 옛 명성을 되찾고 경쟁력 제고를 위해 포항초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본다.

시금치는 아프가니스탄 주변의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로, 7세기경에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11~16세기에 유럽으로 전파됐다. 우리 땅에는 조선 초기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겨울 시금치인 포항초란 이름은 1980년대 처음 생겼다. 포항초는 포항에서 재배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 개량종 시금치에 비해 키가 작지만 향과 맛은 훨씬 뛰어나고, 가격도 비싸다. 포항의 바닷가 노지에서 햇빛과 바닷바람, 유기 퇴비를 먹고 자란다. 바닷바람이 적당한 염분을 제공해 맛을 더 좋게 해주고, 자연스럽게 뿌리 부분에 흙이 쌓이도록 모래땅을 복토해주므로 뿌리가 길고 강하면서 빛깔도 보기 좋은 분홍색을 띤다.

바닷바람의 영향으로 크게 자라지 못하고, 뿌리를 중심으로 옆으로 퍼지며 자라기 때문에 뿌리부터 줄기와 잎까지 영양분이 고르게 퍼져 일반 시금치보다 당도가 높을 뿐 아니라 저장기간도 길다. 일반 시금치는 사계절 내내 나는 데 비해, 포항초는 10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의 겨울이 제철이다.

시금치의 효능은 여러가지다. 변비에는 채소를 먹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시금치와 당근을 혼합한 주스는 식이섬유가 많아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 좋다. 암 예방 효과가 있는 사실도 밝혀졌는데, 이는 시금치에 들어있는 베타-카로틴에 의한 것이다. 시금치는 흡연자에게서 많이 발생되는 폐암의 발생률을 낮춰주는 효능이 증명됐고, 1969년에 일본의 과학자들은 동물실험에서 시금치가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낮추는 것을 발견했다. 시금치는 콜레스테롤이 코프로스타놀로 바뀌는 것을 촉진시켜 이를 쉽게 체외로 배출시킴으로써 자연히 콜레스테롤이 감소된다는 것.

특히 시금치는 비타민 A와 C가 많기 때문에 감기 예방, 거친 피부, 기관지염 등에도 효과가 있다. 그 밖에 비타민 B1, B2, 칼슘 등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함유하기 때문에 허약체질이나 쉬 피로해지는 사람의 체질개선에 이상적이라고 한다.

이러한 효능을 가진 포항초는 포항을 대표하는 작물로서 `KBS 1TV 도전골든벨 연일고편`에서 1번 문제로 출제될 정도로 유명하다. 바닷가 노지에서 햇빛과 바닷바람, 유기퇴비를 먹고 자란 포항초는 현재 550여 가구가 323㏊에서 4천570여t을 생산하고 있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에도 해풍을 받아 더욱 푸르른 포항초는 맛과 향기가 뛰어나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서울 가락동 농산물 시장과 이마트 등 대형 유통센터로 고정 출하되면서 재배농민들은 연간 약 55억의 소득을 올리는 부농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시금치가 자라고 있는 이 기름진 토양이 어느날 영일만 신항공사와 항만배후산업 단지 개발 등으로 일부지역은 사라질 기로에 서 있다. 재배농민들은 가슴앓이를 하고 있으며, 포항초를 대표하는 곡강시금치가 사라지면 포항초 또한 그 명성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포항초는 경남 남해, 고성, 전남 신안에서 생산되는 시금치와 시장에 나오는 시기도 10월 말에서 3월 말까지로 비슷하다. 재배 환경도 `바다 옆의 밭`이라는 특징에서도 비슷하며 맛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지역 일부 대형유통업체에서는 남해초를 주로 취급하고 있고, 다른 지역 시금치가 포항초로 둔갑 판매돼 포항초의 명성이 시들고 있다.

농가, 작목반 등 생산주체는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포항초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지리적 표시 등록을 서둘러야 한다. 지리적 특산품의 품질향상과 지역특화산업으로서 육성·도모하고, 특산품 생산자를 보호하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포항 초가 옛 명성을 되찾고 타 지역과 유통주체들과의 무한경쟁체제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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