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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싱크홀

재난영화 ‘싱크홀’은 간간히 뉴스에 등장해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도심의 싱크홀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코로나로 한산하던 국내 극장가에 그나마 이 영화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한다. 2021년 한국 영화 최고의 오프닝을 기록하면서 개봉 6일째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영화 속 주인공은 결혼한 지 11년만에 겨우 서울 변두리에 신축 빌라를 한 채 샀다. 내 집 마련을 한 벅찬 기쁨으로 직장 동료들을 집으로 불러 집들이를 하며 즐긴다. 이때 갑자기 빌라 한 채가 통째로 땅속 깊숙이 빠져든다. 영화는 위기 속의 인물들이 각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싱크홀(Sink Hole)은 우리말로 땅 꺼짐이라 부른다. 땅의 지반이 내려앉아 지면에 커다란 웅덩이 및 구멍이 생기는 현상이다. 갑자기 낭떠러지가 생기기도 해 인명 피해도 우려된다.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싱크홀이 발생해 언론에 알려지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싱크홀은 지금도 진행 중인 재난사고다. 싱크홀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일부에서는 과도한 지하수 퍼내기라고도 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지반 속의 물과 흙이 동시에 무너져 생긴 빈공간이 원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싱크홀 발생 원인은 지반 여건에 따라 다양하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자연재해보다는 인재가 더 많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지난 11일 대구시 동구 괴전동 도로에서 지름 10m, 깊이 7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 등의 사고는 없었으나 상수도관 파손으로 그 동네 일대 290가구가 단수되는 불편을 겪었다.싱크홀 사고는 해마다 증가한다. 싱크홀 사고로 일어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땅속 지하매설물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8-17

피지털 경제

코로나19로 언택트 라이프 스타일이 일상화하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상점들이 늘었다. 그런데 일부 유통업체들은 오히려 큰 폭의 매출증가를 자랑한다. 바로 피지털(Phygital)경제를 활용한 업체들이다. 피지털은 오프라인 공간을 의미하는 ‘피지컬’과 온라인을 의미하는 ‘디지털’의 합성어로, 디지털을 활용해 오프라인 공간에서 육체적 경험을 확대한다는 의미다.예컨대 미국의 대형슈퍼마켓 체인점인 타깃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다수 유통업체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80%이상 증가한 230억달러(약27조원)라고 밝혔다. 타깃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책으로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이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고객들이 이 방식으로 구매하는 비중이 이전 분기보다 7배나 늘었다고 한다.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라도 온라인에서와 같은 편리함을 제공하면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게 골자다.피지털 경험은 소비의 각 단계에 적용될 수 있다. 우리가 온라인 쇼핑을 하는 이유가 간단한 검색만으로 상품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때문이지만 수십, 수백개의 검색결과 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이럴 때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은 후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상품정보 및 리뷰 등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상품을 찾아가는 픽업단계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연중무휴 24시간 집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품 교환 및 반품단계서도 QR코드만 보여주면 포장해서 반품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이제 피지털 경제는 언택트 시대 기업에 중요한 경쟁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16

황당 공약

파격적인 공약으로 국민의 이목을 끌었던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가 내년 대선에도 출마할 거라 한다. 대선 도전만 세 번째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나서 결혼부를 만들어 결혼 수당 1억원과 주택자금 2억원을 무이자로 지원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결혼 공영제 도입과 미혼자에게는 매월 20만원의 연예 수당도 주겠다고 약속했다.정치공약이라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져 공약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기성 정치인과는 다르게 내용이 파격적이서 자주 화제를 일으켰다. 공약의 믿음성보다 기성 정치와 비교되면서 대중에게는 일종의 통쾌감도 안겨주었다. 만약 유력 대선후보가 허경영식 공약을 들고 나왔다면 국민은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하다.이재명 경기지사는 최근 국민 누구나 최대 1천만원의 기본대출을 장기 저리로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모든 국민에게 1천만원을 나눠주고 정부가 보증을 서겠다는 것이다.유승민 전 의원은 이와 관련 “허경영식 공약을 흉내 낸 악성 포퓰리스트”라고 규정했다. 이 지사는 이에 앞서 기본대출 외에도 전국민에게 매월 8만원씩 주는 기본소득도 공약으로 내세워 대선 후보자간 논란을 일으켰다.정치인에게 공약은 유권자와의 약속이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이런 공약을 투표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런 점에서 공약의 장래성이나 신뢰성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일수록 공약에 대한 절대적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당선이 되고 보자는 식으로 공약이 남발된다면 우리 정치는 후진적 면모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난무할 때다. 국민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8-12

로맨스 스캠

로맨스 스캠은 SNS에서 이성에게 호감을 산 후 결혼 등을 빌미로 돈을 갈취하는 수법을 말한다. 로맨스(romance)와 기업 이메일 정보를 해킹해 거래처로 둔갑시켜서 무역 거래 대금을 가로채는 범죄 수법을 가리키는 스캠(scam)의 합성어다.소셜 네트워크가 발달해 상대방에게 접근한 후 마음을 이용해서 교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크다. 상대방과 만날 필요가 없이 메시지로 자연스러운 교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년층 이상이 미군사칭에 당하는 일이 많다. 주요 수법은 상대방에게 친근함을 표현하고 이성적으로 어필해 서로 간의 경계심을 허물고, 점차 속깊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관계로 이어지며, 금전을 통장으로 송금하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돈을 보내라고 하면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사기임을 바로 알 수 있지만, 깊은 감정적 교류를 맺은 사이이기에 자신이 사기를 당한 건지 의심할 생각도 없이 돈을 보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자신이 로맨스 스캠을 당했다고 의심되거나 사기를 당했을 때는 지체하지 말고 경찰서나 사이버안전국으로 신고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모르는 사람의 SNS 친구추가는 되도록이면 피해야 하며, 인터넷에서 연인을 사귀지 말고 오프라인인 집밖에 나가서 여자친구,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당할 확률이 적어진다. 주요 타깃은 한국과 일본, 터키 등 미국의 동맹국이거나 태국 등 친미국가인 사람들이다. 최근 경기 파주경찰서가 ‘로맨스 스캠’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나이지리아 국적의 20대 남성과 카메룬 국적의 30대 남성 두 명을 구속해 관심을 끌었다. 소셜 네트워크가 비대면범죄를 늘리는 것도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새 풍속도인듯 싶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11

위드코로나 시대

백신개발로 곧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툭하면 백신공급 차질을 빚는 우리나라 보건당국의 방역체계를 믿고 있기에도 불안하다. 코로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지금껏 국민은 정부 지침에 잘 따랐다. 하지만 지금처럼 따라만 하다가는 언제 코로나로 멈춰진 일상을 회복할지 막막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의 방역수칙도 곰곰이 따져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환자 수가 조금 감소하면 방역을 풀고, 그 수가 증가하면 방역을 옥죄는 방식만 되풀이할 뿐이지 실제적인 효과를 입증한 적이 없다.모임의 인원도 주먹구구식이다. 예식장에 모이는 사람 수와 종교시설에 모이는 사람 수가 왜 달라야 하는지도 궁금하다. 낮에는 4인까지 식사가 가능한데 저녁에는 2명만 하라니 이것 또한 이해가 안 된다.의학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한다. 우리나라가 계획한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한다 해도 지금처럼 델타 변이가 판을 치면 코로나19의 유행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주요 선진국이 코로나 방역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전체 확진자 수를 줄이는 것보다 사망률을 낮추고 위중증자 관리에 더 치중하는 방식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백신접종에 주력하면서 일상과 경제활동의 제약은 푸는 이른바 위드(with)코로나 전략이다.한국의 백신접종 완료율이 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변종은 계속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음을 던지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 전략도 중심을 잡고 위드코로나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 아닌가. /우정구(논설위원)

2021-08-10

별똥별쇼

깜깜한 밤하늘에서 유성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진풍경을 펼쳐 보일 때가 있다. 바로 별똥별쇼가 펼쳐질 때다.별똥별은 유성의 다른 말로, 혜성,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티끌이나 먼지가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대기와의 마찰로 불타는 현상을 말한다. 유성이 비처럼 쏟아질 때 유성우라고 한다. 유성우는 1년에 3~4차례 나타난다.국립과천과학관은 3대 별똥별 중 하나인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오는 12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한다고 9일 밝혔다.페르세우스 유성우는 유성의 복사점이 페르세우스자리에 있기 때문에 이름 붙여진 것으로 1월의 용자리 유성우,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함께 연중 3대 유성우 중의 하나로 꼽힌다.페르세우스 유성우는 밝고 화려한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태양풍에 의해 혜성이나 소행성의 궤도에 남아 있는 잔해물 사이를 지구가 통과(공전)하면서 발생한다.매년 7월 17일에서 8월 24일 사이 지구가 스위프트·터틀 혜성의 궤도를 지나면서 많은 유성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떨어진다.국제유성기구(IMO)는 올해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극대시기를 8월 13일 새벽 4시경으로 예보하고 있으며, 시간당 최대 110개의 유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생방송은 12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된다.옛날 선조들은 별똥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했다. 화려한 별똥별쇼를 보며 코로나로 힘겨운 서민들의 애환이 하루 빨리 사라지기를 빌어보자./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09

부스터샷 갈등

백신 면역효과 증대를 노린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두고 세계 각국이 신경전이다.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미국, 유럽국가 등을 겨냥해 백신공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오는 9월 말까지 부스터샷을 유예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전 세계는 40억회 분의 백신을 접종 중에 있지만 80% 이상이 중상위 소득국가에 집중돼 가난한 국가에 대한 백신공급이 시급하다는 것이 WHO의 입장이다.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은 WHO의 촉구에도 자국민에 대한 부스터샷 준비를 서둘고 있다. 부스터샷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부스터샷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총리가 나서 “부스터샷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은 전세계가 공유 할 것”이라며 부스터샷 실행에 대한 자국 옹호에 나섰다. 부스터샷을 준비 중인 미국도 백신공급 확대와 부스터샷은 동시에 할 수 있어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영국과 독일도 이달부터 부스터샷 도입에 들어간다.선진국이 부스터샷을 서둘고 있는 것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자국민 보호 대응전략이다. 현재 백신을 1회 이상 접종받은 인구의 비율은 북미와 유럽은 60%에 달하고 아프리카는 고작 3.6%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부스터샷보다 백신공급이 낮은 국가에 대한 접종률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으나 강대국의 이기적 결정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부스터샷 갈등은 인도적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나 자국민 우선보호 논리 앞에 백신 양극화 벽은 더 높아만 간다.백신 양극화 속에 한국의 포지션이 궁금하다. 잘하는 쪽일까, 못하는 쪽일까. 한국은 7월말 현재 1차 접종률 37.4%로 세계 90위 수준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8-08

“졌잘싸”

코로나로 관중 없이 진행되는 도쿄 올림픽에서는 유난히 페어플레이 선수나 팀이 주목을 받는 일이 많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아예 언론에 노출되지 못하던 과거의 모습이 줄고 스포츠 정신을 살린 선수나 팀이 언론에 자주 부상한다.우리나라도 금메달리스트만이 스포트라이트 되지 않았다. 열심히 시합을 준비한 선수의 피와 땀과 눈물이 관중을 감동시켰다. 여자배구의 김연경 선수를 세계가 극찬한 것도 메달 획득을 염두에 둔 칭찬은 아니다.이번 올림픽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남자 럭비팀이 그러했다. 참가 12팀 중 꼴찌를 했으나 열악한 여건에서 처음 본선에 진출한 그들에게는 ‘아름다운 꼴찌’란 칭찬이 뒤따랐다. 유도 중량급의 조구함 선수가 비록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승자의 손을 번쩍 들어주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관중의 박수는 쏟아졌다.“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을 “졌잘싸”라 부른다. 과거 한국 축구팀이 세계 강호를 만나 좋은 경기를 펼쳤을 때 졌지만 잘 싸웠다고 했던 것이 유래가 돼 이렇게 불리게 됐다고 한다. 예상을 뛰어넘어 잘 싸운 선수를 격려할 때 “졌잘싸”란 말을 자주 쓴다.전쟁에 비유한다면 계백장군이 국가 명운을 걸고 결사항전했던 황산벌 전투 같은 것을 “졌잘싸”라 부를 수 있다. 비록 백제는 망했으나 황산벌 전투의 계백장군 기상은 오랫동안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우리나라도 금메달보다 잘 싸운 선수를 격려하고 스포츠 정신에 충실한 이를 칭찬하는 문화가 정착해 기분 좋은 모습이다. 스포츠 정신이란 승리에 연연하지 않고 정정당당히 승부하는 것에 있다. 승자는 겸손하고 패자는 예의바른 태도를 보일 때 품격이 있는 것이다. 네거티브에 빠진 우리 정치권도 “졌잘싸” 문화를 본받으면 어떨까./우정구(논설위원)

2021-08-05

자동차 선팅이 필요한 이유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 자동차 실내온도는 80도 이상까지 올라간다. 이때 차 안에 무심코 놓아둔 라이터나 캔 음료, 휴대용 배터리 등은 폭발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특히 플라스틱 생수병 등은 ‘돋보기’ 같은 역할을 해 햇빛이 특정 부위에 집중되면서 화재를 유발한 경우도 있으니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곳에 주차할 때는 창문을 약간 열어두는 게 좋다.자동차에서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틴팅 필름’을 사용해 ‘선팅’을 한다. ‘선팅’이라는 용어는 해를 뜻하는 ‘sun’과 ‘틴트’(tint)를 한다(~ing)는 의미의 합성어다.필름은 차단 원리에 따라 흡수식과 반사식으로 나뉜다. 과거엔 필름을 고를 때 무작정 가시광선 투과율이 낮은 제품을 선호했지만 최근엔 ‘기능성’이 선택 기준이다.틴팅 필름에서 먼저 살필 숫자는 가시광선 투과율(VLT)이다. 5%·15%·35%·50% 등으로 표기하며, 수치가 낮을수록 필름 색이 짙다. 다만 이는 사생활 보호 등을 위한 투명도의 문제일 뿐 열차단과는 큰 관계가 없다.앞유리와 1열 창문의 지나친 틴팅은 밤길이나 주차장 등 어두운 곳에서 안전을 위협하므로 단속 대상이다.전면은 30% 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2열부터는 짙은 필름 시공이나 색유리가 허용된다. 측면 틴팅농도는 15%가 적당하지만 더 진하게 하고싶다면 2열과 열선유리만 5%를 해도 좋다.최근 출시 제품은 자외선(UV) 차단능력이 대부분 99%에 가깝고, 열 차단능력도 향상돼 제품에 따라 열 차단 성능이 30%에서 최대 90%까지다.폭염 속 자동차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서도 자동차 선팅이 꼭 필요한 이유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04

대프리카 본색

지난 7월 24일 서울의 기온이 36.5도를 기록하면서 서울이 대구보다 더 덥다는 것이 전국의 뉴스로 떴다. 이날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33도선에 머물렀다. 전통적으로 폭염 현상을 보이는 대구지방의 더위를 서울의 더위가 이겼다는 것이다.인터넷 게시판에는 “서프리카가 대프리카를 이겼다”는 글이 등장하고, 서울의 폭염 현상을 가리켜 서우디(서울+사우디아라비아)라 부르기도 했다. 서울의 고온현상은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화 등이 진행되면서 생기는 인공열이 작용하는 열섬현상이 주 원인이다.그러나 역대 폭염과 관련한 기록을 살펴보면 서울은 대구를 한참 못 따라온다. 폭염 일수 최장 기록을 보면 서울은 1939년 47일을 기록한 반면 대구는 1994년 60일을 기록했다.폭염이 가장 빨리 찾아온 날은 서울은 5월 17일(1932년)이지만 대구는 5월 9일(1997년)의 기록을 갖고 있다. 전국을 통틀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여름 낮 기온을 보유한 곳은 대구다. 1942년 8월 1일 대구의 기온은 40도다. 전국 어디서도 이 기록을 아직 깨지 못하고 있다.우리나라 여름철 평균 기온은 1910년 22도였다. 그러나 100여년이 지난 지금은 약 2도 정도가 올랐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 한국이라고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기상청은 이번 주부터 대구의 날씨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로 이어질 것이라 예고했다. 지난해 대구의 열대야 일수는 16일이다. 역대로 열대야는 8월에 집중 발생했다.대구의 대프리카가 이제부터 본색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코로나 기승 속에 무더위와도 한판 싸움을 벌여야 할 것 같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8-03

송금 수수료 제로시대

2천만 고객을 바탕으로 은행·증권 등 전통 금융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가 2일부터 ‘송금 수수료 없는 세상’을 선언했다. 모든 고객에게 돈을 보내는 송금서비스에 대해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 ‘평생 송금 수수료 무료’혜택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바야흐로 송금수수료 제로시대가 열린 셈이다.그간 토스 송금 수수료는 월 10회까지만 무료였지만, 이번에 제한을 없앴다. 토스 앱의 관련 공지를 확인하면 이후 송금부터 혜택이 자동 적용된다. 토스는 송금, 결제, 투자, 보험 등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토스 앱 하나로 제공한다는 수퍼앱 비전을 제시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토스증권을 출범했고, 이르면 오는 9월로 예상되는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고객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게 토스의 설명이다.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18곳 중 12곳은 인터넷뱅킹을 통한 타행이체 시 건당 500원의 수수료를 받고있다. 다만 일부은행은 거래실적 등 고객 등급에 따라 수수료를 면제하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농협은행의 타행 간편송금수수료는 기본적으로 건당 500원이지만 오픈뱅킹 계좌를 등록하거나 올원뱅크를 이용해 50만원 이하를 송금할 때는 건수 제한없이 수수료가 면제된다. 하나은행도 급여나 연금입금, 주거래조건을 충족할 경우 타행 송금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하고 있다.지난 2015년 간편송금서비스 출시 이후 토스를 통한 누적 송금액은 약 169조원에 달한다. 토스가 ‘송금수수료 무료’라는 획기적인 고객중심 금융서비스를 채택하면서 머지않아 모든 금융기관에 송금수수료 제로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02

인구지진(Age Quake)

우리나라 인구주택총조사는 일제 강점기인 1925년 국세조사란 이름으로 처음 시작했다. 지금은 통계청 주관으로 실시되며 조사 인원만 무려 10만명 이상 동원된다. 국가 기본통계가 모두 수록되는 조사여서 광범위한 연구영역에서 자료가 활용된다. 통계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다.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작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800만명을 넘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년 전보다 0.9% 포인트 증가한 16.4%였다. 초고령사회(전체 인구의 20%)에 근접한다는 조사 결과다.지난 5월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2만2천명대로 떨어져 66개월째 감소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상태라면 2030년에는 지금보다 315만명의 인구가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다. 우리나라 땅에서 부산시만한 인구가 9년 후에는 사라진다는 뜻이다.우리나라 출산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것은 어린애도 알만큼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심각한 인구 문제가 국정 최우선 과제로 올라온 적이 없다. 이 점이 우리를 더 우울하게 한다.홍남기 부총리가 2030∼2040년부터 인구절벽에 따른 인구지진이 일어날 거라는 발언을 했다. 인구지진이란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충격이 지진보다 더 심각하다는 뜻이다. 세계 최초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기업의 70%가 65세 이상 노인을 고용하고 있다. 노인만 남는 동네가 늘어 슈퍼 등이 문을 닫는 바람에 차를 몰고 10분 이상 시내로 나가야 생팔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인구절벽의 심각성이 얼마나 무서운 지를 짐작케 하는 내용이다. 인구문제를 해결할 능력자가 대통령으로 뽑혀야 할 것 같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8-01

집단면역

특정 전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사람의 수가 일정수준 이상 유지되면 감염병 전파가 더이상 늘지 않는 상태를 집단면역 상태라 한다.1923년 영국 맨체스트대 토플리 박사팀이 쥐에다 장염균을 놓고 실험을 하다 감염 비율이 일정수준에 이르면 질병 확산이 멈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집단면역에 대한 개념이 생겨났다.작년 4월 코로나19가 확산될 무렵 스웨덴은 강력한 봉쇄정책 대신 일상생활과 방역을 함께 하는 정책을 펼쳤다. 중학교 이하 학교는 휴교하지 않았으며 쇼핑몰이나 식당 등도 문을 열게 허용했다.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의 방역정책을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세계가 지켜보았으나 결국은 방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자연적으로 집단면역 체계가 작동하기를 바랐던 스웨덴의 생각과는 달리 사망률이 심각하게 높아지고 인근 국가들의 봉쇄 조치로 스웨덴은 경제적 피해까지 입었던 것이다. 브라질도 집단면역을 시도하려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남미 1등으로 올라서는 수난을 겪었다.질병관리청은 자연적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우리나라의 경우 35만명의 사망 희생자를 감수해야 하기에 집단면역 이론은 애초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밝힌 바 있다.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11월 집단면역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중 도입키로 한 모더나 백신 수급이 제조사의 생산 차질로 늦어지면서 또다시 정부가 백신 돌려막기에 급급하다는 소식이다. 정부의 백신 공급이 수차례 차질을 빚으면서 국민들이 받은 스트레스도 또한 적지 않다.세계 각국은 내년도 백신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린다는데 11월 집단면역만 학수고대하고 인내한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벌어져선 절대 안 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7-29

17년 매미

천적이 많은 매미는 종족보존을 위해 그 종마다 5년, 7년, 13년, 17년 주기로 땅 위에 올라온다. 천적과 마주칠 기회를 줄이려고 천적의 성장주기를 비껴가는 소수를 주기로 세상에 나오는 거란 해석이 유력하다.이 가운데 주기매미(Magicicada)는 매미과에서 주기가 13년 또는 17년으로 소수해인 매미를 가리키며, 북아메리카에 주로 서식한다.올해 미국 북동부에서는 17년마다 대량으로 발생하는 주기매미인 ‘브루드-10’때문에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있다.가정에서 매미를 튀겨서 준비를 해놓고 김을 펼쳐 밥을 깐 다음 그 위에 매미튀김을 수북이 올린 다음 말아서 완성하는 매미김밥이 유행이란다. 매미떼는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취재진을 태우기로 돼 있던 전세기 엔진에 매미떼가 들어가 항공기를 교체해야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울음소리도 비행기 이착륙소음 80데시벨보다 높은 90데시벨에 육박해 17년 매미가 극성을 부리는 지역사람들은 귀청이 따가워 잠을 못이루는 피해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말매미(Cryptotympana atrata), 참매미(Oncotympana coreana Kato), 애매미(Meimuna opalifera) 같은 분류로 따지면 미국 주기매미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성장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다를 뿐 대략 3~4종의 매미로 분류된다.참고로 우리 매미들도 적게는 3년 많게는 5년 정도 땅 속 유충기를 거쳐서 성충이 되지만 우리는 매년 매미들을 보게 된다. 미국 매미도 결국 우리가 흔히 보는 매미와 크게 다르지는 않은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에서 벌어지는 매미떼의 출몰이 성경에 나오는 메뚜기떼의 범람처럼 남의 일 같지 않게 여겨진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7-28

양궁과 공정경쟁

양궁(洋弓)은 1538년 영국의 헨리 5세가 처음으로 대회를 연 것이 시발점이다. 국제양궁협회가 탄생한 것은 한참 뒤인 1931년의 일이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처음으로 개인종목이 생겨났고 단체종목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부터다.우리나라는 전통의 국궁이 아닌데도 양궁이 매우 강한 나라로 정평이 나 있다. 1972년 이후 한국은 세계 각종 양궁대회에서 23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합치면 39개 메달을 땄다.예천 출신의 김진호 선수가 197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관왕을 차지하면서 한국은 명실공히 세계가 인정하는 양궁 강국으로 등극했다.한국 양궁이 세계대회를 휩쓸자 외국에서는 한국인 양궁감독을 스카우트하는 일이 벌어졌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남자부 4강전에 진출한 한국, 미국, 이탈리아, 멕시코 감독이 모두 한국인 감독을 두었다.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양궁팀이 또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여자양궁 단체팀은 1988년 이후 올림픽 9회 연속 금메달 획득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올림픽에서 특정 종목이 9회 연속 우승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수영 남자 400m 혼계영(미국)과 육상 남자 3천m 장애(케냐)에 이어 한국 양궁이 세 번째다.더 놀라운 것은 한국의 양궁이 이처럼 강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타 종목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공정한 선수선발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대표나 100위권 밖의 무명선수나 똑같은 자격으로 선발전에 참가하는 엄격한 시스템이 오늘의 결과를 일궈냈다 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고 대표팀에 무조건 한자리를 주는 특혜는 없다. 공정한 룰만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원칙을 지켰다. 불공정이 판치는 우리사회가 본받을 가치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7-27

장기투자와 세제혜택

자본주의 국가에서 개인이 투자자산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투자자의 자유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들의 자산이 안정적으로 증식되기를 바라고,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게 보통이다. 현 정부도 국민자산증식을 목표로 개인투자자들의 국채, 펀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세제혜택을 확대,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26일 발표한 ‘2021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뉴딜 인프라펀드와 개인투자용 국채에 대한 분리과세, ISA에서 발생하는 금융투자소득 비과세,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하는 청년형 장기펀드가 신규도입된다. 뉴딜 인프라펀드의 경우 기존 2022년 말까지 지급받는 배당소득에 대해 9% 분리 과세된다. 가입후 5년간 해당 과세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투자자 1명당 1개의 전용계좌로 가입하며, 계약기간은 1년 이상, 투자한도는 2억원이다. 청년들의 자산형성 지원을 위해 납입금액(연 600만원 한도)의 40%를 소득공제하는 ‘청년형 장기펀드’도 도입된다. 국내상장주식에 40% 이상 투자하는 이 펀드는 계약기간이 3~5년이다.만 19~34세, 총급여 5천만원 또는 종합소득액 3천500만원 이하가 가입대상자다. 개인투자용 국채에 대해 이자소득을 9% 분리과세 적용한다. 1인당 매입금액은 연 5천만원으로 총 2억원 한도며, 10년 만기보유시 기본이자의 30%, 20년 보유시 60%를 추가지급한다. ISA에 대해선 상장주식이나 국내 공모주식형 펀드에서 양도·환매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전액 비과세한다. 납입한도는 연 2천만원, 총 1억원 한도며 가입기간은 3년 이상이다. 2023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의 자본시장 관련 세제혜택이 더욱 강화돼 건전한 장기투자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7-26

맹꽁이

맹꽁이는 본래 수컷 맹꽁이가 암컷을 부를 때 “맹” “꽁”하며 소리를 낸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맹꽁이를 쟁기발개구리라고도 하는데 뒷다리 바깥쪽에 쟁기 모양의 돌기를 이용해 땅을 파서 붙여진 이름이다. 맹꽁이는 몸통이 팽대하다. 머리부분은 짧고 몸 전체는 둥글다. 패드락 자물쇠를 맹꽁이 자물쇠라 부르는 것은 몸통이 납작한 게 흡사 맹꽁이를 닮아서다.사람을 두고도 맹꽁이 같다고 한다. 답답하고 융통성이 없을 때 쓰는 말이다. 바보라기 보다는 고지식하고 완고한 사람의 뜻이다.맹꽁이는 이제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도시가 개발되면서 그들의 서식지가 많이 사라진 탓이다. 최근 국토부가 추진 중인 제주 2공항 건설사업이 맹꽁이 보호조치 미흡으로 제동이 걸렸다. 5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국책사업이 맹꽁이 보호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환경부의 협조를 얻지 못해 당분간 사업이 표류할 입장에 놓였다고 한다.우리나라도 야생 동식물의 보호를 위해선 선진국처럼 까다로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다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경기도 성남시에 공급하려던 2천500여호의 신혼주택을 위한 공공주택 사업도 맹꽁이 보호 문제에 부딪혀 사업이 무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맹꽁이의 국내 최대 서식지는 대구 금호강변의 달성습지다. 2011년 맹꽁이 3만 마리가 대명천 유수지에서 번식해 낙동강 제방을 넘어 달성습지로 오는 장면이 목격돼 화제가 됐다.최근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 봉무IC 인근에서 맹꽁이가 발견됐다는 민원이 제기돼 환경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맹꽁이가 발견된 지역은 대구엑스코선 차량기지로 지목된 곳이다. 이 지역의 맹꽁이 서식 여부가 공사에 영향을 미칠까 또한번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7-25

철밥통

철밥통이란 철로 만든 밥통이다. 철로 만들었기에 깨질 염려가 없다. 안정적이고 해고될 염려가 없는 직장을 비유적으로 부를 때 우리는 철밥통이라 한다.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을 철밥통에 잘 비유한다. 나라가 발칵 뒤집힐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계속 일하고 먹고살 수 있는 직장이란 뜻이다. 중국에서도 평생을 직장에서 해고되지 않는 공무원을 철밥통이라 부르는데 이 말이 우리에게 넘어와 사용되고 있다 한다.공무원 선호문화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점차 늘기 시작했고, 청년실업이 심화되면서 더욱 굳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사회의 안정성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통계청의 5월 중 경제활동 인구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취준생의 32.4%가 공시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취업준비생 10명 중 3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전년보다도 숫자상 4%포인트가 증가했다.코로나 사태로 인한 우리사회의 불확실성 증가가 공시족을 더 늘렸다는 분석이다. 청년들 사이에 공무원이 인기직업으로 등장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명문대 출신 졸업생이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이젠 자연스런 현상이다. 심지어 대기업 합격자가 공무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공무원도 우수한 인재가 필요하겠지만 4차 혁명시대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 청년들이 무더기로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현상은 국가 장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글로벌 경쟁시대는 민간부문의 창의성이 승패를 가른다. 창의와 열정보다 안정과 여유를 택하고 도전보다 안주를 바라는 젊은이가 많아진다면 국가의 장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7-22

화제의 ‘이건희 컬렉션’

21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반에 공개되는 ‘이건희 컬렉션’사전예약 티켓이 매진됐다.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각각 다음 달 19일, 다음 달 3일까지 관람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30일 후, 국립현대미술관은 14일 후 관람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으며, 매일 밤 12시에 하루 치 예약이 추가로 풀린다.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은 각각 2만1천693점, 1천488점으로, 이번 특별전에선 총 135점이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문화재 45건 77점을 공개한다.선사시대 유물인 국보 ‘청동방울 일괄’, 청동기시대 붉은 간토기 항아리부터 조선 후기에 제작된 도자기, 민화 등이 진열된다. 특히 겸재 정선이 비가 갠 인왕산 풍경을 자신감 넘치는 필치로 묘사한 걸작 ‘인왕제색도’, 김홍도의 ‘추성부도’와 강세황의 ‘계산허정도’가 전시된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등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 거장들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와 ‘흰 소’가 공개됐다. 박수근 작품으로는 ‘절구질하는 여인’, 백남순의 ‘낙원’, 이상범의 ‘무릉도원’, 김종태 ‘사내아이’, 이성자 ‘천 년의 고가’,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들’, 김기창 ‘군마도’ 등도 전시된다.전시 종료일은 국립중앙박물관이 9월 26일, 국립현대미술관이 내년 3월 13일이다.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지만, 관람조차 쉽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내년 4월에 대규모 전시회를 다시 열 예정이라니 그때를 기약해도 좋겠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7-21

탄소국경세

유럽연합(EU)이 최근 탄소국경세 도입을 발표하면서 국내 수출업계가 비상이라 한다. 탄소국경세는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에도 역내제품과 같은 환경비용을 물리겠다는 일종의 관세다.탄소 배출 저감조치 때문에 국제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는 유럽 내 기업에 대한 강력한 보호 수단으로서도 적당해 EU의 탄소국경세 시행은 유력하다.EU는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예상되는 관세장벽 비용을 연간 9억유로(약 12조원)로 본다. 당장 국내기업이 감당해야 할 비용만 연간 1조원 정도라 하니 국내 수출업계가 코로나보다 더 무섭다는 말을 할만하다.EU의 이같은 그린장벽과 비슷한 제도는 미국에서도 검토된다고 한다. 선진국의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각종 규제는 이제는 더이상 피할 수 없는 국제사회의 공동 숙제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기후를 미국 외교정책과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향후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 움직임이 얼마나 민감할지를 가늠해 볼만한 발언이다.기후 정상회의가 열리고 세계 각국은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온실가스 배출양도 대폭 줄이겠다고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한국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7년 배출량 대비 24%를 줄인다고 했다.지구온난화가 초래하는 지구촌의 심각한 재난에 범세계적 대응 움직임이 요란하다.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 탄소리스크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이다. 탈원전을 정책기조로 하는 우리나라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빌 게이츠는 “원전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유일한 무탄소 청정에너지원”이라 했다. 탈원전을 고수하는 우리가 새겨들을 말 아닌가./우정구(논설위원)

2021-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