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이제 달랑 하루 남았다. 올 한해도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는 말로 정리하는 것이 역시 옳을 것 같다. 2년째 이어져 온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사태로 모든 일상의 흐름이 비정상으로 흘러갔다. 처음 겪는 팬데믹으로 우리 사회는 혼란과 갈등으로 점철됐다. 정치와 경제 역시 정상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사회 혼란에 일조한 한해였다.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선정했다.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것을 비유한 고사성어다. 혼란과 모순으로 점철된 우리사회의 모습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한 정치인은 “도처에 도둑만 들끓는 서글픈 나라가 된 것 같다”고도 말했다.
교수회는 지난해는 내로남불을 한문으로 옮긴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그해 사자성어로 선정한 바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자가당착적 우리사회의 행동양식을 비판한 것이다.
송구영신은 “옛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는다”는 뜻이다. 새해를 맞아 흔히 인사말로 잘 쓰는 용어지만 이 속에 담긴 뜻은 한해를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자는 것이다.
내일이면 새해를 맞는다. 지금 이 시간 우리는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맞으면 좋을까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중 올해에 청산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빨리 청산하자. 그것이 묘서동처나 아시타비라도 좋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이 소망하는 사자성어가 소개된다. 올 연초 사람들이 가장 선호했던 사자성어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였다. 이전 해는 만사형통이 가장 많았다. 새롭게 다가올 2022년 임인년에 우리가 맞이할 희망의 글자를 그려보자. 만사형통도 좋고 운수대통도 좋다.
/우정구(논설위원)