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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

등록일 2022-07-07 20:05 게재일 2022-07-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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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아직도 1기 내각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국정 차질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대통령과 여당은 내각 구성이 완성되지 못한 이유를 야당의 비협조 탓이라 생각한다.

야당이 비협조적인 것은 맞지만 꼭 그것 때문이라 말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선 윤 대통령의 인사가 적절했는지 여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정부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질렀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상당 부분이 인사문제에 기인한다. 언론도 그렇게 평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 능력위주 인사를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출신 인사로 편중되면서 능력위주의 본래 취지가 많이 퇴색됐다. 장관임명 과정에서 부적절했던 부분이 걸러지지 않은 것도 지지율 하락으로 반영됐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전 정부의 불통인사가 그랬다.

공자는 천재불용(天才不用)이라 말했다. 즉 “덕이 없이 머리만 좋은 사람은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인품이냐 재능이냐는 인사권자가 선택할 권리이지만 이 문제를 두고 늘 딜레마다. 인품이 좋으면 재능이 부족하고 재능이 뛰어나면 인품이 모자란다. 둘 다 좋기는 어렵다. 윤 대통령의 능력주의가 잘 먹히지 않는 이유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마속은 제갈량이 후계자로 삼았으면 하는 재능가다. 그러나 그가 자기 재능을 믿고 제갈량의 명령을 듣지 않다가 전투에서 크게 패해 목숨까지 잃게 된다. 읍참마속의 유래다.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국정수행을 무난히 잘하려면 대통령 인사에 대한 비판여론도 잘 새겨들어야 한다. 인사가 만사기 때문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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