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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말이다. 현실을 초월한 가상공간이란 뜻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가상공간의 개념은 그동안 꽤 많이 생성돼 왔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보다 한 단계 더 진화된 개념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단순 게임이나 가상 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 세상의 문제를 직접 가상공간에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5G 상용화 등 통신기술의 발달로 이젠 우리도 멀지 않아 가상공간의 세상에서 살 날이 올 거라는 전문가의 예측이 곳곳에서 나온다. 지금의 인터넷처럼 누구나 메타버스 속에서 살아갈 시대가 곧 닥친다는 뜻이다. 과거 공상과학이라고 믿었던 일이 이젠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DGB금융 그룹이 얼마 전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경영진 회의를 개최, 화제가 됐다. DGB 관계자는 “급변하는 디지털 트렌드 변화를 경험하고 디지털 문화에 앞장서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지만 금융사 간에는 벌써 메타버스 세상에 맞설 준비에 한창이다.1992년 미국 소설가 닐 스티븐슨이 쓴 소설 ‘스노 크래시’는 메타버스, 아바타, 세컨드 라이프 등 다양한 용어와 개념을 태동시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소설에 등장한 아바타는 2009년 영화화 되면서 “디지털 속의 또다른 나”라는 뜻으로 세상에 알려졌다.“메타버스는 인터넷 다음의 버전이다”는 말이 정설로 다가온다. 급격한 세상 변화가 우리를 어지럽게 한다. 통신기술의 발전도 놀랍지만 그 뒤에 숨어서 세상을 바꾸는 데는 코로나 팬데믹도 한몫한다는 사실이 더 우리를 놀랍게 한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7-11

무관용 원칙

1982년 미국의 범죄학자 조지 켈링과 제임스 윌슨이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 이론’은 이후 사회 각 분야의 논리적 근거로 활용되는 등 꽤 높은 반응을 얻었다.이론의 내용은 간단하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작은 무질서 상태를 방치하면 더 크고 심각한 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1994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이 원칙을 도입하여 가벼운 범죄라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제로 톨러런스(Zero Tolerance)를 선언했다.뉴욕시는 지하철 내 각종 낙서를 지우는 프로젝트를 5년간 꾸준히 전개했더니 뉴욕의 범죄가 50%가량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후 줄리아니 시장은 노상음주, 방뇨, 구걸, 윤락 등 경범죄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단속을 벌여 우범지역이었던 할렘가의 범죄율도 크게 낮추었다. 하지만 다양한 사례에 인용되던 깨진 유리창 이론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후 학자들 간에 의견이 분분했다. 뉴욕시의 지하철 낙서 지우기가 뉴욕 범죄율 감소로 이어진 것에 대해 직접적 원인인지에 대한 회의적 반론도 적지 않게 나왔다.그러나 깨진 유리창 이론이 사회 질서 유지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 등에 대한 이론적 배경이 되면서 우리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문재인 대통령은 수도권 중심으로 확산되는 코로나 예방을 위해 방역지침 위반 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라 지시했다. 위급한 코로나 상황에서 당연한 조치겠지만 당국의 거리두기는 그대로 두고 단속에만 급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단속만 강화하고 사태가 호전되길 바란다면 인디언 기우제와 다를 바 없다는 말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7-08

장외주식

장외주식이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으로 증권시장 밖인 ‘장외’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가리킨다.장외 주식은 상장요건을 못채웠거나, 요건을 채웠으나 준비중인 경우가 보통이다. 장외거래 주식은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상장됐을 때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평가돼 거품이 낀 경우도 있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장외주식은 38커뮤니케이션, K-OTC,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다양한 장외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거래해야 한다. 38커뮤니케이션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이트로 거래량이나 종목 수도 많고, 매수 매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이 직접 가격협상을 진행해야 하고, 공인된 협회나 플랫폼이 아니어서 사기를 당해도 구제받을 수 없다. K-OTC는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개설해 운영하는 곳으로 믿을만한 사이트이지만 거래 가능한 기업 수가 134개 정도로 적다는 게 큰 단점이다. 카카오뱅크나 크래프톤 같은 인기종목은 거의 없다. 장외주식 거래방법은 거래를 원하는 종목을 정하는 게 우선이다. 이후 해당 종목의 시세를 매수가격과 매도가격을 모두 검색하고, 적정 매수가나 매도가를 산출한 뒤 연락을 취해 거래가격과 수량을 협상해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매도자가 먼저 매수자에게 주식을 이체하고, 매수자는 대금을 매도자에게 지불한다. 주식을 받기 전까지는 절대 선입금하면 안된다. 무엇보다 장외주식은 기업분석이나 투자정보를 얻은 뒤 주식가격이 뻥튀기 되지는 않았는 지 면밀하게 분석한 뒤 투자해야 한다.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는 장외 주식시장 역시 투자에 따른 손실부담은 오롯이 자신이 짊어져야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7-07

추로지향의 도시

추로지향(鄒魯之鄕)이란 공자와 맹자의 고향이라는 뜻으로 예절을 알고 학문이 왕성한 지역을 일컬을 때 쓰는 용어다.우리나라에서는 경북 안동 도산과 영주 순흥을 이 표현에 적합한 도시로 손꼽는 이가 많다. 영주는 고려 때 성리학을 중국으로부터 처음 도입한 안향 선생의 고향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서원이 세워진 곳이다. 안향 선생의 성리학은 조선시대 통치사상으로 이어지며 퇴계 이황에 이르러 학문의 절정을 이룬다.당시 서원은 선현을 모시는 곳이기도 하지만 지금의 사학과 같이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안향의 학문적 영향이 살아 숨쉬는 영주가 지금도 선비의 고장이라 불리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안동은 조선 최고의 사상가이자 교육자, 정치가인 퇴계 이황의 고향이다. 동양의 주자라는 퇴계는 율곡 이이와는 쌍벽을 이루는 조선시대 대학자다.조선조 정조가 퇴계의 치적을 말하며 그의 고향 안동을 추로지향이라 불렀다. 또 공자의 77대 종손인 공덕성이 도산서원을 방문해 추로지향이란 글을 남긴 것도 그의 학문적 위업을 알게 하는 내용이다.안동시는 2006년 7월 4일 안동을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 정하고 특허 등록을 했다. 안동이 가진 다양한 역사와 문화유산이 우리 민족 정신문화의 중심에 있음을 표방하고 그 정신을 온 국민과 함께 공유하겠다는 의지로 만든 도시 브랜드다.안동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앤드류 왕자의 방문과 미국 부시 전 대통령의 부자 방문 등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외국 국빈 방문이 잦은 곳이다. 안동이 가진 문화적 특성이 외국인의 눈에는 가장 한국스럽게 보였을지 모른다. 안동이 정신문화의 수도를 표방한 지 15년이다. 경축할 만한 일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7-06

N잡러

N잡러는 2개 이상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러(er)’가 합쳐진 신조어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이란 뜻이다.본업 외에도 여러 부업과 취미활동을 즐기며 시대 변화에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전업이나 겸업을 하는 이들을 말한다.N잡러의 대명사라면 MBC TV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에 나오는 유재석 씨를 꼽을 수 있다. 본업은 개그맨 겸 MC지만 본업 외 ‘N잡’으로 트로트 가수, 치킨집 운영, 드럼연주자, 하프연주자, 댄스 가수 등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볼 수 있다.N잡러는 정규직의 직업을 가지면서도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 두 개 이상의 직장에 고용된 사람, 직장에 다니면서도 별도의 사업을 병행하는 사람, 직장인이면서 프리랜서로 다양한 수익 활동을 하는 사람 등 여러 형태가 있다.매일 회사에 출근하는 회사원이 퇴근 후에는 유튜버로 변신하면서 N잡러의 삶을 살기도 하고, 어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와 번역가의 삶을 병행하는 N잡러도 있다. 낮에는 환자들을 만나 진료하는 치과의사로, 저녁에는 웹 소설을 쓰는 웹 소설 작가로 생활하는 N잡러도 있다.또, 크몽, 오투잡, 재능박스, 숨고 같은 재능 판매 플랫폼을 활용해 본인의 재능을 건당이나 시간당 돈으로 환산해 부업으로 진행하는 사람들도 많다.앞으로의 세상은 ‘하나의 직업으로 나를 설명할 수 없는 시대’로 변할 것이 확실하다. 오히려 직업이 하나만 있는 사람이 무능해 보이거나 시대에 뒤처진다고 생각되는 사회가 머지않아 다가올 듯싶다. 세상의 변화에 걸맞게 생각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세상에 뒤처지는 것도 순식간이다. 시간은 쏜살같이 흐른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7-05

마스크가 大勢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마스크는 우리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생필품으로서 자리를 확실히 굳혔다. 이런 현상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나 마스크 없이는 외출도 할 수 없다. 지하철이나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은 물론 다중이 이용하는 식당이나 행사장에 갈려도 마스크는 필수다.마스크를 선물로 주는 사례도 많이 생겼다. 선물로서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팬데믹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생활의 변화다. 마스크는 스페인 독감이 발생하면서 본격 등장했다고 한다. 1918년 등장한 스페인 독감은 2년동안 무려 최대 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인류 최악의 재앙이다. 의료진의 마스크 착용도 이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1930년대 와서는 현재와 유사한 부직포 마스크가 대중화됐다.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마스크는 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는 강력한 수단임을 자타가 인정한다. 국제학술지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릴 위험성이 5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특히 무증상 감염이 30%를 웃도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확진자와 동승해 승용차로 1시간을 다녔어도 추가 감염이 없었다” “9천명의 신자가 있는 교회에서 모두 마스크를 썼더니 확진자가 3차례나 같은 예배에 참석했어도 추가 감염이 없었다”는 사례는 마스크 착용의 좋은 본보기다. 마스크의 위력이다.통계청이 소비자 물가지수 조사품목에 마스크를 추가했다. 소비자 물가지수를 개편하면서 서민생활과 연관된 물가 중 마스크도 조사대상 항목에 포함한 것이다. 마스크가 드디어 우리 생활의 필수품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는 순간이다. 마스크 벗는 날만 학수고대한 우리에게는 별로 반갑지 않은 소식이지만. /우정구(논설위원)

2021-07-04

기후 재앙

지금 북미지역은 펄펄 끓는 폭염과 열대야로 몸살 중이다. 섭씨 50도에 가까운 살인적 폭염으로 캐나다 서부에서는 69명이 목숨을 잃었다.미국 남부 서쪽에서 시작한 이상폭염은 포틀랜드와 시애틀에 이어 지금은 캐나다 서부까지 점령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리턴의 최고 기온은 섭씨 49.5℃였다. 리턴은 전날에도 47.9℃를 기록해 세계 폭염 신기록을 갱신했다.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은 뜨거운 공기가 고기압골에 막혀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지면을 끊임없이 데우는 초대형 ‘열돔현상’ 때문이라 했다. 그러나 폭염 역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변화가 주범이라는 데 학자 간에 이론은 없다.지난해부터 전 지구상에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근본 원인은 기후변화에 있다. 학자들은 100년간 중국 윈난성 남부를 비롯 남아시아지역 식생이 기후변화로 바이러스를 품은 박쥐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었고, 야생동물 포획과 거래가 사람을 감염시키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등장으로 이어졌다는 연구 결과를 속속 내놓고 있다.7월 현재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지구상 인구는 390만명을 넘었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인류의 목숨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이 있을지 알 수 없다.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박사는 “언젠가 지구는 460℃ 고온 속에 황산비가 내리는 금성처럼 변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 빌게이츠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원자력 발전도 도구의 하나로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면 인류는 살인적 폭염과 한파 등 최악의 재앙 속에 조마조마한 삶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 지구촌 기후변화에 지구인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7-01

메아리없는 ‘집값하락론’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최근 ‘집값하락론’을 잇따라 주장하고 있으나 시장에서 별무반응, 메아리가 없다.홍 부총리는 최근 한달여 동안 벌써 세번째 ‘집값이 고점에 가깝다’며 하락을 경고하고 나섰다. 홍 부총리는 지난 달 30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집값이 장기 추세를 상회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집값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22일에도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를 인용, “단기적으로 소득과 괴리된 주택가격 상승이 있으나 갈수록 과도한 레버리지가 주택가격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홍 부총리가 ‘집값 하락론’을 꺼내든 건 지난 5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였다. 그는 지난 3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서울 아파트 가격(실질가격 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고점에 근접했다”며 미국의 조기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가능성과 국내 대출규제 강화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홍 부총리의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홍 부총리의 전망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주택공급대책들이 모두 벽에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과천청사 유휴부지 주택 4천호 공급계획은 철회됐고,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 1만가구 공급 역시 좌초위기다.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의 공급대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정부가 각종 대출규제 등을 통해 거래를 막으면서 거래량 자체는 줄었지만, 집값은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 정부가 규제일변도의 부동산 정책만으로 집값폭등을 잡을 수 없다는 걸 아직도 모르나 싶어 의아할 뿐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30

인지저하증

국내 치매환자는 10년간 4배 정도 증가할 만큼 가파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2019년 치매로 진료받은 환자는 79만9천명으로 이는 2009년 18만8천명보다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여성이 56만으로 남성 23만보다 2.4배 많고 연령별로는 85세 이상이 가장 많다.60세 미만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특히 40∼59세는 연평균 증가율이 15%에 달했다. WHO는 2050년 치매로 고통받을 사람이 세계적으로 3천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치매 Dementia의 어원은 “정신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태어날 때부터 지적능력이 모자라는 게 아니고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뇌기능의 손상을 입어 생기는 병이라는 의미다.과거에는 노망(老妄)이라 불렀다. 늙어서 망령을 부린다하여 노인이 되면 반드시 찾아오는 질병으로 인식했다. 기억력 등 정신을 잃어버리는 질환의 특성으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라는 별명도 있다. 치매환자 뿐아니라 가족까지 힘들게 하는 병이라 현대의학의 난제로 손꼽힌다.치매예방을 위해서는 머리를 많이 쓰는 활동이 좋다고 한다. 최대한 건설적인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직업 중에는 수학 교사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가장 낮다는 평도 있다.치매라는 이름에 대해 국민의 44%가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복지부의 국민 인식조사에서 밝혀졌는데 그 이유는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 한다. 치매 용어를 변경할 경우 대체 용어로는 인지 저하증이 31%로 가장 많았다.정신분열증이 조현병으로, 간질은 뇌전증, 나병은 한센병으로 바뀌어 부른 사례가 있다. 국민의 부정적 인식으로 사회적 편견을 유발한다면 치매의 병명을 바꾸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6-29

RE100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이다.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여기서 재생에너지는 석유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태양열, 태양광, 바이오, 풍력, 수력, 지열 등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RE100은 정부가 강제한 것이 아닌 글로벌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일종의 캠페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RE10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크게 태양광 발전 시설 등 설비를 직접 만들거나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서 쓰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RE100 가입을 위해 신청서를 제출하면 본부인 더 클라이밋 그룹의 검토를 거친 후 가입이 최종 확정되며, 가입 후 1년 안에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매년 이행상황을 점검받게 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그룹 계열사 8곳(SK(주),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 지난 해 11월 초 한국 RE100위원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산업통상자원부는 RE100이행을 위한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제도를 오는 10월 도입한다고 28일 밝혔다. 현재는 발전사업자나 전기판매사업자는 원칙적으로 전력시장을 통해 거래해야 하며, 재생에너지만 별도로 구매할 수는 없다.직접 PPA가 도입되면 기업 등 전기사용자는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했음을 인증받아 RE100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에 RE100이 꼭 필요하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확연해졌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28

트램도시

철도 위를 달리는 객차를 말이 끄는 시대가 있었다. 이른바 마차철도(Horse Car) 시대다. 19세기 초 버스가 등장하기 이전에 말이 견인하는 수레를 궤도 위에 올려 다니게 하여 사람이나 화물을 이동케 하는 때가 있었다.그러다가 말 대신 전기로 동력을 바꾸면서 등장한 것이 트램이다. 1887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트램은 압도적으로 싼 시설비와 가격에 비해 뛰어난 수송능력 덕분에 전 세계 도시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1899년 12월 서울 서대문-청량리 사이에 처음 개통됐다. 그러나 1920년 이후 기동력이 우수한 버스가 보급되면서 트램시대도 쇠퇴기를 맞았다. 서울에서 운행되던 트램도 1968년 이후 영원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그러나 트램은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오염물질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친환경 교통수단이고, 지하철이나 경전철에 비해 공사비가 저렴해 유럽 등의 여러 나라에서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프랑스 리옹시는 1957년 트램을 폐지했다가 2001년 트램을 재도입한 도시다. 트램을 재도입한 리옹시는 자가용 분담률을 15%정도 감축하고 자가용에 과도하게 배분된 도로 공간을 재조정하는 효과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1904년 도입한 트램을 발전시켜 현재는 2층 구조의 노면전차를 운행하면서 도시의 교통수단이자 도시 이미지를 살리는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대구에도 트램 도입이 시동을 걸었다. 대구시는 도시철도와 연계되는 트램 도입을 구체화하고 본격 사업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트램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이색적이며 낭만적인 느낌이 드는 교통수단이다. 트램 도입에 대한 대구시민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27

빈과일보의 폐간

빈과일보는 홍콩에서 발행되는 대표적인 반중(反中) 매체다. 빈과일보를 창간한 사주 지미 라이는 중국 광동성에서 태어나 11살에 홍콩으로 넘어와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파산한 의류공장을 인수해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지오다노를 창업해 아시아 굴지의 의류기업으로 키운 사람이다.빈과는 사과를 뜻하는 중국식 한자어다. “아담과 하와가 금단의 사과를 먹지 않았다면 인류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제시하며 제호를 지었다 한다. 사주는 1989년 중국 정부가 천안문 사태를 유혈진압하는 과정을 보고 충격을 받아 다음해 넥스트 매거진, 1995년에는 빈과일보를 창간했다고 한다.빈과일보는 작년 홍콩 보안법이 만들어진 이후 중국과 홍콩 정부를 상대로 날선 비판을 해오다 지난 12월에는 사주가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홍콩의 친중 매체들은 지미 라이를 외세와 결탁해 홍콩정부를 전복하려는 선동적 인물이라 평했지만 그는 홍콩 내에서는 범민주진영의 원로로 대접을 받아왔다. 홍콩 보안당국에 의한 편집국장과 논설위원의 잇따른 체포와 회사재산의 동결 등으로 빈과일보가 결국은 폐간을 선언했다. 24일 자를 끝으로 빈과일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언론의 자유 지키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보여준 또 하나의 국제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빈과일보 모회사인 넥스트 매거진의 루이스 웡 편집장은 “언론의 자유를 만끽했으므로 후회는 없다”는 말로 폐간의 심정을 밝혔다. 또 홍콩의 한 교수는 “빈과일보가 폐간되면 홍콩은 가장 큰 민주적 가치 하나를 잃게 된다”고도 말했다. 미국 등의 비판에 홍콩 당국은 “언론의 자유 침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홍콩 보안법 발효 1년만에 반중언론의 폐간이 진행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6-24

델타변이

델타변이는 2020년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가리킨다.당초 ‘인도 변이’로 불리다가 ‘델타 변이’로 이름이 바뀌었다.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가운데 알파(α·영국) 베타(β·남아프리카공화국), 감마(γ·브라질)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 중 하나다.WHO는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성이 증가하거나 중증도에 변화가 있는 경우 △백신과 치료제 등의 유효성 저하가 확인되는 경우 ‘우려 변이’로 지정하고 있는데, 델타 변이는 지난 5월 우려 변이로 분류됐다.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른 데다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인도를 비롯해 델타 변이가 확산된 지역의 코로나19 환자들은 복통, 메스꺼움, 구토, 식욕 상실, 청력 상실, 관절 통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원래 WHO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주요 발생 지역명을 따서 영국 변이, 남아공 변이, 브라질 변이, 인도 변이 등으로 불렀다. 그러나 특정 지역과 국가를 차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5월 31일 △영국발 변이(B.1.1.7)는 알파(α)로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B.1.351)는 베타(β)로 △브라질발 변이(P.1)는 감마(γ)로 △인도발 변이(B.1.617.2)는 델타(δ)로 명명했다.‘델타 변이’의 세계적 확산이 코로나 재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집단면역의 완성이 델타변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니 방역당국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한시 빨리 서둘러주길 바랄 뿐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23

X 파일

1993년 미국에서 방영된 드라마 ‘X파일’은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꽤 오래동안 인기를 모았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성과 논리,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사건을 소재한 때문이다.외계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기정 사실화하면서 그 외계인은 미국 연방수사국과 음모 관계에 있으며, 영화 속 주인공은 그 음모론의 배후를 캐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권력의 음모에 의해 일어나는 사건으로 묘사된다.시청자들은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지만 미묘한 미지의 세상으로 자연 끌려간다. 보이지 않는 권력이 우리의 세상을 조작하고 있다는 현실적 느낌에 스스로가 매료되는 것이다. X파일 사건은 언제나 미궁으로 빠지고 마는 특징이 있다.선거전략으로 매번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는 비슷한 뉘앙스지만 확실한 차이점이 있다. 마타도어는 우리 말로 흑색선전이라 번역한다.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근거가 빈약한 내용을 조작해 상대를 곤경에 빠뜨린다. 특히 선거가 얼마 남지않은 시점에서 터져 나오는 음모적 내용은 자칫 치명적일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 선거에서도 여러 번 목격했다.반면에 네거티브는 팩트 자체를 갖고 있다는 점이 마타도어와 다르다. 상대 후보의 단점을 폭로하고 까발려 대중으로 하여금 상대방의 이미지를 나쁘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마타도어와 네거티브의 경계가 모호할 때가 많다.윤석열 X파일 논란이 정국을 달구고 있다. 윤 전 검찰총장이 정치 참여 선언도 하기 전에 흑색선전부터 먼저 나도니 내년 대선이 얼마나 혼탁해질지 벌써 두렵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22

백신보험

백신보험은 코로나19 백신의 대표적인 부작용 진단을 보장해주는 보험을 말한다.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의 대표적인 부작용인‘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한 진단비를 지급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아나필락시스는 음식물, 독소, 백신 등 특정 물질에 반응하는 전신 중증 알레르기 질환을 뜻한다.보험사들은 아나필락시스를 제외한 다른 부작용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보험 가운데 현재 팔리고 있는 백신 부작용 보험은 지난 3월말 출시된 삼성화재 건강보험의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과 라이나생명의 미니보험 ‘(무)안심되는 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뿐이다.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으면 연간 1회에 한해 200만 원을 보장하는 조건이었다. 당시 삼성화재는 해당 특약의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해 이달 28일까지 독점 판매권을 얻었다. 배타적 사용권이 인정되는 기간, 즉 이달 말까지는 다른 보험사가 유사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후발 보험사들은 이달 말 삼성화재의 배타적 사용권이 종료되자마자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삼성화재처럼 건강보험의 특약으로, DB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미니보험 형태의 단독 상품으로 각각 개발했다. 금융 플랫폼은 이벤트 방식으로 백신 보험 시장에 편승했다. 뱅크샐러드는 20∼70세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에게 라이나생명 상품 보험료를 대신 부담하는 이벤트를 벌인다. 토스는 지난달 DB손해보험과 제휴해 ‘무료 코로나 백신 보험’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백신의 부작용을 겁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보험이 백신 부작용 공포를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21

변이 바이러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발생지역에 따라 영국 변이, 남아공 변이, 브라질 변이, 인도 변이 등으로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이런 호칭이 특정지역과 국가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영국발은 알파, 남아프리카발은 베타, 브라질발은 감마, 인도발은 델타로 명명했다.그 중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가 전세계 변이 바이러스의 주종이 돼가고 있다는 불안한 소식이다. 최근 영국에서는 신규 감염자의 60%가 델타 변이로 밝혀져 보건당국이 비상이다. 백신공급 확산으로 방역규제를 풀던 영국은 하루 1천명까지 떨어졌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최근에는 1만명 선까지 다시 올라섰다. 예정했던 규제해제 시기도 한 달 늦추었다.델타 변이는 감염속도가 기존보다 60% 정도가 빠르다. 감염된 사람은 복통과 메스꺼움, 구토, 식욕상실, 청각상실, 관절통증 등의 심각한 증세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일부에서는 델타 변이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고 가을철 대유행을 또 한차례 이끌 가능성도 있다 한다. 미국에서는 지난주까지 신규 감염자의 6%정도 차지했던 델타 변이가 이번 주 들면서 10%까지 높아졌다. WHO는 최근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가 전세계 80여개국에 확산된 것으로 발표를 했다.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이 가속도가 붙으면서 6월 현재 접종자 수가 1천400만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물론 국민도 코로나 악몽의 긴 터널 끝에 왔다는 생각으로 희망을 꿈꾸는 분위기다. 그러나 델타 변이처럼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어디에서 또다른 복병을 만날지 알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철저한 자기방역 준수의 정신 잊지 말아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6-20

노인학대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가 노인학대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해는 전년보다 학대신고 건수가 19.4% 증가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우울장애, 스트레스, 가족갈등으로 불가피하게 노인학대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가정 내 학대판정을 받은 건수가 전년보다 23.7% 늘었고 자녀와 같이 사는 집에서 일어난 학대도 전년보다 29%가 증가한 것이다. 감염병 확산으로 가정 내 체류시간이 길고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갈등이 확산된 것 같다는 분석이다.아동학대 가해자의 80%가 부모다. 그러나 노인학대 가해자의 80%는 자녀다. 특히 노인학대 자녀 가운데 아들이 60%를 차지한다.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었다고 하나 노인 문제에 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하는 부분이 많다. 노인학대와 더불어 노인 자살률, 노인 빈곤율 등은 OECD 국가 가운데 꼴찌다. 2019년 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 우리나라 노인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58.6명이다. OECD 회원국 평균 18.8명의 3배 수준이다.노인 빈곤율은 2018년 기준 43.4%로 밝혀졌다. OECD 평균인 14.8%의 3배가량 된다. 위의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의 노인은 과연 다른 나라 노인보다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지 하는 의문이 든다. 특히 경제 선진국이라 자랑하면서 노인 빈곤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우리의 경제성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남는다.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문제에 대한 정부의 생각을 짚어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노인학대 예방의 날(6월 15일)처럼 노인의 문제가 스쳐가는 행사의 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17

밈 이코노미

밈(Meme)은 원래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제시한 용어로,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2차 창작물이나 패러디물 또는 특정 요인에 따른 유행을 통칭하는 개념이다.밈 이코노미는 주식과 암호화폐시장, 유통업계에서 일어나는 밈 현상을 가리킨다. 밈 주식 열풍의 주역은 영화 체인 업체 AMC엔터테인먼트다. 지난 6월 2일 AMC 주가는 하루 만에 95.22% 폭등해 주당 62.55달러까치 치솟았다. 6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주가가 무려 30배 넘게 상승했다. 생활용품 업체 베드베스비욘드,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블랙베리, 패스트푸드 체인점 웬디스 등도 밈 주식으로 떠올랐다. 밈 주식의 가장 큰 특징은 주가 급등을 설명할 수 있는 공통점이 없다는 것이다. 밈 주식은 개인투자자 관심이 얼마나 집중되느냐가 주가 급등 여부를 결정한다. 암호화폐 시장에선 ‘밈 코인’ 투자 열풍이다. 밈 코인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밈이나 이슈를 반영해 암호화폐로 발행한 것이다. 밈 코인은 ‘도지코인(DOGE)’이 대표적이다. 도지코인은 애초에 별다른 기능 없이 ‘재미’만을 위해 탄생한 코인으로 개발자 스스로도 ‘농담 화폐(joke currency)’라고 불렀다. 그런데도 지난 5월 연초대비 140배 이상 급등했다.유통업계에서도 밈 제품이 인기다. 농심이 지난해 가수 비의 노래 ‘깡’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수천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자 비를 CF모델로 새우깡 광고를 내보냈다. 결과는 대성공. 농심은 지난해 깡 스낵 5종의 연간 매출만 1천억원을 넘겼다. 무언가에 거대한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밈이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밈 이코노미는 ‘관심은 상품’이란 말로 귀결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16

무영당 백화점

현재 대구 중부경찰서에서 서성로로 이어지는 대구 중구 서문로 일대는 일제 강점기에만 해도 대구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다. 경북도청이 있고 헌병대, 조선식산은행, 대구우체국 등이 밀집해 있었으며 서성로 쪽으로는 상업 기능이 발달한 건물들이 즐비했다.1937년 이곳에 세워진 무영당(茂英堂)은 조선인이 지은 대구 최초의 백화점이다. 건물주 이근무는 개성에서 대구로 내려와 문구 등을 팔아 돈을 번 거상이다. 무영당은 자신의 이름 가운데 무성할 무(茂)자를 따와 나무처럼 번창하라는 기원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1932년 건립된 이비시야 백화점과 1934년 건립된 미나까이 백화점과 더불어 무영당은 당시 대구지역 3대 백화점의 하나였다. 조선인 자본으로 세워져 조선사람들이 많이 애용했다. 특히 조선의 지식인과 예술가 등이 모여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한 것으로 전해져 온다. 점주 이근무는 조선의 청년들이 원하는 책들을 구입해 전달하고 그들의 정신적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도 한다.5층 규모의 무영당은 당시로는 드물게 미국식 빌딩 개념이 도입된 건물이다. 당시 건물로서는 대형화된 것과 콘크리트식 건축, 흰색 타일 마감, 원형창 등 시대적 상황이 잘 반영된 건물로 현재 평가되고 있다. 근대기 지역의 대표적 상업시설로 평가받고 있었으나 철거 직전까지 갔던 것을 대구시가 가까스로 매입해 보존하게 된 건물이다.대구도시공사가 근대건축물 무영당을 역사적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시민공간으로 되돌려주는 프로젝트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대구의 역사성을 부각시키고 시민들이 역사 속 공간에서 문화와 관광을 즐길 수 있게끔 할 계획이라하니 기대를 한번 해보자./우정구(논설위원)

2021-06-15

케모포비아

‘케모포비아(Chemophobia)’는‘화학적인’이라는 뜻의 케미컬(Chemical)과 ‘공포’를 뜻하는 포비아(Phobia)의 합성어로, 잘못된 상식 때문에 소비자들이 스스로 사용하는 생활화학제품에 대해 근거 없는 공포를 느끼고 지나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를 말한다.제조·유통과정에서의 문제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보관법이나 사용법 때문에 부작용을 경험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있다. 최근 아이들이 사용하는 그림물감, 아동용 섬유제품 등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거나 합성가죽 소파에서 불임 위험을 높이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2011년에 밝혀진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공산품으로 생산·유통되는 거의 모든 생활화학제품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2017년의 살충제 달걀과 생리대 파동도 화학혐오증을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됐다.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조사한 생활화학물질 위해성 인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5%가 생활화학제품에 케모포비아를 갖고 있다. 그렇다고 케모포비아 때문에 특정 먹거리나 생활용품들에 민감하게 반응해 불안을 키울 필요는 없다. 운동과 식습관으로 인체의 항상성 유지 기능을 높이는 게 더욱 중요하다.운동을 할 때는 땀을 배출하고 호흡에 집중하는 동작을 매일 15∼30분정도 해주는 것이 좋다. 음식에서는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대부분 지용성인 화학물질 배출이 잘되게 돕고, 수분도 몸속 자정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