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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양극화

등록일 2022-04-26 18:07 게재일 2022-04-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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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이 있다고 가정하자. 나와 친한 친구가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을 반드시 좋아한다는 보장은 없다. 경우에 따라 그 정치인을 싫어할 수도 있는 것이 유권자의 정치적 호불호다.

이런 사례는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극단적 사례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다. 동일 사안인데도 불구, 여당 지지자의 80%는 반대를 하고 야당 지지자의 80%는 찬성하는 경우다. 사안의 중요성보다 지지 정당의 호불호에 따라 지지자의 뜻이 반영되는 결과다.

정치가 타협과 수용을 전제로 한다지만 이 정도쯤 되면 타협의 여지는 거의 없다.

더 문제는 해결점을 찾겠다는 노력보다 서로를 악마시하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정당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절친의 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지금 한국적 정치 상황이 이 지경이다.

특히 대선 결과가 극소한 격차로 승부가 남에 따라 여야는 서로의 존재감에서 밀리지 않는 분위기다. 검수완박을 둘러싼 극한 대립도 이런 정치적 배경을 안고 다툼을 벌이는 양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 한국행정연구원(KIPA)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 비율을 추적 분석한 결과, 여야 지지자간의 격차가 해마다 심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삼 정부 당시 39% 포인트였던 여야 지지자간 대통령 지지율 격차가 문재인 정부에 와서는 84% 포인트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민주화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정치의 양극화는 구조적으로 정치분열을 초래한다. 당연히 민주주의 발전에도 나쁘다. 새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지금 우리 정치권은 극심한 대립 국면에 빠져있다. 국민 입장에서는 불행한 일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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