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러한 수리사업은 결과적으로 인간과 물의 관계를 갈라놓는 결과를 가져 왔다. 높은 제방과 댐은 사람의 시선을 가려 물이 보이지 않게 해 접근이 어렵게 만들었으며, 상수원 및 군사시설 보호 등을 위해 접근이 허락되지 않는 수변공간이 늘어나 일상생활에서 물은 점점 멀어지게 됐다.
멀어진 물과 사람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개념이 워터프론트(waterfront)이다. 워터프론트란 수변공간(水邊空間) 또는 친수공간(親水空間)의 의미로 해석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한 친수개념의 물은 사람에게 마음의 여유와 편안함을 준다. 쾌적한 환경과 탁 트인 시야는 혼잡한 일상생활을 벗어나 사람들에게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요트, 수상스키, 낚시 등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워터프론트는 인구가 늘고 상업이 발달함에 따라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게 된다.
워터프론트의 성공적인 대표 사례로 청계천 복원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으로 인해 도심의 자연 및 대기환경이 개선되었고, 주변환경 개선으로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부상하는 계기가 됐으며, 그 자체가 역사·문화적인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각돼 국·내외에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이 외에도 1982년 한강종합개발사업, 1985년 시작된 충주호반관광지 개발사업, 울산시가 2002년에 착공한 태화강 생태하천조성사업, 2008년부터 시작된 4대강사업 등을 들 수 있다.
포항은 어떨까? 포항은 1960년대 중반만 해도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는 인구 5만 여명의 작은 어촌도시였으나, 1969년 포항제철이 착공된 이후 현재는 50만명이 넘는 산업도시로 발전했다. 이러한 발전과 함께 해안선 변화로 모래가 유실돼 과거 번성했던 해수욕장이 사라졌다. 또 인구가 늘면서 오폐수도 증가해 동빈내항이 심하게 오염됐으며, 공장의 굴뚝과 먼지를 연상시키는 철강도시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친환경 친수공간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먼저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은 지난 2010년 3월부터 영일만항 북방파제 추가공사에 들어갔다. 이 공사는 지난 2005년 12월에 완공한 포항영일만항 북방파제 3.1㎞에 연이은 사업으로 공사비 1천924억원을 투자해 사업기간 33개월 동안 방파제 1km를 추가로 축조하는 사업이다. 이 축조공사는 대안설계를 통해 `천년의 빛을 이어갈 푸른 바닷속 문화갤러리 호영대(虎瑩臺)`와 `자연과 인간, 도시문화를 잇는 해양 랜드마크`라는 모토로 건설된다. 포항의 상징인 호미곶과 함께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될 것이다. 또 포항시가 슬럼화된 구도심의 지역상권 회복과 도심재생을 위해 추진 중인 동빈운하 복원사업이 있다. 총사업비 1천4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형산강에서 동빈내항까지 1.3km구간의 옛 물길을 되살려 수변공원, 수변상가를 조성하고 호텔, 콘도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이 사업과 연계해 형산강 물관리센터 건립과 수변공원 조성, 동빈내항 해양공원 조성사업도 함께 추진해, 시민들의 휴양지 제공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친수시설 조성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해양환경도시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지역에서 추진 중인 워터프론트 사업들은 친환경 도시로서의 포항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언제라도 접근이 가능하고 편안히 쉴 수 있는 맑고 깨끗한 수변시설들은 심신의 안정과 시민들의 가슴에 충만한 행복감을 안겨 줄 것이며, 포항을 동해안의 최대 관광명소로 부각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