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무덤까지”는 국가가 국민의 생애 중 발생하는 예측 가능한 사고는 최저한도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복지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경제학자 베버리지가 주창한 것으로 지금 영국 사회보장제의 근간이 되는 이론이다. 스웨덴에서는 영국보다 복지정책이 낫다는 뜻으로 “태내에서 천국까지”란 말로 바꿔 쓴다.
복지국가란 국민의 복리와 행복 증진을 가족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다. 사회보장, 완전고용, 재분배 등 복지정책을 국가가 얼마나 잘 펼치느냐에 따라 선진복지 국가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지금 상태로 가면 2055년에는 적립금이 고갈된다는 연구발표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현행 국민연금제를 개혁 않으면 1990년생은 연금 수령자격을 얻는 만65세 되는 해인 2055년에 한 푼의 연금도 받을 수 없게 된다고 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다. 또 노인빈곤률도 OECD가 국가 중 가장 높다. 노후소득을 보장해야 할 공적연금의 불안정한 구조를 시급히 개선하라는 경고다.
보험료를 덜 내고 더 빨리 받는 현재의 연금에서 보험료는 더 내고 연금은 적게 받는 방식으로 바꿔야 미래세대 노후를 보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폭망할지 모른다. 현 정부도 국민연금 개혁안만 그려놓고 민감하다는 이유로 지금껏 나몰라라 했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도 이 문제 만큼은 애써 외면하는 모양새다.
국민연금은 나이가 들어 더 일할 수 없을 때 국가가 연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진다는 정책적 신념이 필요하다. 차기 정부를 책임질 대선후보들의 대안 공약으로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에서 이탈할지 알 수 없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