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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백신보험

백신보험은 코로나19 백신의 대표적인 부작용 진단을 보장해주는 보험을 말한다.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의 대표적인 부작용인‘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한 진단비를 지급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아나필락시스는 음식물, 독소, 백신 등 특정 물질에 반응하는 전신 중증 알레르기 질환을 뜻한다.보험사들은 아나필락시스를 제외한 다른 부작용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보험 가운데 현재 팔리고 있는 백신 부작용 보험은 지난 3월말 출시된 삼성화재 건강보험의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과 라이나생명의 미니보험 ‘(무)안심되는 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뿐이다.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으면 연간 1회에 한해 200만 원을 보장하는 조건이었다. 당시 삼성화재는 해당 특약의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해 이달 28일까지 독점 판매권을 얻었다. 배타적 사용권이 인정되는 기간, 즉 이달 말까지는 다른 보험사가 유사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후발 보험사들은 이달 말 삼성화재의 배타적 사용권이 종료되자마자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삼성화재처럼 건강보험의 특약으로, DB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미니보험 형태의 단독 상품으로 각각 개발했다. 금융 플랫폼은 이벤트 방식으로 백신 보험 시장에 편승했다. 뱅크샐러드는 20∼70세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에게 라이나생명 상품 보험료를 대신 부담하는 이벤트를 벌인다. 토스는 지난달 DB손해보험과 제휴해 ‘무료 코로나 백신 보험’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백신의 부작용을 겁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보험이 백신 부작용 공포를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21

변이 바이러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발생지역에 따라 영국 변이, 남아공 변이, 브라질 변이, 인도 변이 등으로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이런 호칭이 특정지역과 국가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영국발은 알파, 남아프리카발은 베타, 브라질발은 감마, 인도발은 델타로 명명했다.그 중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가 전세계 변이 바이러스의 주종이 돼가고 있다는 불안한 소식이다. 최근 영국에서는 신규 감염자의 60%가 델타 변이로 밝혀져 보건당국이 비상이다. 백신공급 확산으로 방역규제를 풀던 영국은 하루 1천명까지 떨어졌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최근에는 1만명 선까지 다시 올라섰다. 예정했던 규제해제 시기도 한 달 늦추었다.델타 변이는 감염속도가 기존보다 60% 정도가 빠르다. 감염된 사람은 복통과 메스꺼움, 구토, 식욕상실, 청각상실, 관절통증 등의 심각한 증세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일부에서는 델타 변이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고 가을철 대유행을 또 한차례 이끌 가능성도 있다 한다. 미국에서는 지난주까지 신규 감염자의 6%정도 차지했던 델타 변이가 이번 주 들면서 10%까지 높아졌다. WHO는 최근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가 전세계 80여개국에 확산된 것으로 발표를 했다.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이 가속도가 붙으면서 6월 현재 접종자 수가 1천400만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물론 국민도 코로나 악몽의 긴 터널 끝에 왔다는 생각으로 희망을 꿈꾸는 분위기다. 그러나 델타 변이처럼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어디에서 또다른 복병을 만날지 알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철저한 자기방역 준수의 정신 잊지 말아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6-20

노인학대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가 노인학대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해는 전년보다 학대신고 건수가 19.4% 증가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우울장애, 스트레스, 가족갈등으로 불가피하게 노인학대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가정 내 학대판정을 받은 건수가 전년보다 23.7% 늘었고 자녀와 같이 사는 집에서 일어난 학대도 전년보다 29%가 증가한 것이다. 감염병 확산으로 가정 내 체류시간이 길고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갈등이 확산된 것 같다는 분석이다.아동학대 가해자의 80%가 부모다. 그러나 노인학대 가해자의 80%는 자녀다. 특히 노인학대 자녀 가운데 아들이 60%를 차지한다.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었다고 하나 노인 문제에 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하는 부분이 많다. 노인학대와 더불어 노인 자살률, 노인 빈곤율 등은 OECD 국가 가운데 꼴찌다. 2019년 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 우리나라 노인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58.6명이다. OECD 회원국 평균 18.8명의 3배 수준이다.노인 빈곤율은 2018년 기준 43.4%로 밝혀졌다. OECD 평균인 14.8%의 3배가량 된다. 위의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의 노인은 과연 다른 나라 노인보다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지 하는 의문이 든다. 특히 경제 선진국이라 자랑하면서 노인 빈곤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우리의 경제성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남는다.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문제에 대한 정부의 생각을 짚어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노인학대 예방의 날(6월 15일)처럼 노인의 문제가 스쳐가는 행사의 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17

밈 이코노미

밈(Meme)은 원래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제시한 용어로,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2차 창작물이나 패러디물 또는 특정 요인에 따른 유행을 통칭하는 개념이다.밈 이코노미는 주식과 암호화폐시장, 유통업계에서 일어나는 밈 현상을 가리킨다. 밈 주식 열풍의 주역은 영화 체인 업체 AMC엔터테인먼트다. 지난 6월 2일 AMC 주가는 하루 만에 95.22% 폭등해 주당 62.55달러까치 치솟았다. 6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주가가 무려 30배 넘게 상승했다. 생활용품 업체 베드베스비욘드,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블랙베리, 패스트푸드 체인점 웬디스 등도 밈 주식으로 떠올랐다. 밈 주식의 가장 큰 특징은 주가 급등을 설명할 수 있는 공통점이 없다는 것이다. 밈 주식은 개인투자자 관심이 얼마나 집중되느냐가 주가 급등 여부를 결정한다. 암호화폐 시장에선 ‘밈 코인’ 투자 열풍이다. 밈 코인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밈이나 이슈를 반영해 암호화폐로 발행한 것이다. 밈 코인은 ‘도지코인(DOGE)’이 대표적이다. 도지코인은 애초에 별다른 기능 없이 ‘재미’만을 위해 탄생한 코인으로 개발자 스스로도 ‘농담 화폐(joke currency)’라고 불렀다. 그런데도 지난 5월 연초대비 140배 이상 급등했다.유통업계에서도 밈 제품이 인기다. 농심이 지난해 가수 비의 노래 ‘깡’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수천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자 비를 CF모델로 새우깡 광고를 내보냈다. 결과는 대성공. 농심은 지난해 깡 스낵 5종의 연간 매출만 1천억원을 넘겼다. 무언가에 거대한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밈이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밈 이코노미는 ‘관심은 상품’이란 말로 귀결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16

무영당 백화점

현재 대구 중부경찰서에서 서성로로 이어지는 대구 중구 서문로 일대는 일제 강점기에만 해도 대구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다. 경북도청이 있고 헌병대, 조선식산은행, 대구우체국 등이 밀집해 있었으며 서성로 쪽으로는 상업 기능이 발달한 건물들이 즐비했다.1937년 이곳에 세워진 무영당(茂英堂)은 조선인이 지은 대구 최초의 백화점이다. 건물주 이근무는 개성에서 대구로 내려와 문구 등을 팔아 돈을 번 거상이다. 무영당은 자신의 이름 가운데 무성할 무(茂)자를 따와 나무처럼 번창하라는 기원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1932년 건립된 이비시야 백화점과 1934년 건립된 미나까이 백화점과 더불어 무영당은 당시 대구지역 3대 백화점의 하나였다. 조선인 자본으로 세워져 조선사람들이 많이 애용했다. 특히 조선의 지식인과 예술가 등이 모여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한 것으로 전해져 온다. 점주 이근무는 조선의 청년들이 원하는 책들을 구입해 전달하고 그들의 정신적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도 한다.5층 규모의 무영당은 당시로는 드물게 미국식 빌딩 개념이 도입된 건물이다. 당시 건물로서는 대형화된 것과 콘크리트식 건축, 흰색 타일 마감, 원형창 등 시대적 상황이 잘 반영된 건물로 현재 평가되고 있다. 근대기 지역의 대표적 상업시설로 평가받고 있었으나 철거 직전까지 갔던 것을 대구시가 가까스로 매입해 보존하게 된 건물이다.대구도시공사가 근대건축물 무영당을 역사적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시민공간으로 되돌려주는 프로젝트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대구의 역사성을 부각시키고 시민들이 역사 속 공간에서 문화와 관광을 즐길 수 있게끔 할 계획이라하니 기대를 한번 해보자./우정구(논설위원)

2021-06-15

케모포비아

‘케모포비아(Chemophobia)’는‘화학적인’이라는 뜻의 케미컬(Chemical)과 ‘공포’를 뜻하는 포비아(Phobia)의 합성어로, 잘못된 상식 때문에 소비자들이 스스로 사용하는 생활화학제품에 대해 근거 없는 공포를 느끼고 지나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를 말한다.제조·유통과정에서의 문제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보관법이나 사용법 때문에 부작용을 경험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있다. 최근 아이들이 사용하는 그림물감, 아동용 섬유제품 등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거나 합성가죽 소파에서 불임 위험을 높이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2011년에 밝혀진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공산품으로 생산·유통되는 거의 모든 생활화학제품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2017년의 살충제 달걀과 생리대 파동도 화학혐오증을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됐다.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조사한 생활화학물질 위해성 인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5%가 생활화학제품에 케모포비아를 갖고 있다. 그렇다고 케모포비아 때문에 특정 먹거리나 생활용품들에 민감하게 반응해 불안을 키울 필요는 없다. 운동과 식습관으로 인체의 항상성 유지 기능을 높이는 게 더욱 중요하다.운동을 할 때는 땀을 배출하고 호흡에 집중하는 동작을 매일 15∼30분정도 해주는 것이 좋다. 음식에서는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대부분 지용성인 화학물질 배출이 잘되게 돕고, 수분도 몸속 자정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14

MZ세대

1990년대 386세대란 말이 처음 나온 후 한 세대의 특성을 규정짓는 사회적 용어로 X세대 N세대 Y세대 등 많은 용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 시대의 특징을 말 한마디로 규정하기가 쉽지 않으나 주로 젊은층의 사고를 시대 구분의 특징으로 삼았다는 것은 우리가 예의주시할 만한 부분이다.세대(世代)란 같은 시대를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들이다. 한 세대를 약 30년으로 보는데 이는 생물학적 나이로 부모의 일을 계승할 때까지를 기준으로 봤을 때다. 세대교체란 부모가 자식에게 권한을 물려주듯 우리사회가 신세대와 구세대간에 대물림을 주고받는 과정이다.국민의힘 당 대표에 36살의 MZ세대가 백전노장의 정치인을 물리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대한 거대한 세대교체 요구의 물결이란 해석이 돌면서 정치권의 긴장감도 만만찮은 분위기다.MZ세대란 1980년초에서 2000년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2021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34% 정도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한다.이 세대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디지털 환경에 매우 익숙하며 스스로의 만족을 중시 여긴다. 또 가치관에 따라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뭉치고 흩어져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학연, 지연, 혈연중심의 관계망에 별로 구애받지 않는다.MZ세대는 나의 행복이 침범된다고 느껴지면 직장도 빠르게 이직하는 성향이 있다. 집단보다 나의 행복이 우선이라는 신념의 생활을 한다. MZ세대의 돌풍, 과연 우리 정치나 사회에 어떤 변화를 던져줄지 궁금해진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13

휴일 양극화

양극화란 서로 다른 계층이나 집단이 점점 더 차이를 나타내고 관계가 멀어지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와 빈곤의 양극화다.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가 더 부자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말한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나눔을 실천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장려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양극화 해소는 쉽지 않은 문제다.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휴일 양극화란 공휴일인데도 누구는 쉬고 누구는 일하는 휴식의 불평등을 뜻하는 말이다. 법정 공휴일이면 공공기관이든 민간기업이든 모두가 쉰다. 그런데 임시 공휴일은 법정 공휴일과 달리 공공기관과 공무원 등에게만 적용되고 민간기업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은 대개 정부가 지정한 임시 공휴일에도 쉬는 분위기나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학교와 어린이집이 쉬게 되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오히려 임시 휴일이 짐이 될 때도 있다.과거에도 법정 공휴일을 대체할 임시 공휴일 지정 문제가 논의됐으나 이런 문제점으로 시행을 보류한 적이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대체 공휴일을 확대해 모든 공휴일을 대체 휴일제 대상으로 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여야가 뜻을 같이하기에 빠르면 6월 중 법안 통과도 가능하다. 올 하반기 돌아오는 광복절(일요일), 개천절(일요일), 한글날(토요일), 크리스마스(토요일) 등 주말과 겹치는 휴일은 이 법이 통과되면 대체 공휴일을 별도 정하게 된다.많은 직장인이 대체 공휴일 확대에 찬성하고 있으나 일부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일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다. 휴일 양극화 문제에 대한 적극적 해법이 필요할 때가 됐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10

프롭테크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 자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시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동산 서비스 산업을 말한다. 프롭테크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부동산 중개 서비스, 빅데이터를 이용한 부동산 가치 평가 등이 있다.부동산 중개, 사이버 모델하우스 같은 3차원(3D) 공간설계, 부동산 크라우드펀딩,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건물관리 등도 프롭테크에 해당한다.한국에서는 지난 해 7월부터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앱) 업체 다방이 원룸 전세·월세 계약을 모바일에서 ‘원스톱’으로 끝낼 수 있는 전자계약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다방의 전자계약은 임차인, 임대인, 공인중개사 3자가 앱에서 전자서명 방식으로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공인인증서를 깔아야하는 국토부 전자계약시스템과 달리 토스나 카카오뱅크처럼 간단한 인증절차만 거치면 된다. 계약 체결 후엔 앱에서 보증금 및 월세도 바로 결제할 수 있다.부동산 플랫폼 업체 1위인 직방은 최근 헤이카카오와 카카오 스마트 스피커에서 음성으로 부동산 정보를 검색 및 확인할 수 있는 ‘부동산 봇’ 기능을 출시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kakao i’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인 카카오미니에, “헤이카카오”라고 부른 뒤“OO동 OO 아파트 시세 알려줘”라는 식으로 아파트 정보를 물어보면, 카카오미니가 “O억O천만원입니다. 출처는 직방이에요”라고 음성으로 알려준다.부동산 봇 역시 프롭테크의 산물이다. 뭉치돈이 굴러다니는 부동산업계에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프롭테크 산업의 성장세는 자못 눈부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09

마린온 헬기

마린온 헬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한국형 헬기인 수리온을 기반으로 만든 상륙 기동헬기다. 해병대를 뜻하는 마린(Marine)과 수리온(Surion)이 합쳐진 이름이다. KAI가 2013년 개발에 들어가 함정·해상 환경의 비행성능 검증을 거쳐 2016년 개발을 완료한 헬기다. 해병대는 2018년 1월 마린온 1·2호기를 도입하면서 해병대 사상 최초로 항공전력을 보유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해병대는 자체 기동헬기가 없어 한미연합작전에 동원된 미군 상륙 기동헬기에 의존해 훈련을 받아왔다.마린온 헬기는 장거리 통신용 무전기와 전술항법 장치를 장착하고 있으며 최대 순항속도는 265km다.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으며 기관총 2정도 장착돼 있다. 특히 함상 운용을 전제로 개발했기에 기존의 수리온과는 달리 상륙함 내부에 기체를 수납할 수 있도록 헬기의 회전익 부분을 접었다 펼 수 있도록 했다.2018년 7월 17일 마린온 2호기가 경북 포항에서 기체 결함으로 이륙 직후 13초만에 추락 폭발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해병대 장병 5명이 순직하고 1명이 크게 다쳤다. 해병대 항공전력 보유 계획도 큰 차질을 빚었지만 사고 수습을 둘러싼 논란도 크게 일어났던 사건이다.특히 철저한 원인 규명을 요구한 유족과 군부대간의 신경전이 오랫동안 지속됐다. 사고 원인은 기계부품 결함으로 결론이 나고 책임 소재는 결국 밝히지 못했다.유족의 고소로 이 사건은 검찰이 수사를 벌였으나 결과는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무혐의로 종결됐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는 수사 결과에 누구보다 유족의 마음이 허망했을 듯하다. 특히 군 장병 희생에 대한 국가의 보답이란 측면에서 보면 매우 실망스런 결과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08

가상인간

가상인간은 진짜 사람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외형에 인공지능(AI) 기술로 목소리를 입힌 캐릭터를 가리킨다.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월 LG전자가 선보인 가상인간 김래아가 큰 화제다. ‘래아’(來兒)는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김래아는 개발 당시 모션캡처 작업을 통해 7만여 건에 달하는 실제 배우의 움직임과 표정을 추출,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3D 이미지를 학습시켰다. 또 자연어 정보를 수집해 목소리와 언어도 갖췄다.LG전자는 래아에게 나이와 직업 등을 부여했다. 래아는 올해 23세의 여성으로, 본인을 싱어송라이터 겸 DJ라 소개한다.실제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어 팬들과 일상도 공유하고 있다. 현재 게시물은 80개, 팔로워는 9천625명이다. SNS 게시물 상 래아는 흔한 20대 여성과 다를 바 없다.유튜브에서는 가상인간 ‘루이 리’가 화제다. 루이 리는 노래와 춤이 특기인 22살 여성 인플루언서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1만9천여 명을 보유, 각종 팝송 커버 영상을 올리거나 일상 속 브이로그를 공유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루이 리는 온라인 쇼핑몰 ‘생활지음’의 모델로 발탁돼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트리고 있다.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를 끄는 가상 인간은 ‘릴 미켈라(Lil Miquela)’다.인스타그램과 틱톡, 유튜브를 합해 500만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미켈라는 캘빈 클라인,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 했다.릴 미켈라를 만든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는 2019년 130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진짜같은 가짜’가 인기를 끄는 첨단과학 발전이 눈부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07

호국의 달

우리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는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이다. 무덤에 꽃을 장식하며 남북전쟁의 희생자를 추모하던 데코레이션 데이에서 유래 돼 기념일로 정해졌다.미국은 이날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고 국민은 전몰장병을 기리기 위해 거리에 나와 꽃을 뿌리는 행사도 한다. 유럽의 대부분 나라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1월 11일을 현충일로 삼는다.우리는 24절기 중 9번째 절기에 해당하는 망종(芒種) 날을 현충일로 잡았다. 예로부터 손이 없다는 청명과 한식에는 사초와 성묘를 하고 6월 6일 망종에는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전해졌다. 망종은 보리가 익고 모내기를 시작하는 때라 농경사회에서 가장 좋은 날로 손꼽힌 날이다.정부가 6월 6일을 현충일로 잡은 것은 이런 전통 풍습과 한국전쟁이 발발한 6월 25일이 낀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함으로써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추모하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마침 6월은 1일이 의병의 날이고 29일은 제2연평해전 추모일이 겹쳐 호국보훈의 정신을 살리기에 적합한 달이다. 또 국가를 위해 목숨을 던진 희생정신을 통해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하기에도 좋은 때다.어제가 현충일이다. 북한의 침범으로 발발한 전쟁에 희생된 전몰장병과 순국선열의 고귀한 호국정신을 되돌아 본 시간이었다. 특히 이달은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돼 어느 시기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 것도 의미가 있다.대구 경북에는 호국의 정신을 기릴 많은 보훈시설이 있다.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이나 국채보상운동기념관, 낙동강 승전기념관,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등 일일이 손꼽을 수 없을 정도다. 한 번쯤 이곳을 방문, 그들의 호국정신을 새기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6-06

아듀! 대백 본점

대구시민에겐 대구백화점보다는 대백이란 이름이 훨씬 더 친숙하다. 1944년 창업주 구본흥 회장이 설립한 대구상회에서 출발해 1969년 주식회사 대구백화점으로 변신했던 동성로 소재 대백 본점이 이달 말로서 영업을 끝내고 역사의 길목으로 사라진다.대백 본점은 폐점에 앞서 6월 한달동안 본점 1층에 마련된 특별공간에서 고별 전시회를 개최한다. 대백 77년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각종 사진물과 기록물 등을 전시하고 대백에 대한 대구시민의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대백 본점은 대구 최초의 백화점이면서 대구시민에게는 쇼핑센터 이상의 의미가 있는 역사 공간이다. 유동 인구가 많은 이곳에 세워진 백화점은 동성로에서 최고의 만남의 장소다. “대백 정문 앞에서 만나자”는 말이 관용어로 쓰일 정도였다. 대구시민의 대백 사랑 또한 유별했다. 전국에서 지역에 본사를 둔 백화점이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 남아 있는 곳은 대구가 유일하다. 대구백화점과 쌍벽을 이뤘던 동아백화점이 2010년 이랜드 그룹에 인수되면서 대백은 지방에 남은 전국 유일의 기업이다.1973년 신세계백화점이 대구에 진출했다가 대백의 벽을 넘지 못하고 철수했다. 1997년 IMF 사태 때는 부산의 5개 백화점이 폐점되고 광주 화니백화점이 부도를 냈으나 대구 백화점업계는 명맥을 이어갔다. 특히 대구백화점은 지방유통업체로서는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되는 기록을 세웠고 1984년 유통업체 최초로 은탑산업훈장도 받았다.대구시민과 함께 52년을 동행한 대백 본점의 폐점은 대기업에 밀려난 지역백화점의 퇴출이라기 보다 대구시민의 기억에 남는 또 하나의 추억 장소가 사라진다는데 더 큰 아쉬움이 있다. 대백 본점의 고별전이 유난히 마음을 끈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03

트래블 버블

트래블 버블은 방역우수 국가 여행객에 대한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제도를 말한다. 내부는 자유롭지만 거품(Bubble)처럼 외부와는 방역 차단막이 있다는 의미에서 트래블 버블이라 불린다.세계 어느 나라 예외없이 해외여행객들에게 2주간의 자가격리를 실시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자가격리기간 없이 해외여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트래블 버블제도가 관심을 끌고있다. 트래블 버블 시행은 국가간 상호주의 제도인 만큼 방역 역량이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현재 단기 체류 관광객은 아예 입국이 안 되고, 특별입국의 경우에도 현지에서 평균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관광객은 경제적·시간적 부담이 커 해외여행이 어렵다.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방역 역량이 인정된 국가에서 코로나19 검사 음성 판정을 받거나 백신을 접종했을 때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진다. 일부 국가는 관광수입을 위해 트래블 버블을 시행 중이다. 해외에서는 북유럽의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가 가장 먼저 ‘발틱 트래블 버블’을 시행했고, 대만과 태평양 섬나라 팔라우도 트래블 버블을 체결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지난 4월 트래블 버블을 통해 자가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지난해 트래블 버블을 맺었던 홍콩과 싱가포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연기되고 있다.국내에서도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가 트래블 버블 제도 추진을 검토했지만, 코로나 확산 우려에 제동이 걸렸다. 현재로선 트래블 버블이 유력한 국가로는 방역상황이 좋은 싱가포르, 괌, 뉴질랜드 등이 후보국가로 거론되고 있다. 하루빨리 전세계가 트래블 버블 협약을 맺어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02

다시 생각하는 지구온난화

산호섬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몰디브는 현재 20년째 인공섬을 만들고 있다. 훌후말레섬이라는 이곳에는 현재 5만명이 이주해 살고 있다. 앞으로 20여만명이 사는 도시로 탈바꿈할 예정이라 한다.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수도 말레의 인구를 이곳으로 분산시킨다는 것이 몰디브의 구상이다.몰디브 주변 1천여 섬의 80% 이상이 해발 1m 이하에 자리 잡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멀지 않은 장래에 몰디브 섬의 상당수는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 등으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대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지구온난화는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지표면이 상승하는 현상이다. 1850년 대비 지구의 평균 온도는 1도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기후학자들은 지금 수준으로 탄소를 배출하면 이르면 7년 뒤인 2028년에는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할 것이란 연구결과도 내놓고 있다.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지구 기온이 1.5도 상승하면 인간과 자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이미 수차례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의 기온상승과 더불어 해수면 상승, 해양 산성화, 대기오염, 생태계 다양성 훼손 등 숱한 환경 변화의 문제를 야기한다.지진이나 해일 등 재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들이 우리 현실로 다가올 거란 얘기다. 인간은 직접 일이 닥치기 전에는 이를 실감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지속적인 환경 문제 제기에도 지금의 지구는 여전히 병들어 가고 있다.서울에서 열린 P4G 정상회담이 끝났다. 환경문제에 대한 지구촌의 각성을 촉구했지만 얼마나 성과를 낼지 미지수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새겨보는 시간이라도 됐다면 다행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6-01

미라클 모닝

미라클 모닝은 보통 새벽 4~6시에 기상해 독서, 명상, 운동, 영어공부, 재테크 등 ‘루틴(반복 행동)’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미라클 모닝이란 말은 할 엘로드가 쓴 ‘미라클모닝’이란 책에서 처음 소개됐다. 대체로 새벽 6시 전에 일어나 운동이나 독서, 영어공부 등 자기계발 등을 하는 모습을 ‘인증샷’ 형태로 기록한다. ‘미라클모닝 챌린지 00일차’라고 기록하고, 일어난 시간이 표시된 휴대폰 화면 캡처, 운동 등 인증샷을 공유하는 식이다.이 게시물들은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있다는 인증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을 독려하는 메시지로 작용한다. 2030세대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미라클모닝’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만 29만건에 달할 정도다.코로나19가 몰고 온 우울감이 2030 세대에 번지면서 일상 속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감과 자기효능감을 찾으려는 심리가 반영됐다. 현재의 불안감을 미래를 준비하는 것으로 이겨내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미라클 모닝을 하게 되면 매일 아침 동일한 시간에 일어나서 똑같은 루틴대로 아침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런 반복적인 생활은 불확실성을 줄여 불안감을 낮춘다.전문가들은 2030세대의 자기계발 바람이 코로나19 우울과 관련 있다고 한다. 일상 속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으려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것. 작은 성과를 계속 이뤄나가는 것은 자기 효능감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서로 독려하며 자신감과 자기 효능감을 찾아가는 미라클 모닝 챌린지 열풍에 힘입어 ‘미라클모닝’도 베스트셀러 순위를 역주행하고 있다.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한다. 그러려면 우리를 변화의 길로 인도하는 ‘미라클 모닝’, 기적의 6분을 따라가보자./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5-31

정치와 서문시장

대구의 서문시장은 조선 후기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장의 하나로 손꼽혔다. 원래 대구 읍성 북문 밖에 있었으나 관찰사가 거주하는 경상감영이 대구에 설치된 이후 서문 쪽으로 이전했다. 서문 바깥에 있다 해서 이름을 서문시장으로 불렀다.서문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것은 경상감영이 대구에 설치되면서 이곳이 영남권의 정치,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부터다. 지리적으로 영남권의 중심지에 있고 대구를 감싸고 있는 낙동강을 이용한 수로 교통이 발달해서다. 서문시장은 1922년 일제 강점기에 장소가 비좁다는 이유로 지금의 자리로 이전됐으나 내막적으로는 일본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막아보고자 했던 조치라 한다.실제로 서문시장은 대구 3.1운동의 주도적 거점지였다. 조선 중기이래 수백 년에 걸친 서민의 삶과 애환이 녹아 있는 우리 고장 사람들의 삶의 역사 현장이다.서문시장은 해방 이후 수차례 큰 화마를 입었지만 그때마다 오뚝이처럼 일어나 지금도 전국적 명성을 유지한다. 5천개의 점포와 2만여명의 종사자, 주말이면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대구의 명소다.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재래시장이 쇠퇴의 길로 가고 있으나 서문시장은 재래시장의 대표답게 언제나 서민의 훈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대구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특히 대통령 후보 등 정치인이 대구에 오면 반드시 찾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3.1운동을 주도한 대구시민 정신이 담긴 장소이기도 하지만 대구의 대표성을 잘 담아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국민의 힘 당 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잇따라 서문시장을 찾았다. 서문시장이 지닌 대구민심의 훈기를 얼마나 얻어 갈지 두고 보아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5-30

장유유서 논쟁

장유유서(長幼有序)란 유교사상에서 말하는 인륜의 기본인 다섯 가지 덕목 중 하나다.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 순위와 질서가 있어야 올바른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는 뜻이다.인륜적 가치인 윤리 개념인 장유유서가 정치판에 소환되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국민의 힘 당 대표 경선에서 두각을 보인 이준석 돌풍을 두고 장유유서 문화를 언급했다가 젊은 층으로부터 “꼰대 같다”는 비난을 들었다. “좋은 정치를 하는데 나이가 무슨 소용이냐” 등 비판이다.정 전 총리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당 대표 자리는 대선 관리도 해야 하는 등 경험과 경륜이 필요하다는 의미”라 설명하고 “국민의 힘 경선에서 나타난 젊은 층 돌풍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긍정적 현상”이라 덧붙였다.제1야당 대표 선거에서 0선의 30대 주자인 이 전 최고위원이 예상을 뒤엎고 다선의원 등을 제치고 돌풍을 이어가자 언론이 본격 조명하고 나섰다. 본지 조사에서 이 전 위원은 압도적 선두를 달렸고 다수의 여론조사기관에서도 지지율 30%를 넘겼다. 대세론도 등장했다. 비록 당심은 알 수 없다 하지만 30대 야당 대표 등장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원희룡 제주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누가 더 빨리 누가 더 많이 변하느냐의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힘 당 대표 경선에서 나타난 젊은 세대 돌풍은 당 내부 혁신을 바라는 당심을 넘어 정치권 전반에 대한 세대교체 물결로 파장을 넓혀가는 모양새다.“장강의 뒷물이 앞 물을 밀어낸다”고 했다.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지금 우리가 교훈 삼아야 할 것은 장유유서가 아닌 “후학이 두렵다”의 후생가외(後生可畏)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5-27

추억의 싸이월드

싸이월드는 지난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해 10년 만에 이용자 3천200만 명을 모아 전 국민 미니홈페이지 열풍을 불러일으킨 ‘인스타그램의 조상’ 격인 토종 SNS를 가리킨다.2000년대 초반 소셜미디어 시대를 연 싸이월드는 PC 기반에서 모바일 시대로 전환하는 데 실패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부활을 노렸으나 실패했고, 2019년 10월에는 폐쇄됐다. 싸이월드가 경영난으로 서비스를 중단했을 당시 기준 회원 수는 약 1천100만명, 이 가운데 도토리를 1개 이상 보유한 회원 수만 276만여 명이었고, 이들이 남긴 도토리 잔액만 약 38억4천996만원이었다. ‘도토리’는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를 꾸밀 스킨 또는 아바타를 사거나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울려 퍼지는 배경음악을 구입하기 위한 사이버 머니로 싸이월드 운영 당시 1개 100원에 판매됐다.그랬던 싸이월드가 오는 7월 서비스 재개를 앞두고 25일부터 도토리를 전액 현금으로 환불해주고 있다. 싸이월드 운영권을 갖고 있는 싸이월드제트는 25일 오후 6시부터 환불에 나섰다. 환불절차는 싸이월드 과거 이용자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자신이 가진 도토리 개수를 확인한 후,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자신이 가입한 개인계좌로 현금 환불을 받을 수 있다. 당시 문화상품권이나 각종 마일리지로 충전한 도토리도 환불 대상으로 포함됐다. 또 ‘싸이월드 코인’으로 바꿔주는 ‘진화된 도토리’를 선택할 경우 기존 잔액의 2배를 코인으로 바꿀 수 있어 싸이월드 과거 이용자들이 묵혀둔 만큼의 이자를 챙길 수 있다.새롭게 부활하는 추억의 싸이월드가 과연 ‘싸이월드 감성’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흥미롭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5-26

노마스크

한미 정상회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두 정상의 마스크 벗은 모습이다. 이른바 노마스크 회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171분 동안 마주한 노마스크 정상회담을 두고 매우 기분 좋은 일로 소회를 밝혔다.두 정상의 노마스크 회담은 백신을 맞으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미국의 지침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세계인에게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기도 했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자신감을 은연중 드러낸 모습이라 하겠다.얼굴의 3분의 2를 가리는 마스크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게 할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자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을 멀게 했다는 지적도 자주 나왔다. 마스크 쓰고 두 눈만 드러낸 채 상대방을 바라보면 상대와 마음을 주고받기가 쉽지 않다. 얼굴의 표정은 곧 그 사람의 마음을 뜻하는 일종의 표현이다. 한미 두 정상의 노마스크 회담은 마스크를 벗은 모습 자체로 웃음과 여유를 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미국의 언론들은 최근 백신접종을 맞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기 시작하면서 미국내 립스틱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립스틱 가운데 마스크를 써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제품과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제품들이 인기라 했다.마스크를 벗는 나라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아직 노마스크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우리의 처지가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코로나로 아동들의 마스크 쓰기가 그들의 언어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마스크를 쓰다보면 소통 기회가 줄면서 성장기 어린이의 언어발달 능력도 떨어뜨린다는 내용이다. 노마스크에 대한 염원이 더 커지는 결과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