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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상징, 호랑이

등록일 2022-01-03 20:26 게재일 2022-01-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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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 호랑이해가 밝았다. 우리나라에서 호랑이는 위험한 맹수로 무서움의 상징이나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영물, 의리를 아는 친숙한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단군 신화나 ‘호랑이와 곶감’등 한국의 옛 이야기 속에 자주 등장하며, 조선시대 민화에서도 표범, 까치와 함께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한반도에 살던 조상은 산을 신성한 곳으로 여겼고, 산에 사는 강인한 동물을 영물로 신성시했다. 가장 높이 숭배한 게 산신·산신령·산군 등으로 불린 호랑이였다.

‘후한서’는 동이족에 대해 “그 풍속은 산천을 존중하고, 호랑이에게 제사 지내며 그것을 신으로 섬긴다”고 했다.

호랑이가 한민족을 상징하게 된 것은 국권이 흔들리던 구한말 일본에 대한 저항과 조선을 상징하게 되면서부터였다.

1908년 ‘소년(少年)’ 창간호에 최남선이 그린 호랑이 형상의 한반도 그림이 실렸다. 일본 지리학자 고토 분지로가 1903년 한반도를 토끼 모양으로 형상화한 데 대한 반발로 그려졌다. 이어 최남선은 1926년 동아일보에 ‘호랑이’라는 7편의 글을 연재하며 호랑이 관련 각종 이야기를 정리하고 “고조선 이전부터 호랑이가 민족의 토템으로 숭배받아 왔다”며 ‘조선의 표상’으로 규정했다.

호랑이와 관련된 민속신앙은 아직도 남아있다. 십이지(十二支) 열두 동물의 날 중 매월 첫 호랑이 날에 가게를 열면 번창한다거나 단오에 쑥으로 만든 호랑이(애호)를 머리에 꽂거나 문에 매달면 잡귀를 막는다고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를 계기로 호랑이는 민족의 상징으로 재부상했으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마스코트 역시 수호랑이었다. 새해, 호랑이 같은 기상으로 살아갈 수 있길 기원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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